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설명하면

기사 댓글을 보면 투자자들을 비난하는 내용이 많습니다. 물론 주식, 부동산을 포함한 모든 투자는 전적으로 개인의 책임입니다. 하지만 이 업체에 투자하도록 만들어진 '덫'도 분명히 곳곳에 있었습니다.

이 업체 홈페이지에는 해양수산부·수협 인증을 받았다는 내용이 올라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식품 대기업인 CJ씨푸드와 업무협약도 맺었다고 합니다. 한 피해자가 수출입 관련 서류를 보여달라고 요구하자 당당히 해당 서류를 보내주기도 했습니다. 물론 글자가 다 깨지고 화질은 매우 안 좋았지만 '있다는 존재 그 자체'가 어느 정도 투자자들에게 작은 믿음을 준 거 같습니다.

덫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더 큰 문제는 '기사'였습니다. 생소한 인터넷 매체들이 사실 확인 없이 써준 기사가 또 다른 믿음의 근거가 됐습니다. 기사들은 일부 협찬금을 받고 쓴 것으로 추정됩니다. 인터넷 검색하면 나오는 이런 잘못된 기사들이 투자자들을 혼란스럽게 했습니다.

한 걸음 더
결론적으로 모두 조작된 것들이었습니다. 해수부도 수협도 사실 여부를 묻는 취재진에게 "사실 무근"이라고 답했습니다. 더 나아가 CJ씨푸드는 "브랜드를 도용하고,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것에 대해 형사 고발 등 법적 책임까지 묻겠다"며 강경하게 대응했습니다.

지금까지 모인 피해자들은 약 30명. 피해금액은 수억 원으로 추정됩니다. 더 늘어날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아직까지 피해 사실을 모르는 투자자도 많을 겁니다.

이젠 경찰 수사에 달렸습니다. 피해자들은 각각 주거지 근처 경찰서에 해당 업체를 고소하고 있습니다. 긴 시간이 걸릴 겁니다. 투자자들의 피해 사실을 파악하고, 잠적한 업체를 추적하는 게 일주일 만에 뚝딱 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무엇보다 그 지난한 과정을 기다리는 피해자들은 더 고통스러울 거라 감히 예상합니다.

무엇보다 이런 사기는 당하지 않는 게 더 나을 겁니다. 하루에도 유튜브에는 수십 개의 광고성, 투자성 거짓 영상들이 올라옵니다. 그럴듯한 인물들이 등장해서 설명하지만 대역 배우인 경우가 많습니다. 투자를 권한다면 일단 의심부터 해보는 게 필요할 것 같습니다.

글을 마치며
기사가 나간 뒤, 투자 권유 영상에 등장했던 남성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당일 20만 원을 받고 일한 대역배우라고 자신을 소개했습니다. 남성은 "꽃게 판매 플랫폼 홍보로만 얘기를 들었다"며 "피해 사실을 접하고 마음이 불편해 스스로 경찰조사를 받고 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피해를 입은 투자자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을 전했습니다.

제가 만난 피해자들은 대부분 자신을 자책했습니다. 하지만 사기를 친 업체가 범죄를 저질렀고, 속은 투자자들은 피해자라는 건 변하지 않습니다. 피해자들의 빠른 피해 회복을 바라며 이 글을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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