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SBS에 입사했다. 2006년부터 북한 취재를 담당해오면서 평양과 백두산, 개성과 금강산을 방북 취재했다. 2018년부터 북한전문기자로 재직 중이다. 재직 중 학업을 병행해 서울대 정치학과에서 석사를, 경남대 북한대학원(현 북한대학원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저서로는 『한국의 자주적 대북정책은 가능한가』 『갈등하는 동맹』(공저) 『빗나간 기대: 준비되지 않은 통일』이 있다.
북한을 어떻게 정확히 볼 것인가? '기대'와 '관점'이 아니라 객관적 '현실'에 기반해 차분하게 짚어드립니다. 지난달 29일 평양에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류비모바 러시아 문화장관이 함께 관람한 공연이 있었습니다. 북한과 러시아가 체결한 신동맹조약인 ‘포괄적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 1주년을 맞아 방북한 러시아 문화장관이 김정은과 회담을 마치고 공연을 관람한 것입니다. 공연을 관람하며 대화를 나누는 김정은과 러시아 문화장관 이날의 공연은 러시아 예술인들의 평양방문 공연과 북한 예술인들의 답례공연으로 이뤄졌는데, 몇 가지 주목해 볼 부분이 있었습니다. 파병 북한군 전투 장면, 김정은 유해 맞이 장면 공개 먼저, 이날 공연의 가장 특징적인 부분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 군인들의 전투 장면이 공개되었다는 것입니다. 북한 예술인들이 노래를 부르는 도중 무대 뒷배경에 북한군의 전투 장면들이 사진으로 공개됐는데, 북한군 전투 장면이 북한 주민들에게 공개된 것은 처음입니다. 북한군 전투 장면은 객석에 있는 관객들에게 1차적으로 공개됐지만, 공연 내용이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TV를 통해 각지의 북한 주민들에게 보도된 만큼 북한 전역의 주민들에게 전투와 관련된 사진을 공개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공연 도중 무대 뒷배경에 공개된 북한군 전투장면 특히 북한이 공개한 사진들 중에는 김정은이 평양에 도착한 북한군 전사자 유해를 맞이하는 장면이 담겼습니다. 인공기로 덮인 유해를 김정은이 침울한 표정으로 살펴보는 모습입니다. 해외에서 목숨을 잃은 전사자들이 고국으로 돌아올 때 최고지도자가 직접 나가 예우하며 맞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인데, 영문도 모른 채 다른 나라 전쟁에 끌려나가 죽음을 당한 전사자 가족들의 슬픔과 분노를 다독이기 위한 선전 작업으로 보입니다. 이런 사진들은 모두 북한 예술단의 답례공연 때 공개됐습니다. 김정은이 평양에 도착한 북한군 전사자 유해를 맞이하는 모습 이날 공연에서 특이한 것은 러시아 예술단의 공연 장소와 북한 예술단의 답례공연 장소가 달랐다는 점입니다. 상대 공연에 대해 답례공연이 이뤄지더라도 보통 같은 장소에서 이어서 함으로써 관객들이 이동할 필요가 없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일 텐데, 러시아 예술단의 공연은 ‘동평양 대극장’에서 북한 예술단의 답례공연은 ‘4‧25 문화회관’에서 진행됐습니다. 김정은과 러시아 문화장관을 비롯해 러시아 예술단의 공연을 본 사람들이 ‘동평양 대극장’에서 퇴장한 뒤 다시 ‘4‧25 문화회관’으로 이동해야 했던 것입니다. 북한은 왜 이렇게 다소 번거롭게도 답례공연 장소를 다른 곳으로 준비했을까요? 북한 측 답례공연에서 주력한 것으로 보이는 북한군 전투 장면과 김정은의 유해 맞이 장면 공개 등을 보면 북한의 의도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북한으로서는 이번 답례공연을 통해 마음먹고 보여줘야 할 것들이 많았기 때문에 철저한 리허설이 가능한 별도의 장소에서 공연을 준비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또, 북한 예술단들은 이 날 북한군 전사자들을 추모하는 노래들도 선보였습니다. 북한이 이번 공연을 위해 추모곡까지 새로 만드는 등 상당한 공력을 들였다는 얘기입니다. 북한은 이번 공연을 통해 민심을 다독이고 김정은의 이미지를 고양시키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측 공연에서만 북한군 희생 기려 이날 공연에서 또 한 가지 짚어볼 부분이 있습니다. 북한군의 전투 장면과 북한군의 희생이 부각된 내용이 북한 예술단의 답례공연에서만 나왔다는 점입니다. 노동신문 보도와 조선중앙TV 영상을 보면, 러시아 예술단의 공연은 러시아의 전통문화와 풍습, 민속무용 등으로 구성된 것으로 보입니다. 평양 공연임을 감안해 ‘아리랑’을 부르는 성의를 보였지만,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기리는 내용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동평양 대극장’에서 진행된 러시아 예술단 공연 반면, 북한 예술단의 답례공연은 상당 부분 북한군 파병의 성과와 희생을 기리는 데 집중됐습니다. 공연 내용이야 준비하는 쪽에서 정하는 것인 만큼 러시아 측이 북한군 파병 내용을 다루지 않은 것을 이상하다고 볼 것까지야 없지만, 북러 신동맹조약 체결 1주년을 기념해 방북한 러시아 사절단이 관객으로 초청된 상황에서 북한 예술단이 북한군의 희생을 강조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북한은 러시아에게 “우리 젊은이들이 러시아를 위해 이렇게 많이 죽었어, 우리는 혈맹이야, 잊으면 안 돼”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청년들이 흘린 피의 대가를 러시아가 충분히 보상해야 하며, 북한이 앞으로 어려울 때 러시아가 잊지 말고 도와줘야 한다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도 해석됩니다. 관람석 한가운데 앉은 김주애 마지막으로 이번 공연에서 눈길을 끈 것은 김정은의 딸 김주애였습니다. 김주애는 최근에도 김정은의 현지 지도에 따라다니며 후계 수업을 받고 있는 모습을 드러냈지만, 이번에도 김정은을 따라다니며 러시아 문화장관과 대화를 나누고 공연 관람석의 한가운데에 앉았습니다. 국내 행사뿐 아니라 대외적인 외교, 문화 행사에서도 김정은의 다음 권력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입니다. 김주애는 김정은과 관람석 한가운데에 자리를 잡았다. 러시아 사절단의 방북을 맞아 북한이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답례공연, 북한에게는 여러 가지 의미를 담은 공연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을 어떻게 정확히 볼 것인가? '기대'와 '관점'이 아니라 객관적 '현실'에 기반해 차분하게 짚어드립니다. 미국이 이란의 핵시설을 전격적으로 폭격하면서 북한에도 이런 사례가 적용될 수 있을지 짚어보는 관측들이 많습니다. 북한의 핵 문제는 이란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란의 사례가 북한에 적용되기 어렵다는 데 많은 사람들이 동의합니다. 무엇보다 이란은 핵을 개발하는 중이므로 핵무기가 없었던 반면,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개발해 각종 미사일에 장착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북한을 선제공격할 경우 북한도 핵미사일로 반격할 것이기 때문에 핵무기로 인한 막대한 피해를 감안하면 북한 폭격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그렇다면, 만약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기 전이었다면 북폭이 하나의 선택지가 될 수 있을까요? 1994년 당시 '북폭' 현실적으로 논의됐다 북한에 대한 폭격이 실제로 현실적인 군사적 선택지로 등장한 때가 있었습니다. 1994년 제1차 북핵 위기 당시입니다. 1993년 북한의 NPT 탈퇴 선언으로 표면화된 북핵 위기는 점점 악화해 1994년 6월에는 정점으로 치닫고 있었습니다. 북한과 IAEA, 미국과의 협상이 난관에 봉착하면서 외교적 해법은 점차 힘을 잃게 됐고, 군사적 행동 즉 북폭이 현실적인 선택지로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빌 클린턴 당시 대통령이 퇴임 후 기술한 자서전 'My Life'를 보면, 이 당시 클린턴 대통령은 "전쟁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막겠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자서전 ʻMy Life' 미국은 실질적인 군사적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1994년 5월 18일 윌리엄 페리 당시 미 국방장관은 미군의 전 4성 장군들을 펜타곤의 비밀 회의실로 소집해 제2의 한국전쟁 가능성에 대해 논의했고, 한 달쯤 뒤 다시 소집된 회의에서는 한반도 전쟁과 관련한 세부 사항들이 게리 럭 당시 주한미군 사령관에 의해 보고됐습니다. 1994년 6월 14일 열린 미국의 장관급 회의에서는 영변에 대한 폭격 방안이 처음으로 논의됐습니다. 당시 미국은 북폭 방안으로 세 가지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첫째, 영변의 재처리 시설만 공격하는 방안, 둘째, 재처리 시설과 함께 5메가와트 원자로 등 영변의 다른 핵시설도 공격하는 방안, 셋째, 영변의 모든 핵시설과 북한의 주요 군사시설을 함께 파괴하는 방안. 북한의 영변 핵시설 미국의 '북폭' 계획 현실화되기 어려웠던 이유는? 1994년의 북핵 위기는 당시 방북했던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의 타협점을 찾아내면서 진정됐지만, 당시 카터의 역할이 없었다고 해도 미국의 북폭이 현실화되기 어려운 조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대한민국 정부가 강력하게 반발했기 때문입니다. 김영삼 당시 대통령은 제임스 레이니 당시 주한 미 대사가 한국에 체류 중인 미국 민간인들을 철수시키려 한다는 얘기를 듣고 미국의 북폭이 임박했다는 생각에 레이니 대사에게 강력히 항의했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회고록에 적혀 있는 내용을 옮기면 다음과 같습니다. "미국이 북한을 폭격하면 그 즉시 우리 남한도 북한의 포격으로 초토화됩니다. 내가 분명히 말하지만 내가 있는 한 전쟁은 절대 안 되고 가족 등 미국인들의 소개도 안 됩니다. 지금 바로 클린턴 대통령에게 연락해 내 이야기를 분명히 전하세요. 나는 한국군의 통수권자로서 우리 군인 60만 중에 절대 한 사람도 동원하지 않을 겁니다. 미국이 우리 땅을 빌려서 전쟁을 할 수는 없어요. 전쟁은 절대 안 됩니다." - '김영삼 대통령 회고록' 중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 아무리 미국이라도 한국이 강력히 반발하는 상황에서 한반도에서 전쟁을 치를 수는 없습니다. 한국이 협조하지 않는다면 한반도로의 병력 증강 등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없고, 한국 체류 미국인들의 철수 또한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습니다. 전시작전통제권이 미국에 있다고 하지만 그것은 한국 대통령이 한국군에게 미군 사령관의 지휘 아래 전쟁을 수행하라고 할 때 작동하는 것이지, 한국 대통령이 반대하는 상황에서 한국군이 미군 사령관의 지휘를 받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의 어떤 대통령도 '선제공격 통한 한반도 전쟁' 결정하기는 어려워 그렇다면 김영삼 전 대통령은 왜 이렇게 강력하게 북폭에 반대했을까요. 회고록에도 적혀있듯이 한반도에서의 선제공격은 전면전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한반도 전쟁이 초래하는 결과를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습니다. 1950년 6.25 전쟁을 통해 한반도 전역은 남북한을 막론하고 초토화됐습니다. 한반도 전쟁의 아픈 상흔이 아직도 남아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어떤 대통령도 선제공격을 통한 한반도 전쟁을 결정하기는 어렵습니다. 한반도는 중동과는 상황이 다른 것입니다. 1994년의 경험에서 보듯 북한에 대한 선제폭격은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고 있느냐와 관계없이 실행되기 어렵습니다. 한반도 문제는 어떤 경우라도 평화적으로 풀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기본 원칙입니다.
북한을 어떻게 정확히 볼 것인가? '기대'와 '관점'이 아니라 객관적 '현실'에 기반해 차분하게 짚어드립니다. 한동안 공개활동이 뜸한 듯했던 김정은 총비서의 딸 김주애가 김정은의 현지지도에 따라다니는 모습이 최근 들어 꾸준히 포착되고 있습니다. 아버지인 김정은과 비슷한 정도로 커버린 김주애가 완전한 성인 복장을 하고 현지 지도에 동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북한은 이런 모습을 매체들을 통해 보도하고 있는데, 조선중앙TV가 보도하는 동영상을 자세히 보면 노동신문이나 조선중앙통신 사진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장면들이 포착되기도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조선중앙TV 동영상에서 포착된 최근 김주애의 모습들을 통해 김주애의 활동 범위와 위상에 대해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러시아 대사와 세 번 포옹한 김주애 김주애가 초보적인 외교행위에 나서고 있다는 관측은 지난해 10월부터 제기됐습니다. 노동당 창건 79주년 경축행사장에 김주애가 김정은과 함께 참석했는데, 김주애가 마체고라 주 북한 러시아 대사와 악수하며 대화하는 모습이 포착된 것입니다. 대단한 얘기를 주고받은 것은 아니라 하더라도 김주애가 북한의 가장 중요한 맹방인 러시아의 대사와 담소를 나눈다는 것은 김주애가 단순히 김정은을 따라다니는 수준이 아니라 김정은으로부터 지도자의 행보를 배워가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지난해 10월 당 창건 79주년 경축행사장에서 마체고라 대사와 대화하는 김주애 그리고 지난달 9일 이번에는 김주애의 공식 외교 행보가 관찰됐습니다. 러시아 전승절 80주년을 맞아 김정은이 북한 주재 러시아대사관을 방문하는 데 김주애가 동행한 것입니다. 김주애는 김정은을 따라다니며 러시아 관계자들과 인사했고 러시아 어린이들의 꽃다발을 받았습니다. 또 무명전사들의 삶을 상징하는 '영원한 불길'이라는 상징물에 꽃바구니를 바칠 때에는 김정은, 마체고라와 함께 맨 앞줄에 나란히 섰습니다. 특히 이날 주목해 볼 장면은 김정은과 김주애가 대사관을 떠날 때였습니다. 마체고라 대사는 대사관 건물 입구까지 나와 김정은 부녀를 환송했는데, 김정은과 한번 포옹을 하며 인사를 한 뒤 김주애에게는 왼쪽, 오른쪽으로 번갈아가며 세 번 포옹하는 인사를 통해 김주애를 배웅했습니다. 세 번씩 포옹하는 인사법은 보통 아시아의 사회주의 지도자들이 친밀감을 표시하기 위해 사용하는 인사법인데, 마체고라 대사가 김주애에게 이런 인사법을 사용한 것입니다. 지금 북한에서 가장 힘 있는 외교사절일 마체고라 러시아 대사가 김주애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냅니다. 러시아 대사관을 찾은 김주애를 마체고라 대사가 세 번 포옹하며 배웅했다. 고위 간부들과 테이블에 함께 앉은 김주애 김주애의 활동 범위와 관련해 주목해 볼 장면은 최근 있었던 북한의 5천 톤급 신형 구축함 진수식에서도 있었습니다. 북한은 지난 4월 25일 5천 톤급 1번 구축함인 '최현함' 진수식을, 지난 12일 5천 톤급 2번 구축함인 '강건함' 진수식을 가졌는데, 두 진수식 영상에서 비교해 볼만한 장면들이 포착됐습니다. 먼저, 지난 4월 25일 진행됐던 '최현함' 진수식. 진수식이 열린 남포조선소에 김정은의 전용열차가 도착하자 조춘룡 당 비서가 진수식 준비가 다 되었음을 보고하기 위해 열차 안으로 들어갑니다. 열차 안에는 김정은이 김주애와 함께 앉아 있었고, 김정은은 조춘룡의 보고를 받은 뒤 김주애와 함께 열차 밖으로 나왔습니다. 지난 4월 25일 남포조선소에 도착한 전용열차. 열차 안에 김정은 부녀가 앉아 있다. 반면, 지난 12일 있었던 '강건함' 진수식. 진수식이 열린 나진조선소에 김정은의 전용열차가 도착하자 역시 조춘룡 당 비서가 진수식 준비가 다 되었음을 보고하기 위해 열차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런데 열차 안에는 김정은 부녀뿐 아니라 간부들도 함께 테이블에 앉아 있었습니다. 김정은의 딸 김주애가 간부들과 함께 테이블에 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하거나 들으면서 나진조선소까지 온 것입니다. 지난 12일 나진조선소에 도착한 전용열차. 열차 안에 김주애가 간부들과 함께 앉아 있다. 예전에도 김주애가 연회장에서 간부들과 테이블에 앉은 적은 있었지만, 밥을 먹는 자리에서 간부들과 함께 앉은 것과 기차 안의 회의 탁자에서 간부들과 함께 앉은 것은 의미가 좀 다릅니다. 행사장으로 가는 열차 안에서 심도 있는 얘기가 오가지는 않았겠지만, 김주애가 간부들과 함께 회의 탁자에 앉아 얘기를 하거나 듣는 단계까지 갔다는 것은 김주애의 활동 범위가 한 단계 더 넓어졌음을 의미합니다. 나진까지 원거리 여행, 전담 부속팀 보좌받는 김주애 지난 12일 나진조선소 '강건함' 진수식에 김주애가 참석한 것은 좀 더 주목해 볼 부분이 있습니다. 나진은 평양과 상당히 먼 곳입니다. 평양과 나진을 연결하는 '평라선'은 한반도에서 가장 긴 철도노선으로 알려져 있는데 편도로 800km 정도나 된다고 합니다. 북한의 철도 사정이 좋지 않은 점을 감안해 보면 평양에서 나진까지 기차로 오는데 꽤 긴 시간이 걸렸을 텐데, 이러한 장거리 여행 뒤 나타난 김주애의 모습은 상당히 세련된 모습이었습니다. 김주애는 하얀색 투피스에 머리에도 한참 신경을 쓴 모양새였는데, 이는 김주애의 의상과 머리, 분장까지 전담해 주는 부속팀이 김정은의 전용열차에 함께 따라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김주애가 평양 근처 행사에 갈 때 잠시 돌봐주는 팀이 있는 정도가 아니라, 김주애의 대외활동을 전적으로 챙겨주는 전담 부속팀이 가동되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나진조선소 '강건 함' 진수식에 참석한 김주애 김주애 후계수업 꾸준히 진행 중 김주애가 김정은의 최종적인 후계자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김주애가 성인이 될 때까지 후계자로서의 자질을 계속 보여줄지, 김정은이 김주애에게 권력을 물려줄 때까지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지 등 지켜봐야 할 여러 변수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드러나고 있는 것을 보면 김주애로의 후계수업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북한을 어떻게 정확히 볼 것인가? '기대'와 '관점'이 아니라 객관적 '현실'에 기반해 차분하게 짚어드립니다. 여야 정권교체가 이뤄지면서 대북전단에 대한 통일부의 입장이 바뀌었습니다. 윤석열 정부 당시에는 "전단 등 살포 문제는 표현의 자유 보장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의 취지를 고려하여 접근하고 있다"라며 전단 살포를 사실상 막을 수 없다는 취지를 보였던 통일부가 전단 살포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며 중지를 강력히 요청한 것입니다. 지난 9일 통일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질문이 나오지도 않았는데 모두 발언에서 전단 살포 문제를 먼저 꺼냈습니다. 통일부 대변인은 "지난 6월 2일 납북자피해가족연합회가 통일부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세 번째로 전단을 살포한 것에 대하여 유감을 표한다"면서 "한반도 상황의 긴장을 조성하고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할 수 있으므로 전단 살포 중지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습니다. 통일부 대변인은 또 "향후 유관기관, 관련 단체 등과 긴밀히 소통하여 재난안전법, 항공안전법 등 실정법상 전단 살포 규제가 준수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가며, 국회의 남북관계발전법 등 개정안 논의에도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납북자단체가 지난 2일 경기도 파주에서 대북전단을 살포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정부의 입장이 왜 갑자기 바뀌었느냐는 질문에 "한반도의 평화로운 분위기 조성과 우리 국민의 생명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전까지는 한반도의 평화로운 분위기 조성과 국민의 생명 안전 검토를 덜 한 것이냐"라는 질문이 나오자, 이 당국자는 준비해 온 다른 답변을 읽었습니다. "정부의 입장과 정책이 진공상태에서 결정된 것은 아니며 환경을 고려하는 것"이라면서 "대한민국이 직면한 대내외 불확실성이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할 수 있고, 이 같은 엄중한 상황과 우리 국민의 안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통일부의 입장을 밝힌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대북전단 놓고 통일부 오락가락 대북전단 살포 문제를 놓고 통일부가 오락가락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2020년 6월 북한 김여정이 대북전단 살포를 비난하는 담화를 내는 등 강력히 반발하자, 통일부는 처음에는 남북교류협력법으로 규제하기 어렵다고 했다가 불과 6일 만에 입장을 바꿔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으로 대북전단을 보낸 단체 대표를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남북교류협력법상의 반출 승인 규정을 위반했다는 것인데 조금 자세히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반출 승인 규정 위반'이란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고 북한에 물건을 보냈다는 뜻입니다. 남북한은 헌법상 하나의 나라이기 때문에 수출, 수입이라는 말 대신 반출, 반입이라는 말을 쓰는데, 북한이라는 특수 지역에 물건을 보내거나 북한으로부터 물건을 들여오려면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합니다. 교역을 하든 인도적 목적의 지원을 하든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대북전단이 이러한 반출 물품의 범주에 해당하고 정부의 승인을 받지 않고 전단을 북한에 보냈으므로 교류협력법 규정 위반이라는 잣대를 들이댔던 것입니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정부의 입장이 6일 만에 왔다갔다한 것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일이었습니다. 같은 해 12월 당시 정부는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일명 '대북전단살포 금지법')을 통과시켰습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2023년 이를 위헌이라고 결정했습니다.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헌재는 접경지역 주민들의 안전은 전단 살포를 일률적으로 금지하지 않더라도 경찰관이 경우에 따라 경고, 제지하거나 사전 신고 및 금지 통고 제도 등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대안이 있는데도 '표현의 자유'를 일괄 금지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취지입니다. 헌재는 또, 국민의 생명, 신체에 위해를 끼치는 것은 북한인데, 위해 유발에 대한 책임을 전단 살포자에게 묻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래서, 통일부도 이번에 입장을 바꿔 전단 살포 규제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면서도 항공안전법과 재난안전법 등 다른 법규를 들고나왔습니다. 항공안전법은 무게 2kg을 넘는 물건을 무단으로 날릴 수 없게 하고 있고, 재난안전법은 자치단체장이 위험지역으로 선포한 곳에 무단으로 출입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데, 이런 규정들을 위반했다는 것입니다. 찬반양론 첨예한 대북전단 대북전단 살포를 놓고는 찬반양론이 존재합니다. 찬성하는 쪽에서는 대북전단을 폐쇄 체제에 갇혀 사는 북한 주민들에게 외부의 정보를 전해주고 자유의 바람을 불어넣는 도구로 생각합니다. 외부 세계와 차단돼 있는 북한 주민들은 바깥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기 힘들기 때문에, 이들에게 외부 정보를 전해주고 외부의 관심(1달러 지폐, 구급약, 마스크 등)을 표명해 줄 수 있는 수단이 전단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전단 살포에 반대하는 쪽에서는 대북전단으로 인해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되고 특히 남북 접경 지역 주민들의 삶이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대북전단으로 긴장이 고조돼 북한이 군사적 위협을 가할 때마다 접경지 주민들의 마음은 조마조마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는 양쪽 모두 나름의 주장이 있기 때문에 어느 쪽의 말이 맞다고 일방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또 대북전단 문제는 워낙 이데올로기적인 편향성이 강해서 어떤 주장이 타당한지 논리적인 토론도 어렵습니다. 사실 관계를 따지기보다는 상대방의 주장은 무조건 배척하고 보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입니다. 한 가지 주목해야 할 부분은 전단 날리는 납북자 가족 (사진=납북자가족모임 제공, 연합뉴스) 다만 여기서는 납북자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관련해 한 가지만 지적하고자 합니다. 대북전단을 보내는 여러 단체가 있지만, 북한에 외부 소식을 전해주기 위해 전단을 보내는 단체와 납치된 가족의 생사 확인 등을 요구하는 납북자단체의 전단은 다르게 볼 부분이 있습니다. 납북자단체는 북한에 가족이 납치된 피해자 단체입니다. 국가의 가장 중요한 존재 이유가 자국민 보호라고 본다면 납치자를 데려오려는 노력은 국가의 중요 우선순위가 되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대한민국 정부는 그러지 못했습니다. 미국은 납치자를 데려오기 위해 전직 대통령들이 나서고, 일본은 납치자 문제가 정부의 우선순위인데, 한국의 경우 국민의 관심도 낮고 정부도 사실상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납치자를 데려오는 것이 물론 어려운 문제이긴 하나, 지금까지 열린 수차례의 남북정상회담에서 우리 정부가 납치자 문제를 주요 의제로 삼았던 적은 없습니다. 이렇게 정부가 자국민 납치 문제를 별로 신경쓰지 않고 있기 때문에 피해자 가족들이 전단 살포를 통해 직접 북한에 생사 확인을 해달라고 나선 것입니다. 납북자 가족들의 대북전단 살포는 사실 북한보다는 납북자 문제에 관심을 갖지 않는 우리 정부에 대한 호소입니다. 대북전단이 남북 간 긴장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므로 중단하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입장은 앞으로 정부가 자국민 납치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제대로 신경을 쓰겠다는 약속과 함께 가야 할 것 같습니다.
북한을 어떻게 정확히 볼 것인가? '기대'와 '관점'이 아니라 객관적 '현실'에 기반해 차분하게 짚어드립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4일 새벽 당선이 확실해진 상황에서 한 연설에서 남북관계에 대한 구상을 밝혔습니다. 이 대통령은 "평화롭고 공존하는 안정된 한반도"를 만들겠다면서, "남북 간에 대화하고 소통하고 공존하면서 서로 협력해서 공존, 공동 번영하는 길을 찾아가겠다"고 말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또,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상책이고,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보다는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안보"라고 강조했습니다. 단절된 남북관계를 복원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입니다. 윤석열 정부에 적대적이었던 북한 북한은 윤석열 정부에 대해 적대적이었습니다. 윤 전 대통령 취임 이후 2개월 만에 김정은 총비서가 직접 '선제타격 시도 시 윤석열 정권은 전멸'할 것이라고 비난한 데 이어, 윤석열 정부의 대북 구상인 '담대한 구상'에 대해서는 '어리석음의 극치'라고 비아냥대기도 했습니다. 또,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았는데, 김여정은 '그 인간 자체가 싫다' '천치바보' 같은 막말을 늘어놓았고, 2023년 5월에는 윤 전 대통령 허수아비 화형식을 했다는 북한 매체의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특히 북한은 윤석열 정부 초기부터 남북관계의 완전 단절을 원하는 듯한 메시지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2022년 8월 김여정은 담화에서 "제발 좀 서로 의식하지 말며 살았으면 하는 것이 간절한 소원이다"라고 밝혔는데, 이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 북한이 남북관계의 완전한 단절을 원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북한은 2023년 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남북관계는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 전쟁 중에 있는 두 교전국 관계로 완전히 고착"됐다며 '적대적 2국가론'을 공식화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남한에서의 정권교체가 남북관계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북한이 극도의 거부감을 가졌던 윤석열 정부가 물러나고 윤석열 정부와는 대북정책 방향이 다른 이재명 정부가 들어선 만큼, 완전한 단절 상태에 처해 있는 남북관계가 다시 개선될 여지가 있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북한은 이번 대선 이틀 뒤인 지난 5일 이재명 대통령 당선 사실을 짧은 두 문장으로 보도했습니다. 북, '진보 세력'에 대해서도 실망 표시 하지만, 북한이 2023년 말부터 내세우고 있는 '적대적 2국가론'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남한에서의 정권교체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의 복원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2023년 말 전원회의에서 북한은 남북관계가 적대적인 교전국 관계로 고착됐다고 주장하면서, 남한 내 보수 세력뿐 아니라 진보 세력에 대해서도 실망감을 표시했습니다. "역대 남조선의 위정자들이 들고 나온 《대북정책》, 《통일정책》들에서 일맥상통하는 하나의 공통점이 있다면 우리의 《정권붕괴》와 《흡수통일》이었으며 지금까지 괴뢰 정권이 10여차나 바뀌었지만 《자유민주주의 체제 하의 통일》 기조는 추호도 변함없이 그대로 이어져 왔다는 것이 그 명백한 산증거이다. 총비서 동지께서는 우리 제도와 정권을 붕괴시키겠다는 괴뢰들의 흉악한 야망은 《민주》를 표방하든, 《보수》의 탈을 썼든 조금도 다를 바 없었다고 하시면서" <2023년 말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보도> "민주를 표방하든 보수의 탈을 썼든"이라는 문구에서 '민주'라는 단어는 문맥상 남한의 진보 세력을 의미합니다. 남한 내 진보 세력이든 보수 세력이든 북한에서 볼 때는 조금도 다를 것이 없었다는 의미인데, 이는 북한이 남한 내 진보 세력에 대해서도 보수 세력만큼이나 실망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또, 이는 북한의 '2국가론'이 진보 보수 정권을 망라한 남한 정권 전반에 대한 북한의 실망에서 나온 것이지, 남한에 어떤 정권이 들어서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북한이 '진보 정권'에 실망한 이유 그렇다면, 북한은 왜 남한의 진보 정권에 대해서도 실망감을 표시했을까요? 사실 진보 정권의 대북 포용 정책도 북한에 부담이 가는 것은 분명합니다. 진보 정권의 포용 정책도 궁극적으로는 교류와 접촉으로 북한을 변화시켜 남북을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통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식량 지원이 급하고 남한의 여타 물자 지원이 달콤했기 때문에 북한은 한때 남한의 손길에 끌려 나왔습니다. 점점 더 남한에서 돈이 들어가면서 잠시 자본주의의 마력에 빠져들기도 했습니다. 보수 정부가 들어서면 남북관계가 경색되기도 했지만, 진보 정부 집권 시 재개될 대북 지원과 북미 협상에서의 남한 활용 가능성 등을 생각하면 남북관계 개선의 여지를 아예 닫아놓을 필요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엄격해지면서 남한에 진보 정부가 집권한다 해도 달라지는 것은 없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문재인 정부 시기 남북관계에 큰 비중을 두는 듯했지만, 일부 인도적 대북 지원은 몰라도 북한 경제발전에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인프라 지원 등은 전혀 가능하지 않았던 것이 단적인 예입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면 유엔의 대북제재는 상수로 존재하는 것이고, 이런 상황에서라면 남한에서 어떤 정부가 집권해도 북한이 얻어갈 것은 별로 없는데, 남북관계의 유지는 한류의 전파로 북한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 입장에서 볼 때 굳이 남북관계를 유지해야 하는지 회의가 들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정권교체 됐다고 북한 대남정책 쉽사리 바뀌지는 않을 듯 북한이 이런 중장기적 고민 끝에 남북관계의 완전한 단절을 결정한 것이라면, 남한에서 진보 정권이 집권한다고 해서 대남정책이 쉽사리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이재명 정부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고 유엔의 대북제재가 유지되는 선상에서 운신할 수 있는 대북정책의 폭은 크지 않습니다. 북한과 러시아의 최근 밀착 또한 북한이 남북관계 개선에 관심을 가질만한 유인을 적게 만듭니다. 급한 대로 필요한 것은 러시아를 통해 얻을 수 있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 보면 남한뿐 아니라 미국과도 관계 개선을 할 필요가 크지 않습니다. 이런 점들을 종합해 본다면, 남한에서의 정권 교체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가 단기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앞으로 5년의 임기를 감안할 때 이재명 정부 임기 동안 남북 간 접촉이 재개될 가능성은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변화를 기대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북한을 어떻게 정확히 볼 것인가? '기대'와 '관점'이 아니라 객관적 '현실'에 기반해 차분하게 짚어드립니다. 북한이 청진조선소에서 새로 만든 5천 톤급 구축함을 진수하다 사고가 난 것이 지난 21일이었던 만큼, 이제 사고가 발생한 지 1주일을 넘어섰습니다. 북한은 사고와 관련이 있는 사람들을 구속했다며 수차례 후속 상황을 전했는데, 구축함의 복구 계획과 관련해서도 개략적인 일정을 제시했습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3일 보도에서 제시한 복구 기간은 대략 보름 정도입니다. 사고 직후 현장을 촬영한 위성사진을 보면 북한 구축함은 배의 윗부분만 부두에 걸친 채 바다에 옆으로 누워 있는데, 북한은 함의 파손 정도가 심각하지 않다면서 복구 일정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습니다. 진수 사고 직후의 북한 구축함, 바다에 누운 구축함에 파란색 방수포가 덮여 있다. 출처: Airbus Defence and Space 먼저 선체 우현이 긁히고 선미(배 아랫부분) 부분으로 일정량의 바닷물이 침수된 만큼 침수격실의 바닷물을 빼내고 함수(배 윗부분) 부분을 바다로 내려보내 함의 균형성을 회복하는 데 2∼3일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균형성을 회복하고 바다에 띄워진 구축함에서 선체의 긁힌 부분을 복구하는 데 10여 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북한은 전망했습니다. 배에 구멍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으니 선체 안으로 들어온 바닷물을 먼저 빼내고 부두에 걸쳐져 있는 함수를 바다로 밀어 넣으면 배가 균형을 잡고 서게 될 것이고, 이후 선체 측면의 긁힌 부분을 보수하면 될 것이라는 게 북한의 예상이었던 것 같습니다. 여전히 누워있는 북한 구축함 하지만, 북한이 복구 일정을 제시한 지난 23일부터 5일이 지난 28일까지도 구축함은 청진조선소에 그대로 누워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북한의 복구 계획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으로 2∼3일 안에 배를 바다에 세운다고 했으므로 이 작업이 마무리됐어야 하는데, 아직도 구축함이 부두에 그대로 누워있는 것입니다. 지난 25일 촬영한 위성사진에서는 좌초된 북한 구축함 위로 하얀색 풍선들로 보이는 것이 있는데, 이는 야간조명을 위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즉, 밤을 새워가며 복구작업에 매진하고 있지만, 북한이 당초 생각한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25일 위성사진. 북한 구축함 위로 하얀색 풍선들이 떠 있다. 출처: MAXAR TECHNOLOGIES 한 수중 인양 전문가는 북한의 당초 계획 자체에 무리가 있었다고 지적합니다. 위성사진을 보면, 함미(배 아랫부분) 부분은 물속에 잠겨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아무리 격실마다 봉인하고 물을 뺀다 하더라도 물을 빼는 작업 자체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또, 함수 부분을 바다로 내려보내 배를 세운다는 계획도 생각처럼 쉽지 않다고 말합니다. 일반적인 측면진수의 경우 좌우 균형을 맞춰 배를 바다로 내려보내면 세워져 있던 배가 약간의 출렁임 뒤 균형을 잡지만, 옆으로 누워버린 북한 구축함의 경우 이미 균형을 잃어버린 상태라서 다시 세우기가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누워버린 상태에서 내려가는 배가 오뚜기처럼 다시 서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얘기입니다. 이 전문가는 지금처럼 누워버린 채 바다에 일부 잠겨있는 북한 구축함을 복구하기 위해서는 일단 육지로 끌어올린 뒤 수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평가했습니다. 그것이 배의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원하는 수리를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이런 수리가 가능하려면, 북한이 누워있는 구축함을 부두로 끌어올릴 수 있는 장비와 능력이 있어야 하고 복구 시간도 충분히 있어야 합니다. 북, 왜 이렇게 서두르나? 상식선에서 생각하더라도 대형 사고로 누워버린 구축함을 복구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북한은 왜 보름 정도의 짧은 기간에 복구를 완료하겠다고 했을까요? 그것은 김정은 총비서가 불같이 화를 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북한이 구축함 진수사고를 처음 보도한 지난 22일 조선중앙통신을 보면, 김정은이 얼마나 화가 났는지를 여실히 알 수 있습니다. 진수식장에서 사고 과정을 지켜본 김정은은 "부주의와 무책임성, 비과학적인 경험주의에 인해 산생된 도저히 있을 수도 없고, 도저히 용납할 수도 없는 심각한 중대사고이며 범죄적 행위로 된다"고 엄중히 평가했고, 이번 사고가 "국가의 존위와 자존심을 한순간에 추락시킨" 사고라면서 "무책임한 과오"에 대해 다음 달 소집되는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취급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부주의' '무책임성' '용납할 수 없는 범죄적 행위' '국가의 존위 추락'이라는 단어들에서 보듯 김정은의 분노가 대단했다고 볼 수 있는데, 정제된 글로 쓰인 기사가 이 정도라면 실제 현장에서의 분위기가 어땠을지는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 아마도 숨도 제대로 못 쉴 정도의 험악한 분위기가 현장을 짓눌렀을 것입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김정은이 다음 달 노동당 전원회의 전까지 무조건 복구를 완료하라고 한 만큼, 북한 간부들에게 구축함 복구의 문제는 거의 생사를 걸어야 하는 문제가 돼버렸습니다. 살기 위해서라면 어떻게든 다음 달까지 원상복구를 선언해야 하는 상황이 돼버린 것입니다. 운명의 25일, 그들은 구축함을 세울 수 있을까 지금 구축함과 관련된 사람들의 관심은 사고가 난 구축함이 향후 제대로 된 군함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느냐가 아닙니다. 일단 겉보기만이라도 그럴싸하게 바다에 다시 띄워 복구를 마무리했다는 보고를 김정은에게 올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통 엔진에 바닷물이 들어가면 사용할 수 없다고 하는데 이런 것도 중요하지 않습니다. 어떻게든 김정은이 제시한 다음 달 전원회의 전까지 성과를 내야 합니다. 북한은 노동당 전원회의를 '6월 하순'에 연다고 공지했습니다. 올해 상반기 사업을 중간평가하고 하반기 사업계획을 논의하는 자리입니다. 정확한 회의 날짜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6월 하순이라고 한 만큼 다음 달 25일 이후쯤 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본다면, 앞으로 25일 안팎의 시간이 남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정은에게 겉보기라도 원상 복구된 구축함을 보여줘야 하는 시간, 여러 사람의 앞날이 달린 운명의 시간이 25일 정도 남은 셈입니다.
북한을 어떻게 정확히 볼 것인가? '기대'와 '관점'이 아니라 객관적 '현실'에 기반해 차분하게 짚어드립니다. 지난달 15일 김일성의 113회 생일을 맞아 북한의 고위 간부들이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김정은 총비서가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는 보도는 없었습니다. 금수산태양궁전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곳으로 북한의 주요 기념일마다 최고지도자가 참배하는 곳이었지만 김정은이 참배를 거른 것입니다. 김정은이 김일성, 김정일의 생일이나 기일 같은 주요 기념일에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거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집권 이후 주요 기념일 참배를 거르지 않던 김정은은 2020년대 들어 참배를 띄엄띄엄 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지난해에도 7월 8일 김일성 사망일이나 12월 17일 김정일 사망일에는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지만, 2월 16일 김정일 생일이나 4월 15일 김일성 생일 때에는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지 않았습니다. 2020년부터 지금까지 김정은의 주요 기념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상황을 정리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현철해 묘소에는 3년 연속 참배 그런데, 김정은이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참배 행사가 생겼습니다. 바로 2022년 5월 사망한 현철해의 기일 참배입니다. 현철해는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3대를 모두 보좌했던 인물로, 특히 김정은으로의 후계체제를 강력히 옹호했던 사람입니다. 북한이 현철해가 사망한 뒤 만든 기록영화(우리식의 다큐멘터리)를 보면, 현철해는 김정일의 후계가 김정은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절대불변의 신념'을 갖고 "무력기관에 장군님(김정일)께 올리는 모든 보고문건을 김정은 동지께 먼저 보고 올려 결론을 받는 사업체계"까지 세워 놓았다고 돼 있습니다. 김정은이 공개석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던 2010년 9월 제3차 당대표자회 당시 김정은은 군 대장 칭호와 함께 새로 생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직에 오르며 김정일의 후계자임을 공식화했는데, 당시 현철해는 김정은의 손을 꼭 잡고 몇 번이나 "이젠 됐습니다, 이젠 됐습니다"라는 말만 반복했다고 합니다. 김정은은 이후 이때를 기억하면서 "남다른 그(현철해)의 모습이 잊혀지지 않는다"고 했는데, 김정은 세습을 지지했던 노간부의 충성에 감화되었던 것 같습니다. 2010년 9월 제3차 당대표자회, 김정은 옆에 현철해가 앉아 있다. 이런 관계로 김정은은 현철해가 사망했을 당시 파격적인 예우를 했습니다. 현철해가 입원한 병원에 몇 번이나 병문안을 가는가 하면, 현철해가 세상을 떠날 것 같다는 소식을 듣고 병원에 찾아가 현철해의 임종을 지켰고, 장례식 날에는 김정은이 직접 현철해의 운구를 하기도 했습니다. 김정은은 현철해 장례식 때 직접 운구를 했다. 그뿐만 아니라, 현철해 사망 1주기인 2023년 5월 북한은 현철해를 위한 대규모 추모대회를 열었고 노동신문 3개 면에 걸쳐 현철해 추모 소식을 전했습니다. 북한이 김일성이나 김정일과 같은 최고지도자가 아닌 사람의 사망일에 대규모 추모식을 연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이례적입니다. 김정은은 2023년, 2024년에 이어 올해도 현철해 기일을 맞아 현철해의 묘소를 찾았습니다. 최고지도자가 부하직원의 기일을 챙긴다는 것도 이례적이지만, 부하직원의 사망 이후 3년 연속 묘소를 참배한 것도 이례적입니다. 아버지인 김정일 사망일 참배는 거르기도 하면서 현철해 사망일 참배는 빼놓지 않고 있는 셈입니다. 현철해 3주기인 올해 현철해 묘소를 찾은 김정은 김정은 참배의 정치학 김정은이 주요 기념일에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거르기 시작한 것은 2020년 4월 제기됐던 건강 이상설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시 김정은에게는 사망설이 나올 정도로 심각한 건강 이상설이 제기됐는데, 이러한 억측의 계기가 됐던 것은 김정은이 2020년 4월 15일 김일성 생일 때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최고지도자가 김일성 생일 때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인식돼 있었고, 집권 이후 김정은이 김일성 생일 참배를 거른 적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김정은이 참배를 하지 않자 무엇인가 이상이 생긴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던 것입니다. 이 당시의 경험은 김정은에게 큰 고민을 안겨주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최고지도자가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할 경우 북한 체제의 불안으로 직결될 가능성이 높은데, 최고지도자가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행사가 꼭 있어야 하는가 하는 고민입니다. 2020년 건강 이상설 이후에도 건강 문제에 대해 많이 고심하는 듯했던 김정은은 이후 의무적으로 해 왔던 주요 기념일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한두 번씩 거르기 시작했습니다. 최고지도자가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했던 행사를 선택적으로 할 수 있는 일로 바꾸어 버림으로써 주요 기념일 의무 공개 활동 부담에서 벗어난 것입니다. 이와는 반대로 현철해에 대한 김정은의 참배는 김정은의 정치적 수요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정은이 현철해에 대한 참배를 3년째 이어가고 있는 것은 자신으로의 권력세습을 강력히 지지해 준 데 대한 감사의 차원도 있겠지만, 현철해에 대한 초특급 예우를 통해 현철해처럼 충성을 다하면 죽어서까지 보답을 받는다는 신호를 간부들에게 주려는 의도가 있다고 봐야 합니다. 고모부(장성택)라 하더라도 반기를 들면 무자비하게 죽임을 당하지만, 김정은에게 충성을 다한다면 죽어서까지 예우를 받는 모범을 통해 간부들의 복종을 이끌어내려는 용인술입니다. 이렇게 본다면 지금 시점에서 김정은에게 필요한 정치적 이득은 아버지(김정일)에 대한 참배보다는 부하직원(현철해)에 대한 참배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북한을 어떻게 정확히 볼 것인가? '기대'와 '관점'이 아니라 객관적 '현실'에 기반해 차분하게 짚어드립니다. 북한이 김정은 집권 이후 대표적 치적으로 선전하고 있는 미래과학자거리의 고층 아파트가 균열로 인해 붕괴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자유아시아 방송이 지난달 24일 보도했습니다. 이 방송은 "평양 미래과학자거리에서 제일 높은 건물인 53층 아파트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면서 "건물이 붕괴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이라고 전했습니다. 아파트 구석구석 벽에 금이 가고 벽체 미장과 타일이 떨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유아시아 방송이 기사에 게재한 사진을 보면, 53층 아파트의 일부로 보이는 건물에 심한 균열이 가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한 '미래과학자거리 53층 아파트 붕괴 우려' 기사 미래과학자거리는 김정은 총비서가 2015년에 건설한 대규모 과학자 주택단지입니다. 대동강 기슭에 현대적인 과학자 거리를 만들겠다며 조성한 곳인데, 그중에서도 53층 아파트는 미래과학자거리의 대표적 건물입니다. 건물 외관부터 특이하게 설계됐고 아파트 꼭대기에는 위성 모양으로 생긴 높이 24미터 무게 40톤의 상징탑이 세워져 있습니다. 북한은 미래과학자거리 준공 당시 53층 아파트 건설을 기념하는 우표를 발행하기도 했습니다. 불과 1년여 만에 만들어진 미래과학자거리 북한은 미래과학자거리 건설 당시 속도를 자랑했습니다. 2015년 2월 김정은의 미래과학자거리 건설현장 시찰 당시 북한은 "6개월 전 착공의 첫 삽을 박은 때로부터 낮과 밤이 따로 없는 총돌격전을 벌여 온 군인건설자들의 힘찬 투쟁에 의하여 방대한 1단계 건설공사가 85% 수준에 도달"했다고 선전했습니다. 김정은은 평양정신, 평양속도가 창조되고 있다고 대만족을 표시했고, 1단계 건설은 같은 해 태양절(4월 15일)까지 2단계 건설은 같은 해 당창건 70돌(10월 10일)까지 무조건 끝내라고 지시했습니다. 그 결과 2015년 11월 진행된 준공식에서 박봉주 당시 총리는 미래과학자거리가 불과 1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만들어졌다고 자랑했습니다. 북한이 2015년 준공한 미래과학자거리 군인들을 동원해 이렇게 '속도'를 강조하는 분위기 속에서 부실공사는 처음부터 예견돼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최고지도자인 김정은이 직접 나서 공사 마감시한을 제시하는 상황이니, 건설현장에서는 건축물의 안전보다는 어떻게든 기한을 맞추는 것이 지상과제였을 것입니다. 북한의 '속도전' 건설 어떻길래? 북한의 건설 속도전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고 있는지는 북한 매체들의 보도만 살펴봐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2012년 6월 평양의 만수대지구 창전거리에 40층이 넘는 고층 아파트 단지가 생겨났습니다. 김일성 출생 100주년을 맞아 새로운 주택단지를 건설하자는 김정일의 유훈에 따라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생겨난 것인데, 북한은 창전거리 준공식에서 새로운 평양속도가 창조되고 있다며 건설속도를 자랑했습니다. "이틀에 한 층, 심지어 30시간에 한 층을 올리는 기적을 창조"했다는 것입니다. 평양 만수대지구 창전거리 준공식 (2012년 6월) 2016년 보도를 보면, 이보다 더 빨라진 속도전 모습이 포착됩니다. 2016년 7월 평양의 여명거리 건설장에서 진행된 축하행사. 이날 행사에서는 70층 건물의 골조공사를 불과 74일 만에 끝냈다는 군인 건설자가 축하를 받았는데, 이 건설자는 "매일 한 층씩 골조를 올렸고 18시간 만에 한 층을 올린 적도 있다"고 자랑스럽게 밝혔습니다. 이렇게 속도전이 강조되다 보니 참사도 빚어집니다. 2014년 5월 평양 평천구역에서는 23층 아파트가 붕괴돼 수백 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사고가 난 아파트는 완공 이전인데도 90여 세대가 입주해 있다 붕괴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북한이 이례적으로 사고 사실을 공개하고 간부들이 유가족들에게 사과하면서 관심의 대상이 됐습니다. 당시 붕괴된 아파트 역시 인민 내무군 건설부대가 속도경쟁을 펼치면서 건설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은 당시 조선중앙통신 보도에서 "공사를 날림식으로 하여 … 엄중한 사고를 빚어냈다"면서 부실공사를 인정했습니다. 북한은 한 간부가 주민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2014년 5월) 북, '속도전' 부작용 모르나? 북한은 속도전의 부작용을 잘 몰라서 속도전을 독려하고 있는 것일까요? 북한도 물론 속도전의 부작용을 알고 있습니다. 김정은도 그래서 가끔씩 건물의 질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정은의 언급을 보면, 김정은은 '공사 속도'와 '건축물의 질 보장' 사이에서 인식의 혼란을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지난해 9월 2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지방발전사업 협의회'를 지도한 소식과 함께 '함주군 지방공업공장 건설장'을 시찰한 소식을 보도했습니다. 김정은은 함주군 지방공업공장 건설장을 현지지도하면서 건축물의 질 보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는데 "건설에서 기본은 질이며 속도일면에 치우쳐 질을 경시하는 요소는 그것이 사소한 것일지라도 우리 당의 지방건설정책에 저해를 주는 해독행위로 된다"고 밝혔습니다. "창조와 건설의 질적 발전을 저해하는 속도위주의 경쟁은 혁명하는 우리 시대의 대중운동과는 무관"하다는 것입니다. 이런 언급으로 보면 김정은이 건설속도보다는 질을 우선하라고 강조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같은 날 보도된 김정은의 다른 언급을 보면 김정은의 진심이 무엇인지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됩니다. 김정은은 '지방발전사업 협의회'에 참석한 자리에서는 "아무리 어렵고 힘이 들어도 현대적인 보건시설 건설을 … 무조건 당해년도에 완공"하는 것이 좋을 것이며 이는 "당과 정부에게 부과하는 제1의 임무"라고 말했습니다. 사실상 속도전을 지시한 것입니다. 한편으로는 건축물의 질을 보장하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건축성과를 빨리 내라고 하는 모순적인 지시를 김정은이 같은 날 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1만 세대씩 찍어내는 살림집 건설 북한은 2021년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평양에 5만 세대 살림집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뒤 매년 1만 세대씩 살림집을 건설해오고 있습니다. 송신·송화지구에 이어 화성지구 1, 2, 3단계에 각각 1만 세대씩 살림집이 건설됐고 지금은 화성지구 4단계 1만 세대 살림집 건설이 진행 중입니다. 매년 봄마다 1만 세대 살림집이 건설됐다는 행사가 떠들썩하게 진행되고 있는데, 연간 계획으로 찍어내듯 만드는 대규모 주택단지들이 건물의 질 보장을 우선시하면서 지어지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화성지구 3단계 1만 세대 살림집 준공식 (지난달 15일) 집권의 치적을 선전하기로는 건설만 한 것이 없습니다. 주민 생활의 질적 향상은 이루기도 어렵거니와 눈에 잘 드러나 보이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대규모 건설은 속사정이야 어떻든 겉보기에는 그럴싸하게 포장하기 쉽습니다. 다만, 김정은이 겉보기용 치적과 속도에 매달릴수록 경제의 속살은 곪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을 어떻게 정확히 볼 것인가? '기대'와 '관점'이 아니라 객관적 '현실'에 기반해 차분하게 짚어드립니다. 북한이 러시아로 파병한 사실을 공식 인정했습니다. 지난달 28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TV 등 매체 보도를 통해서입니다. 이날 노동신문은 1면 기사로, 조선중앙TV는 오전 9시 방송이 시작하자마자 북한군의 파병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북한군 파병 소식을 보도하는 조선중앙TV 북한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가 하루 전인 지난달 27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에 서면입장문을 보내, 쿠르스크 해방 작전이 승리적으로 종결됐으며 작전에 참전한 북한군 부대들이 높은 전투정신과 군사적 기질을 과시했음을 밝혔다고 전했습니다. 러시아가 북한군 파병을 인정한 데 이어 북한도 파병 공식화에 나선 것입니다. 북한은 지난달 29일에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파병 감사 성명을 노동신문에 싣는 등 러시아 파병을 본격적으로 알리고 있습니다. 북한은 지난해 10월부터 러시아 파병을 시작했지만, 지금까지 파병 사실을 밝히지 않아 왔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북한군 사상자가 발생하고 우크라이나 군에게 포로로 잡힌 북한군까지 생겨났지만, 러시아 파병에 대해 일절 언급이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던 북한이 왜 갑자기 파병을 인정하고 나온 것일까요? 북한이 주장하는 파병 논리 보니 이 질문에 답하기 전에 북한이 주장하는 파병의 논리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지난달 28일 북한 매체들의 보도를 보면, 북한이 파병을 결정하게 된 계기는 이렇습니다. 지난해 8월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을 공격해 점령하자, 김정은 위원장은 이 상황이 북러 간에 체결된 '포괄적 전략적동반자관계 조약' 제4조에 해당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합니다. 북러 조약 제4조는 '자동군사개입 조항'으로 "쌍방 중 어느 일방이 … 무력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게 되는 경우 타방은 … 지체없이 자기가 보유하고 있는 모든 수단으로 군사적 및 기타 원조를 제공"하도록 돼 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영토를 공격해 러시아가 무력 침공을 당한 만큼 '자동군사개입 조항'의 발동 여건을 갖췄다는 것이 북한의 주장인 것 같습니다. 이에 따라 김정은은 참전을 결정하고 러시아 측에 통보했습니다. 북한은 참전 과정을 설명하면서 "로씨야 련방(러시아 연방) 경내에서 진행된 공화국 무력의 군사활동은 유엔헌장을 비롯한 국제법과 조로(북러) 사이의 포괄적인 전략적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의 제반 조항과 정신에 전적으로 부합"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침략 당사자 러시아 도와준 것은 정당화될 수 없어 물론, 북한의 주장은 사실과 다릅니다. 먼저, 유엔헌장은 침략전쟁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을 우크라이나가 공격해 무력 침공을 당한 러시아를 도와줬다고 강변하고 있지만, 이번 전쟁은 엄연히 러시아의 침략으로 시작된 전쟁입니다. 따라서, 침략전쟁의 당사자인 러시아를 도와준 것이 정당화될 수는 없습니다. 또, 북한과의 일체의 군사협력은 유엔 안보리 결의안에 의해 금지돼 있습니다. 북한을 도와주든 북한으로부터 도움을 받든 어떤 종류의 군사협력도 해서는 안 됩니다. 따라서 북한이 어떤 이유를 들이대든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은 국제법 위반입니다. 북한은 왜 파병을 인정했을까 북한이 왜 파병을 인정했을까 하는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북한의 파병 논리로 보면 북한군의 파병 목적은 달성됐습니다. 우크라이나에게 공격당한 러시아 영토 쿠르스크 지역을 탈환했기 때문입니다. 무력 침공을 당한 러시아를 도와줬다는 북한의 명분으로 보면, 북한군이 우크라이나 영토로 들어가 추가적인 전투를 벌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종전이 되지 않은 만큼 북한군이 잔류하면서 다른 임무를 부여받게 될지는 모르나, 주요한 전투 임무는 끝난 것으로 보이고 파병은 이제 마무리 수순으로 보입니다. 러시아가 공개한 북한군 전투 모습 파병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면 상황을 한번 정리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북한 국내적으로 전사자 가족들이 생겨났고 부상병들도 곧 귀국할 것이기 때문에 파병 사실을 끝까지 감추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파병 소문이 이미 퍼질 만큼 퍼져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김정은은 평양에 '전투위훈비'를 건립하고 참전용사의 가족들을 특별히 우대하고 보살피기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희생된 군인들의 묘비 앞에 조국과 인민이 안겨주는 영생기원의 꽃송이들이 놓일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국내 정치적으로 전사자와 부상병 가족들을 다독이면서 민심을 수습하겠다는 차원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이렇게 파병을 공식화하는 과정에서 파병의 명분을 대외적으로 주장할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군 포로는? 김정은 러시아 갈까? 북한의 파병 공식화와 함께 추가로 짚어볼 부분을 몇 가지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우크라이나군에 붙잡힌 북한군 포로의 처리 문제입니다. 북한이 공식적인 참전국이 된 만큼 북한이 포로의 송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교전 중에 붙잡힌 포로는 전쟁이 끝나면 본국으로 송환해야 한다는 국제법 규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북한군 포로가 송환될 경우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할 우려가 있는 만큼, 국제법의 예외조항을 활용해 북한군 포로를 우리나라로 데려오려는 노력을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둘째, 김정은이 언제 러시아를 방문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북한군 파병으로 더욱 공고화된 북러 관계로 볼 때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 오는 9일 러시아 전승절을 전후해 김정은이 모스크바를 방문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하지만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이 지난달 28일 "북러 정상의 접촉 계획이 아직 없다"고 밝혔고, 우리 정보당국도 관련 첩보가 입수되지 않고 있다고 밝히고 있어 김정은의 러시아 방문은 좀 더 있다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셋째,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받을 반대급부가 무엇일까 하는 점입니다. 북한이 군대를 파병한 것은 물론 각종 무기까지 지원한 만큼, 러시아로부터 이에 상응하는 대가를 받을 것은 자명합니다. 식량과 원유 같은 것은 물론, 정찰위성 발사에 필요한 기술, 평양 방공망 보강과 관련된 장비와 대공 미사일 등이 지원된 것으로 보이는데, 앞으로도 추가적인 반대급부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로서는 우리 안보에 부담을 주는 첨단 군사기술이나 장비가 북한에 지원되지 않는지 지켜봐야 합니다.
북한을 어떻게 정확히 볼 것인가? '기대'와 '관점'이 아니라 객관적 '현실'에 기반해 차분하게 짚어드립니다. 김정은 총비서의 딸 김주애가 공개석상에 등장하는 횟수가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2025년이 되고 벌써 4개월이나 지났지만, 김주애가 북한 매체들의 보도에 등장한 것은 올해 들어 4번에 불과합니다. 한때는 김정은의 현지지도 때마다 단골손님처럼 등장하기도 했는데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올해 들어 지금까지 김주애가 공개석상에 등장한 것은 다음의 4차례입니다. ▲ 지난해 12월 31일 밤부터 올해 1월 1일 새벽에 걸쳐 진행된 신년 경축공연 관람, ▲ 1월 6일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참관, ▲ 4월 3일 준공을 앞둔 화성지구 3단계 구역 중요봉사시설 운영준비정형 시찰, ▲ 4월 15일 화성지구 3단계 1만 세대 살림집 준공식 참석입니다. 김주애가 공개석상에 등장하는 횟수가 줄어들기도 했지만, 북한 매체 보도를 보면 북한 당국이 김주애를 일부러 적게 노출하려는 듯한 모습도 관찰됩니다. 올해 초 신년 경축공연이나 4월 15일 화성지구 1만 세대 살림집 준공식처럼 김주애가 김정은 바로 옆에 붙어있는 모습이 보도되기도 했지만, 1월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나 4월 3일 중요봉사시설 운영실태 시찰 같은 경우에는 김주애의 모습이 많이 노출되지 않았습니다. 김주애 노출 일부러 줄이려 한 모습 특히, 4월 3일 중요봉사시설 운영실태 시찰 보도의 경우 북한 매체들이 김주애에 대한 노출을 의도적으로 줄이려 한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의 현지지도 사진을 10장 보도했는데, 이 가운데 김주애가 촬영된 사진은 1장에 불과했습니다. 다른 9장의 사진에는 김정은이 혼자 이곳저곳을 돌아보는 모습이 찍혔고, 오직 1장의 사진에서만 김주애가 김정은 옆에 서 있는 모습이 찍힌 것입니다. 화성지구 중요봉사시설 시찰 보도, 10장의 사진 가운데 김주애가 나온 사진(아래)은 1장에 불과했다. 김정은이 실제로 김주애와는 떨어져서 대부분 홀로 시찰을 다닌 것인지, 김정은과 김주애가 같이 있는 사진이 여러 장 있음에도 북한이 1장만을 공개했는지는 모르나, 북한 당국이 김주애 노출을 줄이려 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김주애 동행했지만 보도에서 일부러 누락하기도 과거 사례를 보면, 김주애가 김정은의 현지지도에 동행했지만 북한 매체가 보도에서 일부러 누락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지난해 5월 김정은은 600mm 초대형 방사포의 일제 사격 훈련을 참관했습니다. 18대의 초대형방사포를 일렬로 세워놓고 365km 떨어진 섬 목표를 일제히 타격하는 훈련이었는데, 북한이 공개한 사진 가운데 한 장에서 김주애가 모니터 화면에 비친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김정은과 군 간부들만 나오게 사진을 찍었지만, 뒤쪽에 서 있던 김주애가 모니터 화면에 살짝 비친 것입니다. 김주애가 모니터 화면에 살짝 비친 모습 (지난해 5월) 북한 매체들이 실수로 김주애의 모습을 누락했을 가능성은 없는 만큼, 이는 북한 당국이 의도적으로 김주애의 동행 사실을 감추려 했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김주애의 노출 빈도를 북한 당국이 줄이고 있다는 뜻입니다. 김주애 후계수업에 문제 생긴 것은 아닌 듯 그렇다고 해서, 김주애의 후계수업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된 몇몇 장면들을 보면, 김주애의 위상은 예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8월 신형전술탄도미사일무기체계 인계인수기념식에서는 김여정이 조카인 김주애를 깍듯이 예우하는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김정은이 단상으로 올라간 뒤 김주애가 뒤따라가고 있는데, 김여정이 허리를 살짝 숙인 채 김주애를 안내한 것입니다. 한때 2인자 소리를 들었던 김여정이 이렇게 김주애를 깍듯이 예우하고 있다는 것은 김정은 일가 내에서도 김주애의 위상 정리가 끝났음을 의미합니다. 김정은의 후계자가 김주애라는 것을 김정은 일가에서도 모두 인정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김여정이 허리를 살짝 숙인 채 김주애를 안내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지난해 10월 노동당 창건 79주년 경축행사장에서도 주목할 만한 장면이 포착됐습니다. 김정은과 함께 경축행사에 참가한 김주애는 김정은을 따라 입장하다 마체고라 주북한 러시아 대사와 악수하며 대화했습니다. 김주애가 북한의 주요 외교사절과 악수하며 인사한다는 것은 초보적인 외교 행위까지 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김주애가 후계 수업의 범위를 점진적으로 넓혀가고 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김주애가 마체고라 주북한 러시아 대사와 악수하며 대화하는 모습 (지난해 10월) 지난 15일 화성지구 1만 세대 살림집 준공식에서도 눈여겨볼 만한 김주애의 모습이 있었습니다. 공식 행사가 끝난 뒤 연단에서 내려온 김정은이 준공식장에 나온 평양 시민들의 손을 잡아주고 말을 건네는 등 평양 시민들과의 개별적인 접촉을 이어가고 있었는데, 김정은 뒤편에 서 있던 김주애가 평양 시민의 손을 잡아주고 말을 건네는 모습이 포착된 것입니다. 12살 내지 13살에 불과한 김주애가 주민들을 격려한다는 것은 최고지도자의 행동양식을 상당 부분 배워가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습니다. 김정은을 지속적으로 따라다니면서 아버지의 행동을 흉내 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주애가 김정은 뒤편에서 평양 시민을 격려하고 있다. (지난 15일) 김주애, 후계수업 받고 있지만 수위는 조절 이상의 상황을 종합하면 이렇습니다. 첫째, 김주애의 공개활동 보도가 최근 많이 줄었지만 김주애는 꾸준히 후계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북한 매체 보도에서 김주애가 잘 나오지 않는다고 해서 김주애의 후계자 지위에 이상이 생긴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둘째, 김주애의 노출 빈도가 줄어든 것은 북한 당국의 의도적인 수위 조절 차원으로 보입니다. 그동안의 공개 과정을 통해 김주애가 김정은의 후계자라는 것은 어느 정도 인식된 만큼, 북한 당국은 이제 주민들의 정서를 고려해 완급 조절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리 독재체제지만 어린아이를 벌써부터 데리고 다니면서 후계자로 자리매김하는 데 대해 북한 주민들의 거부감이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국정원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김주애는 노출되는 빈도를 조절해 가면서 당 행사까지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고 지위가 일부 격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김주애가 김정은의 다음 권력을 물려받게 될지 아직 확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현재까지는 김주애로의 후계작업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고 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