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SBS에 입사했다. 2006년부터 북한 취재를 담당해오면서 평양과 백두산, 개성과 금강산을 방북 취재했다. 2018년부터 북한전문기자로 재직 중이다. 재직 중 학업을 병행해 서울대 정치학과에서 석사를, 경남대 북한대학원(현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저서로는 『한국의 자주적 대북정책은 가능한가』 『갈등하는 동맹』(공저) 『빗나간 기대: 준비되지 않은 통일』이 있다.
북한을 어떻게 정확히 볼 것인가? '기대'와 '관점'이 아니라 객관적 '현실'에 기반해 차분하게 짚어드립니다. 북한이 김정은 집권 이후 대표적 치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미래과학자거리의 고층 아파트가 균열로 인해 붕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이 지난달 24일 보도했습니다. 이 방송은 "평양 미래과학자거리에서 제일 높은 건물인 53층 아파트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면서 "건물이 붕괴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아파트 구석구석 벽에 금이 가고 벽체 미장과 타일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유아시아 방송이 기사에 게재한 사진을 보면, 53층 아파트의 일부로 보이는 건물에 심한 균열이 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한 '미래과학자거리 53층 아파트 붕괴 우려' 기사 미래과학자거리는 김정은 총비서가 2015년에 건설한 대규모 과학자 주택단지입니다. 대동강 기슭에 현대적인 과학자 거리를 만들겠다며 조성한 곳인데, 그중에서도 53층 아파트는 미래과학자거리의 대표적 건물입니다. 건물 외관부터 특이하게 설계됐고 아파트 꼭대기에는 위성 모양으로 생긴 높이 24미터 무게 40톤의 상징탑이 세워져 있습니다. 북한은 미래과학자거리 준공 당시 53층 아파트 건설을 기념하는 우표를 발행하기도 했습니다. 불과 1년여 만에 만들어진 미래과학자거리 북한은 미래과학자거리 건설 당시 속도를 자랑했습니다. 2015년 2월 김정은의 미래과학자거리 건설현장 시찰 당시 북한은 "6개월 전 착공의 첫 삽을 박은 때로부터 낮과 밤이 따로 없는 총돌격전을 벌여 온 군인건설자들의 힘찬 투쟁에 의하여 방대한 1단계 건설공사가 85% 수준에 도달"했다고 선전했습니다. 김정은은 평양정신, 평양속도가 창조되고 있다고 대만족을 표시했고, 1단계 건설은 같은 해 태양절(4월 15일)까지 2단계 건설은 같은 해 당창건 70돌(10월 10일)까지 무조건 끝내라고 지시했습니다. 그 결과 2015년 11월 진행된 준공식에서 박봉주 당시 총리는 미래과학자거리가 불과 1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만들어졌다고 자랑했습니다. 북한이 2015년 준공한 미래과학자거리 군인들을 동원해 이렇게 '속도'를 강조하는 분위기 속에서 부실공사는 처음부터 예견돼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이 직접 나서 공사 마감시한을 제시하는 상황이니, 건설현장에서는 건축물의 안전보다는 어떻게든 기한을 맞추는 것이 지상과제였을 것입니다. 북한의 '속도전' 건설 어떻길래? 북한의 건설 속도전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는 북한 매체들의 보도만 살펴봐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2012년 6월 평양의 만수대지구 창전거리에 40층이 넘는 고층 아파트 단지가 생겨났습니다. 김일성 출생 100주년을 맞아 새로운 주택단지를 건설하자는 김정일의 유훈에 따라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생겨난 것인데, 북한은 창전거리 준공식에서 새로운 평양속도가 창조되고 있다며 건설속도를 자랑했습니다. "이틀에 한 층, 심지어 30시간에 한 층을 올리는 기적을 창조"했다는 것입니다. 평양 만수대지구 창전거리 준공식 (2012년 6월) 2016년 보도를 보면, 이보다 더 빨라진 속도전 모습이 포착됩니다. 2016년 7월 평양의 여명거리 건설장에서 진행된 축하행사. 이날 행사에서는 70층 건물의 골조공사를 불과 74일 만에 끝냈다는 군인 건설자가 축하를 받았는데, 이 건설자는 "매일 한 층씩 골조를 올렸고 18시간 만에 한 층을 올린 적도 있다"고 자랑스럽게 밝혔습니다. 이렇게 속도전이 강조되다 보니 참사도 빚어집니다. 2014년 5월 평양 평천구역에서는 23층 아파트가 붕괴돼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사고가 난 아파트는 완공 이전인데도 90여 세대가 입주해 있다 붕괴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북한이 이례적으로 사고 사실을 공개하고 간부들이 유가족들에게 사과하면서 관심의 대상이 됐습니다. 당시 붕괴된 아파트 역시 인민 내무군 건설부대가 속도경쟁을 펼치면서 건설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은 당시 조선중앙통신 보도에서 "공사를 날림식으로 하여 … 엄중한 사고를 빚어냈다"면서 부실공사를 인정했습니다. 북한은 한 간부가 주민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2014년 5월) 북, '속도전' 부작용 모르나? 북한은 속도전의 부작용을 잘 몰라서 속도전을 독려하고 있는 것일까요? 북한도 물론 속도전의 부작용을 알고 있습니다. 김정은도 그래서 가끔씩 건물의 질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의 언급을 보면, 김정은은 '공사 속도'와 '건축물의 질 보장' 사이에서 인식의 혼란을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9월 2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지방발전사업 협의회'를 지도한 소식과 함께 '함주군 지방공업공장 건설장'을 시찰한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김정은은 함주군 지방공업공장 건설장을 현지지도하면서 건축물의 질 보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건설에서 기본은 질이며 속도일면에 치우쳐 질을 경시하는 요소는 그것이 사소한 것일지라도 우리 당의 지방건설정책에 저해를 주는 해독행위로 된다"고 밝혔습니다. "창조와 건설의 질적 발전을 저해하는 속도위주의 경쟁은 혁명하는 우리 시대의 대중운동과는 무관"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언급으로 보면 김정은이 건설속도보다는 질을 우선하라고 강조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같은 날 보도된 김정은의 다른 언급을 보면 김정은의 진심이 무엇인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됩니다. 김정은은 '지방발전사업 협의회'에 참석한 자리에서는 "아무리 어렵고 힘이 들어도 현대적인 보건시설 건설을 … 무조건 당해년도에 완공"하는 것이 좋을 것이며 이는 "당과 정부에게 부과하는 제1의 임무"라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속도전을 지시한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건축물의 질을 보장하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건축성과를 빨리 내라고 하는 모순적인 지시를 김정은이 같은 날 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1만 세대씩 찍어내는 살림집 건설 북한은 2021년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평양에 5만 세대 살림집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뒤 매년 1만 세대씩 살림집을 건설해오고 있습니다. 송신·송화지구에 이어 화성지구 1, 2, 3단계에 각각 1만 세대씩 살림집이 건설됐고 지금은 화성지구 4단계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이 진행 중입니다. 매년 봄마다 1만 세대 살림집이 건설됐다는 행사가 떠들썩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연간 계획으로 찍어내듯 만드는 대규모 주택단지들이 건물의 질 보장을 우선시하면서 지어지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화성지구 3단계 1만 세대 살림집 준공식 (지난달 15일) 집권의 치적을 선전하기로는 건설만 한 것이 없습니다. 주민 생활의 질적 향상은 이루기도 어렵거니와 눈에 잘 드러나 보이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대규모 건설은 속사정이야 어떻든 겉보기에는 그럴싸하게 포장하기 쉽습니다. 다만, 김정은이 겉보기용 치적과 속도에 매달릴수록 경제의 속살은 곪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을 어떻게 정확히 볼 것인가? '기대'와 '관점'이 아니라 객관적 '현실'에 기반해 차분하게 짚어드립니다. 북한이 러시아로 파병한 사실을 공식 인정했습니다. 지난달 28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TV 등 매체 보도를 통해서입니다. 이날 노동신문은 1면 기사로, 조선중앙TV는 오전 9시 방송이 시작하자마자 북한군의 파병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북한군 파병 소식을 보도하는 조선중앙TV 북한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가 하루 전인 지난달 27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에 서면입장문을 보내, 쿠르스크 해방 작전이 승리적으로 종결됐으며 작전에 참전한 북한군 부대들이 높은 전투정신과 군사적 기질을 과시했음을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러시아가 북한군 파병을 인정한 데 이어 북한도 파병 공식화에 나선 것입니다. 북한은 지난달 29일에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파병 감사 성명을 노동신문에 싣는 등 러시아 파병을 본격적으로 알리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부터 러시아 파병을 시작했지만, 지금까지 파병 사실을 밝히지 않아 왔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북한군 사상자가 발생하고 우크라이나 군에게 포로로 잡힌 북한군까지 생겨났지만, 러시아 파병에 대해 일절 언급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던 북한이 왜 갑자기 파병을 인정하고 나온 것일까요? 북한이 주장하는 파병 논리 보니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북한이 주장하는 파병의 논리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지난달 28일 북한 매체들의 보도를 보면, 북한이 파병을 결정하게 된 계기는 이렇습니다.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을 공격해 점령하자, 김정은 위원장은 이 상황이 북러 간에 체결된 '포괄적 전략적동반자관계 조약' 제4조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합니다. 북러 조약 제4조는 '자동군사개입 조항'으로 "쌍방 중 어느 일방이 …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타방은 …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하도록 돼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를 공격해 러시아가 무력 침공을 당한 만큼 '자동군사개입 조항'의 발동 여건을 갖췄다는 것이 북한의 주장인 것 같습니다. 이에 따라 김정은은 참전을 결정하고 러시아 측에 통보했습니다. 북한은 참전 과정을 설명하면서 "로씨야 련방(러시아 연방) 경내에서 진행된 공화국 무력의 군사활동은 유엔헌장을 비롯한 국제법과 조로(북러) 사이의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의 제반 조항과 정신에 전적으로 부합"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침략 당사자 러시아 도와준 것은 정당화될 수 없어 물론, 북한의 주장은 사실과 다릅니다. 먼저, 유엔헌장은 침략전쟁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을 우크라이나가 공격해 무력 침공을 당한 러시아를 도와줬다고 강변하고 있지만, 이번 전쟁은 엄연히 러시아의 침략으로 시작된 전쟁입니다. 따라서, 침략전쟁의 당사자인 러시아를 도와준 것이 정당화될 수는 없습니다. 또, 북한과의 일체의 군사협력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의해 금지돼 있습니다. 북한을 도와주든 북한으로부터 도움을 받든 어떤 종류의 군사협력도 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북한이 어떤 이유를 들이대든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은 국제법 위반입니다. 북한은 왜 파병을 인정했을까 북한이 왜 파병을 인정했을까 하는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북한의 파병 논리로 보면 북한군의 파병 목적은 달성됐습니다. 우크라이나에게 공격당한 러시아 영토 쿠르스크 지역을 탈환했기 때문입니다. 무력 침공을 당한 러시아를 도와줬다는 북한의 명분으로 보면,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영토로 들어가 추가적인 전투를 벌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종전이 되지 않은 만큼 북한군이 잔류하면서 다른 임무를 부여받게 될지는 모르나, 주요한 전투 임무는 끝난 것으로 보이고 파병은 이제 마무리 수순으로 보입니다. 러시아가 공개한 북한군 전투 모습 파병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면 상황을 한번 정리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북한 국내적으로 전사자 가족들이 생겨났고 부상병들도 곧 귀국할 것이기 때문에 파병 사실을 끝까지 감추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파병 소문이 이미 퍼질 만큼 퍼져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김정은은 평양에 '전투위훈비'를 건립하고 참전용사의 가족들을 특별히 우대하고 보살피기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희생된 군인들의 묘비 앞에 조국과 인민이 안겨주는 영생기원의 꽃송이들이 놓일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국내 정치적으로 전사자와 부상병 가족들을 다독이면서 민심을 수습하겠다는 차원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이렇게 파병을 공식화하는 과정에서 파병의 명분을 대외적으로 주장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군 포로는? 김정은 러시아 갈까? 북한의 파병 공식화와 함께 추가로 짚어볼 부분을 몇 가지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우크라이나군에 붙잡힌 북한군 포로의 처리 문제입니다. 북한이 공식적인 참전국이 된 만큼 북한이 포로의 송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교전 중에 붙잡힌 포로는 전쟁이 끝나면 본국으로 송환해야 한다는 국제법 규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북한군 포로가 송환될 경우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할 우려가 있는 만큼, 국제법의 예외조항을 활용해 북한군 포로를 우리나라로 데려오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둘째, 김정은이 언제 러시아를 방문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북한군 파병으로 더욱 공고화된 북러 관계로 볼 때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오는 9일 러시아 전승절을 전후해 김정은이 모스크바를 방문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하지만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지난달 28일 "북러 정상의 접촉 계획이 아직 없다"고 밝혔고, 우리 정보당국도 관련 첩보가 입수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은 좀 더 있다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셋째,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받을 반대급부가 무엇일까 하는 점입니다. 북한이 군대를 파병한 것은 물론 각종 무기까지 지원한 만큼, 러시아로부터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을 것은 자명합니다. 식량과 원유 같은 것은 물론, 정찰위성 발사에 필요한 기술, 평양 방공망 보강과 관련된 장비와 대공 미사일 등이 지원된 것으로 보이는데, 앞으로도 추가적인 반대급부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로서는 우리 안보에 부담을 주는 첨단 군사기술이나 장비가 북한에 지원되지 않는지 지켜봐야 합니다.
북한을 어떻게 정확히 볼 것인가? '기대'와 '관점'이 아니라 객관적 '현실'에 기반해 차분하게 짚어드립니다. 김정은 총비서의 딸 김주애가 공개석상에 등장하는 횟수가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2025년이 되고 벌써 4개월이나 지났지만, 김주애가 북한 매체들의 보도에 등장한 것은 올해 들어 4번에 불과합니다. 한때는 김정은의 현지지도 때마다 단골손님처럼 등장하기도 했는데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김주애가 공개석상에 등장한 것은 다음의 4차례입니다. ▲ 지난해 12월 31일 밤부터 올해 1월 1일 새벽에 걸쳐 진행된 신년 경축공연 관람, ▲ 1월 6일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참관, ▲ 4월 3일 준공을 앞둔 화성지구 3단계 구역 중요봉사시설 운영준비정형 시찰, ▲ 4월 15일 화성지구 3단계 1만 세대 살림집 준공식 참석입니다. 김주애가 공개석상에 등장하는 횟수가 줄어들기도 했지만, 북한 매체 보도를 보면 북한 당국이 김주애를 일부러 적게 노출하려는 듯한 모습도 관찰됩니다. 올해 초 신년 경축공연이나 4월 15일 화성지구 1만 세대 살림집 준공식처럼 김주애가 김정은 바로 옆에 붙어있는 모습이 보도되기도 했지만, 1월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나 4월 3일 중요봉사시설 운영실태 시찰 같은 경우에는 김주애의 모습이 많이 노출되지 않았습니다. 김주애 노출 일부러 줄이려 한 모습 특히, 4월 3일 중요봉사시설 운영실태 시찰 보도의 경우 북한 매체들이 김주애에 대한 노출을 의도적으로 줄이려 한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의 현지지도 사진을 10장 보도했는데, 이 가운데 김주애가 촬영된 사진은 1장에 불과했습니다. 다른 9장의 사진에는 김정은이 혼자 이곳저곳을 돌아보는 모습이 찍혔고, 오직 1장의 사진에서만 김주애가 김정은 옆에 서 있는 모습이 찍힌 것입니다. 화성지구 중요봉사시설 시찰 보도, 10장의 사진 가운데 김주애가 나온 사진(아래)은 1장에 불과했다. 김정은이 실제로 김주애와는 떨어져서 대부분 홀로 시찰을 다닌 것인지, 김정은과 김주애가 같이 있는 사진이 여러 장 있음에도 북한이 1장만을 공개했는지는 모르나, 북한 당국이 김주애 노출을 줄이려 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김주애 동행했지만 보도에서 일부러 누락하기도 과거 사례를 보면, 김주애가 김정은의 현지지도에 동행했지만 북한 매체가 보도에서 일부러 누락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5월 김정은은 600mm 초대형 방사포의 일제 사격 훈련을 참관했습니다. 18대의 초대형방사포를 일렬로 세워놓고 365km 떨어진 섬 목표를 일제히 타격하는 훈련이었는데, 북한이 공개한 사진 가운데 한 장에서 김주애가 모니터 화면에 비친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김정은과 군 간부들만 나오게 사진을 찍었지만, 뒤쪽에 서 있던 김주애가 모니터 화면에 살짝 비친 것입니다. 김주애가 모니터 화면에 살짝 비친 모습 (지난해 5월) 북한 매체들이 실수로 김주애의 모습을 누락했을 가능성은 없는 만큼, 이는 북한 당국이 의도적으로 김주애의 동행 사실을 감추려 했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김주애의 노출 빈도를 북한 당국이 줄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김주애 후계수업에 문제 생긴 것은 아닌 듯 그렇다고 해서, 김주애의 후계수업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된 몇몇 장면들을 보면, 김주애의 위상은 예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8월 신형전술탄도미사일무기체계 인계인수기념식에서는 김여정이 조카인 김주애를 깍듯이 예우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김정은이 단상으로 올라간 뒤 김주애가 뒤따라가고 있는데, 김여정이 허리를 살짝 숙인 채 김주애를 안내한 것입니다. 한때 2인자 소리를 들었던 김여정이 이렇게 김주애를 깍듯이 예우하고 있다는 것은 김정은 일가 내에서도 김주애의 위상 정리가 끝났음을 의미합니다. 김정은의 후계자가 김주애라는 것을 김정은 일가에서도 모두 인정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김여정이 허리를 살짝 숙인 채 김주애를 안내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79주년 경축행사장에서도 주목할 만한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김정은과 함께 경축행사에 참가한 김주애는 김정은을 따라 입장하다 마체고라 주북한 러시아 대사와 악수하며 대화했습니다. 김주애가 북한의 주요 외교사절과 악수하며 인사한다는 것은 초보적인 외교 행위까지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김주애가 후계 수업의 범위를 점진적으로 넓혀가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김주애가 마체고라 주북한 러시아 대사와 악수하며 대화하는 모습 (지난해 10월) 지난 15일 화성지구 1만 세대 살림집 준공식에서도 눈여겨볼 만한 김주애의 모습이 있었습니다. 공식 행사가 끝난 뒤 연단에서 내려온 김정은이 준공식장에 나온 평양 시민들의 손을 잡아주고 말을 건네는 등 평양 시민들과의 개별적인 접촉을 이어가고 있었는데, 김정은 뒤편에 서 있던 김주애가 평양 시민의 손을 잡아주고 말을 건네는 모습이 포착된 것입니다. 12살 내지 13살에 불과한 김주애가 주민들을 격려한다는 것은 최고지도자의 행동양식을 상당 부분 배워가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김정은을 지속적으로 따라다니면서 아버지의 행동을 흉내 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주애가 김정은 뒤편에서 평양 시민을 격려하고 있다. (지난 15일) 김주애, 후계수업 받고 있지만 수위는 조절 이상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김주애의 공개활동 보도가 최근 많이 줄었지만 김주애는 꾸준히 후계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북한 매체 보도에서 김주애가 잘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김주애의 후계자 지위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둘째, 김주애의 노출 빈도가 줄어든 것은 북한 당국의 의도적인 수위 조절 차원으로 보입니다. 그동안의 공개 과정을 통해 김주애가 김정은의 후계자라는 것은 어느 정도 인식된 만큼, 북한 당국은 이제 주민들의 정서를 고려해 완급 조절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리 독재체제지만 어린아이를 벌써부터 데리고 다니면서 후계자로 자리매김하는 데 대해 북한 주민들의 거부감이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국정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김주애는 노출되는 빈도를 조절해 가면서 당 행사까지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고 지위가 일부 격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김주애가 김정은의 다음 권력을 물려받게 될지 아직 확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현재까지는 김주애로의 후계작업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겠습니다.
북한을 어떻게 정확히 볼 것인가? '기대'와 '관점'이 아니라 객관적 '현실'에 기반해 차분하게 짚어드립니다. 북한에서 조용원 조직담당 비서는 실세 중의 실세로 꼽힙니다. 노동당 권력의 핵심인 정치국 상무위원에다 조직 비서 겸 조직지도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조직지도부는 북한을 실질적으로 이끌어가는 노동당 전문부서 가운데 선전선동부와 함께 가장 핵심적인 부서입니다. 이러한 직위를 떠나서도 조용원은 김정은의 현지 지도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통일부가 집계한 자료를 보면, 2024년 한 해 동안 조용원은 김정은을 38회나 수행해 김정은을 가장 많이 수행한 간부로 나타났습니다. 최고지도자와의 거리가 권력의 크기를 나타내는 독재체제의 특성상, 김정은의 바로 옆자리를 지키고 있는 조용원의 위상이 어느 정도일지는 가히 짐작이 갑니다. 조용원, 간부 기강 문란 책임지고 "자숙 중" 이런 조용원이 최근 사라졌습니다. 지난달 1일 지방공업공장 착공식에 참석했다는 보도 이후 40일 넘게 공식 석상에서 모습을 감춘 것입니다. 김정은은 지난달부터 지금까지 근로자휴양소 건설 현장과 조선소, 평양 뉴타운 건설 현장 등 여러 곳을 시찰했지만, 조용원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조용원은 현재 간부들의 기강 문란에 대한 책임을 지고 근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 당국자는 올해 들어 북한 내에서 있었던 당 간부들의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조용원이 자숙 중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은 지난 1월 비서국 확대회의를 열고 이례적으로 당 간부들을 질타했습니다. 남포시 온천군의 당 간부들은 봉사기관으로부터 음주 접대를 받았다는 이유로, 자강도 우시군의 농업감찰기관 감찰원들은 권한을 악용해 인민들의 재산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신랄히 비판받았습니다. 회의에서는 "지도간부로서의 초보적인 자격도 없는 썩어빠진 무리, 방자한 오합지졸의 무리들"이라는 비판이 나왔고, 온천군 당 위원회와 우시군 농업감찰기관은 전격 해산됐습니다. 지난 1월 열린 비서국 확대회의, 일부 간부들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진행됐다. 회의에서는 또 관련 간부들에 대해 엄정한 처리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는데, 관련 간부들에 대한 검열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 간부들, 당 조직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조직관리 책임을 지고 있는 조용원도 책벌 대상에 오른 것으로 보이는데, 조용원은 혁명화나 숙청 같은 처벌까지는 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양말 투혼' 펼친 조용원 김정은 옆에 항상 그림자처럼 붙어 김정은의 지시를 받아 적는 조용원. 그의 처세술을 보여주는 일화가 있습니다. 김정은은 2023년 8월 강원도 안변군의 오계농장과 월랑농장을 시찰했습니다. 태풍 피해를 입은 논들의 복구 상황을 살펴보기 위해서였습니다. 김덕훈 당시 총리와 조용원 비서 등 간부들이 동행했는데, 북한이 공개한 사진에서 눈에 띈 것은 조용원의 발이었습니다. 조용원이 신발 없이 양말을 신은 채로 김정은을 수행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조용원은 양말을 신고 논에 들어갔다 온 탓인지 양말은 물론 양복바지까지 진흙에 젖은 모습이었는데,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김정은의 지시를 한 가지라도 더 받아적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양말 투혼'을 펼친 것입니다. 양말을 신은 채 김정은을 수행하고 있는 조용원 일정 기간 근신 뒤 복귀 가능성 이렇게 '양말 투혼'까지 펼친 조용원이지만, 결국 이번에는 책임을 면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역 당 위원회가 해산되는 형편이니 조직담당 비서가 책임에서 벗어나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하지만 조용원이 혁명화와 같은 처벌을 면했다는 것을 보면, 일정 기간의 근신 뒤에 복귀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관련 간부들에 대한 검열이 이뤄지고 있는 동안에는 공개 활동을 하기 어렵겠지만, 검열이 일단락되고 조용원이 큰 책벌 대상에서 벗어난다면, 김정은은 다시 조용원을 등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간부들을 아예 숙청을 통해 날려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적절한 책벌과 재등용을 통해 충성심을 제고시키는 것이 김정은의 용인술이기도 합니다. 리병철, 정치국 상무위원에서 물러난 듯 북한 고위 간부들은 김일성 생일인 지난 15일 김일성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습니다. 그런데 이날 보도에서는 북한의 권력 변동과 관련해 주목해 볼 만한 것이 있었습니다. 북한 매체들은 참배 소식을 보도하면서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박태성 총리와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만을 언급했습니다. 북한 권력의 핵심인 정치국 상무위원은 김정은과 박태성, 최룡해, 조용원, 리병철인데, 김정은은 선택적으로 참배를 하지 않았고 조용원은 근신 중이어서 참배를 못 했다고 본다면 리병철의 이름이 빠진 것입니다. 열병식장에서 김정은 옆에 서 있는 리병철 이와 관련해 정부 당국자는 리병철이 정치국 상무위원직에서 내려온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2월 사이에 리병철이 상무위원직에서 탈락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데, 고령으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이 당국자는 말했습니다. 리병철은 지난달 말 김정은의 무인항공기 시험 참관 당시 '군수정책담당 총고문'으로 칭해진 바 있는데, 최일선에서 물러나 고문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을 어떻게 정확히 볼 것인가? '기대'와 '관점'이 아니라 객관적 '현실'에 기반해 차분하게 짚어드립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 4일 북한군 특수부대원들의 훈련을 참관했습니다. 특수부대원들은 김정은 앞에서 사격훈련과 체력 훈련 등을 선보였는데, 이날 관심을 모았던 것은 일부 특수부대원들의 복장이었습니다. 북한군 특수부대원 일부는 수풀로 뒤덮인 위장복, 길리슈트를 입고 산속에서 훈련을 진행했습니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언뜻 봐서는 사람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였는데, 김정은도 신기한 듯 위장복을 입고 앉아 있는 군인을 만져보기도 했습니다. 수풀 위장복을 입은 북한 군인들, 김정은은 지난 4일 특수부대 훈련을 참관했다. 북한은 이날 훈련에 대해 "현대전의 발전양상과 변화추이에 맞게 특수작전무력 강화를 위한 우리 식의 새로운 전법과 방법론을 부단히 탐구적용"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이 말하는 '현대전'은 대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행해지고 있는 '드론전'을 말하는데,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많은 사상자를 낸 북한이 드론 공격에 대응하는 방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수풀로 위장한다고 해서 드론 공격을 피할 수 있을까요? 공격용 드론은 카메라나 열 적외선 등으로 목표물을 탐지하는데, 일반 카메라를 사용하는 드론의 경우 군인들이 수풀로 위장하고 있으면 드론의 탐지를 피할 수도 있어 보입니다. 육안으로 잘 구분되지 않는 위장이라면 일반 카메라로도 파악하기 어려울 것이기 때문입니다. 열 적외선으로 목표물을 찾아내는 드론의 경우에는 수풀로 위장한다 해도 탐지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텐데, 모든 드론이 열 적외선 장비를 탑재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열 적외선 장비를 탑재하는 데에는 돈이 들기 때문입니다. 우크라이나 군이 사용하는 공격용 드론도 상당수는 일반 카메라를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본다면, 드론 공격을 피하는 방법으로 수풀 위장을 활용하는 것이 전혀 근거 없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북, '현대전'에 '아날로그적'으로 대응? 물론, 이런 방식으로 드론전에 대응하는 것이 정말 효과적인 전술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첨단화되고 있는 '현대전'의 수행 방식에 대해 지극히 '아날로그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 볼 것은 변화하고 있는 '현대전'의 양상에 맞춰 북한이 어떤 식으로든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것이 외부에서 보기에는 다소 우스꽝스러워 보일지 몰라도, 북한이 '북한식의 새로운 전법'을 부단히 탐구·적용하고 있다는 것을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김정은, 최근 들어 '현대전 대응' 강조 두드러져 '현대전'에 대한 대응을 강조하는 김정은의 언급은 최근 들어 부쩍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지난달 25일과 26일 무인항공기와 북한판 공중조기경보통제기 시험을 참관했는데, 각종 무인기 시험을 참관하는 과정에서도 '현대전'을 언급하며 군사 장비의 무인화를 강조했습니다. "우리 당은 무장장비의 무인화 방향을 무력현대화의 중요 구성부분으로 보고" "무인장비와 인공지능기술 분야는 최우선적으로 중시하고 발전시켜야 할 부문이라고 하시면서 지능화된 무인기들을 군사력의 주요수단으로 리용(이용)하기 위한 경쟁이 가속화되고 군사활동에서 그 사용범위가 부단히 확대되고 있는 현대전의 추이에 맞게 이 사업의 가급적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국가적인 전망계획을 정확히 작성하고 중장기적인 사업으로 인내성 있게 강력히 추진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시였다." - 노동신문, 지난달 27일 지난달 하순 무인기 시험을 참관한 김정은 김정은은 이날 무인장비의 생산 같은 하드웨어 부분뿐 아니라, 작전 방안과 군사이론 같은 소프트웨어 부분까지 바꿀 것을 지시했습니다. '현대전'에서는 전쟁 개념이 바뀌고 있으니 전쟁 수행 방안 자체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것입니다. "급속한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라 일어나는 수많은 객관적 변화는 우리의 군사리론(이론)과 군사실천, 군사교육의 많은 부분을 갱신할 것을 요하고 있으며" "무인무장장비 체계들을 작전방안들과 교전원리에 완벽하게 결합시키기 위한 로선(노선)을 명백히 제시하였다고 하시면서" - 노동신문, 지난달 27일 김정은, '현대전 부응하는 장교 교육' 강조 김정은의 '현대전' 대비 지시는 군사교육기관에서도 이뤄졌습니다. 김정은은 지난 2월 25일 '강건명칭종합군관학교'를 방문했는데, 이 자리에서도 '현대전'에 부응하는 장교 교육이 강조됐습니다. "모든 학생들이 현대전장들에서 이루어지는 실전경험들을 우리식으로 소화습득하며 급속도로 선진화되고 있는 무기와 전투기술기재들에 정통하고 현대전에 상응한 지휘능력을 갖춤으로써 확실한 승리만을 이룩하는 야전형의 군사인재들로 억세게 준비시키는데서 나서는 강령적인 과업들을 제시하시였다." - 노동신문, 지난 2월 26일 지난 2월 강건명칭종합군관학교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는 김정은이 이날 교육시설 현대화와 함께 드론전에 대응하는 교육 개편을 지시했다고 전했습니다. "드론전과 자동화된 지휘 체계가 전장의 핵심이 된 현시대에 여전히 수십 년 전의 구식 보병 전법을 교육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교육 내용이 현대전에 맞지 않는다고 강하게 질타했다는 것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남의 전쟁'이 아니다 김정은이 이렇게 '현대전' 대비를 강조하고 있는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얻은 교훈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입니다. 1만여 명이 넘는 병력을 러시아로 파견해 수천 명의 사상자를 내면서 습득한 실전경험이 현지 지휘관들을 통해 김정은에게 보고됐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우리와는 한참 떨어진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북한이 파병을 통해 얻은 경험을 한반도에 적용하려고 하고 있다는 점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우리에게도 결코 남의 전쟁이 아닙니다.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북한군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에게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철저히 분석하고 변화하는 전쟁 양상에 대응하려는 노력이 절실해 보입니다.
북한을 어떻게 정확히 볼 것인가? '기대'와 '관점'이 아니라 객관적 '현실'에 기반해 차분하게 짚어드립니다. 북한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에 걸쳐 전국 20개 지역에 경공업 공장 준공식을 진행했습니다. 옷 공장, 식료품 공장, 일용품 공장 등을 전국 20개 지역에 동시다발적으로 만든 것인데, 김정은 총비서가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지방 발전 20×10 정책'의 일환입니다. '지방발전 20×10 정책'이란 매년 전국 20개 시·군에 현대적인 경공업 공장을 만들어 10년 안에 지방 주민들의 물질문화 생활 수준을 한 단계 향상한다는 정책입니다. 올해 초 진행된 경성군 지방공업공장 준공식 북한은 올해에도 2년 차 건설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새로 20개 지역에 경공업 공장들을 짓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지난해에 건설한 공장들은 잘 가동이 돼서 주민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일까요? 노동신문, '생산정상화' 강조 이와 관련해, 북한 노동신문에는 최근 주목해 볼만한 글이 실렸습니다. 지난 22일 노동신문은 "새 지방공업공장들의 생산정상화 이것은 전적으로 시·군당 책임일군들의 몫이다"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는데, 이 글을 보면 이미 준공된 지방공업공장들이 제대로 가동되고 있는지 의문을 품게 하는 부분들이 있습니다. 노동신문은 이 글에서 지방공업공장들의 생산정상화를 여러 차례 강조했습니다. "당의 새로운 지방발전정책의 생활력을 남김없이 발휘해나가자면 새로 일떠선 지방공업공장들에서 생산정상화의 동음을 높이 울려야 한다." "생산건물들을 번듯하게 건설하고 현대적인 설비들을 갖추어놓고도 원료, 자재가 부족하거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공장운영을 정상화하지 못한다면 그 결과는 생산실적에 대한 실무적 총화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민들의 기대에 그늘을 던지는 심각한 정치적 후과로 이어진다." "시·군당 책임일군들은 새 지방공업공장들의 생산정상화가 전적으로 자기들의 몫이라는 것을 깊이 자각하고 그 실현에 심신을 깡그리 바쳐야 한다." "자신심만 있으면 자기 지역의 경제적 자원과 잠재력을 최대한 리용하여 지방공업공장들의 생산정상화에 필요한 조건들을 주동적으로 지어나갈 수 있다." "원료기지의 생산능력을 높이고 기술자, 기능공 대렬을 강화하는데서 제기되는 문제 등을 제때에 료해(파악)하고 필요한 대책을 따라 세워 지방공업공장들이 생산을 높은 수준에서 정상화하도록 하여야 한다." <노동신문, 지난 22일> 공장 운영을 제대로 하라는 독려일 수도 있지만, 공장이 잘 돌아가고 있다면 굳이 '생산정상화'를 소리 높여 외칠 필요도 없었을 것입니다. 노동신문이 지금 이런 호소에 나서고 있는 것을 보면, 공장은 준공했지만 운영에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리 당국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북한이 준공한 20개 지역 경공업 공장들 가운데 상당수는 가동 징후가 있지만, 일부는 가동 징후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가동 징후가 있는 상당수의 공장들도 생산 정상화에는 이르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공장 준공식 당일 5시간 생산하고 아직 본격적인 생산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북한 내부 소식통의 전언도 수집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공장들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다면, 왜? 북한이 애써 지어놓은 공장들이 제대로 가동이 되지 않고 있다면, 어떤 이유 때문일까요? 북한 당국이 공장 건물은 완공해 줬지만, 공장 운영에 필요한 원료조달이나 운영자금, 전력 등의 문제를 전적으로 지방에 떠넘겼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김정은은 지난해 2월 평안남도 성천군 지방공업공장 착공식에 참석해, 공장 건설은 국가에서 전적으로 맡아 하겠지만 공장 운영은 각 지방의 간부들이 알아서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군인들을 동원해 공장은 지어주겠지만, 공장을 운영해 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지역의 간부들이 책임지고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시·군들의 지방공업공장 건설에 필요한 자금과 로력(노동력), 세멘트와 강재를 국가에서 전부 보장하며 건설자재들의 수송을 비롯한 여러 문제들도 적절히 대책하도록 하였습니다." "당에서 모든 조건을 마련해주고 인민군대가 공장건설을 통째로 맡아 해제낀다 해도 완공후 그 운영을 전적으로 책임지고 주민들이 실지 덕을 보게 만들어야 하는 당사자는 시·군의 당 및 행정경제일군들입니다." <김정은 성천군 지방공업공장 착공식 연설, 지난해 2월 28일> 성천군 지방공업공장 착공식에 참석해 연설하는 김정은 (지난해 2월) 그렇다면, 지방의 간부들은 어떻게 원료를 조달해 공장을 운영하라는 뜻일까요? 북한이 제시하고 있는 방법은 그야말로 자력갱생에 기초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매체들을 통해 제시하고 있는 방법을 보면, 수유나무와 피마주, 역삼, 해바라기 같은 이른바 '기름작물'(주로 기름을 짜기 위해 심는 작물)들을 재배해 비누를 만들고, 머루와 다래, 오미자 같은 산열매를 확보해 음료수를 만드는 식입니다. 종이의 원료가 되는 원료림을 조성하는 방법도 제시됩니다. '자기 지방의 원료 원천에 의거한 소비품 생산'이 당의 일관된 원칙이라는 것입니다. 노동신문의 최근 글을 봐도 북한의 지방공장들이 어떻게 원료를 조달해 운영되는지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성천군 식료공장에서는 예로부터 소문난 성천 약밤을 원료로 하여 정과, 단묵(젤리), 단졸임(잼) 등을 생산하고 있다." "구기자 생산지인 경성군의 식료공장에서도 구기자단묵(젤리), 구기자과자, 구기자단물(음료수), 구기자고추장, 구기자술을 생산하고 있다." "동해를 낀 어랑군에서는 명태, 대구, 도루메기, 가재미, 멸치, 조개 등으로 말린 제품과 랭동제품, 식혜, 젓갈품을, 함주군의 식료공장에서는 자기 고장의 특산인 가막조개를 랭동제품으로 내놓고 있다." <노동신문, 지난 24일> 이렇게 자력갱생을 강조하다 보니, '지방발전 20×10 정책' 추진 이후 각 지역마다 원료림 조성 작업이 대대적으로 추진됐습니다. 외부에서 필요한 원자재를 들여와 생활필수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원료를 해결하라 하니, 주변에 바다가 없어 수산물도 없는 곳에서는 원료림 부지를 확보해 수유나무와 피마주, 역삼 등을 심는 작업이 대대적으로 진행된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공장의 원료를 조달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을 것이고 생산할 수 있는 물건에도 제약이 있었을 것입니다. 북한이 공장들을 준공해놓고도 아직까지 '생산 정상화'를 부르짖고 있는 것은 원료를 확보해 주민들에게 필요한 생필품을 만드는 작업이 여전히 원활하지 않음을 반증합니다. 지방 간부들만 다그치는 북한 그런데도 북한은 지방의 간부들만 다그치고 있습니다. 노동신문은 지방공업공장들의 운영 정상화는 시·군당 책임간부들에게 달려 있다면서 비상한 각오를 갖고 분발하라고 채근했습니다. "지방공업발전정책의 실행은 명백히 해당 지역의 전반사업을 장악지도하는 시·군당 책임일군들의 몫이다." "시·군당 책임일군들은 지방공업공장들의 생산을 정상화하기 위한 사업을 당위원회적인 사업으로 틀어쥐고 월마다 어김없이 총화하여야 한다." <노동신문, 지난 22일> 김정은은 이미 공장을 착공할 때부터 공장 운영의 책임을 지방 간부들에게 떠넘기며, 생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것은 '죄악'이라고까지 언급한 바 있습니다. "생산건물들을 번듯하게 건설하고 현대적인 설비들을 갖추어놓고도 원료, 자재가 부족하거나 이런저런 사정으로 공장운영을 정상화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당과 국가 앞에 인민들과 군인건설자들 앞에 죄악으로 됩니다." <김정은 성천군 지방공업공장 착공식 연설, 지난해 2월 28일> 공장운영을 정상화하지 못하는 것은 '죄악'이라고까지 김정은이 언급한 만큼, 공장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지 못한 지역의 간부들은 전전긍긍하고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조만간 공장 부실운영의 책임을 지고 문책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든 공장을 돌려야 할 텐데, 근본적인 원료조달 등의 방법 없이 자력갱생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합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북한의 20개 지역에 또 새로운 공장들이 들어설 텐데, 북한에서 고심하는 지방 간부들이 갈수록 늘어날 것 같습니다.
북한을 어떻게 정확히 볼 것인가? '기대'와 '관점'이 아니라 객관적 '현실'에 기반해 차분하게 짚어드립니다. 북한이 최근 들어 우리의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고급중학교 졸업생들이 최전방 입대를 탄원하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최전방 입대 탄원 행사, 평양에서 시작 첫 신호탄을 올린 곳은 평양입니다. 평양에서는 지난달 26일 평양시 안의 고급중학교 졸업생 300여 명이 최전방 국경초소로 탄원한 것을 축하하는 모임이 열렸습니다. 평양시 청년공원 야외극장을 가득 채운 이날 모임에는 평양의 고급중학교 학생들과 당 간부 등이 참가했는데, "청춘의 자서전에 불멸할 군공을 제일 먼저 새겨갈 의지를 안고 조국보위 초소에 서겠다"는 결의가 표명됐습니다. 평양에서 열린 고급중학교(고등학교) 졸업생 최전방 입대 탄원 축하 행사 최전방 복무를 탄원한 한 북한 학생은 "평양의 아들딸들이 전국의 앞장에서 기치를 들고 제일 먼저 최전연(최전방)으로 달려나가자"며 수도 평양이 모범을 보일 것을 독려했습니다. 또 '공화국 영웅'이 졸업생 대표에게 "사랑하는 우리 조국을 대를 이어 굳건히 지켜주십시오"라며 북한 국기를 건네주고, 졸업생 대표가 이를 건네받는 의식도 진행됐습니다. 고급중학교 졸업생들의 전방 입대 행사를 떠들썩하게 진행한 것입니다. '공화국 영웅'이 졸업생 대표에게 깃발을 건네주는 의식 평양이 신호탄을 올린 뒤 고급중학교 학생들의 최전방 입대 탄원 행사는 전국으로 확산됐습니다. 평안남도와 황해남도, 자강도 학생들의 전방 입대 탄원 행사가 지난 7일 조선중앙통신에 보도됐고, 황해북도 탄원 행사는 지난 11일, 함경남도 탄원 행사는 지난 12일 보도됐습니다. 이어 13일에는 평안북도, 15일에는 강원도, 16일 양강도에 이어 17일에는 함경북도에서 고급중학교 졸업생들의 최전방 입대 탄원 행사가 있었다는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평양을 시작으로 북한 전역에서 학생들의 최전방 입대 탄원 행사가 열린 것입니다. '험지 탄원 선전'은 있어 왔는데, 최근에는 '입대 탄원 선전'에 주력 북한에서 청년들이 탄광이나 농촌 같은 '험지'로의 진출을 탄원했다는 보도는 주기적으로 나옵니다. 미래의 주역들이 조국의 힘든 곳에서 일생을 바치기 위해 자발적으로 험한 곳에서 일할 것을 자원했다는 취지입니다. 탈북민들을 통해 북한 내부 사정을 취재하는 대북매체들의 보도를 보면, 험지 탄원의 상당수는 '등 떠밀린 탄원'이라고 하지만 어쨌든 북한은 이런 식으로 청년들의 열의를 선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대내 선전이 고급중학교 졸업생들의 최전방 입대 탄원에 집중되고 있는 것은 주목해볼 일입니다. 사실 북한에서는 고급중학교를 졸업하면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군대에 가기 때문에, 고급중학교 졸업생들의 군 입대가 특별한 것은 아닙니다. (군 입대에서 제외되는 사람들은 안전원, 과학기술 산업 필수요원, 부모가 고령인 독자, 성분 불량자, 대학생 등이라고 합니다. 북한에서는 고급중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가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북한 당국이 매체들을 동원해 고급중학교 졸업생들의 전방 자원 입대를 선전하고 있는 것은 나름의 정치적 이유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러시아 파병으로 북한 내에서 입대 꺼리는 분위기 북한이 러시아 파병을 공식화하지 않고 있지만, 북한 내에서도 군인들이 러시아로 파병됐다는 소문은 어느 정도 확산된 상태입니다. 전사자가 발생했다는 소식도 퍼지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는 지난 1월 31일, "군에 나간 자식의 전사증을 받은 주민들이 하나둘 생겨나면서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면서, "부모들이 자식을 군에 보내지 않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신병 모집을 담당하는 군사동원부 간부 집에 돈과 뇌물을 들고 찾아가고 있고, 급기야는 자식을 탄광에 자원시키는 방법까지 동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김정은을 목숨으로 보위해야 할 군대에 입대하기를 꺼리는 현상이 북한 내에서 벌어지고 있다면, 북한 당국으로서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무력으로 유지되는 정권의 가장 중요한 보루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입대를 기피하는 분위기를 불식시켜야 할 텐데, 이런 차원에서 고급중학교 졸업생들의 최전방 자원입대 탄원 행사가 전국적으로 조직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3월 한미연합훈련'을 놓고 한미에 대해 반발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최전방 입대 탄원 행사가 반미, 반남 의식을 고취시키는 교육의 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행사를 통해 청년들의 사상을 다잡고 김정은에게 충성을 다짐하게 하겠다는 의도도 녹아있을 것입니다.
북한을 어떻게 정확히 볼 것인가? '기대'와 '관점'이 아니라 객관적 '현실'에 기반해 차분하게 짚어드립니다. 북한의 해군 하면 '노후함'의 대명사였습니다. 보유 함정 수는 많을지 몰라도 함정들이 오래되고 낡아서 제대로 된 전투력을 발휘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재래식 전력이 전반적으로 남한에 뒤지지만, 특히 해군 부분은 남한과는 대적이 되지 않는 상황이었습니다. 김정은, 해군력 강화에 주력 그런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해군력 강화에 힘을 기울이기 시작했습니다. 2023년 8월, 집권 이후 처음으로 '해군절'(8.28)에 해군사령부를 방문한 김정은은 해군 무력 강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육, 해, 공군을 앞으로는 해, 육, 공군이라고 불러야 한다는 말까지 했습니다. 2023년 8월, 해군절을 맞아 해군사령부를 방문한 김정은 "현대전에서 해군은 각이한 타격 수단들과 지어 국가의 핵억제력까지도 장비하고 운용하는 종합적인 전력이며 해군 무력만 잘 준비돼도 나라의 안전을 수호할 수 있습니다. 해군의 역할의 중요성, 특히 우리 국가의 지정학적 특수성으로 하여 앞으로는 육, 해, 공군이 해, 육, 공군이라고 불리워지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온 것입니다. 우리 해군은 유사시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자주권과 존엄, 발전 이익을 수호하는 데서 제일 큰 몫을 맡아 수행하여야 합니다." <'해군절' 김정은 축하 연설, 2023년 8월> 김정은은 특히 해군이 '전략적 임무를 수행하는 국가 핵억제력의 구성 부분'이 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해군이 핵무기 공격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라는 뜻입니다. "김정은 동지께서는 국가 핵무력 건설 노선이 밝힌 전술핵 운용의 확장 정책에 따라 군종부대들이 새로운 무장 수단들을 인도받게 될 것이라고 하시면서 앞으로 우리 해군은 전략적 임무를 수행하는 국가 핵억제력의 구성 부분으로 될 것이라고 말씀하시었다." <'해군절' 김정은 축하 연설, 2023년 8월> 해군 전력 현대화는 수상함과 잠수함 모두를 포괄하지만, 해군을 핵공격의 주요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것은 주로 잠수함을 통한 핵공격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잠수함으로 적진 가까이 은밀히 침투해 핵탄두를 탑재한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적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겠다는 것입니다. 북한에게 필요한 두 가지는 북한이 이러한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가 필요합니다. SLBM과 잠수함입니다. 먼저, SLBM 능력을 보면 북한은 여러 차례의 시도 끝에 2016년 8월 24일 SLBM '북극성' 발사에 성공했습니다. 이후 2019년 10월 이를 개량한 SLBM '북극성 3형', 2021년 10월과 2022년 5월에는 이를 소형으로 개조한 SLBM을 발사함으로써 SLBM 발사 능력을 입증했습니다. 2022년 9월에는 '소형 SLBM'을 저수지에서 발사하는 기이함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2016년 8월 24일, 북한은 SLBM '북극성' 발사에 성공했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2020년 10월 열병식에서 '북극성-4ㅅ'형을, 2021년 1월 열병식에서는 '북극성-5ㅅ'형을 공개함으로써 좀 더 개량된 SLBM이 있음을 과시했습니다. 다만, 이 SLBM들은 아직까지 발사가 이뤄진 적이 없어 실제 작동 가능한 무기인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종합적으로 보면, 북한은 SLBM 발사 능력을 어느 정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핵탄두 탑재 능력도 북한의 핵개발 수준으로 볼 때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북, 잠수함 능력은 가지고 있나 다음으로 북한이 SLBM을 발사할 수 있는 잠수함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북한이 지금까지 SLBM을 발사한 잠수함은 2천 톤급 신포급 잠수함입니다. 2016년 SLBM 첫 발사를 기념해 '8‧24 영웅함'이라고도 불리는데, 잠수함에서 높이 솟아 있는 함교 옆쪽으로 수직 발사관을 설치한 형태입니다. 이 잠수함은 수직 발사관이 1개밖에 없어서 실전용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 SLBM 발사를 시험하기 위한 잠수함이라고 볼 수 있을 텐데, 북한이 SLBM을 실전에서 활용하기 위해서는 SLBM 발사에 걸맞은 대형 잠수함이 필요합니다. 북한은 그래서 대형 잠수함 건조에 나서고 있습니다. 2019년 7월 대형 잠수함을 만드는 듯한 모습을 공개하더니, 2023년 9월에는 김정은 참석 하에 전술핵공격 잠수함이라는 '김군옥영웅함' 진수식을 가졌습니다. 2019년 살짝 보여줬던 잠수함의 실물을 공개한 것입니다. 북한이 공개한 '김군옥영웅함'을 보면 SLBM 발사관이 대형 4개, 소형 6개 보입니다. SLBM을 운용하는 실전용 잠수함이라고 볼 수 있는데, 북한도 이 잠수함을 '첫 수중핵공격 함선'이라고 불렀습니다. 북한 '김군옥영웅함', SLBM 대형 발사관 4개와 소형 발사관 6개가 보인다. 김정은은 진수식 연설에서 '김군옥영웅함'이 기존 중형 잠수함들, 즉 1천800톤급 로미오 잠수함을 개조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기존 중형 잠수함들을 전술핵 탑재 잠수함들로 개조하는 '저비용 첨단화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1천800톤급 잠수함을 SLBM 발사관 10개를 장착하도록 무리하게 확장시켰기 때문에 잠수함이 제대로 기동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정은은 이날 연설에서 몇 가지 주목할 만한 내용을 밝혔습니다. 첫째, 해군의 핵무장이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핵잠수함을 취역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디젤 잠수함인 '김군옥영웅함'을 핵공격용 함선으로 진수했지만, 디젤 잠수함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입체적으로 벌어지는 바다 싸움에 주동적으로 대처하고 해상에서의 자위권을 확실히 행사하자면 우리 해군의 확고한 사상정신적 우세에 군사기술적 장성이 반드시 동반되고 따라서야 하며 여기서 가장 중요한 문제가 바로 핵무장입니다. 이제는 우리 해군이 얼마나 빨리 핵무장을 갖추는가, 다시 말해서 위력적인 핵잠수함을 취역하는 것이 오늘인가 내일인가에 따라 우리 국가의 해상 자위권이 제대로 행사되는가 유명무실해지는가, 영토 완정과 평화가 보장되는가 못 되는가 하는 운명적인 국사가 좌우되게 되었습니다." <김군옥영웅함 진수식 김정은 연설, 2023년 9월> 둘째, 북한의 능력으로는 단기간에 핵잠수함 취역이 어렵다는 것을 사실상 인정했습니다. 핵잠수함은 원래 원자로를 동력 체계로 삼는 핵추진잠수함을 말하는데, 김정은은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으면 핵잠수함이라는 억지 논리를 폈습니다. 빠른 시일 내에 핵잠수함 마련이 어려운 만큼, 이런 억지 주장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잠수함에서는 동력 체계와 잠항 속도와 항해 장비 수준 등의 능력이 매우 중요하며 통칭 작전 능력으로 평가되지만 또한 어떤 무장을 탑재하는가가 제일 중요한 기본으로 되며 핵무기를 장비하면 그것이 곧 핵잠수함이라는 것이 나의 견해입니다." <김군옥영웅함 진수식 김정은 연설, 2023년 9월> 셋째, 김정은은 그러면서도 핵추진잠수함을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김정은은 이날 연설에서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여러 번 언급했습니다. "우리의 발전전망적인 핵잠수함 건조 계획과는 별도로…" "앞으로 계획되어 있는 신형 잠수함들 특히 핵추진잠수함과 함께…" "오늘의 진수식은 우리가 신형 핵추진잠수함을 건조하는 데 못지않게…" "이와 함께 핵추진잠수함 건조에 더 큰 박차를 가하여…" <김군옥영웅함 진수식 김정은 연설, 2023년 9월> 김정은, 왜 핵추진잠수함 건조에 주력하나 김정은은 왜 이렇게 핵추진잠수함 건조에 주력하는 것일까요? 핵탄두를 탑재한 SLBM은 핵추진잠수함에 실었을 때 상대에게 엄청난 공포를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디젤 잠수함은 핵추진잠수함보다 속도도 느리고, 축전지 충전에 필요한 산소를 공급받기 위해 수시로 물 밖으로 나와야 합니다. 그만큼 발각될 가능성이 높은 것입니다. 하지만, 핵추진잠수함은 모든 것을 물속에서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무제한 잠항이 가능합니다. 한번 잠항을 시작하면 언제 어디서 떠오를지 알 수 없습니다. 만약, 북한이 핵추진잠수함에 핵탄두를 탑재한 SLBM을 가지고 있다면, 미국으로서도 북한 잠수함이 갑자기 로스앤젤레스 앞바다에 나타나 미국 본토를 공격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없습니다. 북한은 2021년 제8차 당대회 때부터 핵잠수함 건조를 목표로 제시했고, 지난해 1월 잠수함발사전략순항미사일 시험 발사 때에는 핵잠수함이 건조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지난 8일 북한은 김정은이 핵잠수함 건조 현장을 시찰한 사진을 처음으로 공개했습니다. 잠수함 외부만 일부 보이는 사진상으로는 건조 중인 잠수함이 핵잠수함인지 아닌지 판별할 수 없고 북한이 핵잠수함을 만들 기술적 능력이 있는지도 확실하지 않지만, 김정은이 꾸준히 핵잠수함 건조를 독려하고 있는 만큼 핵잠수함을 만들고 있다는 북한의 언급을 마냥 무시할 수는 없습니다. 북한은 지난 8일 김정은이 핵잠수함 건조 현장을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게 실질적 핵위협 될 때 미국의 반응은? 북한의 핵잠수함 건조가 현실화된다면 미국으로서도 북한의 핵능력을 마냥 바라볼 수 없는 상황이 될 수 있습니다. 북한이 미국에게 실질적인 핵위협이 되기 때문입니다. 현재로서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만들었다고 하나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검증되지 않았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만들었다고 하나 이를 운용할 핵잠수함 건조가 되지 않은 상황인데, 북한이 이러한 마지노선들을 돌파하려 할 경우 한반도의 군사 긴장이 치솟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북한을 어떻게 정확히 볼 것인가? '기대'와 '관점'이 아니라 객관적 '현실'에 기반해 차분하게 짚어드립니다. 코로나19 사태로 국경을 봉쇄했던 북한이 국경을 개방한 뒤 외국인 관광객에게도 점차 문을 열고 있습니다. 북한과 관계가 밀접한 러시아의 관광객들이 지난해 2월 처음으로 북한 관광을 시작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서방의 단체관광객들이 나선 경제특구를 방문했습니다. 나선 관광은 잠시 중단됐다고 하지만,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북한 관광 등 북한의 관광문호가 점차 넓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서방 단체관광객들, 나선 경제특구 방문 서방의 단체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나선 경제특구 관광일정은 4박 5일로 짜여졌습니다. 중국 옌지에서 출발해 나선 경제특구를 둘러보고 돌아오는 일정인데, 해안 공원과 비파섬, 룡성 맥주공장, 사슴 목장, 나선 소학교, 태권도 공연 등을 관람하고 김치 만들기도 체험하는 일정이었습니다. 1인당 관광비용은 740달러(약 108만 원) 정도로 알려졌습니다. 오랜만에 북한 관광에 나선 서방 관광객들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후일담을 남겼습니다. 영국 국적의 마이크 오케네디 씨는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철저히 정해진 일정대로만 여행할 수 있었다면서 "몇 번인가는 화장실을 가고 싶어도 미리 알려야" 했을 정도로 통제가 심했다고 밝혔습니다. 독일 국적의 루카 페르트멩게스 씨도 김일성 김정일 동상에는 헌화를 해야 했고, 버스에도 좌석이 지정돼 있을 정도로 규칙들이 엄격했다면서, 마치 수학여행을 간 것 같았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의 열악한 상황에 대한 언급도 나왔습니다. 기자 출신으로 세 번째 북한 관광길에 오른 조 스미스 씨는 북한 사정이 과거보다 더 어려워진 느낌을 받았다면서, "호텔 방을 제외하면 난방이 되지 않았고 불빛도 희미했다"고 밝혔습니다. 더러운 호텔 방 창문에는 전체에 금이 가 있었고 "춥고 어두운 미술관은 우리들을 위해서만 문을 열어준 것 같았다"고도 했습니다. 오케네디 씨도 "모두가 일하고 있었고 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느꼈다"며 "암울한 광경이었다"는 인상을 전했고, 페르트멩게스 씨는 나선 경제특구에서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소와 마차를 이용하고 있었다는 목격담을 전했습니다. 김정은, 해외 관광객 유치에 힘 쏟아 관광객들의 후일담으로 보면 북한은 관광지로서 썩 매력있는 곳은 아닌데, 김정은 총비서는 해외 관광객 유치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지난해 12월 강원도의 갈마해안관광지구를 방문한 자리에서 "관광업을 발전시키면 … 지방의 진흥과 나라의 경제장성을 추동하는 또 하나의 동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며 관광업에 열의를 드러냈습니다. 김정은은 당시 "앞으로 금강산관광지구와 갈마해안관광지구를 연결하는 관광문화지구를 잘 꾸리며 삼지연 지구의 산악관광을 비롯하여 다른 지역들의 관광자원도 적극 개발"하도록 지시하는 한편, "갈마해안관광지구가 우리 인민과 세계 여러 나라의 벗들이 즐겨찾는 조선의 명승, 세계적인 명소로서의 매력적인 명성을 떨치게 되리라는 확신을 표명"하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12월 갈마해안관광지구를 방문한 김정은 김정은은 왜 이렇게 관광업 발전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일까요? 김정은의 앞선 언급을 보자면, 관광업이 지방과 나라의 경제발전을 추동하는 하나의 동력이 된다고 보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북한은 핵개발로 인한 각종 대북제재로 외국 기업의 투자, 합작은 물론 주요 광물의 수출 등 거의 모든 대외 교류와 교역이 막혀 있습니다. 불가피하게 자력갱생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이기도 한데, 관광업은 대북제재를 우회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떤 대북제재도 관광객이 북한에 가서 돈을 쓰는 것을 막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뛰어난 자연경관을 이용해 해외 관광객을 많이 유치할 수만 있다면, 외화부족에서 벗어나면서 북한 경제에 숨통을 틔울 수도 있습니다. 한국인 없는 북한 관광의 한계 하지만, 북한의 관광객 유치 실적은 미미합니다. 국경을 다시 개방한 지 얼마 안 됐다고는 하나, 지금 관계가 좋다는 러시아에서도 지난 한 해 동안 881명(러시아 연방통계청 자료)의 관광객만이 북한을 찾았습니다. 지난해 말부터 북한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정기 여객열차가 운행을 재개하는 등 관광여건이 좀 더 좋아지고는 있지만, 올해 러시아 관광객이 얼마나 늘어날지는 불투명합니다. 중국인 관광이 재개되면 관광객이 지금보다 훨씬 늘어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인 관광으로 북한 경제에 도움이 될 만한 큰 수익이 창출될 지는 미지수입니다. 그렇다면, 북한 관광사업이 큰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북한 관광의 가장 성공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는 금강산관광에 들어 있습니다. 금강산관광이 진행됐던 1998∼2008년 동안 금강산을 찾은 관광객은 무려 193만여 명이나 됐기 때문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죠. 193만여 명의 관광객 가운데 외국인은 1만 2천여 명으로 1%에도 미치지 못했는데, 이는 거의 모든 관광객이 한국인이었다는 뜻입니다. 1만 2천여 명의 외국인 관광객들도 해외에서 금강산을 방문하기 위해 한국에 온 경우는 거의 없었고 대부분은 한국에 거주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한국에 거주하다 보니 지인들과 함께 금강산관광을 가게 된 것이지, 해외에서 순수하게 금강산을 구경하기 위해 한반도로 날아온 사람은 거의 없었다는 것입니다. 1998∼2008년 동안 진행됐던 금강산관광 이러한 사실은 중요한 부분을 시사합니다. 금강산이 우리 민족에게는 명산일지 몰라도 세계 각국의 외국인들을 끌어들일 정도로 뛰어난 관광자원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당시 많은 한국인들이 금강산에 갔던 주요한 이유 가운데 하나는 북한에 대한 호기심 때문이었습니다. 같은 민족이라는 하지만 오랜 기간 분단돼 있는 한반도의 저편에서 북한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많은 한국인들을 금강산으로 불러들인 것이지, 순수한 관광 목적으로만 190만 명이 넘는 한국인들이 금강산을 찾았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는 민족적 동질성을 가지고 있는 한국인이 배제된 상태에서 진행되는 북한 관광이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북한 관광업, 경쟁력 있을까? 게다가 북한은 핵개발과 고립, 열악한 인권 상황 등으로 국가 이미지가 좋지 않습니다. 돈을 내고 휴식을 하러 가는 관광객의 입장에서 다른 관광지도 많은데 굳이 북한을 찾아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서방 관광객들은 북한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있는 일부에 불과할 것이고, 러시아에 이어 중국 관광객이 유입되게 되면 관광객들이 좀 늘 수는 있겠지만, 관광객 규모나 씀씀이로 볼 때 한국인이 빠진 상태에서 추진되는 북한 관광이 큰 수익을 낼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북한을 어떻게 정확히 볼 것인가? '기대'와 '관점'이 아니라 객관적 '현실'에 기반해 차분하게 짚어드립니다. 북한이 지난 26일 전략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요즘은 전반적으로 북한 기사가 주목받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비상계엄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조기 대선 가능성 등 국내 이슈가 너무 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북한도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만한 큰 일을 잘 만들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부터 북한 행동 보니 남한 내 비상계엄 사태와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등이 있었던 지난해 12월부터의 상황을 되짚어보면, 북한의 도발적 행동이라고 할 만한 것들은 대략 다음과 같은 것들이었습니다. 지난달 6일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주장하는 탄도미사일 발사가 있었고, 지난달 25일와 지난 26일 전략순항미사일 발사가 있었습니다. 또, 지난달 29일에는 김정은 총비서가 원심분리기들을 모아놓은 '핵물질 생산기지'를 방문한 사실이 보도됐습니다. 원심분리기 시설을 방문한 김정은 (지난달 29일 보도) 미사일 발사는 무기 시험 차원의 의미도 가지지만, 지난달 29일 김정은의 원심분리기 시설 방문은 노골적인 대미 압박용이라고 볼 수 있었습니다. 원심분리기는 우라늄 농축을 통해 핵물질의 원료인 고농축 우라늄을 만드는 시설인데,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직후 이러한 시설을 공개한 것은 핵무기의 원료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니 미국이 경각심을 가지고 북한을 대해야 한다는 경고와 다름없었습니다. 북한은 또, 말을 통해서도 트럼프 정부에 대한 경고 수위를 조금씩 높여왔습니다. 미국에 대한 일반적인 비난을 늘어놓다가, 지난 3일 트럼프 정부의 루비오 미 국무장관 발언을 비난하며 트럼프 정부에 처음으로 포문을 열기 시작하더니, 지난 22일에는 '트럼프 행정부'라는 용어를 직설적으로 사용하면서 미국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습니다. 외무성과 국방성 등을 통한 대미 비난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 의사를 내비치고 있지만, 북한은 미국에 대해 불만이 많다는 것을 조금씩 수위를 높여가며 강조하고 있는 것입니다. 북, 수위 조절하며 내치 집중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수위 조절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우라늄 농축 시설 공개를 통해 미국을 압박했다고는 하나 핵실험이나 ICBM 발사 같은 미국을 직접 겨냥한 핵 위협은 자제하고 있고, 트럼프 정부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고는 하나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겨냥한 비난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아직은 '밀고 당기기'의 차원에서 미국과의 향후 협상에 대비한 '간 보기'를 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요즘 북한의 관심사는 주로 내치에 집중되고 있습니다. 김정은은 지난해부터 '지방 발전 20×10 정책'이라는 지방 발전 정책을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전국 20개 시, 군에 현대적인 경공업 공장을 만들어 10년 안에 지방 주민들의 물질문화 생활 수준을 한 단계 향상한다는 정책인데, 이 정책의 첫해 과업에 해당하는 20개 공장 준공식이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대대적으로 진행됐습니다. 김정은이 참석한 재령군 지방공업공장 준공식 (지난달 7일) 뿐만 아니라, 올해 새로 만들기로 한 지방공장 착공식과, 지방공장과 함께 추진하기로 한 지역 병원 건설, 지난해 홍수가 있었던 신의주 지역의 대규모 온실농장 건설, 함경남도 낙원군의 대규모 바다양식사업소 건설 등 북한 전역에서 갖가지 대형 공사들이 연이어 벌어지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모든 행사에 참석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북한 매체들이 관련 행사들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는 등 북한이 건설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북, 정세 변화 관망하는 듯 북한이 전반적으로 내치에 주력하면서 대외 메시지 발신을 줄이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북한은 지금 정세가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하면서도 좀 더 정세의 변화를 관망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먼저, 북한의 정세 인식은 지난해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드러났습니다. 김정은은 이 회의에서 "자주 세력권의 장성과 약진이 두드러지고 패권 세력권의 입지가 급격히 약화 쇠퇴"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자주 세력권은 북한과 중국, 러시아 같은 미국에 대항하는 국가들을, 패권 세력권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한국, 일본이나 유럽 같은 자유민주주의 세력들을 말하는 것인데, 지금의 국제 정세가 북한 쪽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고 진단한 것입니다. 하지만, 국제 정세의 핵심 행위자인 미국의 트럼프 정부에 대해서는 북한도 관찰이 좀 더 필요한 게 사실입니다. 트럼프는 김정은에 대해 '핵 보유국(nuclear power)'이라고 불러 북한의 핵을 어느 정도 용인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미일 정상회담에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했습니다.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이 아직 정립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트럼프의 진의가 무엇인지 북한도 헷갈릴 수밖에 없습니다. 더구나, 지금 미국의 관심은 다른 곳에 쏠려 있습니다. 지금 미국이 당면하고 있는 국제 정치의 가장 큰 현안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의 후속 처리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종식입니다. 아직은 북한이 미국의 관심권에 들어가기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북한이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해 대규모 도발을 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북한의 맹방인 러시아가 미국을 통해 우크라이나와의 종전 협상을 추진 중인데, 북한의 대규모 도발은 자칫 재를 뿌리는 행동이 될 수 있습니다. 또, 러-우 전쟁의 조기 종식은 북한의 추가 파병 필요를 줄이기 때문에 북한 정권에게도 유리한 면이 있습니다. 북한이 1천 명 이상의 2차 파병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이 정도 선에서 전쟁이 마무리된다면 인명손실을 더 늘리지 않는 선상에서 러시아로부터 파병의 이익을 챙길 수 있습니다. 남북 긴장을 만들 이유도 특별히 없습니다. 해외 파병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반도의 대치 격화는 북한에게도 부담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북한 입장에서 보면, 다행히 남한이 정치 혼란 상태에 있으니 남한 변수도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상태입니다. 러-우 전쟁 끝나야 북한 본격적으로 움직일 듯 이런 점들을 감안해 보면, 북한이 내치에 주력하며 대규모 도발을 자제하는 상황이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3월을 맞아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이 시작되면 말폭탄과 함께 어느 정도의 도발은 있을 수 있겠지만, 세계의 주목을 끌 만한 대규모 도발까지는 아닐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일단락되고 북한군 파병도 마무리되는 시점, 미국이 다른 국제 현안에 관심을 돌릴 만한 상황이 될 때쯤 북한이 존재감을 다시 드러내기 시작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