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에서 외치는 소리'가 되고 싶어 기자가 됐습니다. 그런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름 탓에 20년 넘게 '우기자', 우기고 있습니다. 바르게 우기고, 제대로 우기고, 포기하지 않고 우기도록 하겠습니다.
2026년 새해 가장 큰 정치 이벤트는 역시 6.3 지방선거죠. 결과에 따라서 여권이 더 강력한 국정 동력을 얻고 주도권을 완전히 틀어쥘 수 있습니다. 반대로 야권이 선전할 경우 그 동안의 수세에서 벗어나 국면 전환의 중요한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습니다. 여나 야나 이번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이자 승부처는 역시 서울과 부산입니다. 대한민국 양대 도시란 상징성도 있지만 민심이 어느 쪽으로 쏠리는지 가늠할 잣대이기도 합니다. 야당이 두 곳 수성에 성공하면 사실상 전체 지방 선거 결과를 유리한 국면으로 이끌 수 있게 되고 반전의 교두보를 확보하게 됩니다. 거꾸로 여당이 두 곳을 탈환한다면 야권을 더욱 구석으로 몰아붙여 판도를 장악할 수 있습니다. 여러 여론조사 기관이 신년에 두 곳의 판세를 알아본 배경입니다. 서울, 민주당 후보들 오세훈 현 시장에 '박빙' 먼저 서울은 여론조사 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오세훈 시장과 민주당 후보들이 박빙의 경쟁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동아일보가 리서치앤리서치와 함께 지난달 26일부터 28일 서울 유권자 80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부터 보겠습니다. 국민의힘 오세훈 현 서울시장과 양자대결을 벌일 경우 김민석 국무총리가 33%대 30.4%, 박주민 의원은 31.5%대 30.2%,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30.4%대 30.9%로 모두 오차범위(±3.5) 내에서 '박빙 우세' 또는 '경합'을 벌였습니다. 여야 구분 없이 서울시장 적합도를 묻는 다자대결에서는 오 시장이 15.3%, 정 구청장 14.5%,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8.7%로 조사됐습니다. 인물로는 국민의힘 후보들의 지지율이 나쁘지 않은데 소속정당 지지도가 반영되면 상대적으로 불리해지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중앙일보가 케이스탯리서치에 의뢰해 28일부터 30일까지 서울시민 800명을 조사한 결과에서는 오 시장이 가상 양자대결에서 민주당 후보군을 모두 앞섰습니다. 정원오 구청장에는 37%대 34%, 박주민 의원에 40%대 31%입니다. 국민의힘 후보에 나경원 의원이 나설 경우 정 구청장은 38%대 31%로, 박 의원은 33%대 31%로 '경합 우세'를 보이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MBC가 의뢰한 코리아리서치 여론조사(28일~30일, 서울시민 804명)에서는 오 시장에 대해 정 구청장이 34%대 36%, 박 의원이 34%대 37%, 서영교 의원이 33%대 39%로 민주당 후보들이 오차범위(±3.5) 안에서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서울시민의 53%가 '여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답해 '야당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답한 37%보다 16%p 이상 많았습니다. 부산, '통일교 연루 의혹' 불구 전재수 '두각' 부산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은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국민의힘은 박형준 부산시장의 양강 구도입니다. 여기에 조국 조국혁신당대표와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뒤를 쫓고 있습니다. 중앙일보가 의뢰한 케이스탯리서치의 조사에서는 전 전 장관과 박 시장의 가상 맞대결에서 39%대 30%로 전 전 장관이 오차범위 밖에서 앞섰습니다. 상대가 김도읍 의원일 경우 39%대 19%로 차이가 더 벌어졌습니다. 조국 대표가 범여권 후보로 나설 경우 박 시장에게는 30%대 32%로 '박빙 약세', 김 의원에는 29%대 22%로 '우세'를 보였습니다. 국제신문이 리얼미터와 지난달 27~28일 부산 시민 1003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에서도 전 전 장관이 박 시장을 48.1%대 35.8%로 오차범위(±3.1%) 밖에서 여유 있게 앞서 가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뉴스1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27~28일 부산 시민 802명에 한 선호도 조사에서는 전 전 장관 18%, 박 시장 16%,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8% 순이었습니다. 전재수 전 장관이 '통일교 연루 의혹'으로 장관직에서 물러났고 사법 리스크까지 대두됐지만 비교적 큰 폭으로 앞서 나가고 있습니다. 박형준 시장이 엑스포 유치 실패, 가덕도 신공항 건설 지연 등으로 시정 평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한 점이 뼈아프다는 분석입니다. 이 때문에 현역 프리미엄은커녕 손해를 보고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 리얼미터 조사에서 박 시장의 시정에 대해 부정평가는 52.3%로 과반을 넘었고, 긍정 평가는 34.4%에 그쳤습니다. 더불어민주당도 고민이 없지 않습니다. 전 전 장관이 앞서 가고 있지만 사법 리스크가 있는 만큼 대안이 필요한데 대체 카드가 전혀 없다는 점입니다. 뉴스1이 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달 27~28일 부산 시민 802명을 상대로 한 전화 여론조사에서 '전 전 장관의 통일교 의혹 관련 사퇴가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인가'라는 질문에 '영향이 있을 것' 53%, '영향이 없을 것' 37%로 집계됐습니다. 언제든 발화할 수 있는 불안 요소라는 것입니다. 민주당이 유리해보이지만…'과연?' 훌쩍 앞서가던 오세훈 서울시장을 민주당 후보들이 추월 또는 가시권 안으로 추적했습니다. 한때 불리했던 부산에서도 전재수 전 장관이 선전하고 있습니다. 신년 출발은 민주당이 유리해보입니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는 마음 놓고 기뻐할 수 없다는 불안감이 엄존합니다. 우선 마음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이 여전히 크다는 점입니다. 동아일보 조사에서 '없다'나 '모르겠다'고 답한 비율이 민주당은 60.7%, 국민의힘도 56%에 달합니다. 중앙일보 조사에서도 '없다' 또는 '모른다', 무응답이 30%를 넘겼습니다. 지지율이 요동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여든 야든 큰 악재가 도사리고 있다는 점도 변수입니다. 민주당은 김병기 의원이 각종 의혹에 휩싸이면서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고 이 과정에서 불거진 강선우의 의원의 금품 수수 의혹 등이 대형 악재로 폭발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포용과 통합'을 내걸고 발탁한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해 부정적 과거사들이 계속 제기되는 점도 부담입니다. KBS가 지난달 29일~31일 전국 1,022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3.1%)에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국정 운영 지지도는 '잘하고 있다' 59%, '잘 못하고 있다' 31%로 집계됐습니다. 석 달 전 조사와 비교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이 7%p 떨어지면서 60%선이 무너졌습니다. 앞서 열거한 여당의 악재들이 아직 여론조사에 완전히 반영되지 않은 만큼 국정 지지도가 당분간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말하면 입 아픕니다. 앞으로 누가 더 못하느냐 경쟁 대신 건강한 정책 대결을 벌여 진정한 지역 일꾼을 뽑을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각 여론조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대규모 개인 정보 유출 사태에 대응하는 쿠팡의 행태가 점입가경입니다. 국민 부아를 돋우는 일만 골라하며 '국민 밉상'이 되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슨 배짱일까, 믿는 구석이 있나 의아할 지경입니다. 국민 정서를 달래고 우리 정부에 협조하기는커녕 강경하게 맞설 태세입니다. '어리숙' 모드에서 '맞짱' 모드로 태세 전환 우선 국회 청문회에 출석한 해롤드 로저스 한국 쿠팡 임시 대표의 태도가 사뭇 바뀌었습니다. 지난 17일 열린 국회 과방위 주관 청문회에서 로저스 대표는 '어리숙' 모드였습니다. '잘 모른다'는 대답을 반복하며 대부분의 답변을 미적지근한 사과와 시간 끌기, 회피성 발언으로 일관했습니다. 동문서답도 동원됐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김범석 의장의 불출석 사유를 묻자 "답변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 이 자리에 오게 돼 기쁘다"며 엉뚱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어제 국회 연석 청문회에서는 국회의원들의 추궁에 고성으로 맞섰습니다. 국회에서 준비한 동시 통역기 대신 개인 통역사를 고집하다 거절당하자 "정상적이지 않다. 이의를 제기하고 싶다"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의원들이 단답형 답변을 요구하자 손가락으로 책상을 치며 "Enough(그만하자)"고 맞서기도 했습니다. "쿠팡에서 정보 유출자와 접촉한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한국) 정부가 우리에게 지시했다"는 답변만 반복하며, "이 사실을 왜 감추느냐"고 향의했습니다. 국회 연석 청문회 출석해 강하게 항변하는 해롤드 로저스 쿠팡 대표 '자체 조사' 결과 발표 놓고 정부와 '정면충돌' 어제 청문회의 최대 쟁점은 쿠팡의 '셀프 조사'였습니다. 정보 유출자가 3,300만 개 계정에 접근했지만 저장한 정보는 3천여 개에 불과하다는 쿠팡의 조사 결과 발표를 정부는 정면 반박했습니다.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3,300만 건 이상의 이름과 이메일이 유출된 사실을 민관합동조사단에서 확인했다"며 "추가로 배송지 주소와 주문 내용 역시 유출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청문회에서 밝혔습니다. 쿠팡이 '셀프 조사'가 아니라며 "국가정보원 지시에 따랐다"는 주장을 내놓은 데 대해서도 정부는 부인했습니다. 어제 청문회에서 로저스 대표는 "해당 지시를 한 국정원 직원의 이름을 제공하겠다"며 "국정원에서 피의자에게 연락을 하라고 해 처음에는 거부했지만 법상 요청에 따라야 된다는 것을 알게 됐고 그래서 피의자에게 연락을 취한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국정원은 "자료 요청 외에 쿠팡에 어떤 지시, 명령, 허가를 한 사실이 없으며 그럴 위치에 있지도 않다"면서 로저스 대표에 대한 위증죄 고발을 국회에 요청했습니다. 대규모 정보 유출을 범한 쿠팡이 관련 조사와 대응 과정에서 정부와 정면으로 충돌하는 이례적인 상황이 벌이지고 있는 것입니다. 쿠팡 보상책 발표에 "매만 벌었다" 평가 쿠팡이 내놓은 1조 7천억 원짜리 보상안에 대해서도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피해자 1인당 5만 원 구매 이용권을 지급하겠다고 제시했지만 '꼼수'라는 지적만 불렀습니다. 이용권 5만 원 가운데 80%인 4만 원을 일반인들이 잘 쓰지 않는 알럭스와 쿠팡트래블 할인 쿠폰으로 배정한 데 대해 보상이 아니라 판촉이라는 비난이 들끓습니다. 특히 2만 원의 알럭스 이용권은 해당 온라인 쇼핑몰이 이른바 '명품'만 취급하다 보니 가장 값이 싼 3만 원짜리 양말 한 켤레도 살 수 없는 금액입니다. 보상을 받으려면 '탈팡'을 되돌려야 해 소비자의 쿠팡 탈퇴를 막으려는 수단일 뿐이라고 지적합니다. 어제 청문회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됐는데 추가 보상안이 있느냐는 질문에 로저스 대표는 "이번 보상안은 전례 없는 규모"라고 자평했습니다. 피해 보상이 충분하다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미국 증권위에 공시 강행 이렇게 우리 정부와 마찰을 빚고 있는 '셀프 조사' 결과를 쿠팡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그대로 공시했습니다. 우리 정부가 '수사로 검증되지 않았다'며 공식 부인한 내용을 신고한 것입니다. 또 이번 조사 결과가 수사기관 등이 아니라 자신들이 자체 진행한 결과라는 사실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한국 정부의 지시에 따라 정부와 협력하며 진행한 조사였다'고 주장했던 보도자료의 번역본을 첨부했습니다. 논란이 일고 있는 보상안도 함께 공시했습니다. 쿠팡이 한국 정부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확정되지 않은 내용의 공시를 강행한 것은 미국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모회사 쿠팡 아이앤씨의 주가를 방어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공시 지연에 따른 집단 소송 등을 막으려는 의도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쿠팡의 믿는 구석은…미국? 독점적 지위? 쿠팡은 그룹 전체 수입 가운데 약 93%를 한국에서 벌어들입니다. 창업주가 미국 시민권자이고 미국 주식시장에 상장돼 있지만 국내 시장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기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여론과 정서를 외면한 채 정부와도 각을 세우는 배경은 무엇일까요? '미국이 뒷배'라고 여기는 듯합니다. 쿠팡은 미국 행정부, 특히 국무부와 무역대표부에 대한 로비에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150억 원 넘는 돈을 미국 정부 로비에 쏟아부었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실제 미국 상공회의소는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에만 입증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터무니없다'며 우리 국회에 항의 서한을 보냈습니다. 또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 관련 조치는 통상압력 분쟁이 있을 수 있는 사건으로 한국이 민주주의 국가라면 이렇게 터무니없는 조치를 취하지 말라'는 협박성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김우영 의원은 전했습니다. 미국의 증권 거래 관련 법규제가 한국보다 엄한 점도 영향을 끼친다는 분석입니다. 미 증시 공시나 관련 소송 방어에 더 신경을 쓰는 이유입니다. 아울러 소비자 구제 제도의 격차도 엄존합니다. 대표적 사례가 2017년 '아이폰 배터리' 사건입니다. 미국 소비자들은 집단소송을 통해 6000억 원대 합의금을 받았지만 한국 소비자들은 5년의 소송 끝에 7명이 1인당 7만 원의 배상을 받는 데 그쳤습니다. 쿠팡으로서는 미국의 제재에 더 신경 쓸 수밖에 없습니다. 온라인 유통 시장에서 쿠팡이 압도적인 독점 지위를 누리는 점도 꼽힙니다. 쿠팡은 지난달 기준으로 국내 소셜커머스·오픈마켓 앱 시장의 월간 활성이용자수에서 80% 넘는 압도적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렇게 온라인 유통에서 쿠팡에 의존하다시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소비자들이 떠날 수 있겠느냐' 생각하는 것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영업정지' 카드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지만 막상 꺼내 들기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됩니다. 쿠팡의 수많은 입점업체와 직간접으로 고용된 10만 명 넘는 사람들이 당장 피해를 입기 때문입니다. 사실 쿠팡과 관련한 논란은 한두 해 일이 아닙니다. 살인적인 노동 강도, 산업재해, 독점 등의 이슈가 꾸준히 제기돼 왔습니다. 하지만 적절한 해법을 내놓지 않은 채 유야무야 미뤄오다 결국 이런 상황까지 몰리게 됐습니다. 쿠팡과 관련한 문제점들이 낱낱이 드러나고 있는 지금이라도 법제도 정비와 관리, 감독 체계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사진 자료 : 연합뉴스, 디자인 : 정유민
과거 위대한 리더들은 정치적 라이벌이나 반대 진영의 인사를 과감하게 기용하는 리더십을 종종 보여줬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미국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입니다. 링컨은 1860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치열하게 다퉜던 경쟁자들을 내각의 핵심 요직에 앉혔습니다. 국무장관 윌리엄 수어드, 재무장관 살먼 체이스, 국방장관 에드윈 스탠턴 등입니다. 이들은 모두 링컨보다 더 좋은 출신 배경과 학벌을 가졌습니다. 정치적 명망도 높았습니다. 그래서 대통령 후보 경선 때는 링컨을 무시하고 조롱하기까지 했습니다. 하지만 링컨은 이들의 비판적 태도까지 끌어안으면서 의사 결정의 오류를 줄이고 내부적 단합을 공고히 해 남북전쟁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넬슨 만델라 대통령의 사례도 유명합니다. 혹독한 인종차별 정책에 저항한 끝에 대통령에 오른 만델라는 보복 대신 '화해와 용서'를 택했습니다. 자신을 27년 동안 투옥했던 백인 정권의 마지막 대통령 F.W. 데 클레르크를 제1부통령으로 임명했습니다. 이를 통해 백인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내란 위기를 막아 흑백이 공존하는 국가 통합을 이뤄냈습니다. 이혜훈 파격 등용에 요동치는 정치권 국민의힘 등 보수 정당 소속으로 3선을 한 이혜훈 전 의원이 이재명 정부의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에 지명되면서 정치권에 파란이 일고 있습니다. 대통령실과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탕평 의지가 반영된 선택이라고 설명합니다.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혜훈 후보자의 탄핵 반대 행보 등을 강하게 비판하는 기류가 엄존합니다.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SNS에 "국민주권정부를 함께 만든 누구도, '내란에 동조했어도 능력만 있으면 괜찮은 나라'를 꿈꾸지 않았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민주당과 가까운 조국혁신당이나 진보당, 기본소득당 등도 이 후보자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거나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분위기는 한층 격앙돼 있습니다. 이 후보자의 지명 수용이 '해당 행위'라며 이 후보자를 즉각 제명했습니다. '배신자, 변절자, 철새' 등 강도 높은 공격도 쏟아내고 있습니다. 언론의 시각 역시 싸늘한 편입니다. 각각 보수와 진보 진영의 대표 매체인 조선일보와 한겨레가 한 목소리로 기사와 사설 등을 통해 비판적 논조를 보였습니다. 한겨레는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에 적극 반대하는 등 이 후보자 행보를 들어 정치적 입장과 이념의 큰 간격에 대해 우려합니다. 조선일보는 이번 인사가 "내년 지방 선거를 앞두고 야권 무력화와 보수, 중도 지지층 확장을 위한 선거 전략일 뿐"이라고 평가절하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 후보자가) 내란 등의 발언에는 본인이 직접 좀 더 충분히 소명해야 하고, 단절의 의사를 좀 더 표명하는 게 맞는 것 아니냐"고 주문했습니다. 12월 30일 이혜훈 후보자 인사청문회 사무실 출근길 사과 기자회견 이혜훈, '계엄 옹호, 반탄' 사과로 정면 돌파 시도 이 후보자는 오늘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취재진에게 사과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1년 전 엄동설한의 내란 극복을 위해 애쓰신 모든 분들께 사과 드린다."며 머리를 숙였습니다. 이 후보자는 "내란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불법적 행위"라며 "당시는 실체를 정확힌 파악하지 못했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당에 속해 정치를 하면서 당파성에 매몰돼 사안의 본질과 국가 공동체가 처한 위기의 실체를 놓쳤다"고 고백하고 "이 점에 대해 어떤 변명도 하지 않겠다"고 자세를 낮췄습니다. 다만 "그럼에도 기획예산처 초대 장관이라는 막중한 책무를 앞두고 있는 지금 과거의 실수를 덮은 채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정면돌파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평생 쌓아온 경제 정책의 경험과 전문성이 대한민국 발전에 단 한 부분이라도 기여할 수 있다면 그것에 저에게 내려진 책임의 소환이며 저의 오판을 국정의 무게로 갚으라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생각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후보자가 이재명 정권과 같은 배를 타기 위해 계엄과 탄핵의 골부터 서둘러 메우는 모습입니다. 이혜훈 소신을 지키든, 버리든…딜레마 봉착 이재명 정부는 이전에도 보수 진영 인사를 등용한 바 있습니다. 보수 정당 출신의 권오을 전 의원을 국가보훈부 장관에 발탁하고, 전 정권에서 기용한 송미령 농림축산부 장관을 유임했습니다. 보수 정당인 개혁신당 대표를 역임한 허은아 전 의원은 청와대 국민통합비서관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혜훈 후보자의 등용은 이런 인사와는 급이 다르다는 평가입니다. 기획예산처는 정권의 경제 철학을 최선봉에서 실현하는 부처입니다. 국가 경제의 미래를 구상하고 국가 재정을 통해 우리 경제의 나아갈 방향을 결정합니다. 이재명 정부는 특히 '확장 재정'을 통해 경제 성장에도 힘을 쏟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이혜훈 후보자는 '재정 안정'을 강조하며 '확장 재정' 정책에 대해 줄기차게 반대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이 대통령이 당대표 때부터 강조했던 소비 쿠폰 승수효과를 '반쪽짜리 논리'라며 "승수효과만 알고 구축효과는 모르는 말"이라고 비꼬았을 정도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 후보자의 발탁과 관련해 "차이를 잘 조율해 가는 과정이 필요하고, 이 과정을 통해 더 나은 의견을 도출할 수 있으면 된다"고 의미를 부여했습니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도 격렬한 토론을 통해 견해 차이의 접점을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그 자체가 새롭고 합리적인 정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경제 운용에 있어 정권과 가장 코드를 맞춰야 하는 곳간지기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이 후보자가 이제까지의 소신을 지키게 되면 정부의 경제 운용에 있어 엇박자가 불가피합니다. 거꾸로 이 후보자가 소신을 버리고 현 정부의 기조를 추종한다면 '차이를 조정하면서 합리적 정책을 만들겠다'는 발탁의 의미가 사라지게 됩니다. 딜레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정치 술수' 대신 진정한 '포용 · 통합' 되려면 역사학자 도리스 컨스 굿윈은 리더들이 반대파를 등용하는 이유를 세 가지로 요약했습니다. 먼저 '재능의 활용'입니다. 설사 적이라 할지라도 그 분야의 최고 전문가라면 국가를 위해 그 능력을 써야 한다는 실용주의적 사고입니다. 둘째 '견제와 균형'입니다. 내각 안에 반대 목소리를 둠으로써 리더가 독단에 빠지는 '집단 사고'를 방지하자는 것입니다. 셋째 '정치적 중화'입니다. 반대파를 내각에 포함시킴으로써 야당과의 갈등을 완화하고 국정 운영의 동력을 확보하려는 의도입니다. 대통령실이 설명한 이혜훈 후보자의 지명 이유와 맞아떨어집니다. 하지만 이런 명분이 허울만 그럴듯할 뿐 중도층 확장을 위한 '통합 코스프레'에 불과하고 보수진영의 분열을 조장하기 위한 꼼수일지, 극단적인 정치적 양극화를 극복하고 균형 잡힌 정책으로 나아가기 위한 통합의 리더십일지는 좀 더 두고 볼 일입니다. 이에 대한 결론은 이혜훈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자신의 정치, 경제적 소신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에서 1차 판가름이 날 것으로 보입니다. 아울러 이재명 정부가 재정, 나아가 경제 운용에 있어 얼마나 유연하고 실용적인 태도를 취하며 '이혜훈 후보자'를 활용하는지에 따라 최종 결론이 내려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진 자료 : 연합뉴스, 디자인 : 정유민
이재명 대통령이 오늘부터 다시 청와대로 출근하기 시작했습니다. 용산 대통령 시대의 종언, 그리고 청와대 시대의 재출발입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퇴임 날 마지막으로 청와대로 출근했던 게 2022년 5월 9일이니까 1천330일 만의 청와대 복귀입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집무실의 용산 이전을 강행한 명분은 '소통'과 '탈권위'였습니다.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며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탈피하려면 청와대를 떠나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청와대라는 구중궁궐이 '제왕적 권력의 상징'으로 각인되면서 그 안에 자리 잡은 대통령은 자연스럽게 불통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는 논리였습니다. 아울러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청와대 본관과 비서들이 모여 있는 여민관, 출입기자들이 일하는 춘추관 등이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어 대통령이 고립된다고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국민들이 있는 곳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고 비서진과 기자들까지 한 공간으로 모아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국민 위에 군림하는 모습 대신, 실무 중심의 공간에서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내세웠습니다. 용산 이전 비용 최소 832억 원 대통령의 이런 '소통', '탈권위'를 위한 실험 비용은 막대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취임 전 기자회견에서 집무실 이전을 위한 예비비로 약 496억 원을 책정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후 실제 이전 과정에서 대통령 관저 공사비가 21억 원 늘어났다면서 소요 비용을 517억 원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리고 올해 국회예산정책처는 2022년부터 2024년까지 대통령실 이전을 위해 실제 집행한 예산이 약 832억 1,600만 원이라고 집계했습니다. 당초 밝혔던 예상치의 약 1.7배에 달하는 금액입니다. 하지만 이게 다일까요? 2022년 용산 이전 직후 정부와 야당은 이전 비용을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을 벌였습니다. 당시 대통령실은 앞서 말한 대로 500억 조금 넘게 소요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이전에 들어간 직접 비용 외에 각종 간접 비용까지 합하면 1조원이 넘는다고 맞섰습니다. 대통령실을 옮기지 않았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모든 비용도 다 이전 비용이라며 계산서에 넣은 것입니다. 대통령 경호부대의 이전과 시설 정비, 대통령실 관련 청사와 공관의 연쇄 이동과 관련 부대 비용 등을 포함시켰습니다. 또 용산 대통령실과 국방부 주변 도로와 울타리 등의 정비 비용, 국방부와 합참의 연쇄 이동에 따른 각종 군 시설 이전 비용 등도 합산했습니다. 결국 양측의 이견은 해당 예산의 유무와 액수가 아닙니다. 간접비용까지 대통령실 이전 비용에 포함시키느냐, 마느냐의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공간을 바꿔 대통령의 소통과 탈권위를 강화'하기 위한 실험에 들어간 비용은 정부쪽 추계로도 최소 832억 원, 더불어민주당 주장대로 그에 수반된 간접비용을 다 포함하면 수천억 원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습니다. 청와대 복귀에 다시 800억 원 이상 정부가 청와대 복구와 관련 시설 정비를 위해 확보한 예비비는 259억 원입니다. 이는 단순히 짐을 옮기는 이사 비용뿐만 아니라, 개방됐던 시설을 다시 집무 및 주거 공간으로 전환하는 비용이 포함됐습니다. 본관 집무실 재정비와 영빈관 보수, 관저 복구 등 시설 수선과 리모델링, 국가위기관리센터(지하 벙커) 시스템 재가동과 대통령 전용 통신망 복구 등 보안 · 통신망 재구축, 외곽 경비 초소 재건설과 방호 시설 강화, 경호 인력 숙소 정비 등 보안과 안전시설 복구에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비우고 나온 집에 다시 들어가기 위해 고치고 정리하고 개선하는데 또 300억 원 가까이 들어간 셈입니다. 거기에 국방부, 합참이 연쇄적으로 제자리로 돌아가기 위해 들여야 할 비용은 따로 계산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다시 용산에서 청와대로 왕복 이사에 들어간 혈세만 아무리 적게 잡아도 1,300억 원 이상, 앞서 살펴본 대로 유관 기관의 연쇄 이동이나 주변 정비 등에 들어가는 간접 비용까지 합하면 몇 천억 원이 될지 가늠조차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용산 대통령실에 설치했던 각종 첨단 보안 장비와 리모델링 시설들이 무용지물이 되면서 발생하는 '매몰 비용'은 계산에 넣지 않아도 말입니다. 혈세 쏟아 부었는데 실험은 '폭망' 앞서 살펴봤듯이 윤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나와 용산으로 옮긴 명분은 아주 허무맹랑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실제 옛 청와대 시절 대통령들의 '소통 부재'와 '권위주의'는 자주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들입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이 관련 서면 보고서를 대통령에게 전달하기 위해 400미터 넘게 떨어진 청와대 본관으로 자전거를 몰고 가야 했다고 진술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은 용산 시절 초기에는 '소통' 강화를 위해 애를 쓰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른바 '도업 스테핑'을 통해 출근길에 잠깐이라도 대통령실 건물 현관에서 출입 기자들과 가벼운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한 건물에 있다 보니 대통령이 언제 출근하고, 언제 퇴근하는지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잘 아시다시피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취임 직후인 2022년 5월 시작해 채 반년도 채우지 못하고 그해 11월에 중단됐습니다. 출근 문답이 이뤄지던 현관에는 아예 출근길을 볼 수 없도록 가림막이 설치됐습니다. 이후 '소통'은커녕 대표적인 '불통' 대통령으로 계엄과 탄핵 사태를 거쳐 재판을 받고 있습니다. 궁궐에서 나와 저잣거리 건물에서 일을 한다고 저절로 국민과 소통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문제는 장소가 아니라 소통을 하려는 의지, 그리고 이를 시스템으로 만들고 억지로라도 지키게 하는 법제도의 문제입니다. 1,300억 원 넘는 혈세를 허공에 뿌린 뒤 얻어낸 단 하나의 귀중한 교훈입니다. '다시 청와대 시대'의 소통은? 이재명 대통령실도 청와대의 이런 '구중궁궐' 이미지에 대한 우려를 잘 알고 있습니다. 청와대 내 건물들의 지리적 특성 탓에 민심과 동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을 고려해 내부 업무 공간을 과거와 차별화하기로 했습니다. 대통령 집무실을 본관과 여민관에 설치하되 이 대통령은 주로 여민관 집무실에서 대부분의 업무를 볼 예정입니다. 또 여민관에서는 참모진인 3실장(비서실장, 정책실장, 국가안보실장)이 함께 일하면 대통령과 1분 거리에서 소통할 계획입니다. 청와대의 접근성과 개방성도 이전과 달리 대폭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청와대 주변 인기 조깅 코스나 등산로도 시민들이 그대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다만 앞서도 봤듯이 소통은 '공간의 문제'가 아닙니다. 설사 광화문 광장 한 복판에 집무실을 마련하더라도 '인의 장막'을 친 채 '구중궁궐'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귀는 물론 마음도 열고 나와 다른 입장과 의견을 듣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견지해야만 소통이 이뤄집니다. 부디 새 출발 하는 청와대는 국정 운영의 중심일 뿐 아니라 국민의 여론이 자유롭게 들고 나는 소통의 장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합니다. 사진 자료 : 연합뉴스, 디자인 : 정유민
전국시대 법가 사상가 상앙이 진나라에서 법치 체계를 구축하려고 고군분투할 때의 일입니다. 전면적 변법(개혁)에 나섰지만 귀족을 중심으로 한 기득권층의 거센 반발에 애를 먹고 있었습니다. 이때 진나라의 태자(훗날 혜문왕)가 상앙의 법을 의도적으로 위반하는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자칫 개혁이 무력화될 수 있던 위기였지만 상앙은 이를 역이용했습니다. '법 앞에 위아래가 없다'며 태자의 처벌에 나선 것입니다. 차기 권력인 만큼 직접 처벌할 수 없었고 대신 '태자를 잘못 가르쳤다'며 그 스승들에게 가혹한 형벌이 가해집니다. 종실 어른이자 태자의 큰 스승이었던 태부 공자 건에게는 코를 베는 형벌인 의형을, 태자를 직접 가르쳤던 태사 공손 가는 얼굴에 문신을 새기는 묵형에 처해졌습니다. 효과는 확실했습니다. 이후 진나라에서는 길에 돈이 떨어져있어도 아무도 주워 가는 사람이 없었다고 합니다. 아시는 대로 이런 강력한 법치를 바탕으로 진나라는 비약적으로 국력을 키웠고 결국 중국 천하를 통일합니다.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식사, 숙박권, 의료 특혜…잇단 비위 의혹에 리더십 '흔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에 대한 의혹 제기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국회 국토교통위에 소속돼 있을 때 피감기관 중 하나인 대한항공으로부터 최고급 숙소 2박 숙박권을 받았다는 의혹이 대표적입니다. 조식까지 포함된 이 숙박권 가격은 160만원 상당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2인 조식 포함 하루 30만원 초중반 가격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다만 받은 사실은 인정하고 적절하지 못한 처사라며 해당 금액만큼을 반납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최근 쿠팡의 박대준 당시 대표로부터 호텔 식당에서 비싼 식사를 접대 받은 정황도 드러나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김 원내대표의 아내와 자녀 등이 지역구 내 한 종합병원에서 대기 없이 진료를 받는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도 터져 나왔습니다. 김 원내대표가 해당 병원과 관련된 공약도 발표했던 만큼 의혹이 사실이라면 이해상충의 여지도 있습니다. 이에 앞서서 장남의 국정원 취업 과정에 김 원내대표 가족이 국정원에 청탁 전화를 했다는 의혹, 차남의 대학 편입 과정에 김 원내대표가 직접 부당하게 관여했다는 의혹 등도 불거졌습니다. 건수도 적지 않지만 비위 의혹의 종류도 다양합니다. 국민의힘 양향자 최고위원은 "의혹 곳곳에 '특권의식'이 배어있다"고 꼬집었습니다. 김병기, '메신저가 문제'라며 반격 김병기 원내대표는 어제(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최근 불거진 의혹의 제보자를 문제 삼고 나섰습니다. 공익제보자 행세를 하고 있지만 "과거 함께 일했던 전직 보좌관으로 추정된다"며 이들이 의도적으로 사실과 왜곡, 허위를 섞어서 언론에 제보하고 있다고 공격했습니다. 김 원내대표는 '여의도 맛도리'라는 이름의 텔레그램 대화방 캡처본도 함께 게시했습니다. 전직 보좌진 6명이 자신을 제외하고 만든 해당 대화방에서 "내란을 희화화하고, 여성 구의원을 도찰해 성희롱했으며, 차마 입에 담긴 어려운 말로 저와 가족을 난도질하고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를 근거로 해당 직원들을 직권면직했는데 이후 관계가 틀어진 이들이 과거 신뢰를 근거로 했던 부탁과 배려를 왜곡해 언론에 제보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 원내대표가 의혹의 메시지와 별개로 메신저의 의도가 불순하다며 반박에 나선 셈입니다. 악질적인 제보인 만큼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함의가 깔렸습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양측의 주장이 크게 엇갈리고 있는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제 민주당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텔레그램 대화방에 지지를 요청하며 올린 김 원내대표의 글에도 응원 메시지가 여러 개 달렸다고 합니다. 하지만 갈수록 민주당 내에서는 여론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분위기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 정청래 "심각하게 본다"…고민 끝 대응은? 당 원내사령탑 관련 의혹에 침묵하던 정청래 대표가 결국 오늘 입장을 표명했습니다. 정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김 원내대표 관련 질문을 받자 "이 사태에 대해서 매우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김 원내대표가 어제 전화해 국민과 당원들, 그리고 자신에게 송구하단 취지로 말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당 대표로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정말 죄송하고 송구스럽다" 대신 사과도 했습니다. 앞서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사안을) 굉장히 중하게 보고 있다"며 "국민으로부터 많은 질타를 받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 원내대표의 거취 표명 가능성에 "확신할 수는 없다"면서도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는 메시지일 것"이라며 결론을 열어놓고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정 대표까지 나서서 상황의 심각성을 인정한 것은 그만큼 당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특히 김 원내대표가 이어지는 의혹에 대해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는 대신 이른바 '메신저 공격'으로 대응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 여론이 크다는 분석입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도 한 라디오 방송에서 "보좌관과의 갈등을 탓하기 전에 의원 본인이 어떤 처신을 했는가 하는 반성의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일그러진 잣대'로는 개혁은 '難望'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번 김 원내대표 문제가 당내 역학 구도로 인해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 나옵니다.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여권내 지지층이 일치하지 않는 점 때문입니다. 이미 정과 김 투톱은 한 차례 갈등설을 겪은 바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민주당 수뇌부가 강하게 김 원내대표에게 거취에 대한 압박을 가하면 자칫 당내 갈등으로 번질 수 있다는 걱정도 있어 보입니다. 정 대표가 오늘 기자회견에서 '상황을 심각하게 본다'면서도 '김 원내대표가 며칠 내 정리된 입장을 밝힌다고 했으니 그때까지 지켜보겠다'고 말한 것도 이런 당내 사정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게다가 정 대표가 상대적으로 자신과 가까운 장경태 의원의 '성희롱 의혹' 문제 등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취하지 않았던 전례도 이 문제를 엄중하게 대응하기 어렵게 만든다는 분석입니다. 다만 이렇게 기본과 원칙 이외의 사안에 대한 고려가 끼어드는 상황 자체가 여권 스스로 발목을 잡는 것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글 첫머리에서 보았듯 상앙은 강력한 법치의 동력을 가장 고려와 예외를 둘 수밖에 없는 대상을 상대로 법의 원칙을 엄정하게 고수함으로써 얻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나 과거 비위와 부정과의 고리를 끊겠다며 변법(개혁)을 추진하겠다면 더더욱 공정성이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내 편과 네 편에 대한 판단이 서로 다른 일그러진 잣대를 들이댄다면 그때부터는 개혁이 아니라 상대를 제거하기 위한 정치적 술수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사진 자료 : 연합뉴스, 디자인 : 정유민
'스노우볼 이펙트'라는 용어가 있습니다. 산꼭대기에서 주먹만 한 눈덩이를 굴리면 처음에는 손으로 쉽게 멈출 수 있습니다. 하지만 눈덩이를 계속 아래로 굴러가게 내버려 두면 일은 점점 더 커집니다. 산 아래에 도착할 즈음에는 마을 전체를 덮치는 거대한 눈사태가 되어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재앙이 됩니다.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도 못 막는다.'는 우리 속담과 비슷한 뜻입니다. 사태가 커지기 전 선제적인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국세청, 쿠팡에 대해 전격 세무조사 착수 서울지방국세청이 최근 쿠팡 본사와 자회사 건물에 1백여 명의 인력을 투입했습니다. 관련 회계자료를 확보하며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습니다. 흔히 '재계의 저승사자'라고 불리는 조사4국에 국제거래조사국까지 나섰습니다. 조사 대상은 쿠팡의 100% 물류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서비스입니다. 물류·창고·배송 체계를 다루는 핵심 자회사인 만큼 이곳의 거래 내역을 통해 쿠팡의 실제 수익과 비용 등 거래 과정 전반을 파악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국제거래조사국까지 투입된 것은 쿠팡풀필먼트서비스와 미국 본사인 쿠팡Inc 간 이익의 이전 과정에 탈세 의혹이 없는지도 들여다보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국세청의 최정예 주력 2개국이 동시에 나서는 말 그대로 전격적인 조치입니다. 정부·여당, 전방위 압박 공세 더불어민주당은 쿠팡 사태와 관련해 국회 6개 상임위원회 합동 연석 청문회를 오는 30, 31일 이틀 동안 열겠다고 밝혔습니다. 연석 청문회에는 과방위, 정무위, 국토교통위,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 기획재정위, 외교통일위 등 6개 상임위가 참여할 예정입니다. 민주당은 또 김범석 의장이 이번에도 청문회에 불참하면 추가 고발과 국정조사, 동행명령장 발부 등을 통해 강경 대응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국민의힘 등 야당에도 연석 청문회 참석을 요청하되 불참하더라도 여당 단독으로 진행할 방침입니다. 정부 역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금융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가정보원, 경찰청 등이 참여하는 범부처 TF를 만들었습니다. 쿠팡에 대한 수사, 조사, 대책 수립을 범부처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입니다. 특히 공정거래위는 쿠팡에 대한 '영업정지 처분' 카드까지 꺼내 들었습니다. 주병기 공정위원장은 쿠팡 사태와 관련해 "분쟁 조정 등 가용 수단을 총동원해 소비자 피해를 구제하겠다"며 '영업정지 처분' 가능성까지 언급했습니다. 여당과 정부가 전방위로 쿠팡과 김범석 의장 압박에 나선 모양새입니다. 미국에서도 "정부유출 늑장 공시" 집단 소송 얼마 전 이브닝 브리핑을 통해 쿠팡에 대한 법정 소송이 미국에서도 진행된다고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쿠팡 피해자들을 대리해 한국 법무법인 대륜의 미국 법인인 SJKP 로펌이 쿠팡의 미국 지주사인 쿠팡Inc를 상대로 뉴욕 연방법원에 징벌적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습니다. 소비자 보호 관련 민사 배상 제도가 더 엄한 미국에서 법적 책임 추궁에 나선 것입니다. 이에 더해 쿠팡 정보유출 사태의 피해자는 물론 주주들까지 손해배상 소송에 나섰습니다. 현지시간 20일 미 캘리포니아 북부연방법원에 쿠팡 Inc의 한 주주가 쿠팡 법인과 김범석 의장, 쿠팡 CFO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는 소장에서 "한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개인정보 유출인데 쿠팡이 허위, 또는 오해를 부를 공표를 했거나 관련 공시를 하지 않아 투자자들이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쿠팡이 지난 16일에야 개인정보 유출 사실을 미국 증권당국에 공시했는데 이는 사고 사실을 안 뒤 4영업일 이내에 공시해야 한다는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현재는 원고가 한 명이지만 집단소송의 성격상 참여 주주들은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쿠팡은 한국과 미국 두 곳에서 법정 공방을 벌이게 될 처지입니다. 산재 은폐 의혹 줄줄이 제기 23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 회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쿠팡의 산업재해 은폐 의혹을 주장하며 창업주 김범석 쿠팡Inc 의장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쿠팡이 과거 산업재해 책임을 은폐하려 한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최근 SBS는 지난 2020년 쿠팡 목천 물류센터에서 하청업체 노동자가 유독 물질에 노출돼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쿠팡이 자회사에 법적 책임을 떠넘기려 한 움직임을 단독 보도했습니다. 사고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재발 방지 대책을 강구하는 대신 쿠팡 본사와 김범석 의장에게 책임을 묻지 못하도록 꼬리 자르기에 급급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같은 해 발생한 칠곡물류센터 노동자 과로사 사건 당시에도 김 의장이 산재 은폐를 직접 지시한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당시 김 의장이 '그가 열심히 일했다는 내용의 메모는 절대 남기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폭로가 터져 나왔습니다. 현직 부장검사의 '눈물의 폭로'를 부른 쿠팡 수사 무마와 퇴직금 미지급 의혹에 대해서도 상설특검이 어제, 오늘 이틀째 쿠팡 본사 등을 압수수색하며 강제수사에 착수했습니다. 한동안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쿠팡의 '비인간적 노동 논란'이 재점화한 양상입니다.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건이 쿠팡의 부적절한 기업문화, 부실한 사회적 책임 전반을 새롭게 조명하는 셈입니다. 여전히 해외에서 은거 중인 김범석 의장 쿠팡을 둘러싼 상황이 이렇게 악화일로인데 최고 책임자인 김범석 의장의 행방은 오리무중입니다. 설사 해외 주요 일정으로 출국했더라도 급거 귀국해 상황 해결을 진두지휘해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사고 발생 이후 3주째 모습을 감춘 셈입니다. 김 의장이 이번 사고와 관련해 내놓은 공식적인 언급은 지난 17일 열린 국회 과방위 청문회에 '불참한다'는 사유서에 적힌 말뿐입니다. "글로벌 최고경영자로서 공식적인 비즈니스 일정 때문에 참석할 수 없다." 상황을 진정시키기는커녕 비판 여론에 기름만 끼얹었습니다. 여당은 최근 국회 증인 출석을 요구받은 외국인이 정당한 이유 없이 불출석할 경우 국내 입국 자체를 금지하는 '김범석 입국 금지법'을 발의했습니다. 자칫 병역 의무를 편법으로 피했다가 지금까지 입국을 거부당하고 있는 가수 유승준 씨 꼴이 날 수도 있습니다. 김 의장의 이런 행태는 쿠팡 상황 대처를 어렵게 만드는 이상의 악영향을 끼치고 있습니다. 김 의장이 미국 시민권자임을 내세워 국내에서 져야 할 정당한 책임을 회피한다는 비판이 고조되는 점입니다. 국내에서 막대한 돈을 벌어가면서 한국 정부와 국민을 우습게 여긴다는 인상을 줍니다. 쿠팡이 설사 나중에 사태를 수습하더라도 화근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김 의장은 왜 눈덩이를 눈사태로 만들고 있나 이쯤에서 몹시 궁금해집니다. 김 의장은 왜 사태 초기에 눈덩이를 막지 않았을까? 국내에서 경영 활동을 한 지 15년이 넘었는데 한국 사회와 여론에 대한 이해가 전혀 없었나? 이렇게 상황이 악화될 줄 몰랐을까? 질문을 하다 보니 현재 드러나고 있는 김 의장의 과거 행태에 답이 있습니다. 앞서 산업재해 은폐 정황에서 볼 수 있듯 김 의장은 문제가 발생하면 책임을 끊어내는데 주력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정치권이나 경제계 요로의 인물들을 대거 대관팀으로 영입해 그들이 피우는 연막 뒤에서 상황을 모면했다는 의심도 받습니다. 과거 여러 차례 국회 청문회 출석 요청을 국외에 있다며 회피했습니다. 그리고 이런 방법들이 지금까지는 통했습니다. 잘못된 학습을 한 셈입니다. 하지만 과거에 작동했던 방식이 항상 정답은 아닙니다. 상황과 여건, 환경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김 의장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오판했고 눈덩이를 그대로 구르도록 놔둬 이제 산사태를 맞게 됐습니다. 최근 쿠팡의 대관 임원이 이런 항의를 해왔습니다. "잘못을 지적하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악마화는 하지 말아 주세요." 최고책임자가 책임을 져야 할 자리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어둠 속에서 은거를 지속한다면 악마로 보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진 자료 : 연합뉴스, 디자인 : 정유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