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설명하면

'솨단'이라는 말 생소하실 텐데요. 이게 뭐냐면 주문하지 않은 물건을 아무에게나 발송한 뒤에 마치 판매 실적과 이용자 평점이 높은 것처럼 조작하는 걸 말합니다. 보통 알리바바나 아마존 같은 전자상거래 사이트에 입점한 중국 업체가 판매 실적을 가짜로 높이려고 '솨커'라는 가짜 고객을 동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솨커들, 즉 가짜 고객들은 업체한테 돈을 받은 대신에 온라인에서 무작위로 이름과 주소를 찾은 임의의 사람에게 주문을 넣습니다. 그다음, 주문이 들어가면 실제 주문한 물건을 우편으로 보내는 대신에 배송 비용이 적게 드는 저렴하고 가벼운 물건을 보내거나 아니면 아예 아무것도 없는 빈 상자를 보냅니다. 그래서 배송이 완료되면, 가짜 고객인 솨커는 업체의 물건에 대한 가짜 후기를 좋게 꾸며서 올려주는 식입니다.

한 걸음 더
중국에서 이런 사기가 횡행하는 건 소비자의 솔직한 평가인 후기가 실제 판매 실적에 크나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인데요. 중국 정부도 이런 솨단의 행각에 골머리를 앓아서 2019년 전자상거래법을 개정하고 처벌 규정까지 뒀지만, 솨단 행각은 여전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중국 내 처벌 규정이 까다로워져서인지는 몰라도, 전자상거래법 개정 이후인 2020년도에 이 '솨단'은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권에서 활개를 쳤습니다. 2020년 미국만 놓고 보면, 50개 주 전역에 웬 난데없는 작물 씨앗이 담긴 소포 8천5백여 개가 배송됐는데요. 중국 주소가 적힌 정체불명의 소포를 받아 든 미국인들은 큰 불안에 휩싸였습니다.

마리안 ㅣ 미국 버몬트주 주민 (지난 2020년)
주문한 물건이 없었기 때문에 내 물건이 아니라고 생각했죠. 딸에게 온 소포라고 생각했어요. 귀걸이라고 쓰여 있어서 딸이 주문한 물건이라고 생각했어요.

당시 미국에선 중국의 생화학 테러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등 그야말로 비상 상황이었습니다. 조사 결과, 미 농무부는 중국의 온라인 쇼핑몰과 관련된 '브러싱 스캠', 즉 중국의 '솨단' 외의 다른 행위로 볼 증거가 없다, 이렇게 발표했습니다.

이른바 '씨앗 사건' 이후에도 미국 캘리포니아에선 중국에서 날아온 서류가방과 배낭, 커피잔 워머에 이르기까지 주문한 적 없는 온갖 물건들을 2주에 한 번씩 받은 여성도 있었고요. 총 100개가 넘는 품목을 받은 남성도 있었습니다.

아마존에선 이런 솨단 피해 사례를 포함해서 이메일 피싱 사기에 이르기까지 2020년 6월부터 2021년 사이에 온라인 사기가 500% 늘어났다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의 집계가 있을 정도였죠.

당신이 알아야 할 것
우리 당국은 왜 이번 소포의 배후도 중국의 '브러싱 스캠', 즉 '솨단'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걸까요.

그 이유는 3년 전 당시 미국인들이 받은 '씨앗 소포'의 발송지인 중국 선전이 이번 한국에 배송된 발송지와 똑같은 데다 유해 물질이 아직 발견되지 않았고, 그 수법도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테러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경계 태세도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여러분도 혹시나 노란색이나 검은색 봉투에 'CHUNGHWA POST', 발신지로 'P.O.Box 100561-003777, Taipei Taiwan'이 적힌 우편물을 발견하시면요. 절대 열어보지 마시고요. 곧바로 112나 119에 신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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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온 '수상한 소포' 배후가 '솨단'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