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탐사보도부 '끝까지판다'팀 박현석 기자입니다.
SBS 탐사보도부가 ‘사라진 5억 원 1등 복권’을 찾아 나선 지 넉 달이 지났습니다. 복권이라는 게 그 결과를 아무도 예측할 수 없어야 하는 만큼, 그 구조가 복잡하고, 또 베일에 가려져 있을 거라 예상했지만 정말 간단치 않더군요. 되도록 감추고 싶어 하는 취재 대상, 생각보다 좁은 복권 바닥 덕분에 생각보다 취재 시간도 많이 걸렸습니다. 이번에는 지난 1월 보도에 이어, 1천 원짜리 즉석 복권의 오류와 엉터리 뒷수습 문제를 한층 더 깊이 파고들었습니다. 무슨 상황인데? 재작년 9월 1천 원짜리 즉석 복권에서 육안상 당첨과 시스템상 당첨이 일치하지 않는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오류 발견 시점에는 전체 4천만 장 가운데, 천 5백만 장이 이미 팔렸고, 2천 5백만 장이 남아 있는 상태였습니다. 복권 발행기관인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와 수탁사업자인 동행복권은 사흘 만에 오류로 추정되는 복권 20만 장을 조용히 회수했습니다. 그리고는 나머지 2천5백만 장, 2백5십억 원어치가 다 팔릴 때까지 오류도, 회수 사실도 알리지 않았습니다. 문제는 1등 복권 8장이 인쇄된 채 시장에 풀렸는데, 5억 원짜리 1등 복권 한 장이 끝내 나타나지 않은 겁니다. 회수한 20만 장 안에 그게 들어 있었던 건 아닐까, 동행복권과 복권위는 그걸 알고 팔았을까, 모르고 팔았을까 궁금했습니다.
복권 1등 한 장이 끝내 나오지 않은 회차가 있습니다. 내부 폭로를 통해 원래부터 이 '1등 한 장'이 없었을 가능성도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복권 업체는 이 사실을 알고도 쉬쉬하면서 2,500만 장을 판매했습니다. SBS 탐사보도부는 '사라진 1등 복권'에 대해 취재했습니다. 무슨 상황인데? 재작년 9월 천 원짜리 즉석 복권 '스피또 1000 58회차'에서 오류가 발생합니다. 육안상으로는 당첨인데, 판매점 바코드를 찍어보면 미당첨으로 떴습니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와 수탁사업자인 동행복권이 원인 파악 후, 오류 복권을 특정해 이미 출고된 물량 포함, 총 20만 장을 시장에서 회수 및 분리 조치합니다. 그리고 나서는 일부 언론에 이 사실이 보도될 때까지 입을 꾹 다물었습니다. 회수 사실이 알려졌을 때는 99% 넘게, 사실상 거의 다 팔린 뒤였습니다. 58회차 당첨 복권의 당첨금 지급 기한이 다음 달 말까진데, 아직 1등 5억 원 1장, 2등 2천만 원 5장이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다른 회차랑 비교하면 차이가 납니다. 57~62회 사이에 1등이 안 나온 건 58회차가 유일하고 2등이 나오지 않은 회차도 57회차 때 1장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