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탐사제작부 백운 기자입니다. 그게 무엇이든, 계속 써보겠습니다.
넓은 공간에서 음식을 먹고 사진도 찍을 수 있는 대형 카페가 요즘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가게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차도 막히고 주차할 공간도 부족해지다 보니까 그 동네에 원래 살던 사람들과 갈등을 빚는 경우도 있습니다. 인천 중구의 한 마을 진입로. 좁은 도로가 차량으로 붐빕니다. 마을 밖 임시 주차장 앞에도 긴 줄이 늘어섰습니다. 주민 700명 남짓인 작은 마을에 교회를 리모델링한 대형 카페가 들어서고 벌어진 풍경입니다. 휴일마다 반복된 주차 전쟁에 아예 트랙터로 길을 막아버리기까지 했습니다. 카페 측도 난감합니다. 인천시 조례에 따른 법정 주차 대수는 면적 134㎡당 1대입니다. 면적 약 1천500㎡인 이곳은 11대 규모의 주차장만 갖추면 되는데, 65대 규모 주차장을 갖추고 개업했지만 역부족이었던 것입니다. 건축 허가를 내준 지자체는 위법 사항이 없다는 이유로 갈등 해결에 손을 놓고 있습니다. 주민과 갈등 끝에 카페 측은 최근 사비를 들여 70대 규모의 임시 주차장을 추가로 마련했고 주차요원도 늘렸습니다. 초대형 카페가 유행을 타고 늘면서 기존 허가 규정으로는 방지할 수 없는 주민 불편이 생기는 만큼 행정당국도 달라져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카페 측도 온라인 예약 시스템 도입 등 주차 수요 분산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취재 : 백운 영상취재 : 김태훈 편집 : 홍경실 구성 : 김이슬 작가 : 김채현 CG : 서현중, 장지혜
2차 세계대전 시기 영국 총리였고 노벨문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윈스턴 처칠. 그는 1932년 한 잡지에 실린 ‘50년 뒤의 세계’라는 기고문에서 이런 예언을 했습니다. “우리는 닭을 통째로 기르는 바보 같은 짓을 할 필요 없이 적절한 도구로 각 부위를 키워낼 수 있을 것이다.” 비록 시기는 조금 틀렸지만, 그 예언은 이제 현실이 됐습니다. 바로 배양육(cultured meat)이란 이름으로. 배양육이란 소나 돼지 등 동물의 세포를 키워 만들어낸 고기를 말합니다. 동물로부터 추출한 줄기세포를 ‘배양액’과 함께 배양하면 세포 1개가 2개, 4개, 8개 이렇게 2배씩 불어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배양육 전문기업 ‘씨위드(Seawith)’를 운영하고 있는 이희재 공동대표에 따르면 대략 한 달 정도면 1만 배 이상으로 양이 불어난다고 합니다. 배양육의 맛과 영양은 기존 식육과 큰 차이가 없고, 배양 과정에서 지방 비율을 조절하거나 식물성 지방으로 바꿀 수 있어 맛과 영양을 조절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한우 세포를 키우면 한우 같은 특정 품종만 키울 수 있고, 삼겹살처럼 돼지고기 중 한국인의 수요가 높은 부위만 따로 키우는 것도 가능합니다. 왜 중요한데? 전 세계가 배양육에 주목하는 건 인구 증가로 인한 식량 위기뿐 아니라 기후 위기까지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묘수이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약 35% 정도가 먹는 것과 관련됐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소고기가 더욱 눈총을 받아 왔습니다. 사육 소가 일상에서 배출하는 메탄 때문입니다. 메탄은 온실 효과가 이산화탄소의 80배에 달해 지구 온난화의 주범으로 꼽혀 왔죠. 소 4마리가 1년 동안 배출하는 온실 가스는 자동차 1대와 비슷합니다. 전 세계 인구도 2050년이면 100억 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 자연스레 소고기 수요는 더 늘고, 이를 생산하기 위해 더 많은 메탄이 배출될 수밖에 없습니다. 서울대 푸드테크학과장인 이기원 교수는 온실 가스를 대량으로 내뿜는 육류 생산 방식을 바꾸지 않고는 인류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