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 사회부장, 파리특파원 등을 역임했다. 현장 기자 시절에는 검찰청과 기획재정부, 전경련, 보건복지부, 서울시청 등을 출입하며 검찰과 특검 수사, 정부의 경제정책, 재계 등을 취재했다. 9.11 테러 이후 벌어진 아프간 전쟁과 이라크 전쟁, 가자지구 전쟁에 종군기자로 활약했다.
20%대 박스권 지지율에 갇힌 국민의힘이 노선 갈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습니다. 친한계를 비롯한 일부 의원들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중도로 외연 확장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당원 게시판 사건' 조사와 김종혁 전 최고위원 징계 문제를 놓고 갈등이 심화하고 있습니다. 어제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한동훈 전 대표와 가까운 김종혁 전 최고위원을 중징계하라고 당 윤리위원회에 권고하자, 김 전 최고위원은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이번 싸움의 향배에 따라 장동혁 대표 체제가 흔들릴지, 아니면 불꽃을 진화하고 당권을 공고히 할지 이목이 쏠립니다. 이호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장(좌), 김종혁 전 최고위원(우) "'당원권 정지'로 겁박 마라"...당무감사위 질문들 SNS에 공개 당무감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2년'의 중징계 권고 처분을 받은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어젯밤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렸습니다. '당원권 정지로 겁박하면 겁에 질려 입을 다물 거라고 착각하지는 마시기 바란다'며 어제 결정을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윤리위원회가 당무감사위의 징계 권고를 수용할 경우 곧바로 가처분 신청을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중징계 권고 결정을 내린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을 직격했습니다.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SNS 中 "국민대학교 교수 이호선은 부정선거를 주장하고 헌법재판소가 만장일치로 탄핵한 비상계엄이 정당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런 사람은 당무감사위원장은 물론 학생들을 가르칠 자격도 없어 보인다. 이호선의 즉각 사퇴를 촉구한다. 이씨를 임명한 장동혁 대표는 그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지시기 바란다." 오늘 아침 김 전 최고위원은 당무감사위로부터 받은 질문과 자신의 답변도 SNS에 상세히 공개했습니다. 그가 받은 질문은 "국민의힘의 당 운영을 '파시즘'에 비유한 것이 당헌 전문의 '국민통합을 위해 노력'한다는 정신 및 윤리규칙에 부합한다고 생각하는가?", "대한민국의 주요 정당인 국민의힘을 북한 노동당에 비유하는 것이 당의 명예와 위신에 어떤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느냐?" 등이었습니다. 그런데 뜻밖의 질문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김 전 최고위원이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손에다 왕(王)자 쓰고 나온 분 아닙니까?'라고 발언한 데 대해 당무감사위가 "특정인의 종교적 행위를 조롱하는 것"이라고 문제삼거나, '속옷을 입고 성경을 읽고 있었다..회개부터 시작하셔야죠.'라고 한 말은 "전직 대통령의 종교적 행위를 희화화"한 것으로 규정한 부분 등입니다. 이에 대해 김 전 최고위원은 "답변서를 쓰면서 국민의힘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지 가슴이 답답했다. 솔직히 질문의 수준이 이게 뭔가?"라고 한탄했습니다. 징계 권고에 앞서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당원 게시판 사건 조사에 반발하는 친한계를 향해 격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블로그에 구약 성경 출애굽기 한 구절을 올렸습니다. "소가 본래 (들이)받는 버릇이 있고, 임자(주인)가 그로 말미암아 경고까지 받았음에도 단속하지 않아 사람을 받아 죽인다면, 그 소는 돌로 쳐죽일 것이고 임자도 죽일 것"이라는 내용입니다. '당원 게시판 사건'은 지난해 한 전 대표 가족들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를 비판하는 글을 당원 게시판에 올렸다는 의혹입니다. 정치권에서는 이 위원장의 글이 한동훈 전 대표를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이호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장 블로그 中 "위험성이 드러났음에도 관리하지 않고 방치했다면, 그것은 더 이상 사고가 아니라 예견된 재난입니다..우리가 소유·관리하는 것들 중에 '받는 버릇'을 가진 것은 없는가..그런데도 단속하지 않고 있지는 않은가." (들이받는) 소 = 친한계? 돌 = 중징계?...성경 해석과 차이 '(들이받는) 소를 돌로 쳐 죽일 것'이라는, 근래에 들어보지 못한 끔찍한 표현이 등장했습니다. 필자는 성경을 인용한 이 구절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궁금해졌습니다. 검색도구를 활용해 종교계에서는 출애굽기 21장 28절과 29절을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기독교 신학에서는 이 구절을 고대 이스라엘의 법률체계와 관련짓습니다. 모세 율법의 한 부분으로 공동체의 질서와 정의를 유지하기 위한 법적 판례, 책임과 처벌의 기준으로 제시합니다. 사람이 소에 들이받쳐 죽는 사고가 발생하면 소도 죽여야 하고, 그 임자(주인)도 관리 책임을 면할 수 없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과거 유대교에서는 이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여 공동체 안전과 책임의 체계로 인식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많은 기독교 학자들은 이 구절을 응징이나 처벌의 기준을 명시한 것으로 보지 않고 있습니다. 사람의 생명이 지극히 중요하므로 그를 해친 동물에 대한 처분과 연관 책임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합니다. 특히 현대 기독교적 관점에서는 생명 존중과 책임이라는 관점에서, 이 구절이 단순한 폭력이나 응징을 부추기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소를 돌로 쳐 죽이라'는 폭력적 명령이 아니라, 생명의 존엄성과 책임 있는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 구절이라는 겁니다. 신학적 전통과 종파에 따라 출애굽기 해석에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해당 구절을 '일탈적 행동에 대한 응징과 그 책임' 정도로 받아들인 것 같습니다. (들이받는) 소 = 친한계 등 반대파', '돌 = 중징계 등 제재수단', '임자(주인) = 당권을 쥔 중심세력'으로 규정하고, 스스로 '일전불사'의 의지를 다진 것으로 보입니다. 당의 방침을 거스르는 자(소)는 돌(중징계)로 다스리고, 이를 방관하는 사람(임자)도 좌시하지 않겠다는 무시무시한 경고인 셈입니다. 장동혁 "밖의 적 50명보다 내부 적 1명이 무서워"...노선 갈등 심화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등장했습니다. 한동훈 전 대표를 시작으로 이호선 위원장의 강경 방침에 반발과 저항이 시작됐습니다. 한지아 의원은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밝혔고, 고동진 의원은 "비판의 목소리를 징계로 답하는 것은 통합이 아닌, 분열을 키우는 것"이라고 일갈했습니다. 함운경 서울 마포을 당협위원장 SNS 中 "나는 '윤어게인' 계몽령 부정선거론 장동혁을 들이받을 것이다. 이호선, 어디 돌로 쳐 죽여봐라." 아직 장동혁 대표에게 이번 사태를 원만하게 수습할 의지는 없어 보입니다. 장 대표는 오늘 당무감사 논란을 의식한 듯 자신이 지난 9월 영입한 이호선 위원장과 인연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해당 행위는 엄정조치할 것이며, 당이 하나로 뭉쳐 싸우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밖의 적 50명보다 내부의 적 1명이 더 무섭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습니다. 단일대오로 뭉쳐서 제대로 싸우는 당을 만드는 것과 해당 행위 한 사람을 방치한다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국민의힘을 이끌고 있는 장동혁 대표는 취임 넉 달만에 큰 내부 저항에 직면했습니다. 20%대에 머물러 있는 낮은 지지율과 윤한홍 의원 등 원조 친윤 세력의 동요, 주호영 국회부의장 등 전통적 지지 기반인 영남의 비판 목소리까지. 최근에는 초재선 의원들이 공개석상에서 당의 노선 변경을 주문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내년 6월 지방선거가 다가오면 다가올수록, 조바심과 위기감은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장 대표는 "당의 외연을 어떻게 넓힐지 곧 입장을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집토끼' 잡고 중도로, 민생으로 나아가겠다는 것이 장 대표의 전략이라면, 그 전략을 잘 구사하고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사진 자료 : 연합뉴스, 디자인 : 정유민
과거 통일교의 2인자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이 특검 조사에서 전재수 민주당 의원에게 현금 4천만 원과 까르띠에, 불가리 시계 2점을 전달했다고 진술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SBS 취재결과 윤 전 본부장은 통일교의 숙원사업인 '한일 해저터널' 추진을 위해 전 의원에게 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건넸다고 특검에 털어놓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미국 출장 중인 전재수 의원은 "단 하나도 사실이 아니다"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조금 전 시작된 윤영호 전 본부장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로비 의혹과 관련된 구체적인 진술이 더 나올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4천만 원, 명품시계 전달" 진술...통일교 숙원인 '한일 해저터널' 사업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지난 8월 특검조사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 측과 국민의힘 정치인뿐만 아니라 민주당 인사도 접촉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거기에는 해양수산부 장관인 전재수 의원과 또 다른 민주당 의원,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한국당 전 의원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윤 전 본부장은 지난 2018년에서 2020년 사이, 전 의원에게 현금 4천만 원과 까르티에, 불가리 시계 각 1점씩을 건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금품 전달 목적은 통일교 현안과 관련돼 있다고 말한 것으로 SBS 취재결과 확인됐습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청탁 현안은 통일교의 숙원사업인 '한일 해저터널' 건설입니다. 한일 해저터널은 대한해협을 뚫어 우리나라와 일본을 직접 연결한다는 구상입니다. 통일교 창시자인 문선명 전 총재는 생전에 한일 해저터널에 큰 관심을 가졌습니다. 그가 주창한 '세계평화고속도로' 구상을 현실화할 핵심 사업으로 한일 해저터널을 지정하고, 이를 실현할 조직과 단체를 만들었습니다. 문선명 총재 사후 한학자 총재도 '세계피스로드재단'등을 통해 한일 해저터널 건설을 추진해 왔습니다. 이 과정에 터널의 시작점으로 검토돼 온 부산 지역구의 전재수 의원에게 현안 청탁 명목으로 금품을 건넨 것이라고 윤 전 본부장이 특검에 진술한 것입니다. 통일교는 2018년 9월 한학자 총재에게 올린 특별보고서에도 '전재수 의원이 부산 통일교 행사에 참석해 여러 현안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028년 유엔 해양총회를 유치하기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중인 전재수 장관은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어제 본인의 SNS에 글을 올린데 이어, 현지 일정 중에 다시 한번 입장을 밝혔습니다. 전 장관은 "금품이나 명품시계는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의혹) 단 하나도 사실관계에 부합하는 게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전재수 해수부 장관 SNS 中 "의정활동은 물론 개인적 영역 어디에서도 통일교를 포함한 어떤 금품도 받은 사실이 없습니다. 악의적 왜곡에 대해서는 모든 법적 수단을 통해 끝까지 책임을 묻겠습니다." 오후 4시에 시작된 결심공판...윤영호의 '추가 폭로' 나오나? 통일교가 국민의힘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인사들에게도 금품을 건넸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민주당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입니다. 언론을 통해 실명이 공개되거나 윤영호 전 본부장의 재판에서 이름이 나온 인사들만 직접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통일교 측이 접촉대상으로 지목한 정진상 전 민주당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은 김지호 대변인을 통해 "통일교 측과 어떠한 접촉도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수사 결과를 지켜보자는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 SBS 라디오 中 "민주당 인사들이 불법적으로 연관이 돼 있는 게 있다면 그대로 수사하고 결과에 따라 처벌하면 되는 것입니다. (의혹을) 숨기고 덮을 수 있겠습니까." 이런 가운데 오늘 정가의 시선은 윤영호 전 본부장의 입으로 집중돼 있습니다. 조금 전인 오후 4시,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아 온 윤 전 본부장 사건의 결심 공판이 시작됐습니다. 윤 전 본부장은 오늘 재판의 최후진술에서 통일교가 지원한 민주당 정치인들의 실명을 공개하기로 마음먹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지난 5일 재판에서 "통일교는 국민의힘뿐 아니라 민주당 측도 지원했는데 특검팀이 공소사실에서 누락했다"는 주장을 펴 '편파수사 논란'에 불을 지폈습니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지난 5일 재판 "2017년부터 2021년 사이에는 (통일교가) 국민의힘보다 민주당과 가까웠습니다. 현 정부의 장관급 네 분에게 접근했고, 이 중 두 분은 (한학자) 총재에게도 왔다 갔습니다." 이런 진술을 할 때 윤 전 본부장은 '실명을 거론해도 될지' 재판부에 묻고 승인까지 받았지만 파장이 있을 거라며 결국 말을 아꼈습니다. 그러나 오늘 결심 공판 최후진술에서는 민주당 인사들의 이름을 공개하며 수사 편향 문제를 다시 들고 나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민주당 봐주기' 비난 자초한 특검...국수본 수사도 '첩첩산중'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특검 조사 내용이 하나 둘 드러나면서, 상당기간 관련 사실을 공개하지 않은 민중기 특검에 대한 비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특검이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민주당 인사 언급을 처음 접한 건 지난 8월 조사에섭니다. 이런 진술을 정식 조서가 아닌 수사 보고서 형태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당시 관심의 초점은 권성동 의원의 1억 수수 의혹. 윤 전 본부장을 조사하는 과정에 권 의원뿐 아니라 민주당 정치인이 등장한 것입니다. 그러고도 특검은 내부 검토를 거쳐 관련 사실을 묻어두기로 결정합니다. 김건희 특검의 수사 대상이 아니라고 결론내렸습니다. 오정희 특검보, 그제 브리핑 中 "진술 내용이 인적·물적·시간상으로 볼 때 명백히 특검법상 수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오 특검보는 진술을 확보했지만, 윤 전 본부장이 민주당 측을 지원했다고 주장한 시점이 2022년 대선보다 한참 전이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수사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다루는 특검법 취지에도 맞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통일교 한학자 총재의 도박 혐의를 본격 수사하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특검의 해명은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이미 민중기 특검은 별건 수사가 가능하도록 한 특검법을 내세워, 김건희 여사와의 연관성이 명확지 않은 여러 사건들을 수사하고 관련자들을 기소해 왔습니다. 양평고속도로 종점변경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국토부 공무원의 뇌물수수 혐의를 포착해 구속 기소한 사건, 김건의 여사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씨를 김 여사와 무관한 횡령 혐의로 재판에 넘긴 사건 등이 대표적입니다. 특검이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별도의 사건으로 분류해 사건번호를 부여한 시점에도 의문이 남습니다. 브리핑에서는 제대로 밝히지 않았는데, 11월 초순에서야 정식 사건번호가 붙었습니다. 민감한 진술을 획득하고도 석 달 가까이 깔아뭉갠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통일교의 민주당 로비 의혹은 지난 5일 윤영호 전 본부장이 법정에서 관련 사실을 폭로하고서야 비로소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지위고하 관계없이 엄정수사"...송언석 "공소시효 코앞..편파 플레이" 특검은 어제 '통일교의 민주당 지원 의혹 사건'을 경찰 국가수사본부로 이첩했습니다. 윤 전 본부장이 특검조사에서 밝힌지 4개월 만, 지난 5일 법정 진술로 편파수사 논란이 불거진 뒤 나흘 만입니다. 국수본은 아직 구체적인 수사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건을 뒤늦게 이첩 받은데다, 관련자 면면이나 규모로 볼 때 신속한 수사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윤 전 본부장은 통일교의 본부인 경기도 가평 천정궁을 찾아 한학자 총재에게 경배 인사를 올린 여야 정치인이 최소 16명이라고 밝혔습니다. '한일 해저터널'과 관련해 처음 실명이 공개된 전재수 해수부 장관은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습니다. 정치 생명이 걸린 정치인들을 상대로 혐의를 입증해 내기란 만만한 일이 아닙니다. 공소시효도 문제입니다. 윤영호 전 본부장이 민주당 의원들에게 금품을 전달했다고 진술한 시기가 2018년경부터 임을 감안할 때, 7년인 정치자금법 위반 공소시효는 올해 말이면 끝나기 때문입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 "7년이라는 정치자금법 공소시효는 이제 한 달여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누가 봐도 전재수 장관 구하기를 위한 특검의 편파적인 플레이입니다." 어제 국무회의에서 종교단체가 위법한 행위를 하면 해산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던 이재명 대통령은 오늘도 엄정수사를 강조했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교유착을 완전히 뿌리 뽑아야 한다는 대통령의 의지가 강하다"고 전했습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 공지문 中 "특정 종교 단체와 정치인의 불법적 연루 의혹에 대해 여야, 지위고하와 관계없이 엄정하게 수사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잠시 뒤 있을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결심공판 최후진술의 수위에 따라 정치권이 또 한 번 요동칠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 자료 : 연합뉴스, 디자인 : 정유민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과기정통부 차관을 불러 대응 경과를 보고 받았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오늘 열린 국무회의에서 사고 원인을 조속하게 규명하고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쿠팡은 5개월 동안 3,400만 건에 달하는 개인정보가 유출됐지만, 소비자 신고가 접수되고 범인으로부터 협박 이메일을 받을 때까지 까맣게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공격은 6월 24일부터 11월 8일까지"...쿠팡, 범인으로부터 협박 이메일 국회 긴급 현안 질의에 임한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서 식별된 공격 기간이 지난 6월 24일부터 11월 8일까지라고 밝혔습니다. 사고 대응팀이 기간을 넓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11월까지 전수 로그 분석을 진행했는데, 3,000만 개 이상의 계정에서 개인 정보 유출을 확인했다는 겁니다. 시스템에 침투해 개인정보를 빼내어 간 기간은 지난 6월부터 11월까지, 무려 138일간으로 특정됐습니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 국회 현안보고 "공격자는 로그인 없이 고객 정보를 여러 차례 비정상으로 접속해 유출했습니다. 현재 언급되는 공격자의 신상에 대한 정보는 경찰 수사로 확인이 필요합니다." 쿠팡은 자체 조사를 통해 중국 국적의 전 직원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쿠팡 측은 지난 10월 퇴사한 이 직원이 인증 시스템을 개발하는 개발자였다고 밝혔습니다. 해외 서버를 통해 국내 메인 서버에 침투한 뒤 고객 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용의자는 이달 초 일부 회원들에게 최근 주문 목록과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 등 쿠팡 계정 정보가 담긴 사진 파일과 함께 '내가 당신의 개인 정보를 갖고 있다'는 협박성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소비자 신고를 접수할 때까지 쿠팡 측은 5개월 동안이나 개인정보 유출을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용의자는 쿠팡 측에도 협박 이메일을 보내 자신이 고객 이메일 주소와 배송지 등 3,000만 건의 개인정보를 확보하고 있다고 알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대준 쿠팡 대표는 국회 과방위 현안 질의 답변에서 "(용의자는) 인증업무를 한 직원이 아니라 인증 시스템을 개발하는 개발자였다"면서 범행을 저지른 사람이 "단수나 복수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내부 조력자나 공범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겁니다. 박대준 쿠팡 대표 국회 현안질의 답변 "혼자 일하는 개발자는 없습니다. 여러 인원으로 구성된 개발팀이 여러 역할을 갖고 팀을 구성합니다." 용의자는 인증 시스템 개발자...퇴사 이후에도 버젓이 '암호키' 사용 용의자는 인증 시스템을 직접 개발하는 업무를 담당한 만큼 쿠팡 내부 보안의 취약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실제로 서버 로그 기록을 분석한 결과, 시스템에 접속할 때 일종의 '출입증' 역할을 하는 인증 토큰이 사용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증 토큰을 갖고 있으면 로그인 없이 서버에 접근할 수 있는데, 이 때문에 인증 토큰은 사용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습니다. 생성 후 폐기까지 짧게는 1시간 이내에만 유효하도록 만들어집니다. 이런 인증 토큰을 생성하는데 필요한 것이 바로 '서명키(암호키)'인데, 개발자인 범인은 퇴사 후에도 이 암호키를 마음대로 사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제2차관 "(범행 과정에서) 쿠팡 서버 접속 시 이용되는 인증용 토큰을 전자 서명하는 암호키가 사용됐습니다." 통상 보안 담당자가 바뀌거나 퇴사하면 서명키를 폐기하거나 초기화해 모든 시스템에 접근할 수 없도록 해야 합니다. 이번 쿠팡 사태에서는 이러한 '기본 중의 기본'이 지켜지지 않은 겁니다. 쿠팡 측은 보안 관리 강화에 수백억 원을 투입했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대부분 외부로부터의 사이버 공격 차단에만 집중했을 뿐 정작 내부자 보안 관리에는 허술했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오늘 열린 국무회의에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물으라고 지시했습니다. 해외 사례를 참고해 과징금을 강화하고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현실화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국무회의 발언 中 "5개월 동안이나 회사가 유출 자체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 참으로 놀랍습니다. 이 정도인가 싶습니다. 초연결 디지털 사회를 맞아 민간과 공공을 아우르는 '패러다임 시프트' 수준의 새로운 디지털 보안 제도를 조속히 시행해 주시기 바랍니다." 뉴욕 증시 쿠팡 주가 5%대 급락...김범석 의장 책임론 수면 위로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돼 있는 쿠팡의 주가는 5% 넘게 급락했습니다. 전 거래일 대비 5.36% 내린 26.65달러에 장을 마쳤습니다. 거래량은 전날보다 4.5배나 늘어났고, 한 달 만에 가장 큰 하루 낙폭을 보였습니다. 쿠팡은 한국 전자상거래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기업이지만 미국에 본사를 둔 미국 법인입니다. 창업자인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도 이민자 출신으로 이른바 '검은 머리 외국인'입니다. 쿠팡은 매출의 90%를 한국에서 올리고 있지만 국내 경영 책임과 관련해서는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해왔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미 증시 상장사임을 앞세워 물류센터 노동환경 문제, 과로사, 갑질 등 잇단 논란에 미온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김 의장은 쿠팡의 실질적 소유주이지만 미국 국적이라는 이유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동일인(총수)' 지정을 피했습니다. 지난 2021년 뉴욕 상장과 함께 한국 법인 이사회 의장과 등기이사직에서도 물러나 법적 책임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현안 질의 "김범석 쿠팡 의장이 사과할 의향은 없습니까?" 박대준 쿠팡 대표 답변 "제가 현재 이 사건에 대해 전체 책임을 지고 있습니다. 한국 법인에서 벌어진 일이고, 제 책임하에서 벌어져 제가 사과 말씀을 드립니다." 돈 노리고? 앙심 품어서?...불안한 소비자 '탈팡' 러시 개인정보 유출범의 범행 동기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용의자는 일부 고객에 이어 쿠팡 측에도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알렸는데 별도의 금품 요구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쿠팡 근무 당시의 일로 앙심을 품은 범인이 보복 범행에 나선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옵니다. 오늘 국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퇴사를 당하게 된 중국 국적 개발자가 앙심을 품고 일을 벌인 것 같다"는 내부 직원의 전언을 소개하기도 했습니다. 돈을 노린 범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상당수 정보 유출 사건이 '랜섬웨어'(컴퓨터 시스템을 사용자가 정상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만든 뒤 이를 볼모로 잡고 금전을 요구하기 위해 퍼뜨리는 악성 파일)를 이용해 금품을 뜯어내려는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의 범인도 회원과 회사 측에 차례로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알려 차츰 심각성을 부각하는 식으로 협상력을 키우려 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궁극적으로는 더 큰 대가를 요구하는 단계로 나아갔을 것이라는 예측입니다. 경찰은 쿠팡 사건 전담팀을 꾸리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쿠팡으로부터 개인정보 유출 안내문자를 받은 고객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일부 고객들은 수년 전에 이미 쿠팡을 탈퇴했는데 개인정보가 털렸다는 사실에 분노하고 있습니다. 탈퇴한 회원들의 정보를 제때 폐기하거나 분리하지 않고 임의로 보관해 온 것 아닌지 의심하고 있습니다. 쿠팡의 개인정보 처리 방침에 따르면 탈퇴한 회원의 개인정보는 90일간 보관 후 파기하도록 돼 있습니다. 쿠팡 서비스를 이용했다는 기록도 90일 뒤 삭제해야 합니다. 보안 사고 이후 쿠팡을 탈퇴하려는 '탈팡', 다른 전자상거래 플랫폼으로 갈아타려는 '갈팡'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 탈퇴 절차를 복잡하게 만들어 회원을 묶어 두려 한 쿠팡의 전략이 또 비판받고 있습니다. 앱 자체만으로는 탈퇴할 수 없고, PC로 넘어가서 본인인증과 이용내역 확인 등을 거쳐야 회원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쿠팡은 과징금 줄일 궁리만 하지 말고, 소비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과 추가 피해 방지 대책부터 마련하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사진 자료 : 연합뉴스, 디자인 : 최흥락
조은석 내란특검이 오늘(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방조와 중요임무 종사 혐의 등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징역 15년'을 구형했습니다. 특검은 "한 전 총리가 계엄 선포 당일 국민에게 봉사해야 하는 총리로서의 의무를 저버리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위헌위법한 계엄 선포를 보좌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죄책이 매우 중하며, 다시는 이런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엄중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박지영 특검보는 구형 취지를 설명하면서 한 전 총리가 내란 사태가 일어나지 않게 할 수 있었던 '키맨'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특검, 대통령실 CCTV 제시하며 "한 총리 내란 가담 증거" 오전 10시에 시작된 결심공판은 특검의 최후 의견 진술과 구형, 한 전 총리 변호인단의 반대 의견 개진, 한덕수 전 총리의 최후 진술을 듣는 순서로 진행됐습니다. 김형수 특검보와 검사들은 우선 한 전 총리의 세 가지 혐의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첫 번째는 윤석열 전 대통령을 우두머리로 하는 국헌 문란 목적의 폭동을 방조하고, 이를 위한 중요한 임무에 종사했다는 것입니다. 또 윤 전 대통령과 공모해 실질적, 절차적 요건을 갖추지 못한 비상계엄 선포에 정당성을 부여하고자 허위 문서를 작성했다가, 수사가 개시되자 문제가 될 걸 우려해 공용서류를 임의로 폐기한 잘못이 있다고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수사를 방해하기 위한 위증 혐의도 지목했습니다. <내란특검 최종 의견 진술 中> "헌정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내란 범행에 있어 올바른 정책 결정이 내려지도록 해야 할 헌법상 의무가 있는 국무총리가 오히려 비상계엄 선포와 내란 범행에 가담한 사안입니다." 특검은 여러 증거 자료를 제시하며 피의 사실에 대해 조목조목 설명했습니다. 계엄 당일 회의실 CCTV 영상 등으로 비추어 볼 때 한 전 총리는 대통령실에 도착하기 전 이미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 계획을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계엄 선포 제지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내란특검 최종 의견 진술 中> "국무위원들 모두 말려보라고 말한 사실이 없고 피고인(한덕수 전 총리)이 직접 반대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다고 진술했습니다. … 피고인의 주장과 당일 행동은 정면으로 배치됩니다." 특검은 또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러 가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날 때, 한 전 총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하는 모습을 보인 점을 콕 집어 지적했습니다. 행정부 2인자의 동조 의사 표시가 윤 전 대통령의 범행 결의를 크게 강화시켰음이 분명하다는 겁니다. 한 전 총리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대통령으로부터 단전단수 지시를 받은 사실도 알고 있었을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두 사람만 대접견실에 남아 16분간 문건을 주고받으며 대화한 것은 대통령 지시사항 이행 방안을 논의한 거로 봤습니다. "행정부 2인자 변명 용납 안 돼"…5·17 주영복 전 국방장관 사례 언급도 특검의 구형은 점심 휴정 시간 이후에 나왔습니다. 김형수 특검보는 12·3 사태가 국격을 손상시키고 국민에게 커다란 상실감을 줬다는 점에서 피해를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습니다. 과거 내란 범죄의 경우 중한 형이 선고됐다면서 45년 전 주영복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판결문을 언급했습니다. 지위가 높고 책임이 막중한 경우에는 더욱 변명이 용납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김형수 내란특검보> "(1980년) 5·17 가담자인 주영복 전 국방장관에 대한 판결문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국회 폐쇄에 관여한 주영복에게 징역 7년 선고하면서 타인 힘에 밀려 소임 다하지 못했다고 변명하는 건 안 된다…." 특검의 징역 15년 구형 이후 한덕수 전 총리 변호인단의 최후 의견 진술이 이어졌습니다. 한 전 총리 측은 내란죄의 경우 내부자들 사이에 공동정범과 방조범이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를 폈습니다. 내란은 우두머리 지휘자와 관여자로서 처벌될 뿐이라는 겁니다. 또 특검이 공소 제기 당시에는 내란 방조 혐의만 적용했다가, 특별한 상황 변화가 없었는데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억지로 끼워 넣었다고 비판했습니다. <한덕수 전 총리 변호인 최후 의견 진술> "구체적 사실관계 변경 없이 내란 중요임무 종사에 해당한다고 (공소장을) 변경했습니다. … 특검 스스로 양 죄가 성립할 수 없음을 자인한 것입니다." 최후 진술에 나선 한덕수 전 총리는 오랜 공직의 길 끝에 비상계엄 선포 사태를 만나리라고는 꿈에도 예상치 못했다면서, 대통령의 뜻을 돌리고자 노력하였으나 도저히 힘이 닿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한덕수 전 총리 최후 진술> "비록 비상계엄을 막지 못했지만 비상계엄을 찬성하거나 도우려고 한 건 결단코 없습니다. 이 역사적인 법정에서 제가 드릴 수 있는 가장 정직한 마지막 고백입니다." 1심 선고는 내년 1월…윤석열, 김용현 등 내란 재판 '가늠자' 이진관 재판장은 1심 선고를 내년 1월 21일에 내리겠다고 밝혔습니다. 한 전 총리는 지난 8월 말에 기소됐는데, '1심은 6개월 이내 선고'라는 내란특검법 기준에 따라 다섯 달 만에 선고기일이 잡힌 겁니다. 내란 우두머리 방조는 10년 이상 50년 이하 징역형, 내란중요임무종사는 사형,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이나 금고형이 가능합니다. 오늘 특검이 '징역 15년'을 구형하면서 펼친 논리와 증거를 검토해 형량을 늘릴 수도, 줄일 수도 있는 겁니다. 한덕수 전 총리에 대한 1심 판단은 형량의 크기를 넘어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판결 그 자체에 12·3 비상계엄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이 담길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 여당 주도로 구성된 특검은 이미 12·3 비상계엄을 헌법 질서를 문란케 한 '내란'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특검팀의 호칭도 별다른 조건 없이 '내란특검' 또는 '내란외환특검'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재판을 받고 있는 피의자들 상당수가 12·3 비상계엄은 '내란'이 아니었다는 취지로 방어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대통령에게 부여된 헌법상 통치권을 행사했을 뿐이라는 주장입니다. 12·3 비상계엄이 형법 제87조가 규정한 내란죄에 해당한다고 보는 시각이 법조계와 학계에서 우세하지만, 아직 그에 대한 사법부의 정식 판단은 나온 적이 없습니다. 다가올 1월, 한덕수 전 총리 1심 선고 판결문에 비로소 사법부의 첫 시각이 담기게 되는 것입니다. * 형법 제87조(내란)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 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라 처벌한다. * 형법 제91조(국헌문란의 정의) 본장에서 국헌을 문란할 목적이라 함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함을 말한다. 1. 헌법 또는 법률에 정한 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헌법 또는 법률의 기능을 소멸시키는 것 2. 헌법에 의하여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에 의하여 전복 또는 그 권능 행사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 <박지영 내란특검보 브리핑 中> "(오늘 한덕수 전 총리에 대한 구형은) 향후 이뤄지는 모든 재판 구형의 기준이 될 것입니다. 과거의 내란 관련 선고형과 달라진 시대 상황 등을 충분히 고려해 구형량을 정했습니다." 이진관 재판부가 특검의 구형 취지를 받아들여 12·3 비상계엄을 '내란'으로 규정하느냐, 아니면 절차와 조건을 위반한 대통령의 잘못된 권한 행사 정도로 판단하느냐에 따라 향후 모든 관련 재판이 엄청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피의자들이 받고 있는 혐의는 제각각 다르지만, 사건의 사실관계와 법리가 유사하기 때문에 한 전 총리에 대한 1월 판결이 내란 재판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법조계는 전망하고 있습니다. 디자인 : 정유민
어제 모처럼 모두가 반가워할 만한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우리 정부가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에 대해 지급해야 했던 4000억 원 규모의 배상금과 이자 지급 결정을 모두 취소 받은 것입니다.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론스타 국제투자분쟁(ISDS) 취소위원회는 한국 정부가 론스타에 2억 1650만 달러 손해배상금과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한다는 기존 판정을 취소한다고 선고했습니다. 우리 돈으로 4000억 원 가까운 국고 손실을 막게 된 겁니다. 위원회는 소송 비용 73억 원도 론스타가 부담하라고 명령했습니다. 론스타가 외환은행 매각 과정에 한국 정부의 부당한 개입으로 막대한 손해를 입었다며 국제투자분쟁을 제기한 지 13년 만에 받아 든 결론입니다. 그런데 희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뜻밖에 여야 간 '숟가락' 싸움이 벌어졌습니다. 공을 세운 사람은 따로 있으니 슬그머니 '숟가락 얹지 말라'는 것입니다. 거대 자본 론스타와의 국제 소송을 승리로 이끌기까지 어떤 일들이 있었던 걸까요? 4000억 원 → 0원, 론스타 취소소송 완승...여야 서로 "숟가락 올리지 마" 어제 오후 총리실에 긴급 공지가 뜨면서 기자실이 술렁거렸습니다. '론스타 ISDS 취소 신청'관련 긴급 브리핑을 생중계로 진행하며 김민석 국무총리가 직접 주재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취재기자들은 론스타 소송의 주무 부처는 법무부인데, 정성호 법무장관은 배석시키고 김민석 총리가 중앙에 선다는 말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임을 직감했습니다. 마이크를 잡은 김 총리는 국제분쟁 승소 소식을 전했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의 론스타 ISDS 취소위원회로부터 '대한민국 승소' 결정을 선고받았습니다. 취소위원회는 2022년 8월 31일 자 중재 판정에서 인정했던 '정부의 론스타에 대한 배상금 원금 2억 1천650만 달러 및 이에 대한 이자'의 지급 의무를 모두 취소했습니다" 당초 1차 판정에서 인정됐던 4000억 원 규모의 정부 배상 책임이 모두 소급해 소멸됐다고 강조하면서, 새 정부가 이룬 쾌거라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김민석 국무총리 "국가 재정과 국민 세금을 지켜낸 중대한 성과이며 대한민국의 금융감독 주권을 인정받은 것입니다. 특히 새 정부 출범 이후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의 성공적 개최, 한미중일 정상외교, 관세협상 타결에 이어 대외 부문에서 거둔 쾌거입니다" 어젯밤 한바탕 론스타 관련 소식이 TV 저녁뉴스를 장식한 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SNS에 글을 올렸습니다. 법무장관 당시 론스타 취소소송을 낸 자신을 향해 '근거 없는 자신감', '희망고문'이라고 비아냥대며 발목 잡기만 하던 민주당과 관련자들은 황당한 자화자찬 대신 반성하고 국민 앞에 사과부터 하라는 내용입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SNS 中 "저를 상대로 소송 지면 당신이 이자를 대신 낼 거냐고 압박했습니다..서울시 때리기에 전념하던 김민석 총리가 뜬금없이 직접 브리핑했던데, 속보이게 숟가락 얹지 말고 대표로 사과하십시오" 국민의힘은 수석대변인 명의로 '숟가락 얹는 대신 대장동 7,800억부터 환수하라'는 논평을 냈습니다. 당 지도부와의 불편한 관계를 의식해서인지 '한동훈'이라는 이름은 등장하지 않았습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논평 中 "송기호 현 대통령실 경제안보비서관은 "취소 절차에서 한국 정부가 이길 가능성은 제로"라고 단언하며 지난 정부를 공격했습니다. 그랬던 그들이 이제는 자신들의 성과라고 포장하고 있습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대구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외교적인 성과와 더욱 빛나게 된 대한민국을 또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일부 의원들은 야당의 '숟가락' 논평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습니다. 강득구 의원은 SNS에 "보수 진영은 또 '숟가락 얹기다'라며 억지 프레임을 들고 나오지만, 이번만큼은 그 어떤 프레임으로도 덮을 수 없는 명백한 이재명 정부의 성과"라고 썼습니다. 조상호 법무부장관 정책보좌관은 한동훈 전 대표가 오히려 다른 사람의 공을 가로채려 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습니다. 조상호 법무부 장관 정책보좌관 SNS 中 "한동훈 씨, 23년 말 본인 퇴직 뒤에 변론이 개시됐는데 법무부 직원의 성과를 본인이 뭘 한 것처럼 당겨 가는 건 좀 부끄럽지 않나요?" 사진 : 시사저널 조상호 보좌관은 이번 론스타 취소소송 대응에 직접 참여한 법무부 공무원은 아닙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장동 재판 변호인 출신으로 법무부에 합류한 뒤 정무적 사안의 대응을 주로 맡고 있습니다. 1차 판정, 론스타 청구액의 4.6%만 인정...'외환카드 주가조작 유죄'가 결정적 과거 론스타 사건을 되짚어보며 중요한 국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아시다시피 론스타는 IMF 외환위기 이후 휘청거리는 한국 금융시장을 파고들어 2003년에 외환은행 지분 51%를 1조 3834억 원에 매입해 새 주인이 되었습니다. 이후 불과 9년 만에 하나금융지주에 외환은행을 팔면서 배당과 매각 차익으로 4조 7000억 원을 챙겼습니다. 그러나 론스타는 그것도 모자라, 외환은행을 HSBC에 더 높은 가격으로 팔 수 있었는데 한국 정부의 승인 지연으로 불발됐다며 6조 8천억 원대 보상금을 요구하는 소송을 걸어왔습니다. 사건을 접수한 국제투자분쟁해결기구(ICSID)는 무려 10년 간 심리를 진행했습니다. ICSID는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6월에야 중재 절차 종료를 선언했고, 두 달 뒤 한국 정부가 론스타에 2억 1650만 달러를 지급하라고 판정했습니다. 론스타가 청구한 손해배상금의 4.6%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당시 법무부 장관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였습니다.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우리 정부의 책임을 4.6%만 인정한 '선방한' 소송 결과가 나오게 된 데는 한동훈 전 대표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소송 과정에서 론스타에 결정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했던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을 한동훈 전 대표가 검사 시절 집요하게 수사해 유죄를 이끌어 냈기 때문입니다. 당시 대검 중수부는 4차례 영장이 기각되는 가운데도 수사를 이어가 유회원 전 론스타코리아 대표에 대해 징역 3년, 론스타에 대해선 벌금 250억 원 판결을 받아냈습니다. 이러한 론스타의 유죄 기록을 ICSDI는 중재 판정의 중요한 요소로 삼았습니다. 당시 론스타 사건 중재 판정부가 법무부에 보낸 판정 결정문에는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 유죄 판결'에 따라 론스타 측의 과실이 인정되므로 배상액을 줄여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상당히 괜찮은' 결과를 받아들이지 않고 '항고'에 나서기로 한 것도, 오늘의 결과에 비추어 볼 때 매우 잘한 결정입니다. 아무리 정부 소송이라도 지연 이자만 1000억 원이 넘게 나오는 송사를 계속 진행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국민의 세금이 나가는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 법무부의 소임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피 같은 세금을 한 푼도 유출해서는 안 된다"며 이의제기를 결정한 당시 한동훈 장관의 판단은 옳았습니다. 절차적, 법적 흠결 짚어내 2차에서도 완승...론스타 "추가 법적 대응하겠다" 론스타가 최초 청구한 6조 8000억 원보다는 훨씬 적은 금액이지만, 이자 포함 4000억 원을 지켜낸 법무부의 노력도 높이 평가받아야 합니다. 계엄과 탄핵, 정권 교체로 정국이 혼란한 상황에서, 전 정부에게 책임을 미루기로 마음먹고 소송 대응에 소홀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법무부 국제법무국을 중심으로 한 소송 대응팀은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최선을 다한 것으로 보입니다. ICSDI 협약 제52조는 중재판정부 구성의 하자, 판정부의 명백한 월권, 중재인의 부패, 심각한 절차 규칙 위반, 중재판정 이유불기재 등 5가지를 취소 사유로 인정하고 있는데, 법무부는 판정부의 월권과 심각한 절차 위반을 파고들어 취소 결정을 이끌어 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런 노력으로 국제 분쟁에서 보기 드문 100 : 0 의 기적을 이룬 것입니다. 필자는 IMF 이후에 사회부 기자로 우리 사회의 아픈 곳들을 취재했습니다.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도 그중 하나였습니다. 해피엔딩으로 끝난 지금에서야 누가 공을 많이 세웠느냐를 따져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과 관련해 당시에 만난 취재원들의 모습은 절박했습니다. 자신이 몸담았던 외환은행을 지키기 위해 제보 서류 보따리를 풀어놓으며 매각의 부당함을 알리던 직원들, 학계와 시민단체 인사들, 밤낮으로 수사에 몰두하던 검찰 관계자... 오늘 우리가 받아 든 결과물은 누구 한 사람, 어느 정권의 업적이 될 수 없습니다. 묵묵히 자기 자리에서 양심적으로 소임을 다해 온 분들 덕분입니다. 충격적인 결과를 통보받은 론스타가 다시 움직일 준비를 하는 모양입니다. 국제투자분쟁(ISDS) 취소위원회의 결정이 실망스럽다며 추가 법적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숟가락 올리기' 논쟁은 이제 그만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사진 자료 : 연합뉴스, 디자인 : 정유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변호인단이 오늘, 돌연 건진법사 전성배씨로부터 명품 가방을 수수한 사실을 인정하는 입장문을 언론에 배포했습니다. "저의 부족함에 대해 깊이 사과드립니다"로 시작하는 글에서, 김씨는 전성배씨에게 <두 차례 가방 선물>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라프 목걸이 수수 사실은 명백히 부인>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명품 가방 선물에 어떠한 청탁도 없었다는 점을 강조하는 등 앞으로의 재판 전략도 드러냈습니다. "부적절한 처신 깊이 반성"..."샤넬백 받았지만 그라프 목걸이는 안 받았다" 김건희 여사는 "공직자의 배우자로서 보다 신중히 처신했어야 함에도 부적절한 처신으로 실망을 안겨 드린 데 대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공소 사실 일부를 인정했습니다. 건진법사 전성배씨로부터 두 차례 가방 선물을 받은 사실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통일교와 공모하거나 어떤 형태의 청탁, 대가 관계가 없었고, 그라프 목걸이 수수 사실은 명백히 부인한다"고 했습니다. 김씨가 지난 2022년 4월에서 7월 사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전성배씨를 통해 전달한 금품을 받았다고 시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김씨 측은 그제 샤넬백 수수를 시인하는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습니다. <김건희 여사 변호인단 입장문 中> "피고인은 처음에는 가방을 거절하였으나 전성배씨의 설득에 당시 공직자의 배우자로서 더 엄격해야 했음에도 전씨와의 관계에서 끝까지 이를 거절하지 못한 잘못을 통감하며, 해당 선물들은 사용한 바 없이 이미 과거에 전성배 씨에게 모두 반환하였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금품수수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김씨 측은 특검 수사를 비난했습니다. 전성배씨가 변호인 참여를 요청했지만 이를 배제한 채 장시간 면담과 조사를 진행했으며, 이 과정에 수사보고조차 남기지 않은 것은 명백히 절차적 적법성에 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금품 전달 사실을 자백한 전성배씨의 진술을 흔들려는 의도도 엿보였습니다. 전씨의 진술이 수사 초기부터 법정에 이르기까지 수차례 번복되었다는 것입니다. 돌연 '금품 수수' 인정...건진법사,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자백이 영향 줄곧 금품수수 사실을 부인하던 김씨의 태도가 바뀐 것은 핵심 증인들의 자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알선수재의 공범으로 지목된 건진법사 전성배씨는 지난달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서 수사기관에서는 부인하던 금품 전달 사실을 처음으로 인정했습니다. 전씨 측은 "2022년 샤넬 가방과 그라프 목걸이, 천수삼 농축차를 통일교 측으로부터 제공받아 김건희씨의 측근인 유경옥 행정관에게 전달한 사실은 인정한다"면서 "이후 그라프 목걸이, 가방과 교환한 걸로 추정되는 것들을 2024년쯤 돌려받았다"고 진술했습니다. 금품을 잃어버렸다는 그간의 진술을 번복하면서 해당 물품들을 특검에 제출했습니다. 전씨의 자백 사실을 전해들은 김씨 변호인단은 내심 당황하며 추후 재판을 통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앞서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씨도 금품 전달 사실을 시인했습니다. 지난 9월 열린 재판에서 윤씨는 샤넬백 등을 전성배씨에게 전달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금품이 김건희 여사에게 최종적으로 전달되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김씨와 중간 전달자인 전씨가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금품이 김씨에게 직접 전달되었다는 객관적 사실이 입증되지 않는다면 부정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전씨가 말을 바꾸면서 금품 제공자와 전달자의 진술이 모두 확보되었습니다. 샤넬백 등 금품의 구체적인 전달 경로와 회수 과정도 여러 증거와 함께 드러났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김씨 측은 금품수수 사실을 아예 부인하는 '모르쇠' 전략이 실익이 없는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입장문에 드러난 재판 전략...'알선수재' 피하기 김건희 여사 측의 향후 수사와 재판 대응 전략은 입장문에 고스란히 나타나 있습니다. 김씨 측은 "특검이 금품 수수의 대가로 여러 청탁을 주장하고 있으나 이러한 청탁은 김건희 여사에게 전달되지 않았고, 무엇보다도 대통령의 구체적 직무 권한과 무관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청탁'으로 지목되는 것들도 단지 기대나 호의 수준의 언급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김건희 여사 입장문 中> "(통일교 전 세계본부장) 윤영호는 실제 피고인이나 대통령에게 구체적 청탁을 한 사실이 없음을 스스로 밝힌 바 있습니다. 이와 같은 사실은 특검이 주장하는 '청탁'이 알선수재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하지 못함을 명확히 보여준다 할 것입니다" 김건희 여사 측은 금품수수 사실은 최소한으로 인정하면서 죗값을 줄이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습니다. 입장문에서 드러난 것처럼 알선수재죄의 구성요건을 허물어뜨리겠다는 것입니다. 김씨가 받고 있는 특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는 '공무원의 직무에 속한 사항의 알선에 관해 금품이나 이익을 수수, 요구 또는 약속한 사람'이 처벌 대상입니다. 따라서 1차적으로는 혐의의 전제 조건인 '청탁' 자체가 없었다고 주장하고, 이 주장이 깨진다면 2차적으로 자신이 받은 청탁이 공무원(남편인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직무에 속한 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내세우겠다는 심산입니다. 금품수수 사실을 인정하는 대신 대가성은 부인하고, 나아가 윤 전 대통령과 연결되는 고리인 직무 관련성을 차단하겠다는 전략입니다. '김건희 황금폰'에 등장한 남성 A씨...김씨 의혹 풀 열쇠 되나? 이런 가운데 어제 SBS의 단독보도로 김건희 여사와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은 남성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김건희 특검팀은 지난 7월 15일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법당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 김 여사가 사용했던 휴대전화 한 대를 확보했습니다. 사용기간은 2013년부터 2016년으로 확인됐는데, 이 전화기로 의문의 남성 A씨와 수백 차례 메시지를 주고받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A씨는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혐의에 연루된 정황이 있어 검찰 수사도 받았던 인물인데, 특검팀은 A씨가 김 여사 관련 의혹의 또 다른 핵심 인물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메시지 분석을 통해 A씨가 김건희 여사에게 건진법사를 소개해 준 사실도 밝혀냈습니다. A씨가 김건희 여사에게 전성배씨를 소개한 것으로 추정되는 2013년 문자에는 "(전씨가)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라는 내용이 씌어 있었습니다. A씨가 적어도 지난해까지 김건희 여사와 연락을 주고 받은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A씨는 지난해 10월 음주운전을 하다가 적발됐는데 경찰조사에서 뜻밖의 진술을 했습니다. '가까운 지인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 2부에서 몇 년 동안 수사를 받아왔는데, 최근 불기소 처분이 내려진 걸 축하하기 위해 술을 마셨다'는 겁니다. '가까운 지인'은 다름 아닌 김건희 여사였습니다. 특검팀은 문자 분석 등을 통해 A씨가 김건희 여사와 개인적으로도 상당히 밀접한 관계였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주식 거래 관계를 넘어서 건진법사와 김건희 여사 사이의 연결 고리 역할 등 조사할 내용이 많다는 것이 특검의 입장입니다. 그러나 A씨는 지난달 특검의 거주지 압수수색 시점에 자취를 감췄습니다. 특검팀은 도주한 A씨의 신병을 확보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년 만에 우리나라를 찾았습니다. 지난 2017년 11월 국빈 방한, 2019년 6월 서울과 판문점 방문 이후 세 번째입니다. 오전 11시 32분 김해공항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곧바로 APEC이 열리는 경주로 이동해 이재명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두 나라 정상은 1시간 30분 간 최대 현안인 관세, 대미투자 협상뿐만 아니라 핵과 안보 문제까지 폭넓은 분야에 대해 대화를 나눴습니다. 87분 간의 정상회담..."조선업 협력 강조", "핵추진 잠수함 필요" 트럼프 대통령의 도착이 늦어지면서 정상 간의 일정도 순차적으로 지연됐습니다. 김해공항에서 경주로의 이동, 환영행사 등을 마친 두 정상은 오후 2시가 넘어서야 확대 오찬 회담을 시작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두 나라 경제, 안보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다시 한번 트럼프 대통령이 '피스메이커' 역할을 하면 자신이 조력하겠다는 '페이스메이커론'을 언급했습니다. 한미 정상회담 주요 의제 - 3,500억 달러 대미 투자 펀드 구성 및 운용, 투자처 선정 - 펀드 수익 배분 - 조선업 협력 '마스가' 프로젝트 실행 방안 - 국방비 증액, 원자력 협정 개정 한미 정상회담은 87분 간 진행돼 오후 4시가 넘어 종료됐습니다. 비공개 회담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협상에 진전이 있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두 나라 정상이 함께 하는 공동기자회견이 없을 거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구체적 합의에는 도달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회담장 주변에서 흘러나왔습니다. 회담 내용과 관련해서는 오후 5시 이후에 정부의 브리핑이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모두 발언에서 다시 조선업 협력을 강조했습니다. "(한국이) 조선업의 대가(master)가 됐기에 우리와 협력하고 있다"면서 이번 협상에서 조선업과 관련된 진전된 요구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뜻밖의 의제를 힘주어 꺼내 들었습니다. 지역 방위와 미군 부담 감소를 위해 우리 군에 핵추진 잠수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 것입니다.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과 관련해서는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나 우라늄 농축 부문에서도 실질적 협의가 진척되도록 지시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디젤 잠수함은 잠항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북한이나 중국 측 잠수함에 대한 추적 활동에 제한이 있습니다. (핵)연료 공급을 허용해주시면 저희가 저희 기술로 재래식 무기를 탑재한 잠수함을 여러 척 건조, 한반도 해역의 방어 활동을 하면 미군의 부담도 줄어들 것입니다" 최근 트럼프 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을 추진하면서 북한의 염원인 '핵보유 인정'과 관련한 모호한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핵보유국 또는 핵무기 제조능력을 뜻하는 'Nuclear Power'라는 말을 여러 차례 썼습니다. 트럼프의 이런 태도에 대해 국내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무장에 상응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이런 점을 알고 있는 이 대통령이 작심하고 TV로 중계되는 발언 시간에 핵 관련 우리의 요구를 공식화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대훈장 주고, 신라 금관 선물로...두 번째 국빈 방문 트럼프에 최고 예우 경주에 도착한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에 참여해 1시간 동안 특별연설을 했습니다. 한국과도 무역합의를 곧 타결할 것이라면서 협상에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특별연설 中 "미국이 세계 최초로 (반도체) 칩을 만들었고, 하루에 하나씩 배를 생산했지만 더 이상을 배를 건조하지 않고 조선산업이 낙후했습니다. 한국은 조선산업이 아주 발전했습니다..(미국은) 다시 조선업을 가져올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맞은 이재명 대통령은 최고 예우를 베풀었습니다. 한미 정상회담장인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진행된 의장대 사열 등 공식 환영식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에게 '무궁화 대훈장'을 수여했습니다. '무궁화 대훈장'은 우리나라 최고 훈장으로 대통령과 그 배우자, 우방 원수 등에게 수여할 수 있습니다. 이 훈장을 받은 미국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입니다. 방한 기념 선물로는 '천마총 금관 모형'을 전달했습니다. 현존하는 신라 금관 가운데 가장 크고 화려한 것입니다. 강력한 리더십과 권위를 원하는 트럼프 대통령 취향에 맞춰 제작됐습니다. 김태진 외교부 의전장 "천마총 금관은 하늘의 권위와 지상의 통치를 연결하는 신성함, 지도자의 강력한 리더십과 권위를 상징합니다. 경주를 국빈으로 찾으신 트럼프 대통령께 한반도에 처음으로 평화를 가져온 신라의 정신과 한미동맹 황금기를 상징하는 금관을 선물로 준비했습니다" 북한,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이번엔 김정은과 시간 맞추지 못했지만 노력할 것" 관심을 모았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깜짝 만남 가능성은 희박해졌습니다. 북한은 오늘 새벽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어제 이뤄진 전략순항미사일 발사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통신은 "함상 발사용으로 개량된 순항미사일들은 수직발사되어 서해 해상 상공의 설정된 궤도를 따라 7천800여 초(2시간 10분) 간 비행하여 표적을 소멸하였다"고 밝혔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참관하지 않았고, 북한 주민이 접할 수 있는 노동신문 등 대내용 매체에는 실리지 않아 대외 메시지임을 시사했습니다. 북한의 발표 시점이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한국 도착 불과 몇 시간 전이었다는 점으로 볼 때, 지금은 미국과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일본을 떠나기 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보고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사일 시험발사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서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의지를 다시 한번 밝히기도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기내 회견 中 "김정은 위원장은 수십년간 미사일을 발사해왔고 또 다른 미사일을 발사했습니다. 난 그와 항상 좋은 관계를 갖고 있었습니다. 난 어느 시점에 그를 만날 것입니다. 알다시피 그는 스케줄이 매우 바쁩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북한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모두 발언에서 "이번에 김정은과 시간 맞추지 못했지만 만남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진정한 내심의 뜻을 수용 못 하고 이해를 못한 상태인 것 같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을 요청하고, 언제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씀한 것 자체만으로도 한반도에 상당한 평화의 온기를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내일은 세계 이목 집중된 '미중 정상회담'...잇단 화해 제스처에 성과 기대감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과 같이 세계의 시선은 내일 미중 정상회담에 쏠려 있습니다. 미중 간 관세 전쟁의 향방에 따라 세계 경제와 국제 정세가 요동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검토하자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로 맞섰습니다. 희토류 공급이 차질을 빚으면 미국은 기술과 안보 분야에서 타격을 입게 됩니다. 중국은 이를 통해 미국이 가하고 있는 자국 기업과 기술에 대한 수출 통제 문제도 해결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관세 협상과 직접 관련은 없지만 미국이 협상 카드로 타이완, 해양영유권 문제를 테이블에 올린다면 그 파장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단 회담을 앞둔 분위기는 그리 나쁘지 않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주석과의 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한국으로 오는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미중 정상회담에서 '펜타닐 관세를 낮출 의향이 있거나 그렇게 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기자 질의에 "나는 그들(중국)이 펜타닐 문제 해결에 협력할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에 그것(관세)을 낮출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월스트리트저널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두 나라가 벌인 추가 무역 협상안 일부를 공개했습니다. 미국이 마약 원료가 되는 펜타닐 원료 밀수 단속에 중국이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부과하던 20% 관세를 10%로 낮춰주는 대신,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재개한다는 내용입니다. 최근 열린 고위급 무역협상에서는 중국이 희토류 통제 조치를 1년 유예하면 미국은 중국에 대한 100% 추가 관세를 보류하는 안이 논의되기도 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기내 회견 中 "농민 문제(미국산 대두 수출 문제)도 논의할 것이며..희토류를 매우 잘 해왔고, 펜타닐에서도 큰 진전을 이룰 것 같습니다" 글로벌 빅2의 무역전쟁이 실마리를 찾는 계기가 될 거라는 기대감도 있지만, 두 나라 사이의 현안이 워낙 방대해서 큰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울 거라는 회의론도 나옵니다. 이와 관련해 The Diplomat는 이번 미중 정상회담의 목표가 '큰 합의에 도달하려는 것(reaching a grand deal)'이 아니라 '시간을 벌고 상황을 안정시키려는 휴전(achieving a ceasefire - to stabilize expectations and buy time)'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사진 자료 : 연합뉴스, 디자인 : 정유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재판소원'에 대한 찬반 논쟁이 뜨겁습니다. '재판소원'은 법원의 재판을 헌재의 헌법소원 심판 대상에 포함하는 것입니다. 쉽게 말하면 기존의 3심제 체제 안에서 받은 법원 판결에 대해, 중대한 인권침해나 법률적 하자가 있다고 생각되면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한 번 더 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재판소원' 도입은 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드는 일로, 사실상의 4심제로 변질돼 재판 지연의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재판소원'은 결국 이재명 대통령의 퇴임 후 재판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음모론도 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헌법이 보장한 기본권이 확정 판결로 침해됐을 때 구제할 수 있는 수단이 '재판소원'이라며, 국민 권익 보호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실 "국민의 방어권 보장 위해 필요"..."4심제 위헌, 사법부 장악 의도"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오늘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재판소원' 추진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정 대표는 "재판이 적법한 절차대로 이뤄지지 않았을 경우, 또 재판이 헌법과 법률을 명백히 위반한 경우에 억울함을 풀 수 있는 길을 열어보자는 것"이라며 "국민을 위해 좋은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판사는 신이 아닙니다. 판사는 실수해도 그냥 넘어가야 합니까. 태산이 아무리 높다고 한들 하늘 아래 뫼일 뿐이고 법원이 아무리 높다고 한들 헌법 아래 기관입니다" 어제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재판소원'을 비롯한 사법개혁을 놓고 여야가 격돌하자, 대통령실도 공식 입장을 내고 민주당에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재판소원' 관련 대통령실 입장문 "위헌으로 인한 피해와 국민의 기본권 침해를 구제함으로써 국민의 방어권을 보장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으며 당과 그 필요성에 대해 협의한 바 있습니다. 다만 법률안 발의 등 구체적 대안 수립은 국회의 역할이고 당이 최종 판단한 것입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5대 사법개혁안'은 '사법해체안'이라며 비판의 강도를 높였습니다. 나경원 의원은 '민주당의 입법에 의한 사법침탈 긴급 토론회'를 열어 "4심제 재판소원은 명백한 위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장동혁 대표는 축사에서 "베네수엘라가 갑자기 독재국가로 전락한 것도 사법부를 장악했기에 일어난 일이었다"며 "선출된 권력이 권력의 우열 운운하며 맨 위에 서려는 순간 민주주의 국가는 독재국가로 전락한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의 결사 반대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서둘러 '재판소원' 도입 입법을 추진한다는 방침입니다. 검찰 해체에 이은 사법부 개혁 소용돌이 속에 오래 전부터 이어져 온 '재판소원' 논쟁에 불이 붙었습니다. "국민 기본권 구제 강화" vs "위헌 소지, 사법 비용 증가" 민주당이 손보려고 하는 것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입니다. 현행 헌법소원제도는 공권력에 의한 기본권 침해에 대하여 헌법재판소에 구제를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법원의 재판은 원칙적으로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습니다. (재판소원이 예외적으로 인정되는 경우는, 법원이 헌법재판소에 의해 위헌으로 결정된 법률을 적용하는 경우에 한합니다) 지난 1988년 헌법재판소가 설립될 때 재판을 헌법소원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사법권을 헌재와 법원에 배분하는 과정에서 법적 분쟁을 신속하게 해결하고 사법권의 독립을 보장하기 위해섭니다. 헌재도 2001년 결정 판례에서 '헌재법이 재판을 헌법소원의 대상에서 제외하더라도 이것은 헌법의 위임에 따라 국회가 입법정책적으로 판단하여 결정한 것으로 개인의 평등권과 재판청구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국민의 기본권에 영향을 주는 공권력은 입법과 행정 뿐만 아니라 사법의 영역에서도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완전한 기본권 보호를 위해서는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 즉 '재판소원'이 필요하다는 문제제기가 오래 전부터 있어 왔습니다.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의해 헌법소원이 금지된 '법원의 재판'에는 형식과 종류를 불문하고 법원의 모든 재판행위가 포함됩니다. '재판소원' 도입을 찬성하는 쪽에서는 헌법소원의 본질이 국민의 기본권 확보를 위한 구제절차라는 점에서, 다른 구제절차가 없는 법원의 재판을 그 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잘못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습니다. '재판소원'을 통해 국민의 기본권을 더욱 두텁게 보호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민주당 김기표 의원이 20일 대표발의한 헌재법 개정안은 확정된 재판이 헌재 결정에 반하는 취지로 재판된 경우, 헌법과 법률이 정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경우, 기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해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 명백한 경우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개인의 권리 구제가 더욱 폭넓게 이루어질 수 있다면 헌법의 핵심적인 가치인 국민의 기본권도 더욱 굳건히 지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재판소원'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헌법 제101조 위반을 거론하고 있습니다. 헌법 제101조 제1항은 구체적인 사건에서의 사법작용을 법원에 전속시키고 있는데, 법원의 재판을 헌법소원의 대상으로 하면 법원에 전속된 사법권을 침해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또 제2항은 대법원이 최고법원으로서 재판을 최종적으로 심사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재판소원을 허용하면 헌법재판소가 제4심의 법원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라서 대법원의 최고법원성을 침해한다고 주장합니다. 이에 더해 재판소원을 인정하면 헌법소원의 남용으로 사건이 폭주하게 돼 헌법재판소의 업무과중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합니다. 그만큼 사법 비용도 증가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찬반양론이 맞서서 그동안 '재판소원' 도입 문제는 논쟁 뒤 신중 검토라는 과정만을 반복해 왔습니다. 역대 국회 개헌자문위원회, '재판소원 도입' 4차례 모두 '신중', '반대' 국회의장 직속으로 되어 있는 역대 개헌자문위원회에서는 재판소원 도입에 대해 신중검토나 유보 의견을 내 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회는 지난 2008년과 2014년, 2017년, 2023년 총 네 차례 개헌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재판소원 문제를 검토했습니다. 헌법학자 등 전문가들로 구성된 위원회는 재판소원이 4심제로 변질될 가능성이 있고, 권력분립을 훼손하거나 재판의 정치화가 우려된다는 이유 등으로 사실상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2023년 헌법개정 및 정치제도 개선 자문위원회 : '신중' 의견 "재판소원을 채택할 경우 재판소원 사건의 폭증이 예상되고 헌법재판소 재판관 증원이 필연적으로 수반되어야 하므로 재판소원 규정을 신설하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음" 2017년 국회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회 : '반대가 다수' "재판소원제도의 도입은 자칫 대법원과 헌법재판소의 권력분립적 견제균형을 깨뜨릴 위험성이 있으므로 그 도입을 반대한다는 의견이 다수임" 2014년 국회 헌법개정 자문위원회 : '신중' 의견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을 허용할 경우 헌법재판소가 제4심의 재판기관으로 변질될 우려가 있고, 남소 및 분쟁 장기화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며 사법 비효율만 야기될 우려" 2008년 국회의장 자문기구 헌법연구자문위원회 : '유보' 의견 "헌법재판소가 제4심의 재판기관이 될 우려가 있고, 헌법재판의 정치적인 속성으로 인하여 사법부의 독립성이 침해되고 재판이 정치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남소와 분쟁의 장기화 등으로 인하여 사회적 혼란과 비용이 증가할 수 있으므로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 도입은 유보함" 여당 속도전 우려 목소리...부작용 검토, 광범위한 여론 수렴 거쳐야 역대 국회 자문기구의 견해들을 살펴보면 일맥상통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재판소원'이 자칫 제도의 취지를 벗어나 변질될 우려가 크고, 헌재의 업무가 가중되는 등 사법의 사회적 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재판소원이 도입되면 헌재의 업무 폭증은 불을 보듯 필연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2022년 기준으로 대법원 상고율은 37%에 달하는데, 이만큼이 재판소원으로 이어진다면 연간 2만 건 가까운 사건이 헌법재판소로 몰리게 되기 때문입니다. 재판소원 도입을 찬성하는 측에서는 이런 부작용을 또다른 장치로 제어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합니다. 김진한 변호사 법률신문 기고문 中 "재판소원이 제4심으로 운영되어서는 안 된다. 만일 그렇게 운영된다면 헌법재판소의 작동마저 파괴할 무서운 제도가 되고 말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부작용을 방지하는 여러 장치는 이미 미국과 독일에서 '사건선별제도' 또는 '사전심사제도'로서 고안되어 시행되고 있다. 이들 제도를 참고하여 우리 나름의 제도를 마련한다면 그 부작용은 충분히 통제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지적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재판소원'은 제도 그 자체로만 도입 여부를 논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핵심입니다. 대법원과 각급 법원, 헌법재판소의 지위와 역할에 대한 재정립과, 각 기관이 기능을 잘 수행하기 위한 인적 인프라 구성, 우려되는 부작용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이 함께 논의되어야 실패의 쓴맛을 보지 않을 것입니다. 몇 년째 제기능을 못하고 있는 공수처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지금 더불어민주당이 광범위한 여론 수렴과 연구 기간조차 없이, 속도전식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법개혁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습니다. 사진 자료 : 연합뉴스, 디자인 : 정유민
APEC 개막을 열흘 앞두고 우리나라와 미국이 관세, 무역 협상의 세부 내용을 결정짓는 막바지 협상에 돌입했습니다. 우리 시간으로 오늘(17일) 오전,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첫날 협상을 마쳤습니다. 김 실장은 "2시간 동안 충분히 논의했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협상의 또 다른 축인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우리는 현재 대화하고 있으며, 난 향후 10일 내로 무엇인가를 예상한다"고 말해 타결 기대감을 키웠습니다. 우리나라와 미국 모두 이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을 협상의 데드라인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대미 투자금 3천500억 달러를 '선불(up front)'이라고 주장하고 있어서 미 협상 실무진이 트럼프를 어떻게 설득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백악관 재정관리국 먼저 찾은 협상단…다시 한 번 '마스가(MASGA)'를 지렛대로? G20 재무장관 회의와 IMF 연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을 찾은 구윤철 경제부총리에 이어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부 장관,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등 우리 협상 대표 4인이 미국에 도착했습니다. 별도 일정을 소화 중인 구 부총리를 제외한 3명이 제일 먼저 찾은 곳은 백악관 예산관리국, OMB(The Office of Management and Budget)였습니다. 백악관 예산관리국은 단순히 정부 예산을 관리하는 기관이 아니라, 최근 미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 대응의 주무 부처로서의 역할에서 보듯 정부 조직 개편과 정책 수행 등에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 대표단은 이곳의 수장인 러셀 보트 국장과 50여 분간 면담을 가졌습니다. 대화 주제는 다름 아닌 '마스가'(MASGA) 협력 방안. 두 달여 전 미국과 큰 틀의 관세, 무역 협상 합의를 이룰 때 우리가 먼저 '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화두를 던지며 협상 타결에 큰 도움을 주었던 프로젝트입니다. 김정관 장관은 보트 국장과 '마스가'에 대해 여러 가지 건설적인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밝혔습니다. '마스가' 프로젝트가 실행 단계에 접어들면 정부 정책에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OMB의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런 실질적인 이유보다 우리 협상단이 OMB를 방문한 것은 다분히 전략적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두 달여 전 첫 협상에서, 쇠퇴한 미국 조선업을 살리는 데 우리가 핵심 역할을 하겠다고 먼저 제안한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움직이는 데 큰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협상단의 일거수일투족은 그 하나하나가 메시지라고 볼 때, 본격적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기 전에 다시 한 번 미국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분명 협상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미, 중국의 한화 제재에 '발끈'…"한국과 단호히 함께할 것" 이런 가운데 중국이 최근 한화오션을 제재한 사건은 뜻하지 않게 한미 간 경제 동맹을 확인하고 강화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중국은 최근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들이 미국의 중국 제재에 협조했다며 제재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지난 8월 이재명 대통령이 방문했던 펜실베이니아의 한화 필리조선소와 한화쉬핑 등 5개 회사에 대해 중국 내 개인이나 조직과의 거래나 협력을 금지시켰습니다. 이에 대해 미국 국무부는 강경한 톤으로 중국 정부를 비판했습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 입장문> "민간 기업의 운영을 간섭하고, 미국 조선 및 제조업 부흥을 위한 한미 협력을 약화시키려는 무책임한 시도 … 중국의 행동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 동맹국 및 파트너들과의 경제 협력 강화의 중요성을 재확인시켜줄 뿐이며, 한국을 강압하기 위한 중국의 오랜 패턴의 최근 사례입니다." 그러면서 미국 정부는 "한국과 단호히 함께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중국의 이같은 제재 조치를 한미 간 조선 협력을 약화시키겠다는 의도로 판단한 것입니다. 중국의 한화 제재는 우리 협상단의 방미 이전에 벌어진 일이고, 미국의 대중국 메시지가 우리와 조율을 거쳐 나왔을 가능성도 적지만, 2차 협상을 시작하는 시점에 한미 경제 협력의 가치와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는 효과를 거둔 것은 명백해 보입니다. 김용범 "2시간 동안 충분히 이야기했다"…'350억 달러 × 10년' 제안했나? 첫 세부 협상은 미 상무부 청사에서 현지 시간으로 16일 저녁 9시 30분까지 2시간여 동안 이어졌습니다. 회담을 마치고 나온 김용범 정책실장은 "2시간 동안 충분히 이야기를 했다"라고만 밝히고 세부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이번 회동은 한미가 합의한 3천500억 달러(약 500조 원) 대미 투자 패키지의 구체적 내용이 주요 의제입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3천500억 달러 전액을 조기에 직접 투자할 것을 종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외환 보유고와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단시간 내 거액 투자는 불가하다는 입장입니다. 구윤철 부총리는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카운터파트인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을 만나 대미 투자 선불 요구가 한국 외환시장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그러나 베선트 장관은 워싱턴 재무부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한국과의 대미 투자 관련 이견이) 해소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우리는 현재 대화하고 있으며, 난 향후 10일 내로 무엇인가를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CNBC 방송과의 대담에서도 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CNBC 출연)> "우리는 한국과 마무리하려는 참이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지만, 우리는 디테일을 해결하고 있다." 협상 초기부터 거론되었던 통화스와프를 통한 외환 안전장치 마련은 당장 도입하기 어려운 것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기축통화국이 아닌 우리와의 통화스와프 자체가 어려운 데다,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더라도 스와프 금리와 수수료 수준에 따라 수십조 원의 비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해 우리 정부는 대미 투자 금액 3천500억 달러를 최대한 분산, 지연 집행하고, 현금 비중을 줄이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미국에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구윤철 부총리는 한국의 대미 투자금 공급 기간을 10년 장기로 늘림으로써 일시적 달러 부족 상황을 피하는 방안도 미국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통화스와프도 우선 투자 분산이 충분히 이뤄진 뒤에 제한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입니다. 베선트 "10일 내로 무엇인가를 예상한다"…트럼프는 여전히 "3천500억 달러는 선불" 지금까지의 협상 구조를 보면, 핵심인 우리의 대미 투자 패키지 구성과 관련한 협상은 김용범 실장-김정관 장관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을 상대로 벌이고 있고, 구윤철 부총리는 온건파로 알려진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을 통해 우리 경제의 특수성을 적극 알리는 등 측면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에서 무리하게 달러를 빼내면 외환위기가 올 수도 있으니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해서는 안 된다는 공감대가 미 행정부 안에 형성되도록 한다는 게 협상 전략의 골자입니다. 역시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세부 협상이 타결되지 않아 한국이 여전히 25%에 달하는 자동차 관세를 물고 있다는 걸 뻔히 알면서도 하루가 멀다하고 '3천500억 달러 선불 약속'을 공언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 (백악관 기자회견)> "일본과 한국 모두 서명했습니다. 한국은 3천500억 달러를 선불로, 일본은 6천500억 달러에 합의했습니다." → 일본 투자 약정금은 5천500달러인데, 이것도 착각한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3천500억 달러 '선불' 발언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의도된 발언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대표단은 물론 미국 실무 협상단조차도 트럼프의 의중을 알 길이 없어 협상 타결의 마지막 걸림돌이 될 것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베선트 재무장관의 '10일' 언급 이후 낙관론이 확산되자 구윤철 부총리는 이를 경계했습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미국) 실무 장관은 (전액 선불 투자가 어렵다는 한국 정부 입장을) 이해하고 있는데, 얼마나 대통령을 설득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수용하느냐 하는 부분은 진짜 불확실성이 있습니다." 미·중 모두 국빈으로 방한…트럼프 설득해 APEC 정상회담 전에 대타결 이룰까? 경주에서는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모두 국빈으로 방한할 것으로 보입니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두 나라 정부와 '국빈' 방한을 막판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희토류 통제와 대두 수출 문제 등으로 미중 간에 잡음이 일었지만, 이변이 없는 한 경주 APEC은 한중일과 미국이 참여하는 글로벌 빅이벤트가 될 것이 확실해졌습니다. 이를 앞두고 한미 간의 관세, 무역 협상이 언제, 어떤 식으로 종결될지는 쉽게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두 나라 사정을 고려하면 열흘 남은 APEC이 협상의 데드라인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우리의 경우 먼저 합의문에 서명한 일본 등 무역 경쟁국들에 뒤처져 무한정 시간을 흘려보낼 수는 없는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주력인 자동차를 비롯해 수출 품목 하나하나에 걸려있는 불확실성을 하루 속히 걷어내야 경제의 숨통을 틔울 수 있습니다. 만의 하나 APEC 정상회담 시점까지 사인하지 못한다면 협상 장기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그야말로 끔찍한 상황이 도래할 수 있습니다. 미국 측의 변수는 대부분을 트럼프 대통령이 쥐고 있습니다. 서명의 최종 결정권자가 트럼프 대통령이며, 지금까지 그래왔듯 모든 협상의 시작과 끝을 그가 주도해 왔습니다. 트럼프 입장에서 보면 한중일 정상이 다 모여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APEC 무대가 본인의 업적을 드러내기에 가장 좋은 장소가 될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는 미중 관세 전쟁의 종결이 더 큰 뉴스가 되겠지만, 경제 규모가 만만치 않은 우리나라의 대미 투자를 확정 짓는 것도 의미가 작지 않기 때문입니다. 미국 측 실무 협상단이 합의안을 들고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할 시간 등을 고려하면, 어떤 내용으로든 다음 주에는 대미 투자 방식과 조건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디자인 : 정유민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이 특정 종교단체 신도들을 당원으로 가입시켜 경선에 동원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 국민의힘이 이틀째 집중 포화를 쏟아붓고 있습니다. 의혹을 처음 폭로한 진종오 의원은 17분 분량의 제보자 녹취 전문을 추가로 공개하기로 했습니다. 정청래 대표가 윤리감찰단과 서울시당의 철저한 조사를 지시한 이후, 당사자로 지목된 김경 서울시의원은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며 탈당했고, 민주당 서울시당은 최근 입당한 당원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진종오 의원 "종교단체 3,000명 입당시켜 김민석 총리 지원 시도"...녹취 공개 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출신으로 잘 알려진 국민의힘 진종오 의원이 어제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 섰습니다. 진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울시의원이 특정 종교단체 신도 3,000명을 입당시켜 내년 지방선거에서 김민석 국무총리를 지원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며 관련 녹취록 일부를 공개했습니다. 녹취는 지난 주말 의원실에 제보되었으며 의혹의 당사자는 민주당 소속 서울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인 김경 시의원이라고 밝혔습니다. 녹취록에는 두 가지 대화가 등장합니다. 제보자와 김경 서울시의원, 제보자와 시의원실 직원 간의 대화입니다. 진 의원은 "종교단체 신도 3,000명 명단을 확보하고, 그들을 권리당원으로 만들기 위해 6개월 동안 당비를 대납하겠다며 제보자를 회유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제보자-시의원실 직원 대화 녹취 中 제보자: "당원 가입하는 것은 문제가 아닌데 돈을 우리가 받아서 하게 되면 나중에 돈이 문제가 되지 않나" 시의원실 직원: "그것은 제 개인적으로 나가는 거니까 전혀 문제될 게 없어요" 제보자: "근데 돈이 1,800만 원이에요" 민주당은 월 1,000원 이상을 6개월간 납부해야 책임당원이 될 수 있습니다. 3,000명이 6개월간 1,000원씩 납부하면 1,800만원이 됩니다. 진 의원은 "신도 3,000명에 대해 1인당 1,000원씩, 6개월간 1,800만원을 대납하는데, 그것도 직원 본인이 개인적으로 나간다고 한다. 1,800만원이라는 당비를 직원 개인이 대납할 수 있을까? 당비 대납하겠다는 그 돈, 1,800만원의 출처가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당 차원의 개입이 있었을 거라는 주장입니다. 제보자와 김경 시의원과의 대화에는 이런 내용도 나옵니다. 제보자-김경 시의원 대화 녹취 中 제보자: "용도는 어떻게 쓰시는 건지는 제가 알 수 있을까요?" 김경 서울시의원: "그냥 저희 경선 민주당 경선. 김민석으로 가시죠" 이에 대해 진 의원은 당원으로 가입해 "현재 대한민국의 국무총리인 김민석을 밀어달라고 노골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 총리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서울시장 후보군으로 꾸준히 거론되는데, 그의 당내 경선을 지원하려는 목적이라는 의미입니다. 탈당..."제보자는 사격연맹 간부, 악의적 조작" 김경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의원은 대학교수 출신의 재선 의원으로 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의 진상조사 지시가 나오고 오후 5시 쯤 서울시당의 입장문이 나왔습니다. 조사를 진행했으나 입당원서 모집 의혹 관련해 해당 시의원은 종교단체와의 연관성을 부정했으며, 녹취록의 '김민석' 언급은 (시의원) 본인의 정치적 의사 표명일 뿐, 김민석 총리 또는 당과는 무관한 발언임을 확인했다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김경 시의원이 모집한 당원에 대한 입당을 무효화하고, 최근 입당 처리된 모든 당원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의혹 당사자인 김경 시의원은 반박 회견을 열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만난 특정 종교단체 인사는 사격연맹 관계자이기도 하다면서 녹취는 악의적으로 조작된 것이라고 했습니다. 김 시의원이 밝힌 이번 사건의 전말은 이렇습니다. 지난 8월 4일 사격연맹 부회장인 제보자를 민원 청취 목적으로 시의회 문체위 회의실에서 만났는데, 태릉사격장 노후화 문제 등 민원을 듣는 과정에서 부회장이 "선거 때 사람 모집 힘들지 않느냐, 내가 관리하는 회원이 3,000명이다, 내년 선거에 도움을 줄 수 있다"라고 먼저 제안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당원 가입 방법과 절차를 알려주었을 뿐 부회장에게 단 한 명의 당원 명부도 받은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민주당 관계자는 SBS 취재진에게 그 근거로 당시 면담 내용이 담긴 문건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면담 기록을 공개한 건 당시 시의원과 제보자의 만남이 의정 활동의 일환이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문건에 기재된 내용 이외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김경 의원은 또 자신을 찾아온 제보자가 사격연맹 간부라는 사실을 부각하면서 진 의원과 제보자 사이에 '내통'이 있지 않았겠느냐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진종오 의원은 서울시사격연맹 부회장과 단 한 번 만난 적도, 통화한 적도 없다고 밝혔습니다. 김경 시의원은 민주당에 누를 끼치지 않겠다며 탈당을 선언했습니다. 송언석 "경찰 고발, 몸통은 김민석"...한동훈 "민주당 당원명부 즉각 압수수색하라" 국민의힘은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습니다. 처음 의혹을 제기했던 진종오 의원은 김경 시의원과 민주당 서울시당 해명에 대해 재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17분 분량의 녹취록 전체를 공개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 "(김경 시의원이) 저희가 자체적으로 다 해드리겠다고 회유하지 않았나, 김민석으로 가시죠, 김민석. 이렇게 강조하지 않았나. 수기로 조작하기 위해 글 쓰는 게 시간이 많이 걸리다보니 가능하면 조금이라도 먼저 보내주시면 작업한다고 재촉하지 않았나"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김민석 국무총리를 직접 겨냥했습니다. 이번 건은 "김 총리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사전에 조직을 정비하는 차원에서 나온 내용으로 보이며, 몸통은 김 총리"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사건의 몸통을 파헤치기 위해선 김 총리에 대한 제대로 된 수사가 필요하다"며 경찰에 고발장을 제출했습니다. '민주당 당원명부'를 압수수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 SNS 中 "특검이든 검경이든, '민주당 당원명부' 즉각 압수수색해야 합니다. 어느 당이든 그런 일은 정당 민주주의를 무너뜨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국민의힘에 대한 특검수사 기준이 민주당에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합니다" 민주당은 직접 대응을 자제하면서 당의 공식절차를 통해 의혹을 풀어가겠다는 방침입니다. 전용기 의원은 SBS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의혹이 사실이라면 해당 시의원 개인의 일탈로 보이며, 탈당을 했더라도 당의 진상조사 절차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무총리실은 이번 문제가 김민석 국무총리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통일교 의혹'으로 수세 몰린 국민의힘, 국면 전환 위해 화력 집중할 듯 이번 의혹과 관련해 진 의원이 공개한 녹취록 이외에는 아직까지 추가로 드러난 증거는 없습니다. 3,000명을 동원할 수 있다는 종교단체가 어디인지도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제보자인 사격연맹 간부도 일이 커진 데 따른 부담감으로 위축되어 있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어찌 보면 이번 사건은 정치판에서 종종 벌어지는, 지자체 의원들의 이른바 '중앙 정치인'에 대한 과잉충성에서 비롯된 일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사건을 대하는 국민의힘의 태도는 결연해 보입니다. 당이 직면한 위기를 조금이라도 경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는 분위기도 읽힙니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검팀은 재작년 3월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와 지난해 4월 국회의원 선거 후보 경선 등에 통일교 측이 개입할 목적으로 교인을 조직적으로 입당시켰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 국민의힘은 특검과 여러 차례 충돌을 빚으며 당원 명부가 든 서버를 압수수색당했습니다. 민주당은 이런 상황을 정치적으로 십분 활용하고 있습니다. 통일교 교인 동원이 사실이라면 헌법에 명기된 정교(政敎) 분리 원칙을 위배한 것으로, 국민의힘은 '위헌 정당'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두 의혹의 '사이즈'는 다르지만, '종교 단체, 당원 가입, 경선 지원'이라는 비슷한 말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만큼 두 의혹에는 유사성이 있다는 얘깁니다. 고발에 따른 수사와 진상조사, 추가 폭로에 관심이 커지는 이유입니다. 사진 자료 : 연합뉴스, 디자인 : 정유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