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설명하면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와 기금운용발전전문위원회가 9월 1일 공청회를 열고 '국민연금 제도개선 방향', '기금운용부문 개선사항' 보고서 초안을 공개했습니다.

목표는, 앞으로 70년 뒤인 2093년까지 국민연금에서 적립한 기금이 소멸되지 않도록 한다. 이를 위해 보험료율, 연금지급개시연령, 기금투자 수익률 등 3가지 변수를 놓고 각각 변수에 따른 개혁 시나리오를 제시했습니다.

먼저 보험료율, 현재 9%에서 12%나 15%나 18%까지 올리자는 것, 그러면 기금 소진 시점도 올리는 만큼 늦춰지겠죠. 각각 2063년, 2071년, 2082년에 소진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연금지급 개시연령은 이미 2013년 60세에서 2033년까지 65세로 늦추기로 하고 5년마다 1살씩 조정 중입니다. 이를 2033년 이후에도 5년마다 1살씩 늦추자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연금기금의 투자수익률, 수익률이 높아지면 보험료로 쌓는 것 말고도 기금이 불어나니 역시 기금소진 시점이 늦춰질 겁니다.

한 걸음 더
3가지 변수와 관련한 상황을 조합하면 모두 18개 시나리오가 나옵니다. 위원회는 이 중 명확한 개혁안을 제시하진 않았지만 공통된 건 2025년부터 매년 0.6% 포인트씩 같은 속도로 인상해야 한다는 겁니다.

김용하 재정추계위원장은 발표 이틀 전 열린 사전 설명회에서 "기금 수익률이 좋으면 보험료율을 14% 인상에서 멈출 수 있는 거고, 안 좋으면 더 올려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국민연금 개혁에서 핵심 중 하나였던 소득대체율 부분은 위원회 내부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못하면서 아예 빠져버렸습니다. 그래서 소득대체율 40%는 현행 그대로 유지하는 게 돼 버렸습니다. 그러면 제대로 된 노후 보장이 되겠냐는 비판을 받을 지점이죠. 저 많은 시나리오 중에 어떤 게 더 적정한지는 제시하진 않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초안 공개가 더 논의를 복잡하게 만들었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당신이 알아야 할 것
국민연금 개혁은 노후 생활 보장과 기금 고갈 방지라는 상충된 목표를 둘 다 달성해야 합니다. 어렵습니다. 그래서 매번 거론될 때마다 진통을 겪었고 연기돼 왔습니다. 더는 미룰 수 없다는 공감대는 있습니다. '반쪽짜리'라는 비판이 나오긴 했지만 이번에는 십여 년 넘게 끌어왔던 국민연금 개혁이, 어떤 식으로든 이뤄질 수 있을까요? 의지는 일단 있어 보입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개혁안 초안과 공청회 내용을 토대로 국민연금 종합운영계획을 만들어 오는 10월까지 국회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그다음은 국회 차원의 논의와 법 개정입니다. 다음 단계를 보면 개혁안 마련이 쉽지 않아 보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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