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울지 않는 연애는 없다'를 비롯해서 총 9권의 연애서와 에세이를 쓴 연애칼럼니스트 박진진 작가입니다.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 인생의 고민 중 어쩌면 가장 크게 다가올지도 모를 '연애', 이 둘이 결합했다면? '직장고민상담소-대나무슾'의 서브 코너 '비밀리'에서 연애전문가들의 발랄하고도 진지한 경험담과 조언을 들어보세요! 연애 필드에서 일하면서 많이 받는 질문이나 고민 중 하나는 ‘왜 세 번이나 만났는데 사귀자고 하지 않을까요?’와 관련된 내용들이다. 이건 솔직히 말하자면 연애 칼럼니스트들이 쓴 칼럼이 와전되고 곡해되어 생긴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미팅이나 소개팅에서 첫 만남으로 상대를 섣불리 결정하지 말고 적어도 세 번은 만나보고 상대를 평가해도 늦지 않다는 이야기가 잘못 통용된 것이다. 이 결정이라는 것도 사귈지 말지의 결정은 아니다. 앞으로 좀 더 만나볼 수 있겠다는 결정, 적어도 이 사람은 절대 아니라고 제쳐 두지는 않는 결정이다. 그런데 이 말이 와전되어 나중에는 세 번 만나면 사귀어야 할 것처럼 혹은 세 번을 만나고도 사귀자고 고백하지 않으면 이상한 것으로 되어버렸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확실하게 정정하자면, 세 번 만나면 사귀자고 해야 하는 것도, 세 번을 만났는데 사귀자고 하지 않으면 이상한 것도 절대 아니다. 세 번을 만난다는 것은 상대에게도 나에게도 서로를 알 기회를 주는 것이고 세 번 이상을 만나면 그때부터 사귈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큰 사이로 발전하는 것이다. 사람을 안다는 것과 나와 맞는 사람은 다른 것 예를 들어 당신이 인터넷에서 마음에 드는 옷을 발견했다고 치자. 디자인도 컬러도 마음에 들고 모델이 입고 있는 모양을 보니 아주 예뻐 보인다. 그래서 주문하고 배송을 기다린 후 마침내 그 옷을 받아서 입어보았다. 이 옷의 디자인과 컬러는 내가 인터넷에서 봤던 그대로인데 문제는 거기서의 모델과 달리 나에겐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옷은 아무리 예쁘고 좋은 옷이라 하더라도 내가 입지 않는 혹은 입을 수 없는 옷이 된다. 연애에 있어 누굴 만나는 일도 이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그 사람 자체는 괜찮거나 혹은 다른 사람과는 아주 잘 어울리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그보다 중요한 건 나와 잘 맞는 사람인가 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연애는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를 아는 동시에 나와 잘 맞는 사람인가도 보아야 하는 문제다. 사람들이 대개 실수하는 지점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서는 알려고 애쓰지만 나와 잘 맞을지 맞지 않을지는 일단 사귀고 난 다음 알아봐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사람을 만나서 사귀기는 쉽겠지만 또 그만큼 쉽게 헤어지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왜 많은 연애가 6개월을 넘기지 못할까 이렇게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서만 알고 나와 잘 맞는지 그렇지 않은지는 거의 모른 채 만나게 되면 대개 연애는 6개월을 넘기기가 어렵다. 아주 극단적으로 나와 잘 맞지 않는 경우에는 3개월 안에 연애가 끝나기도 한다. 해서 어떤 사람이 연애만 했다 하면 6개월을 채 못 넘긴다면 그건 상대와 내가 잘 맞는 사람인지 아닌지에 대해 별 고민 없이 연애를 시작했기 때문에 계속해서 실패한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연애 상담을 해 보면 이렇게 서로에 대해 잘 모르거나 혹은 나와 맞지 않는 사람들과 연애를 할 때 6개월 이전에 온갖 연애 문제가 발생한다. 인터넷에서 좋아 보였던 옷이 막상 내가 입었을 때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처럼 그 사람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나와의 성향이나 성격 등이 맞지 않아 높은 확률로 갈등을 겪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확인되는 사내 연애의 장점 사내 연애에 있어 가장 큰 장점을 꼽으라면 위에서 말한 문제에 대해 다른 곳에서 사람을 만나 연애를 할 때보다 훨씬 더 여유 있게 살펴보고 검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미팅, 소개팅을 통해 만났다면 나와 잘 맞는지 어떤지 알겠답시고 오랜 시간을 그저 기약 없이 데이트만 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사내 연애는 이런 제약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매일 그 사람을 보며 상대가 어떤 사람인지 파악할 수 있고 함께 회사 생활을 하다가 보면 나와 잘 맞는 사람인지 그렇지 않은 사람인지도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실제로 이렇게 상대를 오래 지켜보고 연애가 가능한 CC나 사내 연애 같은 경우는 다른 곳에서 만난 연애들보다 평균적으로 연애 기간이 훨씬 길다. 다른 연애들이 인터넷에서 마음에 드는 옷을 고르는 일이라면 사내 연애는 직접 옷 매장에 가서 입어보고 움직여 보고 옷을 고르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물론 인터넷에서 고르는 것보다 훨씬 시간도 들고 품도 팔아야겠지만 그만큼 실패할 확률이 적은 커다란 장점이 있는 셈이다. 사람을 사귄다는 것의 의미 우리는 누군가를 사귀기 전에 그 사람에 대해 어느 정도는 정보가 있어야 사귈 수 있다. 물론 길거리 헌팅이나 즉석만남에서는 단지 외모만 보고 만나는 때도 있지만 그런 경우에도 대화를 통해 서로를 알기 위한 최소한의 정보는 교환한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연애를 한다는 것은 단지 그 사람의 외모와 몇 가지 정보들이 만나 연애를 하는 것이 아니다. 아마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한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온 인생이 걸어와서 나를 만난다는 말 말이다. 연애에 있어 정말 중요한 것은 겉으로 봐서 알 수 있는 정보들보다는 오히려 그 사람과 함께 시간을 보내 봐야만 알 수 있는 것들이 훨씬 더 중요할 수 있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리 훌륭한 외모와 좋은 스펙을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그 사람의 성격이나 성향 같은 것은 겪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사내 연애를 하게 되는 경우에는 이런 부분들에 대해 충분히 알아볼 시간을 벌 수 있다. 다른 곳에서의 만남과 달리 회사에서는 그 사람과 내가 잘 맞는지 아닌지를 회사 생활을 같이하면서 얼마든지 파악이 가능하다. 사람은 척 봐서는 알 수 없다 연애는 어떤 사람과 하는가가 꽤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이 나와 잘 맞는 사람인지, 나와 그 사람이 만났을 때의 합이 어떤지도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이렇게 나와 잘 맞는지 아닌지를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물리적으로 함께 부딪치며 보내는 시간이 있어야 한다. 사내 연애는 이 물리적으로 함께 보내는 시간 면에서 다른 만남보다 월등하게 유리하다. 단 세 번의 만남으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또 나와 잘 맞는 사람인지를 알아내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물론 영 아닌 사람은 그 세 번 만에도 걸러지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섣불리 연애를 시작했다가 계속 트러블이 생겨 빠른 시일 안에 헤어지게 된다. 그래서 연애의 숫자만 쌓일 뿐 실제로 연애 경험 면에서는 턱없이 부족한 사람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만약 사람을 오래 두고 보며 나와 잘 맞는 사람인지를 알아보고 신중하게 연애하고 싶다면 사내 연애는 적어도 미팅이나 소개팅보다는 실패가 적은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사내 연애에 대한 고민을 비밀리 커뮤니티에 남겨주세요. 사내 연애 고수들이 글을 통해 함께 고민해 드립니다. 디자인 : 고결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 인생의 고민 중 어쩌면 가장 크게 다가올지도 모를 '연애', 이 둘이 결합했다면? '직장고민상담소-대나무슾'의 서브 코너 '비밀리'에서 연애전문가들의 발랄하고도 진지한 경험담과 조언을 들어보세요! 사람은 누구나 좋아하는 사람에게 잘 보이고 싶어 하기 마련이다. 해서 때로는 나의 모습을 꾸미거나 더하거나 빼서 말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내가 상대에게 연애 경험이 없는 순진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다면 그간의 연애 횟수를 줄여 말할 것이고, 인기가 많은 사람으로 보이고 싶다면 오히려 횟수를 늘려서 말할 것이다. 이렇게 어떤 사람으로 보이고 싶냐에 따라 나의 모습을 실제의 나와는 조금 다르게 상대에게 말할 수도 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기 위해 나 스스로가 보기에 단점이나 안 좋은 부분들을 다 오픈하는 사람은 꽤 드문 경우에 속한다. 연인일 때는 비교적 잘 지내던 사람들이 부부가 되어서는 끊임없이 다투는 이유는 어쩌면 더는 서로에게 보이고 싶은 모습이 아닌 실제의 모습이 고스란히 드러나서일지도 모른다. 연애가 내가 원하는 순간에만 하는 이벤트라면 결혼은 매일매일을 함께하는 일상이기 때문이다. 내 연인은 몰랐으면 하는 내 회사 생활 사내 연애를 하면서 가장 곤란한 것들이 있다면 그건 아마도 내가 위에 말한 것처럼 좋은 모습 멋진 모습에 해당하지 않는 그 모든 것들을 숨기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한 회사를 함께 다닌다는 것은 더 이상 연애가 이벤트가 아닌 일상의 영역으로 꽤 많이 건너와 버리기 때문이다. 사실 직장생활을 해 봤으면 알겠지만 회사에서 ‘나’라는 존재는 완전하고 완벽하지 않다. 때로는 부족하거나 실수도 하고 때로는 직장 상사나 동료들과의 인간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저런 완전무결과는 거리가 먼 모습들이 어떻게 보면 우리 직장인들의 일반적인 모습과 훨씬 더 닿아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연인 사이라고 해서 굳이 있는 그대로 다 알 필요는 없다. 오히려 연인이 몰랐으면 하는 것들에 더 가깝다. 물론 회사 생활을 하면서 힘들었던 점이나 억울한 일 등을 연인에게 말하고 응원과 위로를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내가 말하고 싶을 때 말하는 것이지 나의 의사와 무관하게 저절로 상대가 다 알게 되는 것과는 또 다른 이야기이다. 따라서 같은 회사에 다니는 사내 커플의 경우, 상대가 굳이 말하고 싶지 않은 것들까지 다 알게 될 가능성이 얼마든지 존재한다. 고민 해결은 남녀에 따라 접근법이 다르다. 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우선 여자와 남자가 상대에게 회사일 등으로 고민을 말할 때, 각자 성별에 따라 원하는 지점이 다를 수도 있다는 것을 짚고 넘어가자. 먼저 남자들이 고민을 이야기할 때는 말 그대로 그 고민에 대한 답을 얻고자 이야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은 어떻게 하면 문제를 가장 빠르고 또 쉽게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정답이 필요한 것이고 실제로 그런 답을 해 주었을 때 가장 만족도가 높다. 반면 여자가 고민을 이야기할 때에는 답을 알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공감과 이해를 바탕으로 한 내 편이 되어서 나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것을 원할 때가 훨씬 많다. 여성들은 고민을 말하는 순간 이미 스스로 답을 알고 있을 확률이 높다. 따라서 타인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답을 듣기 위해서가 아닌 위로나 응원이 필요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성별에 따른 특성을 잘 알지 못하면 만약 상대가 회사 일로 고민을 토로했을 때 남자에게 공감과 이해를 해주려고 하고 반대로 여성에게 해결책이나 문제 분석을 해 준다면 그건 등이 가려운 사람에게 다리를 긁어주는 꼴이 될 수도 있다. (물론 이는 남녀의 큰 특성만 고려했을 뿐 개인차는 얼마든지 존재할 수 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서 우리는 사랑하는 연인에게는 되도록 좋은 모습만 보이고 싶어 한다. 하나도 근사하지 않고 조금도 멋지지 않으며 때로는 찌질한 모습들도 갖고 있다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알게 되면 모를까 굳이 알리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한 회사에 다니다 보면 적어도 회사 내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는 상대에게 비밀로 하기 어렵다. 일 처리를 못 해서 혼이 나는 것도, 실수를 해서 혹 시말서 같은 거라도 쓰게 되면 누구보다 나에게 관심이 많을 내 연인이 가장 먼저 알게 될 확률이 높다. 이때는 내가 알려지기를 원하지 않는 것을 상대가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나는 충분히 괴로울 수 있다. 그런데 상대의 입장에서는 내 연인이 회사에서 곤란한 일을 겪은 걸 알게 된 이상 그저 모른 척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그게 위로건 혹은 앞으로 두 번 다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는 고마운 충고건 간에 이쪽에서는 전혀 반갑지 않다. 그냥 이 일을 내 연인이 아는 것도 모자라 그것에 대해 말하는 것 자체가 불편할 수 있다. 도움을 청할 때 도와줘도 늦지 않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물리적인 심적 공간이 필요하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 하더라도 나와 너의 경계조차 없이 모든 것들을 다 공유할 수는 없다. 해서 때로는 이게 확보되지 못하면 우린 ‘잠적’이라는 다소 무리한 방법을 통해서라도 이걸 얻고자 한다. 누군가는 이를 동굴에 들어간다, 혹은 잠수를 탄다는 말로 다소 안 좋게 표현을 할 수 있겠지만 사람에게는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인간에게 혼자만의 시공간은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다. 모든 문제를 타인과 의논하고 말하며 해결할 수는 없기에 어떤 문제는 혼자 가만히 생각하고 결론을 내려야 할 수도 있다. 이런 문제는 가정사나 개인사일 수도 있으며 회사 문제일 수도 있다. 그런데 나와 같은 회사를 다니는 연인이 있다면 적어도 회사 문제에 대해서는 이런 심적 물리적 공간을 확보하기 어렵다. 어쩌면 내가 세상에서 그 누구보다 잘 보이고 싶은 사람은 바로 지금 나와 가장 가까운 내 남자친구 내 여자친구일 수 있다. 그런데 사내 연애에서는 좀처럼 그렇게 좋은 모습만 상대에게 보여주기가 어렵다. 특히 사회 초년생이거나 혹은 상대와 크건 작건 직급 차이가 난다면 더더욱 그렇다. 한쪽은 미숙한데 다른 한쪽은 능숙하다면 당연히 능숙한 쪽에서는 미숙한 연인을 돕고자 이런저런 염려와 팁을 주려고 할 것이다. 그렇지만 여기서도 한 가지 중요한 전제조건이 있다. 어떤 도움이건 도움은 상대가 청할 때 해 주어야 도움이지 그냥 이쪽에서 일방적으로 한다면 자칫 그건 도움이 아닌 간섭이나 잔소리가 될 수도 있다. 지금 사내 연애를 하는 커플들이 있다면 설사 상대가 회사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곤란한 입장에 처해 있다 하더라도 상대가 직접 도움을 요청하거나 고민을 토로하지 않는 한 섣불리 나서서 도움을 주고 충고를 하는 것은 지양하는 게 좋다. 때로는 다 알면서도 그저 모른 척 가만히 있어 줄 때가 더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이미 상대는 자신이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을 당신이 알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힘들고 괴로울 수 있다. 도움은 상대가 요청할 때 도와줘도 절대 늦지 않다. 해서 혹시 회사 내에서 상대가 곤란한 일을 알게 된다면 그저 평소대로 있어 주자. 그 사람이 문제를 충분히 해결할 때까지 따뜻한 시선으로 가만히 옆에 있어 주는 것이 가장 좋을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사내 연애에 대한 고민을 비밀리 커뮤니티에 남겨주세요. 사내 연애 고수들이 글을 통해 함께 고민해 드립니다.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 인생의 고민 중 어쩌면 가장 크게 다가올지도 모를 '연애', 이 둘이 결합했다면? '직장고민상담소-대나무슾'의 서브 코너 '비밀리'에서 연애전문가들의 발랄하고도 진지한 경험담과 조언을 들어보세요! 사내 연애에 적합한 MBTI 유형은? 요즘 사람들이 인간의 성격이나 유형을 파악하고자 가장 많이 하는 게 있다면 그건 바로 MBTI 테스트가 아닐까 싶다. MBTI에 대해 짧게 설명하자면, 어머니인 캐서린 쿡 브릭스와 딸인 이자벨 브릭스 마이어스가 카를 융의 초기 분석 심리학을 모델로 인간의 성격을 16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놓은 것이다. 그런데 이 성격유형 검사가 만들어진 것이 1944년임을 감안할 때 MBTI를 요즘에도 적용시키는 것은 다소 무리가 따르며 심지어 인간의 성격을 단 16가지 유형으로 축약을 시켜놓은 것은 어찌 보면 한때 우리가 맹신했던 혈액형별 성격의 상위 버전쯤 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나와 상대의 MBTI를 가지고 연애나 일을 비롯한 각종 인간관계에 적용을 시키길 좋아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이렇게 자신과 타인의 성격이나 유형에 관심이 많을까? 그건 아마도 인간관계나 여러 가지 일들에서 겪는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거나 혹은 잘 풀리지 않는 일들에 대해 일종의 자기변명이 필요해서인지도 모른다. 오늘 '비밀리'에선 사내 연애가 적합한 성격과 그렇지 않은 성격을 알아보려고 한다. 물론 이런 식의 구분은 MBTI와 마찬가지로 절대적으로 믿기보다는 어디까지나 참고 삼아 보길 바란다. 남의 이목을 신경 쓰는 유형이라면, 사내 연애는 글쎄...? 사내 연애의 특성상 타인에게 비밀로 할 수도 있을 것이고 반대로 공개적으로 알리게 될 수도 있을 텐데 어찌 되었든 보통의 연애보다는 좀 더 세간의 입에 오르내릴 확률이 높다. 그것도 내 친구들이나 지인 정도의 사람들이 아니라 나의 밥벌이가 달린 회사 사람들에게 알려진다는 것은 자칫 사생활이 내 회사 생활의 평판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따라서 소심한 사람들, 그중에서도 특히나 남의 이목에 크게 신경을 쓰거나 타인의 평가로부터 민감한 사람들이라면 사내 연애는 잘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만약 회사와 아무 관련이 없는 사람과 연애를 한다면 나와 내 연인의 이야기가 회사 사람들의 입에까지 오르내릴 일은 없겠지만 사내 연애는 그렇지 않다. 나도 연인도 한 회사에 같이 몸담고 있기 때문에 우리 사이의 개인적인 일들조차도 사람들의 이야깃거리가 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존재한다. 안면 홍조가 심하거나 마음이 투명한 사람이라면, 사내 연애는 글쎄...? 다음으로는 얼굴 표정에서 기분이나 감정 상태가 다 드러나는 사람들은 사내 연애를 하기에 그리 적합하다고 보기 어렵다. 연인 사이는 다들 알겠지만 언제나 맑은 날만 계속되지는 않는다. 연애를 하다가 보면 비가 오는 날도 바람이 부는 날도 있다. 그런데 이럴 때마다 내 얼굴 표정에서 나의 연애가 마치 일기예보처럼 생중계되는 모양새라면 어떻게 될까? 내가 기분이 좋아 보이면 사람들은 내 연애가 잘 굴러가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고 반대로 조금만 표정이 어두워도 연애 전선에 이상이 있는 건 아닌가 하고 제멋대로들 추측할 것이다. 설사 다른 일로 표정이 변한다 하더라도 사내 연애를 하고 있다면 일단 내 표정들은 모두 연애로 인한 것으로 오인받기 십상이다. 따라서 평소 감정이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난다거나 표정 관리가 잘 안 되는 타입의 사람이라면 사내 연애를 할 때 좀 더 신중해야 한다. ‘화해 집착’이 있다면, 사내 연애는 글쎄...? 사람 중에는 문제가 생기면 그 자리에서 바로 해결해야 하는 급한 성격의 소유자들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도 사내 연애를 하기는 조금 어려울 수도 있다. 연인 사이에 일어나는 문제들, 대개는 진짜 사건이 생긴다기보다는 거의 감정적인 문제들인데 알다시피 감정이란 갑자기 해결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아침 출근길에 연인과 소소하게 감정적 다툼이 생겼다고 치자. 만약 서로 회사가 다르다면 어떻게 해서든 일을 끝내고 퇴근 후에 다시 이 문제를 해결하게 되겠지만 그게 아니라 한 회사에 계속 같이 있어야 한다면 어떻게 될까? 감정적인 문제의 해결법 중에서는 그 문제로부터 물리적으로 잠시 분리되어 감정을 가라앉히고 생각을 정리한 후 다시 해결을 모색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사내 연애를 하게 되면 이렇게 하기가 꽤 어려워질 수도 있다. 물론 급하지 않은 성격의 사람들이라면 사내 연애가 아닐 때와 마찬가지로 감정을 조금 눌러뒀다가 퇴근 후에 다시 해결하려고 할 것이다. 그런데 무슨 문제가 생기면 바로 그 자리에서 해결이든 끝장이든 봐야 하는 급한 성격을 갖고 있다면 이럴 때 상당히 곤란해질 수 있다. 다음으로는 위에서 설명한 것과 어느 정도 연결지점에 있는 것으로 공, 사의 구분 문제가 있다. 사람들은 대개 자신이 공과 사를 엄격히 구분 지을 수 있다고 믿지만 그건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내 연인의 일거수일투족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사내 연애는 글쎄...? 사내 연애란 한 사람과 지극히 사적인 관계인 동시에 공적인 부분도 분명히 함께 존재한다. 만약 회사에서 곤란한 일에 처하게 되었는데 내 연애 상대가 그것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이라고 가정해 보자. 이때 연인이 공사를 구분해야 한다며 나에게 도움을 주지 않는다면 서운해하지 않을 자신이 있을까? 반대로 나의 연인이 회사에서 곤란한 상황에 처해있고 그걸 내가 다소 무리를 해서라도 도와줄 수 있는 입장이라면 나는 공사 구분을 엄격하게 해낼 수 있을까? 대개 공사 구분이 희미해져서 문제를 일으킬 때는 처음부터 아주 큰 일로 시작하지는 않는다. 이 정도쯤이야 해도 괜찮겠지 싶은 일부터 하다가 보면 어느새 선을 넘는 것까지 금방 도달하게 된다. 따라서 사내 연애를 하게 된다면 공사 구분은 생각보다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연애 상담을 하다가 보면 사내 연애에 있어 사람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지점이 바로 내 연인이 이성 동료들과 지나치게 친밀하게 지내는 것 같다는 것이다. 막상 내용을 들어보면 다른 사람들에 비해 두드러지게 이성 동료와만 친한 것도 아닌데 문제는 이걸 직접 눈으로 보고 있자니 더 크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특히 회사에 서로 공개를 하지 않은 경우에는 이 부분에 대해 더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커플들이 많다. 단지 동료로 친절을 베풀었을 뿐인데 상대는 그가 이성이라는 이유로 오해하거나 불만을 토로하는 일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다. 회사 생활은 그저 기계처럼 맡은 일만 해내면 되는 곳이 아니다. 거기에는 팀워크도 필요하며, 동료 간의 소통과 관계도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이런 부분에 대해 사내 연애를 하고 있다는 이유로 이런저런 눈치를 보거나 신경을 쓰게 되면 생각보다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될 수도 있다. 연인과 모든 걸 공유하길 원한다면, 사내 연애는 글쎄...? 다음으로는 상대에게 지나치게 의존적인 사람들도 사내 연애에는 적합하지 않은 타입이라 볼 수 있다. 흔히 연인과 모든 것을 함께하던 연애가 중단되면 사람들은 단지 연애가 끝났고 연인이 사라진 것 이상의 후유증을 겪게 된다.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나의 모든 이야기와 고민을 들어주던 가장 가까운 사람의 역할을 연인이 하고 있었다면 이별 후에 겪는 상실감은 훨씬 더 커진다. 그런데 여기에 회사 일과 관련된 것마저 연인과 함께 나누고 있었다면 어떻게 될까? 그건 단지 연인과의 이별이 아닌 내 생활의 엄청나게 큰 부분이 사라지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연결해서 생각해 볼 것은 인간관계가 협소하거나 누군가와 친밀해지면 그 사람에게만 집중하고 올인하는 타입도 사내 연애를 하기 전에 충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민폐가 되지 않는 사내 연애를 위해 사실 어떻게 보면 사내 연애란 다른 연애들과 달리 항상 이 연애로 인해 나와 상대방이 입게 될 사회적 입장이나 손실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좋을 때야 한없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자칫 내 연애의 문제가 곧 상대와 나의 회사 생활에도 문제를 일으킬 수가 있다. 영화 ‘연애의 온도’는 은행에서 사내 연애를 하는 두 남녀가 헤어짐을 겪고 다시 재회를 하게 되는 이야기인데 정말 민폐도 이런 민폐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회사에 온갖 지장을 다 끼친다. 결국 둘 사이의 문제 때문에 남자는 징계까지 당하게 되고 이건 결국 또다시 두 사람이 멀어지고 다투게 되는 원인을 제공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이 두 사람의 경우 위에서 말한 대부분의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사내 연애를 하기 위해서는 보통의 연애에서는 고려하지 않아도 될 부분까지도 생각해 봐야 하며, 내가 사내 연애를 하기에 적합한 성격인가 역시 충분히 고민해 봐야 할 문제이다. 사내 연애는 보통의 연애와는 분명하게 다르다. 따라서 사내 연애를 하기 전에 위에서 말한 부분들을 체크해 본다면 좀 더 현명하게 사내 연애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사내 연애에 대한 고민을 비밀리 커뮤니티에 남겨주세요. 사내 연애 고수들이 글을 통해 함께 고민해 드립니다. 디자인 : 고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