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애 기자는 ‘방송’ 담당 연예기자입니다. 어릴 때부터 드라마를 즐겨 봤고 예능을 좋아했습니다. 그리고 TV를 사랑하는 그 마음이 업으로 이어졌습니다. 누구나 즐겨 보는 TV처럼 쉽고 재밌게, 하지만 깊이 있는 연예뉴스를 전하고 싶습니다.
주말에 뭐 볼까?' 주말을 즐겁게 보내는 방법을 스프가 알려드립니다. 아는 맛이 무섭다고 했던가. 5년 만에 시즌2로 돌아온 '열혈사제'가 특유의 유쾌 통쾌한 매력으로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구담즈의 코믹 케미는 더 물이 올랐고, 김남길의 시원시원한 액션은 더 짜릿해졌다. SBS 새 금토드라마 '열혈사제2'(극본 박재범, 연출 박보람)가 지난 8일 첫 방송해 현재 4회까지 방송됐다. '열혈사제2'는 분노조절장애로 성격은 다혈질이지만 따뜻하고 정의감 가득한 신부 김해일(김남길 분)과 구담즈 동료들이 부산으로 떠나 국내 최고의 마약 카르텔과 한판 뜨는 코믹 공조 수사극을 그린다. 시즌1의 신드롬, 그 멤버 그대로 시즌2로 지난 2019년에 방송된 '열혈사제'는 SBS가 '금토드라마'라는 이름으로 처음 편성한 드라마였다. 당시 '열혈사제'는 최고 시청률 24.7%를 기록하며 신드롬을 일으켰고, 드라마에 출연한 모든 배우들이 큰 주목을 받았다. 또 '열혈사제'의 인기는 이후 '모범택시', '원더우먼', '재벌형사' 등 악을 소탕하는 정의로운 주인공의 활약을 담은 SBS 금토드라마만의 색깔을 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열혈사제' 시즌1은 엔딩에 "We Will be Back"이란 문구를 박으며 일찌감치 시즌2를 암시했다. 그래서 시즌2 제작을 바라는 시청자의 염원도 컸다. 하지만 그 약속이 현실화되는 데 무려 5년의 시간이 걸렸다. 돌아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구성원들의 의기투합 의지는 강했다. 시즌1의 '작감배(작가, 감독, 배우)'가 그대로 모여 시리즈의 아이덴티티를 명확하게 낼 수 있도록 했다. 시즌1의 박재범 작가가 다시 시즌2 집필을 맡았고, 시즌1에 공동연출로 참여했던 박보람 감독이 시즌2 메가폰을 잡았다. 특히 주인공 김해일 역의 김남길을 비롯해, 이하늬, 김성균, 고규필, 안창환, 백지원, 전성우 등 '구담즈' 멤버들이 거의 다 시즌2에 합류했다. 여기에 무술, 음악, 미술, 의상, CG 등 환상의 팀워크를 자랑한 드림팀이 다시 뭉쳤다. 이토록 많은 인원이 스케줄을 하나로 맞추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만큼 이들 또한 '열혈사제2'의 제작을 염원했음을 보여준다. '열혈사제2' 제작발표회에서 김남길은 "시즌2를 하면 더 잘되겠다는 믿음보다도, 서로 같이하면 현장에서 행복하고 즐거울 거고, 그 행복감을 시청자분들에게도 전달할 수 있겠단 믿음이 있었다"며 "그래서 시즌2가 제작되길 배우들도 기다렸고, 제작된다는 소식에 다들 한걸음에 달려왔다"라고 말했다. 이하늬는 "시즌제로 가는 게 왜 어려운지, 시즌2를 하려 하니 알겠더라"며 시즌제 제작의 현실적인 어려움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면서 "제작사, 채널, 스태프들, 배우들 모두 '그럼에도 불구하고'가 필요했다. '우리가 시즌2를 하고자 한다, 해야만 한다, 하고 싶다'가 강했다. 그래서 이렇게 뭉칠 수 있었다"라며 모두가 '그럼에도 불구하고'라는 한마음으로 의기투합했다고 밝혔다. 5년 공백기 보이지 않는 완벽 호흡 5년이란 공백기가 있었지만, '열혈사제2' 팀의 호흡은 완벽했다. 오히려 첫 시즌보다 더 좋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처음 만나는 사이에 어쩔 수 없이 생기는 어색한 분위기나 눈치 보는 상황이 이들에게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로 적응 기간 필요 없이 바로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이하늬는 "제가 뭘 던지든 (상대가) 받을 거라는 믿음 안에서 연기하는 게 얼마나 큰 기쁨인지, 다시 한번 느꼈다. 제가 좋은 배우를 만나 연기했다는 걸, 너무 귀한 현장이란 걸, 지난 5년 사이에 제가 이런저런 현장도 경험해 봤기에 아는 거다. 동료들도 그걸 아는 거 같다. 그래서 이 현장에서 정말 최선을 다하고, 충만하게 즐기겠다는 그 마음을 다들 가져온다"라고 배우들의 마음가짐을 대변했다. 또 "보통 드라마에선 4부 정도 찍을 때까진 서로 어색한데, 여기선 1부부터 마치 마지막 회를 찍는 것 같은 케미로 달렸다. 적응 기간이 필요가 없다. 이게 뭔가 다르구나 싶었다"라고 했다. 배우들 간의 찰떡 호흡은 코믹한 장면에서 시너지가 배가 된다. 각자 맡고 있는 캐릭터의 설정, 그걸 연기하는 배우들의 특성까지 서로가 낱낱이 알고 있기 때문에, 대본에 없는 아이디어가 넘치고 애드리브가 난무한다. 배우들끼리 "대본대로 해"라고 농담할 정도로, 촬영장 분위기가 시끌시끌 화기애애하다. 그렇게 장면 장면을 꽉 채우다 보니 '열혈사제2'만의 코믹 매력은 극대화되고, 배우들 또한 즐겁게 촬영에 임할 수 있다. 이하늬는 "우리가 지금 굉장히 달리면서 촬영 중이라 힘들 법도 한데, 다들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 '이럴 수가 있구나' 또 다른 현장의 맛을 맛보고 있다"라며 육체적인 피로감마저 녹여버리는 '열혈사제2' 현장의 매력을 전했다. 기다린 만큼 재밌다... 이유 있는 시청률 1위 '열혈사제2'의 인기 요인은 뭐니 뭐니 해도 가볍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코미디가 강조된 드라마인 만큼 빵빵 터지는 장면들이 많다. 이런 '열혈사제'만의 코미디가 시즌1에서 '병맛', 'B급'이라 불리며 재미를 줬다면, 시즌2에서는 캐릭터 간의 코믹 앙상블이 도드라진다. 김해일-구대영(김성균 분)과 김해일-박경선(이하늬 분), 오요한(고규필 분)-쏭삭(안창환 분), 김수녀(백지원 분)-한신부(전성우 분)가 콤비로 보여주는 코믹 시퀀스가 유쾌한 에너지를 선사한다. 곳곳에 자리 잡아 생각지도 못한 타이밍에 터지는 각종 패러디 장면들 또한 볼거리다. 악을 처단하는 신부 김해일의 액션은 속을 뻥 뚫리게 한다. 마치 '범죄도시' 마동석의 액션에 대한 믿음처럼, 악당한테 당할지도 모른다는 조마조마한 긴장감은 접어두고, 김해일은 무조건 이길 것이라는 기대 속에 시원한 액션 향연이 펼쳐진다. 검고 긴 사제복을 휘날리며 액션의 진수를 보여주는 김해일 역 김남길의 액션은 시즌1보다 강해졌고 화려해졌다. 김남길은 "'열혈사제2'만이 가질 수 있는 유쾌한 것들을 액션에도 녹여내서, 단순하게 빌런들을 응징하는 것만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유쾌하고 통쾌하게 보실 수 있을 것"이라 설명했다. 시즌1과 다른 시즌2만의 신선한 매력을 담당하는 건 아무래도 새롭게 투입된 배우들의 몫이다. '열혈사제2'에는 배우 김형서(가수명 비비), 성준, 서현우가 새롭게 합류했는데, 초반부터 기대 이상으로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김형서는 김해일과 구담즈를 도와 마약 조직을 소탕할 부산 형사 구자영 역을 맡아 자연스러운 사투리 연기 위에 열정적이면서도 MZ의 매력을 지닌 형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성준은 동남아에서 넘어온 마약왕 김홍식 역으로 잔혹한 악마의 포스로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었고, 서현우는 부산 남부지청 마약팀 부장검사 남두헌 역을 맡아 뱀 같은 성격의 욕망 검사로 색다른 악인의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많은 기대 속에 출발한 '열혈사제2'는 첫 회부터 전국 11.9%, 최고 15.4%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1위에 올랐다. 다만 2회 전국 시청률이 10.1%로 주춤해 초반 우려를 낳았지만, 3회 10.7%, 4회 11.2%로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며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1, 2회에서 너무 힘을 줘 다소 과하게 느껴졌던 코믹한 장면들이 3, 4회로 넘어가며 자연스러워졌고, 악인들과의 대립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극에 무게감도 붙었다는 평가다. 사실 '열혈사제2'가 너무 코미디에 치중하다가 자칫 이야기가 너무 가벼워질 수 있다는 우려의 시선이 있었다. 이에 대해 박보람 감독은 "박재범 작가님이 잘하는 게 코미디이기도 하지만 사회 비판, 우리 사회에서 문제 되는 걸 잘 풍자하는 분이다. 그게 대본에 잘 녹아 있어서 그 흐름을 놓치지 않고 잘 녹아내려 했다"라며 "단짠단짠으로, 코미디와 알맹이 있는 이야기가 빠르게 교차돼서 너무 가볍다고 느끼진 않을 거다"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열혈사제2'의 뚜껑을 열어보니, 박 감독의 말이 이해가 된다. '열혈사제2'는 시즌1 때보다 코미디 파이를 더 키워 시청자가 보기에 더 편하고 재밌는 드라마가 됐다. 그렇다고 마냥 웃기기만 한 드라마는 또 아니다. 요즘 한국 사회에 심각한 문제로 떠오른 마약 사건을 큰 줄기로 해서 사회적 이슈들이 툭툭 튀어나온다. 가벼운 마음으로 웃으면서 보다 보면, 생각할 거리들이 묵직하게 한 방을 때린다. '열혈사제' 시리즈의 히어로 김남길은 시즌2 역시 시청률 20%를 넘기면 좋겠다는 바람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물론 5년 전과 달리, 지금의 한국 드라마 시장에서는 시청률 10%만 넘겨도 성공한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그가 시청률 20%를 목표로 하는 이유가 있다. 김남길은 "시청률 20%는 숫자적인 성공보다도, 그만큼 많은 분들이 '이걸 보고 행복해하셨구나' 하는 척도로서 넘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총 12부작으로 제작되는 '열혈사제2'가 4회까지 방영됐다. 과연 김남길의 바람처럼 시청률 20%를 넘길 수 있을지, 시즌1만큼의 신드롬을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디자인 : 채지우
주말에 뭐 볼까?' 주말을 즐겁게 보내는 방법을 스프가 알려드립니다. tvN 주말드라마 '정년이'(극본 최효비, 연출 정지인)의 인기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12일 방송된 첫 화는 시청률 4.8%로 출발했으나, 두 번째 방송이 시청률 8.2%로 두 배가량 치솟았다. 이후 계속 시청률이 오르더니 최신 회차인 6화는 무려 13.4%를 기록하며 첫 화 대비 3배나 뛰었다. 화제성 지표 역시 최상위권이다. 지난 28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한국인이 선호하는 프로그램' 드라마 부문 1위에 올랐고, K-콘텐츠 온라인 경쟁력 분석 기관인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발표한 10월 4주 차 TV-OTT 화제성 조사에서도 '정년이'는 통합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출연자 화제성 부문에서도 '정년이'에 출연하는 김태리가 3주 연속 1위를 수성했고, 2위 신예은, 4위 정은채 등 TOP 4에 세 명의 출연자가 이름을 올렸다.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를 배경으로,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성장을 그린 작품이다. 소리 재능을 타고난 목포 소녀 윤정년 캐릭터로는 배우 김태리가 분한다. '정년이'는 지난 2019년부터 4년간 네이버에서 연재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웹툰의 인기에 힘입어 지난해 '정년이'는 창극으로 만들어져 국립극장 무대에도 올랐다. 웹툰에서 창극으로, 그리고 이번엔 드라마로 확장된 '정년이'가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TV 속에서 펼쳐지는 여성 국극의 매력 '정년이'의 중심 소재인 '여성 국극'이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다. 여성 국극은 1950년대에 실제로 인기를 끌었던 종합공연예술이다. 현대의 뮤지컬처럼 노래, 춤, 연기를 모두 선보이는데, 남역이든 여역이든 모든 역할을 여성 국악인이 소화한다. 드라마 '정년이'는 이런 여성 국극의 매력을 TV 속에 고스란히 담아냈다. '정년이'는 극중극(극 안에서 진행되는 극) 형태로 배우들의 국극 공연을 보여주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지난 3화에 등장한 국극 '춘향전'은 무려 20분간이나 펼쳐졌다. 3화 분량이 총 70분인데 그중 1/3가량을 국극 공연을 보여주는 데 할애한 셈이다. 시청자가 국극의 아름다움에 매료되는 게 곧 '정년이'란 작품에 설득력을 불어넣고 완성도를 높이는 일이라는 걸 아는 제작진의 과감한 선택이다. 또 완벽한 국극 재현에 대한 제작진의 자신감이기도 하다. 실제로 '정년이'에서 선보인 '춘향전', '자명고' 같은 국극 공연은 굉장히 사실적이다. 화려한 무대 연출과 미술, 소품, 분장, 의상 등이 완벽히 구비된 무대 위에서 배우들이 소리를 하고 안무를 소화한다. 국악방송에서나 볼 법한 잘 짜인 전통극이 압축적으로 눈앞에서 펼쳐진다. 이에 '정년이' 시청자는 마치 공연장에서 국극 무대를 바라보는 관객처럼 공연을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그렇게 보다 보면 어느 순간, 배우들의 군무에 빠지고 구성진 소리에 매료된다. 정년이가 국극을 처음 보고 "별천지 같다"고 한 것처럼 말이다. '정년이'가 국극을 '진짜'처럼 구현할 수 있는 건, 배우들의 캐릭터 소화력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이걸 진짜로 한다고?"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분명 '정년이'라는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들인데, 이들이 '국극 배우'로서 선보이는 안무, 소리, 연기 등에는 부족함이 없다. 김태리, 정년이의 시작과 완성 특히 주인공 윤정년으로 완벽하게 거듭난 김태리의 높은 싱크로율은 드라마 '정년이' 성공의 중심이다. 원작 웹툰의 작가들은 영화 '아가씨'에서 김태리가 연기한 숙희 캐릭터를 보고 정년이의 외형, 성격 등을 설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웹툰 '정년이'의 시작점에, 김태리가 모티브로 작용한 것이다. 이 사실을 모르고 웹툰 원작을 봤다는 김태리는 "정년이에게서 내 얼굴과 말투가 읽혔다"며, 캐릭터와 동질감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웹툰 '정년이'의 드라마화가 결정된 후, 윤정년 캐릭터를 김태리가 맡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그리고 실제로 김태리가 연기한 윤정년은 단순히 '싱크로율 몇 프로'로 표현할 차원을 넘어섰다. 김태리로 인해 윤정년은 현실 어딘가에 살아 숨 쉴 것 같은 입체적이고 생동감 가득한 인물로 태어났다. 김태리가 윤정년이고, 윤정년이 곧 김태리였다. 김태리는 목포에서 엄마를 도와 생선을 팔던 시골 소녀가 국극의 신세계에 눈을 뜨고, 꿈을 좇아 무작정 상경하는 윤정년의 서사를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또 윤정년이 매란국극단에 연구생으로 들어가 우여곡절을 겪으며 국극 배우로 성장하는 과정을 다채롭고 섬세한 연기로 그려냈다. 특히 김태리의 연기에서 가장 놀라운 부분은 극에서 윤정년이 하는 '소리'를 모두 대역 없이 직접 소화했다는 점이다. 김태리는 지난 2021년 4월부터 판소리를 배워 3년여간 실력을 갈고닦았다. 비슷하게 흉내내는 수준이 아니라, 진짜 소리꾼이 되기 위해 노력을 퍼부었다. 그런 땀의 결실로 '타고난 소리 천재' 윤정년 캐릭터가 완성됐다. 김태리에게 소리를 지도한 권송희 소리꾼은 "김태리 배우의 소리는 굉장히 카랑카랑하지만 그 안에 파워가 있고 엄청난 가능성이 있었다"라며 "정년이로 변신하고 싶은 욕심, 열정이 너무 느껴졌다. 함께 정년이를 찾아가는 여정의 동반자 같은 느낌이 많이 들었다"라고 설명했다. 목포 출신 정년이의 구수한 사투리를 표현하기 위해, 김태리는 목포로 어학연수(김태리식 표현)를 다녀오기도 했다. '언어는 귀가 트여야 한다'는 생각으로 주 2, 3회씩 목포에 내려갔고, 사투리 선생님에게 전담 코칭을 받으며 모든 대사를 녹음해 입에 붙을 때까지 반복 연습했다고 한다. 이런 각고의 노력으로 김태리는 사투리 억양이 센 윤정년의 말투를 어색하지 않게 표현할 수 있게 됐다. 김태리는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를 좀 더 완벽하게 소화하기 위해 노력을 쏟는 배우로 유명하다. 앞서 김태리는 드라마 '스물다섯 스물하나'의 펜싱 선수 역할을 위해 6개월간 펜싱 훈련에 매진했고, 평소에도 다리에 모래주머니를 차고 다녔다. 영화 '외계+인'의 날렵한 액션신을 위해 따로 기계체조를 배우기도 했다. 이번 '정년이'를 위해서도 김태리는 최선을 다했고, 그 결과 웹툰을 찢고 나온 듯한 생생한 윤정년 캐릭터를 완성할 수 있었다. 이런 김태리를 보며 '정년이'의 정지인 감독은 이런 극찬의 말을 남겼다. "지평선 너머의 예술가를 만났다고 느낄 정도"였다고. 노력으로 캐릭터와 혼연일체 된 배우들 비단 김태리뿐만 아니라, '정년이'에 출연하는 모든 배우들은 저마다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를 100%로 표현해 내기 위해 애썼다. 매란국극단 단장 김소복 역의 라미란은 촬영장에서 배우들이 틈틈이 소리와 춤을 연습하는 광경에 "마치 오디션장 대기실을 보는 것 같았다"고 촬영장 분위기를 귀띔했다. 시골에서 상경한 소리 천재 윤정년과 정반대로, 부잣집에서 태어나 엘리트 코스에 노력을 더해 소리 실력을 쌓은 허영서 캐릭터는 배우 신예은이 연기한다. 신예은도 1년여의 소리 트레이닝을 통해 수준급 실력을 갖췄고, 김태리와 신예은이 주가 되어 부른 '광한루 추천가, 방자부름', '아이고 춘향아, 아이고 서방님', '봄타령, 월매', '사랑가' 등은 드라마 공식 OST 음원으로도 발매됐다. 신예은은 허영서의 얼음장 같은 냉철한 모습부터 매란국극단의 모범 연구생답게 능수능란하게 국극을 소화하는 모습까지 선보이며, 윤정년의 라이벌 역할로 극에 긴장감을 더했다. 매란국극단의 남자 주연을 도맡는 문옥경 역의 정은채는 촬영 전부터 소리, 무용 수업과 액션스쿨을 다니며 연습에 몰두했다. 또 최고의 '국극 왕자'로 불리는 캐릭터에 걸맞게 헤어스타일을 숏컷으로 바꿨고, 6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촬영장 밖에서도 남자 옷을 입으며 남성적인 움직임을 체득하려 노력했다. "스리피스 정장 같은 남성복을 근사하게 소화하고 싶어 어깨 운동도 했다"고 말하는 정은채다. 매란국극단의 여자 주연을 도맡고 춤에 있어서 최고의 실력을 갖춘 서혜랑 역의 김윤혜는 검무와 북춤에 능한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표현하기 위해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무용 연습에 매진했다. 이밖에 홍주란 역 우다비, 백도앵 역 이세영, 서복실 역 정라엘, 진연홍 역 조아영 등 매란국극단 소속의 캐릭터를 소화한 배우들은 연기 외에 노래와 춤까지 익혀야만 했다. 어릴 적 '민요 신동'으로 불렸던 그룹 오마이걸 멤버 승희는 '정년이'에서 박초록 역을 맡아 특기를 살린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그야말로 맞춤 캐스팅이다. 편성 잡음, 그리고 피해 갈 수 없는 원작 훼손 논란 지금은 잘 나가는 '정년이'지만, 방송을 시작하기 전에는 정상 방송이 가능할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 '정년이'는 당초 MBC에서 편성을 받고 제작에 돌입했지만, 도중에 tvN으로 채널이 바뀌었다. 이 과정에서 MBC는 '정년이' 제작사들을 상대로 이의를 제기하고 재산 가압류를 신청하는 등 법적 절차를 밟았다. 첫 방송 전부터 편성 잡음으로 시끄러웠던 '정년이'인데, 막상 작품이 공개된 후로는 배우들의 열연과 높은 완성도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으며 부정적 이슈에 대한 목소리가 쏙 들어간 상태다. '정년이'처럼 원작이 있는 작품은 그와의 비교를 피해 갈 수 없다. 드라마 '정년이'는 캐릭터와 싱크로율 높은 배우들의 활약과 국극의 재현 등에서 평면적인 웹툰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칭찬을 받지만, 원작의 전개와 다른 지점들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원작 웹툰에서 주요하게 다룬 '동성애 코드'를 드라마로 옮겨오는 과정에서 완전히 지웠다는 점이 주요 논쟁거리다. 원작 웹툰에서는 정년이의 1호 팬이자 친구인 권부용이라는 여성 캐릭터가 등장한다. 권부용은 정년이의 국극 배우로서의 성장을 돕는 중요한 인물로, 정년이와 애틋한 사랑의 감정도 나눈다. 하지만 드라마 '정년이'에서는 이 캐릭터 자체가 사라졌다. 웹툰은 독자가 취향대로 작품을 선택할 수 있어 동성애 설정에 비교적 개방적이지만, 불특정한 일반 대중에게 오픈된 드라마라는 매체에서 동성애 설정을 그대로 살리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반대로, 원작 웹툰 팬들에게 주요 캐릭터의 삭제는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이를 두고 드라마 '정년이'의 정지인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각색 과정에서 부용이 사라졌지만 부용이 갖고 있던 정서는 다른 캐릭터에 녹이는 식으로 최대한 살리려 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드라마 '대장금'의 장금(이영애 분)과 금영(홍리나 분)처럼, 정년이와 영서의 관계성을 통해 여성 캐릭터들의 대립과 연대, 성장을 주요하게 담고자 했다고 의도를 전했다. 또 "최종적인 각색 방향은 작품 제목처럼 정년이를 중심으로 주변 인물과 매란국극단 내부의 서사를 끌고 가는 거였다"고 덧붙였다. 원작 웹툰에 있던 동성애 설정을 뺀 대신, 드라마 '정년이'에 새롭게 추가된 이야기들이 있다. 원작에서 문옥경은 윤정년의 롤모델로 비치지만 정작 두 사람의 관계성은 그리 깊지 않은데, 드라마에서는 문옥경이 목포 바닷가 시장에서 소리를 하는 윤정년의 능력을 한눈에 알아보고 먼저 국극 배우로 발굴해 키우려 한다. 윤정년의 어머니 채공선(문소리 분)이 한때 세상을 놀라게 한 천재 소리꾼이란 사실도, 웹툰에서 정년이는 어릴 적부터 어머니의 소리를 들으며 자라 짐작 가능한 영역이지만, 드라마에서 정년이는 매란국극단에 입단한 후에야 어머니의 정체를 알고 큰 충격을 받는다. 이는 정년이가 어머니의 그늘 아래에서 지나치게 예민해지는 영서를 이해하고, 두 사람이 보다 가까워지는 데 중요한 서사로 작용한다. 드라마화되며 원작과 달라진 지점들이 실망스러울 수도, 확장된 서사가 오히려 반갑게 느껴질 수도 있다. 어떻게 느끼든, 그건 시청자의 몫이다. 고로, '정년이'를 본, 혹은 앞으로 이 작품을 볼, 당신의 몫이다. '정년이'는 총 12부작으로, 현재 6부까지 공개됐다. 사진 제공 : tvN, 디자인 : 채지우
'주말에 뭐 볼까?' 주말을 즐겁게 보내는 방법을 스프가 알려드립니다. "저희 아파트 주민분들이 진짜 감사하게도, 제 드라마가 잘 되든 안 되든 늘 봐주세요. 특히 어르신들이 오가다 만나면 꼭 드라마 얘기를 하면서 인사해 주시는데, 이번 '굿파트너'는 반응이 달랐어요. 제게 다가오실 때부터 이미 신이 난 상태로 '잘 보고 있다' 말해 주시더라고요. (웃음) 제가 다 뿌듯했어요. 그만큼 '굿파트너'를 많은 분들이 봐주시고 좋아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고, 행복해요." 배우 장나라는 지난 20일 종영한 SBS 금토드라마 '굿파트너'(극본 최유나, 연출 김가람)를 통해 다시 한번 '믿고 보는 배우'의 이름값을 톡톡히 증명했다. 탄탄한 연기력으로 극 중 베테랑 이혼 전문 변호사 차은경 캐릭터를 생동감 있게 표현하며 드라마의 높은 인기를 견인했다. '굿파트너'는 10%를 훌쩍 뛰어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방영 내내 동시간대 1위, 주간 미니시리즈 1위로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굿파트너'는 이혼이 '천직'인 스타 변호사 차은경과 이혼은 '처음'인 신입 변호사 한유리(남지현 분)의 고군분투와 연대를 담은 휴먼 법정 오피스 드라마다. 베테랑 이혼 변호사인 차은경이 직접 자신의 이혼을 마주하고 나서야 '진짜 이혼'의 의미를 깨닫고 변화하는 과정, 신입 변호사 한유리가 냉철하고 독한 선배 차은경을 만나고 기상천외한 이혼 사건들을 겪으며 '진짜 변호사'로 커가는 성장기, 이런 두 사람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진짜 굿파트너'로 연대해 나가는 이야기가 많은 시청자를 매료시켰다. '굿파트너'의 마지막 방송까지 성공적으로 마친 후 만난 장나라는 모든 공을 파트너 남지현에게 돌렸다. 차은경에게 한유리가 있듯, 자신에게 남지현이 있었다며 진정한 '굿파트너'였다고 치켜세웠다. "남지현 씨는 저에게 정말 '굿파트너'였어요. 이보다 더 좋을 수가 없었죠. 그 친구가 있었기 때문에, 제가 좀 더 자유롭게 캐릭터를 해석할 수 있었어요. 한유리처럼 남지현 본인도, 너무 믿음직스럽고 청렴하고 건강한 느낌이에요. 제가 혼자 지고 가는 게 아니라, 모든 걸 맡기고 자유롭게 놀아보자 생각할 수 있게 만드는 상대라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제가 남지현 씨를 '복댕이(복덩이)'라고 불렀어요. 그런 복댕이가 있으니, 웃음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는 촬영장이었죠. 남지현이란 배우 자체가, 진짜 잘 자란 나무 기둥 같아요. 제가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지만 그 근처에 갈 수 없다는 생각에 힘들어하고 있을 때, 이 친구가 한유리로서 딱 버티고 있어 주니 제가 자유롭게 풀리더라고요. 그래서 차은경으로 이런저런 시도를 할 수 있었어요." 연기 경력이 20년이 넘고 수많은 히트작이 있는 베테랑 배우인데도, 장나라는 '어떻게 해야 연기를 더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 여전히 갑갑함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아무리 이렇게 해보고 저렇게 해봐도, 모르겠더라. 그 고민은 계속 현재진행형이다. 고민한다고 해서 나아질 거 같지도 않은데, 그 고민은 앞으로도 계속 해야 할 거 같다"며 배우로서의 고뇌를 전했다. 그런 끊임없는 고민 끝에 나왔기 때문일까. '굿파트너'에서 장나라의 연기는 단 한 순간의 빈틈도 없었다. 장나라는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베테랑 변호사 차은경의 노련하고 냉철한 모습부터, 남편과 비서의 바람에 처참하게 무너지고 분노를 터뜨리는 모습, 딸에게는 한없이 부족한 엄마라 미안해하면서도 다정함을 잃지 않는 모습까지, 매 장면 공감 가는 연기를 선보였다. 특히 변호사라는 전문직을 능수능란하게 표현하기 위해 많은 준비가 필요했을 텐데, 장나라는 '굿파트너'를 집필한 최유나 작가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굿파트너'는 실제 이혼 전문 변호사인 최유나 변호사가 직접 집필한 드라마로, 현실에 기반한 사실적이고 전문적인 이야기가 많은 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저의 변호사 준비는 작가님이 시켜주셨어요. (웃음) 절 데리고 다니면서 다른 변호사들도 소개해 주셨고, 그렇게 계속 변호사님들을 만나다 보니 자연스럽게 변호사란 옷을 입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작가님 본인이 변호사 일을 하고 계시니, 대본이 너무 친절했어요. 대본 안에 다 담겨 있어서 딱히 물어볼 것이 없었죠. 작가님이 굉장히 열정적인 분이에요. 저희와 계속 소통하며 마치 사용설명서처럼 많은 걸 얘기해 주셨어요. 보통 전문직 관련해 촬영을 하다가 모르거나 궁금한 것들이 생기면, 주변에 물어볼 수 있는 지인들을 수소문하곤 해요. 그런데 이번엔 작가 본인한테 물어보면 되니 편하고 좋았어요. 완벽한 원스텝 시스템이었죠." 변호사 캐릭터를 연기하며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대사량'이었다. 장나라는 '굿파트너' 촬영 초반 대사 실수로 NG를 수차례 내며 스스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제가 대사를 외울 때 굉장히 열심히 해요. 대본 첫 페이지부터 끝까지, 남의 대사까지 다 보며 전체 흐름을 파악하죠. '굿파트너' 대본도 그렇게 많이 보며 대사를 다 외웠다고 생각했는데, 촬영 나가서 초반 2~3일 동안 몸 둘 바를 모르도록 NG를 많이 냈어요. '내가 이렇게 NG를 많이 내던 사람인가' 싶을 정도로, 충격을 받았죠. 그 후로 대본을 더 많이 봤어요. 밥을 먹을 때도 옆에 대본을 뒀고, 뭔가 다른 일을 할 때도 계속 대본을 두고 봤어요. 그랬더니 어느 날부터는 대사가 외워지더라고요." 남들의 이혼 문제를 명쾌하게 정리하던 차은경은 스스로 이혼 소송의 주인공이 된다. 남편 김지상(지승현 분)이 차은경의 비서 최사라(한재이 분)와 바람이 나 차은경에게 이혼을 요구하는 것이다. 자신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김지상의 뻔뻔함과, "사랑은 교통사고 같은 것"이라며 불륜을 정당화하는 최사라의 태도는 시청자의 공분을 샀고, 두 캐릭터를 실감 나게 연기한 배우들도 덩달아 시청자의 욕(?)을 먹었다. 이런 반응에 배우 지승현은 '대국민 사과 영상'을 공개하는 유머러스한 대응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지상이 차은경에게 이혼 소장을 날리고, 적반하장으로 '너 내 방에 CCTV 달았냐'며 따질 때, 정말 너무 싫더라고요. 자신이 잘못해 놓고 어떻게 그런 사고를 할 수 있는지. 이해도 안 갔고, 너무 못 됐다고 생각했어요. 지승현 씨가 너무 연기를 잘했어요. 살신성인으로 자신을 내던져 연기했기 때문에, 김지상에 모두가 공분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그래서 다들 걱정했어요. 상반기에 '고려거란전쟁'이란 드라마에서 양규 장군 캐릭터로 사랑받았던 분인데, 이래도 되나 싶어서요. 근데 본인이 그런 걸 다 내려놓고 연기하더라고요. 막판에 지승현 씨의 '대국민 사과 영상'이 나온 걸 보면서, 참 감사하고, 죄송스럽고, 그랬어요." 장나라가 바람난 남편을 둔 아내 캐릭터를 연기한 건 '굿파트너'가 처음은 아니다. '황후의 품격'의 오써니, 'VIP'의 나정선, '나의 해피엔드'의 서재원 등 공교롭게도 최근 선보인 인기 작품들에서 장나라의 남편들이 외도를 저질렀다. 이를 두고 장나라는 "일부러 그런 걸 골라서 한 건 아니다. 전작과 다르게 할 수 있는 게 있는가를 보며 작품을 고르는데, 공교롭게도 자꾸 불륜이 등장한 것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나라는 연이은 우연에 "불륜 마스터가 될 거 같다"며 웃어 보였다. 작품 안에서는 살벌한 이혼 공방을 펼쳤지만, 실제 장나라는 행복한 신혼생활을 즐기고 있다. 장나라는 지난 2019년 SBS 드라마 'VIP'에서 주연배우로 활약하며 해당 작품에서 촬영감독으로 일했던 지금의 남편을 만나 2022년 결혼했다. 드라마 촬영장에서는 이혼을 두고 총성 없는 전쟁을 펼치는데, 집에 돌아가면 남편이 반갑게 자신을 맞아주는 현실. 장나라는 드라마와 이런 현실 사이에서 느끼는 '괴리감'이 조금은 있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화목한 가정에서 받는 안정감으로 인해 연기를 더 잘 해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촬영장에서는 말도 안 되는 이혼 상황 때문에 배우들끼리도 '어떻게 저러냐', '간통죄가 있어야 한다'며 분노하고 그러는데, 집에 돌아가면 남편이 기쁘게 맞아주니까 '어?' 할 때가 있었어요. 약간 괴리는 분명히 존재했어요. 근데 전 개인적으로, 연기와 생활이 완전히 갈라져야 하는 스타일이고, 제 생활이 재미있고 안정적이어야 연기에 집중을 할 수가 있어요. 제 생활에 우울감이 있거나 어떤 문제가 생기면, 연기할 때도 집중을 못 하죠. 지금의 제 생활이 좋고 잘 지내기 때문에, 연기할 때 안정적으로 연기를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주제가 주제인 만큼, '굿파트너'에는 다양한 이혼 사건들이 등장했다. 장나라는 그 가운데 2회에서 그려졌던 '캠핑장 불륜 사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남편의 바람으로 이혼을 결정한 아내가 양육권과 위자료 20억 원 중, 위자료를 선택하는 에피소드다. 이 에피소드는, 엄마가 돈 때문에 아이를 포기하는 듯 보였지만, 결국에는 엄마가 아이들까지 되찾을 것이라는 베테랑 이혼 변호사 차은경의 현실적인 해석이 놀라움을 선사했다. "이혼은 감성적으로 접근하는 게 아니라 이성적으로 풀어내야 한다는 걸 보여준 에피소드 같아요. 그 에피소드가 이혼 후 아내의 새로 시작하는 삶뿐만 아니라 자녀들의 미래까지 고려하는, 생각지도 못한 방향을 보여줬죠. 이런 해석을 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어요." '굿파트너'는 이혼 변호사들의 활약을 통해 이혼을 다각도로 들여다보며 이혼에 대한 부정적인 편견을 깨는 데 일조했다. 특히 이혼 후의 삶에 대해서도 생각할 거리를 던졌다. 차은경은 자신의 이혼을 겪으며 그 속에 담긴 이혼의 진짜 의미를 깨닫고, 새로운 삶을 위해 그동안 몸담았던 대형 로펌 '대정'에서 독립해 작은 법률사무소 '다시, 봄'을 차린다. 이런 차은경의 새로운 도전은 '굿파트너'가 결국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와 결을 같이 한다. "마지막 회에 인상적인 차은경의 대사가 있어요. '결혼, 비혼, 이혼 그거 다 선택이다. 우리가 잘해야 하는 건 선택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선택을 옳게 만드는 노력이다. 그리고 그 노력을 다했다면, 후회하지 않고 또 다른 선택을 하면 된다. 선택과 책임이 반복되는 거, 그게 인생이 아닐까' 하는 대사예요. 보통의 사람이 갖고 있는 이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저한테도 없지 않아 있었는데, 그 대사를 연기하며, 이게 단지 부정적으로만 볼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결혼이란 게 몇십 년 따로 산 사람들이 같이 사는 거잖아요. 혈육끼리도 힘들 때가 있는데, 그건 기적에 가까운 일이죠. 그런데 최선을 다했는데도 잘 안된다면, 그걸 리셋하고 더 나은 삶은 위해 다른 선택을 하는 용기도 필요하고 그 자체로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굿파트너'를 통해 그런 마음들이 잘 전달되지 않았나 싶어요. 차은경이 차린 '다시, 봄'도, 의뢰인이 힘든 시기를 지나 따뜻한 봄을 빨리 맞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는데, 작가님의 의도가 투영됐다고 생각해요." 장나라는 '굿파트너'를 "감사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심지어 모든 것이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며 "난 땡잡았다"라는 재미있는 표현도 썼다. "너무 감사한 작품이죠. 자랑하고 싶은 게, 현장이 정말 아름다웠어요. 스태프들도 굉장히 성실하고 베테랑들이라 준비를 잘해주셨고, 배우들도 누구 하나 촬영할 때 처지는 경우가 없었어요. 그래서 열 번으로 예정된 세트 촬영이 7~8번 만에 끝나곤 했어요. 저녁 먹기 전에 촬영이 모두 끝나서, 모든 사람의 워라밸이 좋았어요. 그렇게 분위기가 좋으니, 만나면 또 웃을 수 있었죠. 아픈 사람도 없었고요. 남지현, 김준한, 피오 등 동료들도 너무 순한 사람들만 있었어요. 사람들도 좋고, 현장도 아름답고, 시청자분들도 너무 좋게 너그럽게 봐주시고. 저한텐 더할 나위 없이 모든 게 고마운 작품이에요. 저도 열심히 하긴 했지만, 이게 열심히만 한다고 잘 되는 게 아니잖아요? 전 정말 땡잡았어요. (웃음)" '굿파트너'의 흥행과 더불어, 그 속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뽐낸 장나라는 일찌감치 연말 연기대상 시상식의 강력한 대상 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장나라는 대상 욕심은 전혀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제가 상 욕심은 저 멀리 던져 놓은 지 오래됐어요. 그런 것에 욕심을 가지기 시작해 매달리다 보면, 삶이 재미없을 거 같더라고요. 결국 모든 건, 잘 먹고 잘 살고 행복하기 위해 하는 거잖아요? 그런 걸 바라기 시작하면, 제 성격상 너무 그거에 집착할 거 같아서. 삶이 즐겁지 않을 욕심은 멀리하고 생각하지 않으려 해요. 제가 가진 욕심이 있다면, 상보다는 작품이 잘 되고 연기가 좋은 평가를 받는 것, 또 색다르고 재밌는 작품 제안이 들어오면 좋겠다는 욕심, 그런 거예요." 마지막으로 장나라에게 '굿파트너' 시즌2의 가능성에 대해 물었다. "최유나 작가님이 원래 작고 마른 체형이에요. 근데 작품 끝날 때 보니, 거의 없어질 정도더라고요. 제가 태어나서 본 사람 중에 가장 작고 말랐어요. 본업도 병행하고 있으니, 그만큼 힘드셨을 거라 생각해요. 그래서 작가님한테 '시즌2는 안 쓰시냐'고 말을 꺼낼 수가 없었어요. 저야, 시즌2가 한다면 너무 좋죠. 이렇게 좋은 사람들과 또 작업할 수 있다면, 바랄 게 없어요." 사진 : '굿파트너' 스틸컷, 라원문화 제공, 디자인 : 채지우
'주말에 뭐 볼까?' 주말을 즐겁게 보내는 방법을 스프가 알려드립니다. '입소문'의 위력은 대단하다. 드라마나 영화를 홍보하기 위해 거액의 돈을 투자하는 것보다도, 작품을 본 사람들 사이에서 호평의 입소문이 나는 게 작품 흥행에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지난 10일 ENA에서 마지막 10회를 방영한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유어 아너'(극본 김재환, 연출 유종선, 크리에이터 표민수)는 시청자 사이에서 '웰메이드'로 입소문이 나며 제대로 뒷심을 발휘한 드라마다. '유어 아너'의 시청률은 1회 1.7%(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시작해 최종회인 10회가 6.1%로 종영했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이 선정한 TV-OTT 통합 주간 화제성 순위에서도 방송 2주 차부터 내내 상위권에 랭크되며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유어 아너'의 이런 시청률 상승과 화제성 순위가 의미 있는 이유는, 작품 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유어 아너'는 대중과 친숙한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등의 여타 OTT 플랫폼에서 접할 수 없고, 오로지 KT가 운영하는 IPTV인 지니TV와 KT의 유료방송 채널인 ENA에서만 볼 수 있었다. 이에 이 작품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며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도대체 어디서 봐야 하느냐"는 볼멘소리가 나왔고,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어 안달 나게 만드는 작품으로 여겨졌다. '유어 아너'는 동일한 뜻을 가진 제목 'Kvodo(크보도)'라는 이스라엘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드라마 '풀하우스', '그들이 사는 세상', '아이리스2', '프로듀사'의 표민수 감독이 크리에이터를 맡으며 전반적인 기획에 공을 들였고, 드라마 '60일, 지정생존자', '종이달'의 유종선 감독이 연출을 담당했다. '유어 아너' 호평의 중심에는 배우 손현주와 김명민, 두 베테랑 배우들이 있다. 자타공인 '연기의 神(신)'이라 불리며 대중의 인정을 받은 두 배우의 연기 맞대결만으로 '유어 아너'는 봐야 할 명분이 충분한 작품이다. 실제로 두 배우는 '유어 아너'에서 그동안 쌓아온 연기 내공을 유감없이 폭발시키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유어 아너'는 모두에게 존경받는 판사 송판호(손현주 분)의 아들 송호영(김도훈 분)이 범죄조직 보스 김강헌(김명민 분)의 아들 김상현(신예찬 분)을 죽게 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범죄 스릴러다. 판사 송판호는 아들의 살인을 은폐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다가 자신 또한 손에 피를 묻히게 되고, 김강헌은 아들을 죽인 범인을 추적하고 복수하려다가 더 큰 악행을 저지르게 된다. '유어 아너'에 관통하는 주제는 자식을 위해 괴물이 된 두 아버지의 그릇된 부성애다. 그 두 아버지를 연기한 손현주와 김명민은 1분 1초도 눈을 뗄 수 없는 빼어난 연기력으로 때론 애틋하고 절절한, 때론 극단적으로 매정한 부성애의 양면성을 오롯이 그려내며 극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손현주가 '유어 아너'를 선택한 건 재미있고 탄탄한 대본, 감독들과의 미팅에서 좋은 감정을 공유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크게 영향을 끼친 건 매니저의 한마디였다. "제 매니저가 저랑 10년 이상 됐는데, 저한테 '선배는 좀 고생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면 사람들이 선배의 모습을 보고 많이 따라줄 거다'라고 얘기하더라고요. 제가 처음 고생했던 역할이 10여 년 전 '추적자 THE CHASER'인데 그 후로 쉬운 것들은 잘 안 들어왔어요. 이번에도 '얼마나 고생스럽겠어' 하며 '유어 아너'를 선택했는데, 심정적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어요. 그래도 힘든 만큼, 보람도 커요." 반듯한 성품에 명망 높은 판사였던 송판호. 그는 김강헌 회장으로부터 아들을 지켜내기 위해 악행을 이어가야만 하는 딜레마 속에서 두려움, 좌절감, 죄책감 등 다양한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진다. 감춰야 할 게 많아진 송판호의 내적 갈등을 손현주는 붉게 충혈된 눈, 떨리는 얼굴, 멈칫하는 호흡 등 온몸으로 표현해 낸다. 그의 섬세한 연기력은 감탄 밖에 안 나온다.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고민했어요. TV로 보는 시청자는 알아야 하고, 극 안에서 송판호 옆에 있는 사람들은 몰라야 하는 상황, 그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많이 고민했죠. 전형적인 클리셰, 정답이나 공식처럼 보이는 것은 싫었거든요." 배우도 연기를 하는 직업인으로서, 슬픔, 분노, 기쁨 같은 감정을 기술적으로 표현해 낼 수 있다. 하지만 손현주는 다르다. 그는 자신이 연기하는 캐릭터가 처한 상황에 오롯이 집중한다. 그래서 캐릭터가 느끼는 감정을 자신 또한 느끼며, 즉흥적인 연기로 승화시킨다. 손현주가 송판호의 두려움을 실감 나게 연기할 수 있었던 건, 그 역시 같은 두려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전 지금까지 드라마나 영화에 임하며, 캐릭터가 죽을 것 같은 마음을 느끼면 저도 죽을 것 같았고, 무서워 피하고 싶으면 저도 그런 마음이었어요. 배우들이 멋을 내거나 고급스럽게 표현할 수도 있는데, 전 실제로 두렵고 무서워요. 그래서 촬영장에 갈 때,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를 미리 정하지 않고 가요. 어떤 상황에 처한 것인지, 그 공간이나 세트가 어떤지, 주위에 뭐가 있는지, 그런 것만 확인해요. 그래서 모르는 공간이나 지방 촬영이 예정됐다면, 먼저 가서 살펴보기도 해요. 연기를 하면서 '상대 배우가 이렇게 하면 난 이렇게 해야지' 그런 대비를 하거나 연기적인 합을 미리 맞춰둔 적이 없어요. 그 상황에 절 두고, 견디는 거예요. 두려우면 두렵고, 무서우면 무서운 거죠. 그런 감정, 그 바탕만을 생각하고 연기하려 해요. 전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연기할 거 같아요." 캐릭터가 느끼는 감정을 고스란히 연기로 전달하기 위해, 손현주가 배우로서 사용하는 유일한 기술적(?)인 표현법은 눈을 깜박이지 않는 것이다. 송판호의 눈이 충혈된 장면이 많았던 것도, 근본적인 이유를 찾자면 손현주가 눈을 깜박이지 않아서지만, 그렇게 벌겋게 변한 송판호의 눈은 시청자에게 많은 감정을 전달했다. "연기를 하며 언젠가부터 습관적으로 눈을 깜박이려 안 해요. 그게 감정을 흩트린다고 생각해서, 되도록이면 눈을 깜박이지 않으려 노력해요. 그러다 보니 저도 모르게 충혈될 때가 많고, 눈도 아파요. 그게 복잡한 감정 같아요. 눈이 빨개지면, 울고만 싶은 캐릭터의 심정,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할지 막막한 그 감정이 느껴지니까요." 김명민은 2021년 드라마 '로스쿨' 이후 3년 만에 '유어 아너'로 연기에 복귀했다. 지난 3년간 그는 그동안 일하느라 같이 시간을 보내지 못한 가족들과 함께했다. 특히 아들과 많이 소통하며 추억을 남겼다. 그는 가족과 함께 한 그 3년을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너무 좋았던 시간"이라 말한다. 아버지에서 다시 배우로 돌아온 김명민은 '유어 아너'에서 김강헌이라는 또 다른 아버지의 모습을 연기했다. 김강헌은 범죄조직의 우두머리로서 무섭고 위압적인 인물인데, 죽은 아들을 생각하며 슬퍼하거나 사랑스러운 딸을 보며 인자한 미소를 지을 땐 가정적인 아버지의 모습도 보인다. 김명민은 이런 양쪽 감정 모두를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김강헌의 내면적인 건, 저도 아버지고 나이대도 비슷해서 감정 이입이 잘 됐어요. 김강헌 캐릭터를 만들어가며 걱정한 부분은, 외형적인 모습만으로 상대방을 내리누를 수 있는 위압감이 있어야 한다는 거였어요. 손현주 형님은 굉장한 대배우잖아요. 제가 내려찍는 연기를 못해서 괜히 누가 될까 봐, 제가 못해서 형님의 캐릭터가 잘 살지 않을까 봐 걱정했어요. 김강헌이 대사가 많지도 않고, 뭔가를 전달하는 신에서는 외적 포스에만 포커싱을 맞춰요. 영화 '대부'를 레퍼런스 삼아서, 말론 브란도와 알 파치노의 중간 정도의 캐릭터로 잡아보고자 했어요. 그래서 의상도 양복으로 클래식하게 입었고요. 살도 찌웠어요. 쉽게 살이 찌는 체질이 아니라, 매일 밤 햄버거를 먹고 잔 거 같아요. 그러면서 7~8kg을 증량했어요." 김명민은 자신의 본모습을 지우고 온전히 캐릭터에 동화되는 '메소드 연기'로 유명한 배우다. 완벽한 캐릭터 소화를 위해 자신의 몸을 혹사시키면서까지 철저하게 준비하고, 작은 부분 하나도 놓치지 않는 섬세한 설정으로 놀라움을 주곤 한다. 그런데 김명민은 이번 '유어 아너'에서 메소드 연기와 거리를 두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이제 메소드 연기와 멀리하고 싶어요. 지인들에게서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너무 메소드 메소드 하니, 그게 더 힘들어 보인다. 그리고 요샌 쉽게 연기하는 걸 좋아하는 분위기인데, 너무 강압적으로 연기하면 오히려 주변을 힘들게 할 수도 있다'라는 충고였죠. 그래서 이번 작품에선 최대한 메소드랑 상관없이, 김강헌을 편하게 풀어보고자 했어요. 그런 이유로, 솔직히 살을 찌운 이야기도 안 하고 싶었어요. 그런 건 어느 배우나 작품 준비하며 하는 건데, 제가 유독 그런 게 부각되더라고요." '메소드 연기'와 거리를 뒀다고는 하지만, 김명민은 김강헌 회장 그 자체로 완벽히 거듭났다. 조직의 보스이자 한 가정의 가장인 김강헌의 묵직함을 카리스마 있게 잘 그려냈는데, 김명민은 감정을 절제하는 연기에서 어려움을 느꼈다고 한다. "내리누르면서 연기를 해야 했어요. 소리를 지르지 않고, 안으로 슬픔을 숨기고, 남에게 안 보이고. 김강헌으로서 그런 슬픔을 표현하기가 힘들었어요. 차라리 지르고 하는 게 편해요. 집에 돌아가면 제대로 안 하고 온 거 같아 괜히 찝찝하고 그랬죠. 김강헌의 슬픔은 안으로 삼키는 건데, 그런 게 연기하기가 정말 힘들다는 걸 이번에 많이 알게 됐어요." 손현주-김명민 연기 앙상블, 시즌2서 볼 수 있을까? 손현주와 김명민의 연기를 한 프레임에서 볼 수 있다는 것에 시청자는 열광했다. 두 사람의 연기가 가져오는 극강의 긴장감과 몰입감에 "연기 차력쇼를 보는 것 같다"는 반응도 나왔다. 시청자들의 기대만큼, 두 사람도 서로와의 연기 호흡에 대한 기대가 컸다. "김명민 씨를 꼭 만나고 싶었어요. '베토벤 바이러스', '불멸의 이순신' 등 명민 씨가 나오는 작품들을 잘 봤거든요. 명민 씨와 처음 만났지만, 친구 같은, 동료 같은, 저한테 소중한 사람이 한 명 더 늘었어요. 명민 씨와 절 두고 '연기 대결'이라 하던데, 전 대결이 아니라 '같이 가는 거'라 생각해요. 이번 작품을 하며 서로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딱딱한 사람일 줄 알았는데 굉장히 부드럽고 여린 사람이더라고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동생이 생겼어요. 명민 씨와 다시 한번 작품으로 또 만나고 싶어요. 꼭 그렇게 될 거라 생각해요." (손현주) "'유어 아너'에 손현주 형님이 저보다 먼저 캐스팅된 상황이었어요. 표민수 감독님과 손현주, 이 두 사람의 이름을 듣고, 대본도 보지 않았는데 그냥 하고 싶었어요. 현주 형님은 제가 존경하는 배우고, 언젠가 꼭 한 번은 연기해 보고 싶었거든요. 이 기회를 놓치면 다시 기회가 오지 않을 거 같았어요. 그래서 하게 됐는데, 해보니 역시나 '왜 대배우 손현주구나' 알게 됐죠. 현주 형님과의 시너지는 대단했어요. 형님은 모든 걸 받아주는 '산' 같은 존재예요. 언제 뭘 던져도 다 받아주고, 치유해 주고, 아무리 피곤하고 힘들어도 형님을 보면 다 해소가 돼요. 아마 다른 후배들도 다 그렇게 느꼈을 거예요. 정말 대단한 배우예요." (김명민) '유어 아너'에는 손현주, 김명민 외에도 알토란 같은 배우들이 즐비하다. 송판호의 반전 있는 아들 송호영 역의 김도훈, 김강헌의 악랄한 큰아들 김상혁 역의 허남준, 순수한 딸 김은 역의 박세현, 다혈질 아내 마지영 역의 정애연, 믿음직한 오른팔 박창혁 역의 하수호, 폭력조직 부두파 보스 조미연 역의 백주희, 정의로운 장채림 형사 역의 박지연 등 조연들의 구멍 없는 연기력이 극의 몰입감을 끌어올렸다. 배우들의 빈틈없는 연기와 작품에 대한 호평, 시청률과 화제성까지 잡은 '유어 아너'다. 그러다 보니 시즌2 제작에 대한 긍정적인 기류가 돌고 있다. '유어 아너'는 시즌2로 시청자를 만날 수 있을까. 그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칠, 손현주와 김명민의 의견을 물었다. "시즌2는 제가 말씀드릴 게 아니라 조심스럽긴 해요. 김명민 씨와 그런 얘기는 했어요. 만약 진행이 된다면, 최선을 다해서 다시 한번 만들어보자고. 더 보여주고 싶긴 해요. 욕심을 부리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간다면 시즌2도 되지 않을까요? 잘 논의를 해서, 시즌2가 좋은 드라마로 나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이에요. 일단 10부에서 열린 결말로 마감이 되는데, 시즌2로 가게 된다면, '반성'에 대해 이야기했으면 좋겠어요. 송판호는 송판호대로, 김강헌은 김강헌대로, 어떻게 보면 이 사회를 끌고 나가는 역할의 사람들인데 이들이 어떤 반성을 할 것이냐. 그 반성이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보일 것이냐. 그런 걸 시즌2에서 다루면 좋겠어요. 시즌2가 된다면, 저는 또 열심히 하겠죠." (손현주) "시즌2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손현주 형님이 하신다면, 많은 시청자분들이 열렬하게 원하신다면, 저도 하고 싶긴 해요. 하지만 시즌1만 한 시즌2가 없다는 속설이 있어서 걱정도 돼요. 지금의 관심과 반응, 명예로움이 시즌2가 제작되며 희석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요. 미래는 아무도 모르니까, 시즌2 제작을 결정한다는 건 쉽지 않은 작업인 거 같아요." (김명민) 사진 제공 : 스토디오 지니, 디자인 : 채지우
'주말에 뭐 볼까?' 주말을 즐겁게 보내는 방법을 스프가 알려드립니다. 드라마 제작진은 본편을 공개하기 전 대중에게 처음 선보이는 티저 예고에 상당히 신경을 쓴다. 짧은 예고 영상으로 드라마 전체를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 영상을 보고 흥미를 느낀 대중의 실제 본편 시청까지 이어질 수 있으니 당연히 공을 들여 제작할 수밖에 없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이하 '아없숲')는 예고 영상을 굉장히 잘 뽑은 작품이다. 2분 남짓의 짧은 분량인데도 그 안에 응축된 배우들의 연기는 감탄을 자아냈고, 스릴러 장르의 묘미를 임팩트 있게 살려 극에 대한 궁금증을 키우기에 충분했다. 특히 예고 영상을 보고 나면, 지금껏 본 적 없는 배우 고민시의 의외의 모습들이 뇌리에 박힌다. 영화 '마녀'에서 신선한 매력으로 눈길을 사로잡고, 드라마 '오월의 청춘'에서 가슴 저린 아련함을 선사하고, '스위트홈' 시리즈에서 까칠한 소녀의 성장기를 그려내고, 영화 '밀수'에서 통통 튀는 존재감을 드러냈던 고민시가 '아없숲'에서는 또 다른 얼굴을 장착했다. 예고편 속 짙은 메이크업과 화려한 의상으로 겉모습부터 새로운 느낌을 준 고민시는 극의 미스터리함을 살리는 묘한 표정들로 영상을 가득 채웠다. 특히 고민시가 토마토스파게티가 담긴 접시에 머리를 박고 알 수 없는 웃음을 짓는 장면이 주는 압도적인 강렬함은, '아없숲' 본편을 정주행하게끔 만드는 강력한 동기가 됐다. 지난 23일 8부 전편이 공개된 '아없숲'은 무심코 던진 돌에 맞은 개구리처럼, 한여름 찾아온 수상한 손님으로 인해 평온한 일상이 무너지고 걷잡을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스릴러 드라마다. 이 작품은 2000년대 초반과 현재가 교차되며, 모텔 사장 구상준(윤계상 분)과 펜션 사장 전영하(김윤석 분)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고민시는 전영하가 운영하는 펜션의 미스터리한 손님 유성아 역을 소화했다. 고요하고 아름다운 숲속, 영하의 펜션에 어느 한여름, 성아와 어린 남자아이가 손님으로 찾아온다. 다음 날 손님이 떠난 후 영하는 방에 남은 LP판에서 핏자국을 발견하고, 화장실까지 깨끗하게 청소하고 떠난 손님의 행동에 의문을 품는다. 영하는 차량 블랙박스를 통해 그날 펜션에서 나간 건 성아 한 명이었음을 알게 되지만, 의혹을 덮는 선택을 한다. 그로부터 1년 뒤 성아가 다시 펜션에 나타나고 영하의 펜션에 광기 어린 집착을 보인다. 영하는 종잡을 수 없는 살인마 성아의 행동에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성아에 맞선다. '아없숲'에서 유성아란 캐릭터는 초반에는 신비롭고 미스터리한 느낌을 보여주다가, 극이 진행될수록 본성을 드러내며 광기 어린 에너지를 폭발시킨다. 고요한 숲속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킬 수 있는 압도적인 존재감으로, 김윤석이 연기하는 전영하에 맞서 팽팽한 긴장감을 조성한다. 고민시가 기존에 배우로서 갖고 있던 이미지와 연결 짓기 쉽지 않은 캐릭터임에도, 유성아 역할에 고민시가 낙점됐다. '아없숲'은 드라마 '부부의 세계'를 연출한 모완일 감독의 작품이다. 모완일 감독은 고민시와 두 번의 미팅을 진행했는데 찰나의 순간, 고민시에게서 유성아의 느낌을 발견했다고 한다. "제가 대본을 봐도, 이건 제가 선택받을 수 없는 캐릭터라 생각했어요. 솔직히 돼도 문제라고 봤죠. 그 정도로 어렵게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제가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감독님한테 왜 절 선택했는지 여쭤봤어요. 찰나의 포인트에서 제가 유성아 같았대요. 감독님과 두 번째 미팅 때, 제가 새로 산 구두를 신고 갔어요. 보통 미팅에는 캐주얼하게 가는 데, 이상하게 그날따라 그 구두가 너무 신고 싶더라고요. 그때 리딩이 끝나고 인사를 나누는데, 감독님이 '구두가 예쁘다'고 칭찬해 주셨어요. 그래서 제가 '특별한 날만 신는 거예요'라고 말했는데, 그 말을 하기 직전 3초 동안 제가 지은 표정에서 유성아를 느끼셨대요. 정말 관찰력이 뛰어나시더라고요. 저도 모르는 제 표정을 포착하신 거예요." 그렇게 캐스팅이 된 후, 고민시는 자신을 선택해 준 감독과 김윤석, 윤계상, 이정은 등 이 작품을 함께 하는 선배들에게 누가 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밤을 새우며 작품을 준비했다. 유성아 캐릭터를 잡아가며 고민시가 중점을 둔 부분은, 유성아가 왜 종잡을 수 없는 행동을 하는지 납득이 되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유성아는 살인마잖아요. 이 여자가 왜 그런 행동을 하는지, 무엇 때문에 그런 것인지, 납득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전 연기하는 입장에서 캐릭터를 이해해야 하잖아요? 감독님과 작가님께 유성아의 전사에 대해 여쭤보고, 그걸 이해하고 그리려 했어요. 다만 그걸 극에 노골적으로 드러내진 않았죠. 그냥 '미친 여자'처럼 보이고 싶었어요. 유성아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은, 일종의 놀이처럼 생각하기 때문이란 걸 나타내고자 했어요. 마치 놀이를 하듯 그런 (끔찍한) 행동들을 아무렇지 않게 저지른다는 걸, 그런 느낌들이 잘 드러나게 하고 싶었어요." 고민시가 그린 유성아는 단순한 '미친 여자'가 아니다. 이상하고 기괴한데 묘하게 치명적이고, 행동들을 이해할 수는 없는데 계속 궁금증이 남는 캐릭터다. 다만 유성아의 전사가 자세하게 묘사되지 않으니, 후반부로 갈수록 병적인 집착을 보이며 자극적인 행동을 일삼는 유성아의 브레이크 없는 질주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저도 그런 지적을 이해하고, 그건 시청자들의 몫이라 생각해요. 다만 이 드라마가 말하고자 하는 건, 무심코 던진 돌에 맞은 개구리의 이야기라는 거예요. 그래서 살인마에 너무 포커스가 맞춰지지 않았으면 했어요. 살인마에 전사나 서사를 부여해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설득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야 남겨진 피해자의 심리가 잘 보일 테니까요. 전 개인적으로, 약간은 불친절할 수 있는 이 드라마가 그래서 더 매력적이라 느꼈어요. 극 중에 '자극적인 살인마들에 대한 이야기 말고, 남겨진 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는 대사가 있는데, 전 이 작품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게 그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참 좋았어요. 제 캐릭터에는 후회가 없어요. 할 만큼 했고, 모든 걸 걸었으니까요. 제 역할에 대해 호불호가 갈리는 건 상관이 없어요. 다만 이 작품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좀 더 집중해 주시면 좋겠어요." '아없숲'은 미장센이 매력적인 작품이다. 한여름 초록빛 숲속에 자리 잡은 펜션은 평온하고 아름다워 보이기도, 상황과 분위기에 따라 음산해 보이기도 한다. 그 속에 스며드는 미스터리한 인물 유성아는 진한 메이크업과 색감이 화려한 의상으로 캐릭터에 더욱 극적인 효과를 준다. "여러 가지 의상을 준비했는데, 후반부에는 피부가 드러나는 의상을 많이 입으려 했어요. 섹슈얼한 모습을 드러내려 한 의도는 아니었고, 유성아의 몸에 있는 뼈나 근육들이 보여서 더 동물적인 날것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래서 등 라인이 드러나는 의상을 선택했던 게, 액션신에서 등 쪽 척추뼈가 드러나며 좀 더 기괴한 장면이 나온 거 같아요. 그런 식으로 몸을 만들려 노력했고, 체중 감량을 많이 했죠. '스위트홈' 때 47kg까지 만드느라 힘들었는데, 이번엔 43~44kg까지 뺐어요. 근데 힘들다는 생각이 안 들었어요. 이 극에 몰입하고 다음 날 촬영해야 할 장면이 너무 기대되고 설레, 뭔가가 먹고 싶단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극한의 다이어트를 하면 예민해지기 마련인데, 고민시는 '아없숲' 현장에서 좋은 에너지를 받아 오히려 행복한 시간들이었다고 말한다. "부족한 에너지는 현장에서 다 채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어려운 캐릭터지만, 현장에서 받는 에너지가 밥을 먹는 것보다 훨씬 더 배불렀어요. 그 정도로 너무 좋았고 행복했어요. 제가 몸을 내던지며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는 순간들이 아깝지 않았고, 할 수 있으면 뭐든지 더 하고 싶단 생각으로 몸을 던지게 되더라고요." 고민시가 현장에서 행복을 느낀 이유 중 하나는, 대선배 김윤석과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다는 것이었다. 유성아는 김윤석이 연기한 펜션 주인 전영하를 끊임없이 압박하고 도발하며 팽팽한 긴장감을 형성하는 존재다. 고민시는 김윤석에 밀리지 않는 강한 에너지로 극을 휘어잡았다. "제가 언제 존경하는 윤석 선배님을 도발해 볼 수 있겠어요. (웃음) 제가 현장에서 선배님과 호흡했던 대사, 대사 없이 눈빛과 공기를 공유하는 것만으로 저한테 큰 배움이었고 재산이에요. 그런 순간들이 행복하고 즐거워서, 그 현장을 사랑했어요. 선배님이 조언도 많이 해주셨어요. 선배님이 악역을 맡았을 때의 무게감을 전해 주시면서, 악역에도 희로애락이 담기면 좋겠다, 극 중 다수와 겨뤄 외로운 인물인데 그런 점을 포인트로 살려 입체적으로 만들면 좋겠다, 그런 조언들을 많이 해주셨어요." 고민시는 대선배들과 함께 연기하며, 떨거나 크게 긴장하지 않는 타입이라고 밝혔다. 오히려 긍정적인 긴장감으로 순간을 즐긴다고 한다. 이게 가능한 건, 촬영 전날까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지만, 촬영 당일 현장에서는 모든 고민과 걱정을 날리고 딱 그 순간에만 본능적으로 집중하기 때문이다. "촬영 전에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생각하고 가는데, 현장에선 고민한 걸 다 날리고 상대방의 리액션에 따라 본능적으로 맞추려고만 해요. '여기서 이렇게 해야지' 틀을 정해놓고 연기한 건 '마녀' 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어요. 그 이후 작품들은, 현장을 믿고 그 순간에 절 맡겼어요. 저에게 맞는 연기가 뭘까, 어떻게 준비하는 게 좋을까 생각해 봤는데, 현장에 다 맡겼을 때 저도 모르는 표정이 담기고 날것이 나오더라고요. 그게 더 생동감 있게 연기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아없숲'을 통해 새로운 연기에 도전한 고민시는 그 자체만으로 배우로서 큰 성과를 얻었다. 여기에 이 작품이 그녀에게 더 특별한 이유가 있다. 연기적으로 한계를 느끼고 자존감이 무너졌을 때 이 작품을 만났고, 이를 통해 극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2022년쯤, 제가 여러모로 연기에 한계를 느끼고 부딪힌다는 느낌이었어요. 체력적으로도 안 따라주고, '스위트홈'을 촬영하며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던 때예요. 그러다 보니 자존감이 많이 떨어졌었는데, 그때 '아없숲'을 만났어요. '아없숲' 현장에서 여러 가지를 많이 얻었어요. 자신감도 많이 올라왔고요. 저도 몰랐던 저의 새로운 얼굴이 모니터에 담길 때마다, 감사하기도 했어요. 작품마다 '나에게 이 작품이 온 이유가 있겠지' 생각하는데, 이 작품은 제 20대의 마무리이자 30대의 시작인 작품이라, 연기적으로도 작품적으로도 저한테 큰 지표로 남을 거 같아요." 고민시는 영화 '밀수'에서 호흡을 맞췄던 선배 배우들과 여전히 끈끈한 친분을 유지하고 있다. 새로운 작품이 나오면 서로 모니터를 해주고 응원의 목소리를 공유하는 감사한 존재들이다. 그 선배들 중 한 명인 김혜수는 최근 고민시에게 "민시의 시대가 온 거 같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스위트홈3'에 '아없숲'까지 작품이 연달아 공개되고, 동 시기에 tvN '서진이네2'를 통해 예능으로도 시청자를 만나고 있으니 나온 말이다. "언니들이 좋은 말들을 항상 해주세요. 그런 든든한 선배들이 있는 것만으로 너무 감사하고 힘이 돼요. 고민시의 시대요? (웃음) 전 시대는 바뀐다고 생각해요. 찰나의 이벤트처럼, 그동안에 해왔던 일들이 마침 시기가 맞물려 연달아 나오는 것뿐이에요. 이제 촬영했던 건 다 오픈됐고, 또다시 농사를 지어야 해요. 계속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고, 그게 질리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고민시가 새롭게 하고 싶은 도전으로 '로맨스' 연기를 언급했다. 출연작마다 캐릭터에 맞춰 능수능란하게 변신했던 고민시이기에, 로맨스 연기에서는 또 어떤 새로운 얼굴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감이 생긴다. "이제 제가 로맨스를 할 수 있을 때가 오지 않았나 싶어요. 그전까지만 해도, 보여드릴 자신이 없었어요. 제가 가장 어려운 게 사랑 연기와 코미디 연기라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좀 더 제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경험이 쌓이면, 좋은 로맨스물로 인사드리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이젠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사진 제공 : 넷플릭스, 디자인 : 채지우
17일간 전 국민을 TV 앞에서 가슴 졸이며 밤잠 설치게 했던 2024 파리올림픽이 끝났다. 48년 만에 최소 인원인 144명의 선수를 파리에 파견하며 당초 금메달 5개 정도를 목표로 삼았던 대한민국은 기대 이상의 선전 속에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10개를 최종 획득하며 종합 8위라는 '역대급' 성적으로 대회를 마쳤다. 드라마보다 더 극적이었던 태극전사들의 올림픽 활약은 큰 감동을 자아냈다. 또 탁구 신유빈의 먹방이나 펜싱 오상욱의 다리 찢기, 사격 김예지의 킬러 면모 등 소소한 에피소드들이 온라인에서 큰 화제를 모으며 선수 개개인에 대한 글로벌한 관심이 폭발했다. 선수들의 인기는 이들이 과거 출연했던 예능프로그램의 재시청으로 이어졌다. 다섯 살 신유빈이 출연했던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이나 오상욱이 소탈한 일상을 공개했던 MBC ‘나 혼자 산다’, 김제덕이 양궁 신동으로 등장했던 SBS ‘영재발굴단’ 등의 과거 영상을 OTT 웨이브를 통해 역주행 시청하는 현상도 발생했다. 파리올림픽이 종료된 지금은, 올림픽 스타를 섭외하기 위한 방송가의 물밑 전쟁이 한창이다. 파리에서의 영광을 안고 금의환향한 태극전사들을 섭외하기 위해 뉴스뿐만 아니라 방송사별 인기 예능프로그램 제작진들이 열을 올리고 있다. 제작진의 섭외 리스트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린 올림픽 스타는 펜싱 국가대표 선수들이다. 파리올림픽에서 남자 사브르 단체전 금메달을 딴 ‘뉴(NEW) 어펜져스’ 오상욱, 구본길, 박상원, 도경동을 섭외하기 위해 제작진은 발 빠르게 움직였다. 펜싱 종목이 대회 기간 초반에 있어 경기를 마치고 선수들이 한국에 돌아온 시기가 빨랐던 만큼, 올림픽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식기 전에 빨리 촬영해 방송까지 선보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했다. 또 그동안 다양한 예능에서 출중한 예능감을 선보였던 구본길, ‘세계 1위’ 펜싱 실력에 뛰어난 외모로 글로벌 여심을 사로잡은 오상욱을 필두로, 새로운 ‘어펜져스’로 합류해 부담감을 떨치고 놀라운 성적을 거둔 박상원, 도경동에 대한 궁금증 등이 방송 소재로 충분히 매력적이다. ‘뉴 어펜져스’의 완전체 예능 출연 모습은 지난 12일 방송된 SBS ‘동상이몽 시즌2-너는 내 운명’(이하 ‘동상이몽2’)을 통해 처음 공개됐다. ‘동상이몽2’는 구본길이 파리올림픽으로 떠나기 전에 아내 박은주 씨와의 부부 일상을 공개했던 프로그램이라, 구본길을 통해 ‘뉴 어펜져스’의 완전체 출연이 빠르게 이뤄졌다. 이번 ‘동상이몽2’ 방송에는 구본길, 오상욱, 박상원, 도경동의 한국 귀국 현장 모습이 담겼다. 맏형 구본길은 "인기 많으면 형인데 파리에선 상욱이 형(?)만 알아봤다"며 '펜싱 2관왕' 오상욱의 글로벌한 인기를 폭로해 오상욱을 당황케 했다. '결승전 5득점' 도경동은 "한국에 오니 '오상욱과 아이들'에서 조금 바뀌었다"며 수많은 팬과 취재진에 둘러싸인 소감을 재치있게 전해 웃음을 더했다. 또 올림픽 기간 둘째 아들을 출산한 맏형 구본길을 위해 오상욱, 박상원, 도경동이 준비한 선물을 전해 훈훈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뉴 어펜져스’는 오는 22일 방송되는 ENA 예능 ‘현무카세’에도 출연해 올림픽 뒷이야기와 함께 훈련 과정의 어려움, 각자의 개인사 등을 솔직하게 고백할 예정이다. 특히 MC 전현무가 역도 캐스터로서 직접 파리에 가서 올림픽을 경험했기에, 유경험자들만이 나눌 수 있는 새로운 이야기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슈 속 인물들과 깊이 있는 토크를 나누는 콘셉트의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에는 올림픽 스타들의 출연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먼저 14일 방송에 오상욱이 펜싱 국가대표 선수 중 단독으로 출연하고, 불굴의 의지로 한 편의 청춘 드라마를 쓰며 국민들에게 감동의 순간을 안겨준 유도 국가대표팀 6인 허미미, 김하윤, 안바울, 김지수, 이준환, 김민종이 단체로 출연한다. 이후 방송에서도 올림픽 스타들의 출연은 계속된다. 여자 10m 공기 권총 금메달리스트 오예진, 한국 사격 최연소 금메달리스트 반효진, 테슬라 최고경영자 일론 머스크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여자 10m 공기권총 은메달리스트 김예지 등 사격 국가대표 선수들이 ‘큰 자기’ 유재석과 ‘작은 자기’ 조세호를 만난다. 사격 외에 다른 올림픽 스타들의 ‘유퀴즈’ 출연 또한 예정된 것으로 알려져, '유퀴즈'는 당분간 '올림픽 특집' 방송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사상 최초로 올림픽 양궁 5개 전 종목을 석권한 양궁 국가대표팀 김우진, 김제덕, 이우석, 남수현, 임시현, 전훈영은 MBC ‘놀면 뭐하니?’ 출연이 예정돼 있다. 높은 집중력으로 금빛 과녁에 명중하던 이들이 유재석을 비롯한 이이경, 주우재, 이미주 등 ‘놀면 뭐하니?’ 멤버들과 만나 어떤 예능 케미를 보여줄지 기대가 모인다. 이외에도 SBS ‘런닝맨’, MBC ‘라디오스타’, KBS ‘1박2일’, JTBC ‘아는형님’ 등 각 방송사를 대표하는 인기 예능들이 재미와 감동을 모두 끌어낼 수 있는 올림픽 스타들을 섭외하기 위해 치열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밑 경쟁 가운데, 팬들이 강력하게 출연 성사를 바라는 프로그램도 있다. ‘삐약이’ 신유빈의 ‘런닝맨’ 출연이다. 신유빈의 ‘런닝맨’ 사랑은 유명하다. ‘런닝맨’을 좋아해 즐겨 보고, 비행기에 타기 전에 미리 ‘런닝맨’ 영상을 저장해 두고 비행하면서도 챙겨본다는 인터뷰까지 한 적이 있다. 신유빈은 이번 올림픽 사전 인터뷰에서도 “’런닝맨’ 출연 준비돼 있다. 힘도 잘 쓴다”며 출연 바람까지 전했다. 이에 신유빈의 ‘런닝맨’ 출연이 정말 성사될지 또한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올림픽 스타들의 예능프로그램 출연은 그들이 메달을 따기까지 얼마나 힘든 과정을 겪었는지, 어떤 노력을 쏟았는지, 경기만 보고서는 알 수 없었던 그 뒷이야기를 들을 좋은 기회다. 또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선수나 종목에 대한 관심도 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의 출연을 지나치게 가볍게 다루거나, 반대로 너무 무겁고 상투적으로 활용한다면 오히려 시청자의 반감을 얻을 수도 있다. 앞선 2021 도쿄올림픽, 2023 항저우아시안게임 등 스포츠 빅이벤트 때도 크게 주목받은 스포츠 스타들이 대회 이후 쏟아지는 러브콜 속에 많은 예능에 출연했다. 스포츠 스타들의 예능 나들이는 시의성 있는 당연한 흐름이긴 했으나, 지나친 출연으로 인한 반복된 토크는 오히려 시청자에게 식상함과 기시감을 준다는 지적도 있었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올림픽에 출전해 대한민국의 이름을 걸고 힘겹게 메달까지 따온 올림픽 스타들이다. 이들의 예능 출연이 감동적인 올림픽 서사에 방점을 찍을 기회이길, 선수들과 응원한 시청자 모두에게 2024년 뜨거웠던 파리올림픽을 기념하는 좋은 추억으로 남길 바란다. 사진 제공 : SBS, tvN
"전 SBS가 은인이라 생각해요. SBS 만세입니다!" 배우 장나라는 최근 SBS 금토드라마 '굿파트너' 제작발표회에서 "SBS 만세"를 외쳤다. 그가 SBS를 '은인'이라 치켜세운 이유는, SBS 드라마를 촬영하며 운명의 배우자를 만났기 때문이다. 장나라는 지난 2019년 SBS 드라마 'VIP'에서 주연배우로 활약하며 해당 작품에서 촬영감독으로 일했던 지금의 남편을 만나 2022년 결혼했다. 이에 장나라는 "제가 'VIP'를 통해 새로운 스타일의 연기도 해봤고, 정말 좋은 감독님과 팀을 만났다. 거기다 시집까지 갔다"며 연기 변신에 남편까지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준 SBS에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행복한 신혼 생활을 보내던 'SBS의 며느리' 장나라가 결혼 후 처음으로 선택한 작품은 '시댁' SBS의 금토드라마 '굿파트너'다. '굿파트너'는 이혼이 '천직'인 스타 변호사 차은경(장나라 분)과 이혼은 '처음'인 신입 변호사 한유리(남지현 분)의 차갑고 뜨거운 휴먼 법정 오피스 드라마다. 실제로는 알콩달콩 신혼을 만끽하고 있는 장나라가 피 튀기는 이혼 전쟁을 진두지휘하는 베테랑 이혼 변호사를 연기한다니, 현실과의 괴리감이 상당하다. 이는 장나라도 인정하는 바다. 장나라는 '굿파트너' 대본을 같이 본 남편이 출연을 적극 추천했다는 캐스팅 비하인드를 전하면서도, 실제 자신과 이혼은 "괴리가 크다"라고 말했다. 그는 "연기하면서 (극 중 이혼을 맞닥뜨린 인물들을 보고) 감정 이입이 되면 정말 슬프기도 하고, 억울한 에피소드에서는 '이럴 거면 결혼하지 말지' 생각한다. 그런데 촬영을 끝내고 집에 들어가면, 남편이 반갑게 맞아준다. 그렇게 (연기와 실제가) 괴리가 엄청 크더라"고 현실과 드라마 연기의 차이를 인정했다. 배우가 실제 자신의 성격이나 처한 상황과 전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는 건 흔한 일이다. 다만, 그 차이를 시청자가 느껴 극 몰입에 방해가 되거나 현실과 동떨어져 보인다면, 그건 배우의 부족한 연기력 때문이다. 장나라는 차은경이 실제의 자신과 괴리감이 큰 캐릭터라도, 어색한 느낌이 전혀 나지 않게 완벽한 소화력을 보여주고 있다. 17년 차 이혼 전문 변호사 차은경은 소속 법인에 가장 큰돈을 벌어다 주는 유능한 변호사다. 이혼 소송에서 의뢰인이 어떻게든 유리한 결과를 얻어낼 수 있도록 집요하게 파고든다. 똑 부러지고 냉철한 차은경은 모두가 우러러보는 변호사이지만, 그 찔러도 피 한 방울 날 것 같지 않은 지나친 냉정함과 직설적인 화법이 또 함부로 다가갈 수 없는 사람이기도 하다. 장나라는 베테랑 변호사 차은경의 완벽함을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연기로 표현해 낸다. '굿파트너'는 현직 이혼 전문 변호사인 최유나 변호사가 직접 집필을 맡은 작품인 만큼, 매회 공감력 높고 현실에 있을법한 이혼 에피소드가 등장한다.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완성된 현실보다 더 현실 같은 사연들, 유쾌한 웃음 속 진한 여운을 안기는 메시지가 속도감 있는 전개로 펼쳐져 시청자를 끌어당기는 데 성공했다. 이에 '굿파트너'는 무서운 상승세로 지난 7월 26일 방송된 5회 시청률이 수도권 가구 기준 최고 16.8%를 돌파하며 동시간대 1위, 주간 미니시리즈 1위 자리를 차지했다. 부부가 이혼에 이르게 된 사연이 나오고 이혼 소송에서 유책 관계를 따지다 보니, '굿파트너'의 소재가 자극적일 수밖에 없다. 5회까지 방송되는데 벌써 불륜 커플이 3커플이나 등장, 마치 '사랑과 전쟁' 같다는 느낌도 받는다. 이혼 변호사들이 의뢰인의 이혼 소송을 어떻게 전략적으로 대응하는지, 겪어보지 않으면 몰랐을 이야기를 지켜보는 '마라맛' 재미도 있다. 이렇게 소재가 소재인지라 어쩔 수 없이 등장하는 드라마의 자극적인 지점을 상쇄시키는 건, 장나라가 연기하는 차은경의 묵직함이다. 차은경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이혼 변호사들의 유기적인 관계성이 드라마의 재미를 더한다. 신입 변호사 한유리와의 갈등과 연대, 후배 변호사 정우진(김준한 분)의 존경과 짝사랑 사이의 그 어떤 지점이 주는 묘한 설렘 등이 입체적으로 펼쳐진다. 장나라는 극의 중심을 잡으면서도, 동시에 차은경의 인간적인 매력들도 자연스럽게 터뜨린다. '굿파트너'는 다양한 이혼 에피소드를 그려내면서, 가장 큰 줄기로 주인공 차은경 본인의 이혼을 중심에 세워뒀다. 장나라의 연기 중 가장 인상적인 게 바로, 그 차은경이 이혼을 대하는 과정과 심경 변화다. 이혼 변호사로서 흐트러짐 없는 모습을 보여왔던 차은경이지만, 흔들릴 수밖에 없는 문제가 터지고 만다. 남들의 이혼 문제를 앞장서서 해결해 주며 "이혼은 내가 최고"라고 자신만만하던 차은경 자신이 이혼 소송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내연 관계인 남편 김지상(지승현 분)과 차은경의 비서 최사라(한재이 분)가 오히려 뻔뻔하게 이혼을 요구하자, 차은경은 그들을 상대로 '가장 완벽한 이혼쇼'를 계획한다. 차은경은 두 사람의 외도를 알고서도 처음에는 티를 내지 않고, 가정을 유지하려 한다. "10년째 내 일 처리하는 손에 맞는 비서와, 13년째 내 아이 케어하는 애아빠랑 한꺼번에 다 내보내고. 내 한 달 수입도 안 되는 2천만 원 그깟 위자료 받아 챙기는 게 맞아?"라며 "회사랑 집이 잘 굴러가려면 걔네들 필요해"라고 이성을 앞세워 감정을 꾹꾹 눌러 담는다. 하지만 두 사람이 살갑게 같이 있는 모습을 직접 목격한 후, 차은경은 이혼을 결심하고 제대로 칼을 빼 든다. 차은경이 자신의 이혼 문제에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차분하게 대응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혼자 있을 땐 억눌렸던 감정이 터지고 만다. 장나라는 차은경이 참고 참았던 분노, 슬픔, 억울함 등 다양한 감정을 순식간에 분출하며 차은경의 울분을 고스란히 시청자가 느끼게 한다. 특히 '굿파트너' 4회에서 이혼 소장을 받은 김지상이 전화로 따지며 "당신 질린다"고 독설을 내뱉자, 참았던 눈물을 터뜨리고 마는 차은경의 북받친 모습은 가슴을 아리게 했다. 그마저 휴지를 뽑아 얼른 닦아내는 장나라의 섬세한 연기 시퀀스는 감탄을 자아냈다. 장나라가 바람난 남편을 둔 아내 캐릭터를 연기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황후의 품격'의 오써니, 'VIP'의 나정선, '나의 해피엔드'의 서재원 등 공교롭게도 최근 선보인 인기 작품들에서 남편의 외도라는 설정들이 등장했다. 하지만 장나라는 비슷한(?) 아픔을 느낀 캐릭터들을 연이어 연기하면서도, 저마다 다른 매력으로 표현해 내며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굿파트너'는 이혼 변호사들의 고군분투를 그리며, 이혼 자체의 기능적인 면들도 조명한다. 술에 취하면 폭력을 행사하는 남편에게 수십 년째 시달리면서도 결혼을 앞둔 딸을 위해 이혼을 주저하는 아내의 에피소드, 반대로 수십 년간 이어진 남편의 잦은 바람에 이혼을 간절히 원하나 법적으로 이혼 성립이 안 돼 좌절하는 아내의 에피소드, 이 상반된 두 가지 에피소드만 보더라도, 이혼 제도의 필요성과 허점을 어렴풋하게나마 목도한다. 요즘 이혼은 더 이상 흠이 아니라고 하나 여전히 이혼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이 존재하는데, '굿파트너'는 이혼에 대해 다각도로 생각해 볼 기회를 던진다. '굿파트너' 속 차은경은 법률 상담 방송에서 이렇게 말한다. "배우자의 외도,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입니다. 부디 평정심을 잃지 마시고, 고통의 터널을 잘 빠져나오시기 바랍니다." 감정에 휩쓸려 역으로 책잡힐 짓을 하지 말고, 이성적으로 행동해 성공적인 이혼에 이르라는 조언이다. 이는 남편의 외도로 이혼 소송을 진행하게 된 차은경 스스로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다. '굿파트너'는 차은경의 이혼이라는 굵직한 기둥에 매회 등장하는 다양한 이혼 에피소드를 가지로 붙여, 하나의 꽉 찬 이야기 나무를 만든다. 이혼을 하게 된 이혼 변호사 차은경의 이성과 감성이 충돌하는 복합적인 상황에 대한 공감과, 이를 입체적으로 표현하는 장나라의 연기를 보는 재미가 있다. '굿파트너'의 작가 최유나 변호사는 "장나라의 연기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은경을 자칫 '센캐'로만 표현할 수도 있는데, 상황에 따라 때로는 차갑고 무심하게, 때로는 코믹하게 캐릭터를 입체적으로 잘 표현해 줘 드라마가 훨씬 더 재밌어졌다"라고 칭찬했다. 이어 "수천 건의 이혼 사건을 다룬 17년 차 이혼 변호사도 자기 일에 있어서는 마냥 이성적일 수만은 없다. 은경이 변호사로서의 이성적인 모습과 배우자에게 상처받은 사람으로서 폭발하는 감정적인 모습 중 무엇을 우선으로 택할지 지켜봐 주시면 좋을 것"이라고 앞으로의 관전 포인트를 귀띔했다. '굿파트너' 속 장나라의 연기가 계속 기대되는 이유다. 한편 2024 파리 올림픽 중계로 인해 '굿파트너'는 5회까지만 방영되고 현재 방송이 중단된 상태로, 오는 8월 16일 방송이 재개된다. 디자인 : 채지우
장르물을 좋아하는 시청자 중 상당수는 드라마 방영이 모두 끝나기를 기다린 후, 주말이나 시간이 여유로울 때 첫 회부터 마지막 회까지 몰아서 정주행하는 것을 즐긴다. 다음 전개가 어떻게 되는지, 누가 범인인지, 미치도록 궁금한데 다음 방송까지 일주일이나 기다려야 하는 건 굉장히 곤혹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여기, 최근 종영한 따끈따끈 재밌는 장르물이 하나 있다. 지난 6일 총 14부작으로 방송을 끝마친 SBS 드라마 '커넥션'(극본 이현, 연출 김문교)이다. 날은 더운데 비까지 와서 후덥지근한 날씨를 피해 집에서 혹은 휴가지에서 '시간 순삭'시킬 만한 드라마를 찾는다면, 한 번에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할 수 있는 '커넥션'을 추천한다. '커넥션'은 1회 5.7%(이하 닐슨코리아 집계 전국 기준)의 비교적 낮은 시청률로 시작해, 마지막 14회에서 14.2%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다. 중간에 새로운 시청자가 유입되기 어려운 수사 장르물인데도 불구하고 매회 시청률이 상승 곡선을 그린 것만 봐도, 이 드라마가 시청자 사이에서 얼마나 재미있다는 입소문을 탔는지 짐작 가능하다. '커넥션'은 누군가에 의해 마약에 강제로 중독된 마약팀 에이스 형사가 변질된 우정, 그 커넥션의 전말을 밝혀내려 고군분투하는 드라마다. 마약에 중독된 마약팀 형사, 주인공 장재경 역으로는 배우 지성이 활약했다. 지성이 지성했다 지성은 이미 '믿고 보는 배우'라 불릴 만큼, 연기력을 인정받는 배우 중 하나다. 지난 20여 년간 지켜봐 온 그의 배우로서의 능력을 알기에, 당연히 '커넥션'에서도 훌륭히 캐릭터를 소화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런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커넥션'은 지성의 신들린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가 쏠쏠한 드라마다. 마약범을 잡아야 하는 형사가 마약에 중독됐다는, 이 역설적인 설정은 지성의 연기로 모든 게 설득된다. 지성은 베테랑 마약팀 형사로서 결연하고 빈틈없는 모습을 보여줌과 동시에, '레몬뽕'이란 신종 마약에 중독돼 금단 증상에 시달리는 모습을 처절하고 섬세하게 표현해 감탄을 자아낸다. 강한 카리스마로 범죄자들 앞에서 호령하는 형사이자, 충혈된 눈으로 혼이 빠진 듯 행동하다가 맹수같이 약에 달려드는 극단적인 마약 중독자이기도 한, 장재경의 양면성을 표현한 지성의 소름 끼치는 연기에 박수가 절로 나온다. 연출을 맡은 김문교 감독도 현장에서 지성의 연기를 보며 소름 끼친 순간들이 많았다고 한다. 김 감독은 지성의 연기가 완벽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열정'에서 찾았다. 김 감독은 "지성이란 배우를 더 존경하고 좋아하는 부분들은 OK 컷들보다 수많은 NG 컷들에 있다. 지성 배우는 엄청난 베테랑이고 관록 넘치는 업계 선배지만, 동시에 아이 같은 순수함과 열정이 있다.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장면에 접근하고 시도해 보고, 그 수많은 시행착오를 공유해 주고 토론하고 발전시켜 나가고 그 과정에서 누구의 조언도 허투루 듣지 않는다. 결국 너무 뛰어난 결과물을 도출해 내기까지의 그 열정과 태도 자체가 항상 저에겐 큰 자극이 됐다"라고 극찬했다. 하나하나 보석 같은 배우들 '커넥션'의 완성도를 높이는 건 지성이 전부가 아니다. 장재경 캐릭터와 연대해 미스터리한 사건을 추적하는 선역들과, 이들이 파헤치는 악의 '커넥션'을 지탱하는 다양한 악역들의 연기 앙상블이 그야말로 압권이다. 특히 대중적 인지도는 다소 부족하지만 '어디서 저런 배우를 데려왔을까' 싶을 정도로 연기 잘하는 조연들은, 각 캐릭터를 살아 숨쉬게 만들며 '커넥션'을 웰메이드 작품으로 만드는 데 일조했다. 장르물이 처음이라는 배우 전미도는 안현경제일보 기자 오윤진 역을 맡아 돈만 밝히는 기자에서 정의로운 기자로 성장하는 과정을 착 붙는 연기력으로 소화했다. 권율은 이너서클의 브레인이자 욕망에 눈이 먼 안현지청 검사 박태진 역으로, 치밀한 설계자의 본성을 그린 호연을 펼쳤다. 김경남은 금형그룹 외아들 원종수 역으로 친구들 사이에서 군림하는 카리스마와 뒤에 숨겨진 불안감을 동시에 드러내며 한층 넓어진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했다. 또한 장재경, 오윤진의 절친 허주송 역으로 휘몰아치는 긴장감 속 인간적인 매력을 표출한 정순원, 파격적인 불륜 연기로 감정 이입을 이끈 최지연 역 정유민, 오치현 역으로 의리 있는 모습부터 냉철한 면모까지 선보인 차엽, 우정이란 이름으로 예측 불가한 행동을 저지른 정윤호 역 이강욱, 모두를 완벽하게 속인 반전의 핵 닥터 정상의 역의 박근록 등 모든 출연 배우들의 인생 연기가 시청자들을 열광케 했다. 이현 작가는 "작가가 아무리 인물의 입체성을 설정하고 복잡한 심리를 대본에 옮겨도, 연기자가 그 인물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며 "이번 드라마 속 연기자분들의 캐릭터 표현은 정말 압권이었다. 때때로 제가 상상하지도 못했던 캐릭터의 또 다른 면모까지 연기하시는 모습을 경험하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흥분되는 일이었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문교 감독 역시 "뛰어난 배우들의 연기 예술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점에 행복했고, 그 훌륭함이 행여 저의 실수로 소실될까 불안했다. 대본에 대해, 연기에 대해, 예술에 대해, 나아가 인간에 대해 정말 깊은 이해를 가진 분들의 동료로 일할 수 있었단 점이 큰 영광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추리력 자극하는 수사물의 재미, 그 끝에 새겨진 '우정'의 가치 '커넥션'은 장르물로서의 매력이 충만한 드라마다. 친구의 미스터리한 죽음의 진실을 파헤치는 동시에, 마약 유통의 연결고리를 추적하는 과정이 전반에 펼쳐진다. 형사 장재경과 기자 오윤진을 따라가면서,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 진범이 누군지, 추리하는 재미가 있다. 예기치 못한 인물이 갑자기 튀어나와 상황을 반전시키거나, 던져졌던 떡밥이 회수될 때에는 극강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커넥션'의 전개에 푹 빠져들 수 있는 건, 배우들의 자연스러운 연기 위로 '진짜 같은' 수사 과정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현실 몰입감을 높이기 위해 이현 작가는 현직 마약반 형사의 도움을 받았다. 이현 작가는 "현직 마약반 형사님께 자문을 구했다. 다만 바쁘신 분들의 시간을 너무 뺏을 수 없는 제약이 있어서, 기본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자유롭게 에피소드를 구성하고 역으로 형사님의 자문을 통해 이미 쓴 에피소드가 현실과 괴리가 없는지 검증하는 방식으로 일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작가는 전작인 '검사내전'을 통해 이미 검사들의 일상과 업무 프로세스를 공부했던 것도 이번 작품에 현실성을 부여하는 자양분이 됐다. 마약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인 만큼, 표현 수위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김문교 감독은 자극성에 치우치지 않도록 섬세한 연출력을 기울였다. 특히 장재경이 마약 중독으로 괴로워하는 장면들은 구체적인 상황보다 장재경의 힘겨운 표정이 잘 드러난 클로즈업을 활용해 위태로운 느낌의 장면으로 연출했다. 빌런들이 활약하는 장면에서는 CCTV 장면을 활용해 기묘한 느낌을 살리거나, 주먹다짐이 보일 수 있는 다이내믹한 카메라 워킹으로 넘치는 몰입감을 선사했다. 김 감독은 "마약이나 폭력 등 자극적인 소재를 어느 정도의 수위로 표현해야 할지, 또 정교하게 설계된 이야기를 어느 정도 친절한 방식으로 설명할지에 대해 자주 고민했다"며 "상황 자체는 자극적으로 만들되 적게 보여주자, 때로 세련되어 보이지 않더라도 최대한 이야기의 전체를 이해하게 하자, 라는 결론에 닿기까지 많은 분들이 함께 고민해 줬다. 어쩌면 훌륭한 동료들의 좋은 의견을 잘 받아들이려고 애쓴 것이 이번 작품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일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 작품이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정'에 대한 본질적인 가치다. 범죄 서스펜스 스릴러 장르의 짜릿한 재미를 주다가 너무 인류애적인 교훈으로 귀결짓는 것 같이 보일 수도 있지만, 이 드라마의 시작과 끝에서 다루는 것은 각 인물들이 생각하는 '저마다의 우정'이다. 그 우정을 지키기 위해, 누군가는 살인을 저지르고, 누군가는 이를 눈감아 주고, 누군가는 후회와 함께 되돌리려 애쓴다. '커넥션'은 사건을 풀어나가는 수사극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진정한 '우정'에 대한 화두를 던진다. 이현 작가는 "핵심 메시지는 '우정'의 다면성과 소중함이다. 남도 아니고 가족도 아닌 중간 어딘가의 관계가 우정이지 않나. 그래서 깨지기 쉽고 변하기도 쉬운 이 '우정'을 아무런 이해관계 없이 순수하게 지켜내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그렇기 때문에 또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문교 감독은 "'커넥션'은 인간이 인간에게 잔인하게 구는 장면이 꽤 나오기도 하고 인간의 어두운 면을 자주 보여주는 드라마다. 작품 속 인물의 말로가 대체로 좋지 않고, 우정이란 긍정적 가치의 이면을 자꾸 들춰내기도 한다"고 짚으며 "그러나 작가님이 이 대본을 통해 하고자 했던 일은 그 씁쓸하고 어두운 면을 짚어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어두운 면 너머에서 인간이 지켜내야 할 무엇을 발견하는 데에 있었다고 믿는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시청자분들이 커넥션을 어둡고 쓸쓸한 드라마로 기억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 어둡고 씁쓸한 것들 사이에서 힘들게 건져낸 반짝이는 것의 가치를 함께 발견하고 기억해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디자인 : 채지우
바야흐로, 연프('연애 프로그램'의 줄임말) 범람의 시대다. 새로운 사랑을 찾기 위해, 솔로나라에 입소하고(나는 솔로), 헤어진 전 연인과 한 공간에서 지내기도 하고(환승연애), 남매가 같이 이성을 탐색하기도 하고(연애남매), 심지어 동성들의 연애(남의 연애)를 다루기도 한다. 내가 연애하는 것도 아닌데, 수많은 시청자가 남이 썸 타는 걸 지켜보며 대리 설렘을 느끼고 그들의 이야기에 과몰입한다. 이미 많은 프로그램들이 있기에 더 이상 새로운 포맷이 나오기 힘들 거라 생각한 연프 시장에, 지금까지 선보인 그 어떤 연프보다 강한 도파민을 폭발시키는 기발한 연프가 탄생했다. 매주 화요일 밤 시청자를 만나고 있는, MZ 점술가들의 로맨스를 다룬 SBS '신들린 연애'다. 이 기묘하고 신묘한 재미는 뭐지? '신들린 연애'는 신점을 보는 무당, 사주를 풀어주는 역술가, 타로카드로 운명을 들여다보는 타로 전문가까지, 늘 남의 연애운만 점쳐주던 각 분야별 남녀 점술가 8인이 직접 자신의 연애운을 점치며 운명의 상대를 찾는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8인의 남녀들이 한 공간에서 지내며 서로를 알아가고 그 사이에서 연애 감정이 싹트는 걸 지켜본다는 게 여느 연프랑 크게 다를 바 없는 설정이지만, 출연자들의 직업이 점술가라는 아주 신박한 차이가 이 프로그램을 특별하게 만든다. 8인의 남녀는 '신들린 하우스' 입주 전에 이성의 사주패만 보고 자신의 운명이라 생각하는 상대를 고르고, 이후 실제로 같이 생활을 하며 마음이 끌어당기는 짝을 찾아 나간다. 얼굴도 이름도 모른 채 사주만을 보고 골랐던 상대들이 실제 러브라인으로 이어지는 소름 돋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고, 반대로 운명이라 여겼던 사람과 엇갈릴 때는 걷잡을 수 없는 혼돈에 빠지기도 한다. 3대째 무당 집안인 함수현, 신내림 받은 지 6개월 된 박수무당 이홍조, 악귀 쫓는 퇴마 전문 무당 박이율, 연세대 수학과 출신 역술가 이재원, 절에서 자라 어릴 때부터 사주를 봤다는 13년 차 경력자 허구봉 등 화려한(?) 점술가 스펙에 훈훈한 비주얼까지 갖춘 8인은 대화나 사고방식이 보통의 남녀들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그래서 그런 기기묘묘한 상황들을 지켜보는 재미가 크다. 미모의 여성 무속인 함수현은 예쁘게 메고 나온 가방에서 커다란 무당방울을 꺼내 점을 치고, 제일 잘할 수 있는 음식을 묻는 질문에 "제사 음식"이라 대답하는 모습으로 '신들린 연애' 첫 회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남녀가 첫 데이트에 나가 절에 가서 삼배를 하고 소원초를 켜는 등 범상치 않은 데이트를 즐기고, 서로가 서로의 점사를 자연스럽게 봐주며 대화를 나눈다. "무당이랑 연애하면 어떨 거 같아?"라고 묻거나, "젤리 하나 사줘요. 저희 동자(신) 주게", "타는 건 다 잘 타. 작두 타는 것처럼" 등의 일상적이지 않은 대화가 오간다. 이들이 왜 점술가가 됐는지, 거부할 수 없었던 사연은 안타까움으로 다가온다. 함수현은 은행원으로 10년을 일했지만 무당의 운명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그는 "악 많이 썼다. 평범하게 살려고", "(무당) 진짜 너무 안 하고 싶었다. 10년 동안 오기로 버텼다"며 힘들었던 당시 기억을 회상하면서 눈물을 보였다. 통역사, 트레이너 등 다양한 직업을 거쳤던 이홍조 역시 신병을 앓았던 어머니와 동생한테 신이 내려와 있다는 얘기를 듣고 "땅을 치며 오열했다. 3대에 하나는 나와야 한다면, (내가) 신 뿌리들을 다 끌고 오려 했다"라며 가족을 대신해 무당의 삶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남다른 사연을 털어놓아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제는 점술가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잘 적응하며 지내고 있다는 이들은 사랑을 찾기 위해 '신들린 하우스'에 모였다. "무당이라 하면 사람들이 약간 멈칫한다. 그래서 이번 생에서는 연애를 못 한다고 생각했다"는 함수현의 말에서, 현실에서 이들의 연애가 얼마나 어려운지 짐작할 수 있다. 과연 8인의 '신들린' 남녀는, 촉과 감이 난무하는 '신들린 하우스'에서 자신의 짝을 찾을 수 있을까. 8인의 점술 남녀, 어떻게 모았나? '신들린 연애'의 연출을 맡은 이은솔 PD는 출연자 섭외 기준에 대해 '얼마나 MZ스럽나'와 '직업에 대한 진정성'을 봤다고 밝혔다. 이 PD는 "점술가지만 겉으로 봤을 땐 점술가 같지 않은 친숙함, 혹은 좀 파격적인 것, 둘 다 줄 수 있는 그런 친구들을 찾으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진정성' 부분에 대해서는 "본인이 하는 업에 대해서, 운명이란 것에 대해 어느 정도까지 깊이 생각해 본 친구인가를 중점적으로 보고 섭외했다"라고 전했다. '신들린 연애' 제작진은 출연 남녀 섭외를 위해 약 1,500명에게 연락을 취했고, 그 가운데 100여 명을 실제로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 PD는 "그 친구들을 한번 만난 게 아니라 최소 두세 번 만나 긴 인터뷰를 거쳤다. 이 친구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이 업을 택했고 살아왔는지를 많이 보려 했다"라고 덧붙였다. 섭외 과정에서 생각지 못한 이유로 출연이 불발된 경우도 있었다. 이 PD는 "신령님이 반대해서 엎어진 친구도 있다. 출연자 함수현 씨는 반대로 신령님이 허락해서 나온 경우다. 또 산에 기도하러 들어가 연락이 끊긴 경우도 있다"라고 말했다. 단순히 출연자 한 명의 결심으로 출연이 성사되는 게 아니라, 모시는 신령, 신어머니나 신아버지의 허락까지 받아야 하는 독특한 출연 허가 단계가 있었다. 또한 이 PD는 "사주 보는 역술가들은 시기를 보더라. 방송 나가는 시기와 본인의 운의 시기가 맞아떨어지느냐를 보는데, 그거에 따라 엎어진 경우가 꽤 있다"라고 귀띔했다. 점술이란 게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고 미신적인 요소가 강한 분야이다 보니, 출연하는 점술가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의 의문도 따른다. 이에 대해 제작진은 "할 수 있는 검증은 다 했다"라고 강조했다. 이 PD는 "(출연자의) 초중고 생활기록부를 다 보기도 했고, 혼인관계증명서도 떼어 봤다. 또 범죄 전과 조회 같은 것도 진행했다. 할 수 있는 검증은 다 했다"라고 말했다. 운명과 본능 사이의 딜레마 '신들린 연애'는 예능제작 파트가 아닌 SBS 시사교양본부에서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등을 만드는 교양 PD들의 손을 거쳐서 그런지, '신들린 연애'는 다른 연프와 다르게 생각할 거리를 던진다. 하늘이 정해준 운명과 실제로 내가 느끼는 감정과 본능, 그 사이에서 오는 '딜레마'에 대한 이야기다. '신들린 연애'의 김재원 CP는 "인간의 역사 속에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역술인, 점쟁이가 항상 있었다. 미래를 보고 싶은 게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이다. 근데 그 사이에서 인간은 딜레마를 겪고 있다고 본다. 특히 미래를 볼 줄 아는 입장에서 내가 받아들여야 될 운명을 아는데 그게 실제 내가 느끼는 감정과 다르다면 어떨까. '신들린 연애'는 그 딜레마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하나의 인간으로서 그 딜레마를 어떻게 보여줄지를 솔직하게 담으면 프로그램으로서 시사하는 바가 크고, 시청자들께 보여줄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라고 '신들린 연애'의 제작 이유를 밝혔다. 이은솔 PD 역시 불확실한 삶 속에서 미래를 알고 있다고 얘기하는 점술가들이 과연 그 운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행동할지, 아니면 자신의 감정대로 행동할지, 그 딜레마에서 어떤 선택을 내릴지 하는 궁금증에서 '신들린 연애'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이 PD는 "출연자들이 진짜 무겁게 고민한다. 저희 일반인들은 가볍게 '운명이란 게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지' 하는 수준이라면, 그 친구들은 자신의 업이 걸려있는 거라, 깊은 고민을 한다"며 "그 고민들을 깊게 따라가 보려 노력 중"이라고 연출 방향을 설명했다. 자신의 얼굴과 업을 걸고 방송에 나오는 만큼, '신들린 연애' 출연 결정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들이 방송 출연을 결심한 이유에 대해 이 PD는 "이 친구들한테 연애라는 게, 달랐던 거 같다. 무당분들은 진짜 연애하기 힘들더라. 점사를 보거나 할 때 시간도 많이 들고, 허락을 받아야 할 데도 많다. 신령님의 허락도 받아야 하고, 신어머니나 신아버지에 대한 허락도 받아야 한다. 주체적으로 자기가 사람을 선택해서 연애해 본 경험이 별로 없는 친구들이어서, 연애에 대한 어떤 갈증이 있었다"고 대변했다. 이어 "동종 업계에서 또래를 만난다는 것에 대해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친구들이라, 인간적인 기대도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 프로에 출연하겠다 결정한 게 아닌가 싶다"라며 "고민과 걱정을 많이 한 상태에서 이 친구들이 들어온 건데, '나도 연애해 보고 싶다'는 그런 진정성으로 임해준 거 같다"라고 진심으로 촬영에 임했던 출연자들의 마음을 전했다. '신들린 연애'는 총 6부작으로 현재까지 3부가 방송됐다. 지난 2일 방송된 3회 방송 말미에는, 한 출연자가 운명과 본능적인 끌림 사이의 어긋남에 혼란스러워하다가 '신들린 하우스'에서 퇴소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8인에서 7인이 된 '신들린 하우스'의 점술 남녀들에게, 또 어떤 기묘한 일들이 발생할까. 디자인 : 옥지수
어릴 적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이 되면, 방송사는 특별방송으로 세계적인 마술사의 마술 공연을 편성했다. 일상에서 흔히 접하기 힘든 마술을 간편하게 시청할 수 있는 기회에 온 가족이 TV 앞에 둘러앉았고, 신비로운 마술을 보며 눈을 떼지 못했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TV로 접했던 유명 마술사 이름으로 중장년층에게는 데이비드 카퍼필드, 2030 젊은 청년층에는 이은결, 최현우 정도가 익숙할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TV에서 특집 마술쇼가 사라졌고, 마술사의 이름도 잊혀갔다. 그럼, 한국의 마술은 그냥 이렇게 퇴보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NO'다. 한국의 마술, 'K-매직'은 끊임없이 발전해 왔다. 한국의 마술사들이 세계 유수의 마술대회에서 상을 휩쓸고, 해외 유명 매직쇼 무대에 서느라 한국보다 국외 체류 기간이 더 긴 생활을 하고 있다. 우리가 인지하지 못했을 뿐, K-매직의 성장은 멈춘 적이 없고, 한국 마술사들의 실력은 해외에서 더 인정받고 있다. 마술에 대한 기억이 어떤가? 손에 없던 카드가 갑자기 생기고, 날카로운 칼로 몸을 분리했는데도 멀쩡하고, 철창 안에 들어간 마술사가 눈앞에서 사라지는 부류의 마술? 그 정도 수준의 마술만 생각한다면, 그건 요즘 마술에 대한 이해력이 한참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요즘 마술, 특히 K-매직은 마술이 아닌 '마법'이라 해도 믿을 정도로 놀라운 경지에 올랐다. 궁금하지 않은가? 어떤 신통방통한 마술을 부리는지. 그 궁금증을 한 방에 해결할 만한 TV 프로그램이 있다. 지난 1일 첫 방송을 시작해 매주 토요일 저녁 6시 시청자를 만나고 있는 SBS 글로벌 마술 오디션 '더 매직스타'다. 트로트 가수 뽑고 아이돌 멤버 뽑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 워낙 많았던 터라 포맷 자체는 식상할 수는 있지만, '더 매직스타'는 마술사들이 마술 퍼포먼스로 경쟁하는 그림만으로 지금껏 보지 못한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더 매직스타'에 참가한 마술사들의 액트 하나하나가 경이롭고 황홀해서, 라스베이거스에서 비싼 돈 주고 보는 매직쇼가 부럽지 않다. 또 한 편만 봐도, 세계에서 인정받는 K-매직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얼마나 매력적인 마술사가 존재하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가능하다면, 이 영상부터 보길 바란다. '더 매직스타' 1회에 출연했던 마술사 유호진의 액트 장면을 담은 영상이다. '더 매직스타'의 매력을 느끼기에 백 마디 말보다 이 영상 하나를 추천한다. '마술 아닌 마법' 입이 떡 벌어지는 신비로운 매직쇼 "호그와트 마법부 출신이 TV에도 나오네?" "요즘 마술 퀄리티가 이 정도였다니. 정말 환상적" '더 매직스타' 첫 회를 본 시청자들은 온라인에 이런 댓글들을 남겼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마술사들이 해리포터가 수업받는 마법학교 호그와트 출신이 아니냐는 반응들이었다. '더 매직스타'에서는 종이가 스스로 종이비행기로 접히더니 공중을 부양하고, 반지가 날아가 손가락에 꽂히고, 물건이 갑자기 눈앞에서 투명해진다. 눈으로 보고도 믿기 힘든 공연에 '마술이 아닌 마법 같다'는 말까지 나오는 것이다. 처음에는 마술사가 어떤 트릭을 쓰는지 궁금해 그걸 찾아내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 하지만 마술 퍼포먼스를 계속 보고 있으면, 트릭이 전부가 아니란 걸 금방 깨닫게 된다. 트릭 너머, 마술사의 표정과 연기, 음악, 조명, 연출 등이 한데 어우러진 액트는 진정한 '종합예술'로 다가온다. 그렇게 마술에 푹 빠져 집중하다 보면, 파도처럼 밀려오는 재미와 감동에 '트릭이 뭘까?' 하는 일차원적인 생각은 어느새 사라진다. 세계적인 마술사가 한자리에 '더 매직스타'에는 일반 대중에게는 낯설지만 마술계에서는 알아주는 엄청난 이름값의 글로벌 마술사들이 즐비하다. 아시아인 최초로 FISM 세계마술챔피언십에서 그랑프리를 받은 유호진, '브리티시 갓 탤런트' 세미 파이널리스트 출신인 박준우, 120만 명의 틱톡 팔로워를 보유한 마술사 에덴, 세계적인 공연 기획사 '태양의 서커스' 소속인 '더 일루셔니스트' 팀의 마술사 김현준 등 한국 유명 마술사들은 거의 다 참가자로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브리튼즈 갓 탤런트' 파이널리스트 출신이자 영국 BBC 최초로 가장 큰 생중계 일루전을 선보인 마술사 달시 오크, 2018 FISM 그랑프리 수상자이자 '브리튼즈 갓 탤런트 : 얼티밋 매지션' 우승자 에릭 치엔, 데이비드 카퍼필드의 라스베이거스 쇼 컨설턴트 출신으로 9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태국의 유명 마술사 패트릭 쿤 등 해외 유명 마술사들도 '더 매직스타' 참가를 위해 한국으로 날아왔다. 이렇게 쟁쟁한 글로벌 마술사들을 한자리에 모은 것만으로도 대단한데, 세계적인 마술사 루이스 데 마토스가 심사위원인 '스타 저지'로 나서 이들의 마술을 평가한다. '더 매직스타'의 화려한 마술사 라인업을 보고 누리꾼들은 이런 반응을 남겼다. "방구석에 앉아서 피즘그랑프리에 나온 마술사들 공연을 줄 세워놓고 보게 될 줄이야" "축구로 치면 호날두 메시 네이마르 음바페 모아놓고 1대1 축구시키는 거" 대단한 실력을 갖춘 마술사들이 겨루는 만큼, '더 매직스타'에서 선보이는 마술 퍼포먼스들은 어느 하나 어설프거나 지루한 게 없다. 서바이벌이라는 특성상 경연 후 누군가는 반드시 떨어뜨려야 하는데, 모두를 품을 수 없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저마다 간절한 사연들, 마술사 내면의 매력 오디션 프로그램의 재미 중 하나는, 참가자의 사연을 들여다보는 것이다. '더 매직스타'에서도 남다른 사연과 참가 이유를 가진 마술사 개개인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이들 한 명 한 명이 들려주는 내면의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이들이 보여주는 퍼포먼스로 연결되어 마술의 몰입도를 높이고 감동을 자아낸다. 아일랜드 국적의 15세 소년 마술사 킬리안 오코너는 자폐로 닫힌 방에서만 지내다가, 마술을 만난 후 인생이 달라졌다. 방 밖으로 나와 사람들과 이야기할 수 있게 됐고, 각종 대회에 출전하며 세상과 소통한다.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나처럼 뭐든 이룰 수 있다"는 킬리언의 마술을 보고 있으면 "자폐는 장애가 아니다"라는 그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고등학생 때 찾아온 우울증과 공황증세로 '모래처럼 사라지고 싶다'고 생각했다는 마술사 영민에게도 마술은 안식처 같은 존재다. 영민은 자신처럼 힘든 시간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마술을 통해 희망을 이야기하고 빛을 밝혀주고 싶다고 말한다. 그런 영민이 보여준 '모래'를 이용한 액트는, 예술의 경지에 도달한 황홀한 아름다움으로 감동을 선사했다. 2009년 세계 마술대회에서 1등을 수상할 만큼 실력을 인정받는 마술사였지만, 안정적인 삶을 위해 마술계를 떠나 평범한 직장인이 됐던 한설희는 다시 용기를 내 '더 매직스타'에 도전했다. 오랜만의 마술 공연에 긴장되는 마음을 어쩌지 못해 결국 무대 위에서 실수를 저질렀지만, 그의 위대한 도전에는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방구석에서만 마술을 하던 최이안은 곧 태어날 아들에게 멋진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세상 밖으로 나와 '더 매직스타'에 도전했고, 자전거로 72개국을 여행 중인 일본인 스트릿 마술사 이와사키 케이치는 20여 년 전 자신을 친절하게 대해준 한국 사람들을 잊지 못해 '더 매직스타'에 나왔다. 이렇게 저마다 다른 '더 매직스타' 참가자들의 사연은 곧 이들이 보여주는 마술 퍼포먼스의 서사가 되는데, 그걸 알고 보느냐 모르고 보느냐에 따라 몰입의 깊이가 달라진다. 마술사 한 명 한 명의 내면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는 것은 '더 매직스타'가 일반 매직쇼가 아니라 서바이벌 매직쇼라서 가능한 장점이다. K-매직에 대한 관심, 부흥으로 이어지길 '더 매직스타'에는 MC로 전현무가 나서고, '스타 저지'로는 영화감독 장항준, 배우 진선규와 한혜진, 가수 김종민, 아나운서 박선영, 그리고 세계적인 마술사 루이스 데 마토스가 함께 한다. 특히 한국을 대표하는 마술사 이은결이 '매지컬 아트 디렉터'로 참여해 무대 뒤에서 참가자들의 마술 무대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애쓴다. 이은결이 무대 전면에 나서지 않는 시스템이라 정작 '더 매직스타' 방송에서는 이은결의 얼굴을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이은결은 참가자들이 무대에 세계관을 잘 담을 수 있도록 그들을 안내하고 제작진에게 설명하느라 며칠 밤을 새우며 '더 매직스타'에 진심으로 임하고 있다. 그가 이렇게 고생하는 이유는 마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높이고 후배 마술인들이 더 주목받길 바라는 마음 때문이다. 이은결은 "제가 세계 대회에 나가 우승한 게 2001년이다. 벌써 20년이 넘었는데, 지난 20년 동안 한국 마술사들의 활동이 없던 게 아니다. 그 뒤로도 세계 대회에서 1등을 놓친 적이 없는데, 한국에 소개되지 않았다"며 뛰어난 실력에도 마술계에 스타가 꾸준히 등장하지 않는 현실에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이은결은 "제 길을 얼마든지 비켜 줄 수 있다"며 '제2의 이은결'이 탄생하길 바랐다. 또 이은결은 "'더 매직스타'를 통해 열정을 가진 수많은 마술사들이 소개될 수 있음에 감사한 마음이다. 정말 많은 스타들이 발굴돼서 많은 분들한테 마술이 단순히 눈요깃거리가 아니라, '마술로 커뮤니케이션이 되는구나' 생각해 줬으면 한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더 매직스타'에 출연한 마술사들은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마술하면서 벌어 먹고살 수 있겠니"라며 생계를 걱정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다고 한다. 월드클래스 마술사인 유호진이 해외를 누비며 이름을 날려도, 정작 국내에서는 인지도가 떨어지는 단편적인 부분만 보더라도, K-매직의 현주소를 알 수 있다. 현실적인 어려움에 부딪힐 때가 많지만, 그럼에도 '더 매직스타'에 출연한 마술사들은 "마술할 때가 제일 행복하다"고 말한다. 더불어 "그 행복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며, 사람들에게 마술로 기쁨과 행복을 전파하고 싶다고 한다. '더 매직스타'에 출연하는 스타 저지들은 참가자들의 마술쇼를 볼 때마다 놀라움에 눈이 커지고, 짜릿한 전율에 입을 다물지 못한다. 흥분해 소리를 지르기도, 감동해 눈물을 흘리기도 한다. 일상 속에서 다 큰 어른이 이렇게 아이처럼 환하게 웃거나, 순수하게 놀랄 수 있는 순간이 얼마나 있을까. '더 매직스타'에서는 마술을 통해 그런 순간의 행복이 가능하다. '더 매직스타'를 보는 시청자들도 그런 기쁨을 누릴 수 있길. 이 프로그램이 K-매직의 매력을 조명해 마술의 대중성을 이끌어내는 데 한몫할 수 있길, 작게나마 소망해 본다. 디자인 : 박수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