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화대 석사, 푸단대 박사, 대우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경희대 경영대학원 객원교수 역임 중이다.
지피지기 백전불태! 친중(親中), 반중(反中)을 넘어 극중(克中)을 위한 지식충전소! 진짜 중국을 만나러 갑니다! 2024년 5월 이후 9개월 만에 '시진핑 민영기업 좌담회(시좌회)' 개최 2월 17일 베이징에서 시진핑 주석이 직접 참여한 민영기업 좌담회가 열렸다. 2024년 5월 이후 9개월 만에 열리는 회의이고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미중 무역 전쟁이 다시 시작되는 시점에 열리는 회의라서 참석 기업과 개최 목적이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중국 정부가 2021년 '공동부유론'을 새로운 국정 아젠다로 내세운 이후 알리바바를 비롯한 중국의 플랫폼 기업, 부동산 기업, 교육 기업 같은 민영기업들은 공동부유를 저해하는 '공공의 적' 1호로 규제 대상에 올라 4년간 고전을 면치 못했다. 자료 : 중국 국가통계국 중국의 내수 경기가 최악으로 치닫고, 증시와 부동산 시총이 절반 가까이 사라지면서 중국의 소비 심리가 최악으로 내려가자 중국 정부는 2024년 9월부터 모든 규제를 풀고 내수 부양에 올인했다. 그 효과로 4분기 들어 PMI를 비롯한 단기 경기 지표가 50 이상으로 올라섰고 증시도 반등했고 부동산 기업의 매출액도 12월에 4년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 미중의 2라운드 무역 전쟁이 시작되는 시점에 시진핑의 민영 스타 기업을 불러 모아 좌담회 형식의 '민영기업 궐기대회(?)'를 하는 것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작년 12월의 경제공작회의와 이미 끝난 31개 지방성 정부의 양회의에서 2025년 경제 정책 기조는 내수 올인으로 5%대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5.6.7.8.9(세수의 50%, GDP의 60%, 기술 혁신의 70%, 고용의 80%, 기업 수의 90%를 민영기업이 담당) 경제'라고 하는 중국 민영기업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자료 : 중국 정부망 자료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정리 35세 유니트리 CEO부터 81세 화웨이 런정페이 회장까지 참석 중국은 회의를 해도 참석자, 자리 배치, 발언자까지 주도면밀하게 계획해서 한다. 그래서 참석자도 중요하지만 참석자의 배경, 자리 배치, 발언 순서에 담긴 숨은 의도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시진핑이 참석하는 회의에 당 서열 4위인 왕후닝 상무위원이 주최하고 당 서열 2위인 리창 총리, 6위인 딩쉐상 국무원 부총리도 참석했다. 7명의 상무위원 중 과반이 참석했다는 것이 이 회의의 중요성을 간접적으로 시사한다. 민영기업의 참석자들은 CCTV, 신화사의 보도에 따르면 17명이다. 2025년 중국의 신년 축제 프로그램에서 로봇 칼군무를 선보여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로봇 회사인 유니트리(Unitree Tech)의 CEO인 35세 왕싱싱부터 81세인 화웨이의 런정페이 회장까지 다양했다. CEO 연령을 보면 30-40대가 4명, 50대가 8명, 60대가 3명, 70대가 1명, 80대가 1명이다. 17개 기업 중 본사 위치를 보면 시진핑이 당서기를 했던 저장성 출신 기업이 5개로 가장 많았고, 그다음 북경이 4개, 심천이 3개, 상하이가 1개였다. 참석 기업이 영위하는 업종 역시 농업부터 위성까지, 땅에서 하늘까지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었다. 17개 기업 중 발언을 한 기업은 6개로 화웨이, BYD, 신시왕, 웨이얼, 유니트리, 샤오미 기업의 CEO들만 발언을 했다. 6개 발언 기업 중 신시왕을 뺀 5개 기업은 모두 테크 기업들이었다. 중국의 'BAT'라고 불리는 3대 인터넷 업체 중에서 바이두는 초대받지 못했고, 알리바바 마윈 회장은 2020년 10월 상하이 금융포럼 설화 사건 이후 처음으로 대외적인 모임에 얼굴을 드러냈다. '시좌회의'에 초대받지 못한 바이두의 주가는 2일 연속 급락했다. 주목할 것은 1월 20일 딥시크 AI 모델을 출시해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딥시크(DeepSeek)의 량원펑 CEO가 발언자들과 같은 맨 앞줄, 그것도 중국 인터넷 업계의 양대 거물인 텐센트의 마화텅 회장 바로 옆에 자리를 했다는 것이다. 오른쪽 상단 사진 화살표가 량원펑 딥시크 CEO, 량원펑 바로 옆이 마화텅 텐센트 CEO. 오른쪽 하단 사진 화살표는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 사진 : CCTV, 신화사 자료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정리 시진핑의 민영기업 CEO 좌담회는 어떤 신호를 보낸 걸까? 이번 좌담회는 아주 잘 사전에 계획된 것이고 중국 정부가 향후 정책에서 어떤 방향을 보일 것인지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중요한 회의였다. 서방 세계로 치면 '고위급 민간기업 심포지엄'인데, 과학기술 혁신, 산업 고도화 등에 초점을 맞춘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신구 기업가들이 다 모였다. 시진핑 기업 좌담회 참석 기업 현황. 자료 : CCTV, 신화사 자료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정리 이번 좌담회 참여 기업 목록을 주의 깊게 분석하면 디지털 경제를 대표하는 텐센트, 알리바바, 메이투완부터 하드웨어 기술 분야의 화웨이, 샤오미, CATL에 이르기까지 중국 국가 경제의 거의 모든 중요한 부문을 포괄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통산업인 농업 업그레이드의 대표 기업인 낙농유 제품의 페이허(Feihe)부터 신시왕그룹을 비롯해 AI의 딥시크(DeepSeek), 로봇의 유니트리 테크놀로지(Unitree Technology), 상업위성의 갤럭시 에어로스페이스(Galaxy Aerospace)까지 최첨단 기술 기업까지 들어있다. 이번 참여 기업의 업종을 보면 신에너지, 인공지능, 로봇공학, 상업용 항공우주 등 전략적 신흥 산업의 대표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이 분야에 정책의 큰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좌담회에서 6명의 기업가들의 연설은 무작위로 배열된 것이 아니라 신중하게 선택된 것이다. 화웨이의 런정페이는 과학기술 자립의 국가 전략을, BYD의 왕촨푸는 신에너지 자동차와 같은 녹색산업의 방향을 대표한다. 90년대에 태어난 유니트리의 왕싱싱은 새로운 세대의 기업가와 로봇과 같은 최첨단 기술을 대표하고, 농업왕 신시왕의 리우용하오는 중국 인민의 민생생계 보장과 농업 산업 업그레이드를 대표하고, 웨이얼 반도체의 위런롱은 반도체 및 기술병목 산업을 대표하고 샤오미의 레이쥔은 소비자 가전과 지능형 제조의 통합을 대표한다. 이 6명의 기업가들의 발언은 현재 경제 발전의 주요 영역을 다루었을 뿐만 아니라 중국이 중점을 두는 미래 개발을 위한 전략적 우선순위를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이번 좌담회에 등장한 기업 중 하이라이트는 많은 젊은 기업가들의 출현이다. 유니트리의 설립자인 왕싱싱은 1990년에 태어났으며 참여 기업의 CEO 중 가장 젊은 35세다. 2016년에 설립된 유니트리는 민간 로봇 분야가 주 사업인데, 고성능 4족 보행 로봇의 소매 판매를 시작한 세계 최초의 기업이다. 유니트리 로봇 '칼군무'. 사진 : CCTV 화웨이 런정페이와 알리바바 마윈 같은 '옛 얼굴'이 딥시크의 량원펑과 유니트리의 왕싱싱, 갤럭시 스페이스의 쉬밍과 같은 '새로운 얼굴'과 같은 무대에 섰는데, 이는 중국 경제가 전통적인 인터넷에서 AI, 로봇 공학, 상용 항공우주와 같은 새로운 트랙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힌트를 주고 싶어 한 것 같다. 90년대생 기업가들을 80대의 런정페이와 60대의 마윈과 같은 줄에 좌석 배치한 이번 시좌회의가 단순한 보여주기 쇼일지 서방 세계가 보는 중국에 대한 시각인 '독재국가는 창의성의 지옥이자 민영기업의 감옥'이라는 관점을 바꿀 만한 수준이 될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이다. 디자인 : 정유민
지피지기 백전불태! 친중(親中), 반중(反中)을 넘어 극중(克中)을 위한 지식충전소! 진짜 중국을 만나러 갑니다! 미국의 '반도체, AI 규제'를 무색하게 만든 중국의 '3대 식칼 신공' 회를 써는 데 날카롭고 예리한 회칼이 있으면 단번에 얇게 회를 썰 수 있다. 그러나 회칼은 없고 무딘 식칼만 있다면 어떡할까? 회를 살 손님은 줄 서서 기다리는데 고객을 앞에 둔 주방장은 회칼 대신 식칼을 사용해 여러 번 썰어 회를 뜰 수밖에 없다. 문제는 식당의 주방장이 칼질에 내공이 깊어 식칼로도 회칼 효과를 내는 칼 솜씨를 발휘한다면 회칼 공급을 막는 것은 단기 처방일 뿐 오히려 '식칼 신공'을 더 강화해 횟값을 더 떨어뜨리는 묘수를 부릴 수 있다는 점이다. 미중의 반도체, AI 전쟁 얘기다. 미국 바이든 정부의 시그니처 정책이라면 바로 대중국 반도체와 AI에 대한 기술, 장비, 제품, 서비스 규제로 중국의 반도체와 AI 굴기를 막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와 AI 규제가 바이든의 퇴장과 함께 구멍 난 정책으로 끝나게 생겼다. 바로 중국의 '식칼 신공' 때문이고 '제재의 역설'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미국 바이든 정부는 2022년 10월부터 14nm 이하 파운드리, 18n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장비와 기술을 중국으로 수출하는 것을 금지했다. 또한 2023년 10월에는 엔비디아의 첨단 AI 칩도 중국 수출을 금지하고 H800 같은 저사양의 제품만 수출을 허가했다. 그런데 바이든의 대표적인 3가지 대중 첨단 기술 규제 정책인 반도체 파운드리 기술, 10nm대 D램 기술, AI 기술에서 모두 구멍이 뚫렸다. 1) 파운드리에서 '7nm 칩 양산' 화웨이는 러몬도 미 상무장관의 중국 방문 기간인 2023년 8월 29일, 자사 온라인몰에서 신제품 '메이트 60' 한정 수량 판매를 시작하면서 미국 대중 통상 정책의 책임자인 러몬도 상무장관의 뒤통수를 쳤다. 화웨이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인 SMIC는 모두 미국 제재 대상 기업이다. 세계 1위 통신 장비 기업이자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을 추격하던 화웨이는 2020년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로 첨단 나노 공정이 요구되는 5G를 지원하는 AP를 살 수 있는 길이 끊겼다. 2022년 중국의 14nm 이하 반도체 개발을 막기 위한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 규제에 네덜란드가 동참하면서 네덜란드 장비 업체인 ASML은 EUV 노광 장비에 이어 2023년 9월 1일부터는 이보다 낮은 단계인 심자외선(DUV) 노광 장비의 중국 수출도 중지했다. 그런데 문제는 SMIC가 보유하고 있던 DUV로 화웨이의 7nm 공정 스마트폰 칩 양산에 성공한 것이다. 2022년 비트코인 채굴기에 쓰이던 SMIC 1세대 7nm 칩과 달리, 2세대 7nm 공정은 양산 체제를 갖추고 화웨이 스마트폰에 1천500만 대 이상 공급한 것으로 추정되어 미국 상무부를 경악시켰다. 2) CXMT의 '10nm대 D램 기술' 돌파 미국은 2022년 10월부터 중국의 18nm 이하 D램 장비와 기술 규제를 실시했다. 그런데 중국의 CXMT는 2024년 3세대 1z(16nm) DDR5 16G D램 양산에 들어갔고 DDR4 제품을 30% 싸게 시장에 판매를 시작해 2024년 7월 2.1달러였던 가격을 12월에는 1.35달러로 36% 폭락시켰다. 중국은 지금 4세대 1a(14nm-15nm) 제품 개발에 진입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D램 반도체 기술 규제가 무색해진 사건이다. 3) 딥시크(DeepSeek)의 '딥시크-V3, AI 모델' 등장 2025년 1월 24일 미국 CNBC가 중국의 신생 AI 업체인 딥시크(DeepSeek)의 V3 모델을 소개하면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멘붕에 빠졌다. 마이크로소프트 CEO마저도 "우리는 중국에서의 이러한 발전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 회사의 이름은 딥시크입니다"라고 인터뷰했다. 2023년에 설립된 중국의 AI 스타트업 기업인 딥시크가 만든 '딥시크-V3'의 성능이 1천570억 달러 가치의 유니콘 기업인 오픈AI를 능가하는 벤치마크 테스트 결과가 나왔다. 해외 AI 벤치마크 사이트들은 '딥시크-V3'와 오픈AI가 출시한 '챗GPT-4o'를 직접 비교하며 '두 제품의 성능이 비슷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미국의 트럼프 정부가 5천억 달러를 투자해 AI를 만든다는 발표를 한 묘한 시점에 미국의 대중국 AI 규제를 무색하게 만드는 대형 사건이 터진 것이다. 딥시크 언어 모델 성능 비교. 출처 : https://github.com/deepseek-ai/DeepSeek-V3 챗GPT를 밀어낸 중국의 85년생 CEO가 만든 딥시크 2025년 1월 26일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다운로드 순위에서 중국의 신생 AI 모델 기업인 딥시크가 챗GPT를 밀어내고 1위에 올라서 실리콘밸리에 큰 충격을 안겼다. 챗GPT-4o와 비슷한 성능을 갖춘 딥시크-V3는 연구개발 비용으로 미국 빅테크 기업 1명의 임원 연봉에 불과한 558만 달러를 지출했을 뿐이고, 훈련 비용은 챗GPT-4o의 1/20 미만을 썼다. 엔비디아의 최저 사양 칩인 2천48개의 H100 GPU 클러스터만 사용하여 53일 만에 개발한 것이다. 세계 최선단의 AI 계층에 있는 선두 기업이라도 AI 훈련을 위해 최소 1만 6천 개의 엔비디아 GPU가 필요하다. 그런데 마치 전자상거래에서 가성비 최강의 제품으로 세계를 휩쓴 핀둬둬의 테무처럼 'AI판 중국산 테무'가 등장한 것이다. 딥시크는 주요 AI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언어 모델 코딩과 수학적 추론에서도 미국의 챗GPT-4o에 밀리지 않는 결과를 보였다. 2023년에 설립된 딥시크는 85년생 천재 CEO 량원펑(梁文峰)이 만든 회사다. 량원펑은 광둥성 5선 도시 깡촌인 진장 우천시(湛江市吴川市覃巴镇)에서 태어난 수학 천재다. 17세에 저장대학교에 입학한 영재로 전기공학을 전공하였으며, 2006년에 석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량원펑의 우천시 우천 제1중학 졸업식 사진. 출처 : 우천인재망 2015년, 량원펑은 저장대학교 동문들과 함께 AI와 수학을 활용한 자산 운용을 목표로 하는 퀀트 헤지펀드인 하이플라이어 퀀트(幻方量化基金:High-Flyer Quant) 펀드를 설립하였다. 이 펀드는 2016년 10억 위안의 자산으로 운용을 시작하였으며 뛰어난 운영 성과로 2019년에는 100억 위안, 2021년에는 1천억 위안으로 중국 4대 퀀트 헤지펀드로 부상했다. 투자공학 모델로 자산 운용을 시작한 량원펑은 2018년부터 AI를 회사의 주요 개발 방향으로 잡고, 대용량 정보의 처리와 투자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서 2023년 7월 하이플라이어 퀀트에서 AI 부문을 분사하여 딥시크(Deep Seek : 深度求索)를 설립하였다. 투자공학 모델의 정량적 투자 과정에서 량원펑은 데이터 처리 및 알고리즘 최적화에 대한 많은 경험을 축적했으며, AI 모델 훈련을 위한 강력한 하드웨어 지원을 제공하는 A100 칩도 다수 보유하고 있었다. 2017년부터 AI 컴퓨팅 성능을 대규모로 배포하고 'Yinghuo 1' 및 'Yinghuo 2'와 같은 고성능 컴퓨팅 클러스터를 구축하여 AI 모델 훈련을 위한 강력한 컴퓨팅 모델을 구축했다. 딥시크는 투자공학 모델인 하이플라이어 퀀트(幻方量化基金)의 펀드 운용 모델에서 축적된 기술 및 자원을 계승하여 AI 분야에서 빠르게 성장했고 대규모 언어 모델(LLM)의 오픈소스 개발에 주력해, 제한된 자원으로도 효율적인 AI 모델 개발에 성공했다. 가성비 최강의 중국 AI 모델, 딥시크의 비밀은? 미국의 빅테크들은 수백억, 수천억 달러를 퍼부어 대형 AI 모델을 만든다고 난리법석인데 중국은 신생 스타트업, 그것도 증권 투자를 하는 투자공학 모델을 만들던 퀀트 펀드 회사가 만든 AI 모델이 세계 최강의 챗GPT의 성능과 비슷한 AI 모델을 만들자 멘붕 상태에 빠졌다. 그간 한국의 D램 업체들이 최첨단 EUV 장비로 대충 설계해서 기계의 힘으로, 돈으로 반도체를 만들다가, 돈이 없어 맨땅에 헤딩하고 구식 장비로 공정 개선해서 제품을 만들어낸 마이크론이나 중국의 CXMT 같은 후발 업체에 뒤통수 맞은 것과 같은 현상이 미국에서도 일어난 것이다. 미국 AI 업계도 모델 개선이나 공정 개선보다는 첨단 반도체만 서로 경쟁적으로 사다가 돈으로 쉽게 데이터센터 구축하는 바람에 '엔비디아만 떼돈 벌어준' 바보 같은 일을 빅테크들이 했고, 여기에 미국 정부의 어설픈 대중국 반도체, AI 규제가 더해져 중국에서 또 '대륙의 실수'가 나온 것이다. 스티브 잡스 같은 괴팍한 인재 하나가 회사를 먹여 살리고, 나라를 먹여 살리고, 세상을 바꾸는 시대다. 이런 시대에 중국의 영재 교육이 AI 시대에 묘하게 맞아떨어졌다. '중국의 엔비디아'로 불리는 중국 AI 칩의 대명사 한무기(寒武纪 688256. SS 영문명 : cambricon) 역시 16세에 중국 과기대 영재반에 입학한 85년생 천재 CEO 천텐스(陈天石)가 창업한 회사다. 딥시크 역시 17세에 대학에 입학한 85년생 수학 천재 CEO가 만든 AI 회사다. 딥시크의 AI 모델이 미국 빅테크 기업의 거대 모델보다 파격적으로 저렴한 이유는 효율적인 자원 이용과 혁신 기술의 이용, 비용 효율적인 개발 전략, 인력 전략 때문이다. 첫째, 자원 활용 측면에서, 딥시크는 2천48개의 엔비디아 H800 GPU만을 사용하여 모델을 훈련시켰다. 이는 다른 AI 선두 기업들이 H100, A100 등의 고성능 칩을 1만 6천 개 이상 사용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둘째, 혁신 기술 적용. △ MLA(Multi-head Latent Attention) : 이 기술은 메모리 사용량을 대폭 감소시켜 모델 운영의 효율성을 높였다. △ MoE(Sparse Mixture of Experts) : 이 방식은 계산 비용을 절감하여 저비용 고효율 모델 개발을 가능하게 했다. △ 강화 학습 기반 접근 : 딥시크는 강화 학습(RL)을 적극 활용하여 모델의 추론 능력을 향상시켰다. 이 방법은 지도 학습 데이터 없이도 모델이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할 수 있게 했다. 셋째, 비용 효율적인 개발 전략. 딥시크-V3 모델은 약 557만 6천 달러의 비용으로 개발되었다. 딥시크는 이러한 효율적인 개발 방식을 바탕으로 매우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딥시크-R1 모델의 사용 비용은 100만 토큰당 16위안(약 2.20달러)으로, 오픈AI의 가격 438위안(60.2달러)의 1/27 수준에 불과하다. 넷째, 딥시크 CEO 량원펑의 인재 관리 전략이다. 량원펑은 현재 중국의 AI가 국제 최고 수준과 상당한 격차가 있음을 숨기지 않는다. 그리고 국제 수준과 동일한 효과를 달성하려면 모델 구조, 훈련 역학 및 데이터 효율성이 4배 이상 필요하다고 본다. 그리고 그는 그 해법을 신선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인재에서 찾는다. 오픈AI가 챗GPT-4o를 교육하는 데 지출한 비용은 최대 7천800만 달러 또는 심지어 1억 달러에 달한다. 딥시크와 비용 차이는 최소 10배 이상이다. 딥시크-V3는 수학, 코딩 능력, 중국어 지식 질의응답 측면에서도 챗GPT-4o를 능가하며, 이는 매우 비용 효율적이다. 일단 인건비에서 보면 딥시크에는 R&D 인력이 139명에 불과한 반면 챗GPT를 개발한 오픈AI 팀에는 1천200명의 연구원이 있다. 리창 총리 AI 회의에 참석한 량원펑 량원펑은 딥시크 기술을 오픈했고 그는 오픈소스가 기술 공유일 뿐만 아니라 문화적 표현이기도 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량원펑은 '진정한 해자(垓子)'는 팀의 지속적인 혁신 능력에 있다고 본다. 그래서 딥시크의 독특한 조직 문화는 상향식 혁신을 장려하고 계층 구조를 경시하며 인재의 열정과 창의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딥시크 연구개발팀은 주로 명문 대학 출신의 젊은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직원들이 독립적으로 탐색하고 협업할 수 있도록 자연스러운 분업 모델을 채택했다. 채용 시 전통적인 의미의 경험과 배경보다는 직원의 열정과 호기심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샤오미의 레이줜 회장은 최근 AI 천재 소녀를 스카우트한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연봉 수천만 달러짜리 1995년생 천재 소녀는 바로 딥시크-V2 및 최신 R1 기술 보고서에서 이름을 볼 수 있는 볼 수 딥시크의 '뤄푸리(罗福莉 : Luo Fuli)'다. 2022년에 딥시크에 합류한 뤄푸리는 샤오미 AI 랩의 대규모 모델 팀장으로 거액 연봉에 스카우트되었다. 량원펑의 딥시크는 해외 출신 없이 중국인 프로그래머로만 구성된 순수 중국 R&D 팀이고 이들 중에는 갓 졸업한 졸업생이나 졸업한 지 1~2년이 된 청년들이 많다. 딥시크는 고위 기술 전문가를 모집하지 않는다. 직원의 근무 경력은 3~5년 정도이며, 연구개발 경력이 8년 이상인 사람은 무조건 채용에서 제외한다는 것이다. 이유는 그런 경력자들은 혁신할 동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량원펑은 '36Kr'과의 인터뷰에서 "단기적인 목표를 추구한다면 기존 경험이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이 맞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경험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기본 능력, 창의성, 사랑 등이 더 중요하다"는 언급을 했다. 중국의 '평범한 작은 돼지'가 미국의 '호랑이'를 먹은 것일까? 2022년 딥시크의 모회사인 '하이플라이어 퀀트 펀드'는 '평범한 작은 돼지(一只平凡的小猪)'라는 이름으로 자선단체에 1억 3천800만 위안을 기부했다. 이 자선단체의 지원 프로젝트에는 백혈병 구호, 농촌 공예가, 고등학생 지원, 아동 중병 구호, 청각 지원 등이 포함되었는데 업계에서는 1억 3천800만 위안을 기부한 이 '평범한 작은 돼지'가 하이플라이어 퀀트 펀드의 창립자 량원펑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중국의 '평범한 작은 돼지' 한 마리가 미국의 오픈AI를 비롯한 거대 AI 모델의 뒤통수를 세게 쳤다. 실리콘밸리가 난리가 났고 천정부지의 엔비디아 칩 가격에 고통받던 AI 회사들은 딥시크의 모델을 벤치마크하고 분석하고 모방하느라 난리가 났다. 향후 AI 개발에서 딥시크는 어떻게 될까? 오픈 모델을 표방한 딥시크는 새롭게 떠오르는 제품으로서 모든 측면에서 협력을 가속화하고 지속적으로 개발 및 업데이트를 통해 중국 AI의 상징이 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딥시크의 최강 가성비 오픈소스 모델은 미국의 폐쇄형 모델을 위협하는 직접 위협하는 존재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 앞길이 가시밭길임에도 불구하고 딥시크가 불과 몇 달 만에 보여준 역량은 마치 땅에서 돋아나는 죽순과도 같아 앞으로의 행보에 많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딥시크-R1은 강화 학습 기술을 광범위하게 사용하며, 그 성능은 오픈AI 모델과 비슷하거나 심지어 더 낫다. 더욱 놀라운 점은 딥시크가 오픈소스를 선택하고 API 가격을 오픈AI보다 극도로 낮게 설정했다는 것이다. 딥시크의 이런 정책 방향은 창업자 량원펑의 경험, 철학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량원펑의 아버지는 가난한 시골의 초등학교 교사였고 량원펑은 작은 마을에서 자랐으며 운명을 바꾸는 교육과 기술의 힘을 잘 알고 있었다. 비록 증권 투자 시장에서 돈을 벌었지만 AI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굳게 믿으며, 오픈소스와 저가 전략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AI 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기를 희망한다. 또한 경험이 적은 젊은 R&D 인력을 채용하는 것을 선호하며, 그들이 더 혁신적이라고 믿고 있다. 딥시크 오픈소스 및 저가 전략은 오픈AI가 창업 당시 의도했던 개방성을 실천하고 AI 기술의 대중화 및 발전을 촉진하는 것에 훨씬 가깝다. 엔비디아의 연구원 짐 펀(Jim Fan)은 딥시크가 오픈AI의 원래 의도를 이어간다고 믿으며 딥시크의 오픈소스 전략을 높이 평가했다. 딥시크의 AI 훈련 비용은 미국의 1%에 불과해 세계에서 가장 낮다. 즉, 중국과 미국이 같은 효과를 내는 대형 모델을 훈련시키려면 미국은 1억 달러가 필요하지만 중국은 500만 달러면 충분하다는 뜻이다. 트럼프는 달 착륙 프로젝트보다 더 비싼 인공지능에 5천억 달러를 지출하고 있지만 중국은 중국 인공지능 스타트업 딥시크의 심층적인 탐구 노력 덕분에 AI 분야에서 미국이 손대지 못한 핵심 경쟁 우위를 차지할 수 있었다. 딥시크의 출현은 의심할 여지 없이 중국의 대형 AI 모델 분야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지만 딥시크의 미래는 아직 지켜봐야 한다. 연초부터 '딥시크 쇼크'로 미국 빅테크들의 대중국 AI 기술에 대한 반격과 미국 정부의 대중국 AI 규제는 더 강화될 전망이다. '딥시크 쇼크'로 인해 달 착륙보다 더 많은 자금이 들어가는 트럼프의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도 근본적인 변화가 있을 전망이고, 엔비디아 고성능 칩에 목을 매던 미국 빅테크들의 전략 전환도 나타날 전망이다. 딥시크는 1월 20일 딥시크-R1을 출시했다. 이 오픈소스 대형 모델은 오픈AI의 o1 버전 경쟁 상대. 데이터를 수동으로 라벨링하지 않고도 스스로 학습하고 진화할 수 있으며, 완전히 독립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미국에서 LLaMA(Large Language Model Meta AI)-3.1 모델 훈련 비용은 5억 달러인데, 딥시크-V3는 그중 1.1%만 지출하면 된다. 챗GPT-4o의 훈련 비용은 1억 달러이고, 딥시크-V3는 그중 5%면 된다. 이런 비용 차이는 미국의 AI 분야 투자에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미국이 돈을 더 들여도 중국의 이런 저렴한 AI 훈련 비용을 따라잡을 수 없을 것이라고 한다. 인공지능 훈련 비용이 저렴하다는 점은 기술 경쟁에서 매우 중요하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앞으로 국가 간 경쟁은 주로 어느 쪽의 AI가 더 강한가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렴한 AI를 통해 기업은 AI를 더 쉽게 사용할 수 있으며, AI 애플리케이션은 더욱 대중화될 것이다. 딥시크는 설립 후 2년도 채 되지 않아 혁신을 통해 제한된 칩으로 최고의 성능을 달성했다. 이 중국 회사는 미국 기술계를 불안하게 만들고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AI 산업 진압 노력이 헛된 것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미국의 규제는 오히려 중국의 기술 혁신을 자극했다. 화웨이의 하이실리콘(HiSilicon) 칩은 기술적으로 뒤떨어져 있지만 전력 소비 및 성능 측면에서 퀄컴 스냅드래곤의 최고 칩과 비슷하다. 이는 중국 기술의 탄력성과 강점을 충분히 보여주는 것으로, 계속해서 놀라움을 주고 있다. 딥시크가 전 세계 AI의 경쟁 구도를 바꿀 수 있을까? 트럼프 정부 미국에서는 인공지능에 5천억 달러를 투자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확실하지만 효과가 어떨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딥시크 사태로 인해 중국과 미국 사이에는 AI 훈련 비용에 큰 격차가 있어 이 돈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잘 모르겠다. 만약 딥시크 같은 상황이 지속적으로 나온다면 달 착륙 계획, 인공지능, 6세대 전투기 같은 프로젝트는 그야말로 미국을 위해 잘 설계된 함정처럼도 보인다. 미국은 거대 자금을 퍼붓고 중국은 새로운 아이디어로 소규모 자금으로 가성비 극강의 제품을 만드는 상황이 오면 말이다. 딥시크 사태로 메타의 AI 부서는 패닉 상태에 빠졌고, 모두 미친 듯이 딥시크를 모방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의 기술 발전이 너무 빨라서 사람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고 마치 미국은 베트남 전쟁의 수렁에 빠진 쇼크를 받은 것처럼 보인다. 이런 상황은 미국으로서는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 일이 실제로 일어났고 이는 매우 흥미롭고 다음 단계는 매우 미묘할 판이다. 전 세계의 엔지니어들이 딥시크의 오픈소스 모델을 통해 대규모 모델의 학습을 시작할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하고 이런 추세가 유지된다면 인터넷 업계에서 중국 기업이 인프라 표준을 통제하는 첫 사례를 보게 될 수도 있다. 지난 30여 년간의 IT 물결 속에서 하늘에서 떨어지는 '무어의 법칙'에 익숙해져 단 18개월만 지나면 더 좋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나올 것이라는 데 익숙했지만, 이제 AI 시대에 진짜 차이는 기술 격차 1~2년이 아니라 독창성과 모방의 차이다. 중국이 그간 첨단 기술의 무임승차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점차적으로 창조자가 되는 것은 무서운 일이다. 그런데 딥시크가 정말로 전 세계 AI의 경쟁 구도를 바꿀 수 있을까? 현재 중국의 대형 모델 기술과 산업 체인의 발전 속도는 분명하다. 딥시크와 알리바바는 이미 오픈소스 측면에서 메타보다 앞서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오픈소스 플레이어 중 하나임에 분명하다. 현재 중국에서 출시된 추론 모델의 결과는 기본적으로 챗GPT-o1과 동등하지만 여전히 o3보다는 약하다. 하지만 지금의 추세라면 따라잡거나 심지어 능가하는 게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딥시크의 부상은 중국이 다음 시대의 산업 표준을 마스터할 수 있는 가능성의 기회를 갖게 되었음을 의미하며, 이는 미국의 칩 금지 조치를 의미 없게 만들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세계 AI 경쟁 환경을 변화시킬 수도 있다. 딥시크 사태로 미국 이외의 회사가 오픈AI의 원래의 사명이었던, 즉 진정으로 개방적이고 모든 사람에게 힘을 실어주는 최첨단 연구를 계속 유지하는 시대가 왔다. 지금 미국의 입장에서 이것은 말이 되지 않지만 세계의 입장에서는 가장 흥미로운 상황이 도래한 것이다. 딥시크-R1은 일련의 모델을 오픈소스로 제공했을 뿐만 아니라 모든 훈련 비밀을 공개했다. 흥미로운 점은 딥시크의 성공이 많은 미국 기술 대기업들에게도 소름을 끼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메타 CEO 저커버그는 내부 회의에서 "우리는 중국 AI의 획기적인 진전에 주목해야 한다"고 직설적으로 말했고 마이크로소프트 CEO 나델라는 미래의 AI 경쟁은 더 이상 단일 기술 혁신이 아니라 "비용 최적화와 생태계 확장"에 관한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는 딥시크에 대한 위기감과 글로벌 AI 환경에 대한 큰 경고이다. 하지만 딥시크의 'AI 저가 혁명'이 과연 지속될 수 있을까? 이번 딥시크의 부상은 단순히 중국 AI 기업의 단독 노력이 아니라 '중국의 지능형 제조'가 세계화의 길에서 큰 진전을 이루고 있음을 나타내는 신호다. 딥시크는 R1부터 V3까지, 기술 오픈소스부터 가격 전략까지 글로벌 AI 시장의 게임 규칙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다시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 대담하고 개방적이며 빠른 AI 모델은 미래의 글로벌 AI 개발을 시작하는 올바른 방법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는 중국 AI가 전 세계에 가져온 가장 큰 충격이기도 하다. 그러나 저가 전략이 미래 AI 생태계를 뒷받침할 수 있을까? 기술적인 분쟁은 없을까? AI 2단계 전쟁 드라마가 이제 막 시작됐다. 미래가 어떻게 되든, 적어도 현재로서 딥시크는 나름대로 획기적 전환을 이루었다. 이는 중국의 AI 혁신에 대한 스토리이기도 하지만 언제든 이와 비슷한 기업이 등장할 수 있다는 미래 기술에 대한 엄청난 서스펜스이기도 하다. 문제는 중국의 AI 개발을 억제하기 위한 미국의 움직임이다. AI의 미래는 사활을 건 싸움이다. '바람이 불면 돼지도 날 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바람이 멈춘다면 누가 계속 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딥시크의 성공은 확실히 박수를 받을 가치가 있지만, 딥시크의 앞날에는 더 많은 잔인한 테스트가 기다리고 있다. 딥시크는 실제로 다른 모델에 비해 덜 상업적이며, 실용적인 AI 회사라기보다는 작고 아름다운 연구 기관에 가깝다. 미국은 이제 AI 경쟁에서 확실한 대못을 박고 싶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는 스타게이트에 5천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고 많은 사람들이 스타게이트를 새로운 스타워즈 계획으로 해석한다. 백악관은 칩 금지 조치든, 오픈AI 등 AI 기업의 단결 요구든,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중국의 AI 발전을 억제하고 미국의 주도적 지위를 확보하려 한다는 것이다. 이 중요한 순간에 중국 기업들은 매우 흥미로운 딥시크를 개발했다. 딥시크의 훈련 비용이 극도로 낮기 때문에 고성능 미국산 그래픽카드에 대한 의존도도 어느 정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번 딥시크 쇼크로 엔비디아를 비롯한 미국 AI 업체의 주가 조정은 불가피해 보이고, 반대로 이미 사상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는 중국 AI와 반도체 업체들의 주가 상승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난 1월 27일 미국 시장에서는 시총 1위 엔비디아의 주가가 17%, TSMC는 13% 하락했다. 엔비디아는 1월 28일 소폭 반등했지만 1월 29일에는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산불은 꺼지지 않지만 봄바람은 다시 불고 자란다.' 중국의 AI가 과연 구석구석을 추월하고 글로벌 AI 지도에 자신의 이름을 새길 수 있을까? 당나귀를 타고 노래책을 읽어볼까요? 사람들은 영화 '총알이 날아가도록 하라'의 명대사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너무 큰 발걸음을 떼면 공이 쉽게 부러진다." 딥시크의 발걸음은 작지 않지만, 케이크 조각일까, 아니면 정말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고 있을까? 이것은 정말 생각해 볼 가치가 있는 질문이다. 디자인 : 정유민
지피지기 백전불태! 친중(親中), 반중(反中)을 넘어 극중(克中)을 위한 지식충전소! 진짜 중국을 만나러 갑니다! 미국의 중국 반도체 봉쇄 8년, 중국 반도체는?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D램 제조업체인 푸젠진화(晋华集成电路)를 제재한 이후 미국은 바이든 정부 들어 2025년 1월까지 38개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를 실시했다. 반도체 기술, 장비, 서비스, 제품에 이르는 포괄적인 규제를 했고 대상 품목도 파운드리, 메모리, AI용 반도체를 망라했다. 이 정도의 규제라면 산업 자체가 초토화되고 반도체 생산 자체가 중단될 수밖에 없을 정도로 강력한 제재다. 자료 : BIS, 미국 상무부 자료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정리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제재의 역사를 요약해 보면 대략 5단계로 나누어진다. 2012~2018년 : 중국 기술 부상 견제를 위한 전략 논의 및 초기 제재 시행 2019~2020년 : 화웨이, 푸젠진화, SMIC 등 주요 기업 제재 및 수출 통제 강화 2021~2022년 : Chips 법 제정과 AI·반도체 장비 수출 제한 등 본격적 규제 강화 2023~2024년 : ASML 장비 통제, 첨단 기술 제재 및 동맹국 협력 확대 2025년 : AI·양자컴퓨팅 등 첨단 기술 분야로 제재 범위 확장 2018년 이후 8년이 지난 지금, 중국 반도체 산업은 어떤 상황일까? 2021년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미국은 반도체 기술 규제를 더 강화했고 초강력 반도체 통제 조치를 실시했다. 그 결과 중국의 반도체 생산은 큰 타격을 받았고 중국의 반도체 생산량은 2022년 2월부터 2023년 10월까지 내리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2024년 들어 중국의 반도체 생산은 다시 증가했고 파운드리, D램, 낸드 모든 분야에서 중국 반도체 산업은 다시 살아나 서방 기업들을 위협하는 수준이 되었다. 미국의 제재로 중국 반도체 산업이 좌초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히려 중국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은 더 강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자료 : 중국 국가통계국 중국 반도체, '제재의 역설'이 작용? 미국은 2019년 중국의 대표적인 IT 회사인 화웨이에 제재를 실시했고 2020년 대표적인 반도체 회사인 SMIC를 엔터티(Entity) 리스트에 포함하는 등 2024년까지 453여 개 이상의 중국 기업을 엔터티 리스트 제재 명단에 올렸다. 세계 1위의 통신장비 업체이자 5G 통신에서 세계 1위인 화웨이는 2019년 미국의 제재 이후 매출 감소, 시장 점유율 하락을 겪었지만 2023년 이후 다시 점유율을 회복하고 영업 실적도 회복세를 보였다. 미국의 화웨이 제재로 화웨이가 망했다는 서방의 시각은 착시다. 중국의 1위 반도체 파운드리 회사인 SMIC는 반도체 기술, 장비, 서비스를 모두 차단당하는 강한 통제를 받았지만 세계 파운드리 반도체 시장에서 5년 사이 시장 점유율은 더 올라갔고, 매출액도 계속 증가했다. 2019년 3분기에 SMIC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4.4%로 5위였지만 2024년 3분기 기준에는 점유율 6.0%로 TSMC와 삼성전자에 이은 세계 3위로 올라섰다. 2019년 삼성전자와 점유율 격차는 14.5%포인트였지만 2024년에는 3.3%포인트로 축소되었다. 미국의 반도체 제재로 중국의 반도체 기업 부도가 급증했고 그 결과 중국 반도체 굴기는 좌초되었다는 뉴스가 한국 언론에 넘쳐났다. 하지만 이것도 반도체 창업 기업 수 전체를 보지 않고 부도난 기업의 절대 숫자의 증가만 본 착시다. 2023년 중국의 반도체 관련 기업의 폐업 수는 1만 900여 개로 2022년 5천746개 대비 90% 급증했다. 그러나 전체 창업 기업의 수는 7만 400개에 달해 폐업률은 15% 선에 그친다. 폐업 기업의 수가 증가하고 폐업률이 2019년 이후 최대로 높아진 것은 맞지만 폐업 기업 수의 5.5배에 달하는 5만 9천500여 개의 반도체 기업이 생존해 활동하고 있다. 자료 : 중국 치차차(企查查) 트럼프보다는 바이든 시대, 그리고 바이든 초기보다 말기에 더 강력한 제재가 등장했지만 중국의 반도체 기업과 산업은 오히려 더 강해졌다. 이는 미국의 제재에 구멍이 있었다는 말이고, 미국의 제재에 중국의 국산화 노력이 더 가속화되어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두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2023년에 중국 파운드리 업체 SMIC가 제작한 7nm 공정 프로세서가 내장된 스마트폰을 출시해 미국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낸드 플래시 분야에서 YMTC가 128단 양산에 성공했고, 232단도 개발했다. 중국 D램 기업 CXMT는 LPDDR4, LPDDR5 등 새로운 D램 기술을 예상보다 빠르게 개발해 상용화하고 있고 D램 생산 능력에서 세계 비중이 2022년 4%에서 2024년 11%로 크게 높아졌다. D램 생산에서 수율과 품질 면에서 중국 기업들은 아직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에 미치지 못하지만, 그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그리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HBM(고대역폭 메모리)과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하여 중국의 추격에 대응하고 있지만 중국 기업들도 HBM 자체 설계와 상용화를 시작하고 있어 향후 HBM 분야에서도 한국과 치열한 경쟁도 예상된다. 대중국 반도체 전쟁에서 미국의 '적(敵)'은 미국 기업? 기술은 시장을 이기기 어렵다. 미국 정부가 대통령부터 나서서 중국에서 공장 빼고 기술 금지하고 투자도 금지하라고 하는데 정작 기업들은 정부와 엇박자를 내고 있다. 국가의 이익과 기업의 이익의 상충이 있는 것이고, 문제는 미국 기업들이 국가의 이익보다는 주주 이익의 극대화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는 데 있다. 2024년 상반기 기준으로 전 세계 5대 반도체 장비 업체들의 대중국 매출 비중을 보면 역대 최대이다. 미국이 범처럼 난리를 치는데도 미국, 일본, 네덜란드의 세계 최정상의 반도체 장비 회사들은 미국 제재의 구멍을 찾아 대중국 수출을 늘린 것이다. 세계 주요 반도체 장비 업체들이 대중국 수출을 늘린 것은 중국의 레거시 반도체 점유율 확대의 반도체 전략에 따른 장비 시장의 급증에 올라탔기 때문이다.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전 세계 반도체 공장 착공 수는 123개인데 이 중 31%인 38개가 중국이 건설하고 있다. 중국은 첨단 반도체에서 미국의 장비와 기술 통제가 심하게 나오자 제재가 없는 레거시 반도체(범용)에 대대적인 투자로 세계 범용 반도체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 첨단 제품에서 협상력을 올리려는 전략을 쓰고 있다. 그래서 2024년에 세계 최대의 반도체 장비 시장은 중국이었다. 미국의 반도체 규제 속에서도 중국이 계속 성장하는 이유는? 첫째, 거대한 자체 반도체 소비 시장이다. 반도체 기술은 미국에 있지만 전 세계 최대의 반도체 소비 시장은 중국이다. 중국은 전 세계 핸드폰, 노트북, 디지털 TV, 전기차의 최대 시장이다. 중국의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 중국의 소비 비중은 30%대지만 OEM 생산을 위한 구매까지 합하면 점유율은 63%에 달한다. 자료 : SIA, 중국 해관 통계 둘째, 중국의 국가 차원의 집중적 지원이다.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통제가 시작되면서 위기감으로 반도체를 '인체의 심장'으로 격상시키고 국가의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서 국산화를 시키겠다는 거국 체제(举国体制)를 시작했다. 반도체 기업에 대한 세금 감면은 기본이고 수입 장비 감세, 대규모 반도체 보조금 지급, 국산 반도체 우선 구매와 보조금 지급 등 각종 우대 정책 패키지를 실시하고 첨단 기술 개발에 올인하는 전략을 쓰고 있고 그 효과가 기술 개발과 장비 국산화로 나타나고 있다. 2024년 5월, 중국은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약 66조 4천억 원 규모의 3차 국가 반도체펀드를 추가 조성해 반도체 기업의 기술 장비 국산화에 사용할 계획이다. 셋째, 미국의 기술 제재가 만든 중국의 경각심과 위기감이다. 미국의 전면적인 반도체 기술 통제로 중국은 생존의 위협을 느끼면서 정부, 기업, 학계 모두가 반도체 국산화에 올인하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자금은 정부와 지자체가 무한대로 지원하고, 기술을 훔칠 수 있으면 훔치고, 베낄 수 있으면 베끼고, 협력할 수 있으면 어떤 방식으로든 협력하고, 개발할 수 있으면 개발하는 식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시도했다. 칭화대부터 반도체전문대학을 설립하고 전국 주요 명문대가 대거 동참해 인력 공급도 가속화했다. 미국 반도체 규제 속에서 최고치를 경신하는 반도체 회사 주가 미국의 집중포화 식의 반도체 규제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반도체 대표 기업들의 주가는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는 바로 AI와 정부 지원 때문이다. 서방은 미국의 반도체 규제로 중국의 AI는 망했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은 미국을 제외하고 중국은 AI, 양자컴퓨팅에서 부동의 세계 2위다. 자료 : 중국경제금융연구소 AI 시대로 진입하면서 세계 AI 반도체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의 대중국 수출 규제로 인해 글로벌 AI 반도체 공급망이 재편되고 있고 TSMC와 같은 주요 파운드리 기업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AI 연산 능력 향상 가속화도 이루어지고 있다. AI 모델의 처리 능력이 급속도로 커지는 추세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고성능 AI 반도체 개발도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의 제재로 인해 중국의 첨단 AI 반도체 기술 접근이 제한되면서, 미국과 중국 간 AI 기술 격차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AI 기술의 전략적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고 AI 반도체가 국가 경쟁력과 안보를 좌우하는 전략 자산으로 인식되면서, 중국은 AI 반도체 기술 개발 지원에 올인하고 있다. 그 결과 수혜 기업들은 전반적인 증시 약세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85년생 천재 엔지니어, 장시성 난창 출신의 천텐시(陳天石)가 창업한, '중국의 NVIDIA'라 불리는 Cambricon Tech(寒武纪:688256)는 2024년 초 이래로 주가가 373% 상승했다. Cambricon Tech(寒武纪) 창업자 천텐시 회장. 사진 : 바이두 천텐시(陳天石)는 1985년 장시성 난창에서 태어나 2005년 중국 과학기술대학교 주니어 클래스(영재반)에서 이학 학사 학위를, 컴퓨터공학부에서 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2010년 중국과학원 컴퓨팅기술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하다 2016년 Cambricon Tech(寒武纪)를 설립했다. 후룬연구소는 2024년 후룬 부자 목록을 발표했는데, 이 목록에는 개인 자산 50억 위안 이상의 기업가 1천94명이 포함되어 있다. 천텐시(陳天石)는 재산 320억 위안으로 중국 부자 순위 140위를 기록했다. 2023년보다 재산이 73% 늘었고 순위도 150계단이나 상승했다. 세계 3위의 파운드리 업체인 SMIC는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고성장을 지속해 2014년 초 이래로 주가가 103% 상승했고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AI 반도체 생산을 위해서는 첨단 장비가 중요하고 AI 칩은 반드시 고성능 광대역 메모리(HBM)가 있어야 한다. 중국의 반도체 장비 국산화와 국산 장비 우대 정책의 최대 수혜자인 중국 최대 반도체 장비업인 Naura(北方华创:002371)는 2024년 연초 대비 66%의 주가 상승을 보였고 장중에 전고점을 넘어서는 기염을 토했다.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회사 중에서 주목할 회사는 Giga Device(兆易创新:603986)이다. 주가는 2024년 연초 대비 69% 상승했다 D램 메모리 분야에서 중국은 CXMT가 대표 기업이고 D램과 HBM의 국산화에 선두에 있다. CXMT는 DDR5의 상용화와 HBM의 생산을 본격화하고 있다. 한국의 D램 업체들이 범용 제품의 가격 하락에 고전하는 이유도 바로 CXMT의 부상 때문이다. CXMT의 회장은 중국의 대표적인 메모리 Fabless 회사인 Giga Device(兆易创新:603986)의 창업자이자 회장인 주이밍(朱一明)이다. 주이밍 회장은 중국 칭화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유학하고 미국 반도체 기업에서 근무하다 중국으로 귀국해 Giga Device를 창업했다. 2016년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시의 제안으로 CXMT(ChangXin Memory Technologies)에 참여했고 회장직을 맡고 있다. 주이밍(朱一明)은 Giga Device와 허페이징회의그룹(合肥清辉集团)을 통해 25%의 CXMT의 지분을 장악하고 있는 CXMT의 1대 주주다. 주이밍(朱一明)의 리더십 하에 CXMT는 2018년 중국 기업 최초로 DDR4 개발에 성공하는 등 중국의 반도체 산업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Giga Device와 기술 개발 등에서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Giga Device는 같은 회장 아래서 CXMT의 성장의 수혜를 함께 누리는 관계다. Giga Device는 CXMT의 지분도 2% 보유하고 있어 비상장인 CXMT가 상장하면 상장에 따른 수혜도 볼 수 있다. CXMT는 공격적인 설비 투자로 세계 D램 시장에서 2025년에는 D램 생산 능력 점유율이 12%에 달할 전망이고 이는 세계 3위로 점유율 20%대인 마이크론의 절반을 넘어서는 세계 4위 수준이다. 디자인 : 정유민
지피지기 백전불태! 친중(親中), 반중(反中)을 넘어 극중(克中)을 위한 지식충전소! 진짜 중국을 만나러 갑니다! 그린란드, 트럼프는 왜 눈독을 들일까? 취임을 2주일 앞둔 1월 7일, 트럼프는 장남 트럼프 주니어를 그린란드로 비행기 태워 보냈다. 트럼프 주니어는 관광객 자격으로 방문했다. 섬 식당에서 성조기를 든 대중 앞에서 아버지한테 전화를 했고, 트럼프는 '안전이 중요하다. 그린란드와 합의를 해야 한다'고 떠들었다. 사진 : AFP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복귀를 앞두고 1월 7일에 열린 기자회견에서 파나마 운하와 덴마크의 자치령 그린란드에 대한 지배력 확보를 위해 군사적 행동도 배제하지 않겠다고 말해 많은 이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두 지역 모두 미국 경제 안보의 요충지라는 게 트럼프의 설명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이런 식으로 미군 동원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캐나다의 경우 미국에 편입시키기 위해 경제적 압력을 가할 것이라는 뜻을 밝혔다. 1월 10일 트럼프는 인스타그램에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51st State), 파나마가(PANA-MAGA), 그린란드는 내 땅(Our Land)"이라는 뉴욕포스트 1면 사진도 올렸다. '거래의 기술'의 달인이라는 트럼프, 약한 나라들의 국가 영토와 주권마저도 이젠 거래의 대상으로 올려놓았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의 배후에는 중국이라는 경쟁 상대의 부상이 있다. 캐나다와 그린란드는 중국의 자원 전쟁에 대비하자는 것이고 파나마 운하는 미국의 뒷마당에 중국이 돈 찔러넣고 밀고 들어오는 것을 막자는 것이다. 미국은 20% 보편 관세가 아니라, 심지어 헤지펀드 허드슨베이 캐피탈 출신인 새로운 백악관 경제자문회의(CEA) 미란 위원장은 2024년 11월 보고서에서 글로벌 무역 시스템 재편을 위해 현재 2% 관세를 20%에서 최대 50%까지 인상하고 무역 정책을 방위 협정과 연계해 미국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며 대드는 나라는 미국의 방위 지원을 제한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NATO나 한국, 일본 등의 미국 우방이 미국에 보복 관세로 대응하면 이들 국가의 방어를 하지 않겠다는 협박을 하는 것이다. 중국의 무역 흑자가 문제인데 중국을 바로 때리는 정공법이 아니라 우방국을 혼냄으로써 중국에 겁주고 협상력을 높이자는 전략이다. 자료 : 트럼프 인스타그램 중국과의 3차 전쟁, 희토류 전쟁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간의 전쟁. 트럼프의 1차 전쟁은 '무역 전쟁', 바이든의 2차 전쟁은 '기술 전쟁'이었고, 트럼프의 3차 전쟁은 표면상으로는 무역 전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원 전쟁', '금융 전쟁'이다. 세계 최대의 제조 대국, 세계 최대의 수출 대국을 관세로 잡을 수는 없다. 또한 공장은 시장 가까운 데 짓는 것이지 보복 관세 높이 때려주는 데 짓는 것이 아니다. 3교대 제조업이 불가능한 1인당 소득 8만 2천 달러 나라에, 40-50년 전에 이미 제조업이 집 나간 나라에 보복 관세 때린다고 돌아올 제조 기업이 있을까? 미국의 겁박에 약한 나라의 제조업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미국에 공장을 짓기는 하지만 보조금 때문에 짓는 것이지 생산성과 수익성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5nm 이하 첨단 반도체도 미국에 공장은 짓지만 인텔, TSMC, 삼성의 투자 계획은 1천800억 달러가 넘는데 파운드리 시장은 1천200억 달러 수준이다. 보조금 받아 공장 짓고 생산하는 것까지는 좋은데 잉여 생산품은 결국 다시 아시아로 갈 수밖에 없다. 세계 반도체 소비 시장에서 미국의 점유율은 34%이고 유럽이 8%이다. 중국 28%를 포함한 아시아가 58%이다. 미국에서 생산해도 잉여는 다시 아시아로 와야 한다. 자료 : SIA 미국 바이든 정부가 2023년 이후 21가지의 대중 첨단 기술과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를 쏟아냈지만 첨단 기술이 없는 중국의 대응은 외교부 대변인의 반향 없는 규탄 성명 외에는 없었다. 그러나 중국의 상무부는 미국의 기술 통제에 대응해 일관되게 Ga, Ge 수출 통제를 시작으로 흑연,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내놓았지만 정작 실행한 것은 없었다. 패는 가지고 있을 때 패이지 까는 순간 더 이상 패가 아니다. 미국은 반도체와 AI 규제를 조자룡이 헌 칼 쓰듯 마구 휘두르고 있지만 중국은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희토류 패를 들고만 있고 본격적인 사용은 않고 있다. 바이든은 트럼프 취임 전에 자신의 반도체 AI 업적에 '확실한 알 박기'를 노려 2024년 9월 이후 대중 반도체와 AI 규제를 쏟아내고 있지만 결정적 한 방이 없고 중구난방식이다. 초읽기에 몰린 악수를 두는 것인데, 바이든이 2024년 6월 이후 9가지 규제를 찔끔찔끔 하지 말고 한 방에 했더라면 중국에 큰 충격을 줄 수 있었을 텐데 오히려 중국이 대응과 회피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고 있다. 반면 중국은 자신이 가진 '자원의 패'를 트럼프 취임 이후를 대비해 아직 쓰지 않고 있다. 자료 : 미 상무부, USTR 자료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정리 반도체, 항공기, 우주선 등 모든 첨단 기기에는 반드시 희토류 금속이 들어가야 하는데 문제는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공급의 61%를 차지하고 있고 미국 역시 핵심 광물의 대중국 의존도가 높다는 것이다. 미국이 60% 보복 관세를 때렸을 때 중국이 희토류 전면 금수 조치를 취하면 세계 첨단 산업과 미국에 미칠 파장은 가늠하기 어렵다. 자료 : USGS 그래서 미중의 3차 전쟁은 자원 공급망 전쟁이 될 가능성이 높고 여기에 미국은 '중국의 자원의 창'에 대비할 필요가 있는데 그 선택지 중의 하나가 바로 힘없는 덴마크가 지배하고 있는 그린란드다. 덴마크의 자치령인 그린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이다. 면적이 한반도의 9배 이상인 216만 6천㎢에 달한다. 인구는 약 5만 7천 명이다. 1261년 노르웨이 왕국에 귀속되었던 그린란드는 1971년 덴마크의 식민지로 편입되었다가 1979년 자치정부를 수립했다. 2009년에는 광범위한 자치권을 획득했다. 2009년 독립을 선언할 권리가 부여됐지만 여전히 국방 및 외교 정책 등은 덴마크에 맡기고 덴마크령으로 남았다. 미국은 2차 대전 중에 툴레 공군기지를 설치했다. 자료 : 언론 자료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정리 그린란드는 미국이 경쟁하고 있는 중국과의 관계에서 경제와 자원 확보뿐만 아니라 지정학적, 외교적, 군사 전략적 가치 등 5가지 측면에서 중요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트럼프가 눈독을 들이는 것이다. 자료 : 중국경제금융연구소 기후변화에 속도가 붙으면서 그린란드의 거대한 빙하가 녹고 있다. 빙하가 녹으면 석유를 시추하고 구리, 리튬, 니켈, 코발트와 같은 광물을 채굴할 수 있다. 이들 광물들은 풍력 터빈, 송전선, 배터리, 전기차를 만드는 데 필수적이다. 그린란드에는 석유와 천연가스 외에 전기차는 물론 군사장비 제조에 필요한 희토류가 상당량 매장돼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의 추산에 따르면 그린란드의 희토류 매장량은 150만 톤으로 미국 매장량 180만 톤보다 약간 적다. 중국의 희토류 매장량은 4천400만 톤으로 전 세계 희토류 공급량의 6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미국의 중국산 희토류 의존도는 여전히 매우 높다. 2024년 12월, 중국은 미국 바이든의 대중국 반도체 견제에 반발, 희토류 수출 금지로 맞불을 놓은 적이 있다. 트럼프의 그린란드 장악 욕심은 중국의 희토류 자원 차단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고 그린란드는 중요한 광물의 잠재적 공급원이기 때문이다. 자료 : 언론 자료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정리 그린란드에는 석유·가스뿐 아니라 네오디뮴과 디스프로슘 등 반도체·전기차 등 제조에 필수적인 희토류와 광물이 풍부하게 매장된 것으로 알려져 있고 얼음이 녹으면 지하자원 시추가 훨씬 용이해진다. 트럼프 입장에선 그린란드를 차지할 수만 있다면, 전 세계 희토류 공급량의 60% 이상을 중국이 장악한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또한 얼음이 녹으면 유럽으로 가는 북극항로가 개척되는 것이고 이는 미국의 셰일가스와 에너지를 유럽으로 수출하는 경제성이 있는 신항로 확보에도 큰 의미가 있다. 서유럽에서 동아시아로 가는 해상 운송의 경우, 북극해를 통과하면 홍해의 수에즈 운하로 갈 때보다 경로가 약 40% 단축된다. 캐나다와 파나마 협박... '거래의 기술(말 폭탄)'인가? 진짜 실행인가? 트럼프는 미국-멕시코-캐나다(USMCA) 협정의 재협상을 앞두고 기선을 잡고, 중남미에서 중국의 영향력 축소, 중국의 희토류 공격에 대비한 자원 확보가 목적이지만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 파나마가(파나마+MAGA), 그린란드는 내 땅이라는 소위 먼로 독트린을 본뜬 '돈로(도널드+먼로) 독트린'을 내비치고 노골적인 영토 욕심을 내고 있다. 힘으로 필요한 영토를 뺏는다는 것은 지금 러시아의 푸틴과 다르지 않은 '트럼푸틴'이다. 트럼프가 공개적으로 위협한 세 나라 중 그린란드는 성공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하지만 캐나다는 너무 크고 미국보다 더 넓은 국토 면적과 4천만 명이 넘는 인구를 갖고 있다. 실제로 미국에 합병된다고 해도 단지 51번째 주가 아니라. 6개 또는 7개의 주로 나누어져야 한다. 더 중요한 문제는 캐나다인들은 공화당이 아니라 민주당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만약 4천만 명이 미국에 합류한다면 그것은 분명히 미국의 정치 지형을 다시 쓸 것이고 공화당은 자신의 집권 위상에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캐나다 합병 이후 정치 성향 문제는 4년이면 임기가 끝나는 트럼프로서는 신경 쓸 필요가 없지만 공화당은 무척 고민스럽고 신경 써야 하는 문제다. 파나마 운하는 중요한 전략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트럼프는 정말로 파나마 운하를 손에 다시 넣고 싶어 한다. 하지만 미국이 정말로 무력을 사용한다면 파나마는 당연히 무기력하게 당하겠지만 전 세계, 특히 라틴아메리카에서 미국의 신뢰는 완전히 무너질 것이고 역설적으로 라틴아메리카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결정적으로 확장시키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알래스카로 대박 낸 미국, 그린란드를 '제2의 알래스카'로? 대국의 역사상 위대한 발전은 지리적 확장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리고 국가 제조업 발전의 기초가 되는 자원의 양을 결정하는 것은 토지 면적이다. 미국은 루이지애나 매입, 알래스카 매입, 서부 대진군, 멕시코 침공이 없었다면 지금 같이 그렇게 방대한 영토를 갖지 못했을 것이다. 북미에 13개 주만 있는 미국은 언덕 위의 도시일 뿐이고 지금처럼 미국이 세계를 호령하면서 큰 집에서 떵떵거리며 살 수 없었을 것이다. 자원 전쟁의 시대에도 자원의 양을 결정하는 것은 토지 면적이다. 미국이 또 다른 '대규모 확장'이 가능하고 자원의 양이 확대된다면 미국은 자원 전쟁 시대에도 새로운 발전의 물결을 맞이할 수 있다. 지금 그런 관점에서 보면 그린란드와 캐나다의 합병 야욕을 보면 트럼프의 단순한 말 폭탄이라고 하기에는 사안의 중대성이 너무 크다. 미국의 그린란드 매수 시도는 트럼프가 처음이 아니라 긴 역사가 있다. 1867년, 당시 미국 국무장관이었던 윌리엄 수어드(William Seward)의 협상으로 미국은 알래스카를 720만 달러에 성공적으로 매입했다. 당시 이 거래는 의회에서 조롱을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알래스카의 가치가 드러나며 논란은 수그러들었고, 그 후 미국인들은 고작 720만 달러가 오늘날의 계산할 수도 없는 큰 가치가 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윌리엄 수어드(William Seward)는 알래스카 매입 이후 그린란드를 다음 매수 목표로 삼았다. 그린란드는 광대한 면적(215만㎢)과 풍부한 자원, 적은 인구(당시 1만 명 남짓)를 갖고 있으며, 알래스카의 복제품으로서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본 것이다. 자료 : 구글 그러나 윌리엄 수어드는 곧 어려움에 직면했다. 바로 의회의 반대와 덴마크의 저항, 그리고 영국의 입김이었다. 미국 의회 의원들은 방금 알래스카를 샀는데 불모의 땅 그린란드를 또 사는 이유를 신뢰하지 못했고 자금 지원을 하지 않았다. 더욱이 그린란드의 주권국가인 덴마크는 이를 팔려고 하지 않다. 덴마크의 국력이 약해 미국과의 라이벌이 될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당시 미국은 남북전쟁을 막 마친 상태였고, 다시 전쟁을 시작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쟁이 시작되더라도 미국은 영국의 눈치를 봐야 했다. 1867년 캐나다는 여전히 영국의 식민지였고, 영국과 미국의 관계는 좋지 않았다. 미국이 그린란드를 차지하면 미국이 캐나다를 동쪽, 남쪽, 서쪽으로 둘러싸게 될 것이고 이는 절대 영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았다. 당시 영국은 여전히 '해가 지지 않는 제국'으로 국력이 최고조에 달했고, 미국은 여전히 영국을 매우 두려워했다. 2년 후인 1869년에 윌리엄 수어드(William Seward)가 국무장관직을 사임하고 그린란드 매입 시도도 끝났다. 미국이 두 번째로 그린란드 매입을 제안한 것은 1950년대 트루먼 시대였다. 당시 미국과 소련은 냉전의 시기에 돌입했다. 미국은 그린란드와 아이슬란드, 노르웨이의 군사기지가 손에 들어가면 소련을 봉쇄할 큰 '섬 사슬(Island Chain)'을 형성할 것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섬 사슬'이 완성되면 미국이 북대서양 전역에 걸쳐 최종 결정권을 갖게 될 것이고 소련 북부함대가 좁은 공간에서 봉쇄될 수 있다. 그래서 트루먼은 덴마크에 1억 달러 상당의 금으로 그린란드를 매입할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치열한 내부 논의 끝에 덴마크는 결국 이를 거부했다. 대신 덴마크는 미국을 달래기 위해 미국이 그린란드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군사기지에 치외법권을 갖는 것에 동의했다. 나중에 미국은 그린란드 서부에 툴레 공군기지를 설립했다. 기지에는 200명 이상의 영주권자와 F-35를 포함한 전투기 편대가 있다. 트루먼이 퇴임한 이후 2019년까지 그린란드 매입은 오랫동안 침묵을 지켰다. 2019년에 트럼프는 세 번째로 덴마크에 그린란드 매입을 제안했다. 그러나 덴마크는 다시 한번 거부했다. 트럼프 낙선으로 이 문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지만 2024년 트럼프 재선 성공으로 2025년에 다시 그린란드 매입 문제가 등장한 것이다. 트럼프는 취임도 하기 전에 장남을 그린란드로 보내 조사를 했고, 그린란드 장악을 위해 군사적 수단을 사용하겠다고 위협도 했다. 트럼프는 지금 그린란드 외에도 캐나다 전체와 파나마 운하도 먹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린란드 앞에 있는 노르웨이령 스발바르제도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트럼프의 영토 장악 욕심의 잠재적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원 공급망 노리는 미국, '트럼프의 영토 야망' 과소평가하지 마라? 오늘날의 세계 경제 및 산업 여건은 60-70년 전 미국이 제조업으로 부상했던 때와는 매우 다르다. 당시에는 글로벌 공급망이 없었다. 모든 국가에는 자체 공급망이 있었고 미국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 당시에는 산업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고 인구가 몇백만에 불과한 작은 나라인 벨기에도 자체적인 산업 시스템을 발전시킬 수 있었다. 따라서 자원 조달과 시스템의 '내부 순환'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산업화가 심화되고 규모가 확장되고 산업이 점점 더 많아지면서 미국과 같은 대국이라도 독립적인 산업 체제를 유지하는 것은 점점 어려워졌고 그 결과, 산업 체인은 점점 더 글로벌화되어 이젠 글로벌 공급망을 가지지 못하면 산업 자체의 존망이 위협받는 세상이 되었다. 자원과 토지의 양은 정비례한다. 토지 면적이 클수록 자원도 많아진다. 영토를 늘리지 않으면 자원의 양을 크게 늘리는 것은 어렵다. 이제 새로운 나라, 신대륙의 신발견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그런 차원에서 미국의 입장에서 둘러보면 자원의 확보에 가장 좋은 타깃은 의심할 바 없이 캐나다와 그린란드이다. 캐나다는 광대하고 인구가 희박하며, 그 자원이 풍부하다. 미국에서는 오랫동안 '캐나다 합병'에 대한 요구가 있어왔다. 1814년 영국군이 백악관을 불태운 이유는 미국이 캐나다를 먹어 치우려고 했기 때문이고, 이는 전쟁으로 이어졌다. 미국과 중국이 자원 전쟁, 공급망 전쟁을 벌이는 상황에 이르자 211년 만에 다시 트럼프 시대의 미국에서 '미국의 51번째 주' 캐나다 얘기가 나오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결국 내부 순환을 통한 공급망 확보는 이젠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와 경쟁하는 데 기술 외에 또 다른 중요한 요소가 되었고 이를 위해서는 경제의 내부 순환 시스템을 갖추는 게 중요한데, 관건이 바로 풍부한 자원 확보이다. 미국의 집 나간 제조업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미국은 멕시코도 노릴 수 있다. 미국과 인접한 생산기지를 미국화시키는 것이다. 멕시코 북부의 3개 주, 즉 누에보레온(Nuevo León), 마울리파스(Maulipas), 코아우일라(Coahuila)도 장기적으로 미국의 매수나 합병의 리스트에 오를 수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은 제조업의 복귀를 뒤로 미룰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제조업을 멕시코 북부로 유도하기 위해 소위 '니어 쇼어링 아웃소싱'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들 지역은 미국과 가까워 통제하기 쉽고 이 3개 주는 수년간의 발전을 거쳐 수많은 제조 산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테슬라의 멕시코 기가팩토리도 누에보레온에 위치하고 있다. 미국이 제조업의 '내부 순환 시스템 확보'의 관점에서 볼 때, 멕시코의 3개 주가 미국의 확실한 영향력 아래에 들어와 정복되면 미국의 전통 제조업 공급망이 상당한 수준으로 회복 개선되고 전통 제조업 제품은 중국과 아시아에 더 이상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역할 재분배의 기능을 할 수도 있게 되기 때문이다. 디자인 : 이희문
지피지기 백전불태! 친중(親中), 반중(反中)을 넘어 극중(克中)을 위한 지식충전소! 진짜 중국을 만나러 갑니다! 중국 전기차 신차 침투율 50% 달성, '캐즘' 돌파 2023년부터 중국과 전 세계 전기차(EV) 시장은 몸살을 앓았다. 시장은 커지는데 돈은 안 되고 경쟁은 박 터지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바로 신제품이 등장했을 때 반드시 마주치는 보급률 13~34%대에 나타나는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둔화)'의 함정에 빠졌기 때문이다. 캐즘의 시기에는 신성장 산업에 대한 기대로 시장도 커지지만 신규 진입자들이 진입하는 속도가 더 빨라 선두 업체의 점유율 하락이 필연이다. 또한 후발 업체의 저가 공세와 선발 업체의 맞불 작전으로 가격이 급락하고 수익성은 치명적으로 악화되는, 소위 '돈을 태워(Cash Burning)' 시장을 만드는 단계다. 전기차의 하청업체들인 배터리 업체들도 소위 채찍 효과(whip effect) 때문에 더 수익성과 매출이 큰 변화를 겪었다. 세계 자동차의 백화점, 세계의 봉(鳳)이었던 자동차 산업의 후발자 중국이 전기차에서는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69%를 장악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중국은 석유 자동차에서는 세계 자동차 업계의 봉이었지만 전기 자동차에서는 세계를 봉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보이고 있다. 2024년 11월 누계로 중국의 승용차 시장은 총 2천404만 대가 팔렸는데 이 중 전기차는 960만 대로 전기차 침투율(전기차 판매/승용차 판매)은 40%대에 도달했다. 월별로는 침투율이 10월에 50%를 넘어서, 신제품의 확산 과정에서 존재하는 캐즘을 뛰어넘었다. 자료 : 중국자동차협회, 중국경제금융연구소 EV에 뒤진 자동차 강국, 독일과 일본 자동차 산업은 '곡(哭)' 소리 판이 엎어졌다는 말이 있다. 바로 지금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세계 자동차 강국 독일과 일본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세계 1, 2위를 다투는 독일의 폭스바겐이 2024년 12월에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 세계 자동차 산업에 쇼크를 안겼다. 폭스바겐은 향후 6년간 독일 내 근로자 12만 명 중 약 30%에 해당하는 3만 5천 명을 감축할 계획이고, 전 직원의 임금을 10% 삭감해 연간 15억 유로(약 2조 원)의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독일 내 3개 공장의 폐쇄를 고려하고 있으며, 이는 폭스바겐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전기차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 특히 중국 전기차 회사들의 부상과 세계적인 경기 둔화, 생산 시설 과잉 등의 복합적인 요인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세계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로의 빠른 전환과 이에 따른 생산 비용 증가로 인해 기존 내연기관차 생산의 효율성이 문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세계 자동차 업계 5위이고, 일본 2위인 일본의 대표적인 자동차 제조사 닛산(Nissan)도 2024년 4∼9월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 감소한 192억 엔(약 1천700억 원)이라고 발표하면서 실적 부진에 대응하여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글로벌 생산 능력을 현재 약 500만 대에서 20% 감축하여 400만 대 이하로 축소하고 전 세계 직원 13만 명 중 9천 명을 감원할 예정인데, 이는 전체 인력의 약 7%에 해당한다. 그리고 일부 공장의 폐쇄도 검토하고 있다. 닛산 역시 미국과 중국에서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자동차 판매가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4년 12월 23일 일본 2위와 3위의 자동차 제조사인 닛산자동차와 혼다가 2026년 합병을 목표로 본격 협상에 들어간다. 양사는 23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경영 통합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 개시를 결정했다. 혼다와 닛산은 2025년 6월까지 세부 조건 등 협상을 마무리 짓고, 2026년 8월 새로 설립할 지주회사 산하에 들어가는 형태로 경영 통합을 추진하기로 했다. 2023년 기준으로 혼다는 397만 대를 판매해 세계 7위, 닛산은 337만 대를 팔아 세계 8위였다. 두 업체를 합치면 735만 대에 달한다. 이는 1위 토요타(1천123만 대)와 2위 독일 폭스바겐(923만 대)에는 못 미치지만 3위인 현대차그룹(730만 대)을 뛰어넘는 규모다. 양사는 향후 합병 협상에 미쓰비시자동차의 합류도 열어둔 상태다. 닛산이 최대 주주인 미쓰비시자동차는 내년 1월 합류 여부를 결정한다. 세계를 무대로 치열하게 경쟁해 온 혼다와 닛산이 한 지붕을 쓰기로 한 건 미국 테슬라와 중국 비야디가 주도하는 전기차로 전환 흐름이 워낙 거센 데다 실적 악화에 따른 공동 대응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자료 : https://mecarnews.com 중국 전기차 굴기의 비밀은 공급망 생태계, 정책 일관성, 화끈한 보조금 중국 전기차 산업의 시장 점유율은 2024년 7월 기준 69%에 달했다.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후발국으로 전 세계 자동차 업계에 시장을 내주던 '세계 자동차 업계의 봉(鳳)'이었던 중국이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용(龍)'으로 부상한 비밀은 공급망 생태계, 정책, 보조금에 있다. 자료 : 중국자동차협회 첫째, 재생에너지와 전기화 시대에 독일과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가 뒤처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전기차 공급망 생태계이다. 새로운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EV 생산에서 탁월한 반면, 100년 된 독일과 일본 기업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는 일본과 독일의 전통적인 산업 모델이 국내 중소기업 중심의 공급망 시스템에 의존했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제품을 전 세계적으로 판매하지만 공급망은 국내에 주로 의존하는데 이 공급망에 속한 많은 기업들은 규모가 작고 소위 '숨은 챔피언'이라고 불린다. 과거에 이들 기업은 작지만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자국 자동차 산업의 중추를 형성했다. 반면 중국은 전기차 배터리의 원자재 광물에서 소재, 부품 베터리까지 일관된 거대한 글로벌 공급망 생태계를 구축했다. 그래서 중국의 EV 업체들은 완전히 통합되고 글로벌한 공급망에 의존하는데, 일본과 독일의 대형 자동차 제조업체는 작은 국내 공급망에 의존하고 있어 원가 경쟁력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중국 공급망에 의존하면 세계적인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지만, 일본과 독일의 소규모 공급업체의 공급망에 의존하면 원가와 효율 문제로 경쟁을 따라가지 못해 파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에 봉착한 것이다. 베트남이나 인도로 생산을 옮기지 못하는 이유도 베트남이나 인도에서 생산하더라도 여전히 중국의 공급망에 의존하게 되기 때문이다. 한편, 베트남과 인도는 모두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생산이 중국에서 이루어지더라도 대부분의 제품은 결국 중국에서 판매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정책의 일관성이다. 중국은 2010년에 전기차 산업을 "7대 전략신흥산업"으로 지정한 뒤 15년간 5년 단위 국가 계획인 12.5계획, 13,5계획. 14.5계획에 포함시켜 전기차 산업을 육성했다. 그 결과 2022년에는 세계적인 수준을 조기 달성했다. 특별히 지원하고 육성할 필요가 없을 정도가 되자 2022년 당대회 문건에서는 전기차를 첨단 산업 육성 목록에서 제외했다. 자료 : 중국 정부망 자료로, 중국경제금융연구소가 정리 셋째, 미국 Chips법보다 4.4배나 많은 화끈한 정책 보조금 지원이다. 중국은 2009년부터 2023년까지 자동차 구매 시 보조금, 세금 감면, 인프라 투자, 연구개발, 정부 구매 등 각종 명목의 정부 보조금으로 총 2천308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2천308억 달러는 미국의 Chips법에 따른 반도체 보조금이 527억 달러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미국 반도체 보조금의 4.4배에 달하는 엄청난 금액이다. 미국의 IRA법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이 7천500달러 수준인데 이를 받기 위해 각국 전기차 회사들이 난리를 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대당 전기차 보조금은 이미 2018년부터 대당 1만 3천860달러를 지급했고 2021년까지 미국보다 높은 8천538달러를 지급했다. 중국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세계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추자 보조금을 2023년에는 4천764달러까지 낮추었다. 경쟁력은 치열하게 경쟁해서 살아남았을 때 생긴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이 무조건 싫다. 트럼프의 재선 성공으로 4년 전 대선 패배의 '복수혈전'이 시작될 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의 시그니처 정책이라고 볼 수 있는 IRA와 Chips법을 폐지하겠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재정 적자가 대규모로 나는 판에 셰일 석유가 넘치는 미국에서 보조금 줘가면서까지 전기차 보급을 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다. 문제는 에너지가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이다. 노트북에서 핸드폰으로, 이제는 자율주행 전기차의 등장으로 'IoT' 연결의 중심이 노트북과 핸드폰이 아니라 '바퀴 달린 핸드폰', 자율주행 전기차가 세상의 모든 정보와 연결하는 'V2X'가 될 전망이다. 배터리도 못 만드는 나라 미국, 석유자동차에 다시 집중하면 EV 시장에서는 후진국으로 전락한다. 트럼프의 시대 역행적인 석유자동차 회귀는 헛발질이고 4년이 지나면 미국은 중국은 물론이고 유럽보다 V2X에서 뒤지는 치명적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고, 4년 뒤에는 중국이 EV 왕국을 더 굳건히 하게 만드는 우를 범할 가능성이 있다. 기술은 시장을 이기기 어렵다. 결국 시장이다. 지난 60년 동안 일본은 약 3천km의 고속철도를 건설했다. 반면 중국은 10년 남짓 만에 온대에서 열대 지역, 고원과 얼어붙은 토양에서 카르스트 지형까지 4만 6천km를 건설했다. 중국의 고속철도 시스템은 연간 30억 명 이상의 승객을 처리하는데, 이는 일본의 신칸센이 20년간 운영한 것과 같다. 어느 나라가 운영 및 관리에 더 많은 경험을 얻었는지 분명하다. 신흥 산업에서 다른 나라에서 50개 기업이 경쟁하지만 중국에서는 5천 개 이상의 기업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시장이다 보니 경쟁 과정에서 도태 기업도 당연히 나오지만 살아남은 기업들의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할 수 있다. 거대한 시장이 있고 거기서 경쟁에서 살아남은 놈이 강력한 경쟁력을 획득하는 메커니즘이 있는 중국, 이것이 미래에 중국을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가 미국밖에 없는 이유이고, 미국이 중국을 좌초시키지 않으면 미국이 좌초당할 리스크가 존재하는 이유다. 전기차에서도 마찬가지다. 중국에서 치열한 경쟁 속에서 경쟁력을 기른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한국 시장 진출이 2025년에 본격 시작될 전망이다. 중국의 선발 업체인 비야디를 비롯해 샤오펑, 지리자동차 계열사인 지커, 그리고 핸드폰 업체인 샤오미의 계열사인 샤오미 전기차가 한국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전기차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자료 : 업계 종합 중국에서 검증을 거친 제품 신뢰성에 '극강의 가성비'를 무기로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다. 한국의 전기차 시장은 2023년 16만 2천507대이고 이 중 외산 제품은 27%대로 4만 3천 대에 그친다. 한국은 절대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에 중국 기업의 진출 목적은 수익보다는 국제화를 통한 브랜드 이미지 확보의 성격이 강하다. 또한 미국과 유럽의 관세 폭탄으로 잠재 시장으로 아시아 시장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중요한 공략지인데 이 중 한국은 아시아 진출의 교두보로서 큰 의미가 있다. 자료 :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2024년 2월 15일 경쟁력은 치열하게 경쟁해서 살아남았을 때 생기는 것이다. 경쟁이 심하다고 꽁지 빼고 철수하면 다시 기회는 없다. 한국의 자동차 산업은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공장을 뺐다. 그리고 다시 세계 EV 시장의 최대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에 재진입에 대한 고민이 크다. 세계 1위 자동차인 토요타는 상하이에 독자 전기차 공장 건설을 추진 중이다. 한국도 EV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다시 들어가야 한다. 세계 최대의 전기차 시장이 된 중국 시장을 빼고는 이젠 글로벌 전략을 논하기 어렵다. 그리고 세계 최고의 공급망 생태계를 활용하지 못하면 골목대장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리스크에 봉착한다. 석유자동차에서 '탈' 중국을 한 한국 자동차 업계는 세계 2위 자동차 업체인 독일의 폭스바겐의 전략을 참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폭스바겐은 독일 국내에서는 구조조정을, 중국에서는 EV 시장에서의 입지 강화를 위한 전략적 투자를 병행하고 중국 로컬 업체와 협력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폭스바겐은 중국에서 중국 EV 제조업체 샤오펑과 협력한다. 초고속 충전 네트워크를 구축해 각 회사의 충전 네트워크를 상호 개방하고 공동 브랜드 초고속 충전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중국 허페이 혁신 허브에 약 25억 유로(약 3조 5천억 원)를 투자해 2030년까지 중국에서 30개 이상의 순수 전기차 모델을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샤오펑과 함께 광저우 및 허페이에 프로젝트 하우스를 설립, 2026년부터 중국 시장에 새로운 EV 아키텍처를 적용하는 신제품을 공급할 예정이다. 디자인 : 이희문
지피지기 백전불태! 친중(親中), 반중(反中)을 넘어 극중(克中)을 위한 지식충전소! 진짜 중국을 만나러 갑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시진핑을 초청 '홍문연(鴻門宴)'은 중국 진나라(秦) 말기에 항우와 유방이 함양(咸陽) 쟁탈을 둘러싸고 홍문에서 회동한 일을 뜻한다. 기원전 207년 12월에 진나라가 멸망한 후 초한쟁패기 직전에 진나라의 수도 함양 근처의 홍문이라는 곳에서 있었던 사건이다. 《초한지》의 명장면 중 하나로 꼽히는 장면이다. 홍문연은 겉보기엔 화려한 잔치처럼 보이지만 '음모와 살기가 가득한 살벌한 연회'를 뜻하는 말로 쓰인다. 항우가 홍문(鴻門)에서 연회를 열어 유방을 제거하려 했으나 유방이 구사일생으로 살아났다는 고사에서 나온 말이다. 미국의 47대 대통령 당선자 트럼프는 2025년 1월 20일 대통령 취임식에 미국 역사에도 없었던, 대통령 취임식에 외국 정상을 초대했고 그중 가장 주목받는 이가 바로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다. 중국을 '적(enemy)'이라고 칭하고 대대적인 무역 규제와 통제로 중국을 좌초시키겠다는 트럼프의 취임식에 중국 정상을 초대한 것이다. 이는 21세기 '워싱턴판 홍문연(鴻門宴)'이다. 이번 트럼프 취임식에 초대받은 다른 나라 정상을 보면 아르헨티나의 '리틀 트럼프'라고 불리는 아르헨티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 이탈리아 극우 총리, 이민 성소수자에 강경 대응자인 조르자 멜로니 총리, 가상화폐를 법정 통화로 만든 엘살바도르 부켈레 대통령이다. 이들 모두 트럼프의 정책과 같은 색깔을 내는 이들이지만 트럼프가 적(敵)으로 보는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의외의 초대이고, 변칙 복서 트럼프다운 발상이다. 시진핑 초청의 진짜 속내는? 트럼프가 시진핑을 취임식에 초대한 이유는 무엇일까? 적의 속을 직접 떠보겠다는 속셈이 있겠지만 표면상으로는 첫째, 트럼프는 시진핑의 참석을 통해 취임식 들러리를 세우면서 트럼프 자신이 세계의 황제라는 이미지를 심을 수 있다. 둘째, 무대뽀 공격형 리더라는 이미지에서, 시진핑과 악수하는 장면을 연출하면서 세계 평화를 가져올 수 있는 통합의 리더라는 이미지를 심을 수 있다. 관례에도 없는 트럼프의 시진핑의 취임식 초대의 발상은 기발하지만 시진핑을 초대한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첫째는 트럼프의 첫 번째 공약인 우-러 전쟁의 조기 종식에 시진핑의 중재와 조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트럼프 못지않은 강경파 푸틴을 설득하고 조기에 전쟁을 종식을 설득하려면 러시아의 생필품과 전쟁 물자를 공급하고 있는 시진핑의 중재가 트럼프의 직접 설득보다 더 유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러 전쟁의 종전을 계기로 미국은 유럽에는 NATO 탈퇴를 무기로 GDP의 5% 국방비 부담을 요구하고, 러시아산 대신 미국산 에너지 수입을 하도록 해 실리를 챙기고, 우크라 전쟁의 종전 시 최소 4,860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되는 전후 복구 사업에서 미국은 실리를 챙길 수 있다. 현지 시간 지난 12월 20일, 러시아군 미사일 공습으로 피해를 입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사진 : AP, 연합뉴스 러시아에 대해서는 우크라의 현재 러시아 영토 점령을 인정하고 종전을 하고 우크라의 NATO 가입을 연기하는 안을 가지고 러시아의 푸틴을 설득할 수 있지만 야망의 화신 푸틴이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그래서 푸틴이 트럼프의 제안을 수용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어야 하는데 여기에는 3가지 방법을 쓸 수 있다. 우크라에 모스크바까지 공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을 허용하고, 유럽과 미국이 동결한 러시아의 자금 2,800억 달러를 전비로 사용해 러시아를 공격하고, 중국이 미국의 금융망을 우회해 러시아에 공급하는 생필품과 군수 물자를 중단시키는 것이다. 중국의 대러시아 지원을 중단시키도록 시진핑을 설득할 수 있다면 트럼프의 우크라 조기 종전은 실현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둘째, 중국에 대한 관세 폭탄 투하 이전에 그 후유증에 대비한 사전 막후 조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60% 보복 관세에 중국이 순순히 복종하면 다행이지만 다른 국가들의 시선과 14억 인민들의 시선이 두려운 시진핑이 똑같이 60% 보복 관세로 맞불을 놓으면 트럼프의 체면도 미국의 실리도 크게 하락할 수밖에 없다. 트럼프는 사전에 짜고 치는 고스톱을 치고 싶은 것이다. '워싱턴판 홍문연(鴻門宴)'에 시진핑은 참석을 할까? 중국의 주석이 미국 대통령 취임식의 들러리로, 추운 백악관 마당에 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1월 20일은 중국의 춘절 바로 전이고 중국의 최대 명절인 춘절을 앞두고 주석이 해외 순방을 가는 전례가 없다. 또한 중국은 3월 양회의를 앞둔 1-2월에는 내부 문제 정리와 정부 경제 정책 목표 등 결정을 할 것이 많기 때문에 통상 정상의 해외 순방은 양회의 이후 4월부터 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만약 시진핑이 취임식에 참석한다면 미중 관계는 서로의 이견이 사전 조율이 되었다고 볼 수 있고, 단기적으로 양국의 전면 충돌은 없을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은 60%의 보복 관세를 유예하는 대신에 중국은 파격적인 수입 확대로 타협점을 찾을 수도 있다. 2019년 트럼프와 시진핑의 1단계 무역 합의에서 중국은 2,000억 달러의 무역 흑자를 줄이는 수입 확대를 약속했지만 중국은 트럼프의 낙마와 코로나를 핑계로 약속한 금액의 57% 선에서 수입을 중단했다. 1단계 미중 무역 합의의 골자는 중국이 무역 전쟁 전인 2017년 대비 약 2,000억 달러의 미국산 상품과 서비스를 추가로 구매하는 것이었다. 중국은 약속 불이행에 대해 "코로나19 충격과 글로벌 경기 침체, 공급망 차질 등이 겹쳐 어쩔 수 없었다"고 항변해 왔다. 그러나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전에 시진핑 주석은 러시아산 천연가스 구매를 크게 늘리겠다고 결정했다. 중국이 '여력이 없어서' 미국산 제품 수입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 그리고 2021년 이후 2022년, 2023년에 중국의 대미 흑자는 계속 늘어났다. 이는 미국이 전방위로 중국에 보복 관세를 때려도 미국인들이 'Made In China 없이 살아가기'란 쉽지 않은 일임을 증명해 준다. 다시 돌아온 트럼프는 중국 시진핑에게 당장 2021년 1차 무역 협상의 남은 빚을 받으려고 당당하게 압박할 것이다. 중국은 트럼프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기 위해서 파격적인 제안, 예를 들면 1단계 협상의 5배인 1조 달러어치의 대미 수입을 5년간 늘리겠다고 제안하고 대신 반도체 AI 등 미국이 금수 조치한 품목에 일부 수입 허용을 요청할 수도 있어 보인다. 양국이 서로 실리를 얻을 수 있는 딜이 된다면, 트럼프 취임식에서 미중 정상의 조기 만남은 가능할 수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트럼프 내각이 아직 정식으로 출범도 하기 전이어서 막후 협상이 있더라도 실행 담보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어 딜의 성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미국에 대응하는 중국의 '8단계 방패(防牌) 전략' 미국의 '60% 관세의 창(槍)'에 맞서는 중국은 '8가지의 방패(防牌)'를 준비하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관세 폭탄에 1) 관세 인상 맞불작전을 쓴다. 중국의 시진핑은 미국보다 14억 인민의 시선이 더 무섭다. 미국의 압박에 굴복했다는 인상을 주면 안 된다. 2) 환율 절하로 관세 상계하고 수출 환급금 확대로 관세 효과를 상계한다. 3) 핵심 광물(희토류) 수출 통제에 들어가 미국의 첨단 산업에 충격을 준다. 이미 12월 5일 중국은 반도체 산업에 사용되는 갈륨과 게르마늄 수출 통제를 시작했다. 4) 수출 부진을 만회할 내수 확대에 올인한다. 정부 보조금, 세금 감면, 현금 쿠폰, 국산 제품 우선 구매 등의 패키지 정책을 실시한다. 5) 중국 진출 미국 기업을 제재한다. 중국에 진출한 애플, 테슬라, 퀄컴, 테슬라, 스벅, 월마트, 맥도널드를 제재한다. 미국 시총 1위 기업인 애플을 제재하는 순간 미국 증시 폭락의 위험이 있다. 애플은 아이폰의 95% 이상을 중국에서 생산한다. 6) 미국 이외 국가의 기업, 유럽, 한국, 일본 기업을 우대한다. 7) 우회 수출 기지 개척한다. 기존의 멕시코를 통한 우회 수출에서 중남미, 아세안, 유럽 지역을 통한 신 우회로를 개척한다. 8) 일대일로 연선 국가, Global South 국가, RECEP 국가들로 수출 확대를 통해 대미 수출 감소를 보완한다. 지금 중국의 경우, 과거 트럼프 1기 정부 시절에 비해 대미 무역 비중이 많이 줄어들었다. 2000년에 중국의 대미 수출 비중은 21%였는데 2024년 10월 누계로 14.6%로 낮아졌다. 수입 역시 11%에서 6%로 낮아졌다. 2024년 기준 중국의 수출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6%이고 이 중 대미 수출 비중은 14.6%로 만약 60% 보복 관세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0이 된다면 중국 GDP에 미치는 영향은 -2.9%p 수준이다. 중국의 대중 수출 감소의 충격은 내수 확대와 미국 이외 지역으로 수출 다변화로 풀 수 있다. 2023년 중국 GDP에서 소비의 비중은 56%로 소비를 5%만 늘리면 GDP는 2.8%p 증가한다. 따라서 미국의 대중 수출 규제와 보복 관세로 인한 대미 수출 감소가 중국 경제에 치명적 영향을 주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2024년 경제공작회의에서 중국은 2025년에 내수 경기 부양에 올인하고 이를 위해 역대 최대의 재정 확대 정책과 금융 완화 정책을 쓰겠다고 공언한 것도 이 때문이다. 디자인 : 이희문
지피지기 백전불태! 친중(親中), 반중(反中)을 넘어 극중(克中)을 위한 지식충전소! 진짜 중국을 만나러 갑니다! '야망의 화신' 트럼프, '욕망의 화신' 머스크의 결탁 미국 대선이 끝났다. 많은 미디어와 여론조사기관이 해리스의 승리를 예측했지만 결과는 트럼프의 완승으로 끝났다. 그리고 공화당은 대통령, 상원, 하원을 모두 공화당의 붉은 물결이 휩쓰는 '레드 스위프(Red Sweep)', '트리플 크라운(Triple Crown)'을 달성했다. 4번 부도내고 5번 일어선 4전 5기의 '불사조 트럼프'는 장사꾼에서 정치꾼으로 야망을 두 번이나 이룬 '야신((野望의 神)'이다. 남아공 출신의 삼중 국적자(남아공, 캐나다, 미국)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맨손으로 일어서 세계 1위의 부호 자리를 꿰어 찬 '욕신(欲望의 神)'이다. 2024년 '야신(野望의 神)'과 '욕신(欲望의 神)'의 결탁이 미국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 세상에서 가장 극한 직업은 대통령이라는 직업이다. 대통령 되려면 작은 나라는 칼 정도는 맞는 것이 다반사이고, 큰 나라는 총도 맞는 극한 직업인데 미 의회조사국의 2008년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에서 대통령, 대통령 당선인과 후보에 대한 암살 시도는 모두 15차례나 일어났고 그중 4명이 사망했다. 미국의 트럼프는 선거 유세 중에 총을 맞았지만 천행으로 살았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대통령 후보 사퇴로 젊은 해리스 부통령이 등장하는 바람에 지지율 역전을 맞고 고전 중이었다. 트럼프가 가장 고전 중일 때 구원자가 나타났다. 바로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다. 미국의 잘나가는 테크 기업의 CEO들이 모두 해리스에 걸었는데 일론 머스크는 지지율에서 역전당한 트럼프에 풀 베팅하고 올인했다. 거액의 기부금에다 '선거 유세전의 치어걸'로 뛰어 주는 바람에 트럼프는 결국 미국의 47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승부사 머스크의 '촉(觸)'과 '신기(神氣)' 말은 쉽다. 모두가 'Yes' 할 때 혼자서 'No'를 하면 대박 낸다고 하지만 실행이 어렵다. 그 어려운 것을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는 해낸다. 미국과 중국이 경제 전쟁을 시작해서 모두가 '탈(脫)중국' 해야 된다고 난리 치는 와중에 이를 거꾸로 주행해 대박 낸 '촉(觸)'을 가진 미국의 CEO가 있었다. 바로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다. 머스크의 '촉(觸)'은 범상치 않다. 2018년 7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했다. 여기에 맞선 중국 정부가 보복 관세 조치에 나서면서 미중 관계는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그런 와중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중국을 방문했다. 미국과의 경제적 긴장감이 높아진 상태에서 머스크의 방중이 양국의 관계를 회복하는 단초가 될 수 있었기 때문에 리커창 총리의 중국 정부는 머스크를 환대했다. 리커창 총리와 '베이징 회담' 후 머스크는 테슬라의 상하이 기가팩토리 프로젝트를 본격 시작했고 중국 정부의 의도를 알아챈 머스크는 외자 기업에 적용되는 지분 한도 50%를 풀어달라고 요구해 자동차 업계 처음으로 100% 단독 투자 법인을 만들었고 법인세도 25%가 아닌 15%를 적용받는 우대 조치를 끌어냈다. 이후 상하이의 테슬라 기가팩토리 건설 과정에선 수도와 전기가 '기록적인' 속도로 연결됐고 테슬라의 상하이 기가팩토리는 2018년 착공 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가동을 개시했다. 상하이 기가팩토리는 2019년 15만 대 규모에서 2023년 95만 대 규모로 테슬라의 세계 최대 공장이 되었다. 2018년 중국 전기차(EV) 시장은 126만 대에서 2023년 886만 대로 7배나 커졌다. 테슬라는 중국 최대의 EV 판매회사가 되었고 중국 전기차 시장 확대의 최대 수혜자가 되었다. 머스크의 '장사의 촉'이 만들어낸 결과다. 모든 언론과 여론조사기관들이 해리스의 승리를 점칠 때 머스크의 '신기(神氣)'가 발동했다. 트럼프에 풀 베팅한 것이다. 기업인들은 후환이 두려워 양다리 걸치기를 하고 조심스럽게 눈치를 보는 것이 일반적인데 머스크는 대놓고 트럼프 지지는 물론이고 돈 기부하고, 배꼽이 다 드러나도록 펄쩍펄쩍 뛰면서 신들린 것처럼 트럼프와 같이 유세장을 누볐다. 세상에 돈 안 아까운 사람은 없다. 그러나 1을 쓰고 100을 번다면 1을 먼저 투자하는 사람은 선수다.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자료에 따르면 10월 중순까지 트럼프 진영은 17억 달러(약 2조 3,700억 원)를 모금했다. 해리스 진영(바이든 캠프 포함)이 확보한 선거자금은 21억 5,000만 달러(약 2조 9,900억 원)였다. 선거 기부금 경쟁에서 해리스에 밀린 트럼프 진영에 구세주가 등장했다. 머스크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슈퍼팩 '아메리카 팩'을 설립하고 1억 1,800만 달러(약 1,650억 원)를 기부했으며, 공화당의 연방 상원의원 선출을 목표로 하는 슈퍼팩 '상원 리더십 펀드'에는 1,000만 달러(약 139억 원)를 기부했다. 머스크가 트럼프 선거운동에 쏟아부은 돈만 1억 3,200만 달러에 달한다. 또한 머스크는 대선 기간에 주요 경합주 등록 유권자 중 매일 1명을 뽑아 100만 달러(약 14억 원)를 지급하는 이벤트도 진행했다. 돈 쓰고 몸 쓴 머스크, 결과적으로 '트럼프 대박'을 냈다. 트럼프 선거에 1억 3,000만 달러 쓴 머스크는 주식에서 떼돈 벌었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트럼프 지지 선언을 한 10월 7,989억 달러에서 11월에는 1조 300억 달러로 2,311억 달러 상승했다. 테슬라의 13% 지분을 가진 머스크의 주식 보유 금액도 300억 달러 늘어났다. '신기(神氣)'가 발동한 머스크, 1억 3,000만 달러 쓰고 300억 달러를 번 것이다. 트럼프 당선 이후 모든 트럼프의 일정에 머스크가 있었다. 트럼프 가족 행사에, UFC 경기 관람에, 트럼프 개인 비행기에,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 현장에도 머스크가 있었다.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정부효율성부, DOGE의 장관 자리도 꿰어 찼다. 투머치 토커, 트럼프와 머스크는 '깃털이 같은 새'? 깃털이 같은 새끼리 모인다는 말이 있지만 트럼프와 머스크는 성장 배경, 일하는 스타일, 말하는 폼새까지 비슷한 점이 많다. 세계의 1위 부호와 미국 대통령의 케미가 장난 아니다. 브로맨스 수준을 넘어 트럼프의 스태프들이 질투 어린 시선을 보낼 정도다. 첫째, 트럼프와 머스크는 둘 다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의 '메가 마우스'로 말이 많다. 그래서 입방정으로 자주 설화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머스크는 입방정으로 몇 차례 주가를 폭락시키기도 했다. 둘째, 결혼 이력도 두 사람 모두 3번 결혼할 정도이고 여성 관련 스캔들이 항상 꼬리를 물고 다닌다. 두 사람과 결혼했던 부인들도 모두가 전직 모델, 배우, 가수 출신들이다. 셋째, 두 사람 모두 펜실베이니아대 편입생들이다. 트럼프는 뉴욕군사학교 졸업 후 포덤대학을 다니다 펜실베이니아대학으로 편입했고, 머스크는 남아공에서 캐나다로 이주해 퀸즈대를 다니다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으로 편입했다. 넷째, 징병을 기피했다. 남아공 태생으로 캐나다, 미국 삼중 국적자인 머스크는 남아공에서 징병을 피하려고 캐나다로 이주했던 전력이 있다. 트럼프 역시 베트남 전쟁 당시에 1964년부터 5차례 학업과 질병으로 징병을 유예 받았고 최종적으로 징집되지 않았다. 다섯째, 아버지 콤플렉스가 있다. 머스크는 아프리카 남아공에서 엔지니어 출신 아버지 에롤 머스크와 모델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엄격한 아버지 아래서 자랐고 학교에서는 학폭 피해 왕따로 지냈다. 머스크는 아버지 에롤 머스크가 어머니와 이혼 후 41세 연하의 의붓딸과 두 명의 자식을 낳자 완전히 틀어졌다. 에롤 머스크는 이미 의붓딸의 어머니와 사이에도 3명의 자녀가 있었다. 일론 머스크는 아버지를 '언제나 악랄한 계획을 세우는 끔찍한 인간'이라고 공개 저격할 정도다. 괴팍한 아버지 아래서 자란 괴팍한 천재, 머스크가 가끔 황당한 얘기로 주변을 당황하게 하는 것은 언어 소통이나 비언어 소통을 일반 사람들과는 다르게 이해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인데 머스크는 2021년 미국 코미디쇼 SNL에서 자신이 '아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다고 고백했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자폐 스펙트럼의 장애 양상 중 하나지만 언어 능력과 지능 저하가 없어 법률적으로 장애인으로 보지 않는다. '아스퍼거 증후군'은 1944년 오스트리아의 소아의 한스 아스페르거가 발견한 질환으로 공감 능력의 결여, 교우 관계 구축 능력 결여, 일방적으로 경도된 대화, 특정한 흥미에 강하게 몰두하고 자신이 겪은 흥미로운 일들을 아주 상세히 얘기하는 특징을 보인다는 것이다. '아스퍼거 증후군' 환자는 일반인들보다 감정 표현이 서투를 수 있지만 반대로 공감 능력이 더 뛰어나고 감정적 인지력이 좋고 특정한 주제나 관심 분야에 대한 집중도가 굉장히 높은 강점이 있다고 하는데 머스크는 '아스퍼거 증후군'의 약점을 자신의 강점으로 만든 인물이다. 트럼프의 아버지는 독일계 불법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나 부동산업으로 돈을 벌었다. 트럼프의 아버지 프레드 트럼프는 독불장군식의 호전적인 성격이었고 자녀들에게 무척 엄격한 아버지였다고 한다. 딸들에게는 성인이 될 때까지 립스틱 등 화장을 하지 못하게 했으며, 아들이 말을 안 들으면 군사학교까지 보낼 정도고, 간식도 금지했다. 그래서 선생님을 폭행할 정도의 말썽꾸러기였던 13살짜리 트럼프를 뉴욕군사학교에 보냈다. 프레드 트럼프는 금주(禁酒) 주의자라서 술을 전혀 마시지 않았고 자녀들에게 술을 멀리하라고 충고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형은 알코올 중독으로 사망했고, 그 영향으로 트럼프는 지금도 술을 마시지 않는다. 부동산업을 물려받은 트럼프는 엄격한 아버지의 눈에 들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사업 성공에 몰두하면서 아버지와 같은 독불장군식의 호전적인 성격과 사업 스타일을 갖게 되었다. '친중(親中)' 머스크는 왜 '반중(反中)' 트럼프의 치어리더가 되었을까? 미국 기업인 중 대표적인 '친중(親中)' 기업인인 일론 머스크가 왜 '반중(反中)'의 대표적인 정치인 트럼프의 열성 지지자로 나선 배경은 무엇일까? 이유는 크게 보면 '상인의 장삿속'과 '아버지로서의 번뇌' 때문이다. 첫째, 민주당 보조금에 대한 불만이다. 테슬라는 노동조합이 없기 때문에 노동 좌파의 성향을 띠는 바이든이 주는 전기차 추가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전기차 보조금은 노조가 있으면 기본 7,500달러에 추가 4,500달러를 보조받는데 머스크의 테슬라는 추가 보조금을 받을 수 없었다. 둘째, 바이든의 무시다. 머스크는 테슬라가 전기자동차의 선두 주자라고 믿지만, 민주당 바이든은 제너럴모터스가 노조원 덕분에 선두 주자라고 주장한다. 머스크가 열받을 만하다. 셋째, 성전환에 대한 분노다. 머스크의 장남은 머스크가 모르는 사이에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을 했는데, 그는 이 결정에 대해 깊이 분개하고 있다. 트럼프는 성전환한 남성이 여성의 경기에 참가해 우승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공약으로 내걸었는데 이는 아들의 트랜스젠더 전환에 대한 머스크의 분풀이의 딱 좋은 대상이 된 것이다. 그러나 이는 표면적인 이유이고 진짜 트럼프 진영에서 장사꾼 머스크가 빼먹으려고 노리는 것이 있다. 정치꾼들은 공짜 점심 좋아하지만 장사꾼에게는 공짜 점심은 없다. 반드시 돈에는 꼬리표를 붙이고 공짜가 아니라 뒤로 두 배를 받아내는 것이 장사꾼의 셈법이다. 머스크가 전기차 사업에서 트럼프 정부에 바라는 속내는 첫째, 규제 완화 기대이다. 트럼프 당선으로 자율주행 관련 법규가 간소화될 가능성이 높다. 머스크는 전국 단위의 자율주행 승인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정부효율위원회 설립을 통해 이를 실현하려고 한다. 우주탐사 관련 규제도 완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 승인 절차 간소화이다. 현재 주 단위로 이뤄지는 자율주행 면허 권한을 연방정부로 단일화할 경우, 테슬라 로보택시에 대한 승인 절차가 대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사업 확장에 큰 도움이 된다. 셋째, 안전 조사 완화다. 바이든 정부가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에 대해 강도 높은 안전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트럼프 정부에서는 이러한 조사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이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 및 상용화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머스크는 내년 미국 캘리포니아와 텍사스주에서 완전자율주행(FSD) 로보택시 사업을 시작할 계획인데, 트럼프의 지원으로 이 계획이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자율주행 기술은 미래 자동차 산업의 핵심인데 이러한 트럼프 정부의 정책 지원을 받는다면 미국 기업인 테슬라가 선두를 유지하는 데 결정적으로 도움이 된다. 머스크는 트럼프의 '악역 대행자(쿠리: 酷吏)', 혹은 '차기 대통령 후계자'? 중국의 역사를 보면 항상 왕조의 초기 강력한 왕이 등장하는 시기에는 저승사자가 같이 등장한다. 소위 '쿠리(酷吏) 제도'다. 신정부가 들어서면 통치자의 권력 강화를 위해 반대파를 숙청하고 부정부패를 가혹할 정도로 강력하게 단속하는 저승사자 격인 가혹한 관리, 소위 '쿠리(酷吏)'를 등장시킨다. 그리고 반대파 사냥이 끝나고 권력 장악이 완성되고 가혹한 탄압에 원성이 자자하면 이젠 사냥개를 사냥한다. 사냥개는 토끼를 잡기 위한 것이다. 이때 쿠리(酷吏)를 은퇴시키고 희생양을 만들면 통치자는 면피를 하는 것이다. 이때 쿠리(酷吏)의 조건은 충성심이 강하고, 이권에 연연하지 않을 정도로 가족이나 딸린 식구가 많지 않아야 한다. 중국 시진핑은 집권 후 반대파와 부패 세력 척결에 동향인 왕치산을 등용해 쿠리(酷吏)의 역할을 맡겼고 모든 것이 정리되자 국가부주석으로 앉혀 퇴로를 우아하게 열어주었다. 미국의 트럼프 정부는 출범 초기인데 '묘한 이름'의 정부 부서를 하나 만들었다. 정부효율부(Department of Government Efficiency), 'DOGE'라고 이름 짓고 초대 장관으로 머스크를 지명했다. 'DOGE'는 머스크가 만든 가상화폐(도지코인) 이름이기도 하다. 머스크는 자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엑스(옛 트위터)에 DOGE 계정을 만들고 구인 공고를 냈다. 머스크는 “우리는 더 이상 파트타임 아이디어 창출자는 필요하지 않다”며 “우리는 비용 절감을 위해 주당 80시간 이상 기꺼이 일할 수 있는 초고지능(super high-IQ)의 작은 정부 혁명가들이 필요하다”고 올렸다. 이 계정으로 이력서를 직접 보내주면 공동 수장으로 임명된 비벡 라마스와미와 상위 1%의 지원자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머스크는 연방 부처의 폐쇄를 통해 정부 인력을 75%(175만 명) 감축해 예산을 2조 달러 삭감하고, 규제 완화를 실시하고, 법률 문구도 단순화하는 등의 개혁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1기 정부 때 소위 'Deep State'라고 하는 정부 저항 세력에 밀려 힘을 쓰지 못했던 트럼프는 2기에는 정부와 연고가 전혀 없어 빚이 없는 기업인을 수장으로 앉혀 집권 초기부터 정부 반대 세력을 싹 정리하고 강력한 행정 추진력을 발휘하고자 하는 의도다. 정부 인력 75%를 정말 감축한다면 미국 행정부는 피바다가 될 판이고 원성이 하늘을 찌를 판인데 여기서 트럼프는 손에 피를 안 묻히는 대신 머스크가 악역을 해서 싹 정리하는 영리한 방법을 쓴 것이다. 머스크는 이를 이용해 욕을 먹든 말든 자신이 하려는 우주 사업과 자율주행 사업에서 규제 완화와 조사 면제를 통해 이득을 챙기려는 욕심이 맞아떨어진 것이다. 이번에 공화당은 대통령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트리플 크라운(Triple Crown)'을 달성했지만 '승자의 저주'가 트럼프를 2년짜리 대통령으로 만들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헌법에 4년 임기에 1번 연임 가능하고 트럼프는 이미 한 번 대통령을 했기 때문에 이번 4년이 마지막이다. 문제는 미국은 대선에선 상하 양원을 집권당에 몰아주지만 2년마다 실시하는 중간선거에서는 반드시 상하 양원 중 하나는 야당에 주어 균형을 잡는다. 2년 뒤 중간선거에서 상하원 중 하나만 민주당이 장악하면 트럼프는 바로 '레임덕' 혹은 '데드덕' 신세로 전락한다. 공명심 강하고 자랑질 좋아하는 트럼프의 이번 대통령 임기 중의 목표는 무엇일까? 4년이라는 짧은 시간, 여차하면 2년 정도에 끝날 권력 기간 중에 사실 할 수 있는 것이 그리 많지 않다. 역사에 남을 트럼프의 이미지는 전 세계를 무역 전쟁으로 몰아넣은 '관세 폭탄 제조기', '중국을 때려잡은 슈퍼맨 대통령', '우-러, 이-팔 전쟁을 중지시킨 노벨평화상 수상자'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이다. 트럼프가 집권하면 바로 우-러 전쟁 휴전을 떠드는 것도 노벨상을 염두에 둔 것 같다. 과감한 개혁도 좋지만 트럼프는 많은 소송 사건과 범죄 사건에 연루되어 있어 4년 뒤가 좀 두렵다. 그러나 연임이 불가하기 때문에 트럼프는 차기 대권 주자를 이번에 자기 사람으로 세워야 퇴임 후가 안전하다. 트럼프는 이번에 내각과 백악관 스태프에 도덕성 시비가 많은 40대 Trump-Kids들을 대거 발탁했는데 이는 젊은이들의 강한 추진력도 이유지만 퇴임 후를 대비한 Post-Trump 시대 후계자 양성의 속내도 있다. 트럼프와 죽도 척척 맞고 여기에 딱 맞는 이가 바로 머스크다. 머스크는 트럼프에 이은 대통령 후계자 자리를 노리고 선거판에 뛰어들었을까? 아님 장삿속으로 뛰어들었을까? 답은 미국의 대통령 출마 자격 요건에 있다. 미국의 대통령 출마 자격은 35세 이상으로 미국 출생이어야 하고 14년 이상 미국에서 거주해야 한다. 머스크는 남아공 출생으로 출마 자격이 애초부터 안 된다. 따라서 머스크가 트럼프에 이은 차기 대통령을 노리고 선거판에 뛰어 들었다는 것은 성립하지 않는다. 머스크, 트럼프 2기 정부의 가장 유력한 '대중국 메신저'? 그간 중국과의 관계, 중국에 대한 발언, 그리고 중국 최고 지도부와 교분 등을 감안하면 친중파 머스크는 이번 선거판에 '중국이 심은 스파이(?)'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만도 하다. 그러나 돈에는 피가 흐르지 않는다. 돈 되면 들어가고 돈 안 되면 나가는 것이다. 장사꾼 머스크는 철저히 계산하고 실리만 추구한다. 4년간의 공백으로 트럼프 정부 역시 시진핑 3기 정부와 뒷거래를 할 필요가 있지만 그간의 공백으로 대중 협상력이 있는 인물이 없다. 1기 정부 때 미국의 무역 협상 파트너였던 중국의 류허 부총리는 은퇴해 버렸고 트럼프 정부와 합을 맞춘 시진핑 1기 정부 각료도 모두 사라졌다. 그래서 트럼프의 대중 전략 실행에 있어 머스크는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마치 '닉슨시대 키신저' 같은 역할을 기대할 수 있다. 가장 친중 기업인이고 중국이 가장 우호적으로 보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 중국의 2인자 리창 총리는 머스크가 상해 기가팩토리를 지을 때 당시 당서기로 이를 유치하고 지원한 인물이다. 미중 관계가 악화되면 될수록 양국 간의 소통을 위한 메신저는 더 필요하고 거기에 미중 양쪽에서 신뢰를 가진 최고의 적임자는 바로 머스크다. 머스크는 표면상으로는 미국 정부의 정부효율성부서(DOGE) 장관이지만 실제로는 국무장관의 역할도 할 수 있는 인물이다. '장사꾼의 촉(觸)'에다 앞을 내다보는 '신기(神氣)'마저도 가진 것처럼 보이는 머스크, 미중 양국을 날아다니며 최고 지도자들의 메시지를 전할 비둘기의 역할도 할 것 같다. 이래저래 미국 대선에서 머스크만 '땡' 잡았다. 디자인 : 이희문
지피지기 백전불태! 친중(親中), 반중(反中)을 넘어 극중(克中)을 위한 지식충전소! 진짜 중국을 만나러 갑니다! 중국이 5% GDP 성장에 목매는 이유 중국의 3/4분기 GDP가 4.6%로 나왔다. 이는 세계 주요국 중 인도를 빼고는 가장 높은 성장임에도 불구하고 중국 정부는 9월 말부터 인민은행, 발개위, 재정부, 주택건설부 등 전 경제 부처 장관들이 줄줄이 나서 경기 부양책을 내놓았다. 9월 말에 개최된 정치국회의에서 연초 5% GDP 성장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명시적으로 내보이고 부동산 가격 하락을 막겠다는 발표도 했다. 덕분에 중국 증시는 2주일간 29%나 급등했고 부동산 거래량도 급증했다. 중국은 1분기 5.3%, 2분기 4.7%, 3분기 4.6%의 GDP 성장률을 보였고 연간으로 5%의 GDP 성장률을 달성한다면 4분기에 5.4%의 성장을 해야 한다. 중국은 도대체 왜 5% GDP 성장에 목을 매는 것일까? 이유는 고용 문제, 정부 신뢰 문제, 장기 성장 목표 달성의 3가지 문제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사회주의국가 중국의 GDP는 고용 지표다. 중국 GDP에서 국유기업의 비중이 63%나 된다. 그래서 이익 극대화가 목표가 아닌 국유기업 중심의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자리, 고용이다. 중국은 GDP 1%당 고용유발계수가 240만 명 내외다. 어느 나라든 먹물 실업자가 많아지면 사회가 불안해진다. 중국은 연간 대졸자가 1,179만 명에 달한다. 따라서 연간 5%는 성장해야 5X240=1,200만 명의 대졸자를 고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3월 양회의에서 발표한 정부 GDP 성장 목표를 코로나가 발생한 때를 제외하고는 달성 못한 적이 없다. 그런데 2024년에는 코로나가 있는 것도 아니고 국내외적인 큰 사건이 있는 것도 아닌데 정부가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은 정부의 대국민 신뢰도에 큰 손상을 가져온다. 특히 시진핑 3기 집권의 국정 어젠다가 다 같이 잘 살자는 "공동부유"인데 성장 목표를 달성 못한다는 것은 시진핑이 발탁한 3기 정부 관료들의 능력에 대한 의문도 생긴다. 중국은 2035년까지 2020년 GDP의 2배를 달성한다는 국가 장기 성장 목표를 발표했는데 이는 향후 15년간 연평균 4.7~4.8%의 성장을 해야 달성할 수 있는 목표다. 따라서 전반기인 2028년까지는 적어도 5% 이상의 성장을 달성해야 경제 규모가 커지는 후반기에 성장이 둔화되더라도 목표 달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5% 이상의 성장 목표를 달성하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이다. 중국이 재정 지출 확대에 목매는 이유 중국 정부는 인민은행, 발개위, 재정부 장관들이 모두 나와 경기 부양책을 얘기했지만 지준율 인하와 금리 인하만을 구체적으로 얘기했을 뿐 재정 정책은 언급이 없었다. 그리고 서방 세계의 국회 격인 전인대 상무위가 열리면 구체적인 재정 정책의 규모를 얘기하겠다고 암시를 했다. 중국은 금융시장의 발달이 늦어 금리의 시장화가 되어 있지 않다. 서방 세계는 금리를 조정함으로써 경기를 조절하는데 중국은 다르다. 금리는 시장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시그널이지 바로 주가나 투자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 중국은 금융에 있어서는 가격 변수보다는 수량 변수가 더 크게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중국은 연간 대출 한도를 정해놓고 이를 분기별, 월별로 배분하는 형식을 취한다. 그래서 중국은 사회 총대출의 규모가 금리보다 더 중요하다. 또한 중국은 금융시장에서 화폐 유통 속도는 0.4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재정승수는 1.5 이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경기 하강에 금융과 재정 정책을 동시에 쓰지만 금융 정책보다는 재정 정책에 거는 기대가 항상 더 크다. 2008년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자 원자바오 총리는 4조 위안의 재정 지출을 통해 6%까지 추락한 성장률을 바로 13%대까지 끌어올려 불황을 넘겼다. 그러나 이번 경기 하강에 중국 행정부(국무원)가 재정 정책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이유는 중국도 국채 발행 한도가 있고 그 규모는 전인대 상무위에서 결정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전인대 상무위에서 국채와 지방책의 발행 한도를 정하고 이에 따라 국무원이 그 규모에 맞추어 국채와 지방채를 발행하는 시스템이다. 2023년에 설정한 한도는 이미 97%나 소진되어 더 이상 대규모 국채와 지방채를 발행할 한도가 남아 있지 않다. 그래서 통상 10월의 전인대 상무위는 10월 13일~27일 사이에 열리는데 2024년에는 10월은 건너뛰고 11월 4일~8일에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미국의 대선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박빙의 지지율 차를 보이고 있는 트럼프와 해리스에게 중국 때리기의 추가적인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한 꼼수다.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쓸 경우 미국은 중국의 "공급 과잉" 수출론은 크게 부각시키며 대중국 압박 정책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11월 5일 미국 대선이 끝나고 국채와 지방채의 발행 한도를 상향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서방 세계는 중국의 재정 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 규모에 관심이 집중되어 있는 상황이다. 중국의 재정과학연구원 자아캉 연구원, 칭화대 경재관리학원 리타오쿠이 교수, 국무원 발전연구중심의 리우스진, 칭화대 텅타이 교수 4인은 이번 경기 부양 조치가 10조 위안 이상은 돼야 한다고 언급했고 사회과학원 위용딩은 20조 위안을 불렀다. 이는 2008년 정도 수준의 파격의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전제하에 GDP의 10%에 달하는 재정 지출을 한다면 대략 12.2조 위안이고 이미 2조 위안 내외의 국채 발행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10조 위안 내외의 추가 재정 지출이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11월 4~8일간 개최되는 전인대 상무위에서 발표할 국채 발행 한도는 그간 언론에 나온 보도를 중심으로 추정해 본다면 최저 7조 위안에서 9조 위안대의 상향 조정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대략 GDP의 5~6.7%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국채 발행의 용도는 1회성 지방정부 부채 해결에 5조 위안 이상을 지출하고 국유은행 자본 보충에 1조 위안, 안정 성장 위한 3년간 연평균 2조 위안의 특별국채, 그리고 일상적인 경기 회복용으로 1조 위안의 지출을 할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이 내수 경기 회복에 목매는 이유 세계의 공장 중국은 수출이 안 되면 망하는 나라라는 것이 서방 세계에 퍼진 일반적인 인식이다. 그러나 지금 중국 경제의 GDP에서 수출의 비중은 19% 불과하고 내수 소비의 GDP 기여도가 61%에 달하고 있다. 지금 중국 경제는 수출이 문제가 아니라 내수 소비가 문제다. 2021년부터 중국 정부의 부동산, 플랫폼 산업, 사교육업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소비 심리를 최악으로 추락시켰고, 부동산과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이 3년 만에 GDP의 45%에 달하는 금액이 공중으로 사라졌다. 역자산효과(negative wealth effect)로 인해 각종 부양책에도 소비 심리는 살아날 줄 모르고 GDP는 잠재 성장률 수준인 5%를 하회하는 수준에서 배회하고 있다. 중국 전체 경제 성장률을 소비가 떨어뜨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하단 그림에서 보면 중국은 부동산 투자와 소비가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5%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소비가 늘지 않으면 수출이나 투자가 늘어도 소용없다. 중국 정부는 소비 진작을 위해 먼저 자산 시장의 정상화에 착수하면서 9월 들어 주식 부양책과 부동산 부양책을 쏟아내고 있다. 또한 직접적인 소비 진작을 위해 가전과 자동차에 대해 이구환신(以旧换新) 정책을 통해 신제품 구매 시 세금 감면 등의 우대 조치를 취하고 지방정부 단위로 소비 쿠폰을 발행해 직접 소비를 자극하는 정책을 동원하고 있다. 중국이 내수시장 경기 회복에 사활을 거는 또 다른 이유는 미국 대선이다. 박빙이긴 하지만 트럼프의 승리가 나오면 2025년에 중국은 대미 수출품에 있어 60%~100%의 추가 보복 관세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 중국 수출의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9%인데 이중 대미 수출 비중은 15%이다. 60~100%의 보복 관세를 맞는다면 중국의 대미 수출은 어려워진다. 중국의 대미 수출이 전면 중단된다면 중국 GDP에 미치는 영향은 -2.8%이고 50% 감소한다면 -1.4%의 충격을 줄 수 있다. 중국은 아직 제조업의 경쟁력이 살아 있기 때문에 미국의 수입 규제가 경제 성장에 치명적인 것은 아니지만 수출에 노동집약적인 제품들이 많기 때문에 중국은 수출 감소는 고용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그래서 수출 부진을 만회할 대안은 내수 확대가 될 수밖에 없다. 중국의 내수 부양의 효과가 어떻게 나타날지는 두고 봐야 하지만 중국 자체의 고용 문제와 대미 수출의 대안으로 중국 내수시장 확대는 중국으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10월 PMI 지수가 반년 만에 50.1%로 올라서 임계점을 돌파했다. 중국의 전방위적인 경기 부양책의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9월과 10월에 걸쳐 바주카포를 쏘는 것 같았던 경기 부양책의 효과가 10월 이후 경제 지표에 어떻게 나타날지 기대된다. 디자인 : 이희문
지피지기 백전불태! 친중(親中), 반중(反中)을 넘어 극중(克中)을 위한 지식충전소! 진짜 중국을 만나러 갑니다! 서버 터질 정도... “3년” 만의 거래량 폭증, 주가 급등 9월 27일 상하이증시에서는 10시경부터 거래시스템이 느려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장 시작 후 10시부터 거래량 폭증으로 시스템이 느려지는 이상 현상이 나타나자, 상하이거래소는 부랴부랴 대응조치에 나섰다. 11시 이후부터 거래는 다시 정상화되었고 상하이거래소는 시스템 장애의 원인을 조사 중이다. 그간 3년간 주가 하락으로 거래량이 지지부진해 일 거래량이 5,000억 위안을 밑돌았는데 최근 3일간 연속 1조 위안(190조 원)을 돌파했고 9월 27일에는 1조 4천억 위안이 거래되었다. 2억 명이 넘는 중국 개미들의 주식 매수 주문 폭증이 있었기 때문이다. 코로나 이후 전 세계증시가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는데 중국증시는 홀로 내리 3년간 하락했다. 중국 정부는 2024년 들어서 다시 주가가 최저가를 갱신하자 증시를 총괄하는 증권감독원장을 이회이만(易会满)에서 우칭(吴清)으로 바꾸는 강수를 두었다. 우칭은 중국판 증시 밸류업 정책을 펴 상해지수를 5월 22일에 3158(+17%)까지 올려놓았다. 하지만 2분기 들어 소비경기 추락, 성장률 하락(5.3→4.7%)이 이어졌고 부동산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상하이지수는 2월의 저점 수준인 2704(9.13)로 다시 추락했다. 그런데 9월 25일부터 중국증시는 갑자기 수직상승을 시작해 단숨에 3,000포인트를 넘어섰고 9월 27일에는 서버가 터질 정도로 거래량이 폭증하면서 일직선 상승세를 타고 있다. 중국증시에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장대 주가 상승의 배후, 정부의 “보이는 손, 3가지” 이번 증시 저점에서 주가를 폭등시킨 것은 중국의 “보이는 손”, 정부의 입김이 있었다. 증시에 대한 정부의 간여는 한국도 증시가 낙후되었던 80~90년대에 자주 볼 수 있었던 현상이었는데 중국 정부의 증시 입김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중국 정부는 그간 주가의 폭등 폭락을 몇 차례 경험하면서 주가는 폭등도, 폭락도(大起大落) 아닌 안정적 상승을 원했다. 통상 정부가 개입해도 주가는 시차를 두고 단계적으로 상승하는 게 지금까지 중국증시의 특징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바로 주가가 수직으로 “장대 상승”을 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그 배경에는 3가지의 이례적인 현상이 있었다. 첫 번째는 정책 발표에 “금융 수장(인민은행장, 금융감독총국, 증감위원장)”들의 총출동이고, 두 번째는 ”9월 정치국 회의”에서 이례적으로 경제문제를 다루었다는 점이고, 세 번째는 시진핑 주석이 직접 공무원의 “정책실시의 3가지 면책 조항”을 언급했다는 점이다. 통상 중국의 정부 정례 정책 발표 기자회견은 각 부처의 실·국장들이 기자실에서 발표하는데 이번에는 중국의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인민은행장(한국으로 치면 한국은행 총재: 장관급)과 금융감독을 총괄하는 금융감독총국장, 증권 업무를 총괄하는 증감위원장이 동시에 나와 함께 금융과 증시 부동산 지원 정책을 발표했다. 금융 부문의 최고위 직급들이 모두 나와 브리핑하는 것은 시진핑 3기 정부 들어서 처음 있는 파격이다. 중국 당 서열 25위까지의 정치국원들이 실질적으로 중국의 정치, 경제를 이끌고 가는 핵심 리더들인데 이들 25명의 정치국원은 매월 1번씩 회의를 한다. 정치국 회의는 연간으로 매월 회의의 주제가 정해져 있고 경제문제를 다루는 회의는 4월, 7월, 12월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특이하게 9월 정치국 회의에서 경제문제를 다루었다. 특히 주목할 것은 2분기에 4.7%까지 떨어진 GDP 성장률을 의식해 연간으로 5% 내외의 성장 목표를 잡은 것을 달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라는 발표를 했다. 경제문제가 중국정치에 가장 시급한 문제라는 것을 간접적으로 시인한 것이다. 이는 남은 4/4분기에 경제회복에 올인한다는 시그널이다. 세 번째는 시진핑의 특별한 지시 사항이다. 소위 “3 면책 조항”이다. 관료 사회의 복지부동은 어디나 마찬가지고 불경기에 정책을 시행했다가 실패하면 모두 자기 책임이다. 그래서 호경기에는 정책이 쏟아져 나오지만, 불경기에는 눈치만 보고 누워있다. 중국이 연초 이래 많은 경제정책을 쏟아 냈지만, 큰 효과가 없었던 것은 판을 바꿀 큰 정책이 아니라 찔끔찔끔 대증요법 식 정책만 쏟아냈기 때문이다. 9월 정치국 회의에서 시진핑은 경기 회복을 위해서라면 공무원이 실수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3가지 면책(免責)을 언급했다. 경기회복을 위한 정책실시 과정에서 “경험 부족으로 실수하거나, 개혁을 위한 실험, 경제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실수를 저지른” 3가지 경우에는 그 책임을 면제해 준다는 것이다. 주석이 나서서 당원과 전국의 공무원들에게 민간 부분을 지원하고 경제 회복을 최우선 순위로 하라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고 어려움에 처한 민간 기업을 도울 때 공무원들에게 실수에 따른 결과를 걱정하지 않고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과감하게 나서도록 안심시키기 위한 조치를 한 것이다. 중국경제 3대 아킬레스건 “부동산, 소비심리, 주가”를 직접 해결? 중국이 2024년 들어 각종 경기대책을 내놓았지만, 소비가 계속 추락한 것은 정부의 3년간 부동산기업, 플랫폼 기업, 사교육 기업의 과도한 규제로 자산 가격이 폭락한 “벼락 거지 효과”와 “소비심리의 악화”가 있었다. 부동산 가격 회복을 위한 각종 정부 규제는 모두 풀었지만, 가격 반등이 나오지 않고 있고 소비 역시 소비심리는 최저이고 소비 증가율은 2%대로 추락했다. 이 상태라면 4/4분기에 5%는 고사하고 4%대의 성장도 보장하기 어려운 상황이 예상된다. 체면을 중시하는 중국은 정부가 연초 공표한 경제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것은 심각한 정부에 대한 신뢰 추락으로 보기 때문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4/4분기에 성과 달성을 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린 것이다. 1분기 5.3%, 2분기 4.7%, 3분기에도 4.5% 내외의 성장이 예상되는 데 4분기에 적어도 5%대의 숫자가 나와야 연간으로 4%대가 나오더라도 정부가 5%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을 했다는 체면이 선다. 중국의 3개 부분 금융 수장과 주석까지 나선 데는 경기부양의 시급성이 있고 이를 위해서는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에 확실한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내부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Everything Rally” 만든 3대 금융 수장들, 무슨 소리를 했길래? 강에 봄이 왔는지는 강에 놀고 있는 오리가 가장 먼저 안다. 중국증시에 3년 반의 긴 겨울에서 봄이 왔는지는 금융주와 증권주의 동향을 보면 된다. 9월 27일 상해증시에서는 증권주들이 줄 상한가를 쳤다. 증시에 큰 변화가 있다는 얘기다. 중국 정부는 부동산, 소비, 증시에 무슨 소리를 했기에 주가가 일직선 장대 주가를 보였을까? 중국 금융의 3대 수장들이 합동 발표한 내용을 보면 “Everything Rally”가 올 만한 파격의 조치를 쏟아 냈다. 통화, 부동산, 증시 안정에 7개 분야 26개의 조치를 내놓았다. 특히 주목할 것은 상장사 관리다. 지수에 편입된 대형주들은 시가총액 제고 방안을 만들어야 하고 대주주가 자사주 매입하는데 중앙은행이 재대출해 준다는 조치까지 들어 있다. 금융기관들은 보유한 자산을 담보로 주식 투자자금을 중앙은행으로부터 공급받아 주식을 사라는 조치까지 들어있고 보험 같은 장기투자가들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비중을 높여 주식 투자를 하라는 조치도 들어가 있다. 또한 상장사 중에서 정부가 밀고 있는 신 품질생산력-기술 중심 성장 산업으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자금도 지원하고 이를 위해 작은 기업들 모아 대형기업 만드는 산업구조조정에 필요한 M&A 자금까지 지원한다. "돈 뿌리면 죽은 고양이도 튀어 오른다" 월가의 격언에 “돈 뿌리면 죽은 고양이도 튀어 오른다(dead cat bounce)”는 말이 있다. 소비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금리인하를 실시하고, 증시에서는 수요진작을 위해 중앙은행 돈까지 끌어넣고, 부동산에는 그간 미진했던 지원 정책을 더 화끈하게 밀어붙이는 파격의 정책이 모두 망라되어 있다. 정부는 자금 지원하고, 기업은 시총 관리하고, 모든 금융기관은 주식 사라는 얘기를 한 것이다. 그래서 그간 3년간 주가 하락을 보면서 증시를 소 닭 쳐다보듯 하던 2억 명의 중국 주식 개미들도 화들짝 놀라 주식시장에 돈 퍼 넣는 바람에 거래소 서버가 마비되는 상황까지 벌어진 것이다. 이번 조치로 당장 주식 매수 자금만 5000억 위안(스왑 펀드)+3,000억 위안(자사주 매입) 합계 8,000억 위안(152조 원)이 투입된다. 8월 말 기준 예금 잔액이 297조 위안인데 50bp 지준율인하로 시중의 유동성이 1.5조 위안(292조 원)이 풀릴 전망이고 4분기에 추가적인 지준율 인하도 예정하고 있다. 이번 주가 상승은 경기 저점, 투심 저점, 주가 저점에 정부가 울고 싶을 때 적시에 뺨 때려준 격이다. 그리고 중국 내부의 정치 경제 상황으로 보면 주가 하락을 방치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금융 수장들의 움직임에서 알 수 있다. 정부의 입김이 강한 중국의 특성과 전 세계 증시 중 가장 저평가되어 있고 주가 상승도 없었던 중국증시의 상황을 보면 이번 중국 정부의 금융, 부동산, 증시 3대 분야 부양 조치는 증시에서 그 약발을 제대로 받을 것 같다. 소비 업종, 부동산 업종, 신질 생산력 관련 신기술 업종이 이번 랠리의 3대 수혜자가 될 것 같다. 골드만삭스가 만든 중국의 2022년 이후 중요 정부조치와 이벤트와 주가 상승폭을 참고하면 이번 반등 랠리의 폭을 감 잡는 데 참고가 될 것 같다.
지피지기 백전불태! 친중(親中), 반중(反中)을 넘어 극중(克中)을 위한 지식충전소! 진짜 중국을 만나러 갑니다! 미국, 유럽의 '고율 관세 폭탄'에도 중국 기업 주가는 무반응 WHY? 미국의 대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미국의 중국 때리기가 다시 시작되었다. 트럼프에 지지율이 밀리던 바이든은 지난 5월 러스트벨트 노동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고율 관세 폭탄을 투하했다. 중국산 전기차에 현행 25%의 관세율을 파격적으로 100%로 올리고 태양광에 50%, 반도체에도 50%를 부과하기로 했다. 미국은 중국이 전기차, 태양광, 배터리에서 내수 시장의 공급 과잉을 해외로 돌려 해외 시장의 가격 질서를 붕괴시키고 시장 질서를 무너뜨리기 때문에 자국 시장 보호를 위해 고율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중국은 미국의 이런 조치에 대해 WTO 위반이라고 별 실효성도 없는 WTO 제소로 맞대응했다. 2023년 기준 중국은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70% 점유율로 세계 1위이다. 정말 50%~100%의 고율 관세가 문제라면 주가가 대폭락하고 업체가 난리가 나야 하는 데 정작 중국의 전기차 대표 기업 BYD(比亚迪)나 배터리 대표 기업 CATL(宁德时代), 태양광 대표 기업 Longi(隆基股份) 등의 주가는 별 변화가 없었다. 이유는 중국이 미국에 직접 수출하는 전기차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배터리, 태양광 등에서 중국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66~86%를 차지하기 때문에 미국의 제재가 중국에 치명적 타격을 주지 못한다는 의미이고 문제는 소재나 재료에서는 중국이 절대적인 장악력을 가지고 있어 단기간에는 중국 외 다른 대체 국가가 없기 때문이다. EU도 중국산 전기차의 공습에 대응해 9월 25일 중국산 전기 자동차에 확정 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하는 투표를 실시할 계획이다. 27개 회원국 중 EU 전체 인구 65% 이상을 대표하는 15개국 이상 회원국이 찬성할 경우, 해당 관세는 11월부터 5년간 발효된다. EU는 7월 5일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잠정 관세를 부과하기 시작했다. 중국에서 생산해 유럽연합으로 전기차를 수출하는 테슬라와 BMW의 경우에는 유럽연합 보조금 조사엔 협조했지만 개별적인 표본 시험엔 응하지 않아 20.8%포인트 추가 관세를 부과받았다. 조사에 응하지 않은 업체들은 37.6%포인트 추가 관세가 부과된다. EU는 중국 전기자동차 업체가 이미 부과받고 있는 10% 관세에 더해 상하이자동차(SAIC), 지리(Geely), 비야디(BYD)에 각각 36.3%포인트, 19.3%포인트, 17.0%포인트의 관세를 추가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해당 회사들의 주가는 큰 변동이 없었다. 중국의 전기차 수출은 2023년 총 181만 대 수준이었고 이 중 유럽 비중은 74만 대로 40.8%지만 중국의 2023년 전기차 총판매 대수 950만 대의 7.8%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북미 지역 비중은 1%에 불과하다. 미국의 8배, 유럽의 4배나 되는 '전기차 제국'을 건설한 중국 중국의 전기차 수출이 내수 시장의 공급 과잉을 해외로 돌리기 때문에 제재하는 것이라면 내연기관 자동차 시장에서 내수 시장보다 큰 생산 능력을 가지고 있는 일본, 멕시코, 한국, 스페인, 독일, 인도 브라질도 모두 공급 과잉을 해외로 돌리기 때문에 제재받아야 한다는 논리가 된다. 세계의 공장, 중국은 전통 제조업 수출에서 세계 1위는 이미 오래전 얘기이고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다. 미국의 논리대로라면 중국의 공급 과잉 수출은 전기차가 처음이 아니다. 미국의 정치적 레토릭이 강한 '중국산 공급 과잉론'보다는 후진국 중국의 전기차가 '자동차의 원조 할매집' 미국과 '세계적인 명차가 즐비한' 유럽이 고율의 폭탄 관세를 부과해야 할 정도로 두려운 존재가 되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미국 러스트벨트 노동자의 표심 잡기에 혈안이 되어 중국의 수출도 거의 없는 품목에 100% 관세를 붙이는 선거판의 정치 레토릭이 아닌 중국의 실력을 냉정하게 봐야 한다. 중국 전기차 시장과 미국 유럽의 전기차 시장의 규모를 보면 중국 전기차 시장은 미국 시장의 8배, 유럽 시장의 4배나 되는 규모다. 전기차에 있어서 세계 최대의 시장은 미국과 유럽이 아닌 중국이다. 세계 최고의 전기차 기업 테슬라는 세계 최대 메가 팩토리를 중국 상하이에 지었다. 지금 세계 1위의 전기차 메이커는 테슬라를 제친 중국의 BYD다. 2024년 1월 기준 세계 1위 전기차 메이커는 20.2% 점유율 가진 중국의 BYD이고 2위가 11.3%인 미국의 테슬라다. 3위가 중국의 지리자동차, 4위가 독일의 폭스바겐, 5위가 중국의 상하이자동차다. '전기차 제국'을 건설한 중국 전기차 산업의 6가지 비밀 지금 미국과 유럽의 전기차 시장과 중국의 전기차 시장 규모를 보면 왜 미국과 유럽이 고율 관세 폭탄을 들고 방어할 수밖에 없는지 알 수 있다. 중국은 2024년 7월 기준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31%, 전기차 시장에서 68%의 시장 점유율을 가진 세계 최대 시장이다. 세상에 이유 없는 무덤이 없다. 세계 자동차 업체들의 '봉'이자 세계 '자동차 시장의 백화점'이었던 중국이 전기차 시장에서 세계 1위를 하고 미국과 유럽을 위협할 정도로 커진 데는 6가지 비밀이 있었다. 1) '살을 주고 뼈를 얻는 전략(육참골단 肉斬骨斷)'을 썼다. 중국이 전기차 제국으로 올라선 데는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한다'는 '육참골단(肉斬骨斷)'의 전략이 있었다. 육참골단(肉斬骨斷)의 전략은 작은 손실을 보는 대신에 큰 승리를 거둔다는 전략이다. 전기차의 불모지 중국이 세계 전기차 1위 기업인 미국의 테슬라를 중국 상하이로 유치한 것이다. 테슬라의 상하이 기가팩토리는 상하이 푸동의 끝자락에 위치하고 있는데 미중 전쟁이 불붙은 2018년 12월에 착공하여 12개월 만인 2019년 12월에 완공하였다. 중국의 외국 자동차 회사는 모두 중국 기업과 합작인 반면 테슬라만 100% 독자 외상 기업의 특혜를 부여했다. 미중의 경제 전쟁으로 테슬라의 중국 상하이 공장은 크게 타격받을 것으로 예상되었지만 테슬라의 중국 영업은 마치 애플의 중국 사업처럼 번성했고 테슬라가 전기차에서 세계 1위를 하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 2019년 15만 대 생산 규모로 시작한 상하이 공장은 2023년 말 95만 대 규모로 확장했고 테슬라의 전 세계 공장 중 최대 규모다. https://www.cybertruckownersclub.com 미중 경제 전쟁의 와중에서, 세계 최고의 전기차 경쟁력을 가진 테슬라가 진입하면 테슬라가 중국 시장을 장악할 것이 분명한데도 중국이 테슬라를 유치한 것은 중국의 숨겨진 전략이 있었다. 바로 세계 1위 기업인 테슬라의 공급망을 활용하는 것이다. 테슬라 상하이 공장에 납품하기 위한 세계 1류의 전기차 부품 공급망이 중국에 들어오게 되고, 중국은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에게 일부분 내어주지만 중국 전기차 제조회사들도 자연스럽게 테슬라의 공급망을 직간접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경쟁력을 확보하게 만든 것이다. 2) 미국 반도체 보조금의 4.4배에 달하는 '화끈한 보조금 지원'이 있었다. 2019년 기준 1인당 소득이 1만 달러대에 불과했던 중국이 전기차를 대량 소비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중국 정부는 내연기관 자동차에서는 승산이 없다고 보고 일찍부터 전기차 산업 육성에 올인했다. 그리고 북경을 비롯한 중국 대도시는 심각한 대기 오염(雾霾)으로 북경 천도설까지 나돌 정도였고 그 대응책의 일환으로 클린에너지를 쓰는 전기차의 도입을 유도했다. 중국은 2009년부터 2023년까지 자동차 구매 시 보조금, 세금 감면, 인프라 투자, 연구개발, 정부 구매 등 각종 명목의 정부 보조금으로 총 2,308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2019년 이후에만 1,528억 달러를 지급했다. 초기에는 보조금 비중이 컸지만 후기로 갈수록 세금 감면의 비중을 높였다.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2,308억 달러는 미국의 Chips법에 따른 반도체 보조금이 527억 달러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미국 반도체 보조금의 4.4배에 달하는 엄청난 금액이다. 미국의 IRA법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이 7,500달러 수준인데 이를 받기 위해 각국 전기차 회사들이 난리를 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대당 전기차 보조금은 이미 2018년부터 대당 13,860달러를 지급했고 2021년까지 미국보다 높은 8,538달러를 지급했다. 중국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세계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추자 보조금을 2023년에는 4,764달러까지 낮추었다. 3) 샌드박스에서 '규모의 경제'를 만들었다. 중국은 사회주의 특성상 모든 산업에서 엄격한 규제와 통제를 하였고 신규 진입에 있어서는 인허가에서 제한을 두었다. 그래서 자동차, IT, 통신 등의 신산업은 제한된 경쟁 속에서 성장했고 정부의 정책 보호 속에서 성장하는 바람에 몸집은 빠르게 커졌지만 산업의 경쟁력은 국제적인 수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중국은 전기차 산업에서는 이러한 진입 제한을 풀었다. 중국에 없었던 전기차 산업에서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해 진입 제한을 없앴다. 그 덕분에 대거 민간 기업들이 진입해 생존을 위해 중국 전기차 시장은 박 터지는 경쟁을 하는 완전경쟁시장이 되었다. 2024년 7월 현재 월 2,500대 이상 전기차를 판매하는 회사의 수만 50개가 넘는다. 이중 1위 업체가 17.5% 점유율이고 상위 10위 업체의 점유율이 2.8% 수준이고 50위 업체는 0.1%에 불과하다. 자료: https://i.gasgoo.com/data/ 정부의 천문학적 보조금 지원으로 전기차 업체들이 대거 등장했지만 시장의 확대와 선발 업체들의 '규모의 경제' 도달로 정부 보조금 없이도 원가 하락이 가능한 정도에 이르자 정부는 보조금 축소 정책으로 선회하였다. '규모의 경제'에 도달한 상위 TOP 5 정도만 살아 남고 나머지는 자연 도태되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살아남은 상위 업체는 중국은 물론이고 세계적인 전기차 업체들과의 경쟁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는 튼튼한 내공과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 4) '선수에게 키'를 맡겼다. 산업이 낙후되었던 중국은 중국 산업을 일으킨 인물에게 '산업의 아버지'라는 칭호를 붙이기를 좋아한다. 중국의 핵폭탄을 개발한 '핵무기 개발의 아버지'로 통하는 덩자셴(鄧稼先)은 미국 듀크대에서 공부했고 1960∼1970년대 원자폭탄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까지 독자 개발한 주역이다. 중국 '인공위성의 아버지' 첸쉐썬(錢學森)은 미국 MIT에서 공부하고 중국으로 돌아와 중국 인공위성 독자 개발의 주역이 되었다. 중국 '핵폭탄의 아버지'로 불리는 주광야(朱光亞)는 미국 미시간대에서 핵물리학을 전공하고 중국에 돌아와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을 개발하였다. 중국 '희토류의 아버지'로 통하는 쉬광셴(徐光憲) 박사는 미국 콜롬비아대학을 나와 희토류 분야에서 최고의 권위자로 중국 희토류 산업을 세계 1위로 올려놓는 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중국의 전기차 산업에도 '중국 전기차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가 있다. 바로 현재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완강(萬鋼·69) 부주석이다. 그는 2007년부터 2018년까지 11년 동안 과기부 장관으로 있으면서 오늘날 중국 전기차 산업을 반석 위에 올려놓은 인물이다. 완강은 상하이 출신으로 문혁 시기 연변조선족 자치구로 하방 당했던, 반혁명분자의 아들이었지만 1975년 공농병학생으로 동북임업대학에 들어갔고 1979년 상하이 동지대에서 석사 과정을 마치고 1984년 세계은행 장학금으로 독일 클라우스탈 공대로 유학해 자동차공학 박사를 받았다. 그의 자동차 저소음 관련 박사논문 연구 결과는 폭스바겐이 그대로 채용해 폭스바겐 차량 3,500만 대를 만드는 데 적용되었고 그 공로로 니더작센주 정부로부터 철십자 훈장까지 받았다. 완강 박사는 1991년 독일 아우디에 엔지니어로 입사해 승승장구했고 1998년에는 독일 자동차 업계가 뽑은 10인의 엘리트에 선정되는 등 독일에서도 알아주는 촉망받는 자동차 엔지니어가 되었다. 2000년 주롱지 총리의 요청으로 귀국한 완강은 중국 최초로 수소연료차를 개발했고 동지대 총장을 지냈다. 그는 귀국하면서 해외 화교 엘리트들이 주로 가입하는 치공당(中国致公党)에 입당했고 2007년에 공산당원이 아닌 비당원으로는 35년 만에 중국 과기부 장관에 취임했다. 완강은 중국 자동차 산업의 획기적 발전을 위해 친환경 자동차 개발에 집중할 것을 정부에 제안했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미국, 독일, 일본, 한국 등 자동차 강국들을 추격 불가하기 때문에 선진국이 아직 못한 전기차로 '월반'을 하자는 전략이었다. 중국은 이를 받아들여 주석이 후진타오(2007)에서 시진핑(2012)으로 바뀌었음에도 2007년~2018년까지 무려 11년간 완강은 장관직에 머무르게 하면서 중국 전기차 산업을 육성했다. 장관이 된 후 완강은 매년 10개 도시를 선정해 1,000대의 전기차를 보급하는 '십성천량(十省千輛)' 정책부터 시작해 전기차 시장을 육성해 중국 전기차를 미국과 유럽이 두려워하는 단계로 끌어올렸다. 중국 정치 지도자는 바뀌어도 주무장관은 유임시켜 정책을 밀어붙인 중국 지도자들의 사람 보는 눈과 뚝심, 자동차 강국 독일의 아우디에서 보장된 꽃길을 미련 없이 버리고 중국으로 돌아온 완강의 전기차에 대한 열정이 중국이 전기차 제국을 성공적으로 건설하는 데 결정적인 한 요인이 되었다. 한국과 중국의 최근 27년간 역대 과학기술을 담당하는 장관의 수를 보면 한국은 27년간 18명이 바뀌어 평균 2년도 임기를 못 채웠다. 반면 중국은 5명으로 최하 5년 이상의 임기를 보장받아 정책을 일관성 있게 집행하고 있는 것이 큰 차이다. 5) 제품이 아니라 '생태계를 잡았다'. 전기차에서 배터리의 원가 비중은 회사별로, 차종별로 다르기는 하지만, 2023년 기준 현대차의 사례로 보면 35~61%이고 평균이 46%이다. 그리고 이 중 양극재의 비중이 47%, 음극재가 12%, 분리막 14%, 전해액 12%, 조립 등 기타 원가가 15%이다. 배터리가 전기차의 가격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이고 배터리는 4대 소재의 원가에 따라 가격 경쟁력이 결정되는 구조다. 중국은 지금 전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65%의 점유율을 가진 세계 1위이고 2위인 한국의 21%와는 3배 이상 격차가 있다. 일본은 한국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는 9% 선에 그치고 있다. 주목할 것은 배터리 4대 소재 시장에서 중국의 시장 장악력이다. 중국은 일대일로를 포함한 국가 차원의 프로젝트로 개도국 원자재 시장에 진출해 전기차 산업에 필요한 소재에서 막강한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였다. 중국은 세계 배터리 4대 소재 시장에서 양극재 60%, 음극재 84%, 전해액 72%, 분리막에서 68%의 점유율을 가지고 있다. 중국은 어느 나라도 추월할 수 없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생태계를 장악해 전기차 시장에서 강한 경쟁력을 확보한 것이다. 흑연(100%), 코발트(74%), 리튬(65%), 니켈(17%) 등 핵심 광물에서 세계 시장을 장악했고 이를 기반으로 한 배터리 제조, 그에 따른 배터리의 제조 원가 경쟁력이 중국 전기차 산업의 최강 원가 경쟁력의 비밀이다. 6) 전기차 '인프라'를 제대로 깔았다. 반도체가 전자기기의 두뇌라면 전자기기의 심장은 배터리다. 배터리 없이는 전자기기는 의미가 없다. 전기차의 진입 장벽이 낮고 신생 업체들이 대거 등장할 수 있는 것도 전기차는 전자제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핸드폰에 AP칩 경쟁이 치열하지만 배터리가 나가거나 충전선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중국의 전기차 제국 건설에 가장 중요한 성공 요인 중의 하나는 전기차 충전소의 확충이다. 중국은 2024년 7월 현재 전국에 전기차 충전소 1,060만 개를 설치했다. 공공 충전소가 320만 개, 민영 충전소가 740만 개다. 중국은 주유소가 대부분 국유기업 소유라서 기존 주유소에 수익성에 상관없이 충전기 설치가 상대적으로 용이해 전기차 구매자들이 충전에 불편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중국의 공공 충전소 설치 대수를 비교해 보면 여타 국가들과 압도적인 우위다. '캐즘(Chasm)'에 빠진 2024년 중국 전기차 시장 신성장 산업의 기술 주기 성장 곡선을 보면 침투율이 13.5%~34.0% 사이에서는 대대적인 산업의 구조조정으로 모든 참여 기업들이 피 터지는 경쟁을 해야 하는 '캐즘(Chasm)의 시기'가 도래한다. 시장도 커지지만 시장 성장 속도보다 더 많은 진입자가 등장하면서 치열한 시장 점유율 경쟁이 벌어지는 생존의 게임이 시작된다. 세계 전기차 시장을 보면 전기차의 침투율이 2021년에 캐즘의 시대에 진입했고 2023년 현재 침투율 22% 선으로 34%의 마의 고지를 넘으려면 2027년까지는 가야 한다. 이 시기는 치열한 신제품 경쟁, 기술 경쟁, 그리고 가장 고약한 가격 경쟁이 벌어지는 시기이고 1등이든 10등이든 흑자 내기 어려운 시기이다. 중국의 경우 2022년 대비 2023년의 차종별 가격 인하 수를 보면 69종에서 102종으로 늘어났다. 월별로 보면 2024년 들어 3월까지 51건이었는데 이는 2023년 동기간 24건의 배가 넘는 규모이다. 차종별로 보면 순수 전기차(EV)의 가격 인하 전쟁이 치열하고 상대적으로 하이브리드는 가격 인하 전쟁은 약한 편이다. 중국의 전기차 침투율을 보면 세계 평균 22%보다 높은 28% 수준이다. 중국의 전기차 보급 속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상황이다. 이미 28%대의 침투율에 도달한 중국 전기차 시장은 향후 1년 이내에 34%의 대중 소비 단계(Early Majority)로 진입할 전망이고 이 과정에서 살아남기 위해 제 살 깎는 살벌한 가격 인하가 나올 수밖에 없다. 캐즘에 빠진 중국 전기차 시장이지만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죽은 자들의 점유율을 먹은 살아남은 자들의 축제가 시작된다. 이 캐즘의 시기가 지나가면 대마불사의 신화가 재연되는 전기차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상위사들이 가장 큰 수혜를 볼 전망이다. 주의해야 할 것은 보복 관세가 아니라 '1등 하는 법'을 알아버린 중국 급성장한 중국 전기차 산업은 강점도 있지만 약점도 많다. 내수 시장의 경쟁에서 박 터지는 가격 경쟁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저가 저질 차의 이미지, 수출 시장에서 중국차끼리 경쟁해서 제 살 깎기, 캐즘에 빠진 중국 내 전기차 산업의 내부 구조조정, 미국과 유럽의 무역 장벽과 보복 관세, 선진국 시장에서 깐깐한 인증 제도와 자율주행을 위한 운행 데이터 수집에 있어서 개인정보보호법의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난제들이 쌓여 있다. 그리고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중국 전기차의 과잉 공급 논쟁, 보복 관세 문제는 중국의 전기차 산업의 경쟁력보다는 정치적 측면에서 레토릭의 느낌이 강하다. 중국의 전기차는 이미 미국과 유럽이 쉽게 추월하지 못한 단계에 진입했는데 이를 정확히 보지 않고 감정만 앞세우면 실수한다. 이미 미국의 테슬라를 넘어서는 실력에, 가장 강한 생태계까지 갖추고 있는 중국산 제품을 관세로만 잡기에는 중국산 자동차의 경쟁력이 너무 세졌다. 관세 압박은 단기적인 견제의 효과는 있겠지만 근본적으로 원가 경쟁력과 가성비+가심비로 잡지 않으면 대책이 없다. 그리고 진짜 주목해야 할 것은 중국이 신산업에서 '1등 하는 법'을 알았다는 것이다. 선진국의 기술을 베끼던 중국이, 선진국의 OEM 공장이던 중국이 선진국을 넘보는 포식자의 위치에 올라선 것이다. 중국은 신산업에서 후발자에서 추격자로 이젠 추월자로 자리매김한 데는 중국이 1등 하는 루트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미 전기차, 태양광, 배터리에서 보여주었듯이 먼저 규제 샌드박스와 정부 보조금으로 완전경쟁시장을 형성한다. 다음으로 생태계의 확보와 자율적 구조조정으로 규모의 경제 도달과 원가 경쟁력 확보를 달성한다. 거대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무기로 해외 시장으로 진출해 세계 시장 장악을 노리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 중국과 미국, 유럽의 전기차 '보복 관세 전쟁의 불똥'을 조심해야 한다. 지금 한국은 배터리에서 중국 다음 세계 2위이고 미국이 한국 배터리 의존도가 높지만 문제는 한국은 '중국 배터리 원자재의 볼모'라는 점이다. 한국은 배터리의 핵심인 양극재, 음극재 소재에서 대중 의존도가 80~90%에 달한다. 미중, 유럽-중국의 관계 악화로 무역 전쟁이 벌어져 중국이 보복 관세에 대한 대응으로 강한 자원 수출 통제를 실시하게 되면 최대 피해자는 한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 https://www.news2day.co.kr/article/20230101500005 자원 수입을 통해 공산품을 만들어 파는 나라의 숙명이지만 배터리 소재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고 단기간에 이를 대체하거나 국산화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그러나 모든 공급망을 소유한 나라는 세상에 없다. 공급망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잘 관리하는 것이 능력이다. 미중의 전기차 전쟁, 중국과 유럽의 전기차 전쟁에서 한국은 공급망 관리에 전력투구해야 하고 중장기적으로 대중 소재 의존도를 획기적으로 낮추는 전략에 아끼지 말고 돈을 써야 한다. 중국의 소재를 잘 관리하지 못하면 대미 전기차와 배터리에서 무역 흑자는 한순간에 사상누각처럼 무너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디자인 : 이희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