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미국 조리사 협회 총주방장 심사위원(ACE) 및 총주방장(CEC), 2012 World Gourmand Cookbook competition Best TV celebrity chef in Korea, 올리브 TV '테이스티 로드 2', 이현우의 오감도 등 요리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뉴욕을 먹다'외 다수의 요리책을 저술하였습니다.
먹방과 레시피, 와인 등 우리가 먹고 마시고 즐기는 모든 것들의 이야기. 스프에서 맛깔나게 정리해드립니다. 뉴욕에서 꼭 맛보아야 하는 음식은 무엇일까? 두툼한 스테이크일 수도 있고, 우리에게 익숙한 햄버거를 떠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뉴욕을 방문하는 여행객들 사이에서 '뉴욕의 정체성 그 자체인 델리'라 불리며 고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성지순례하듯 찾는 곳이 있다. 바로 '카츠 델리카트슨(Katz's Delicatessen, 카츠 델리)이다. 오늘은 뉴욕의 파스트라미 샌드위치와 유대인의 음식 문화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한다. 1989년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When Harry Met Sally...)'에서 유명한 장면이 촬영된 공간이기도 하다. 영화 속에서 해리(빌리 크리스탈)와 샐리(맥 라이언)이 점심을 즐기다 성적인 이야기를 나누는데, 이후 '연애와 성에 관한 솔직한 대화'라 평가받으며 수많은 패러디를 만들어 냈다. "저 여자 먹는 거 주세요" "I'll have what she's having" - AFI 선정 가장 위대한 영화 대사 33위 현재도 카츠 델리에는 이 장면이 촬영된 자리 위에 작은 간판이 붙어 있고, 관광객들 사이에선 필수 인증샷 장소이기도 하다. 1888년 'Iceland Brother'란 이름으로 시작한 이곳은, 1903년부터 카츠 형제가 인수하면서부터 현재의 이름으로 변경하였다. 뉴욕의 로어 이스트 사이드에 자리 잡고 있는데, 이 동네는 초기 유대인들이 밀집해서 살고 있었던 지역이었다. 또한 카츠 델리는 유대인이 운영하는 가게였기에, 유대인 이민자들 사이에서 지역 공동체를 이끄는 중요한 사교 공간이기도 하였다. 특히 1, 2차 세계대전 당시 전 세계의 전쟁터에 '살라미를 보내자(Send a Salami)'라는 캠페인으로 미국 내에서 아주 유명한 공간으로 자리 잡게 된다. 현재도 카츠 델리에는 하루 수천 명의 관광객들이 방문하며, 연간 45만 명, 6800kg 이상의 파스트라미를 판매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유대인의 음식 '코셔(Kosher)'란? 코셔는 히브리어로 '적법한' 또는 '허용된'이라는 뜻으로 유대교의 율법에 맞춰 허용된 음식과 조리 방식을 뜻한다. 유대인들은 율법에 맞추지 않으면 음식의 맛과 상관없이 음식을 먹지 않을 정도로 상당히 까다롭다. 기본적으로 육류와 유제품을 동시에 섭취하지 않으며, '셰히타(Shechita)'라는 전통적인 도축 방법에 따라 준비된 고기만 사용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조리 도구의 사용이나 돼지고기, 토끼고기 등 먹을 수 없는 음식들도 정해져 있으며, 코셔 식당을 운영하려면 유대인 지도자의 인증을 받아야 한다. 정통 코셔 음식으로는 '파스트라미 온 라이(Pastrami On Rye; 얇게 썬 훈제 소고기를 호밀빵에 넣고 머스터드 소스를 곁들인 샌드위치)', 콘 비프 샌드위치(Corned Beef Sandwich; 소고기 양지를 절여서 만든 샌드위치), 마쪼 볼 수프(Matzo Ball Soup; 유대인식 빵을 반죽해 만든 만두를 넣은 치킨 수프), 치킨 누들 수프(Chicken Noodle Soup; 닭고기와 달걀 국수가 들어간 전통 수프), 크니쉬(Knish; 감자, 고기, 야채 등을 넣고 만든 유대식 파이) 등이 있다. 하지만 유대인 지도자의 인증을 받고 운영하는 건 너무나도 힘들고 소비자 트렌드와도 맞지 않아 '코셔 스타일(Kosher-Style)'이라는 단어가 나왔다. 코셔 스타일의 델리에서는 전통을 따르면서 변화를 선택한 메뉴들을 제공한다. 예를 들면 코셔 식당에서는 호밀빵(Rye Bread)에 고기를 얹고 마요네즈나 치즈를 배제하고 오직 머스터드 소스만 사용하지만, 코셔 스타일의 식당에서는 치즈도 들어간 '루벤 샌드위치(Reuben Sandwich)'를 판매한다. 현재 뉴욕에서 볼 수 있는 대부분의 식당들이 '코셔 스타일'인 것이다. 뉴욕에서 인기 있는 코셔 스타일의 식당 2nd 애비뉴 델리 (2nd Avenue Deli) : 1954년 오픈한 곳으로 유대인 요리와 샌드위치로 유명 마일 앤드 델리카트슨 (Mile End Delicatessen) : 몬트리올 스타일의 유대인 델리, 훈제 고기 샌드위치로 유명 러스 앤 도터 (Russ & Daughters) : 훈제 연어 베이글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곳 살즈 델리 앤 다이너 (Sarge's Delicatessen & Diner) : '몬스터 샌드위치'라 불릴 정도로 두꺼운 샌드위치를 판매
먹방과 레시피, 와인 등 우리가 먹고 마시고 즐기는 모든 것들의 이야기. 스프에서 맛깔나게 정리해드립니다.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스낵인 '치토스'를 생산하는 프리토레이(Frito-Lay)사는 최근 조금 특별한 맛의 치토스 출시를 밝혔다. '위험할 정도로 맛있는 치토스 플레이밍 핫 딜 피클(dangerously "dill-icious" twist, Cheetos Flamin' Hot Dill Pickle)'이다. 한국에서는 피클을 달콤새콤하게 먹는 편이지만 미국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피클맛이 있다. 그중에서도 '딜 피클(Dill Pickle)'은 한국의 동치미를 먹는 것처럼 신맛이 특징인데, 대중적이진 않아도 꽤 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는 맛이다. 치토스의 플레이밍 핫은 매운맛으로 매니아층이 탄탄한데, 여기에 시큼한 피클 맛을 추가한다는 것은 지금까지 생각해보지 못한 또다른 특별한 도전이다. 하지만 이렇게 새로운 맛이 나오는 이유는 간단하다. '피클' 해시태그(#pickle)는 틱톡에서 40억 뷰를 기록했고, 핀터레스트에서는 '피클'이 2025년 주요 트렌드이다. 스낵의 소비 대상인 미국 Z세대에게 '매콤-시큼'한 맛은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은 익숙한 맛이 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번 시간에는 이처럼 미국에서 흔하지 않지만 색다른 맛을 소개해 본다. 핫 허니(Hot honey) '핫 허니'라고 해서 뜨거운 꿀을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미국에서 '핫 허니'라고 하면 '매운맛 꿀'로 잘 알려져 있는데, 알싸한 맛의 매운맛과 꿀의 달콤한 맛이 어우러져 독특한 맛을 낸다. 현재 미국에서 핫 허니는 '마이크 핫 허니(Mike's Hot Honey)'란 브랜드로 통용되는데, 실제로 이 소스를 만든 사람은 'Mike Kurtz'다. 마이크는 뉴욕에서 피자를 먹을 때 꿀과 핫소스를 곁들이는 것을 좋아했는데, 어느날 이를 좀 더 쉽게 먹는 방법을 생각했다. 그렇게 만들어 진 것이 바로 매운 꿀인 '핫 허니'다. '제가 처음으로 피자에 꿀과 고추를 합친 맛을 먹었을 때,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The First time I tasted the combination of honey and chili peppers on pizza it blew my mind.) - Mike Kurtz 그는 2010년경 이 소스를 만들어 그가 자주 가던 피자가게에서 사용했지만, 이후 너무나 많은 사람들의 인기를 얻게 되면서 공식적으로 제품을 출시하게 되었다. 이후 미국내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수출되며 많은 사랑을 받는 제품이 되었다. 버팔로윙 소스(Buffalo Wing Sauce) 시큼하면서 매콤한 버팔로윙 소스. 달콤한 한국식 양념 소스 맛에 익숙한 한국사람이라면 '이런 기괴한 소스를 왜 먹어?'라고 불평하겠지만, 이 맛에 한번 빠지고 나면 끊을 수 없는 미묘한 매력에 빠지게 된다. 미국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버팔로윙 소스는 널리 알려진 것처럼 뉴욕 주 버팔로 시에 위치한 앵커 바(Anchor Bar)에서 만들어졌다. 맥주를 판매하던 그의 가게에서 손님들에게 바 메뉴로 대접할 특별한 것을 만들다 완성해 낸 것이 바로 '버팔로 소스'다. 주방에 있던 식초와 카이엔 페퍼가루, 핫 소스, 버터 등을 섞어 소스를 만들었고 여기에 튀겨낸 닭날개를 묻혀낸 것이 그 시초다. 매운맛과 식초의 톡 쏘는 맛이 특징인데, 미국사람들은 이마저도 블루치즈 드레싱이나 렌치 드레싱이 푹 찍어 먹는다. 현재는 프랭크 레드 핫(Frank's Red Hot)사의 제품이 가장 유명한데, 이는 1964년 버팔로윙을 만들 당시 프랭크 레드 핫 사의 핫 소스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더티 마티니 (Dirty Martini) 미국의 영화나 드라마를 보다 보면 쉽게 볼 수 있는 마티니 칵테일. 제임스 본드의 영화속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마티니 칵테일을 한 번쯤을 본 적은 있을 것이다. 더티 마티니(Dirty Martini)는 전통적인 마티니를 변형한 칵테일인데 캔 올리브의 주스를 넣어 짠맛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처음 맛을 보는 사람은 소금물을 가득 담은 짠물 칵테일을 먹는다고 퉁명스럽게 항의하는 것도 쉽게 볼 수 있다. 더티 마티니는 뉴욕의 바텐더 존 오코너(John O'Connor)가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기원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기존의 마티니는 진과 드라이 베르무트를 섞어서 만드는데, 장식으로 올리브를 올린다. 여기에 사용하는 올리브는 보통 캔 올리브인데 올리브와 올리브 주스가 가득하다. 더티 마티니는 이 올리브 주스를 사용하는데, 올리브 주스가 맑고 투명한 마티니를 변하게 만든다고 '더티(Dirty)'라는 이름이 붙여지게 되었다. 더티 마티니는 루즈벨트 대통령이 사랑한 칵테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 당시 백악관에서 손님들을 위해 많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사진 : 게티이미지
먹방과 레시피, 와인 등 우리가 먹고 마시고 즐기는 모든 것들의 이야기. 스프에서 맛깔나게 정리해드립니다. 한국에서는 '햄'이나 '스팸'을 한국 사람들만 좋아하고, 미국에서는 먹지 않는 값싼 음식이라는 인식이 있다.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 미국에서도 제대로 만든 햄은 특별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데, 이번 시간에는 미국의 특별한 돼지고기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소고기 vs 돼지고기 미국 사람들이 돼지고기보다 소고기를 선호하게 된 시기는 19세기~20세기 초반인데, 19세기 중반 서부 개척과 함께 목축업이 크게 발전하면서 소고기의 생산과 소비가 급격히 증가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 정부는 20세기 초 대규모 농업 및 목축업을 지원하기 위해 보조금과 인프라 투자를 확대했다. 특히 소고기 산업은 서부와 중서부에 중요한 경제적 기반이었고, 정부의 지원을 통해 빠르게 성장했다. 소고기 산업은 '고급 육류'라는 이미지 구축을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도 진행했다. '프라임 비프(Prime Beef)'라는 용어를 활용해 소고기가 돼지고기보다 품질이 우수하다는 이미지를 심어주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미국에서 돼지고기는 일상적이고 대중적인 고기로 자리 잡은 반면, 소고기는 고급 이미지를 가져가며 돼지고기보다 월등히 높은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소고기의 이미지 때문에 소고기의 소비량이 월등히 높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미국 내 1인당 소고기 소비량은 26kg로, 돼지고기 23kg과 비슷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돼지고기는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저렴한 돼지고기의 인식 '스팸' 따끈따끈한 흰밥 위에 노릇하게 구워낸 스팸 한 조각. 한국 사람들이 맛있게 먹는 스팸이지만, '조미된 햄(Spiced Ham)'의 줄임말인 '스팸'은 미국에서 저렴한 햄의 대명사로 인식된다. 1937년 미네소타주의 '호멜식품(Hormel Foods Corp)'이 개발한 스팸은 인기가 없는 돼지고기 부위를 활용하여 만든 가공 식품이다. 상대적으로 퍽퍽한 맛의 돼지 목심을 사용하여 캔 제품을 만들었는데, 제2차 세계대전을 통해 군용 식량으로 보급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퍼져 나가게 된다. 전투식량이라는 이미지 때문에 미국과 유럽에서는 여전히 값싼 식품으로 취급을 받고 있다. 품질 좋은 햄도 있다! 버지니아 햄 버지니아 햄은 미국 버지니아주의 특산품으로 버지니아 사람들이 자랑하는 음식 중 하나다. 17세기 초 영국인들은 버지니아주 제임스타운에 정착하였는데, 영국 정착민들이 돼지를 들여온 시기에 버지니아의 온난한 기후는 돼지 사육과 돼지고기 보존에 적합했다. 버지니아 지역 인근에서는 풍부한 땅콩을 생산했는데, 땅콩은 돼지의 사료로 사용되었다. 땅콩을 먹인 돼지는 고기의 풍미가 뛰어났고, 버지니아 돼지고기의 차별화된 품질로 이어졌다. 정착민들은 품질 좋은 돼지고기에 유럽에서 가져온 염장(Salting)과 훈제(Smoking) 기술을 접목시켰다. 돼지고기의 보관 기술은 돼지고기를 좀 더 오랫동안 유통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고, 이 때문에 버지니아주에서는 돼지를 활용한 사업이 크게 성장하였다. 초기만 해도 농업 중심지였던 버지니아 지역이 자연스레 돼지고기 시장으로 변화했다. 스미스필드(Smithfield) 햄 1700년대부터 이주하기 시작한 유럽인들은 버지니아 스미스필드 지역에 거주하기 시작하였는데, 이 때문에 이 지역은 돼지고기와 돼지고기 가공으로 유명해지기 시작한다. 이들이 유럽에서 가지고 온 전통 염장 및 숙성 기술은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데, 이는 버지니아 돼지고기의 명성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스미스필드 햄은 보통 4가지의 특별한 요소를 가진다. 첫 번째로 염장(Salting)이다. 돼지고기를 절이는 과정인데, 이 과정을 통해 보존기간을 늘리고 독특한 풍미를 형성한다. 두 번째로는 건조 및 숙성(Dry Curing)이다. 염장된 햄은 공기 중에서 숙성되며, 이 과정은 최소 6개월에서 1년 이상 지속된다. 일부 고급 제품은 2년 이상 숙성시키기도 한다. 세 번째로는 훈제(Smoking) 방식인데 전통적으로 참나무(Oak)나 호두나무(Hickory)를 사용하여 고유의 향을 더한다. 마지막은 땅콩 사료를 먹은 돼지다. 버지니아의 땅콩을 먹고 자란 돼지는 햄의 독특한 맛에 중요한 영향을 준 요소였다. 1926년 스미스필드 타운 조례에 따라 '스미스필드시 경계 내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제조되고 숙성된 햄'만을 스미스필드 햄이라고 칭하게 되었다. 이 조례 덕분에 스미스필드 햄의 원산지 명칭이 보호되고, 지역 특산품으로서의 가치가 유지될 수 있었다. 미국 사람들은 스미스필드 햄을 슬라이스하여 애피타이저로 즐기거나 샌드위치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작게 썰어서 파스타나 스튜로 활용하기도 하고, 크리스마스나 추수감사절 같은 명절에 자주 준비하기도 한다. 사진 : 게티이미지
먹방과 레시피, 와인 등 우리가 먹고 마시고 즐기는 모든 것들의 이야기. 스프에서 맛깔나게 정리해드립니다. 전 세계적으로 오렌지 생산지로 유명한 플로리다주는 자연재해와 전염병 등으로 인해 지난해 오렌지 생산량이 급감했다. 허리케인 밀턴의 영향으로 오렌지 나무가 큰 피해를 입었고 감귤 녹화병이 몇 년째 기승을 부리고 있어서, 작년 오렌지 수확량은 100여 년 만에 가장 적을 것으로 예측되었다. 실제로 역대 최대 수확을 했던 1998년과 비교하면 93% 감소했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오렌지 생산은 전 세계 10%를 차지할 정도로 엄청나다. 이번 시간에는 미국의 오렌지에 대해서 알아보자. 전통의 라이벌 캘리포니아 vs 플로리다 미국 내 오렌지 생산지로는 플로리다와 캘리포니아가 대표적이다. 캘리포니아에서 생산되는 오렌지는 건조한 기후의 영향으로 오렌지의 껍질이 두꺼워 주로 과일 형태로 소비되며 생산량의 20~25%를 차지한다. 반면 플로리다 오렌지는 상대적으로 보관이 용이한 주스 형태로 사용되기에 미국 생산량의 70% 이상을 책임지며, 수출 비중 또한 캘리포니아 오렌지보다 높다. 플로리다 오렌지의 기원은 1500년대 스페인 탐험가들이 세인트 어거스틴에 최초로 오렌지 나무를 심으면서 시작된다. 본격적으로 미국 내 오렌지가 상업화된 시기는 남북 전쟁 이후로, 철도 개발 덕분에 감귤 농가들이 제품을 미국 전역으로 배송할 수 있게 되었다. 오렌지 나무가 플로리다로 들어온 지 300년이 지난 후였다. 이후 1894년, 심각한 한파로 인해 플로리다주의 오렌지 나무 대부분이 파괴되었다. 이후 오렌지 농가들은 더 따뜻한 남쪽 지역으로 이동해 오렌지 재배를 재개했다. 다행히 1950년도에는 1억 박스 이상의 감귤을 생산했고, 1970년도에는 두 배인 2억 박스를 생산했다. 현재까지도 대부분의 오렌지 재배는 한파 가능성이 낮은 플로리다 반도 남쪽에서 이루어진다. 플로리다 지역에서 생산되는 오렌지는 주로 발렌시아 오렌지(Valencia Orange)인데, 과즙이 많고 달콤하며 약간의 산미가 있다. 플로리다의 아열대성 기후는 오렌지가 연중 안정적으로 자랄 수 있게 해 주는데, 특히 따뜻한 온도는 오렌지의 당분 생성을 촉진하여 오렌지를 더 달게 만든다. 또한 플로리다의 토양은 대부분 모래질 토양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배수가 뛰어나 뿌리가 과다하게 물에 잠기지 않도록 한다. 이는 영양분을 빠르게 공급하여 오렌지의 품질을 높이는 데에 기여한다. 캘리포니아 오렌지는 식용 vs 플로리다 오렌지는 주스 캘리포니아 오렌지는 '식용 오렌지(Table Orange)'로 잘 알려져 있으며 1769년 스페인 선교사들에 의해 재배되기 시작했다. 샌디에이고에 선교사들이 오렌지 나무를 심은 것에서 시작되었는데, 당시에는 식량과 약용으로 사용되었으며, 주로 선교지 주변에서만 소규모로 재배되었다. 본격적인 상업적 생산은 1848년 캘리포니아주의 '골드 러시' 이후였다. 금을 찾으러 전 세계에서 몰려든 사람들이 보다 안정적인 오렌지 재배에 눈을 돌리기 시작하였고, 1850년대에는 캘리포니아 중남부 지역에서 소규모 재배가 시작됐다. 캘리포니아주에는 '시트러스 벨트(Citrus Belt)'라고 불리는 오렌지 재배 지역이 있는데 '센트럴 벨리'와 '리버사이드' 지역에서 이루어졌다. 이 지역은 지중해성 기후로 건조하고 따뜻한데, 오렌지가 껍질이 두껍고 단단하게 자라게 만들어 신선한 과육을 가지게 했다. 1873년 리버사이드에는 브라질에서 가져온 '네이블오렌지(Navel Orange)' 묘목이 심어졌다. 네이블오렌지는 씨가 없고 껍질이 두꺼워 먹기 쉽다는 특징이 있는데, 이 덕분에 생산하자마자 큰 인기를 끌게 된다. 이후 캘리포니아 오렌지 산업의 어머니로 불리며 현재까지도 일부 나무가 보존되고 있다. 네이블오렌지 또한 플로리다 오렌지처럼 철도망 확장으로 미국 전역으로 배송되기 시작했다. 특히 겨울철 신선한 과일을 구하기 힘들었던 미 동부 지역에서 큰 인기를 끌게 된다. *네이블오렌지는 오렌지의 아래쪽에 배꼽(Navel)처럼 생긴 작은 돌출부가 있어서 '네이블'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오렌지 주스와 2차 세계대전 미국 정부는 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미군 병사들에게 비타민 C를 공급하기 위해 오렌지 주스 농축 기술을 개발하게 된다. 이는 플로리다 농축 오렌지 주스 산업 발전으로 이어졌는데, 오렌지 주스는 전쟁이 끝난 이후 미국 가정에서 매일 아침 먹게 되는 아침 식사 아이템으로 자리 잡는다. 플로리다 오렌지 주스를 마시는 것은 하루를 시작하는 최고의 방법! Drinking Florida Orange juice is the best way to start your day! - 플로리다 감귤 협회 이에 힘입어 1967년 플로리다 오렌지 협회는 '플로리다 오렌지 주스를 마시는 것은 하루를 시작하는 최고의 방법'이라는 슬로건으로 대대적인 광고 캠페인을 펼쳤다. 이 캠페인은 큰 성공을 거두게 되며 미국 사람들은 오렌지 주스를 마시는 것은 비타민 C를 섭취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된다. 오렌지 주스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 오렌지 주스는 과거보다 감소하긴 했지만, 2020년 기준 미국 과일 주스 시장의 약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많은 소비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최근 들어 라이프스타일 트렌드 변화로 인해 부정적인 시선들도 많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오렌지 주스를 마시는 것은 비타민 C를 섭취한다는 생각으로 많은 이들에게 오렌지 주스를 권하지만, 340g의 오렌지 주스 한 잔에는 27g의 설탕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M&M 초콜릿 한 봉지에 들어 있는 설탕의 양과 비슷한 수준이다. 오렌지 주스에 대한 건강 우려가 증가하면서 많은 브랜드들은 이를 보완하는 제품들을 출시하여 소비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있다. 일체의 첨가물이나 농축 주스 없는 무첨가(No additives) 오렌지 주스, 저당(Low Sugar) 오렌지 주스, 프리미엄 오렌지 주스, 유기농 오렌지 주스까지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대응하여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사진 : 게티이미지
먹방과 레시피, 와인 등 우리가 먹고 마시고 즐기는 모든 것들의 이야기. 스프에서 맛깔나게 정리해드립니다.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는 식재료 중 하나인 감자. 한국에서 감자 하면 강원도지만 미국에서는 '아이다호(Idaho)'로 대표된다. 그런데, 이 아이다호주가 한반도 크기만 하다는 사실! 이번 시간에서는 미국을 대표하는 감자 생산지 아이다호주 감자에 대해서 알아보자. 감자의 고장 미국 '아이다호(Idaho)' 감자로 유명한 미국 아이다호주. 미국 북서 내륙에 자리하고 있기에 미국에 살아도 이름만 들었을 뿐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리는 곳이다. 이곳은 북서쪽의 워싱턴주, 오리건주를 마주하고 있으며, 동쪽으로는 몬태나와 와이오밍주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주 면적은 21만 7천km²로, 한반도 전체 면적만 하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게 된다. 로키산맥 서쪽에 걸쳐 있는 아이다호주는 자연이 험준한 산악지대로 사람이 살기에 적합한 평지는 적은 편이다. 반대로 감자를 생산하기에는 최적의 환경으로 평가받는데, 미국 전체 감자 생산량의 3분의 1가량이 아이다호주에서 생산된다. 이 때문에 미국 사람들은 '감자=아이다호'를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아이다호주에서 주로 생산되는 감자의 품종은 '러셋 버뱅크(Russet Burbank)'다. 미국 육종학자 루서 버뱅크가 1871년 미국에 보급했으며, 20도 안팎의 서늘한 날씨가 1년 중 140일 이상 지속되어야 재배 가능하기 때문에 한국에서는 생산이 힘들다. 감자는 사실 '전분' 덩어리인데 전분 함량에 따라서 '분질(Starchy)'과 '점질(Waxy)'로 나뉜다. 전분 함량이 높은 것은 분질 감자, 전분 성분이 낮아서 수분이 많은 감자는 점질 감자로 부른다. 분질 감자는 잘 부서져서 감자튀김 등 튀긴 요리에 최적화되어 있고, 점질 감자는 잘 부서지지 않아 스튜나, 국 등에 적합하다. 아이다호에서 생산되는 러셋 감자는 생긴 모양이 둥글둥글하고 길쭉한 모양을 가지고 있어 프렌치프라이를 만들기에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재 대부분의 프랜차이즈 햄버거 회사에서는 아이다호주의 러셋 감자를 활용해 프렌치프라이를 만든다. 아이다호 감자왕 1920년대 초, 조 마셜(Joe Marshall)은 아이다호에서 감자 농사를 짓는 평범한 농부였다. 하지만 그는 아이다호주의 감자가 단순한 감자가 아닌 전 세계를 평정할 수 있는 아이템이라 믿었다. 그는 늘 동네 식당에 가면 '이 감자는 아이다호에서 온 겁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어요!'라고 외쳤고 감자를 먹어본 사람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러던 어느 날 조 마셜은 조금 더 획기적인 방법을 떠올린다. '이 감자가 당신이 먹어본 감자 중 가장 크고 맛있지 않다면, 제가 트럭 한 대 분량의 감자를 공짜로 드리겠습니다.' (If this isn't the biggest and best potato you've ever seen, I'll send you an entire truckload for free.) 라는 문구와 함께 뉴욕 주지사에게 10파운드짜리 감자를 보낸 것이었다. 뉴욕 주지사는 아이다호주의 감자 크기에 깜짝 놀라며 미국 전역에서 큰 화제가 되게 된다. 이 마케팅은 큰 인기를 얻게 되었고, 아이다호주의 감자는 미국 전역을 넘어 세계적으로도 이름을 알리게 된다. 계속 감자, 감자 말하니 일부에서는 밭고랑에 앉아서 감자를 캐는 영세한 이미지를 떠올릴 수도 있겠지만, 아이다호의 감자밭은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규모에서부터 압도한다. 미국의 다른 농업 분야처럼 감자 농사 역시 모든 것이 기계화, 자동화로 구축되어 있다. 이 때문에 어지간한 자본 없이는 쉽사리 뛰어들 수 있는 분야가 아니다. 몇만 평씩 농사를 짓는 것은 기본, 대를 이어 농사를 짓기 때문에 엄청난 부를 누리고 있는 곳들도 있다. 대표적으로 심플로트(Simplot)가 있다. 1909년 1월 4일 아이다호주에서 태어난 잭 심플로트는 어릴 적부터 가족의 사업을 도와 감자를 재배, 보관 유통하는 일을 집중하였고, 1929년 남부 아이다호에 농산물 회사를 설립한다. 이후 1941년 자신이 직접 건조기를 제작, 건조 감자와 양파를 아이다호주 칼드웰 공장에서 대량 생산하기 시작한다. 2차 세계대전 중 미 연방정부와 맺은 계약 하에 약 1만 5천 톤의 건조 감자를 미군에 공급하기도 하였다. 이후 냉동 감자를 테스트하던 중 통조림과 급속 동결 건조 공장을 설립하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1940년도 말 최초의 상업적 냉동 감자를 생산하게 된다. 1967년 맥도날드 창업자인 레이 크룩(Ray Kroc)과 계약을 하게 되고 심플로트의 냉동 프렌치프라이는 맥도날드 체인에 독점 공급하기로 합의한다. 이를 바탕으로 심플로트는 엄청난 성장을 거듭하게 되었고 현재는 폭넓은 식품농업 회사로 전 세계 1만여 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한국의 감자는 삶아서 소금만 찍어 먹어도 담백한 맛이 일품인 반면 아이다호 감자는 삶으면 싱겁고 퍼석퍼석해져 별 맛이 없다. 대신 아이다호의 감자는 튀기면 정말 맛있게 변하는데,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프렌치프라이에 최적화된 맛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사랑했던 '파이브가이즈(Five Guys)' 버거는 아이다호에서 나는 감자만 사용하며, 그것도 위도 42도 위쪽 지역에서 생산된 것만 쓴다. 감자는 천천히 자랄수록 맛있다고 하는데 위도 42도 위쪽 지역은 일교차가 커 감자가 자라는 속도가 더디기 때문이다. 이렇게 까다로운 재료 수급으로 인해 파이브가이즈는 생감자를 튀겨주는 프렌치프라이 맛집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아이다호주는 매년 특별한 새해맞이 행사도 한다. 뉴욕 사람들이 타임스퀘어에서 '볼드랍' 행사를 하는 것처럼 아이다호에서는 '감자 볼드랍(Idaho Potato Drop)'행사를 펼치는 것이다. 행사는 매년 보이시(Boise) 시내에서 개최되며 거대한 감자 모형이 대형 크레인에 매달려 천천히 땅으로 내려오는 퍼포먼스다. 사람들은 이 모습을 보며 'GlowTato'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으며, 행사 당일에는 수천 명의 사람들이 찾아오는 유명한 행사가 되었다. 단순히 흥미로 시작되었지만, 이제는 아이다호 감자 산업의 상징으로도 자리 잡은 '감자 볼드랍' 행사.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는 성공적인 이벤트로 자리잡고 있는 중이다. 사진 : 게티이미지, 연합뉴스
먹방과 레시피, 와인 등 우리가 먹고 마시고 즐기는 모든 것들의 이야기. 스프에서 맛깔나게 정리해드립니다. 얼마 전 미국 식품 프랜차이즈 시장을 떠들썩하게 만든 사건이 있었다. 미국 샌드위치 체인 '저지 마이크스 서브(Jersey Mike's Subs)'가 블랙스톤(Blackstone)에 80억 달러(한화 11조 4천억 원)의 규모로 지분 인수가 되는 거래를 맺은 것이었다. 인수 가격이 무려 한화로 '11조'가 넘는 규모의 거래액에 모두 놀랐지만, 저지 마이크스 서브의 창립자 '피터 캔크로(Peter Cancro)는 '우리는 아직 성장의 초기 단계에 있으며, 블랙스톤과 함께 더 큰 성공을 이룰 것이라고 믿는다'라고 밝혔다. 저지 마이크스의 2023년 매출은 33억 달러로 2022년 대비 25%나 성장하고 있다. 이처럼 미국 사람들의 샌드위치 사랑은 유별난데, 이번 시간에는 미국인의 샌드위치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한다. 일반적으로 샌드위치는 18세기 영국에서 기원하였다고 알려져 있다. 샌드위치 백작(John Montagu)은 카드 게임 중독자였는데, 1762년 카드 게임을 하며 식사를 할 여유가 없었다. 그래서 요리사에게 빵 사이에 고기와 야채를 끼워서 가져오라고 지시한다. 이 당시만 하더라도 귀족은 식기를 사용하여 음식을 먹는 것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손으로 고기를 넣은 빵을 먹는 것은 상당히 '혁신적'이었다. '빵에 고기 몇 조각을 넣어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게 가져오세요.' (샌드위치 백작(John Montagu), 1762년) 이 문화는 유럽인들이 미국으로 넘어오기 시작하면서 미국에도 자연스레 퍼지게 되었다. 특히 미국이 경제 발전을 하던 시기, 미국 사람들은 점심 식사로 '빠르고', '편리하게'를 가장 중요시 하였는데, 샌드위치는 미국인들의 바쁜 일상에 가장 적합한 메뉴였다. 이동하거나, 일하면서도 즐길 수 있는 최적의 상품인 것이었다. 다양한 빵을 선택할 수 있고, 고기류와 신선한 토핑류를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기에 모든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이를테면 아침 식사로는 '햄에그 샌드위치', '베이컨 에그 샌드위치', 점심에는 '터키 클럽', 혹은 'BLT', '서브 샌드위치, '랩', 그리고 저녁에는 고기류가 가득 들어간 '필리치즈 샌드위치'나 '미트볼 서브'들처럼 무수히 다양한 샌드위치가 생겨났다. 미국에서는 지역별 샌드위치를 부르는 이름이 다른데, '서브(Sub)'가 가장 일반적으로 불리는 이름이다. '서브'라고 부르는 이유는 샌드위치의 길고 둥근 모양이 '잠수함(Submarine)'을 닮았기 때문이다. 서브마린 샌드위치는 20세기 초, 이탈리아계 이민자들 사이에서 시작되었으며, 처음에는 '서브마린 샌드위치'라고 부르다가 줄여서 '서브'로 불리게 되었다. 그다음으로 많이 사용되는 단어는 '호기(Hoagie)'로 필라델피아, 뉴저지 지역에서 많이 사용된다. 호기 또한 빵 속에 들어가는 재료는 '서브'와 비슷한데 주로 긴 빵에 살라미, 햄, 치즈, 채소 등을 넣어 완성시킨다. 뉴욕에서는 히어로(Hero), 뉴 잉글랜드 지역에는 '그라인더(Grinder)' 그리고 루이지애나 지역에서는 '포보이(Po'Boy)'라고도 부른다. 그렇다면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샌드위치 브랜드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서브웨이(Subway)'다. 서브웨이는 전 세계적으로 3만 7천 개의 매장을 보유 중인데, 이 중 2만여 개가 미국 내에 자리 잡고 있다. 서브웨이는 1965년, 당시 17세의 의대 진학을 꿈꾸던 청년이었던 '프레드 델루카(Fred Deluca)'에 의해 설립되었다. 프레드 델루카는 의대 학비를 마련하기 위해 샌드위치 샵을 오픈하였는데, 친구였던 '피터 벅(Peter Buck)'에게 1천 달러를 빌려서 공동 창업을 하게 된다. 첫 가게의 이름은 '피트의 슈퍼 서브마린(Pete's Super Submarine)'이었고, 위치는 미 동부 코네티컷주의 브리지포트였다. 영업을 하며 노하우를 얻은 두 사람은 2년 뒤, 가게의 이름을 현재의 '서브웨이(Subway)'로 변경하게 된다. 이후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하며 엄청난 성공을 이루게 된다. 미국 전역으로의 프랜차이즈 확장을 하게 되었으며, 2004년 월마트(Walmart)에 입점하기 시작하면서 미국 최대 프랜차이즈인 '맥도날드'의 점포 수를 넘어서게 된다. 이후 2015년에는 '세계 최고의 프랜차이즈' 3위로 선정되며 현재까지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한국인이 만들어 미국 내에서 성공시킨 샌드위치 브랜드도 있다. 바로 '찰리스 필리 스테이크(Charleys Phily Steaks)로 현재 미국 내 45개의 주와 전 세계 19개국에 6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21년 매출이 무려 5억 3천만 달러에 이를 정도로 미국 내에서 성공한 브랜드이기도 하다. 창업자 찰리 신은 오하이오 주립대에서 부동산을 전공하던 학생이었다. 그의 어머니는 작은 한국·일본 식당을 운영 중이었는데, 그래서였는지 그는 늘 음식에 관심이 많았다. 찰리는 1985년 어느 날, 뉴욕시로 여행하던 중 필라델피아에 들려 처음으로 '필리치즈 스테이크'를 맛보게 된다. (필리치즈 스테이크는 불고기처럼 얇게 썬 고기를 양파와 파프리카와 볶은 뒤, 치즈를 듬뿍 올려낸 샌드위치다.) 그는 곧장 오하이오로 돌아가 어머니가 운영하던 식당을 팔고, 평생 저축해 둔 돈 4만 8천 달러(약 5천500만 원)로 오하이오 주립대학교 캠퍼스 맞은편에 '찰리스(Charleys)'를 오픈하게 된다. 오픈하자마자 엄청난 성공을 거두게 되었고, 현재 전 세계적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는 브랜드가 되었다. 사진 : 게티이미지
먹방과 레시피, 와인 등 우리가 먹고 마시고 즐기는 모든 것들의 이야기. 스프에서 맛깔나게 정리해드립니다. 얼마 전 불닭볶음면이 너무 맵다는 이유로 덴마크에서 전량 리콜이 되었다. 문득 미국 음식 중에서도 비슷한 매운맛이 떠올랐다. 미국엔 매운 음식이 어떤 것이 있을까? 라고 생각했을 때 곧바로 떠올린 음식은 다름 아닌 '내슈빌 핫치킨(Nashville Hot Chicken)'이다. 사람들은 미국의 치킨이라고 하면 모두 같다고 생각하지만, 남부식 치킨(뉴올리언스 지역)과 내슈빌 핫치킨은 분명 다르다. 남부식 치킨이라고 하면 'KFC'나 '파파이스'와 같이 치킨 덩어리가 크고, 바싹 튀겨낸 '프라이드치킨'이다. 그렇다면, 내슈빌 핫치킨이란 무엇일까? 미국 중부 테네시주에 위치한 도시 내슈빌(Nashville)의 대표 음식 아이콘이다. 핫치킨샌드위치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프라이드치킨 전체에도 해당한다. 고추소스에 튀겨낸 치킨 부위를 담갔다 뺀 후, 카옌 페퍼로 맵기를 조절한다. 소스는 카옌 페퍼(cayenne pepper), 스모크드 파프리카(smoked paprika), 설탕, 버터 등을 넣고 만든다. 이렇게 만든 고추소스는 한국 사람이 먹기에도 상당히 매운맛이다. 보통 5단계로 나뉘어 맛을 만드는데, 가장 매운 맛은 불닭볶음면의 매운맛과 버금간다. 그렇다면 왜? 내슈빌은 이렇게 매운 치킨샌드위치로 유명해졌을까? 내슈빌 핫치킨의 기원 내슈빌 핫치킨은 숀튼 프린스(Thornton Prince) 씨가 1930년대에 처음 만들었다고 증손 조카인 세모 제프리스는 밝혔다. 숀튼 프린스는 다섯 번의 결혼을 했을 정도로 꽤 인기 있는 남자였다. 어느 날이었다. 그녀의 전 여친은 숀튼 프린스가 다른 여자를 만나고 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에 대한 복수로 카옌 페퍼를 3배 이상 뿌린 아주 매운 치킨을 만들었다. "자기야 배고프지? 이제 일어나서 밥 먹어야지." 매운 치킨을 먹으며 눈물을 흘릴 것이라는 반응과 달리, 잠에서 깬 숀튼 프린스는 너무나 맛있게 치킨을 다 먹어 버렸다. 우습게도, 복수의 화살을 겨누며 만든 핫치킨은 이렇게 탄생한 것이다. 숀튼은 여기서 아이디어에 착안해 판잣집을 열고, 핫치킨 가게를 오픈할 계획을 세운다. 그의 두 형제와 함께 내슈빌 북쪽의 제퍼슨 거리 28번가에 '바비큐 치킨 셱(BBQ Chicken Shack)'을 준비했다. 그는 평소에는 양돈 농장에서 정규직으로 근무했었기에 레스토랑은 양돈 농장을 마친 뒤 저녁부터 시작했다. 주말에는 자정과 새벽 4시까지 운영을 하며 사업을 키웠고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된다. 내슈빌에서도 가장 가난한 흑인 거주 지역에서 운영하던 숀튼은 큰 성공에 힘입어 가게를 좀 더 확장해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또한 숀튼의 조카 손녀가 사업을 이어받으면서 기존의 상호에서 'BBQ'를 제거하며 브랜드를 재정비한다. 그때 탄생한 이름이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는 Prince's Hot Chicken Shack인 것이다. 1980년대, 내슈빌 핫치킨의 매운맛은 내슈빌 지역에서만 국한되어 있었다. 이러한 매운맛이 미국 전역으로 뻗어 나가게 된 것은 내슈빌의 음악 때문이었다. 내슈빌시는 2007년 처음 '핫치킨 페스티벌'을 시작했고, 젊은 느낌의 핫치킨 브랜드인 '해티비(Hattie B's Hot chicken)'는 2012년에 오픈했다. 그리고 2016년 KFC가 핫치킨을 메뉴에 추가하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된다. 여기에 더불어 전 세계 치킨 프랜차이즈인 '버펄로 와일드 윙스'가 '내슈빌 핫'으로 신메뉴를 소개하면서 전 세계적으로도 그 맛이 퍼져 나가게 된다. 내슈빌 핫치킨은 전통적으로 염지를 한 뒤, 카옌 페퍼로 맛을 낸 밀가루를 바르고, 라드(돼지기름)의 스토브탑에서 튀겨낸다. 그리고 난 후, 매운 카옌 페퍼와 고추기름, 오이 피클과 함께 빵 위에 올려내는데, 기존의 핫치킨 가게들에서는 '치킨 윙'을 판매하지 않았다. 하지만, 버펄로 와일드 윙 브랜드에서 '내슈빌 핫치킨 윙'을 팔기 시작하면서부터, 내슈빌 핫치킨은 '버펄로 윙'과 같은 전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게 된 것이다. 내슈빌 핫치킨을 주문하면 치킨 덩어리 하나와 두툼한 흰 식빵 한 조각, 시큼한 피클 몇 조각이 따라 나온다. 어떻게 보면 조금 성의 없어 보일 수도 있는데, 치킨의 매운맛을 빵으로 최대한 보완할 수 있다. 미국에서 내슈빌 핫치킨 브랜드는 로스앤젤레스의 하울링 레이스(Howlin' Ray's), 데이브스 핫 치킨 (Dave's Hot chicken), 슬림 치킨(Slim chicken) 등이 있으며, 프랭크 레드핫(Frank's Redhot), 맥코믹(McCormick)과 같은 미국의 대형 시즈닝 회사들에서도 내슈빌 핫치킨 전용 향신료와 소스들도 출시 중이다. 내슈빌 핫치킨 레시피 마리네이드 (염지 재료) 버터밀크 2 2/3 컵, 설탕 2큰술, 소금 2큰술, 후추 2큰술, 양파 가루 2큰술, 카옌 페퍼 2큰술, 훈제 파프리카 가루 2큰술, 핫소스 1~3방울 1. 큰 볼에 재료를 모두 넣고 잘 섞어준다. 2. 닭고기를 넣고 완전히 담기도록 재운다. 3. 냉장고에서 최소 4시간 정도 숙성해 맛을 배게 한다. 튀김가루 재료 밀가루 2, 1/2컵, 양파 가루 2큰술, 소금 2작은술, 후추 2작은술, 카옌 페퍼 2큰술, 훈제 파프리카 가루 1작은술, 핫 파프리카 가루 1작은술 1. 모든 재료를 잘 섞어서 준비한다. 2. 마리네이드 한 닭고기를 튀김가루에 골고루 묻힌다. 3. 식물성 기름에서 350°F (175°C) 10분간 튀겨낸다. 4. 튀겨낸 닭고기는 키친타월 위에 올려서 기름을 빼주면 완성. 내슈빌식 핫소스 녹인 버터 3/4컵, 핫 스파이스 3큰술 (카옌 페퍼, 훈제 파프리카, 매운 향신료 믹스) 1. 녹인 버터와 핫 스파이스를 작은 볼에서 섞어서 준비. 2. 튀겨낸 닭고기에 브러시로 골고루 발라준다. 사진 : 게티이미지
먹방과 레시피, 와인 등 우리가 먹고 마시고 즐기는 모든 것들의 이야기. 스프에서 맛깔나게 정리해드립니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로 한국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는 '에드워드 리(Edward Lee)' 셰프는 프라이드치킨으로 잘 알려진 켄터키주의 루이스빌(Louisville)에서 레스토랑을 운영 중이다. 그의 레스토랑에는 맛있는 음식들과 함께 켄터키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술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는 바로 '버번 위스키(Bourbon Whiskey)다. 프라이드치킨으로만 알려진 미국의 켄터키주에는 사실 사람보다 더 많은 버번 위스키가 존재한다. 미국 켄터키주는 미국 16대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이 출생한 곳이며, 컨트리뮤직의 본고장이기도 하다. 그리고 미국에서 경마 레이스(Kentucky Derby)가 처음 시작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버번은 위스키의 한 종류로 미국 음식 문화에서 대중성을 가지고 있는 중요한 아이템이다. 위스키 전문가들은 버번이 스코틀랜드의 고급 위스키인 '스카치 위스키'보다 한참 낮은 등급이라고 치부하는 경향이 없지 않으나, 미국 내에서 대중성으로만 놓고 보면 미국인들의 버번 위스키 사랑은 스카치 위스키보다 더 높다. 18세기 말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에서 건너온 증류업자들은 미국 동부에서 위스키를 만들고 있었는데, 미국 정부가 세수 확보를 위해 위스키에 무거운 세금을 부과하자, 이에 반발한 사람들이 켄터키주로 이주해 만들기 시작한 것이 버번 위스키의 시초다. 이들은 켄터키주에 널려 있던 '옥수수'를 활용하여 위스키를 만들기 시작했다. 당시 미국 연방정부는 옥수수 재배를 권장했었는데,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옥수수를 재배하면서 정부의 혜택을 얻곤 했다. "옥수수를 재배하면, 400 에이커(약 50만 평)의 토지를 무상으로 제공함." -버지니아주 옥수수 재배 및 주거권 법안 1776년 천지에 널려 있던 옥수수를 활용해 독특한 위스키가 나오기 시작한 것은 1780년도부터였다. '버번 위스키'라는 이름은 처음 버번이 만들어졌던 '버번 카운티(Bourbon County)에서 유래되었다. 사실 버번 카운티는 버지니아주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이후 켄터키주로 속하게 되면서 현재 켄터키주를 대표하는 상품이 된 것이다. 흥미로운 건 현재는, 버번 카운티에서 위스키를 생산하는 증류소는 없고, 대부분이 버번 카운티 인근에서 생산된다는 점이다. 미국 내에서 술병에 버번 위스키(Bourbon Whiskey)라는 이름을 달고 싶으면 까다로운 조건이 있다. 먼저 술은 미국 내 50개 주(푸에르토리코 포함)에서 생산되어야 한다. 미국 땅에서 만든 '술'만을 버번 위스키로 인정해 준다는 의미다. 미국에서 생산된 버번 위스키라고 하지만, 미국 생산량의 95% 이상은 켄터키주에서 생산되고 있어, 버번 위스키는 켄터키로 통용된다. 그다음으로 특이한 조건은 '새까맣게 그을린 참나무통에서 숙성'을 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단 하루라도 이 통에 넣어서 숙성을 시켜야 하는데, 옥수수에서 나오는 달콤한 맛과 참나무통의 바닐라 향이 조화를 이뤄야 버번 특유의 맛을 내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문가들은 켄터키 버번 맛의 비밀로 이 지역의 '물'을 꼽기도 한다. 켄터키 지역의 물은 경수(硬水)라 부르는 '하드 워터(Hard Water)'인데, 이 물에는 철분이 없고 미네랄이 풍부하다. 이 때문에 켄터키주의 버번은 목 넘김이 부드럽다는 평가를 받는다. 버번 위스키는 스카치 위스키와 달리 숙성 기간이 짧은데, 4년에서 8년이면 특유의 풍미와 황금색을 얻는다. 버번 위스키의 조건 1. 미국 내에서 생산되어야 함 (푸에르토리코 포함) 2. 옥수수의 함량이 51% 이상이 되어야 함 3. 검게 태운 참나무통에서 숙성해야 함 4. 알코올 도수 80% 이하로 증류시켜야 함 5. 62.5% 이하로 참나무통에서 숙성시켜야 함 6. 40% 도수로 병입을 해야 함 2009년만 하더라도 켄터키의 버번 재고량은 460만 배럴에 불과했는데, 2023년에는 1,260만 배럴을 숙성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주정부는 버번 증류업체들에 세금 공제를 제공했고, 이를 바탕으로 업체들은 대대적인 투자를 할 수 있었다. 이러한 투자는 프리미엄 버번 또는 켄터키주에 다양한 버번 관광 산업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버번 산업은 15년 전에 비해 1천 배 나아졌다.' –'빌 사무엘스 주니어(Bill Samuels Jr.)' 메이커스 마크(Maker's Mark) 대표 켄터키주에는 다양한 버번 위스키를 즐길 수 있는 버번 트레일(Kentucky Bourbon Trail)이 있다. 켄터키주의 다양한 버번 증류소를 연결하는 관광 코스로, 1999년 켄터키 버번 협회에서 설립하였다. 이 트레일을 통해 여행객들은 각 증류소의 역사나 제조 과정, 시음 등을 경험할 수 있다. 소규모 수제 버번 공장에서부터 대형 버번 증류소까지 모두를 만날 수 있어 켄터키주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에게 상당히 인기 있는 관광 상품이다.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버번 위스키는 지역 경제에도 상당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켄터키주에는 현재 120개의 카운티(County) 중 인증된 증류소가 100여 곳이 넘는다. 이곳들에서 연간 16억 달러가 넘는 임금을 직원들에게 지급하고 있으며 2만 5천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또한 켄터키주의 버번 산업은 매년 90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경제에 기여하고 있으며, 버번 협회에 따르면 주정부에서 버번 위스키 관련 세금이 무려 5,000억 원에 이를 정도라고 한다. 대표적으로 잘 알려진 버번은 '짐 빔(Jim Beam)', '메이커스 마크(Maker's Mark)', '우드포드 리저브(Woodford Reserve)' 등을 꼽을 수 있다. 버번 위스키는 '올드패션드(Old fashioned)'나 '맨해튼(Manhattan)'과 같이 클래식한 칵테일에서부터 바비큐 소스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사진 : 게티이미지
먹방과 레시피, 와인 등 우리가 먹고 마시고 즐기는 모든 것들의 이야기. 스프에서 맛깔나게 정리해드립니다. 올해 초 2024년도를 뜨겁게 달굴 푸드 키워드 중 하나로 꼽혔던 '스위시(Swicy : 단맛(Sweet)과 매운맛(Spicy)을 합친 단어)"는 단순히 핫한 아이템을 넘어서 하나의 푸드 키워드로 자리 잡은 상황이다. 홀푸드 마켓은 2024년 식품 트렌드 중 '복합적인 매운맛(Complex Heat)'을 꼽기도 했다. 홀푸드뿐만 아니라 네슬레, 월마트 등 대형 식품 회사들은 매운맛이 더 유행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리고 2024년 가을이 되었다. 되돌아보면 미국 내에서 매운맛 트렌드는 대단한 인기를 끌었고, 여전히 소비자들은 매운맛의 매력에 빠져들고 있다. "매운맛 트렌드는 이제 확고히 자리 잡았습니다. (The spicy trend is here to stay.)" -시장 조사 기관 Circana의 고문인 샐리 라이언스 와이엇(Sally Lyons Wyatt) 음식 전문 데이터 기관인 '테이스트와이즈(Tastewise)'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달콤하고 매운맛에 대한 소셜 대화가 27.82% 증가했으며, 2023년 봄부터 여름 사이에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였다. 이에 반응하듯 미국의 대형 프랜차이즈 체인 치폴레(Chipole)는 매운맛인 '치폴레 허니 치킨(Chipotle Honey chicken)'을 출시하기로 결정, 이미 소비자 테스트를 거쳤다. 치폴레 측은 스위시(Swicy), 즉 소비자들은 '달콤하고 매운맛의 조합에 대한 열정을 분명히 보여주었습니다'라고 밝히며, 매운맛 소비자들에 대한 수요를 넓혀나갈 것임을 밝혔다. 실제로 지난 몇 년 동안은 매운맛은 오직 '더 매울수록 좋다'라는 기조가 있었다. 하지만 2024년 현재 '매운맛도 맛있어야 한다'는 트렌드로 변하고 있다. 매운맛에 대한 수요는 젊은 층이 주도하며, 미국의 밀레니얼 세대인 Z세대를 넘어서 알파 세대로 향하고 있다. 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월마트나 세븐 일레븐 등의 식품 매장에 들어가 보면, 스낵 코너가 점점 더 매운맛으로 가득 차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플레이밍 핫 치토스(Flamin' Hot Cheetos), 타키스 푸에고(Takis Fuego), 도리토스 플레이밍 핫 나초(Doritos Flamin' Hot Nacho)등 매운맛 과자는 10-20년 전부터 이어져 오고 있었고, 매운맛을 사랑하는 소비자층도 확고히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기존의 과자 회사들이 매운맛 신제품을 내던 것을 넘어서, 음료와 같은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매운맛이 확산하는 것은 새로운 현상이다. 코카콜라는 올해 2월, 신제품 '코카콜라 스파이스드(Coca-cola Spiced)'를 출시했다. 이는 3년 만에 처음으로 내놓은 새로운 영구 제품으로 코카콜라의 클래식한 맛에 라즈베리와 은은한 향신료의 맛이 섞인 것이 특징이다. 코카콜라 측은 '젊은 소비자들은 매운 음료를 시도하려는 의향이 증가하고 있으며, 식음료 전반에서 더욱 대담하고 복합적인 맛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질세라 커피 체인인 스타벅스(Starbucks)에서는 4월, 새로운 한정판 레모네이드 음료 라인 3종 '스파이시 드래곤 프룻트', '스파이시 파인애플', '스파이시 스트로베리'를 선보였는데, 스타벅스 측은 "이 음료들은 달콤함과 매운맛을 창의적으로 결합한 '스위시(Swicy)' 트렌드에서 영감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젊고 다양한 미국은 더 매운맛을 선호합니다." -토드 존슨(Tod Johnson) CEO, 설카나(Circana) 식품 데이터 회사인 설카나(Circana)에 따르면, '매운맛'이라는 설명이 포함된 식음료의 매출이 전년 대비 9% 증가했다. 설카나의 자료에 따르면 25세에서 34세 사이의 소비자 중 11%가 좀 더 대담하고 예상하지 못한 맛을 즐긴다고 대답했는데, 이는 2019년 조사보다 무려 7%p나 증가한 수치다. 업계의 전문가들은 미국이 인종적, 민족적으로 더 다양해지고 있는 결과라고 밝힌다. 기존의 전통적인 인구 구성에서 벗어나, 다양한 인구 통계의 변화가 더 대담한 맛의 실험을 이끄는 주요 요인이라는 것이다. 기존 세대의 전통적인 토마토 케첩과 마요네즈를 벗어나, 이제 젊은 세대들의 식탁 위에는 '칠리 크리스프'나 '살사 마차'는 필수적인 아이템이다. 글로벌화가 가속화되면서 문화적으로 전 세계의 식재료를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고, 미국인들의 식문화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또한 미국인의 매운맛 시장에 일조했다. 팬데믹 기간동안 미국인들은 처음으로 여행을 할 수 없는 봉쇄 기간을 거치게 되었는데, 이 시기에 미디어에 노출된 글로벌화된 식품들을 실제로 접하게 되면서 매운맛 카테고리는 확장되게 된 것이다. 미국 내의 매운맛 열풍 때문에 한국 식품기업들도 호재다. 2024년 삼양의 불닭볶음면은 가히 식품업계의 BTS라고 불려도 될 정도다. 불닭볶음면의 매출은 2023년 기준 6,000억 원으로 상반기에만 3,700억 원을 기록했다. 해외 수출이 차지하는 비율이 78%까지 올랐다. 전통적인 라면의 강자 농심 신라면 또한 '신라면 더 레드'를 출시, 더 매운맛으로 매운맛 시장을 공략 중이다. 이처럼 독특한 맛의 매운맛이 출시되면 소셜미디어에서 급속도로 전파되며 유행을 선도한다. 과거의 마케팅 방법과는 또 다른 기회가 생겨난 것이다. 빨간 고춧가루는 늘 피자 옆에 있었지만, 이제는 사탕, 냉동식품 등 기존의 생각을 뛰어넘는 다양한 제품들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측된다. 그리고 매운맛 트렌드로 인해 앞으로도 미국에서의 매운맛 시장은 더 커져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먹방과 레시피, 와인 등 우리가 먹고 마시고 즐기는 모든 것들의 이야기. 스프에서 맛깔나게 정리해드립니다. 두툼하게 잘 구워진 스테이크와 와인 한 잔을 마시는 건 생각만 해도 군침이 흐른다. 뉴욕에 가면 뭘 먹지? 하고 생각하다 단연 떠오르는 것이 바로 '뉴욕 스테이크 New York Steak'다. 뉴요커들도 뉴욕에서 꼭 먹어야 한다고 치켜세우는 뉴욕 스테이크. 뉴욕에 여행 온 많은 분이 꼭 한 번은 먹고 간다는, 배낭여행을 와도 돈을 탈탈 털어서 무조건 먹고 간다는 그 스테이크, 대체 뭐길래 유명하다는 걸까? *뉴욕 스테이크란? 뉴욕 스테이크는 '뉴욕 스트립' 또는 '스트립 로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뉴욕에서 먼저 인기를 얻으면서 자연스럽게 붙여진 이름이다. 뉴욕 스테이크의 역사 뉴욕 스테이크의 기원은 19세기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의 서부 개척 시대가 끝나고, 대규모 소고기 산업이 발전하면서 스테이크가 점차 미국 식탁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뉴욕은 19세기 후반부터 20세기 초반까지 미국의 경제와 문화 중심지로 성장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뉴욕 스테이크도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민자들은 뉴욕 스테이크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유럽 이민자들은 뉴욕의 식문화와 요리법에 큰 영향을 끼쳤다. 유럽 중에서도 특히 독일, 이탈리아, 폴란드 등지에서 온 이민자들은 고기 요리에 대한 풍부한 전통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은 스테이크와 같은 요리를 조리하는 방법과 식문화를 뉴욕에 가져왔고, 미국화된 스테이크 레시피가 탄생하게 된다. 1837년 뉴욕 맨해튼에 오픈한 델모니코(Delmonico's) 레스토랑은 뉴욕에서 스테이크를 대중화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이 레스토랑에서 제공한 '델모니코 스테이크'는 뉴욕 스테이크의 시초로 알려져 있다. 1887년에는 독일에서 건너온 이민자 피터 루거 씨가 뉴욕 브루클린 지역에 '피터 루거 스테이크 하우스(Peter Luger Steak House)'를 오픈한다. 이곳은 초기에는 단순한 식당이었지만, 품질을 꾸준히 유지하면서 뉴욕 스테이크 하우스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공간이 된다. 프라임 등급의 소고기를 드라이 에이지(dry aged)한 후 구워주는데, 한국 소의 맛과는 또 다른 맛을 느껴볼 수 있다. 1950년대에는 피터 루거에서 경력을 쌓은 요리사들과 매니저들이 맨해튼으로 건너와 본인들의 스테이크 가게들을 오픈하기 시작하면서 뉴욕의 스테이크 하우스들은 좀 더 풍성해지기 시작한다. 드라이 에이징과 웻 에이징 미국에서는 한국과 달리 소고기를 숙성(aged beef)해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좀 더 맛을 부드럽게 만들어 주기에 요즘은 한국에서도 많이 활용한다. 소고기를 숙성하는 것만으로도 맛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유명한 스테이크 하우스에는 자신만의 독특한 숙성 방법이 있다. 소고기를 숙성하는 방법에는 드라이 에이징(dry aged)과 웻 에이징(wet aged) 두 가지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드라이 에이징을 많이 사용한다. 드라이 에이징은 소고기를 숙성 냉장고에 걸어 놓고 몇 주 동안 기다리는 방식이다. 이 기간 영양소의 조합이 이루어져 맛과 풍미를 증가시키는데, 숙성이 끝난 고기는 양이 줄어들고 일정 부분을 제거하기 때문에 가격이 그만큼 올라가게 된다. 숙성을 거치는 과정은 꽤 까다로운데 온도와 습도 등 까다로운 컨디션을 맞춰야 하는 것뿐만 아니라, 높은 등급의 고기만이 드라이 에이징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웻 에이징은 진공팩에 넣은 뒤 숙성하는 방식이다. 일반적으로 미국과 영국에서 사용되는 방식이기는 하나, 드라이 에이징만큼 일반적이지는 않다. 드라이 에이징에 비해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고 수분의 손실이 없다는 이점 때문에 생산자와 도매업자들에게 인기가 있다. 일반적인 웻 에이징 과정은 32°F~45°F 온도에서 4~10일 정도 소요된다. 어떻게 먹으면 가장 맛있을까? '레어(rare)', '미디엄 레어(medium rare)' 등 이야기는 많이 들어 보았는데 뭔가 복잡하다, 그래서 그냥 미디엄 레어로 통일했다? 맞는 이야기다. 스테이크 하우스에서는 고기의 내부 온도를 꽤 정확하게 맞춰 조리해서 내어주는데, 미디엄 레어로 주문하면 육즙이 흐르는 스테이크를 즐길 수 있다. 미디엄 레어 63도 (145°F) 미디엄 71도 (160°F) 웰던 77도 (170°F) 미국 소는 수율 등급이 있고 이에 따라 품질 등급을 나눈다. 미국 소의 품질 등급은 8가지로 나뉘지만 소비자가 주로 선택하는 건 크게 3가지다. 가장 좋은 게 프라임(Prime), 두 번째는 초이스(Choice), 세 번째는 셀럭트(Select)다. 셀렉트 등급 아래로는 커머셜(Commercial), 유틸리티(Utility) 등이 있지만, 가공-훈제 처리를 해서 사용되는 등급이라 일반 소비자들은 주로 3가지 등급을 구매하게 된다. 대부분 사람들은 스테이크라 하면 숯불이나 그릴 위에서 고기를 구워낸다고 생각하지만, 뉴욕식 스테이크는 엄청난 양의 버터를 함께 사용해서 구워낸다. 커다란 주물팬에서 고기를 굽다 마무리 단계에 상당한 양의 버터를 넣고 구워주는데 이 때문에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으로는 조금 느끼하다고 평가받기도 한다. 대표적인 뉴욕 스테이크 하우스 - 피터 루거 스테이크 하우스 (Peter Luger Steak House) 1887년에 설립된, 뉴욕에서 가장 오래된 스테이크 중 하나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곳. 미국 최고의 스테이크 하우스로 선정된 바 있음. - 벤저민 스테이크 하우스 (Benzamin Steak House) 피터 루거에서 근무했던 Benjamin Prelvukaj 씨가 2006년 오픈한 고급 스테이크 하우스. - 울프강 스테이크 하우스 (Wolfgang’s Steakhouse) 피터 루거에서 근무했던 Wolfgang Zwiener 씨가 2004년에 설립한 곳. 피터 루거의 전통을 따르면서도 좀 더 현대적인 분위기를 표방한다. - 킨 스테이크 하우스 (Keens Steak House) 1885년에 설립된 또 다른 전통적인 스테이크 하우스로, 초기에는 남성 전용 소셜 클럽으로 시작했다. 음식을 먹으면서 오래된 역사의 인테리어를 즐길 수 있으며, 천장에 있는 담배 파이프는 이곳의 상징적인 장식으로 유명하다. - 스미스 앤 울렌스키 (Smith & Wollensky) 1977년에 오픈한 이곳은 영화 '아메리칸 싸이코'에 등장해 유명세를 탔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독특한 드라이 에이징 기술은 '쇠고기를 함께한 최고의 순간'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뉴욕 스테이크 직접 요리하기 뉴욕에서 체류할 수 있는 시간이 길다면 직접 스테이크를 구워 보아도 좋다. 뉴욕의 유기농 마켓인 홀푸드 마켓에서 스테이크용 뉴욕 스트립과 맛있는 와인 한 병을 구입해도 레스토랑보다 비용이 저렴하니, 직접 요리해 보는 것도 좋은 옵션이다. 스테이크 요리 팁 1) 스테이크 고기는 굽기 전 충분한 시간을 준다. 2) 고기 위에 소금을 뿌린 뒤 적어도 30분은 시간을 두어야 고기가 차분해진다. 3) 무쇠팬을 활용한다. 무쇠팬을 최대한 달군 뒤 고기를 구워주면 되는데, 팬이 달궈지지 않으면 고기가 팬에 덕지덕지 달라붙게 된다. 4) 고기를 굽는 건 속도와의 싸움이다. 각 방향으로 4분씩 구워낸 고기에 버터 한 조각을 넣고, 녹아내리는 버터를 끼얹어 주면서 마무리한다. 팬에서 모두 구워낸다는 생각보다는 80%만을 굽는다고 생각하고 마무리해야 완벽한 스테이크를 맛볼 수 있다. 5) 굽고 난 스테이크는 곧장 서빙하지 않고 최소 5분의 시간을 두어야 내부 열로 맛있게 변신한다. 사진 : 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