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에는 힘이 필요합니다. 흔들리지 않을 힘, 더 높이 뻗어나갈 힘. 들을수록 똑똑해지는 지식뉴스 "교양이를 부탁해"는 최고의 스프 컨트리뷰터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양인이 되는 힘을 채워드립니다. 신환종 컨트리뷰터 한국투자증권 고문 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센터장 <인플레이션은 누구를 부자로 만드는가> 저자 연준이 9월에 금리를 올렸잖아요. 그 배경에는 전쟁으로 커진 에너지 가격과 물가 부담도 상당히 크게 작용했습니다. 전쟁이 악화되면 유가가 다시 크게 뛸 가능성이 있고요. 유가가 오르면 물가도 다시 올라갑니다. 그러니까 이제 전쟁을 단순히 외교나 안보 문제로만 볼 게 아니라, 금리에도 영향을 주는 문제로 봐야 되는 거죠. 중요한 건 이게 9월 한 번으로 끝날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올해 하반기는 물론이고 내년까지도 연준이 금리를 결정하는 데 계속 영향을 줄 수 있어요. 사실 원래도 물가가 잘 안 떨어지는 ‘스티키 인플레이션(Sticky Inflation)’ 상태였거든요. 쉽게 말하면 물가가 한 번 오른 뒤에 잘 내려오지 않는 겁니다. 그래서 올해 말이나 내년 초만 볼 게 아니라, 앞으로 3~4년을 봐야 돼요. 물가가 천천히 안정될 수도 있지만, 전쟁이나 유가 같은 문제가 터질 때마다 다시 확 올랐다가 내려오는 일이 반복될 수도 있습니다. 저는 그런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을 좀 더 보고 있습니다. 나중에 10년, 20년 뒤에 돌아보면 2020년대 후반도 결국 ‘물가가 잘 잡히지 않았던 시대’로 기억될 수 있다는 거죠. 1970년대처럼 심각한 인플레이션이 온다는 얘기는 아닙니다만 물가가 쉽게 잡히지 않는 상황이 생각보다 오래 갈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지금은 인플레이션이 5, 6, 7, 8 이렇게 간다면, 5~6에서 6~7 정도 인플레이션이 와 있다고 봅니다. 특히 금리를 자극하는 순간들이, 지금 10년물이 5% 안팎, 30년물이 5.3%대인데요. 미국채 10년물이 이미 5%를 찍었고, 다시 그 수준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30년물은 5.5% 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30년물이 6% 넘는 건 쉽지 않을 것 같고 그 정도 수준에서 금리의 고점들을 올해 말이나 내년쯤에는 찾아봐야 되지 않을까 예상하고 있습니다. 베센트 '바이백' 안 통했다…美 국채시장, 정말 위기일까 Q. 미 재무부가 장기채 바이백 규모를 60억 달러 규모로 늘렸다고 하더라고요. 기존에 20억 달러 수준에서 3배 정도로 늘린 것 같은데 되레 10년물 국채 금리가 더 올랐던 것 같거든요. 지금 상황을 전체적으로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뉴스만 틀면 바이백(Buyout)인데도 불구하고 금리가 더 내려가지 않고 올라갔다, 그러면 시장이 상당히 불안해할 거고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많이 미칠 거고 이렇게 불안해하시는데, 매일매일 뉴스를 보면서 그렇게 생각하실 필요는 없고 긴 안목에서 생각해봐야 돼요. 첫 번째, 지금의 시장 상황, 지금 미국채 장기물 상황들이 안정적인 환경일까요? 아니면 불안정한, 심각한 환경일까요? 응급실 들어가서 죽을 뻔했다가 회복하고 있는 정도인지, 아니면 평상시 정도였다가 조금 불안한 정도의 상황인지가 중요합니다. 시계열을 좀 길게 볼 필요가 있는데, 우리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 거의 10년, 그다음에 코로나 때 한 2년 응급실에 있었거든요. 30년의 신자유주의 규제 완화 등의 문제들이 2008년 금융위기 때 한꺼번에 다 폭발했어요. 큰 문제로 응급실에 실려 간 겁니다. 급한 수술을 마치고 링거를 맞은 다음에도 10년 이상 누워 있었어요. 연준이 돈을 엄청나게 풀어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금리 내리고 돈 푸는 게 아니고 비전통적인 방식의 무제한 양적완화를 한 10년 했는데, 그때 금리를 거의 제로로 내리다 보니까 기존 채권 투자자는 좋았겠지만 그다음 채권 투자는 항상 1%, 2%로 해서 재미도 없었고 주식 같은 다른 자산들이 좋았죠. 거기에 익숙하다 보니까 조금만 문제가 생겨도 지금 이상한 거 아니야? 했는데 아니죠. 지금은 특히 코로나 이후 2년 정도 후에 물가도 오르고 금리도 오르고 이런 상태고, 우리가 QT*로 갖고 있던 채권들을 팔면서 정상화를 시켰잖아요. 한 번 금리가 높이 올라갔다 내려왔던. *QT(양적긴축) : 중앙은행이 매입한 채권의 만기가 다가왔을 때 재투자하지 않거나, 보유하던 채권을 만기전에 매각해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는 것.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연준이 사용하는 주요 긴축 수단. 그래서 지금은 2010년대와 다르게 아직도 연준이 국채를 많이 보유하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옛날보다는 많이 정상화된 상태, 이 정상화된 상태에서 지금 시장 자체에서 소화가 될락 말락 하다가 자꾸 삐져나오는 겁니다. 옛날하고 비교하면 안 되고요. 그동안은 미국이 좋았잖아요. 몇 년 동안 주식도 좋고 미국 우선주의로 엄청난 돈이 들어갔고 채권 소화도 잘 됐는데, 지금 뭐가 삐걱삐걱대는 상황에서 30년물 국채 금리가 5.3%까지 튀어 오르니까 미국 정부가 바이백을 해서 시장을 안정시키려고 했더니 정상적인 시장을 왜곡하는 거 아니냐 등의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 상황. 그래서 긴 차원에서는 응급실을 벗어나서 일단 평상시에 거리를 걷고 있긴 한데 도중에 다시 이슈가 나와서 찾아보고 있는 상황 정도에서 시작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 정상적으로 월차 내고 병원 가는 게 아니고 잠깐 검진만 받고 올 정도는 될 것 같은데, 만약에 심각한 문제면 그다음에 연준이 나서든가 뭔가 하긴 해야 되는데 그 정도로 위기 상황은 아니고 지금 한번 해보려고 하는데 여기서 삐끗한 거를 '내가 스스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으니까 일단 나를 한번 믿어봐'라고 베센트는 얘기하는 거고, 시장은 그렇게 왜곡하면 문제가 더 커지니까 경고를 내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어요. "돈의 무게중심이 바뀐다" 10년물 5%가 무서운 진짜 이유 Q. 지금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5% 선까지 위협하면서 큰 이슈가 되고 있는데 10년물 5%라는 숫자가 갖는 의미는 어떻게 봐야 할까요? 10년물은 지난 40년 동안 쭉 내려왔다가 2021년쯤부터 다시 올라가고 있어서 이제 5%가 다시 만들어지는데요. 금융위기 직전에 30년물 5.3%여서 무시무시하죠. 30년물이 만들어진 게 1977년쯤입니다. 그전에 20년물까지였는데 보험사들의 요구, 줘야 되는 돈이 장기이기 때문에 이거를 맞춰야 되거든요(듀레이션 매칭). 그래서 처음 발행했을 때 7%로, 80년대 볼커가 금리 21%로 올렸을 때 15%, 저 때는 채권 사야죠. 그다음 40년 동안 쭉 내려왔습니다. 2007년에 5.3%, 그리고 내려갔다가 이제는 올라가면서 5.3%. 내려왔다가 인플레이션 이슈 등으로 올라가는 것은 이상하지 않습니다. 내려갈 수도 있고 이슈에 의해서 올라갈 수도 있죠. 문제는 이때 미국 정부의 부채가 GDP의 50~60%에 불과한데 지금은 거의 GDP의 100%, 40조 달러 부채. 무시무시하죠. 이때는 성장률도 높고 지금은 그보다는 낮고. 그래서 40조 달러의 부채를 미국이 감당 가능할까? 미국에 대한 환상이 깨지면서. 또 트리플A(AAA)라는 위대한 등급이 AA+로 하락했죠. 그러면 이거 안전자산이 맞겠냐는 의구심이 튀어나온 상황인데요. 30년물은 5.3%에서 일단 바이백을 통해서 이 정도쯤에서 멈췄으면 좋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들어가면서 여기서 각축을 벌이게 될 가능성이 높고, 미국채 10년은 4.8~5% 터치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 사람들은 거의 모기지 30년 쓰거든요. 모기지 금리가 30년물 금리에 연결되니까 7%대 되니까 이 금리에 빌려서 주택 사는 사람들이 많이 없겠죠. 그 금리가 높으면 부담이 되는 상황이고요. 10년물은 기업이 채권 발행할 때 벤치마크로 사용하기 때문에 주로 10년물이 중요한 벤치마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5%의 의미는, 0~1%였을 때의 금리, 응급실에 실려 갔을 때의 비정상적인 금리에 익숙해져 있다 보니까, 그래서 주식 하시는 분들이나 기업 하시는 분들은 좋았죠. 2%, 3%, 4% 조달을 했으니까. 이게 올라가니까 부담되는 겁니다. 특히 주식이 부담됩니다. 왜냐하면 밸류에이션으로 5%로 할인을 해야 되는데, 제가 주식 50, 채권 40, 대체 자산 10, 이렇게 그동안 자산 배분을 했는데 지난 2010년에서 20년 동안은 금리가 너무 낮아서 채권에 40을 못 두고 10으로 줄인 거예요. 주식으로 30, 대체 자산으로 10. 나스닥, S&P500이 그래서 날아간 거고요. 유동성의 힘이죠. 또 대체 자산이 사모대출, 프라이빗 에쿼티 등으로 많이 갔는데 금리가 5% 되면 다시 배분해서 채권으로 가야죠. 여기서 20을 빼고 여기서 10을 빼서, S&P500이 지난 15년 동안 갔던 힘 중에 30%가 줄어든다면 그 수익률이 나올 수 있을까요? 주식 하시는 분들한테 많이 부담이 되는 상황. 밸류에이션도 그렇고 유동성도 그렇고, 똑같은 유동성이라고 한다면 그런 부담이 많이 되는 수준으로 자산의 이동이 빨라지게 되겠고 할인율도 높아지기 때문에 부담도 많이 되는 상황으로 바뀐다. 국가부채만의 문제가 아니다..美 장기금리 밀어올리는 '네 가지 악재' 첫 번째, 미국의 재정 건전성 재정 위기, 너무 많은 국가부채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잖아요. 일단 그 문제는 분명히 있습니다. 국가부채 너무 많이 풀었고 특히 10년, 20년 동안 코로나도 그렇지만 금융위기 때부터 돈을 엄청나게 풀었잖아요. 그래서 정부 부채 비율이 GDP의 50~60%에서 거의 100%까지 가파르게 20년 동안 올라왔습니다. 두 번째, 국채 수요처가 많이 부족한 이유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또는 영국·프랑스·독일 등 방산 투자, 인프라 투자가, 20년 동안 안 했던 투자들이 한꺼번에 쏟아지는 겁니다. 미국만 생각해 보세요. IT 버블 때인 1999년, 2000년에 엄청나게 투자했다가 버블이 꺼지고 나서 20년 동안 투자를 많이 안 했어요. 애플이든 구글이든 그 돈으로 자사주 사거나 주주 환원했다. 그러니까 주가 많이 올라갔죠. 근데 지금은 주주 환원 할 게 아니라 투자하고도 모자라서 회사채 발행하고 사모대출 받아서 엄청나게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잖아요. 독일은 군사력 증강한다고 해서 군사비 늘리면서 엄청난 투자를 하게 되죠. 그러면 돈도 부족하고 투자하는 데 쏟아부어야 되니까 투자가 몰리면서 경쟁하는 공급이 국채 말고도 많다. 세 번째, 낮았던 인플레이션이 2020년 코로나 이후에 다시 불거져서 끈적끈적하게 남아 있는 인플레이션이 금리를 상승하게 만드는 주요인이 되기도 했고요. 네 번째, 미국 국채 30년물을 많이 사줬던 중국·러시아·브라질 등 신흥국들이 더 이상 미국 국채를 안 사준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하니까 세계의 지정학적 지도가 바뀌죠. 2차 세계대전 이후에 암묵적으로 형성된 영토에 대한 보전이 다 깨져버리니까 바이든 정부가 러시아에 강력한 금융 제재를 가합니다. 러시아가 갖고 있었던 달러, 국채가 전부 동결돼 버리거든요. 그러면 그 이후로 중국이든 러시아든 미국 국채를 살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브라질도 인도도 '달러만 하기에는 부담인데'라는 지정학적 이유로 신흥국들이 더 이상 달러 장기 채권들을 안 사는 요인도 강력합니다. Q. 이 네 가지는 단기간에 판을 바꾸기에는 쉽지 않은 이슈들일 것 같은데, 그러면 30년물에 대한 수요는 향후 5년, 10년은 계속 줄어들 것이라 가정해야 되죠? 그렇게 봐야죠. 2000년 초반쯤 단기채 금리는 올라갔는데 장기채 금리는 빠르게 내려간 적이 있었거든요. 그린스펀의 수수께끼(정책금리를 올렸지만 시장금리는 하락하는 현상)였는데, 2000년 이후에 중국이 등장하고 원자재 가격으로 돈을 버는 신흥국들이 엄청나게 미국 장기채를 샀거든요. 그러면서 미국이 '이런 수요가 있구나'라고 너무 안심했었어요. 적절하게 관리했어야 되는데 안일하게 생각했다가 뒤바뀌어 버리니까 미스매치가 난 문제가 있죠. 하여튼 앞으로는 5년, 10년 갈 중요한 화두들이 위 네 가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미국 장기채 수요가 적으니까 30년물 채권 비중을 줄이고 바이백으로 단기채 발행을 늘려서 자금을 조달하는 작업을 한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미국의 차입자문위원회는 단기채 발행 비중 20%가 권고안이었습니다. 기업이 자금 운용할 때 너무 단기에 몰려 있을 때 단기 금융시장이 악화되면 바로 유동성 위기에 몰리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저 이상 넘지 말고 20%만 해'라고 권고안을 준 건데, 상황에 따라서 한 25%까지 늘릴 수 있다. 지금은 20%에서 21~22% 이렇게 좀 올라갔을 겁니다. 이것을 25% 정도 올리고 낮추고 하는 정도로 일단 재무부가 손을 대서 시장을 안정시키려고 하고 있다. 만약에 안 되면 더 큰 놈들이 나오겠죠. 그렇게 되면 비정상적인 시장이 될 수도 있으니까 '일단 나를 한번 믿어봐'라고 베센트는 얘기하는 거고, 시장은 그렇게 왜곡하면 문제가 더 커지니까 특히 채권 자경단 같은 사람들이 경고를 주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어요. Q. 이것은 몇 개월 정도 지켜봐야 되는 상황인가요? 네, 지켜봐야죠. 심각하게 더 진행될지 아니면 단기 처방으로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을지인데 하필이면 지금 모든 게 몰려 있는 겁니다. 하이퍼스케일러의 자금도 지금 투자 수요가 몰려 있잖아요. 계속 회사채 발행하고 사모대출 쓰면서 금리도 같이 높아지니까 미국채와 회사채 둘이 경쟁하니까 더 심해진 거죠. 우리는 판단해야 됩니다. 진짜 국채가 문제가 돼서 이런 건지, 아니면 재정 건전성이 심각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인플레이션 또는 하이퍼스케일러의 수요 경쟁, 지정학적인 문제, 신흥국이 미국채를 안 사주는 것들, 이런 것들이 겹쳐져서 그런 건지. "바이백은 '돈 풀기'가 아니다"..베센트의 말, 정말 맞을까? Q. 바이백을 두고 사실상 양적완화가 아니냐라는 비판도 있잖아요. 베센트는 그렇지 않다고 못 박긴 했는데 어떻게 보시는지? 진행자 (2026년 9월) (많은 사람들이) '아, 재무장관이 QE(양적완화)를 하려고 하는구나. 연준이 하는 일에 개입하려는 거구나'라고 오해하는 것 같아요. 스콧 베센트 | 미 재무장관 (지난 9월 8일) 저는 QE를 하고 있는 게 아닙니다. 시장이 불균형 상태에 놓일 때, 제 역할은 시장을 다시 균형 상태로 되돌리는 것입니다 바이백은 재무부가 하는 거고, 평상 업무에 있는 겁니다. KPI도 있고요. 그런데 양적완화는 연준이 하는 거고, 평소가 아니라 비상 사태 때 하는 거죠. 그런데 응급실에 실려 갈 정도는 아직 아니라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바이백을 양적완화라 부르는 건 너무 건너뛰었어요. 위기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세 가지(양적완화 QE /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만기 교체) / 수익률곡선 통제 YCC)가 있는데,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먼저 있겠고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 중앙은행이 단기 국채를 팔고 그 대금으로 장기 국채를 사들여 장기 금리 하락을 유도하는 통화 정책 연준이 보유한 단기채를 빼다가 장기채로 돌리는 그 큰 규모는 바뀌지 않고 윗돌 빼서 아랫돌로 괴는 바이백과는 달라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연준이 직접 하는 거고요. 바이백은 재무부가 자기가 발행한 걸 자기가 파는 거고, 연준은 발행 기관이고 재무부는 집행 기관이죠. 베센트가 굳이 따진다면 연준이 할 수 있는 전통적인 것 중에 가장 낮은 단계의 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바이백과 좀 비슷한 거라고 하는데, 그것도 뭐 그 정도보다 좀 낮은 정도일 것 같고요. 그래서 일단 양적완화와는 많이 다르다. 그다음에 연준이 할 수 있는 건 수익률 곡선 통제. 특정 만기 채권의 금리가 4.5%에서 다 사. 무제한으로 들어가는 거거든요. 그럼 거기 딱 금리가 안 오르게 막는 거잖아요. 이 정도부터가 강력한 비전통적인 통화 정책의 일환으로 볼 수 있고요. 양적완화는 '미국 국채 필요한 만큼 다 사버려' 이런 거라서 상당히 강력한 거고, 오퍼레이션은 그보다 좀 낮은 정도의 조치로 볼 수 있고, 바이백은 재무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부터는 연준, 이렇게 다른 영역이다 Q. 그러면 바이백 정도로는 시중에 돈을 풀었다고 할 수 없는 거네요. 굳이 통화량을 확 늘려서 이랬다라고 보기는 좀 애매하고, 다만 여러분이 헷갈릴 때가 있는 것 같아요. 정부 부채 비율이 높아서 사람들이 채권을 안 사줄 때 정부가 채권을 찍으면 중앙은행이 다 사줘서 통화량 확대로 환율이 약세가 되고 하이퍼 인플레이션으로 가는 걸 봤단 말이죠. 베네수엘라 같은 80년대 중남미. 그래서 미국도 비슷하게 가는 거 아니야? 라고 잘못 아실 수 있어서. 80년대 중남미형은 중앙은행이 발행한 채권을 직접 사는 겁니다. 발행 시장에서 그러면 돈을 바로 푸는 게 돼서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에 안 남고 그냥 다 풀려버립니다. 이랬을 때 하이퍼 인플레이션, 환율의 엄청난 약세.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는 지금도 그렇게 되는 거고요. 미국은 어떻게 하냐면, 미국 재무부가 발행을 하면 연준이 발행 시장에서 채권을 못 사게 돼 있습니다. 막아놨습니다. 연준법. 1935년 은행법에 의해서 공개시장 안에서만 채권 매입, 재무부로부터 직접 인수 불가. 이 법을 바꾸려면 의회에서 바꿔야 되는데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미국은 양적완화할 때 재무부가 채권을 발행해요. 그거를 돌아다니는 유통물만 살 수 있어요. 재무부에서 직접 사서 소각하는 게 아니고 국채 시장에 돌아다니는 유통물의 채권, 만기 2년짜리, 10년짜리, 20년짜리를 사서 연준의 대차대조표에 남겨놓습니다. 이거 중요합니다. 그리고 상황이 안정을 찾으면 다시 팝니다. 연준이 보유한 국채를 시장에 파는 양적긴축(QT)이죠. 연준이 시장에서 국채를 살 때는 양적완화(QE)로 산 거죠. 매입한 국채를 소각했다면 통화량이 엄청나게 풀리는 건데 쟁여 놨다가 나중에 다시 시장에다 파는 겁니다. 그 차이 때문에 중남미형은 완전히 하이퍼 인플레이션으로 가고, 미국형은 하이퍼 인플레이션까지 안 가고. 베네수엘라, 볼리비아, 그리고 옛날에 브라질, 아르헨티나 등이 정부가 국채를 사줄 데가 없으니까 이런 식으로 재정을 화폐화했다고 하는 건데 문제가 생겨서 나중에 하이퍼 인플레이션을 극복할 때 1990년대 후반에 전부 다 규정을 넣어서 못하게 합니다. 물론 나중에 상황이 안 되면 법이 바뀔 수는 있죠. 그리고 중앙은행이 자국채를 오랫동안 갖고 있으면 그 효과가 있잖아요. 연준은 보유량을 조금씩 줄이면서 정상적인 시장에서는 연준이 국채 보유를 다 줄이는 건데 지금 계속 줄여왔다가 지금은 좀 분위기가 안 좋죠. 그래서 약간 멈춰 있는 상태, 다시 늘렸다 줄였다 조절하는 상태. 연준이 국채 보유량이 낮고 국채 매입을 안 했을 때는 정상이었는데 위기가 생겼고 그 위기를 양적완화로 돌파했기 때문에, 만약 2008년의 금융위기를 양적완화나 버냉키가 했던 대로 돈을 풀고 하지 않고 정석대로 경기 침체를 겪고 구조조정해서 했으면 더 오랜 시간이 걸렸을 거예요. 회복도 그렇고 주식도 안 좋았다가 오랜 시간이 걸렸고 그때 중국이 엄청나게 부상했을 수도 있고, 그건 모르는 일인데 우리는 그 길을 선택했기 때문에 2008년 이후로 미증유의 길로 이미 들어섰고, 그나마 완전히 재정을 화폐화한 게 아니라 이런 식으로 조절을 해 왔다. 이게 1935년이니까 미국이 2차 세계대전 때부터 상당히 오래전부터 이렇게 사용을 했던 방법들을, 그때도 위기가 있었거든요. 그런 문제들을 이렇게 해 보니까 어느 정도 가능하다, 그 법 안에서 그거를 재활용하고 조금 더 확대하는 상황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Q. 그러니까 아직은 아니지만 나중에 연준이 개입을 하더라도 인플레이션이 급등하는 일은 안 생긴다? 그렇죠. 안전 장치들을 이미 해놨다. Q. 만약 그때 연준이 그렇게 해도 시장이 안 잡힌다면 법을 개정해서라도 할 방법이? 그건 있다. 상황이 바뀌어서 전쟁, 전시 상태다, 그리고 이 방법도 좀 약하다 했을 때는 법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연준 보유 국채를 QT로 줄인다고 해놓고 줄이지 않고 계속 가면 효과들이 반감되니까, 재정의 화폐화와 유사한 성격까지 갈 수 있으니까 계속 조심스럽게 보고 평소 때는 줄이는 방식으로 가자. 그래서 케빈 워시가 연준 대차대조표에 미국채가 쌓여 있는 게 싫다는 겁니다. 케빈 워시 미 연준의장 | 연준의장 인준 청문회 당시 (2026년 4월) 저는 천천히, 신중하게 진행하되 중앙은행의 대차대조표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비대한 대차대조표를 만드는 데 18년이 걸렸고 이것이 연준의 신뢰성에 상당한 해를 끼쳤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방식은 정상이 아니라는 것, 그래서 줄이는 방식으로 얘기했다가 지금 유야무야하는 상황이긴 한데 앞으로 정상적인 상황이 되면 연준은 보유 국채를 줄이는 게 맞죠. Q. 복잡한 국채 금리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AI를 중심으로 한 시장에 많은 사람들이 들어가 있어서잖아요. 그렇죠. 구독자분들의 관심은 'AI가 잘 돼야 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잘 되는데'예요. 주가 판단을 할 때 섹터 애널리스트들이 예를 들어서 250만 원 이렇게 얘기하면 매크로 애널리스트 쪽에서 이걸 잡아줍니다. 평시에는 250만 원인데 이렇게 거시경제가 불안할 때는 디스카운트를 좀 해서 170만 원 이렇게 잡아주거든요. 그 거시경제의 방향을 생각해야 되는데 상반기에는 이란 전쟁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괜찮다고 너무 높게 봤던 게 있고요. 거시경제를 생각한다면 이란 지정학적 문제, 또 이란 전쟁이 건드리는 유가와 물가와 미국의 금리 상승이 계속된다면 조금 더 디스카운트를 해야 되는, 좀 더 보수적으로 봐야 하죠. ※ 본 영상은 2026년 9월 10일에 촬영되었습니다.
성장에는 힘이 필요합니다. 흔들리지 않을 힘, 더 높이 뻗어나갈 힘. 들을수록 똑똑해지는 지식뉴스 "교양이를 부탁해"는 최고의 스프 컨트리뷰터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양인이 되는 힘을 채워드립니다. 조영무 컨트리뷰터 NH금융연구소 소장 전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매크로 이코노미스트 예상보다 심한 '초양극화'..반도체 하나에 쏠린 나라 Q. 지난해 말에 '올해는 초양극화가 극심화될 거다, 착시가 일어날 거다' 제시해주셨는데 실제로 어떻다고 생각하세요? 이맘때쯤 되면 항상 받는 질문이죠. 경제 주체들이 내년도 사업 계획을 생각하게 되는 때니까. 그래서 2026년 한국 경제를 전망하는 키워드를 말씀드렸었고요. "그래서 제가 내년 한국 경제가 어떨 것 같으냐라는 질문을 받을 때 두 가지 키워드를 말씀을 드립니다. 초양극화와 착시죠." ▶ [지식뉴스] "착시에 속으면 안 돼"...왜 '지금' 고환율이 위험할까? 진짜 한국 경제 상황 알려드립니다 (ft.조영무 NH금융연구소장) / 교양이를 부탁해 (2025. 12. 28.) '초'양극화. 일반적인 양극화로는 설명되지 않을 정도의 극심한 쏠림 현상. 착시라고 한 건, 거시경제 지표는 좋아질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많은 경제 주체들이 '나는 잘 모르겠는데' 이렇게 생각할 가능성이 있고 '이게 착시인가?' 이런 느낌이 들 수 있다고 말씀드렸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예상했던 것보다도 더 심했다. 수치로 말하면, 2025년 한국 경제 성장률은 1% 정도 나올 상황입니다. 근데 2026년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과 관련해서 많은 경제 전망 기관들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최근에 끌어올리고 있어요. 8월에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한 기관들은 3%가 넘어갈 거라고 하고 있어요. 지난해와 비교할 때 거의 3배잖아요. 경상수지 흑자, 수출을 통해서 벌어들인 돈에서 수입을 통해서 나가는 돈을 뺀 금액도 점점 더 전망치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런 우리 경제 안에서 '초양극화' 키워드로 예상했던 것처럼 심한 쏠림 현상이 나타났고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면, 7월 한국 총수출 중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40%가 넘습니다. 연관된 ICT까지 넓히면 50%가 넘어요. 지난해보다 우리 경제가 꽤 좋아졌는데 반도체가 거기에 어느 정도 기여를 했느냐, 그 비중을 따져 보면 70% 정도입니다. 증가분의 70%가 한 품목에서 나왔다는 거예요. 그리고 삼성전자, 하이닉스 이 두 개의 기업이 반도체에 대해서만 한국 안에 하겠다고 한 설비 투자 규모가 올해 상반기에만 43조 원입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증가율이 35% 정도 돼요. 올해 우리 경제의 전체 경제성장률이 3% 잘하면 넘을 것 같다고 말씀을 드렸잖아요. 이 반도체 기업들의 설비 투자 규모 증가율 정도는 10배가 넘는 거죠. 이익, 이런 식으로 많이 따집니다. (주식시장 안에서 돈을 벌어들이는 방식이 금융업종 기업들은 조금 달라서) 비금융 코스피 기업들 전체가 벌어들인 순이익 중에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벌어들인 이익이 3분의 2입니다. 그리고 7월 말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차지하는 시가 총액이, 전체 코스피 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반이 넘어요. 대만 증시에서 TSMC가 차지하는 비중과 비슷하게 올라온 겁니다. 우리 경제의 성장, 투자, 생산, 기업 이익, 시가총액에서 쏠려 있다. 한국 경제, 숫자는 좋아졌는데..성장의 온기는 한쪽으로 쏠렸다 제가 키워드로 예상했던 '초양극화'. 댓글을 보니 '초양극화? 그게 나쁜 건가? 반도체가 좋다는 얘기잖아. 지난해 하반기부터 좋았으니까 그게 뭐가 문제야? 도리어 대단한 거 아니야? 칭찬해 줘야 될 거 아니야? 그렇게 못하는 나라가 훨씬 더 많은데 뭐가 문제라는 거야?' 근데 이전 같지 않아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이 3% 정도 나올 수 있겠다는 얘기들이 있다. 어느 부문이 어느 만큼 기여해서 성장률이 그만큼 나오는지 쪼개 보는 거예요. 수출, 민간 소비, 기업의 설비 투자 또는 건설투자, 어느 부문이 어느 만큼 기여한 거야? 그림을 그려보면, 우리가 직전에 반도체를 많이 팔았던 2017년 반도체 슈퍼사이클과 그림이 완전히 다릅니다. 2017년 당시에 우리 성장률이 꽤 괜찮았는데, 수출의 성장 기여도, 민간 소비의 성장 기여도, 설비 투자의 성장 기여도가 골고루 다 높았어요. 우리가 반도체를 많이 팔았을 때 그 효과로 사람들이 소비도 많이 하고 기업들이 투자도 많이 했었다. 그럼 지금은 뭐가 다르냐? 경제 성장률이든 경제 성장률을 높이는 데 기여를 한 경제성장 기여도든 그림을 그려보면, 최근 내수 부분이 올라오고는 있지만 건설 투자는 여전히 마이너스, 민간 소비는 수출의 3분의 1 정도밖에 안 된다. ICT? 제조업이잖아요. 제조업 좋아 보이죠. 이것을 대기업, 중소기업으로 쪼개 보는 겁니다. 제조업 전체 다 합친 숫자는 좋을 거 아니에요. 근데 중소제조업만 쪼개서 보면 올해 5월 생산이 전년도 같은 달 대비 3% 이상 감소했어요. 대기업들은 많이 늘고 있는데 중소제조업은 전년 같은 달 대비 3.7%가 마이너스다. 소비도 중요하죠. 장사하시는 분들 많잖아요. 어떻게 느끼세요? 저는 굉장히 양극화가 심하다고 느낍니다. 6월 기준으로 소매 업태별로 판매 증가율을 발표한 걸 보면, 백화점업은 전년도 같은 달 대비 14%가 늘었어요. 근데 서민층이 많이 가는 대형 마트는 플러스 14가 아니라 마이너스 14입니다. 돈 있는 분들이 쓰는 쪽은 큰 폭의 플러스, 그렇지 않은 쪽은 마이너스라는 거예요. 명품관 같은 경우에는 40~60% 정도 늘었다라고 합니다. 그만큼 심해요 양극화가. 왜? 버는 게 다르기 때문이에요.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전체 근로자들이 받는 임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대 정도 늘었어요. 올해 경제성장률과 비슷하죠. 그런데 4월까지 기준으로 전자 제조 업종의 대기업 평균 임금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60% 이상 늘었습니다. (전체 근로자 임금 증가율의) 20배. 그런데 건설 업종 월평균 임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 이상 줄었어요. 누구는 20배 이상 많이 벌고 누구는 지난해 같은 기간 만큼도 못 번다. 결론은, 매크로 경제 지표는 좋게 나온다. 총량 경제 지표는 수출에서 온 거든 소비에서 온 거든 건설 투자에서 온 거든 안 가리고 다 더한 거잖아요. 다 더한 숫자로 보면 지난해보다는 굉장히 좋아졌다. 시가총액도 그렇고 주가지수도 그래서 오른 거고 총수출도 그렇고, 이렇게 다 더한 합계 숫자로는 좋아 보이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쏠려 있다. Q. 쏠려 있다. ICT, 반도체 말고 다른 축에서 마이너스가 생긴 게 문제인 거죠? 그렇죠. 반도체 업종은 사람을 많이 뽑는 쪽도 아니고 여러 업종에 효과가 퍼지는 쪽도 아니고. 반도체 업종에서 성과급을 많이 지급했는데, 성과급을 받으면? 주가가 오르고 있으니까 주식 사요. 집 사요. 나를 위한 소비로 백화점 명품관에서 사요. 이렇다 보니까 많은 돈이 풀렸음에도 불구하고 그 온기가 퍼지지 않고. 주식 시장 안에서도 몇 개 기업, 몇 개 업종, 대형주, 비싼 주식 위주로 주가가 오르다 보니 여유 자금으로 주식을 했어야 되고, 삼성전자, 하이닉스를 샀어야 되고. 지난 1년간의 주식시장 상승장에서 투자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연령대는 이례적으로 50대입니다. 그리고 이것도 조금 이례적인 건데, 투자 자금의 운용 규모가 높을수록 수익률이 높아요. 원래 투자 자금을 적게 굴리는 분들이 공격적으로 많이 하거든요. 근데 많이 굴리는 분들이 수익률이 더 높은 거예요. 여유 자금이 있고 많이 있어서 비싼 주식, 대형주를 산 분들일수록 수익률조차 더 높았다. 그런 분들이 의미 있게 돈을 번 자산시장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 보니 반도체나 ICT를 중심으로 수출, 생산, 시가총액이 늘어났던 것들이 많은 경제 주체들이 느끼기에 온기가 전처럼 골고루 퍼진다고 느낄 양상은 아니었을 것이다. 2027년 한국 경제 키워드 ① 반도체에 쏠린 성장의 대가..한국 경제가 '변동성 경제'로 가는 이유 2027년을 내다보면서 앞으로 한국 경제는 어떤 키워드로 설명하는 게 좋겠는가? 볼러타일 이코노미(Volatile Economy; 변동성이 크고 불안정한 경제 상태), 볼러타일은 '변동성이 크다, 업 앤 다운이 심하다, 출렁거린다' 그러한 성격을 가진 경제. 전체 숫자로는 좋아지고 있는데 쏠려 있다. 그 쏠림이 나타나고 있는 쪽이 ICT, 반도체, AI와 연관된 쪽. 생산이든 투자든 시가총액이든 그쪽의 비중이 높다 보니까, 아주 소수 업종이고 2개 정도의 기업이다 보니까, 만약에 반도체 경기가 꺾인다면 이건 단순히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같은 한두 개 기업의 이슈는 아닐 겁니다. GDP 생산, 기업의 전체 투자, 총수출, 기업의 시가총액, 기업들이 벌어들이는 이익, 일부 사람들이 돈 쓰는 것에 영향을 주겠죠. 결국 우리 경제 성장률, 총수출, 경상수지 흑자, 시가총액, 주가지수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2개 기업의 상황이 매크로 경제 지표들을 뒤흔들 수 있다. 그러면 이쪽 업종은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래서 살펴본 게 업황 변동성이에요. 업황 변동성이 큰 쪽은 조선업, ICT, 반도체 등. 반면 내수, 민간 소비, 서비스 등은 (경기가 안 좋아도 밥은 먹고 살아야 되니) 업황 변동성이 크지 않다. 그러면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느냐. IT 산업이 포함된 전기전자 기계 업종의 업황 변동성, 영업이익률의 표준 편차를 계산해 본 거예요. ICT, 전기전자 쪽의 업황 변동성은 제조업 전체 평균의 2배입니다. 식당, 외식, 여행 등 서비스업 쪽과 비교해 보면 변동성이 5배가 더 크죠. 그쪽 업종이 좋을 때는 경제 전체가 좋다가 그쪽 업종이 꺾이게 되면 경제 전체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한마디로 한국 경제 전체의 변동성이 커지는 구조다. 그래서 볼러타일 이코노미라고 하는 키워드를 떠올리게 된 거고요. 2027년 한국 경제 키워드 ② 갑작스러운 호황 뒤의 후유증..한국형 '네덜란드 병' '네덜란드 병(국가 경제의 한 부문이 급속도로 발달해 다른 분야의 성장을 저해하는 현상)'. 1959년쯤에 네덜란드에서 갑자기 천연가스가 대규모로 발견됐어요. 그래서 수출을 많이 늘린 거죠. 지금 한국 경제에서 반도체가 터진 것처럼 수출이 잘 되고 외화도 많이 벌어들이고 경상수지 흑자도 늘고 조세 수입도 늘고, 그 시기가 지나가고 나니 네덜란드 경제가 갑자기 안 좋아지는 시기를 겪더라. 한마디로 갑작스러운 호황 뒤의 후유증입니다. 그때 왜 그랬느냐? 자원을 수출해서 외화가 들어오니까 네덜란드 돈의 가치가 올라간 거죠(통화 평가절상). 그렇게 되면 그 나라의 수출품은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요. 수출이 잘 안 되죠. 또 천연가스 쪽에서 돈을 잘 벌어들이니까 임금도 올려주고 그랬겠죠, 최근에 반도체 쪽에서 성과급을 많이 준 것처럼. 그러니까 네덜란드 안에서 머리 좋고 능력 있는 사람들이 다 그쪽으로 몰려간 거예요. 그러니까 다른 쪽에서는 '우리 노동력을 지키려면 우리도 임금을 올려줘야 되나' 그래서 임금도 올라가고요. 그쪽에서 자원을 끌어다 쓰니까 전반적으로 비용도 올라가고 물가가 올라간 거예요. 다른 제조업이나 다른 수출 산업들은 가만히 있었는데 비용이 올라가고 경쟁력이 약화된 거죠. 그리고 돈을 많이 버는 쪽이 있으니까 당연히 법인세를 많이 걷었겠죠. 돈을 많이 거두게 된 네덜란드 정부가 복지·공공 지출을 늘린 거예요. 근데 이 자원 호황이 계속 가지는 않았거든요. 이게 끝나고 나니까 어떻게 됐느냐? 복지나 공공 쪽의 지출은 경직적인 지출이라고 불러요. 한 번 늘리면 줄이기가 어렵거든요. 그러니까 이제 세금은 전처럼 걷히지 않는데 돈은 계속 나가야 되니까 재정 상황이 악화되는 상황을 겪었던 거죠. 한국은 비슷한 면도 있고 다른 면도 있습니다. 뭐가 비슷하냐? 갑자기 달라졌어요. 네덜란드는 천연가스였는데 우리는 반도체죠. 전 세계가 AI 쪽으로 가기 위해서 반도체가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메모리 가격이 올랐고. 네덜란드에서 갑자기 대박으로 터졌던 천연가스는 네덜란드가 뭘 노력한 게 아니라 그냥 발견된 거죠. 기술력과는 관계가 없어요. 근데 반도체가 터졌을 때 누릴 수 있었던 건 어려운 상황에서도 삼성전자, 하이닉스가 계속해서 기술력을 높이고 제품을 개발해 온 덕이잖아요. 기술력 기반이다 보니까 이렇게 대박이 터진 게 앞으로 생산성, 산업, 기술 발전에 기여할 여지가 있습니다. 이건 네덜란드 당시와 다르지만 나쁘지 않은 차이점이에요. 또 다른 차이점은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는 차이점이에요. 삼성전자, 하이닉스에서 대규모로 성과급을 지급했지만 이 성과급이 골고루 퍼지고 있지 않아요. 선별적으로 쓰고 있죠. 주식을 사거나 집을 사거나 고급 소비재를 사거나, 그렇다 보니까 경제 전반으로 온기가 퍼지는 효과는 적어요. 반도체 업종은 고용 유발 효과도 그렇게 크지 않거든요. 대박이 터졌다고 사람을 마구잡이로 뽑고 있진 않아요. 그렇다 보니까 다른 쪽에서 고용이 이탈하고 다른 산업의 임금까지 전반적으로 끌어올리는 부작용은 네덜란드 때만큼 심하지는 않아요. 한마디로 긍정적인 효과도 적지만 부정적 효과도 적다. 반도체 업종의 특징이기 때문에 그래요. 또 다른 차이점은 부정적인 차이점입니다. 네덜란드 병이 터졌을 당시에는 금융시장이 그렇게 발달하지 않았어요. 근데 지금은 당시 1950년대와 비교해 보면 금융시장, 주식시장이 엄청 발달했고 사이즈도 커졌잖아요. 지난 1년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삼성전자, 하이닉스 중심으로 엄청 올랐다가 또 좀 빠지고. 금융시장 채널이 과거 네덜란드 병 당시에 비해서 지금 한국 경제에서는 아주 중요해요. 빚도 내서 투자를 했다가 물리기도 하고 손해도 보고 그렇다 보니까, 이게 단순히 금융시장의 쏠림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실물 경제에도 영향을 줄 수 있거든요. 소비나 주택 구입 등의 돈이 그쪽으로 몰려갔으니까. 과거 네덜란드 병 당시에 비해서 최근 한국 경제의 특징은 이 금융시장 채널의 중요도가 아주 커졌다라고 하는 것은 조금 걱정스러운 부분입니다. 출렁이는 한국 경제, 커지는 변동성..'재정'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 그렇다면 이게 정책적으로는 어떤 의미를 주느냐. 특정 부문의 호황이 집중적으로 발생했잖아요. 거기서 세금이 많이 들어올 겁니다. 네덜란드에서는 당시에 복지와 재정 지출을 많이 늘렸다. 한국도 세금이 많이 걷히고 있습니다. 세수 증가를 예상하고 있어요. 제가 볼 때 정부는 돈을 많이 쓰려고 합니다. 반도체가 좋아요. 성장률도 높아요. 법인세가 많이 걷혀요. 세금으로 많이 걷힌 돈을 정부가 써요. 그러면 경제성장률이 더 높아지죠. 근데 만약에 반도체가 어려워져요. 성장률이 떨어지겠죠. 세금은 덜 걷혀요. 그러니까 정부가 쓸 돈도 없어요. 재정 지출은 위축되죠. 그러면 마이너스는 더 마이너스로 가게 되죠. 경제의 업 앤 다운은 더 심해지는 거죠. 볼러타일 이코노미와 맥이 닿아 있다. 그래서 재정이 중요해요.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서 호황일 때 더 호황으로 만들고 불황일 때 더 불황으로 만들 수도 있고, 호황일 때 진정되게 하고 불황일 때 너무 불황이 아니도록 할 수도 있거든요. 재정 운용이 앞으로 매우 중요하다. 이게 정답이 있는 건 아닙니다. 어차피 판단의 영역이고, 매크로 이코노미스트는 정책 판단을 돕는 역할이죠. 그런데 세금은 분명히 많이 걷힐 거예요. 반도체 기업들이 돈을 많이 벌었으니 법인세가 많이 걷히겠죠. 문제는 많이 들어온 세금을 어떻게 쓰느냐죠. 가령 세금이 많이 걷혔는데 '국가 부채가 그동안 많이 늘었어. 빚을 갚을게' 이럴 수 있잖아요. 경제가 좋아졌던 쪽에서 세금 내서 걷은 돈으로 빚을 갚아버리고 정부가 지출은 안 하는 거예요. 그건 경제에 도움을 주는 건 아니지만 나중에 대응 여력이 생길 수 있겠죠. 근데 지금 정책 방향은 그쪽으로 잡힌 것 같지는 않아요. 그건 기본으로 받아들여야 되는 상황 같아요. 그렇다 보니까 방향이 이렇게 잡혔다면 어떻게 쓰는 게 좋을까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는 쪽입니다. Q. 이게 나중에 강한 변동성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는. 그럴 수밖에 없죠. 경제학에서는 경제가 좋을 때 세금을 걷어서 진정시키고, 걷은 세금을 가지고 있다가 경제가 안 좋을 때 정부가 재정 지출을 늘려서 경기 움직임의 진폭을 줄이는 역할을 하는 것을 재정의 자동 안정화 장치라고 부릅니다. 조세 제도를 잘 짜 놓고 그 원칙만 그대로 유지해도 경기가 너무 좋을 때에는 진정시키고 너무 낙폭이 커질 때는 덜 떨어지게 만드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게 매크로 경제학의 정설입니다. 청년 취업, 숫자보다 더 큰 문제.."일자리 둘러싼 양극화 시작됐다" Q. 이런 상황에서 특히 청년층의 고용 상황 악화가 우려된다. 어떤 부분들을 왜 우려하는지? 안타깝게도 제가 볼 때는 굉장히 어려워요. 그렇게 느끼지 않습니까? 항상 매크로 이코노미스트들이 보는 매크로 숫자는 뒷북이에요. 한두 달 늦게 집계돼서 발표되죠. 그래도 숫자를 보면, 사람들을 만나서 물어보지 않더라도 느껴지는 바가 있거든요. 20대 실업률이 6월 기준으로 7%입니다. 1년 전보다 1% 포인트가 높아진 겁니다. 1% 포인트는 우리나라 실업률 수준으로 볼 때 굉장히 큰 거예요. 근데 모든 연령대를 통틀어서 20대의 실업률이 가장 높습니다. 지금 100명 중 7명은 일을 못 하고 있는 겁니다. 경제활동참가율, 전체 인구 중에서 일하려고 노력한 사람의 비율이 20대가 올해 6월 기준 64.2%입니다. 1년 사이에 0.8% 포인트가 떨어진 거예요. 모든 연령대 중에서 가장 많이 떨어지는 겁니다. 100명 중 일하고 있거나 일하려고 나섰는데 일자리를 못 구한 사람이 64명. 나머지 36명은 구직 활동을 안 한 거예요. 이 비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구직 활동을 포기하고 있는 청년층이 늘어나고 있다. 원인은 우리 경제의 초양극화 현상과 맥이 닿아 있어요. 젊은 분들은 '일자리를 구할 때 좀 신중해야 되겠다' 대기업 들어가면 앞으로도 괜찮을 것 같고, 상황이 안 좋은 업종에 들어가면 계속 어려울 것 같은 불안감이 있지 않나요? 우리 경제가 경제 성장률, 총수출 증가율 등은 좋은데 ICT, 반도체 등에 쏠려 있다. 이게 지금 일자리 측면에서 어떻게 나타나고 있나. 2020년에서 2025년까지 평균 임금 상승률이, IT·제조업은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의 2.3배입니다. 이게 5년 동안 쌓인다. 굉장히 커요. 근데 반도체나 IT 쪽은 사람을 많이 안 뽑아요. 고용 창출 효과(특정 산업이나 경제 활동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능력)가 반도체 산업은 서비스업의 4분의 1밖에 안 돼요. 그렇다 보니까 6월의 전년 같은 달 대비 취업자 숫자가 제조업 같은 경우에는 10만 명이 줄었는데, 1년 전보다 10만 명씩 줄어드는 추세가 수년간 이어지고 있습니다. 반면에 보건, 사회복지 서비스업 같은 경우에는 1년 전보다 올해 6월에 20만 명 이상 취업자가 늘었어요. 그러니까 젊은 층이 취업을 많이 하는 쪽은 평균 임금이 낮고, 가고 싶어 하는 쪽은 뽑는 숫자가 계속 줄고 있다. 청년층이 일하고 싶은 쪽에서는 별로 안 뽑고, 일하고 싶지 않은 쪽에서는 많이 뽑는 거예요. 한마디로 전반적인 일자리의 질이 악화되고 있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취업 재수를 하고 버텨서 좋은 일자리에 갈 수 있는 상황이 된다면 좀 버텨보고 싶지요. 부모 세대가 경제적 여력이 있는 분들은 버텨요. 그렇지 않은 분들은 취업을 하는 거예요. 청년층의 취업 상황도 양극화되고 있는 겁니다. 한국 경제에서 뭐가 뜨거운 감자였죠? 주가가 올랐다가 떨어졌다, 부동산 가격, 이와 관련된 주택 정책, 조세 제도, 가계 부채, 트럼프가 한다는 관세 정책, 다 중요하죠. 근데 청년 고용 문제도 심각하다. 이 세대를 이렇게 놔둬도 되나? 남이 아니다. 이런 관점에서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성장에는 힘이 필요합니다. 흔들리지 않을 힘, 더 높이 뻗어나갈 힘. 들을수록 똑똑해지는 지식뉴스 "교양이를 부탁해"는 최고의 스프 컨트리뷰터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양인이 되는 힘을 채워드립니다. 배경훈 컨트리뷰터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 전 LG AI 연구원장 현 국가AI전략위원회 부위원장 요즘 고민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인데, 한국에서도 세계적인 수준의 AI 기술과 서비스가 나와서 전 세계가 대한민국의 AI를 어떻게 잘 쓰게 할 것인가. 두 번째로 점점 커질 AI 디지털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AI 교육을 한다든지 많은 국민이 AI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일들을 어떻게 잘 펼쳐 나갈 수 있을까, 이런 격차를 어떻게 잘 줄일 수 있을까. 대한민국은 진짜 AI 강국이 될 수 있을까 Q. 미국의 엔비디아가 세상을 다 가진 것 같고 중국은 국가 차원에서 AI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인데, 우리나라는 자본도 인프라도 부족한 상황 같습니다. 우리가 버텨낼 수 있을까요? 대한민국이 산업 로봇 도입률이 전 세계 1위예요. 그리고 전 세계 인구당 비율로 봤을 때 대한민국의 생성형 AI 사용률이 가장 높아요. 샘 올트먼 | 오픈AI CEO (2026.7.24) 한국 경제와 국민들은 AI를 매우 빠르게 받아들여 왔습니다.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변화는 정말 놀랍습니다. 대한민국이 인공지능 시대에 대한 관심은 굉장히 많다. 인공지능 관련 투자가 어마어마한 비용을 필요로 하는 것은 사실입니다. 미국에서 빅테크 중심으로 인공지능 투자를 오랫동안 해왔고 중국도 미중 기술 패권 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 최근 10년간 AI 투자를 많이 해왔다. 대한민국도 적은 자본이지만 인공지능 관련돼서 많은 관심을 가져왔던 것은 사실이거든요. 대한민국 하면 어떤 거 생각나세요? 반도체, 제조 강국. 정부가 투자를 많이 하고 있고 기업도 인공지능 전환에 대한 의지가 강하고 기반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그 기반 위에 인공지능을 잘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구가 많고 자본에 큰 차이가 있는 것이 중요한 것 같지는 않아요. LLM이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된 결과물이거든요. AI 학습을 위해서 전 세계 연구자들이 엔비디아의 GPU를 사용하고 있는데 중국은 수출이 제한되어 있어요. 중국의 AI 모델들은 열악한 AI 인프라 환경에서도 지금의 결과물들을 만들어 내고 있어요. 물론 투자가 어느 정도 비례하긴 하지만 AI를 더 똑똑하게 만들기 위한 핵심은 데이터에 있다. 그래서 양질의 데이터를 어떻게 모을지를 고민하고. LLM 시대에 필요한 지식들은 웬만큼 학습이 다 되어 있거든요. 이제는 차별점을 만들어가야 되는 시점인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는 제조 기반의 데이터와 역량이 인공지능 시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봅니다. Q. 우리가 따로 개발을 해서 경쟁력이 있을 것인가? AI 모델 경쟁력과 AI 서비스 경쟁력으로 나눠서 말씀드립니다. 독자적인 AI 모델 경쟁력을 가지지 못했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 수 있나. 최근 미국 정부가 앤트로픽의 최고 수준 AI를 타국은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한을 걸어버렸어요. 최신 AI 모델을 활용해서 연구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 모델 공급이 중단되면 연구를 지속하기 어려운 거죠. 구 버전의 AI 모델을 사용해면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죠. 이런 일은 언제든지 벌어질 수 있다. 중국도 해외 공급을 제한하겠다는 기사가 났습니다. 최신의 AI 모델이 어마어마한 투자를 통해서 만들어진 결과물이니 수익성 차원에서 제한을 거는 경우도 있을 거고, 안보나 국방의 핵심 자산으로 공개 안 할 수도 있는 거죠. 그러면 최신 AI 모델을 가지고 있는 국가와 아닌 국가의 격차는 너무 벌어지게 되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도 어느 정도 수준의 AI 모델을 만들 수 있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어야 되고, 대한민국도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을 통해서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겁니다. *파운데이션 모델 :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해 다양한 작업에 적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 사실 미중 패권 경쟁이 대한민국에 좋은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다. 인공지능 기술이 제품과는 좀 다른 것 같아요. 거대한 지식의 학습된 결합체라고도 할 수 있다 보니까 인공지능을 누군가한테 의존만 해서는 위험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제3의 대안으로 대한민국이 AI 투자도 많이 하고 있고, 사실 많은 국가들이 미국, 중국 외에 자국의 AI를 스스로 개발할 수 있는 국가는 대한민국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대한민국 없이는 AI 혁명은 없다'는 말을 했습니다. 샘 올트먼 | 오픈AI CEO (2026.7.25) 한국이 없었다면 지금의 놀라운 AI 혁명은 없었을 겁니다. 정말 놀라운 일이고, 앞으로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전 세계에서 AI 사용도가 제일 높은 국민이 대한민국 국민이죠. 그래서 지금의 AI 시대 혁명을 대한민국이 이끌고 있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도 이렇게 얘기했어요. '지금이 대한민국의 AI 황금시대다' 젠슨 황 | 엔비디아 CEO (2026.7.25) 지금은 한국의 황금시대입니다. 아시다시피 한국의 반도체 사업은 호황을 누리고 있고, 산업계도 번창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대한민국이 AI 생산 기지로서의 역할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 기반에는 메모리 반도체, AI 칩, AI 모델에 대한 경쟁력이 많다고 보고 있어요. 근데 사실 대한민국은 AI를 독점적으로 가져가려고 하지 않고 미들 파워*끼리 협력하려는 논의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전체 AI 풀스택*을 가지고 있으면서 같이 협력하면서 AI 생태계를 만들어 갈 수 있는 국가라고 생각하다 보니까 많은 국가들이 협력 논의를 하려는 상황입니다. *미들 파워 : 국제 정치에서 강대국과 약소국 사이의 중간 정도의 국력이나 영향력을 가진 국가 *AI 풀스택 : GPU를 포함한 장비 인프라부터 소프트웨어, 클라우드 서비스, AI 솔루션까지 관련 산업을 폭넓게 아우르는 것 AI '끝판왕' 피지컬 AI..한국이 세계 최고 노리는 이유 Q. AI 경쟁의 최종 목적지로 피지컬 AI를 꼽으셨는데요. 피지컬 AI가 AI 산업의 다음 승부처라고 생각하고, 그 과정에서 한국이 가진 가장 큰 경쟁력은? 피지컬 AI가 인공지능의 끝판왕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존 인공지능은 컴퓨터 안에만 있어서, 스마트 기기를 통해서 인공지능 서비스를 이용했어요. 그 인공지능이 현실 세계로 나와서 작동된다. 휴머노이드 로봇뿐 아니라 자율주행 자동차, 드론, 로봇도 공장에서 일하는 로봇뿐 아니라 농장에서 일하는 로봇, 노인을 케어하는 돌봄 로봇 등 다양한 분야에서 피지컬 AI가 적용될 수 있다. 생성형 AI가 AI 혁명의 시작을 알렸다면 꽃을 피우는 게 피지컬 AI. 산업적인 큰 임팩트를 만들어 낼 거고 그만큼 준비해야 될 것이 많다. 피지컬 AI를 대한민국이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데이터 때문인데요. 생성형 AI로 대변되는 LLM 기술은 인간이 쌓은 수많은 데이터들을 모아서 학습했거든요. 우리가 만들어 놓은 책, 논문, 노하우를 담아서 생성형 AI를 만든 거예요. 처음에는 기초적인 데이터를 모으고, 데이터 속성에 대해서 정의해 주고 레이블링 해주는 작업을 10년 이상 거쳐서 지금의 결과물이 만들어진 거예요. 그런데 피지컬 AI는 로봇이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서 행위를 하기 위한 데이터가 필요한데 그런 데이터가 많지 않아요. 동영상으로 인간의 행위를 배워서 로봇이 행동을 모사할 수는 있는데 특정한 미션 정도를 수행하는 단계고, 피지컬 AI를 위한 제조 분야들, 자동차, 반도체, 조선, 바이오 등 전 산업 영역을 대한민국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 데이터를 기반으로 피지컬 AI 기반을 다질 수 있다. 피지컬 AI가 완전히 작동되기 위해서 이런 산업 데이터가 턱없이 부족해요.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피지컬 AI를 작동시킬 수 없어요. 생성형 AI를 만들기 위해서 어마어마한 데이터를 학습했던 것에 비교하자면 백만 분의 1, 천만 분의 1의 데이터도 없다. 각 분야별로 숙련된 전문가들이 AI 또는 로봇과 같이 데이터를 만들어주는 작업이 필요해요. 테니스공과 탁구공. 무게가 다르죠. 크기도 다르죠. 던지면 누가 더 멀리 나갈까? 테니스공. 왜? 무게도 더 나가고 손과 마찰계수(잘 미끄러지는 정도를 수치로 표현한 것)가 더 있기 때문에 더 멀리 나가는 반작용을 만들죠. 이런 물리 법칙을 다 고려해서 데이터를 만들어야 되고요. 우리는 지금 여러 가지 중력 법칙, 반작용 법칙을 고려해서 현실 세계에 살고 있거든요. 인공지능도 현실 세계에서 물리적인 이해를 해야 사람처럼 행동이나 미션을 수행할 수 있어요. 물리적인 현실 세계를 이해했다고 끝나는 게 아니라 동작을 해야 되잖아요. 누군가한테 배워야 되거든요. 예를 들어서 저한테 탁구를 배운 로봇은 백전백패 할 겁니다. (웃음) 근데 프로 탁구 선수한테 행동 데이터를 얻어서 학습을 하면 빠르게 탁구를 칠 수 있는 로봇이 될 거예요. 그런 것들이 중요한 거죠. 피지컬 AI를 잘하기 위해서 관련된 피지컬 AI 데이터를 잘 모아야 되고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체계도 잘 구축해야 되고, 대한민국이 기반은 갖추고 있기 때문에 빨리 치고 나갈 수 있다. 피지컬 AI 분야에 있어서만큼은 대한민국이 세계 최고가 돼 보자. Q. 유명한 투수에 준하는 제조업 장인이 있으니까 이것 자체가 글로벌 경쟁력인 거잖아요. 거기서 데이터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다. 산업 분야별로 데이터를 모으는 체계, 산업 분야별로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서 사람이 작업 수트를 입고 로봇을 조작해서 데이터를 얻는 행위도 할 수 있을 거예요. 이거는 초보 수준의 피지컬 AI 단계라고 봐요. 피지컬 AI가 완성되려면 로봇이 인간이 정해준 미션만 달성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상황을 이해하고 판단하고 의사결정까지 할 수 있어야 된다. 그 정도 수준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 피지컬 AI도 전문가들이 데이터를 만드는 데 참여해야 되고요. 고난이도, 고퀄리티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피지컬 AI 경쟁력의 핵심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지금 생각하고 있는 건, 공장 전체가 피지컬 AI가 되는 거예요. 휴머노이드 로봇이라면 물건을 나르고 미션을 수행하는 것만 생각하잖아요. 공장 전체가 피지컬 AI화 되면 생산 설계를 AI가 스스로 하고, 부품 발주도 AI가 하고, 공장 안에 있는 로봇별로 각각의 미션을 AI가 주는 거죠. 종합 판단을 통해서 최적의 의사결정도 AI가 하고, 결과물 품질 검수와 전체적인 설비 검수도 AI가 원스톱으로 하는, 공장 자체가 AI가 되는 것을 대한민국에서 만들 거고, 지금 실증 사업들을 하고 있고, 공장 AI를 통째로 수출하는 거를 만들어 보려고 하고 있어요. 진짜예요. 내가 만든 AI로 돈을 번다?..'토큰 경제'가 바꿀 새로운 미래 Q. 피지컬 AI에서 우리가 글로벌 톱1이 되려면, 토큰 경제라는 말이 요즘 많이 나오던데요. 토큰 경제라는 게 제조업 장인한테 만들어낸 데이터를 파는 건가요? 장인이 각 산업 분야에서 만든 데이터에 가치를 부여해서 대가를 치를 수도 있겠고 장인이 피지컬 AI용 합성 데이터를 만드는 작업에 참여할 때 노하우에 대한 대가를 지불할 수도 있겠고. 근데 제가 생각하는 토큰 경제의 개념은, 토큰이라는 게 AI가 이해하고 생산하는 기본 단위라고 보면 되거든요. AI 데이터센터가 기본적으로 토큰을 생성하는 공장이라고 보시면 돼요. 토큰 팩토리*. *토큰 팩토리 : GPU·고속 네트워크·저장장치·AI 소프트웨어를 결합해 토큰(지능의 산출물)을 대규모로 만들어내는 시스템 피지컬 AI도 작동시키려면 토큰이 필요해요. AI 서비스에서 토큰의 양이 정해져 있고 다 쓰면 더 못 쓰잖아요. 그게 다 토큰이라고 보시면 돼요. 다 토큰을 소비하기만 하잖아요. 그런데 만약에 내가 만든 AI 에이전트로 내가 만든 피지컬 AI가 의미 있는 활동을 해서 내가 만든 활동의 결과물이 의미 있게 피드백을 받거나 대가를 지불받으면, AI를 소비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AI를 통한 토큰을 생산하는 주체가 될 수 있다. 그런 거를 지능 토큰 이코노믹스*라고 표현하고 싶고. *지능 토큰 이코노믹스 : AI가 만들어내는 '지능'을 토큰 단위로 생산·소비하고, 그 비용과 가치가 경제를 움직이는 구조 지금 미국에서도 AI 버블 얘기하는 게, 투자한 만큼의 효과가 있는 것인가. 그래서 증시가 계속 왔다갔다 하잖아요. 긍정적인 선순환이 안 돌기 때문이거든요. 메모리, AI 칩, GPU 투자를 하는데 그만큼의 생산적인 효과가 나오는 것이냐. 저는 궁극적으로 이런 AI 생태계를 잘 만들어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AI 생태계가 단순히 AI 인프라나 모델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특정 기업의 역할뿐 아니라 AI 사용자 관점에서도 AI를 통해서 콘텐츠를 만들어낸다든지 사회 경제적 활동에 직접 참여해서 콘텐츠를 생산하는 주체로서 리워드나 피드백을 받는 것이 선순환이 되면, 선순환 경제가 만들어진다고 보는 거죠. 올해 출시하는 모두의 AI*를 통해서, 전 국민이 모두의 AI를 쓰는 것을 넘어서 모두의 AI를 통해서 만들어지는 데이터와 콘텐츠에 대한 리워드를 받아서, 토큰을 다 쓰면 추가적인 토큰으로 계속해서 AI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토큰 경제를 만들어 가는 것이 목표고, 아직은 이 개념이 전 세계적으로 정립돼 있는 단계는 아닙니다. 대한민국이 이 모델을 빨리 도입하고 성공시킬 수 있도록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모두의 AI -국민 누구나 이용량 제한 없이 무료로 이용 가능한 국산 AI 서비스 -범용 AI 챗봇·공공 AI 에이전트 출시 예정 Q. 우리나라에서 지금 돌아가고 있는 속사정으로 가능성, 경쟁력이 있는지? 저는 그렇다고 봅니다. 제가 기업에 있을 때부터 가졌던 생각이, 컴퓨터 안에서의 AI가 현장에 적용되는 데 있어서 많은 시행착오가 있어요. 사실 여기서 대부분 중단합니다. 근데 AI 모델 자체가 확률 모델이잖아요. 처음부터 100점을 못 맞을 수도 있어요. 대부분의 AI 모델 서비스는 70~80점짜리를 만들고 점점 80점 90점 100점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좀 필요하거든요. 시간을 가지고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저도 기업에 있었을 때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많았어요. 펀딩을 하는 입장에서는 단기간에 성과를 내길 원하고, 이 과정을 충분히 거치지 않으면 최종 결과물을 만들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그런데 지금 제가 AI 정책을 만들고 있는데 기대가 돼요. 작년보다도 올해 AI에 대한 관심과 투자가 더 늘어나고 있고 내년에도 더 늘어날 거예요. 더 강화될 거고. 정부가 3대 메가 프로젝트 발표하면서 거기 발표된 투자금만 4천조가 넘어요. 이번에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서 빅테크들과 한국의 대표 AI 기업들이 투자 논의된 금액만 9,500억 달러. 어마어마한 투자와 베팅이 한국 중심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올해 초에 신뢰할 수 있는 기관에서 '대한민국은 확연한 세계 3강의 AI 역량을 가지고 있다'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AI 모델 경쟁력도 만들어가고 있거든요. 모델 경쟁력도 중요한데 이제는 서비스 경쟁력을 가지고 국민과 기업이 많이 쓸 수 있는 AI를 만들어내고, 국민과 기업도 이제는 써야 되는 단계죠. 많이 활용하고 좋은 피드백도 남겨서, 모두의 AI는 정부가 제공하는 게 아니라 같이 만들어 가야 되는 거예요. 판을 같이 만들고 판의 크기를 키우고 소비자로서의 포지션만이 아니라 생산자로서의 포지션도 해 나갈 수 있는 거죠. 우리나라에서 이런 성공 사례가 만들어지면 전 세계로 퍼질 겁니다. 이제 실제로 사용이 중요한 거죠. "AI 시대, 격차 더 벌어진다" 대한민국이 준비 중인 해법은 Q. AI 시대에는 AI를 잘 활용하고 있는 사람과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 사이의 격차가 커질 수 있다. 이러한 AI 격차를 어떻게 보고 계신지? 아주 심각하게 보고 있죠. 실제로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질 거라고 봅니다. AI를 활용하는 사람과 사용하지 않는 사람, 고급 수준의 AI를 활용하는 사람과 낮은 수준의 AI를 활용하는 사람의 격차도 더 커질 거예요. 결과물이 확연하게 다르니까. 'AI 없이도 살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안 되는 세상이 온 것 같습니다. 누구나 AI를 활용해야 되는데, 접점의 기회를 못 갖고 있는 사람도 많다. AI 모델과 결과물은 사실 전 세계 보편재가 돼야 된다고 생각해요. 전기처럼 삶에 녹아들어서 사용할 수 있어야 되는데, 지금은 아직 AI 대전환의 초입이다 보니까 어마어마한 투자에 대한 회수를 해야 되고, 이러다 보니까 AI를 공급하고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 AI를 소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람, AI를 아예 접하지 못하는 사람의 격차는 커질 수밖에 없다. 그 격차를 줄이지 않으면 어마어마한 사회적인 문제가 생긴다고 보고 있어요. 그래서 대한민국 국민이 누구나 AI 혜택에 소외되지 않도록 전 국민에게 비용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AI를 제공하는 것과 동시에 선순환적인 AI 토큰 경제를 만들어 가는 것에도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다들 챗GPT나 제미나이 쓰고 계시죠? 한국 AI 안 쓰시죠? 한국 AI 모델이 없어서가 아니라 대중화된 서비스가 아직 나오지 않은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정부와 기업이 같이 노력해서 모두의 AI라는 서비스를 연말부터 시작하려고 해요. 실제 동사무소 업무나 정부 프로그램을 일일이 찾아서 신청해야 되잖아요. 공공 AI 에이전트를 만들어서 그런 일들을 쉽게 할 수 있도록, 생성형 AI 서비스와 공공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붙여서 차별점을 만들어서 전 국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모두의 AI라는 것을 올 12월부터 시작해볼까 합니다. 외산 AI 서비스에 비해 부족한 점이 있을 수도 있지만 자국 AI 서비스를 국민들이 많이 써주셔야 돼요. 많이 써주시면 AI 모델 특성상 데이터가 계속 쌓이고 계속 발전할 수 있다. 정부뿐 아니라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가지고 같이 준비해 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정부 차원에서 제공하고 교육하는 프로그램도 많이 있거든요. 예를 들어서 모두의 AI 경진대회 또는 모두의 AI 배움터를 통해서 전 국민이 AI를 통해서 다양한 경험을 갖게 만들고, AI를 통해서 기존에 생각하지 못했던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다는 경험을 해 드리게 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모든 국민이 소외되지 않고 참여할 수 있게 만들어 가는 게 목표 중의 하나고요. 격차는 커지겠지만 어떻게 줄여 나갈 수 있을지 고민하고 정책을 만들고 AI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AI 대회라고 하면 개발자들이 참여하는 행사처럼 느껴질 수도 있는데, 이번 전국민 AI 경진대회가 무엇이 다른지, 어떤 대회인지? AI를 한 번도 안 써봐서 두려운 거거든요. 인공지능을 통해서 삶을 더 윤택하고 가치 있게 만드는 경험을 드리고 싶고요. 모두의 AI 경진대회는 올해 200만 명 목표를 이미 넘어서 계속 교육 기회를 드릴 거고, 계속 진행할 겁니다. 내년에도 목표를 더 늘려서 AI를 경험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드린다. 고태현 | 협성대학교 세무회계학과 AI 쪽으로 여러 툴이나 이런 걸 사용하다가 올해 (대학생 대상) 'AI루키'라는 이 대회가 있어서 금융 쪽으로 관련된 AI를 제작하고 싶어서 이 대회에 나오기로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임찬영 | 한국성서대학교 컴퓨터소프트웨어학과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서 제가 논문을 한번 써보고 싶어서 도전하게 되었습니다. 70세가 넘으신 어르신이 책을 내기도 하고, AI 콘텐츠를 기반으로 유튜버 활동도 하고 계세요. 초등학생도 AI 결과물을 만들어서 모두의 AI 경진대회에 참여하고 있거든요. 새로운 배움을 얻어가고 성취감도 크다. '내가 이런 것까지 만들어 볼 수 있나?' 그동안 살아온 인생에 대한 얘기를 책으로 내고 싶어도 인공지능이 없었다면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하는데 인공지능으로 나의 얘기를 만들기도 하고 삽화도 쉽게 만들 수 있고, 이런 경험을 통해서 '정말 새로운 세상을 살게 되는구나' 이런 얘기도 합니다. 분명한 것은, AI 대전환의 시대는 옵니다. AI 혁명은 이미 일어났고, 과거의 ICT 혁명, 반도체 혁명, 인터넷 혁명의 몇 배, 몇백 배 새로운 세상이 AI 혁명으로 만들어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젊은 2030, 3050 직장인도 'AI로 인해서 내 일자리 없어지는 것 아니야' 이런 걱정보다는 일단 고민되거나 관심 있는 분야부터 AI를 써보면 좋겠어요. AI 시대에 어떻게 AI로 배워 나갈지, 어떻게 AI로 문제를 풀고 성장해 나갈지를 같이 고민해 나가면 좋겠습니다. 정부가 같이 고민하고 지원할 거고, AI 대전환 시대를 대한민국이 잘 갈 수 있게 손 잡고 같이 달려가도록 하겠습니다.
성장에는 힘이 필요합니다. 흔들리지 않을 힘, 더 높이 뻗어나갈 힘. 들을수록 똑똑해지는 지식뉴스 "교양이를 부탁해"는 최고의 스프 컨트리뷰터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양인이 되는 힘을 채워드립니다. 이효석 컨트리뷰터 HS아카데미 대표 전 SK증권 자산전략팀장 전 교보악사 헤지펀드 운용 AI 투자 1원칙은 '변동성'..확신이 키운 레버리지 경쟁 AI 투자의 1원칙은 변동성인 것 같아요. 7월 우리나라 시장에서 어마어마한 변동성을 경험했잖아요. 안 좋죠. 힘들죠. '변동성이 싫어서 AI 투자 그만할래' 그러면 AI 투자 못 하는 거예요. 제 생각에 변동성은 앞으로 AI라는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계속될 것 같습니다. 왜 그런가? 첫 번째, AI는 너무 확실한 거예요. AI가 세상을 바꾸는 것, 개인의 생활을 바꾸는 것, 기업의 이익을 바꾸는 것, 모든 면에서 확실한 기술인 거예요. 두 번째, 모든 경제 주체가 간절합니다. 'AI 시대가 되면 일해서 돈 벌 수 없다며. 그럼 지금이라도 투자해야 되잖아' 강력한 포모가 있어요. 그 강력한 포모가 개인들에게는 간절함으로 이어집니다. 기업도 그래요. 왜 과잉 투자 이야기가 나오냐? AI 경쟁에서 지면 우리 회사는 망한다는 두려움 때문이에요. 미국 정부 자체적인 문제도 있어요. 중국 정부와의 패권 전쟁에서 만약 이 게임을 지면 끝나는 거예요. 패권을 잃을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있죠. 개인, 기업, 정부 할 것 없이 다 간절해요. 근데 세상이 바뀔 게 확실합니다. 그러니까 레버리지를 쓰게 돼요. 미국 정부가 여기까지 하면 끝난다고 생각하는 게 YCC(장기금리를 일정 범위 안에 묶어두는 정책). '금리를 시장에 맡겨놓고 안정시키려고 했거든? 근데 자꾸 미국 국채를 파는 애들이 있어. 금리 고정시켜버려. 10년물 금리는 4%로 못 움직이게 만들어버려' 1940년대에 미국 정부가 2차 세계대전에 질 것 같을 때 이렇게 했어요. 위험하면 YCC까지 가요. 완전한 레버리지죠.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돈을 최대한 당긴다는 거잖아요. YCC는 미국 연준 관련 연구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나중에 문제가 되면 어떡하려고?' '나중에 문제가 되는 게 중요해? 여기서 지면 끝인데?' 이런 생각 때문에 변동성이 커진다는 거예요. 근데 변동성이 안 끝난다. AI가 진짜 버블이 생겨서 터지기 전까지는 계속될 수밖에 없어요. 근데 지금 버블이에요. 구글까지 지금 유상증자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빅테크들도 돈을 빌리고 있잖아요. 저는 앞으로 빅테크들이 한참 동안 돈을 더 빌릴 거라고 생각해요. 기업들도 엄청나게 호들갑 떨면서 AI 주도권을 잡기 위해 투자를 늘리는 분위기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은행과 빅테크는 똑같다? '레버리지'로 보는 AI 투자 은행은 본업 자체가 레버리지예요. 은행에 예금을 하면, 은행 입장에서는 돈을 조달하는 거예요. 조달해서 받은 돈으로 대출을 해줍니다. 예금 금리 즉 조달 금리를 낮추고 운영 금리인 대출 금리를 높이면 은행은 돈을 버는 겁니다. 보통 예금 1~2% 주나요? 거의 안 주죠. 조달 금리가 2%고 운영 금리가 5%예요. 은행 입장에서는 내 돈은 하나도 안 들어가는데 3%씩 남으니 무한대로 해야 돼요. 그래서 은행업이 허가제 사업이고, 허가해준 은행한테 너무 많이 하지 말고 여기서 예금 받은 거 있으면 '10배까지만 해', '8배까지만 해' 규제를 합니다. 안 그러면 무조건 무한대로 할 수밖에 없어요. 이게 레버리지의 본질이에요. 빅테크도 똑같아요. 구글, 메타 등 많은 회사들이 예금을 받는 것처럼 돈을 조달합니다. 채권을 발행하고 유상증자를 해요. 이게 다 조달이에요. (조달된 돈을) 운용하는데 돈이 얼마나 되는가? 그러니까 돈을 얼마나 벌 수 있는가? 빅테크 회사들이 AI 데이터센터를 만들어요. 이 AI 데이터센터가 실제로 돈이 되는가? 얼마나 되는가? 이게 중요한 질문인 거예요. '그래서 결국 조달 금리가 얼마야?' 만약 '5%, 6%'라면 빅테크에서 AI 데이터센터를 만들어서 운영하는데 '얼마 정도 벌 거라고 생각하고 하는 거야?' Q. 조달 금리보다 수익률이 무조건 높아야 이익이 남으니까. 그렇죠. 만약 조달 금리와 수익률이 비슷해지면 대출을 회수해야 돼요. 그러면 모두가 무너지는 거예요. 'AI에 투자 그만하고 돈 도로 가져가자' 그러면 다 망하는 거예요. 레버리징이 되다가 디레버리징이 되잖아요. 그러면 시장에 버블이 터지는 거라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이번에 빅테크 실적에서 AI 데이터센터의 수익률이 중요했습니다. 이번에 아마존이 수익률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거든요. '지금 AI 데이터센터 건설 중이라 돈이 많이 드는데, 건설만 다 되면 3년 안에 빌린 돈 다 갚을 듯' 3년이면 회수할 것 같다. 그러면 수익률이 얼마나 된다는 거죠? 대충 계산할 때 (조달 금액을) 3분의 1로 나누면 되니까 (1년에) 33%의 수익률이 난다는 가정인 거고. 3년 후에 AI 데이터센터가 그대로 있으니까 (돈 버는 건) 이거 이상이라는 얘기가 됩니다. 일론 머스크는 여기서 한술 더 떴어요. '우리는 1년이면 뽑는데' 그러니까 '도대체 AI 데이터센터 장사가 얼마나 잘 되는 거야?' 얘기가 나오는 거고 조달 금리 5~6%? 우스운 거죠. '30% 넘고 40~50% 수익률이 기대된다면 자금 조달은 당연히 해야지'가 되는 거고. 물론 아마존이나 테슬라는 빨리 잘 짓고 하니까 매출도 잘 나오는데 '오라클은 어떻게 될지 몰라' '오라클은 여전히 지금 망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런 생각들을 하는 게 있어요. 그런데 선두 업체들이 나아가는 방식이나 수익률은 정확하지는 않아요. 3년이라는 숫자로 추론한 것이기 때문에 33%라고 얘기할 수는 없지만 매우 높은 수준일 거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은행 예금금리, 대출 금리 해서 남나요? 더 해야죠' 했잖아요. 'AI 데이터센터를 더 해야죠.' "3년 치가 이미 팔렸다" 빅테크가 증설 서두르는 이유 다음 고민은 이런 거죠. AI 데이터센터에서 파는 것을 컴퓨팅이라고 합니다. 앤트로픽, 오픈AI 같은 회사들이 컴퓨팅을 사 가겠다고 3년 치 계약이 끝났어요. 빅테크 입장에서는 열심히 지어야겠죠. 일론 머스크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센터가 1기가와트, 1.5기가와트 정도 되거든요. 올해 말까지 빨리 2기가와트 짓고 내년에는 10기가와트까지 지어야 해요. 지금 1기가와트 조금 넘게 짓고 있거든요. 근데 장사가 너무 잘될 것 같으니까 올해까지 2기가와트를 마무리하고 내년에는 10기가와트. 빅테크 실적이 나오자 분위기가 확 바뀌었어요. 안타깝게도 레버리지 ETF 때문에 손실 난 분들이 많잖아요. '오르기만 하면 다 팔고 나갈 거야. 변동성 지긋지긋해' 하지만 걱정했던 문제는 다 풀렸어요. '지금 캐시플로우가 마이너스가 되고 걱정되는데' 걱정할 필요가 없는 걸로 이야기가 나왔다. 인프라 다음은 모델·앱..AI 진짜 승부는 이제부터 Q. 오픈AI 같은 프론티어 AI 기업이나 하이퍼스케일러 가운데 상대적으로 위험 신호가 나타나는 기업들이 있는지? 이번에 빅테크 실적에서 제일 중요했다고 보는 것은 '컴퓨팅 사는 애들, 지금 사정이 괜찮아?' 이 질문이거든요. 대표적인 회사가 앤트로픽, 오픈AI. 이번에 주식시장이 크게 조정을 받았을 때 나왔던 얘기 중에 하나가 '레오폴드(헤지펀드 '시추에이션 어웨어니스' 창립자)가 레버리지를 너무 많이 써서 청산당했다더라' 근데 청산당했을 때 마지막까지 안 판 회사가 앤트로픽입니다. 앤트로픽은 (레오폴드가) '죽어도 못 팔겠다' 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회사예요. AI는 아직 시작도 안 했어요. 젠슨 황 | 엔비디아 CEO (2026.1.21) 산업적인 관점에서 보면 AI는 본질적으로 '5층 케이크'와 같습니다. 케이크의 첫 번째 층은 에너지예요. 에너지가 많아야 돼요. 두 번째 층은 반도체 칩. 세 번째 층은 인프라, AI 데이터센터예요. AI 데이터센터가 지금 돈을 벌고 있어요. 처음에는 에너지 만드는 회사들이 돈 많이 벌고, 그러다 칩 만드는 회사가 돈 많이 벌었죠. 에너지 만드는 회사는 여전히 돈 벌어요. 인프라 회사가 돈 벌면 칩 만드는 회사는 돈 못 벌까요? 벌 거예요. 근데 지금은 인프라로 올라오고 있어요. 인프라 쪽에서 떼돈을 벌고 있는 거예요. 그다음에는 AI 모델 만드는 회사, 앤트로픽과 오픈AI. 앞으로는 AI 모델 회사가 떼돈을 벌 거예요. 여기서 모델 만드는 거 끝나면 애플리케이션. 카카오톡 같은 거예요. 모바일 혁명이 일어나고 제일 많은 돈을 버는 데가 어디죠? 애플, 구글, 페이스북. 이런 회사들은 인프라 까는 데 도움이 됐을까요? 구글이나 페이스북은 그런 거 아무 관심도 없다가 모바일 시대가 되고 나서 애플리케이션 만들어서 돈 제일 많이 버는 회사들이거든요. 앤트로픽이나 오픈AI도 '난 모델만 만들고 끝날 거야'가 아니겠죠. 당연히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서 AI를 사용해서 돈 내게 할 수 있도록 뭔가를 만들겠죠. AI는 아직 시작도 안 했어요. 고민은 에너지, 인프라, 반도체에서 돈이 생각보다 많이 들어가요. 2~3년만 하면 끝날 줄 알았는데 AI 데이터센터가 더 필요하고 컴퓨팅이 더 필요하니까 돈을 더 많이 써야 되거든요. '레버리지를 써서라도, 순환 출자해서라도 가야 돼' 애플리케이션이 나올 때까지 자본을 조달해야 되는 거예요. 가다가 조달 금리와 수익률 갭이 좁혀지면 버블이 터지는 거예요. 지금 시장의 우려인 거죠. 그럼 우리가 봐야 되는 건 '빅테크는 돈 잘 벌어?' 걱정할 필요 없는 것 같아요, 그들이 거짓말한 게 아니라면. 그러면 이제 '앤트로픽이 돈 잘 벌어?' 이 질문이어야 되는데, ARR(연환산 매출) 기준으로 앤트로픽이 2025년 1월에 10억 달러를 처음 돌파합니다. 1년 후인 2026년 1월에 90억 달러, 4월에 300억 달러, 5월에 470억 달러. 불과 1년 반 만에 47배 증가. 엄청난 매출 성장을 보고 투자하는 거예요. 앤트로픽은 이번 분기에 이미 흑자 얘기가 나옵니다. 그러면 돈을 더 조달하고, 앤트로픽이 컴퓨팅을 다 잡아먹겠죠. 그래서 계속 1등을 유지하려고 할 겁니다. 오픈AI는 어떤 상황이냐? 앤트로픽에 비해서 모델 경쟁에서도 뒤진다는 얘기가 나오고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있어요. 하지만 오픈AI의 잠재성도 무시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게, 사용자가 10억 명이에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돈 벌 수 있어요. 여기에 광고만 붙여도 얼마입니까? 당장 할 수는 없겠죠. 가입자 다 떨어져 나갈 거잖아요. 그렇게 할 수는 없지만 10억 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서비스를 운영해 봤다는 것 자체가 경쟁력이거든요. 요새 중국 업체들이 대단하죠. 근데 10억 명을 운영해 본 적은 없거든요. 이걸 운영하기 위한 뒷단에서의 일들을 오픈AI가 하고 있고. 오픈AI도 매출을 공개했었는데 4월부터 얘기를 안 해요. 왜? 앤트로픽한테 졌거든요. 계속 2등이라는 거잖아요. 말을 안 하다가 얼마 전에 한 얘기가 있습니다. '4, 5, 6월 중에서 6월 매출이 전체 분기 매출을 넘었다' 오픈AI도 매출 성장 속도가 가파르다. 앤트로픽 상장이 신호탄? AI '진짜 버블' 시작될까 앤트로픽이 9월에서 10월 사이에 IPO를 할 겁니다. 미심쩍던 것들이 숫자로 증명될 거고, 이때부터 AI 버블의 본격적인 시작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는 인프라를 까는 회사들이 주가가 올랐잖아요. 이 회사들은 정확하게 돈을 번 만큼 주가가 올랐어요. SK 하이닉스도 엔비디아도 버블이라고 할 수 없는 이유가, 돈을 버는 만큼 정확하게 올랐거든요. 밸류에이션 멀티플이 올라가지 않고 돈을 버는 만큼만 올랐어요. 근데 AI 모델 회사는 돈을 버는 만큼 올라가지 않습니다. 꿈을 보고 올라가요. 숫자가 나오지 않아요. 매출의 증가 속도를 보면서 올라가요. 이게 버블이에요. 그래서 앤트로픽이 언제 상장하느냐가 중요한 포인트인데, 한 가지 제가 걱정하는 게 중국 업체들이에요. 키미 K3를 포함해서 '싸게 만들었네' 얘기가 나오잖아요. 그러면서 'AI 모델 다 쓸 수 있도록 공개하자'고 합니다. 공개해버리면 모두 가격이 떨어지겠죠. 그러면 앤트로픽이 힘들어지는 거죠. 근데 이 얘기를 제일 먼저 하고 주장하는 데가 젠슨 황이에요. 젠슨 황 | 엔비디아 CEO (2026.6.1) 우리는 모델을 공개하고, 데이터도 공개합니다. 심지어 어떻게 학습시켰는지도 공개합니다. 여러분이 직접 이를 발전시켜 Cosmos를 자신만의 모델로 만들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그래서 오픈AI도 일부 모델을 공개하려는 것 같고, 앤트로픽도 낮은 제품들은 공개하기 시작할 것 같아요. 모델이 다 공개되면 무한 경쟁이 됩니다. 그럼 컴퓨팅이 더 필요해요. 무한 경쟁이 되는 순간 인프라가 더 필요합니다. AI 투자는 변동성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투자자 입장에서 어떻게 해야 될까? 지금부터는 더더욱 레버리지 투자는 금물이고요. AI 버블로 가는 사이클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위치를 지키면서 투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니까, 이 산업이 어떤 걸 걱정하고 있고 어떤 게 좋은 건지를 계속 모니터링하면서 투자를 이어가면 좋을 것 같다.
성장에는 힘이 필요합니다. 흔들리지 않을 힘, 더 높이 뻗어나갈 힘. 들을수록 똑똑해지는 지식뉴스 "교양이를 부탁해"는 최고의 스프 컨트리뷰터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양인이 되는 힘을 채워드립니다. 홍춘욱 컨트리뷰터 프리즘투자자문 대표 전 국민연금 투자운용 팀장 구글 실적 발표 이후 AI 투자 부담에 대한 경계감은 커졌습니다. 그런데 우리 반도체의 존재감은 오히려 또렷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인텔의 깜짝 실적까지 더해지면서 반도체를 둘러싼 기대감은 다시 달아오르고 있죠. 하지만 시장은 언제나 기대감만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지금 글로벌 투자자들은 무엇을 보고 있을까요? 시장의 이면에서는 세 가지 정도의 위험 신호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습니다. 첫째, 반도체 차익실현. 둘째, 과도한 신용융자. 셋째, 이익보다 '꿈'으로 오르는 밸류에이션이죠. 요즘처럼 변동성이 큰 장에서는 반드시 짚어봐야 할 대목입니다. 지금부터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반도체 셀링의 진짜 이유 우리나라같이 경기 변동이 큰 나라는 투자의 원칙이 있습니다. '주가 수익 비율이 높을 때 사서 흑자가 나고, 주가 수익 비율이 낮은 레벨에 떨어질 때 팔아라' 이게 경기 민감주 투자의 철칙입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보기에 한국이 오랫동안 적자에 시달리던 반도체 산업이 어마어마한 흑자를 일으키면서 PER(주가수익비율) 기준으로 10배, 심지어 5배까지도 내려온 상황인데 이럴 때 차익을 실현하려는 욕구를 가진 투자자들이 많다. 우리나라 주식 시장에서 최고의 투자 고수는 외국인이잖아요. 우리나라는 2007년부터 2025년까지 17년~18년 동안 박스피, 한 번도 주가가 오르지 못한 나라죠. 그런 나라에 외국인이 엄청나게 주식을 사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지분율은 외국인이 50%가 넘어요. 피를 흘리는 기간에 사서 이익이 날 때 판 거예요. 파란 선은 오라클, 노란 선은 소프트뱅크. 3월 이란 전쟁 터질 때 주가로 가고 있다. 왜? 오라클에 대한 시장의 신뢰도가 엄청나게 떨어진 거죠. 데이터센터 투자가 말도 못 하게 늘어나고 있는데 이에 대해 S&P가 신용등급을 BBB-로 강등했습니다. BBB-는 투기 등급 직전. 한 등급만 내려가면 BB(정크 본드). 그러니까 디폴트의 위험이 굉장히 높은 채권이라고 보는 거죠. 반도체 주가 밀어 올린 유동성..기대감 위에 쌓인 '신용융자'의 그늘 Q. 신용 융자 그러니까 레버리지 투자가 늘어나는 시점과 시장 상승세가 꺾이는 시점 사이에 어떤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보시나요? 빨간 선이 나스닥100지수입니다. 1997년 800 정도에서 지금 1만이 넘었으니까, 중간에 시장의 조정을 세 번 정도 거쳤는데도 우상향하는 걸 보면 기술 혁신은 계속되고 있고 하이퍼스케일러라는 말이 과장은 아니다. '얘네는 정말 기술 혁신을 일궈내면서 정보통신 관련돼 있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자극하고 이렇게 가격이 저렴해진 것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이 쉽게 정보통신 산업의 혁명의 결과물들을 이용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는 과정에서 큰돈을 벌고 있구나' 다 동의하는데, 다만 '왜 이렇게 주가 변동이 큰가요?' 2000년에는 5천이 800 됐으니까 5분의 1~6분의 1 토막 나는 거죠. '왜 이렇게 주가 변동이 심해요?' 주가 변동이 큰 이유 ① IT 기업들 중에 상당수, 수요 증가를 기다린다 IT 기업들 중 상당수가 애플 같은 회사 제외하고는 뷔페식당 같은 구조. 어마어마한 투자로 잔뜩 설비를 갖춰 놓고 수요가 증가하길 기다리거나 유동성이 풀리기를 기다리거나. 혁신적인 제품이 나와서 우리 제품을 잘 사주든가. 아마존이 대표적이죠. 아마존은 흑자 내기 전에 미국 전역에 아마존 프라임 만들어서 물류센터만 잔뜩 지었고, 인건비가 비싸지 않은 불황에도 물류 로봇을 수십 수백만 대 쓰고 있어요. 그러다가 자신에게 맞는 시장이 오면 치고 나가는 식으로 성장해 온 뷔페식당인 거죠. 주가 변동이 큰 이유 ② IT 기업들 중에 상당수, 유동성을 기다린다 그래서 경기가 좋으냐 나쁘냐가 중요한데, 두 번째 요인이 밀물이 들어오냐. 밀물이라는 건 '이 회사 주식을 사겠다' 유동성, 시장의 센티멘탈, 분위기죠. 파란 선이 그걸 잘 보여주는 지표로, 신용융자 잔고(Margin Debt)의 변화를 보여줍니다. 노란 선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 50% 이상 늘어난 시기를 측정하는 거죠. 오른쪽 축에 50, 그러니까 지난해에 비해서 주식 신용융자가 50%로 늘었다. 주식 시장 사이즈는 커지니까 신용융자도 커지는 건 당연해요. 그래서 플러스로 왔다 갔다 하는 게 맞아요. 그런데 몇 년에 한 번 정도는 심하게 신용융자가 늘더라. 왜? 돈을 버는 게 쉬워 보이면 '뭘 어렵게 은행에 예금을 넣니? 테슬라만 사두면 돈이 복사되는데, 1990년에는 델 컴퓨터만 사면 돈이 복사되는데, 최근에는 스페이스X만 사면 돈이 복사되는데'. 누가 봐도 미래가 분명해 보일 때, 그러니까 오버 컨피던스 현상(과도한 확신)이 부각될 때 사람들이 빚투, 주식 신용융자를 겁을 안 내죠. '잠깐 쓰다 말지. 흐름에 올라타야지. 왜 주저해야 되지?'라고 생각될 때 이 파란 선이 스파이크를 일으킵니다. 1999년, 2007년, 2020년, 그리고 이번. 역사적으로 네 번 이런 일이 있었죠. 앞의 세 번은 최저 하락률 마이너스 40%로 끝났는데 이번에는 모르죠. Q. 우리나라도 레버리지에 심각한 문제가 생겨서 룰도 바꾸고 있지만 우리만 과열이 됐던 게 아니고 나스닥도 같은 흐름이었네요. 1990년대 중반에 인터넷 보급된 다음부터는, 중국처럼 폐쇄된 시장은 예외고, 외국인에게 개방된 주식과 내국인에게 개방된 주식 사이에 상호 교류도 이루어지고 마음대로 주식을 사고팔 수 있고 공매도도 칠 수 있는 시장은 한국이죠. 그때의 주도주, 시장 규제의 차이에 따라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시장이 같이 가요. 그래서 미국 시장 오를 때 우리도 오르는 경향이 있고. 우리 시장이 2차전지 테마가 꺼지면서 2023년, 2024년 내내 안 좋았는데 미국 시장이 계속 오르니까 우리도 오를 기회만 노리다가 반도체가 오는 순간 그동안 못 올랐던 걸 분출해 버린 거죠. 김용범 | 청와대 정책실장 상장폐지는 사실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그 상품이 지금 10조 이상 형성돼 있는데 만약 상장폐지를 하게 되면 그 자체가 시장에 엄청난 충격을 주죠. *출처: KBS 일요진단 라이브 지옥의 벨 소리 '마진 콜'..빚으로 오른 시장, 연쇄 매도 부르나 최근 오라클 주가가 안 좋은 게 첫 번째 걱정거리였다면 두 번째 리스크가, 유동성이 들어와서 우리 주가를 올려준 건 좋은데 '홍수 나겠는데'. 엄청난 물이 들어왔는데 이게 나갈 때 고점에서 빚내서 주식 산 사람들은 멀쩡할까? 그 사람들이 멀쩡하지 못하면 어떻게 되지? '마진 콜*'이라는 영화 있잖아요. *마진 콜 (margin call) : 손실액이 일정 수준을 초과해 유지 증거금이 부족한 경우 증거금을 채워 넣도록 고객에게 요구하는 일. 주식 담보 대출을 하고 신용융자를 받았으니까 그 원금 주식 가격의 가치가 조금만 떨어져도 증권사에서 전화 오죠. '추가적인 담보금을 넣지 않으면 내일 아침부로 반대 매매 나갑니다' 이게 마진 콜. 헬 벨(지옥의 종소리)이라고도 불러요. 이게 다가오고 있을 수 있다. 뭔가 부정적인 신호가 나오는데 하고 옆을 딱 봤더니 언제 이렇게 올랐지? 언제 이렇게 사람들이 빚을 져서 투자를 하고 있지? 봤더니 1조 4천억 달러. 미국 GDP(30조 달러)의 2% 정도 되는 돈이 주식 담보 대출인 거예요. 얼마나 큰 돈인지 아시겠죠? 만약 저게 털리면 연쇄적인 붕괴. '내일 마진 콜이라 나 돈 좀 빌려줘'라고 친구한테 말하면, 친구는 '쟤가 마진 콜이 와서 그날 시장가로 던질 테니 나도 마진 콜 당하겠네' 싶으니까 '친구 팔기 전에 먼저 팔아야 되는 거 아니야?' 누군가가 마진 콜 당했다는 뉴스는 주변 사람들한테 팔아야 되겠다는 신호. 헤지펀드는 풋옵션* 매수 찬스죠. 가격이 떨어져야 돈을 버는 옵션이 풋옵션이죠. *풋옵션 : 미래의 특정 시점에 미리 정한 가격에 팔 수 있는 권리. 주가 하락 시 수익이 나는 구조. 헤지펀드 입장에서는 남의 불행은 나의 수익이 될 수도 있는 거잖아요. 헤지펀드는 시장에 대해서 중립적인 포지션이에요. 말 그대로 헤지펀드거든요. 이익이 아닌 '꿈'으로 오르는 주가..위험한 국면에 들어선 시장 PDR*이 뭐냐. *PDR(Price to Dream Ratio) : 현재 주가를 회사의 미래 성장 가능성(꿈)에 비추어 평가 '괜찮은 기업이 있는데 추천하려니 적자고 매출액 대비 주가가 100배야' 진짜 있는 일입니다. 이 회사를 사라고 권하려니까 마땅한 게 없는 거예요. 그래서 갑자기 밸류에이션을 달나라로 보내기 시작한 거죠. 스페이스X 이야기입니다. 일론 머스크 |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 몇 년 내에 태양광으로 구동되는 AI 위성을 발사할 계획입니다. 우주에선 공간 제약 없이 막대한 에너지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멋진 계획이죠. 데이터센터를 우주에 건설하면 좋은 점이 두 가지나 있어요. 첫 번째,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때 가장 큰 문제가 열을 식히는 거예요. 우주로 가면 절대 영도(열역학적으로 가능한 가장 낮은 온도)잖아요. 그래서 마이너스 270도요. 냉각의 필요성이 전혀 없죠. 두 번째 데이터센터의 또 다른 문제가, 말도 못 하게 많은 전력이 들어간다. 이 전력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태양광인데 적도 궤도에 올리잖아요. 가장 해가 많이 들어오는 데 띄워 놓을 수 있으니까 그걸 돌리는 게 좋죠. 그런데 발사체에 그 무거운 걸 실어서 띄워 올리려면 아무리 발사체 회수가 된다지만 그 어마어마한 에너지, 지구 중력을 벗어나서 위에 있는 정지 궤도에 그걸 올려 놓으려면 얼마나 많은 발사를 해야 되며 그 과정에서 드는 수많은 에너지의 양, 그리고 발사체를 아무리 재활용이 가능하다지만 천 번, 만 번 쓸 수 있는 건 아닐 텐데 하나라도 고장 나거나 터지면 어떡할 건데. 이런 비용을 생각해 보면 우주 궤도에 있는 적도 궤도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한다는 스페이스X의 꿈은 정말 멋있지만 '언제 되지? 그 비용은 누가 계속 부담하지?' 그리고 우주에서 만들어낸 데이터를 스타링크를 통해서 지구상으로 쏴준다는데 해킹의 문제라든가 효율성의 문제라든가, 지구에 있는 데이터센터에서 돌리는 거에 비해서 정말 효과가 좋은지 해봐야 하는 거죠. 그런데도 불구하고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자금 조달 750억 불 우리 돈 100조 그리고 상장 당시 시가총액 1.8조 달러, 우리나라 1년 GDP예요. 세계 10대 경제 강국인 한국 GDP 규모의 시가총액을 인정받으면서 상장했단 말이에요. 이걸 합리화할 수가 있어요? 안 되죠. 근데 골드만삭스는 500불, 400불 부르거든요. 꿈을 집어넣은 거죠. '이 회사가 만에 하나 성공한다면 전 세계 데이터센터는 다 필요 없고 우주에 이걸 쏘아 올릴 수 있는 스페이스X가 모든 걸 갖게 돼. 그렇게 됐을 때 스페이스X의 시장 가치가 얼마나 될 것 같아? 10조 달러도 싸지 않니? 근데 너무 먼 미래니까 금리로 디스카운트 해서 5조 달러' 이런 거죠. 문제는 이게 통했다는 거예요. 물론 10년 후 이 영상에서의 제가 조롱받을 수 있어요. 그러나 주식을 투자하고 운용하는 입장에서 '이 꿈이 실현되는 데 필요한 가정이 너무 많은데?' 이런 이야기도 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근데 그런 스토리텔링이 다 먹혔다. 그러니까 이 가격에 상장했죠. 아람코, 알리바바, 비자, 페트로차이나 같은 회사들은 어마어마한 이익을 올리던 회사였잖아요. 스페이스X는 이익을 낸 적이 없는데, 매출액 대비 주가가 100배인데 성공적으로 상장했고 그 뒤에 한 번 거의 더블 갔잖아요. 시장에서 먼 미래는 모르겠지만 시장이 너무 과열됐다, 위험하다고 판단할 때 잣대는, 기존에 있던 주식 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으로 설명이 안 되니까 갑자기 기상천외한 방식을 가져오면서 '얘는 달라. 그전에 했던 건 다 틀렸어. 이게 진짜야'라며 새로운 기법을 가져오는 순간. 지금이 고점인지 아닌지 이야기할 수는 없다. 인간의 탐욕, 인간의 꿈, 인간의 기댓값은 상단이 없기 때문에 지금이 고점인지는 저도 몰라요. 그러나 그때와 비슷하다고는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이 정도 능력을 갖춰야 한다. 그런 징후 중 하나로 주가 꿈 비율 설명 드렸습니다. 시장에서 살아남는 전략..고점 예측보다 중요한 건 '준비된 대응' 오라클 주가 하락과 신용융자 잔고가 쌓인 건 좋은 뉴스는 아니다. 밀물 들어오니까 당장은 좋죠. 그러나 영원히 밀물이 올 수 없고 썰물 올 때를 대비해야 된다. 시장의 주도주는 바뀌지 않고 그 시장의 주도주는 반도체다. 반도체 주식이 큰 수익을 줬다면 리밸런싱도 하자. 인간은 고점을 알 수 없어요. 왜냐하면 낙관론은 상한이 없어요. 미래를 낙관하면서 꿈을 꾸기 때문에 못 팔거든요. 더 오르면 내가 그때 판 나를 저주할 거라고 생각하니까 못 팔아요. 그러나 리밸런싱을 해서 '차익 일부로 지금 피를 흘리고 있는 자산을 사두면 나중에 주식 시장이 피를 흘릴 때 거기서 수익이 나니까'로 대응하자. 즉 시장 예측을 포기한 거예요. 이렇게 공부를 열심히 해도 못 맞추기 때문에 리밸런싱 하는 거예요.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는 데서 현명한 투자가 시작된다. 미국 장이나 우리 장이나 그 어떤 나라에 분산한다고 해서 분산 투자 효과가 거의 없어요. 주식에서 한국도 사고 미국도 산다고 다 해결되지 않아요. 그래서 채권도 사야 되고 리츠도 사야 되고 골드도 사야 되고 현금도 있어야 되는 게, 시장이 같이 움직이는 특성이, 특히 오를 때는 순서대로 따로따로 오르다가 빠질 때 같이 빠져요. 지금 이 시장에서 반도체로 큰 수익 냈다 손실 본 사람은 두 번째로 고통스러운 사람이고, 가장 고통스러운 사람은 오른 것도 없는데 같이 빠진 사람이죠. 자산의 상당 부분을 주식으로 채우면 반드시 그 반대편에 달러 표시 채권이나 원화 현금을, 만에 하나 시장이 붕괴될 때 저가 매수를 할 수 있는 돈을 남겨놔야 된다는 거죠. 미래에 대해서 예측을 하는 거라기보다는 대응을 잘하자. 그 대응의 잣대를 말씀드린 거죠. 시장에 대한 대응법 ① 아무리 올라도 싼 회사는 조심한다 이 회사는 싸, 아무리 올라도 싸다? 이건 조심해야 돼. 뷔페식당은 그럴 때 조심해야 돼, 라는 것. 시장에 대한 대응법 ② 레버리지가 너무 쌓였을 때는 쉬는 게 좋다 너무 심하게 레버리지가 쌓였을 때는 쉬고 가는 게 좋다. 시장에 대한 대응법 ③ 말도 안 되는 밸류에이션으로 상장하는 기업 말도 안 되는 밸류에이션에 갑자기 어마어마한 기업이 상장한다. 시장은 늘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언제 시장의 하락 사이클이 멈추고 상승 사이클로 돌지를 아무도 알 수 없어요. 그러나 바닥을 잡는 건 상대적으로 쉬워요. 절대적인 밸류, 이 회사의 튼튼한 해자를 알면 바닥을 잡을 수 있는데 고점 매도가 너무 어렵다 보니 고점은 아니지만 적절하게 매도하는 팁 세 가지를 말씀드렸습니다.
성장에는 힘이 필요합니다. 흔들리지 않을 힘, 더 높이 뻗어나갈 힘. 들을수록 똑똑해지는 지식뉴스 "교양이를 부탁해"는 최고의 스프 컨트리뷰터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양인이 되는 힘을 채워드립니다. 조홍종 컨트리뷰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한국자원경제학회 회장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이란의 상선 공격에 대응해 강력한 공습과 원유 제재 면제 철회를 단행하자, 이란은 미군 기지가 있는 바레인과 쿠웨이트를 겨냥하며 즉각적인 보복에 나섰습니다. 이란과 미국 사이의 긴장이 다시 고조된 겁니다. 그런데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이 긴장은 단순히 이란만의 문제였을까요? 사실 미국의 대이란 압박과 군사 개입은 해상 에너지 루트의 불안을 키웠고, 이란은 호르무즈를 협상 카드로 꺼내 들었습니다. 문제는 이 불안이 결과적으로 미국에게도 새로운 명분이 됐다는 점입니다. 중동산 원유 공급망이 흔들릴수록, 미국은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자”라는 논리를 앞세워 미국산 석유와 에너지를 더 강하게 밀어붙일 수 있었던 겁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지난 3월) 미국이 호르무즈에 있을 필요조차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석유가 충분히 있으니까요. 실제로 미국의 원유 수출은 올해 들어 주간 기준으로 하루 500만 배럴을 훌쩍 넘나들었습니다. 4월 말에는 하루 643만 8천 배럴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찍었습니다. 원유와 정제유를 합친 석유 수출로 보면, 미국은 사실상 세계 최대 에너지 수출국의 위치까지 올라섰습니다. 결국 이번 전쟁은 석유의 무게중심이 중동에서 미국으로 얼마나 많이 옮겨왔는지를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 미국의 과거 중동 전략은 분명했습니다. 중동에 무기를 팔고, 군사적으로 보호하고, 그 대가로 안정적인 석유 공급망을 확보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계산법이 달라졌습니다. 미국은 더 이상 중동 원유에 예전만큼 의존하지 않습니다. 셰일 혁명 이후 미국은 자기 땅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대량으로 생산하고, 쓰고도 남는 에너지를 세계에 팔 수 있는 나라가 됐습니다. 특히 LNG, 즉 액화천연가스에서는 이미 세계 최대 수출국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에너지 전략은 이런 겁니다. “중동산 원유가 불안하면, 미국산 에너지를 사라.” 이번 전쟁은 그 생각이 실제 시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보여준 장면이었습니다. 중동의 불안이 커질수록, 역설적으로 미국의 에너지 패권은 더 강해지는 구조가 된 겁니다. 그런데 사실 이걸 미국의 완전한 승리라고만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화석연료의 주도권은 미국 쪽으로 더 강하게 이동했지만, 그 과정에서 우방국들이 치른 비용도 컸기 때문입니다. 에너지 가격 충격은 유럽 사회를 흔들었고, 한국·일본·대만 같은 제조업 국가들에게도 큰 부담이 됐습니다. 미국의 우방이지만, 동시에 에너지 가격 충격에는 가장 취약한 나라들이 먼저 압박을 받은 겁니다. 그래서 이제는 에너지원을 다변화하려는 노력은 모든 나라가 하기 시작할 거고, 최근 AI 때문에 더 중요해진 페트로 스테이트(석유 국가) 시대에서 일렉트로 스테이트*(전기 국가) 시대로 넘어가려는 준비를 모든 나라가 할 거라는 거죠. *일렉트로 스테이트 : 모든 에너지 중심축이 화석연료에서 전기로 완전히 전환된 국가 더 중요한 것도 있어요. 궁극적으로는 중국과 미국이 전기화 경쟁을 벌이기 시작하는 거죠. 중국은 자기 땅에서 나는 셰일 가스를 많이 캐서 그걸로 발전도 하고 발전된 전기로 AI도 돌리고 다 하겠다는 겁니다. 그럼 과연 미국이 중국의 전기화 전쟁을 이길 수 있을까. 이게 앞으로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빅테크가 전기 전쟁에 나선 이유..결국은 자본의 유동성 싸움 그 과정에서 AI가 왜 중요한가. 매일 AI 쓰시죠? 저는 구독료가 1천만 원 단위로 나가고 있습니다. 놀라셨죠? 앞으로 더 쓸 것 같아요. AI에 한 번 훅업 되면 생산성의 향상을 피부로 느낄 수 있습니다. 우리가 LLM 모델*은 완벽하게 익숙하게 하고 있습니다. *LLM 모델 : 방대한 양의 데이터로 사전 학습된 대규모 언어 모델 그런데 전기를 엄청나게 잡아먹거든요. AI 패권은 '전기를 얼마나 반도체에 넣어 줄 수 있느냐, 데이터센터에 얼마만큼 충분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느냐'가 결정 요인입니다. 그만큼 전기가 중요한 거죠. 전기를 얼마나 생산해야 AI 데이터센터나 AI를 활용하기 위한 양이냐. 만약 미국에 있는 AI 데이터센터가 2030년까지 늘어난다면 2030년에는 500TWh/y*의 전기를 사용하게 돼요. *TWh/y : 국가나 대규모 도시 단위의 연간 전력 소비량을 나타내는 에너지 단위 이 숫자가 어느 정도냐? 우리나라가 550TWh/y정도 쓴다고 보면 됩니다. 우리나라 1년 사용량만큼을 AI 데이터센터가 혼자 쓴다. 미국 전체 전력 소비의 20% 정도는 데이터센터가 혼자 사용하게 됩니다. 전기 사용과 컴퓨테이션 파워가 증가되면서 필요한 반도체 칩의 양의 증가는 이제 시작 단계라는 겁니다. 젠슨 황 | 엔비디아 CEO (2026년 6월) AI 팩토리 건설은 매우 중요합니다. 수익성이 있다면 누구든지 더 많은 AI 팩토리를 원할 겁니다. 데이터센터의 절반 정도는 미국에 있습니다. 미국이 그걸 다 AI 데이터센터로 바꾸고 빅테크들이 자신들의 데이터센터를 끊임없이 짓기 시작하면 전기 사용과 반도체 물량 공급이 병목 현상을 일으키게 된다. 반도체보다 더 심각한 게 전기의 병목이에요. 송전망, 발전소라는 거대 인프라를 깔아야 되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데이터센터를 지으려고 했더니 전기가 없어요. 미국은 2000년도 이후부터는 전력 설비를 늘려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제조업이 없었기 때문에 거대한 공장을 돌릴 만한 전기가 필요 없었어요. 경제가 선진국으로 진입할수록 전력 소비를 하거나 더러운 산업이거나 숙련노동자가 필요 없는 공장들을 해외로 이전하기 때문에 에너지를 과다 소비하는 생산 시설이 별로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미국도 설치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AI가 등장했어요. 엄청나게 많은 전기가 필요해지고, 전력 설비 부족에 직면하게 되죠. 발전소가 없네? 송전망이 없네? 그래서 데이터센터들이 발전소를 짓거나 발전소 옆으로 가거나, 전기가 있는 건 다 끌어가기 시작했어요. 그 지역 주민의 전기 요금이 오르기 시작하고 전기가 사회적 문제가 된 거죠. 그래서 소비자들의 요금을 올리지 않는 소비자 방어 플레지(서약)*을 해요. *전력 비용 자체 부담 원칙 : AI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비용을 기업이 전액 부담하여 일반 납세자를 보호한다 데이터센터를 짓는 빅테크들 때문에 전기 요금이 올랐고 시민 반대가 심하니까 '너희 돈으로 지어' 하면, 돈이 많이 드니까 데이터센터를 짓지 않을까? 그렇지 않았어요. 이 서약에 참여한 기업은 7개가 있는데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오라클, 오픈 AI, xAI까지 '발전소에 들어가는 돈,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송배전 비용, 백업 인프라 다 투자할게. 유동성이 넘쳐나기 때문에 돈을 써서 발전 설비든 뭐든 내가 다 가져갈 거야'라고 에너지 자급자족 계약을 맺습니다. 결국 AI 데이터센터와 전기는 다 돈으로 공급되는 건데 돈을 쏟아부어 줄 수 있느냐가 핵심 사안이에요. 과연 이 돈은 끊임없이 공급될 수 있을까요? 유동성이 어디까지 버텨줄 거냐. 즉 발전 설비와 관련된 문제는 시간 싸움이에요. 전기를 끌어와서 2030년 내 빅테크들 간의 경쟁은 게임이 끝나요. 돈을 얼마든지 써서 후발 주자를 따돌리고 AI 구독자를 독식하고 기업형 요금제로 서비스 하면서 게임을 끝내려고 하는 겁니다. 서열 정리가 돼서 랭킹 1~4등 정도가 승리하고 게임이 끝날 거다, 나머지는 사라지게 될 거라는 게 데이터센터와 전력 설비에 대한 투자 방향이 될 거다. 반도체가 10년 전에는 20개 정도의 메모리 업체가 있었어요. 지금 3개 남았거든요. 다 죽었어요. 그런 치열한 생존 경쟁을 통해서 AI를 해야 되기 때문에 당장 전기가 필요한 거예요. 몽땅 돈을 때려 박고 있기 때문에 전 세계에 있는 발전기자재 물량, 전선기자재 물량, 변압기, 변전기, 차단기까지 싹 끌어가고 있는 게 미국이죠. 우리나라에서 주식이 날아가고 있는 반도체, 전력기자재 업체들, 전선 업체들, 다 여기에 파는 겁니다. 이주수 |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대표이사 반도체가 AI의 두뇌라면 전력은 AI의 심장입니다. 우리가 아무리 뛰어난 기술을 갖고 있어도 안정적인 에너지가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미래 산업의 성장도 지속될 수가 없을 것입니다. 앞으로의 에너지는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기반이 될 것입니다. 전기화로 가는 핵심 병목..송전망 인프라가 시급한 이유 전기의 중요한 특성이 있어요. 다른 에너지와 다른 특성인데, 수요 공급이 항상 맞아떨어져야 돼요. 100을 생산하면 100을 써야 되고, 80을 생산하면 80만 써야 되고, 소비가 갑자기 100으로 늘면 생산을 100으로 맞춰줘야 돼요. 조금이라도 어긋나면 무조건 정전이에요. 발전이 많고 소비가 부족하면? 정전. 발전이 부족하고 소비가 많으면? 정전. 60Hz*라고 하는 주파수를 맞춰야 돼요. *60Hz : 전력 시스템의 교류 전류가 1초에 60번 진동하는 것 과거 24시간 돌아가는 발전기, 원전이나 석탄이나 천연가스 중심 사회에서는 수요가 움직이면 발전기를 껐다 켰다 하면서 맞춰주기 쉬웠어요. 그런데 재생 에너지가 증가하면 통제가 안 돼요. 바람이 불고 안 불고, 태양이 떴다 안 떴다, 갑자기 폭우가 온다거나 하면 공급단이 흔들립니다. 정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겁니다. 주파수를 맞춰주는 게 전기를 공급하고 재생 에너지를 확대하는 과정에 중요해요. 전국 단위로 주파수가 맞아야 돼요. Q. 국내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60Hz 기준을 어떻게 진단? 설날에 있었던 전력 믹스예요. 설날은 공장이 쉬어서 전력 소비가 줄어서 전체 수요가 50GW 정도예요. 여름에 뜨거울 때 수요가 100GW 정도니까 설날에는 반밖에 소비가 안 되는 거죠. 전기는 부족하면 안 되니까 가장 피크 때를 대비해서 발전 설비를 가지고 있는데, 반밖에 사용을 안 하는 거예요. 그런데 수요와 공급이 항상 맞아야 된다. 태양광을 쓰고, 석탄·가스로 주파수를 맞추고, 기저에 원전. 원전은 출력 조정이 쉽지 않아요. 원전으로 고정 출력을 내고, 재생 에너지가 늘어나면 가스를 줄이고 재생 에너지가 부족하면 가스를 늘려요. 가스 자원으로 주파수를 맞추는 거죠. 그런데 재생 에너지 발전이 너무 많이 늘어나면, 공급이 늘었는데 원전을 갑자기 못 꺼서 공급이 100을 넘으면 정전이 돼요. 중요한 문제예요. 주식 투자할 때도 한 바구니에 모든 것을 담지 않듯이, 전력 역시 남아도 안 되고 부족해도 안 되는 상황을 대비하려면 유연한 전력원을 많이 가지고 있어야 돼요. 그렇지 않으면 시스템을 유지하기 어려워요. 전기를 편리하게 쓰고 있지만 발전해서 소비지까지 연결하고 주파수를 조정하고 지역적으로 전압 안정도를 맞추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제일 좋은 건 수요지까지 바로 공급해 주면 돼요. 송전망만 있으면 전기는 수요지까지 전달돼요. 송전망이 없으면 발전을 해도 전달이 안 되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이 안 맞죠. 송전망이 전기화로 가는 핵심 병목입니다. 건설하는 데 시간도 많이 걸리지만, 직접적인 편익은 적은데 지나가기만 하니까 반대하는 경우도 많아서, 전 세계가 송전망 문제에 시달리고 있어요. 이걸 해결하기 위한 국민적인 합의나 정치적인 결론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전력 수요 폭증 버텨낼 수 있을까 우리나라 전력 시스템은 몇 가지 특성이 있어요. 다른 나라와 달라요. 제일 중요한 건 독립 계통이라는 거예요. 다른 나라와 송전망이 연결돼 있지 않아요. 섬이죠. 북한과도 일본과도 중국과도 연결이 안 돼 있죠. 송전망이 연결돼 있으면 부족하고 남을 때 교역을 할 수 있어요. 유럽은 다 연결돼 있어요. 독일은 11개국이랑 연결돼 있어서, 부족하면 프랑스 원전이나 네덜란드 가스 발전에서 사 와요. 내가 넘치면 다른 나라에 팔아요. 근데 우리는 독립된 섬이에요. 혼자 여기서 다 맞춰야 돼요. 전력 밀도도 높아요. 땅이 작기 때문에 원전을 지어도 태양광을 지어도 밀도가 높아요. 한 지역에 많이 지을 수밖에 없어요. 좋은 지역을 중심으로 발전 단지들이 분포돼 있어요. 해변가를 따라서 주로 분포돼 있죠. 수도권이 전기를 제일 많이 쓰는데 수도권엔 발전기가 부족하고, 먼 지역에서 끌어오는 시스템이에요. 그러다 보니까 송전망을 많이 지어야 되는 시스템이죠. 우리나라는 재생 에너지 보급이 10%가 안 되어서 재생 에너지 발달 2단계 정도지만 3~4단계의 문제점을 보이고 있다. 송전선을 깔지 못하고 있고 발전 설비는 빨리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죠. 미스매치가 일어나고 있는 겁니다. 재생에너지가 확대됨에 따라서 주파수 불안정, 전압 불안정, 유연성 부족, 관성 저하, 계통 복원력 저하 같은 문제들을 동시다발적으로 해결해야 돼요. 그런데 반도체가 얽혀 있습니다. 반도체 공장은 전기를 많이 먹습니다. TSMC가 타이완 전기의 5%를 사용하다가 5년 만에 10%까지 올라갔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금은 7% 정도 사용할 겁니다. 삼성전자가 1년에 전기 요금으로만 5조 원 가까운 돈을 냅니다. 지금 반도체 팹 공장을 늘리고 있죠. 거기에 들어가는 전력 설비만 해도 15GW 정도 됩니다. 국가산단과 일반 산단 공급 방안을 보면, 송전망으로 연결하는 방안입니다. 근데 송전망이 계속해서 지연되고 있죠. 송전망이 문제면 송전망을 구축해 주는 과정도 해야 되고, 그게 늦어질 때를 대비해 온사이트 발전이나 다른 지역으로의 이전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만, 전체 코스트와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면에서 무엇이 우월한 방법인지 고민해야 되거든요. 그렇지 않으면 중국·대만·미국의 마이크론과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는데 시점을 놓쳐버리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있는 거죠. 데이터센터들이 한국에 들어오고 싶어 해요. '미국에서 전기를 못 찾고 있는데 딴 데다도 지어야 되겠다' 원래는 에너지가 많은 중동을 생각했는데, 중동이 저 모양이 됐죠. 안정적인 자리를 찾고 싶은데 중국은 들어갈 수가 없어요. 동북아에 믿을 만한 지역이 일본과 한국밖에 없어요. 근데 일본 전력 요금이 우리의 2.5배 정도로 비싸요. 안정적이고 싸고 전기가 끊어지지 않는 나라를 찾기 어려워요. 빅테크들이 돈을 좀 더 주고서라도 우리나라에 들어오고 싶습니다. 그런 회사들이 자꾸 문을 두드리고 있죠. 이렇게 데이터센터 짓기 좋은 환경인 우리나라에서 전기가 발목을 잡으면 안 된다. 그런데 지방으로 가라는 게 첫 번째 명령이에요. 해외 인력이 거기 상주를 해야 되고. 이런 문제들을 해결해 주려면 인센티브가 있든지 수도권의 발전기를 열어주든지 해야 된다. 지산지소라고 그 지역에서 생산된 전기를 그 지역에서 많이 쓰면 송전망을 적게 지어도 되죠. 그래서 지방에 있는 발전기 쪽으로 넘어가는 게 데이터센터의 입장에서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받는 하나의 방법이기는 합니다. 그렇다고 수도권은 다 막아버린다? 그러면 데이터센터가 자기 위치를 마음대로 결정을 못 하게 되죠. 어려운 문제예요. 발전소를 자꾸 한 곳에 몰아서 짓고 나면 송전망 문제가 터질 수밖에 없어요. 특히 재생 에너지는 지리적으로 국한되는 자원이에요. 태양이나 바람이 좋은 지역에만 깔죠. 거기에 산업단지가 없는 경우가 많아요. 그러면 송전망을 더 깔아야 되거든요. 최적의 위치가 무엇이냐를 잘 고민해야 된다. 전기가 곧 국가 경쟁력..AI 패권의 진짜 승부처 Q. 전력 경쟁력이 산업 생태계와 국가 경쟁력까지 어떻게 이어지는지 연결고리를 구체적으로 짚는다면? 과거에 제일 중요한 에너지는 석유였고, 그게 페트로 스테이트(석유 국가)입니다. 요즘은 일렉트로 스테이트(전기 국가), 전기로 에너지를 공급하는 나라. 전기를 충분히 만들어내야 돼요. 저렴하게 만들어내면 더 좋고요. 앞으로는 에너지 패권이 전기로 넘어간다. 안정적인 전기를 공급해 줄 수 있는 국가가 되어야 한다. 과거에 시추하고 매장된 걸 찾던 시절에서 발전소를 어떻게 지을까, 송전망을 어떻게 깔까, 배터리를 어떻게 연결할까, 그걸 안정적으로 돌리기 위한 차단기·변전기 같은 시설은 어디에 어떻게 놓을까 등이 앞으로 에너지 패권 싸움에서 핵심이 될 거예요. 우리나라는 제조업이 GDP의 30%를 차지하는 막대한 에너지 다소비 국가예요. 에너지를 많이 써서 에너지원 수입을 많이 하니까 막아야 된다? 우리가 다 쓰는 게 아니에요. 중간재로 에너지를 쓰고 가공 무역을 해서 외국에 팔아요. 에너지 수입을 막으면 수출도 줄어든다는 이야기예요. 수입 에너지를 잘 활용해서 전기를 얼마나 만들 것이냐라는 게 첫 번째. 두 번째는 국내 에너지 산업을 일으켜야 된다. 국내에 있는 에너지는 재생 에너지, 그리고 소규모의 우라늄만 있으면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어요. 에너지 안보의 또 하나의 방법이 되겠죠. 전기 국가로 가는 방법은 전력 설비의 안정성을 증가시킴과 동시에 에너지원을 안정적으로 구축해 줄 만한 걸 만들어내야 돼요. 그러니까 무탄소 에너지인 재생 에너지와 원자력 에너지를 국내 에너지로 본다면 많이 늘리는 게 좋기는 해요. 앞으로 에너지 패권에 중점적인 변화가 일어날 겁니다. 공급망과 기존 소재, 원소재까지의 공급망을 다 갖추고 있는 나라가 아니면 중국에 매달려야 돼요. 우리나라가 현재 잘하고 있지만 미래에도 잘할 수 있도록 서포트를 해줘야 된다. 전기 국가로 가기 위해서 전기의 사용량이 늘어날 것을 예측하고 데이터센터에도 반도체 설비에도 충분히 공급해서 전력화가 진행될 수 있도록 하고, 다른 산업에서 화석 연료를 쓰는 부분도 전기로 전환할 수 있게 하는 과정에 천문학적 비용이 필요해요. 돈을 많이 투자해서 그 산업들이 대한민국에 존재하도록 해야 된다. Q. 우리나라는 그런 걸 잘할 수 있는 나라인가요? 중국이 갖고 있는 모든 밸류체인, 재생에너지 또는 배터리, 전기자동차, 전력기자재 등과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 전 세계에서 반도체, 자동차, 방산, 철강, 석유화학 등을 하는 나라는 중국과 우리밖에 없어요. 반도체는 우리가 더 잘하는 거고, 데이터센터와 관련된 SMR 사업들이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그런 원전 기술들은 우리나라가 최고고요. 서구권에서 원전을 지어본 경험이 있는 나라는 프랑스와 우리밖에 없어요. 그런데 프랑스는 너무 오래 걸리고 너무 비싸요. 건설 기간이 가장 짧고 가장 저렴하게 짓는 게 우리나라예요. 그러니까 원전과 관련 기술은 독보적이라고 보면 되고, 미국이 원전을 30년간 안 지었는데 지으려고 한다면 손 벌릴 곳은 우리나라밖에 없다는 거죠. 전력기자재 산업은 우리나라가 압도적으로 유리한 산업입니다. 우리나라 전력 3사는 데이터센터에 설비를 공급하는 게 넘버 원입니다. 물론 중국을 미국이 막아주기 때문에 가능한 겁니다. 자유무역이 쇠퇴하고 WTO 체제가 무너지고 보호무역주의, 블록화 경제로 가는 동안, 미국이 중국을 블록해주는 동안 우리는 미국과의 설비 수출이 끊임없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에 설비가 없는 건 아닌데 그만큼의 설비를 늘려줄 수 있는 가능성이 우리밖에 없거든요. 미래의 성장 산업을 만들기 위해 데이터센터도 많이 짓고 데이터센터에 전기도 충분히 공급하고 반도체 공장도 확장하고 제조업에서는 앞으로 휴머노이드가 작업을 해야 된다는 사실을 보면, 데이터센터가 없으면 제조업도 망한다. 에너지를 전기로 전환시켜야 돼요. 그래서 전력기자재 산업과 반도체가 이끌어가는 경제 체제로 빨리 전환해야 된다. 이주수 |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 대표이사 결국 대한민국의 미래 경쟁력은 안정적인 에너지 선택에서 시작됩니다. 균형 잡힌 에너지 믹스는 우리 산업이 흔들림 없이 성장하고, 미래 세대가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장에는 힘이 필요합니다. 흔들리지 않을 힘, 더 높이 뻗어나갈 힘. 들을수록 똑똑해지는 지식뉴스 "교양이를 부탁해"는 최고의 스프 컨트리뷰터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양인이 되는 힘을 채워드립니다. 서은숙 컨트리뷰터 상명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 금융위원회 금융발전심의회 위원 전 한국투자공사 운영위원 미국과 일본의 금리 흐름이 동시에 심상치 않습니다. 오늘 새벽 케빈 워시 체제에서 열린 첫 연준 회의는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시장이 기대했던 신호 대신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습니다. 그 여파로 미 국채금리는 다시 급등세를 보였죠. 엊그제 일본은행도 정책금리를 1%로 올리며 31년 만의 고금리 구간에 들어섰습니다. 문제는 이 두 사건이 따로 떨어져 있지 않다는 점입니다. 일본의 초저금리 시대가 끝나고, 전 세계에 풀렸던 엔화 자금이 회수되기 시작하면 미국 장기 국채금리까지 흔들릴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지금의 미국 국채금리 쇼크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30년 동안 세계 금융시장의 돈줄 역할을 해온 일본의 변화와도 맞물려 있는 겁니다. 미국 국채금리 쇼크, 시작은 플라자 합의였다? 미국 장기 국채금리와 일본 국채금리 데이터를 보면, 미국의 30년물 국채금리가 5%를 넘어섰죠. 2007년 이후 19년 만에 5%를 넘어선 겁니다. 일본의 10년물도 2.8%까지 올라갔어요. 일본의 2.8%는 굉장히 의미가 있는데 29년 만에 처음입니다. 흔히 일본 경제를 '0% 금리 시대를 30년 동안 경험한 나라'라고 하잖아요. 그런 차원에서 10년물 국채금리가 2.8% 이상 올라간 것은 유의해서 봐야 되는 데이터라고 볼 수 있고요. 일본의 국채금리를 이해하려면 역사를 봐야 돼요. 1985년 9월 22일 플라자 합의*. *플라자 합의(1985) : G5의 재무장관들이 외환시장 개입에 의한 달러화 강세를 시정하도록 결의한 조치 플라자 합의가 뭐냐면, 지금 G5인 미국·일본·영국·서독·프랑스가 모여서 합의를 이루었어요. 그 당시 미국이 재정 적자도 심했고 무역 적자도 심했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달러 가치를 하락시키고 엔화 가치를 강제적으로 높게 만드는 합의를 이루었습니다. 미국 무역 적자의 37%가 일본에 대한 적자였어요. G5가 모여 미국은 유리하게, 일본은 불리한 경제상황으로 몰고 가는 플라자 합의가 엔화 가치를 굉장히 높였어요. 원래 1달러 250엔이었는데 1년 만에 150엔, 2년 만에 120엔, 반으로 줄어들었어요. 엔화 가치가 비싸지면 일본 기업들은 힘들어지죠. 물건을 파는 게 어려워집니다. 기업이 물건을 못 팔게 되면 경제가 안 좋아지고, 경제가 안 좋아지니 일본 정부가 경기를 활성화하는 정책을 쓰기 시작했죠. 그래서 일본의 중앙은행은 금리를 내립니다. 기업에 돈이 들어가서 경제가 활성화되기를 원했는데, 이 돈이 부동산과 주식으로 다 갔어요. 그 당시에 일본 황궁을 팔면 캘리포니아를 살 수 있다고 할 정도로 부동산 가격과 주식 가격에 버블이 굉장히 심했습니다. Q. 일본 버블경제 호황기라고 하는 게 플라자 합의 이후에 생긴.. 85년 이후 90년까지 버블이 굉장히 심해진 거죠. 결국 1990년 1월에 버블이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주식 가격이 70% 정도 떨어지고 그에 따라서 부동산 가격도 굉장히 떨어지죠. 예를 들어 돈을 빌려서 100억짜리 건물을 샀다면 이게 30억이 된다는 뜻입니다. 그러면 버는 돈 전부를 이자 갚는 데 써야 됩니다. 개인들은 소비하지 않고 빚 갚기 시작하고, 기업은 투자하지 않고 빚 갚기 시작하고, 이렇게 되니 경기가 좋지 않게 되겠죠. (소비) 수요가 줄어들겠죠. 소비가 줄어들면 다시 공장이 돌아가는 것은 중단될 거고, 그러면 임금은 다시 동결될 거고, 그래서 흔히 얘기하는 일본 디플레이션 시대,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이 오기 시작하죠. "뭘 해도 안 잡힌 디플레" 일본이 내린 마지막 처방 인플레이션이 더 위험하다고 얘기하지만, 디플레이션도 인플레이션만큼 경제를 위축시키는 이슈다. 일본 정부도 할 수 있는 건 다 합니다. 경제가 돌아가도록 해야 되잖아요. 그래서 돈을 살포하기 시작했어요. ① 1999년 제로 금리 정책 1999년 2월 세계 최초로 제로 금리 정책을 시작해요. 사람들이 돈을 빌릴 때 이자를 하나도 안 낸다. '일단 갖고 가서 좀 써, 투자도 하고 소비도 하고'. 그래도 디플레이션이 안 잡혔어요. ② 2001년 양적 완화(QE) 금리를 0% 이하로 내릴 수 없으니, 할 수 있는 것은 돈을 푸는 거예요. 시중에 있는 채권을 사들여서 돈을 푸는 정책을 쓰기 시작합니다. 문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이 왔죠. 명목 GDP가 1995년 수준에서 2012년까지 17년 동안 하나도 늘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것을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다가 2013년에 아베 신조 총리가 집권을 합니다. 이때 세 개의 화살*이라고, 경제를 정상화하기 위해서 ①돈을 더 푸는 대담한 금융 정책, ②확장적인 재정 정책(정부도 채권을 발행해서 돈을 풀겠다), ③구조 개혁 하겠다는 거예요. *세 개의 화살 : 일본 아베 신조 총리의 핵심 경제 정책인 아베노믹스의 3가지 요소 ③ 2013년 양적 질적 완화(QQE) 그리고 2013년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를 임명합니다. 이분이 왜 유명하냐면 취임 직후에 발표한 게 QQE*가 있어요. 양적 질적 완화(Quantative Qualatative Easing)예요. *QQE(양적 질적 완화) : 중앙은행이 매입하는 자산 종류를 국채 외에 회사채, 주식까지 위험자산으로 다변화하는 것 유동성을 나타내는 M2가 있어요. 중앙은행이 돈을 풀고 그 돈이 더 시중에 돈이 풀리게 하는 이 M2를 두 배로 늘리겠다. 그리고 매년 50조 엔씩 채권을 사 들이겠다. 너무 강력해서 시장이 엄청나게 충격을 받았습니다.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는 것은 본원 통화가 시중에 풀리는 것이기 때문에 돈이 계속 풀리는 거죠. 그 정도 돈을 막 쏟아 부은 거죠. 디플레이션이 잡혔을까요? 못 잡았습니다. 그렇게 돈을 풀었는데도 안 됐어요. ④ 2016년 마이너스 금리 그래서 2016년 1월에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합니다. 구로다 하루히코 | 당시 일본은행 총재 (2016년 1월) 필요한 시점까지 마이너스 금리를 포함해 양적 질적 완화를 계속할 것입니다. 은행에 돈을 맡기면 수수료 다 내주겠다. 그래도 안 잡혔어요. 이 시점에서 2016년에 구로다 총재가 뭐라고 얘기했냐면 '할 만큼 다 했다. 우리가 가진 모든 수단을 다 사용했지만 디플레이션을 잡지 못하겠다'. 전 세계에 풀린 '이자율 0%' 엔화의 힘 30년간 제로 금리, 양적 완화, 양적 질적 완화, 마이너스 금리까지 다 풀었는데도 안 됐잖아요. 그래서 2016년 9월에 마지막 카드를 씁니다. ⑤ 2016년 YCC 정책 그 유명한 YCC(Yield Curve Control)*예요. 수익률 곡선을 통제하는 겁니다. *YCC(장단기 금리 조작) 정책 : 장단기 금리 목표치를 설정하고 이에 맞춰 채권을 매수·매도하는 정책 이 수익률 곡선을 통제하는 것이 국채금리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굉장히 중요한 거예요. 끝까지 안 돼서 한 제도니까 극단적이겠죠. 기존의 QE는 돈의 푸는 양을 얼마만큼 풀 것인지 정하는 정책이에요. 근데 YCC는 10년물 국채금리를 0%에 고정시키겠다. 그러니까 무한정 채권을 사는 거죠. 금리가 조금이라도 올라가면 중앙은행이 무한정 채권을 살 거니까, 시중에 주는 시그널이 뭐겠어요? '금리 이제 안 올라가. 그러니까 지금 다 써'. 일본이 그때 GDP 대비 부채가 200%가 넘었어요. 금리가 조금만 올라가면 재정 파탄이 나는 정도예요. 금리 1%로 오르면 GDP의 거의 6%가 이자로 날아가는 정도. 그동안 이렇게 돈을 풀었으니 얼마나 재정 적자가 심하겠습니까? 그래서 양 대신 가격, 금리를 직접 컨트롤하겠다, 무조건 0%로 맞추겠다고 한 거죠. 일본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면 구명조끼 같은 거였죠. 근데 YCC를 0%로 잡는다는 뜻은, 0%의 이자율로 돈을 빌려서 전 세계에 투자할 수 있는 거예요. 전 세계에 일본의 대출 0% 금리의 자금이 풀리기 시작합니다. 0%의 일본 돈을 빌려서 미국이 채권 발행하는 거 다 사주고, 신흥국에서 자금 필요하다고 하면 다 빌려주고 투자해 주고, 엔캐리 트레이드*가 여기서 나옵니다. *엔캐리 트레이드 : 저금리 엔화를 빌려 고금리 달러 자산에 투자하는 것 일본 중앙은행을 '금융시장의 닻'이라고 하거든요. 저금리를 유지하게 한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게 이 YCC 정책이에요. 일본이 30년간 '전 세계 ATM'이었다. 핵심은, 2024년에 일본의 0% 금리가 끝났습니다. "세계 ATM이 멈추기 시작했다" 일본 긴축이 불러온 변화 일본의 YCC가 왜 끝났는가? 30년 만에 일본의 인플레이션이 2%가 넘었어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공급 비용이 높아지면서 수입 가격이 비싸지다 보니까 일본 기업들이 임금을 올리기 시작하고, 이렇게 경제가 외부 충격에 의해 돌아가기 시작하면서 인플레이션이 2%를 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엔화 가치가 30%가 떨어졌어요. 이것을 방어할 필요가 생기고, 돈을 회수해서 엔화 가치를 올려야 되는 거죠. 2024년 3월 17일에 일본은행이 금리를 올리면서 YCC를 공식적으로 종료하고 일본의 정책 금리를 올리기 시작해요. 그래서 0%에서 풀려났습니다. Q. 일본 경제가 정상 구도로 가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한 거죠? 그렇죠. 금리를 0%에 맞출 필요가 없게 되잖아요. 그리고 7월에 양적 긴축을 발표합니다. 양적 긴축은 '이제 통화를 좀 해소하겠다'라고 하는 거죠. 원래 일본 국채를 한 달에 거의 5.7조 엔씩 사들였는데, 절반인 2.9조 엔으로 줄였어요. 양적 긴축을 한다는 뜻은 채권을 더 이상 만료가 되면 사지 않는다, 투자하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채권을 사지 않기 시작하면서 채권 가격이 떨어지고, 채권 가격이 떨어지면 금리가 올라갑니다. 그래서 10년 국채물 금리가 올라가기 시작해서 지금 2.88%까지 올라간 거예요. 더 중요한 건, 일본은 지금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일 겁니다. 미국 국채에 투자한 자금이 일본으로 돌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자금 회수 속도가 붙기 시작했어요. 이게 미국 금리가 올라가는 것과 연계가 돼요. "일본 자금 회수에 전쟁까지" 경고등 켜진 미국 국채금리 쉽게 설명하면, 미국 국채가 5%로 수익률을 줘서 일본이 투자하려고 했는데, 일본 엔과 달러와의 환율 비용(헤지 비용)이 5%가 넘어요, 환율 변동 폭이 크다 보니까. 미국 국채를 갖고만 있어도 손해를 보는 상황이 발생해요. 그래서 미국 국채를 팔기 시작합니다. 1분기에만 일반 투자자들이 약 5조 엔(약 47조 원)의 미국 국채를 매도했어요. 2022년 이후 최대 매도 규모입니다. 일본이 미국 국채 최대 보유국으로 1조 2천억 달러 정도를 들고 있거든요. 이 큰손이 매도하기 시작하면 미국 채권 가격이 떨어지고 미국 장기 금리가 오를 수밖에 없습니다. 거기에 중동 전쟁이 기름을 부었죠. 브렌트유가 한때 120달러를 넘어섰고 이게 CPI와 PPI, 도매물가지수에 영향을 미치다 보니까 지금 발표된 도매물가지수가 약 6%까지 올라갔어요. 물가가 올라간다는 뜻은 결국 장기 국채금리가 올라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는 거죠. Q. (최근) 미국 베센트 재무장관이 일본에 갔던데, 일본의 어떤 국채금리가 올라가는 이게 미국의 장기 국채금리가 올라가는 연결 구조가 같기 때문에 진정시키러 갔나요? 그런 얘기도 있고요. 사실 미국이 어떻게 보면 지금 굉장히 어려운 시기잖아요. 왜냐하면 미국의 장기 국채금리는 모기지 금리와 연동돼요. 대부분의 미국 사람은 90% 이상이 렌트, 모기지 대출을 받아서 살기 때문에 그 비용이 큰 부담으로 가고 있어요. 물가도 올라가고 있는데 모기지 비용이 늘어나면 불만이 급증하겠죠. 중간 선거를 앞두고 굉장히 민감한 이슈 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렸으면 좋겠는데 물가가 계속 올라가고 있으니 내릴 수 없는 상황이잖아요. 거기에다가 지금 일본이 엔캐리 청산을 하고 있는 상황 때문에 중장기 국채금리가 더 올라가고 있는 것도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인 거죠. 그러면 일시적인 현상이냐, 좀 지나면 괜찮지 않겠냐? 이 얘기를 길게 설명한 것은, 일시적인 현상일 수가 없는 거죠. 그런 부분에 있어서 조심해야 한다.
성장에는 힘이 필요합니다. 흔들리지 않을 힘, 더 높이 뻗어나갈 힘. 들을수록 똑똑해지는 지식뉴스 "교양이를 부탁해"는 최고의 스프 컨트리뷰터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양인이 되는 힘을 채워드립니다. 이승훈 컨트리뷰터 서울대학교병원 신경과 교수 서울대 의과대학 의학과 뇌신경과학 박사 신경약물임상시험학회 회장 <착한 염증 나쁜 염증> 저자 당뇨, 돌이킬 수 없는 병? 분기점 넘기 전 골든타임 사수해야 Q. 최근 몇 년 동안 당뇨 환자가 급증하고 당뇨 비율이 높아지는 이유는? 두 가지 요인이 있습니다. 첫 번째, 당뇨 환자가 명백하게 급증합니다. 젊은 나이에서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이유가 있고요. 두 번째, 진단 방법이 편해지고 예민해졌다. 과거에는 환자가 당뇨 환자라면 일단 의사가 '치료에 반응이 떨어지겠구나. 예후가 나쁘겠구나. 기본적인 치료에 대한 반응이 나쁠 거야' 이렇게 생각해요. 다른 환자에 비해서 불량한 환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진료를 봅니다. 그 당시에 당뇨 환자는 정말 심각한 환자들이었어요. 당뇨 환자는 기본적으로 세 군데가 망가진다고 생각하거든요. 눈이 멀고 신장이 망가지고 신경이 망가진다고 해서, 팔다리 감각이 떨어지고 신장 기능이 망가져서 나중에 투석을 해야 되고 눈이 멀어요. 이 세 가지가 기본적인 당뇨 합병증이고 큰 신경이 망가지면 뇌졸중, 심근경색이 생기는데, 이런 거 생기기 전에 이미 말초 장기들의 문제들이 생기는 환자로 당뇨 환자를 인식했어요. 그 정도 돼야 당뇨 환자라고 했는데 그 진단이 예민해졌다. 과거에는 진단 방법이 좀 복잡했습니다. 공복 혈당이나 식후 2시간 혈당, 밥이 아니라 고농도의 포도당을 먹인 후에 재는 방법이 정확한데, 지금은 식사와 무관하게 혈액 검사로 당화혈색소(HbA1c)로 간단하게 검사하는 걸로 전 세계가 합의했어요. 이후에 당뇨 환자가 조금 더 늘어났습니다. 이 방법이 타당하다고 합의했기 때문입니다. 이 방법 이후로는 당뇨가 심각해지기 전인 초기 단계의 당뇨를 많이 진단하게 됐습니다. 보건학적으로는 좋은 소식입니다. '당뇨 환자들을 많이 진단해서 약을 많이 쓰기 위한 음모 아니냐' 생각할 수도 있는데, 당뇨가 초기일 때 잘 진료해서 적은 약으로 큰 병이 되지 않게 막는 게 좋은 거거든요. 당뇨는 무조건 비만과 관련이 있습니다. 마른 상태에서는 거의 안 생겨요. 당뇨가 두 가지 타입이 있는데, 소아 당뇨는 우리 몸의 췌장이라는 소화기관 중에 베타세포에서 인슐린을 만드는데, 그 인슐린의 역할은 혈액에서 포도당이 오면 세포에 초인종을 누르는 역할이에요. '포도당 가지고 들어가세요 띵동' 하고 들어가게 해야 하는데, 소아 당뇨는 베타세포가 파괴됐어요. 인슐린이 아예 안 나와요. 띵동 누르러 갈 사람이 없어요. 포도당이 자기를 소개해야 되는데 소개할 사람이 없으니까 혈액 안에서 혈당이 높아서 당뇨가 되는 상태고, 선천적으로. 진단하자마자 인슐린을 주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일반적인 성인 당뇨는 인슐린이 나오는데 초인종이 잘 안 먹혀요. 띵동 소리가 너무 작거나 못 들어요. 살이 찌게 되면 지방이 많아지고 지방산이 나오는데, 그 지방산이 초인종에 껴서 띵동 소리를 잘 못 듣게 된다. 그래서 포도당이 들어가려고 했는데 못 들어가고 혈당에서 많아지게 되는 상태가 되고, 췌장은 무리하게 되죠. '내가 인슐린을 적게 보냈나? 그럼 더 많이 보내야지' 췌장이 무리하게 되고 더 쥐어짜고 인슐린 더 많이 나오게 되는 거죠. 살이 쪄서 지방산이 많이 나온 것이 시작이었기 때문에, 그 문제가 해결되면 당뇨도 해결되는 경우가 많죠. 우리나라에서 특히 왜 많아졌냐. 살이 쪄서, 고열량의 식사를 많이 해서. 198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서구화된 식단, 햄버거나 피자 같은 게 프랜차이즈 음식으로 거의 들어오지 않았었는데 그 이후에 엄청난 고열량 식단들이 마구 들어오게 되니까 그때부터 살이 찌기 시작하면서 지금은 젊은 20~30대에서도 당뇨 환자들이 늘어나기 시작했죠. 모든 병이 분기점이 있어요. 몸이 당뇨 상태로 접어들었다는 피검사가 나오는데, 당화혈색소를 봤더니 8.5가 나오는 명백한 당뇨여서 옛날 같으면 인슐린이나 당뇨 약을 써야 되는데, 체중 5kg 빼면 정상으로 가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요. 한 6개월 안에, 순식간에. 체중이 빠졌을 때를 직관적으로 해석하면, 초인종에 꼈던 지방산들이 내부 청소 시스템에 의해서 빠져나갔다고 이해해도 됩니다. 사실 이 안에 들어갔던 것들이 비가역적으로 망가뜨린 손상이 아니라 초인종 소리를 좀 줄이는 정도의 변성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합병증이 생긴 상태, 눈이 멀거나 신장이 망가지거나 신경이 망가지는 상태는 장기들이 지속적으로 망가지는 궤도에 들어가요. 그때부터는 아무리 잘해도 망가진 상태에서 그대로 가든지 좋아질 수는 없고 계속 나빠지는 상태로 가게 되거든요. 이미 한 분기점을 넘어선 당뇨는 되돌아갈 방법이 없습니다. 그 분기점을 넘기 전에 당뇨를 되돌이키는 게 중요하다. 한국인, 당뇨 더 잘 걸리는 체질이다? Q. 한국인들이 췌장의 길이가 짧아서 당뇨에 더 많이 걸린다는 얘기가 있더라고요. 한국인들이 당뇨에 더 많이 걸리는 체질인가요? 한국인들은 일단 기본적으로 작기 때문에 몸 안에 포도당을 처리하는 공장 같은 인슐린을 생산하는 췌장이 클 필요가 없죠. 그런데 1980년대 이후로 갑자기 서구 식단을 먹기 시작해요. 큰 체형은 몸도 크고 근육도 많고 피하지방도 많고 인슐린도 많이 나와요. 그러니까 살이 찌면 피하지방으로 커져요. 몸 자체가 커져요. 그런데 우리는 피하지방으로 들어갈 수 있는 부피가 별로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우리 몸에서 가장 탄력성이 높은 지방이 내장지방이라고 생각해서, 배가 볼록 나오게 됩니다. 그게 (지방을 저장하는) 가장 쉬운 방법이기 때문에. 내장지방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데 거의 호르몬 기관이에요. 피하지방은 쿠션 같아서 아름다운 몸의 곡선을 만들고 부딪혔을 때 몸을 다치지 않게 하는 방어막 같은 역할과 단열을 하는 게 주된 기능이고 에너지원은 거의 아닌데, 내장지방은 에너지원으로서 기본적으로 일단 저장하고 쉬지 않고 계속 아디포카인*이라는 호르몬을 내요. *아디포카인 : 지방조직에서 분비되는 세포 신호전달 단백질. 염증, 면역 및 기타 생리적 과정 조절에 영향 아디포라는 말이 뭐냐 하면, 지방은 지방 덩어리가 아니라 지방세포 안에 들어 있거든요. 모든 사람의 지방세포는 태어날 때 정해져 있고 살이 찌는 건 지방세포가 많아지는 게 아니라 커지는 것입니다. 이만한 세포가 1천 배쯤 커집니다. 뚱뚱해지면 어마어마하게 커져요. 나중에 지방세포 보면 세포핵이 밀려 있어요. 지방만 잔뜩 들어 있고 엄청 커집니다. 커져 있는 상태에서 가지고 있는 지방이 삐질삐질 나오게 돼요. 지방도 나오고 지방세포에서 만든 펩타이드 성분의 호르몬*들이 막 나오게 되는데, 그 호르몬들이 우리 몸에 여러 가지 영향을 주는데 한 가지를 빼놓고는 부정적인 영향을 줘요. *펩타이드 호르몬 : 아미노산 사슬로 구성된 호르몬 이 호르몬들의 이름을 다 합쳐서 아디포사이트*(지방세포)에서 나오는 카인(호르몬)이라고 해서 아디포카인이라고 합니다. 여기에서 아디포넥틴*이라고 하는 동맥 경화를 덜 일으키게 하는 호르몬을 제외한 나머지는 다 염증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해요. 그러니까 지방세포가 많아지면 염증이 강화된다. 그래서 살이 찌면 내장지방을 통해서 염증이 강화되고, 그뿐 아니라 삐질삐질 나온 지방산이 모든 세포에 끼어들어 가면서 인슐린의 신호를 방해하고 그 신호를 증폭하는 아디포카인이 계속 나오게 되면서 염증이 강화되죠. *아디포사이트 : 우리 몸의 지방 조직을 구성하는 지방세포 *아디포넥틴 : 지방을 태우고 혈관을 회복시키며 인슐린 민감성을 향상시키는 '착한 호르몬' 한국인이 왜 나쁘냐. 피하지방은 그렇게 활성도가 높은 지방이 아닌데 내장지방이 활성도가 높은데 많이 먹었으니까, 우리는 먹은 것을 그대로 배설하는 쯔양님 같은 체질이 아니니까 다 가지고 있다. 너무 효율이 좋아서 다 써야 된단 말이에요. 먹은 다음에 이 생화학 공장은 남는 걸 지방으로 변환시킨 뒤, 열심히 내장지방으로 보내버립니다. 결국 배만 나오게 돼요. 그래서 한국인들이 서구권에서 보기 드문, 팔다리는 가는데 배만 많이 나오는 'E.T. 체형'이 많죠. 비만인 체형 이상으로 나쁜 체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염증은 나쁜 의도가 없다" 우리 몸을 지키는 생존 본능일 뿐 Q. 당뇨 위험이 높은 사람은 염증이 더 잘 발생한다? 배가 나오고 살이 찐 사람은 염증이 더 잘 발생한다? 맞나요? 그렇습니다. 사실은 당뇨도 염증 반응이에요. '염증' 불꽃 염(炎) 증세 증(症), 불난 증상. 불이 왜 생겼냐. 기본적으로 급성과 만성으로 나누고, 외부 병원균이 들어오거나 안 들어온 것으로 나눌 수 있죠. 이 네 가지가 다 염증이 일어납니다. 급성으로 균이 들어왔다. 감기 생각하면 돼요. 감기균은 조용히 들어오고 싶었어요. 코로나 때도 조용히 들어오고 싶었잖아요. 그런데 우린 막 죽어 나가잖아요. 그 죽어 나가는 건 균이 일으킨 게 아니라 우리 몸이 염증을 일으키는 거예요. 나가라고 난리를 치는 거예요. 균을 죽이려고 우리 몸에서 난리를 치는 게 염증 반응이에요. 우리 몸을 지키기 위해서 모든 에너지를 동원해서 모든 면역세포는 다 와서 병원균을 다 죽인다고 난리를 치고 있는 게 급성 염증 반응이에요. 균들이 열나는 걸 싫어하거든요. 열나면 백혈구가 활동하기 좋은 온도가 되거든요. 지금부터 내 공간이다라고 생각하는 거고 기침하는 건 나가라고 하는 거고 가래도 얘네들을 뱉기 위해서 우리 몸에서 하는 반응들이고. 재채기, 기침, 열나는 것 전부 다 우리 몸에서 면역세포와 염증이라는 반응이에요. 우리 몸에서 나가라고 사이렌 울리고 소방관, 경찰 다 와서 난리치고 있는 거예요. 그게 급성 염증의 일반적인 반응. 근데 급성 염증인데 균이 안 들어왔다? 이렇게 생각하면 돼요. 가다가 꽈당 넘어졌는데 멍이 들었는데 찢어지진 않았어요. 근데 이 안에 멍이 커다랗게 들었어요. 엄청 뻐근하죠. 뻐근한 것의 원인은 여기서부터 또 염증이 생긴 거예요. 혈관이 터졌는데 혈액이 혈관 안에 있어야 돼요. 근데 혈액이 근육으로 들어갔잖아요. 근육은 혈액을 만난 적이 없어서 얘네들은 근육이 활동하는 데 방해가 돼요. 그럼 각 조직을 지키는 면역세포가 대식세포*라고 있어요. '얘들 청소하자'라고 그때부터 급성 염증 반응이 병원균처럼 비슷하게 작동을 해요. 그래서 얘네들을 청소하기 위한 반응들이 생깁니다. 그래서 또 열나요. 병원균 때만큼 심하게 나지는 않고 신호 체계가 조금 다르긴 한데, 그때도 염증이 생깁니다. *대식세포 : 병원균을 삼켜서 파괴하는 면역 시스템의 핵심 청소부 만성인데 균이 들어왔다, 그런 게 있나요? 있습니다. 많아요. 결핵, 나병, 에이즈 등 오랫동안 지속되는 감염증들은 다 만성 감염성 염증들이에요. 왜 만성으로 가냐? 와서 안 나가니까. 굉장히 치밀한 놈들이라 우리가 가진 시스템으로 내보내기 힘들어서 우리 몸이 고생하고 있는 거예요. 내보내기 위해서 애를 쓰고 있는 상태. 마지막으로 만성인데 균이 안 들어온 상태, 이게 오늘의 주제입니다. 만성인데 우리 몸의 내적인 부분에 의해서 염증이 지속되는 게 무슨 문제가 되냐. 이걸 얘기하기 전에 지금 얘기한 게, 염증이 나쁜 짓을 한 의도가 없는데 우리는 되게 힘들잖아요. 감기 걸려서 힘들면 균이 그런 줄 알고, 우리 몸에서 나가기 위해서 그런 거니까 협조해야 되는데, 해열제를 쓰면 사실 방해하는 거잖아요. 원리적으로 보면 감기가 더 오래갈 수밖에 없어요. 지금 힘들어하는 사람을 위해서 (해열제를) 주는 거죠. 만약 감기가 아니라 폐렴인데 그 폐렴을 죽이는 항생제가 있다면 그게 치료의 핵심이 돼요. A형 독감에 걸렸을 때 타미플루라는 기가 막힌 항생제가 나왔기 때문에, 타미플루는 해열제가 아니고 항생제예요. 균을 죽여버려요. 이 약을 먹자마자 거의 반나절이면 바이러스들이 아작이 나기 시작을 해요. Q. 대신 염증 역할을 해 주는 거군요. 그렇죠. 우리 몸의 염증 반응의 부담을 확 줄여주는 거죠. '내가 대신 이 균을 다 없애줄 테니까 그렇게 과민 반응할 필요 없어'라고 얘기해 주는 거죠. 제가 염증은 좋다고 말씀드렸지만, 염증이 좋든 나쁘든 염증을 '신호 증폭'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신호 증폭의 중요한 원동력이 지방세포에 있다고 생각해야 돼요. 지방세포가 많을수록 어떤 염증이건 일단 신호를 크게 올려줄게라고 하는 부분이 내장지방에서 유래된다. 그런데 당뇨를 일으키거나 악화시키는 게 만성 염증 때문에 시작됐다면, 배 안에 있는 내장지방이 그 신호를 크게 증폭시킨다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염증이 질환으로 발전하는 순간? 만성 염증을 눈치채는 신호 Q. 단순히 염증 수준을 넘어서 당뇨나 암 같은 질환으로 발전하는 결정적인 순간은 언제인가요? 염증이라는 기전이 관여하지 않는 병은 없어요. 염증이라는 기전이 아주 중요한 기전이거나 전체 과정 중에 상당한 기전인 게 60~70% 정도 됩니다. '그럼 염증만 막으면 상당 부분 병들을 막을 수 있겠네' 그게 어떤 뜻이냐면 의도는 좋았으나 과잉 반응이 꽤 심각하구나. 그러니까 이들은 열혈 청년들이라고 생각하면 돼요. '내 역할은 어떻게든 이걸 하라고 했잖아. 내가 이 정도를 해야 전체 개체가 산다'는 철학만 가지고 있다 보니 너무 열심히 해요. 염증이 계속 누적돼서 어느 분기점을 넘어서 병이 생기는 게 아니고, 염증이 계속 누적되다 보면 장기의 손상이 누적됩니다. 그걸 회복시키고 누적되고 회복시키고 그러다가 장기 손상이 어느 분기점을 넘어갔을 때 병이 돼 버려요. 예를 들어서 두 가지만 얘기할게요. ① 뇌졸중, 심근경색의 가장 중요한 원인은 혈관의 동맥경화입니다. 동맥경화가 생기는 콜레스테롤이 혈관에 쌓이는 과정은 명백하게 만성 염증이에요. 근데 이걸 어떻게든 없애겠다고 '어디서 콜레스테롤이 감히 혈관 안에 들어와' 하면서 싸우는 과정 때문에 혈관 벽이 약해지다가 혈관 안에서 뻥 터지면 이 안에 콜레스테롤 죽종(동맥벽의 세포 부스러기)이 막 돌아다니면서 여기 돌아다니던 혈소판들이 이걸 출혈이라고 착각하고 혈관을 막아버립니다. 한 30분 만에 이 큰 혈관을 막아버리면서 혈액이 못 들어가는 게 뇌경색, 심근경색이거든요. 근본 원인은 콜레스테롤이 거기 들어가게 된 원인, 그에 대한 반응으로 만성 염증으로 동맥경화증을 일으킨 것, 그다음에 얘네들이 뻥 터졌을 때 혈소판이 마지막에 종지부를 찍어버리는 거죠. 그러니까 분기점이 언제 되느냐. 만성 염증은 계속 그런 일을 하면서 조직 손상을 일으키고 있다는 게 문제가 되는 거죠. 조직 손상이 어느 한 분기점을 넘어갈 때. ② 암을 얘기한다면, 간단히 얘기하면 갑자기 세포를 증식하는 급발진이 벌어지면 얘는 다른 세포의 다른 기능은 다 무시하고 세포를 증식하는 데에만 탐욕스러운 세포로 변하는데 그걸 암세포라고 해요. 세포 증식 유전자를 누구나 가지고 있는데 걔를 '틱' 치는 게 급발진이죠. 급발진이 왜 되나? 세포를 증식하다가 실수로 엔진을 잘못 건드릴 수 있어요. 증식을 왜 했나? 자꾸 죽으니까. 왜 죽었나? 만성 염증 때문에. 만성 염증으로 인해 어떤 조직이 계속 죽는 일이 자꾸 벌어지면, 회복시키려고 또 세포를 증식하다가 그 과정에서 실수가 벌어진다. 그러다 보면 암세포가 생길 수 있고 생긴 암세포를 죽이는 것도 면역세포가 하는 일인데, 나이가 들면서 노화가 돼서 그 암세포를 못 알아보거나 알아봤는데도 죽일 힘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나이가 들면 암에 걸릴 가능성이 많아집니다. Q. 당뇨든 고혈압이든 병 자체는 치료할 수 있는데 이게 만성 염증화되는 게 위험하다는 거예요? 둘 다 해당됩니다. 예를 들어서 수면 부족이나 병이 되지 않은 비만 등의 상태에서 우리 몸에서는 다양한 염증 물질이 나오기 시작하거든요. 그러면 염증 물질을 해결하기 위한 면역 반응으로 염증이 시작돼요. 그 염증에 의해서 정상 혈관 벽을 해치기 시작해요. 세포막의 신호 전달 체계를 망가뜨린 결과로 당뇨가 될 수도 있어요. 그런데 반대로 이미 당뇨가 된 사람이 오히려 염증 반응 신호를 증폭시켜서 만성 염증을 더 나쁘게 할 수도 있다는 거죠. 그러니까 만성 염증은 애초에 만성 염증을 일으키는 자극원에 의해서 만성 염증이 될 수도 있고, 만성 염증이 된 다음에는 질병을 더 증폭시키는 요인도 될 수가 있습니다. Q. 결국 만성 염증으로 가냐 안 가냐가 중요한 것 같은데, 이게 만성 염증으로 넘어가는 신호라는 걸 캐치할 만한 포인트가 있을까요? 제일 어려운 부분이고요. 실제로 만성 염증이라고 명확하게 인정된 지표는 hs-CRP* 밖에 없습니다. 그 검사를 보고 '내가 왜 만성 염증이지? 내 만성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뭐지?' 본인 생활을 돌이켜 보면 돼요. 어떤 심리적·신체적인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나? 당뇨 치료를 잘 못하고 있나? 살쪘나? 규칙적인 생활을 잘 못하고 있나? 너무 안 좋은 것을 먹고 있나? 그러니까 이런 걸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 *hs-CRP : 혈액 내 미세한 염증 수치를 정밀하게 측정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를 예측하는 검사 Q. 그 지표는 종합병원에 가면 검사를 할까요? 모두 다 하는데 활용하는 의사는 흔하지 않아요. 이 검사는 굉장히 유명한 검사인데 보통 감염성 염증의 지표로만 활용해요. 수치가 8~9 정도로 올라가면 '이 사람 지금 폐렴인가 보다' 이렇게 활용하기 위해 쓰지, 만성 염증을 가려내기 위한 지표로 쓰지 않는데, 실제로 만성 염증을 위한 지표로 임상시험은 광범위하게 많이 활용돼 왔습니다. 만약 피검사를 해서 활용해 봐야겠다면 몸이 좋을 때 해야 됩니다. 조금만 안 좋을 때 검사해도 높게 나와요. 감기 걸렸다면 절대 검사하면 안 되고. 두 번째, 당화혈색소 검사를 추천해요. 당뇨 환자 지표인데 6.5%를 넘어가면 당뇨고 7.0%를 넘어가면 약을 써야 할 가능성이 높은데, 6.0%~6.5%인 사람은 당뇨 위험. 당뇨 위험이 왜 왔을까? '비만 가능성이 있고, 비만이 없다 하더라도 염증에 관련된 부담이 많은 사람인가 보다'라고 해석하는 게 좋다. 염증이라는 직접적인 지표는 아니지만 그렇게 해석을 하자. 세 번째, 체중과 체질량 지수가 아니라 허리둘레*를 봐야 합니다. 정확한 합의는 없는데 일반적으로 남자는 90cm, 여자는 85cm를 넘어가면 '내장지방 꽤 많은가 보다'. *한국 성인 평균 허리둘레 : 남성 82.9cm 여성 78.6cm 네 번째, 혈압. 우리나라에서는 140/90이 고혈압이라고 하는데 집에서 편안히 쟀을 때 130/80 내지는 130/85를 넘어가면 보통 고혈압 위험 수준 또는 그걸 고혈압이라고 하는 나라들도 많이 있어요. 그 수치가 넘어가면 만성 염증의 지표로 생각하는 게 좋습니다. 이 네 가지를 중요하고 객관적인 지표로 삼았으면 좋겠다. 건강 검진할 때 돈 얼마 안 하니까 hs-CRP 검사를 몸이 좋을 때 한번 해보시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만성 염증의 시대..만성 염증에도 단계가 있다? Q. 만성 염증에도 단계가 있다면 각 단계는 어떻게 나뉘고, 단계별 대처는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요? 만성 염증의 단계가 전 세계에 의학적으로 합의된 건 없습니다. 그래서 이건 제가 만든 거고. 0단계는 hs-CRP 0.2 이하, 혈압 130/85 이하, 당화혈색소 6.0% 이하, 허리둘레 남자 90, 여자 85 이하. 그러면 적어도 만성 염증은 없을 것 같다. 건강하다고 생각하자. 1단계는 네 가지 중에 한 가지라도 자꾸 넘어서는 사람. 1단계가 너무 안 좋다는 게 아니라, 1단계를 인식하면서 2단계로 가지 말자는 거예요. 그러니까 0단계인 사람은 1단계 검사를 해야 되고, 1단계인 사람은 2단계 검사를 해야 돼요. 2단계는 물리적인 변화가 생긴 사람. 혈관 검사, 암 검사를 해야 됩니다. 나이가 드신 분은 인지기능 검사를 해봐야 돼요. 치매 전 단계로 들어갔나, 동맥경화증이 생기나. 암과 관련된 여러 가지 검사를 했더니 전암 병변 같은 것들이 생겼나, 종양성 폴립 등이 생겼나. 그런 것들이 생겼다면 만성 염증에 있어서는 2단계로 들어왔구나. 3단계는 치매가 생겼다, 뇌졸중이 생겼다, 염증성 질환이 생겼다, 암이 생겼다. 일단 이 정도 큰 단계를 나눠 놓고 본인이 처한 상황에서 그다음 단계를 가지 말아야 되겠다고 생각하고 그 방향을 추구하는 행동 방식이 중요할 거다. 사실 염증이라고 하는 이 면역 시스템은 신경과 관련된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 독립적인 시스템이고요. 면역은 어떤 의미냐. 우리가 밥을 먹고 숨만 쉬고 가만히 있어도 에너지의 80% 정도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고스란히 다 써버립니다. 근데 밥을 그 이상 더 먹으면, 남는 에너지원으로 운동을 합니다. 머리에 쓰는 에너지원은 그렇게 많지 않고, 피지컬한 운동을 할 수 있어요. 그래도 남았을 때 면역 에너지를 써요. 순서대로 정해져 있어요. 살아야 하기 때문에 체온, 없으면 죽으니까. 체온이 유지되면 먹을 거 찾는 활동을 해라. 그다음에 몸을 지키는 활동을 해라. 그래서 다이어트를 하면 역순으로 없어져요. 면역부터 망가지고 그다음에 몸을 못 움직이게 되고 마지막에 체온도 떨어지게 돼요. 더 떨어지면 죽는 거죠. 사실 면역 시스템은 마지막에 우리가 열량이 남을 때 생기는 어떤 럭셔리 시스템이에요. 왜 인류가 1900년대 이후로 급격하게 수명이 늘어났나? 농업혁명 때문이다. 질소 비료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충분한 열량이 들어와서 면역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우리 몸을 지킬 에너지들이 많이 들어오면서. 지금은 너무 많이 들어와서 면역이 넘쳐서 만성 염증의 시대로 들어가고 있는 겁니다. Q. 만성 염증은 풍요로워서 생기는 현대병? 맞습니다. 이전에는 영양실조죠. 아일랜드에서 감자 농사 안 돼서 300만 명인가 다 아사를 하던 당시에는 먹는 게 문제지 남아서 염증은 문제가 아니었죠. 염증성 질환은 일부 자가면역성 질환을 가진 사람들만 문제가 됐었죠. 염증에 대해서 일반인들은 부정적인 시각인데, 기본적으로 염증은 우리 몸을 지키는 메커니즘이다. 의도는 회사를 위해 열심히 일하는 기특한 직원이다. 다만 얘가 에너지가 넘치고 직진만 하는 애니까 얘를 붙잡아두고 '네가 지금 회사를 죽일 수도 있어. 정신 차려' 해야 되는 거죠. 잘 다뤄야 되는 거죠. 잘 다루게 할 방법은 자극을 하면 안 돼요. 염증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의대나 생물학에서 가장 어렵다고 생각하는 면역학에서부터 시작된다. 하지만 그 학문이 그렇게 어렵지 않다. 이걸 한꺼번에 이해하면 인생사를 관통하는 많은 질환이 염증과 관련된다는 걸 알려드리고 싶었고요. '착하다, 나쁘다'라는 표현을 한 이유는, 염증의 의도는 나쁜 적이 없다. 의도와 결과가 다르게 되는 건 우리가 인생을 그렇게 살기 때문이다라는 걸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교양이를 부탁해>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시면 더 많은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성장에는 힘이 필요합니다. 흔들리지 않을 힘, 더 높이 뻗어나갈 힘. 들을수록 똑똑해지는 지식뉴스 "교양이를 부탁해"는 최고의 스프 컨트리뷰터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양인이 되는 힘을 채워드립니다. 트럼프는 금리 인하를 압박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은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케빈 워시가 연준 의장 자리에 오른다면 시작부터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 할 가능성이 큽니다. 문제는 지금 미국 경제가 단순히 금리를 낮춘다고 풀릴 상황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부채는 이미 너무 많고, 정부는 국채를 계속 쏟아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이 양적완화로 사주지 않는다면, 과연 누가 그 국채를 받아줄 수 있을까요. 오늘은 오건영 단장을 모시고, 케빈 워시 취임 이후 벌어질 수 있는 시나리오를 다각도로 점검해 봤습니다. 오건영 컨트리뷰터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 미국 에모리 대학교 고이주에타 경영대학원 졸업 미국 공인회계사(AICPA) 이란 전쟁이 연준에 주는 혼란 Q. 4월 FOMC가 파월 의장의 마지막 회의였는데, 어떤 부분에 주목하셨는지? 이번에 많은 분들은 파월 의장이 어떤 말을 했냐가 되게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는데, 마지막에 트럼프하고 굉장히 힘들었을 거예요. 여러 가지 생각을 했겠죠. 검찰 조사 얘기도 있었으니까요. 소환장도 날아오고. 제롬 파월 | 연준 의장 (2026년 1월) 형사 기소하겠다고 위협하겠다는 것은 연준이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하지 않고, 공공에 이익이 되도록 금리를 결정했기 때문입니다. 근데 저는 그런 것들보다도 이번 FOMC를 전후해서 변화가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것 같아요. 미국-이란 전쟁이 터진 게 2월 27일, 이번 FOMC는 딱 두 달이 지난 다음에 일어났어요. 그전 FOMC가 3월 중순이어서 전쟁 터진 지 보름 만에 일어난 거거든요. 이때는 전쟁의 여파가 어떤지 알 수 있었을까요? 데이터가 없었을 거예요. 근데 지금은 데이터가 좀 많이 들어왔겠죠. 중앙은행이 바라보는 성장과 물가에 전쟁이 어떤 영향을 줄지, 보름 지났을 때보다 두 달 지났을 때 감이 더 오겠죠. 제일 먼저 일본은행은 성장률 전망을 반 토막 내버렸어요. 1.0%였던 성장률 전망을 0.5%로 내려버렸어요. 자료: 일본은행 성장은 둔화되고 물가 전망을 크게 끌어올려요. 원래는 1.9%, 2.0% 하던 걸 2.8%로 끌어올려 버렸어요. 엄청 높인 거거든요. 성장은 낮은데 물가가 높아지는 구조(스태그플레이션)가 되는 거죠. 스태그플레이션에 왔다는 게 아니라 스태그플레이션 방향으로 움직일 것 같다는 얘기를 중앙은행이 하고 있는 거예요. 자료: 일본은행 일본은행 내에서도 투표를 하거든요. 6표는 금리 동결에 찬성했는데 3표는 금리 인상을 얘기했어요. 3표가 반대를 했다는 건 꽤 큽니다. 그래서 일본은행 우에다 총재가 '3표가 반대했다는 걸 엄중하게 바라보겠다'고 해요. 즉, 6월의 다음 회의에서 반대파의 의견을 상당히 많이 고민하겠다는 얘기죠. 만약 6월까지 전쟁이 안 끝나고 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금리 인상 카드를 고민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그걸 점치는 사람들도 늘어나는 것 같아요. ※ 출처 :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 (4월 27일~28일) 그다음이 바로 연준이었어요. 연준에서는 12명 중 8명은 금리 동결에 찬성했고 4명은 반대를 했대요. 넷이 또 갈려요. 이 중 스티브 마이런이라는 친트럼프 인사는 금리 인하하자고 얘기해요. 3명은 왜 반대했냐? 인상보다는 '추가적인 통화 정책을 운용하는 걸 멈춰 서겠다'고 해요. 지금 계속 금리를 내리고 있죠. 여기에 '추가적(additional)'이라는 표현을 쓴다는 것은, '조금 더 내려야 되는데 잠깐 멈출게요' 같은 느낌이잖아요. '내리는 걸 잠깐 멈출게요. 언젠가 내릴 거지만'. 근데 이분들이 뭐라고 하냐면, 이런 식으로 표현하면 바이어스(bias), 인하에 대한 편향이 생긴대요. 이거 없애야 된답니다. 그래서 자기들은 반대한대요. 그래서 '다음 회의부터는 올릴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음을 얘기해라' 이렇게 얘기하면서 반대했대요. ※ 출처 : 미국 연준 FOMC 회의 (현지시간 4월 29일) 이게 큰 변화예요. 미국은 항공모함이거든요. 항공모함은 작은 배와는 달리 한쪽으로 움직이다가 반대쪽으로 훅 돌진 못하죠. 움직이다가 딱 멈춰 선 다음에 서서히 반대로 돈다. 그래서 '지난달에 인하, 이번 달에 인상' 이러지 않아요. 인하하다가 일단 멈춰 선 거죠. '잠깐만' 이 느낌을 주는 거죠. 그래서 중앙은행이 이런 걸 나타낸 게 있고요. 마지막으로 유럽중앙은행에서는 라가르드 총재가 코멘트한 게 있는데, 금리 인상에 대해서 꽤 오랜 시간 논의를 했대요. 크리스틴 라가르드 | 유럽중앙은행 총재 (2026년 4월 30일 현지시간) 우리는 오늘 만장일치로 내린 결정 자체도 논의했지만, 금리 인상 가능성 역시 장시간, 심도 있게 논의했습니다. 금리를 동결했지만 20명이 넘는 사람이 모여서 꽤 오랜 시간 얘기했다는 것은, 충분히 고려 대상이 된다는 얘기 아닐까요? 아직까진 데이터가 부족하대요. 6월이 되면 데이터가 지금보단 쌓일 것 같지 않나요? 사실 이번에는, 중동 전쟁 2개월 차에서 들어오는 지표를 보면서 금리를 더 내려야 된다는 쪽을 바라보다가 '잠깐' 이렇게 된 것 같아요. '올릴 수도 있고 내릴 수도 있는 거 아니야?' 해서 양방향을 같이 바라보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럼 중앙은행이 전체적으로 전쟁이 장기화되면 통화정책에서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번에 FOMC에서 여러 가지를 봤지만 저는 이게 조금 더 눈에 띄었던 것 같고요. 인상, 인하, 동결이 혼재돼 있는, 이런 케이스는 못 본 것 같아요. 원래 동결이나 인상이냐, 동결이나 인하냐, 이런 걸로 싸우거든요. 세 개가 같이 엮여서 그만큼 혼란스럽다는 얘기 아닐까요? 연준 내에서 혼란스러운 부분들이 생겨나 있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케빈 워시가 주목한 5가지 키워드..연준은 어떻게 달라질까? Q. 연준도 다음 의장이 어떤 스탠스냐가 중요한 것 같은데 케빈 워시가 청문회를 마쳤잖아요. 여기서 시그널이 많이 나왔다고 하는데. 청문회 때 나온 얘기를 정리해보면, ① 연준의 독립성이 정말 중요하다. 근데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그 독립성이 아니더라고요. ② 대차대조표는 그만 쓰고 대신 금리 정책을 쓰는 게 맞다. ③ 결국 연준은 다른 것보다도 물가에 신경을 쓰라고 하는데, 그냥 물가가 아니라 기저 물가를 봐야 된다. 기저에 흐르는 제대로 된 물가를 봐야지, 자잘하게 올라오는 물가를 다 신경 쓰는 건 아닌 것 같다. ④ 연준이 너무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연준이 시장과 대화를 너무 많이 하려고 하면 소통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하나씩 짚어볼게요. ① 연준의 독립성 부분에서 흥미로웠던 건 이거예요. 일반적으로 트럼프 행정부가 연준한테 금리 내리라고 압박하니까 독립성 훼손 아니냐고 해석하잖아요. 근데 케빈 워시는 조금 방향을 다르게 하더라고요. '이렇게 흔들림을 당하는 건 연준 너희가 똑바로 못해서다.' 물가 잡는 걸 실패했으니까 온갖 조언이 다 들어오는 거지, 물가 잘 잡았으면 이런 말 나오겠어? 이런 뉘앙스로 얘기를 하더라고요. '물가를 잘 잡으면 독립성은 지켜진다' 이런 얘기를 합니다. 케빈 워시 | 연준 의장 지명자 (2026년 4월) (연준의) 독립성은 거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쟁취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연준이 공언했던 약속과 책무를 완수함으로써 얻어지는 것입니다. 만약 연준이 그 약속(물가 안정 등)을 지키지 못했다면, 정치 논리가 연준의 회의실 안으로 침범해 들어오는 것에 대해 우리는 놀랄 필요가 없습니다. 일단 첫 번째는 그렇게 얘기했고 대신 연준이 금리 그러니까 물가 안정이라는 본연의 목적을 제외한 다른 데 하도 많이 신경을 쓰다 보니까 연준이 독립성이 훼손되는 것 같다, 이런 얘기를 하는 거죠. 그러니까 다른 데가 연준을 괴롭힌다는 의미에서 독립성이 중요하다가 아니라, 연준이 너무 많은 걸 바라보다 보니까 독립성이 훼손되는 것 같다고 얘기하는 거죠. 독립성을 다른 관점에서 보더라고요. ② 그러면서 하는 대표적인 얘기가 대차대조표예요. 이 대차대조표가 양적 완화예요. 대차대조표라는 건 연준의 자산 사이드를 얘기하는 거거든요. 연준이 달러를 찍어요. 이걸 가지고 달러를 찍어서 장기 국채를 사죠. 그럼 연준의 자산 사이드에 사들인 장기 국채가 차곡차곡 쌓인다. 그래서 대차대조표가 늘어난다는 얘기는 장기 국채를 사들여서 연준에 자산 사이드에 계속 장기 국채가 쌓인다는 얘기로 보시면 돼요. 장기 국채를 사들이는 걸 양적 완화라고 하고, 양적 완화는 대차대조표를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거든요. 자산을 계속 쌓으니까. 이 양적 완화가 사실은 금융위기 때, 정말 위험할 때는 했었는데 그때는 케빈 워시도 뭐라고 안 그랬어요. 근데 2010년 11월 2차 양적 완화를 하는데 이때는 금융위기 같은 게 아니고, 금융위기 이후에 회복하던 경기가 주저앉는 더블 딥이 있었어요. 주저앉으니까 경기 끌어올려 보겠다고 연준이 양적 완화를 선언한 거예요. 그 2차 양적 완화 때 케빈 워시가 반대해요. 양적 완화라는 건 결국 돈을 풀어서 국채를 사주고, 그러면 장기 국채 금리가 내려가요. 장기 국채 금리가 너무 낮아지면 국채라는 안전한 자산을 살 때 받을 수 있는 이자 보상이 줄어들죠. 저는 매년 5%가 필요한데 양적 완화로 다 사들여서 금리가 1%밖에 안 돼요. 그럼 어떻게 해야 되죠? 5%가 필요한데? 국채를 사도 답이 없잖아요. 그러면 조금 위험한 걸 사야 될 것 같지 않아요? 신용도가 낮은 회사채 같은 거. 그럼 저는 국채에 머물지 못하고 조금 더 위험하고 조금 더 만기가 긴 자산 쪽으로 이동하게 돼요. 그리고 만기가 아예 없으면서도 더욱 위험한 자산으로 이동하죠. 그게 주식이죠. 삼성전자 주식 만기가 몇 년이에요? 없죠? 돈이 조금이라도 더 높은 이익을 잡으려고 점점 위험한 쪽으로 흘러 들어간다. 자산 가격이 올라가는 부양 효과가 생겨나겠죠. 근데 이 부양 효과에 대해서 케빈 워시가 뭐라고 하냐면, 그게 무슨 부양이냐. 금리는 모든 사람한테 평등하게 영향을 주는데 양적 완화는 자산을 가진 사람과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한테 차별을 너무 많이 준다. 주식을 가진 사람은 좋죠. 안 갖고 있는 사람은 양극화 아닌가요? 그러면 연준이 성장을 끌어올리겠다는 걸 빌미로 해서 진행한 양적 완화, 대차대조표 확대가 왜곡된 성장을 만들어낸다. 구구절절 맞는 얘기죠. 또 이 양적 완화라는 게 대차대조표를 쌓았잖아요. 이게 비대칭적이에요. 쌓을 때하고 줄일 때하고 달라요. 쌓을 땐 편하게 쌓을 수 있거든요. 쌓으면 양적 완화한다고 다 좋아해요. 문제는, 줄이기가 너무 힘들어요. 조금만 줄이면 난리가 나고 힘들다고. 연준이 어떻게 보면 경기를 자기들이 결정할 수 있지 않아요? 필요할 때 양적 완화하면 되잖아요. 그리고 어떤 때는 경기를 자기들이 박살 낼 수 있지 않아요? 필요하면 양적 긴축하면 되잖아요. 이 힘을 연준이 갖고 있는 게 맞을까요? 재무부가 갖고 있는 게 맞을까요? 독립성 얘기와 만나죠. 그래서 대차대조표를 줄여야 된다. 대신 정직한 금리로 가자.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케빈 워시가 옛날부터 했던 얘기입니다. ③ 많은 분들이 여기 주목하는데, 물가 신경 쓰는 건 맞는데 너무 자잘한 물가까지 다 신경 쓰면 답이 없다. 그래서 기저의 물가를 보자고 해서 절사평균 물가*를 쓰자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절사평균 물가 : 일회성 요인에 따른 가격 변동성이 큰 품목을 빼고 산출한 개인소비지출 물가 지표 절사평균 물가라는 건, 물가가 올라가고 내려가는 여러 요인들 중에 평균적인 걸 봐야지, 위쪽에 있는 아웃라이어들까지 일일이 평가하려고 하니까 답이 없다. 그래서 '얘만 봐' 얘기해서 '얘네들을 다 삭제' 이렇게 판단하겠다는 겁니다. 그럼 이게 기저의 인플레이션이죠. ④ 커뮤니케이션이 너무 많대요. 말을 많이 하면 실수를 하고 시장이 헛된 기대를 하게 만들죠. 그럼 오히려 연준이 자기 정책에 발목이 잡히는 문제가 생기죠. 제일 많이 욕먹는 게 뭐냐. 연준이 점도표에서 금리 이만큼 내리겠다고 얘기해 놨는데 분위기가 바뀌어서 많이 안 내리면 시장에서 거짓말했다고 해요. 연준은 '이건 지금의 상황을 가정했을 때 커뮤니케이션이다' 근데 사람들은 그렇게 안 듣죠. '이거다' 그러지 않을까요? 이것도 비대칭형이에요. 올린다고 하면 '그만큼 못 올려', 내린다고 하면 '맞아' 듣고 싶은 대로 듣잖아요. 너무 많은 커뮤니케이션 필요 없다. 케빈 워시가 그린스펀을 좋아한다고 하거든요. 그린스펀 때는 연준의 독립성 갖고 뭐라고 한 게 없어요. 물가를 퍼펙트하게 잡았거든요. 특히 90년대 후반에 대차대조표는 양적 완화 같은 거 없었어요. 그때는 금리 갖고 잡았죠. 물가 지표는 크게 의미 있는 건 아닌 것 같고. 지금은 너무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했다고 하는데, 그린스펀은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안 했어요. 되게 모호했어요. '당신이 그린스펀의 말을 이해했다면 잘못 알아들은 것'이라는 농담까지 있을 정도로 커뮤니케이션 하기가 어려웠거든요. 마지막으로 AI에 대해서 얘기했어요. 'AI의 발전은 세상을 바꿀 거고 장기적으로는 생산성을 끌어올리고 물가를 안정시키면서 성장을 끌어올릴 것'이라고 해요. 그린스펀 때 저랬어요. IT 혁명 때였거든요. IT 혁명 때문에 물가가 조금씩 올라오고 있었어요. 금리 올려야 된다고 위원들이 얘기하니까 그린스펀이 '생산성이 높아져서 그러니 괜찮을 것 같아' 해서 금리를 안 올렸거든요. 그린스펀이 맞았어요. 물가가 계속 안정돼 있었고 미국은 장기 호황 사이클을 이어가고 그게 IT 버블을 만들어요. 그래서 케빈 워시가 연준이 과거에 천착해 있고 새로운 걸 받아들이지 못하면 그게 새로운 폭정이 될 수 있다는 얘기를 해요. 변화를 유연하게 받아들여야 되거든요. 그린스펀이 되고 싶은 것 같아요. 그래서 청문회 때는 이런 5가지가 포인트가 되지 않았나. 트럼프는 금리 인하 압박하는데..케빈 워시표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은? Q. 대차대조표를 줄인다는 건 연준이 긴축을 한다는 의미인 것 같고, 근데 트럼프라든가 강력하게 금리 인하를 요구하고 있잖아요. 케빈 워시의 연준은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결국 대차대조표 정책과 금리 정책을 동시에 쓸 수 있냐는 질문 하나, 케빈 워시 때는 어떻게 될 거냐는 질문 두 개가 되는 것 같은데, 어려운 질문인데. 금리라는 건 초단기 유동성이에요. 금리를 낮출 때는 초단기 국채로 조절하거든요. 대차대조표는 장기 국채예요. 그래서 금리를 낮추면 단기 금리가 낮아지고 대차대조표를 줄이면 장기 금리가 올라가요. 1년짜리 금리(단기 금리)보다는 10년짜리 금리(장기 금리)가 보통 높게 돼 있어야 되는데, 양적 완화를 해서 장기 국채를 사들이면 장기 금리가 내려오겠죠. 그럼 장기 금리와 단기 금리가 똑같아요. 이러면 미국의 은행들이 힘들어요. 왜냐하면 미국의 은행들은 단기로 돈을 빌려서 장기로 대출해 줘요. 단기 금리에서 빌려서 더 높은 장기 금리에 대출해 주니까, 이만큼이 은행들한테 마진이죠. 근데 단기 금리에서 빌려서 똑같은 장기 금리에 대출해 주면 은행이 먹는 게 없죠. 그래도 괜찮았던 게, 금융위기 때는 은행들이 다 죽었어요. 그래서 장단기 금리차를 높여봤자 대출해 줄 곳이 없어요, 다 죽어 있어서. 그래서 오히려 연준이 들어와서 직접 돈을 푼 거거든요. 수비수가 다 죽어 있으니까 골키퍼가 뛰어나가서 혼자 수비를 보는 그림이었거든요. 근데 지금은 수비수 다 살아났어요. 미국의 은행들은 이제 많이 좋아졌거든요. 그럼 이제 은행들이 대출을 해줘야 되죠. 대출을 해주려는데 마진이 없어. 그럼 대출해 줘요, 안 해줘요? 지금 수평으로 돼 있죠. 단기 금리를 내리면서 양적 완화를 양적 긴축으로 해서 장기 금리를 끌어올리면 장단기 금리차가 벌어지고, 마진이 생기니까 은행들은 대출해 줄 요인이 생기니까, 연준이 대출해 주지 말고 시중은행이 돈 풀라는 거죠. 원래 그게 정상이죠. 그래서 무리가 되는 게 아니라, 정상화하자는 얘기죠. 옛날로 돌아가자. 틀린 말이 아니거든요. 근데 문제가 있어요. 90년대하고 지금은 다르죠. 지금은 부채가 너무 많아요. 국채를 장단기 가릴 것 없이 있는 대로 쏟아내거든요. 이 국채를 누군가 사줘야 되는데, 연준이 엄청 사준 거예요. 양적 완화를 통해서 연준이 안 사주면 누가 사주죠? 해외 중앙은행입니다. 요즘 보니까 동맹국들하고 사이가 별로 안 좋다는 소문이. 걸프 국가들이 국채를 팔 수도 있다는 얘기 들어본 적 있으세요? 불안할 것 같지 않으세요? 만약 연준이 손발이 묶여 있으면 그 국가들은 어떻게 보면 이게 레버리지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러니까 과거에 비해서 국채 시장이 너무 커졌고 국채 발행량이 너무 많아요. 그런 상태에서 과감하게 대차대조표를 없앤다? 굉장히 야망 있는 거죠. 그래서 케빈 워시도 천천히 가야 된다고 해요. '18년 동안 끌어올렸던 걸 어떻게 18분 만에 줄일 수 있겠냐' 얘기하거든요. 그래서 케빈 워시가 생각했던 것처럼 움직이기는 쉽지는 않을 것 같고요. 케빈 워시 | 연준 의장 지명자 (2026년 4월) 이 대차대조표 문제를 만드는 데 18년이 걸렸습니다. 이 문제를 단 18분 만에 고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두 번째는, 이미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는 상태에서 갑자기 확 줄여봐요. 원래 너무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버냉키부터 시작했거든요. 왜 했냐. 금융위기 이후 금리를 확 낮춰서 경기 부양했죠. 좀 올라올 만하니까 경제 주체들이 '올라갈 필요도 없어. 올라가 봤자 금리 올려서 또 주저앉힐 거 아니야' 하는 거예요. 그래서 연준이 '아니야'라고 얘기하고 싶은데, 그렇게 해도 '너네 뒤통수치잖아' 안 믿어요. 그래서 버냉키가 나서서 '5년간 금리 안 올릴게', '실업률이 6.5% 밑으로 내려오고 물가가 2.5% 위로 올라올 때까지 금리 안 올릴게' 이렇게 '숫자적인 문턱(Numerical Thresholds)'의 기준을 줘요. '이렇게까지 구체적으로 하면 믿어?' 그랬더니 시장이 '음, 그 정도라면야' 이렇게 되는 거죠. 커뮤니케이션이 다 시대상의 반영이거든요. 갑자기 우리 대화 좀 많이 해볼까요? 이게 아니라. 잘 모르겠어요. 만약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면 케빈 워시는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싶을까요, 안 하고 싶을까요? 좋을 때야 안 하고 싶겠지만, 하고 싶지 않을까요? 버냉키도 처음에 그렇게 커뮤니케이션을 많이 하는 스타일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쉽지 않다, 그때와는 다르다. 마지막으로 AI를 보면, 90년대에 IT 혁명 때문에 생산성이 개선됐냐? 그 영향도 있지만 세계화의 영향이 컸죠. 중국과 소련이 붕괴되면서 서독도 붕괴됐잖아요. 그리고 중국은 공산화에서 풀리면서 국제시장으로 나왔지 않습니까? 노동력의 공급이 엄청났어요. 세계화가 되면서 효율성이 높아지잖아요. 물가를 안정시키는 데 굉장히 큰 기여를 했고, IT 혁명도 기여를 했겠죠. 세계화가 같이 물가를 안정시켰거든요. 요즘은 세계화인가요? 공급망이 어때요? 다르죠. 그리고 기저의 물가가 높죠. 연준 내에서도 반대가 많잖아요. 케빈 워시는 시작하자마자 트럼프는 금리 인하라고 압박하고, 연준 위원들은 반발하고, 환경은 안 받쳐주고,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할 것 같다. 과감하게 자신의 컬러를 내세우기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그래서 시작부터 울퉁불퉁한 길을 걸어야 되지 않나. 난도가 높을 때 취임한다는 건 맞는 것 같아요. *이 콘텐츠는 5월 4일에 녹화되었습니다. <교양이를 부탁해>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시면 더 많은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성장에는 힘이 필요합니다. 흔들리지 않을 힘, 더 높이 뻗어나갈 힘. 들을수록 똑똑해지는 지식뉴스 "교양이를 부탁해"는 최고의 스프 컨트리뷰터들과 함께 성장하는 교양인이 되는 힘을 채워드립니다. 장비 한 대당 5천억..삼성·SK가 20조 쏟아부은 이유 Q. 최근 삼성과 하이닉스가 EUV* 장비를 대량으로 확보했다고 하더라고요. 이게 반도체 공정에서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하게 될지? *EUV(극자외선) 노광장비 : 파장이 짧은 빛인 EUV(극자외선)를 활용해 웨이퍼에 회로를 새기는 장비. 반도체 초미세 공정에 필수적. 삼성과 하이닉스 모두 EUV가 필요한 이유는, 삼성은 파운드리도 필요합니다만 메모리에서 이제는 다음 단계, 특히 D램에서 다음 단계로 가야 될 상황이 왔기 때문입니다. 현재 가장 최신 공정은 D1c까지 왔는데 다음 단계가 D1d, 심지어 그다음 단계는 '1'도 빠집니다. '1'까지는 나노미터 단위로 볼 수 있고 D0가 되는데 그때부터는 한 자릿수 나노미터의 피처를 갖는 수준까지도 가야 되는데,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1세대 EUV 공정 장비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고 레졸루션(물리적 해상도) 8나노 정도까지 보장할 수 있는 2세대 EUV 장비가 필요하고, 그것 때문에 삼성과 하이닉스가 큰돈을 들여서 ASML의 EUV 장비를 대량으로 구매했다. 삼성은 20대 정도, 하이닉스는 10대 정도인데 20대, 10대가 뭐가 대량이냐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장비 1대의 가격을 생각하면 어마어마한 투자입니다. 장비 1대가 3.5억 달러 정도 합니다. 지금 환율로 5,200억 원 정도. 20대를 샀다면 10조 넘게 산 거고, 10대를 샀다면 5조 정도 산 거죠. 지금 하이닉스나 삼성이 돈을 많이 벌어들이고 있으니까 큰돈이 아닐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 EUV 장비의 특징은 와서도 돈 잡아먹는 귀신이 된다는 거예요. EUV 장비에 들어가는 수많은 부품들은 다 수명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몇 번 돌리다 보면 수명이 금방 닳기 때문에 계속 갈아야 되는데, 부품을 교체하고 정비하는 것에만 장비 가격의 3분의 1, 4분의 1 정도의 비용이 매년 들어갑니다. 그러니까 장비 한 대 사서 4년 정도 돌리면 장비 하나 더 사는 느낌이 되는 거죠. 그러니까 장비를 4년 동안 열심히 돌려야 그 장비에 들어간 돈의 뽕을 뽑는다고 볼 수 있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 비싼 장비를 사서 감가상각시킨 게 되기 때문에 최악의 투자가 되는 겁니다. 이렇게 20대, 10대를 샀다는 것은 그다음 단계의 공정으로 진입해서 앞으로도 메모리 시장 내 지배력을 확고하게 하겠다는 양사의 의지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겠고요. EUV 보유 대수=경쟁력? 진짜 싸움은 도입 이후부터 단일 회사 단위로 2세대 EUV 장비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회사는 인텔입니다. 인텔은 이전부터 6대 정도 도입해서 돌리고 있는데, EUV 장비를 많이 가졌다고 더 앞선 공정을 활용하는 반도체를 더 많이 만들 수 있다고 넘겨짚으면 곤란합니다. 나중에 기술이 성숙되면 그렇게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EUV 노광기, 특히 2세대 EUV 노광기 같은 경우에는 공정이 굉장히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도입 초기 1년~2년 정도는 R&D 단계를 지나가야 됩니다. 왜냐하면 ASML이 EUV 장비를 납품하면 완제품을 납품하는 것처럼 보입니다만, 사실은 와서부터가 문제입니다. 삼성이나 하이닉스의 팹 라인에 설치돼야 하는데 무슨 볼트 넣듯 조이는 설치가 아니고요. 삼성이나 하이닉스의 기존 반도체 라인과 딱 맞게 설치해야 되는데, 설치하는 것만 몇 개월 정도 걸리고요. 설치 후 설계한 스펙대로 칩이 나오는지를 테스트하는 것도 몇 개월 정도, 그리고 양산으로 넘어갔을 때 테스트 단계에서 보이지 않았던 것이 보이는지 보는데 몇 개월 정도, 그래서 최소 1.5년~2년 얘기를 하는 거죠. 그런데 이러한 단계를 하기 위해서는 아이러니하게도 그 이전 세대의 장비 데이터가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서 2세대 EUV를 도입한다면 2세대 이전에 1세대 장비에서 있었던 시행착오 데이터가 중요한 거죠. 이 시행착오 데이터를 잘 활용하면 예를 들어서 3년 걸릴 초기 안정화를 1.5년, 1년 이내로 줄일 수 있는 거고, 이걸 제대로 활용 못하면 2세대 장비는 공정 난도가 더 높아진 상황에서 양산으로 진입하는 기간이 예상보다 더 늘어날 수 있는 거죠. 우리나라의 메모리 양사는 이 EUV를 전 세계 메모리 메이커 중에서는 제일 많이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되고요. 마이크론은 아직 2세대 EUV를 도입을 안 한 걸로 알고 있고 도입하더라도 많이는 도입을 못할 거로 보고 있어서, 마이크론은 D1c까지는 어떻게든 잇몸으로 버틸 수는 있겠지만 그다음에 어떻게 해야 할지는 고민이 많을 겁니다. 그래서 D램의 그다음 공정 단계를 전환시키는 데 하이닉스는 주력할 거고요. 삼성은 파운드리와 메모리가 각각 EUV를 사용하는 방향이 좀 다릅니다. 몇 대 몇으로 EUV가 배분될지는 기업 기밀이기 때문에 알려지기는 어려울 건데, 두 사업 부분에서 적절히 이 공정의 데이터를 공유하면서 양산으로의 진입을 최대한 가속화할 것이라고 볼 수 있겠죠. 중국 반도체 굴기, EUV 앞에서 막혔다? Q. EUV를 많이 가졌다고 경쟁력은 아니라고 하셨지만, 중국 회사들 처럼 없는 입장의 회사들은 신규 진입하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네. 맞아요. 그래서 중국이 지금 가장 갖고 싶어 하면서도 가장 고통스러워하는 기술이 바로 이 극자외선 노광 기술입니다. 그것 때문에 중국의 파운드리나 메모리가 더 빨리 진행할 수 있는 진도가 많이 늦춰진 상황이죠. Q. 단순히 '중국이 우리 쫓아오겠지' 이런 게 아니고 현실적인 갭이 느껴집니다. 네. 거의 진도가 못 나가고 있다고 볼 수도 있는 상황인데, 사실 중국에서 EUV 리소그래피*를 자체적으로 개발하려는 노력은 오래전부터 있었어요. *리소그래피(Lithography·노광) : 반도체 회로를 실리콘 웨이퍼 위에 빛으로 새겨 넣는 공정 두 가지 정도의 기술력이 있는 것 같은데, 첫 번째가 지금 ASML이 이용하고 있는 LPP(Laser Produced Plasma)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EUV는 파장으로 따진다면 13.5나노, 13.8나노 정도의 지극히 짧은 자외선입니다. 파장을 짧게 만들면 그만큼 더 미세한 칩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인데, 문제는 13.5나노미터 정도의 극자외선을 안정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자연스러운 광원은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인공적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ASML이 20~30년간 고생해서 얻은 공학적인 결정체가 바로 이 EUV를 만들어낼 수 있는 광원이고요. 이거는 ASML 혼자만의 기술은 아니고 ASML이 협력해 왔거나 인수한 자회사들의 기술력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이 광원 기술은, 엑사이머 레이저 들어보셨을 거예요, 미국의 사이머라는 회사에 원류를 두고 있고요. 실질적으로 거기서 바로 레이저를 만드는 것은 아니고, 직경이 50마이크로나 40마이크로 정도밖에 안 되는 미세한 주삿바늘을 통해서 액체 상태의 주석 방울이 분당 5만 개, 10만 개 정도로 빠르게 흘러나옵니다. 그 미세한 주석 방울에 트라이엄프(독일의 레이저 회사)에서 고출력 CO2 레이저를 분사시켜서, 동그란 형태의 주석 방울을 납작한 빈대떡처럼 만듭니다. 이런 빈대떡처럼 만든 주석 방울에 순간적으로 다시 한번 2차 집속 레이저로 쏴서 순간 기화를 시키면 들뜬 주석 이온들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다시 안정한 상태로 떨어지면서 빛을 방출하는데, 그 빛이 극자외선입니다. ASML이나 엑사이머나 트라이엄프는 다른 여러 대안을 써보다가 안 되고 안 되고 안 돼서 여기까지 온 겁니다. 이 과정에 20년 정도가 걸렸고 양산 단계까지 가는 데도 10년 정도 걸렸으니까, 30년 넘게 이 기술을 개발한 겁니다. 중국은 이 LPP를 쓸 수 없어요. 여기는 지금 완전히 점유하고 있고 특허 장벽도 많고, LPP를 할 수 있는 기업은 ASML, ASML이 인수한 사이머, ASML의 협력업체인 트라이엄프, 광학계 전문 칼자이스. 이런 회사들이 사실상 ASML의 생태계 안에 독과점 구도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이 기업들은 ASML과만 일을 하고 다른 회사와 거의 일을 안 합니다. 중국 회사들이 어떻게든 협력을 하려고 하지만 미국 정부가 제재하고 있기 때문에 엔지니어들이 중국에 가는 것도 어렵고 중국의 엔지니어들이 배우러 오는 것도 어렵고. 그래서 중국에서는 이걸 쓸 수 없으니 옛날에 ASML이 하다가 포기했던 방식들을 쓰기 시작해요. 그중에 하나가 LDP(Laser-induced Discharge Plasma)라는 방식이 있습니다. 주석을 굉장히 뜨겁게 가열해서 들뜬 상태로 만드는 건 똑같은데, ASML의 방법이 50kW 수준의 집속 레이저를 이 미세한 주석 방울에 정확하게 맞춰서 쏘는 방식이라면, LDP는 빠르게 회전하는 전극에 주석을 코팅한 후 마찰시켜서 뜨겁게 만들고 다시 한번 레이저를 쏴서 들뜨게 만들어서 거기서 나오는 빛을 이용하는 겁니다. 이 LDP도 똑같이 극자외선을 만들 수 있어요. 문제는 ASML이나 트라이엄프나 사이머는 이 방법을 20년 전에 하다가 포기했다는 거예요. 전극이 생각보다 빨리 마모되고 여기서 나오는 빛의 품질이 일정하지 않고 에너지 효율이 별로 높지 않다는 거였는데, 중국은 LDP를 하면서 이 문제를 조금씩 해결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에너지 효율도 높였고 전극의 수명도 늘렸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ASML에서 쓰고 있는 LPP에 비하면 여전히 양산에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EUV가 양산에 적용되려면 광학 특성도 중요합니다만 더 중요한 것은 한 시간당 EUV가 몇 장의 웨이퍼를 만들 수 있느냐입니다. 그런데 LDP 방식으로는 ASML 장비로 삼성이나 하이닉스가 월 5만 장 만들고 있을 때 중국에서는 500장밖에 못 만들 거라는 거죠. 그러면 장비가 감가상각되기 전에 장비에 들어간 돈을 회수하기가 어려워지죠. 그래서 적어도 100장 정도의 역치가 있다고 본다면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LDP 방식은 한계가 명확하다는 거고요. LDP 말고 다른 거 있느냐. 전자빔 가속기를 이용한 방식이 있습니다. 포항 방사광 가속기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전자를 빛의 속도로 가속한 다음에 전자 다발로 만들고, 이 전자 다발을 터널(전자석 통로)을 통해서 한 방향으로 뽑아냅니다. 질서정연한 전자들의 군단이 빛의 속도로 달려오고 있는 거예요. 이 속도로 달려오고 있는 전자들을 전자석 터널에 통과시키면 속도가 감소돼요. 극자외선 정도의 에너지를 가질 때까지만 감속을 시킵니다. 그래서 그 빛을 원하는 영역에 쏘는 거죠. 이러한 방식을 싱크로트론* 방식이라고 합니다. *싱크로트론 : 전자 같은 입자를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해서, 매우 강한 빛(X선 등)을 만들어내는 장치 이렇게 하면 고품질의 빛을 얻을 수 있지만, 문제는 너무나 덩치가 크다는 거예요. 싱크로트론은 아무리 작게 잡아도 조 단위가 넘어갑니다. 1조 5천억, 2조 정도 되는데, 예전에는 돈 생각만 하면 바보 같은 짓이라고 했지만 최근 2세대 EUV 장비가 5천억이 넘어가니까 그래 봐야 두세 대 정도 값이니 해볼 만하다고 하기도 하죠. 관건은 싱크로트론은 너무 크기 때문에, 최소 장충체육관만 한데 한 대만 설치할 수는 없고 몇 대가 설치된다면 반도체 팹보다 싱크로트론이 차지하는 면적이 더 커질 수도 있다. 그런데 중국은 뭐 그런 건 문제가 안 된다, 될 때까지 해보겠다고 해서 그쪽도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고. 그래서 저는 두려운 것 중의 하나가, 중국이 저렇게 싱크로트론에 쏟아붓는 인력이나 재원의 규모가 세계 최고 수준이거든요. 그래서 앞으로 가속기 관련된 연구는 중국이 주도하게 될 것이고, EUV 리소그래피 대체용 장비뿐 아니라 싱크로트론으로 할 수 있는 그다음 세대의 반도체 난제들이 많은데, 거기에서는 중국이 먼저 깃발을 꽂을 가능성이 있다. 그런 것들이 오히려 지금 이 EUV 이슈에 가려져 있는, 진짜 들여다봐야 되는 지점이기도 하죠. EUV도 곧 한계 봉착..중국, 그 빈자리 노린다 Q. 그러니까 지금 저희가 반도체 호황이라고 좋아할 게 아니고 10년, 20년 반도체 산업의 패권을 바라본다면 위험할 것이라는 게 맞나요? EUV가 앞으로 천년만년 쓸 것 같지만 EUV도 명확한 한계는 있습니다. 1세대 EUV가 2017년에 처음 양산에 도입됐거든요. 2세대 EUV는 삼성이나 하이닉스, 인텔은 아마 빠르면 올해부터, 이미 작년에 도입한 경우도 있습니다만 올해부터 양산에 들어가기 시작할 거니까 9년~10년 정도의 간격이 있죠. 그래서 3세대 EUV도 앞으로 9년~10년 정도 후에 나오지 않겠느냐. 그러면 2030년대 중반쯤 나올 것이다, ASML이 그런 식으로 추정한 로드맵을 만들었어요. 2세대까지는 기술도 있고 어느 정도 가능하다는 게 알려져 있고 많은 고객사들이 주문해서 실제로 쓰고 있는데, 3세대는 광원에 대해서 정보는 있지만 주변의 생태계가 거의 없습니다. 9년 안에 이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인지 아무도 예측을 못 하고, 설사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3세대는 1세대, 2세대에 비해서 훨씬 어렵습니다. 1세대, 2세대, 3세대를 구분하는 핵심 변수는 NA값(Numerical Aperture)인데, 광학 이론에 따르면 물리적 해상도는 작게 만들고 싶으면 파장을 짧게 가거나 NA값을 크게 만들어야 됩니다. NA값이 분모에 위치하니까. 그래서 NA값을 높이면 좋긴 한데, 문제는 NA값을 높이면 대가가 따른다는 겁니다. 뎁스가 그만큼 얕아져요. 뎁스가 얕아진다는 것은 빛이 모여서 화학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깊이가 제한된다는 거라서, 그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소재의 두께도 그만큼 얇아져야 해요. 근데 이렇게 얇아지면 공정에 에러가 많이 생기기 시작하죠. 두꺼웠을 때는 정밀하게 박막을 통제할 필요는 없었는데, 너무 얇아지면 공정이 그만큼 어려워지기 때문인데. 말씀드리고 싶은 핵심 메시지는, 3세대까지 어찌어찌 간다고 하더라도 그다음에는 정말 답이 없다는 겁니다. 빠르면 2035년, 늦어도 2039년 정도에는 3세대까지 가겠죠. 그걸 가지고 10년 정도는 쓸 수 있겠죠. 그러면 2040년대 중반~후반까지는 어떻게든 이 EUV를 가지고 쓸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보통 이런 우려들은 그렇게 충분히 써먹기 전에 한 10년 전부터 나옵니다. 지금 다들 3세대 걱정하고 있잖아요, 벌써. 3세대까지 가면 그다음 세대 걱정하게 될 텐데, 그다음 세대는 기술적으로 명확한 대안이 하나도 없어요. '그러면 더 짧은 파장을 쓰면 되는 거 아닙니까? 13.5를 굳이 쓰지 말고 훨씬 더 짧은 파장인 6.5나노나 3나노 쓰면 되지 않습니까?'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죠. 근데 그거를 하기 위한 광원이 지금 명확하게 뭐가 돼야 된다라는 것은 없어요. 그리고 20년, 30년간 EUV 개발사 ASML이 얼마나 고생했는지를 생각해 보면, 2040년대쯤에 그게 나온다면 2010년대부터 EUV 다음 세대의 광원에 대한 연구가 시작됐어야 되는데, 시작은 됐습니다만 마일스톤상 아직 명확한 것들은 안 나왔어요. 후보는 있어요. 뭐 가돌리늄을 써야 된다, 루테늄을 써야 된다, 란탄 계열을 써야 된다, 여러 기술들에 대한 논의들이 있습니다만. 인류는 늘 솔루션을 찾아왔으니까 2030년대 중반쯤 되면 또 재미있는 게 나올 거라고 생각합니다만 지금으로서는 잘 답이 보이지 않고. 중국이 그런 기초 과학 쪽에 많이 투자하고 있어서 중국에서 그러한 혁신이 될 만한 맹아, 격변이 될 수 있는 기술을 먼저 발견할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가 우려되는 거죠. Q. 지금 중국을 제외하고는 극자외선 쪽에는 ASML한테 다 의존하고 있는 거죠? 일본에서 그나마 캐논이 연구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근데 캐논 혼자만의 생태계로는 불가능하고요. 다만 캐논에서는 그전 세대의 장비인 DUV* 쪽은 좀 했었으니까 리소그래피에 대한 이해도는 굉장히 높은 상황이고, 다만 이런 광학계 핵심 기술들을 충분히 확보를 못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EU(네덜란드·독일), 미국, 영국이 지배하고 있는 여기에 일본의 광화학 업체까지 들어가면 이 4개의 국가가 점유하고 있는 철옹성에 지금 도전할 수 있는 나라는 중국 외에는 단 한 나라도 없다고 단언할 수 있습니다. *DUV(심자외선 노광장비) : 190~365나노미터 범위의 파장을 가진 빛을 사용해 반도체 웨이퍼에 미세한 회로 패턴을 그리는 장비. (EUV는 13.5나노미터 파장) Q. 우리나라도 일단 그 영역은 들어가지도 못하는 거죠? 기술 생태계 자체는 지금 저희가 무슨 광학계를 납품한다, 무슨 펠리클*을 납품한다 이런 케이스는 없는데, 조금씩 국내외 소부장 회사들이 EUV의 생태계 그리고 EUV 시장이 커진다는 것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기술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다만 ASML에 직접 납품할 정도의 공급망은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없다고 보입니다. *펠리클 : EUV 노광 공정에서 포토마스크(집적회로 패턴을 실리콘 웨이퍼에 전달하는 핵심 부품)를 오염으로부터 보호하는 소모성 부품 <교양이를 부탁해> 유튜브 채널을 구독하시면 더 많은 콘텐츠를 보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