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조금씩 더 배워갈수록, 부족한 그릇으로 어려운 일을 하고 있다는 걸 점점 더 깨닫게 됩니다. 그 사실을 잊지 않지만 그 사실에 짓눌리지도 않는, 성장하는 직업인이 되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연휴 끝나자마자 자산시장은 ‘검은 수요일’을 맞았습니다. 우리 증시는 급락했고, 달러 대비 원화의 가치는 급락했으며, 채권 가치도 함께 급락했습니다. (즉, 채권 금리는 치솟았습니다.) 이미 하루가 지난 상황이므로, 개별 숫자들을 재론하지는 않겠습니다. 다만, 채권 딜러들은 난생처음 보는 상황을 맞았습니다. 국채 선물시장에서 10년짜리 국채 선물(LKTB)이 사상 처음으로 가격제한 폭까지 내리면서 역대 최대 낙폭을 기록한 것입니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사실 증시 급락이나 환율 급등(원화 가치 급락)처럼 와닿는 얘기가 아닐 수 있지만, 전문가들이 보기에는 이거야말로 충격이었습니다. ‘패닉’이 왔다는 말이 과장이 아닌 것입니다. 우리 국채금리들이 지난해 말 금융위기 걱정을 불렀던 ‘레고랜드 사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은 상탭니다. 아무튼 이 상황을 만든 미국 시장이 먼저 간밤에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우리 금융시장도 5일 현재 다소 진정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 건지, 핵심만! 간략하게 추려 보겠습니다. 무슨 상황인데? - 연휴가 길었다 우리 시장이 엿새 동안이나 멈춰 있었던 탓도 조금은 있습니다. 10월 4일 아시아 전체적으로 ‘검은 수요일’이었지만, 우리 시장의 변동폭이 더 컸던 데는 ‘연휴 탓’도 적지 않습니다. 우리 시장이 쉬고 있던 엿새 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에는 일주일 동안 불안 요소가 누적돼 왔습니다. 그러다 마침, 우리 금융시장이 재개된 날 미국 시장도 좀 더 요동쳤고, 그동안의 불안 요소가 한꺼번에 우리 시장에 반영돼서 더욱 충격이 컸던 것입니다. 그럼 엿새 동안 누적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이 도대체 뭐냐. 지금 자산시장의 영향력에서 ‘글로벌=미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그 미국의 채권금리가 우리 연휴 기간 동안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금리에 대한 장기 전망을 반영한다고 할 수 있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우리 연휴 직전 4.5%를 찍은 것도 불안하다고 했는데, 우리 연휴 내내 대체로 상승세를 보이더니, 정확히 일주일 뒤인 수요일 아침에 4.8%를 돌파합니다. 간밤에는 다시 조금 내리면서 4.7% 초반대까지 진정됐지만, 짧은 시간 동안에 금리에 대한 장기적 전망이 급격하게 고금리에 대한 우려로 가득 찼다고 볼 수 있는 숫자입니다. 최근 한 달 동안 미국의 국채금리는 지난 2007년 이후 16년 만의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 그래프를 보면, (우리 시간으로) 지난달 21일, 미국 연준 FOMC의 금리 결정 이후에 급등세가 시작됐다는 걸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 추이
미국의 6월 CPI(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됐습니다. 오는 26일(우리 시간으로 27일 새벽)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가장 중점적으로 참고하는 지표 중에 하나입니다. 예상보다 더 좋았습니다. 전체적으로 2.98% 올랐습니다. (이 정도면 3% 오른 거라고 봐야 하지만) 이 얼마 만에 보는 ‘2%대’인가요. 2021년 8월 이후로 가장 낮은 물가상승률이고, 1년 전 같은 달과 비교했을 때 딱 ‘3분의 1 토막’이 났습니다. 특히,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고려하지 않는 근원 물가는 4.8%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당초 시장 전망이었던 ‘5%’보다도 약간 낮았습니다. 지난 6월 워낙 높았던 유가의 ‘역기저효과’를 빼고도 물가상승폭이 예상보다 둔화되는 조짐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중고차 가격, 숙박·항공 운임 등의 상승세가 모두 둔화되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기대했던 방향으로 움직이는 무언가가 나오면, 시장은 기대 또는 그 이상으로 반응하죠. 일제히 달렸습니다. 나스닥과 S&P500은 15개월 만에 최정점을 찍었고, 미 국채 금리는 2년물·10년물 모두 일제히 하락했습니다. 달러인덱스는 올해 1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달러가 약해지니, 원유 수요가 늘면서 유가도 좀 더 올랐습니다. 올해 남은 금리인상은 1번? 그래도 이달 미국 기준금리는 또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7월 26일 미국의 기준금리 0.25%P 추가 인상은 ‘기정사실화’된 상황입니다. (이와 다른 결과가 나온다고 하면 시장이 요동치겠죠.) 미국 기준금리 상단이 5.5%가 됩니다. 이미 역대 최대치인 한미 기준금리 역전폭은 더 넓어집니다. 그러나 여기까지는 이미 시장에 모두 반영된 재료라고 할 수 있다는 시각이 우세합니다. 중요한 것은 이달 말 이후입니다. 오늘 CPI 발표는 7월 이후에 ‘연내 추가 인상’은 없다는 쪽에 더 힘을 실어줬습니다. 제롬 파월 의장을 비롯해 연준 인사 여럿이 “올해 2번 이상의 추가 인상이 가능하다”고 언급해 온 것과 달리, 올해 7월까지를 끝으로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감될 것이라는 쪽에 좀 더 무게가 실린 것입니다. 물론 이런 식의 ‘희망고문’이 올해 내내 이어져 오긴 했습니다. 이후의 물가와 고용, 경기에 따라 ‘2번 이상 인상’ 얘기가 되풀이될지도 모릅니다. 연준은 2021년, 22년처럼 전망이 빗나가는 모습을 만천하에 다시 보이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물가가 ‘확실히’ 잡히는 모습이 나타나기 전까지, 각종 지표가 각기 다른 시그널을 어지럽게 보내고 있는 지금은 신중한 태도를 계속 유지할 때라는 겁니다. 그러나 ‘고금리’의 무게가 (파산한 미국 중소형 은행들 뿐 아니라) 곳곳에서 느껴지고 있는 지금, 연준도 더 이상 금리를 올리는 데는 부담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파월 의장도 ‘신용 긴축’에 대해 지켜보고 있다는 식의 발언을 이미 내놓은 바 있습니다. 미국의 대출 시장은 둔화 조짐이 보이고, 미국인들은 하반기부터 ‘코로나 3년’간 유예됐던 학자금 대출도 다시 갚기 시작해야 합니다. (학자금 대출 없이 대학을 졸업하는 미국인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금리인하는 내년 3월부터? 몇 번? 결국 금리인상을 거듭하는 것보다 지금의 충분히 부담스러운 고금리 기간을 상당 기간 유지하는 식으로 시장을 조절할 것이라는 견해가 지금은 더 우세합니다. 올해 금리인상은 (이번엔 정말로!) 이달이 마지막이 되겠지만, 이 고금리를 장기간 유지하면서 시장의 긴장을 유지하려고 시도할 거란 전망입니다. 인플레는 정말로 쉽게 꺾이기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지금 미국은 피고용자 증가 규모가 둔화되고 있는데, 25-49 경제활동인구는 늘어나고 있습니다. 즉, 일자리를 찾고 있는 사람, 일자리 시장에 능동적으로 들어와 있는 사람들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얘기는 어쩌면 ‘더 이상 실업급여받으며 쉬겠다고 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데도’ 여전히 구인난이 이어지고 있다는 이야기가 될 수 있습니다. 임금 상승 폭도 쉽게 꺾이고 있지 않습니다. 임금이 지속적으로 오른다면, 인플레이션은 ‘근원적으로’ 꺾이기 어렵습니다. 연준이 금리의 고삐를 쉽게 풀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금리는 부담스럽지만, 인플레도 꺾이지 않는다? 그래서, 금리인상의 ‘횟수’가 아니라 고금리의 ‘기간’으로 이 고삐를 틀어쥘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입니다. 지금 시장에서 가장 우세한 전망은 올해 금리인상이 7월로 마무리된 후, 내년 3월쯤부터 인하가 시작되는 시나리오입니다. 3월에 시작된 인하가 내년 1년 동안 기본 4번 이상은 이뤄진다는 식입니다. 만약 시장에 별다른 위기나 침체가 오지 않는다면, 시장의 ‘희망’도 적잖게 섞여있는 걸로 봐야 할 시나리오입니다. ‘권애리의 모닝라이브’에서 박승진 하나증권 글로벌 ETF팀장은 하나증권의 경우 그보다 적은 수준에서 내년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내년 연말까지도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은 4.75, 또는 5% 수준에 머물 거란 얘기가 됩니다. 우리가 10년 넘게 익숙해졌던 그 저금리는 쉽게 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디플레이션 우려까지 낳았던 장기 저물가도 마찬가지입니다. 최소한 ‘중금리·중물가’가 우리의 ‘뉴노멀’이 될 수 있다는 얘깁니다. 그렇다면 시장 전망은? "그래도 2분기가 바닥일 것이다." 박승진 하나증권 글로벌 ETF팀장은 ‘권애리의 모닝라이브’에서 이렇게 진단했습니다. 지금까지 예상됐던 악재는 모두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다는 판단에섭니다. 경기와 물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각기 다른 방향의 시그널이 혼재합니다. 이런 가운데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시작됩니다. 물론 실적은 대부분 좋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얼마나 좋지 않을 것이냐’, 그 정도가 중요합니다.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 수준이었다’ 정도는 지금으로선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실적이 예상치와 얼마나 부합하느냐와 함께 가이던스를 함께 봐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런 시기에 관심을 가져 볼 만한 ‘틈새’ 상품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오늘 ‘권애리의 모닝라이브’에서는 ‘잠깐 다녀오실 만한’ 투자처를 하나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왜 ‘잠깐 다녀오는’ 것에서 멈춰야 할지도 함께 설명합니다.
뉴욕증시 3대 지수 일제히 올랐습니다. 오랜만에 다우가 1% 가까이 상승했고(34,261.42, 0.93%▲), S&P500과 나스닥도 각각 0.67%, 0.55%씩 올랐습니다. 지금 시장의 관심은 모두 오늘 밤 나오는 CPI(consumer price index, 소비자물가지수) 발표에 쏠려 있습니다. 미국의 CPI가 예상보다 낮을지도 모른다, 즉, 미국의 물가가 생각보다 더 꺾였을지도 모른다는 기대심리가 간밤 뉴욕증시 상승을 견인했습니다. 미국의 물가가 생각보다 더 꺾였다면 미국 금리의 고삐를 바짝 죄겠다는 최근 연방준비제도 FOMC의 분위기가 좀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가 작용한 것입니다. 오늘 밤 뉴욕증시, 시나리오별 전략은? 미국 시간으로 이달 26일에 나올 금리 결정을 앞두고, 이 금리결정자들이 가장 주요하게 참고할 근거 중에 하나인 미국의 6월 CPI는 뉴욕증시에서 강한 단기 재료가 될 수 있습니다. 당장 오늘 밤 증시에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가 지금 시장 예상치에 부합한다면 시장은 ‘안도하는 제한된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에 6월 물가가 예상보다 더 낮았던 걸로 나온다면 시장은 좀 더 환호하면서 금리동결을 기대하게 될 것이고, 예상보다 높았던 걸로 나온다면 일단 하락세를 면하기 힘들 것입니다. JP모건은 아예 CPI 구간별 5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습니다. 오늘 밤(한국 시간) 미국 CPI가 예상치에 부합하면, 연준은 이달 말에는 금리를 0.25%P 올리겠지만 이후 연말까지 추가 인상은 없을 가능성이 커진다는 겁니다. S&P500은 0.5~0.75% 오르는 데 그칩니다. 확률은 이 ‘예상치 부합’ 시나리오가 45%에 이른다고 JP모건은 내다봤습니다. 반면에 CPI가 2.8~2.9% 상승 정도에 그쳐, 인플레 시작 이후 사라진 ‘2%대 물가상승세’를 보인다면? 연준은 시장에 계속 경고성 발언들을 내놓으면서 ‘분위기 단속’을 꾀하겠지만 7월에 금리를 동결한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일종의 ‘매파적 동결’이 나온다는 겁니다. S&P지수는 1.5~1.75%까지도 상승 가능합니다. 반대로 CPI가 3.3~3.6%에 이르면? 확률은 15% 정도로 낮습니다. 하지만 정말 이렇게 CPI가 예상외로 또 강세를 보인다면, 시장이 실망하겠죠. 연준이 올해 2번 이상의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S&P 지수는 1~1.25% 하락한다고 봤습니다. 6월 이후 다시 ‘끈적끈적한 인플레이션’?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한 발 더 들어가 살펴볼 부분이 있습니다. 6월 CPI 예상치가 3% 초반대라는 게 약간 낯설지 않나요? 미국의 인플레가 이렇게 빨리 잡힐 것 같은 분위기는 아니었습니다. 여기서 헤드라인 CPI(전체 소비자물가지수)와 근원 CPI(유가와 식료품 물가를 제외한 소비자물가지수)의 차이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6월의 근원 CPI는 여전히 5% 상승세를 보일 걸로 예상됩니다. 너무 간극이 큽니다. 지난해 6월과 올해 6월의 유가 차이를 살펴보면 곧 의문이 풀립니다. 지난해 6월은 유가가 특히 솟아있던 시기였습니다. 1년 전 유가의 ‘기저효과’로 6월 CPI 예상치는 3% 초반까지도 기대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유가가 꺾였던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될 올해 하반기의 CPI는? 방금 보신 6월의 근원 CPI 예상치, 즉 ‘5%’에 더 가까워지는 숫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겠죠. 미국의 연속적인 금리인상에 대한 불안도 계속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미국의 하반기 인플레 수준과 금리 전망, 어떻게 봐야 할까요? 미국의 주거비용은 진정세를 되찾을까요? 미국의 주택시장과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왜 지금 같은 괴리를 계속 보이고 있을까요? 하반기 인플레 수준, 구체적인 숫자는 어느 정도로 전개될까요? ‘권애리의 모닝라이브 7/12’에서 상세히 짚어봤습니다. 나스닥 투자, 다음 주 금요일까지 ‘절호의 기회’!? 나스닥100지수가 이달 24일 리밸런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나친 쏠림이 나타나지 않도록,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에 대한 비중 재조정에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정확한 리밸런싱 방법은 오는 14일에 발표됩니다. 그리고 21일 종장까지 리밸런싱을 마쳐야 합니다. 이 표에서 보시는 것처럼 분기 리밸런싱으로는 (6위 테슬라까지) 비중이 4.5%를 초과하는 종목들의 합산 비중이 48%를 넘을 수 없고, 넘으면 40%까지 조정해야 합니다. 연간 리밸런싱으로는 (6위 테슬라를 제외하고) 상위 5개 종목의 비중이 40%를 초과할 수 없고, 초과할 경우 38.5%로 조정해야 합니다. 이론적으로는 21일 종가에 인덱스펀드들이 한꺼번에 매매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너무 큰 물량이죠. 결국 인덱스펀드들이 14일에 나올 리밸런싱 기준에 맞춰서 얼마나 오차 적게 (지금부정) 비중 조정을 해낼 것이냐가 관건입니다. 이런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서 개인 투자자들도 그동안 본인이 소외됐다고 느낀 ‘빅테크’가 있다면 진입 타이밍을 노려 볼 수가 있는 것입니다. 보통 리밸런싱을 앞두고 대량 매도가 쏟아지는 만큼 우량 종목에는 그만큼의 매수세도 대기하게 되기 때문에 ‘최적의 타이밍’을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영역입니다. 하지만 지금부터 다음 주 금요일인 21일까지 시장을 면밀히 살펴보다 보면 ‘나의 진입 타이밍’이 좀 더 선명해질 것입니다. 나스닥 리밸런싱 기회 이용, 한 발 더 나아가면… 나스닥 시장도 요새 늘 좋기만 했던 게 아닙니다. 일부 대형 기술주들만 상승을 반복하는 ‘쏠림 장세’였습니다. 이럴 때는 대형주에 가중치를 둔 ETF가 당연히 더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리밸런싱 기간에는? 리밸런싱의 짧은 시기에 가능한 ‘틈새 투자법, 역시 ‘권애리의 모닝라이브 7/12’에서 좀 더 짚어봤습니다. [권애리의 모닝라이브]는 초단기 투자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내가 관심을 가진 시장이 왜 이렇게 움직이고 있는가, 그 동향을 이해하는 건 필수적인 일입니다. 그리고 이 리밸런싱 기간이 지나고 나면, 주목해야 할 대형기술주까지! ‘권애리의 모닝라이브’에서 얻어가실 수 있습니다. 과연 어떤 종목이 올해 하반기 ‘실적 호재’를 지닌 주로 꼽혔을까요?
뉴욕증시 3대 지수, 간밤엔 큰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대중 수출 AI 반도체에 대한 미국의 추가 제재 검토 이슈가 반도체 주들을 끌어내렸지만 낙폭은 시간이 갈수록 둔화됐습니다. 예상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은 파월의 (지속적인) 매파적 발언도 투자 심리에 제동을 걸었습니다. 애플은 장중 역대 최고치를 또! 기록했습니다. 경기가 조금 안 좋을 때조차, ‘충성팬’들은 애플의 스마트폰을 바꾸고, 이어폰을 바꾸고, (어쩌면 앞으로는) 헤드셋까지 삽니다. 애플의 경우에는, 예상보다 호조인 미국 경제에 대한 기대가 실적 전망을 더 밝히고 있다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미국 상업용 부동산이 미국 경기 불안의 최대 뇌관으로 거론돼 온 가운데, 미국 대형 은행들이 위기에 얼마나 잘 견딜 수 있을 것인지를 분석한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나왔습니다. 일본 여행은 지금 가야?... 20년 만의 엔저는 언제까지 유럽중앙은행포럼에 참석 중인 중앙은행 총재들은 계속해서 긴축 기조를 강조했습니다. 파월 연준 의장은 이미 되풀이한 바 있는 “연내 2번 인상” 발언뿐 아니라 “연속 인상” 가능성까지 내비쳤습니다.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높고, 반대로 고용과 성장은 예상보다 좋다는 겁니다. 일본은 이렇게 전 세계가 긴축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와중에도 확장 기조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엔화의 가치는 지난 20년 동안 가장 낮은 수준으로까지 떨어졌습니다. 일본의 물가도 ‘모처럼’ 3%대를 찍었습니다. 일본 증시는 호조입니다. 일본이 최근처럼 –한국과의 갈등과 관련 있는 이슈 말고- 경제 뉴스에 자주 등장한 적은 최근 몇 년간 없었습니다. 그러나 일본의 중앙은행은 내년까지 지금과 같은 물가 기조가 유지되면 정책을 수정할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놓고 있습니다. 엔화의 가치가 최저점을 찍을 때 구두 개입은 하고 있지만, 3%대의 물가에도 정책 전환에 대해서는 신중히 검토한다는 이상의 액션을 취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일본의 부양책이 드디어 효과를 보고 있는 것일까요? 일본 중앙은행의 물가에 대한 태도는 어떻게 분석해야 할까요? 가장 궁금한 것. 지금 같은 수준의 엔저는 언제까지 유지될까요? 엔화에 투자하고자 한다면, 일본 여행을 가려고 한다면, 환전의 타이밍은 언제일까요? ‘권애리의 모닝라이브’에서 오늘 집중분석했습니다.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40% 떨어져도? 미국 23개 대형은행에 대한 미국 당국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나왔습니다. 올 들어 급격한 고금리의 직격탄을 맞은 중소형 은행들이 잇따라 쓰러진 뒤 미국 금융 섹터의 안정성은 계속해서 모두의 관심사입니다. 일단 결과는 좋습니다. 미국의 대형 은행들은 지금보다 상업용 부동산이 40%가량 하락해도, 주택시장이 40% 떨어져도, 시스템 위기 없이 버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상업용 부동산 문제가 올 하반기 미국 경기의 최대 불안 요인으로 꼽혔지만, 미국의 은행들은 웬만한 상황에선 시스템 문제없이 버틸 수 있을 거란 얘깁니다. 사실 파산에 이른 중소형 은행들을 대형 은행들이 떠안아 갔다는 사실 자체가 대형 은행들과 특성화된 중소형 은행들 사이의 ‘넘사벽’을 증명하기도 했습니다. 중소형 은행들로부터의 뱅크런 머니는 결국 대형 은행들로 모두 흘러들기도 했고요. 그러나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는 미국이 지속적인 금리인상을 해도 ‘버틸 수 있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지기도 합니다. “물가는 아직 너무 높고, 고용과 경기는 예상보다 괜찮다.”는 파월의 강조대로인 셈입니다. 마이크론 실적 발표… 예상보다 ‘호조’ 마이크론은 장 마감 이후에 3~5월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매출은 전년보다 57% 감소했고, 주당 손실은 1.43달러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월가의 예상보다는 나은 매출이었고, 손실은 예상보다 적었습니다. 특히 마이크론이 지난 실적 발표와 함께 내놓은 다음 분기 매출 전망이 월가의 예상보다 긍정적입니다. 39억 달러 안팎이 될 걸로 예상했는데 월가가 추정한 38억 7천 달러보다 ‘살짝’ 더 긍정적인 전망입니다. CEO는 “메모리 업계가 바닥을 지났다고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코인도 조금 짚겠습니다. 비트코인이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3만 달러를 돌파했습니다. 우리 돈으로 1 비트코인당 4천만 원 수준에 육박합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을 미국 금융당국에 신청한 데 이어, 피델리티도 지난 2021년 이후 2년 만에 비트코인 ETF 상장을 신청할 거란 소식이 상승세를 이끌었습니다. 마침 SEC는 대형 자산운용사들의 비트코인 ETF 상장 전에 역대 최고 수준의 ‘코인판 질서 잡기’에 나섰던 바 있습니다. 선별된 대형 코인들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사전 포석이었을까요? ‘권애리의 모닝라이브’에서 가상자산 업계 역시 놓치지 않고 짚어드립니다.
경기침체가 이번에도 미국은 비껴가는 것일까요? 간밤 뉴욕증시에서는 전날 급락했던 대형 기술주들이 일제히 반등했습니다. 미국의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지표들이 이번주에 쏟아져 나오고 있는데, 숫자는 모두 ‘침체는 없다’를 가리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침체에 대한 불안은 여전히 살아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아직 제대로 주목하지 않고 있지만, 지금 열리고 있는 ECB 포럼에서 나온 기타 고피나스 IMF 수석부총재의 발언이 새로운 불안과 담론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중국으로 수출하는 AI 반도체에 대해서 추가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습니다. 반등했던 AI 대표주들이 장외 시장에서 하락하고 있습니다. 한 순간도 쉬어가지 못하는 글로벌 투자 시장입니다. “그것도 팔지 마” 미 정부, 중국 수출 AI 반도체에 추가 규제? 월스트리트저널의 단독 보도가 막 나왔습니다. 미국 상무부가 중국으로 수출하는 AI 반도체에 대한 추가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겁니다. 여기에는 배경 이해가 좀 필요합니다. 마이크론, 엔비디아, AMD. 중국의 AI 발전을 절대 내버려 둘 수 없다는 미국 정부의 기조 아래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었던 미국 반도체 업체들입니다. 그런데 지금도 미국은 중국으로 ‘AI 반도체’를 수출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가 짜낸 ‘우회로’를 통해섭니다. 최첨단의 AI 반도체는 중국에 수출하지 않고, 약간 성능을 낮춘 A800을 비롯해서 미국 정부의 규제를 피해 가는 일종의 다운그레이드 제품을 만들었던 겁니다. 이 제품들이 지금 중국으로 수출되는 엔비디아의 AI 반도체입니다. 오늘 아침 전해진 이 소식에 따르면, 미국 정부가 ‘이 정도 다운그레이드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엔비디아는 아마도 지금의 ‘규제 순응형’보다 더 품질이 낮은 AI 반도체를 중국에 수출하게 될 것입니다. 당장 AI 반도체를 ‘자국화’할 수 없는 중국은 일단 순응해야 합니다. 이 같은 상황이 자본 시장에 의미하는 바를 오늘 [권애리의 모닝라이브]에서 좀 더 집중적으로 들여다봤습니다. 이번에도 미국만은 피해 가는 ‘경기 침체’? 위의 뉴스가 전해지기 전 끝난 뉴욕증시에서는 빅테크 기술주들이 하루 만에 급반등 했습니다. 테슬라, 엔비디아, 메타 모두 3% 넘게 올랐고, 애플과 아마존도 1% 후반대의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올해 하반기에도 계속되는 금리인상에 대한 불안이 살아있지만, 간밤까지 쏟아져 나온 미국의 여러 경제지표들이 모두 미국 경제는 그렇게 쉽게 침체로 빠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택시장에선 매매량이 늘고, 가격이 오릅니다. 경기가 좋지 않을 때 제일 먼저 얼어붙게 마련인 내구재 소비도 예상보다 잘 되고 있습니다. TV, PC 등 목돈을 들여야만 살 수 있으면서 굳이 지금 안 바꾸고 계속 쓸 수 있는 물건들까지 미국인들이 새로 사고 있다는 얘깁니다. 콘퍼런스보드에 나왔던 소비자신뢰지수는 109.7을 기록하면서 5월보다 크게 뛰었습니다. 17개월 만의 최고치입니다. 소비자신뢰지수는 크게 현재 경기에 대한 반응과 미래 경기에 대한 전망으로 나뉘는데, 이건 현재 경기에 대한 반응입니다. 미래 경기에 대한 전망은 79.3으로 나타났습니다. 경기침체에 대한 기대를 가늠하는 기준선 80보다는 낮습니다. 하지만 역시 전달 71.5보다는 껑충 뛰었습니다. 그런데 미시간 대학에서 나오는 소비자신뢰지수는 이와 조금 다른 기준으로 산출합니다. 이 두 지수의 차이와 의미하는 바가 어떻게 다른 지, 오늘 모닝라이브에서 짚었습니다. 인플레에 대한 불편한 진실 “위기 없이 2%로 간다고?” 우리 언론에서는 제대로 기사가 나오고 있지 않지만, 지금 ECB포럼에서 무엇보다 주목되고 있는 건 기타 고피나스 IMF 수석부총재의 발언입니다. 지금 대부분의 고피나스 수석부총재 관련 기사는 그녀 역시 “금리인상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는 점에 집중돼 있습니다. 그러나 시장이 귀를 기울인 진짜 얘기는 그다음에 나왔습니다. 중앙은행들이 “불편한 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 겁니다. 금융위기를 피하려면 2%가 넘는 물가를 좀 더 긴 시간 동안 견뎌야 할지도 모른다고 말입니다. 거대한 빚을 지고 있는 나라들의 재정위기를 피하느냐, 아니면 쉽게 떨어지지 않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서 계속 금리를 높게 유지할 것이냐. 결국 이 정도의 급격하게 오른 고금리가 유지되는 현재는 어디서든 재정위기, 금융위기가 터질 수 있는 ‘뇌관’을 안고 있고, 결국 오랫동안 고정돼 온 물가상승률 목표인 ‘2%’에 도달하기 위해서 계속 고금리를 유지하는 것이 힘들지도 모른다는 ‘불편한 진실’을 토로한 겁니다. 이 발언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어째서 IMF 수석부총재의 이 같은 발언이 시장에 커다란 함의를 갖고 있는지 [모닝라이브]에서 집중 분석했습니다. 쉽게 해석할 수 없는 어려운 시장, 어려운 상황입니다. ‘권애리의 모닝라이브’ 이 시장을 읽는 눈을 기르는 데 함께 하겠습니다.
뉴욕증시의 빅테크 기술주 상승 랠리가 멈췄습니다. 가파르게 오른 종목들일수록 큰 폭으로 빠졌습니다. 월스트리트의 대표 기관들이 일제히 빅테크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조정했습니다. 금리인상 전망, 러시아의 지정학적 불안 같은 이유들이 빅테크 기술주들의 급격한 조정 이유로 꼽혔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시장이 (그 어떤 것이든) 조정의 계기를 찾고 있는 중이었다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식을 줄 모르고 달려온 빅테크의 열기에 잠깐 ‘에어컨’을 틀어줄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판단이 우세한 날이었습니다. 7월에 줄줄이 예정된 실적 발표를 앞두고 한 걸음 쉬어가는 모습입니다. 빅테크 랠리에 ‘제동’ 간밤 테슬라는 6.1%, 엔비디아 3.7%, 메타플랫폼(페이스북) 3.6%, 알파벳(구글 모회사)은 3.3% 급락했습니다. 월가 주요 투자 기관들이 대형 기술주들에 대해서 잇따라 투자 의견을 하향 조정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너무 많이 올랐다”는 견해에 좀 더 힘이 실리는 분위깁니다. 모건 스탠리의 ‘비관론자’ 마이클 윌슨은 미국 주식이 “우려의 벽에 직면해 조만간 대규모 매도를 촉발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S&P500 지수가 3,900선까지 밀렸다가 내년에 4,200선까지 회복할 거라는 전망입니다. 대규모 국채 발행 등으로 인한 유동성 감소, 주요 기업들의 실적 악화 전망이 윌슨이 내놓는 근거입니다. 골드만삭스는 테슬라에 대해서 “장기적으로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전제하면서도 전기차 가격 경쟁이 심한 시장이 당장 부담이 될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보유’로 낮췄습니다. UBS는 생성형 AI 최적화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알파벳에 대한 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습니다. AI와 전기차의 미래를 부정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간밤 이전의 빅테크 기술주들 주가에는 그 미래에 대한 기대가 단기적으로 지나치게 반영됐다는 시각이 커지고 있는 겁니다. AI라는 장기 테마가 사실상 견조하고 장기적인 실적으로 이어지는 데도 시간이 필요할 것이고,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개별 기업들은 그 이상의 생산성과 비용 절감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이대로 계속 오르기만 할 수는 없다는 겁니다. 이번주 마이크론을 시작으로 7월에 실적과 가이던스 발표가 줄줄이 예정돼 있는 만큼, 이 조정의 폭과 기간이 조만간 좀 더 뚜렷해질 걸로 보입니다. ‘러시아 내란 위기’의 나비효과 일단 바그너그룹의 반란은 일일천하로 끝났습니다. 여전히 이번 ‘내란 위기’의 전모 대부분이 외부에는 베일에 싸인 가운데, 바그너그룹의 반란을 이끈 프리고진은 텔레그램 음성메시지만을 내놨고 푸틴은 용병 그룹을 오히려 달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습니다. 푸틴의 리더십에 심각한 금이 간 것인지, 아니면 하루짜리 해프닝에 그칠 것인지 아직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확실한 것은 푸틴은 체면을 구겼고, 23년간 이어진 푸틴의 권력사에서 이 정도의 사건이 외부에까지 보였던 적은 없었다는 것입니다. 금을 비롯한 안전자산으로 몰려가던 돈은 주춤하고 멈췄습니다. 에너지 가격이 출렁이다 역시 다소 안정을 되찾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에너지 변동성을 비롯해 러시아의 지정학적 불안이 야기할 수 있는 시장 혼란의 ‘예고편’을 엿볼 수 있었던 주말이었습니다. 이번주도 ‘파월의 입’ 주목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이 28일 유럽중앙은행 포럼의 정책 토론에 참여합니다. 29일에는 스페인 중앙은행 총재를 만납니다. 금리 기조에 대한 발언이 또 나올 것입니다. "연내 두 번 인상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보다 더한 수위의 발언이 나올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세상은 그의 입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파월의 유럽 행보 앞뒤로 그의 발언에 영향을 미칠 지표 발표들이 줄줄이 예정돼 있습니다. 5월에는 미국 신규 주택매매 현황이 나옵니다. 30일에는 5월 PCE 가격지수가 발표됩니다. 연준이 가장 중요하게 지켜보는 소비자물가 지표입니다. 더불어, 29일에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는 앞으로 우리를 비롯한 반도체 업계의 3분기를 가늠할 수 있는 근거 중에 하나가 될 것입니다. 이번주에 가장 눈여겨봐야 할 지표와 종목, ‘권애리의 모닝라이브’에서 자세히 짚어봤습니다.
하루 쉬어간 뉴욕증시 빅테크 기술주들이 다시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아마존은 AI에 대한 1억 달러 투자를 발표했습니다. 전 세계가 금리를 올리고 있는 가운데, AI가 증시를 떠받치고 있는 모습입니다. “올해 안에 2번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의 발언은 시장에서 ‘이렇게’ 소화됐습니다. 전 세계가 올린다, 금리 영란은행이 이른바 ‘빅스텝’ 금리인상을 단행했습니다. 0.5%P를 한꺼번에 올렸습니다. 당초 예상보다 한 스텝 더 올린 겁니다. 이틀 전 영국의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이후로는 시장의 예상이 급변해 0.5%P 인상이 예견되긴 했습니다. 영국의 아찔한 물가는 5월에도 8.7%나 올랐습니다. 근원물가 상승세는 31년 만에 최고치였습니다. 근원물가에 포함되지 않는 식료품 가격도 무섭게 오르고 있습니다. 음료 가격은 1년 만에 18% 넘게 치솟았습니다. 보고도 믿기지 않는 숫자입니다. 영란은행으로서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을 것입니다. 8월에도 한 번 더 빅스텝 인상을 단행해 5.75% 수준의 금리까지 올라갈 거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국의 급격한 금리인상은 지난해 4분기 불안했던 영국을 떠올리게 합니다. 영국의 연기금이 한때 큰 위기에 내몰리면서 영국발 금융위기의 가능성이 심각하게 거론됐습니다. 영국이 ‘설마 우리가 이대로 쓰러지게 내버려 두겠어?’ 세계를 볼모로 잡고 무리수를 둔다는 비난까지 나왔습니다. 금리는 급격히 올라가는데, 빚 많은 영국정부가 재정지출 유지와 감세까지 선언하면서 영국 파운드화가 급락했습니다. 영국 연기금의 자산 가치가 쪼그라들게 되면서, 레버리지를 일으켜 ‘비교적 안전자산’들에 투자 중이던 영국 연기금은 마진 콜 압박을 받게 됩니다. (약속한 규모의 증거금을 채워 넣으라는 압박)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던 채권에 투자한 실리콘밸리은행이 파산 직전에 겪었던 경과와도 일맥상통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당시 영란은행이 열심히 국채를 사들여 급한 불을 껐고 영국 정부는 감세안을 철회했지만, 이후 내각이 교체되는 결말까지로 이어진 일촉즉발의 상황이었습니다. 영국 정부의 포퓰리즘도 문제였지만, 급격한 고금리화가 아니라면 발생하지 않았을 일이기도 합니다. 영국에게 또 한 번의 고금리 행진을 견딜 힘이 있을까. 경기침체는 어떤 규모로 닥칠까. 앞으로도 영국은 ‘뇌관’입니다. 영국만이 아닙니다. 사실상 전 세계가 금리를 올리고 있습니다. 2주 전 호주와 캐나다가 금리를 올릴 때까지만 해도 ‘깜짝 인상’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모두 올리고 있습니다. 노르웨이도 예상 밖의 ‘빅스텝’을 단행했고, 스위스는 0.25%P만 올렸지만 추가 인상을 예고했습니다. 터키의 경제적 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더 이상의 화폐가치 폭락과 물가폭등을 좌시할 수 없는 터키도 기준금리 8.5%에서 15%로 한 번에 점프했습니다. 잡히지 않는 물가와 경기침체에 대한 불안 사이에서 세계가 어쩔 수 없이 침체를 택하며 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런데 미국은? “2번 더 인상” 강조했지만… 이번에도 미국만 분위기가 다릅니다. 이틀째 미 의회 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은 “올해 안에 2번 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뉴욕증시는 별 반응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5월 이후 연준이 강조해 온 ‘지속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장은 아직 완전히 믿어주지 않습니다. ‘7월은 올리겠네? 그래도 설마 11월에 또?’ 아직은 이 분위기가 시장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 시장은 7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77%까지로 점치고 있지만, 11월 인상에 대해선 19.9%만이 걸었습니다. (19.9%로 높아져 온 것이긴 합니다.) 미국의 경기에 대해 하락을 예고하는 지표들이 있긴 하지만,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크게 나쁘지 않았습니다. 경기가 둔화되긴 하겠지만 ‘두려워했던 것보다는 괜찮을 것’이라는 전망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BOA는 2분기 GDP 성장률 추정치를 높여서 1.4%로 변경하기도 했습니다. ‘매파월’의 말과 달리, 결국 올해 안에 미국 금리는 한 번 오르는 데 그칠 거라는 전망이 아직은 우세한 이유입니다. 여기서 우리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미 한미 기준금리 역전폭은 역대 최대입니다. 처음 걸어보는 길입니다. 미국이 7월에 또 한 번 금리를 올린다면 한국은행은 금리동결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한국 증시에서 외인들이 슬금슬금 빠져나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만을 사들이고 있습니다.) 금리 차가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아닐 수 없습니다. 7월 이후에 우리 금리도 또, 올려야 하는 것일까요? 테슬라·엔비디아만 있나? 아마존이 있네! 테슬라와 엔비디아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동안, 공룡 아마존도 기세 좋게 상승해 왔습니다. 올해 들어서만 이 대형주가 50% 올랐습니다. 클라우드 서비스의 수요는 계속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AI 붐’에 있어서는 한 발 물러나 있는 느낌이었지만, 일단 1억 달러 투자를 발표했습니다. 아무튼 전 세계가 금리를 올리고 있는 가운데 ‘AI 붐’에 대한 기대로 빅테크 기술주들이 증시를 떠받치고 있습니다. 실적과 가이던스가 발표되는 7월이 이 기대가 좀 더 지속될 수 있을지를 판가름하는 ‘진실의 시간’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도 ‘권애리의 모닝라이브’에서 가장 빠르게, 가장 면밀하게 짚어드리겠습니다.
테슬라에 드디어 경고등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올랐다”는 경계입니다. 간밤 뉴욕증시에선 그동안 고공행진하던 빅테크 기술주들이 쉬어갔습니다. 바클레이즈가 테슬라에 대해서 “이익을 실현할 때”라는 진단과 함께 ‘비중 확대’에서 ‘비중 유지’ 투자의견을 내놓은 간밤에, 테슬라는 5.46% 하락했습니다. AI 대표 수혜주로 꼽혀온 엔비디아도 1.74% 빠졌습니다. S&P500은 소폭 하락했지만, 기술주들이 밀리면서 나스닥은 전장보다 1.21% 하락했습니다. ‘매파월’ 때문이 아니라고? ‘매파월’ 때문이었을까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미 하원에 나가 “금리를 두 번 더 올릴 수 있다”는 발언을 내놓긴 했습니다. 충분히 매파적인 발언입니다. 하지만 타임라인을 보면, 파월 의장의 의회 발언 이후 증시는 오히려 낙폭을 줄였습니다. 눈에 띄게 빠진 건 나스닥의 테크 기술주들 뿐이고, S&P500이나 다우존스나 낙폭이 제한된 하락장이었습니다. 오히려 경기 민감주인 에너지, 유통 대표 종목들이 두루두루 깨알같이 올랐습니다. 어째서일까요? 파월의 발언 전후를 살펴보면, 일성은 충분히 매서웠지만 이후에 따라온 부연에선 사뭇 뒤섞인 메시지들이 잇따랐습니다. 일단 두 번은 더 오를 수 있다는 발언 자체가 ‘뉴스’가 아닙니다. 지난주 금리동결 때 나온 연준 의원들의 새로운 금리 전망을 되풀이한 수준입니다. 그런데다 ‘퇴로’가 열려 있는 발언이었습니다. ‘고용이 견조해서 금리를 더 올려도 버틸 수 있다’는 식의 발언은 오히려 미국 경기에 대한 낙관을 확인시켜 줬습니다. 파월 외에 의회에 등장한 다른 연준 인사들의 발언은 훨씬 더 비둘기에 가까웠습니다. 시장에 “금리 또 오를 수 있어. 긴장해.”라는 메시지를 계속 던지고는 있지만, 이 정도 발언으로는 이제 긴장이 돌지 않습니다. 파월 의장의 의회 발언 직후 채권 금리는 보란 듯 소폭 하락합니다. 특히 파월 의장의 발언 중에 ‘상업용 부동산’에 대한 발언이 주목할 만합니다. 지금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어떤 상태이길래 하반기 미국 경제의 ‘뇌관’이 될 수 있다고 보는 걸까요? 장의성 미래에셋 반포WM 지점장과 함께 짚어봤습니다. 쫄지 마, 기술주?...“7월은 진실의 시간” 간밤 시장의 분위기는 결국 기술주들의 조정이 만든 것입니다. 테슬라가 너무 파죽지세가 아닌가 하는 불안, 테슬라 FSD(Full Self-Driving)에 대한 의구심, 무엇보다도 “너무 올랐다”는 판단이 간밤에는 더 우세했습니다. AI에 대한 부푼 기대와 장밋빛 전망이 이대로 이어질 수 있느냐에 대한 의문도 좀 더 커졌습니다. 과연 기술주 조정은 ‘휴식’일까요? 아니면, 본격 ‘여름 조정기’의 시작일까요? 7월은 “진실의 시간”이기도 합니다. 기업들의 실적이 발표가 이어집니다. 장밋빛 청사진이 아니라 그동안의 성적표가 말해줄 것입니다. 과연 지금까지 살짝 훔쳐본 성적표들의 전망으로는 어떨까요? 영국 인플레, 심상치 않다 간밤 가장 눈여겨봐야 할 해외 상황은 미국이 아니라 영국에서 발생했습니다. 영국 CPI(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됐는데, 5월에도 8.7%나 올랐습니다. 음료 같은 건 1년 전에 비해 20% 가까이 오르기까지 했습니다. 영국인들의 비명이 들려오는 것 같은 수준의 숫자들입니다. 영국 소비자물가 세부분석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도 31년 만에 가장 높습니다. 영란은행이 기준금리를 결정할 텐데, 당초 예상인 0.25%P가 아니라 0.5%P를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 커졌습니다. 위기의 시간이 오자, 브렉시트가 역시 영국의 발목을 잡는 것으로 보입니다. 유럽의 우산을 벗어난 영국은 물가 변동성에도 훨씬 취약해졌습니다. 이 물가를 잡으려면 금리를 올려야 하는데, 영국이 이 정도의 금리인상을 버틸 수 있는 분위기일까요? 지난해 영국발 금융위기까지 거론하게 만들었던 ‘영국 연금펀드 LDI 마진콜 위기’ 기억하십니까? 왜 지금 투자의 방향을 놓고 영국 상황을 고려해야 하는지 ‘권애리의 모닝라이브’ 안에서 좀 더 자세하게 말씀드립니다. 미-중, 또 한 차례 얼굴을 붉혔지만… 이면을 읽어라? 미중 간에 모처럼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었는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의 ‘독재자’ 발언이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캘리포니아에서 열렸던 대선 모금 행사에서 중국 얘기를 꺼냈다가, 지난 2월 미 본토 영공을 침범했던 중국 정찰풍선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시 주석을 ‘독재자’로 묘사한 것입니다. 중국 당국은 발끈했고, 미국은 ‘그렇다고 사과까지 할 일은 아니잖아’ 식으로 대응했습니다.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의 시진핑 주석에 대한 ‘독재자’ 지칭 발언은 말의 앞뒤를 좀 살펴봐야 한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중국도 외교부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공식적으로 불쾌감을 표시해 놓고, 이후에 사뭇 다른 태도를 보입니다. 우리가 읽어야 하는 행간, 무슨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요? 그동안 미국은 중국이 더 이상 미국의 패권을 넘보지 못하도록 확실히 눌러놓겠다는 노선을 견지해 왔습니다. 그런 미국의 노선에 변화의 조짐이 일고 있다는 의견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술패권 전쟁에 있어서도 중국이 더 이상 미국의 상대가 아니라는 의견입니다. 중국 리오프닝 이후에 중국 경기에 대한 기대도 빠르게 꺼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미국이 중국에 대해서 ‘관리 모드’에 돌입했다는 말까지 나옵니다. 미국은 정말로 중국에 대한 장기 계획을 수정하는 중일까요? 최소한,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권애리의 모닝라이브’에서 좀 더 자세히 다뤘습니다. 세계 양강 미중 갈등의 경로는 앞으로의 경제와 투자 방향에 장기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앞으로도 ‘권애리의 모닝라이브’에서 면밀하게 짚어드리겠습니다.
1조 달러, 우리 돈으로 1천3백조 원짜리 동전을 찍어내자는 게 도대체 무슨 소리일까? 살짝 맛이 간(?) 사람의 횡설수설인가 싶지만, 그렇지 않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대중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동시대 경제학자 중 한 명인 폴 크루그먼의 2013년 1월 8일자 뉴욕타임스 칼럼에 나오는 말이다. “자, 그 1조 달러짜리 동전 얘기 말이에요 - 법적 허점을 이용해서 재무부한테 1조 달러짜리나 그보다 더 값나가는 동전을 발행하게 시켜 가지고 연준에 입금시키고 그 돈으로 밀려드는 청구서들을 처리함으로써 ‘부채상환’ 위기를 넘기자는 얘기요- 이 계획에 진짜 관심이 크잖아요. …..(중략)….. 동전 발행 그거, 좀 꼼수긴 하죠. 그래서 뭐요? 경제적으로는 무해하잖아요. 경제적 재앙이 진행되는 걸 막으면서 정부를 벗겨먹을 수도 있죠. 물론 우리가 바라는 건 이 ‘동전 대책’이나 비슷한 전략이 있다는 걸 주지시켜서 이 부채한도 협상이 잘 끝나게 하는 거죠. 하지만 뜻대로 안 된다면, 그놈의 동전, 그냥 찍어내자고요.” 이 칼럼을 이해하려면 요즘 뉴욕 증시를 연일 들었다 놨다 하고 있는 미국의 '부채한도 협상'이 도대체 무슨 일인지 이해해야 한다. 무슨 상황인데? - 미국 부도 D-7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주 일본에서 G7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나서 이후의 순방 일정을 모조리 취소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미국이 부도납니다” 하고 못 박은 6월 1일 이전에 ‘부채한도 협상’을 마무리 짓기 위해서다. 돌아간 직후, 우리 시간으로 지난 화요일(한국시간 23일) 오후 미국 ‘실세 국회’인 하원의 대표이자 야당 공화당 소속의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을 만났다. 이 문제를 놓고 대통령과 하원의장이 만난 것만 벌써 세 번째였다. 그러나 소득은 이번에도 없었다. 협상은 결렬됐다. 이후 백악관과 의회의 실무진들이 연일 접촉하고 있지만 ‘국가부도일 D-7’인 26일까지도 아직 협상 타결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뉴욕증시는 ‘오늘도 헛수고’였다는 뉴스가 나올 때마다 조금씩 주저앉고 있다. 달러 대비 한국 돈 원화의 가치도 야금야금 다시 떨어진다. 국제 신용평가회사 피치는 일단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최상위 등급인 AAA로 유지했지만, 앞으로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국가로 주시하고 있음을 뜻하는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려놓았다. 나라가 며칠 안에 부도날 수 있다는데 AAA는 유지하고 고작 ‘부정적 관찰대상’이라니, 미국이 아니고서는 꿈도 꿀 수 없는 지위다. 단, 이것은 미국이 미국이기 때문만이 아니라 ‘국가부도 가능성’에 대한 살벌한 경고가 어차피 ‘짜고 치는 고스톱’의 일환이라고 받아들이는 지난 100년 동안의 경험치가 전제돼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짜고 치는 고스톱’이 아니라 양치기 소년의 외침이라면? 모두 알고 있다시피, 양치기 소년의 양떼는 결국 늑대에게 모조리 잡아먹혔다…)
가상자산 채굴업체들이 잇따라 파산을 알려오던 지난겨울, CNN의 런던지국 스타 기자인 안나 스튜어트가 스웨덴에서도 북극권 근처에 올라 붙어있는 도시 보덴을 방문했다. 하얗게 얼어붙은 북구의 도시에서, 그 새하얀 눈과 얼음을 모두 녹여버릴 수도 있을 정도로 거대한 규모의 가상자산 채굴장비가 뜨겁게 돌아가고 있었다. 컴퓨터 12만 대가 24시간 맹렬히 연산을 수행하며, 아직 ‘묻혀 있는’ 비트코인을 캐낸다. 수력발전소가 자리하고 있는 보덴 시에서 먼저 자기들을 초청했다는 게 채굴로 유명한 전문업체 하이브 블록체인의 변이었다. 안 그래도 에너지 전송 과정에서 손실이 있게 마련인데 발전소 옆에 딱 붙어 전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고, 채굴장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열을 처리하기도 용이하다. 보덴의 수력발전소도 돈을 벌고, 하이브 블록체인은 (아마도) 더 막대한 돈을 벌어갈 구조다. 그러나 이런 윈-윈 시나리오가 어디서나 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어쩌면, 얼어붙은 북극권의 발전소 도시 보덴처럼 지구상에 극히 한정적인 몇몇 장소에서만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볼 수 있다. 가상자산 채굴에 소모되는 막대한 전력 문제는 가상자산이 세상의 이목을 끌기 시작한 이후로 늘 논란이 돼 왔다. 왜 중요한데? - 가상자산 채굴에 쓰이는 어마어마한 전력 가상자산은 종이화폐처럼 나무를 벨 필요 없이 블록체인상에서만 존재하는 ‘깔끔하고’ 친환경적인 수단이라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탄생 초창기에야 집에서 PC 좀 돌려서도 채굴할 수 있었다지만, 이제는 수십 대의 컴퓨터를 한꺼번에 돌리는 정도로도 캐내기 쉽지 않은 비트코인을 비롯해, 가상자산 채굴에는 대체로 어마어마한 전력이 필요하다. 비트코인은 설계 단계에서 한정시켰던 총발행량의 90% 이상이 이미 채굴됐다. 이제 남은 것은 10%가 채 되지 않는다. ‘비트코인 네트워크’를 확장시키는 함수를 찾아내 블록체인상에 새 발자국을 남기는 게 곧 비트코인 채굴이라고 할 수 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새로운 발자국을 남기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다. 캐낼 수 있는 비트코인, 더 발자국을 남길 수 있는 여지가 채 10%도 남지 않은 지금의 난이도는 극상이다. 인공지능에게 시켜야 하는 학습이 너무 많아서 아예 ‘AI 반도체’를 따로 쓰는 것처럼, 이제 새 발자국을 찍기 위한 문제를 푸는 데도 ‘특수 고급 반도체’를 따로 동원할 정도다. 이 모든 연산에 드는 전력량은 말할 것도 없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안에서 가장 큰 34개 채굴장에서 쓰고 있는 전기가 300만 미국 가정이 쓰는 전기의 총합과 같은 수준이라는 분석 기사를 내놓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