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여년 동안 연예기자로 일했습니다.좋은 기사는 현장에서, 좋은 이야기는 사람에게서 나온다는 말을 믿습니다. 수많은 연예 기사들 속에서 차별화 되는 기사를 쓰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자가 존재하는 이유를 기억하겠습니다.
배우 정우성(51)은 충무로에 몇 되지 않는 '타고난 스타'다. 배우로서 '타고났다'라고 평가를 받는 건 운과 외모, 실력이 골고루 갖췄다는 뜻이다. 정우성에게는 무명의 기간이 없었다. 1994년 영화 '구미호'로 데뷔한 정우성은 세련된 외모로 이름 세 글자를 대중에게 각인시켰다. 영화 '비트', '태양은 없다'로 청춘스타 반열에 오른 이후에도 캐릭터에 따라 연기력 논란이 따라붙을 때도 있었지만 주연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불혹에 들어서면서는 '감시자들', '증인', '서울의 봄' 등으로 잇달아 연기력으로도 인정받으면서 정우성은 충무로를 대표하는 톱스타의 자리에 올랐다. 정우성의 '롱런'에는 연기력 외에도 이유가 있었다. 30년의 연기 활동을 하면서 정우성은 사생활 면에서 흠잡을 만한 일이 별로 없었다. 정우성이 연예면을 장식한 스캔들은 크게 두 가지 정도 있었다. 한 번은 배우 이지아와의 열애설이었고, 다른 한 번은 지인이었던 방송작가의 사기 행각 피해자라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였다. 2011년 이지아가 과거 서태지와의 결혼생활에 대한 재산 분할 소송을 몰래 진행하다가 세상에 알려져 곤욕을 치를 때 정우성은 그런 이지아를 감쌌다. 방송작가 사기 행각이 드러났을 때도 정우성은 '피해를 묻지 않겠다'라고 대처했다. 결과적으로 이 두 사건은 정우성의 긍정적인 이미지를 더욱 굳건하게 만든 계기가 됐을 뿐이었다. 문가비의 등장, 그리고 아들 2024년 11월 깜짝 놀랄 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열애도 결혼 소식도 전해지지 않았던 정우성이 '혼외자를 얻었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온 것이었다. '보도 내용이 사실이 맞나'라는 문의가 빗발쳤다. 결과적으로 사실이었다. 정우성과 문가비 양측 모두 사실을 인정했다. 아이 엄마는 이국적이고 건강미 있는 외모로 한때 SBS '정글의 법칙'에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던 모델 문가비(35)였다. 아들과 찍은 사진 공개한 문가비. 사진 : 문가비 인스타그램 캡처 아이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정우성이라는 사실이 알려지기 이틀 전인 지난 22일 문가비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아기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준비되지 않은 갑작스러운 임신으로 엄마가 되었다는 사실을 알렸다. 아기를 지키기 위해 임신 사실을 꽁꽁 숨긴 채 시간을 보낸 뒤 출산을 했다는 소식을 전한 것이었다. 문가비는 "아기에게 완벽함보다는 온전한 사랑으로 채워진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원한다"는 소망을 적었다. 아기는 현재 생후 3개월 정도로 추정이 된다. 추가적인 내용들도 공개가 됐다. 한 매체에 따르면 문가비와 정우성은 2022년 한 모임에서 처음 만나 가까워졌고, 그러다가 지난해 6월 문가비가 정우성의 아이를 임신한 것이었다. 두 사람은 연인은 아니었지만, 슬하에 아이가 생겼고, 정우성은 이 아이의 양육 책임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는 것이다. 산후조리원과 아기를 출산할 병원도 함께 논의했다는 게 보도의 내용이었다. 충격적인 '혼외자 논란' 지금까지 알려진 내용에 따르면 정우성은 13세 연하의 문가비를 만나서 가까운 관계로 지냈지만, 그 관계를 보통의 연인 관계로 보긴 어려웠다. 정우성은 아이에 대한 아버지로서의 역할은 받아들이지만 문가비와의 가정을 이루지는 않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015년 가수 김현중이 전 여자친구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얻었고, 배우 김용건이 2021년 75세의 나이에 39세 연하 여성과의 사이에서 혼외자를 둔 일이 있었다. 나아가, 할리우드나 유럽 스타들에게서는 혼외 관계, 혼외자 출산, 심지어 대리모를 통한 자녀 출산 등 다양한 형태와 방법으로 가족관계를 구성하는 게 그다지 특별할 게 없을 만한 내용일지도 모르겠다. 가정사에 있어서 여전히 보수적인 가치관이 팽배한 국내에서, 그것도 인기 최정상 톱스타의 혼외자 출산은 대중에게 핵폭탄급 이슈이긴 하다. 과거에 비해 달라진 게 있다면, 비혼 출산이긴 하지만 정우성이 아이에 대한 양육의 책임을 다한다고 밝힌 만큼 도덕적으로 문제 될 것도 없다는 시선도 많아졌다는 것이다. 이슈의 파급력을 고려해서 정우성이 문가비와의 관계 정립, 혼외자 존재를 알리는 방식을 두고도 고민한 흔적이 엿보인다. 특히 아이가 태어난 지 3개월 만에 아이의 어머니인 문가비가 소셜미디어에 출산 소식을 알리고 난 뒤에야 정우성이 혼외자의 존재를 인정하고 알린 것은 여전히 혼외자 이슈에 있어서 다급했던 것이 아니었을지 추정된다. 이미 자신의 영역을 단단히 구축해 온 정우성보다 눈길이 쏠리는 건 문가비다. 여담이지만 몇 년 전 문가비를 인터뷰차 만나서 대화를 한 적이 있었다. 이국적인 외모나 스타일 때문에 남다른 개성을 가졌다고 보는 시선도 많지만, 오히려 자신은 그런 시선이 부담스럽다고 느낄 만큼, 공무원 부모 아래에서 다소 보수적으로 자란 평범한 여성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기든 예능이든 패션모델이든 할 수 있는 것에는 과감히 도전해 새로운 엔터테이너로서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열정을 보였다. 어쨌든 톱스타의 아이를 키우는 비혼 가정의 싱글맘으로서 문가비는 이슈의 중심에 섰고, 육아와 함께 한동안 부담스러울 정도로 쏟아지는 관심을 버텨야 한다. 거칠고 소란스러운 세상과 한 발 떨어진 완벽한 가정의 평화 속에서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하길 바라본다. 디자인 : 채지우
'주말에 뭐 볼까?' 주말을 즐겁게 보내는 방법을 스프가 알려드립니다. 지난달 30일, SBS PLUS·ENA '나는 솔로' 23기에 범상치 않은 출연자가 등장했다. '짝을 찾겠다'는 유일하고 뚜렷한 목적의식 아래 자신의 이름과 나이, 직업 등을 감춘 채 솔로나라라는 낯선 환경에 몸을 던진 출연자들. 그 가운데서 유독, 즐비한 카메라들 앞에서도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오히려 그런 이목을 즐기는 모습으로 눈길을 사로잡은 여성 출연자가 있었다. '이번 기수에서 가장 화제성 높은 출연자가 나타났다'는 직감은 어긋나지 않았다. 거기에서 끝났으면 분명 이 출연자는 '나는 솔로'가 방영되는 내내 '시청률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을 것이고, 종영 이후에는 SNS에서 '23기 ○○'라는 닉네임으로 맹렬히 활동했을 법했다. 그런데 그 예상은 방송 단 30분 만에 깨졌다. '나는 솔로' 23기 첫 방송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어, 나 저 사람 몇 년 전 뉴스 사회면에서 봤는데'라는 의미심장한 댓글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것은 서막에 불과했다. '과하게 발랄한 이 여성은 누구인가?'에 대한 호기심은 집단지성(?)으로 발전해 전방위적으로 꿈틀대기 시작했다. 시작은 과거 이 여성이 형사 사건에 휘말렸다는 충격적인 내용의 뉴스 영상이었다. 이후 고구마 줄기를 캐내듯 누리꾼들은, 온라인 정보 세상 아래에 파묻혀 있던 이 여성의 과거 이력들을 속속 퍼 올렸다. 이 여성은 "형법상 죄를 저질러서 남에게 피해를 준 적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한번 불붙은 출연자의 과거 이력 찾기는 끝이 나지 않았다. 이런 경우는 또 있었다. 최근 넷플릭스에서 공개돼 신드롬급 인기를 끈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에서 독특한 이름과 패션으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한식 요리사 유비빔이었다. 20여 년을 한식, 그것도 비빔 요리에 올인해 왔다는 유비빔의 서사는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했다. 이같은 반응을 반영하듯, 핫한 화제성을 가진 이들을 초대해 이야기를 듣는 tvN '유퀴즈 온더블록'에 유비빔이 곧 출연한다는 소식이 앞다퉈 전해졌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유비빔이 숨기고자 했던 과거 이력을 단 며칠 만에 퍼 올렸다.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중심으로 유비빔이 무려 20년 가까이 식당을 불법 영업을 하다가 식품위생법, 건축법을 수차례 위반해 징역형의 집행유예라는 무거운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다는 사실이 공유되기 시작했다. 결국 유비빔은 지난 1일 "2003년부터 허가가 나지 않은 곳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다가 구속돼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깊이 반성했고, 이후 1년간 가게를 폐업했다"고 인정했다. 삽시간에 부정적 여론이 퍼지자 '유퀴즈 온더블록' 제작진은 유비빔 편 방영을 취소했다. 승승장구가 예견됐던 방송가 잰걸음 역시 멈췄다. 이처럼 최근 방송가에서 뚜렷한 현상 중 하나가 바로 비연예인 출연자의 과거 이력 끌어올리기다. 네티즌들은 이같은 과정을 '파묘'라고 한다. '파묘'는 무덤을 파헤치고 시체를 꺼낸다는 뜻이지만 최근 연예계에서는 예능 프로그램들에 출연하는 비연예인 출연자들의 알려지지 않은 과거를 찾아내 끌어올린 걸 의미한다. 파봤더니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험한 것'이 나오기도 하고, 달리 파봤더니 상상해 본 것보다 좋은 것들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는 게 네티즌들의 반응이다. 최근 예능가에서는 참신함을 곁들이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제작진이 비연예인들을 섭외하는 데 특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셜미디어에서 비교적 개성 있는 활동을 하는 이들은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에게 출연 제안을 받는 경우도 상당하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매번 새로운 얼굴을 갈급해 하는 방송가의 요구와 함께, 비연예인 출연자에 대한 대중들의 과거 이력 찾기와 검증의 리스크는 늘 따라다니는 셈이다. 원론적인 궁금증이 든다. 대체 왜 시청자들은 방송 출연자에 대한 '파묘' 공력을 들이는 것일까. '공공재인 미디어에 문제 있는 출연자가 얼굴을 드러내면 안 된다'는 명분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누리꾼들의 집요한 '파묘'의 수고로움 이면에는 특별한 명분보다는 방송에서 이어진 관심을 재료 삼아 또 다른 '재미'를 발굴한다는 이유도 분명히 존재한다. 어떤 이유에서 시작이 되었든 비연예인 출연자의 알려지지 않은 과거 이력은 방송 프로그램을 만드는 제작진에게는 불안 요소로 작용한다. 이같은 불안 요소를 줄이기 위해서 '나는 솔로' 등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은 출연자 최종 선택 전에 각종 범죄 이력부터 사회적으로 용인되기 어려운 불미스러운 과거 행위까지 사전에 걸러내기 위해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진은 때때로 예비 출연자들에게 다소 민감할 수도 있는 자료들도 요구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번 사례처럼 제작진이 사전에 출연자의 과거 이력을 100% 확인하긴 쉽지 않다. 용인되기 어려울 정도의 과거 이력을 가진 사람들이 방송에 출연하려는 심리도 아이러니하다. 쉽게 생각해 봐도 본인이 가진 잠재적 위험 요소가 뭔지는 스스로 가장 잘 알 수밖에 없을 텐데 대체 왜 이러한 험악한 검증의 잣대에 자청에서 오르려고 하는지 그 역시도 의문이다. '흑백요리사' 출연으로 큰 화제를 모았던 유비빔 역시 논란이 불거지자 "일반인이었던 제가 갑작스럽게 이목이 쏠리는 상황에서 저와 아내는 하루도 마음 편한 날이 없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가장 큰 이유는 방송으로 얻은 화제성과 그로 인해 창출할 수 있는 부가적인 수익이 위험 요소를 감내할 만큼 달콤하기 때문이라는 게 방송계 안팎의 시선이다.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해 화제를 모은 출연자들은 종영과 함께 연예인 못지않은 인지도를 얻는 경우를 심심찮게 확인한다. 이를 바탕으로 각종 행사에 초대되고 심지어 강력한 팬층을 얻어서 이를 토대로 해외 팬미팅을 여는 경우도 있다. 한마디로 프로그램을 통해 하루아침에 '벼락스타'가 되는 셈이다. 문제가 되지 않으면 막대한 부가가치를 올릴 수 있다는 '한탕주의'뿐 아니라, 과거 이력이 이렇게까지 문제가 될지 몰랐다는 출연자의 안일한 현실 인식 또는 낙관적 편향이 존재할 수도 있다. 네티즌들의 과도한 '파묘'가 온당한지 여부를 떠나서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광범위해진 세상에, 비연예인 출연자 한 명의 과거 이력을 검증하는 건 그다지 어려운 일이 아니게 됐다. 설령 잘못된 정보가 삽시간에 퍼지더라도 이를 바로잡고 감당하는 건 바로 출연을 선택한 본인이 몫이 된다. 제작진도 그에 대한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나는 솔로'는 문제가 된 출연자의 촬영본을 향후 방송에서 편집으로 최대한 덜어내기로 했고, '유퀴즈 온더블록'은 유비빔을 대체할 출연자 편성을 하기로 했다. 방송가에서 이같은 변수는 적지 않은 비용으로 작용한다. 수많은 정보가 쏟아지는 세계에서 비연예인 출연자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은, 큰 위험을 감수할수록 더 큰 보상을 얻는(high risk high return) 장치로 자리매김한 듯하다. 디자인 : 채지우
'주말에 뭐 볼까?' 주말을 즐겁게 보내는 방법을 스프가 알려드립니다. 미국 경제 매체 포브스가 발표한 2024 유명인 억만장자 명단에서 1위를 차지한 사람은 힙합 뮤지션 제이지였다. 이 매체에 따르면 2019년 처음 억만장자 대열에 올라선 제이지의 순자산은 현재 25억 달러로 추정된다. 한화로 약 3조 3,000억 원이다. 정용진 신세계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 국내 대기업 총수의 순자산보다 월등히 큰 규모다. 대중음악, 힙합 장르로 큰 성공으로 이뤄낸 제이지는 사회와 경제를 들썩이는 '거물'로 봄 직하다. 제이지와 함께 힙합 음악계 3대 자산가로 분류된 인물이 50센트와 디디(영문명 Diddy, Sean John Combs)였다. (후에 자세히 그 이유를 설명하겠지만 50센트와 디디는 미디어를 통해서 20년 넘게 서로 물고 뜯는 앙숙으로 지내왔다.) 제이지, 디디, 50센트 이 힙합 뮤지션 세 명을 잘 기억해야 한다. 현재 미국 사회에서 뒤흔든 스캔들의 주요 인물이기 때문이다. 충격적인 스캔들의 주인공(?)은 일단 디디다. 국내에서는 퍼프 대디라는 옛 이름으로 잘 알려진 디디는 힙합에 큰 관심이 없어도 흥얼거릴 수 있는 불멸의 히트곡 '아일 비 미싱유'(I'll Be Missing You)의 프로듀서였다. 그리고 전 세계에서 가장 저명한 힙합 뮤지션, 가장 성공한 한 명이었다. 이번 스캔들이 나오기 전까진 말이다. '버닝썬 게이트'가 떠오르는 '디디 게이트' '디디 게이트'를 열어젖힌 건 디디의 전 여자친구이자 배우 캐시 벤트라였다. 2023년 11월 16일 캐시는 디디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고소했다. 여자친구에게 고소를 당한 뮤지션의 소식, 하루가 멀다고 각종 사건 사고가 일어나는 할리우드에서 그다지 큰 이슈를 끌지 못했다. 하지만 이어 그달 한 여성이 "1991년 대학생 시절 디디가 나를 성폭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퍼프 대디가 약물을 사용했었다"라며 고소장을 제출하며 이 사건은 개인들 간 송사가 아닌 게이트로 확산했다. 마치 2019년 우리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버닝썬 게이트'의 확장판처럼 말이다. 2016년 당시 디디가 여자친구인 캐시를 폭행하는 CCTV 이후 디디에 대한 피해 사례는 무너진 강둑처럼 쏟아지기 시작했다. 디디로부터 감금, 인신매매, 성폭행, 불법 무기, 약물 투여, 불법 성착취, 미성년자 강간을 당했다는 피해자들과 피해 신고가 미국 국토안보부 수사국에 쏟아지기 시작했다. 10대에 연예계에 데뷔한 저스틴 비버, 어셔 등 현재 유명 아티스트로 성장한 이들도 데뷔를 전후해 디디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했다는 의혹 보도도 심심찮게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유명인 피해자들을 포함해 피해 사례가 100건이 넘어간다. 이쯤 되니 힙합 팬들조차 디디가 뮤지션인지 어둠의 갱단 두목인지 혼란에 빠진다. 힙합 역사상 최악의 게이트에 사회 전체가 충격에 휩싸이게 된다. 범죄의 온상? '은밀한 파티' 상황이 이쯤 되니 이제 진실과 의혹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그동안 무명의 남성 래퍼들이 갑자기 확 뜨고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가 디디에 대한 성 상납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디디가 열었던 파티도 재주목받고 있다. 디디는 유명인들을 초대한 파티를 주최해 왔다. 이름값도 워낙 높은 참석자들이 모두 흰 옷을 입고 서로의 친분을 과시하는 모습으로 대중에게도 널리 알려졌다. 하지만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이 파티의 추악한 진실은 따로 있다는 말이 나온다. 공식적인 파티가 끝난 뒤 비공식적인 파티에서는 마약, 성착취 등 각종 범죄가 벌어졌다는 것이다. 디디와 수십 년 동안 돈독한 사이를 맺었고, 당연히 디디 파티에도 자주 참석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가장 유명한 억만장자 제이지는 디디의 범죄를 알았거나 동조한 공범이 아니었겠냐는 대중의 의심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미국 경찰의 디디 자택 압수수색 결과는 그 의심에 기름을 부었다. 경찰은 디디의 자택에서 784개의 성 기구, 1,000병 이상의 베이비오일과 윤활제가 발견되었다고 보도된다. 진열장을 빼곡히 놓여있는 베이비오일과 윤활제를 본 미국 사회는 더욱 술렁였다. 이러한 압수품들이 디디가 자신의 왕국 안에서 오랜 기간 대규모 성범죄를 벌여온 증거가 아니냐는 의심이었다. 이때 스캔들의 조연(?), 힙합 뮤지션 50센트가 등장했다. 50센트는 압수품을 '디디 오일'이라고 부르고 조롱하며 비난의 수위를 올리고 있다. 힙합 뮤지션 50센트 디디 스캔들에서 50센트의 등장은 전혀 뜬금없지 않다. 왜냐하면 50센트에게 디디는 이유 있는 앙숙이었기 때문이다. 50센트는 데뷔 이후부터 줄곧 디디를 비난해 왔는데, 그 이유가 디디와 첫 만남에서 50센트에게 부적절하게 접근하는 모습 탓이었다고 회고했다. 50센트는 이번 스캔들에서 자신이 왜 그렇게 오랫동안 디디를 피하고, 비난해 왔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나는 모든 걸 알고 있었다"는 말과 함께. 충격의 연속, 디디 스캔들의 결론은? 까면 깔수록 충격적인 이번 스캔들에 미국 사회는 술렁이고 있다. 이번 사건이, 추악한 미성년자 추행 사건으로 대중에게 크나큰 실망을 안겼던 유명 배우 빌 코스비 스캔들을 뒤엎는 '역대급' 스캔들이기 때문이다. 디디는 모든 혐의를 부인했지만, 수사기관은 그렇게 판단하고 있지 않은 것 같다. 미국 경찰은 지난달 뉴욕 맨해튼의 한 호텔에서 디디를 체포했다. 현재 디디는 100여 개 사건의 가해자 혐의로 강도 높은 조사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해서, 이번 스캔들과 별개로 디디는 30여 년 전 총기 살해당한 '투팍 사건'의 가해자로도 지목되고 있다. 힙합계 슈퍼스타였던 투팍이 살해당한 미제 사건의 진범이 붙잡혔는데 그 진범은 청부살해 교사범을 디디라고 진술하고 있기 때문이다. 디디의 진짜 얼굴은 뭘까. 가장 성공한 미국의 대중음악가일까 아니면 음악으로 쓸어 모은 돈으로 각종 범죄를 아무렇지 않게 저지르고 은폐해 온 악마일까. 디자인 : 채지우
방탄소년단, BTS가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아이돌 가수가 된 이유는 뭐였을까. 가장 큰 이유는 국적과 언어를 뛰어넘어 젊은 세대들을 공감하게 한 음악 덕이었겠지만, 빼놓을 수 없는 게 유튜브를 중심으로 한, 적극적인 홍보활동이었다. 방탄소년단은 데뷔 이후 음악, 패션, 라이프스타일 등을 유튜브 콘텐츠로 제작해 활발하게 공개했고, 이를 통해 전 세계 팬덤이 빠르게 형성됐다. 방탄소년단의 성공케이스는 후배 K팝 그룹들에게도 큰 자극이 됐다. 대부분의 K팝 그룹들은 유튜브를 중심으로 전 세계 팬들을 실시간으로 만나며 적극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공개된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순위를 살펴보면, 블랙핑크의 활동이 가장 두드러진다. 국내파 지수를 제외하곤 태국 멤버 리사, 뉴질랜드 유학생 출신 제니, 호주 교포 로제 등으로 이뤄진 블랙핑크는 무려 9270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 기록은 전 세계 아티스트들 가운데 정상급이다. 2위에는 BTS(7730만 명), 3위 트와이스(1670만 명), 4위 스트레이키즈(1540만 명), 5위 빅뱅(1510만 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를 통한 월수익도 짭짤하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데이터 분석 업체 녹스인플루언서를 기준으로 블랙핑크는 예측 월 수익 9억 4209만 원이고, BTS는 6억 2734만 원 상당이다. YG엔터테인먼트에서 블랙핑크에 이어 8년 만에 내놓은 걸그룹 베이비몬스터의 경우는 신인치고는 매우 이례적으로 월수익 5억 7773만 원을 기록하며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이처럼 K팝 스타들의 유튜브는 이름과 음악을 알리는 홍보의 장치에서, 이제는 주요 K팝 사업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다. '짠한형 신동엽'에 출연한 배우 라미란 / 출처 : 짠한형 신동엽 유튜브 캡처 유튜브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건 해외 활동이 잦고 해외 팬덤을 보유한 K팝스타들만이 아니다. 국내 드라마, 영화에서 주로 활동하는 배우들도 최근 작품을 홍보하는 플랫폼으로서 유튜브를 선택하는 경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지난 24일 개봉한 배우 라미란 주연의 영화 '시민덕희'만 보더라도, 신작 홍보를 위해서 배우들은 TV뿐만 아니라, 개그맨 신동엽이 진행하는 '짠한형 신동엽', 나영석 PD가 MC로 있는 '채널십오야', 개그맨 김숙이 운영하는 '김숙티비' 등 유튜브 예능에 출연했다. 라미란이 홍보차 출연한 유튜브 예능 프로그램의 조회수 성적도 좋았다. 25일 오전 11시 기준으로, '짠한형 신동엽-라미란 장윤주 이 조합 안 보고 간다고?'는 133만 회, '김숙티비-라미란 김숙 다식원 크루에 가입한 배우 공명'은 79만, '채널 십오야-쌍문동 아닌 파주의 시민 미란'(28만 회) 등을 기록했다. 유튜브 예능은 TV 프로그램에 비해서 정형화한 포맷이 없고, 시간 진행이나 내용 구성이 비교적 자유로워서 더 날것의 재미를 추구할 수 있다는 점이 선호받는 이유다. 과거와 달리 잘 나가는 유튜브 예능들의 파급력은 기존 예능프로그램을 뛰어넘을 정도이기에 연예인들도 유튜브 출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예능의 판을 흔드는 유튜브 홍보를 위한 단순 출연이 아니라, 아예 유튜브를 또 다른 연예 활동 영역으로 확장시켜 전방위적으로 활동하는 연예인이 늘어나면서 아예 국내 예능의 판이 움직이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개그맨 유재석이 출연하고 소속사 안테나 플러스가 제작하는 유튜브 채널 '핑계고'는 2년 동안 다양한 화제를 이끌었고, 개그맨 신동엽이 게스트를 초대해 술을 마신다는 콘셉트로 쿠팡플레이와 만든 '신동엽의 짠한형'은 기존 예능을 능가하는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유튜브를 통해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가장 큰 성공을 이룬 연예인은 가수 김종국이다. 김종국이 2022년 6월 개설한 채널 '짐종국(GYM JONG KOOK)'은 유튜브 스포츠 분야 인기 랭킹 1위를 달성했다. 운동 유튜버로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김종국은 '유튜브 생태계 파괴자'라는 별명까지 붙을 정도로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300만에 육박하는 구독자를 보유한 김종국은 종합격투기 선수 출신 방송인 정찬성을 가볍게 제치고 운동 분야에서 정상을 차지하고 있다. 짐종국(GYM JONG KOOK) 유튜브 채널 캡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누리는 스타들도 있다. 가수 성시경과 방송인 장영란을 들 수 있다. 성시경은 맛집 소개, 노래, 레시피 소개, 음주 토크쇼 등 다양한 코너들을 신설해 큰 사랑을 받으며 구독자 177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성시경의 유튜브에 출연한 동료 가수들의 영상이 큰 화제를 모으며 이들을 한데 모아서 콘서트를 개최하는 등 가수로서도 다시 큰 인기를 누린다. 장영란은 평생 예능프로그램에서 'B급'을 자처해 오다가 지난해 4월 유튜브 채널 'A급 장영란'을 론칭했고, 기존의 방송이미지에 가려졌던 솔직하고 지혜로운 매력으로 구독자들을 사로잡았다. 이를 통해 장영란은 TV광고를 여러 편 찍으며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지는 등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왜 하필 유튜브?...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기회 그렇다면, 연예인들이 이렇게 유튜브 활동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뭘까. 과거 연예인들이 프로그램에 섭외를 받아야 하는 처지였다면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연예인들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함으로써 미디어 노출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 또 이를 통해 팬들에게 솔직하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만들고 팬덤을 확장시킬 수 있기에 유튜브 플랫폼은 연예인들에게 최근 더 각광받고 있다. 유튜브 플랫폼을 통해 창출되는 수익도 빼놓을 수 없다. 인지도가 높은 연예인들이 만드는 콘텐츠는 안정적으로 비교적 높은 조회수를 기록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연예인들은 출연료를 받을 수도 있고, 직접 제작하는 경우에는 큰 수익도 올릴 수 있다.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화면 캡쳐 조회수를 기반으로 한 수익 창출보다 연예인들에게 더 달콤한 유혹이 되는 건 광고비다. '먹방' 유튜버 히밥은 최근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PPL 비용에 대해 "건당 국산 중형차 한 대 값 정도"라고 말한 바 있다. 유튜브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유튜브 간접광고(PPL) 비용은 많게는 1억 원에 이른다. 연예인이 특정 장소에서 영상을 촬영하거나, 특정 옷을 입거나 화장품을 노출하는 방식으로 광고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연예인들에게 유튜브는 꼭 하나쯤은 꼭 갖고 싶은 탐나는 공간이다. 물론 연예인들이 유튜브를 하는 게 매번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연예인들이 자유로운 유튜브 분위기에 취해 정제되지 않은 언어를 사용했다가 의도치 않은 논란에 휘말리기도 하고, 자극적인 발언이 주를 이루는 유튜브나 음주를 기반으로 한 토크쇼는 연예인들이 그동안 가꿔온 긍정적인 이미지에 대한 소모를 일으키기도 한다. 그런 우려를 인식하더라도 유튜브를 찾는 연예인들이 많아지는 건 그만큼 기존 미디어에서 찾지 못한 '기회'가 유튜브에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를 대체할 새로운 플랫폼이 나올 수 있을까. 연예인들의 유튜브 사랑이 언제까지 이어질까. 디자인: 박수민
"모든 건물은 외력과 내력의 싸움이야...인생도 어떻게 보면 외력과 내력의 싸움이고. 무슨 일이 있어도 내력이 있으면 버티는 거야." - 드라마 '나의 아저씨' 中 박동훈의 대사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배우 이선균이 지난해 12월 27일 세상을 떠났다. 지난해 10월 20일경부터 약 3개월 간 진행된 경찰 마약 수사의 중심에 있던 故이선균은 12월 23일까지 총 3차례 소환돼 조사를 받았다. 27일 오전, 자신의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서울 성북구의 한 공원 근처 공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극 중 여주인공 지안(이지은 분)을 '편안함'에 이르도록 조력을 아끼지 않았던 '아저씨' 이선균은 무너지는 내력을 버텨내지 못했던 것일까. 사망 전날까지 '마약 제보를 한 A 씨의 주장에 경찰이 경도된 것 같다.'는 변호사 의견서를 제출하고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요청했던 이선균은 끝내 가장 비극적인 선택을 해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사건의 시작은 10월이 아니라 9월이었다 이선균 사건은 5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유흥업소 여실장 A 씨(29)가 '네넴띤'('비빔면')이라는 아이디의 해킹범에게 텔레그램 연락을 받은 게 지난해 9월 초였다. 해킹범은 A 씨의 집주소는 물론, 마약 투약을 했다는 사실, 이선균과의 사적 관계 등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는 듯이 협박을 시작했다. A 씨는 지난해 9월 중순경 이선균 측에 협박 사실을 알렸고, 며칠 뒤 이선균은 지인과 상의해 해킹범에게 줄 3억 원을 급히 만들어서 A 씨에게 전달했다. A 씨가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건 그로부터 한 달 뒤인 지난해 10월 18일이었다. 그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해킹범에게 협박을 받던 A 씨는 집을 떠나서 같은 오피스텔 건물에 사는 절친한 지인 B 씨(28)의 거주지 등에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A 씨의 마약 투약을 최초로 신고한 사람은 다름 아닌 B 씨였다. B 씨는 A 씨가 탈색하기 전 미리 채취해 둔 머리카락까지 경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사이에 이선균에게는 추가 협박이 있었다. 신원을 알 수 없는 해킹범이 이번에는 2억 원을 요구한 것. 해킹범은 이중 5000만 원을 받아 챙겼다. 유흥업소 여실장 A 씨와 B 씨는 공갈 협박 공범일까, 아닐까. 1차에서 끝나지 않은 이선균에 대한 공갈 협박 경찰은 A 씨와 B 씨가 공범일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왜냐하면 A 씨를 9월 초부터 약 한 달 동안 텔레그램으로 협박을 한 해킹범 이른바 '네넴띤'이 실제로 존재했기 때문이다. 2024년 1월 4일 경찰은 B 씨가 A 씨의 휴대전화기를 해킹한 사람과 동일인이라고 결론지었다. 하지만 B 씨는 자신은 해킹범이 아니라고 경찰에 혐의를 부인하면서 오히려 A 씨가 시켜서 한 일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A 씨는 해킹범의 협박을 받고 이선균에게 3억 원을 받은 뒤 해킹범에게 한 차례 건네려다가 실패하자, 그 돈을 돌려주지 않고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A 씨와 B 씨 모두를 각각 송치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강도 높은 마약수사, 사생활 폭로 보도 공갈 협박 피해자이기도 했던 이선균에 대한 조사는 공갈 사건보다는 마약 투약 혐의 피의자로서 무게가 기울어 있었다. 이선균은 지난해 11월 3일 마약 관련 모발 검사에서 음성이라는 결과를 받았다. 모발 검사를 통해 물증을 확보하지 못한 경찰은 주변 증거와 주변인들의 진술을 토대로 강도 높은 조사를 이어나갔다. 경찰 수사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선균에 대한 망신주기식 사생활 폭로 보도가 이어졌다. 유튜브에 기반을 둔 모 매체는 이선균과 함께 어울린 연예인들의 실명들을 폭로하며 확인되지 않은 내용들에 대한 보도를 이어나갔다. 이선균이 사망하기 전날인 지난해 12월 26일, 또 다른 매체에서는 이선균과 A 씨가 주고받은 10분 넘는 전화통화 음성이 그대로 공개되기도 했다. 이선균에게 이런 통화 내용은 공개를 원치 않는 사생활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선균의 사망과 그 트라우마 이선균의 사망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국내 대중문화 시상식 작품상을 휩쓸었던 드라마 '나의 아저씨'(2018), 전 세계를 놀라게 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2019)에 출연하며 최고의 배우 반열에 올랐던 이선균의 극단적인 선택은 어떤 이유에서든 많은 이들에게 트라우마를 안길 수밖에 없었다. 한국 영화감독조합(DGK) 등 영화계에서는 범죄 혐의가 확정되기 전 피의사실이 공표됐고, 구체적인 수사 상황과 확인되지 않은 혐의가 실시간으로 보도된 것에 대해서 유감의 뜻을 표했다. 김의성, 김민재 등 고인과 절친했던 영화배우들은 이선균을 극단적 상황으로 몰고 갔던 세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이선균의 사망은 여러모로 우리 사회에 큰 질문 거리를 던져줬다. 경찰의 수사와 언론의 보도는 정당했는가. 영화계는 누군가의 부당함에 침묵하지 않았는가. 우리 사회는 개인의 보편타당한 권리를 보호하였는가. 디자인 : 박수민
한 때 '아름다운 청년'으로 불렸던 가수 유승준(본명 스티브유·46)이 2015년 시작한 법정 싸움은 그리 아름답진 않았다. 유승준은 '한국에 입국해 재외동포로서 경제활동을 할 권리'로 풀이되는 'F4 비자' 발급을 해달라며 주 로스앤젤레스 대한민국 총영사관을 상대로 행정 소송을 벌였다. 유승준은 2019년 주 로스앤젤레스 대한민국 총영사관과의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지만, 사증 발급은 거부됐다. 그러자 그는 이듬해 10월 다시 사증발급 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그리고 지난달 30일 대법원 제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유승준의 비자발급 거부 처분에 대한 취소 소송에 대해서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유승준의 손을 들어줬다. 선고 당일, '병역 면탈 행위로 막혔던 유승준의 한국길이 무려 22년 만에 열릴 것인가'를 예측하는 기사들이 쏟아졌다. 유승준도 기사 사진을 캡처해 자신의 SNS에 올리며 자축했다. 이 판결에 대해 유승준은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거였을까. 유승준은 그렇게 대단한 스타였나? 당시 유승준의 인기는 신드롬에 가까웠다. 지금이야 짧지 않은 연습생 생활을 거치고 상당한 실력을 갖춘 아이돌 가수들이 한해 수백 팀씩 쏟아지지만,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는 그렇지 않았다. 유승준은 중학교 1학년 때 이민을 가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가수의 꿈을 안고 한국으로 건너와서 만 스무 살에 솔로가수로 데뷔했다. 당시 유승준은 미국 교포 특유의 분위기를 풍기면서도 짧게 자른 헤어스타일과 패션으로 단정한 이미지를 강조했기에 대중에게 매우 신선하게 다가왔다. 여기에 '가위', '나나나', '열정' 등 히트곡들을 연이어 발매하고, 댄스와 라이브 실력을 뽐냈다. 그는 HOT, 젝스키스 등 1세대 아이돌들과 견줄 만한 솔로가수로서의 인기를 자랑했다. 특히 바른생활 이미지는 대중이 열광할 만한 인기 포인트였다. 당시 미디어에서는 반항기 어린 X세대의 일탈을 자주 조명을 했었는데, 유승준은 미디어에 비친 X세대와 딱 반대되는 이미지였다. 일례로 유승준은 담배를 끊었다며 금연 홍보대사로 나서기도 했다. 당시 유승준은 흔한 안티팬조차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이미지가 좋았다. 이를 바탕으로 유승준은 CF를 10개 넘게 찍고, 음반회사와 37억 원의 전속계약을 체결하는 등 톱스타로서 종횡무진했다. 유승준 말대로 그는 '범법 행위'를 하진 않았을까 유승준이 입국을 위한 소송 과정에서 주장한 바를 요약하자면 '범법자 취급하는 게 부당하다'였다. 유승준은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범법을 저지른 건 아니잖아요. 그런데 꼭 범법자처럼 한국 땅을 기약도 없이 밟지 못한다는 게 말이 되나요. 너무너무 억울합니다."라고 했다. 테러범, 강간범 등을 잇달아 언급하면서 그보다 범법자 취급을 하는 한국 사람들의 시선이 부당하다고 강조했다. 잘 알려진 대로, 유승준은 23년 전 언론을 통해 대체복무로 병역의 의무를 다 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공연을 위해 병무청장의 국외여행허가를 받은 뒤 출국해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다. 당시 뉴스에서 유승준의 미국 시민권 취득 소식이 전해진 이후에도 한참 동안 '아름다운 청년이 그랬을 리가 없다'며 어리둥절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많은 국민에게 큰 충격을 안겼던 당시 유승준의 선택은 결과적으로 지난 23년 간의 길고 긴 입금금지로 이어졌던 것이다. 유승준이 병역법 위반으로 처벌을 받은 적이 없다는 말은 사실이다. 이건 유승준의 주장처럼, 그가 죄를 짓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유승준이 한국 국적을 버리고 미국 시민권자가 됐기 때문에 병역법 위반으로 처벌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소송 과정에서, 유승준의 병역 의무 면탈 행위는 고의성이 충분하다고 인정됐다. 유승준의 국내 활동, 성공할 수 있을까 많은 법률전문가들은 유승준이 재외동포로서 국내에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권리만 포기한다면 이전부터 관광비자 등을 통해서 한국 땅을 밟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봤다. 실제로 유승준은 미국 시민권을 딴 이듬해 예비장인의 상을 치르기 위해 3일 동안 국내에서 연예활동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입국이 허가된 적이 있었다. 그럼에도 유승준이 기나긴 소송전을 이어온 것은 경제활동, 특히 그의 전업이었던 가수활동을 이어나가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하지만 유승준의 가수활동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유승준은 2018년 11월 11년 만에 새 음반을 발표했지만, 반응은 썩 좋지 않았다. 병역 의무 면탈로 인한 부정적인 인식도 상당했지만 그보다 유승준의 음악이 국내 가요 시장에 발휘하는 소구점이 없었다고 보는 편이 맞다. 유승준은 이후로도 새로운 음악을 발표하거나, 유튜브 영상들을 공개하면서 추억 소환에 발버둥을 쳤지만, 매일 새로운 음악들이 홍수처럼 쏟아지는 국내 가요계에 그가 설 자리는 그리 크지 않았다. 유승준이 주 로스앤젤레스 대한민국 총영사관과의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날, 이상하리만큼 인터넷 여론은 고요했다. 유승준의 국내 입국 허가여부에 대한 찬반은 인터넷에서 퍽하면 벌어지던 논쟁의 단골소재였으나, 2023년도 저물어가는 시점에 유승준의 입국에 대한 '반대'의 목소리도, 환영한다는 반응도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지난 12일 예년보다 따뜻한 기온을 기록했던 날, 방탄소년단의 지민과 정국이 훈련소로 입소했다. 방탄소년단 멤버 가운데 마지막으로 국방의 의무를 시작한 것이었다. 이들은 2025년으로 전망되는 완전체 무대를 위해서 군 입대를 서둘렀다. 막내 멤버 정국의 나이는 스물여섯.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 무대에 서고 솔로가수로서 전 세계에서 러브콜이 빗발치는 시점에 정국은 국방의 의무를 선택했다. 그의 당당한 결정에 전 세계 팬들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그런 시대를 살고 있는 MZ 세대들에게, 사회복무요원으로서의 대체 복무조차 할 수 없다며 몰래 출국해 대한민국 국적을 버린 유승준에게 쏟을 관심이 남아 있을까. 국내 가요계에서 유승준 컴백에 대한 관심은 사실상 유통기한을 지나도 한참을 지난 게 아닐지 곱씹게 된다. 주말에 뭐 볼래? 소년시대 / 웹드라마 / 10부작 / 쿠팡플레이 / 19세 이상 "아부지, 븅태가 뭐예유, 븅태가" 쿠팡플레이 시리즈 '소년시대'의 배경은 충청남도 부여다. 불법 댄스학원을 운영하는 아버지가 야반도주한 곳을 따라서 부여농고 2학년으로 전학을 간 '븅태' 아니, 장병태(임시완 분). 새롭게 옮긴 학교에서 장병태의 삶은 180도 바뀐다. 그동안 "하도 쳐 맞아서, 이제 맞는 건 익숙하다"라고 말하던 장병태는, '아산 백호'라는 닉네임으로 동네를 주먹으로 평정했다는 헛소문의 주인공이 되면서 인생의 새로운 페이지를 연다. 장병태는 그곳에서 힘센 친구들을 거느리며 인생 최초로 권력의 달콤함을 맛보고, 가슴 뛰는 첫사랑도 처음 만난다. 그야말로 '븅태 시대'가 열린 셈이다. 어디 인생이 달콤한 맛만 있으랴. 병태는 '아산 백호'가 아닌 평범한 '븅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음이 들통나면서 인생의 소용돌이에 빠져든다. 알량한 권력에 취해 우쭐 거리는 모습이나 첫사랑의 상처에 괴로워하며 울음을 삼키는 병태의 '지질한' 모습은 배우 임시완이 더할 나위 없이 코믹스럽게 잘 표현했다. '븅태'그 자체를 너무 실감 나게 표현한 임시완의 연기를 보다 보면, 넷플릭스 '마스크걸'에서 애니메이션에 푹 빠진 '오덕' 역할로 나와 모두를 전율케 한 배우 안재홍의 열연이 떠오른다. 극에 푹 빠져든 연기를 보고 있으면 감탄이 절로 나오지만, '이렇게 망가지면 다른 배역은 어떻게 맡지?'라는 걱정이 한편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것. 하지만 '1947 보스톤'의 윤복, '미생'의 장그래, '비상선언'의 비행기 폭파범이었던 임시완이 아니던가. 걱정은 한쪽에 고이 접어두고 임시완의 지질함에 푹 빠져보는 건 어떨까. 디자인 : 박수민
빅뱅 출신의 가수 지드래곤(권지용·35)이 마약투약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지 약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사건은 안갯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경찰은 지드래곤의 모발과 손발톱에 대한 정밀 감정을 의뢰했지만 결과는 마약 반응 '음성'. 시작만 요란했던 경찰의 지드래곤 마약 수사가 삐걱대기 시작한 건 지난달 30일부터다. 경찰이 지드래곤에 대한 통신내역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이 범죄사실 소명 부족을 이유로 기각했다. 마약 수사는 수사기관이 신속하게 피의자의 신체 및 주거지, 통신내역을 압수수색하고 물증 확보에 주력해야 하는데 예기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경찰은 수사 초기 단계부터 조사에 난항을 겪었다. 마약 수사 어떻게 시작됐나 이번 지드래곤 마약 수사는 유흥업소에서 일하는 '마담' A 씨가 마약투약 혐의로 구속되면서 시작됐다. 유흥업소 종업원으로 일했던 B 씨가 마약을 투약한 사실을 전 남자친구 신 모 씨가 인천경찰청에 제보하면서 본격화 됐다. 신 씨는 B 씨와 교제 당시 들었던 주변인들의 마약 투약 소문을 중심으로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약 양성 반응이 나온 A 씨가 곧바로 구속됐고 이후 A 씨와 1년가량 사적인 만남이 잦았던 배우 이선균이 수사선상에 올랐다. A 씨는 지난 9월 신원 미상의 사람으로부터 '해킹을 통해 이선균과의 모든 정보를 알아냈으니 3억 5000만 원을 달라'는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선균은 이 협박이 A 씨의 '자작극'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마약과 협박으로 복잡하게 얽힌 이번 사건의 중심에는 A 씨가 있다.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으나 구속 상태에서 A 씨는 유흥업소를 찾는 유명인 고객들의 마약 투약과 관련해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 나온 이름이 지드래곤이었다. 경찰은 지난해 말 지드래곤이 나온 화장실에서 마약으로 추정되는 수상한 물건을 봤고, 이후 지드래곤이 마약에 취한 듯한 행동을 하는 걸 목격했다는 A 씨의 진술을 받아낸 뒤 지드래곤에 대한 수사로 확대했다. 지드래곤은 피해자일까 2011년 대마초 흡연 사건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지드래곤의 마약 투약 혐의 입건 소식은 충격적일 수밖에 없었다. '터질 게 터진 것'이라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지드래곤의 태도는 지나치게 당당했다. 평소 언론 인터뷰를 꺼리는 지드래곤이 인터뷰를 자청하고 "마약에 손을 댄 적이 없고, 의심에서 자유롭고 싶다."라고 직접 목소리를 냈다. 지드래곤의 친누나 권다미 씨도 자신의 SNS에 "소설 그만 써라."라는 글을 남기며 동생이 경찰 수사에 억울하게 희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드래곤이 강경하게 나오는 반면, 경찰이 한 달이 지나도록 이렇다 할 수사 성과를 내지 못하자 '경찰이 무리한 수사를 진행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흘러나왔다. 온라인상에는 지드래곤의 팬을 중심으로, 지드래곤의 결백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이른바 '데이지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경찰이 비판받는 이유 지드래곤이 마약 혐의로 내사를 받는다는 사실이 지나치게 일찍 알려진 게 경찰의 패착이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지드래곤이 서울 강남의 한 유흥업소에서 시작된 마약 스캔들과 관련이 있다는 소식은 한 지역지를 통해 지난달 28일 알려졌다. 마약 사건의 내사 단계부터 연예인의 실명이 기사화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연예인의 마약 관련 사안은 사안이 비교적 확실해질 때까지 경찰이 인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전략적 애매함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또 유흥업소 마담 A 씨의 진술 외에 경찰이 마약 투약 혐의의 물증 확보를 제대로 하지 못한 점이 결정적인 실수였다. 마약 사범들은 수사기관의 마약 수사에 협조해 이른바 '공적'을 쌓는다. 감형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경찰은 그렇게 확보한 진술들의 물적 증거를 신속하게 확보함으로써 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그러나 경찰이 아직까지 진술 이외의 증거를 찾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무엇보다 지드래곤이 마약 정밀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사실이 수사에서 가장 큰 암초다. 경찰이 아직까지는 지드래곤의 마약 투약 혐의 입증을 완전히 포기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경찰은 지드래곤이 마약 검사에서 검출되지 않는 신종 마약을 투약했을 가능성을 놓고 비교·분석에 필요한 샘플을 직접 미국에서 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누구의 입장에서 '사필귀정'이 될까 지드래곤은 이번 마약 수사와 관련해 '사필귀정'이라는 사자성어를 자신의 SNS에 올렸다. 사필귀정이란 옳은 일은 반드시 옳은 이치대로 돌아간다는 뜻이다. 잡고자 하는 경찰과 억울함을 호소하며 '자유'를 달라고 말하는 지드래곤, 둘 중에 누가 진짜 '사필귀정'의 결론을 얻을지 신중하게 지켜볼 일이다. 디자인 : 박수민
스스로 드라마에 나올 법한 스토리의 주인공이라고 믿었던 걸까. 서울 송파구의 고급 레지던스에 거주하고, 이동하는 곳마다 경호원을 많게는 10명씩 대동해 자신의 재력을 뽐내며 피해자들을 물색했던 전청조(27) 씨가 지난달 31일 오후 체포됐다. 검거된 장소는 김포에 있는 친척 집이었다. 펜싱 국가대표 출신의 남현희(47)와 언론매체의 인터뷰를 통해 떠들썩한 결혼발표를 한 지 단 8일 만이었다. 남현희와 전 씨의 행적을 추적하며 피해자들을 통해 투자 사기 전말을 취재하던 기자가 전 씨를 마주한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전청조는 경찰에 붙잡히기 3일 전부터 조용히 김포 모친 집과 이모집을 오가며 지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전 씨가 체포될 때 주위에 경호원들은 없었고 그는 명품 슈트 대신 검은색 트레이닝복 차림이었다. 검은색 모자 달린 티셔츠를 입은 전 씨는 160cm 남짓의 신장에 호리호리한 체형이었다. 여경들의 손에 이끌려서 나온 전 씨는 티셔츠에 달린 모자를 푹 눌러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모습이었다. "공범이 있나.", "피해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 씨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드러나는 전 씨의 사기 행각 전 씨의 사기 행각은 결혼 발표 이후 이틀 만에 곧바로 터져 나왔다. 먼저 언론을 통해서 전 씨가 남성이 아닌 여성이며, 2019년부터 투자금 사기, 혼인빙자 사기, 데이팅 앱 사기, 미국 투자 사기 등으로 2차례나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했던 전력이 드러났다. 미국 교포에 승마 선수 출신이라던 전 씨가 미국은 가본 적도 없는 강화도 출신이라는 사실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그렇다면 남현희와 결혼을 발표하고 SNS를 통해서 과시했던 그의 호화생활, 3억 원이 넘는 외제차량을 타고 수백, 수천만 원짜리 명품 시계와 옷을 쇼핑했던 돈은 어디서 났던 것일까. 속속 드러나는 전 씨의 사기행각은 충격적이었다. 전 씨는 가까운 지인들부터 처음 본 사람들까지 사기행각 대상을 가리지 않았다. 전 씨는 자신을 수행하는 경호원들에게 수천만 원을 뜯었고, 남현희의 조카에게도 결혼자금으로 9000만 원 넘는 돈을 받아서 빼돌렸다. 또 남현희 펜싱 아카데미 직원들마저도 사기의 대상으로 삼았다. 전 씨는 처음 본 사람에게는 거짓 재력으로 환심을 사며 접근했다. 전 씨는 자신을 미국 기업의 대주주라고 속이거나 51조의 잔액이 있는 은행 잔고를 보여주는 식의 행동을 하며 적게는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에 이르는 투자금을 챙겼다. 남현희는 공범일까 피해자일까 남현희는 올초 전 씨가 펜싱 아카데미에 찾아오면서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일론 머스크와 펜싱 대결을 해야 하니 펜싱을 알려달라'는 게 전 씨의 요구사항이었다. 남현희는 8월부터 전 씨와 결혼을 염두해두고 교제를 해왔고, 지난달 언론 인터뷰로 결혼 발표를 하기 전까지 "이런 사람은 다시는 없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재혼을 꿈꿨다고 말했다. 달콤한 꿈에서 처절한 현실로 돌아온 남현희에게 남아있는 건 전 씨의 범행에 공모했는지 여부에 대한 경찰 수사다. 앞서 남현희는 "전 씨가 성전환 수술을 한 남성이었으며 호텔의 상속자라는 사실을 믿었다."면서 "어머니와 조카까지도 사기 피해를 입었을 만큼 전 씨의 사기 행각을 전혀 몰랐다."며 공범 의혹에 대해 절대 아니라고 부인한 바 있다. 이제는 남보다 못한 사이가 된 전 씨는 남현희가 공범이 맞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 씨는 "남현희의 1억 4000만 원 정도 대출금도 갚아줬고, 남현희 가족에 매달 생활비를 보냈다”면서 “막냇동생에게 매달 500만 원씩, 어머님에게도 300만 원이나 500만 원씩 보냈다”는 주장을 하며 남현희가 이제 와서 자신은 몰랐다고 말하는 게 사실이 아니라며 공격하고 있다. 전청조는 왜 남현희에게 접근했을까 이번 사안에 풀리지 않는 의문은 또 있다. 사기 전과도 있고, 피해자들도 존재하는데 대체 왜 언론 인터뷰를 통해 대대적으로 남현희와 결혼을 발표했는지다. 전 씨는 아무런 일이 생기지 않을 거라고 믿었던 걸까. 하지만 펜싱 레전드 스타와 15살 나이차이를 뛰어넘은 자칭 재벌 3세의 결혼 발표는 당연히 대중의 관심을 모을 수밖에 없지 않을까. 낸시랭(오)과 전준주(왼) 이해할 수 없지만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2017년 12월 27일 팝아티스트 낸시랭(47·박혜령)과 결혼한 일명 전준주 씨가 있었다. 전준주 씨는 낸시랭과 결혼을 발표하면서 스스로 얼굴과 이름을 공개했다. 그리고 마카오 출생으로 파라다이스 호텔 고 전낙원 회장의 숨겨진 아들이라고 주장했다가 불과 이틀 만에 기사를 통해 이 모든 게 거짓말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기자는 결혼 발표 직후 쏟아진 제보를 바탕으로 2017년 12월 29일 〈[단독] 낸시랭 남편, 故 장자연 편지위조 전력… 억대사기·횡령혐의 줄피소〉라는 기사를 작성했다. 전준주 씨가 두 차례 특수강도강간 혐의로 총 12년을 교도소에서 복역했으며 고 장자연 씨의 오빠 행세를 하며 언론사에 거짓 제보를 한 사건의 주인공이란 내용이었다. 하지만 낸시랭은 전준주 씨의 말을 믿는다고 했다. 기자가 직접 낸시랭에게 전준주 씨의 과거 전력에 대해서 증거를 들이밀어보았지만 낸시랭은 남편의 말을 믿는다고 했다. 불과 1년 뒤 낸시랭은 사기 피해자가 되어서 파경을 맞았다. 전준주 씨는 경찰 수배가 된 상황에도 숨어서 사기행각을 멈추지 않고 유튜브에 출연하는 등 대담하게 은둔생활을 하다가 2019년 5월 서울 서초구의 한 노래방에서 붙잡혔다. 당시 기자는 관련 제보를 받고 노래방에 숨어 지내던 전준주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사기는 가까이 있을 땐 보이지 않지만 한걸음 떨어져 보면 보인다는 말이 있다. 사기꾼들은 사기 행각을 위해서라면 유명인의 후광 효과를 철저히 이용하고 싶어 한다. 처음 본 사람에게 다가갈 때 유명인의 후광만큼 유용한 게 없기 때문이다. 남현희가 전 씨의 사기행각을 몰랐는지 아니면 가담했는지는 앞으로 확인을 해봐야겠지만, 남현희가 있었기에 전청조의 사기행각이 가능했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디자인 : 박수민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다. 누군가를 만나고 헤어지는 게 보통의 인생사라지만 연애를 하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 첫눈에 마음에 드는 상대를 만나더라도 살다 보면 '허파 디비지는 일'이 생기는 건 다반사고, 아무리 마음에 여유를 가지고 해도 상대를 대하려고 해도 자꾸 조급해지기 마련이다. 인생이 한 편의 영화라면 테이프라도 까보면 좋으련만, 그렇게 되지 않는 게 인생이니까 말이다. 지난 두 달 가까이 수많은 시청자들이 남들의 사랑에 울고 웃었다. 그들이 때론 좌충우돌 부딪치고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저렇게 하지 않으리라'는 결심도, '나 혼자만 그런 게 아니구나'라는 위안도 얻었을 테다. ENA·SBS PLUS '나는 솔로'의 16번째 솔로 나라는 더욱 시청자들을 깊숙이 빨아들여 시청률 고공행진을 기록했다. 시청자들의 눈치를 보기보다는 감정에 충실한 모습을 숨기지 않았던 출연자들이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완성했기 때문이다. 남들의 연애가 뭐라고 이렇게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당기는 건지. 달콤 쌉싸름한 '나는 솔로'의 인기 비결을 살펴보고자 한다. 과몰입을 부르는 극사실주의 데이트 '환승연애', '돌싱글즈', '하트시그널' 등 데이팅 프로그램들의 홍수 속에서 '나는 솔로'가 시청자들의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는 '극사실주의'다. 술 취한 출연자의 벌건 얼굴을 그대로 내보내고, 출연자의 심한 코골이를 가차 없이 내보내는 게 '나는 솔로'다. 다른 설명으로 포장해 줄 만도 하지만 '출연자가 배가 아파서 20분째 화장실에 갔다'는 친절한(?) 설명도 빼놓지 않는다. 출연자들은 솔로나라에 들어가서 4박 5일 또는 5박 6일의 시간 동안 지내며 그곳에서 평균적으로 너댓 번의 데이트 기회를 갖는다. 출연자가 직접 장소를 섭외하고 대부분 자기 차량을 이용해 데이트를 한다. 데이트 비용은 출연자들이 사비로 쓴다. 일부 출연자들은 '나는 솔로' 출연료를 웃도는 금액을 데이트 비용으로 쓰기도 한다. 이조차 연출을 맡은 남규홍 PD는 "데이트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 현실적으로 보기 위한 장치"라고 밝혔다. 제작진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나는 솔로'의 극사실주의 설정이 빛을 발하는 시점은 출연자들이 자기소개 이후다. 사는 지역, 출신 대학, 직업과 나이, 이상형을 밝히는 건 기본이고, 최근에는 살고 있는 집의 자가 여부, 자산 규모 등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밝힌다. 솔직함으로 점철된 자기소개 타임이 지나간 뒤 미묘하게 달라진 남녀 출연자들 마음의 향방이 관전 포인트다. 영철, 영숙...팔딱팔딱 숨 쉬는 캐릭터 '나는 솔로' 시청자들이 많이 하는 질문은 "이렇게 다양한 성격과 매력을 가진 출연자들을 어디서 발굴했나"라는 거다. 제작진에 따르면 출연을 희망하는 남녀들이 직접 자세한 신상정보와 출연 동기 등을 밝힌 자기소개서를 제출하면 제작진이 면접을 통해 출연을 확정짓는다. 대기업 회사원, 공무원, 학원 강사 등이 주를 이루지만 의사, 변호사, 회계사, 파일럿, 승무원 등 전문직종은 거의 매 기수 포함되는 것으로 보인다. '나는 솔로'의 전신이자 원조격인 데이팅 프로그램인 '짝'에서 출연자들은 'N호님'으로 불렀다. 하지만 '나는 솔로' 제작진은 'N호님'이 아닌 출연자들의 캐릭터를 강조하는 가명으로 출연자들을 부른다. 예를 들어 나이가 제일 많은 남성 출연자에게는 영수, 마초적 이미지가 강한 출연자에게는 영철, 지적인 매력을 가진 출연자에게는 광수, 톡톡 튀는 매력과 미모를 겸비한 여성 출연자에게는 옥순, 똑 부러지는 성격의 영숙, 귀여움이 매력인 여성 출연자는 순자 등으로 짓는 식이다. 개개인의 캐릭터가 분명하다 보니 본 방송을 통해 의외의 스타들이 탄생한다. 돌싱특집에서 매 문장을 '그대가'로 시작한 10기 영식은 독특한 말투 덕에 '그대좌'로 불리며 또 다른 예능프로그램에 곧바로 출연하는 호사를 누렸다.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 광수는 진중한 이미지로 여성 출연자들에게 큰 어필을 하지 못했지만 최종선택에서 "내 소설의 주인공은 너였어."라며 옥순에게 명대사로 마지막 고백을 해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기억을 남겼다. 갈등은 빌런을 낳고, 빌런은 시청률을 낳고? 성인 남녀가 한 공간에서 며칠을 보낸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어서일까. '나는 솔로'에서 출연자들끼리 투닥거리는 장면이 나오는 게 더 이상 어색하지 않다. 사랑의 감정이 때론 시기와 질투로 변질된 갈등 상황에서 일부 출연자는 시청자들에게 지탄을 받는 소위 '빌런'으로 등극한다. 아이러니하게도 시청자들이 가장 열정적인 관심을 보이는 포인트는 바로 이 갈등 상황이다. 가장 최근 에피소드였던 16기에서 '나는 솔로' 사상 최악의 갈등 상황이 나왔다. 그 중심에는 공교롭게도 여성 출연자 영숙이 있었다. 초반부터 옥순과 핑크빛 분위기를 풍겼던 광수는 영숙으로부터 '경각심을 가져라'라는 조언을 받고 갈대처럼 흔들렸다. 이후 광수는 영숙과 랜덤 데이트를 하는 과정에서 영숙의 기분을 맞춰준답시고, '제가 영숙님처럼 파란만장한 삶을 살진 않았지만'이라는 말을 무심코 던졌다가 '나는 솔로' 사상 최초로 데이트 중단 사태가 벌어졌다. 또 16기 광수는 영철을 향해 '테이프 깔까'라며 원망의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고, 영숙은 미국 시애틀 출신의 상철에게 '여 미국 아니고 한국이다. 상철아.'라며 불평을 하기도 했다. 쉴 새 없이 터지는 갈등 속에서 시청자들은 '누가 진짜 빌런인가'를 놓고 때론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 '나는 솔로' 방송이 끝나면 거의 모든 커뮤니티는 출연자 관련 내용으로 뒤덮인다. 그랬던 16기 편이 역대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는 걸 보면, 갈등은 빌런을 낳고 빌런은 결국 시청률을 낳는 불가분의 관계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나는 솔로'에 떨어진 과몰입 금지령 솔로 나라 촬영을 마친 뒤 방송까지는 3~4개월 정도의 시간이 흐른다. 최종 선택에서 커플로 이어졌어도 본방송이 시작되는 시간까지 남녀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그래서 제작진은 방송을 하기 전까지 출연자들의 SNS 활동을 자제시키고 공개적인 만남도 금지시킨다. 자칫 방송에 대한 강력한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과몰입러의 입장에서 '나는 솔로' 출연자들이 지켜야 할 금지령이 하나 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바로 출연자들의 인터넷 과몰입 금지 조항이다. 방송은 방송에서 끝내야 하건만 출연자들의 다툼은 방송 밖에서 이어지고, 그 싸움에 기름을 붓는 건 바로 인터넷 커뮤니티 여론이다. 실제로 16기 영숙과 옥순은 방송을 마치고 서로를 언급하며 감정싸움을 벌이다가 법적인 분쟁을 하게 됐다. 도 넘은 과몰입 시청자들도 유념해야 할 부분이 있다. 일부 시청자들은 '나는 솔로' 출연자들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에 의미 부여를 하고 이를 바탕으로 출연자들을 비방하는 모습도 심심찮게 목격이 된다. 방송에서 영숙과 옥순의 다툼에 새우등이 터졌던 순자 역시 커뮤니티에 실시간으로 올라오는 수많은 부정적인 글에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나는 솔로'의 본질은 '사랑 찾기'다. 솔로나라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짧은 시간 동안 자신의 짝을 찾기 위해서 출연자들을 때론 울고 때론 다투기도 한다.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아무리 욕해봤자 우리가 사는 세상 어딘가에서도 벌어지는 일과 다름이 없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출연자들도 우리와 다르지 않은 평범한 사람이기에 도 넘은 비난보다는 적당한 몰입과 응원이 필요하지 않을까. 주말에 뭐 볼래? '나는솔로-사랑은 계속된다' /SBS PLUS '나는 솔로'를 즐겨 보는 시청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프로그램이 바로 '나는 솔로-사랑은 계속된다'이다. 이 프로그램은 '나는 솔로'에서 나온 뒤 여전히 짝을 찾지 못한 출연자들의 일종의 패자부활전이라고 보면 좋다. 앞서 솔로나라에서 활약했던 주인공들이 짝을 찾지 못해서 2박 3일의 MT에서 자연스럽게 만남을 이어간다는 포맷이다. 재미 포인트는 우리가 이미 '나는 솔로'를 통해 제법 카메라에 익숙해진 출연자들이 한층 더 과감하게 사랑의 줄다리기를 하는 모습을 생생히 지켜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솔로'와 마찬가지로 '나는 솔로-사랑은 계속된다'의 가장 큰 무기 역시 포장되지 않은 극 사실주의다. 남다른 패션을 자랑하는 일명 '13기 MZ현숙', 역대 최강 미남 11기 영철, 대화보다 밥을 중요시 여기는 '밥식이' 13기 영식이', 반려견 3마리를 키우는 '13기 개현숙' 등이 출연해 반갑다. 한시도 눈 뗄 수 없이 MT촌 안에서 계속해서 새로운 에피소드가 벌어진다. 사회 통념상 현실 연애가 불가능하거나 사랑을 찾기 위한 기회비용이 부담스럽게 느껴진다면, '나는 솔로-사랑은 계속된다'를 통해 대리 만족을 하는 것도 방법이다. 디자인 : 박수민
1년 월드투어의 종착역 지난 16~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은 블랙핑크를 연호하는 함성으로 들썩였다. 이날 열린 블랙핑크 월드투어 'BORN PINK'(본 핑크)의 피날레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걸그룹'이라는 위상을 증명하는 현장이기도 했다. 블랙핑크는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해 앙코르 공연까지 1년 동안 전 세계를 돌았다. 콘서트 장소만 전 세계의 34개 도시를 간 셈이었다. 북미 54만, 유럽 21만, 아시아 90만, 오세아니아 5만, 중동 4만 등 블랙핑크는 190만 명의 관객을 콘서트에 불러 모았다. 아이콘이 된 블랙핑크 이렇게 많은 관객을 동원했다는 건 블랙핑크 4명의 멤버가 각자 글로벌한 아이콘이 되었다는 뜻이다. 유일한 태국인 멤버로 아시아권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리사를 포함해, 제니와 로제, 지수 등은 모두 솔로 가수로 맹활약하고 있을 뿐 아니라, 글로벌 명품 패션 브랜드의 주요 앰버서더로 활동한다. 4명 멤버들 모두 소셜미디어에서 영향력도 엄청나다. 샤넬의 뮤즈 제니를 예로 들면, 그가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포스팅하는 게시물 하나의 값어치는 28억 원 정도. 제니가 모델로 있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 켈빈 클라인은 제니와의 콜라보 캠페인을 찍은 뒤 소셜 미디어에서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펼쳤고, 6800만 달러(약 903억 원)의 수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젠 정말 월드스타 여러 차례 열애설에 휩싸인 LVMH 아르노 회장의 넷째 아들 프레데릭 아르노와 그룹 블랙핑크 태국인 멤버 리사 월드 스타라면 따라붙을 수밖에 없는 가십의 규모도 달라졌다. 제니는 한 보이그룹의 남성 멤버와의 사생활 사진이 유출돼 해외 뉴스를 장식했고, 로제는 국내의 톱 배우와, 지수는 동료배우와 각각 열애설에 휘말렸다. 리사는 프랑스의 재벌 3세이자 태그호이어의 대표이사와의 데이트 소식이 해외 언론을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데뷔 당시였던 2016년 블랙핑크는 당연히 지금의 위상과는 달랐다. 빅뱅, 2NE1을 통해 아시아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둔 YG엔터테인먼트는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 음악 시장에 진출시킬 만한 걸그룹을 준비하고 있었다. 애초에 블랙핑크는 연습생 9명이 합류를 놓고, YG엔터테인먼트는 진취적인 개성과 매력, 그리고 글로벌 시장에 적합한 멤버들을 위주로 4명을 추렸다. 그렇게 데뷔한 게 태국 출신 리사, 뉴질랜드 유학 경험이 있는 제니, 호주 출신 로제, 그리고 가수뿐 아니라 배우로서의 잠재력이 엿보이는 지수였다. 이들은 짧게는 4년, 길게는 6년을 YG엔터테인먼트에서 고강도 훈련을 받았다. 애초에 몇 명을 데뷔시킬지 정해놓지 않은 채 서바이벌 테스트를 통해 최종 데뷔조를 뽑는 식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렇게 탄생한 블랙핑크는 《휘파람》, 《붐바야》, 《불장난》, 《마지막처럼》, 《뚜두뚜두 (DDU-DU-DDU-DU)》, 《How You Like That》, 《Pink Venom》 등을 연달아 히트시켰고, 유튜브를 통해 글로벌 영향력을 키워갔다. 외국 아티스트들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하는 글로벌 전략은 미국 음악계에서 통했다. 블랙핑크는 두아 리파를 시작으로 레이디 가가, 셀레나 고메즈, 카디비와 작업을 해 K팝 장르에 익숙지 않은 음악팬들에게도 거리감 없이 다가갔다. 블랙핑크의 다음 행보는 영향력이 거대해진 만큼 블랙핑크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블랙핑크와 YG엔터테인먼트의 전속계약은 7년으로, 원래대로라면 지난 8월에 재계약 여부가 결론이 났었어야 한다. YG엔터테인먼트는 지난 4월부터 재계약을 두고 멤버들과 구체적인 얘기를 나눴지만, 모든 멤버가 YG엔터테인먼트에 남는다는 결론에 도달하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약에 간절한 쪽은 당연히 YG엔터테인먼트다. 멤버들의 재계약 여부에 YG의 주가가 출렁일 정도로 회사는 멤버들에게 재계약과 관련해 파격적인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계약 만료 이후 한 달여의 시간이 지났는데도, 아직 재계약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블랙핑크 멤버들의 개개인별 '몸값'이 너무 높아진 탓에 YG엔터테인먼트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해외 매체들은 블랙핑크 일부 멤버가 중국 에어전시로부터 계약금 500억 원을 제안받았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최근 케이팝을 대표하는 또 다른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은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와 두 번째 전속계약을 했다. 글로벌 아이콘이 된 블랙핑크의 선택에 전 세계 음악 팬들의 관심이 쏠린다. 주말에 뭐 볼래? 나는 SOLO, 그 후 사랑은 계속된다(나솔사계) / SBS Plus, ENA 누군가 그랬다. 〈나는 SOLO〉는 데이팅 프로그램이 아니라, 심리 분석 다큐멘터리라고. 솔로나라에 들어가면 누구든 감정에 솔직해지는 마법에 걸리는 것일까. 〈나는 SOLO〉 출연자들은 솔로나라라는 완전히 새로운 환경에서 만난 사람들과 울고, 웃고, 화내고, 기뻐하고, 좌절하고, 또 사랑에 빠진다. 〈나는 SOLO, 그 후 사랑은 계속된다〉(이하 〈나솔사계〉는 〈나는 SOLO〉 방송 이후 한바탕 휩쓸고 간 관심을 제대로 맛본 출연자들이 다시 솔로나라에 제 발로 찾아와서 벌이는 패자부활전이다. 〈나솔사계〉 출연자들은 '이번에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의지를 다지만 솔로나라에서는 여지없이 울고, 웃고, 화내고, 기뻐하고, 좌절하고, 또 사랑에 빠진다. 그게 재미 포인트다. 〈나는 SOLO〉의 찐 애청자라면 〈나솔사계〉가 어찌 궁금하지 않겠는가. 디자인 : 박수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