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에서 언론인 생활을 시작한 손석민 기자는 지난 2002년 SBS로 둥지를 옮겼습니다. 오랜 법조계 취재를 통해 여러 번 굵직한 특종기사를 발굴하며 두각을 나타낸 손 기자는 이후 사회부에서는 시경캡, 정치부에서는 정당팀과 청와대 출입을 담당하기도 했습니다. 냉철하고 꼼꼼한 취재력이 일품이라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통일교 게이트'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여야를 가리지 않은 통일교 측의 정치권 인사 접촉과 금품 제공 의혹이 한 주를 달궜습니다. "불법적인 금품을 받은 적은 없지만 해수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전재수 전 해수부 장관이 물러나면서 이재명 정부 들어 첫 현직 장관 낙마 사례가 됐습니다. 오늘 발표된 한국갤럽의 12월2주 주간 여론조사 결과에서 대통령 국정지지율과 여당 지지율이 동반 하락했습니다. 대통령 국정지지율 56%, 지난주 대비 6%p 하락 이재명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에서 긍정 답변(국정지지율)은 56%, 부정 답변은 34%로 나타났습니다. 긍정 답변의 경우 지난주 62%에서 6%p 하락했습니다. 이 대통령 취임 이후 한국갤럽 조사 가운데 주간 단위로 하락폭이 가장 컸습니다. 이 대통령 국정지지율은 취임 후 첫 조사(6월4주)에서 64%였으며 그다음 주에 65%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60%대 안팎을 유지해 왔습니다. 최저치는 10월3주 때 54%입니다. 이번 주 국정지지율 결과를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53%(이하 %)였고 인천/경기가 56, 대전/세종/충청 59, 광주/전라 81, 대구/경북 47, 부산/울산/경남이 52였습니다. 지난주와 비교하면 대전/세종/충청에서 -10%p로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고, 그다음이 서울로 -9%p였습니다. 영남과 호남에서는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정치 성향별 국정지지율은 보수 31, 중도 58, 진보 86이었는데 지난주와 비교해 보수와 중도, 진보에서 각각 9%p, 6%p, 2%p 떨어졌습니다. 긍정과 부정 평가 이유를 자유답변 형식으로 물었더니, 긍정 평가 이유는 외교 28%, 경제/민생 14%, 소통 7% 순이었고, 부정 평가 이유는 경제/민생 15%, 도덕성 문제/ 본인 재판 회피 9%, 전반적으로 잘못한다 6% 순이었습니다. 한국갤럽은 조사결과 리포트에서 "최근 대통령이 엄정 수사 지시한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에 여당 인사들도 연루된 것으로 알려졌고,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사퇴했다. 이 사안은 이번 주 대통령 직무 부정 평가 이유로 직접 언급되진 않았으나, 대통령과 여당에 대한 전반적 인식에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습니다. 정당지지율, 민주 40% vs 국힘 26%..민주당 지난주 대비 3%p 하락 정당지지율도 살펴보겠습니다. 민주당 40%(이하 %), 국민의힘 26, 조국혁신당 3, 개혁신당 4였습니다. 지난주 조사에서는 민주당 43, 국민의힘 24, 조국혁신당 3, 개혁신당 2였습니다. 민주당이 3%p 떨어지며 국정지지율과 동반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번 주 조사결과를 지역별로 보면, 서울에서 민주 : 국힘 32 : 27 이었고, 인천/경기에선 41 : 26, 대전/세종/충청 45 : 24, 광주/전라 68 : 9, 대구/경북 28 : 40, 부산/울산/경남이 33 : 29였습니다. 지난주와 비교할 때 가장 큰 변화를 보인 곳은 서울로 45 : 24였던 양당의 지지율이 이번 주 들어 32 : 27로 확 좁혀졌습니다. 정치 성향별로는 진보층의 71%가 민주당을, 보수층에서는 53%가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중도층에서는 민주 39%, 국힘 19%였으며 무당층은 36%였습니다. 내년 지방선거 결과 기대와 내란전담재판부 의견은? 갤럽은 지난달 21일에 이어 내년 지방선거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는지도 조사했습니다. 여당 승리를 바란다는 의견이 42%, 야당 승리를 바란다는 의견이 36%였습니다 지방선거 결과 기대치는 지난 10월 이후 3번째 조사인데 뚜렷한 수치 변화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내란 청산'을 위해 여권이 추진 중인 내란전담재판부와 관련해 법조계와 시민단체에서도 위헌 주장이 계속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12.3 비상계엄과 내란 의혹 사건의 재판을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에 대한 문답도 있었습니다. 현 재판부를 통해 재판을 계속해야 한다 40%, 전담재판부를 설치해 사건을 이관해야 한다 40%로 팽팽했습니다. 지난 9월 조사결과도 오차범위 안에서 비슷했습니다. 여론조사 개요 조사 기관 : 한국갤럽 자체 조사 조사 기간 : 2025년 12월 9~11일(12월2주), 2025년 12월 2~4일(12월1주) 표본 오차 : ±3.1%p (95% 신뢰 수준) 그 밖의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사진 자료 : 연합뉴스, 디자인 : 정유민
통일교의 여야 정치인 로비 의혹이 전방위로 번지면서, 현직 장관들의 사의 표명과 공개 반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건희 특검으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경찰이 특별전담수사팀을 가동해 수사는 사실상 2003년 대선자금 사건을 연상시키는 '여야 동시 겨냥' 국면으로 진입하는 모양새입니다. "전혀 사실무근, 직 내려놓겠다"..이재명 정부 첫 장관 사의 통일교로부터 해저터널 사업 지원과 관련해 수천만 원대 현금과 명품 시계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오늘 새벽 인천공항 귀국 직후 장관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습니다. 전 장관은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며 불법적인 금품 수수가 전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흔들림 없이 해양수산부가 일을 하기 위해서는 제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공직자로서의 처신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전재수 해수부 장관 "분명히 말씀드린다. 불법적인 그 어떤 금품수수는 전혀 없었습니다. 해수부가 지금 엄청난 일들을 하고 있는데 일이 흔들린다거나 정부가 흔들리는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됩니다." 이재명 정부 들어 비리 의혹에 연루된 첫 현직 장관의 사퇴인데, 수사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당당하게 임하되 해수부 부산 이전과 북극 항로 개척 등 부처 현안 추진에 장관 본인이 걸림돌이 되지는 않겠다는 취지입니다. 혹시 의혹을 인정해서 장관직을 내려놓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다음과 같이 답했습니다. 전재수 해수부 장관 "장관직을 내려놓는 것이 인정하는 거 아니냐 이런 오해의 소지가 있을 거 같아서 고민을 했는데 그렇지 않고, 더 책임있고 당당하게 이 문제에 대처하겠다는 저의 의지표명으로서 사의를 표명한 것입니다." 그동안 '표적 수사' '정치 공작'이라며 의혹을 전면 부인하면서도 직에 연연해온 다른 정치인들과는 다른 처신이라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전 장관은 사의 표명에 대통령실과 교감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오늘 오후 전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습니다. "10분 간 한 차례 만난 게 전부..금품 수수 보도는 허위" 통일교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이 특검에 진술한 정치인 명단에 오른 정동영 통일부 장관도 오늘 출근길에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정면 대응에 나섰습니다. 정 장관은 먼저 "야인 시절인 2021년 9월30일 윤 전 본부장을 10분간 한 차례 만나 통일 관련 이야기를 나눴을 뿐"이라며 금품 수수 보도는 허위라고 강조했습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 "고등학교 동창이 통일교 유관 단체 전북 회장입니다. 동창생 7,8명이 강원도 여행을 갔다 오다가 동행자의 제안으로 가평 천정궁에 들렀습니다. 그 때 통일교 관계자의 안내로 윤영호 씨를 만났습니다. 한 10분 통일 관련 통상적인 이야기로 차담을 하고 귀향했죠. 그게 전부입니다." 정 장관은 그 뒤로 윤씨를 만난 적이 없으며 금품 제공 제의를 받은 적도 없다고 못 박았습니다. 한학자 총재 역시 만난 일도 없고 면식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여야 최소 16명 리스트 거론..당사자들 전원 반박 지금까지 통일교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정치인은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유일했습니다. 그런데 특검 조사 과정에서 윤영호 전 본부장이 "접촉했다"거나 "지원했다"고 진술한 여야 정치인은 최소 16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그리고 윤 전 본부장은 이 판도라 상자의 존재를 지난 5일 본인의 재판에서 예고없이 공개했습니다. 윤영호 전 통일교 본부장(2025년 12월5일 법정 신문) : "드리고 싶은 말이 지금 국민의힘만 이야기했는데 2017~2021년까지 국민의힘보다 민주당과 가까웠습니다. 거기가 정권이었고. 그런 가운데 평화서밋 어프로치할 때 제가 그 때 했던 게 장관급, 현 정부의 장관급 네 분 정도. 두 분은 총재도 왔다갔다 뵈었고. 지원에 대한 부분도 수사에서 말했습니다. 현직 장관급 지금 4분, 제가 국회의원 리스트 말씀드렸어. 연계된 게 있다. 그리고 지자체장들입니다." 윤 전 본부장이 거론했다고 알려진 인사는 현재 여권 기준으로 전재수, 정동영 장관, 이종석 국가정보원장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측근이던 임종성 전 민주당 의원,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 등이, 야권으로는 나경원 의원, 김규환 전 미래통합당 의원 등입니다. 이 가운데 임종성, 김규환 전 의원 관련해서는 2020년 총선 전 금품 수수 의혹이 제기되고 있고, 정진상 전 실장과 나경원 의원은 2022년 대선을 앞두고 통일교 평화서밋 행사와 관련해 대선 후보 측 접촉 대상, 이종석 국정원장은 민주당 대선캠프 평화번영위원장 신분이었습니다. 관련 의혹과 당사자들의 반박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임종성 전 의원(통일교 행사 다수 참석, 정치자금 수수 의혹) : 주변에 "억울하다"며 의혹 부인 * 김규환 전 의원(해저터널 사업 지원 명목 정치자금 수수 의혹) : "한일의원연맹 소속으로 행사에 참석했지만 일체의 금품 받은 적 없다" * 정진상 전 실장(이재명 후보 측 접촉 대상) : "통일교 측과 어떠한 접촉도 없었다" * 니경원 의원(윤석열 후보 측 접촉 대상) : "문제 있다면 특검이 권성동 의원보다 먼저 탈탈 털었을 것, 저질 물타기 정치공작이다" * 이종석 국정원장(이재명 후보 측 접촉 대상) : "2022년 초 통일교 관계자가 지인을 통해 북한 문제에 대해 할 얘기가 있다며 면담을 요청해 세종연구소에서 한 차례 만난 바 있다" 이제는 경찰의 시간..22년 전 대선자금 수사 데자뷔?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받은 뒤 수사 대상이 아니라며 넉 달 가까이 사실상 방치했던 김건희 특검이 그제(9일) 경찰로 사건을 넘기면서 이제부터 경찰의 시간이 됐습니다. 특검은 내사 사건으로 분류하면서 전재수 장관 건에는 뇌물 혐의를, 임종성, 김규환 전 의원 건에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23명 규모의 특별전담수사팀을 꾸리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첫 단계로 오늘 오후 민주당 인사들 실명을 밝히겠다고 예고했다가 돌연 말문을 닫은 윤영호 전 본부장을 서울구치소에 면담할 예정입니다.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특검 진술 내용을 확인한 다음 증거 확보 차원에서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에 나설지 등을 검토하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여야 관계없이 지위 고하와 관계없이 엄정하게 수사하라"고 지시한 상황이지만, 경찰로서는 만만치 않은 수사가 될 전망입니다. 시간부터 촉박합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의 경우, 윤 전 본부장이 금품 전달 시점으로 지목한 2018년부터 계산해보면 재판에 넘길 수 있는 공소시효가 이 달로 마감됩니다. 수사 주체 측면에서도 경찰은 검찰에 비해 수사력이 부족하다, 정치적 외풍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최근만 봐도 주식 차명 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이춘석 의원에 대해 넉 달이 지나도록 뚜렷한 수사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이번 사건은 여야 인사 모두가 연루돼 있고 지방 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수사 과정마다 조사 방식과 형평성을 놓고 장외 압박이 극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번 통일교 의혹 수사는 '여당 인사만이 아니라 야당 인사, 장관급까지 걸쳐 있다'는 점에서 2003년 불법 대선자금 수사를 떠올리게 합니다. 당시 대검 중수부는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로 불법 자금을 추적했고, 그 결과 여야 모두에서 최고위급 정치인과 대기업 총수들이 줄줄이 소환·기소되며 한국 정치권의 관행적 정치자금 구조를 파헤쳤습니다. 국민적 환호 속에 검찰 사상 최초로 자발적 팬클럽까지 결성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는 정치적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상대적으로 검찰 수사의 자율성을 존중했던 청와대의 스탠스도 작용했다는 후문입니다. 그때와는 사안의 성격과 크기가 다르고 수사 환경이 바뀌었다고 해도 국민 신뢰를 얻는 결과는 원칙대로, 그리고 성역 없는 수사로만 가능할 것입니다. 사진 자료 : 연합뉴스, 디자인 : 정유민
전 국민을 분노로 대동단결하게 만들었다는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새 국면을 맞았습니다. 국내에서는 경찰이 오늘(9일) 오전 서울 송파구 본사에 대해 압수수색에 착수했고, 미국에서는 모기업 쿠팡Inc.를 상대로 한 징벌적 손해배상 소송 계획이 발표됐습니다. 국내 유사사례의 경우, 소송을 제기한 피해자 1인당 10만 원 정도가 배상됐지만, 미국은 다릅니다. 징벌적 손해배상이 인정된다면 수천억 원 이상을 물어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돈은 국내에서 벌면서 미국 기업이라던 쿠팡이 이제 한국과 미국 모두를 방어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습니다. '우리는 미국 회사'라던 쿠팡, 미국 법정에 선다 미국 현지시간 8일, 쿠팡이 상장된 뉴욕 맨해튼에서 기자회견이 열렸습니다. 쿠팡 피해자들을 대리해 한국 법무법인 대륜의 미국 법인인 SJKP 로펌은 쿠팡Inc.를 상대로 뉴욕 연방법원에 징벌적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SJKP 측이 밝힌 소송의 핵심 포인트는 네 가지입니다. 1) 피고는 한국 법인이 아니라 미국 본사 'Coupang Inc.' : 쿠팡 한국 법인을 100% 지배하는 쿠팡Inc.가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미국 기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번 개인정보 관리·보안 실패에 대해 미국 본사가 '감독·관리 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논리입니다. 탈 허쉬버그 변호사는 "쿠팡 본사가 단순 지주회사에 그치지 않고 정보보안과 개인정보 보호와 같은 핵심 영역에서 실질적인 의사결정 권한을 행사했다는 인과관계를 밝히겠다"고 설명했습니다. 2) 원고는 한국 이용자들+미국 내 피해자까지 포괄 : 한국 소송에 참여한 200여 명이 미국 소송에도 동시에 참여합니다. 또 한국 피해자뿐만 아니라 쿠팡 서비스를 활용한 경험이 있는 미국 거주자 및 미국 시민도 원고 집단에 이름을 올릴 예정입니다. "쿠팡 고객들의 계정 정보와 구매 이력은 미국 서버에도 저장돼 있고, 미국 투자자 보호와 연결되는 문제"라는 설명입니다. 3) 디스커버리 제도와 공시 의무 위반 여부 : 쿠팡의 책임 소재를 밝히기 위해 미국 특유의 디스커버리(discovery, 증거개시) 제도가 활용될 전망입니다. SJKP측은 "쿠팡 본사의 역할은 한국 민사소송으로는 밝혀지기 어렵다"며 "미국의 증거개시 제도를 통해 쿠팡 본사가 관련 자료를 제출하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디스커버리 제도 : 미 연방 민사소송규칙에 규정된 것으로 재판 전 단계에서 상대방에게 소송과 관련된 정보를 공개 교환하는 절차. 사건과 합리적으로 관련된 모든 문서나 데이터를 포괄하며 고의적 지연이나 거부시 가혹한 제재가 수반. 또한 이번 소송과정에서 쿠팡의 공시 의무 위반 여부도 가려질 전망입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상장사는 '중대한 사이버 보안 사고' 발생 시 4 영업일 이내에 공시해야 합니다. 하지만 쿠팡Inc.는 발생 열흘째인 아직까지도 피해 회복이나 구제 조치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는 게 법무법인의 주장입니다. 4) 징벌적 손배 인정시 유사 사례에선 수천억 원대 배상 : 미국에선 기업의 고의나 중과실이 인정되면 실제 피해액을 훌쩍 넘어 기업을 제재하는 수준의 배상액이 부과됩니다. 바로 징벌적 손해배상(punitive damages)인데요, 법무법인 측은 과거 사례를 토대로 쿠팡에도 위험 관리 의무 위반을 물을 수 있다는 입장입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17년 신용평가사 에퀴팩스(Equifax)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1억 4,700만 명의 이름과 주소, 사회보장번호, 운전면허번호 등 개인 정보가 유출됐습니다. 에퀴팩스가 정보 유출을 인지하고도 2달 뒤 공식 발표를 한 점, 취약점에 대한 사전 경고에도 보안 패치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징벌적 손해배상이 인정됐습니다. 결국 총액 7억 달러(당시 환율로 8,100억 원)에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미국의 3대 통신사인 T모바일도 2021년 고객 7,660만 명의 개인 정보가 유출돼 소송에 들어갔고, 합의금으로 3억 5천만 달러(당시 환율로 4천억 원)를 냈습니다. 한국에서는 최소 20만 명 소송 참여..배상금은 10만 원? 한국에서도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들을 대신해 변호사들이 제기한 민사소송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지난주 서울중앙지법에는 쿠팡 이용자 14명을 원고로 해서 1인당 20만 원씩, 총 28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첫 소송이 제기됐습니다. 이밖에도 온라인 카페·단체를 중심으로 2차·3차 소송인단 모집이 진행 중이고, 법무법인별 집계로는 현재까지 20여만 명이 소송을 냈거나 소송을 낼 예정입니다. 하지만 국내 소송을 통해 피해자들이 기대할 수 있는 '배상액'의 전례는 생각보다 낮습니다. 역대 최대 규모로 꼽히는 2014년 카드 3사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서 법원은 "금전적 피해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취지로 소송을 낸 원고 1인당 10만 원씩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카드사에 부과된 벌금도 최대 1,500만 원에 그쳤습니다. 다만, 한국에도 2015년에 개인정보 관련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가 도입돼 피해 발생 시 손해액의 5배 이내에서 배상액을 정할 수 있게 됐지만, 제도 도입 이후 인정된 사례는 없는 걸로 알려졌습니다. "고의 또는 중과실이 없음을 증명한 경우 적용하지 않는다"는 단서 조항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개인정보보호법 제39조(손해배상책임) ③ 개인정보처리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개인정보가 분실ㆍ도난ㆍ유출ㆍ위조ㆍ변조 또는 훼손된 경우로서 정보주체에게 손해가 발생한 때에는 법원은 그 손해액의 5배를 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손해배상액을 정할 수 있다. 다만, 개인정보처리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음을 증명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보험 들었으니 괜찮다?'…개인정보 배상책임보험의 허점 피해자들을 답답하게 하는 건 또 있습니다. 쿠팡 측은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해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 보험의 보장한도가 10억 원에 불과해 사실상 무용지물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르면 매출 10억 원 이상, 1만 명 이상 정보를 관리하는 기업은 의무적으로 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해야 하는데, 최소 가입 금액의 상한이 10억 원입니다. 매출액이 41조 원으로 국내 3대 마트를 합친 것보다 많은 공룡 기업에게도 법적으로 강제할 수 있는 액수는 10억 원뿐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제39조의7(손해배상의 보장) ① 개인정보처리자로서 매출액, 개인정보의 보유 규모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자는 제39조 및 제39조의2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의 이행을 위하여 보험 또는 공제에 가입하거나 준비금을 적립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와 별도로 개인정보보호법은 의무 보험에 가입하지 않으면 시정조치 명령을 내리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3,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돼 있는데 과연 이 정도로 법이 의도한 효과가 발휘될지 의문입니다. "법과 제도를 바꿔야 기업도 행동을 바꾼다" 지난달 29일 개인정보 유출이 알려진 이후 쿠팡 가입자들은 변변한 안내도 받지 못한 채 좌충우돌해야 했습니다. 탈퇴하려니 복잡한 절차에 화가 치밀고, 로켓배송에 익숙해진 탓에 그냥 쓰려니 비밀번호를 바꾼다, 결제카드를 해지한다, 속이 터집니다. 당장은 2차 피해를 막고 원인과 책임 소재를 샅샅이 가리는 일이 급선무이겠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그동안 미뤄왔던 법과 제도 정비에도 눈을 돌려야 합니다. 국회에서 잠자는 집단소송제 : 현재 국회에는 개인정보·소비자 피해 전반에 적용되는 '집단소송법'이 여러 건 발의돼 있지만, 기업 부담 등을 이유로 논의는 차일피일입니다. 이번 사례에서 보듯 거대 플랫폼 기업이 개인 정보를 쥐락펴락하는 구조에서는 사안마다 피해자들이 모여 10~20만 원을 청구하는 방식으로는 기업에 대한 경종과 실질적 권리 구제가 어렵습니다. 유럽연합의 경우 비영리단체들이 피해자들을 대신해 소송을 내고 배상액을 나누고 있는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집단 손해배상 제도를 도입하지 않고 있는 나라는 한국과 튀르키예 정도입니다. 개인정보보호법상 징벌 배상 강화 : 전문가들은 "일정 요건 하에 1인당 법정손해배상 하한선을 크게 올리거나, 고의·중과실에 대해선 실질적인 수준으로 징벌적 배상을 허용해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그래야만 기업이 '보안 투자 비용'과 '사고 시 배상 비용'을 비교했을 때 "투자하는 편이 훨씬 낫다"는 쪽으로 셈법이 바뀐다는 이유에섭니다. 사진 자료 : 연합뉴스, 디자인 : 정유민
한 주의 시작, 월요일 아침에 이재명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X에 기사와 함께 글을 하나 올렸습니다. 민주당 소속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을 콕 짚어 일 잘하는 사람이라고 언급했습니다. 대통령이 특정 기초단체장의 성과를 공개적으로 칭찬한 것은 매우 이례적입니다. 특히 정 구청장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권에서 '차기 서울시장군'으로 언급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이른바 명심(明心)과 결부시키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X글… "명함도 못 내밀 성적표" 이 대통령이 함께 올린 기사의 제목은 '성동구 정기 여론조사 만족도 92.9%...주민 신뢰 최고'입니다. 성동구가 구민을 대상으로 한 2025 정기여론조사에서 "성동구가 일을 잘하고 있다"고 대답한 비율이 92.9%를 차지했으며, 특히 매우 잘한다는 응답이 48.6%로 10년 전 여론조사 때 8.8%와 비교해 크게 늘었다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풀어보면 3선 정원오 구청장의 성과에 대해 절반에 가까운 사람이 매우 잘한다고 했고, 이는 첫 임기 때인 10년 전 2015년에 비해 5배 이상 증가했다는 겁니다. (한국리서치, 2025년 10월21~24일 조사, 한국리서치 및 중앙선거조사여론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그럼 이 대통령이 명함도 못 내민다고 했던 수치는 얼마였을까요? 경기지사 선거에 나서기 전 성남시장으로서 마지막 해였던 2017년, 이 대통령은 성남시가 여론조사기관 ㈜서던포스트에 의뢰했던 시정 만족도 여론조사에서 80.6%의 종합 만족도를 얻었습니다. 당시 역대 최고라는 설명이 있었는데, 단순 수치상으로 정 구청장이 10%p 이상 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겁니다. 정원오는 누구?… 이재명 대표 시절 박수와 칭찬 그럼 이렇게 상찬한 정 구청장과 이 대통령과의 인연은 어땠을까요? 정 구청장은 임종석 국회의원(문재인 정부 대통령 비서실장)의 보좌관으로 일한 뒤 성동구청장에 도전해 3선에 올랐습니다. 민주당 내에서 뛰어난 행정력의 실무형 단체장이라는 평가를 받아왔고, 이재명 대통령도 당 대표 시절 성동구청을 현장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이태원 참사 한달 뒤인 2022년 11월이었는데 당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재난사고에 대비한 통합관제센터 시스템을 잘 운영하고 있다고 박수와 함께 칭찬을 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대표 (2022년 11월30일) "역시 성동구청장이다. 재난안전 문제는 매우 중요한 영역이긴 하지만 일상적으로 좀 소홀해질 염려가 있는데 성동구는 일상적 관리나 투자 등을 정말 잘 하고 계신거 같다." 이를 계기로 정 구청장은 "시민들이 리틀 이재명으로 불러주신다"며 "굉장히 영광스럽지만 혹시 누가 되지 않을지 염려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오늘 대통령의 글에도 감개무량하다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지방선거 6개월 전 묘한 시점에 묘한 글 정치권에서는 묘한 시점에 묘한 글을 올렸다면서 진의 파악에 분주했습니다. 서울시장 등을 뽑는 내년 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중량급 예비 주자들이 몸을 풀고 있는 시점입니다. 민주당에서는 김영배, 박주민, 박홍근, 서영교, 전현희 의원과 박용진, 홍익표 전 의원이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분류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정 구청장 역시 유일한 3선 구청장으로 출마 의지를 다지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에서는 오세훈 현 시장과 함께 나경원 의원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최근 진보진영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박주민 11.1% 김민석 10.7% 정원오 7.0% 서영교 5.6% 강훈식 4.9% 박용진 3.8% 전현희 1.8%로 나타났습니다. 보수진영 후보 적합도 조사에서는 오세훈 21.7% 나경원 9.0% 한동훈 7.6% 이준석 6.0% 조은희 1.3%로 집계됐습니다. (여론조사꽃, 2025년 11월24~27일 조사, 중앙선거조사여론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단, 총리실은 12월1일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민석 총리를 제외해달라고 요청) 야권에서는 경계심과 함께 격한 이야기가 튀어나왔습니다. 내란 프레임으로 국민의힘의 손발을 묶어 놓은 상태에서 중도층에 호소할 검증된 행정가로까지 외연을 확장해 서울시장 선거를 치르려는 포석 아니냐는 목소리입니다. 오세훈 시장 측에선 "대통령까지 나서 관건 선거를 하라고 정부와 당에 신호를 주는 셈이니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습니다. 나경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서울시장 선거개입? 뜬금없는 정원오 띄우기?'라며 사전 선거운동 소지가 있다고 쏘아붙였습니다. 나경원 의원 페이스북 "내년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특정 인물을 노골적으로 띄우는 '선거 개입 신호탄'이다. 사실상 여당 서울시장 후보를 겨냥한 명심오더이자 대통령발 사전선거운동이다." 민주당 내에서는 대통령의 정 구청장 칭찬을 '명심'으로 받아들이는 건 과도한 해석이라는 반응들이 주를 이룹니다. 당의 일은 당에 맡겨두자는 대통령 스타일 상 누구를 편든다는 건 있을 수 없다는 거죠. 야당의 날선 반응에 대해선 박용진 전 의원이 "뭘 그리 과민하냐? 정치를 좀 대국적으로 하자"고 받아쳤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대통령이 자신의 성남시장 재직 당시를 떠올리며 얘기한 것일 뿐 지방선거를 의식한 것은 아니"라고 확대 해석을 말라는 뜻을 비쳤습니다. 이틀에 3건 칭찬 글...전재수-김민석-정원오 이와 관련해 정 구청장에 대한 칭찬글 말고 어떤 글들이 대통령 X에 올라왔는지 살펴봤습니다. 어제 오후에는 "K-푸드 수출 전망이 매우 밝다"면서 국가식품클러스터를 찾은 김민석 총리 사진이 들어간 총리일보 글을 인용했습니다. 그 바로 5분 전에는 "해양중심도시 부산..한다면 합니다"라는 글을 통해 해운사 본사의 부산 이전 발표를 하는 전재수 해수부 장관의 발언을 이어붙였습니다. 김 총리는 최근까지 종묘 재개발, 한강버스 등을 소재로 오세훈 서울시장을 비판해왔고, 전 장관은 국민의힘 소속 박형준 현 시장의 대항마로 내년 부산시장 후보군에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입니다. 이렇게 어제 오늘 게재된 세 글의 공통점은 일과 성과를 강조하면서도 공교롭게도 내년 전당대회나 지방선거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들을 중심에 놓고 있습니다. 주마가편, 일 잘하는 사람끼리 경쟁을 시키는 대통령 특유의 용인술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만 소셜미디어의 힘을 아는 이 대통령이기에 오늘 글에 주목하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오늘 오후 4시까지 정 구청장에 대한 글의 조회수는 80만을 넘었습니다. 평소에는 선의의 칭찬과 덕담이라도 선거를 앞두고는 제한이 되는 것들이 많아집니다. 공직선거법에서는 중립의무를 가진 공무원이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 포함)의 업적을 홍보하는 행위를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시정 만족도에 대한 칭찬을 사전 선거운동으로 바로 연결하는 건 비약이 있어 보입니다. 그럼에도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고쳐 쓰지 말라는 옛말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말입니다. 사진 자료 : 연합뉴스, 디자인 : 정유민
종묘 일대 재개발과 한강버스, 광화문 '감사의정원'까지 김민석 국무총리와 오세훈 서울시장 간 신경전이 한 주를 달궜습니다. 내년 지방선거 전초전으로도 불릴 만큼 여야 간 화력 싸움도 대단했습니다. 오늘 발표된 한국갤럽의 주간 여론조사 결과 가운데 내년 지방선거를 어떻게 기대하는지가 있어 분석해 보겠습니다. 내년 지선 기대, 여 후보 다수 당선 42%, 야 후보 다수 당선 35%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조사에서 내년 지방선거 결과 기대 항목입니다. 여야 후보 가운데 어느 쪽이 많이 당선돼야 하는지를 물었더니 전국적으로는 여당 후보 42% 대 야당 후보 35%로 나타났습니다. ±3.1% 포인트인 오차범위를 감안하면 여당 후보 답변이 우세한 결과입니다. 한 달 전(10월 14일~16일 조사) 같은 항목의 질문에서 여당 후보 39% 대 야당 후보 36%로 오차범위 안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여당 후보 선호가 상대적으로 늘었습니다. 지역별로도 분석해 보겠습니다. 갤럽이 정한 질문 항목은 위에서 언급한 전국 기준(여야 후보 가운데 어느 쪽에서 많이 당선돼야 하는지)과 같기에, 출마가 예상되는 여야 특정 인물 간 가상 대결은 아닙니다. 먼저 서울입니다. 여당 40 대 야당 36(이하 %)으로 오차범위 안이었습니다. 인천/경기도 44 대 34로 경합이었습니다. 부산/울산/경남 역시 34 대 42로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습니다. 광주/전라와 대구/경북은 각각 여당 후보 우세와 야당 후보 우세로 나뉘었습니다. (각 지역별 표본숫자를 반영한 오차범위는 전국 ±3.1%, 서울 ±7%, 인천/경기 ±6%, 부산/울산/경남 ±8%, 광주/전라 ±10%, 대구/경북 ±10%입니다) 11월 3주/ 내년 지방선거 결과 기대 지역별 조사 한 달 전 결과와 비교해보겠습니다. 미세한 수치변화는 있지만 큰 틀에서는 11월 결과와 차이가 없었습니다. 수도권과 부산/울산/경남은 오차범위 안 경합, 광주/전라와 대구/경북은 오차범위 밖에서 각각 여당과 야당 후보 선호가 많았습니다. 10월 3주/ 내년 지방선거 결과 기대 지역별 조사 그런데 정치성향별 조사 결과에서는 눈에 띄는 차이가 포착됐습니다. 중도층에서 10월 3주는 여 38 대 야 36으로 비슷했는데, 11월 3주 조사에선 여 44 대 야 30으로 '여당 후보 다수 당선' 응답이 오차범위 밖에서 많았습니다. 중도층이 민심의 바로미터로 분류된다는 점에서, 향후 같은 항목 조사가 있을 시 추세 변화 여부를 유의해서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 달 새 정당지지율 변화 오차범위 안..중도층은 여 우세 확대 정당지지율의 변화도 들여다보겠습니다. 이번 주 조사에서 정당지지율은 민주당 43, 국민의힘 24,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이 각각 3%였습니다. 지난주(11월 2주, 11~13일) 조사에선 민주당 42, 국민의힘 24, 조국혁신당 2, 개혁신당 3%로 대동소이했습니다. '지방선거 결과 기대'가 질문 항목에 포함됐던 10월 3주 때 정당지지율을 보면 민주당 39, 국민의힘 25, 조국혁신당과 개혁신당 각각 3%였습니다. 11월 3주 때와 비교해 민주당은 +4% 포인트, 국민의힘은 -1%포인트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중도층으로 좁혀서 보면 10월 3주 때 민주당 36 대 국민의힘 17%였던 수치가 11월 3주에는 44 대 16%로 민주당 지지율이 높아졌습니다. 마지막으로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즉 국정지지도 알아보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직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는 응답은 이번 주 60%로 지난주 대비 1%포인트 상승했습니다. 부정 평가는 32에서 30%로 2%포인트 하락했습니다. 한 주 사이 있었던 일은 재계 총수들과의 한미 관세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 UAE를 시작으로 한 중동 아프리카 순방, 론스타 국제소송 정부 승소, 신안 여객선 좌초 후 전원 구조 등이 있었습니다. 크게 실점한 대목은 없었고 순방 효과가 유지되는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여론조사 개요 조사 기관 : 한국갤럽 자체 조사 조사 기간 : 2025년 11월 16~18일(11월3주), 2025년 11월 11~13일(11월2주), 2025년 10월 14~16일(10월3주) 표본 오차 : ±3.1%p (95% 신뢰 수준) 그 밖의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사진 자료 : 연합뉴스, 디자인 : 정유민
국회선진화법 이후 최악의 국회 충돌 사태로 일컬어지는 2019년 4월 패스트트랙 사건에 대한 첫 번째 형사재판 결과가 나왔습니다. 공수처법과 공직선거법을 신속처리하려던 당시 여당인 민주당과 이를 막아선 야당인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사이 대규모 충돌이 발생한 지 6년 7개월 만이며 검찰 기소 이후로도 5년 10개월 만에 이뤄진 판단입니다. 오늘(20일) 선고는 특수공무집행방해와 국회선진화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자유한국당 인사들에 대해 먼저 이뤄졌습니다. 민주당 인사들에 대한 별도 재판은 오는 28일 결심공판이 예고됐습니다. 유죄 인정하면서도 의원직 유지 '벌금형' 선고 나경원-송언석-황교안 현역 의원이면서 두 달 전 결심공판에서 검찰이 당선 무효형을 구형한 국민의힘 중진 5명의 운명이 최대 관심이었습니다. 이들은 당시 원내대표였던 나경원 의원과 현재 국민의힘 원내대표인 송언석 의원, 그리고 김정재, 이만희, 윤한홍 의원입니다. 결론적으로 이들은 모두 유죄 선고에도 의원직은 유지한다는 판단을 받았습니다. 법원은 구형량이 징역 2년으로 가장 무거웠던 당시 원내대표, 나경원 의원에 대해 벌금 2,40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현 원내대표인 송언석 의원에게는 벌금 1,150만 원을, 송 의원과 마찬가지로 징역 10개월에 벌금형이 구형된 김정재, 이만희 의원에 대해선 각각 1,150만 원과 85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징역 6개월에 벌금 300만 원을 구형받은 윤한홍 의원은 벌금 750만 원 형을 받았습니다.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 역시 구형은 징역 1년 6개월이었지만 1,9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특수공무집행방해로 금고형 이상이 확정되거나,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5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될 경우 의원직이 상실되며 피선거권도 5년간 박탈됩니다. 하지만 법원은 두 혐의를 합쳐 벌금형을 선고했고, 특히 국회선진화법 위반에 대해서는 모두 500만 원 이하를 선고해 의원직이나 피선거권 상실은 면하게 됐습니다. 패스트트랙 사건 구형 및 선고 형량 "면책특권 대상도, 저항권 행사도 아냐" 질타 재판부의 판단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은 국회가 지난 과오를 반성하고 신뢰를 회복하고자 마련한 국회의 의사결정 방침을 그 구성원인 의원들이 스스로 위반한 첫 사례"라고 지적했습니다. 따라서 패스트트랙 충돌은 국회의원의 면책특권 대상도, 저항권 행사도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서울남부지법 재판부 "특히 헌법과 법률을 누구보다 엄격히 준수해야 할 의원들이 불법 수단을 동원해 동료 의원의 활동을 저지했다. …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고 비난 가능성도 크다." 싸우더라도 스스로 정한 법 절차에 따라야지, 물리력을 동원한 것은 용인될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이 부분까지 선고문이 낭독됐을 때 대체로 당선 무효형을 예상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형량 결정 이유 부분으로 들어가면서 "피고인들은 이 사건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부당성을 공론화하려는 정치적 동기로 범행에 나아갔다"며 "사건 발생 이래 여러 차례의 총선과 지선을 거치며 피고인들에 대한 국민들의 정치적 판단도 어느 정도 이뤄졌다"고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하지 않았습니다. 2019년 4월 패스트트랙 충돌과 '빠루'의 등장 패스트트랙(안건 신속처리제도) : 국회 내에서 법안 처리가 지연될 경우,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이 동의하면 상임위원회(180일)-법사위원회(90일)-본회의(60일)로 신속히 안건을 올릴 수 있는 제도. 2012년 국회선진화법으로 도입됐으며, 최대 330일 이내 본회의 자동 상정이 원칙. 2019년 4월 25일, 여야 4당(더불어민주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이 공수처 설치법과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공직선거법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려 하자 원내 2당이던 자유한국당이 즉각 반발했습니다. 회의를 열려던 민주당 측과 회의를 막으려던 자유한국당 사이 대치가 이어지다 물리적 충돌이 발생합니다. (2019년 4월 25일) 이해찬/더불어민주당 대표 : "한국당이 이제 거의 광기에 가깝다는 느낌 받았습니다. 정상이 아닙니다. 말하는 거나 행동하는 거나." 나경원/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의회 쿠데타입니다. 의회 폭거입니다. 그 폭거에 저희는 맞설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선고된 당시 자유한국당 인사들은 이 과정에서 국회 의안과 사무실과 국회 정치개혁특위·사법개혁특위 회의장을 점거하고 회의 진행을 방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습니다. 채이배 당시 바른미래당 의원이 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의원실에 감금한 혐의도 추가됐습니다. 자유한국당 의원과 보좌진 27명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는데, 이들 가운데 고 장제원 전 의원은 사망으로 공소가 기각됐습니다. 검찰은 박범계 박주민 의원 등 민주당 의원과 전현직 당직자 등 10명도 공동폭행 혐의로 함께 기소했습니다. 패스트트랙 충돌의 상징적 장면 중 하나가 이른바 '빠루(쇠 지렛대)' 등장입니다. 4월 26일 새벽, 자유한국당 측이 점거하고 있던 국회 의안과 출입문을 열기 위해 민주당과 국회사무처 인원들 사이에서 '빠루'와 함께 망치가 등장했습니다. 문 안으로 끼워진 '빠루'를 자유한국당 측이 빼앗았고, 나중에 이를 받아든 나경원 원내대표가 폭력의 상징이라며 들어보이기도 했습니다. 6년이 지난 지난 9월까지도 국회 법사위에서 각자 사진을 들어보이며 서로가 폭력의 주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나경원-서영교 (사진=뉴시스) 일촉즉발 여야 대치 상황에서 '사법 자제' 연장선 판결 오늘 선고는 역대 최악으로 지목되는 의회 내 물리력 충돌에 대한 사법적 책임 묻기라는 점, 또 그 책임이 의원직 상실형까지 미칠지 여부 등으로 관심을 모았습니다. 최근 여야 의원들이 상임위에서 서로에 대한 인신공격은 다반사로 하고 "한 주먹 거리도 안 된다", "옥상으로 따라와라" 같이 대놓고 결투를 다짐하거나 배치기로 부딪히는 등 일촉즉발의 상태라는 점에서 더더욱 그랬습니다. '입법부 구성원들 스스로 반성하고 자중하라'고 요약되는 오늘 선고는 입법권과 행정권에 대해 그간 법원이 보여온 '사법 자제(Judicial Restraint)'의 연장선으로도 보아집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여야 정치권에 자정 능력을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는 상황에서 법원이 어렵지 않은 길을 택했다는 지적도 가능해 보입니다. 특히 거의 6년 만에 1심 선고가 내리지는 동안 "피고인에 대한 국민의 정치적 평가가 어느 정도 이뤄졌다"고 판시한 부분은 당선이 곧 면죄부라고 오인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디자인 : 정유민
대장동 개발비리 사건 항소 포기를 둘러싼 파장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항소 포기의 경위와 당부에서 출발한 이 사안은 검사장들의 집단 입장문 발표, 여당의 항명 규정 및 강경 대응, 법무부 차원의 수사ᆞ징계ᆞ인사조치 검토, 입장문을 발표한 대표 검사장의 사의 표명으로 번졌습니다. 오늘 국무회의에 참석하러 온 정성호 법무장관은 "심란하다"며 말을 흐렸습니다. 각각의 쟁점에 대한 법규정 또는 과거 사례를 따져보면서 충돌하는 주장의 사이를 들여다보겠습니다. 검사장들의 입장문 발표가 국가공무원법 위반이다? '검사장 18명 명의의 입장문 발표가 집단행위를 금지한 국가공무원법 위반이다, 따라서 수사 내지는 징계 대상'이라는 주장부터 보겠습니다. 사의를 표명한 박재억 수원지검장 등 검사장들은 대장동 사건 항소포기 사흘 뒤인 지난 10일 '검찰총장 직무대행께 추가 설명을 요청드립니다'라는 입장문을 통해 노만석 당시 직무대행에게 '항소 포기 지시에 이른 경위와 법리적 근거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다시 한번 요청한다"고 밝혔습니다. 해당 법규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로서 공무원이 노동운동이나 공무 외의 일을 위해 집단적으로 행위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정입니다. 국가공무원법 제66조(집단행위의 금지) "① 공무원은 노동운동이나 그 밖에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은 예외로 한다." 여기서 쟁점은 검사장들의 입장문 발표가 '공무 외의 일'인지, 그리고 이 행위가 집단행위로서 금지 대상인지 여부입니다. 여권과 법무부에서는 검사장들이 자신의 직무가 아닌 사안에 입장문을 낸 것은 법이 금지한 공무 외의 일로 봐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대장동 사건 항소 여부의 주체는 서울중앙지검장이기에 다른 청을 관할하는 검사장들이 관여해서는 안된다는 것이죠. 반면 검사장들이 요구한 것은 항소포기 결정의 경위를 묻는 것이며, 이는 검사의 직무인 공소제기·항소여부 결정 등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어 '공무 외의 일'로 보기는 어렵다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집단행위' 여부도 쟁점입니다. 집단적으로 입장을 낸 것이기 때문에 형식상 '집단'이라 볼 여지는 있지만 그 행위가 단순 의견 표명인지, 내부 지휘체계에 반항하는 '항명' 성격인지에 따라 법적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법원과 헌법재판소 판결에 따르면, '집단행위'는 공무원의 직무전념성을 해치는 다수의 결집 행위로 해석됩니다. 특히 공익에 반하고 공무원 직무 기강을 훼손하는 행위는 직무전념의무 위반으로 평가되어 위법성이 인정됩니다. 여권에서는 검사장들의 입장문 발표에 위법성은 충분히 인정되기에 행위 자체를 집단 반발 및 항명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검사장들의 입장문 내용이 의견 개진에 불과하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습니다. "검사장들의 성명은 단순히 지휘감독 결정(항소 포기)에 대한 내부 의견 제기 수준"이며, "국가공무원법 66조상 집단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견해입니다. 이를 둘러싼 논쟁은 자연스럽게 검사장들의 입장문 발표가 검찰청법에 규정된 이의제기권에 해당하는지로 연결됩니다. "이쯤 되면 막 하자는 거지요?"에서 출발된 이의제기권 지난 2003년 3월 노무현 대통령은 강금실 법무장관과 함께 검찰 개혁의 신호탄이 된 '검사와의 대화'를 진행합니다. 대통령 취임 12일 만에 평검사 대표 40명과의 공개 토론회에서 한 검사가 노 대통령에게 정치권의 청탁 문제를 거론하면서 "대통령도 부산동부지청장에게 청탁전화를 하지 않았느냐?"고 묻자 노 대통령은 "이쯤 되면 막 하자는 거지요?"라고 맞받아쳤습니다. 검사와의 대화 이후 검찰권과 검찰 조직에 대한 민주적 통제 여론이 증폭됐고 이는 검찰청법 개정으로 이어집니다. 구 검찰청법 제7조 ① "검사는 검찰사무에 관하여 상사의 명령에 복종한다." 2004년 개정 검찰청법 제7조(검찰사무에 관한 지휘ᆞ감독) ① 검사는 검찰사무에 관하여 소속 상급자의 지휘·감독에 따른다. ② 검사는 구체적 사건과 관련된 제1항의 지휘·감독의 적법성 또는 정당성 여부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핵심은 상명하복 규정을 폐지하고 검사의 이의제기권이 신설됐다는 점입니다. 이에 따라 대검찰청 예규인 '검사의 이의제기 절차 등에 관한 지침'이 마련되었으며, 이 지침은 "이의제기를 한 검사에 대해 인사상 불이익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전제 하에 절차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검사장들이 요구한 것은 "항소포기 지시 경위에 대한 설명"이라는 점에서, 검찰청법 제7조의 '지휘·감독에 대한 이의제기'와 유사한 측면이 있습니다. 즉, 상급자의 지휘(검찰총장 대행의 항소포기 지시 또는 지휘) 내지 재량 판단에 대해 하급자가 문제 제기를 한 구조와 맞닿아 있습니다. 그러나 차이점도 있습니다. 이의제기권은 개별 검사(피지휘자)가 구체적 사건과 관련하여 상급자의 지휘·감독의 적법성 또는 정당성에 대해 이의제기하는 절차로 설계돼 있습니다. 때문에 검사장들의 '집단적 요구'까지 법이 보장하는 이의제기로 보기는 무리라는 의견이 도출됩니다. "검사장을 검사로 인사"..부당한 강등인가 무리없는 전보인가? 법무부는 입장문 발표에 참여한 검사장들을 평검사로 인사조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검사장은 차관급 공무원으로 각 지방검찰청의 장이나 법무부, 대검의 참모 내지는 고등검찰청의 차장 등을 맡고 있습니다. 그런데 검찰청법에는 검사의 직급을 검찰총장과 검사, 두 가지로만 규정하고 있으며 보직, 즉 검사장 등 주요 직책은 법무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결정한다고 돼 있습니다. 검찰청법 제6조(검사의 직급) 검사의 직급은 검찰총장과 검사로 구분한다 검찰청법 제34조(검사의 임명 및 보직 등) ① 검사의 임명과 보직은 법무부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한다. 이 경우 법무부장관은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 검사의 보직을 제청한다. 이와 관련해 검사의 직급에 검사장이 없기에 검사장을 검사로 인사조치하는 건 강등이 아니라 보직 이동에 불과하다는 게 법무부의 설명입니다. 검사장을 계급처럼 여겨온 검찰 내부의 잘못된 관행을 이 참에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립니다. 하지만 2007년 로비 사건에 연루돼 평검사로 강등된 사례 말고는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사실상 강등이며, "억지로 징계, 형사처벌, 강등을 할 가능성이 있지만 소송하면 100% 승소할 것(공봉숙 서울고검 공판검사)"이라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이상에서 검사장들의 입장문 발표 및 여당과 법무부의 대응 과정에서 불거진 쟁점들과 찬반 논거들을 살펴봤습니다. 향후 내려질 결정에 따라 당사자 간에 법적 다툼이 예상되고 최종 결론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입니다. 그 사이 경계할 일이 있습니다. 검사들의 인사가 어떻게 되느냐에 집중하는 사이, 항소 포기의 전모가 휘발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국가형벌권 행사의 자제 내지는 포기로 성남시민에게 돌아가야 할 범죄 수익의 온전한 환수는 불가능해졌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항소 포기 과정과정에 있었던 공무원들이 어떤 경위에서 어떻게 결정을 내렸는지 낱낱이 규명하는 것이야말로 시시비비를 가리는 첫 단추입니다. 그 시작은 모든 걸 안고 혼자서 검찰을 떠난 노만석 전 검찰총장 직무대행부터일 것입니다. 사진 자료 : 연합뉴스, 디자인 : 정유민
가을이 가고 겨울이 왔습니다. 오늘은 다음 주까지 이어지는 이재명 대통령 해외 순방 이야기입니다. UAE를 시작으로 이집트, 남아공, 튀르키예까지 잇따라 방문합니다. 지난 주말을 전후로 발표된 정기 여론조사 결과, 대통령 국정지지도가 하락 반전한 상황에서 해외 순방이라는 계기를 맞았습니다. 이번 순방의 관전 포인트와 이 대통령 취임 후 이뤄진 외교 이벤트-국정지지도와의 상관관계를 따져봤습니다. 7박 10일간 4개국 순방, 나라별 핵심 의제는? 먼저 오는 26일까지 7박 10일의 순방 동선과 각 나라별 핵심 의제를 살펴보겠습니다. UAE(17~19일 국빈방문) – 방산·에너지·AI까지 'K-세일즈' 전면에 UAE는 이미 바라카 원전을 비롯해 국방·원전·에너지 협력 경험이 있는 전략 파트너입니다. 이번에는 강훈식 비서실장이 선발대로 보내졌고 인공지능과 방위산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가 체결될 예정입니다. 삼성, 현대차, LG전자, 한화, HD현대 등 재계 총수가 대거 동행하는 만큼 에너지·AI·인프라 투자 패키지의 세부 면면이 주목됩니다. 이집트(19~21일 공식방문) – 수에즈 운하·인프라·수출기지 수에즈 운하는 글로벌 물류의 관문이자, 한국 조선·플랜트 기업이 진출한 지역입니다. 이집트와는 수에즈 경제특구 내 투자, 철도·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참여 확대가 관심사입니다. 남아공(21~23일 G20 참석) – '포용적 성장'과 AI 규범 전파 이번 G20정상회의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열리는 첫 회의입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경주 APEC에서 제시해 합의를 이끌어냈던 '글로벌 AI 기본사회'와 포용적 성장 비전을 G20에서도 확산시키고, 아프리카와의 연대·협력을 강조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내년 G20 의장국임에도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남아공이 백인 정착민 후손들을 박해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불참을 선언했습니다. 튀르키예(24~25일 국빈방문) – 방산·재건·에너지, 허브 공략 튀르키예는 나토 회원국이자 흑해·중동을 잇는 전략 요충지입니다. 한국은 이미 K-9 자주포 등에서 협력 중인데, 이번에는 재건·에너지 인프라까지로 확대될지 주목됩니다. 최근 대통령이 주재한 회의에 참석했던 인사들은 "이 대통령이 글로벌 외교 무대에서 자신감을 상당히 얻은 것 같다"고 공통된 평가를 합니다. 가장 난이도가 높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경험을 바탕으로 각종 국제회의와 정상회담에 순발력있게 잘 대응하고 있다는 겁니다. 참모들의 사전 준비에 따라 잘 짜여진 각본으로 진행되는 게 정상회담이지만 주인공인 대통령의 개인기 역시 중요합니다. 트럼프처럼 변덕이 심한 상대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굵직한 외교 이벤트 뒤 여론은 어떻게 움직였나? 이제 '숫자'로 가보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큼지막한 외교 이벤트에 대한 한국갤럽 조사결과를 보겠습니다. 첫 미국 순방 이후 – 59% (8월 26~28일, 한국갤럽) 8월 26일 한미 정상회담 직후 진행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이 대통령 직무 긍정평가는 59%로, 직전 조사보다 3%p 상승했습니다. 긍정 평가 이유 1위는 '외교'(21%), 이어 '경제·민생'(12%) 순이었습니다. 한미 정상회담이 국익에 도움이 됐다는 응답은 58%로 부정 평가(23%)의 두 배를 넘었습니다. 직전 주 조사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8.15 특별사면에 대한 비판 답변(21%→7%)도 많이 잦아들었습니다. 경주 APEC 이후 – 63% (11월 4~6일, 한국갤럽) 경주 APEC 정상회의 직후 실시된 갤럽 조사에서, 국정지지율은 63%로 직전 주보다 6%p 급등했습니다. 긍정 이유는 '외교'(30%), '경제·민생'(13%), 'APEC 성과'(7%) 순이었고, APEC 정상회의가 "국익에 도움이 됐다"는 응답이 74%에 달했습니다. 진보층에서는 91%, 중도층 83%였고 보수층에서도 과반인 60%가 긍정 평가했습니다. 그런데 역으로 외교 경제에서 얻은 포인트가 국내 사법과 정치 이슈가 커질 때마다 일정 부분 상쇄되는 패턴이 나타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주를 뜨겁게 달군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포기 논란입니다. 국정지지율은 4%p 하락해 한주만에 다시 50%대(59%)로 복귀했습니다. 부정평가 이유 1위는 '도덕성·본인 재판 회피'(14%)였고 '대장동 사건/검찰 항소 포기 압박'도 6%를 차지했습니다.(11월 11~13일, 한국갤럽) "항소 포기는 대통령실과는 무관한 일이며 검찰의 결정에 대통령실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고 딱 잘라 입장을 밝힌 대통령실로서는 받아들이기 불편한 결과입니다. 좀 더 시계를 되돌려보면 여당 발 이슈로 대통령의 외교 성과가 희석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지난 9월 유엔 총회 기간에 나온 조희대 대법원장 청문회 추진, 10월 말 아세안 정상회의 즈음 불거진 최민희 국회 과방위원장 축의금 논란, 그리고 APEC 정상회의 직후 공식화한 재판중지법 등입니다. 재판중지법과 관련해선 지난 3일 강훈식 비서실장이 나서 "불필요한 법안"이라고 못 박은 뒤 "대통령을 정쟁의 중심에 끌어들이지 않기를 당부드린다"고 직설 화법으로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과거 정부가 남긴 교훈…순방 효과는 짧고 민생 점수는 길었다 과거 정부에서도 '순방 효과'는 분명히 존재했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경우 2017년 6월 첫 한미 정상회담 직후 갤럽이 조사한 국정지지도는 직전 주 대비 3%p 오른 83%를 기록했습니다. 임기 내내 부정 평가 비율이 높았던 윤석열 전 대통령도 2023년 4월 첫 한미 정상회담 뒤 국정지지도가 한 주 사이 30%에서 33%로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정상 외교로 견인한 상승세는 길게 이어지지 못했습니다. 국내에서 부동산, 인사, 사법·개혁 이슈가 터질 때마다 지지율은 다시 원위치 혹은 그 이하로 내려앉았습니다. 정치학에서 말하는 이른바 '깃발 효과(rally-around-the-flag effect)', 즉 위기나 외교 이벤트 때 단기 결집했다 이후 서서히 복귀하는 패턴이 반복된 셈입니다. 이번 UAE–이집트–남아공–튀르키예 4개국 순방은 APEC 계기 한미 관세협상 타결을 모멘텀으로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의 방산·에너지·인공지능 산업까지 염두에 둔 '이재명 정부 실용외교 패키지'입니다. 여권으로선 또 한 차례 보너스 점수를 기대할 만한 이벤트입니다. 대통령 출국 후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는 뜨거운 현안인 '항명 검사 징계'는 언급하지 않은 채 순방을 응원했습니다. "대통령 외교 일정을 성공적으로 뒷받침하겠다(정청래 대표)" "정부와 기업이 원팀이 돼 좋은 성과를 기원한다(김병기 원내대표)"고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당 차원에서도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국정조사에 대해 "끝까지 야당과 합의처리 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메시지가 나왔습니다. 대통령이 귀국하는 26일까지 전선을 확대하지 않고 불필요하게 실점도 않겠다는 의지로 읽히는데, 진행형인 검사 징계와 내년도 예산안 심의, 한미 관세협상 후속 조치 등이 변수입니다. 사진 자료 : 연합뉴스, 디자인 : 정유민
오늘은 한국갤럽의 주간 여론조사 결과 전해드립니다. 지난 한 주 동안의 이슈 가운데 논란이 컸던 10.15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에 대한 조사결과가 나와서 이 부분 집중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이어서 지난주 대비 소폭 상승한 이재명 대통령 국정지지도 관련 결과도 정리해보겠습니다. '10.15 부동산 대책' 적절하다 37% vs 부적절하다 44% 부동산 규제 지역을 서울 전역과 경기 12곳으로 확대하고 주택담보대출 한도 제한을 강화한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습니다. 적절하다는 응답이 37%, 부적절하다 44%로 나타났습니다. 모름과 응답거절은 19%였습니다. 지역별로는 전 지역이 규제 대상인 서울에서 적절과 부적절이 각각 36%와 49%로 나타나 전국 평균보다 부정 답변이 높은 편이었습니다. 인천/경기는 39% 대 43%로 전국 평균과 비슷한 경향을 보였습니다. 연령대별로는 생애 첫 주택 마련과 이른바 갈아타기에 상대적으로 관심이 많은 30, 40대의 반응이 극명하게 엇갈렸는데요, 30대는 24 대 57%로 부적절이 2배 이상 많았습니다. 전 연령 가운데 가장 부정 답변 비율이 컸습니다. 반면 40대는 53 대 35%로 긍정 답변이 전 연령대에서 최고로 나타났습니다. 주택 소유 여부에 따른 답변 차이도 눈에 띄었는데요. 유주택자의 경우는 적절 41 대 부적절 44, 무주택자는 적절 31, 부적절 44로 긍정 답변 비율에서 유주택자에 비해 10%p 낮았습니다. 가장 확연한 차이는 대통령 직무 평가에 긍정 답변한 사람과 부정 답변한 사람 간의 응답이었습니다. 긍정 평가자(전체 응답자 1,000명 가운데 559명) 사이에선 적절 58, 부적절 23%로 이번 부동산 대책에 호의적인 반응이 2배 이상 많았습니다. 하지만 부정 평가자(전체 1,000명 가운데 331명)에선 적절 9, 부적절 81%로 9배 차이였습니다. 한국갤럽은 주택 유무와 거주지별 차이보다는 정치적 태도 별 시각차가 큰 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참고로 한국갤럽의 7월 8~10일 부동산 정책 평가에서는 긍정 35%, 부정 25%였고, 40%가 평가를 유보했습니다. 이어 이재명 정부 출범 100일 무렵인 9월 9~11일 부동산 정책 평가에서는 긍정 32%, 부정 35%로 7월 대비 부정률이 10%포인트 늘었습니다. 이번 조사까지 비교해보면 전반적으로 부정 답변 비율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부동산 관련 세금(취득세-보유세-양도소득세)는 어떻게 해야?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부동산 보유세를 어떻게 해야하는 지에 대한 질문에는 현재보다 높여야 한다 26%, 낮춰야한다 27%, 현 수준 유지 33%로 나타났습니다. 모름과 응답거절은 14%였습니다. 지역별로 보유세를 높여야한다는 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서울(32%)이었고 가장 낮은 곳은 대구/경북(18%)이었습니다. 10.15 부동산 대책을 긍정 평가한 사람 가운데에서는 높여야 한다 43 낮춰야 한다 16%였고 부정 평가한 사람들 중에는 높여야 한다 13, 낮춰야 한다 42%로 정반대로 나타났습니다. 보유세는 높이고 부동산 거래 시 취득세와 매매 차익에 대한 양도소득세는 낮춰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한 조사결과도 나왔습니다. 찬성이 54%로 과반이었고 반대는 27%, 모름/응답거절은 18%였습니다. 부동산 대책 이후 대통령 국정 지지도는 소폭 상승 이번 주 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지지도(직무 수행 긍정평가)는 56%로 집계됐습니다. 부정 평가는 33%, 의견 유보는 11%였습니다. 9월3주 60에서 4주 55, 직전 조사인 10월3주 54%로 하향하던 추세가 반등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평가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93%), 성향 진보층(89%), '잘못한다'는 국민의힘 지지층(75%)과 보수층(60%)에서 두드러지며 중도층은 59%가 긍정적, 29%가 부정적으로 봤다고 한국갤럽은 분석했습니다. 긍정 평가자에게 이유를 자유 응답 형식으로 물었더니 '경제/민생'(19%), '외교'(14%), '전반적으로 잘한다', '소통'(이상 7%) 순으로 답변했습니다. 부정 평가자는 '외교'(15%), '부동산 정책/대출 규제'(11%), '친중 정책/중국인 무비자 입국'(9%)을 꼽았습니다. 지난 한 주간 있었던 일들을 보면 캄보디아에서 구금된 한국인 송환과 체포, 코스피 장중 3.900선 첫 돌파, 10.15 부동산 대책 후폭풍과 이상경 국토부차관 갭투자 사과 등이 있었습니다.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43%, 국민의힘 25%, 조국혁신당 3%, 개혁신당 2%로 집계됐습니다. 추석 연휴 전후로 40%를 하회했던(9월4주 38-10월3주 39) 민주당 지지율이 40%대를 회복했고 국민의힘은 24-25-25%로 큰 변화가 없었습니다. 여론조사 개요 조사 기관 : 한국갤럽 자체 조사 조사 기간 : 2025년 10월 21~23일(10월4주) 표본 오차 : ±3.1%p (95% 신뢰 수준) 그 밖의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지난 20일 비공개 업무보고장에서 MBC 보도본부장을 퇴장시킨 최민희 국회 과방위원장이 어제, 오늘 잇따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습니다. 어제 <친 국힘 편파보도가 자랑스러웠나!>에 이어 오늘 오전 한 시간 여 간격으로 <국감 질의 전 MBC보도본부장께 교정교열을 받을까요?>와 <MBC 국감 관련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힙니다> 등 3건입니다. 최 위원장은 오늘 글에서 이번 일의 발단과 본인이 보도본부장에게 나가라고 한 경위를 자세하게 밝혔습니다. 당사자인 MBC는 물론 진보 보수를 가리지 않고 여러 매체에서, 또 한국기자협회까지 최 위원장에 대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에서 공식적으로 입장을 낸 걸로 풀이됩니다. 이틀째 잇단 입장문…'편파적 보도에 질의했을 뿐인데 왜 부적절?' 최민희 위원장 페이스북 캡처 최 위원장이 오늘 올린 글의 요지는 이렇습니다. 최 위원장은 10월 19일 MBC 뉴스데스크에 보도된 기사(고성·막말에 파행만..'막장' 치닫는 국감)가 양비론을 가장해 국민의힘 위원 편을 들었기에 보도본부장에게 질의했지만 "개별 보도에 대해 질의하는 건 부적절하다"는 답을 들었다고 했습니다. 이어 '편파적으로 보도할 수 있지만 사실은 있는 그대로 보도해달라는 당부를 하기 위해 질의를 한 것인데 왜 이것이 부적절한가'라고 되물었습니다. 보도본부장 퇴장에 대해서는 '제 질의에 부적절하다고 평가하며 답변을 완강하게 거부했기 때문에 그 자리에 있을 필요가 없어 나가라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국감 질의 전 MBC보도본부장께 교정교열 받을까요?] 민주당의원은 근거자료를 가지고 주장했고 국힘의원은 막무가내였으며 삿대질에 쌍욕을 퍼부었습니다. MBC는 양비론을 가장해 그 국힘의원 편을 드는 기사를 보도했고 비공개국감에서 제가 물었습니다. 이거 편파적이지 않냐는 취지로. MBC 보도본부장에게 MBC가 친국힘 극 편파보도를 해도 비공개국감에서 편파적이지 않나? 묻지도 못할 정도입니까 [MBC 국감 관련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힙니다] 해당 리포트에 대해서는 MBC 내부에서도 지적이 있었던 것으로 들었습니다. MBC 내부에서도 문제점을 공유했다는 것인데, '비공개 국감'에서, 보도에 언급된 제가 입장을 밝히고, 문제의식을 전달한 것이 대체 왜 부적절하다는 것입니까? 국감 업무보고를 하는 자리에 참석한 MBC 임원이 국회의원의 질의에 대해 부적절하다고 '평가'하며 답변을 완강하게 거부했기 때문에 그 자리에 있을 필요가 없어 나가라 한 것입니다. 답변을 안하겠다는 분이 굳이 그 자리에 앉아 있을 필요는 없었습니다. MBC 보도 어땠길래..'욕설문자 주체 혼돈 주고 위원장 발언도 오인케 해' 최 위원장이 페이스북에서 지적한 19일 당일 MBC 보도는 아래와 같습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고성과 막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는 내용에 이어 최 위원장이 위원장인 국회 과방위에서 욕설 문자를 놓고 공방이 붙었다고 전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김우영 의원이 국민의힘 박정훈 의원이 보낸 욕설 문자를 전화번호와 함께 느닷없이 공개한 겁니다. [박정훈/국회 과방위원 (국민의힘)] "이 찌질한 XX야라고 문자가 왔어요. 그래서 제가 거기다 뭐라고 답을 했냐. 이 창의력 없는 인간아." [김우영/국회 과방위원 (더불어민주당)] "'인간 대 인간으로 옥상으로 올라와' 그랬어요." 피감기관을 앞에 두고 욕설 문자의 진위를 가리는 '코미디' 같은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최민희/국회 과방위원장 (더불어민주당)] "내가 본인이 '이 찌질한 x아' 문자를 보냈더니, 바로 곧장 '이 찌질한 XX야'라고 답장이 왔다." 급기야 공개가 원칙인 국감장에서 기자들까지 퇴장시켰습니다. [최민희/국회 과방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제가 결정합니다. 기자분들 나가주십시오." - MBC 뉴스데스크 보도 中(10월19일) 최 위원장이 문제를 삼은 지점은 3군데입니다. 'MBC가 김우영 의원이 박정훈 의원의 욕설문자에 답을 보내지 않았음을 확인했음에도 김 의원이 욕설 문자를 보낸 것처럼 인식되게 보도했다' '최 위원장 발언조차 앞뒤를 잘라내고 마치 최 위원장이 박 의원 주장이 사실인 것처럼 말하는 것으로 인용하기도 했다' '기자 퇴장은 언론보도로 인한 또 다른 갈등이 생기지 않도록 하고 회의장 질서를 안정시키기 위한 것이며 기자 퇴장 자체가 회의 비공개가 아니다' MBC 내부와 기자협회의 비판.."방식 장소 모두 부적절..언론 독립 침해" MBC 기자회는 21일 성명을 내고 "최 위원장의 문제 제기는 대상도 방식도 장소도 모두 부적절했으며, 권력기관의 언론 간섭으로 오해받을 소지가 크다"고 비판했습니다. MBC 조직 구조상 개별 보도의 책임은 보도국장에게 있다. 상급 임원인 보도본부장이 이레 관여하는 것은 방송법상 명백한 월권이다.. 방송관계법을 총괄하는 국회 상임위원장이 공영방송의 업무보고 자리에서 보도 관련 임원을 상대로 퇴장을 명령한 행위는 명백한 부적절함을 넘어 언론의 자유에 대한 위협으로 비칠 수 있다. 이러한 태도는 권력기관이 언론을 위압하거나 간섭하는 것으로 오해받을 소지가 크다. 한국기자협회도 22일 성명서를 통해 "최 위원장의 압박성 발언은 명백한 언론 독립 침해행위'라면서 "최 위원장은 즉각 사과하고 자신의 태도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요구했습니다. 현직 국회의원이자 집권 여당의 과방위원장인 최 위원장은, 자신에 대한 보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면 공개적이고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충분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언론중재위원회 등 공적 기구를 통한 구제 절차 또한 언제든 활용할 수 있다.. 더욱이 이에 대한 언론계의 정당한 비판이 제기되자, 최 위원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비공개 국감에서 한 문장 지적도 못 견디겠느냐"고 되려 MBC를 재차 압박했다. 매우 유감스러운 태도다. "필요하다면 계속 지적" 글 썼다 국감 중 "성찰하겠다" 최민희 위원장은 시민단체 대표와 평론가, 국회의원을 역임하면서 '어느 순간도 언론의 자유와 방송독립의 신념을 저버린 적이 없다'고 스스로 밝혔습니다. 거듭된 글로 최 위원장 본인이 어떤 지점에서 문제를 제기하는 지와 보도본부장 퇴장 조치에 이른 내심의 이유는 드러났습니다. 최 위원장은 3번째 페이스북 글 말미에선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국회에서든 어디서든 계속 지적할 것이며 그것이 건강한 언론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적었습니다. 그런데 최 위원장의 해명을 받아들이더라도 19일의 일을 온전히 지적으로 여길 수는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최 위원장은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등 방송 규제기관들을 감독하는 국회 상임위원회의 장입니다. 특히 방미통위는 MBC 최대주주인 방문진의 이사 임명권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보도에 대한 답변의 내용과 태도를 문제삼아 위원장이 MBC 보도본부장 퇴장 조치까지 한 것은 선의의 지적을 넘어 권한을 이용한 압박으로 비칠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국감장에 출석한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은 관련 질의에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개별 보도에 대해서는 묻지 않는 게 국회 관례"라고 답했습니다. 권 이사장의 발언 이후 최 위원장은 "유감 표명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성찰해보겠다"고 말했습니다. 올해 1월 우리의 방미통위 격인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 제시카 로젠워셀 위원장은 퇴임에 앞서 TV방송국에 대한 불만 청원을 모두 기각하라고 명령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기각된 불만은 좌우를 막론하고 모든 곳에서 접수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공통점은 방송국의 행동, 내용 또는 보도가 마음에 들지 않아 FCC에 방송국을 처벌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입니다. 오늘 저는 FCC에 수정헌법 제1조를 옹호하는 입장을 표명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정부의 언론 자유 간섭에 대한 명확한 판단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이 시점에 우리는 분명한 선을 그었습니다. 우리가 취하는 조치는 두 가지를 분명히 합니다. 첫째, FCC는 언론 감시 경찰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둘째, FCC는 언론의 최고 검열관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사진 자료 : 연합뉴스, 디자인 : 정유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