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오빠와 함께 있던 세 살배기 아이가 길을 잃고 헤매다 주변의 도움으로 오빠들 품에 안겼습니다. 아이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경찰에 신고한 이웃 주민, 아이와 함께 골목골목을 뒤진 경찰관의 노력 등이 합쳐진 결과였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실종됐을 때 신속하게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도도 있습니다.

무슨 상황인데?
"오빠들이랑 놀러 나왔다가 길을 잃었어요. 오빠들을 찾아주세요."

지난달 14일 오후 2시 45분쯤 경기도 평택시 안중읍의 한 편의점 앞. 분홍색 옷을 입은 여자 아이가 '이모뻘'의 이웃 여성들을 보고 달려오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A 양은 큰오빠(11), 작은오빠(8)와 밖으로 놀러 나왔다가 그만 길을 잃었다며 도움을 요청한 겁니다.

이웃 여성들은 A 양을 달래기 위해 편의점으로 데려가 음료수를 사주고, 편의점 직원에게 112 신고를 부탁한 뒤 경찰이 도착할 때까지 A 양과 함께 기다려줬습니다.

잠시 후 평택경찰서 안중파출소 윤진형 경사와 한태희 경위가 도착했습니다.

두 경찰관은 길 잃은 A 양을 파출소로 데려간 뒤 신원 확인을 위해 지문 조회했지만 아무런 정보를 얻지 못했습니다. A 양의 지문이 등록돼 있지 않았던 겁니다.

이때부터 경찰은 발품을 파는 고전적인 방법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좀 더 설명하면
A 양의 정보를 전혀 모르는 경찰은 A 양을 순찰차에 태우고, 처음 길을 잃은 지점으로 돌아가 주변을 순찰하기 시작했습니다. 동네 곳곳을 뒤지다 보면 A 양 오빠들을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 겁니다.

어떤 골목에서는 아이와 함께 걸어서 돌아다니고, 순찰차로 이동하며 순찰하는 등 동네를 샅샅이 훑었습니다.

계속된 순찰 과정에서 갑자기 한 남자아이가 순찰차를 보고 손을 흔들며 뛰어왔습니다. 이때 A 양은 "어. 오빠다"라고 소리쳤습니다.

순찰차 안에서 A 양과 두 오빠가 헤어진 지 30여 분만에 '눈물의 상봉'을 했습니다. 서로 애를 태우며 헤맨 30여 분이 참으로 길게 느껴진 시간이었습니다.

한 걸음 더
경찰은 삼 남매를 파출소로 데려와 아이스크림을 나눠주고, 곧이어 달려온 부모에게 아이들을 인계했습니다.

아울러 A 양에 대해서는 지문 등록을 실시했습니다. 아동을 대상으로 지문, 사진, 인적 사항 등을 사전에 등록하는 '지문 등 사전등록'을 해 놓으면, 실종 시 신속히 보호자를 찾을 수 있습니다. 지문 등록은 가까운 경찰관서에 방문하거나 '안전 DREAM'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직접 등록이 가능합니다.

"일면식 없는 A 양을 안전하게 보호하고 경찰에 신고해 준 동네 주민과 편의점 직원, 아이의 말에 따라 골목골목을 샅샅이 뒤진 경찰관 등의 노력이 더해져 A 양을 가족의 품에 돌려보낼 수 있었다"

안중파출소장의 말입니다.

당신이 알아야 할 것
지문 등 사전등록제는 아이들에게만 필요한 게 아닙니다. 실종의 우려가 있는 18세 미만의 아동 및 지적 장애인, 치매질환자 중에서 보호자가 원하면 누구나 경찰 시스템에 등록할 수 있습니다.

지문과 사진, 보호자의 인적사항 등을 미리 등록하면 신속하게 실종자를 찾을 수 있습니다.

실종 아동의 경우 지문이 등록되어 있지 않으면 찾는 데 평균 94시간이 걸리지만, 지문이 등록돼 있으면 평균 46분이 걸린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사전등록 뒤에는 최근 사진, 신체적 특징 등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해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치매환자 지문 등록률은 여전히 높지 않은 수준입니다. 지문이 등록된 18세 미만 아동은 전체의 68%인데 비해, 치매환자의 경우 전체의 약 29%에 그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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