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외교·안보 분야를 취재합니다. 딱딱한 글로벌 이슈를 친절하고 말랑하게 풀어드리겠습니다.
'딥한 백브리핑 : 딥빽', 복잡한 국제 이슈를 김혜영 기자가 쉽고도 깊이 있게 설명해드립니다. 한반도 정세 전망 : 스콧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 소장 Q. 북미 정상회담, 가능할 거라고 보시나요? A. 트럼프 행정부와 관련된 여러 자문가들을 지켜보면, 북한과 다시 접촉을 시도해야 할지에 대해 자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갈려 있고, 이에 따라 결론이 엇갈린다고 느낍니다. 저는 북한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과 다시 만남을 가지려 할 가능성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김정은은 그러한 만남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실질적인 이익을 보지 않는 한 그러한 주제로 다시 만남을 가지려는 열의가 크지 않을 것입니다. Q.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방위비' 재협상을 압박할 가능성이 있을까요 A. 그의 선거운동 발언을 토대로 보면, 그는 (방위비 분담) 문제를 다시 제기하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SMA(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 협상이 마무리된 만큼 기존 협상을 다시 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한국이 한반도 내 미군 주둔을 지원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어떤 방식으로든 새로운 합의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Q. 트럼프가 주한미군의 역할을 바꿔서, 중국 견제를 더욱 강화하려는 방향으로 전환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요? A. 중국이 더 높은 우선순위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는 한미 동맹 내에서도 중요한 우선순위가 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중국과의 잠재적 갈등이 미국의 동맹과 지역 내 미군 배치에 미칠 영향에 대한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봅니다. 특히 대만 해협 분쟁의 맥락에서 이러한 우려가 두드러집니다. 하지만 이것이 반드시 주한미군 주둔의 우선순위가 낮아진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일부 지지자들은 한국이 북한과의 잠재적 갈등에서 군사적 부분을 보다 독자적으로 다룰 수 있는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강한 자신감을 표명해왔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도 앞으로 동맹 관리에서 논의를 불러일으키고 주목을 필요로 하는 사안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Q.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 관계, 어떻게 평가하나요? A. 분명히 러시아와의 관계는 김정은에게 매우 중요한 관계가 되었습니다. 저는 또한 이러한 특정 관계가 양측이 각각 자국 내에서 직면한 어려움에서 비롯된 절박함의 산물이라고 느낍니다. 따라서 이 관계는 확대되었고 전략적으로 중요한 관계입니다. Q.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더 이상 미국과의 대화를 추구하지 않으면서도 핵 보유 국가로 인정받는 길을 도모한다고 생각하나요? A. 네, 이것이 제가 '김정은의 외교정책 2.5'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이 정책은 팬데믹 이후에 등장한 것으로, 러시아와의 전략적 관계를 통해 잘 드러납니다. 김정은은 러시아를 북한의 보호자이자 유엔 제재로부터 방패 역할을 하도록 만들기 위해 러시아와의 관계를 활용하려고 해왔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보듯이, 북한에 대한 제재와 전문가 위원회는 사실상 해체된 상태입니다. 따라서 저는 김정은의 초점이 자신의 핵 지위를 정당화하는 데 있으며, 러시아와의 협력이 이를 위한 방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결과, 김정은은 미국과의 대화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Q. 현재 상황에서 한반도 문제와 관련하여 가장 우려되는 측면은 무엇입니까? A. 제가 가장 크게 우려하는 부분은 핵 비확산 규범의 약화와 갈등이 초래할 수 있는 영향입니다. 특히 푸틴이나 김정은이 핵무기 사용 금지 규범을 어길 가능성인데, 이는 국제 사회에 엄청난 비용과 재앙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으며, 핵 오염과 그 외의 영향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전 세계적으로 큰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동 정세 전망 : 로버트 포드 전 주시리아 미국 대사 Q. (백악관에 입성하면) 트럼프 당선인이 가장 먼저 취할 행동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A. 제 추측으로는 그가 즉각적으로 극적인 행동을 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외교 정책 측면에서 도널드 트럼프는 군사와 전쟁에 대해 여러모로 매우 신중한 편입니다. 2019년 이란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시설을 심각하게 공격했을 때도 전쟁을 피하려고 상당히 조심스러웠습니다. 따라서 트럼프가 즉각적으로 이란을 공격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어쩌면 나중에 그렇게 할 수도 있겠지만, 즉각적인 공격은 아닐 거라고 봅니다. 미국의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은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게 계속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트럼프가 바이든-해리스 행정부에서 하지 않은 일을 할 가능성이 있는 부분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미국의 인도적 지원을 줄이거나 완전히 중단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아마도 가자지구 주민들과 협력하는 주요 책임을 맡고 있는 유엔의 팔레스타인 난민 구호기구(UNRWA)와도 어떠한 방식으로든 협력하지 않으려 할 가능성이 큽니다. Q. 트럼프의 '친이스라엘 정책'은 어떤 방식으로 이어질까요 A. 예를 들어 도널드 트럼프는 요르단강 서안에 더 많은 정착촌이 세워지는 것에 긍정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트럼프는 이스라엘이 원하는 만큼 군사 관계, 장비 공급, 정보 공유 측면에서 최대한 협조하려 할 것입니다. 이스라엘을 경제적, 군사적으로 이 지역에 더 통합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입니다. 예를 들어 무역 관계를 강화하거나, 이스라엘과 아랍 걸프 국가들 사이에서 이란을 견제하기 위한 군사 훈련과 계획을 시작하는 것 등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이러한 모든 일들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독자분들에게 중요한 점 중 하나는, 도널드 트럼프가 일반적으로 외교 정책이 미국의 자원을 너무 많이 소모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그 자원들이 미국 내 문제 해결을 위해, 예를 들어 세금 감면이나 국내 문제 해결 프로그램에 쓰여야 한다고 봅니다. 따라서 가능한 한 군사 지원과 경제 지원을 줄이려 할 것이며, 한국이나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같은 국가들이 자국의 안보를 위해 더 많은 역할을 하기를 바랍니다. 트럼프는 중동을 바라보며, "이스라엘은 정말 강하니 왜 사우디와 이스라엘이 협력하지 않는가?" 또는 "왜 에미리트와 이스라엘이 협력하지 않는가?"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는 세계 다른 지역의 분쟁 역사나 다른 지도자들이 자국 내에서 직면하는 정치적 문제에 깊이 고민하는 성향을 가진 사람이 아닙니다. Q. 트럼프의 확고한 이스라엘 지지가 중동 역학관계에 어떤 영향 미칠까요? A. 저는 이것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찾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요르단강 서안의 팔레스타인 공동체가 이 지역을 떠나도록 더 큰 압박을 받게 될 수 있다고 상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요르단으로 갈 수 없고, 레바논이나 시리아도 그들을 원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어디로 가게 될까요? 유럽으로 가려고 할까요? 분명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에서 지속 가능한 해결책으로의 진전은 없을 것 같습니다. 다른 중동 국가들과 이스라엘 간의 관계와 관련해서는 도널드 트럼프가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하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Q. 이란과 미국 등 서방의 이란 핵 협상(JCPOA)에 대해선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A. 트럼프는 사실 이란과 핵 협상을 하기를 원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트럼프가 몇 주마다 노벨 평화상을 원한다고 말하는 것을 보는데, 그가 아랍 3개국과 이스라엘 간의 관계 정상화 협정인 아브라함 협정을 중재한 이후에도 노벨상을 받지 못해 실망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노벨상을 받지 못한 것이 그의 자존심을 약간 상하게 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가 과거에 북한에 손을 내밀었던 것처럼, 이란 지도부와도 접촉해 협상을 재개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이란 정부가 어떻게 반응할지는 별개의 문제라서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또한 트럼프가 이란과 다시 핵 협상을 시작한다고 해도 미국 내에서 큰 반대에 직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가 공화당을 강력히 장악하고 있어, 공화당 내에서는 그를 비판할 사람이 없을 것입니다. 민주당은 원래 이란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외교적 접근을 선호한다고 주장해 왔기 때문에 반대할 가능성도 낮습니다. 보수적인 닉슨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이끌었던 것처럼, 만약 이란과의 관계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보수적인 도널드 트럼프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Q. 가자전쟁 등 중동 분쟁에서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최종 목표는 무엇일 거라고 생각합니까? A. 저는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 문제와 관련해 여전히 매우 야심 찬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하마스의 군사 능력을 완전히 파괴하려고 하며, 이 때문에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전역에서 군사 작전을 지속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스라엘은 아마도 가자지구 일부와 이스라엘 사이에 일종의 완충 지대를 설치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북쪽 전선, 즉 레바논과 헤즈볼라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완전히 파괴하려는 의도는 없을 수 있지만, 군사적으로 더 약화시키려는 목적은 분명하다고 봅니다. 네타냐후 정부가 레바논과 관련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목표는 북부 이스라엘에서 60,000명의 주민이 안전하게 집으로 돌아가 새로운 헤즈볼라의 폭격 위협 없이 거주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스라엘은 남부 레바논에서 헤즈볼라의 거점과 물류 시설을 정리하고, 동시에 헤즈볼라 지도자들을 제거하거나 무기 저장소를 발견할 때마다 이를 파괴하려고 할 것입니다. 북러 관계와 러-우 전쟁 전망 :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 Q.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현 단계는 어떤 단계라고 평가합니까? 현 단계에서 러시아의 푸틴의 대통령은 그 시간이 자신의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쟁의 상황은 러시아에게 유리합니다. 그래서 이와 같은 상황에서 그는 그 승리할 희망이 있는데 조만간 승리할 줄 아는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말씀한 대로 휴전을 할까? 알 수가 없습니다.그래도 제가 보니까 러시아의 희망은 현 단계에서 휴전이 아니라 평화 조약입니다. 왜? 평화조약이면 러시아가 이미 합병한 지역 우크라이나 영토의 5분의 1정도, 이 지역을 러시아 영토로 공식적으로 인정할 수 있습니다. 러시아의 군대가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영토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러시아의 입장에서 보면 평화 조약이라고 해도 늦을수록 좋습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이와 같은 이러한 평화 조약을 현 단계에서 받아들이기 아주 어렵겠습니다. Q. 러시아의 지금 경제도 선방을 하고 있다 이런 평가들이 많긴 합니다만 어쨌든 계속해서 이 전쟁을 끌고 가는 것이 굉장히 힘든 상황 아니냐는 엇갈리는 평가가 나옵니다. A. 러시아 사람들은 지금 전쟁을 거의 느끼지 않습니다.러시아의 국내 통계 자료뿐만 아니라 IMF 국제 통계 자료를 보면 작년 러시아의 경제 성장률은 3.6%입니다. 러시아는 그 지금 언론 검열이 너무 엄격해서 거짓말이 많아요. 그러나 이것은 바로 IMF 평가이다. 하지만 왜 파병은 필요할까? 러시아는 병력 고갈 (상태)입니다. 해외로 도망친 사람이 참 많았습니다. 거의 70~80만 명 정도이다. 그래서 다시 같은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특히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많이 떨어질 것입니다. 하지만 러시아의 입장에서 보면 북한 군대는 인민군은 누구입니까? 돈으로 임대한 외국인들이에요. 그들이 있기 때문에 러시아의 정부는 다시 동원할 필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높은 지지율이 떨어지지 않기 위한 정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기가 아닙니다. 문제는 아마 3,4,5년 후 러시아 경제가 정말 위기에 빠질 가능성이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보면 러시아의 경제가 아직 별 어려움이 없어요. Q. 시간은 러시아 편인 것 같다고 말씀했는데, 그 근거는 무엇입니까? A. 푸틴 대통령은 시간이 자신의 편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와 같은 평가는 근거가 있습니다. 러시아는 현 단계에서 특히 중국과 인도를 결합한 수많은 나라들은 그 대러시아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의 무역을 여전히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는 지하 자본을 수출함으로써 돈을 비교적 잘 벌 수 있습니다. 반대로 우크라이나는 원래 당연히 러시아보다 경제 규모도 인구도 작은 나라이니까 1인당 GDP 1인당 소득도 원래, 원래 러시아보다 아주 낮은 편입니다. 3분의 1 정도였습니다. 그래서 이것을 감안하면 우크라이나는 그 싸울 정신이 있다고 해도 외국 지원 없이 싸우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 서방 국가들이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그 의지가 갈수록 약해지는 게 볼 수 있습니다. Q. 북한이 군 파병으로 얻는 것들은 뭘까요? A. 북한은 무엇을 필요할까요? 북한은 오직 돈입니다. 파병 병사 만명이면 1년동안 북한 군대가 1억 달러 정도 벌 수 있습니다. 북한 기준으로 큰 돈이에요. 둘째 군사 기술입니다. 그게 지금 북한은 파병까지 가고 러시아 지지율을 보호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은 러시아를 설득하고 러시아의 정부를 설득하고 받기 어려운 그 군사 기술의 이전을 요구할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 무슨 기술인지 모르지만 예를 들면 잠수함 무기 미사일과 같은 기술. 받을지 모르지만 바로 파병 때문에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셋째는 중무장 경험입니다. 북한은 70여 년 동안 싸운 적이 없습니다. 그것 때문에 그들은 진짜 전투 경험을 받은 것은 진짜 좋아요. 그들의 입장에서도. 네 그래서 세개의 이유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돈, 군사기술, 그리고 전투 경험입니다. Q. 북한, 러시아 등은 과연 '반(反)서방 연대'로 계속 뭉칠 수 있을까요 A. 반서방 친교는 말뿐이다. 러시아, 북한, 이란, 중국은 이들 국가의 전략, 사상, 목적을 보면 공조하는 게 거의 없습니다. 현 단계에서 여러 이유 때문에 서방 정치에 대해 불만을 느끼는 몇 개 나라의 그 기회주의적인 동맹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이상한 게 아닙니다. 우리는 역사를 보면 세계의 역사를 보면 세계 역사에서 동맹 대부분은 같은 성격 즉 기회주의적인 성격 임시적인 성격을 띄었습니다. Q. (북한과 러시아 동맹도) 기회주의적인 면모가 좀 보인다라고 하셨는데 그렇다면이게 전쟁이 끝난다면 이게 다시 과거로 이게 군사동맹이 없었던 것처럼 회귀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겁니까? A. 여전히 군사 동맹에 대한 기록 남아 있을 것. 하지만 제가 보니까 전쟁 후 러북 관계가 많이 멀어지기 시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본 이유는 경제입니다. 우리는 러시아와 북한이 경제의 특징을 본다면 무엇일까? 흥미롭게 그 호환성이 없습니다. 북한은 국제 시장에서 국제 시장으로 잘 수출할 수 있는 항목이 그리 많지 않아도 있어요. 예를 들면 부산물 석탄 철광석 등 지하 자원입니다. 그러나 러시아는 북한이 국제 시장에서 잘 할 수 있는 항목에 대해 수요가 없다. 수요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 러북 밀착을 가져온 것은 바로 우크라이나 전쟁 뿐입니다. 물론 말로만 군사동맹이 오랫동안 남아 있고 외교 협력도 여전히 남아 있고 유엔에서든 국제 관계에서 서로 도와주고 지원하고 하는 것이 사라지지 않아도 전체적인 기반이 없어요. Q. 마지막으로 독자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 있습니까 A. 세계는 위험해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교훈 중에 하나는 21세기 세계에서도 이 오늘날도 전쟁이 가능합니다. 저도 비슷한데 전쟁은 옛날 것이고 옛날 것, 시대 착오적인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세계는 다시 위험해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특히, 한국 젊은 세대 분들은 아주 안정된 생활에 익숙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생활 방식은 지속 가능한 것일까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딥한 백브리핑 : 딥빽', 복잡한 국제 이슈를 김혜영 기자가 쉽고도 깊이 있게 설명해드립니다. 전 세계 관심이 쏠렸던 미국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한 도널드 트럼프. 트럼프ㅣ미 대통령 당선인 (현지시각 6일) "제45대, 그리고 제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영광을 누리게 해 준 미국민에게 감사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제 관심은 그가 계속 공언해 온 대로 두 개의 전쟁을 조속히 끝낼 수 있을지에 쏠립니다. 트럼프ㅣ미 대통령 당선인 (지난해 3월) "(재집권하면) 집무실에 도착하기 전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재앙적인 전쟁을 해결하겠습니다. 하루도 걸리지 않을 것입니다." 트럼프ㅣ 미 대통령 당선인 (10월 7일) "유대 국가가 멸망 위협을 받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 다른 유대인 대학살을 허용하지 않겠습니다."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촉발된 가자 전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서안지구는 물론, 이스라엘과 레바논, 이란까지 전선이 확대된 양상인데, 이스라엘이 미국의 전폭적 지지를 토대로 한 압도적 군사 우위로 사실상 전쟁의 판을 끌고 가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가 최근 병력 부족으로 북한군까지 파병받기는 했습니다만 사실상 우크라이나 영토의 5분의 1을 장악을 한 상태여서, 상대적으로 러시아가 유리한 상황입니다. 11월 8일로 각각 398일째를 맞은 가자 전쟁과 988일째를 맞은 우크라이나 전쟁,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된 트럼프는 과연 이 두 개의 전쟁을 어떻게 풀어가게 될까요. 우크라이나 전쟁은 어떻게 풀어갈까 우선 우크라이나 전쟁에 있어서는 트럼프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대폭 줄여서라도 전쟁을 조속히 멈추려 할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 트럼프의 러닝메이트인 J.D.밴스는 지난 9월 이런 구상안을 밝혔습니다. 러시아가 현재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유지하고, 전선에 따라 비무장 지대가 설치되며, 그 외 우크라이나 지역은 주권 국가로 남되, 나토 가입 등은 하지 않아야 한다, 이런 내용인데, 우크라이나로선 사실상 항복하란 얘기여서, 젤렌스키 역시 끔찍한 구상이다, 받아들일 수 없다, 맞받아친 바 있습니다. 안드레이 란코프ㅣ국민대 교수 "러시아는 휴전을 인정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갈수록 평화 조약을 이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의 영토의 5분의 1 정도, 러시아의 영토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보다 앞선 지난 6월엔 트럼프가 '우크라이나가 평화 협상에 나서지 않으면 무기 제공을 중단해야 한다'는 취지의 보고를 측근들로부터 받은 걸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의 한 정책 고문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안'을 작성해 보고했더니 이를 검토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는데, 이들이 보고한 종전안에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양국군이 대치 중인 현재 전선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전쟁을 멈추자는 내용이 담긴 걸로 알려졌습니다. 안드레이 란코프ㅣ국민대 교수 "푸틴은 시간이 자신의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과 인도를 포함한 수많은 나라들은 러시아와의 무역을 여전히 열심히 하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는 지하 자본을 수출함으로써 돈을 비교적 잘 벌 수 있습니다. 또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영토가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러시아의 입장에서 보면 평화 조약이라고 해도 늦을 수록 좋습니다." 트럼프는 과거 재임 시절 북대서양조약기구, 나토 회원국의 한 정상에게 이런 말을 한 적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 (지난 2월 10일) "나는 나토를 보호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실 러시아에게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독려할 것입니다. 나토는 돈을 내야 합니다." 동맹의 국방비 지출을 독려하려고 오히려 러시아의 무력 사용을 부추기겠다는 선 넘는 말을 한 건데, 확실한 것은 이런 트럼프의 인식이 바뀌지 않는 한 안그래도 우크라이나 지원에 소극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나토에 대한 미국의 개입을 더 줄일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전쟁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안드레이 란코프ㅣ국민대 교수 "우크라이나는 러시아보다 경제 규모도, 인구도 작은 나라이니까 1인당 GDP가 러시아의 3분의 1 정도였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싸울 정신이 있다고 해도 외국 지원 없이 싸우지 못합니다. 우크라이나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게 무엇일까? 서방의 지원 규모가 훨씬 커지는 거예요. 그러나 이러한 시나리오는 실현이 거의 불가능한 것처럼 보이게 됐습니다." 가자 전쟁은 어떻게 풀어갈까 그렇다면 가자 전쟁은 어떨까요. 트럼프는 가자 전쟁 등 중동 분쟁과 관련해서, 사실상 전쟁의 판을 끌어온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에게 확실한 편을 들어줬습니다. 트럼프는 대선 후보 시절에도 자신의 플로리다 자택에서 네타냐후와 회동했고, 당시 트럼프는 자신이 선거에 이겨서 집권할 때쯤 이스라엘이 가자 전쟁을 마무리 짓기 원한다고 네타냐후에게 말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트럼프는 재임 시절에도 미국 대사관을 이스라엘이 원하는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등 친이스라엘 행보를 보여온 만큼 이스라엘의 입지와 목소리에 더욱 힘을 실어줄 수 있습니다. 즉, 이스라엘 전시내각을 이끄는 네타냐후가 궁극적으로 원하는 방향, 즉 이란이라는 '저항의 축'의 핵심을 무력화하는 것, 이란이 추진해온 핵무기 보유를 포함하여 지금 아랍 지역에서 구가하고 있는 여러 영향력을 완전히 차단함으로써 새로운 중동 질서를 만드는 방향에 적극 지원할 가능성도 있는 것입니다. 로버트 포드ㅣ중동연구소 선임연구원 (전 주시리아 미 대사) 그는 군사 관계, 장비 공급, 정보 공유와 관련하여 이스라엘이 원하는 만큼 도움이 될 것입니다. 서안 지구의 팔레스타인 공동체에 서안 지구를 떠나라는 더 큰 압력이 가해질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한 지속 가능한 해결책을 찾는 것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노벨 평화상 가능성'이 변수가 될 수 있을까 트럼프는 과거 2020년에 본인이 대통령으로 재임하던 시절에 '아브라함 협정'이라는 성과를 낸 바 있습니다. 이 협정은 이스라엘이 1948년 이후 자신들을 인정하지 않던 걸프 지역의 아랍국가들, 즉 바레인과 아랍에미리트, 모로코와 72년 만에 수교를 맺은 내용입니다. 트럼프는 바로 이 수교 중재를 통해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아브라함 협정'이라는 성과는 대단한 성과인 것이 맞고, 바이든 행정부 역시 이를 기반으로 이스라엘-사우디아라비아의 수교를 추진하기도 했습니다만, 일각에선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을 촉발한 큰 배경 중 하나로 이 협정 체결을 꼽기도 합니다. 이 '아브라함 협정'이 이란과 하마스로 하여금 불안감을 조장하게 했고, 그 결과 이란과 하마스 내 강경 세력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입니다. 어쨌든 트럼프로선 이러한 기존의 성과를 토대로 노벨평화상을 받아내고자 할 수 있는데, 만약 수상에 결정적 요인이 될 수 있다면 의외의 중동 해법을 카드로 쓸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됩니다. 예를 들어 트럼프가 자신의 집권 1기 때, 이란과 미국 등 서방의 이란 핵 합의 (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3년 만인 2018년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등 강경책을 편 바 있고 이는 네타냐후가 원하는 방향과도 부합했는데, 이러한 기존 입장과 정반대로 트럼프가 이란과 핵 협상, 즉 사실상 대화에 나서면서 중동 상황을 안정시킬 수도 있다는 관측입니다. 로버트 포드ㅣ중동연구소 선임연구원 (전 주시리아 미 대사) "그는 여전히 아브라함 협정을 중재한 역할을 했음에도 노벨평화상을 받지 못한 것에 실망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가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 이란 지도부에 손을 내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매우 보수적인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의 계기를 마련한 것처럼, 만약 이란과의 관계에 변화가 생긴다면, 매우 보수적인 도널드 트럼프가 그 역할을 할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의 '비용 줄이기', 가자 전쟁에도 예외 없다? 사실 트럼프가 원하는 건, 미국의 대외 분쟁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기타 불필요한 비용들은 모두 동맹국들에게 다 분담시키는 것, 즉 '세계의 경찰' 비용을 홀로 다 부담하지 않는 상황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는 이스라엘을 적극 지지하면서도,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수교에 좀 더 속도를 내는 등 최대한 미국의 비용을 덜 들이는 방법을 도모하려 할 걸로 예상됩니다. 로버트 포드ㅣ중동연구소 선임연구원 (전 주시리아 미 대사) "트럼프는 외교정책이 너무 많은 미국 자원을 소모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트럼프는 가능한 곳에선 군사 지원을 줄이기를 원합니다. 그는 중동을 바라보며 '이스라엘은 정말 강력해. 왜 사우디와 이스라엘은 협력하지 않는 걸까?'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저는 트럼프가 이스라엘이 경제적, 군사적으로 지역 내에서 더 큰 통합을 이루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트럼프가 사우디아라비아에게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독려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 경우 관건은, 중동 판을 좌지우지해온 네타냐후가 과연 트럼프가 추진하려는 방향에 얼마나 순순히 동의할지 여부입니다. 앞서 네타냐후는 유엔 총회에서 두 개의 지도를 꺼내보인 바 있습니다. 하나는 이른바 "축복"이라고 명명한, 인도에서 아라비안 반도, 특히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를 거쳐 유럽으로 이어지는 무역 통로를 그린 지도이고, 다른 하나는 이른바 "저주"라고 이름 붙인, 이란과 레바논, 시리아, 이라크 등이 검게 칠해진 지도였는데, 두 지도 모두 팔레스타인은 흔적도 없었습니다. 즉, 네타냐후는 이번 가자 전쟁 등 중동 분쟁을 계기로 이란을 단단히 손을 보는 것과 동시에 팔레스타인을 지도에서 흔적도 없이 제거하는 것을 벼르고 있는 것인데, 결국 그가 원하는 구상은 커다란 비용과 또 정세의 불안정성이라는 큰 반작용이 수반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트럼프는 이러한 그의 '비용이 큰' 구상에 얼마나 많은 미국의 비용을 들이려 할까요? 트럼프로선 결국 이 문제도 비용의 관점으로 바라볼 여지가 있는 만큼, 그의 실제 선택이 어떨지는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딥한 백브리핑 : 딥빽', 복잡한 국제 이슈를 김혜영 기자가 쉽고도 깊이 있게 설명해드립니다. 미국 대선 앞두고 잇따라 도발한 북 북한이 지난달 31일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9형을 발사했습니다.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은 화성-19형이 솟구치는 모습을 딸 김주애와 함께 지켜봤고, 북한 매체들은 이 미사일이 'ICBM 완결판'이라고 자평했습니다. 조선중앙TV 새로운 초강력 공격 수단, 최종 완결판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자태를 드러낼 역사의 시각을 앞둔... 그다음 날인 지난 1일 북한 외무상 최선희는 모스크바로 가서, 러시아와 승리할 때까지 함께하겠다는 북한의 공공연한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최선희ㅣ북한 외무상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승리의 그날까지 언제나 러시아 동지들과 함께 있으리라는 것을 확언하는 바입니다. 이러한 북한의 도발에 한국과 미국, 일본은 지난 3일 제주 동쪽 상공에서 미 공군의 B-1B 전략폭격기, 우리 공군의 F-15K, KF-16 전투기 등을 동원해 연합 공중 훈련을 하며 북한에 경고했습니다. 북한은 이튿날인 4일 최선희와 러시아 대통령 푸틴과의 회동으로 북·러 밀착을 다시 과시하더니, 한국에는 김여정 담화로 한·미·일 3국 훈련을 비난한 데 이어, 5일은 단거리 탄도미사일 여러 발을 쏘며 또 도발했습니다. 이 모든 일들은 미 대선을 불과 일주일도 채 남기지 않은 시점에 일어난 일입니다. 남기수ㅣ합참 공보부실장 이러한 탄도미사일 발사는 명백한 안보리 결의 위반이며... 황준국ㅣ주유엔대사 러시아 외무장관이 북한의 비핵화를 "종결된 사안"으로 간주한다고 말한 것도 들었습니다. 북한군 최대 1만 명이 곧 쿠르스크에서 전투에 참여할 거란 전망이 나올 정도로 북러 군사 밀착이 심화하고 또 북한의 핵무력 도발도 심상치 않은데, 미국의 대권을 거머쥘 미 차기 대통령은 앞으로 이러한 북한의 위협을 효과적으로 억제해 나갈 수 있을까요. 누가 되든 우선순위는 '중국 견제'... 한미 동맹·북핵 접근은 제각각 카멀라 해리스 | 미 민주당 대선 후보 나는 트럼프를 응원하는 김정은과 같은 폭군이나 독재자의 비위를 맞추지 않을 것입니다. 도널드 트럼프ㅣ미 공화당 대선 후보 (백악관으로) 돌아가면 김정은 위원장과 잘 지낼 겁니다. 그 역시 내가 돌아오는 걸 보고 싶을 거예요. 김정은을 독재자로 부르는 해리스나 김정은과 친서만 28번 이상 주고받은 트럼프. 둘 중 누가 당선되든 '중국 견제'라는 핵심 기조 아래 '미 국방력 강화'에 힘을 쏟는 방향은 같겠지만, 동맹인 한미 관계와 북핵 문제를 다루는 방식은 크게 달라질 전망입니다. 해리스는 바이든 행정부와 마찬가지로 한미 동맹, 한미일 공조로 북한을 압박하는 북핵 위협 억지에 주력할 걸로 예상됩니다. 해리스는 부통령으로서 2년 전 비무장지대 DMZ를 방문하고 한국을 방어하겠다는 미국의 공약을 재확인한 바 있습니다. 카멀라 해리스ㅣ미국 부통령 (2022년 9월 29일) 미국의 한국 방어에 대한 약속은 절대적인 것이며, 우리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모든 능력을 발휘할 것입니다. 해리스는 최근에도 기고문을 통해 "3만 6천 명이 넘는 미국인과 13만 7천 명 이상의 한국군이 한국전쟁 당시 함께 싸우다가 목숨을 바친" 사실을 언급하며 한미 동맹이 '혈맹'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그와 동시에 "트럼프가 한국에 미군 주둔을 위해 연간 100억 달러를 내야 한다고 요구해 동맹을 폄하하고, 인도태평양에서 미국의 지위를 경시하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스콧 스나이더ㅣ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 해리스 행정부의 동아시아 정책은 중국에 초점을 맞춘 방향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대북 정책은 아마도 중국과 해리스 행정부의 정책 우선순위에 부차적이거나 종속적인 위치에 놓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트럼프는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에 책임 분담을 요구하며 김정은과의 직접 대화 등을 통해 북핵 위협을 관리할 가능성이 있는데, 불확실성은 확실히 커질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이미 2018년과 2019년에 싱가포르와 베트남 하노이, 그리고 판문점에서 세 차례나 김정은을 직접 만나본 트럼프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언젠가 한국에서 미군을 철수시키길 원한다는 돌출 발언을 한 바 있습니다. 2019년 하노이 회담장에선 김정은이 간절히 원했던 핵심적 대북 제재 해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회담장을 먼저 박차고 나가기도 했습니다. 안드레이 란코프ㅣ국민대 교수 2019년 하노이에서 북한은 사실상 미국과의 타협을 시도했습니다. 실패입니다. 그러나 다시 가능하게 된다면 북한도 같은 것을 할 수가 있습니다. 물론 일각에선 북한 김정은이, 2019년 하노이 회담 결렬의 교훈으로, 더 이상 트럼프와의 회담에 나서봤자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한다면 섣불리 나서려 하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스콧 스나이더ㅣ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 북한 김정은은 자신이 얻을 수 있는 가시적인 이점이 보이지 않는 한, 트럼프 대통령과 다시 회담을 갖는 데 매우 열의를 보일 것 같지는 않습니다. 트럼프의 입장에선 김정은과 대화를 하든 하지 않든, 그가 이른바 '머니 머신'으로 여기는 한국에 경제 분야뿐 아니라 안보 분야에서도 더 큰 비용을 부담시키려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트럼프가 추진할 수 있는 그 과감한 변화의 후보군에는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이나 전략자산의 한반도 출동 비용 분담 등의 요구뿐 아니라 주한미군 역할과 규모의 변화라든지, 대북 제재 완화와 같은 어느 하나만 추진해도 파장이 큰 시나리오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트럼프는 이미 재임 시절에 폼페이오 당시 국무장관과의 대화에서, 자신의 두 번째 임기에 주한미군 철수를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물론 최근 트럼프 측근들의 발언을 보면 주한미군 철수보다는 중국 견제에 주한미군이 더 기여하는 방향으로 역할을 조정할 가능성이 더 커 보이긴 합니다만, 트럼프의 생각이 현실 정책에 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콧 스나이더ㅣ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 (트럼프 행정부에선) 한국이 주한미군을 지원하는 문제와 관련하여 어떤 형태의 협상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거래적 협상은) 한미 사이에 긴장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여러 사람들은 북한과의 잠재적 분쟁을 한국이 군사적 차원에서 더 많은 것을 스스로 처리할 수 있다고 강하게 신뢰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주의가 필요한 문제입니다. 전문가들의 제언은 한국이 유사시 제공받게 돼 있는 미국의 핵우산이 적시에 정확하게 제공되도록 보다 확실한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의 제언도 나옵니다. 양욱ㅣ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전술핵을 한반도에 배치해서 F-35 등의 전술기에서 투발할 수 있도록 즉각적으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하나입니다. 한국이 미국의 핵탄두 현대화를 지원을 해서 (해당 핵탄두는) 무조건 한반도를 위해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핵연료 재처리 문제 등에 있어서 일본 수준의 권한을 미국에 요구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나옵니다. 이 외에도 해리스와 트럼프 중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든지 한국 정부가 사전에 대비할 필요가 있는 부분은 또 있습니다. 지난 2020년에만 해도 민주당 정강에는 '(북한) 비핵화라는 장기적 목표를 진전시키겠다'라는 문구가, 2016년도 버전을 이어받은 당시 공화당 정강에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이 담겼지만, 올해 정강에선 모두 삭제됐습니다. 물론 양 정당과 한미 양국 모두 북한 비핵화라는 목표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우리로선 만약 북한이 노려온 대로 비핵화 협상이 아닌 핵 군축 협상의 방향으로 나아간다면 협상의 판 자체가 바뀌는 상황이 되는 만큼 미 차기 행정부의 세심한 기조 변화를 정확히 감지하고, 시나리오별 대응 전략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딥한 백브리핑 : 딥빽', 복잡한 국제 이슈를 김혜영 기자가 쉽고도 깊이 있게 설명해드립니다. 미국도 인정한 '북한군 러시아 파병'... 각국 입장은? 로이드 오스틴ㅣ미 국방장관 북한군이 러시아에 갔다는 증거가 있습니다. 존 커비ㅣ미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 북한 군인들은 북한 원산 지역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배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미 국방부와 백악관이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미 백악관은 특히 북한군 3천 명이 러시아의 훈련소 3곳에서 기본 전투 훈련을 받고 있으며, 북한군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싸우는 데 배치된다면 그들은 '정당한 표적'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정원은 북한이 현재까지 러시아에 병력 3천여 명을 보냈고, 오는 12월까지 1만여 명에 이르는 병력을 파견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또 북한이 전쟁 파병 사실을 숨기기 위해 파견된 군인 가족들을 집단 이주를 시킨 정황도 포착됐다고 국정원은 밝혔습니다. 이성권ㅣ국회 정보위 국민의힘 간사 선발 군인 가족들이 크게 오열한 나머지 얼굴이 많이 상했다는 등 이런 말까지 회자되고 있다고 합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군의 즉각 철수를 요구하며, 상황에 따라 우크라이나에 공격용 무기까지 지원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대한민국이 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러-북 군사 협력의 진전 여하에 따라 단계별로 국제사회와 함께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이 일련의 상황은 북한군 파병이 확인됐다는 국가정보원의 지난 18일 발표가 나온 이후의 일인데, 북한과 러시아는 사실무근이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 외교관 러시아와의 이른바 군사 협력에 대해, 우리 대표부는 북한 이미지 실추를 노린 근거 없고 뻔한 소문에 언급할 필요를 느끼지 않습니다. 마리야 자하로바ㅣ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일련의 사건'을 따라가면 누가, 어떤 목적으로 이러한 허위, 과장 정보를 시작했는지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최근 긴박하게 흘러가는 이 상황은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과 러시아 대통령 푸틴이 4개월 전 평양에서 만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에 서명한 그때 이미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은 지금까지는 물론, 앞으로도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추가 제재를 감내하면서 러시아와의 군사 동맹을 가속할 거란 전망이 나오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군인들 전장 내몰고 '웃는' 김정은?... 그의 노림수는 북한 김정은 정권의 입장에선 북러 군사 동맹을 강화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것들이 많다고 판단할 여지가 있습니다. 크게 네 가지입니다. 첫째, 군사 기술을 얻고 또 무기 생산 능력 높임으로써 자신들의 군사력을 강화하는 것, 둘째, 러시아로부터 식량과 에너지 등 경제적 지원을 받는 것, 셋째, '반(反)서방 진영'을 강화하는 데 힘을 보탬으로써 외교적 고립에서 탈피하는 것, 넷째, 이러한 일련의 행위를 체제 선전 수단으로 활용함으로써 내부 결속을 다지는 것 등입니다. 우선 첫째, 군사력 강화 부분입니다. 러시아가 아무리 북한과 가깝다고 해도 군사 기술 등을 얼마나 북한에 알려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긴 합니다만, 만일 북한이 러시아를 설득해 낸다면 핵심적인 기술을 확보하거나 최소 그 기간을 단축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홍민ㅣ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핵미사일 고도화를 완성하는 데 있어서 ICBM의 재진입 기술, 핵잠수함 건조 문제, 거기에 탑재하는 SLBM의 완성도, (중략) 정찰 위성과 우주 개발과 관련된 부분들, 한미의 전투기라든가 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대공 미사일 체계, 이게 핵심적으로 북한이 가장 갖추고 싶어 하는 시스템인데 러시아가 핵심적인 기술을 제공하거나 또는 그것을 모방할 수 있도록 (중략) 제공해 줄 가능성이 있다는 거죠. 북한은 구형 무기 체계의 탄약들을 러시아에 넘기는 것만으로도 곧 구형 무기 체계를 신형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기회를 얻는 것이기도 하고,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북한군과 북한 무기 체계가 투입되고 실제 활용이 된다는 것 자체가 북한이 실전 데이터를 얻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 부분에 대해 직접 우려를 표한 바 있습니다. 젤렌스키ㅣ우크라이나 대통령 불행히도 북한이 현대전의 특성을 배우기 시작하면 불안정성과 위협이 크게 증가할 수 있습니다. 즉, 북한은 우크라이나든 한국이든 미국이든 어딜 겨냥하든 공격의 정확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러시아와의 밀착을 더욱 강화하려 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음은 경제적 이익과 '반(反) 서방 진영' 강화 측면입니다. 북한은 미국과 한때 분위기가 좋았던 지난 2018년과 2019년, 가장 절실하게 얻고자 했던 중 하나가 바로 제재 해제였습니다. 특히 2019년에는 결과적으로 트럼프 - 김정은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긴 했습니다만, 그때 북측은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1차 핵실험 이후 가해 온 제재 11개 가운데 가장 뼈아팠던 제재들, 즉 2016년과 2017년부터 시작된 5개의 제재를 해제해 달라고 미국에 요청한 바가 있습니다. 리용호ㅣ2019년 당시 북한 외무상 11건 가운데서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채택된 5건, 그중에서도 민수 경제와 인민 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만 먼저 해제하라는 것입니다. 이렇게 북한 당국자가 직접 공식 석상에서 이 제재가 정말 뼈아프다, 사실상 이렇게 확인한 것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가 강력한 건 사실인데, 정작 이렇게 북한이 풀길 원하는 제재는 북한 스스로가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해제될 가능성이 0에 가깝습니다. 더군다나, 더 이상 미 차기 행정부가 호락호락하게 자신들에게 제재 해제라는 카드를 내놓지 않을 거라는 것을 지난 회담들을 통해 학습한 이상, 북한은 아예 자신들에게 제재를 가한 기존 질서를 무력화시키는 방향으로, 즉, '반(反) 서방 진영'에 힘을 실어주는 방향으로 가려 할 것으로 보입니다. 홍민ㅣ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이 북·러 조약을 통해서 애초에 추구했던 것도 한국이 한미 상호방위조약을 통해서 굳건한 확장 억제력을 제공받고 있는 이 구조, 이것에 맞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원했던 거거든요. 한미에 버금가는 그런 군사 동맹으로까지 보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그 군사 동맹에 준하는 대립적, 대치적 구도가 하나 만들어졌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는 거죠. 북한은 그동안 러시아와 중국이 물밑에선 눈감아준 덕분에 제재를 일정 부분 회피할 수 있었는데, 최근에는 북러 군사협력을 계기로 아예 대놓고 러시아가 북한의 편을 들 정도로 제재를 훨씬 더 노골적으로 회피하고 있습니다. 이는 즉 자신들을 옭아맨 대북 제재를 풀 수는 없지만 그 제재 자체가 소용이 없어지도록, 안 그래도 서방에서조차 그 한계점이 지적되고 있는 유엔 안보리를 겨냥해 계속해서 무력화해 보려는 시도인 것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그 시도가 유효할 것이냐, 그건 다른 문제이고 그렇지 않을 거라는 시각이 많긴 합니다만, 어쨌든 북한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중 한 곳의 수장이기도 한 푸틴의 입에서 대놓고 북한에 대한 제재가 문제란 말까지 나오게 만든 것도 사실입니다. 푸틴ㅣ러시아 대통령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안보리에서 주도한 무기한 대북 제재는 뜯어고쳐야 합니다. 김동엽ㅣ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북한은 본인들의 어떤 경제적 이익뿐만 아니라 안보적인 측면도 이점이 있는, 어떻게 보면 전략적 자율성을 확장해 나가고 있는 모습들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북한이 러시아에, 군에 이어 노동자도 대규모로 파견하기로 한 정황을 우리 정부가 포착했습니다. 북한 노동자의 해외 파견은 2017년부터 유엔 안보리가 제재로 금지했고, 또 2019년부터는 각국이 북한 노동자들을 북한에 돌려보내기로 약속한 사항이지만, 러시아와 중국 등은 지금까지도 그 약속을 사실상 무시하고 있습니다. 러시아로선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부족한 '일손'을 채우고, 북한은 북한 노동자들을 더 많이 보낼 수 있는 '호재'로 악용하는 것입니다. 박원곤ㅣ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북한의 통치 자금 상당 부분이 소멸되고 있는 상황이고, 외화벌이의 방법이 크지 않거든요. 북한의 러시아 파병도 경제적 인센티브가 굉장히 클 거라고 생각해요. 용병 수준으로 파견된 병력 수에 따라서, 직접적인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은 내부 결속 도모 측면입니다. 국무위원장인 김정은이 직접 9.9절 당일 연설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농사 작황 등 몇몇 빼고는 대체로 제반 사정이 녹록지 않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당시 김 위원장은 "아직은 나라의 경제 형편이 순탄하지 못하고 여력을 내기도 힘든 조건이다," "혹심한 큰 물 피해가 발생해 국가적인 사업에 지장도 받고, 방대한 역량이 투하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대응에서의 허점을 투시할 수 있었다"라고 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북러 군사 동맹을 지속하는 건 어려운 내부 사정에서 거의 유일하게 성과로 내세울 수 있는 카드가 될 수 있습니다. 마침, 북한은 내년이면 지난 8차 당 대회 때 내걸었던 계획에 대해 얼마나 성과를 냈는지 주민들에게 보여줘야 하는데 당분간 내부 결속, 체제 선전을 위해서라도 군사 동맹을 강화하려 할 걸로 보입니다. 김동엽ㅣ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인민들한테 성과를 보여주고, 그 성과에 따라서 9차 당 회의에 가야 되는 입장에서 보면 이제 1년밖에 안 남았어요. 성과를 이룩할 만한 시간이 부족하거든요. 그러면 누구한테 먼저 붙어야 되느냐 하면 러시아한테 먼저 붙는 거죠. "반(反)서방" 외치는 그들이 우리에게 던진 과제 푸틴은 지난 6월 김정은 옆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푸틴ㅣ러시아 대통령 러시아는 수십 년 동안 미국과 그 연방 국가들의 패권주의적이고 제국주의적인 정책에 맞서 싸우고 있습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당장 북한의 도움으로 조금이라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더 유리하게 끌어가는 것뿐 아니라 미국의 힘을 분산시키고,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를 약화하는 걸 목표로 삼고 있는데, 북한 김정은이 충실하게 그 옆에서 지원 사격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홍민ㅣ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큰 세계 질서 자체를 흔들진 못하지만 자신의 전략적 지위를 재고하고 핵 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확보하고 또 '다극 세계화'된 세계 질서에 편승하려고 하는... 그게 얼마나 유효할지는 부정적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많긴 합니다만, 어쨌든 확실한 것은 기존 질서를 비웃는 북한과 러시아의 밀월 관계는 단지 미국 등 서방뿐만 아니라 우리에게도 위기관리에 있어 더욱 실효적인 대응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박원곤ㅣ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한반도에 뭔가 유사 사태나 그런 분쟁이 발생했을 때 러시아의 파견 가능성이 굉장히 높게 되거든요. 그런 전례를 만드는 것이 가장 큰, 이번에 북한이 노리는 것 중에 하나라고 생각이 되고... 마이클 맥폴 전 주러시아 미국대사는 이런 말을 한 적 있습니다. "과거 북한·이란 관련 비확산 노력에 미국과 러시아가 협력한 바 있고, 중국도 같은 입장이었지만, 지금은 반대다. 이들 국가가 핵 비확산 노력에 전혀 협력하지 않는 지금이 '새로운 세계'이자 '비극적 세상'이다"라고요. 그 어느 때보다 전략적인 해법이 필요한 시기, 정부는 여러 진영을 망라한 전문가들의 제언을 바탕으로 장기적 대응을 검토해 나갈 필요가 있겠습니다.
'딥한 백브리핑 : 딥빽', 복잡한 국제 이슈를 김혜영 기자가 쉽고도 깊이 있게 설명해드립니다. 군사적 긴장·대남 적개심 높이는 북한 김정은 정권 조선중앙TV (김여정 담화) 우리 수도의 상공에서 대한민국의 무인기가 다시 한번 발견되는 그 순간 끔찍한 참변은 반드시 일어날 것이다. 한국의 무인기가 평양을 침투했고, 그 주범이 한국 군부라고 주장하고 있는 북한이 연일 군사적 긴장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전방 지역 8개 포병부대에 완전 사격 준비태세를 갖추라는 작전예비지시를 내린 데 이어, 지난 15일엔 경의선 남북 연결도로와 동해선 연결도로를 약 1분이라는 시차를 두고 다이너마이트로 폭파했습니다. 북한은 이러한 대응을 자신들의 체제 결속을 위한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 14일과 15일 이틀 동안에만도 전국적으로 140여만 명에 달하는 청년 농민 일꾼과 청년 학생들이 인민군대 입대 복대를 열렬히 탄원하는 모습을... 북한은 이렇게 한국에는 도발하는 반면, 러시아를 위해선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규모 파병을 결정하고 병력 이동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특수부대 등 4개 여단 총 1만 2천 명 규모 병력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하기로 최근 결정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지상군의 대규모 파병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국을 겨냥해선 도발을 계속하는 북한이, 러시아와의 밀착을 가속화하는 상황인데, 전문가들은 이 일련의 상황을 두고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짜놓은 계획이 착착 실행되는 중이며,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경계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습니다. 김정은이 이렇게까지 하면서 얻어내려는 것은 무엇일까요. 북한 '적대적 두 국가론'의 지향점은 '한국 패싱'? 북한은 이미 예고했던 대로, 남북 관계를 완전히 끊기 위한 계획을 착실히 이행해나가고 있습니다. 북한이 이 계획을 토대로 더 이상 한국의 중재를 통하지 않고, 직접 미국 등 다른 국가들과 담판을 짓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박원곤ㅣ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북한은 특히 미국이랑 대화가 가장 중요한데, 미국과의 직접 소통 채널을 문재인 정부 때 만들어놨기 때문에 구태여 한국을 거쳐서 갈 필요는 없다. 그런 실용적인 이유도 적대적 두 국가론을 선포한 배경 중에 하나가 되겠죠. 다시 말해 북한이 한반도의 중요한 문제들을 결정하는 데 있어 핵심 당사자인 한국을 건너뛰고, 궁극적으로 한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방향으로 착실히 나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고유환ㅣ동국대 북한학과 명예교수 분단 체제에서 한국과 함께, 또는 한국의 중재를 통해서 일본으로 가거나 미국으로 가려는 시도가 다 실패로 돌아갔고 그러니까 이제 한국을 떼어내고 대한민국과는 이제 헤어지고 가벼운 몸으로 자기 갈 길을 가보겠다, (중략) 외교적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하나의 장기적인 포석인 걸로 봐요. 최진욱ㅣ전 통일연구원장 북한이 이제 원하는 것은 미국하고 협상을 하는 거죠 결국. 미국이 이제 한반도의 안정을 바라니까 한국은 인질 같이 삼고 한국하고 그 긴장을 조성해서 미국한테 협상력을 올리는 거죠. "한국을 적대국으로" 착착 준비해 온 북한... "헌법에도 명시" 이런 상황은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의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이후, 김정은이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철거하라고 하며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시키고, 또 우리를 '남조선'이라고 부르다가 '대한민국'이라고 호칭을 달리할 때도 어느 정도 예견되긴 했지만, 북한의 속내가 확실히 공식화된 것은 지난해 12월 노동당 전원회의 때였습니다. 당시 김정은은 한국의 보수 정부든 진보 정부든 북한을 흡수통일하려는 의도는 똑같다며 '남북 관계의 종언'을 선언했습니다. 북한 노동당 전원회의 보도 (지난해 12월)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 제도와 정권을 붕괴시키겠다는 괴뢰들의 흉악한 야망은 민주를 표방하든 보수의 탈을 썼든 조금도 다를 바 없었다고 하시면서... 김정은은 그 직후 이어진 올해 1월 최고인민회의, 우리로 치면 국회 시정연설에서, 두 개의 국가로 가기 위한 계획과 세부 지시 사항들을 공개했습니다. 조선중앙TV (지난 1월, 김정은 시정연설) 대한민국을 철두철미 제1의 적대국으로... (헌법의) 조문에 명기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당시 김정은은 북한의 주권 행사 영역을 정확히 규정하고, 동족과 통일을 의미하는 말들을 삭제하며, 대한민국을 적대국으로 간주하는 교육사업을 강화하는 내용 등을 헌법에 명기할 것을 지시했는데, 그로부터 9개월여가 지나 10월 17일, 북한이 10월 초 최고인민회의에서 비공개로 관련 내용을 헌법에 반영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전쟁 의도 없어도 국지 충돌 가능?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에서 북한 김정은 정권이 설령 전쟁을 할 의도가 없다고 하더라도, 자신들이 내부적으로 궁지에 몰리는 상황이 된다면 국지 충돌이 일어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양욱ㅣ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 사실 이런 재래전 상황에서는 북한은 압도적으로 불리합니다. 만약에 정말 북한의 의도가 공격이고 기습이라고 한다면요. 이런 식으로 대대적으로 보여주면서 이런 행동을 하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이런 국면에서 되려 도발이 일어난다면 그것은 북한의 소행인 것이 너무나 명백한 것이고요. 그렇게 되면 우리 군은 보복을 가할 수밖에 없는 거죠. 최진욱ㅣ전 통일연구원장 남남이다 적대 관계다, 그거를 몇 년 동안 준비를 해왔죠. 진짜 그런 식으로 이제 가고 있는 거죠. 미국이 말을 들어주면 쇼만 하다 끝나겠지만 미국이 안 들어준다 그러면 쇼에서 행동으로 나갈 수 있다고 봅니다. 고유환ㅣ동국대 북한학과 명예교수 당의 심장이고 또 수령제 국가에서 수령을 모독하는 전단이 날아오는데, 노동당사 상공에서 뿌린 거 아니에요. 밑에 사람들이 가만히 있을 수 없는 거거든. 과잉 충성할 수밖에 없어요. 김정은도 궁지에 몰리면 어쩔 수 없을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단 말이에요. 왜냐하면 수령으로서 온갖 자존심과 관련되는 비난과 이런 걸 받으면서 뒤로 물러설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르면, 몰리면 쥐도 고양이를 문다고 전면전은 못할 테지만 어떤 카드를 들고 나올지 모르죠. 북한이 공들이는 '신냉전 구도'?... "한국, 리스크 관리해야" 그렇다면 북한 김정은 정권의 의도에 우리가 말려들지 않으면서, 최소한 군사적 긴장을 낮추기 위해서는 어떤 것들이 필요할까요. 확고한 군사적 대비 태세를 갖추는 건 물론이고, 김정은 정권이 국제사회를 향해 내놓는 일련의 메시지가 '북한과 협상하려거든, 한국을 통하지 말아라', '북한과 직접 소통하라'와 다름없기 때문에, 국제사회가 한국을 건너뛴 채 북한과 통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합니다. 특히 북한이 한국을 빼고 직접 협상장에서 만나길 원하는 1순위 국가는 미국인데, 정상 간에 세 차례 만나고 27번이나 친서를 교환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북한은 이런 전략을 더 노골적으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이를 염두에 두고 적극 관여해야 합니다. 앞서 김정은은 지난 1월 5일 한국에는 포 공격을 하던 시기, 기시다 당시 일본 총리에게는 "각하"라고 부르며 대지진 관련 위로 전문을 보낸 바 있습니다. 이처럼 북한은 계속해서 한국과 미국, 일본의 틈을 파고듦과 동시에 자신들이 '군사동맹'을 맺은 러시아, 그리고 상대적으로 소원해진 듯하나 여전히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중국 등 이른바 '반(反) 서방 진영'을 공고히 하는 데 사활을 걸 것으로 보입니다. 박원곤ㅣ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 북한이 남북 관계를 교전국 관계, 통일 포기를 선언한 이유 중에 하나가 신냉전 구도를 명확히 하려고 하는 것도 분명히 있습니다. 김정은이 직접 연설로 '세계는 신냉전이 도래했다'라는 과거형을 얘기했고요. '다극 질서가 구축됐다'라고도 얘기를 하니까, 그것은 당연히 북·중·러·이란까지 포함해서 외교적 고립에서 탈피한 북한의 하나의 진영을 구축하는 그런 모습으로 보는 게 맞겠죠. 갈등이 심화할수록 세계는 더 양분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고 그럴수록 북한의 입장에서는 외교적 고립을 탈피해서 자기를 지지하는 국가의 수를 늘릴 수 있는 진영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가 넓어지는 거죠. 최진욱ㅣ전 통일연구원장 한미일 관계를 강화하는 건 좋은 것 같아요. 그건 방향성은 맞는데 우리가 그걸 그거를 택함으로써 나올 수 있는 리스크라는 게 있잖아요. 리스크 관리를 해야죠. 러시아나 중국하고 관계가 나빠지면 북한이 도발할 수 있는 찬스가 더 올라가는 거죠. 그래서 북한의 그런 도발 위협을 지금 방치할 수 없고 지금 신경 써야 될 것 같아요. 강준영ㅣ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러시아를 등에 업고 김정은이 조금 더 세게 나가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중국으로부터도 뭔가 중간자적인 이익을 얻으려고 하는 그럼 흐름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중국은 사실 상당히 불편해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다... 김정은은 중국이 자기네가 원하는 만큼 해주지 않으니까 지금 이제 러시아와 저렇게 밀착을 했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사실은 이런 게 한중 관계에 북한 관리하는 데 있어서 좋은 모멘텀이 될 수 있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반대급부로 한국 정부는 북한이 한국 빼고 직접 협상장에서 만나길 원하는 미국, 일본과 적극 협력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리스크 관리를 위해서라도, 악화일로로 치달은 러시아와의 관계, 또 중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더욱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옵니다.
비주류란 이유로, 마이크를 가지지 못했던 사람들의 스피커가 되는 저널리즘. "낮에는 숨이 턱턱 막히는 더위와 허리가 끊어질 듯한 중노동이 내 육체를 망가뜨렸다. (...) 북한 검사는 똑같은 말을 하고 돌아갔다. 그는 '당신 가족들은 이미 당신을 잊었어. 당신네 정부도 당신을 잊었고. 이제 당신이 여기에 있는 것조차 기억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라고 말했다." 한국계 미국인 케네스 배 선교사의 회고록 내용입니다. 그는 45살이던 지난 2012년 북한을 전복하려 했다는 혐의로 15년 노동교화형을 선고받고, 성치 않은 몸으로 강제 노역을 했습니다. 두 달 새 몸무게가 20kg가량 빠져 영양실조에 걸리고 당뇨 등 지병까지 악화해 병원까지 가야 했지만, 북한 당국은 그를 매번 노동교화소로 돌려보냈습니다. 그는 당시 신체적 고통만큼이나 심리적 좌절감도 극심했다고 회고했습니다. 특히 그를 가장 고통스럽게 했던 '고문' 중 하나는, 북한 검사가 반복했던 이 말이었습니다. "세상은 당신을 잊었다.", "그러니 당신은 결코 고국으로 돌아가지 못할 것이다." 735일간 북한에 억류됐다가 2014년 석방된 케네스 배 선교사 (연합뉴스) 하지만 북한 검사의 으름장과 달리, 미국이라는 국가와 많은 국민들은 그를 잊지 않았습니다. 그에게 '당신을 위해 기도한다'는 편지가 셀 수 없도록 많이 전해졌고, 심지어는 그의 이야기로 재구성된 드라마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조 바이든 당시 부통령은 그의 석방을 촉구했고, 오바마 당시 대통령도 그가 풀려나야 마땅한 선한 사람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 2014년 가을, 케네스 배 선교사는 무려 735일이라는 기나긴 억류 끝에 비로소 자유의 몸이 되어 고국 땅을 밟을 수 있었습니다. 반면, 그가 석방된 그 시기를 전후해 북한에서 체포됐거나 복역 중이던 한국인들은 약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억류의 고통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케네스 배 선교사는 억류 기간에 가족들과 전화 통화를 하거나, 심지어 평양에 온 어머니를 직접 만나기도 했지만, 한국인 억류자들은 가족들과 연락을 주고받기는커녕 생사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북측이 그간 남측의 송환 요구는 물론이고, 가족들의 생사 확인 호소에도 일절 응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돌아오지 못한 한국인 6명 현재까지 북한에 억류된 한국인은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선교사 등 모두 6명입니다. (※ 각주 : 북한에서 돌아오지 못한 한국인은 전시 납북자, 전후 납북자, 국군포로, 억류자 등으로 분류됩니다. 전시 납북자는 10만 명 내외로 추정되며, 전후 납북자는 당초 3천835명이었다가 3천319명이 귀환해 현재는 516명이 남아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국군포로는 약 8만 2천 명으로 추정되는데, 포로 교환과 탈북으로 한국에 돌아온 인원은 8천423명에 불과합니다. 이 글에서는 북한 김정은 정권 이후 한국에 돌아오지 못한 억류자 6명의 이야기를 다뤄보려 합니다.) 김정욱 선교사는 올해로 11년째, 즉 이달 기준 4천 일 넘게 북한에 억류돼 있습니다. 그는 중국 단둥을 기반으로 탈북민 등을 대상으로 구호·선교 활동을 펼치다가 2013년 10월 북한 당국에 체포됐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5월 재판에서 국가전복음모죄, 간첩죄, 반국가선전·선동죄, 비법국경출입죄를 저지른 혐의로 무기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습니다. 그가 인도적 지원과 구호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북한은 법정 최고형인 사형 바로 아래 단계를 그에게 선고한 것입니다. 김정욱 선교사와 마찬가지로 중국 단둥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김국기·최춘길 선교사는 각각 2014년 10월과 12월에 체포돼 2015년 6월에 무기 노동교화형을 선고받았습니다. 두 사람 모두 탈북민 쉼터를 운영하면서 숙식 등을 제공했는데, 이들에게는 국가전복음모죄와 간첩죄, 파괴암해죄, 비법국경출입죄가 적용됐습니다. 그리고 김국기 선교사는 이달 기준으로, 최춘길 선교사는 오는 12월 기준으로 각각 억류 10년째가 됐습니다. 앞서 글 서두에 소개한 케네스 배 선교사는 한국전쟁 이후 미국인으로서는 가장 긴 기간인 735일 억류됐는데, 이들 3명의 한국인 선교사는 그보다 약 5배가량 더 긴 세월을 고통스럽게 견디고 있는 것입니다. 통일부가 북한에 억류된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선교사 등 국민 6명의 송환을 촉구하기 위해 이제석 광고연구소와 공동 제작한 영상의 캡처 화면 북한은 이들 한국인 선교사 모두를 '국정원의 첩자'로 인식해 중대한 범죄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그만큼, 이들을 미국 국적의 케네스 배 선교사보다 훨씬 더 혹독한 조건 아래 억류시켰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그리고 이들 선교사 외에도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한 북한이탈주민 3명도 2016년부터 억류가 된 상태인데, 북한이 탈북자를 '변절자'로 여기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은 더욱 열악한 환경에 놓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억류자 가족들은 이들의 송환 요청은 물론이고, 최소한 생사 확인이라도 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지만, 북한은 일절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북한이 진작 영사 접견권을 인정했다면 억류자들의 생사와 구금 장소를 모를 수가 없는데, 애당초 국제인권법을 무시한 반인도적 결정을 한 데 이어 자신들이 당사국인 여러 규약, 협약도 무시하는 처사를 10년 넘게 이어오는 것입니다. "석 달 뒤면 환갑인데..." 11년째 매일같이 기도하는 형 김정욱 선교사의 형인 김정삼 씨는 <더 스피커>와의 인터뷰에서 석 달 뒤면 환갑을 맞는 동생을 위해 하루에도 세 번씩 무릎을 꿇고 기도한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최근 남북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닫는 상황이지만, 지금까지 이 문제에 관심을 보이지 않던 국제사회가 조금씩 움직이고 있어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그는 "동생이 절대 좌절하지 말고, 아무리 힘들어도 더 인내하고, 어떻게든 견뎌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습니다. 다음은 김정삼 씨와의 일문일답입니다. 2014년 2월 27일 평양에서 기자회견하는 김정욱 선교사의 모습 (연합뉴스) Q. 올해로 11년째가 됐습니다. 가족분들은 지금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A.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한 30분씩 무릎을 꿇고 기도합니다. 그리고 회사에 가서도, 또 퇴근할 때도 한 번, 이렇게 하루에 세 번 이상은 무릎을 꿇고 기도합니다. 어제는 억류자뿐 아니라 납북자, 국군포로분들을 위한 기도회를 나가서 6시간 동안 기도를 드리고 왔습니다. (제수씨는) 더 하다고 봐야죠. 거의 쉴 새 없이 그냥 계속 기도하는 걸로 압니다. 동생 아들들은 아버지(김정욱 씨)가 억류돼 있는 동안 무사히 군 복무를 마쳤습니다. Q. 김정욱 씨의 마지막 체포 경위가 불분명한데, 어떻게 붙잡힌 것으로 알고 계신지요. A. 불분명하죠. 저도 확답을 못 드리겠습니다. 제가 직접 보지 못했으니까요. 동생은 중국 단둥에서, 먹고살기 어려워 중국에 나온 북한 주민들에게 식사도 주고, 신앙심도 전해주고 그런 방문 선교사 일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단둥에 있으면 북한하고 가까우니 정보도 들었겠죠. 그러다 보면, (북한 주민들 상황과 관련해) 뭐가 문제구나, 그런 생각을 했겠지요. 그런 생각에 의해서 꼬임에 (북한 당국의 유인책에) 넘어갔다고는 생각할 수는 있죠, 제 입장에서는. Q. 김정욱 씨를 마지막으로 본 건 언제였나요? A. 동생을 마지막으로 만난 건 2013년 추석을 며칠 앞뒀을 때였어요. 그때 한국에 온 동생한테 '뭐 필요한 게 없느냐'라고 물었더니, 북한 사람들 들여보낼 때 선물로 주는 국수가 여름이라서 변질되는 것 같아 유통이 어렵다고 얘기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아는, 국수 공장을 운영하는 지인에게 부탁해서, 포장 재질이라든가 기계에 대해서 같이 설명을 들었어요. 그때 헤어지면서 '추석 며칠 안 남았는데, 아버지 계신 시골에 안 갈 거냐?'라고 제가 동생한테 물었어요. 그때 동생이, 자기가 볼일 본 다음에 와서 그때 인사를 드리겠다고 했어요. 만약에 동생이 그거를 계획했다면 (북한이 주장하는 국가 전복 음모 등의 범죄를 계획했다면), 굳이 여기 와서 국수 공장 돌아볼 일도 없는 거 아니에요? 그리고 자기가 나름대로 계획을 세워서 혹 북한에서 어떻게 될지 모른다면, 시골에 계신 아버지한테 가서 인사라도 드리지 않았겠어요? Q. 형님으로서 기억하는 김정욱 씨는 어떤 동생이었나요? A. 활동력이 있었죠. 축구도 잘하고 다른 운동도 좋아하고. 신앙적으로는 원래 평신도였는데, 나중에는 목사 안수를 받으면서 신학을 팠죠. 그리고 선교사 파송하기 전에는 40일간 금식을 했습니다. 그 40일간 금식을 아무나 하나요. 본인이 체력이 강하다고 해도 그게 쉽지가 않잖아요. 집념이 강한 게 맞아요. Q. 그렇게 강한 집념을 가진 분이니, 아주 힘든 상황 속에서도 버티고 계실 거라고 보시는 거죠? A. 그렇죠. 그런 면에서는 아무래도 힘든 상황을 버티는데 조금 나을 수는 있지만, 동생도 뭐 이제 60이 넘어가니까... 동생이 64년 1월생이라 석 달 뒤면 환갑이에요. 그러니까 또 모르지. 나이 먹으니까, 건강할 때 버티는 거하고 다를 수는 있겠죠. 김정욱 선교사가 지난 2008년 중국 단둥 선교 활동에 사용하기 위한 물품에 손을 얹고 사진을 찍고 있다. (김정욱 선교사 가족 제공) Q. 박근혜 정부와 문재인 정부, 현 윤석열 정부에 이르기까지 역대 정부가 아예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렇다 할 성과를 낸 적도 없었습니다. 반면 미국은 오바마 행정부든 트럼프 행정부든, 북한과의 관계가 나쁠 대로 나빠진 상황에서도 억류됐던 자국민을 구출해 냈어요. 물론 근본 원인은 북한에 있습니다만, 그 대조적인 모습을 보며 만감이 교차하셨을 것 같아요. A. 그렇죠. 박근혜 정부 때는 일단 동생이 붙잡힌 데다 남북대화가 막혀 있었으니까 '이제 큰일 났다' 하는 생각이 더 컸죠. 그래서 정부에다 내가 빨리 힘써서 어떻게 좀 해봐달라고 요청해도 그게 보이지가 않았죠. 그다음 문재인 정부 때는 남북 정상회담도 하고 대화 분위기가 무르익으니까 기대를 한 측면이 있는데, 결과적으로 그 기대가 무너지고 사라져 버리게 됐어요. 지금 정부는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제 EU 대표단 분들도 만났는데, 그런 것도 만약 정부에서 힘을 안 실어줬다면 불가능했겠죠. 다만 역대 어느 정부를 막론하고, 미국이라든가 캐나다라든가 억류자를 석방한 다른 나라들을 보면 그 국가들의 힘, 그 인권을 생각하는 국력이 우리와도 차이가 있어 보입니다. 그건 다른 분들도 다 인식을 하더라고요. 헌법에 명시된 국민을 보호할 국가의 책무가 분명히 있는데, 그걸 또 다른 정치적인 부분들에 의해 밑으로 내려버리면, 힘을 싣기가 어려워지겠죠. 물론 정치라는 게 꼭 제 동생만을 위해서 하는 건 아니고, 국민을 위해서, 전체적인 그림을 보면서, 여러 관계를 위해서 하는 것이긴 합니다. 그래도 제가 봤을 때는 남북 관계의 뒤에서 풀어갈 수 있는 부분들은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임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자국민 3명을 북한에서 풀어줄 때, 미국도 지금 우리 상황보다 더 위험한 단계까지 갔습니다. 북한과 미국이 서로 핵무기를 금방이라도 꺼낼 듯한 단계로 갔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상회담 전에 3명이 풀려났죠. 그 험한 막말이 오가면서도 미국은 국무장관이 가서 비행기에 태워서 3명을 석방했어요. 그래서 그런 걸 봤을 때는 정치적으로 그분들이 북한에 어떤 마음을 갖고 하느냐에 따라서 풀려날 수도 있겠다고 생각합니다. Q. 석 달 뒤 환갑을 맞는 동생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 있으실까요. A. 그간 힘들게 지냈다고 하더라도, 어떻게든 인내하고 견뎌줬으면 좋겠습니다. 가족들이든 친척들이든 교회에서든, 또 지금은 정부도, 언론도, 전 세계적으로 힘을 싣고 있는 상황이니까, 좀 더 힘내서 견뎌줬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동생은 또 하나님의 말씀, 하나님의 생각이라고 하면 더 깊이 와닿으리라 생각하기 때문에 '하나님이 함께하면서, 하나님의 때를 향해서도 가고 있다'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아무리 힘들어도 좌절하지 말고, 신앙적으로 잘 버티리라 믿고. 그때가 되면 만나서 같이 예배드린다거나, 맛있는 것도 같이 먹고, 뭐든지 동생 하고 싶은 대로 해주고 싶습니다. 그 마음이 꽉 차 있다는 걸 동생이 알아줬으면 좋겠어요. 억류된 국민의 송환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 북한은 그동안 미국이나 캐나다 등 다른 국가들과 달리 유독 한국에는 억류자 문제에 있어 협상의 여지를 주지 않아 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어떻게 이 문제를 풀어갈 수 있을까요? 국내 여러 전문가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들을 모색해 왔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한국판 프라이카우프'입니다. 반인권적 상황에 놓인 정치범에게 자유를 되찾아주기 위해서 불가피한 조치로 추진됐던 독일의 '정치범 자유 거래(Freikauf politischer Häftlinge 혹은 Häftlingsfreikauf)'를 한국형으로 적용해 볼 필요가 있다는 제언입니다. 서독은 프라이카우프를 통해 지난 1963년부터 1989년 베를린장벽이 무너진 직후까지 동독에 대가를 지불하고 동독 정치범 3만 1천755명을 석방해 서독으로 데려왔습니다. 이와 관련한 연구를 해온 손기웅 한국평화협력연구원장은 <더 스피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 상황에서 억류자 문제를 해결하려면 결국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 맞다"며 여전히 한국형 프라이카우프가 해법으로 통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이 방법조차도 야권의 동의를 구하는 등 정치적 합의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 방법 외에도 지속적으로 거론되는 방안에는 미국처럼 스웨덴 등 제3국, 이른바 '이익보호국'의 도움을 받아 영사 접견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제언도 있습니다. 또, 북한으로 가길 원하는 비전향 장기수 등과 억류자를 맞교환하는 방안도 제기돼 왔습니다. 물론 우려할 부분이 없지 않습니다. 북한이 워낙 촘촘한 대북 제재를 받고 있어 자칫 북한에 건네는 '대가'가 제재를 위반할 소지가 있을 수 있고, 국제법상 한국이 제3국을 이익보호국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도 분명하지 않습니다. 비전향 장기수 북송의 경우 국가보안법 등에 저촉될 여지마저 있기 때문에 선제적이고 면밀한 법적 검토가 필수적입니다. 케네스 배 선교사는 억류 당시 그의 앞으로 전달된 생면부지의 타인들에게 받은 숱한 편지를 열어보며 석방의 희망, 삶의 희망을 놓지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의 신념이 아무리 굳건했어도 육체적, 심리적 고통에 언제라도 무너질 수 있었다며, 그가 석방될 수 있었던 것은 많은 이들이 자신을 기억하고 노력해 준 덕분이었다고 했습니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 삶의 희망이 꺼져가고 있을지 모를 6명의 억류 국민들에게 '법적 흠결 없는 방법론'만큼이나 절실한 것은, 그들이 세상에서 잊히지 않았고, 그들을 안전하게 송환하는 게 국가의 당연한 책무라는 것을 우리가 잊지 않았다는 사실일지도 모릅니다.
'딥한 백브리핑 : 딥빽', 복잡한 국제 이슈를 김혜영 기자가 쉽고도 깊이 있게 설명해드립니다. 이란, 이스라엘에 180여 발 미사일 현지시각 1일 저녁 이스라엘로 180여 발의 이란 미사일이 날아들었습니다.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북부 항구도시 하이파까지 사실상 이스라엘 전역이 공습 대상이었습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에서 이스라엘 공격으로 숨진 하마스 지도자 하니예와 헤즈볼라 지도자 나스랄라 등에 대한 보복이었다며, 자신들의 공격임을 확인했습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사일 90%가 목표물에 명중했다고 주장했지만, 이스라엘군은 미사일 대부분을 요격했고, 중부와 남부 지역에 일부가 떨어졌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 당국에 따르면, 이스라엘 내에선 2명이 경상을 입은 걸로 파악됐습니다. 이란의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총리는 즉각 보복을 공언했습니다. 베냐민 네타냐후ㅣ이스라엘 총리 오늘 밤 이란은 큰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대가를 치르게 될 것입니다. 누구든 우리를 공격하면 우리도 그들을 공격합니다. 일각에선 이란의 이번 공격이 오히려 이스라엘에 보복 명분을 줬다는 점에서 네타냐후 총리가 내심 반기는 측면도 있을 거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그 배경은 무엇일까요? 이란과 '직접 담판' 노리던 이스라엘? 이 중동 전쟁의 판은 이스라엘이 끌고 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이 더 이상 하마스나 헤즈볼라, 후티 반군과 같은 대리 세력 뒤에 숨지 않고, 직접 링 위에 오르기를 바란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박현도ㅣ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직접 이란과 한 판 붙고 싶은 게 이스라엘의 입장인데, 이스라엘은 앞으로도 (이란의) 대리 세력과의 전쟁을 통해서 국력을 소진하고 싶은 마음이 없는 거죠. 모아멘 구다 (Moamen Gouda)ㅣ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저는 이스라엘이 앞으로 몇 주 안에 이란을 링에 끌어들이거나, 적어도 이란의 영향력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촉발된 이 중동 전쟁을, '이스라엘 대 하마스', 또는 '이스라엘 대 헤즈볼라가' 아니라 '이스라엘 대 이란'의 전쟁이라고 보고, 이란이라는 '저항의 축 핵심'을 무력화하기를 단단히 벼르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의 이스라엘 본토 공격은, 당연히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란 보복 공격의 빌미를 건넨 것이고, 네타냐후 총리로선 이를 계기로 더더욱 이란과 직접 담판에 나서려 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박현도ㅣ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이번 기회에 이란의 지원을 완전히 끊어서 이란이 아랍 지역에서 지금 구가하고 있는 영향력을 절단을 내야지만 새로운 중동 질서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을 하는 겁니다. 이스라엘은 이란이 반드시 핵무기를 만들 것이라는 종교적인 믿음을 가지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화근을 제거하고 싶은 게 네타냐후의 꿈이었어요. 2018년에 폭스뉴스하고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을 위협하는 세 가지 요소를 얘기할 때 그 세 가지가 이란, 이란, 이란이라고 그랬거든요. 이스라엘에 말려들지 않으려면 '참아야만 하는' 이란? 물론 이란 정권도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들을 링 위에 끌어들이려 계속 '도발' 중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을 무력화시킬 타이밍을 벼르고 있고, 자칫 이란이 네타냐후 총리의 전략에 말려든다면 잃는 게 훨씬 많기 때문에, 이란 정권은 그간 자신들이 직접 이스라엘과 충돌하는 그림은 가급적 피해 왔습니다. 그리고 대리 세력을 앞세워 왔습니다. 브랜든 아이브스 (Brandon Ives)ㅣ서울대 외교학과 부교수 이란은 직접적인 갈등을 원하지 않는 듯합니다. 이란은 기본적으로 대리 세력에 의해 수행되는 이스라엘과의 소규모이지만 지속적인 갈등을 원합니다. 이제는 그 전략은 무너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주요 목표가 이스라엘을 향해 있기 때문입니다. 비록 이란이 지난 4월에 사상 처음으로 자신들이 직접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하는 일이 있었고, 또 10월 들어 다시 본토 공격에 나선 상황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란 정권으로선 자신들의 '최선의 전략', 즉 대리 세력 뒤에서 갈등을 추구하는 전략을 포기하고 싶지 않을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이란의 경제 등 내부 사정도 매우 악화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모아멘 구다 (Moamen Gouda)ㅣ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 이란 내부에서도 이란 현 정권에 대한 큰 반대가 있습니다. 이란 국민들은 매우 나쁜 여건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들은 많은 문제, 경제적인 문제를 겪고 있으며, 소득도 매우 낮습니다. 브랜든 아이브스 (Brandon Ives)ㅣ서울대 외교학과 부교수 (이란은) 많은 내부 갈등을 겪고 있습니다. 정부를 표적으로 삼는 여러 무장 단체도 있습니다. 1년 반 전에 일어난 (히잡) 시위가 있고, 경제적으로 국가는 제재와 일반적인 경제 관리 부실로 인해 상당한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이란의 속내가 복잡한 이유 ① 군사적 부담 물론 이란의 후속 대응은 이스라엘의 보복 여부와 그 수위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이란군이 이스라엘을 겨냥해 효과적으로 공격한다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스라엘이 현재 미군의 지원을 비롯한 압도적 군사 우위를 갖고 있는 데다, 현재 네타냐후 총리의 '독주'나 다름없는 대대적인 공격을 아무도 막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이란으로선 이스라엘을 설령 효과적으로 공격을 한다고 해도, 그 몇 배 이상의 잔혹한 보복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인 것입니다. 박현도ㅣ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이란이 이스라엘에 때릴 수 있는 수단이라는 게 미사일밖에 없어요. 공군기가 가서 때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최첨단 방공망도 지금 제대로 준비가 돼 있지 않고 그래서 만약에 이스라엘에 맞대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적어도 러시아로부터 받기로 한 Su-35 이게 들어와야지만 가능한 얘기예요. (최근 공격은) 이란을 방문하고 있던 러시아 총리가 있는데 러시아와 교감이 있었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해요. 그렇지 않고서는 공격을 하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봅니다. 이란의 속내가 복잡한 이유 ② '제재 해제'에 불똥?... 내부 권력 지형도 변수 게다가 이란으로선 민생과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자신들을 옥죄고 있는 경제 제재를 풀어야 하는데, 이스라엘과 서로 직접적인 공세 수위를 높이는 상황은 이 경제 제재를 푸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제재를 풀려면, 미국 등 서방과의 과거 '이란 핵합의(JCPOA)'의 협상 재개, 즉 미국 등 서방과 '대화'를 해야 하는데, 이스라엘과 전쟁이 격화되는 것은 그 대화의 시기를 늦추는 건 물론이고 자칫 그 대화의 동력 자체를 잃게 만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 유엔 총회에 나서서 서방과의 대화 가능성을 시사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대표적인 온건파인데, 전쟁이 격화되면 이런 온건파 대신, 이란 혁명수비대와 같은 강경파가 내부적으로 더욱 힘을 더 갖게 될 개연성이 높습니다. 그렇게 되면, 대화로서 제재 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온건파보다 강경파의 강공 드라이브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큰 만큼 중동 정세의 불안정성도 더 커질 수 있습니다. 브랜든 아이브스 (Brandon Ives)ㅣ서울대 외교학부 부교수 이란의 강경파가 이란 내부 정치에서 우위를 점하게 되면 이란의 보다 직접적인 대응을 볼 수도 있습니다. 네타냐후 총리가 꺼내든 '두 개의 지도' 앞서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는 유엔 총회에서 두 개의 지도를 꺼내 보였습니다. 하나는 이른바 "축복"이라고 명명한, 인도에서 아라비안 반도, 특히 아랍에미리트(UAE)와 사우디아라비아를 거쳐 유럽으로 이어지는 무역 통로를 그린 지도이고, 다른 하나는 이른바 "저주"라고 이름 붙인, 이란과 레바논, 시리아, 이라크 등이 검게 칠해진 지도였습니다. 그런데 두 지도 모두 팔레스타인 영토인 서안지구와 가자지구를 이스라엘의 영토로 표기했습니다. 박현도ㅣ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네타냐후가 가지고 나온 지도에서 팔레스타인은 흔적도 없습니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팔레스타인 사람들 다 몰아내기는 쉽지는 않은데, 팔레스타인 문제를 사우디에게 맡길 겁니다. 자기네들은 그 대신 '두 국가 해법' 얘기는 하지 않겠다. 이스라엘이 그리는 그림은 바로 축복의 지도와 같은 걸 만들 거고... 이 두 지도가 네타냐후 총리의 지향점과 현실 인식을 각각 반영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는데, 네타냐후 총리의 강공 드라이브가 계속된다면 중동 정세는 당분간 계속 불안정할 수밖에 없는 만큼 앞으로도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딥한 백브리핑 : 딥빽', 복잡한 국제 이슈를 김혜영 기자가 쉽고도 깊이 있게 설명해드립니다. 베냐민 네타냐후ㅣ이스라엘 총리 (지난 25일) 북부 지역 주민들이 집으로 돌아갈 때까지 적에 대한 공격을 멈추지 않겠다고 약속합니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공습에 헤즈볼라가 반격에 나서면서 양측의 충돌이 격화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25일 헤즈볼라의 모사드 본부 겨냥 미사일 공격을 막아낸 후, 레바논 동부 베카밸리, 남부 접경지 등의 헤즈볼라 거점을 향해 강도 높은 폭격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외곽 다히예 지역의 아파트 건물에 전투기로 미사일을 쏴 헤즈볼라의 드론 지휘관(무함마드 후세인 사루르)을 살해했는데,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레바논 접경지인 이스라엘 북부 지역 부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지상군 투입을 시사하는 듯한 의미심장한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헤르지 할레비ㅣ이스라엘군 참모총장 (지난 25일) (공습은) 여러분이 진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헤즈볼라를 약화하기 위한 겁니다. 전쟁이 더 커질 거라는 우려에 미국, 프랑스, EU 등 서방과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등은 21일간의 임시 휴전을 제안했습니다. 유대인들의 설날인 '로쉬 하샤나'가 올해는 10월 2일부터 시작되는데, 이를 계기로 일단 잠깐 교전을 멈추고 그 기간 정식 휴전안을 마련하자고 한 겁니다. 하지만,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모두 물러설 기미를 보이질 않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총리실이 휴전 가능성을 일축하긴 했지만 설령 휴전안이 타결된다 하더라도, 이번 중동 전쟁이 곧 끝난다고 보긴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네타냐후 총리가 전쟁을 지속해야 하는 '명분' 지금의 중동 전쟁의 판은 이스라엘이 끌고 가고 있는데,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의 입장에서는 계속 몰아붙일 명분이 남아 있습니다. 이 중동 전쟁을 촉발한,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약 1,200명이 사망하고 최소 250명이 인질로 끌려간 사건이 이스라엘의 국가 안보에 치명타를 줬기 때문에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로선 아직 생사는 불분명하지만 가자지구에 남아있는 인질들을 (※ 이스라엘 관리에 따르면, 최소 97명의 인질 가운데 최소 33명이 숨진 걸로 추정) 돌아오게 하고, 또 하마스를 비롯한 위협 세력들이 함부로 추가 공격을 할 수 없도록 자신들의 억지력 회복을 목표로 삼고 계속 공세에 나선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인남식ㅣ국립외교원 교수 네타냐후 입장에서는 (10월 7일의 안보 실패) 그거를 면피할 만한 몇 가지 조건들이 충족돼야 되는 거죠. 인질들 돌아오는 모습이 보여져야 되고 하마스 군사 지도자들이 죽거나 아니면 체포되는 모습을 보여주면 이제 그때는 '봐라, 내가 강경하게 1년 넘게 버텼더니 이런 일들이 벌어졌다', 그리고 '헤즈볼라도 이렇게 우리가 많이 무력화 시켜놨다', '나 말고 다른 지도자를 또 뽑을 거냐', 이제 이런 게임을 하려고 하는 거겠죠. 모아멘 구다ㅣ한국외대 교수 많은 사람들이 헤즈볼라가 2023년 10월부터 지금까지 이스라엘에 8,800발의 로켓을 발사했다는 사실을 모릅니다. 저는 네타냐후나 이스라엘 정책 입안자들이 '우리가 이스라엘을 완전히 보호하고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다'고 말할 때까지 이 중동 전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이스라엘의 헤즈볼라를 겨냥한 대대적 공격도 이런 맥락에서, 즉 궤멸 직전에 몰린 하마스의 생존과 재건을 도우려는 헤즈볼라의 의도를 저지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옵니다.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는 그동안 하마스가 내건 조건에 따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휴전한다면 자신들도 이스라엘 북부 공격을 멈출 것이라고 강조해 왔지만, 이스라엘이 하마스의 제안에 따른 휴전에 응한다면, 예를 들어 이스라엘군이 필라델피 회랑에서 철수한다면 사실상 하마스의 재건을 가능하게 한다고 보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겁니다. 성일광ㅣ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필라데피 회랑에 이스라엘은 계속해서 이스라엘군을 주둔을 하겠다는 거고 가자지구 북부와 남부를 나누는 넷자림 회랑을 또 만들어서 하마스 무장 세력을 잡아내겠다라는 것이 지금 이스라엘의 주장인데 하마스는 계속 반대를 해왔고... 그래서 이것 역시도 휴전도 이루어지더라도 그것이 종전으로 이어지기는 힘들지 않을까 저는 이제 그렇게 보는 것이죠. 이 때문에, 지금 격화하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쟁이 잠시 멈춘다 해도, 근본적으로 가자지구에서의 휴전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중동 전쟁의 종식은 요원할 수밖에 없습니다. 성일광ㅣ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1년 동안 풀지 못한 문제를 21일 동안 풀 수 있겠냐는 거죠. 그래서 설사 일시 휴전이 되더라도 21일 동안 중요한 문제를 풀지 못하면 전쟁은 재개될 것이고 그러면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것이죠. "하마스·헤즈볼라, 가만둬선 안 돼"...점차 커지는 여론? 최근 이스라엘의 여론도 눈에 띕니다. 하마스에 붙잡힌 일부 인질 가족들은 여전히 가자에 대한 공격보다는 인질 석방 협상에 전향적으로 나서는 게 우선이라는 입장인 데다 야권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도 열리고 있습니다만, 최근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를 향한 공격 수위를 높이면서 네타냐후가 이끄는 집권 리쿠드당의 지지율이 반등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여론은 네타냐후 총리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습니다. 인남식ㅣ국립외교원 교수 네타냐후 개인은 작년 10월 7일에 하마스의 기습을 막지 못했다고 하는 책임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에 개인 지지율은 낮지만, 이렇게 전쟁이 계속되고, 하마스·헤즈볼라한테 이스라엘이 당하면서 이스라엘 유권자들의 일반적인 성정은 굉장히 보수화가 됐어요. 하마스와 헤즈볼라 그냥 놔두면 안 된다는 숫자가 과거에는 30%였다면 지금 거의 50% 가까이 왔거든요. 이거는 네타냐후가 지향하는 점이에요. 전쟁 종식과 '정치생명'의 상관관계 네타냐후 총리로서는 중동 전쟁이 끝나게 되면, 지난해 10월 7일 국가 안보가 뚫려버린 데 대한 국가 통수권자로서의 책임을 지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에 그가 스스로 정치생명을 연장하려 한다면 지금 당장 전쟁을 중단할 리가 만무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인남식ㅣ국립외교원 교수 지금으로선 휴전하는 게 본인의 정치적인 생명을 놓고 보면 합리적인 게 아니에요. 2017년에 트럼프와 네타냐후가 보여주었던 긴밀한 관계를 복원하면서 굉장히 이스라엘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협상을 끌고 가려고 할 거고, 그러면 네타냐후도 자기의 정치적 생명이 조금 더 연장될 거라고 하는 확신 하에 조금 유연하게 갈 가능성이 있고요. 해리스가 당선될 경우에는 어쩌면 수동적이면서도 공세적인 모드를 취하겠죠. 특히, 차기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는지에 따라 미국의 중동 문제 접근법이 어느 정도는 달라질 걸로 보이는데, 네타냐후 총리는 과거 재임 시절 자신에게 힘을 실어줬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갈구하고 있고, 최소 미 대선 전까지는 이런 강공 모드를 유지하려 할 개연성이 커 보입니다. 장지향ㅣ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 네타냐후와 네타냐후 주변에 있는 이스라엘 내 극우 정치인들은 미국의 바이든 민주당 정부와 굉장히 사이가 안 좋습니다. 두 국가 관계 역사상 처음일 텐데요.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 백악관에 공식적으로 초청을 단 한 번도 받지를 못했어요. 적어도 11월 초(미 대선)까지는 어떤 식으로든 시간을 벌어보려고 하는 것이 네타냐후의 개인적인 계산이 아닐까 싶습니다. 모아멘 구다ㅣ한국외대 교수 10월 7일에 일어난 일, 안보 실패에 대해서 해명해야 할 질문이 많기 때문에 멈출 수 없다는 것도 알고 있죠. 그는 '이스라엘을 그 어느 때보다 더 안전하게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멈추고 싶지 않을 것입니다. 왜 그들은 '항복'하지 않나 이 대목에서 이런 궁금증이 드시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이스라엘이 좌지우지하는 판이라면, 이란과 이란 대리 세력으로 불리는 하마스, 헤즈볼라, 후티 반군 등이 백기를 들고 항복을 하면 전쟁이 빨리 끝나는 것 아닌가, 하는 궁금증 말입니다. 특히 하마스가 터를 잡은 가자지구의 경우 지난해 10월 7일 이후 현재까지 최소 4만 1,534명이 숨지고, 최소 9만 6,092명이 다친 걸로 집계되고, 헤즈볼라가 터를 잡은 레바논의 경우 지난해 10월 이후 최소 1,540명이 숨지고, 5,410명이 다친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차피 그들이 이스라엘의 압도적 우위의 전력을 이길 수 없다면, 둘 다 빨리 항복하고 더 이상 이스라엘을 위협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게 그들에게도 좋은 것 아닌가? 이런 생각도 드실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란과 하마스, 헤즈볼라 등이 휴전을 원한다고 해도 현재로선 협상 조건이 맞지 않아서 쉽지 않은 상황인데, 그렇다고 대놓고 이스라엘에 굴복하는 모습을 보이는 건 '자기 부정'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사실상 불가능한 일로 보고 있습니다. 그들에겐 역사적으로도 길고 긴 '악연'이 있는데, 자신들이 먼저 이스라엘에 무릎을 꿇는 모습을 보이면서까지 전쟁을 멈출 정치적 명분이 없다는 겁니다. 장지향ㅣ아산정책연구원 중동센터장 이란은 1979년도에 이란 이슬람 혁명으로 탄생한 나라인데 이란 이슬람 공화국의 국시는 큰 사탄인 미국, 작은 사탄인 이스라엘을 역내에서 몰아내는 것이에요. 헤즈볼라가 탄생한 계기도 레바논 내전이었거든요. 레바논 내전이 왜 시작이 됐느냐 하면 당시는 테러 조직이었던 PLO 팔레스타인 해방기구가 레바논으로 도망을 갔더니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침공을 했어요. 이 PLO를 잡겠다는 이유로. 그러니 헤즈볼라도 이란과 마찬가지로 가장 큰 적은 미국과 이스라엘이죠. 하마스 역시 1980년도에 팔레스타인의 가자지구에서 조직된 단체인데, 요르단강에서 지중해까지 존재하고 있는 이스라엘을 그 땅에서 몰아내는 것이 하마스의 목표다, 라고 하마스의 헌장에 나와 있어요. 그러니까 하마스의 탄생 자체가 이스라엘을 몰아내기 위해 시작이 된 거죠. 모아멘 구다ㅣ한국외대 교수 불행히도 하마스, 이란, 헤즈볼라의 이념은 모두 '(종교적) 교리'에 관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 교리는 순교자가 되거나, 지하디스트가 되는 것 등에 관한 것입니다. 그래서 많은 경우, 이것이 그들의 합리적 사고, 전략적 게임을 마비시킵니다. 그들은 단지 입으로만 큰소리칠 뿐, 말한 것을 실천하지 못합니다. 이로 인해 그들은 아랍인들 사이에서, 수니파 사이에서, 심지어 시리아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매우 나쁜 상황에 처하게 됐습니다. 중재국 노력도, 안보리 등 국제사회 노력도 '제동' 이렇게 전쟁 당사자들이 모두 물러서지 않다 보니, 중재를 하려고 중동에만 10번 날아간 미 블링컨 국무장관 등 미국, 카타르, 이집트 등 중재국들의 노력도 통하기가 어려운 구조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전쟁을 조속히 끝내는 데 역할을 할 수 있는 유엔 안보리 등 국제사회의 제동이 잘 먹히지 않는 점도 중동 전쟁이 계속 지속되는 하나의 중요한 배경입니다. 유엔 안보리가 중동 전쟁 상황과 관련해 채택한 결의안은 총 4건인데, 지금까지 크게 유의미한 성과를 낸 건 없었습니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해 11월 가자지구에서의 교전 중단과 구호물품 운송 통로 확보, 그리고 인질 석방 등의 내용을 촉구했고, 지난해 12월에는 가자지구의 인도주의 위기에 대한 지원을 늘릴 것을 요구했으며, 올해 3월에는 라마단 기간 휴전, 그리고 지속 가능한 휴전, 인질 석방을, 올해 6월에도 인질 석방과 휴전 협정 수락을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상임이사국 간 진영 갈등이 심해진 상황 속에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국제형사재판소의 체포영장 청구, 그 결말은 국제형사재판소(ICC)가 하마스 지도부와 이스라엘 전시내각 인사들에 대한 체포 영장을 청구한 소식을 듣고서 '그것도 하나의 변수가 될 수 있었던 것 아니냐'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텐데요. 국제형사재판소는 설립 근거인 로마 규정에 근거해서, 제노사이드(집단살해죄)와 인도에 반한 죄, 전쟁 범죄, 침략 범죄에 대해 관할권을 행사하는 사법기관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당연히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이미 국제형사재판소는 지난 5월에 하마스 지도자인 야히아 신와르, 모하메드 데이프, 그리고 이스마일 하니예(최근 사망)는 물론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와 갈란트 국방장관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을 청구한 상태입니다. 통상적인 수사, 재판 절차를 말씀드리자면, 국제형사재판소는 범죄를 저지른 개인, 즉 범죄 혐의자가 특정되면 체포영장을 전심 재판부에 청구합니다. 이후 체포영장이 발부돼 신병을 확보하게 되면, 그 이후에는 공소사실 확인 심리를 거쳐 1심 재판과 항소심 재판을 하게 됩니다. 국제형사재판소는 하마스 지도자 3명에 대해서는 살인, 인질 납치, 강간 및 기타 성폭력, 고문 등 8개의 혐의를, 네타냐후 총리와 갈란트 장관에게는 민간인 기아 유발과 살인, 민간인에 대한 고의적 공격 등 7개의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한계들은 있습니다. 전쟁이 끝난 이후에야 제대로 된 수사와 기소가 가능하기 때문에 그간 국제형사재판소의 수사와 재판 과정 자체가 오랜 시간이 걸려 왔고, 처벌 수위도 혐의의 중대성에 비춰 상대적으로 낮다는 지적을 받아왔습니다. 또 국제형사재판소는 범죄인 신병을 확보할 수 있는 별도의 군이나 경찰 조직이 없기 때문에 당사국(가입국) 정부들의 협조가 필수인 점도 한계입니다. 앞서 몽골에 간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국제형사재판소의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였음에도 체포가 되지 않았듯이, 이번 중동전쟁 관련 범죄 혐의자들에 대해 체포영장이 발부된다고 하더라도 실제 체포가 될 수 있을지, 되더라도 조속히 가능할지 등은 불분명합니다. 하지만, 여러 현실적 지적들에도 불구하고 2020년 이례적으로 미군 전쟁범죄에 대한 수사 개시 결정이 이뤄지는 등 조금씩 변화하는 데다, 국제형사재판소가 발부하는 체포영장엔 시효가 없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상황은 지켜봐야 한다, 이런 목소리도 나옵니다. 네타냐후의 다음 선택은 모아멘 구다ㅣ한국외대 교수 네타냐후 총리가 언급했듯이, 이스라엘은 중동을 정치적, 전략적으로 재편하고 있습니다. 그는 처음부터 이스라엘이 다가오는 어떤 공격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누구도, 그 어느 나라도 이스라엘을 상대로 나아가지 못하는 걸 보고 있습니다. 인남식ㅣ국립외교원 교수 결국은 지도자들의 결단이 필요한데, 핵심적인 결단을 해야 될 지도자는 네타냐후인데 면피용 성과를 보여줘야 된다면 (하마스의) 핵심 인사들에 대한 검속이나 사살, 그리고 인질들 중에 다수가 생환돼야 하는 몇 가지 조건들이 있겠죠. 조건이 충족이 안 되면 이대로 그냥 갈 것 같아요. '만성적 분쟁 상태', '준전시 상태'로 몇 달 더 갈 것 같아요. 결국 이번 중동 전쟁의 판을 잡고 있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언제까지 강공 드라이브를 이어가느냐가 가장 큰 변수일 수밖에 없는데, 적어도 지금까지는 이스라엘은 물론 하마스, 헤즈볼라, 이란도 물러서지 않는 양상이어서 당분간 정세는 불안정할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딥한 백브리핑 : 딥빽', 복잡한 국제 이슈를 김혜영 기자가 쉽고도 깊이 있게 설명해드립니다. 네타냐후ㅣ이스라엘 총리 (지난 19일) 전에도 말했지만, 우리는 (레바논 접경지인) 북쪽의 주민들을 안전하게 집으로 돌려보낼 것이며, 그것이 바로 우리가 할 일입니다. 이스라엘군이 최근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한 공세 수위를 대폭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헤즈볼라 조직원들을 겨냥한 무전기와 무선호출기 공격으로 이틀간 최소 37명의 사망자, 4천여 명의 부상자를 낸 데 이어, 레바논 남부 일대 목표물 100여 곳을 공습했고,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도 표적 공격해 특수작전 부대 라드완의 지휘관을 제거했습니다. 레바논 전역에서 현지시각 23일 약 650차례의 공습을 강행해, 헤즈볼라 시설 1천600개 이상을 타격했는데,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현지시각 24일 기준 어린이 50명을 포함해 최소 569명이 숨지고, 1천835명이 다친 걸로 집계됐습니다. 24일에는 베이루트를 정밀 공격해 헤즈볼라의 미사일·로켓 부대 사령관을 살해한 것을 포함해 레바논 남부 등 곳곳의 헤즈볼라 시설 1천500개를 타격했으며 2천 개의 무기를 투하했다고 이스라엘군이 밝혔습니다. 이 일련의 사건은 불과 일주일 만에 일어났습니다. 다니엘 하가리ㅣ이스라엘군 (IDF) 대변인 (지난 21일) 오늘 우리는 매일 발사를 계획한 책임자인 이브라힘 아킬과 라드완 군대의 최고 사령관들을 공격했는데, 약 10명의 사령관이 사망했습니다. 헤즈볼라도 22일 오전 100발이 넘는 로켓과 자폭 드론을 날려 보낸 데 이어, 24일에는 300기 이상의 로켓을 발사하며 맞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25일에는 지난해 10월 7일 가자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를 겨냥해 공격했습니다. 헤즈볼라는 "오전 6시 30분 텔아비브 외곽에 있는 모사드(이스라엘 해외 정보기관) 본부를 겨냥해 카데르-1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지대지 미사일을 방공 시스템으로 요격했으며, 피해나 사상자에 대한 보고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의 무력 도발로 인해 1년 가까이 피란 중인 북부 지역 주민 6만여 명이 안전하게 집에 오게 하는 게 전쟁 목표라면서도, 이를 위해서라면 지상전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사실상 전면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전쟁 전망, 전문가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레바논, 2006년 전쟁 이후 최악의 상황" 일단 현재까지만 놓고 보면, 레바논이 2006년 전쟁 이후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 23일 단 하루의 폭격으로 발생한 레바논 사망자 수는 지난 2006년 이스라엘-헤즈볼라 간 2차 레바논 전쟁 당시 레바논 측 사망자 수 추정치 (1천191명)의 절반에 육박합니다. 하산 나스랄라ㅣ헤즈볼라 최고지도자 (지난 19일) 적군은 이 작전에서 모든 규칙, 법을 어기고 레드라인을 넘었습니다. 도덕적으로나 인도적으로나 법적으로나 전혀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헤즈볼라는 당초 "확전 방지"라던 입장과 달리, "모든 군사적 가능성에 맞설 준비가 돼 있다"고 한 만큼 지상전을 피하진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다만, 이러한 공언을 실제 실행에 옮긴다면, 이스라엘이 압도적 군사 우위를 토대로 대대적인 보복에 나설 게 자명한 만큼, 헤즈볼라로선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전면전 가더라도 5차 중동전쟁 가능성은 어렵다? 저희에게 자문해 준 전문가들은 당분간 중동 정세의 긴장감이 높아질 수 있지만, 일각에서 제기하는 5차 중동전쟁으로까지 확전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압도적 우위의 전력을 보유한 상태에서, 헤즈볼라의 지도부마저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현재 판세는 이스라엘에 훨씬 유리한 구도라고 판단하는 겁니다. 인남식ㅣ국립외교원 교수 헤즈볼라는 제가 보기엔 지금 많이 타격을 입었어요. (23일 기준) 7명의 지하드 카운슬 위원들 중에 5명이 죽었거든요. 군사 조직으로 놓고 보면 사령관 7명 중에 5명이 날아가 버린 상황이면 기본적으로 지금 약간 공포심이 있을 거예요. 삐삐가 터지고 워키토키가 터지고 갑자기 하마스 지도자는 테헤란의 심장부 이란 혁명수비대 안가에서 죽잖아요. 보복 전에 이스라엘의 선제 공격으로 당할 가능성을 이번에 너무 절실하게 느꼈기 때문에 사기도 많이 떨어져 있을 거고 보복을 공언하지만 쉽지는 않을 거예요. 5차 중동전쟁은 아직은 그런 징후까지는 예단하기는 이른 것 같아요. 게다가 헤즈볼라 조직 내부의 정보를 훤히 꿰고 공격에 활용한 이스라엘 당국의 첩보 능력도 헤즈볼라로선 상당한 압박일 수밖에 없습니다. 성일광ㅣ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대우교수 지금보다 훨씬 더 강도 높게 (이스라엘이) 타격을 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레바논의) 베이루트 주민들은 엄청난 피해를 입을 것이고, 헤즈볼라로서는 이제 정당성을 잃을 수 있죠. (중략)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지도자들만 암살을 했지, 기관 시설은 아직 그대로 다 있잖아요. 근데 2006년 같은 경우는 그거 다 부쉈단 말이죠. (중략) 결국 헤즈볼라의 대응 수위에 따라서 이스라엘의 대응 수위도 달라질 것이다. '헤즈볼라 뒷배' 이란의 선 긋기? 전문가들은 헤즈볼라를 지원하는 이란 지도부의 움직임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란의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유엔 총회가 열리는 미국 뉴욕까지 가서 "우리는 자신의 권리와 자신을 방어하는 모든 그룹을 지킬 것"이라면서도 "우리는 평화롭게 살고 싶다", "이 지역의 불안정을 야기하는 원인이 되고 싶지 않다", "이스라엘이 기꺼이 그렇게 한다면 우리는 모든 무기를 내려놓을 용의가 있다"고 했습니다. 물론 그는 이스라엘을 비판하기는 했지만, 직접적인 보복이나 위협 등 선을 넘는 발언을 하지 않았고, 과거 다른 이란 대통령들의 적대적인 발언들에 비하면 온건한 축에 속했습니다. 게다가 이란 대통령은 미국의 탈퇴로 폐기됐던 '이란 핵 합의(JCPOA)'의 복원 협상에 나설 준비가 됐고, 여러 장애물을 극복하면 다른 현안에 대한 대화도 뒤따를 수 있을 것이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선 그냥 말뿐일 거란 지적도 있긴 합니다만, 이란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전향적인 메시지를 낸 것 자체가 사태가 더 악화되길 원치 않는 이란의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 것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모아멘 구다ㅣ한국외대 교수 헤즈볼라가 이스라엘로부터 매서운 공격을 받고 있는데 이란 대통령은 지금 미국에 있습니다. 이란이 헤즈볼라를 지지할 거라는 예상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란이 그저 미 대선이 끝날 때까지 시간을 더 벌기 위해 헤즈볼라를 희생시키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란 대통령의 연설을 들어보더라도 그들의 메시지는 모두 이란의 핵 원자로에 관한 것입니다. 헤즈볼라에 관한 것이 아닙니다. 미국 매체 악시오스는 "헤즈볼라가 이란에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시작할 것을 촉구했지만, 이란은 지금까지 자제하고 있다"고 이스라엘 관리 2명과 서방 외교관 1명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인남식ㅣ국립외교원 교수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이번 보궐선거에서 당선됐을 때 국민에 대한 공약이 미국과의 협상을 재개하겠다, 경제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그걸 빨리 회복하는 데 먼저 급선무로 자기의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거였거든요. 최고지도자나 혁명수비대 보수층 인사들이 자꾸 확전을 독려할 수는 있지만 가능하면 전쟁 분위기에 휘말리지 않으면서 신중하게 움직이려고 하는 것 같아요. '전쟁에 올인' 이스라엘도 점차 부담 가중 물론 전의를 다지는 네타냐후 총리를 비롯한 이스라엘 전시내각으로서도 계속해서 전쟁을 이어가는 것이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습니다. 여전히 네타냐후에 대한 반대 여론이 거센 가운데 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도 시위 현장에서 연행되기도 했고, 경제 상황도 녹록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OECD 자료에 기반한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스라엘 경제는 OECD의 여러 부유한 국가 등과 비교해 보면 가장 급격한 침체를 겪고 있는데,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 이후 몇 주 동안 GDP가 4.1% 감소하더니, 이후 이 침체가 2024년까지 계속돼서 1, 2분기에 각각 1.1%, 1.4% 추가로 감소했습니다. 물론 이스라엘의 경제적 어려움은 가자지구의 경제가 완전히 파괴된 것에 비하면 미미하다고 할 수 있지만, 이스라엘의 전쟁 비용은 2025년까지 670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89조 5천187억 원까지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평균적으로 한 해에 4만 개의 이스라엘 사업체가 문을 닫는데, 올해만 최대 6만 개의 사업체가 문을 닫아야 할 것이란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고, 전쟁이 시작된 이래로 관광객 수가 급감해, 전국의 호텔 10곳 중 1곳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해 있다는 이스라엘 호텔협회(IHA) 분석도 나왔습니다. 이처럼 전쟁의 장기화는 행위 당사자들은 물론이고 우리를 포함한 주변국들에도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데, 왜 이 전쟁은 하마스의 기습 공격 이후 1년이 다 되도록 끝나지 않는 것일까요. 이 부분은 다음 편에서 전문가들의 자문을 토대로 전해드리겠습니다.
'딥한 백브리핑 : 딥빽', 복잡한 국제 이슈를 김혜영 기자가 쉽고도 깊이 있게 설명해드립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정권 수립일'인 9월 9일, 매우 이례적인 연설에 나섰습니다. 수해로 악화된 민심을 의식한 듯, 축제 분위기의 '9·9절' 본행사, 부대행사에는 일절 참석하지 않았지만, 북한 당·정·군의 주요 간부들 앞 연단에 선 것입니다. 연설에선 예상대로 핵무기에 대한 언급과 북한 현재 상황에 대한 내부 평가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내용은 '간부들 다잡기'였습니다. 이를 두고 "지금 간부들을 강하게 독려하지 않으면 안 되는, 우려할 만한 사항들이 국가 사업 곳곳에 내재된 것일 수 있다"는 전문가의 분석도 나왔습니다. 과연 김정은이 지금 이 시점에서, 굳이 없는 행사를 만들면서까지 간부들 앞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요? 수해로 악화한 민심 의식했나? 김정은 위원장이 이례적 연설에 나선 건, 북한의 홍수 피해가 막심한 상황에서 축제처럼 비칠 만한 행사는 최대한 삼가되, 악화한 민심을 달래려 한 측면이 커 보입니다. 작년 '9.9절'에는 김정은 본인뿐 아니라 딸 김주애를 등장시키기도 했고, 10살 남짓한 김주애 앞에 무릎을 꿇는 군 서열 2위의 모습을 가감 없이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4대 세습론'에 불을 지피며 김주애를 선전했던 것과는 달리, 올해는 김 씨 일가 모두 경축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지난 7월 7일 기록적인 수해가 발생한 당일에 김정은 정권의 관심이 오로지 평양의 '전승절' 행사에 쏠렸던 것과 똑같은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국가적 재난 상황에 진중히 대응하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걸로 보입니다. 물론, 김 위원장이 통상 9월에 열리는, 우리로 치면 국회 격인 최고인민회의에서의 시정연설이 올해 헌법 개정 문제 등으로 어려워지자, 그 연설을 이번 연설로 대체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설령 그렇다고 해도 간부들을 향한 연설에는 민심 이반을 우려하면서, 반드시 국가적 과업을 완수해 내야 한다는 독촉이 대부분인데, 이런 모습으로 봐선 지금 당장 간부들을 다잡지 않으면 안 된다는 급박한 상황 인식도 있는 걸로 보입니다. 홍민ㅣ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굉장히 이례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이고, 그렇다면 왜 그러느냐. 그만큼 국정 전반에 지금 진행되고 있는 국가 사업을 점검하고, 거기에 대해서 최종적으로 목표를 달성해야 된다라고 강하게 독려하지 않으면 안 되는 뭔가 우려 사항들이 잔뜩 국가 사업에 내재돼 있다, 이렇게 볼 수 있는 것이고요. 김정은이 조목조목 지적한 북한 현실... "나라 경제, 순탄치 못해" 김정은의 연설 내용 중에는 농사 작황이 전반적으로 괜찮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있었습니다만, 현재 북한 상황이 녹록지 않음을 인정한 대목들도 눈에 띄었습니다. 김 위원장은 "아직은 나라의 경제 형편이 순탄하지 못하고 여력을 내기도 힘든 조건이다," "혹심한 큰물 피해가 발생해 국가적인 사업에 지장도 받고, 방대한 역량이 투하되지 않으면 안 되었다," "대응에서의 허점을 투시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북한의 경제 사정이 어렵고, 홍수 피해도 컸으며, 대응 과정에서 허점이 있었다는 것을 김 위원장 본인이 직접 인정한 것입니다. 또 연설 내용들을 보면, 김 위원장은 자신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국가적 과업들, 특히 지난 2021년에 발표한 국가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지방발전 정책 등을 콕 집어 이야기하면서 어떻게든 시한 내에 반드시 목표치를 관철시킬 것을 지시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간부들의 불만과 이게 가능하겠느냐는 의구심이 팽배하다는 걸 인지한 듯한 발언을 한 부분도 눈에 띕니다. 조선중앙TV (김정은 연설 대독) 근 80년에 달하는 기간 해내지 못했던 사업이라 아직까지는 지방발전 구상에 대한 회의적인 태도와 입장을 갖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나는 당과 정부를 대표하여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확언합니다. 우리의 지방발전 정책이 그 집행에서 담보가 있는가? 가능한가? 가능합니다. 양문수ㅣ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이제 4차년도 이기 때문에 이거를 계속 잘 해야 된다. 5개년 계획을 하기도 사실은 좀 빠듯한데, 거기에다가 지방 공장까지 지어라, 거기다 또 20개 시군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시설이라도 지으라고 이야기를 한 건데 과제가 많아서 좀 힘들 것 같은데, 어쨌든 잘 하자는 이야기죠. "제 시한에 반드시 목표 달성하라" 간부들 다잡기 사실 김정은 위원장은 이미 지난 2021년에 8차 당대회를 개최하면서 이례적으로 지난 7차 당대회의 목표가 매우 미달됐다는 현실을 인정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8차 당대회 때 현실적인 여건에 맞춰서 목표를 세웠는데, 그렇게 현실에 맞춘 목표마저 달성하지 못하는 상황이 돼선 곤란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간부들을 채근하는 것입니다. 양문수ㅣ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지난번 5개년 전략은 이제 본인들도 목표 미달을 인정을 했고, 이번 것도 잘 안 된다 그렇게 할 수는 없는 거고, 또 실제로 그래서 목표도 되게 낮게 잡았잖아요. 그래서 이번 5개년 계획은 죽이 되든 떡이 되든 목표 달성했다라고 이제 내년 말에 가면 이야기를 할 거예요. "북핵은 누구에게도 위협 아냐" 또 강변 사실 북한 김정은 정권이 북한 경제를 살리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길은 핵을 포기하는 것인데, 그와 정반대되는 행보를 하고 있는 김 위원장은 이번 연설에서도 역시 핵에 대한 강한 집착을 드러냈습니다. 조선중앙TV (김정은 연설 대독) 우리는 지금 핵무기 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일 데 대한 핵무력 건설 정책을 드팀 없이(흔들림 없이) 관철해 나가고 있으며 공화국의 핵 전투 무력은 철통같은 지휘통제체계 안에서 운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책임적인 핵 보유국"으로, "엄중한 핵 위협을 받고 있는 북한이 자기를 지키기 위해 가진 핵무기는 그 누구에게도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강변했습니다. 홍민ㅣ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북한의) 올해 목표는 큰 틀에서 두 가지예요. 하나는 경제 부분인데, 두 번째 국방력 발전 계획 4년 차에 맞게 올해 8개의 국방 과업 실현해야 되는 게 있어요. 그런데 수해가 발생함으로써 상당 부분 알곡 수확량에도 영향을 미치게 됐고 지방 건설들이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되었고요. 군수 생산 시설과 무기 보관 창고들이 침수가 되는 바람에 연간 군수 생산 목표가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된 거예요. 여기에 대해서 경각심을 주고 '110일 남은 나머지 기간 동안 이거를 최대한 달성해라'라고... 핵·미사일 개발과 특권층에 쏠린 자원 구조는 그대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국제사회로부터 얻는 대가인 '대북 제재 해제'의 경제적 혜택이 얼마나 클지는 북한 김정은 정권도 잘 알고 있습니다. 2019년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당시 미 대통령이 2번째로 만났지만 정상 간 합의가 불발됐던 당시, 북한 관료가 이러한 대북 제재를 풀어달라는 입장이었음을 공개적으로 밝힘으로써, 오히려 이들 제재가 북한 경제에 뼈아픈 조치라는 점을 국제사회에 재확인한 바 있습니다. 리용호ㅣ2019년 당시 북한 외무상 11건 가운데서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채택된 5건, 그중에서도 민수 경제와 인민 생활에 지장을 주는 항목들만 먼저 해제하라는 것입니다. 게다가 북한 김정은 정권이 탄도미사일을 71발 쐈던 2022년에는 최대 6,890억 원이 들었을 거란 국방연구원의 분석이 있었는데, 이 분석을 적용해 본다면, 약 34발을 쏜 지난 한 해에만 북한은 최대 3,000억 원 이상을 들여서 미사일을 쐈다는 추정이 가능합니다. 물론 북한의 주장대로 "자본주의 국가의 계산 방식이 맞지 않아서, 실제로는 10분의 1의 비용도 안 든다"라는 말이 사실일 수도 있습니다만, 설령 그렇다 해도 김정은 정권이 강조하는 '인민 생활 개선'을 위해서 쓸 수 있었던 돈, 그 기회비용을 허공에 날렸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국방부와 국방연구원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 내 엘리트 특권층의 충성심과 결속을 끌어내기 위한 '선물 정치'에 우리 돈으로 연간 2조 5,000억 원에 이르는 통치 자금을 사용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지금처럼 김정은 정권이 핵과 미사일, 그리고 김 씨 일가 등 특권층에게만 모든 자원이 쏠리는 구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정작 그들이 강조하는 '인민 생활 향상의 획기적 전환'은 요원할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