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에서 데이터와 저널리즘의 접점을 찾고 있습니다
정치 여론을 꼼꼼하게 짚어주는 폴리스코어입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한동훈 후보가 출마한 차기 당 대표 선거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죠. 후보들 간 네거티브 공방도 치열합니다. 이른바 한 후보의 '김건희 여사 문자 무시' 논란이 대표적이죠. 뜨거운 공방의 핵심은 결국 누가 당 대표가 되는가입니다. 당내 정치 구도만 따져보면 당 대표가 누가 되는지에 따라 당정 관계에 큰 변화가 생길 가능성도 커지거든요. 전당대회는 어느덧 2주가 채 남지 않았습니다. 차기 당 대표 선출은 당원 선거인단 투표가 80%나 반영될 정도로 당원들의 표심이 선거 결과에 절대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즉, 당원들의 민심을 측정할 수 있다면 이번 선거 판세를 읽는 데 큰 도움이 될 텐데요. 아쉽게도 당원들의 민심만 따로 집계하는 여론조사는 극소수라 여론을 정확하게 짚어내는 건 무리가 있습니다. 대신에 정치 성향 알고리즘에 의해 범보수층으로 분류되는 댓글 유저들의 여론과 언론 보도량을 통해 당 대표 후보 4인의 온라인 민심을 간접적으로 들여다봤습니다. 또, 이번 선거 결과가 특히 중요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와 정당 지지도까지 꼼꼼하게 분석해 봤습니다. 폴리스코어는 매일 정치 뉴스를 수집해 언론 보도량, 기사 댓글량 그리고 악플(공격성 지표)을 수치화해서 공개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정보는 아래 〈폴리스코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보도량만 보면 '어대한'…한동훈 후보 언론 주목도 가장 높아 언론의 보도량은 대중이 얼마나 사안에 관심을 갖는지 볼 수 있는 바로미터입니다. 즉, 대중의 주목을 가장 많이 받는 정치인에게 언론의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습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빅카인즈에 등록된 각 후보들의 정치 기사를 수집해 지난 한 달간 보도량이 가장 많았던 정치인을 분석해 보니, 1위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후보(20.1%), 2위 윤석열 대통령(18%), 3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15%)로 나타났고 다음으로 김건희 여사(7.99%), 나경원 후보(6.11%), 원희룡후보(5.24%), 윤상현 후보(4.07%), 홍준표 대구시장(3.89%) 순이었습니다. 정치 뉴스의 상당수가 국민의힘 전당대회와 관련된 기사입니다. 그만큼 곧 치러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현재 언론과 대중이 가장 주목하는 사안이라고 봐도 무리는 없을 거 같습니다. 전당대회의 핵심은 바로 당 대표로 누가 선출될지 여부입니다. 당 대표 후보로 나선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 한동훈 후보의 지지도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건 어렵습니다. 전당대회는 당원 중심으로 투표권이 생기기 때문에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에는 적합하지 않죠. 하지만 각 후보의 보도량과 댓글 반응을 통해 간접적으로 살펴보는 방법은 있습니다. 우선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로 나선 4명의 보도량 추이를 보면 가장 눈에 띄는 건 한동훈 당 대표 후보의 독주입니다. 본격적으로 당권 레이스가 시작된 6월 초부터 한 후보의 보도량은 정치 뉴스의 약 20%를 차지하며 1위를 차지했습니다. 2위 나경원 후보의 보도량과 비교해 보면 한 후보의 보도량은 전당대회 초기부터 크게 앞서는 그림입니다. 한 후보의 독주는 나경원, 원희룡 후보의 순위만 바뀔 뿐 6월 말까지 계속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6월 30일부터 한 후보의 보도량은 이전보다 더 크게 앞서기 시작합니다. 실제로 해당 시점에 나온 기사를 살펴보면, 당시 다른 후보들이 한 후보를 동시에 공격하는 보도가 급증할 때입니다. 즉, 전당대회를 한 달 앞둔 시점부터 한동훈 후보와 반(反)한동훈 주자들 간 협공 양상을 보이는 전선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는데 모든 후보들이 한 후보를 언급하다 보니 보도량에서 압도적으로 앞설 수밖에 없는 걸로 분석됩니다. 그만큼 현재 당 대표 후보 가운데 한 후보가 가장 앞서고 있는 게 아니냐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보도량이 정점을 찍은 건 '김 여사 문자' 논란 직후입니다. 김건희 여사가 지난 1월 당시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던 한동훈 후보에게 대국민사과를 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메시지를 보냈는데 한 후보가 답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지난 4일 처음 공개됐습니다. 이후 논란이 확산되면서 사흘간 한 후보의 보도량은 40%를 넘기며 다른 후보들의 보도량을 압도했습니다. 실제 여론조사 결과도 보도량과 비슷한 수치입니다.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으로 조사된 6월 28일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한 후보가 국민의힘 지지층으로부터 55%의 지지를 받고 있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뒤이어 원 후보 19%, 나 후보 14%, 윤 후보 3% 순으로 나타났는데 공교롭게도 언론 보도량 흐름과 비슷한 모습입니다. 이른바 '어대한'(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이란 용어가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났다는 일부 평가가 있지만, 여론 조사상 '국민의힘 지지층'과 '국민의힘 당원'은 다른 집단이기 때문에, 국민의힘 지지층 대상 여론조사 결과만으로 당 대표 선거를 예측하는 건 각별히 조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범보수층 댓글 유저들…윤상현 후보 '싫어요' 폴리스코어는 정치 성향 알고리즘에 의해 댓글의 내용을 기반으로 보수, 진보, 중도 지지층으로 유저들을 분류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국민의힘을 지지할 가능성이 큰 보수 유저들의 악플(공격성) 지수도 살펴봤습니다. 국민의힘을 지지하는 댓글 유저들의 민심을 간접적으로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보수 지지층이 각 후보들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4인의 후보들이 얼마나 많은 악플을 받았는지 분석해 보면, 최근 들어서 윤상현 후보가 지지층으로부터 가장 많은 악플을 받고 있는 게 눈에 띕니다. 가장 최근에 집계한 윤 후보의 7월 8일 악플 비율은 26.3% 수준입니다. 쉽게 말하면, 보수 지지층 4명 중 1명이 윤 후보에게 공격적이란 뜻입니다. 윤 후보는 왜 보수 지지층으로부터 공격을 많이 받게 된 걸까요? 실제로 윤 후보는 최근 한 후보가 총선 전 김건희 여사의 사과 의사를 전달받고도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논의하지 않은 배경을 가장 집요하게 추궁하며 몰아세웠죠. 이 점이 보수 유저 혹은 한 후보의 지지층에게 반감으로 다가온 걸로 추측됩니다. 한 후보는 악플 비율에 큰 변화는 없었고, 나 후보는 몇 차례 등락이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감소 추세입니다. 반면, 원희룡 후보는 최근 지지층으로부터 가장 낮은 악플 비율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최근 원 후보는 TV 토론회에서 한 후보를 향해 이른바 '김 여사 문자'를 일절 언급하지 않으며 네거티브가 아닌 '로우 키' 전략을 펴면서 보수 유저들의 악플을 줄인 걸로 추측됩니다. 가장 뜨거운 이슈인 문자 논란을 언급하지 않고 민생과 정책 중심으로 펼친 전략이 유효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대체로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이 지지층으로부터 받는 악플 비율은 평균 20%대에 수렴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지층으로부터 받고 있는 30에서 40% 초반의 악플 수치와 비교하면 비교적 적은 편으로 나타났습니다. 윤 대통령, 국정 지지도 '최악'은 면했다?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 부정평가는 최근 감소 추세로 '위기'로부터 한숨 돌린 모양새입니다. 폴리스코어가 2023년 10월 1일부터 2024년 7월 8일까지 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올라온 여론조사 426개 결과를 전수 분석해 여론의 참값을 추정해 보면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 부정평가는 지난 5월 11일 67.2%까지 치솟으며 임기 이후 가장 높은 부정평가를 기록했습니다. 당시에 부정평가 70%를 넘기면 국정 운영이 위험할 것이란 보도까지 등장했을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6월 중순 이후 부정평가는 감소, 긍정평가는 소폭 증가하며 최근 7월 6일 국정 지지도에서 부정평가 64%, 긍정평가 31.5%를 기록하며 가장 성적이 나빴던 5월에 비해서 부정평가는 3%p가량 감소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부정평가가 추세상 감소했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60%가 넘는 부정평가는 절대적으로 높은 수치임은 틀림없습니다. 정부 입장에서는 계속해서 국정 운영을 위한 동력을 만들어 내야 하는데 이번 당 대표 선거가 큰 변수일 수 있습니다.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당 대표가 누군지에 따라 또 한 번 국정 지지도가 출렁일 수 있기 때문에 전당대회 결과는 국정 운영 전반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1위 탈환 '국민의힘'…계속 하락세인 '조국혁신당' 이번 주 정당 지지도에서 특이점은 국민의힘이 지지율 1위를 탈환했다는 겁니다. 지난 7월 6일 정당 지지도를 분석해 보면 국민의힘 35%, 더불어민주당 33.3%, 지지 없음 11.3%, 조국혁신당 10.8%, 개혁신당 4.5%, 새로운미래 1%로 집계됐습니다. 4월 총선 전후로 국민의힘은 민주당에게 오차 범위 이상 밀려나며 2위를 내줬지만 5월 이후부터 민주당과 엎치락뒤치락하는 접전을 보이며 오차 범위 안에서 지지율 싸움을 이어가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다시 1위 자리를 가져온 것이죠. 사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총선 전부터 꾸준하게 30%대 지지율을 유지해 온 흐름이라 변동성 측면에서는 크게 바뀐 건 없습니다. 다만 6월 들어서 하락 없이 계속해서 상승 추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볼 부분입니다. 반면에 민주당 입장에서 지지율 등락이 비교적 크다는 건 민심이 흔들린다고 볼 수 있습니다. 총선 전과 비교해 보면 평균 지지도는 5%p 이상 내려갔으며 이는 조국혁신당으로 일부 지지층이 옮겨간 것으로 분석됩니다. 다만, 최근 들어서 조국혁신당 지지율은 계속해서 하락세입니다. 바꿔 말하면, 조국혁신당에서 빠진 지지층이 다시 민주당으로 갔는지가 중요한데, 그건 아닌 걸로 보입니다. 대신, 정당 지지 없음이라고 밝힌 비율이 그만큼 올라갔다는 점에서 조국혁신당 지지층 일부는 무당층으로 빠졌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곧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새로운 당 대표를 선출하게 됩니다. 언론에서는 '어대한', '어대명'이란 말들이 심심찮게 나오기 있는데, 과연 새롭게 선출된 당 대표 체제에서 정당 지지도 흐름과 국정 지지도는 또 어떻게 변할지 계속해서 폴리스코어를 통해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글 : 배여운 디자인 : 최혜지
'부정 평가 67.4%, 긍정 평가 28.5%'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 성적표, 부정적 평가가 더 높았던 건 꽤 오래 됐죠. 총선 직후부터 벌어진 부정과 긍정 평가의 격차는 취임 이후 가장 크게 벌어졌는데, 문제는 둘의 격차가 좀처럼 줄어들 조짐이 없다는 겁니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는 정부가 일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됩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한 몇 차례 쇄신 시도가 있었지만 결과는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지난 2월의 '의대 증원'과 최근 발표한 '동해 심해 유전 탐사·개발 프로젝트(대왕고래)'가 대표적입니다. 분명 정부 입장에서는 호재가 될 수 있었던 정책임에도 지지율 반등을 전혀 이끌어내지 못했습니다. 실제로 여론의 변화가 관측됐을까요? 마부작침은 2023년 9월 1일부터 2024년 6월 20일까지 시행된 여론조사 444개를 전수 분석해 여론의 참값을 <폴리스코어>를 통해 공개했습니다. 단편적인 여론이 아닌 여론조사를 종합해 조사기관별 정치 성향를 보정하기 때문에 '진짜 여론'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다는 장점이 존재합니다. 이를 통해 윤 대통령의 지지율 추이와 함께 좀처럼 대통령 지지율이 반등하지 못하는 이유를 분석해 봤습니다. 또한, 조국혁신당의 지지율 정체 현상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살펴봤습니다. 폴리스코어는 매일 여론조사를 전수 수집해 수치화해서 공개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정보는 아래 〈폴리스코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동해 석유 가스' 카드 꺼냈지만…'여론' 반전 없었다 여론조사에서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는 국정 동력의 밑바탕이 되기 때문에 정부와 언론에서 가장 관심 있게 지켜보는 지표 중 하나입니다. 아무래도 부정 평가가 높고, 긍정 평가가 낮다면 정부가 정책을 펼치는 데 있어서 운신의 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 성적표는 계속 나빠지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나빴던 건 아닙니다. 취임 직후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평가는 긍정이 약 53%, 부정이 40%로 긍정이 약 13%p 더 높았습니다. 하지만 2022년 6월부터 여론이 급격하게 나빠지기 시작하더니 임기 시작 2개월 만에 부정 여론이 60%를 넘기며 사실상 박스 구간에 갇히고 맙니다. 올해 4월 총선 이후 지표는 더 좋지 않은 추세입니다.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 여론은 지난 5월 7일에 최대 67.4%까지 치솟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슬하게 버티던 긍정 여론도 30%대가 무너지며 사실상 주도적인 국정 운영이 어려운 수준에 가까워졌습니다.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3일 대통령이 직접 동해 석유 매장 가능성을 깜짝 발표했습니다. 사전 보도자료나 별도 고지 없이 대통령이 국정브리핑을 통해 설명한 겁니다. 정부는 추정 최대 매장치가 140억 배럴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는 1조 4천억 달러, 우리 돈으로 1천900조 원 규모로, 안덕근 산업통상부 장관은 삼성전자 시총의 5배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긍정 여론을 불러올 호재로 보였지만 대통령 지지율은 크게 오르지 못했습니다. 대통령 발표가 있던 당일 3일, 대통령 부정평가는 66.6%, 긍정 29.6%로 두 평가의 차이는 37%p였습니다. 다음 날 4일부터 미미한 수준에서 부정평가는 줄고, 긍정평가가 늘긴 했지만, 추세로 놓고 본다면 발표 전과 후에 차이가 없는 횡보에 가까운 모습입니다. 그나마 차이가 가장 좁혀졌던 6월 13일, 부정 평가 65.4%, 긍정 30.6%. 둘의 격차는 34.8%p로 의미 있는 수준으로 줄었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6월 14일부터 부정-긍정 평가 간 차이는 다시 37%p에 가깝게 벌어지며 발표 전 지지율로 돌아왔습니다. 추세로 봐도 '석유 매장' 깜짝 발표는 여론의 반전을 이끌어 내지 못했다고 평가됩니다. 윤 대통령은 현재 기준(취임 2년 차 4분기)으로 비교하면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높은 부정 평가를 기록 중입니다.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참고) 의대 증원 발표 때도 마찬가지, 왜? 윤석열 정부는 올해 2월에도 굵직한 정책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지난 2월 6일, 정부는 현재 3천 명 정도인 의대 입학 정원을 2천 명 더 늘리겠다고 밝혔습니다. 의대 증원 발표는 취임 이후 좀처럼 바뀌지 않던 국정 수행평가에 호재로 작동했습니다. 60% 중반을 상회하던 부정평가는 50% 중반까지 떨어졌고, 국민의힘 지지율도 민주당을 앞서기 시작했습니다. 그럼에도 결국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의대 증원 이슈는 총선 직전까지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갈수록 강대강으로 맞붙으면서 부정 여론은 이전보다 더 치솟았습니다. 정리해 보면, 두 번의 굵직한 정책 발표는 일시적으로 지지율 상승에 도움이 되는 듯 보였으나 결국 원점 혹은 이전보다 더 상황이 나빠지는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호재일 수 있는 정책 발표지만 본격 시행 전부터 각종 논란에 휩싸였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디테일'이 아쉬웠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조국혁신당 지지율 하락…이유는? 정당 지지도에서도 특이점이 발견됩니다. 바로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지지율입니다. 총선을 앞두고 지지율 5%로 시작한 혁신당은 약 15%까지 무섭게 치솟았지만 총선 이후부터 횡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2개월가량 정체 현상을 보였습니다. 혁신당 지지율이 상한가를 쳤다고 평가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신생 정당이 두 자릿수 지지율을 유지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지지율 정체는 당내에서도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혁신당 지지율은 6월 들어서 감소 추세로 진입했습니다. 지난 20일에는 11.7%까지 떨어졌습니다. 가장 높았던 4월 24일 14.2%와 비교하면 3.5%p가 떨어진 겁니다. 추세가 꺾인 시점만 보면 '국회 사무실 보이콧' 논란과 겹칩니다. 국회사무처가 혁신당에 배정한 사무실 바로 앞이 화장실이라서 '사무실 보이콧'을 했다는 내용입니다. 정치 구조적으로 보면 의석수 12석인 혁신당이 제1야당 민주당을 제쳐두고 검찰 개혁 같은 공통의 어젠다를 주도적으로 끌고 가려는 게 더 큰 이유로 꼽힙니다. 지지층이 겹쳐 서로 눈치볼 수밖에 없는 부분도 존재합니다. 김보협 혁신당 수석대변인은 5월 6일 기자회견에서 지지율 정체 이유에 대한 질문에 "총선 이후 혁신당이 뭔가 보여주기에는 좋은 조건이 아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전체 정당 지지율을 보면 무당층 비율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6월 12일에는 혁신당 12%, 무당층 11.9%로 거의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였고 추세적으로도 무당층 상승은 어느 정도 상수가 된 모습입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율에는 큰 변화가 없다 보니 혁신당 지지층에서 중도 혹은 무당층으로 빠졌을 확률이 높습니다. 과연 윤 대통령과 조국 혁신당 모두 지지층을 다시 집결시킬 수 있을까요? <폴리스코어>와 함께 끝까지 여론조사 결과를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글 : 배여운 데이터 : 신예진 디자인 : 권민재
'24년 4월 21일 대구 수성구 달구벌대로에서 20대가 음주 뺑소니. 택시 운전자 사망' '23년 4월 7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서 27세 남성이 음주 뺑소니. 피해자 27세 남성 중상' 음주 뺑소니 기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표현은 바로 '도망'과 '방치'입니다. 가해자가 음주 상태로 차량이나 사람을 들이받은 뒤에 현장을 의도적으로 벗어났기 때문이죠. 결국 피해자는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하고 사망까지 이르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음주 뺑소니가 단순 음주운전보다 더 무서운 점이기도 합니다. 최근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고 있는 가수 김호중 씨의 경우에도 논란이 식지 않고 있습니다. 고의적으로 음주 사실을 속이고 책임감 없이 도망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으면서 사회적 공분을 샀습니다. 김 씨는 사고 17시간 뒤에 경찰에 출석해 음주 측정을 했지만 수치상으로는 당연히 문제가 없었습니다. 음주 측정을 피하려고 사고 현장을 벗어난 게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드는 대목이죠. 잠재적 살인 행위라고까지 불리는 음주 뺑소니, 우리 주변에서 얼마나 많이 발생하고 있을까요? 마부작침은 음주 뺑소니 사고 데이터를 전수 분석해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한국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TAAS)에 올라온 2007년부터 2023년까지 교통사고 데이터 369만 4,576건 중 '음주 뺑소니'에 해당하는 사건 4만 972건과 경찰청에서 공개한 연령대별 운전면허 소지자 데이터를 자세하게 살펴봤습니다. 전체적으론 감소세, 서울 부산 등 6개 광역은 최근 증가 음주 뺑소니와 관련된 통계는 쉽게 찾아보기 힘듭니다. 교통사고분석시스템에서도 음주 뺑소니 사고를 별도로 집계하고 있진 않습니다. 다만 '음주운전 사고'와 '뺑소니 사고'를 따로 분류해 공개하고 있기 때문에, 두 데이터에 모두 해당되는 사건번호만 추려봤습니다. '음주 뺑소니'는 지난 16년간 총 4만 972건에 달했습니다. 이는 음주 뺑소니 사고가 연평균 2,560건 정도 발생했다는 의미입니다. 추세로 보면 사고 건수는 감소하고 있습니다. 2009년에 가장 높은 수치(3,993건)를 기록했지만 이후 꾸준하게 감소 추세를 보이며 작년에 최저치(1,077건)를 기록했습니다. 가장 건수가 많았던 2009년과 비교해 보면 4분의 1로 감소한 것이죠. 강력한 단속과 처벌 규정 강화가 그 이유입니다. 하지만 조금 더 엄밀하게 따져 볼 필요가 있습니다. 국내 운전자 수가 감소했다면 사고 건수도 이에 비례해서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죠. 즉, 정확한 추이를 분석하려면 운전면허 수 대비 사고 건수를 따져봐야 합니다. 경찰청은 연도별 운전면허 소지자 통계를 매년 집계해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 데이터를 통해 운전면허 수 대비 사고 건수 비율을 다시 살펴보니 추세는 동일하게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즉, 운전자 수를 고려해도 음주 뺑소니가 줄어드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추세가 줄고 있다고 안심해도 되는 걸까요? 뒤에서 자세하게 설명하겠지만 음주 뺑소니는 중상과 사망에 이를 확률이 다른 사고보다 높기 때문에 계속해서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광역자지단체별로 구분해 보면 최근 들어 음주 뺑소니 사고가 오히려 늘어난 곳도 나왔습니다. 전체 추세와 반대되는 현상이죠. 실제로 서울, 부산, 세종 등 6개 광역시도는 2022년보다 2023년의 음주 뺑소니 사고 건수가 늘었습니다. 이를 증감률로 보면 세종이 +33.3%, 부산 +15.4%, 전북 +14.7%, 서울 +6.0% 순으로 증가했고, 반대로 많이 감소한 곳은 충남 -35%, 제주 -26.1%, 인천 -22.1% 순을 기록했습니다. 즉, 인구가 많은 대도시 중심으로 음주 뺑소니는 다시 반등하는 모습입니다. 특히 서울에서는 술집과 식당이 밀집한 서초, 마포, 송파, 금천 등에서 음주 뺑소니 사고가 직전 연도 대비 오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아무래도 코로나19가 종식되며 술자리가 잦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음주 뺑소니 최다는 40대, 운전면허자 비율로는 20대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어떨까요? 음주 뺑소니 사고 건수만 보면 40대가 1만 1,184건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30대(1만 788건), 20대(9,012건) 순으로 집계됐습니다. 운전면허 등록 대비 사고 비율로 재차 분석해 보면, 음주 뺑소니 비율이 가장 높은 건 40대가 아닌 20대로 분석됩니다. 이를 등록 운전자 10만 명 당 음주 뺑수니 발생 건수로 환산해 보면, 20대가 11.2건, 30대가 9.38건, 40대가 8.8건으로 나타납니다. 단순 건수로만 보면 40대 음주 뺑소니 사고가 가장 많았지만, 운전면허 수와 비교했을 때 20대가 가장 높았다는 점은 눈여겨 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지역별로 보면 부산과 대전은 20대가 가장 많은 음주 뺑소니 사고를 낸 걸로 집계됐습니다. 대전은 음주 뺑소니 사고 1,296건 중 20대 뺑소니 사고 건수가 349건(26.9%)으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부산은 26.6%으로 비슷한 수준으로 집계됐습니다. 실제로 20대의 음주 뺑소니는 기사를 통해 많이 조명됐습니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빅카인즈>에서 '20대 음주 뺑소니'라고 검색해 보면 총 1만 1,757건의 뉴스가 검색되는데, 이는 다른 연령대와 비교했을 때 훨씬 많은 보도량입니다. 문제는 음주 뺑소니가 피해자들에게 끼치는 상해 정도가 크다는 점입니다. 음주 뺑소니는 중상, 사망 비율이 높다 단순 음주운전 사고보다 음주 뺑소니 사고로 발생한 피해 정도가 더 큰 걸로 분석됐습니다. 단순 음주 사고에서 피해자가 입은 중상 또는 사망 비율은 23.9%입니다. 반면 음주 뺑소니의 경우는 중상 또는 사망 비율이 29.5%로 더 컸습니다. 사고 이후 피해자를 방치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골든타임'을 놓쳐 사망에 이를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2023년 12월, 휴가 나온 군인이 청주시 청원구 내덕동에서 음주 상태에서 차를 몰다 앞서가던 배달 오토바이를 들이받고 피해자를 방치한 채 현장을 이탈했습니다. 제시간에 치료를 받지 못한 오토바이 운전자는 골든타임을 놓쳐 뇌사 상태에 빠졌다가 결국 사망했습니다. 사고를 낸 군인은 도주 10시간 만에 자택에서 잠을 자다가 붙잡혔습니다. 특히, 음주 뺑소니는 단순 음주운전에 비해서 차량 단독 사고보다 차 대 차 혹은 차 대 사람 사고 비율이 높다는 점도 중상과 사망 비율이 높게 나오는 이유입니다. 음주 뺑소니는 사고의 99.8%가 다른 차량이나 사람을 들이받아 발생한 반면, 단순 음주운전은 90.1%가 해당했습니다. 즉, 단순 음주는 음주 뺑소니에 비해서 차량 단독 사고 비율이 더 높았습니다. 음주 뺑소니 최다 발생은 토요일 밤 11시 전후 음주 뺑소니가 가장 많이 일어난 요일과 시간대는 토요일 밤 11시였습니다. 요일별로 보면 토요일(7,310건), 일요일(6,476건), 금요일(6,058건) 순이었고 시간대는 23시(4,468건), 22시(4,412건), 0시(3,830건), 21시(3,627건) 순으로 높았습니다. 대부분 광역자치단체에서 비슷한 경향을 보였지만 전남은 일요일, 세종은 월요일에 음주 뺑소니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디자인 : 안준석
긍정 52.7% vs. 부정 37.9% (2022년 6월 1일, 폴리스코어)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 폴리스코어가 분석한 국정운영 수행 평가 수치입니다. 긍정 평가가 부정보다 약 15%p 더 높았습니다. 최근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70%에 육박하는 걸 고려해 보면 다소 어색한 수치입니다. 윤 대통령의 부정 평가가 긍정을 넘어선 건 2022년 7월부터입니다. 정권 초기부터 국정 동력이 일찍 꺼져버렸습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윤석열 정부의 조기 레임덕까지 언급할 정도로 국정 분위기는 좋지 못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긍, 부정 평가 결과가 뒤집어진 폭도 놀라울 정도입니다. 취임 직후 순긍정 평가(긍정-부정)를 최고 +20%p 넘게 벌려놨음에도, 이 좋은 흐름을 지키지 못하고 최근 -36%p까지 뒤집어진 건 여러모로 되짚어봐야 할 순간들이 많습니다. 순긍정 평가의 최고, 최저의 차이가 56%p라는 건, 사실상 핵심 지지층을 제외한 대부분 유권자들이 등을 돌렸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폴리스코어는 윤 대통령의 임기 2주년을 맞아 그간의 여론을 되짚어 보고 중요했던 민심의 변곡점들을 다시 분석해 봤습니다. 과연 윤 대통령이 지난 2년간 국정운영에서 놓친 건 무엇인지, 돌이켜 봐야 할 정치적 국면은 무엇이었는지 꼼꼼하게 살펴봤습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정당 지지율의 흐름과 영수회담으로 정치적 체급을 높인 이재명 대표의 온라인 민심도 함께 비교해 봤습니다. 폴리스코어는 매일 정치 뉴스를 수집해 언론 보도량, 기사 댓글량 그리고 악플(공격성 지표)을 수치화해서 공개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정보는 아래 〈폴리스코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변곡점 1. 윤핵관 vs. 이준석…부정 평가 상승의 서막 대통령 선거 직후 3개월 만에 치러진 지방선거 결과는 윤 대통령의 국정 동력에 큰 힘을 실어줬습니다.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총 17곳 중 12곳을 가져가며 압승을 거뒀습니다. 민심은 '정권 안정론'을 택하며 정부여당의 손을 들어준 거죠. 풀뿌리 민심으로 대변되는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은 226석 중 145곳(64%)에서 승리했습니다. 두 선거의 승리를 이끈 건 당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현, 개혁신당 대표)였습니다. 이 대표는 대통령 선거, 지방선거 승리에 모두 기여하면서 두 선거를 연달아 승리한 당 대표라는 굵직한 타이틀까지 가져갈 만큼 당내 입지가 올랐습니다. 하지만 지방선거 직후, 이준석 대표 관련 성 상납 의혹이 당내에서 불거지기 시작했고 이른바 '윤핵관'으로 대표되는 정치인들은 이 대표의 징계를 요구하며 정부 여당은 내홍으로 시끄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준석 대표를 밀어낸 배후가 사실상 윤 대통령이란 게 정치권의 중론이었죠. 결국 현직 여당 대표가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되어 징계를 받는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나며 사태는 마무리됐지만 여론은 이미 차갑게 식은 뒤였습니다. 결국 내부 정치 싸움으로 민생에 집중해야 할 힘을 엉뚱한 곳에 소모해 지지율을 잃어버린 셈입니다. 이후 윤 대통령의 부정 평가는 60%대, 긍정 평가는 30%대라는 박스권에 오랫동안 갇히며 고전을 면치 못하게 됩니다. 변곡점 2. 잠잠했던 부정 평가…정순신 아들 학폭으로 상승 부진했던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수행 평가는 임기 첫해 연말에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10월 29일에 발생한 이태원 압사 사고 직후 여론은 잠깐 나빠졌지만 11월부터 연말까지 부정 평가가 꾸준하게 하락세를 보이며 취임 이후 처음으로 부정 평가가 60%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긍정 평가도 덩달아 올라 순긍정 평가도 17%p까지 좁혀질 만큼 여론은 반전을 알리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국가수사본부장으로 임명된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 학폭 논란은 훈풍이 불던 민심에 큰 타격을 입히고 맙니다. 정 변호사의 아들이 민족사관고등학교에 재학하던 시기에 같은 학년 학우에게 학교폭력을 저지르고 강제전학 처분을 받은 가해자로 뒤늦게 밝혀진 겁니다. '공정'을 강조했던 윤 정권은 이 논란으로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 실제로 여론도 출렁였습니다. 부정 평가는 다시 높아지고 긍정 평가는 낮아졌습니다. 겨우 좁혀놓은 순긍정 평가는 다시 벌어지게 됐고, 이 흐름은 다음해 4월까지 지속됐습니다. 이는 22대 총선을 1년 앞둔 정부 여당 입장에서는 뼈아픈 실책이었습니다. 22대 총선은 사실상 '정권 심판론'의 성격이 강했기 때문에, 윤 대통령은 민심을 반드시 회복할 필요가 있었던 시점이었기 때문이죠. 여론은 흐름이란 말이 있죠. 정부 여당은 당시 연말부터 유리하게 이어진 여론의 흐름을 정순신 아들 학폭 논란으로 더 이어가지 못한 게 아쉬웠을 겁니다. 결국 정순신 국가수사본부장 임명 취소가 결정됐고, 여론은 다시 냉랭해졌습니다. 정부여당은 22대 총선 승리를 가져올 '어떤' 카드가 필요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변곡점 3. 독이 되어 돌아온 '의대 정원' 카드 총선을 앞두고 좀처럼 움직이지 않던 부정 평가는 2월 초, 의대 정원 2천 명 증원 발표 직후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국민들은 의료 개혁에 공감했고, 정부여당에 힘을 실어주기 시작했습니다. 정부가 꺼내든 카드가 여론을 움직인 거죠. 실제로 발표 직후부터 부정 평가는 감소하고 긍정 평가는 눈에 띄게 증가했는데 이는 총선을 코앞에 두고 마지막 호재로 작동했습니다. 당시 민주당이 내부 계파 갈등으로 혼란스러웠다는 점도 정부 입장에서는 호재였습니다. 국민의힘이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을 앞서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었습니다. 즉, 국정운영 수행평가와 정당 지지도에서 모두 앞서기 시작하며 총선 승리에 대한 기대감은 커져만 갔습니다. 하지만 총선을 2주 앞두고 의대 정원 논란을 끝내 매듭짓지 못하자 여론은 주춤거렸습니다. 정부가 2천 명의 의대 증원 인원을 각 대학에 몇 명씩 배정할지를 3월 20일에 발표한 직후 민심은 차갑게 돌아섰습니다. 2월 초부터 정부에 유리하게 돌아갔던 순긍정 평가 수치도 의대 정원 발표 전으로 돌아갔습니다. 결국 의대 정원을 늘리겠단 카드는 독이 되어 돌아오게 됩니다. 이는 해병대 제1사단 채상병 사망 사고와 관련해 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강제출국 논란과 맞물려 여론은 더욱 악화됐으며 결국 총선 패배의 빌미가 됐습니다. 이종섭 출국 논란은 평소 '정의'를 외친 윤 대통령의 소신과 모순되는 지점이기에 지지층의 여론까지 빠지는 모습을 보였고, 최근 70%에 육박하는 부정 평가는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바로,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대하는 윤 대통령의 태도입니다. '영수회담'으로 이어진 윤석열-이재명…온라인 민심은? 최근 총선 패배 이후 윤 대통령이 가장 크게 바뀐 건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국정 파트너로 인정했다는 겁니다. 그간 이 대표가 여러 차례 영수회담을 제안했지만 윤 대통령은 매번 거절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법 리스크를 벗어내지 못한 야당 대표를 굳이 만날 필요가 없었다는 거죠. 하지만 70%에 근접한 부정 평가와 22대 총선의 참패가 태도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윤 대통령은 그제서야 야당과의 '협치'를 강조하기 시작했고 결국 '영수회담'으로 이어졌습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의 언론 보도량은 영수회담 공식 제안일인 4월 19일 전후에 크게 늘었습니다. 이 대표의 보도량 역시 상승세를 보이며 대중의 관심은 두 사람의 만남에 큰 관심을 보였습니다. 물론 영수회담 이후 윤 대통령의 언론 보도량은 다시 떨어졌지만, 회담을 통한 '협치'의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과 다시 언론과 여론의 중심에 들어왔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만남으로 볼 수 있습니다. 대중에게 '변화'를 보여준 것이죠. 하지만 댓글 민심은 냉랭했습니다. 특히 지지층으로 분류되는 댓글의 공격성이 높아졌습니다. 특히 영수회담이 있었던 4월 29일 전후로 공격성은 40%를 넘길 만큼 크게 높아졌습니다. 지지층들은 이 대표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한 윤 대통령의 결정이 마음에 들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댓글을 살펴보면 '실망이다', '지지를 철회하겠다'와 같이 큰 반감을 보인 걸로 분석됐습니다. 윤 대통령의 임기는 이제 3년 남았습니다. 하지만 남은 임기는 더 험난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정운영 수행 평가는 역대 가장 나쁜 성적표를 기록하고 있으며 거대 야당은 윤 대통령에게 큰 변화가 없다면 협치할 생각이 없어 보입니다. 사실상 식물정부에 가까워지는 것이죠. 따라서 향후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당장 채해병 특검법, 김건희 여사 리스크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는데, 윤 대통령은 이를 어떻게 풀어낼까요?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여론은 또 어떻게 움직일까요? 계속해서 폴리스코어와 함께 지켜보시길 바랍니다. 디자인 : 강이경, 데이터 : 전호연
"이번 총선은 '지민비조'로 뽑아달라."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는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을 일컫는 '지민비조' 투표 행태가 뚜렷했던 곳은 호남이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정당 개표 결과를 분석해 보면 호남권(광주·전남·전북) 유효 투표 수 281만 6,835표 중 128만 4,000표(45.6%)가 조국당을 선택했습니다. 민주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득표율은 38.1%로 2위였습니다. 광역자치단체별로 따져봐도 조국당은 세 지역 모두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광주광역시 47.7%, 전북특별자치도 45.5%, 전라남도 44.0% 순으로 득표율이 높았습니다.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조국당이 보여준 호남에서의 돌풍이 야권 내 경쟁 구도의 '전초전'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민주당에서는 벌써부터 조국당을 견제하는 기류도 감지됩니다.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이번 총선에서 조국혁신당을 선택한 호남 민심에 주목해 봤습니다. 비례정당 개표 데이터를 읍면동 단위까지 세밀하게 분석해 호남 민심을 진단해 보고, 향후 22대 국회의 야권 내 경쟁 구도까지 짚어봤습니다. '지역구는 민주당'…호남 읍면동 98% 싹쓸이, 광주·전북 모든 행정동서 승리 민주당의 지역구 득표율부터 간단하게 복기해 보겠습니다. 호남에서 받은 민주당의 성적표는 한마디로 '이보다 좋을 수 없다'였습니다. 민주당은 호남 지역구에서 77.1%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28개 의석을 모두 차지했습니다. 호남에서 민주당이 전 의석을 가져간 건 헌정사상 최초의 기록입니다. 광역별로 득표율을 따져보면 전북 81.63%, 광주 76.52%, 전남 73.19% 순으로 전북이 가장 높았습니다. 특히, 전북은 몰표에 가까운 80%의 득표율을 보이며 이번 선거만큼은 광주, 전남을 제치고 새로운 '민주당 안방'의 가능성까지 보였습니다. 조금 더 지역을 세분화해서 보면 어떤 결과들이 보일까요? 호남의 읍면동은 총 636개입니다. 전라남도가 297개로 가장 많고, 전북특별자치도가 243개, 광주광역시가 96개의 읍면동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역구 선거에서 민주당은 624개 읍면동에서 승리를 가져갔는데 비율로 따지면 읍면동의 98%에 육박합니다. 말 그대로 싹쓸이죠. 특히, 광주와 전북에서는 민주당이 모든 읍면동에서 승리를 가져갈 만큼 압도적인 승부 결과를 보였습니다. 다만, 전남은 297개 읍면동 중 12개에서 민주당이 1위를 놓쳤습니다. 전남 곡성군 목사동면에서 국민의힘 이정현 후보, 전남 신안군 신의면에서는 무소속 백재욱 후보, 전남 영광군 낙월면, 영광읍 등 10개 읍면동에서는 무소속 이석형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넘어서며 1위를 차지했습니다. 전남에서 얻은 민주당의 득표율을 지도로 나타내 보면, 한 가지 특이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전남은 지리적 특성에 따라 민주당의 득표율 온도 차가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남해와 바로 맞닿아 있는 지역에서는 민주당 득표율이 무려 80%가 넘는 모습(지도에서 가장 짙은 색)을 보였지만, 내륙으로 들어올수록 민주당 득표율이 옅어지는 모양새입니다. 호남권의 지역구 개표 결과를 정리해 보면, 민주당은 득표율과 1위를 차지한 읍면동 수를 통틀어 압승을 차지했습니다. 민주당은 이 기세를 몰아서 비례정당 개표 결과까지 좋은 흐름을 이어가려고 했지만, 한 가지 변수에 막히고 말았습니다. 바로 조국혁신당입니다. '지민비민' 호남 읍면동은 41%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은 조국혁신당 창당 전만 해도 30% 가까운 지지율을 기록하며 2위를 달렸습니다. 하지만 조국당이 창당한 직후부터 지지율은 하향세를 보이다가 결국 역전당하고 맙니다. 조국 대표가 '지민비조'를 외치자 민주당은 '지민비민'을 호소하며 비례정당까지 민주당을 선택해 달라고 읍소했습니다. 그래야만 민주당이 지역구와 비례 의석을 합쳐서 법안 단독 통과가 가능한 151석, 패스트트랙 180석, 그리고 대통령 탄핵안 처리와 개헌까지 가능한 200석을 노려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국당을 포함한 범야권으로도 가능한 그림이지만, 민주당은 단독으로 표결을 처리할 수 있는 의석을 다른 정당 도움 없이 확보하는 게 더 우선순위일 수밖에 없죠. 즉, 민주당은 지역구에서 보여준 민심의 바람을 비례정당 투표까지 이어가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비례정당 개표 결과는 지역구 성적만큼 좋지 못했습니다. 비례정당 득표율을 전국 기준으로 보면 민주연합 26.7%, 조국당 24.3%로 민주연합이 2.4%p 더 높았지만, 호남권에서는 조국당이 45.6%, 민주연합 38.1%로 조국당이 7.5%p 더 높았습니다. 민주연합의 결과에 초점을 맞춰서 분석해 보겠습니다. 민주당이 호남 지역구에서 받은 77.1%의 득표율과 비교해 봅시다. 민주당과 민주연합은 같은 뿌리를 둔 정당인데, 두 선거 결과는 39%p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호남에서 민주당 뽑은 유권자 중 상당수가 비례투표는 다른 선택을 했다는 뜻입니다. 읍면동 단위에서 승리한 지역을 봐도 민주연합의 성적은 지역구만큼 좋지 않습니다. 지역구는 민주당이 승리하고 비례정당 투표에서는 민주연합이 승리한 이른바 '지민비민'의 결과를 나타낸 읍면동은 전남 154개(51.9%), 전북이 99개(40.7%), 광주 6개(6.3%)로 호남 지역에서 총 259개로 나타났습니다. 비율로 보면 40.7%에 그칩니다. 반면에 민주당과 조국당의 손을 함께 들어준 이른바 '지민비조' 읍면동은 366개 읍면동(57.5%)으로 민주연합을 선택한 동네보다 더 많았습니다. 특히, 민주연합은 안방인 광주에서 성적이 가장 나빴습니다. 96개 읍면동 중 6개 동네에서만 민주연합이 앞섰을 뿐, 나머지 90개 동네는 조국당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득표율로 따져봐도 광주에서 두 비례정당의 차이는 11.45%p로 꽤 벌어졌습니다. 전북은 7.9%p, 전남은 4.1%p 차이였습니다. 그만큼 광주의 민심은 '지민비민'보다는 '지민비조'를 선택했다는 뜻입니다. 이를 두고 최근 두 정당 간에 묘한 기류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총선을 2주 앞두고 민주당은 정치개혁 공약으로 교섭단체 구성 요건 완화를 약속했습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의 지지율이 오차 범위 안에서 접전을 벌이고 있었고,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접전지가 50곳에 이르다 보니 22대 국회에서 조국당과의 협력을 염두에 둔 공약으로 해석됩니다. 조국당이 교섭단체가 되면 상임위별로 간사를 둘 수 있고, 의사 일정 변경, 국무위원 출석 요구권 등 많은 권한이 생기기 때문에 조국당의 영향력은 자연스럽게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민주당 입장에서 고민이 생기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당장 2년 뒤, 지방선거의 판세도 장담할 수 없게 됩니다. 조국당이 지방선거에서 광역자치단체장, 기초자치단체장, 지방의원, 교육감 등에 후보를 낸다면 호남에서 두 정당이 경쟁하는 구도는 당연한 수순입니다. 20대 총선 당시 호남에서 보여준 국민의당 돌풍이 또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민주당 입장에서는 견제할 수밖에 없는 요인으로 작동될 수 있습니다. 영남서 집토끼 잡은 국민의힘-국민의미래? 반면,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영남권(부산·대구·울산·경북·경남)에서 집토끼 단속에 어느 정도 성공했습니다. 지역구 기준으로 국민의힘이 얻은 영남권 득표율은 60.6%였습니다(거소·선상투표, 관외사전투표, 국외부재자투표 제외). 비례정당인 국민의미래 성적은 어땠을까요? 영남에서 51.1%를 기록했는데, 경북 60.3%, 대구 60.2%, 경남 46.2%, 부산 45.9%, 울산 41.8% 순이었습니다. 21대 총선에서 얻은 비례정당 지지율과 비교해 보면, 당시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이었던 미래한국당이 얻은 48.3%보다 2.8%p 증가한 수치입니다. 국민의미래는 읍면동별 성적에서도 결과가 좋았습니다. 지역구에서 국민의힘이 승리하고, 비례에서 국민의미래가 가장 득표율이 높았던 곳을 분석해 보면, 영남권 읍면동 1,037곳 중에서 979곳이 이에 해당됩니다. 비율로 보면 94.4%에 이릅니다. 대구 100%, 경북 97.8%, 부산 94.1%, 경남 91.8%, 울산 74.5%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총선 판세가 워낙 박빙이기도 했고, 부산과 경남 일부 민심이 요동친다는 평가가 많았죠? 하지만 개표함을 열어보니 대부분 읍면동 단위에서 국민의미래가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은 다음 지방선거를 앞둔 여당 입장에서는 안심할 수 있는 지표가 됐습니다. 영남에서 눈여겨볼 지점은 또 하나 있습니다. 조국혁신당의 돌풍이 영남까지 불어왔습니다. 선거 유세가 한창이던 3월 21일, 조국 대표는 부산을 찾아 "검찰독재정권을 심판하자"며 "이제 고마 치아라 마!"라고 외쳤습니다. 고향인 부산에서 친근한 사투리로 다가선 건데, 일부 정치평론가들은 조 대표의 사투리 정치가 부산의 민심을 자극했다고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부산에서 조국당의 지지율은 조 대표가 방문한 직후 크게 올랐고 그 열풍은 개표까지 이어졌습니다. 실제로 조국당은 영남권 광역자치단체 중 부산에서 가장 높은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부산 22.5%, 울산 22.2%, 경남 20.5%, 대구 11.8%, 경북 11.7% 순이었는데, 영남에서 더불어민주연합보다 조국당 득표율이 더 많이 나온 곳도 부산이 유일했습니다. 민주연합은 울산 24.2%, 경남 21.5%, 부산 20.9%, 경북 14.7%, 대구 13.7% 순으로 높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민주당은 '지민비민'에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얻게 됐고, 조국당은 '지민비조'를 외친 결과 애당초 목표보다 더 많은 12석을 차지했습니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는 지난 총선에 비해 집토끼 단속에는 비교적 성공하면서 영남에서 더 좋은 성적을 거뒀습니다. 22대 국회,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범야권이란 이름으로 뭉쳐서 잡음 없이 정부를 견제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민주당 걱정처럼 조국당은 야권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며 민주당과 부딪치는 모습을 보여줄까요? 22대 국회 소식은 계속해서 폴리스코어를 통해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디자인 : 강이경, 데이터 : 신예진
"혈세에 빨대 꽂아 빨아먹는다", "또 표팔이 한다", "노란 리본 맘충들…" 세월호 참사 관련 기사 댓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표현들입니다. 흔히 '악성 댓글'이라고 하죠. 사고 첫해부터 유가족을 울렸던 악성 댓글은 현재 단순 막말을 넘어 혐오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특정 지역, 여성, 어린이 비하도 서슴없이 내뱉고 있습니다. 2014년 4월 16일은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단원고 학생을 비롯한 희생자들이 세월호 침몰로 우리 곁을 떠난 날입니다. 유가족들은 희생자들을 어렵게 보냈지만, 악성 댓글로 입은 상처는 여전히 흉터로 남고 있습니다. 취재진이 만난 한 유가족은 댓글이 무서워 기사를 보지 않는다고 할 정도입니다. 작년 3월에는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와 4월16일의약속국민연대가 이태원 참사 발생 이후 세월호 참사 피해자에 대한 혐오와 모독이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며 고소장까지 직접 제출했습니다.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 관련 기사의 악성 댓글에 주목해 봤습니다. 지난 10년간, 얼마나 많은 악성 댓글이 혐오와 모독으로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을 괴롭혀 왔을까요? 또 악성 댓글은 처음부터 이렇게 거칠었고 혐오를 발산해왔던 걸까요? 답을 찾기 위해 마부작침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빅카인즈>에서 2014년 4월 16일부터 2024년 4월 10일까지 10년 간 '세월호'와 '이태원' 키워드로 검색되는 10대 일간지(조선, 중앙, 동아, 한겨레, 경향, 한국, 서울, 국민, 세계, 문화)와 3개 지상파(SBS, KBS, MBC) 기사 16만 7,077건과 여기에 달린 댓글 541만 5,000개를 수집해 분석했습니다. 악성 댓글 분석은 혐오 발언 분류 알고리즘 '헤이트스코어(HateScore)'를 활용했습니다. 악성 댓글 31%…세월호 참사 첫해 가장 많았다 악성 댓글 데이터를 학습시킨 혐오 발언 분류 알고리즘을 활용해 악성 댓글을 분류해 봤습니다. 혐오 발언 분류 알고리즘은 댓글 내용에 따라 0-1 사이의 수치로 댓글의 악플 비율을 나타냅니다. 그 결과, 악성 댓글의 비율은 약 31%였습니다. 악성 댓글은 세월호 첫해에 가장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세월호 사고와 관련해 해경, 인양, 보상금, 책임 공방 등의 이슈들이 계속해서 발생하다 보니 기사량에 비례해 악플 수도 함께 늘어난 걸로 보입니다. 다음 해인 2015년부터 기사량이 급감했지만 악성 댓글량은 오히려 증가했습니다. 일시적으로 오른 것도 아니었습니다. 악성 댓글은 2015년부터 세월호 참사 5주기를 거쳐 2020년까지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정부 비판 → 유가족 혐오로 변질되는 '악성 댓글' 댓글은 세월호 참사 직후에 가장 많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혐오 표현이 담긴 악성 댓글은 아니었습니다. 댓글을 연도별로 분류해 해마다 어떤 단어들이 많이 쓰였는지 빈도수를 뽑아보니,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2014년에는 '해경', '정부', '구조', '공무원', '무능'이란 단어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많이 나온 단어들이 어떤 맥락에서 사용됐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실제 댓글을 들여다봤습니다. '무능한 정부에 화가 난다 새X들아', '해경은 전부 조직과 함께 날려야 한다… 세금만 축내는 것들!' 등과 같이 당시 정부의 대응과 해경의 무능함을 비판한 내용이 많았고, 참사 자체에 대한 분노가 담긴 댓글이 주를 이뤘습니다. 거친 표현들 때문에 혐오 발언 분류 알고리즘에서 악성 댓글로 분류됐지만, 이걸 악성 댓글이라고 부르긴 어렵습니다. 즉, 세월호 참사 첫해에 나타난 악성 댓글에는 혐오와 막말보다는 분노에 가까운 표현이 많이 담겨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세월호 5주기를 맞이한 2019년부터 악성 댓글에 쓰인 표현에 큰 변화가 보입니다. 공무원, 해경, 구조와 같은 단어들이 빈도수 상위권에서 사라졌고 그 자리를 채운 건 쓰레기, 좌파, 빨갱이, 재앙 등으로 세월호와 전혀 상관없는 단어들입니다. 당시 작성된 댓글을 봐도 유가족을 위로하고 정부의 무능을 비판하는 내용은 더 이상 찾기 힘들었습니다. 댓글의 순기능은 전혀 작동되지 못했습니다. 악성 댓글은 편향된 정치 성향과 원색적인 욕설 그리고 유가족들을 향한 모독과 혐오 표현이 주를 이룹니다. 물론 단어의 빈도수만으로 현상을 해석하는 데 무리는 있지만, 세월호 참사와 무관한 욕설과 혐오 표현에 가까운 단어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기 시작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댓글이 변질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월호 10주기인 올해는 댓글의 혐오 표현들이 더 격해졌습니다. 22대 총선과 세월호 10주기가 맞물려 댓글이 이전보다 정치색이 짙어지고 보여주기조차 힘든 혐오 표현들이 급증했습니다.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시체팔이, 표팔이, 좌파, 선거, 총선 등의 단어들이 상위권을 차지했습니다. 정당명, 정치인 이름도 자주 눈에 띄는 걸 보면 세월호 참사를 선거와 정치에 악용했다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특히, 특정 지역과 소수자, 여성을 향한 혐오도 크게 늘었습니다. 과거 세월호 참사 합동수사본부장을 맡았던 이성윤 후보는 22대 총선에서 전라북도 전주을에 더불어민주당의 공천을 받았습니다. 선거 과정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초동 수사를 방기하고 박근혜 정부를 비호했다는 논란이 일어나면서 기사와 댓글량이 급증했습니다. 이 후보를 공격하는 악성 댓글도 크게 늘었습니다. 특정 지역 비하가 담긴 혐오 표현들이 등장했는데 "전라도", "광주", "폭동"과 같은 표현들이 대표적입니다. 이 후보 사퇴를 요구한 '세월호참사 10주기 전주준비위원회'를 향해서도 '전라디언은 배신이 전문인가?', '또 페미냐? ㅉㅉ'과 같은 혐오 표현들이 서슴지 않고 댓글에서 보이기 시작합니다. 기사를 주제별로 군집화 해보니…'악플 기사'가 '악플'을 낳는다? 악성 댓글이 많이 달리는 기사 유형은 있을까요? 마부작침은 기사의 유형에 따른 악성 댓글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함께 살펴봤습니다. 이를 위해 토픽 모델링(Topic Modeling)이란 텍스트 분석 기법을 활용했습니다. 토픽 모델링은 추상적인 주제가 비슷한 기사들끼리 분류(클러스터링)하여 군집을 묶을 수 있습니다. 가령, '22대 총선'과 관련된 기사를 수집해 토픽 모델링을 적용시키면 '여론조사', '개표 결과', '선거 유세' 등 다양한 주제로 기사가 분류된다는 뜻입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된 기사의 유형은 총 126가지로 분류됐습니다. 세월호 참사 발생, 세월호 인양, 4·16세월호참사 피해구제 및 지원 등을 위한 특별법, 여론과 정치권의 반응, 유가족들과 관련된 주제 등 다양했습니다. 그 가운데 악플 비율이 가장 높았던 기사 유형은 유튜브에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조롱하고 비하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은 극우 성향 유튜버를 보도한 주제였습니다. 이 기사들에 달린 악플 비율은 무려 42.4%에 달했습니다. 어떤 댓글들일까요? 댓글을 살펴보면 혐오 발언을 내뱉은 가해자를 두둔하거나 피해자들을 모욕하는 내용들이 다수 보였습니다. 혐오 발언의 문제를 보도한 기사에 악성/혐오 댓글이 달리는 끔찍한 현상이 벌어진 거죠. 다음으로 악플 비율이 높았던 주제 역시 혐오 발언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극우 성향 사이트로 알려진 일간베스트(이하 '일베')에서 유족들을 '유족충'이라고 비하하고 희생자를 비웃는 등의 혐오 표현이 담긴 댓글의 문제점을 지적한 기사들에 달린 악플 비율도 37.7%로 높았습니다. 악성 댓글이 유독 많이 달리는 기사 유형은 악성, 혐오 발언이나 댓글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었습니다. 가해자들은 유족의 슬픔에 공감하거나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등에는 관심 없고 오로지 더 강한 자극의 악성 댓글을 찾아다니며 댓글을 재생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태원 참사는 더 잔인했다…악플이 보여준 '잔혹성' 마부작침은 또 다른 희생자를 떠나보낸 이태원 참사와 관련된 기사들도 수집했습니다. <빅카인즈>에서 '이태원 참사', 이태원 사고' 등의 키워드로 검색된 2022년 10월 29일부터 2024년 4월 10일까지 기사에서 수집된 댓글은 총 207만 697건입니다. 이 중 10%를 무작위로 추출해 악성 댓글의 비율을 따져보니 32.3%로 나타났습니다. 이태원 참사 기사에 달린 악성 댓글을 살펴보면 자주 등장하는 단어는 세월호 참사 분석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정부의 무능을 비판하고 정치색이 담긴 댓글들이 다수입니다. 하지만, 성소수자와 관련된 혐오 표현은 이태원 참사 기사에서 볼 수 있는 특징입니다. 특히, '페미', '레즈비언', '게이', '동성애'와 같은 단어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성소수자를 향한 공격성이 늘어나고 있는 건데요, 도를 넘은 혐오 표현들은 이태원 참사 유가족뿐만 아니라 성소수자에게도 큰 상처를 입혔습니다. 이태원 참사 기사에서 드러난 악성 댓글의 행태는 더 이상 댓글이 사회적으로 필요한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그만큼 막말과 혐오를 넘어선 표현들까지 서슴없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보니 이제는 악성 댓글을 막을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적극적인 댓글 제한 정책이 필요할 때 혐오와 막말은 치유와 극복을 위한 피해자들의 노력을 무너뜨립니다. 이태원 참사 생존자인 고 이재현 군은 트라우마와 악성 댓글 등에 시달리다 159번째 희생자가 됐습니다. 악성 댓글은 희생자, 생존자, 유가족을 가리지 않고 대상을 모욕하고 공격했습니다. 도를 넘는 혐오 표현으로 유가족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까지 겪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故 세월호 희생자 이태민의 어머니 문연옥 씨는 "아이들을 팔아서 살아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할 때면 너무 힘들죠"라며 "이런 악성 댓글들이 없어졌으면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악성 댓글로 일상생활이 쉽지 않다고도 했습니다. 악성 댓글의 폐해를 막기 위해 지난해 1월 사회재난 뉴스만큼은 댓글 창을 없애자는 취지의 관련법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해당 상임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습니다. 표현의 자유, 댓글의 순기능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유에섭니다. 여전히 악성 댓글의 역기능보다 순기능에 손을 들어주고 있는 현실입니다. 대안은 없는 걸까요? 법률로 제한하지 않더라도 댓글을 관리하는 포털과 언론사의 노력만 있다면 최소한의 악성 댓글을 차단할 수는 있습니다. 악성 댓글의 심각성과 위험성을 알리는 문구를 기사와 함께 게재하거나 2차 피해가 우려될 때는 댓글을 제한하는 방법 등이 대표적입니다. 실제로 포털 서비스 네이버는 언론사가 기사 단위로 댓글을 차단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으며, 2023년 9월 26일부터는 인공지능이 자살 관련 내용으로 인식한 기사에서는 댓글과 추천 스티커를 운영하고 있지 않습니다. 뉴스 공급자들의 적극적인 댓글 관리와 정책이 악성 댓글을 최소화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됩니다. 디자인 : 안준석, 데이터 : 신예진
총 254개 지역구의 일꾼들이 정해졌습니다. 지역구만 놓고 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161석, 국민의힘 90석, 새로운미래, 개혁신당, 진보당이 각각 1석씩을 차지했습니다. 21대 총선과 비교해 보면 민주당은 전체 의석 수가 2석이 줄었고, 국민의힘은 6석이 늘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가장 많은 의석이 걸린 수도권에서 참패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고 말았습니다. 이번 결과를 두고 단편적인 해석들이 많습니다. 현 선거 체계에서는 한 표라도 더 많이 받는 후보가 승자가 됩니다. 반면 다른 후보들이 얻은 표는 말 그대로 사(死)표로 전락하게 됩니다. 가령, A 후보가 51%를 득표하고 B 후보가 49%를 받더라도 선거가 끝나면 B 후보의 49%는 의미가 없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의석 수만 가지고 이번 총선 민심을 평가하는 건 최대한 지양할 필요가 있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 민심을 측정할 순 없을까요? 그에 완벽하게 부합하진 않더라도 해상도 높은 개표 데이터를 통해 민심을 들여다볼 순 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공개하는 개표 데이터는 선거구별로 득표 수를 공개할 뿐만 아니라 행정동별로도 공개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한다면 우리 동네의 '진짜' 민심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게 됩니다. 마부작침은 22대 총선에서 행정동별 후보들의 득표율을 분석해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유권자들의 선택을 복기해 봤습니다. 특히, 접전지가 많았던 서울과 마지막까지 민심이 들끓었던 부산의 민심이 어떻게 표심으로 나타났는지 지도 위에 펼쳐봤습니다. 지난 대선의 핵심 키워드는 '부동산'…한강 벨트 선택은 '국힘'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민주당 이재명 후보 간의 서울 득표율 차는 4.7%p로 박빙의 승부를 펼쳤습니다. 전국 득표율 차가 0.73%p인 점을 고려하면 서울은 보수 표심이 더 높았습니다. 당시 윤 후보는 서울 25개 자치구 중 절반이 넘는 14곳에서 승리했는데, 특히 강서구를 제외한 한강 벨트 대부분을 차지했습니다. 행정동 성적표도 좋았습니다. 425개 행정동 가운데 국민의힘 245개, 민주당은 180개 동네에서 승리를 가져갔습니다. 문재인 정권의 부동산 정책 후폭풍이 표심으로 나타났다는 해석이 당시 지배적이었을 만큼 윤 후보에게 높은 득표율을 안겨준 곳들은 비싼 집값을 자랑하는 동네들이었습니다. 자치구별 개표 결과를 봐도 윤 후보는 '민주 텃밭'이라고 불리는 이른바 노도강(노원, 도봉, 강북) 지역과 구로, 관악 등에서는 힘을 못 쓴 걸로 나타났습니다. 당시 부동산 폭등이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끼친 지역입니다. 하지만 행정동별로 자세하게 들여다보면 이 동네들 중에서도 윤 후보가 득표율에서 앞선 곳들이 꽤 많았습니다. 대표적으로 도봉구에 위치한 창4동, 창5동, 방학1동, 쌍문4동, 도봉2동 등과 노원구의 상계동 일대입니다. 중랑구에서도 망우본동과 상봉1동이 국민의힘 쪽에 더 많은 표를 던졌습니다. 이곳들은 노도강 지역에서 아파트 가격이 많이 오른 대표적인 동네들입니다. 당시 대선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심판론 성격이 강했고, 특히 한강 벨트를 낀 동네들은 한강뷰라는 프리미엄으로 자산 가치가 엄청나게 높아진 상황이었죠. 부유층은 한번 올라간 자산 가치가 다시 떨어질 걸 염려했고, 서민층은 아파트를 살 수 없다는 불안감이 팽배해졌습니다. 이는 표심으로 표출됐습니다. 대표적으로 강서구 표심입니다. 강서구는 자치구 승패에선 민주당이 이겼지만, 행정동별로 보면 한강의 가장 서쪽에 자리 잡은 방화2동부터 영등포구와 맞닿은 염창동까지 모두 윤 후보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당시 마지막 남은 한강 조망을 가진 아파트란 점이 젊은 층들의 관심을 이끌며 이른바 '패닉 바잉'이 가장 많이 일어난 곳이었죠. 당시 부동산 정책의 핵심이 부동산 가격을 낮추는 걸 목표로 하다 보니 전통적으로 민주 강세 지역으로 분류되는 강서 유권자들도 지난 대선에서만큼은 '부동산 표심'에 편승했던 거죠. 결국 국민의힘은 직전 선거였던 21대 총선의 부진을 털어내고 민심의 흐름을 다시 바꿔놓고 맙니다. 다시 빼앗긴 서쪽 한강 벨트…서울 외곽도 심상치 않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서울에서 승리한 지역구는 48곳 중에서 11곳입니다. 강남 갑/을/병, 서초 갑/을, 송파 갑/을, 용산, 마포갑, 동작을, 도봉갑입니다. 행정동별 결과로 보면 426개 행정동 중 국민의힘 118개, 민주당 308개로 지난 대선과 비교해 보면 국민의힘은 127개 행정동을 민주당에게 빼앗겼습니다. 민주당의 압승이라 불릴 만한 결과입니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건 민주당이 20%p 이상 크게 이긴 곳들이 전보다 확연하게 늘었단 점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보수 쪽으로 등을 돌린 유권자들이 다시 민주당 품으로 돌아온 걸로 보입니다. 특히, 서울의 외곽 동네에서 이 같은 특징을 보인 곳들이 많았습니다. 대표적으로 노원 중계본동, 하계2동 등을 비롯해 최근 전세 사기로 문제가 불거진 강서구 발산1동, 화곡본동, 화곡2동, 화곡8동, 구로구 가산동 등입니다. 한강 벨트에서도 민주당이 다시 되찾은 동네들이 많습니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가져갔던 서쪽의 한강 벨트 중 가양2동을 제외한 방화2, 3동, 가양1동, 가양3동, 염창동 모두가 2년 만에 민주당으로 돌아왔습니다. 강동에서는 암사2동, 천호2동, 풍납1동, 강일동 등이 민주당 지지가 많았습니다. 반면 철옹성으로 불렸던 강남, 서초 민심도 꽤 흔들린 것으로 관측됩니다. 특히, 서초구 양재2동은 보수 텃밭에서 유일하게 민주당이 앞선 곳으로 기록됐습니다. 지난 대선부터 보수 표심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는데 국민의힘은 이를 막지 못하고 본진에서 작은방 하나 내준 꼴이 되어버렸죠. 이런 흐름은 강남 3구 중 송파부터 보이기 시작했는데 점점 서초, 강남구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는 점은 다음 선거에서 큰 변수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논현1동, 역삼1동, 대치4동, 반포본동, 내곡동 등은 지난 대선에 비해 최소 5%p 이상 빠진 곳들이라 변수가 많은 대표적인 동네들이죠. 이번 총선 개표 과정을 보면 국민의힘이 끝까지 안심할 수 없는 곳들이 강남 3구에서 많았습니다. 즉, 5%p로도 충분히 승부가 갈릴 수 있었다는 점에서 강남 3구에서 나타난 일부 민심은, 현 정부여당 입장에서 볼 때 '여기는 누가 나와도 당선된다'가 슬슬 옛말이 되고 있다는 걸 실감할 수 있게 했습니다. 들끓었던 부산 민심…최종 선택은 '우리가 남이가'? 부산 민심에 이상 기류가 감지됐던 건 올해 초 여론조사였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보여준 보수 표심이 워낙 굳건했기 때문에 부산은 국민의힘 입장에서 변수가 아닌 상수인 곳이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부산 모든 행정동은 하나같이 국민의힘 손을 들어줬습니다. 하지만 22년 대선과 24년 총선 사이에 부산 민심에는 묘한 기류가 흘렀습니다. 부산 최대 현안인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기본 계획안은 큰 우려를 자아내기 충분했고, 부울경 메가시티도 사실상 흐지부지된 상황이었죠. 결정타는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였습니다. 아무래도 정부의 안일한 준비가 실패의 원흉이었단 비판에 부산시민들의 실망감은 꽤 컸다고 전해집니다. 윤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뽑아놨더니 돌아오는 게 없다는 여론이 일어나기 시작한 거죠. 여론조사에서도 민심은 표출됐습니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전까지 집계된 여론조사를 종합해 보면 18개 의석이 걸린 부산에서 국민의힘이 확실히 앞선 곳으로 나타난 건 단 9곳이었습니다. 나머지는 민주당 우세 혹은 접전지로 분류됐습니다. 특히, 수영구는 국민의힘 후보였던 장예찬 후보가 공천 취소되며 무소속으로 출마를 강행해 보수 표심이 갈리며 민주당 후보가 여론조사에서 1등을 달리는 웃지 못할 상황도 연출됐죠. 하지만 막상 개표함을 열어보니 결과는 여론조사와 크게 달랐습니다. 민주당에서 꽤 많은 의석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했지만 오히려 2석을 잃게 됐습니다. 그나마 북구갑에 출마한 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부산시장 출신인 국민의힘 서병수 후보를 꺾었다는 게 위안일 뿐, 부산 민심을 돌리는 데는 또다시 실패하고 맙니다. 미워도 다시 한번, 정부·여당의 손을 들어준 거죠. 특히 수영구는 여론조사 결과로만 보면 민주당 유동철 후보의 당선이 유력했지만 국민의힘 정연욱, 무소속 장예찬 후보에게 갈린 보수 표심이 투표장에서 국민의힘 쪽으로 몰려 정 후보가 당선되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고 민주당이 100% 실패했다고 단정할 순 없습니다. 지난 대선에 비해 민주당으로 돌아선 유권자들이 개표에서 많이 나타났거든요. 특히, 부산 구도심으로 불리는 부산진구, 동구, 서구 일대는 전통적으로 보수 텃밭이라고 불리는 동네였는데, 이번 개표 결과를 보면 더 이상 국민의힘이 안심할 수 없는 동네가 됐습니다. 노년층 비율이 높은 동네에서 이탈표들이 많이 나왔다는 점은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됐습니다. 부산에서 타 지역 유입 인구가 많은 사하구, 사상구, 북구 등 낙동강 벨트에 가까운 동네들도 21대 총선 때만큼 진보 표심이 회복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민주당 전재수 후보가 당선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됐습니다. 서울과 부산 모두 미세한 행정동 단위로 개표 결과를 복기해 보면, 단순하게 승패로 민심을 따지는 건 의미가 없어 보일 만큼 표심은 한 쪽으로 쏠려있지 않았습니다. 정치 이념을 이분법적으로만 구분짓는 편가르기는 불필요한 갈등만 조장할 뿐입니다. 22대 국회는 정치적 양극화가 극단으로 치달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벌써부터 민생보다는 복수를 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위 지도에서 보여준 민심은 이념의 스펙트럼이 다양하다는 걸 한눈에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선자를 선택한 51%를 위한 정치도 중요하지만, 나머지 49%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22대 국회가 됐으면 합니다. 폴리스코어는 22대 국회도 꼼꼼하게 감시하고 들여다보겠습니다. 디자인 : 강이경, 데이터 : 신예진
'공직선거법 제108조(여론조사의 결과공표금지 등)' 지난 4일부터 본 투표일인 10일 투표 종료 시각까지는 이른바 '블랙아웃'으로 불리는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입니다. 이 기간에 조사된 여론조사 결과는 투표 완료 전까지는 공표할 수 없습니다. 즉, 여러분이 현재 접하고 있는 최신 여론조사는 3일 밤 12시 이전에 조사된 결과일 겁니다. 수많은 여론조사가 총선 기간에 쏟아졌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한 언론과 정치평론가들의 해석은 다양했습니다. 또, 조사 방법에 따른 여론조사 결과도 제각각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진짜 여론은 알 수 없는 걸까요? 사실 여론의 참된 값을 추론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닙니다. 흔히들 많이 하는 실수가 있습니다. 한 가지 여론조사 결과만 보고 확신하는 겁니다. 입맛에 맞는 여론조사만 들여다보는 건 여론을 대하는 편향된 시각을 가질 확률이 높아집니다. 만약 참된 여론에 가깝게 다가서고 싶다면 수많은 여론조사를 분석한 추정값에 기댈 수밖에 없습니다. 방법은 이렇습니다. 여론조사를 전수 수집해 여론조사 기관의 정치적 편향(house effect)을 제거할 수 있다면 그나마 추정값을 최대한 도출할 수 있게 됩니다. 이를 위해 마부작침은 여론조사에서 정당 및 비례정당 지지율, 국정 지지율 등 여론의 참값을 추정해 <폴리스코어>에서 매일 공개해 왔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2023년 9월 이후 지난 3일까지의 여론조사 360개를 전수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22대 총선의 흥미로운 변곡점들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합니다. *이번 분석은 여론조사 공표가 금지된 4일 이전의 여론조사를 활용했음을 알립니다. <분석 방법론> -조사 일시 : 2023년 9월 1일 - 2024년 4월 3일 -분석 대상 : 22대 총선 관련 여론조사 360개 (전국 단위 및 비례정당 지지율 조사 포함) -분석 방법 : 베이지안 상태공간모형(State Space Model, SSM) 두 번의 '역전'과 '재역전'…결국 웃는 건 민주당?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를 종합해 봤을 때 눈여겨볼 지점은 두 번의 '골든 크로스(지지율 역전)'입니다. 작년 9월부터 올해 2월까지만 해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항상 국민의힘보다 더 높은 지지율을 유지해 왔습니다. 물론 두 정당이 오차 범위 안으로 들어온 적도 있었지만 전반적인 추세는 늘 민주당이 우위였습니다. 하지만 올해 2월 초, 민주당은 오랫동안 지켜온 1위 자리를 국민의힘에게 뺏기며 첫 번째 역전을 허용하고 맙니다. 2년 전 대선에서 대통령 자리를 국민의힘에게 내준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이번 총선은 정말 중요한 선거입니다. 그런데 선거를 두 달 앞두고 지지율 1위 자리를 내준 건 정말 치명타였죠. 사실 연초까지만 해도 민주당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총선 국면이 시작된 연초부터 국민의힘 지지율이 계속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한번 시작된 하락세는 한 달가량 계속 지속됐고, 국민의힘은 1월 25일에 지지율 33.7%란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받고 맙니다. 국민의힘이 민심으로부터 멀어진 이유는 선명했습니다. 당시 김경율 비상대책위원 공천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현 총괄선거대책위원장 겸직) 사이에 불거진 갈등이 보수 지지층들의 피로도를 높였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 같은 당정 갈등과 분열의 모습들이 국민의힘 지지율 하락에 큰 영향을 끼친 것이죠. 뜻밖의 반전은 여기서부터 출발했습니다.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의 갈등이 어느 정도 봉합되는 모양새를 보이자 국민의힘 지지율은 이전보다 더 높게 치솟기 시작했습니다. 민주당 지지율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국민의힘 지지율의 상승세가 더 켰기 때문에 둘의 간극은 점차 줄어들기 시작합니다. 이 흐름은 결국 <폴리스코어> 기준으로 2월 6일에 첫 번째 골든 크로스를 만들어내며 국민의힘은 총선 국면에서 처음으로 역전에 성공합니다. 판세가 뒤집어진 이유가 뭘까요? 민주당 내부 상황이 역전의 빌미를 주고 말았습니다. 같은 시기에 민주당은 예비후보자 면접 심사와 관련해 비명과 친명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올랐고, 일부 비명계 의원들이 탈당하는 등 내부적으로 시끄러운 모습을 보이자 지지율은 약 2주가량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여론은 추세가 중요합니다. 흔히 '분위기를 탔다'라고 말하죠. 한번 뺏긴 흐름을 바꾸는 건 쉽지 않습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총선을 두 달 앞두고 여러 논란 끝에 좋은 흐름을 빼앗긴 건 뼈아픈 실책이었습니다. 그사이 국민의힘은 254개 지역구 전체에 후보 공천을 마무리하고 내부 잡음을 최소화하는 등 지지층 결집에 집중했습니다. 3월 중순까지 내부 분위기도 좋았습니다. 승리에 가까운 넉넉한 의석 수를 예상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3월 21일에 두 번째 '골든 크로스'가 일어나고 맙니다. 말 그대로 '역전에 재역전'입니다. 그 원인은 총선 밖에 있었습니다. 민주당 재역전 이유는 정권 심판론 작용? 두 번째 골든 크로스가 일어난 건 정부발 이슈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2월 초부터 군불을 지핀 의대 입학 정원 논란은 결국 3월 말까지 아무런 결론을 내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갈수록 강대강으로 맞붙은 형국을 보여주자 국민들의 불편과 혼란은 가중됐습니다. 사실 정부가 쏘아 올린 의대 정원 이슈는 2월까지만 해도 정부여당에 호재로 작용됐습니다. 정권 이후 좀처럼 좁혀지지 않던 대통령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 차이가 의대 정원 카드를 꺼낸 이후부터 줄어들기 시작했거든요. 국민의힘이 정당 지지도에서 민주당을 앞서기 시작한 것도 이 무렵이었습니다. 하지만 총선을 코앞에 두고 의대 정원 논란을 끝내 매듭짓지 못하자 여론은 돌아서기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정부가 2천 명의 의대 증원 인원을 각 대학에 몇 명씩 배정할지를 3월 20일에 발표하자 민심은 차갑게 식기 시작했습니다. 대통령 부정 평가가 다시 상승하기 시작한 것도, 민주당의 지지율이 반등하며 골든 크로스가 일어난 것도 3월 21일입니다. 총선을 불과 3주를 남겨놓고 민주당은 재역전에 성공했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여당은 '국정 안정론'을, 야당은 '정권 심판론'을 내세운 채 표심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유권자들의 표심이 누구에게 회초리를 들지가 승부처인데, 따라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추이가 판세의 핵심 변수가 될 거란 전망이 많습니다. 바꿔 말하면, 정권 심판론이 더 크게 작용하게 된다면 국민의힘이 이번 선거에서 다시 앞서기 어렵다는 말입니다. 3월 말부터 현재까지 흐름만 본다면 정권 심판론이 더 크게 작용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데이터는 말하고 있습니다. 부정 평가의 오름세는 정당 지지율과 연동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뒤바뀐 추세는 결국 민주당에게 재역전을 허용하고 맙니다. 반면 국정 지지율에서 긍정과 부정 평가의 격차는 계속 벌어지는 추이를 나타냈습니다. 무당층의 결정이 판세를 흔든다? 이번 선거에서 최대 변수는 바로 무당층입니다. 여론조사에서 지지 정당 없음을 선택한 유권자들입니다. <폴리스코어> 마지막 집계에서 무당층의 응답 비율은 무시할 수 없는 숫자였습니다. 무당층 응답 비율은 정당 지지도 7.5%, 비례정당 7.5%, 국정 지지도에서 3.7%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세부 내용이 담긴 여론조사 결과표를 보면 무당층의 약 70%가 20-30대 청년들입니다. 보수적으로 무당층을 7%로 잡았을 때, 이들이 선거 막판에 지지 정당을 선택한다면 판세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숫자입니다. 선거 막판에 이길 정당을 선택하는 표결 행태는 익히 많이 알려진 사실이죠. 정당 지지도를 보면 마지막 집계 결과에서 민주당 38.6%, 국민의힘 36%로 오차 범위 내에 두 정당이 놓여 있고, 비례정당 지지도에서는 국민의미래 29.9%, 조국혁신당 26.2%, 더불어민주연합 19.6% 순로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 즉, 무당층이 표심을 얼만큼 움직이냐에 따라 의석 수는 충분히 뒤바뀔 수 있습니다. 특히,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전국에 경합지는 50여 곳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미묘한 표심이 승자를 가를 것으로 예상되는 유력한 지표입니다. 그만큼 이번 선거에서 무당층의 표심이 그만큼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선거가 다가올수록 거대 양당은 막판 최대 변수로 떠오른 청년 무당층을 사로잡기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데요. 4월 10일 개표가 끝나고 청년 무당층들의 마음은 어디로, 얼마나 움직였는지 살펴보는 것도 이번 선거에서 관전 포인트일 겁니다. 무당층뿐만 아니라 제3지대 지지율도 변수가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지지 정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없어 보이면 선거 막판에 다른 정당으로 갈아타는 표심도 많은 편인데, 개혁신당 3.3%, 새로운미래 2.3%, 녹색정의당 1.1%를 합하면 6.7%에 이릅니다. 즉, 거칠게 무당층과 제3지대 표심들이 움직인다고 가정해 보면 마지막 선거 판세는 지금과는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과연 요동치는 여론은 4월 10일에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이지만 선거는 막판까지 결과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여론은 작은 실수 하나에도 출렁이기 때문이죠. 현재는 민주당에서 유리한 흐름을 보이지만 선거를 단 며칠 앞두고 반전이 생길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판세의 흐름과 마지막까지 승부처가 될 변수를 살펴봤습니다. 접전이 펼쳐지고 있는 이번 총선은 <폴리스코어>와 함께 끝까지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디자인 : 강이경, 데이터 : 신예진
"가덕도 신공항도 못 가꼬(가지고) 오면서... 무슨 표를 바라노?" 4·10 총선을 앞두고 부산의 '보수 민심'이 흔들리고 있습니다. 부산은 전통적으로 보수 우세 지역으로 분류되어 왔습니다. 특히, 4년 전 총선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은 부산 18개 선거구 가운데 15곳을 쓸어 담으며 부산이 보수 진영의 철옹성임을 증명했습니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승리한 선거구는 단 3석(북구 강서갑, 사하갑, 남구을)에 불과했습니다. 21대 총선이 전국적으로 민주당에게 우세한 판세였다는 걸 감안하면, 미래통합당의 부산 성적표는 기대 이상일 정도로 부산은 보수 텃밭의 면모를 보여줬습니다. 그 이후 치러진 20대 대통령 선거와 제8회 부산시장 선거에서도 국민의힘은 부산에서 압승을 거뒀습니다. 그렇게 부산은 민주당이 한동안 넘볼 수 없는 지역으로 굳어지나 싶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총선을 앞두고 부산 민심이 심상치 않습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를 보면 국민의힘이 과거에 비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입니다. 최근 부산 민심은 '국정 안정론'과 '정권 심판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합니다. 이번 총선에서 부산의 선택이 무엇일까요? 이번 편에서는 18개 의석이 걸려있는 부산의 과거 개표 흐름을 분석해 보고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른 4·10 총선 성적표를 예상해 봤습니다. 폴리스코어는 매일 정치 뉴스를 수집해 언론 보도량, 기사 댓글량 그리고 악플(공격성 지표)을 수치화해서 공개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정보는 아래 <폴리스코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 두 번의 총선…부산에서 '희망'을 봤던 민주당 부산은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에게 깜짝선물을 안겨줬습니다. 민주당은 이전까지 '난공불락'으로 여겼던 부산에서 5석을 차지했습니다. 이른바 '낙동강 벨트'라 불리는 북구·강서갑, 사하갑을 시작으로 부산의 중심부인 부산진갑, 연제구, 남구을까지 푸른 깃발을 연달아 꽂아버렸습니다. 그야말로 부산의 정치 지형을 흔들어 버린 결과였습니다. 새누리당(현 국민의힘)과 득표율 차도 크지 않았습니다. 당시 부산에서 두 정당의 득표율 차는 9.42%p에 불과했습니다. 19대 총선 전체의 득표율 차인 15.27%p와 비교하면 상당히 많이 줄어든 결과였습니다. 보수세가 강한 영남권에서 진보 계열 정당이 보수 정당과 맞붙어 한 자릿수 득표율 차를 기록하기 쉽지 않습니다. 같은 영남권인 대구의 두 정당 간 득표율 차가 29.09%p란 점을 감안해 보면 부산의 9.42%p는 더 이상 부산을 '보수 텃밭'이라고 부르긴 어려운 수치에 가까웠습니다. 이는 민주당에게 '부산도 바뀔 수 있다'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하지만 4년 뒤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의석 수를 늘리는 데 실패했습니다. 민주당은 4년 전 가져왔던 부산진갑, 연제구에서 패하며 미래통합당에 다시 2석을 내주고 맙니다. 부산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곳은 남구을, 북·강서 갑, 사하갑 3곳입니다. 선거 결과의 질을 따지면 이전 총선보다 좋습니다. 의석 수는 2석 줄었지만, 민주당 득표율은 전보다 늘었습니다. 사하을과 해운대갑을 제외한 16개 지역구에서 민주당 후보들은 모두 40% 이상의 득표율 기록했습니다. 이는 두 정당 간 득표율 차를 줄이는 데도 견인했습니다. 실제로 21대 총선에서 두 정당 간 득표율 차는 8.9%p로 20대 총선보다 약 0.5%p 더 좁혀졌습니다. 이런 패배를 흔히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라고 부르죠. 특히, 빼앗긴 부산진갑과 연제구의 득표율 차는 각 3.5%p, 3.2%p로 민주당 후보들이 접전 끝에 석패했습니다. 반대로 미래통합당 입장에서는 결코 쉬운 승리가 아니었습니다. 부산 전체로 보면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8개 선거구에서 민주당은 한 자릿수 득표율 차로 패했습니다. 당시 민주당 내부에서도 '아쉽다, 안타깝다'라는 반응이 많았다고 합니다. 변화를 이끈 건 젊은 유권자였습니다. 부산의 진보 표심은 주로 30-40대가 끌어올렸습니다.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이 유독 높게 나왔는데, 주로 30-40대 젊은 층이었습니다. 이 흐름은 개표에서도 나타났습니다. 대표적으로 기장군 정관읍입니다. 당시 정관읍은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몇 안 되는 행정동입니다. 2008년부터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된 정관읍은 2010년 이후 선거부터 진보 정당 지지세가 꿈틀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기준 정관읍의 30-40대는 전체 인구의 39.6%로 젊은 유권자 비율이 높았습니다. 반면 60대 이상 비율은 14.2%에 불과할 정도로 젊은 층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인데 이곳에서 민주당 최택용 후보와 미래통합당 정동만 후보가 맞붙었습니다. 결과는 민주당 최 후보가 정관읍에서 정 후보보다 12.41%p나 더 많은 득표를 기록했는데 당시 부산의 205개 행정동 중 민주당이 가장 크게 이긴 곳이었습니다. 30-40대로 대변되는 젊은 유권자들의 민심이 21대 총선부터 선거에 반영되기 시작됐습니다. 이는 부산 변화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인 줄 알았습니다. 2년 뒤, 민주당은 '희망' 대신 '절망'을 만났다 하지만 진보 계열의 희망은 금세 절망으로 돌아왔습니다. 2년 뒤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부산 민심은 완벽하게 돌아선 모습을 보였습니다. 젊은 유권자들도 이번만큼은 보수의 손을 잡았습니다. 205개 행정동에서 민주당이 이긴 곳은 한 곳도 없었습니다. 21대 총선의 진보 표심은 거짓말처럼 사라졌고 국민의힘의 붉은 깃발이 부산 전역을 수놓고 맙니다. 위 화살표 지도는 21대 총선과 20대 대선에서 나타난 유권자들의 표심 변화를 보여줍니다. 화살표가 왼쪽으로 기울수록 민주당 쪽으로 득표율 변화가, 오른쪽으로 기울수록 국민의힘 쪽으로 득표율 변화가 크다는 걸 의미하며, 색은 20대 대선에서 직전 선거에 비해 득표율이 더 좋았던 정당을 나타냅니다. 오른쪽 최상단에 표시된 일광면을 예로 들어보면, 21대 총선보다 20대 대선에서 민주당 득표율이 더 좁혀졌기 때문에 푸른색으로 표시되고 화살표 역시 민주당 쪽인 왼쪽으로 살짝 기운 모습을 보이고 있죠. 지도를 전체적으로 보면 20대 대선에서 국민의힘 쪽으로 마음을 바꾼 유권자들이 많다는 게 한눈에 들어옵니다. 반면에 낙동강 벨트 근처에서는 21대 총선보다 오히려 더 민주당 쪽으로 힘을 실어준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번에도 패배의 질을 따져볼까요? 18개 선거구에서 기록한 두 정당 간 득표율 차를 평균 내보면 무려 20.7%p로 사실상 국민의힘은 몰표를 받다시피 했습니다. 가장 득표율 차이가 컸던 곳은 해운대갑으로 무려 28.92%p를 기록했습니다. 행정동에서 보여준 표심도 민주당 입장에서 보면 뼈아픕니다. 대선에서도 모든 행정동에서 패배했는데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이전보다 더 보수 표심과의 격차가 벌어진 성적표를 받게 됐죠. 당시 대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전국 득표율 차는 불과 0.73%p에 불과했죠. 이를 놓고 봤을 때 대선에서 부산은 민주당에게 희망보단 절망에 가까운 민심을 보여준 셈이 됐습니다. 3개월 뒤 부산시장 선거에서는 오히려 차이가 더 벌어졌습니다. 18개 선거구의 평균 득표율 차는 35.9%p로 3개월 전보다 약 15%p 더 국민의힘 쪽으로 마음을 굳힌 걸로 해석됩니다. 여론조사 가상대결 해보면…국힘 9곳 vs. 민주 4곳 이번 총선을 앞두고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는 반전입니다. 2024년 1월 1일부터 3월 28일까지 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등록된 부산 지역 여론조사는 총 94개입니다. 각 선거구별로 실시된 여론조사를 분석해 보수 우세, 진보 우세, 경합 지역을 구분했습니다. 여기서 '우세'는 오차 범위 밖에서 지지율이 앞서고 있는 경우를 뜻하고 두 후보가 오차 범위 안에서 붙고 있으면 경합으로 분류했습니다. 최근 요동치는 부산 민심을 여론조사가 그대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국민의힘으로 대표되는 보수 우세 지역은 단 9곳에 불과했고, 진보 우세 지역은 4곳, 경합 지역이 5곳으로 나타났습니다. 특히 수영구가 민주당 우세 지역으로 나온 건 의외입니다. 수영구는 지난 총선에서 미래통합당 전봉민 후보가 민주당 강윤경 후보를 14.9%p로 크게 이긴 곳입니다. 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이라 보수 지지층 비율이 높은 편인데, 이번 여론조사 결과만 보면 의외죠. 과거 막말 논란으로 공천이 취소된 무소속 장예찬 후보와 국민의힘 정연욱 후보가 보수 지지율을 나눠 가지다 보니 민주당 유동철 후보가 크게 앞서는 걸로 분석됩니다. 국민의힘은 5곳의 경합 지역이 정말 중요해졌습니다. 만약 모든 경합 지역에서 민주당에게 패배한다면 부산에서 두 정당의 의석 수는 같아지게 됩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모든 경합 지역에서 승리하고 수영구에서 단일화에 성공할 수 있다면 민주당의 거센 기세를 막아내고 15개 의석을 지켜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과연 요동치는 부산 민심은 어떤 선택을 할까요? 미워도 '국정 안정론'에 힘을 실어줄까요? 아니면 이번만큼은 '정권 심판론'의 손을 들어줄까요? 영남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부산의 선택은 과연 무엇일지 폴리스코어와 함께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디자인 : 강이경, 데이터 : 신예진
"국민의미래 29.3% vs. 조국혁신당 26.4%" (2.9%p차) : 스브스프리미엄 <폴리스코어> 비례정당 지지율 종합 (2024. 3. 24 기준) 여의도를 향한 조국혁신당의 돌풍이 매섭습니다. 지난 3일 중앙당 창당대회를 열고 공식 출범한 조국혁신당은 첫 여론조사부터 지지율 10%를 넘기며 개혁신당, 새로운미래와 같은 제3지대 정당들을 가볍게 뛰어넘었습니다. 정치권 일각에서 평가절하한, 일시적인 '창당 효과'도 아니었습니다. 조국혁신당은 창당 직후부터 현재까지 계속해서 우상향을 그리고 있습니다. 조국혁신당 입장에서 보면 그야말로 '대박'입니다. 만약 현재 보여주는 지지율 흐름이 투표 당일까지 이어진다면, 산술적으로 조국혁신당의 의석 수는 최고 15석까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국회 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인 의원 수 20명에는 못 미치는 숫자지만 22대 국회에서 충분한 영향력을 보일 수 있는 의석 수입니다. 조국혁신당의 예상 밖 선전에 범야권에서는 미묘한 신경전도 벌어졌죠. 지난 18일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한 언론사 유튜브에 출연해 함께 나왔던 조국 대표가 "저희와 정세 인식이 똑같아서 나중에 명예당원으로 모셔야겠다"라고 하자 "이중 당적은 안 되니까 명예당원 좋다"고 말했는데 이게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논란이 됐습니다. '조국혁신당 명예당원'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박 전 원장은 "부적절했다"며 사과했는데 민주당은 조국혁신당 등 타당을 돕는 행위를 해당행위로 규정하는 공문까지 낼 정도였습니다. 그만큼 조국혁신당의 고공행진은 이번 총선에서 여야를 포함해 유권자들의 관전 포인트가 됐습니다. 하지만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에 함정은 없을까요? 지금까지 공개된 모든 여론조사를 조사 방법별로 분석해 보면 조국혁신당 여론조사에 큰 특이점이 한 가지 발견됩니다. 무선자동응답시스템(이하 'ARS')과 전화면접 결과 차이가 이례적으로 크다는 겁니다. 물론 두 조사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이번 조국혁신당 여론조사 결과는 조금 더 들여다 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조국혁신당 여론조사 결과를 면밀하게 분석해 보고 특히, 조사 방법에 따라 지지율이 차이나는 이유와 함께 조국혁신당 돌풍을 진단해 보고자 합니다. <폴리스코어>는 매일 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올라온 여론조사를 수집해 추정값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자세한 정보는 스브스프리미엄(스프)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자세한 분석 방법론은 아래와 같습니다. <분석 방법론> -조사 일시 : 2024년 2월 18일 - 2024년 3월 24일 -분석 대상 : 22대 총선 비례정당 지지율이 포함된 여론조사 46개 -분석 방법 : 베이지안 상태공간모형(State Space Model, SSM) ARS 결과로 보면, 조국혁신당 '1위도 문제없다?' 올해 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올라온 전국 단위 여론조사는 총 147개입니다.(3월 24일까지) 이 가운데 조국혁신당 지지율을 조사한 여론조사는 46개입니다. 이를 조사 방법에 따라 분류해 보면 ARS 28개(60.9%), 전화면접 17개(37%), 웹/앱조사 1개(2.1%)순으로 ARS 방식이 가장 많았습니다. 상대적으로 높은 신뢰도를 보이는 무선전화면접보다 ARS가 조사 비용이 저렴하다 보니 많은 여론조사 업체에서 ARS 방식을 더 선호하고 있는데요. 이 방식의 차이가 서로 다른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위 차트는 ARS 여론조사 결과 28개를 분석해 각 정당별 지지율을 나타낸 것입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뭘까요? 먼저 조국혁신당이 창당 일주일 만에 더불어민주연합을 넘어서며 가파르게 존재감을 키우는 추이가 눈에 들어올 겁니다. 창당 전부터 9-10%대의 지지율을 보이더니 지난 24일에는 28.4%까지 올라섰습니다. 같은 날 국민의미래는 31.6%로 두 정당 간 격차는 3.2%p였습니다. 통계적으로 따지면 누가 앞선다고 말할 수도 없을 만큼 박빙입니다. 지난 23일부터 국민의미래와 조국혁신당 지지율은 오차 범위 내로 들어왔습니다. 최근 흐름만 본다면 국민의미래가 하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조국혁신당이 비례정당 지지율 1위에 올라서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반면 더불어민주연합 입장에서 보면 조국혁신당의 약진이 불편할 수밖에 없는 흐름이죠. 조국혁신당이 여론조사에 집계되기 시작하면서부터 민주연합 지지율이 급격하게 빠지는 게 한눈에 보이거든요. 지역구는 민주당에, 비례대표도 더불어민주연합에 투표해달라며 이른바 '몰빵론'을 강조했지만 쉽지 않아 보입니다. 여기까지가 위 차트가 말하는 팩트입니다. 최근 일부 언론과 정치평론가들은 조국혁신당 돌풍의 근거로 ARS 여론조사 결과를 많이 인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론조사를 올바르게 해석하기 위해서는 ARS 결과만 편식해서는 안 됩니다. ARS가 가지는 한계점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전화면접까지 함께 살펴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전화면접 결과는 ARS보다 별로네..? 왜? 그런데 17개의 전화면접 조사 결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우선 전화면접 결과를 보면,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은 더불어민주연합과 다투고 있고, 국민의미래와의 격차는 오히려 벌어졌습니다. ARS 조사 결과를 토대로 예상한 의석 수까지 차이가 날 정도입니다. ARS에서 조국혁신당은 30%에 육박하는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전화면접은 최대 20.8%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런 차이를 일반적이라고 말하긴 어렵습니다. 다른 비례정당에서는 이 같은 모습을 찾을 수 없거든요. 예를 들어 국민의미래는 전화면접과 ARS 결과를 비교했을 때 약 4%p, 더불어민주연합은 0.4%p밖에 차이 나지 않습니다. 다른 당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독 조국혁신당 지지율에서 두 조사 방법에 따른 격차가 큰 거죠. 과연 둘 중 어떤 게 '진짜' 여론에 더 근접한 걸까요? 또 차이가 나는 이유는 뭘까요? 각 조사 방법에 따른 특성을 바탕으로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을 하나씩 따져보겠습니다. 우선 ARS 방식부터 볼까요? ARS는 전화면접보다 정치 고관여층 혹은 팬덤 지지층으로 불리는 사람들이 많이 응답한다는 게 전문가들과 학계의 중론입니다. 아무래도 기계음을 듣고 답을 하다 보니 웬만큼 정치에 관심이 없다면 중간에 이탈 또는 거절하는 패널이 많습니다. 이 말은 응답률이 낮다는 말과도 동치됩니다. 실제로 조국혁신당 창당 이후 조사된 46개 여론조사에서 ARS의 평균 응답률은 4.77%, 전화면접은 14.6%로, 전화면접의 응답률이 3배가량 더 높았습니다. 여기서 응답률이란 여론조사에 참여한 사람 중 끝까지 응답한 사람의 비율입니다. 예를 들어 여론조사의 표본이 1,000명이고 응답률이 10%면 1만 명에게 전화를 걸었고 이 가운데 1,000명이 응답했다는 말과 같습니다. 낮은 응답률의 문제는, 응답자의 대표성을 떨어뜨려 왜곡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즉, 정치에 관심이 적은 이들의 여론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뜻이죠. 반대로 말하면 정치 고관여층 혹은 팬덤 지지층의 응답이 많이 반영됐을 확률이 높습니다. 물론 이론상 표본의 틀을 잘 갖춘 조사라면 낮은 응답률은 문제가 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학계와 여론조사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ARS를 여전히 신뢰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또, 응답자가 거짓 답변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왜곡된 여론조사의 원인으로 지적됩니다. 최근 이와 관련해 논란이 된 사건이 있었죠. 지난해 12월 민주당 4선 출신 정동영 당시 예비후보는 지역 행사에 참여해 '여론조사 연락이 오면 20대로 응답해 달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이 알려지며 상대 후보로부터 고발을 당했습니다. 20대 지지율이 높게 나오게끔 연령대를 속여서 응답하란 뜻이었죠. ARS는 기계음을 듣고 번호를 누르는 방식이기 때문에 연령대를 속이는 등 거짓 답변하는 데에 취약합니다. 끝으로 모름 혹은 응답 없음을 택하는 부동층의 비율이 낮다는 점도 ARS가 민심을 정확하게 대변하지 못하고 있는 걸로 평가할 수 있죠. 전화면접에서는 부동층 응답 비율이 15%대를 보이지만 ARS에서는 고작 1~2%대에 그치거든요. 그만큼, ARS는 정치 성향이 뚜렷한 응답자들의 참여가 높다는 겁니다. 즉, 조국혁신당의 높은 지지율은 지지층의 적극적인 응답이 그 원인일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이 말은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이 허구란 말이 아닙니다. 전화면접 결과 역시 20%대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큰 변수가 없는 한 현재 보여주는 조국혁신당의 돌풍은 신기루가 아니란 건 확실해 보입니다. 그럼에도 민심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서는 ARS 결과만 볼 게 아니라 전화면접까지 함께 살펴보며 신중하게 판세를 읽을 것을 권장합니다. 어떤 여론조사 기관에서 높게 나왔을까? 여론조사 기관에 따라 조국혁신당 지지율에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조국혁신당 지지율 값이 큰 순으로 정렬해 보면 조원씨앤아이, 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꽃, 리얼미터와 같은 여론조사업체에서 높게 나타났습니다. 모두 ARS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한다는 점과 응답률이 낮다는 공통점을 가집니다. 조사기관별 평균 지지율을 보면 리얼미터(27.2%), 알앤써치(25.1%), 미디어토마토(22.7%), 조원씨앤아이(22.4%) 순으로 높게 나타났습니다. 방송인 김어준 씨가 설립한 여론조사업체 '꽃'의 결과도 주목할 만합니다. 총 8번의 조사에서 조국혁신당 평균 지지율은 21.3%로 나타났습니다. 여론조사꽃은 작년에 민주당에 유리한 여론조사 결과를 내보낸다며 보수 매체로부터 정치 편향성을 지적받아 논란이 됐는데, 이번 조국혁신당 관련 여론조사만 보면 오히려 전화면접 결과에 가까운 수치를 보였습니다. 공직선거법 108조에 따라 선거 6일 전부터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표할 수 없습니다. 이번엔 4월 4일부터 선거 당일인 10일까지가 이른바 '깜깜이' 기간입니다. 깜깜이 기간 직전의 여론조사까지와 실제 개표 결과는 얼마나 비슷하거나 또 다를지, 그리고 ARS와 전화면접 중 어떤 방식의 조사가 더 정확하게 예측한 건지 따져보는 것도 색다른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22대 총선의 최대 변수로 부상한 조국혁신당을 비롯해 각 당을 향한 민심의 표출과 의미, 계속해서 <폴리스코어>와 함께 지켜보시기 바랍니다. 디자인 : 강이경, 데이터 : 신예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