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과 가상 융합으로 누구나 언제 어디서나 쉽게 연결하고 소통하고 협력하도록 지원하는 유비쿼터스 가상현실을 연구하는 학자. 문화기술대학원에서 메타버스를 연구하고 있다.
<예언자들>은 각 분야에서 연구 중인 KAIST 교수들이 특정 시점을 전제로 미래를 예측해 쓰는 가상의 에세이입니다. 그저 공상 수준이 아니라 현재 연구 성과와 미래의 실현 가능성을 정교하게 조율하기에, <예언자들>은 스프 구독자들에게 짧게는 10년, 길게는 50년 이상 과학이 내다보는 미래를 미리 살펴볼 수 있게 할 것입니다. (글 : 우운택 KAIST 메타버스 학제전공 책임교수) 조용하다 못해 적막하던 대덕연구단지, 출범 60주년이자 엑스포 40주년을 맞는 2033년 새해 첫날부터 더 큰 변화가 밀려오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섬처럼 고립되어 '노잼도시 대전'의 근원 중 하나로 인식되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해 엑스포의 상징인 한빛탑과 시민광장을 직접 방문한 사람 수는 '에버랜드'보다 더 많은 연간 1천만 명을 이미 넘어섰다. 이 중에 외국 방문객의 수는 20%를 넘어서고 있고 빠른 속도로 더 늘어날 조짐이다. 실감실측 메타버스인 '메타대덕'을 온라인으로 경험한 사람 수는 5억 명을 넘어섰고 일일 활성 사용자 수는 로블록스를 넘어 5천여만 명에 이른다. 새해에는 현장 증강체험을 위해 몰려드는 방문객 문제로 대전시가 더 분주해질 것 같다. 컴퓨터가 만든 가상공간에서의 실감 경험을 '메타대덕'을 통해 물리적인 현실에서도 할 수 있게 된 것은 '유비쿼터스 가상현실' 기술과 '메타버스대학원' 덕분이다. '유비쿼터스 가상현실'은 UVR 연구실을 2001년 시작하면서,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실현된 일상의 지능공간에서 '눈치 있는 증강현실'을 직관적으로 활용하는 '확장 증강세계'를 만들어보자는 의미로 만든 단어이다. '유비쿼터스 가상현실'이 끝내 결실을 볼 수 있었던 것은 10년 전 시작한 KAIST '메타버스대학원' 때문이기도 하다. 메타버스의 두 번째 겨울이 시작된 2023년 무렵에 많은 사람들의 비관과 비판이 있었음에도, KAIST '메타버스대학원'을 중심으로 묵묵하게 '포스트 메타버스'를 준비하면서 개척해 온 결과이기도 하다. 노잼대전을 꿀잼대전으로 바꾼 '메타대덕'은 현실에서 가상을 경험하는 '확장 증강세계' 실감체험 플랫폼이다. 영화 <맨 인 블랙>의 스미스처럼 선글라스 같이 가벼운 '증강경'을 쓰고 장갑을 끼면 형태와 소리뿐만이 아니라 촉감도 경험할 수 있다. 안경을 쓰면, 양쪽 눈에는 120도 시야각에 가로 화소가 8K인 투명 화면을 통해 현실 세상에 사실적인 가상의 콘텐츠가 겹쳐 보이고, 안경을 통해 증폭 또는 통역된 3차원 사운드가 증강된다. 이러한 실감 증강체험을 위해서는 '증강경'이 초소형·초전력·친환경 사물인터넷, 슈퍼고속망과 K-오라캐스트, 에지/클라우드/슈퍼컴, 실감실측 디지털트윈, 가상경제 시스템, 범용 인공지능, K-ChatGPT, 가상증강현실 등과 유기적으로 연동되어야 한다. 바로 이 '메타대덕'이 일반 사람들에게 처음으로 공개한 안경기반 실감 증강체험 플랫폼이다. 갑천 위 배 모양의 Expo공원과 한빛 타워, 갑천 아래쪽은 시민광장 초실감증강 체험장인 '한빛탑' 일대는 '메타대덕'의 브로드웨이, 샹젤리제, 또는 명동 같은 곳이다. 국내외 곳곳에서 몰려온 스미스 같은 사람들이 '증강경'을 쓰고 이리저리 분주하게 오가면서 검증된 실감증강 스토리를 체험을 하는 곳이다. 현실 건물에 연동된 가상 건물에는 각자에게 필요한 광고나 정보 외에도 연관된 증강체험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언어 장벽 없이 통역이 되고, 어떤 질문에도 바로 시청각 콘텐츠로 현장에서 답을 해주는 '증강경' 때문에 외국 사람들과의 소통이나 비즈니스에도 별다른 문제가 없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온라인에 있는 사람들과도 함께 있는 것처럼 다양한 협력과 초실감 증강체험 비즈니스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현실 공간은 방문객으로 이미 포화 상태여서 새로운 대안이 필요한 곳이기도 하다. 한빛탑에서 본 시민광장 쪽 전경 한빛탑과 반대편 시민광장(좌우는 수목원, 아래쪽은 문화예술단지) 한편, 엑스포다리 건너에 있는 '시민광장'과 '문화예술단지' 주변의 꿀잼대전 '체험존'은 라스베이거스 가전쇼, 전시장 같은 곳으로 다양한 증강체험 콘텐츠가 소개되는 곳이다. 최근 확장한 '수목원'과 '갑천'은 기존 건물이 없어 가상토지의 거래나 가상건물의 건축도 가능한 곳이다. 꿀잼대전 '체험존'에서는 일정 비용을 부담하면 광고판을 활용하여 정보를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도 있고 더 많은 비용을 부담하면 현실과 연동된 가상의 공간이나 건물을 확보하여 자신의 콘텐츠를 다른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우주나 해양 체험 존이 있고, 외계인으로부터 연구소를 지키는 증강전투 체험 존도 있고, 물리법칙을 거스르는 기상천외한 가상 체험존도 있다. 다양한 실감 증강체험 비즈니스가 활발하게 확산되는 이유는 '메타대덕' 공식 가상화폐 'K-벅스'와 '대덕도서관'으로 불리는 클라우드 덕분이다. 'K-벅스'는 콘텐츠에 직접 결합된 3세대 대체불가능 토큰이다. '도서관'은 종이책 대신에 다양한 콘텐츠나 정보를 모으고 관리하여 '메타대덕'을 운용하는데 필요한 증강 콘텐츠를 지원하는 메타버스 '발전소'이자 '거래소'이다. 하루에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각자 생성한 가상 콘텐츠뿐만이 아니라 온라인에서 취합, 조사, 분석한 다양한 정보를 '도서관'으로 전송한다. 수만 명의 '증강경'을 쓴 사람들도 '메타대덕' 곳곳을 다니면서 다양한 증강경험을 직접 소비할 뿐만이 아니라 현장에서 생성한 콘텐츠나 습득한 데이터를 '도서관'으로 전송한다. '도서관'과 'K-벅스' 보상 시스템이 연동되어 만들어 낸 새로운 메타버스 생태계이다. 작년에 갑자기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부각된 보안과 개인정보보호 이슈도 해결되었다. 보안과 개인정보보호는 메타버스 생태계를 유지하고 확장하기 위해서, 또 '메타대덕'처럼 일상의 거의 모든 것들이 실감실측 디지터트윈기반 메타버스와 연동되는 MoE(Metaverse of Everything)와 더 나아가 MaaS(Metaverse as a Service)가 지속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KAIST '정보보호대학원'과 ETRI '국가보안기술연구소' 협력 연구를 통해 확보한 차세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현실-가상 융합경제시스템을 구축하였다. 뿐만이 아니라 '증강경'에는 눈동자, 손바닥, 뇌파, 음성 등을 동시에 활용하는 멀티모달 인증시스템을 결합하여 더욱 안전한 실감 증강체험이 가능하게 되었다. 2033년 새해 '메타대덕'과 함께 '꿀잼도시' 대전은 또 어떻게 진화할까? 현실-가상 융합기술을 전면적으로 일상화하는 데는 아직 여러 가지 걸림돌이 남아 있지만, '메타대덕'의 실험을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고 해결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 이미 온라인에서는 '메타대덕'의 일상화를 기다리는 수억 명의 참여자가 있고, 다양한 증강체험 서비스 제공을 위한 새로운 일거리도 계속 생겨나고 있다. 또 입소문을 탄 덕에 현장 체험을 위한 국내외 방문객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더 반가운 소식은 지역을 떠났던 젊은 창업자들이 다시 돌아오고 있고, '메타대덕'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 세계 각지에서도 지속적으로 방문한다는 사실이다. 시간의 한계, 공간의 벽을 넘어 메타세계의 중심으로 자리 잡은 꿀잼도시 대전, 만세! '메타대덕'의 토대를 함께 만들어 낸 메타버스대학원 만세! 아무도 가지 않던 힘든 길을 함께 걷고 개척해 온 UVR연구실 식구들도 만세! 디자인 : 박수민 더 궁금한 독자들을 위해 준비했어요! ▶ 함께 보면 좋은 주요 키워드 메타버스 초월(beyond)을 의미하는 Meta와 세계를 의미하는 Universe의 합성어로, 1992년 닐 스티븐슨이 소설 ‘스노 크래시’에서 가상경을 통해 일상과 같은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가상세계를 '메타버스'로 설명하는 것에서 유래한다. 2007년 AST가 발표한 Metaverse Roadmap에서는 가상으로 증강된 현실과 현실과의 연동으로 지속되는 가상세계의 융합으로 정의하였다. 2003년 소개된 인터넷 PC기반 가상세계인 SecondLife가 대표적인 1세대 메타버스라면 2020년 다시 주목받은 스마트폰 기반의 로블록스는 제2세대 메타버스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유비쿼터스 가상현실 2001년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구현된 현실 지능공간에서 체험하는 눈치 있는 가상현실을 구현하기 위해 만든 단어이다. 증강경을 통해 현실에서 필요할 때 즉각적으로 시공간의 한계를 넘나드는 연결, 소통, 협업 등을 가능하게 하는 가상정보 체험과 활용은 3세대 메타버스이기도 하다. 최근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등 선진 IT 기업이 주목하는 인터넷의 미래 방향이기도 하다. MoE (Metaverse of Everything) 인터넷을 통해 데이터를 다른 기기 및 시스템과 연결 및 교환할 목적으로 센서, 소프트웨어, 기타 기술을 내장한 물리적 객체(사물)의 네트워크를 의미하는 사물인터넷의 확장이다. 디지털 기기뿐만이 아니라 일상의 모든 사물이 가상과 유기적으로 메타버스와 연동되는 현실-가상 융합 네트워크를 의미한다. MaaS (Metaverse-as-a-Service) 클라우드 기반의 소프트웨어 제공 모델인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Software-as-a-Service, SaaS)’의 확장 개념이다. 메타버스 제공업체가 클라우드기반으로 메타버스를 개발 및 유지 관리하고, 메타버스를 통해 Play-to-Eran 방식의 다양한 소통, 활동, 체험 등을 제공한다. ▶ 함께 보면 좋은 참고 자료들 1. 메타버스에서 포스트 메타버스로! (우운택, 2021) 2. 다음 세상이 온다: 포스트 메타버스 (우운택 등, 포르체, 2022) 3. The Metaverse and How We'll Build It Together(Mark Zukerburg, Connect 2021) 4.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2018,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