좀 더 설명하면
그동안 어떤 일이 있었는지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지난해 12월이죠. 위메이드는 '애니팡'으로 잘 알려진 게임 제작회사 선데이토즈를 1,300억 원에 사들였습니다. 사람들은 궁금해했습니다. '분명히 그만한 돈이 없었는데 어떻게 자금을 마련했지?'라고요.

알고 보니, 자신들이 발행한 위믹스를 판 돈이었습니다.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면서 위믹스를 팔아 번 돈을 매출액과 영업이익에 포함시켰다가 금융당국의 지적을 받고 고치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최근엔 또 다른 문제가 생겼습니다. 자신들이 약속했던 것보다 30% 가까이 많은 7천만 개의 위믹스를 시장에 풀었단 의혹이 제기된 겁니다. 조사 결과 어느 정도 사실로 드러났고 가상화폐 거래소에선 퇴출 결정을 내렸습니다.

위믹스 유통량이 왜 이렇게 늘었는지 조사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앞서 위믹스 재단은 위믹스를 담보로 맡기고 자회사 두 곳으로부터 400억 원을 빌렸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위믹스를 보낸 건 아니었습니다. 보기에 따라선 사실상 무담보 대출을 받은 셈입니다.

이렇게 여러 논란을 살펴보면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고무줄처럼 줄었다 늘었다 하는 유통량이 문제의 시작이었단 점입니다. 유통량은 투자자들에게 무척 중요한 이슈입니다. 어떤 가상화폐든 유통량이 갑자기 늘어나면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한 걸음 더
그렇다면, 위믹스의 유통량은 왜 항상 문제가 됐을까요? 위메이드는 위믹스를 만들면서 전체 물량의 70% 정도를 따로 빼놓았습니다. 생태계 조성 즉, 더 많은 사람이 보유하고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전체 물량의 70%를 쓸 수 있단 겁니다. 위믹스를 팔아 게임 회사를 인수할 때도 위믹스를 담보로 맡기고 돈을 빌릴 때도 이 말을 반복했습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위험한 발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떤 목적이든 가져다 붙일 수 있기 때문인데요. 실제로 그동안 위메이드는 위믹스 유통량을 늘린 뒤 그걸 팔거나 담보로 맡겨 현금을 손에 쥐었고, 그때마다 투자자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습니다.

이번에 법원도 이 점에 주목했습니다. 투자자들이 사고파는 용도로 시장에 풀어놓지 않더라도 다른 곳에 보내 현금을 마련하는 목적으로 사용했다면 유통량으로 봐야 한단 겁니다.

이제 위믹스는 국내 거래소에서 사라지게 됐습니다. 위메이드나 거래소가 그동안 어떤 일을 했든 어떤 결정을 내렸든 그 피해는 고스란히 투자자들의 몫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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