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누르면 스팟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나만의 이야기, 나만의 목소리가 중요하다" 픽사 출신 애니메이터의 이야기 이정애 기자► 픽사의 대표 애니메이터로 활동하시다가 독립하셔서 '오페라', '나무' 등 뛰어난 작품들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계신 세계적인 애니메이터입니다. 에릭오 감독님 모셨습니다. 에릭오► 애니메이션 만드는 감독 에릭오입니다. 반갑습니다.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정애 기자► 서울대 서양학과를 졸업하시고 애니메이터로 활동하시다가 졸업 작품도 애니메이션으로 하셨는데요. 김수현 기자► 애니메이션을 어릴 때부터 좋아하셨어요? 에릭오► 저는 출발점이 어쩌면 이미 애니메이션이었어요. 애니메이션을 너무 좋아하다가 이제 중학교, 고등학교 가고 잠시 미국 생활도 좀 하게 되면서 미술에 대한 총체적인 공부를 좀 해보고 싶다는 쪽으로 열리면서 회화를 전공하게 된 거죠. 근데 오히려 대학교에서 회화를 이제 작업을 하다 보니까 결국 스토리텔링이고 결국 내 이야기를 전달하는 건 같은데, 그러면 내가 어릴 때부터 그렇게 좋아했던 애니메이션을 활용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공교롭게 서양화 회화를 공부를 하면서 졸업 작품을 애니메이션을 하게 된 거예요. 그렇게 시작이 된 거죠. 김수현 기자► 특별히 어릴 때 이 애니메이션을 너무 좋아해서 꼭 이런 거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셨던 게 있으세요? 에릭오► 저는 90년대 키드이기 때문에 그때가 딱 디즈니 애니메이션 황금기였거든요. 가장 어린 시절의 감수성이 예민할 때 디즈니의 라이온킹이나 알라딘, 미녀와야수 이런 게 팍 터질 때였어요. 뮤지컬 애니메이션도 그때 처음 정립이 됐던 거였으니까 그걸 이제 어린 시절에 접해버리니 제 자아 형성에도 많이 영향을 줬던 것 같고 결국 디즈니 영향을 어쩔 수 없이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그리고 일본 쪽에서는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꿈을 정말 키웠죠. 정말 저런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싶다 그렇게 시작됐습니다. 김수현 기자► 픽사에서 맨 처음 했던 작업이 뭐였는지 생각나세요? 에릭오► 제가 '카 2'라는 작업을 했는데 자동적으로 되는 게 하나도 없거든요. 자동차 캐릭터를 움직여야 하니까 바퀴를 만들고 있는 거예요. 관객들 입장에서는 볼 수도 없지만 그 안에도 사실은 엄청난 피직스가 있고 물리 법칙이 있어요. 이거를 잘 해내면 큰 걸 움직일 수 있다는 걸 사다리처럼 하나하나 증명해 온 거죠. 그러면서 사람 캐릭터도 맡게 되고 배경 캐릭터도 맡고, 잘 해내면서 점점 중요한 캐릭터를 맡게 되는 그런 성장을 하게 된 거죠. 김수현 기자► 그러면 애니메이터가 많을 거 같은데, 몇 명이나 되나요? 에릭오► 100명에서 120명 정도가 있어요. 근데 그 100명 정도 되는 인원이 한꺼번에 한 작품에 들어가지 않아요. 아시다시피 픽사에서는 애니메이션이 1년에 하나씩 나오기 때문에 두세 팀으로 나뉘어서 들어가거든요. 그래서 한 60명 정도가 100분 분량의 애니메이션에 투입이 되는데, 그 안에서 자기의 장기 혹은 그 어떤 경험치에 따라서 작업을 하게 되는 거죠. 김수현 기자► 그러면 픽사에서 에릭오 감독님의 장기는 뭐였나요? 에릭오► 그게 한 3년 차에 터지더라고요. 픽사 내에서 저에게 걸었던 기대는 이 친구는 자기의 작품 세계도 뚜렷하게 있고, 애니메이션도 기하학적으로 하는 그런 것들을 잘한다는 거였어요. 처음에는 워낙에 초짜니까 기술적인 공부를 소화하기 급했는데 어느 정도 지나니까 제 장기가 저도 모르게 나오더라고요. 그런 게 사실 조금 좀 뭐랄까, 미친 생각이라고 해야 되나요. 움직임도 전형적이지 않고, 훨씬 수작업으로 해야 되는 전형성에서 탈피된 어떤 아이디어가 필요한 것에서 제 장기가 나오는 거를 감독 입장에서도 보기 시작했어요. 그래서 저에게 주게 된 것 중에 가장 정점에 있는 게 문어 캐릭터였어요. '도리를 찾아서'라는 니모 후속작인데, 문어라는 동물을 연상해 보면 정말 전형적이지 않잖아요. 움직임이 척수들 따로 움직이고 활짝 펴졌다가 색깔도 변하고, 캐릭터 자체가 문어는 어느 틀에 갖춰지지 않잖아요. 그거를 리드하는 거에서 제 장기가 완전히 정반합이 되었죠. 김수현 기자► '오페라'가 2021년 아카데미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에 또다시 후보로 오르셨는데, 그때 저는 이게 무슨 내용인지 모르고 음악 관련된 애니메이션인가 이렇게 생각을 했었거든요. 이 오페라라는 작품이 어떻게 시작이 된 건지 좀 궁금해요. 에릭오► 오페라를 마음속으로 구상을 한 건 꽤 예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기는 해요. 저는 작품을 만들 때 원동력이나 동기가 진짜 그냥 제가 살아가면서 보이고 듣는 것들이거든요. 많은 예술가분들이 그러시겠지만 그게 어떤 커다란 세계적인 흐름일 수도 있고, 정치적인 걸 수도 있고, 정말 인류애적인 걸 수도 있고, 아니면 사사로운 저의 그냥 아주 개인적인 감정일 수도 있는 건데, 제가 처음 영감을 얻은 건 미국에서는 처음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던 해였고 같은 해에 우리나라에서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되던 해였어요. 정치적인 영역을 떠나서 뭘 느꼈냐면 제가 두 홈이라고 생각하는 한국과 미국에서 양극화가 엄청나게 되는 거예요. 그것 때문에 갈등이 터져 나오고 사방에서 그런 고통이나 이런 것들이 막 오는데 거기에 너무 큰 무기력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할 수 있는 여러 가지로 이 상황을 좀 기록을 하고 우리에게 생각해 볼 수 있는 이야기를 좀 해야 되겠다는 굉장히 큰 동기가 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 오페라라는 작품은 결국 우리 인류의 문명의 역사와 사회와 어떤 여러 가지의 종합적인 관점을 다루는 작품으로 그런 커다란 세계관이 그때 디자인이 된 거죠. 이정애 기자► '오페라'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서요. 에릭오► 오페라 제작 당시부터 사실은 전시를 목표로 했었는데, 앞서 말씀드린 대로 코로나 때문에 완전히 셧다운이 돼버리고 영화제라는 룰을 통해서만 이거를 풀 수밖에 없었던 거죠. 전화 위복이 됐던 거는 그렇기 때문에 아카데미까지 가게 된 것 같아요. 만약에 우리가 원하는 쪽으로 전시만 풀었다면 그렇지 않았을 텐데, 영화로 승부를 봤더니 인정을 받으면서 우리가 확장시킨 전시로 더 크게 할 수 있는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기회가 온 거죠. 아카데미까지 경험을 하고 나서 본격적으로 이걸 어떻게 전시화할까를 치열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단순히 제가 오페라 전시를 기존의 어떤 곳에 딱 걸었다면 훨씬 빠르게 대중분들에게 보일 수도 있었겠지만, 오페라라는 작품 자체가 시대를 타는 작품은 아니라고 저는 생각을 했어요. 오랜 세월이 흘러도 계속 진실된 이야기를 하고 있구나 싶어서 저는 너무 서두르지 않았고, 어떻게 이걸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게 좋은가에 대한 고민을 '바나'분들과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 오페라뿐만 아니라 이거를 보완해 주고 있는 신작들, 여러 가지 작품까지 아주 총체적인 경험을 담은 전시를 꾸며보자 해서 그 전시의 오픈을 앞두고 있습니다. 김수현 기자► 감독님을 롤모델로 삼을 수 있는 후배들을 향해서 조언을 만약에 해준다면 어떤 얘기를 해주고 싶으세요? 에릭오► 세상이 되게 빨리 변화하잖아요. 지금 현재 공부하는 학생분들 혹은 세상에 딱 발을 갓 내디딘 그분들이 겪는 시대상, 사회상은 또 다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하지 않는 가치가 있다고 저는 믿거든요. 근데 그걸 고수하는 게 아니라 그냥 모든 걸 이해하고 폭넓게 헤아려야 해요. 그럼에도 '어떤 것을 위해'라는 부분에 대해서 성찰을 많이 하면 그것이 작품에 다양한 측면으로 반영이 되는데 그런 부분을 이야기드리고 싶은 것 같아요. 우리는 계속 변화해야 하고, 성공에 대한 법칙도 다 무너지는 이 시대에 가장 중요한 가치가 뭔가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기술적이거나 형식적인 공부도 당연히 하면서 휩쓸리지 말고 진짜 자기의 보이스가 뭔지 찾아야 해요. 요즘 늘 화두가 되는 AI, 인류 대 AI 이렇게 얘기할 정도로 실제로 제가 있는 엔터테인먼트 현장에서는 AI 때문에 작업자들도 너무 많은 영향을 많이 받고 있거든요. 그래서 어린 친구들은 당장 그런 고민을 많이 할 거예요. 우리는 그림 그리는 게 좋아서 왔는데 AI가 그림을 더 잘 그리는 거죠. 그래서 너만의 이야기, 네가 바라보는 관점, 우리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해야 되는 점 그게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요. 나머지는 다 따라오지 않을까 싶어요. * 2024년 4월에 진행한 인터뷰입니다. 더 많은 대화를 듣고 싶다면? ►한국 애니 첫 아카데미 후보, 픽사에서 '차 바퀴'부터 그렸다 l 애니메이션 감독 에릭오 [커튼콜] 진행 : 김수현 기자, 이정애 기자 출연 : 애니메이션 감독 에릭오 글·편집 : 강소진
▲ 위 이미지를 누르면 스팟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레미제라블 '에포닌'역을 꿰찬 일본인 배우, 한국에 오게 된 이유는? 이병희 아나운서► 톱스타들도 열외 없이 오디션을 봐야 한다는 뮤지컬 '레미제라블'에서 당당히 에포닌 역을 꿰찬 신인 배우가 있어서 오늘 모셨는데요. 뮤지컬 배우 루미나 씨입니다. 루미나► 안녕하세요. 저는 뮤지컬 '레미제라블'에서 에포닌 역을 맡고 있는 루미나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김수현 기자► 레미제라블에서 루미나라는 배우는 처음 봤는데 에포닌 역을 너무 잘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궁금증이 생겨서 알아봤는데, 일본에서 오셨다고요? 일본에서 나고 자라셨는데 어떻게 한국에 와서 이렇게 뮤지컬 배우를 하고 계세요? 루미나► 일본에서 태어나서 학교도 모두 마쳤고, 대학교부터 한국에 오게 되었는데요. 중학생 때 처음으로 '셜록홈즈'라는 한국 뮤지컬을 접하게 됐어요. 일본에서 라이선스로 한 공연을 봤는데 작품이 너무 재밌는 거예요. 그래서 영상을 계속 찾아봤고, 원작이 한국 작품이라는 걸 그때 처음 알게 되었어요. 너무 재밌고 일본과는 또 다른 분위기로 연출이 되는 것들에 반해서 꼭 직접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 거죠. 그래서 중학교 3학년 때 처음으로 한국에 와서 셜록홈즈는 못 봤지만 다른 작품들을 여러 가지를 봤어요. 그때 그 매력에 빠져서 한국에서 뮤지컬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기 시작했어요. 제가 그 당시 이미 중학교를 성악과로 다니고 있었어서 한국으로 가서 성악을 배우고 싶다고 생각했고, 더 많은 걸 배울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유학을 결정하고 한국에 왔습니다. 김수현 기자► 처음부터 에포닌 역을 생각하신 거예요? 루미나► 제가 레미제라블을 2005년도에 일본에서 봤었어요. 그때부터 에포닌을 너무너무 좋아했고 언젠가 꼭 하고 싶었던 역할이었는데, 에포닌 역을 맡게 되어서 너무 영광이에요. 이병희 아나운서► 그럼 이번 레미제라블이 첫 뮤지컬 데뷔이신 거죠? 처음에 연습 시작했을 때 기분이 어떠셨어요? 루미나► 성인이 되고 나서는 뮤지컬이 처음인데 원래 많이 봐왔던 선배님들이 상견례 때 쭉 들어오시는 거예요. '저 배우님이 계시고 이 분도 계시네. 저분이 왜 여기 계시고 나는 왜 여기 있지' 하면서 그저 신기했어요. 그리고 첫 무대를 했을 때도 너무 정신없이 지나가서 그 순간에 내가 뭘 했는지 사실 기억이 안 나더라고요. 그래도 커튼콜 때 딱 박수를 쳐주시는데 '해냈구나, 내가 일단 첫걸음을 드디어 내뎠구나'라는 생각에 벅찼던 것 같아요. 김수현 기자► 무대 위에서 객석이 깜깜한데 객석에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이런 것도 느껴지세요? 루미나► 사실 무대가 워낙 어두운 편이어서 객석이 정말 안 보이는데, 약간의 웃음소리가 들리면 그것도 잘 들려요. 그리고 집중하는 게 확실히 느껴지는 것 같아요. 어둡고 눈도 안 보이지만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는 게 잘 느껴져요. 'On my own' 끝날 때 객석에 조명이 나가는데 처음으로 3층까지 모든 층이 다 보이거든요. 그때 무대에서 되게 감격스러워요. 눈빛들이 확 느껴지고, 느끼는 것과 동시에 다 보이니까 너무 감사하면서 이 장면이 이제 혁명으로 나가는 장면이잖아요. 그래서 '그래. 나 다녀오겠다' 이런 다짐을 하는 순간이기도 하고요. 그 다짐을 하게끔 만드는 그런 집중력이랄까요? 집중해 주시는 그 에너지가 느껴져요. ♬ 뮤지컬 《레미제라블》 중 On my own (나 홀로) * 2024년 2월에 진행한 인터뷰입니다. 더 많은 대화를 듣고 싶다면? ►레미제라블로 뜬 뮤지컬 신인, 서울대 유학한 일본인이었다 l 뮤지컬 배우 루미나 [커튼콜] 진행 : 이병희 아나운서, 김수현 기자 출연 : 뮤지컬 배우 루미나 글·편집 : 강소진
▲ 위 이미지를 누르면 스팟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17년 장수 그룹의 비결? 멈출 수 없는 현악 4중주의 매력 이병희 아나운서► 현악 4중주단 노부스 콰르텟의 리더,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 씨를 모셨습니다. 2023년에 영국 런던 위그모어홀 상주음악가로 활약을 하셨고, 3월 2일 리사이틀 '브리티쉬 나잇'으로 다섯 해 만에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서신다고 합니다. 김재영 씨 나오셨습니다. 김재영► 안녕하세요. 노브스 콰르텟의 리더이자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입니다. 김수현 기자► 처음에 팀을 만드셨을 때가 학교 졸업했을 땐가요? 김재영► 졸업할 때쯤이었던 것 같아요. 4학년 때쯤이었고 제가 주축이 돼서 선배와 후배들과 팀을 꾸렸어요. 제가 원래 이 팀 전에 다른 팀이 있었어요. '지겐 콰르텟'이라는 팀이었는데 국제 콩쿠르 나가서 상도 타고, 한국 콰르텟으로는 처음 홍콩에서 상을 탄 팀이었는데 그 팀은 와해가 되었어요. 그런데 제가 4중주를 처음 제대로 해보니까 이게 너무 좋아서 멈출 수가 없겠더라고요. 계속해야겠다고 생각이 들어서 어떤 사람들로 꾸려야 함께 오래 할 수 있을까 생각을 하다가 친하고 잘하면서 성격도 잘 맞을 것 같은 사람들로 처음에 꾸리게 되었어요. 김수현 기자► 클래식 듣는 사람들 중에서도 실내악은 맨 마지막에 친해지는 장르라는 말이 있어요. 아무래도 처음에는 독주나 오케스트라 같은 걸 접하게 되니까요. 김재영► 아무래도 화려하고 규모가 크거나 악기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게 있어야 흥미를 끄는 요인이 되죠. 피아노가 들어가면 그래도 화려해지니까 그런 것들은 쉽게 좋아하시게 되는 것 같은데, 이 현악 4중주는 정말 현의 소리로만 이루어져 있어서요. 근데 작곡가들을 보면 생애 마지막쯤에 항상 콰르텟에 집중을 많이 했어요. 그러면서 너무 표면적이지 않은 내면의 것들을 제일 많이 담았다고 할까요? 개인의 이야기를 가장 많이 담은 그런 구성의 실내악이다 보니 아무래도 그 깊이가 너무 깊게 들어가서 사람들이 한 번에 마음을 열고 들어오기는 힘든 것 같아요. 대신 한 번 맛을 보고 이걸 알게 되면 완전히 골수팬이 되죠. 김수현 기자► 왜 작곡가들이 그렇게 말년에 현악 4중주에 집중을 할까요? 김재영► 그러게요. 시작이 있었을 텐데, 베토벤 같은 경우는 마지막에 죽음과 사투가 있을 때 많이 쓰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보니 그런 영향도 많이 받은 것 같고, 소리적으로 봐도 가장 영적인 부분을 많이 건드릴 수 있는 완벽한 구성이라고 하거든요. 그래서 그런 부분을 소리로 잘 낼 수 있는 것 같아서 작곡가들이 소리 측면에서도 집중을 하지 않았을까요. 김수현 기자► 네 분이 다 다르잖아요. 한 사람이 하는 게 아니니까 하다 보면 음악적으로 해석이 다르다거나 의견에 차이가 있을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는 어떤 식으로 풀어나가세요? 김재영► 멤버들과 음악적인 성향이 비슷한 면이 있어서 부딪침이나 이런 건 없는데 그럼에도 의견 충돌이 있을 때는 의견 피력을 하죠. 근데 그런 건 정말 100의 1 정도인 것 같아요. 팀에 늦게 들어온 친구들은 이미 팀으로서 색깔이 되게 진하게 풍길 때 들어왔기 때문에 그거를 많이 따라오려고 노력을 많이 하는 편이에요. 김수현 기자► 팀이 추구하는 색깔이 뭐예요? 김재영► 있긴 있으나 딱 말로 설명하기 어려워요. 저희는 약간 베이직한 콰르텟으로 음정이 진짜 완벽하게 떨어지고, 악기 넷의 울림이 진짜 완전하게 떨어지는 소리를 찾는 지점은 있어요. 근데 그거 하나로만 음악이 되지는 않으니까요. 근데 그 소리가 많이 없는 팀도 있고, 많이 있는 팀이 있기도 해요. 그건 주로 음정을 완벽하게 맞추는 데서 나오는데 저희는 굉장히 많은 시간을 할애를 하는 편이고, 작곡가들의 시대적인 것들에도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에요. 어떤 시대에 있었고, 어떤 말을 하고자 하는지 파악을 좀 많이 하려고 하는 쪽입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저희 몸을 통해서 나오는 소리는 어쨌거나 굉장히 개인적인 소리들이라고 생각이 돼요. 그래서 이거는 소리로 발현되기 전에 저희가 생각하고 추구하고자 하는 것들이고요. 이병희 아나운서► 마지막으로 팬분들께 한마디 해주세요. 김재영► 저희 음악 들으러 와주셔서 감사하고, 와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희 계속 열심히 할 테니까 앞으로도 저희가 관둘 때까지 계속 함께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 G. LEKEU, 현악 4중주를 위한 “명상” _제공 평창대관령음악제 ♬ 세자르 프랑크, 피아노 콰르텟 f 단조 (피아노 미셀 달베르토)_제공 Aparte Music * 2024년 2월에 진행한 인터뷰입니다. 더 많은 대화를 듣고 싶다면? ►17년을 했어도 새로운 네 남자 이야기 l 노부스 콰르텟 리더 김재영 [커튼콜] 진행 : 이병희 아나운서, 김수현 기자 출연 : 노부스 콰르텟 김재영 글·편집 : 강소진
▲ 위 이미지를 누르면 스팟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12년 전 '용사킹', 지금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카운터테너' 이병희 아나운서► 오늘은 카운터테너 정시만 씨를 나와 계십니다.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을 하고 계시고, 세계적인 오페라 극장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소속 가수이신데 오는 4월에 공식 데뷔를 앞두고 계십니다. 반갑습니다. 정시만► 저는 카운터테너 정시만입니다. 반갑습니다. 김수현 기자► 카운터테너라고 하면 요즘 아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아졌지만, 그래도 또 생소해하시는 분들도 있어요. 정시만► 카운터테너는 카스트라토라는 것에 유래가 됐고요. 카스트라토는 예전 로마 황제 시대나 아니면 영국에서 여성분들이 교회에서 노래를 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여성 성악가분들을 대신해서 어린 소년들이 그 음역대를 했는데 안타깝게도 거세를 통해서 그 소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면서 카스트라토가 생겨났죠. 그런데 윤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해서 그런 제도는 없어졌어요. 그런데 이후에 그 카스트라토를 위해서 만든 곡들을 카운터테너라는 분들이 훈련을 통해서 여성 음역대로 노래하거나 자연스럽게 변성기를 지나신 분들이 그 역할을 대신하게 된 거죠. 그래서 초반에는 여러 가지 시행착오가 좀 있었는데 지금은 이제 헨델 오페라 같은 경우는 카운터테너들이 거의 대부분 하게 되고, 현대 오페라를 작곡하시는 분들도 카운터테너들의 소리가 되게 묘하고 신비롭다고 생각을 하셔서 현대 오페라에서도 많이 쓰시더라고요. 김수현 기자► 훈련을 통해서 그렇게 소리를 낼 수가 있나요? 정시만► 어떤 분들은 가성을 계속 발달시켜서 그 압력을 통해서 소리를 내시는 분들도 있고, 제가 본 어떤 분들은 변성기를 잘 지나가셔서 고음이 자연스럽게 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고요. 그런 두 부류의 카운터 테너가 있는 것 같은데 저는 그냥 나와요. 제가 어릴 때부터 교회에서 성가대를 했었는데 변성기를 지나도 자연스럽게 소리가 나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엄청난 훈련은 아니었고 저희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기로는 그냥 여성 소프라노나 메조 가르치시는 것처럼 하셨다고 그러시더라고요. 김수현 기자► 교회에서 노래를 부르다가 계속 목소리가 유지가 되었다고 하셨는데, 그럼 이쪽으로 공부를 해봐야 되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특별히 있나요? 정시만► 원래 저는 바이올린을 했었거든요. 교회에서 바이올린도 하고 큰 교회가 아니다 보니까 성가대에서도 가끔 솔로를 하게 되는 경우가 있었는데, 제가 노래를 할 때마다 독특한 소리를 가지고 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계속 이런 말을 들으니까 저도 궁금했죠. 내가 내는 소리가 정말 독특하고 특이한가 해서 레슨을 우연히 받게 됐는데, 레슨 해주셨던 분이 미국에 한번 시험을 보는 게 어떻냐라고 하셔서 준비를 짧게 하고 미국에 시험을 보러 가게 됐죠. 김수현 기자► SBS 출연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시던데, 2012년에 '스타킹'이라는 프로그램에 용사킹으로 나오셨더라고요. 정시만► 네. 12년 전 군 복무 중에 갑자기 공문이 내려왔다고 SBS에서 음악을 하거나, 마술을 하거나, 연극을 하거나, 춤을 잘 추는 출연할 사람들을 찾는다고 이렇게 착출 하신 거죠. 저는 처음에는 내가 나가서 뭘 하지 싶었는데 오디션을 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1차 오디션을 봤는데 된 거예요. 그래서 2차도 보고 마지막에는 제가 서울에서 오디션을 보고 있더라고요. 그렇게 출연하게 되었어요. 김수현 기자►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하우스에서 4월에 공식 데뷔하시잖아요. 정시만► 제가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에서 일을 한 게 거의 6~7년 정도 된 것 같은데, 제가 처음 국제적인 무대에서 일을 하게 된 것도 메트에서 시작을 했거든요. 아무런 경험 없이 학교 다니는 중에 캐스팅 '커버'를 할 수 있느냐고 하셔서 갑작스럽게 메트에서 일을 시작하게 된 거예요. 처음에는 너무 얼떨떨했죠. 그러면서 계속 일을 주셨고, 결국 데뷔할 수 있는 기회까지 주셔서 너무 감사하죠. 사실은 매번 커버를 하다가 언제 이런 기회가 올까 하면서 그냥 늘 주어진 기회에 열심히만 했었는데, 작년인가 재작년에 갑자기 데뷔한다는 연락이 왔어요. 정말 이런 일이 일어날까 싶었는데 갑자기 홈페이지에 제 이름이 딱 올라가 있어서 드디어 이런 일이 생기는구나 했던 것 같아요. 김수현 기자► 앞으로 이런 걸 좀 해보고 싶다 하는 작업 있으신가요? 정시만► 저는 다양한 걸 해보고 싶은데 오페라 같은 경우는 한국에서도 현대 작품으로 해보고 싶어요. 사실 바로크든 현대 작품이든 뭐든 좋을 것 같고, 제가 최근에 부산에서 한국 가곡을 노래를 할 일이 있었는데 되게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기회가 되면 한국 가곡 녹음을 해보고 싶어요. 00:10:34 ♬ 울게하소서 - 2012년 스타킹 출연, 헨델 오페라 리날도中 00:14:51 ♬ Ombra mai fu (그리운 나무 그늘 아래서) - 헨델 오페라 세르세 中 00:24:12 ♬ Vedrò con mio diletto(나의 사랑하는 님 만나리) - 비발디 오페라 주스티노 中 00:35:05 ♬ Crude furie degli orridi abissi (심연으로부터의 잔인한 격노) - 헨델 오페라 세르세 中 * 2024년 2월에 진행한 인터뷰입니다. 더 많은 대화를 듣고 싶다면? ►'육군 파리넬리'에서 최정상 메트 오페라 솔리스트로 l 카운터테너 정시만 [커튼콜] 진행 : 이병희 아나운서, 김수현 기자 출연 : 카운터테너 정시만 글·편집 : 강소진
▲ 위 이미지를 누르면 스팟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SM에 클래식 레이블이? 오케스트라로 듣는 K-POP 이병희 아나운서► 클래식과 케이팝의 만남에 대해서 얘기를 해보려고 이분을 모셨습니다. 피아니스트이자 SM 클래식스의 대표를 맡고 계시는 문정재 대표님 모셨습니다. 반갑습니다. 문정재► 안녕하세요. 피아니스트 겸 SM 클래식스 대표를 맡고 있는 문정재라고 합니다. 반갑습니다. 김수현 기자► 원래 클래식을 전공하셨잖아요. 독일에서 유학도 하셨고요. 근데 어떻게 SM이랑 인연이 되셨어요? 문정재► 제가 미국에서 공부하다가 독일로 유학을 가고 커리어가 쌓이면서 한국에서의 연주가 많아지기 시작했어요. 그때는 클래식과 대중음악이 약간 서로를 염탐하는 시절이어서 클래식하는 사람들이 가요나 영화, 드라마 음악을 녹음하러 다닌다는 걸 상상을 할 수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가명으로 녹음을 많이 다녔어요. 그러다 보니 드라마음악, 영화음악, 케이팝 이런 것들이 너무 제 음악 삶의 한 부분이 됐고 클래식을 하지만 되게 재밌게 했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런 것들이 이제 소문이 조금씩 돌면서 클래식을 하는데 이쪽저쪽에 이해도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주시는 분들이 생겼던 것 같아요. SM에서 한 2016년쯤 글로벌 플랫폼 SM 스테이션이라고 있었어요. 그때 모든 장르의 음원을 내다가 클래식도 해보신 거예요. 그래서 그때 SM 스테이션을 같이 하면서 인연이 돼서 여기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김수현 기자► 그러면 그 많은 곡들 중에 어떤 곡을 해야겠다는 기준 같은 게 있으세요? 문정재► 사실 기준은 그때그때 달라지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NCT 골든에이지라고 있어요. NCT 멤버들이 전부 다 모여서 발매하는 음원이고 또 클래식 곡이 샘플링이 되어 있었던 곡이라서 이 곡은 발매와 동시에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회사 내부에서 얘기가 있어서 그렇게 나오게 되었어요. 아니면 이제 A&R 분들과 생각을 해보죠. 시기별로 이 시기에는 이분들을 추억할 수 있지 않을까, 새로운 SM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다시 만난 세계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음악이 조금 더 어울리지 않을까 하고요. 그게 계절도 있을 수 있고 발매일도 있을 수 있고 몇 주년일 수도 있어요. 김수현 기자► 'Make a wish'가 SM 클래식스의 방향을 잡는데 기본이 됐다고 하셨는데, 어떤 면에서 그렇나요? 문정재► 기본이라기보다는 저는 이게 안 될 거라고 생각했어요. Make a wish 편곡 시안을 정말 많이 받았거든요. 정말 제가 그때 제일 우울한 시기였었어요. 이렇게 곡이 안 나올 수 있을까 싶어서 너무 힘들고 이게 내 마음 같지가 않았어요. 작가님들은 이 곡을 이렇게 해석하시고 생각해서 시안을 받았지만 저는 또 작가님 생각만 할 수 없고 회사 생각도 해야 되고 새로운 팬, 기존 팬들도 생각해야 했어요. 이 모든 것들이 머리에서 스쳐 지나가면서 결과물이 왜 이렇게 안 나올까 싶었어요. 김수현 기자► 근데 왜 이거를 하자고 결정이 됐었던 거예요? 그때 당시에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도요. 문정재► 저희가 NCT라는 그룹의 곡을 하나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여러 곡들을 골랐는데, 이제 작가님들이 그중에서 Make a wish를 고르셨던 거죠. 제가 골라서 드렸지만 Make a wish가 결정된 것을 보고 '멜로디가 뚜렷한 곡을 하시면 더 편하실 텐데...'라고 생각했어요. 아직도 생각나는 게 제가 너무 기운이 없어서 회사에서 집에 가려고 택시에 딱 탔는데 카톡이 왔어요. "드디어 뭔가 하나 나온 것 같습니다"라고요. 제가 택시 안에서 그 재생 버튼 누르면서 울었어요. 너무 기뻐서요. 이건 건들 게 아무것도 없고 수정이 없다고 느꼈어요. Make a wish가 세 번째 곡인데, 두 번째 곡이랑 세 번째 곡이랑 나온 시점이 거의 6개월 이상 걸렸어요. 그래서 정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저는 제 개인적으로는 너무 마음에 들어요. 오케스트라에 너무 딱 맞고 그러면서도 팬들이 기존의 원곡들을 떠올릴 수 있게끔 갔어요. 저는 거기에 중점을 두는 것이 좋은 편곡이라고 생각하거든요. 편곡이라는 건 다르게 편곡을 했지만 내가 이 부분을 들으면서 원곡 생각이 나면 좋은 편곡인 것 같아요. 근데 '여기가 어디지? 이 곡은 무엇이지?' 이렇게 되면 이제 혼란에 빠지게 되죠. 그런데 이건 너무 적절했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다음 작가님들한테 작업에 대해 설명을 할 때 Make a wish가 레퍼런스가 되는 거 같아요. 이병희 아나운서► 예전에 피아니스트로만 활동하실 때는 피아노는 혼자 연습하는 악기잖아요. 그런데 지금은 다양한 음악과 다양한 사람들도 엄청 많이 만나시고 그러잖아요. 어떠세요? 문정재► 지금도 사실 되게 재밌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배우들이나 오페라 가수들은 역할에 따라 여러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하잖아요. 그거랑은 차이는 있지만 저도 분명히 혼자 있어야 될 시간이 있어요. 연습을 해야 될 때요. 그러면서 너무 많은 사람을 만나야 되는 시간도 있어요. 둘하고만 있어야 될 시간, 셋이서 있어야 될 시간, 그게 너무 다양해요. 그렇기 때문에 거기에서 자체적으로 제가 사람이 바뀌는 것 같아요. 많은 사람을 컨트롤해야 될 때나 제가 컨트롤을 받아야 되는 또 경우가 있을 수 있고, 음악 하는 사람들과 있을 때나 회사 사람들과 있을 때 또 달라져요. 그러니까 제가 꼭 거기에 맞춰서 변해야 되는 건 아니지만 저도 모르게 변하더라고요. 근데 그런 삶이 저는 재미있어요. 그분들한테 좋은 영향을 받고, 그분들한테 많은 영감을 받게 돼요. 그래서 그것들이 다 아이디어가 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00:11:19 ♬ 서울시립교향악단 '으르렁' (Orchestra Ver.) 00:27:11 ♬ SM Classics TOWN Orchestra 'Make a Wish' (Orchestra Ver.) 00:32:50 ♬ 서울시립교향악단 '다시 만난 세계' (Orchestra Ver.) * 2023년 11월에 진행한 인터뷰입니다. 더 많은 대화를 듣고 싶다면? ►서울시향이 연주한 '으르렁'.. SM이 클래식을 하는 이유 l SM 클래식스 대표 문정재 [커튼콜] 진행 : 이병희 아나운서, 김수현 기자 출연 : SM 클래식스 대표 문정재 글·편집 : 강소진
▲ 위 이미지를 누르면 스팟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레미제라블' 전 시즌 판틴…갑자기 떠났던 이유는? 이병희 아나운서► 뮤지컬 '레미제라블'에서 판틴으로 출연하고 계시는 아주 섬세하고도 강렬한 깊이 있는 연기가 돋보이는 배우 조정은 씨 모셨습니다. 조정은► '레미제라블'에서 판틴을 연기하고 있는 조정은입니다. 반갑습니다. 김수현 기자► '레미제라블'이 8년 만이라고 하는데 초연 때도 하셨죠? 조정은► 초연 때도 참여했었고요. 그리고 재연 때도 참여했고 이번이 세 번째 시즌입니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행운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판틴을 연기할 수 있는 나이 때에 이 공연을 다시 할 수 있게 돼서 저는 너무 큰 행운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수현 기자► 뮤지컬 배우로 잘하고 계시고 좋은 경력을 한참 쌓고 계시다가 갑자기 유학을 가셨어요. 조정은► 지금 생각하면 어린 나이인데 그때는 이제 서른이 된다고 생각하니까 서른이 되면 내가 이걸 못할 것 같다는 막연한 두려움 같은 게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내가 서른이 되기 전에 꼭 하고 싶은 걸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막연하게 유학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미녀와 야수' 작품이 저한테 좀 그런 영향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 작업을 외국에선 어떻게 하는지 궁금증도 있었고, 그 배우들은 어느 학교를 나왔는지 유심히 보게 됐고 그냥 막연하게 그런 마음을 품다가 서른이 되면 왠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에 29살에 가게 된 거예요. 진짜 좀 무모하다 싶을 정도로 준비된 상태가 아니었는데 가게 되었어요. 김수현 기자► 그래서 그 유학의 경험으로 뭘 얻으셨는지 궁금하더라고요. 조정은► 가장 컸던 건 학교에서 뭘 배워왔다기보다 그냥 제가 하고 싶은 걸 했다는 것, 그게 저한테는 굉장히 컸어요. 영어도 잘 못하고 배우 활동을 하다가 다시 학생 신분으로 간다는 게 저한테는 좀 재미있는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학교 내에서 수업을 들으면서 생각이 들었던 게 "이게 맞아요? 틀려요?" 이런 식의 질문을 한 사람이 저밖에 없더라고요. "여기서의 얘기하고자 하는 게 뭐예요? 여기서의 텍스트는 뭐예요?" 보통 그런 종류의 질문을 한다면 저는 내가 지금 "이게 맞는 거예요 틀린 거예요?"라는 이분법적인 질문을 하고 있고, 또 내가 그렇게 사고를 하고 있구나라는 거를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연기나 노래에 대해서 굉장히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도 되게 인상적이었어요. 저희 같은 경우는 선생님이 계시고 우리가 노래를 하면 이건 잘못했고 여기는 이렇게 해야 되고 보통 이런 수업을 받는데, 영국에서 공부할 때는 게임을 하면서 하기도 했어요. 스토리텔링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저한테는 좋은 경험이었고, 또 내가 이렇게 접근하고 있었구나를 이렇게 반대로 보게 됐어요. 또 이번에 레미제라블 연출가가 오셔서 얘기할 때도 가장 중요한 게 스토리텔링을 가장 중요하게 짚으셨었거든요. 프레젠테이션 하듯이 자꾸 설명하려고 든다거나 관객들한테 어떤 감정을 막 이렇게 강요하고 주입한다기보다는 스토리텔링을 가장 중점적으로 얘기를 하시는 게 그때 배웠던 거랑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김수현 기자► 그동안 한 작품들 중에 이건 정말 좋았다 하는 작품이 있으신가요? 조정은► 제가 선택했던 작품들 모두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면서 했기 때문에 다 좋은데, 굳이 거기서 고르자면 또 다른 의미로는 '드라큘라'의 미나 역할에 애착이 컸던 것 같아요. 제가 '드라큘라' 하기 전에 배우 생활을 하면서 스스로 내가 뮤지컬 배우가 맞나 이런 생각을 많이 했었어요. 공연을 하고 있는 와중에도 나란 사람이 배우에 맞는 건지 의문을 늘 품고 있었고, 공연을 하면서 이 역할을 잘 수행해 내야 된다라는 부담이 항상 있어서 제가 그걸 즐기기보다는 책임감이 컸던 것 같아요. 그래서 조금 쉬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앞으로의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는 그런 시기가 있었어요. 그러면서 배우를 계속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는 건 발견하게 됐어요. 그래서 '소서노'라는 작품을 다시 시작으로 '드라큘라'를 하게 됐는데, '드라큘라'를 하면서는 스스로 그런 각오를 하고 들어갔어요. 뭐가 어떻게 되든 내가 꼭 내 말을 해야겠다, 내 말로 정말 내가 하고 있다는 그런 거를 좀 갖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치열하게 연습을 했고, 미나라는 역할과 그 '드라큘라'라는 작품이 저한테 더 애착이 있고 의미가 깊었어요. 그 작품을 하면서 다시 배우를 하고 싶다, 연기가 재밌는 거구나라는 즐거운 맛을 보게 됐던 작품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이후로는 "내가 정말 배우가 맞나?" 이런 의문은 사라졌어요. 그다음에 작품을 할 때는 작품에서의 역할도 있지만, 내가 이 역할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해석하고 싶은지, 그리고 나는 이걸 어떻게 얘기하고 있는지에 굉장히 시간을 많이 갖고 그리고 왜 이렇게 될 수밖에 없는지 저 스스로 설득력을 많이 갖고 하려고 했어요. 김수현 기자► 어릴 때부터 나는 뮤지컬 배우가 돼야 되겠다 이런 생각을 하셨어요? 조정은► 막연하게 그냥 TV 드라마 같은 걸 보면서 배우가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예술고등학교에 들어가면서 뮤지컬이란 장르를 처음 접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빠졌던 것 같아요. 김수현 기자► 드라마에 관심이 있으셨는데 혹시 매체 쪽으로는 제안이 온다거나 그런 건 없었나요? 조정은► 종종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저는 제가 그거를 잘할 수 있을까라는 좀 그런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근데 이제 나이가 들어가면서 마음이 조금 더 열린 것 같기는 해요. 어떤 장르의 구분 없이 저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작품이나 장르라면 저도 흥미를 갖고 관심을 갖게 되지 않을까 싶어요. 00:12:03 ♬ 뮤지컬 《레미제라블》 중 I Dreamed a Dream 00:31:28 ♬ 뮤지컬 《엘리자벳》 중 나는 나만의 것 * 2023년 12월에 진행한 인터뷰입니다. 더 많은 대화를 듣고 싶다면? ►손바느질 의상에 분장도 셀프? 고증에 진심 '레미제라블' l 뮤지컬 배우 조정은 [커튼콜] 진행 : 이병희 아나운서, 김수현 기자 출연 : 뮤지컬 배우 조정은 글·편집 : 강소진
▲ 위 이미지를 누르면 스팟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장르를 넘나드는 정재일의 음악세계, 이제는 국악까지 이병희 아나운서► 대중음악과 클래식, 국악을 넘나드는 연주가이자 작곡가이신 정재일 씨 나오셨습니다. 정재일► 안녕하세요. 작곡하고 연주하는 정재일입니다. 김수현 기자► 앨범이 나오셨는데 앨범의 제목을 리슨이라고 하신 이유는 뭔가요? 정재일► 기생충 음악 작업을 끝내고 몇 개월 후에 아카데미에서 기생충이 돌풍을 일으켰어요. 그런데 돌풍을 일으킨 그다음 날에 팬데믹이 시작되고, 이후에 전쟁이 여기저기서 터졌죠. 앨범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 당시 곡들을 만들고 있을 때 저를 지배했던 생각이 '왜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였어요. '서로의 말을 듣지 않고 자기 할 말만 하고 있었구나', '이 지구가 혹은 다른 생명체들이 우리에게 계속 무언가를 얘기하고 있었는데 우리는 듣지 않았다'라고 생각했어요. 너무 단순하고 뻔한 제목인 것 같지만, 듣는 마음으로 살지 않으면 계속 이런 비극이 되풀이될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보통 싱어송라이터는 자기 마음의 소리를 많이 들을 텐데, 저는 주로 다른 작업을 위해서 곡을 만들어요. 예를 들어 영화면 영화감독님, 무용이면 무용수, 연극이면 그 희곡이라든지 그것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제가 음악으로 통역을 해야 되기 때문에 저는 들어야만 하는 직업을 갖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듣는 마음으로, 얻고자 하는 마음으로 더 주의 깊게 음악을 만들어보게 됐습니다. 박재현 기자► 그래서 이전 음악과 비교를 해보면 다른 느낌이 들어요. 혹시 그 전과 후가 조금 다른 느낌으로 작업하신 걸까요? 정재일► 그동안 저는 용역 음악, 납품 음악 전문이었다면 이번에는 처음으로 제 마음속에 무슨 목소리와 단어들이 있는지 귀 기울이게 됐어요. 그래서 알려진 음악이라고 말할 수 있는 기생충이나 오징어게임과는 전혀 다른 결이에요. 저는 음악을 계속해나가면서 멋지게 만드는 것보다는 간결하게 겸손하게 만드는 것에 귀와 마음이 더 가고 있어요. 그래서 피아노라는 악기를 메인 악기로 선택했는데, 피아노 앞에 앉으면 굉장히 겸손해지고 동시에 편안해지고 제가 정돈이 되는 느낌이 있습니다. 사실 저는 말하는 것보다 피아노 음악으로 말하는 게 훨씬 쉽거든요. 그래서 그런 어법을 이번에 선택하게 됐습니다. 박재현 기자► 관심사와 주로 하시는 것도 그렇고 장르에 대한 범위가 굉장히 넓으신 것 같아요. 정재일► 저는 충실한 소비자이니까 여러 가지 예술 장르를 향유하는데 무용, 연극, 영화, 심지어는 설치 미술도 있어요. 근데 그 모든 예술들의 가장 친한 친구가 음악이거든요. 음악만을 위한 음악을 하는 것도 빛나지만, 음악이 없는 영화를 상상하기 힘들듯이 다른 장르와 결합했을 때만 만들어지는 감동들이 있기 때문에 그것들을 즐기고 싶고 만들어내고 싶어요. 박재현 기자► 오징어 게임의 테마곡을 들으면서 저 아이디어를 어떤 느낌으로 생각하셨을지 되게 궁금했어요. 정재일► 말씀하신 테마곡이 가장 처음에 나오는 'Way Back Then'이라는 곡이거든요. 흑백 화면으로 나오는데 아이들이 진짜 오징어 게임을 하는 장면이에요. 어떻게 할지 고민했는데 보통 영화를 할 때는 오프닝이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첫걸음을 내딛는 곡이기 때문에 많은 실험을 하는 편이에요. 그래서 진지한 음악도 있었고, 굉장히 락킹한 음악도 있었어요. 아이들의 놀이로 이루어지는데 아주 그로테스크한 드라마이기 때문에 초등학교 악기로 해보자 싶어서 그냥 리코더를 샀습니다. 리코더를 불다가 여기에 약간 마카로니 웨스턴 같은 느낌을 넣어볼까 했는데, 전혀 그런 느낌이 안 나고 계속 이상한 것만 나왔어요. 그래서 그냥 일단 드려봤는데, 황동혁 감독님께서 좋아해 주셔서 그렇게 쓰이게 됐습니다. 김수현 기자► 아까 말씀하셨듯이 국악 연주자들이랑 같이 하는 것들도 있고, 그전에 인터뷰하신 것도 보면 국악에 대한 애정이 엄청 많으시더라고요. 정재일► 일단 세계 모든 전통 음악들에 관심이 굉장히 많습니다. 아름다운 음악들이 많아요. 아까 말씀하신 인도네시아의 가물란도 있고, 인도의 라가 같은 음악, 또 일본의 노가쿠라는 가면극도 있고요. 전통 음악이라고 하면 어떤 한 창작자가 골몰하고 빚어낸 게 아니고 민족의 역사로 몇 백 년 몇천 년 동안 만들어진 예술이기 때문에 그건 그냥 예술이 아닌 역사이고, 사람이고, 어떤 세계인 거라 아름다운 어떤 작곡된 음악을 들을 때랑은 완전히 다른 느낌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굉장히 소중하고, 또 모든 전통 음악은 종교에서 많이 시작하기 때문에 그런 기도나 사람의 모든 희로애락이 다 들어 있어요. 그래서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가 없는데, 특히 한국 전통 음악이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우리 현대의 어법에는 없는 어법이고 익숙하지는 않지만, 일단 그 속을 알게 되면 깜짝 놀라게 됩니다. 제가 특히 사랑하는 장르가 판소리인데 이렇게 진짜 영혼이 밖으로 나오는 것 같은 목소리로 4시간이 넘는 서사를 펼쳐내는 그런 예술은 그 어디에도 없는 것 같고요. 타악을 얘기하자면 우리는 사물놀이를 많이 알고 있는데, 무속음악에도 타악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예요. 굉장히 복잡하고 다이내믹하고 너무 시끄럽잖아요. 그리고 이런 천둥 같은 소리와 리듬 구조는 사람을 막 트랜스 되게 만드는 듯한 느낌이 들죠. 제가 음악적 야망으로 전통과 현대를 결합시키고 싶다 이런 태도는 전혀 없고, 그냥 그런 아름다운 세계 때문에 좋아하고 있습니다. 저는 어려서부터 전통에 익숙했고 그것을 잘 풀어줄 수 있는 친구들도 있어서 다행히 이런 작업들을 꽤 해왔다고 생각하는데요. 기본적으로 한국 전통음악은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예술의 형태예요. ♬ Listen(리슨) ♬ A Prayer - Comfort ♬ 기생충 OST 中 믿음의 벨트 * 2023년 12월에 진행한 인터뷰입니다. 더 많은 대화를 듣고 싶다면? ►오징어게임 기생충 음악감독, 런던 관객 기립한 그 공연 서울서도 l 작곡가 정재일 [커튼콜] 진행 : 이병희 아나운서, 김수현 기자, 박재현 기자 출연 : 작곡가 정재일 글·편집 : 강소진
▲ 위 이미지를 누르면 스팟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출처 : 신시컴퍼니 제공 미래에서 나를 기다려준 '엔젤'과 22년 만에 만나다 이병희 아나운서► 푸치니 오페라 라보엠을 현대화한 뮤지컬 '렌트'에서 엔젤 역할을 맡고 있는 조권 씨를 모셨습니다. 반갑습니다. 조권► 안녕하세요. 저는 뮤지컬 '렌트'에서 엔젤 역할을 맡고 있는 가수이자 뮤지컬 배우 조권입니다. 반갑습니다. 김수현 기자► 근데 뮤지컬 배우를 꽤 오래 하셨더라고요. 조권► 저는 2013년도에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라는 작품에서 최연소 헤롯 왕으로 뮤지컬 데뷔를 했고요. 거의 1년에 한 작품씩 쭉 해왔던 것 같아요. 그래서 어느덧 뮤지컬을 한 지도 이제 10년이 지났고, 지금은 '렌트'에서 엔젤 역할을 마침내 맡게 되었습니다. 조권► 엔젤은 사람 자체가 사랑을 주는 성격과 성향으로 태어난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엔젤은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아니까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퍼줄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부터 배우는 사람만이 정말로 진정한 사랑을 줄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고, 그거를 표현하는 게 여장이 될 수도 있고 구두를 신는 게 될 수도 있어요. 내 안에 또 다른 자아를 표출해 내고 표현하는 거니까요. 그랬을 때 엔젤은 어렸을 때 놀림도 좀 당했을 것 같고, 여성스럽다는 수식어도 붙었을 거고 그리고 별종이라는 얘기도 들었을 거예요. 그러면서 저의 학창 시절을 생각해 보면 저도 "뭐 저런 애가 다 있냐. 되게 별종이다"는 얘기도 진짜 많이 들었고 따돌림을 당해본 적도 있어요. 시간이 흐르고 저도 여러 가지 경험을 하면서 "나다운 게 무엇일까, 진정한 나를 사랑하는 기분이라는 건 무엇일까"라고 했을 때 저는 늘 저의 페르소나는 하이힐이라고 얘기를 해요. 저는 구두를 신고 춤을 추는 거를 되게 좋아하고, 그 높은 굽에 올라갔을 때 슈퍼히어로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느껴요. 영화에서도 슈퍼히어로들이 낮에는 일상적인 슈트를 입고 직장을 다니지만, 망토를 둘렀을 때는 히어로가 돼서 날아가잖아요. 그것처럼 저는 구두를 신고 춤을 추면 제가 바라보는 시선 자체가 달라져요. 하이힐을 신었을 때는 내려다볼 줄 알고, 벗었을 때는 제가 올려다볼 줄 아는 저의 인생은 45도 각도예요. 그것처럼 엔젤를 많이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 있어서 마치 지금의 엔젤이라는 역할이 미래에서 나를 기다려준 것 같은 그런 기분이 들어요. 김수현 기자► 말씀하시는 걸 들으니까 뮤지컬 '제이미'도 생각나네요. 거기서도 구두가 되게 중요하잖아요. 조권► 뮤지컬 '제이미', '프리첼라', '렌트' 외에 군 뮤지컬도 했었고, 그전에 '체스'라는 작품에도 도전을 했었어요. 뮤지컬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다양한 거에 도전을 해보고 싶었어요. 그렇게 계속 작품을 해오면서 느낀 건 '제이미' 나 '렌트'도 그렇지만, 저는 신이 주신 재능을 부정하고 싶지 않아요. 제가 그렇게 구두를 잘 신고 춤을 출 수 있는 것 소위 말해서 끼, 재능을 저는 전혀 부정하고 싶지 않아요. 오히려 저는 하나님이 주신 이 재능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해요. 하나님이 왜 내 발에 힐이 들어가면 이렇게 춤을 잘 출 수 있게 만들어 주셨을까, 왜 나한테 이런 미성의 목소리를 주셨을까 그런 여러 가지의 재능을 이제는 너무 소중한 보물이라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한정된 캐릭터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아요. 예를 들면 브로드웨이나 웨스트앤드에 정말 너무 잘하시는 배우 분들 많잖아요. 저는 그냥 단순하게 대한민국에도 있다. 이 정도 높이의 힐을 신고 춤도 추고 노래도 되고 연기도 되는 그런 뮤지컬 배우 우리나라도 있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그 마음으로 항상 자신감과 자존감을 올려서 뮤지컬 무대를 임하는 것 같아요. 김수현 기자► 젊은 관객들은 '렌트'를 잘 모르는 분들도 꽤 계셨거든요. 그런데 2020년 이후 그리고 이번 공연 하면서 요즘 젊은 세대들이 이런 뮤지컬이 있었네? 하고 좋아하게 된 분들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조권► 저는 '렌트'를 선예 씨 때문에 알게 된 거거든요. 선예 씨가 2002년 렌트를 보고 와서 "오늘 '렌트'라는 뮤지컬을 보고 왔는데 너를 보는 것 같았어. 나중에 네가 크면 꼭 저 '렌트'의 엔젤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어"라고 했었어요. 22년 전에 했던 말이 지금 이루어진 거예요. 김수현 기자► 가수이자 뮤지컬 배우잖아요. 가수로서 무대에 서는 것과 뮤지컬 배우로서 무대에 서는 거는 많이 다를 것 같아요. 조권► 너무 많이 달라요. 가수 활동을 할 때는 프롬프터 장치도 있고, 내 감정 안으로 들어가서 좀 표현해 내는 게 훨씬 비중을 더 차지하죠. 근데 뮤지컬은 모든 게 라이브잖아요. 확실히 관객들에게 모든 움직임과 대사, 가사가 확실하게 전달이 돼야 하니까 거기서 오는 긴장감이 굉장히 크고, 어찌 보면 발성도 좀 달라요. 뮤지컬 배우로서 활동할 때 매일 긴장을 느낀다는 게 살아있음을 느끼는 것 같고 가슴이 쿵쾅쿵쾅 거려요. 저희는 너무 감사한 게 무대에서 박수갈채 소리를 듣고 그 에너지를 받잖아요. 저희가 무대에서 드린 에너지만큼 관객분들도 박수와 환호로 저희한테 에너지를 주니까 그거에 아드레날린이 막 솟구쳐요. 그런 부분이 뮤지컬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생각을 해요. 이병희 아나운서► 안 해본 배역 중에 욕심나는 배역이 있으신가요? 조권► '헤드윅'은 진짜 해보고 싶어요. 저는 '헤드윅'을 제가 서른 중반이 넘어갈 때까지 계속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래서 오디션도 일부러 안 봤었고요. 왜냐하면 그냥 제 마음의 준비가 필요해요. '렌트'도 지난 시즌에 봤을 때는 엔젤을 내가 감히 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3년이 지나고 이번 '렌트' 오디션 공고가 떴을 때는 바로 확신이 들었고, 되든 안 되든 일단 도전을 해봐야 된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바로 회사에 오디션이 언제인지 알려달라고 말씀을 드렸죠. 00:15:23 ♬ 뮤지컬 《렌트》 중 TODAY 4 YOU 00:28:40 ♬ 뮤지컬 《렌트》 중 seasons of love 00:37:22 ♬ 뮤지컬 《렌트》 중 I'll cover you * 2023년 11월에 진행한 인터뷰입니다. 더 많은 대화를 듣고 싶다면? ►조권에게 듣는<렌트>, 연습실이 눈물바다?! l 뮤지컬 배우 조권 [커튼콜] 진행 : 이병희 아나운서, 김수현 기자 출연 : 뮤지컬 배우 조권 글·편집 : 강소진
▲ 위 이미지를 누르면 스팟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삼성의 '토끼사자' 김현준…"올해 목표는 우승" 오늘 인사이드는 삼성 라이온즈 김현준 선수와 함께 합니다. 이하는 김현준 선수와 나눈 대화의 일부입니다. 정우영 캐스터► 시즌 끝나고 어떻게 지내셨어요? 김현준► 시즌 끝나고 오키나와 캠프 갔다 오고 행사도 있어서 좀 바빴던 것 같습니다. 쉰 지는 며칠 안 된 것 같아요. 정우영 캐스터► 지난해 딱 이 시기에 김현준 선수와 제가 이야기를 했을 때, 김현준 선수가 한 시즌을 뛰어보고 나서 그 이야기를 했어요. 잘 쉬는 게 진짜 중요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두 번째 시즌을 치르면서는 잘 쉬면서 경기에 나갔나요? 어땠나요? 김현준► 잘 쉬었다고 저는 생각해요. 작년은 하면서 힘들었다는 걸 느꼈는데 올해는 힘들었겠지만 제가 힘들다는 걸 못 느꼈거든요. 그런데 저도 모르게 스피드가 좀 떨어지고 그랬던 것 같아요. 그래서 올 시즌도 또 하나 배워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올해는 정말 끝까지 자신감 넘쳤고 체력도 괜찮았는데, 결과가 좀 안 나왔습니다. 이성훈 기자► 근데 올해 시작을 아픔과 함께 시작했잖아요. 얼마나 스윙을 많이 했으면 유구골이 부러질까 싶어요. 정우영 캐스터► 이전부터 약간 조짐이 있었어요? 김현준► 그런 조짐이 없다고 저는 생각을 했는데 마무리캠프 때를 생각해 보니까 이쪽 손목이 안 좋아서 다른 한 손으로만 쳤었더라고요. 제가 못 알아차린 거죠. 이성훈 기자► 지금은 후유증 없이 다 괜찮나요? 김현준► 아직 완전히 아물지는 않은 것 같아요. 안에 조직들이 아무는데 좀 걸린다 하더라고요. 그리고 손목이랑 연관되는 부분들이랑 손의 힘도 아직 다 돌아오지 않은 것 같아요. 재활하고 쉬어야 했는데, 제가 좀 일찍 복귀한 감이 있어요. 그래도 후회는 안 합니다. 결과적으로 잘 됐으니까요. 이성훈 기자► 부상의 여파가 살짝 있는 상태에서 시즌을 시작했는데 여름에 엄청 잘 쳤잖아요. 그때는 약간 그분이 왔다는 그런 느낌이었나요? 김현준► 잘 칠 때는 어떻게 쳐도 안타가 되는 것 같아요. 볼을 치든 스트라이크를 치든 안타가 되는데, 그때는 엄청 재밌었어요. 그냥 치면 계속 안타가 됐으니까요. 이성훈 기자► 8월 이후에 좀 힘들었던 거는 기술, 체력, 멘탈 중에 어떤 거예요? 김현준► 기술이지 않을까요? 멘탈도 있을 거고 체력도 있겠지만 아직 기술이 보완해야 될 게 너무 많다고 생각해서 기술이 첫 번째인 것 같아요. 스윙 이런 것보다는 투수와의 싸움, 경기장에서 야구를 대하는 어프로치 중요한 것 같아요. 저는 그것도 기술이라고 생각을 해요. 이성훈 기자► 수비수 김현준은 3년 동안 얼마나 늘었나, 스스로에 대한 평가 어떻게 생각하세요? 김현준► 1년 차 때는 시합을 많이 못 뛰어서 빼고 2년 차 때는 제가 경험이 없다 보니까 제 할 것만 바빴던 것 같아요. 양 옆에서 부르는 것도 안 들리고, 내야수랑 소통해도 안 들리고, 벤치 옮기려는데 보지도 않고 긴장하고 그랬어요. 그런데 올해는 소통도 많이 하고, 경험이 저보다 없는 선수들이 우왕좌왕하면 잘 이끌어주려고 했어요. 중견수에서는 그게 중요하니까 그런 여유가 생긴 것 같아요. 정우영 캐스터► 삼성 라이언스가 우승을 꿈꾸기 위해서 본인의 역할, 그리고 본인은 어떤 방향으로 성장을 할 건가요? 김현준► 무조건 잘해야죠. 많은 경기를 나가서 많은 안타를 치고 베이스를 밟아서 홈으로 들어오는게 제가 가장 잘할 수 있는 포지션인 것 같고, 수비에서도 제가 중견수를 볼지는 아직 모르지만 어디로 나가든 안정적으로 해야죠. 개인이 잘해야 팀이 우승하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이 좀 잘해줘야 저희가 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정우영 캐스터► 팬 여러분들께 작별 인사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김현준► 네. 비시즌에 이렇게라도 찾아뵙게 돼서 너무 좋고요. 따뜻한 겨울 보내시고 준비 잘해서 내년에 뵙겠습니다. 정우영 캐스터► 내년 본인의 목표는 뭡니까? 김현준► 우승입니다. 개인이 잘해야 우승하는 거기 때문에 우승을 목표로 해야 저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2023년 12월에 진행한 인터뷰입니다. 더 많은 대화를 듣고 싶다면? ►삼성 김현준 비밀번호 275 [야구에산다] 진행 : 정우영 캐스터, 이성훈 기자 출연 : 삼성 라이온즈 김현준 선수 글·편집 : 강소진
▲ 위 이미지를 누르면 스팟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잶 유령'에서 '장발장'까지… 관객을 사로잡은 최재림표 뮤지컬 이병희 아나운서►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에 새로운 유령이 합류를 했는데요. 뮤지컬 팬들의 기대를 모았던 '잶 유령'입니다. 장르를 넘나들면서 활약하고 있는 배우 최재림 씨가 연기하는 유령인데요.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장발장 역으로도 캐스팅되어서 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최재림 씨 직접 모셨습니다. 최재림► 안녕하세요. 뮤지컬 배우 최재림이고요. 현재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의 유령 역할로 출연하고 있습니다. 김수현 기자► 첫 공연 마치고서는 소감이 어떠셨어요? 최재림► 첫 공연 올라갈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이 너무 많았어요. 오디션부터 시작해서 첫 연습 들어갈 때까지도 시간이 너무 길었고, 저는 공연 시작하고 한 달 뒤에 투입이 된 거니까 시간이 더 길었거든요. 그래서 무대 위에 유령으로 설 때까지 전체 기다림의 시간을 따지자면 한 1년 6개월 넘었던 것 같아요. 그만큼 기다리고 올라가니까 기다린 만큼 아주 벅차고 설레고 기압이 잔뜩 들어간 상태로 첫 공연을 했습니다. 긴장이라기보다 힘이 엄청 들어가 있었어요. 그동안 참아왔던 거를 다 표출하다 보니까 첫 장면부터 끝날 때까지 전신에 힘이 빡 들어가 있어서 '이거 이렇게 하면 안 되겠다. 이렇게 빨리 여유를 찾아야겠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했던 기억이 있어요. 김수현 기자► 처음에 '오페라의 유령'을 관객으로서 보신 적이 언젠가요? 그때도 보시면서 '저런 거 한번 해보고 싶다' 이런 생각도 하셨나요? 최재림► 제가 그때 26살에 봤는데 모든 공연을 볼 때마다 모든 역할이 탐이 나고 욕심이 나는 때였어요. 게다가 '오페라의 유령'은 세미 클래식 작품이고 그 당시까지만 해도 저는 성악도였기 때문에 내가 나중에 기회 되면 도전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죠. 김수현 기자► 성악 발성으로 하는 뮤지컬이 그렇게 많지 않은데, '오페라의 유령'은 그래도 성악에 가깝게 하잖아요. 최재림► 네. 제가 했던 뮤지컬 중에서는 가장 성악 발성을 많이 사용하고 있어요. 뮤지컬 '시카고' 정도가 그나마 약간 클래시컬하게 좀 쓸 수 있던 작품이었고, 세미 클래식의 장르는 '오페라의 유령'이 제 커리어에서는 거의 처음이라 저도 신기하고 재밌죠. 내가 본격적으로 뭔가를 써볼 수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음악적인 욕심을 개인적으로 많이 내고 있어요. 김수현 기자► 음악적인 욕심을 좀 구체적으로 설명을 해 주시면요? 최재림► '아이다'를 예로 들면 노래 안에 감정 연기 같은 건 되게 섬세하게 하려고 노력하지만 '발성 자체를 정말 잘 챙겨서 울림을 만들어서 불러야지'라는 생각은 안 하거든요. 그런데 '오페라의 유령' 같은 경우에는 앞서 말한 그 모든 뮤지컬의 요소를 챙기면서 음악성 자체의 퀄리티를 챙겨야 되다 보니까 소리를 함부로 낼 수가 없는 거예요. 호흡도 더 챙겨야 되고 성대 접지나 울림, 그리고 입 안에 공간을 어떻게 쓸 것인지, 그러면서 음악적인 다이나믹의 위치라든지 어디에 강세를 줄 것이고 크레산도는 몇 박, 바이브레이션은 몇 번, 이런 것까지 계산을 해야 되다 보니까 그런 좀 세심한 부분들에서 욕심을 많이 내고 있는 거죠. 이병희 아나운서► 이번에 '레미제라블'도 장발장으로 캐스팅 되셨다고요? 김수현 기자► 이렇게 대작을 연달아 두 편이나 하시네요. '레미제라블'도 예전에 한국어 공연을 한 적이 있었는데 혹시 그때도 오디션 보셨나요? 최재림► 계속 봤었는데 이번 세번째 도전에 캐스팅 되었습니다. '레미제라블'의 극 자체가 사실 한 시대를 다루는 작품이기는 한데, 이 시대를 다루는 방식이 장발장의 인생을 메인으로 따라가면서 다뤄요. 느낌상으로는 한 30년이 넘는 세월을 담고 있기 때문에 한 사람의 인생을 무대 위에서 연기를 해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일단 되게 큰 도전이자 관심이었어요. 그리고 '오페라의 유령'만큼 '레미제라블'이 갖고 있는 뮤지컬계의 상징과 역사가 있기 때문에 도전을 해보고 싶은 게 있었죠. 김수현 기자► 매체 연기는 좀 다르잖아요. TV, 드라마, 뮤지컬 다 다른데 특별히 더 힘든 점 있으셨어요? 최재림► 에너지 차이를 맞춰가는 게 숙제인 것 같아요. 제가 훈련돼 있는 몸이나 연기의 에너지 영역 자체가 매체보다 크기 때문에 에너지를 그렇게까지 쓰지 않고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법을 빨리 익혀야 해요. 화술이나 이런 것도 무대 위에서 마이크를 통해서 정확하게 전달을 해야 되는 것보다는 자율성이 조금 있기 때문에 오히려 정확한 전달을 위해서 조금 딱딱해질 수 있는, 정형화될 수 있는 화술 자체를 조금 풀어줘야 되는 것도 있어요. 앞으로 그런 조율들을 경험을 통해서 계속 맞춰가야 되는 거죠. * 2023년 8월에 진행한 인터뷰입니다. 더 많은 대화를 듣고 싶다면? ►오래 기다렸다 '잶유령' 알고 보자 '오페라의 유령' I 최재림 뮤지컬 배우 [커튼콜] 진행 : 이병희 아나운서, 김수현 기자 출연 : 뮤지컬 배우 최재림 글·편집 : 강소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