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을 좋아하는 생계형 과학자입니다. 얼음 안에서 일어나는 재미있는 화학현상들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극지방 얼음에서 일어나는 화학현상들이 극지방과 지구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고 있습니다. 요즘은 얼음에서 일어나는 특이한 화학반응들을 바탕으로 우리 실생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여러 가지 응용 기술에 대한 연구도 시작했습니다. 얼음이 간직한 재미난 비밀에 대해 평생 연구하고 싶은 극지 과학자입니다.
[스프] 4월 26일 8뉴스는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 소식을 집중적으로 보도했습니다. 한미 양국이 핵협의그룹을 창설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워싱턴 선언과 우주 협력을 위한 투자 유치, 우크라이나 지원 등 다양한 방미 협의 내용에 대해 다뤘습니다. (23. 4. 26.) <앵커>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26일) 밤,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합니다. 회담을 마친 뒤에 두 정상은 이른바 워싱턴 선언을 함께 내놓을 예정입니다. 정상회담이 열릴 미국 워싱턴을 바로 연결해 보겠습니다. 김기태 기자, 이제 몇 시간 남지 않았는데, 먼저 회담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부터 설명해 주시죠. <기자> 네, 이곳은 잠시 뒤 한미 정상회담이 열릴 백악관 앞입니다. 이곳 백악관 주변 도로 곳곳에는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걸려 있는 모습 볼 수가 있고요. 또 이쪽으로 진입하는 차량 통행, 또 제 뒤로 보이는 정원으로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되기 시작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두 번째 국빈인 윤 대통령을 위해 백악관도 만반의 준비를 마쳤습니다. 회담에 앞서 우선 백악관 앞마당인 사우스론에서 공식 환영식이 진행됩니다. 이후 의장대 사열과 예포 발사로 최고 수준의 예우를 선보일 것으로 보입니다. 이어 두 정상은 양국 외교장관과 안보실장만 배석하는 소인수 회담에 이어 확대 정상회담을 마친 뒤 로즈가든으로 이동해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직접 회담 결과를 발표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제 회담이 끝나고 나서 이제 두 정상이 함께 워싱턴 선언이라는 걸 발표한다는 거잖아요. 그러면 거기에는 어떤 내용이 담기게 됩니까? <기자> 네, 북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별도 문서에 담기로 했다는 소식을 전해 드렸었는데, '워싱턴 선언'이라는 이름의 공동 선언으로 나올 예정입니다. 특히 한미 간 핵협의그룹, NCG를 창설하는 내용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잠시 후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회담 전에 윤 대통령 부부가 미국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미리 만났는데, 그 내용도 끝으로 전해 주시죠. <기자> 양국 정상 부부는 회담 하루 전에는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을 함께 찾아 헌화했습니다. 미국 측이 마련한 친교 행사인데, 엄숙한 분위기 속에 70주년을 맞는 한미동맹의 의미를 되새겼습니다. 정상회담과 공동기자회견을 마치면 윤 대통령 부부는 백악관에서 열리는 국빈 만찬에 참석합니다. (23. 4. 26.) <앵커> 우리와 미국이 핵협의 그룹을 만든다는 게, 잠시 뒤 나올 워싱턴 선언의 핵심 내용입니다. 핵 운용 협의체, 이렇게도 말할 수가 있겠는데, 자세한 소식은 현재 워싱턴에서 취재하고 있는 한상우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정상회담에 앞서 한미 양국의 사전 발표로 윤곽이 드러난 워싱턴 선언의 핵심은 핵협의그룹 NCG의 창설입니다. 양국 외교 국방 채널이 참여하는 핵 운용 협의체로 미국이 북대서양 조약기구 나토와 운영하는 핵기획그룹 NPG와 유사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도운/대통령실 대변인 : 이를 통해서 확장 억제의 정보 공유, 공동 기획, 공동 실행을 포괄하는 메커니즘이 더욱 유기적으로 작동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중대한 사태에 대한 계획을 어떻게 구상하는지 한국의 이해를 돕고, 숙의 과정에서 한국이 목소리를 낼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양국 국방, 외교 차관이 참여한 확장억제협의체, EDSCD가 사실상 1년에 한 차례 논의도 이뤄지지 않았던 만큼 핵협의그룹이 신설되면 기존 협의체를 대체할 걸로 보입니다. 워싱턴 선언에는 또 핵탄두를 탑재한 미국 전략핵 잠수함 같은 전략 자산을 더 자주 전개하는 내용도 담을 걸로 알려졌습니다. 나토의 핵기획그룹과 유사하지만, 한국의 자체 핵무장이나 전술핵 재배치가 없다는 점이 결정적 차이입니다. 확장억제를 강화하는 대신 한국은 핵확산금지조약, NPT 준수를 선언에 명문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의 핵 공격 시 핵 보복에 대한 부분 역시 명시적으로 표현하지 않을 방침으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정상회담을 앞두고 기본적인 틀은 정해졌지만 양국 정상 간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의 변동은 있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23. 4. 26.) <앵커> 이 내용은 정치부 엄민재 기자와 더 살펴보겠습니다. Q. '핵협의 그룹' 우리의 역할은? [엄민재 기자 : 쉽게 말하자면 핵협의 그룹을 통해 미국이 북한 핵 대응을 할 때 우리도 많이 개입하자는 겁니다. 전문가들은 가장 중요한 첫 단추가 북핵 대응 정보 공유라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의 전략 자산이 언제, 어느 지역에, 어떤 형태로, 얼마나 전개될지 정보가 공유되면 한국 입장에서는 확장억제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신뢰할 수 있게 되는 거죠. 다만 핵 사용 최종 결정권은 미국 대통령의 독자 권한으로 봐야 합니다. 그래서 핵 운용 과정에 관여는 못하더라도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절차를 확보하자는 차원에서 공동 기획이라는 개념이 나오는 것으로 보입니다.] Q. 다른 나라 '핵우산'과 차이점? [엄민재 기자 : 현재 미국이 핵우산을 제공하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 호주뿐만이 아니라 유럽 나토 회원국 등 30여 국에 이릅니다. 미국은 일본에 대해 1951년 미·일 안전보장 조약에 근거해서 핵우산을 제공하고 있고, 호주에 대해서도 1994년 호주 국방백서에서 처음 이를 명시했는데요. 핵우산을 공동 성명에 넣거나 별도의 문건을 통해 발표하지는 않았습니다. 미국과 나토는 핵 공유 협의 기구를 창설해 운용하고 있지만, 독일 등 5개 나라에 미국의 전술핵이 배치되어 있다는 점에서 우리와는 사정이 조금 다릅니다.] Q. '실효적 운용' 하려면? [엄민재 기자 : 북핵 불안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핵 보복을 강력하게 예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워싱턴 선언에 이런 부분이 담길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의 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협의체가 실효적으로 운영돼 우리 입장이 적극적으로 반영되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다만 전술핵 배치가 어려운 상황에서 이번 협의체 구성만으로는 실질적 변화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23. 4. 26.) <앵커> 윤석열 대통령은 나사 우주센터를 찾아 우리와 미국의 우주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지난 사흘 동안 우리 돈으로 7조 원대의 투자를 유치했다고도 밝혔습니다. 이게 어떤 부문인지 정준호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항공우주국 NASA의 고다드 연구센터를 찾았습니다. 해리스 미국 부통령 겸 국가우주위원장이 안내를 맡았고, 미국의 유인 달 탐사 프로그램 '아르테미스'의 우주비행사 후보였던 한국계 조니 킴도 참석했습니다. 양국은 우주과학 협력을 위한 공동 성명서에 서명했습니다. 한국의 수소연료전지를 우주 탐사에 활용하고, 달 궤도를 도는 유인 우주정거장 '게이트웨이' 건설 시 협력하는 방안 등이 포함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 그간 양국의 우주 협력이 명실상부한 우주 동맹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올 연말 우리나라의 우주항공청이 설립되면 나사 측과의 협력은 더 속도를 낼 전망입니다. 방미에 동행한 한국 기업인과 미국 측 인사들이 참여한 가운데 우리 기업의 현지 진출과 미국 기업이 한국에 투자를 늘리는 방안도 논의됐습니다. 대통령실은 방미 사흘간 수소, 반도체, 첨단산업 등의 분야에서 모두 59억 달러, 우리 돈 7조 9천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습니다. 넷플릭스가 밝힌 4년간 25억 달러 투자, 미국 코닝사의 5년간 15억 달러, 그리고 오늘(26일) 공개된 6개 미국 기업의 추가 투자액 19억 달러를 합한 금액입니다. [최상목/경제수석 : 양국 기업들의 관계가 이미 첨단 산업의 공급망과 첨단기술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서로를 필요로 하고 있고….] 투자 유치 발표는 투자 신고식을 개최한 것으로, 추후 실질적인 투자 계약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또 수년간에 걸쳐 이뤄질 투자들인 만큼 정부 차원의 지속적인 관리도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23. 4. 26.) <앵커> 오늘(26일) 정상회담에서는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문제를 놓고도 이야기가 오갈 것으로 보입니다. 윤 대통령은 회담을 앞두고 미국의 한 방송사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조건부 무기지원 가능성을 거듭 내비쳤습니다. 자세한 내용 김영아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미 NBC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에 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최전선의 상황이 변할 때나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를 지원해야 할 때가 온다면, 한국이 국제사회의 노력을 외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의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지난 19일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제기한 조건부 무기 지원 가능성을 거듭 내비친 겁니다. 윤 대통령은 당시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나 대량 학살, 중대한 전쟁 범죄 등을 무기 지원의 조건으로 들었습니다.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과 관련, 미국의 압력을 느끼냐는 질문에는 "그런 압력은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타이완 문제와 관련해 "힘으로 현상을 바꾸려는 어떤 시도에도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또 "타이완 해협의 평화와 안정이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 정부의 입장은 일관된다"고 말했습니다. 중국 정부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정부 입장에 변함이 없음을 강조한 것으로 타이완 문제 역시 이번 회담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논란이 된 미국 정부의 기밀 문건 유출과 관련해 "사실과 다른 내용이 많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이 문제가 한미 동맹을 지지하는 철통 같은 신뢰를 흔들 이유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23. 4. 26.) <앵커> 우리와 미국의 이번 정상회담을 유심히 지켜보는 나라가 있습니다. 바로 중국입니다. 중국에서는 한국이 미국을 따르는 게 한반도 안보 정세에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이 소식은 베이징에서 정영태 특파원이 전해왔습니다. <기자>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을 기쁘게 하려고 역사를 무시하고 일본에 무릎을 꿇었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놨습니다. 윤 대통령의 일본 관련 워싱턴포스트 인터뷰 논란과 미국 방문을 묶어 맹목적으로 미국과 일본을 따르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특히 "친미 외교는 한반도에 큰 위험을 가져올 뿐"이라며 "한국은 미국이 다른 나라를 공격하는 총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국이 미국만 따르다 중국, 러시아와 관계가 손상될 경우 한반도 안보 정세에 도움이 안 될 거"라고 경고한 겁니다. 관영 CCTV는 중국 고전 수호지에 나오는 '투명장'까지 거론했습니다. 불법 단체 가입 전 충성심을 증명하기 위해 일부러 나쁜 일을 해 보이는 건데,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가능성과 타이완 관련 발언, 대일 외교를 미국 방문에 앞서 내놓은 3대 투명장, 일종의 충성 맹세로 비하했습니다. 유명 국수주의 논객 후시진 환구시보 전 편집인은 '미국에 노비처럼 무릎을 꿇었다' 같은 막말을 쏟아냈습니다. [후시진/전 중국 환구시보 편집인 : 중국과 러시아, 북한이 같이 한국을 손보면 낭패에 빠질 텐데 미국 아빠와 일본 삼촌은 절대 안 도와줄 겁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주 '말참견, 불장난' 등 거친 표현으로 반발했던 것에 비해 오늘(26일)은 한중간 민감한 문제 처리에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할 뿐,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았습니다. 타이완 문제나 반도체 공급망 공조 등과 관련한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지켜본 뒤 대응 수위를 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북쪽과 남쪽 끝 극단적인 곳에서 극한 체험하면서 연구하는 '극적인 사람들'. 보통 사람들은 일생에 한 번 가기도 힘든 남극과 북극을 수시로 오가며 연구 활동을 펼치는 극지연구소 사람들과 스프의 콜라보 프로젝트! 기후 변화의 최전선에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글: 김기태 극지연구소 저온신소재연구단 책임연구원) 우리 주변엔 많은 얼음이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담수의 80% 이상이 얼음으로 존재한다. 이 얼음은 우리를 웃게도 하고 울게도 한다. 얼음 때문에 우리는 스키와 스케이트 같은 겨울 스포츠를 즐길 수 있고, 무더운 여름에 시원한 음료를 마실 수 있으며, 생선이나 음식들이 빠르게 상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만약에 얼음이 없다면 많이 불편하고 허전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겨울철 인도와 도로를 미끄럽게 만들어 크고 작은 사고의 원인을 제공하기도 하고 겨울철 수도관 동파와 같은 불편함을 일으키기도 한다. 우리는 이러한 얼음에 대해서 과학적으로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지금까지 밝혀진 얼음의 종류가 무려 20가지가 넘는다는 사실, 얼음이 완전한 고체가 아니라 액체와 고체의 혼합물이라는 사실, 따뜻한 물이 차가운 물보다 더 빨리 얼음이 된다는 사실, 지구가 온통 눈과 얼음으로 뒤덮여있던 시절이 있었다는 사실, 매년 미국 면적의 2.5배가량의 얼음이 얼고 녹는다는 사실, 얼음에서 어떤 화학반응들은 엄청나게 빠르게 진행된다는 사실(일반적으로 온도가 낮아지면 화학반응은 느리게 진행된다 : 아레니우스식)들은 아마 일반인 대부분은 전혀 모르는 얼음에 관한 진실일 것이다. 지난 수십 년간 극지연구 선진국을 중심으로 진행된 얼음에 관한 연구들은 남극과 북극 빙하의 이동, 바다얼음의 면적 변화, 눈과 얼음에 의한 태양 빛의 반사 능력 등과 같은 거시적이고 얼음의 물리적인 특성에 집중되어 있었다. 이후, 1995년에 남극 성층권 오존층 파괴 과정이 성층권 얼음표면에서 일어나는 염소분자의 화학반응 때문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얼음에서의 화학반응에도 과학자들이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얼음에서 일어나는 이상한 화학반응 극지연구소의 얼음 화학 연구 프로젝트 극지연구소에서는 동결되는 과정에서 혹은 얼음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에 대해 최근 해양수산부의 지원을 받아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연구를 통해 얼음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들이 단순히 느리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수용액보다 수십만 배 이상으로 빠르게 일어날 수도 있고, 우리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방향으로 화학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처럼 얼음에서 특이하게 일어나는 화학반응들은 물이 얼음으로 변할 때 물에 녹아있던 성분들이 얼음결정들 사이에 존재하는 얼지 않는 영역(*준-액체층, 유사액체층)에 높은 농도로 모이게 되는 일명 ‘*동결농축효과’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준-액체층, 유사액체층(Liquid-Like Layer) : 얼음 결정 사이 경계면이나 표면에서, 완전히 얼어붙지 않은 물이 액체와 유사한 성격을 띤 채 존재하는 공간 *동결농축효과(Freeze concentration effect) : 물이 얼음으로 바뀌는 과정에 특정 성분들이 준액체층으로 모이면서 해당 성분의 농도가 수천에서 수십만 배 이상 증가하는 현상 저온 광학현미경으로 관찰한 얼음 결정과 얼음 결정 사이의 준액체층 사진 이러한 얼음에서 일어나는 특이한 화학반응들은 눈과 얼음이 엄청나게 존재하는 극지방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일어날 수 있고 이로 인해 극지에서만 관찰되는 여러 가지 자연현상들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우리는 얼음 안에서 진행되는 화학반응들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와 이러한 이상한 화학반응들이 극지방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하고,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우리의 실생활에 응용이 될 수 있는 부분은 없는지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다. 얼음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이 기후변화에 영향을 미친다고? 얼음에서 빠르게 생성되는 철 이온과 요오드 기체 모식도 우리는 다양한 실험을 통해 얼음 화학반응이 기후변화와 관련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철(Iron) 이온은 우리 인간뿐 아니라 식물과 동물의 생장에 있어서 꼭 필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특히 남극 바다에는 철이 부족하기 때문에, 남극해 미세조류의 성장이 생물이 이용가능한 철의 농도에 의해 좌우된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남극 바다에 철 이온이 어떻게 공급되는지가 매우 중요하게 여겨져 왔다. 또한, 극지방 대기 중에 있는 요오드 기체는 극지방 구름 생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태양 빛을 반사시키는데 영향을 미쳐 궁극적으로 기후변화와 관련이 있다. 극지연구소는 다양한 실험과 현장검증을 통해 극지방 얼음에서 일어나는 ‘동결농축효과’에 의해 생물이 이용가능한 철 이온과 요오드 기체 등이 매우 빠르게 생성됨을 밝혔다. 이렇게 생성된 요오드 물질은 대기 중 구름 생성을 촉진시켜 태양 빛 세기에 영향을 주게 된다. 또한, 철 이온은 해양미세조류의 성장을 돕고, 활성화된 미세조류들은 더 많은 대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게 된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극지방에 존재하는 얼음이 기후변화와 관련된 물질의 생성과 어떠한 관련이 있는지 단서를 제공하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지구온난화 또는 기후변화로 인해 극지방 얼음이 줄어들 경우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지에 대한 예측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냉동실에 넣어둔 오염물질이 깨끗해진 사연 2000년대 초, 체코 마사릭대학의 ‘Petr Klan’ 교수 연구팀에서 얼음 내부에서 특정 오염물질의 화학변화가 액상과 매우 다르게 진행되고 그 결과 원래의 물질보다 훨씬 독성이 강한 물질이 생성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보고했다. 극지연구소 저온신소재연구단에서는 얼음에서 오염물질들이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해 지속적으로 연구한 결과 특정 오염물질들은 동결이 되면서 빠르게 독성이 사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최근에는 이러한 얼음에서 일어나는 특별한 화학반응을 이용해 오염물질을 제거하고 유용한 물질을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도금공장이나 LCD 공장에서 배출되는 6가크롬과 요오드 물질이 섞은 폐수를 얼렸을 때 1급 발암물질인 6가크롬의 독성이 매우 빠르게 사라지고, 요오드는 산업에 사용가능한 형태로 바뀌는 것을 실험을 통해 밝혔다.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얼렸는데 독성이 사라지다니... 얼음에서 일어나는 특이한 화학반응에 의해 6가크롬은 제거되고, 요오드화물은 산업에서 활용가능한 요오드분자로 전환됨 남극과 북극 주변국들 뿐 아니라 중·저위도 지방에서 배출된 환경오염물질들은 강, 대기, 해수를 통해 극지방으로 이동한다. 이러한 오염물질들은 빙하, 해빙, 눈 등에 침착되어 눈이나 얼음에 갇히게 되며 궁극적으로 얼음에서의 화학반응을 거치게 된다. 과연 이렇게 얼음에 갇혀버린 오염물질들의 독성은 어떻게 변화될까? 그리고, 기후변화로 인해 극지방에 있는 얼음들이 많이 녹는다면 함께 환경으로 배출되는 오염물질들은 주변 생태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아직 얼음에서 일어나는 화학반응이 환경오염물질의 독성 관점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지, 부정적인 역할을 하는지 일반화하기는 어렵다. 이에 따라 다양한 환경조건에서 다양한 오염물질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며, 그 연구결과는 극지방으로 유입되는 오염물질을 규제하는 국제기구에도 공유되어 적절한 규제방안이 마련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