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에서 데이터와 저널리즘의 접점을 찾고 있습니다
"이번 총선은 '지민비조'로 뽑아달라."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는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을 일컫는 '지민비조' 투표 행태가 뚜렷했던 곳은 호남이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정당 개표 결과를 분석해 보면 호남권(광주·전남·전북) 유효 투표 수 281만 6,835표 중 128만 4,000표(45.6%)가 조국당을 선택했습니다.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득표율은 38.1%로 2위였습니다. 광역자치단체별로 따져봐도 조국당은 세 지역 모두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광주광역시 47.7%, 전북특별자치도 45.5%, 전라남도 44.0% 순으로 득표율이 높았습니다.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조국당이 보여준 호남에서의 돌풍이 야권 내 경쟁 구도의 '전초전'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민주당에서는 벌써부터 조국당을 견제하는 기류도 감지됩니다.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이번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을 선택한 호남 민심에 주목해 봤습니다. 비례정당 개표 데이터를 읍면동 단위까지 세밀하게 분석해 호남 민심을 진단해 보고, 향후 22대 국회의 야권 내 경쟁 구도까지 짚어봤습니다. '지역구는 민주당'…호남 읍면동 98% 싹쓸이, 광주·전북 모든 행정동서 승리 민주당의 지역구 득표율부터 간단하게 복기해 보겠습니다. 호남에서 받은 민주당의 성적표는 한마디로 '이보다 좋을 수 없다'였습니다. 민주당은 호남 지역구에서 77.1%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28개 의석을 모두 차지했습니다. 호남에서 민주당이 전 의석을 가져간 건 헌정사상 최초의 기록입니다. 광역별로 득표율을 따져보면 전북 81.63%, 광주 76.52%, 전남 73.19% 순으로 전북이 가장 높았습니다. 특히, 전북은 몰표에 가까운 80%의 득표율을 보이며 이번 선거만큼은 광주, 전남을 제치고 새로운 '민주당 안방'의 가능성까지 보였습니다. 조금 더 지역을 세분화해서 보면 어떤 결과들이 보일까요? 호남의 읍면동은 총 636개입니다. 전라남도가 297개로 가장 많고, 전북특별자치도가 243개, 광주광역시가 96개의 읍면동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역구 선거에서 민주당은 624개 읍면동에서 승리를 가져갔는데 비율로 따지면 읍면동의 98%에 육박합니다. 말 그대로 싹쓸이죠. 특히, 광주와 전북에서는 민주당이 모든 읍면동에서 승리를 가져갈 만큼 압도적인 승부 결과를 보였습니다. 다만, 전남은 297개 읍면동 중 12개에서 민주당이 1위를 놓쳤습니다. 전남 곡성군 목사동면에서 국민의힘 이정현 후보, 전남 신안군 신의면에서는 무소속 백재욱 후보, 전남 영광군 낙월면, 영광읍 등 10개 읍면동에서는 무소속 이석형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넘어서며 1위를 차지했습니다. 전남에서 얻은 민주당의 득표율을 지도로 나타내 보면, 한 가지 특이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전남은 지리적 특성에 따라 민주당의 득표율 온도 차가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남해와 바로 맞닿아 있는 지역에서는 민주당 득표율이 무려 80%가 넘는 모습(지도에서 가장 짙은 색)을 보였지만, 내륙으로 들어올수록 민주당 득표율이 옅어지는 모양새입니다. 호남권의 지역구 개표 결과를 정리해 보면, 민주당은 득표율과 1위를 차지한 읍면동 수를 통틀어 압승을 차지했습니다. 민주당은 이 기세를 몰아서 비례정당 개표 결과까지 좋은 흐름을 이어가려고 했지만, 한 가지 변수에 막히고 말았습니다. 바로 조국혁신당입니다. '지민비민' 호남 읍면동은 41%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조국혁신당 창당 전만 해도 30% 가까운 지지율을 기록하며 2위를 달렸습니다. 하지만 조국당이 창당한 직후부터 지지율은 하향세를 보이다가 결국 역전당하고 맙니다. 조국 대표가 '지민비조'를 외치자 민주당은 '지민비민'을 호소하며 비례정당까지 민주당을 선택해 달라고 읍소했습니다. 그래야만 민주당이 지역구와 비례 의석을 합쳐서 법안 단독 통과가 가능한 151석, 패스트트랙 180석, 그리고 대통령 탄핵안 처리와 개헌까지 가능한 200석을 노려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국당을 포함한 범야권으로도 가능한 그림이지만, 민주당은 단독으로 표결을 처리할 수 있는 의석을 다른 정당 도움 없이 확보하는 게 더 우선순위일 수밖에 없죠. 즉, 민주당은 지역구에서 보여준 민심의 바람을 비례정당 투표까지 이어가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비례정당 개표 결과는 지역구 성적만큼 좋지 못했습니다. 비례정당 득표율을 전국 기준으로 보면 민주연합 26.7%, 조국당 24.3%로 민주연합이 2.4%p 더 높았지만, 호남권에서는 조국당이 45.6%, 민주연합 38.1%로 조국당이 7.5%p 더 높았습니다. 민주연합의 결과에 초점을 맞춰서 분석해 보겠습니다. 민주당이 호남 지역구에서 받은 77.1%의 득표율과 비교해 봅시다. 민주당과 민주연합은 같은 뿌리를 둔 정당인데, 두 선거 결과는 39%p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호남에서 민주당 뽑은 유권자 중 상당수가 비례투표는 다른 선택을 했다는 뜻입니다. 읍면동 단위에서 승리한 지역을 봐도 민주연합의 성적은 지역구만큼 좋지 않습니다. 지역구는 민주당이 승리하고 비례정당 투표에서는 민주연합이 승리한 이른바 '지민비민'의 결과를 나타낸 읍면동은 전남 154개(51.9%), 전북이 99개(40.7%), 광주 6개(6.3%)로 호남 지역에서 총 259개로 나타났습니다. 비율로 보면 40.7%에 그칩니다. 반면에 민주당과 조국당의 손을 함께 들어준 이른바 '지민비조' 읍면동은 366개 읍면동(57.5%)으로 민주연합을 선택한 동네보다 더 많았습니다. 특히, 민주연합은 안방인 광주에서 성적이 가장 나빴습니다. 96개 읍면동 중 6개 동네에서만 민주연합이 앞섰을 뿐, 나머지 90개 동네는 조국당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득표율로 따져봐도 광주에서 두 비례정당의 차이는 11.45%p로 꽤 벌어졌습니다. 전북은 7.9%p, 전남은 4.1%p 차이였습니다. 그만큼 광주의 민심은 '지민비민'보다는 '지민비조'를 선택했다는 뜻입니다. 이를 두고 최근 두 정당 간에 묘한 기류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총선을 2주 앞두고 민주당은 정치개혁 공약으로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를 약속했습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의 지지율이 오차 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었고,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접전지가 50곳에 이르다 보니 22대 국회에서 조국당과의 협력을 염두에 둔 공약으로 해석됩니다. 조국당이 교섭단체가 되면 상임위별로 간사를 둘 수 있고, 의사 일정 변경, 국무위원 출석 요구권 등 많은 권한이 생기기 때문에 조국당의 영향력은 자연스럽게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민주당 입장에서 고민이 생기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당장 2년 뒤, 지방선거의 판세도 장담할 수 없게 됩니다. 조국당이 지방선거에서 광역자치단체장, 기초자치단체장, 지방의원, 교육감 등에 후보를 낸다면 호남에서 두 정당이 경쟁하는 구도는 당연한 수순입니다. 20대 총선 당시 호남에서 보여준 국민의당 돌풍이 또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민주당 입장에서는 견제할 수밖에 없는 요인으로 작동될 수 있습니다. 영남서 집토끼 잡은 국민의힘-국민의미래? 반면,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영남권(부산·대구·울산·경북·경남)에서 집토끼 단속에 어느 정도 성공했습니다. 지역구 기준으로 국민의힘이 얻은 영남권 득표율은 60.6%였습니다(거소·선상투표, 관외사전투표, 국외부재자투표 제외). 비례정당인 국민의미래 성적은 어땠을까요? 영남에서 51.1%를 기록했는데, 경북 60.3%, 대구 60.2%, 경남 46.2%, 부산 45.9%, 울산 41.8% 순이었습니다. 21대 총선에서 얻은 비례정당 지지율과 비교해 보면, 당시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이었던 미래한국당이 얻은 48.3%보다 2.8%p 증가한 수치입니다. 국민의미래는 읍면동별 성적에서도 결과가 좋았습니다. 지역구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하고, 비례에서 국민의미래가 가장 득표율이 높았던 곳을 분석해 보면, 영남권 읍면동 1,037곳 중에서 979곳이 이에 해당됩니다. 비율로 보면 94.4%에 이릅니다. 대구 100%, 경북 97.8%, 부산 94.1%, 경남 91.8%, 울산 74.5%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총선 판세가 워낙 박빙이기도 했고, 부산과 경남 일부 민심이 요동친다는 평가가 많았죠? 하지만 개표함을 열어보니 대부분 읍면동 단위에서 국민의미래가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은 다음 지방선거를 앞둔 여당 입장에서는 안심할 수 있는 지표가 됐습니다. 영남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또 하나 있습니다. 조국혁신당의 돌풍이 영남까지 불어왔습니다. 선거 유세가 한창이던 3월 21일, 조국 대표는 부산을 찾아 "검찰독재정권을 심판하자"며 "이제 고마 치아라 마!"라고 외쳤습니다. 고향인 부산에서 친근한 사투리로 다가선 건데, 일부 정치평론가들은 조 대표의 사투리 정치가 부산의 민심을 자극했다고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부산에서 조국당의 지지율은 조 대표가 방문한 직후 크게 올랐고 그 열풍은 개표까지 이어졌습니다. 실제로 조국당은 영남권 광역자치단체 중 부산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부산 22.5%, 울산 22.2%, 경남 20.5%, 대구 11.8%, 경북 11.7% 순이었는데, 영남에서 더불어민주연합보다 조국당 득표율이 더 많이 나온 곳도 부산이 유일했습니다. 민주연합은 울산 24.2%, 경남 21.5%, 부산 20.9%, 경북 14.7%, 대구 13.7% 순으로 높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민주당은 '지민비민'에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얻게 됐고, 조국당은 '지민비조'를 외친 결과 애당초 목표보다 더 많은 12석을 차지했습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는 지난 총선에 비해 집토끼 단속에는 비교적 성공하면서 영남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22대 국회,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범야권이란 이름으로 뭉쳐서 잡음 없이 정부를 견제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민주당 걱정처럼 조국당은 야권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며 민주당과 부딪치는 모습을 보여줄까요? 22대 국회 소식은 계속해서 폴리스코어를 통해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디자인 : 강이경, 데이터 : 신예진
"혈세에 빨대 꽂아 빨아먹는다", "또 표팔이 한다", "노란 리본 맘충들…" 세월호 참사 관련 기사 댓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표현들입니다. 흔히 '악성 댓글'이라고 하죠. 사고 첫해부터 유가족을 울렸던 악성 댓글은 현재 단순 막말을 넘어 혐오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특정 지역, 여성, 어린이 비하도 서슴없이 내뱉고 있습니다. 2014년 4월 16일은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단원고 학생을 비롯한 희생자들이 세월호 침몰로 우리 곁을 떠난 날입니다. 유가족들은 희생자들을 어렵게 보냈지만, 악성 댓글로 입은 상처는 여전히 흉터로 남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만난 한 유가족은 댓글이 무서워 기사를 보지 않는다고 할 정도입니다. 작년 3월에는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가 이태원 참사 발생 이후 세월호 참사 피해자에 대한 혐오와 모독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며 고소장까지 직접 제출했습니다.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 관련 기사의 악성 댓글에 주목해 봤습니다. 지난 10년간, 얼마나 많은 악성 댓글이 혐오와 모독으로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을 괴롭혀 왔을까요? 또 악성 댓글은 처음부터 이렇게 거칠었고 혐오를 발산해왔던 걸까요? 답을 찾기 위해 마부작침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빅카인즈>에서 2014년 4월 16일부터 2024년 4월 10일까지 10년 간 '세월호'와 '이태원' 키워드로 검색되는 10대 일간지(조선, 중앙, 동아, 한겨레, 경향, 한국, 서울, 국민, 세계, 문화)와 3개 지상파(SBS, KBS, MBC) 기사 16만 7,077건과 여기에 달린 댓글 541만 5,000개를 수집해 분석했습니다. 악성 댓글 분석은 혐오 발언 분류 알고리즘 '헤이트스코어(HateScore)'를 활용했습니다. 악성 댓글 31%…세월호 참사 첫해 가장 많았다 악성 댓글 데이터를 학습시킨 혐오 발언 분류 알고리즘을 활용해 악성 댓글을 분류해 봤습니다. 혐오 발언 분류 알고리즘은 댓글 내용에 따라 0-1 사이의 수치로 댓글의 악플 비율을 나타냅니다. 그 결과, 악성 댓글의 비율은 약 31%였습니다. 악성 댓글은 세월호 첫해에 가장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해경, 인양, 보상금, 책임 공방 등의 이슈들이 계속해서 발생하다 보니 기사량에 비례해 악플 수도 함께 늘어난 걸로 보입니다. 다음 해인 2015년부터 기사량이 급감했지만 악성 댓글량은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일시적으로 오른 것도 아니었습니다. 악성 댓글은 2015년부터 세월호 참사 5주기를 거쳐 2020년까지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정부 비판 → 유가족 혐오로 변질되는 '악성 댓글' 댓글은 세월호 참사 직후에 가장 많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혐오 표현이 담긴 악성 댓글은 아니었습니다. 댓글을 연도별로 분류해 해마다 어떤 단어들이 많이 쓰였는지 빈도수를 뽑아보니,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2014년에는 '해경', '정부', '구조', '공무원', '무능'이란 단어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많이 나온 단어들이 어떤 맥락에서 사용됐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실제 댓글을 들여다봤습니다. '무능한 정부에 화가 난다 새X들아', '해경은 전부 조직과 함께 날려야 한다… 세금만 축내는 것들!' 등과 같이 당시 정부의 대응과 해경의 무능함을 비판한 내용이 많았고, 참사 자체에 대한 분노가 담긴 댓글이 주를 이뤘습니다. 거친 표현들 때문에 혐오 발언 분류 알고리즘에서 악성 댓글로 분류됐지만, 이걸 악성 댓글이라고 부르긴 어렵습니다. 즉, 세월호 참사 첫해에 나타난 악성 댓글에는 혐오와 막말보다는 분노에 가까운 표현이 많이 담겨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세월호 5주기를 맞이한 2019년부터 악성 댓글에 쓰인 표현에 큰 변화가 보입니다. 공무원, 해경, 구조와 같은 단어들이 빈도수 상위권에서 사라졌고 그 자리를 채운 건 쓰레기, 좌파, 빨갱이, 재앙 등으로 세월호와 전혀 상관없는 단어들입니다. 당시 작성된 댓글을 봐도 유가족을 위로하고 정부의 무능을 비판하는 내용은 더 이상 찾기 힘들었습니다. 댓글의 순기능은 전혀 작동되지 못했습니다. 악성 댓글은 편향된 정치 성향과 원색적인 욕설 그리고 유가족들을 향한 모독과 혐오 표현이 주를 이룹니다. 물론 단어의 빈도수만으로 현상을 해석하는 데 무리는 있지만, 세월호 참사와 무관한 욕설과 혐오 표현에 가까운 단어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기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댓글이 변질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월호 10주기인 올해는 댓글의 혐오 표현들이 더 격해졌습니다. 22대 총선과 세월호 10주기가 맞물려 댓글이 이전보다 정치색이 짙어지고 보여주기조차 힘든 혐오 표현들이 급증했습니다.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시체팔이, 표팔이, 좌파, 선거, 총선 등의 단어들이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정당명, 정치인 이름도 자주 눈에 띄는 걸 보면 세월호 참사를 선거와 정치에 악용했다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특정 지역과 소수자, 여성을 향한 혐오도 크게 늘었습니다. 과거 세월호 참사 합동수사본부장을 맡았던 이성윤 후보는 22대 총선에서 전라북도 전주을에 더불어민주당의 공천을 받았습니다. 선거 과정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초동 수사를 방기하고 박근혜 정부를 비호했다는 논란이 일어나면서 기사와 댓글량이 급증했습니다. 이 후보를 공격하는 악성 댓글도 크게 늘었습니다. 특정 지역 비하가 담긴 혐오 표현들이 등장했는데 "전라도", "광주", "폭동"과 같은 표현들이 대표적입니다. 이 후보 사퇴를 요구한 '세월호참사 10주기 전주준비위원회'를 향해서도 '전라디언은 배신이 전문인가?', '또 페미냐? ㅉㅉ'과 같은 혐오 표현들이 서슴지 않고 댓글에서 보이기 시작합니다. 기사를 주제별로 군집화 해보니…'악플 기사'가 '악플'을 낳는다? 악성 댓글이 많이 달리는 기사 유형은 있을까요? 마부작침은 기사의 유형에 따른 악성 댓글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함께 살펴봤습니다. 이를 위해 토픽 모델링(Topic Modeling)이란 텍스트 분석 기법을 활용했습니다. 토픽 모델링은 추상적인 주제가 비슷한 기사들끼리 분류(클러스터링)하여 군집을 묶을 수 있습니다. 가령, '22대 총선'과 관련된 기사를 수집해 토픽 모델링을 적용시키면 '여론조사', '개표 결과', '선거 유세' 등 다양한 주제로 기사가 분류된다는 뜻입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기사의 유형은 총 126가지로 분류됐습니다. 세월호 참사 발생, 세월호 인양, 4·16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여론과 정치권의 반응, 유가족들과 관련된 주제 등 다양했습니다. 그 가운데 악플 비율이 가장 높았던 기사 유형은 유튜브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조롱하고 비하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은 극우 성향 유튜버를 보도한 주제였습니다. 이 기사들에 달린 악플 비율은 무려 42.4%에 달했습니다. 어떤 댓글들일까요? 댓글을 살펴보면 혐오 발언을 내뱉은 가해자를 두둔하거나 피해자들을 모욕하는 내용들이 다수 보였습니다. 혐오 발언의 문제를 보도한 기사에 악성/혐오 댓글이 달리는 끔찍한 현상이 벌어진 거죠. 다음으로 악플 비율이 높았던 주제 역시 혐오 발언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극우 성향 사이트로 알려진 일간베스트(이하 '일베')에서 유족들을 '유족충'이라고 비하하고 희생자를 비웃는 등의 혐오 표현이 담긴 댓글의 문제점을 지적한 기사들에 달린 악플 비율도 37.7%로 높았습니다. 악성 댓글이 유독 많이 달리는 기사 유형은 악성, 혐오 발언이나 댓글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었습니다. 가해자들은 유족의 슬픔에 공감하거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에는 관심 없고 오로지 더 강한 자극의 악성 댓글을 찾아다니며 댓글을 재생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태원 참사는 더 잔인했다…악플이 보여준 '잔혹성' 마부작침은 또 다른 희생자를 떠나보낸 이태원 참사와 관련된 기사들도 수집했습니다. <빅카인즈>에서 '이태원 참사', 이태원 사고' 등의 키워드로 검색된 2022년 10월 29일부터 2024년 4월 10일까지 기사에서 수집된 댓글은 총 207만 697건입니다. 이 중 10%를 무작위로 추출해 악성 댓글의 비율을 따져보니 32.3%로 나타났습니다. 이태원 참사 기사에 달린 악성 댓글을 살펴보면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세월호 참사 분석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정부의 무능을 비판하고 정치색이 담긴 댓글들이 다수입니다. 하지만, 성소수자와 관련된 혐오 표현은 이태원 참사 기사에서 볼 수 있는 특징입니다. 특히, '페미', '레즈비언', '게이', '동성애'와 같은 단어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성소수자를 향한 공격성이 늘어나고 있는 건데요, 도를 넘은 혐오 표현들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뿐만 아니라 성소수자에게도 큰 상처를 입혔습니다. 이태원 참사 기사에서 드러난 악성 댓글의 행태는 더 이상 댓글이 사회적으로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그만큼 막말과 혐오를 넘어선 표현들까지 서슴없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이제는 악성 댓글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적극적인 댓글 제한 정책이 필요할 때 혐오와 막말은 치유와 극복을 위한 피해자들의 노력을 무너뜨립니다. 이태원 참사 생존자인 고 이재현 군은 트라우마와 악성 댓글 등에 시달리다 159번째 희생자가 됐습니다. 악성 댓글은 희생자, 생존자, 유가족을 가리지 않고 대상을 모욕하고 공격했습니다. 도를 넘는 혐오 표현으로 유가족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까지 겪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故 세월호 희생자 이태민의 어머니 문연옥 씨는 "아이들을 팔아서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할 때면 너무 힘들죠"라며 "이런 악성 댓글들이 없어졌으면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악성 댓글로 일상생활이 쉽지 않다고도 했습니다. 악성 댓글의 폐해를 막기 위해 지난해 1월 사회재난 뉴스만큼은 댓글 창을 없애자는 취지의 관련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해당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표현의 자유, 댓글의 순기능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섭니다. 여전히 악성 댓글의 역기능보다 순기능에 손을 들어주고 있는 현실입니다. 대안은 없는 걸까요? 법률로 제한하지 않더라도 댓글을 관리하는 포털과 언론사의 노력만 있다면 최소한의 악성 댓글을 차단할 수는 있습니다. 악성 댓글의 심각성과 위험성을 알리는 문구를 기사와 함께 게재하거나 2차 피해가 우려될 때는 댓글을 제한하는 방법 등이 대표적입니다. 실제로 포털 서비스 네이버는 언론사가 기사 단위로 댓글을 차단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2023년 9월 26일부터는 인공지능이 자살 관련 내용으로 인식한 기사에서는 댓글과 추천 스티커를 운영하고 있지 않습니다. 뉴스 공급자들의 적극적인 댓글 관리와 정책이 악성 댓글을 최소화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됩니다. 디자인 : 안준석, 데이터 : 신예진
총 254개 지역구의 일꾼들이 정해졌습니다. 지역구만 놓고 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161석, 국민의힘 90석, 새로운미래, 개혁신당, 진보당이 각각 1석씩을 차지했습니다. 21대 총선과 비교해 보면 민주당은 전체 의석 수가 2석이 줄었고, 국민의힘은 6석이 늘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가장 많은 의석이 걸린 수도권에서 참패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고 말았습니다. 이번 결과를 두고 단편적인 해석들이 많습니다. 현 선거 체계에서는 한 표라도 더 많이 받는 후보가 승자가 됩니다. 반면 다른 후보들이 얻은 표는 말 그대로 사(死)표로 전락하게 됩니다. 가령, A 후보가 51%를 득표하고 B 후보가 49%를 받더라도 선거가 끝나면 B 후보의 49%는 의미가 없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의석 수만 가지고 이번 총선 민심을 평가하는 건 최대한 지양할 필요가 있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 민심을 측정할 순 없을까요? 그에 완벽하게 부합하진 않더라도 해상도 높은 개표 데이터를 통해 민심을 들여다볼 순 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공개하는 개표 데이터는 선거구별로 득표 수를 공개할 뿐만 아니라 행정동별로도 공개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다면 우리 동네의 '진짜' 민심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게 됩니다. 마부작침은 22대 총선에서 행정동별 후보들의 득표율을 분석해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유권자들의 선택을 복기해 봤습니다. 특히, 접전지가 많았던 서울과 마지막까지 민심이 들끓었던 부산의 민심이 어떻게 표심으로 나타났는지 지도 위에 펼쳐봤습니다. 지난 대선의 핵심 키워드는 '부동산'…한강 벨트 선택은 '국힘'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민주당 이재명 후보 간의 서울 득표율 차는 4.7%p로 박빙의 승부를 펼쳤습니다. 전국 득표율 차가 0.73%p인 점을 고려하면 서울은 보수 표심이 더 높았습니다. 당시 윤 후보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절반이 넘는 14곳에서 승리했는데, 특히 강서구를 제외한 한강 벨트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행정동 성적표도 좋았습니다. 425개 행정동 가운데 국민의힘 245개, 민주당은 180개 동네에서 승리를 가져갔습니다.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정책 후폭풍이 표심으로 나타났다는 해석이 당시 지배적이었을 만큼 윤 후보에게 높은 득표율을 안겨준 곳들은 비싼 집값을 자랑하는 동네들이었습니다. 자치구별 개표 결과를 봐도 윤 후보는 '민주 텃밭'이라고 불리는 이른바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 지역과 구로, 관악 등에서는 힘을 못 쓴 걸로 나타났습니다. 당시 부동산 폭등이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끼친 지역입니다. 하지만 행정동별로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이 동네들 중에서도 윤 후보가 득표율에서 앞선 곳들이 꽤 많았습니다. 대표적으로 도봉구에 위치한 창4동, 창5동, 방학1동, 쌍문4동, 도봉2동 등과 노원구의 상계동 일대입니다. 중랑구에서도 망우본동과 상봉1동이 국민의힘 쪽에 더 많은 표를 던졌습니다. 이곳들은 노도강 지역에서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오른 대표적인 동네들입니다. 당시 대선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심판론 성격이 강했고, 특히 한강 벨트를 낀 동네들은 한강뷰라는 프리미엄으로 자산 가치가 엄청나게 높아진 상황이었죠. 부유층은 한번 올라간 자산 가치가 다시 떨어질 걸 염려했고, 서민층은 아파트를 살 수 없다는 불안감이 팽배해졌습니다. 이는 표심으로 표출됐습니다. 대표적으로 강서구 표심입니다. 강서구는 자치구 승패에선 민주당이 이겼지만, 행정동별로 보면 한강의 가장 서쪽에 자리 잡은 방화2동부터 영등포구와 맞닿은 염창동까지 모두 윤 후보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당시 마지막 남은 한강 조망을 가진 아파트란 점이 젊은 층들의 관심을 이끌며 이른바 '패닉 바잉'이 가장 많이 일어난 곳이었죠. 당시 부동산 정책의 핵심이 부동산 가격을 낮추는 걸 목표로 하다 보니 전통적으로 민주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는 강서 유권자들도 지난 대선에서만큼은 '부동산 표심'에 편승했던 거죠. 결국 국민의힘은 직전 선거였던 21대 총선의 부진을 털어내고 민심의 흐름을 다시 바꿔놓고 맙니다. 다시 빼앗긴 서쪽 한강 벨트…서울 외곽도 심상치 않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서울에서 승리한 지역구는 48곳 중에서 11곳입니다. 강남 갑/을/병, 서초 갑/을, 송파 갑/을, 용산, 마포갑, 동작을, 도봉갑입니다. 행정동별 결과로 보면 426개 행정동 중 국민의힘 118개, 민주당 308개로 지난 대선과 비교해 보면 국민의힘은 127개 행정동을 민주당에게 빼앗겼습니다. 민주당의 압승이라 불릴 만한 결과입니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건 민주당이 20%p 이상 크게 이긴 곳들이 전보다 확연하게 늘었단 점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보수 쪽으로 등을 돌린 유권자들이 다시 민주당 품으로 돌아온 걸로 보입니다. 특히, 서울의 외곽 동네에서 이 같은 특징을 보인 곳들이 많았습니다. 대표적으로 노원 중계본동, 하계2동 등을 비롯해 최근 전세 사기로 문제가 불거진 강서구 발산1동, 화곡본동, 화곡2동, 화곡8동, 구로구 가산동 등입니다. 한강 벨트에서도 민주당이 다시 되찾은 동네들이 많습니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가져갔던 서쪽의 한강 벨트 중 가양2동을 제외한 방화2, 3동, 가양1동, 가양3동, 염창동 모두가 2년 만에 민주당으로 돌아왔습니다. 강동에서는 암사2동, 천호2동, 풍납1동, 강일동 등이 민주당 지지가 많았습니다. 반면 철옹성으로 불렸던 강남, 서초 민심도 꽤 흔들린 것으로 관측됩니다. 특히, 서초구 양재2동은 보수 텃밭에서 유일하게 민주당이 앞선 곳으로 기록됐습니다. 지난 대선부터 보수 표심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는데 국민의힘은 이를 막지 못하고 본진에서 작은방 하나 내준 꼴이 되어버렸죠. 이런 흐름은 강남 3구 중 송파부터 보이기 시작했는데 점점 서초, 강남구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는 점은 다음 선거에서 큰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논현1동, 역삼1동, 대치4동, 반포본동, 내곡동 등은 지난 대선에 비해 최소 5%p 이상 빠진 곳들이라 변수가 많은 대표적인 동네들이죠. 이번 총선 개표 과정을 보면 국민의힘이 끝까지 안심할 수 없는 곳들이 강남 3구에서 많았습니다. 즉, 5%p로도 충분히 승부가 갈릴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강남 3구에서 나타난 일부 민심은, 현 정부여당 입장에서 볼 때 '여기는 누가 나와도 당선된다'가 슬슬 옛말이 되고 있다는 걸 실감할 수 있게 했습니다. 들끓었던 부산 민심…최종 선택은 '우리가 남이가'? 부산 민심에 이상 기류가 감지됐던 건 올해 초 여론조사였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보여준 보수 표심이 워낙 굳건했기 때문에 부산은 국민의힘 입장에서 변수가 아닌 상수인 곳이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부산 모든 행정동은 하나같이 국민의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하지만 22년 대선과 24년 총선 사이에 부산 민심에는 묘한 기류가 흘렀습니다. 부산 최대 현안인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기본 계획안은 큰 우려를 자아내기 충분했고, 부울경 메가시티도 사실상 흐지부지된 상황이었죠. 결정타는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였습니다. 아무래도 정부의 안일한 준비가 실패의 원흉이었단 비판에 부산시민들의 실망감은 꽤 컸다고 전해집니다. 윤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뽑아놨더니 돌아오는 게 없다는 여론이 일어나기 시작한 거죠. 여론조사에서도 민심은 표출됐습니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전까지 집계된 여론조사를 종합해 보면 18개 의석이 걸린 부산에서 국민의힘이 확실히 앞선 곳으로 나타난 건 단 9곳이었습니다. 나머지는 민주당 우세 혹은 접전지로 분류됐습니다. 특히, 수영구는 국민의힘 후보였던 장예찬 후보가 공천 취소되며 무소속으로 출마를 강행해 보수 표심이 갈리며 민주당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1등을 달리는 웃지 못할 상황도 연출됐죠. 하지만 막상 개표함을 열어보니 결과는 여론조사와 크게 달랐습니다. 민주당에서 꽤 많은 의석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2석을 잃게 됐습니다. 그나마 북구갑에 출마한 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부산시장 출신인 국민의힘 서병수 후보를 꺾었다는 게 위안일 뿐, 부산 민심을 돌리는 데는 또다시 실패하고 맙니다. 미워도 다시 한번, 정부·여당의 손을 들어준 거죠. 특히 수영구는 여론조사 결과로만 보면 민주당 유동철 후보의 당선이 유력했지만 국민의힘 정연욱, 무소속 장예찬 후보에게 갈린 보수 표심이 투표장에서 국민의힘 쪽으로 몰려 정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민주당이 100% 실패했다고 단정할 순 없습니다. 지난 대선에 비해 민주당으로 돌아선 유권자들이 개표에서 많이 나타났거든요. 특히, 부산 구도심으로 불리는 부산진구, 동구, 서구 일대는 전통적으로 보수 텃밭이라고 불리는 동네였는데, 이번 개표 결과를 보면 더 이상 국민의힘이 안심할 수 없는 동네가 됐습니다. 노년층 비율이 높은 동네에서 이탈표들이 많이 나왔다는 점은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됐습니다. 부산에서 타 지역 유입 인구가 많은 사하구, 사상구, 북구 등 낙동강 벨트에 가까운 동네들도 21대 총선 때만큼 진보 표심이 회복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당선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습니다. 서울과 부산 모두 미세한 행정동 단위로 개표 결과를 복기해 보면, 단순하게 승패로 민심을 따지는 건 의미가 없어 보일 만큼 표심은 한 쪽으로 쏠려있지 않았습니다. 정치 이념을 이분법적으로만 구분짓는 편가르기는 불필요한 갈등만 조장할 뿐입니다. 22대 국회는 정치적 양극화가 극단으로 치달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벌써부터 민생보다는 복수를 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위 지도에서 보여준 민심은 이념의 스펙트럼이 다양하다는 걸 한눈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선자를 선택한 51%를 위한 정치도 중요하지만, 나머지 49%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22대 국회가 됐으면 합니다. 폴리스코어는 22대 국회도 꼼꼼하게 감시하고 들여다보겠습니다. 디자인 : 강이경, 데이터 : 신예진
'공직선거법 제108조(여론조사의 결과공표금지 등)' 지난 4일부터 본 투표일인 10일 투표 종료 시각까지는 이른바 '블랙아웃'으로 불리는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입니다. 이 기간에 조사된 여론조사 결과는 투표 완료 전까지는 공표할 수 없습니다. 즉, 여러분이 현재 접하고 있는 최신 여론조사는 3일 밤 12시 이전에 조사된 결과일 겁니다. 수많은 여론조사가 총선 기간에 쏟아졌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언론과 정치평론가들의 해석은 다양했습니다. 또, 조사 방법에 따른 여론조사 결과도 제각각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진짜 여론은 알 수 없는 걸까요? 사실 여론의 참된 값을 추론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흔히들 많이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한 가지 여론조사 결과만 보고 확신하는 겁니다. 입맛에 맞는 여론조사만 들여다보는 건 여론을 대하는 편향된 시각을 가질 확률이 높아집니다. 만약 참된 여론에 가깝게 다가서고 싶다면 수많은 여론조사를 분석한 추정값에 기댈 수밖에 없습니다. 방법은 이렇습니다. 여론조사를 전수 수집해 여론조사 기관의 정치적 편향(house effect)을 제거할 수 있다면 그나마 추정값을 최대한 도출할 수 있게 됩니다. 이를 위해 마부작침은 여론조사에서 정당 및 비례정당 지지율, 국정 지지율 등 여론의 참값을 추정해 <폴리스코어>에서 매일 공개해 왔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2023년 9월 이후 지난 3일까지의 여론조사 360개를 전수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22대 총선의 흥미로운 변곡점들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이번 분석은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 4일 이전의 여론조사를 활용했음을 알립니다. <분석 방법론> -조사 일시 : 2023년 9월 1일 - 2024년 4월 3일 -분석 대상 : 22대 총선 관련 여론조사 360개 (전국 단위 및 비례정당 지지율 조사 포함) -분석 방법 : 베이지안 상태공간모형(State Space Model, SSM) 두 번의 '역전'과 '재역전'…결국 웃는 건 민주당?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를 종합해 봤을 때 눈여겨볼 지점은 두 번의 '골든 크로스(지지율 역전)'입니다. 작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만 해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항상 국민의힘보다 더 높은 지지율을 유지해 왔습니다. 물론 두 정당이 오차 범위 안으로 들어온 적도 있었지만 전반적인 추세는 늘 민주당이 우위였습니다. 하지만 올해 2월 초, 민주당은 오랫동안 지켜온 1위 자리를 국민의힘에게 뺏기며 첫 번째 역전을 허용하고 맙니다. 2년 전 대선에서 대통령 자리를 국민의힘에게 내준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이번 총선은 정말 중요한 선거입니다. 그런데 선거를 두 달 앞두고 지지율 1위 자리를 내준 건 정말 치명타였죠. 사실 연초까지만 해도 민주당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총선 국면이 시작된 연초부터 국민의힘 지지율이 계속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한번 시작된 하락세는 한 달가량 계속 지속됐고, 국민의힘은 1월 25일에 지지율 33.7%란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받고 맙니다. 국민의힘이 민심으로부터 멀어진 이유는 선명했습니다. 당시 김경율 비상대책위원 공천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현 총괄선거대책위원장 겸직) 사이에 불거진 갈등이 보수 지지층들의 피로도를 높였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 같은 당정 갈등과 분열의 모습들이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에 큰 영향을 끼친 것이죠. 뜻밖의 반전은 여기서부터 출발했습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이 어느 정도 봉합되는 모양새를 보이자 국민의힘 지지율은 이전보다 더 높게 치솟기 시작했습니다. 민주당 지지율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국민의힘 지지율의 상승세가 더 켰기 때문에 둘의 간극은 점차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이 흐름은 결국 <폴리스코어> 기준으로 2월 6일에 첫 번째 골든 크로스를 만들어내며 국민의힘은 총선 국면에서 처음으로 역전에 성공합니다. 판세가 뒤집어진 이유가 뭘까요? 민주당 내부 상황이 역전의 빌미를 주고 말았습니다. 같은 시기에 민주당은 예비후보자 면접 심사와 관련해 비명과 친명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일부 비명계 의원들이 탈당하는 등 내부적으로 시끄러운 모습을 보이자 지지율은 약 2주가량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여론은 추세가 중요합니다. 흔히 '분위기를 탔다'라고 말하죠. 한번 뺏긴 흐름을 바꾸는 건 쉽지 않습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총선을 두 달 앞두고 여러 논란 끝에 좋은 흐름을 빼앗긴 건 뼈아픈 실책이었습니다. 그사이 국민의힘은 254개 지역구 전체에 후보 공천을 마무리하고 내부 잡음을 최소화하는 등 지지층 결집에 집중했습니다. 3월 중순까지 내부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승리에 가까운 넉넉한 의석 수를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3월 21일에 두 번째 '골든 크로스'가 일어나고 맙니다. 말 그대로 '역전에 재역전'입니다. 그 원인은 총선 밖에 있었습니다. 민주당 재역전 이유는 정권 심판론 작용? 두 번째 골든 크로스가 일어난 건 정부발 이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2월 초부터 군불을 지핀 의대 입학 정원 논란은 결국 3월 말까지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갈수록 강대강으로 맞붙은 형국을 보여주자 국민들의 불편과 혼란은 가중됐습니다. 사실 정부가 쏘아 올린 의대 정원 이슈는 2월까지만 해도 정부여당에 호재로 작용됐습니다. 정권 이후 좀처럼 좁혀지지 않던 대통령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 차이가 의대 정원 카드를 꺼낸 이후부터 줄어들기 시작했거든요. 국민의힘이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을 앞서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었습니다. 하지만 총선을 코앞에 두고 의대 정원 논란을 끝내 매듭짓지 못하자 여론은 돌아서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정부가 2천 명의 의대 증원 인원을 각 대학에 몇 명씩 배정할지를 3월 20일에 발표하자 민심은 차갑게 식기 시작했습니다. 대통령 부정 평가가 다시 상승하기 시작한 것도, 민주당의 지지율이 반등하며 골든 크로스가 일어난 것도 3월 21일입니다. 총선을 불과 3주를 남겨놓고 민주당은 재역전에 성공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여당은 '국정 안정론'을, 야당은 '정권 심판론'을 내세운 채 표심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유권자들의 표심이 누구에게 회초리를 들지가 승부처인데, 따라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추이가 판세의 핵심 변수가 될 거란 전망이 많습니다. 바꿔 말하면, 정권 심판론이 더 크게 작용하게 된다면 국민의힘이 이번 선거에서 다시 앞서기 어렵다는 말입니다. 3월 말부터 현재까지 흐름만 본다면 정권 심판론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데이터는 말하고 있습니다. 부정 평가의 오름세는 정당 지지율과 연동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뒤바뀐 추세는 결국 민주당에게 재역전을 허용하고 맙니다. 반면 국정 지지율에서 긍정과 부정 평가의 격차는 계속 벌어지는 추이를 나타냈습니다. 무당층의 결정이 판세를 흔든다? 이번 선거에서 최대 변수는 바로 무당층입니다. 여론조사에서 지지 정당 없음을 선택한 유권자들입니다. <폴리스코어> 마지막 집계에서 무당층의 응답 비율은 무시할 수 없는 숫자였습니다. 무당층 응답 비율은 정당 지지도 7.5%, 비례정당 7.5%, 국정 지지도에서 3.7%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세부 내용이 담긴 여론조사 결과표를 보면 무당층의 약 70%가 20-30대 청년들입니다. 보수적으로 무당층을 7%로 잡았을 때, 이들이 선거 막판에 지지 정당을 선택한다면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숫자입니다. 선거 막판에 이길 정당을 선택하는 표결 행태는 익히 많이 알려진 사실이죠. 정당 지지도를 보면 마지막 집계 결과에서 민주당 38.6%, 국민의힘 36%로 오차 범위 내에 두 정당이 놓여 있고, 비례정당 지지도에서는 국민의미래 29.9%, 조국혁신당 26.2%, 더불어민주연합 19.6% 순로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즉, 무당층이 표심을 얼만큼 움직이냐에 따라 의석 수는 충분히 뒤바뀔 수 있습니다. 특히,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전국에 경합지는 50여 곳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미묘한 표심이 승자를 가를 것으로 예상되는 유력한 지표입니다. 그만큼 이번 선거에서 무당층의 표심이 그만큼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선거가 다가올수록 거대 양당은 막판 최대 변수로 떠오른 청년 무당층을 사로잡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데요. 4월 10일 개표가 끝나고 청년 무당층들의 마음은 어디로, 얼마나 움직였는지 살펴보는 것도 이번 선거에서 관전 포인트일 겁니다. 무당층뿐만 아니라 제3지대 지지율도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지지 정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없어 보이면 선거 막판에 다른 정당으로 갈아타는 표심도 많은 편인데, 개혁신당 3.3%, 새로운미래 2.3%, 녹색정의당 1.1%를 합하면 6.7%에 이릅니다. 즉, 거칠게 무당층과 제3지대 표심들이 움직인다고 가정해 보면 마지막 선거 판세는 지금과는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과연 요동치는 여론은 4월 10일에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이지만 선거는 막판까지 결과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여론은 작은 실수 하나에도 출렁이기 때문이죠. 현재는 민주당에서 유리한 흐름을 보이지만 선거를 단 며칠 앞두고 반전이 생길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판세의 흐름과 마지막까지 승부처가 될 변수를 살펴봤습니다. 접전이 펼쳐지고 있는 이번 총선은 <폴리스코어>와 함께 끝까지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디자인 : 강이경, 데이터 : 신예진
"가덕도 신공항도 못 가꼬(가지고) 오면서... 무슨 표를 바라노?" 4·10 총선을 앞두고 부산의 '보수 민심'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부산은 전통적으로 보수 우세 지역으로 분류되어 왔습니다. 특히, 4년 전 총선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부산 18개 선거구 가운데 15곳을 쓸어 담으며 부산이 보수 진영의 철옹성임을 증명했습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승리한 선거구는 단 3석(북구 강서갑, 사하갑, 남구을)에 불과했습니다. 21대 총선이 전국적으로 민주당에게 우세한 판세였다는 걸 감안하면, 미래통합당의 부산 성적표는 기대 이상일 정도로 부산은 보수 텃밭의 면모를 보여줬습니다. 그 이후 치러진 20대 대통령 선거와 제8회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은 부산에서 압승을 거뒀습니다. 그렇게 부산은 민주당이 한동안 넘볼 수 없는 지역으로 굳어지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총선을 앞두고 부산 민심이 심상치 않습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힘이 과거에 비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입니다. 최근 부산 민심은 '국정 안정론'과 '정권 심판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합니다. 이번 총선에서 부산의 선택이 무엇일까요? 이번 편에서는 18개 의석이 걸려있는 부산의 과거 개표 흐름을 분석해 보고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른 4·10 총선 성적표를 예상해 봤습니다. 폴리스코어는 매일 정치 뉴스를 수집해 언론 보도량, 기사 댓글량 그리고 악플(공격성 지표)을 수치화해서 공개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정보는 아래 <폴리스코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두 번의 총선…부산에서 '희망'을 봤던 민주당 부산은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에게 깜짝선물을 안겨줬습니다. 민주당은 이전까지 '난공불락'으로 여겼던 부산에서 5석을 차지했습니다. 이른바 '낙동강 벨트'라 불리는 북구·강서갑, 사하갑을 시작으로 부산의 중심부인 부산진갑, 연제구, 남구을까지 푸른 깃발을 연달아 꽂아버렸습니다. 그야말로 부산의 정치 지형을 흔들어 버린 결과였습니다. 새누리당(현 국민의힘)과 득표율 차도 크지 않았습니다. 당시 부산에서 두 정당의 득표율 차는 9.42%p에 불과했습니다. 19대 총선 전체의 득표율 차인 15.27%p와 비교하면 상당히 많이 줄어든 결과였습니다. 보수세가 강한 영남권에서 진보 계열 정당이 보수 정당과 맞붙어 한 자릿수 득표율 차를 기록하기 쉽지 않습니다. 같은 영남권인 대구의 두 정당 간 득표율 차가 29.09%p란 점을 감안해 보면 부산의 9.42%p는 더 이상 부산을 '보수 텃밭'이라고 부르긴 어려운 수치에 가까웠습니다. 이는 민주당에게 '부산도 바뀔 수 있다'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하지만 4년 뒤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의석 수를 늘리는 데 실패했습니다. 민주당은 4년 전 가져왔던 부산진갑, 연제구에서 패하며 미래통합당에 다시 2석을 내주고 맙니다. 부산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곳은 남구을, 북·강서 갑, 사하갑 3곳입니다. 선거 결과의 질을 따지면 이전 총선보다 좋습니다. 의석 수는 2석 줄었지만, 민주당 득표율은 전보다 늘었습니다. 사하을과 해운대갑을 제외한 16개 지역구에서 민주당 후보들은 모두 40% 이상의 득표율 기록했습니다. 이는 두 정당 간 득표율 차를 줄이는 데도 견인했습니다. 실제로 21대 총선에서 두 정당 간 득표율 차는 8.9%p로 20대 총선보다 약 0.5%p 더 좁혀졌습니다. 이런 패배를 흔히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부르죠. 특히, 빼앗긴 부산진갑과 연제구의 득표율 차는 각 3.5%p, 3.2%p로 민주당 후보들이 접전 끝에 석패했습니다. 반대로 미래통합당 입장에서는 결코 쉬운 승리가 아니었습니다. 부산 전체로 보면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8개 선거구에서 민주당은 한 자릿수 득표율 차로 패했습니다. 당시 민주당 내부에서도 '아쉽다, 안타깝다'라는 반응이 많았다고 합니다. 변화를 이끈 건 젊은 유권자였습니다. 부산의 진보 표심은 주로 30-40대가 끌어올렸습니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이 유독 높게 나왔는데, 주로 30-40대 젊은 층이었습니다. 이 흐름은 개표에서도 나타났습니다. 대표적으로 기장군 정관읍입니다. 당시 정관읍은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몇 안 되는 행정동입니다. 2008년부터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된 정관읍은 2010년 이후 선거부터 진보 정당 지지세가 꿈틀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기준 정관읍의 30-40대는 전체 인구의 39.6%로 젊은 유권자 비율이 높았습니다. 반면 60대 이상 비율은 14.2%에 불과할 정도로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인데 이곳에서 민주당 최택용 후보와 미래통합당 정동만 후보가 맞붙었습니다. 결과는 민주당 최 후보가 정관읍에서 정 후보보다 12.41%p나 더 많은 득표를 기록했는데 당시 부산의 205개 행정동 중 민주당이 가장 크게 이긴 곳이었습니다. 30-40대로 대변되는 젊은 유권자들의 민심이 21대 총선부터 선거에 반영되기 시작됐습니다. 이는 부산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인 줄 알았습니다. 2년 뒤, 민주당은 '희망' 대신 '절망'을 만났다 하지만 진보 계열의 희망은 금세 절망으로 돌아왔습니다. 2년 뒤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부산 민심은 완벽하게 돌아선 모습을 보였습니다. 젊은 유권자들도 이번만큼은 보수의 손을 잡았습니다. 205개 행정동에서 민주당이 이긴 곳은 한 곳도 없었습니다. 21대 총선의 진보 표심은 거짓말처럼 사라졌고 국민의힘의 붉은 깃발이 부산 전역을 수놓고 맙니다. 위 화살표 지도는 21대 총선과 20대 대선에서 나타난 유권자들의 표심 변화를 보여줍니다. 화살표가 왼쪽으로 기울수록 민주당 쪽으로 득표율 변화가, 오른쪽으로 기울수록 국민의힘 쪽으로 득표율 변화가 크다는 걸 의미하며, 색은 20대 대선에서 직전 선거에 비해 득표율이 더 좋았던 정당을 나타냅니다. 오른쪽 최상단에 표시된 일광면을 예로 들어보면, 21대 총선보다 20대 대선에서 민주당 득표율이 더 좁혀졌기 때문에 푸른색으로 표시되고 화살표 역시 민주당 쪽인 왼쪽으로 살짝 기운 모습을 보이고 있죠. 지도를 전체적으로 보면 20대 대선에서 국민의힘 쪽으로 마음을 바꾼 유권자들이 많다는 게 한눈에 들어옵니다. 반면에 낙동강 벨트 근처에서는 21대 총선보다 오히려 더 민주당 쪽으로 힘을 실어준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도 패배의 질을 따져볼까요? 18개 선거구에서 기록한 두 정당 간 득표율 차를 평균 내보면 무려 20.7%p로 사실상 국민의힘은 몰표를 받다시피 했습니다. 가장 득표율 차이가 컸던 곳은 해운대갑으로 무려 28.92%p를 기록했습니다. 행정동에서 보여준 표심도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뼈아픕니다. 대선에서도 모든 행정동에서 패배했는데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이전보다 더 보수 표심과의 격차가 벌어진 성적표를 받게 됐죠. 당시 대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전국 득표율 차는 불과 0.73%p에 불과했죠. 이를 놓고 봤을 때 대선에서 부산은 민주당에게 희망보단 절망에 가까운 민심을 보여준 셈이 됐습니다. 3개월 뒤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오히려 차이가 더 벌어졌습니다. 18개 선거구의 평균 득표율 차는 35.9%p로 3개월 전보다 약 15%p 더 국민의힘 쪽으로 마음을 굳힌 걸로 해석됩니다. 여론조사 가상대결 해보면…국힘 9곳 vs. 민주 4곳 이번 총선을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는 반전입니다. 2024년 1월 1일부터 3월 28일까지 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부산 지역 여론조사는 총 94개입니다. 각 선거구별로 실시된 여론조사를 분석해 보수 우세, 진보 우세, 경합 지역을 구분했습니다. 여기서 '우세'는 오차 범위 밖에서 지지율이 앞서고 있는 경우를 뜻하고 두 후보가 오차 범위 안에서 붙고 있으면 경합으로 분류했습니다. 최근 요동치는 부산 민심을 여론조사가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국민의힘으로 대표되는 보수 우세 지역은 단 9곳에 불과했고, 진보 우세 지역은 4곳, 경합 지역이 5곳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수영구가 민주당 우세 지역으로 나온 건 의외입니다. 수영구는 지난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전봉민 후보가 민주당 강윤경 후보를 14.9%p로 크게 이긴 곳입니다.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이라 보수 지지층 비율이 높은 편인데, 이번 여론조사 결과만 보면 의외죠. 과거 막말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된 무소속 장예찬 후보와 국민의힘 정연욱 후보가 보수 지지율을 나눠 가지다 보니 민주당 유동철 후보가 크게 앞서는 걸로 분석됩니다. 국민의힘은 5곳의 경합 지역이 정말 중요해졌습니다. 만약 모든 경합 지역에서 민주당에게 패배한다면 부산에서 두 정당의 의석 수는 같아지게 됩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모든 경합 지역에서 승리하고 수영구에서 단일화에 성공할 수 있다면 민주당의 거센 기세를 막아내고 15개 의석을 지켜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과연 요동치는 부산 민심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미워도 '국정 안정론'에 힘을 실어줄까요? 아니면 이번만큼은 '정권 심판론'의 손을 들어줄까요? 영남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부산의 선택은 과연 무엇일지 폴리스코어와 함께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디자인 : 강이경, 데이터 : 신예진
"국민의미래 29.3% vs. 조국혁신당 26.4%" (2.9%p차) : 스브스프리미엄 <폴리스코어> 비례정당 지지율 종합 (2024. 3. 24 기준) 여의도를 향한 조국혁신당의 돌풍이 매섭습니다. 지난 3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공식 출범한 조국혁신당은 첫 여론조사부터 지지율 10%를 넘기며 개혁신당, 새로운미래와 같은 제3지대 정당들을 가볍게 뛰어넘었습니다. 정치권 일각에서 평가절하한, 일시적인 '창당 효과'도 아니었습니다. 조국혁신당은 창당 직후부터 현재까지 계속해서 우상향을 그리고 있습니다. 조국혁신당 입장에서 보면 그야말로 '대박'입니다. 만약 현재 보여주는 지지율 흐름이 투표 당일까지 이어진다면, 산술적으로 조국혁신당의 의석 수는 최고 15석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국회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인 의원 수 20명에는 못 미치는 숫자지만 22대 국회에서 충분한 영향력을 보일 수 있는 의석 수입니다. 조국혁신당의 예상 밖 선전에 범야권에서는 미묘한 신경전도 벌어졌죠. 지난 18일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한 언론사 유튜브에 출연해 함께 나왔던 조국 대표가 "저희와 정세 인식이 똑같아서 나중에 명예당원으로 모셔야겠다"라고 하자 "이중 당적은 안 되니까 명예당원 좋다"고 말했는데 이게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논란이 됐습니다. '조국혁신당 명예당원'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박 전 원장은 "부적절했다"며 사과했는데 민주당은 조국혁신당 등 타당을 돕는 행위를 해당행위로 규정하는 공문까지 낼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조국혁신당의 고공행진은 이번 총선에서 여야를 포함해 유권자들의 관전 포인트가 됐습니다. 하지만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에 함정은 없을까요? 지금까지 공개된 모든 여론조사를 조사 방법별로 분석해 보면 조국혁신당 여론조사에 큰 특이점이 한 가지 발견됩니다. 무선자동응답시스템(이하 'ARS')과 전화면접 결과 차이가 이례적으로 크다는 겁니다. 물론 두 조사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이번 조국혁신당 여론조사 결과는 조금 더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조국혁신당 여론조사 결과를 면밀하게 분석해 보고 특히, 조사 방법에 따라 지지율이 차이나는 이유와 함께 조국혁신당 돌풍을 진단해 보고자 합니다. <폴리스코어>는 매일 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올라온 여론조사를 수집해 추정값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정보는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자세한 분석 방법론은 아래와 같습니다. <분석 방법론> -조사 일시 : 2024년 2월 18일 - 2024년 3월 24일 -분석 대상 : 22대 총선 비례정당 지지율이 포함된 여론조사 46개 -분석 방법 : 베이지안 상태공간모형(State Space Model, SSM) ARS 결과로 보면, 조국혁신당 '1위도 문제없다?' 올해 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올라온 전국 단위 여론조사는 총 147개입니다.(3월 24일까지) 이 가운데 조국혁신당 지지율을 조사한 여론조사는 46개입니다. 이를 조사 방법에 따라 분류해 보면 ARS 28개(60.9%), 전화면접 17개(37%), 웹/앱조사 1개(2.1%)순으로 ARS 방식이 가장 많았습니다. 상대적으로 높은 신뢰도를 보이는 무선전화면접보다 ARS가 조사 비용이 저렴하다 보니 많은 여론조사 업체에서 ARS 방식을 더 선호하고 있는데요. 이 방식의 차이가 서로 다른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위 차트는 ARS 여론조사 결과 28개를 분석해 각 정당별 지지율을 나타낸 것입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뭘까요? 먼저 조국혁신당이 창당 일주일 만에 더불어민주연합을 넘어서며 가파르게 존재감을 키우는 추이가 눈에 들어올 겁니다. 창당 전부터 9-10%대의 지지율을 보이더니 지난 24일에는 28.4%까지 올라섰습니다. 같은 날 국민의미래는 31.6%로 두 정당 간 격차는 3.2%p였습니다. 통계적으로 따지면 누가 앞선다고 말할 수도 없을 만큼 박빙입니다. 지난 23일부터 국민의미래와 조국혁신당 지지율은 오차 범위 내로 들어왔습니다. 최근 흐름만 본다면 국민의미래가 하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조국혁신당이 비례정당 지지율 1위에 올라서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반면 더불어민주연합 입장에서 보면 조국혁신당의 약진이 불편할 수밖에 없는 흐름이죠. 조국혁신당이 여론조사에 집계되기 시작하면서부터 민주연합 지지율이 급격하게 빠지는 게 한눈에 보이거든요. 지역구는 민주당에, 비례대표도 더불어민주연합에 투표해달라며 이른바 '몰빵론'을 강조했지만 쉽지 않아 보입니다. 여기까지가 위 차트가 말하는 팩트입니다. 최근 일부 언론과 정치평론가들은 조국혁신당 돌풍의 근거로 ARS 여론조사 결과를 많이 인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론조사를 올바르게 해석하기 위해서는 ARS 결과만 편식해서는 안 됩니다. ARS가 가지는 한계점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전화면접까지 함께 살펴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전화면접 결과는 ARS보다 별로네..? 왜? 그런데 17개의 전화면접 조사 결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우선 전화면접 결과를 보면,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은 더불어민주연합과 다투고 있고, 국민의미래와의 격차는 오히려 벌어졌습니다. ARS 조사 결과를 토대로 예상한 의석 수까지 차이가 날 정도입니다. ARS에서 조국혁신당은 3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전화면접은 최대 20.8%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런 차이를 일반적이라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다른 비례정당에서는 이 같은 모습을 찾을 수 없거든요. 예를 들어 국민의미래는 전화면접과 ARS 결과를 비교했을 때 약 4%p, 더불어민주연합은 0.4%p밖에 차이 나지 않습니다. 다른 당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독 조국혁신당 지지율에서 두 조사 방법에 따른 격차가 큰 거죠. 과연 둘 중 어떤 게 '진짜' 여론에 더 근접한 걸까요? 또 차이가 나는 이유는 뭘까요? 각 조사 방법에 따른 특성을 바탕으로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을 하나씩 따져보겠습니다. 우선 ARS 방식부터 볼까요? ARS는 전화면접보다 정치 고관여층 혹은 팬덤 지지층으로 불리는 사람들이 많이 응답한다는 게 전문가들과 학계의 중론입니다. 아무래도 기계음을 듣고 답을 하다 보니 웬만큼 정치에 관심이 없다면 중간에 이탈 또는 거절하는 패널이 많습니다. 이 말은 응답률이 낮다는 말과도 동치됩니다. 실제로 조국혁신당 창당 이후 조사된 46개 여론조사에서 ARS의 평균 응답률은 4.77%, 전화면접은 14.6%로, 전화면접의 응답률이 3배가량 더 높았습니다. 여기서 응답률이란 여론조사에 참여한 사람 중 끝까지 응답한 사람의 비율입니다. 예를 들어 여론조사의 표본이 1,000명이고 응답률이 10%면 1만 명에게 전화를 걸었고 이 가운데 1,000명이 응답했다는 말과 같습니다. 낮은 응답률의 문제는, 응답자의 대표성을 떨어뜨려 왜곡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즉, 정치에 관심이 적은 이들의 여론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뜻이죠. 반대로 말하면 정치 고관여층 혹은 팬덤 지지층의 응답이 많이 반영됐을 확률이 높습니다. 물론 이론상 표본의 틀을 잘 갖춘 조사라면 낮은 응답률은 문제가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학계와 여론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ARS를 여전히 신뢰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또, 응답자가 거짓 답변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왜곡된 여론조사의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최근 이와 관련해 논란이 된 사건이 있었죠. 지난해 12월 민주당 4선 출신 정동영 당시 예비후보는 지역 행사에 참여해 '여론조사 연락이 오면 20대로 응답해 달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 알려지며 상대 후보로부터 고발을 당했습니다. 20대 지지율이 높게 나오게끔 연령대를 속여서 응답하란 뜻이었죠. ARS는 기계음을 듣고 번호를 누르는 방식이기 때문에 연령대를 속이는 등 거짓 답변하는 데에 취약합니다. 끝으로 모름 혹은 응답 없음을 택하는 부동층의 비율이 낮다는 점도 ARS가 민심을 정확하게 대변하지 못하고 있는 걸로 평가할 수 있죠. 전화면접에서는 부동층 응답 비율이 15%대를 보이지만 ARS에서는 고작 1~2%대에 그치거든요. 그만큼, ARS는 정치 성향이 뚜렷한 응답자들의 참여가 높다는 겁니다. 즉, 조국혁신당의 높은 지지율은 지지층의 적극적인 응답이 그 원인일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이 말은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이 허구란 말이 아닙니다. 전화면접 결과 역시 20%대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큰 변수가 없는 한 현재 보여주는 조국혁신당의 돌풍은 신기루가 아니란 건 확실해 보입니다. 그럼에도 민심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ARS 결과만 볼 게 아니라 전화면접까지 함께 살펴보며 신중하게 판세를 읽을 것을 권장합니다. 어떤 여론조사 기관에서 높게 나왔을까?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조국혁신당 지지율에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조국혁신당 지지율 값이 큰 순으로 정렬해 보면 조원씨앤아이, 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꽃, 리얼미터와 같은 여론조사업체에서 높게 나타났습니다. 모두 ARS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한다는 점과 응답률이 낮다는 공통점을 가집니다. 조사기관별 평균 지지율을 보면 리얼미터(27.2%), 알앤써치(25.1%), 미디어토마토(22.7%), 조원씨앤아이(22.4%) 순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방송인 김어준 씨가 설립한 여론조사업체 '꽃'의 결과도 주목할 만합니다. 총 8번의 조사에서 조국혁신당 평균 지지율은 21.3%로 나타났습니다. 여론조사꽃은 작년에 민주당에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내보낸다며 보수 매체로부터 정치 편향성을 지적받아 논란이 됐는데, 이번 조국혁신당 관련 여론조사만 보면 오히려 전화면접 결과에 가까운 수치를 보였습니다. 공직선거법 108조에 따라 선거 6일 전부터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없습니다. 이번엔 4월 4일부터 선거 당일인 10일까지가 이른바 '깜깜이' 기간입니다. 깜깜이 기간 직전의 여론조사까지와 실제 개표 결과는 얼마나 비슷하거나 또 다를지, 그리고 ARS와 전화면접 중 어떤 방식의 조사가 더 정확하게 예측한 건지 따져보는 것도 색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22대 총선의 최대 변수로 부상한 조국혁신당을 비롯해 각 당을 향한 민심의 표출과 의미, 계속해서 <폴리스코어>와 함께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디자인 : 강이경, 데이터 : 신예진
'890표 차 (0.66%p)' 종로가 '정치 1번지'란 말은 이제 옛말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통령실이 들어서면서 종로가 아닌 용산이 '신(新) 정치 1번지'로 떠올랐습니다. 그만큼 정치적 상징성이 강한 선거구로 급부상하며 큰 관심을 받게 됐는데, 용산을 보수 성향이 강한 동네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더러 있습니다. 아무래도 한강을 끼고 있는 비싼 아파트들이 많다 보니 보수 성향이 앞선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역대 전적을 살펴보면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용산은 역대 선거에서 진보와 보수가 치열하게 맞붙은 격전지 중 한 곳입니다. 최근 21대 총선에서도 용산은 격전지답게 치열했습니다. 서울시 행정1부시장 출신의 민주당 강태웅 후보와 주중대사 출신의 3선 중진 미래통합당 권영세 후보가 맞붙었는데 이들의 운명을 가른 건 고작 890표(0.66%p)에 불과했습니다. 용산구 유권자 수가 20만 3,233명였다는 점을 감안해 보면 승부를 가른 890표, 정말 간발의 차였던 거죠. 이번 총선, 용산에서 그 두 후보가 다시 맞붙게 됐습니다. 지난 18~19일, 리서치앤리서치가 동아일보 의뢰로 용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유권자 5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강 후보 42%, 권 후보 38.1%의 지지율을 기록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벌써부터 누가 이길지 장담할 수 없는 접전이 예상되는데요. 과연 이번에 민주당이 용산을 다시 탈환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반대로 국민의힘이 수성에 성공할까요? 이번 편에서는 리턴매치로 관심을 받고 있는 용산구의 과거 개표 데이터를 통해 표심을 분석해 보고 판세를 예측해 봤습니다. 폴리스코어는 매일 정치 뉴스를 수집해 언론 보도량, 기사 댓글량 그리고 악플(공격성 지표)을 수치화해서 공개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정보는 아래 〈폴리스코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민심은 보수가 우세…이번 선거도? 용산은 2000년 이후 치러진 6번의 총선에서 민주 계열이 2번, 보수 계열이 4번 승리했습니다. 승리한 횟수로 따지면 보수 계열이 더 많지만 사실 매번 아슬아슬한 접전이었습니다. 과거 개표 결과를 보면 치열했던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16대 총선 당시 재검표 끝에 107표(0.12%p) 차이로 한나라당 진영 후보가 새천년민주당 설송웅 후보를 가까스로 이겼고, 20대 총선에서는 당적을 바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진영 후보가 새누리당 황춘자 후보를 2.86%p 차이로 따돌리며 겨우 승리했습니다. 특히 지난 총선은 그야말로 초박빙 승부였는데 위에서 언급했지만 두 후보의 표차는 고작 890표로 당시 서울 선거구 가운데 가장 작은 표차를 기록하며 개표 끝까지 당선자를 확정 짓기 어려웠던 선거구였습니다. 정리해 보면 21대 총선까지만 해도 여야 후보의 득표율 격차는 크지 않았습니다. 20대 총선에서는 위에서 설명한 것과 같이 여야 후보의 득표율 차는 2.86%p에 불과했고, 21대는 0.66%p로 사실상 차이가 없을 정도로 용산 유권자들의 정치 성향은 한쪽으로 쏠리지 않았거든요. 나름 보수-진보 성향이 균형감 있게 잡혀있던 선거구가 바로 용산구였습니다. 하지만 20대 대선부터 표심에 미묘한 변화가 감지됐습니다. 대선 당시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의 득표율은 무려 16.58%p 차이를 보였습니다. 직전 총선에서 단 0.66%p 차이에 불과했다는 점 기억하시죠? 2년 만에 약 16%p에 가까운 득표율이 보수 성향으로 돌아선 상황은 흔한 경우는 아닙니다. 이게 끝이 아니었습니다. 3개월 뒤 치러진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직전보다 더 많은 유권자들이 보수 정당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64.93%)는 민주당 송영길 후보(33.26%)를 무려 31.67%p까지 차이를 벌리며 당선됐습니다. 이는 보수 텃밭이라고 불리는 강남 3구 중 하나인 송파구의 득표율 차(30.65%p)보다 더 높은 수치입니다. 즉, 21대 총선 이후 최근 치러진 선거까지만 보면 확실히 용산구는 보수화가 많이 진행됐습니다. 그렇다면 이 흐름이 이번 선거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요? 흥미롭게도 최근 여론조사 결과만 보면 용산의 판세는 보수 우세가 아닌 접전지로 되돌아온 걸로 보입니다. 이번 선거 결과는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박빙이 예상되는데요. 즉, 단 890표에 승부가 갈리는 용산구다 보니 용산의 표심은 행정동 단위까지 더 면밀하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용산은 다른 선거구보다 행정동별 유권자들의 표심이 더 뚜렷하다는 특성을 가지고 있거든요. 행정동 16개 표심은 어떻게 달라? 남과 북이 달라요! 용산구는 총 16개의 행정동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주로 용산구의 북쪽은 후암동, 청파동, 남영동 등 숙명여대를 기반으로 하는 대학가와 주택 밀집 단지가 많고, 남쪽은 한남동, 이촌1-2동, 서빙고동을 중심으로 고가 아파트 단지와 고급 주택 단지들이 많습니다. 따라서 동네별 표심을 지도 위에 시각화해 보면 흔히 '남북전쟁'을 떠올릴 만큼 정치 성향이 또렷하게 구분되는 게 한눈에 보입니다. 20대 총선 결과부터 살펴봅시다. 당시 새누리당이 승리한 곳은 단 6개동, 민주당 10개동으로 진보 표심이 앞선 걸로 나타났고 후암동, 청파동, 원효로1가동, 용문동 등이 득표율 차이를 10%p 넘게 내며 진보 표심을 이끌었습니다. 반대로 서빙고동, 이촌1동 등은 10-20%p가량 차이로 보수 표심이 앞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21대 총선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졌습니다. 민주당 강태웅 후보가 청파동에서 무려 20.01%p를 앞서며 용산의 북쪽 동네를 이끌었고, 남쪽에서는 이촌1동이 국민의힘 권 후보에게 33.46%p의 득표율을 더 안겨주며 남북 간 득표율 격차를 더 벌렸거든요. 그야말로 남쪽과 북쪽 행정동 간의 표심이 극단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하지만 최근 선거에서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20대 대선에서 민주당 표심이 강한 후암동, 청파동, 남영동, 용산2가동 4개 행정동을 제외한 행정동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크게 이겼고 최근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민주당 텃밭인 4개 동네마저 무너지며 모든 16개 행정동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압도적으로 이기는 결과가 나타났습니다. 유권자 수가 가장 많은 이촌1동은 무려 61.96%p란 득표율 차이까지 기록하며 국민의힘의 일방적인 승리로 선거의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서울 내에서 강남 3구를 제외하고는 위와 같이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 간 압도적인 득표율 차이를 보이는 곳은 흔치 않습니다. 그렇다면 용산이 이런 표결 행태를 보이는 이유는 뭘까요? 저희는 아파트 표심에 주목해 봤습니다. 용산 보수 표심이 앞서는 이유는…아파트 표심 다시 21대 총선으로 돌아갑니다. 용산구와 인접한 마포갑, 중구-성동구을은 21대 총선에서 전부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아슬아슬하게 이긴 것도 아니었습니다. 마포갑은 민주당 노웅래 후보가 13.04%p, 중구-성동구을은 민주당 박성준 후보가 4.69%p 차이로 여유롭게 승리했죠. 하지만 이곳들과 달리 용산은 접전 속에 보수 후보가 당선됐습니다. 유권자 구성도 두 지역과 큰 차이도 없는데 말이죠. 그런데 딱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바로 아파트 표심이었습니다. 마포갑과 중구-성동구을은 아파트 민심이 다른 지역의 표심을 앞서지 못했지만 용산만큼은 아파트 표심이 굳건했거든요. 각 지역의 선거관리위원회는 통반을 기준으로 그 지역의 투표소를 배정합니다. 유권자 수가 투표소를 구분짓는 우선순위다 보니 특정 아파트 유권자들만 한 투표소로 배정되거나 세대수가 적은 아파트를 묶어서 한 투표소로 묶습니다. 그래서 아파트 표심만 따로 분석이 가능합니다. 이를 토대로 마부작침이 분석해 보니 용산구의 아파트는 다른 인접 선거구의 아파트들에 비해서 보수 표심이 훨씬 강하고 변화가 없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21대 개표 결과를 아파트별로 보면 신동아 아파트(서빙고동제3투표소)의 득표율 차가 70.82%p로 가장 컸고 래미안 첼리투스, 반도, 현대아파트(이촌제1동제5투표소) 58.45%p. 이촌두산위브트레지움, 한강동부, 엘지한강자이 아파트 등이(이촌제1동제1투표소) 55.7%p 순으로 보수 후보가 크게 이겼습니다. 같은 동네라도 아파트 밀집 지역과 아닌 지역 간의 득표율 편차도 컸습니다. 한남동의 경우 한남시범아파트, 한남하이츠가 있는 한남제3투표소는 득표율 차이가 53.27%p였지만, 주로 주택가가 밀집된 한남동제2투표소는 2.41%p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마포갑이나 중구-성동구을에 속한 아파트들의 득표율 차이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았습니다. 마포갑에서 득표율 차가 가장 컸던 건 삼성아파트(도화동제3투표소)였는데 두 후보의 득표율 차는 25.86%p였습니다. 중구-성동을도 마찬가지였는데 래미안 옥수 리버젠(옥수동제1투표소)이 두 후보 간 격차가 18.73%p로 가장 큰 득표율 차를 기록했는데, 둘 다 용산의 아파트 득표율 격차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보수-진보 표심 격차가 미미한 수준이라고 느껴질 정도입니다. 그런데 용산 아파트 표심은 21대 총선에서만 반짝 보여준 게 아니었습니다. 이후 2년 뒤 대통령 선거에서는 훨씬 더 단단해진 아파트 표심을 보였습니다. 신동아 아파트는 지난 득표율 차인 70.82%p에서 76.93%p까지 차이를 벌렸습니다. 특히 당시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신동아아파트에서 받은 지지율은 고작 10.73%p에 그쳤습니다. 이곳에서 투표한 유권자 10명 중 1명만 이 후보에게 표를 던지고 나머지 9명은 윤석열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다는 뜻이죠. 용산의 다른 아파트들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를 보였습니다. 일반적으로 투표소 한 곳당 투표수가 1,000표 남짓이라고 본다면 21대 총선에서 보여준 890표 차는 투표소 한 곳에 해당하는 차이일 뿐입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너무 안타까운 숫자였겠죠. 아파트 한 곳의 표심으로 승부가 갈린 것과 다를 게 없으니깐요. 하지만 용산 아파트의 굳건한 표심은 이번 선거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걸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아파트 표심을 상수라고 놓고 계산해 본다면 민주당 입장에서 용산을 탈환하기 위해서는 아파트 유권자보다는 기존 민주당 성향 유권자들이 밀집된 용산 북쪽에서 기반을 다질 필요가 있습니다. 반면에 국민의힘은 기존 집토끼 관리를 잘한 뒤에 무당층의 마음을 사로잡는 게 중요할 것으로 보이고요. 대통령실이 용산으로 이전한 뒤 처음으로 치러지는 총선입니다. 특히 여권에게 용산은 '자존심'이 걸린 선거구와 다름없습니다. 현재까지 여론조사 결과만 보면 이번 총선에서도 박빙을 예고하고 있는데, 과연 국민의힘 권영세 후보는 아파트 표심을 등에 업고 4선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혹은 민주당 강태웅 후보가 재수 끝에 여권의 심장부를 뺏어올까요? 강북 최대 접전지인 이곳의 승자는 과연 누구일지 폴리스코어와 함께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디자인 : 강이경, 데이터 : 신예진
공영운 46.2 > 이준석 23.1 + 한정민 20.1 지난 15~16일, 한길리서치가 인천일보·경인방송의 의뢰로 경기 화성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유권자 5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공영운 후보 지지율은 46.2%,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 23.1%, 국민의힘 한정민 후보 20.1%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다른 선거구에 비해 첫 여론조사 결과가 늦게 나왔는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후보 간 격차가 큰 편이었습니다. 물론 무선(가상번호) ARS 방식으로 조사됐다는 점을 감안해야겠지만, 2, 3위 후보의 지지율을 합쳐도 1위 후보를 넘지 못하는 수치가 나왔다는 건 해당 후보 측 입장에선 다소 힘 빠지는 결과였을 겁니다. 사실 화성을은 경기 내에서 민주당의 대표 텃밭 중 한 곳으로 분류돼 이번처럼 3자 구도에서는 민주당이 유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죠. 바로 20대 총선이 3자 구도였습니다. 당시 후보들이 받았던 득표율과 비교해 보면 이번 여론조사 수치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선거 결과는 민주당의 승리였습니다. 단일화와 같은 큰 이변이 나온다거나 하는 상황 변화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최근 표심을 꼼꼼하게 짚어보는 게 필요합니다. 특히, 단일화를 통한 양자 구도로 다시 판이 바뀐다면 화성을의 최종 스코어는 누구도 예측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3자 구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는 화성을의 최근 표심을 분석해 보고 지금과 비슷한 구도였던 20대 총선 결과와 비교해 봤습니다. 폴리스코어는 매일 정치 뉴스를 수집해 언론 보도량, 기사 댓글량 그리고 악플(공격성 지표)을 수치화해서 공개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정보는 아래 〈폴리스코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민주-국힘 득표율 차, 9.7%p까지 좁혀졌는데… 위 표는 최근 치러진 19-21대 총선, 20대 대선, 제8회 지방선거 등 5번의 선거에서 화성을에서 올린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의 득표율입니다. 매번 민주당 후보는 적게는 50% 초반, 많게는 60% 중반까지 득표율을 기록할 정도로 진보 표심이 압도적입니다. 경기 내 다른 지역과 비교해 봐도 민주당 표심이 월등히 높은 편입니다.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매번 총선에서 50% 이상의 득표율을 안겨주는 이른바 '텃밭'이죠. 하지만 위의 숫자들을 유심히 살펴보면 최근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 득표율이 올라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21대 총선까지만 해도 국민의힘 후보가 화성을에서 받을 수 있는 득표율 최대치는 30% 초반이었습니다. 투표를 한 유권자 10명 중 많아야 3명 정도만 보수 계열 후보를 뽑았다는 말이죠. 하지만 최근 선거로 올수록 국민의힘 후보의 득표율 추세는 하향세가 아닌 증가세입니다. 특히, 최근 치러진 20대 대선과 제8회 지방선거에서 화성을에 속하는 동네들의 표심을 분석해 보면 양자 구도에서 국민의힘 후보 득표율이 각 43.6%, 43.2%로 이전 총선 때보다 득표율이 10%p 남짓 올랐습니다. 반면 민주당 후보의 득표율은 50% 초중반에서 제자리 걸음을 보였습니다. 승패로 따지면 보수 후보가 계속 패배를 기록했지만 패배의 질을 따지면 나쁘지 않았습니다. 두 정당 간 득표율 차로 봐도 19-21대 총선에서는 민주당 이원욱 후보가 최대 29.9%p까지 차이를 내며 승리했지만 최근 2번의 선거에서는 각 9.7%p, 11.9%p로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격차가 절반 넘게 줄어든 걸 볼 수 있습니다. 특히, 화성을 행정동 가운데 보수세가 강한 동탄6동(구 동탄면)에서는 대선과 지선의 두 정당 간 득표율 차이는 고작 3.16%p, 5.6%p에 불과했습니다. 동탄6동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두 정당 격차는 이전보다 줄어드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21대 총선을 기점으로 민주당 표심에 상승세가 꺾이는 건 수도권의 공통적인 현상입니다. 하지만 민주당 표심이 가장 두드러지는 화성을에서도 그렇게 나타났다는 건 그만큼 표심에 변화가 감지된 거죠. 여기에 이곳에서 내리 3선을 지낸 이원욱 의원이 민주당을 탈당해 현역 프리미엄을 받을 수 없다는 점도 이번 선거에서 불안 요소로 등장했습니다. 민주당이 양자구도라면 쉽게 마음 놓을 수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화성을에 도전장을 내밀며 3자 구도라는 또 다른 국면이 펼쳐졌습니다. 득표율 좁혀지면 뭐하나…3자 구도면 유리한 건 '민주당' 최근 선거에서의 두 정당 후보의 득표율 차이는 10%p 남짓까지 좁혀졌습니다. 국민의힘의 기세는 분명 최근 좋은 흐름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는 양자 구도일 때 의미 있는 숫자였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큰 이변이 없는 한 화성을은 3자 구도로 치러지기 때문에 예전과 다른 기준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정치 이념에 따른 유불리를 따져봅시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지지층은 어느 정도 겹칠 수밖에 없다는 평가입니다. 개혁신당이 보수부터 중도, 진보 세력까지 모두 포용하는 빅텐트를 펼친다고 했지만 정치 평론가들은 국민의힘 지지층과 일부 겹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볼 때 민주당이 유리한 상황인 건 틀림없습니다. 다음으로는 지금과 비슷한 구도였던 20대 총선으로 돌아가 살펴봅시다. 당시 새누리당 오병주 후보, 민주당 이원욱 후보와 함께 중도우파를 외친 국민의당 김형남 후보가 3자 구도를 형성하며 맞붙었습니다. 득표율을 보면 오 후보 26.1%, 이 후보 52.5%, 김 후보 21.3%였습니다. 절반 넘는 표를 이 후보가 가져갔고 나머지 두 후보는 비슷한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와 꽤 비슷한 수치였네요. 양자 구도는 두 후보가 대부분의 표를 나눠 가져가지만, 3자 구도에서는 세 명이 표를 나눠 갑니다. 즉, 제3정당이 가져가는 표가 어떤 정당의 이탈표인지 살펴봐야 3자 구도의 유불리를 따져볼 수 있겠죠. 19대 총선과 연결시켜 보겠습니다. 당시 4명의 후보가 레이스를 펼쳤지만 사실상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양자 구도였습니다. 새누리당 리출선 후보가 30.2%, 민주통합당 이원욱 후보가 55.6%, 무소속 유효근, 우호태 후보가 각 4.5%, 9.6%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20대 총선은 국민의당이 등장하며 3자 구도가 형성됐습니다. 직전 총선과 비교해 새누리당 득표율은 4.1%p(30.2% -> 26.1%) , 민주당은 3.1%p(55.6% -> 52.5%)가 오히려 빠졌습니다. 두 정당에서 빠진 득표율을 합치면 7.2%입니다. 두 지지층 일부가 국민의당 쪽으로 옮겨갔다고 해석되는 부분입니다. 여기에 19대 총선에서 무소속 후보들이 받았던 득표율 14.2%를 합치면 합계 21.4%로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받은 득표율인 21.32%와 거의 일치합니다. 바꿔 말하면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일부 이탈 표심과 무소속 후보 득표가 제3정당인 국민의당에게 옮겨갔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21대 총선과도 연결시켜 볼까요? 3자 구도가 끝나고 다시 양자 구도로 판세는 돌아왔습니다. 당시 민주당 이원욱 후보는 64.5%, 미래통합당 임명배 후보는 34.55%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즉, 국민의당이 사라지면서 다시 두 정당이 제3후보의 표를 나눠가졌는데, 그렇다면 국민의당을 지지했던 화성을 유권자들은 누구에게 표를 던졌을까요? 민주당은 12%p(52.5% -> 64.5%)를 더 얻었고 국민의힘은 8.45%p(26.1% -> 34.55%)를 더 획득했습니다. 즉, 국민의당이 없어진 자리에서 반사이익을 얻은 건 국민의힘보다 민주당이 약 3.5%p 더 많았습니다. 정리해 보면, 제3정당이 생길 때는 민주당에서 덜 빠졌고 반대로 사라질 땐 민주당 쪽으로 더 많은 표가 흘러 들어온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보면, 이번 화성을 선거에서 개혁신당 지지층은 민주당보다는 국민의힘 쪽에서 더 많이 이탈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정당 투표가 표결 행태의 기본값이라고 가정한 거친 셈법이지만 3자 구도에서는 첫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확실히 민주당이 더 유리해 보입니다. 다만 이 역시 2, 3위 후보가 단일화를 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유효한 셈법입니다.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한정민, 이준석 후보의 고민은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몇 차례 여론조사 결과를 더 봐야겠지만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성적표가 나온다면 '단일화' 카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단일화가 성사된다고 하더라도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둘의 지지율을 합쳐도 오차 범위 안에 들어가는 숫자거든요. 또, 개혁신당을 지지한 일부 진보 유권자들은 다시 민주당을 지지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단일화 이후에도 결과를 보장하기는 어렵습니다. 선거일까지 21일 남았습니다. 과연 그때까지 화성을의 판세에 큰 변화가 찾아올까요? 평균 연령 34.7세로 유권자 나이가 가장 젊은 이곳의 승자는 과연 누구일지 폴리스코어와 함께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디자인 : 강이경, 데이터 : 신예진
승, 승, 승, 승, 승, 승, 승… 서울 광진을은 1996년 15대 총선 이후 민주당 계열 후보가 보수 후보에게 단 한 번도 자리를 내준 적 없는 진보 철옹성 선거구입니다. 특히 이곳에서 5선을 했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정치적 고향이자 지난 총선에서 서울시장 출신 오세훈 후보가 아닌 당시 정치 신인이었던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후보의 손을 들어준 곳입니다. 이런 광진을이, 22대 총선에서 민주당 고민정 후보(현역) 대 국민의힘 오신환 후보(19대, 20대 의원)로 대진표가 확정되면서 이른바 한강 벨트의 최대 격전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최근 뉴스1 의뢰로 실시한 광진을 여론조사에서 고민정 44%, 오신환 37%로 나타났습니다. 둘의 격차는 단 7%p로 오차 범위가 ±4.4%p인 걸 감안하면 통계적으로 누가 앞선다고 볼 수 없을 만큼 접전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됩니다) 현 지역구 의원인 고 의원은 그럼에도 자신 있다는 입장인데 최근 선거들의 개표 결과를 분석해 보면 굳건했던 '진보 철옹성' 광진을에 미묘한 균열이 감지됩니다. 마지막에 웃는 승자는 과연 누가 될까요? 지난 선거의 표심 분석과 함께 고민정 의원과 오신환 전 의원의 온라인 민심까지 꼼꼼하게 살펴봤습니다. 폴리스코어는 매일 정치 뉴스를 수집해 언론 보도량, 기사 댓글량 그리고 악플(공격성 지표)을 수치화해서 공개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정보는 아래 〈폴리스코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진보 철옹성'은 옛말? 최근 4번의 선거를 보면 스윙 지역 총선만 따져보면 1996년 이후 진보 계열 정당은 광진을에서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단편적인 선거 결과가 아닌 민심의 흐름을 보기 위해 총선, 대통령 선거, 지방 선거 등 최근 치러진 4번의 선거만 따로 분석해 보니 광진을은 더 이상 진보 철옹성이라고 부르긴 어렵다고 판단됩니다. 우선 승패만 따져봅시다. 20대 총선(2016), 21대 총선(2020), 20대 대선(2022.3), 제8회 지방선거(2022.6)에서 광진을에서 승리한 후보들의 정당을 살펴보면 두 번의 총선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했고, 대선과 지선에서는 국민의힘이 두 번 모두 이겼습니다. 상대 전적은 2승 2패로 총선을 포함한 주요 선거 결과를 대입해 보면 철옹성이 아닌 스윙(경합) 지역에 가깝습니다. 여기에 추가로 2021년에 치러진 4.7 재보궐선거의 서울시장 개표 결과를 추가해 보면 최근 광진을의 민심은 국민의힘이 1승 더 많습니다. (광진구청장 선거 결과는 제외하도록 하겠습니다) 비록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가 총선과는 다른 성격이란 점도 간과할 수 없지만 최근 표심이 국민의힘 쪽으로 기울어지는 모양새는 민주장 입장에서 보면 호재는 아닙니다. 하지만 단순 승패만으로 판단하는 건 무리가 있기 때문에 광진을에서 두 정당 후보가 받은 득표율도 함께 분석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행정동별 표심 뚜렷한 광진을…변수는 대학가 '화양동' 광진을에 속한 행정동은 구의1, 3동, 자양1-4동, 화양동으로 총 7개입니다. 특이하게도 행정동마다 표심이 분명하게 갈리는 특성을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고가 아파트들이 밀집한 구의3동과 자양3-4동 등 세 곳은 국민의힘 우세 지역이며, 전통시장과 대학가, 주택 단지가 밀집된 구의1동, 자양1-2동, 화양동 등 네 곳은 민주당 우세 지역으로 분류됩니다. 이번 총선에서는 건국대가 자리 잡은 화양동 표심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1인 가구와 20-30세대 비율이 높은 화양동은 과거 민주당 표심이 강한 동네였지만, 최근 4번의 선거 결과를 분석해 보니 화양동은 광진을의 승자를 그간 정확하게 맞히며 민심의 풍향계 동네로 분류됐습니다. 진보, 보수 어느 누구도 우세 지역이라고 장담하기 어려운 동네였습니다. 8년 전 20대 총선으로 돌아가 봅시다. 당시 광진을 전체로 보면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후보(48.53%)가 새누리당 정준길 후보(37.18%)를 득표율 11.35%p 차이로 여유롭게 따돌리고 승리했는데, 화양동에서의 득표율 차이는 25.9%p로 훨씬 더 컸습니다. 21대 총선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 당시 고민정 후보가 오세훈 후보를 2.55%p 앞서며 아슬아슬하게 승리했는데, 화양동에서는 그 격차가 12.77%p로 역시 훨씬 컸습니다. 화양동은 두 번의 총선 모두 광진을 행정동 중 1, 2위 득표율 차가 가장 큰 동네였습니다. 이처럼 승자가 될 사람에게 확실하게 표를 몰아준 곳이 바로 화양동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대선부터 냉정하게 돌아선 게 바로 화양동입니다. 직전 21대 총선에서 고민정 후보는 +12.77%p 득표율을 화양동에서 가져갔지만 다음 선거인 20대 대선에서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보다 -3.46%p 덜 받으며 민심은 뒤집어졌습니다. 얼마나 크게 돌아선 걸까요? 두 선거에서 화양동 표심이 돌아선 정당 간 득표율 간극은 무려 16.23%p인데 다른 동네 결과와 비교해 보면 이례적으로 높은 수치로 정치 성향이 크게 바뀐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3개월 뒤 치러진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민주당 송영길 후보보다 15.13%p 더 높은 득표율을 화양동에서 기록합니다. 즉, 지난 4번의 선거 결과만 보면 화양동은 당선자를 정확하게 맞혀온 거죠. 바꿔 말하면 그만큼 정치적 입장에 따른 표심 변동 폭이 가장 큰 동네이자 예민한 곳이 화양동이란 뜻이기도 합니다. 현재 여론조사 결과는 접전이라 어느 후보 다 안심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앞서 언급했던 정치 성향이 뚜렷한 행정동의 표심에 큰 차이가 없다면 차이를 기대할 수 있는 동네는 바로 화양동일 겁니다. 이번 총선에서 화양동의 젊은 유권자들의 마음을 잡는 후보는 누가 될까요? 언론 노출 고민정 '상승세'…오신환 '하락세' 이번에는 후보들의 온라인 여론을 분석해 살펴보겠습니다. 한강 벨트 최대 접전지라고 불리지만 두 후보의 언론 보도량은 전체적으로 미미합니다. 폴리스코어가 전체 정치 뉴스를 분석해 보니 고민정 의원의 보도량은 1.38%, 오신환 전 의원은 0.43%에 그쳤습니다. 대부분 언론 보도가 이재명 민주당 대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집중되다 보니 총선에 출마하는 후보자들의 언론 보도량이 많지 않은 이유도 있습니다. 우선 고민정 의원은 지난달 15일 광진을에 단수 공천을 받으며 언론 주목도가 급상승했습니다. 보도량이 최고 5% 넘게 오르며 접전지에 출마한 후보답게 큰 관심을 받았지만 2월 말부터 언론의 관심에서 멀어졌습니다. 하지만 최근 다시 언론의 주목도가 높아졌습니다. 요즘 추세만 보면 상승세입니다. 지난 11일 공천 내홍 과정에서 민주당 최고위원직을 사퇴했다 복귀한 점과 광진을의 여론조사 접전 소식이 보도량을 이끌어 올린 요인입니다. 하지만 지역구와 관련된 뉴스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반면에 오신환 전 의원은 최근 언론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늘리고 있습니다. 다수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공약을 설명하고 총선에 임한 각오를 밝힌 뉴스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만 고 의원을 향해 '살기 좋은 광진을 방치했다', '저급한 약장수 정치인' 등 네거티브적인 발언과 관련된 뉴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언론의 관심을 받기 위한 의도로 보입니다. 계파 논란 고민정 의원…진보 유저 악플 급증세 악플은 서로가 서로에게 난타전입니다. 보수 유저들 사이에선 당연하게 고민정의 공격성(악플)이 높았고 반대로 진보 계열 유저들은 오신환을 향한 악플이 월등히 높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2월말에 두 후보 모두의 악플 비율이 반대 성향의 유저들로부터 급증해 최고점을 찍었습니다. 특히 고민정 의원은 최근 최고위원 사퇴와 관련해 최근 지지층이라고 할 수 있는 진보 유저들의 악플을 상당수 받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공천 논란과 관련해 이재명 대표에게 각을 세운 점이 이른바 '친명' 지지층에게는 불편하게 비친 걸로 해석됩니다. 지난 11일 고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에 참석해 "민주당과 윤석열 정권의 폭주에 저항하는 모든 국민의 승리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히며 복귀했지만 진보 계열 유저들로부터 받는 악플은 감소하기 보다 오히려 더 증가폭이 커졌습니다. 고 의원은 또 "걸어온 길과 서로의 생각이 다를지라도 윤석열 정권 권력 앞에 연대하지 않으면 너무 많은 이득을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잃게 될 건 바로 표심도 포함이겠죠. 광진을은 지난 대선부터 국민의힘 쪽으로 표심이 기우는 추세 속에서 이번 총선은 험난한 접전일 것으로 관측됩니다. 광진을의 특성상 정치색이 뚜렷한 동네에서 민주당 집토끼들의 이탈표가 생길 경우 선거 결과에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그만큼 '친명'으로 분류되는 고 의원은 '화합'을 강조해 진보 표심을 하나로 뭉치는 게 중요하겠네요. 반면 오 전 의원은 보수 우세 지역인 구의3동과 자양3-4동의 표심을 바탕으로 직전 선거에서 국민의힘 쪽으로 기운 화양동과 같은 지역을 잘 공략하는 게 관건이겠습니다. 과연 고 의원은 계파 갈등에 따른 잡음을 줄이고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까요? 혹은 오신환 전 의원이 진보 철옹성을 아주 오랜만에 탈환하게 될까요? 계속해서 폴리스코어를 통해 이번 총선 흐름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디자인 : 강이경, 데이터 : 신예진
“결국 오셨네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지난 2일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당 대표를 현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단수 공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결국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맞붙는 이른바 ‘명룡대전'이 성사됐습니다. 두 후보가 맞붙는 인천 계양을은 전통적으로 민주당계 혹은 진보 텃밭으로 불리는 선거구입니다. 특히 이 지역에서만 5선을 했던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정치적 고향이라 이재명 대표 입장에서는 강한 당 지지율과 현역 의원 프리미엄이라는 강점을 가지고 유리한 선거를 치르게 됐습니다. 그렇다고 이 대표가 마냥 안심할 수도 없습니다. 최근 송영길 전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에 관여했다는 의혹으로 구속된 점은 선거에 악영향으로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경인일보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와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 대표는 45.2%, 원 전 장관은 41.6%로 둘의 격차는 3.6%p에 불과했습니다. 오차범위가 ±4.35%p이기 때문에 통계적으로 보면 이재명 대표가 앞선다고 볼 수도 없는 수치입니다. 물론 무선 ARS 조사란 점은 감안하고 볼 필요가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세요.) 또, 최근 선거에서 계양을 표심을 살펴보면 민주당 텃밭이라고 하기엔 미묘한 변화도 감지됐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최대 격전지로 주목받는 계양을의 승자는 과연 누가 될까요? 폴리스코어는 이번 편부터 22대 총선의 격전지를 순차적으로 분석해 선보입니다. 과거 개표 결과 분석과 함께 이재명 대표와 원희룡 전 장관의 온라인 민심까지 이번 기사에서 꼼꼼하게 살펴봤습니다. 폴리스코어는 매일 정치 뉴스를 수집해 언론 보도량, 기사 댓글량 그리고 악플(공격성 지표)을 수치화해서 공개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정보는 아래 〈폴리스코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진보 우세 지역이 확실해? 최근 민주-국힘 득표율 차이 줄었다 최근 치러진 선거의 계양을 개표 결과(읍면동)부터 보시죠. 분석 대상은 20대 총선(2016), 21대 총선(2020), 20대 대통령선거(2022.3), 제8회 지방선거(2022.6) 등 4번의 개표 데이터입니다. 서울 강서구와 맞닿아 있는 인천 계양을은 계산1-4동, 계양1-3동 등 7개의 행정동이 속해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진보 성향이 짙다고 알려진 동네들입니다. 이번 분석에서는 진보와 보수 표심의 간극을 분석하기 위해 1, 2위 후보들의 득표율 차에 주목해 봤습니다. 득표율 차이가 클수록 특정 정당의 표심이 압도적이었다는 뜻일 겁니다. 특히 과거부터 진보 성향이 강했던 계양을의 경우 특정 정당은 더불어민주당을 뜻합니다. 계양을 행정동들의 1, 2위 득표율 차이 평균은 20대, 21대 총선에서 각 11.12%p, 21.45%p를 기록했습니다. 1, 2위 후보의 득표율 차가 21대 총선에서 2배 가까이 벌어졌는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위 후보보다 20%p 넘게 득표했다는 걸 보면 이 지역이 진보 표심 텃밭이라고 괜히 불리는 게 아니란 걸 알 수 있습니다. 특히 계양2동은 21대 총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후보가 미래통합당 윤형선 후보를 무려 30.59%p 차이로 크게 따돌릴 만큼 보수 후보에게는 무덤이나 다름없는 선거구였습니다. 그런데 계양을 표심은 2년 뒤, 20대 대통령선거부터 미묘한 변화가 일어납니다. 당시 윤석열, 이재명 후보의 행정동 평균 득표율 차이를 보면 8.35%p로, 이재명 후보가 앞서긴 했지만 직전 선거였던 21대 총선 득표율 차인 21.45%p와 비교했을 때 13.23%p가 감소했습니다. 그만큼 국민의힘과 득표율 차이가 좁혀졌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계양1동은 두 후보의 득표율 차이가 고작 2.95%p에 불과했고 두 자릿수 득표율 차이가 났던 동네는 계양3동(16.68%p)이 유일했습니다. 2년 만에 표심 중 일부가 국민의힘 쪽으로 기운 겁니다. 이 흐름은 석 달 뒤에 치러진 8회 지방선거까지 이어졌는데 당시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후보와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가 인천광역시장 자리를 두고 맞붙었습니다. 결과는 유 후보가 득표율 51.76%로 박 후보를 7.21%p로 따돌리며 승리를 가져갔습니다. 유 후보는 민주당 텃밭이라는 계양구에서만 패배했는데, 계양을의 성적도 뜯어보면 과거에 비해 크게 선전한 셈이었습니다. 계양을 행정동들의 1, 2위 득표율 차이 평균이 4.1%p로 대통령선거(8.35%p)의 성적과 비교해 보면 득표율 차이가 반으로 줄었기 때문입니다. (8.35%p → 4.1%p) 특히, 계산1동과 계양1동은 오히려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가 각 2.31%p, 0.62%p 더 앞서 처음으로 보수 후보가 승리하면서 표심 변화를 뚜렷하게 보여줬습니다. 다만 지방선거와 동시에 열린 계양구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국민의힘 윤형선 후보를 누르고 승리했는데 득표율 차이는 역시 8.4%p에 불과했습니다. 지난 두 번의 총선과 비교하면 두 정당 후보의 득표율 차는 크게 줄어들었고 대선과 비교하면 비슷한 수치입니다. 중요한 건 단편적인 승패가 아닌 추세이자 흐름입니다. 2022년 이후 갈수록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득표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는 건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눈여겨봐야 할 대목입니다. 올해 1월에 발표된 계양구의 순유출 인구가 -2.8%로 가장 컸는데 기존 민주당 손을 들어준 유권자들이 상당수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이번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봐야겠습니다. 물론 민주당 입장에서 호재도 있습니다. 선거구 획정 과정에서 보수색이 강하다는 계산1동이 계산3동과 함께 계양갑으로 넘어갔고 진보 색채가 짙은 작전서운동이 계양을로 넘어왔기 때문에 이재명 대표에게는 더 유리한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언론 관심은 이재명 대표 압승?.. 계양을 관련 뉴스는 적어 과거 표심에 이어 계양을에 출사표를 던진 두 후보의 온라인 여론을 분석해 봤습니다. 언론의 관심을 측정할 수 있는 보도량을 살펴보면 이재명 대표가 확실히 언론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매일 정치 기사의 약 30%가 이재명 대표 관련 뉴스인 반면에 원희룡 전 장관의 보도량은 5%를 넘기 쉽지 않아 보일 정도로 미미한 수준입니다. 이낙연, 이준석 등 거물급 정치인들의 보도량 비율이 보통 10%가 넘는다는 걸 감안하면 원 전 장관의 보도량은 한참 부족한 수치죠. 하지만 이 대표 보도량에는 함정이 하나 숨어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의 경우 최근 더불어민주당 공천 파동의 중심에 서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언론 기사는 계양을 혹은 선거 유세와 큰 관련성이 없습니다. 본인의 선거구 이슈보다는 민주당 이슈로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에 유권자 입장에서는 지역을 위한 공약이나 스킨십이 떨어진다고 생각할 수 있는 거죠. 반면 원 전 장관의 뉴스는 대부분 계양을 출마와 관련된 것입니다. 따라서 공천 이슈를 제거하고 본다면 둘의 격차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최근 들어서 이 대표의 보도량 추이가 감소세로 꺾였다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원 전 장관의 경우는 보도량이 너무 적습니다. 지난 1월 16일에 계양을 출마를 선언하며 본격적으로 총선 레이스에 돌입했지만 당시 보도량도 5%를 넘지 못했습니다. 그만큼 대중의 관심을 크게 끌지 못했다는 거죠. 하지만 최근 추이를 보면 보도량이 점차 증가세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과연 두 후보 모두 대중의 큰 관심을 계속 이끌어 낼 수 있을까요? 아니면 둘 중 한 후보는 언론의 관심에서 벗어날까요? 원희룡 전 장관 악플, 왜 이렇게 많을까 원 전 장관 관련 보도의 댓글에 특이점이 하나 발견됩니다. 바로 국민의힘 성향 유저들로부터 받는 악플(공격성)이 많다는 겁니다. 일반적으로 정치 성향이 반대인 유저들로부터 악플을 많이 받는 게 일반적인 현상인데 원 전 장관은 같은 편에게 받는 악플 비율이 높다는 점은 유독 특이합니다. 최근 들어서 악플 추세가 급증했는데 보도량 증가와 연결해 해석해 보면 보도량이 늘수록 악플 비율도 함께 늘었다는 거죠. 즉, 최근 쏟아지는 원 전 장관의 뉴스가 보수 유저들에게는 불편한 걸로 보입니다.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개별 댓글들을 하나씩 살펴보니 최근 이천수 전 축구 국가대표와 유세를 돌다가 한 식당에서 박대당한 게 원인입니다. 그런데 대부분 댓글이 원 전 장관에 대한 공격도 있지만 대체로 식당에서 원 전 장관을 박대한 시민을 향한 공격입니다. 즉 공격의 대상이 원 전 장관이 아니란 뜻이죠. 오히려 같은 편이 원 전 장관에 대한 공격을 악플로 막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수치가 높게 나온 걸로 보입니다. 이를 감안하면 두 정치인의 악플 비율은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걸로 해석됩니다. 다만 원 전 장관 기사에 달린 댓글 자체가 많지 않다는 점을 놓고 보면 악플 비율은 지나치게 높은 건 사실입니다. 온라인상에서 비판 여론을 눈여겨보고 대처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디자인 : 강이경, 데이터 : 신예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