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다｜일본 외무장관 (1996년)
"독도는 역사적으로나 국제법상으로나 일본 고유의 영토입니다."

다카노｜주한 일본대사 (2005년)
"역사적으로나 법적으로나 독도는 일본땅입니다."

마쓰모토｜일본 외무장관 (2011년)
"(독도는) 우리 고유의 영토이기 때문에 우리 영토가 공격받은 것으로 취급됩니다."

모테기｜일본 외무상 (2021년)
"독도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봐도, 국제법상으로도 일본 고유의 영토입니다. 의연하게 대응하겠습니다."

일본은 1905년 당시만 해도 '독도에는 주인이 없다'라고 주장했다가 이후 '17세기부터 일본이 주인이었다'는 앞뒤가 다른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최근까지도 계속 독도 영유권에 대한 억지 주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일본 외교청서에 1971년에 처음으로 '한국의 독도 불법 점거'라는 표현을 담은 이후 일본 방위백서와 각종 교과서에서도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억지 주장을 실었습니다. 일본 시마네현 등이 '다케시마의 날' 행사를 개최해 왔는데, 일본 정부도 2013년부터 이 행사에 차관급을 파견해 왔습니다. 2021년 도쿄올림픽의 성화 봉송 지도에 독도를 자국 땅으로 표기하는가 하면, 지난해 태풍 '란' 기상 지도에서도 독도를 일본 땅으로 표시했고, 올해 첫날 규모 7.6의 강진이 발생해 지진해일특보를 내릴 때도 독도를 자국 영토인양 포함해서 발표했습니다.

다들 잘 아시다시피, 독도는 대한민국이 지배하고 있는, 역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대한민국의 땅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이 무력으로 독도를 빼앗으려 하지 않는 한 대한민국의 독도 영유권이 일본에 넘어갈 가능성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일본은 끊임없이 독도가 마치 영유권 분쟁이 있는 지역인 것처럼 상황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이렇게 국제 분쟁화를 시도하는 진짜 노림수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일본의 전략에 어떻게 대응하는 게 현명한 방법일까요?

한국은 '우월한 지위'에서 수비 중
독도를 둘러싼 한일 간의 국제법적 상황을 쉽게 말씀드리면, 독도 영유권을 갖고 실제 지배하고 있는 한국은 누가 봐도 우월한 지위 속에서 수비를 하고 있고, 일본은 불리한 상황 속에 공격을 시도하는 구도입니다. 한국은 독도를 실효적으로 점유하면서 독도에 대해 영토주권을 착실히 행사하는 만큼 독도에 대한 현상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 즉 국가 권한을 지금처럼 계속 유지하는 게 최선의 정책입니다. 그래서 한국 정부가 일본의 도발에는 항의를 하면서도, 기본적으로는 '조용한 외교' 기치 아래, 독도에는 분쟁이 없다는 기조를 유지해 온 겁니다.

반면, 영토를 점유하지 않은 국가, 즉 일본은 상대국에 대한 이의 제기나 항의를 통해서 갈등을 확산시키는 게 유리합니다. 일본으로서는 어차피 독도가 일본 땅이 아니니 분쟁이 있는 것처럼 상황을 꾸며내고, 한국이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고 선전전을 했을 때 잃는 것보다 얻을 수 있는 게 더 많기 때문입니다.

일본이 국제사법재판소 ICJ에 독도 문제를 회부하자고 해도, 우리나라가 동의하지 않는 한 ICJ는 관할권을 행사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영토주권 문제는 유엔해양법협약의 강제적 분쟁 해결 절차에서도 다룰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하지만, 만약 해양경계선이 없는 중첩수역에서 이뤄지는 활동에 관한 분쟁이 발생하면 이런 종류의 분쟁은 강제적 분쟁해결절차에 일방적으로 회부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남중국해 중재사건에서 필리핀이 중국을 상대로 일방적으로 중재재판을 제기하고, 중국이 불참한 상태에서도 중재재판이 계속되어 중국에 패소 판정을 내렸던 것처럼 일본이 일방적으로 재판을 제기할 수도 있는 겁니다.

물론 이런 경우가 현실이 된다고 하더라도, 독도의 영유권 문제 자체에 대해선 판단을 내릴 수 없습니다. 하지만, 한국과 일본이 다투고 있는 해양법협약의 해석과 적용에 관한 분쟁에 대해 관할권을 행사할 수 있고, 이 경우 일본이 추구하는 국제분쟁화 전략에 한국이 휘말릴 가능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해양과학조사선이 독도 영해 인근에서 조사를 벌이다가 일본 어선과 충돌했다거나, 혹은 한국 측이 독도에 어떤 공사를 벌이는데 일본이 이를 빌미로 독도 문제를 강제로 재판에 넘길 수 있습니다.

사실 일본이 정작 자국이 점유하고 있는 센카쿠 열도에 대해선 중국의 주장을 무시하고 있으면서, 독도에 대해선 한국에 계속 이의를 제기하는 상황을 대비해 보면, 일본이 뭘 얻으려는지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즉, 일본은 어떻게든 한국으로부터 빌미를 제공하게 만들어, 국제분쟁화를 노리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일본은 왜 이렇게 독도에 집착하는 것일까요?

학계까지 총동원 … 일본이 집착하는 진짜 이유

독도는 어업과 해저 자원 등 경제적 가치와 생태자원적 가치뿐 아니라 군사적으로도 중요한 위치에 있는데, 일본으로서는 독도가 갖는 상징성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일본의 입장에선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게 곧 제국주의 침략전쟁에 따른 점령지 권리를 주장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즉, 침략국 지위를 회복하겠다는 시대착오적이고 인류 보편사에 반하는 판단 아래, 여전히 억지 주장을 하는 것입니다.

문제는 여전히 이러한 억지 주장의 논리를 개발하고 강화하기 위해 중앙 정부, 지방 정부는 물론 학계까지 가세해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일본의 학자들은 울릉도와 독도가 일본 땅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한 일본 메이지시대 최고 국가기관의 공문서인 '태정관 지령'을 부정하는 연구에 착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자신들의 아킬레스 건이어서 침묵해왔던 자료를 이젠 대놓고 그 역사적 의미와 법적 효력을 폄훼하기 위해 공개적인 연구에 나선 것입니다.

도시환 ㅣ 동북아역사재단 책임연구위원
(독도는) 일본 영토가 아니다, 더 이상 떠들지 말라고 명령한 게 (일본 공문서인) '태정관 지령'이에요. 지금까지는 (일본이) 자기들의 아킬레스 건이라고 침묵해 왔습니다. 그런데 태정관 지령을 이제 비판하기 시작해요. 태정관 지령의 법적 효력을 폄훼하거나 부정하기 위해서. 지금 그 연구를 일본의 '죽도자료공부회'가 시작하고 있거든요."

물론 한국 정부도 독도 역사, 지리, 국제법, 사료 발굴이나 분석 등을 수행하도록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지만, 한국 학자들이 보다 더 독립적이고 자율적으로 독도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환경을 좀 더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됩니다.

정갑용 ㅣ 해양경찰청 국제해양법위원회 위원장 (前 초대 독도연구센터장)
"1년 동안 (독도 연구) 책 쓰면 3천만 원, 4천만 원 개인 돈이 나가는데, 국책연구기관은 적은 돈을 주면서도 절차가 복잡해요. '착수 보고해라, 중간 보고해라, 결과 보고해라'... 굉장히 복잡해요. 가령, 한 6월쯤에 발주해 놓고 9월까지 마감해 달라, 석 달의 시간을 준다는 거죠. 연구 기간이, 무슨 자동판매기도 아니고... 연구가 되지 않습니다.

어떤 과제는 연구자가 '이거는 하되 내가 3년 동안 하겠다'하면 3년으로 인정해 줘야 되는데 그런 게 아예 없어요. 굉장히 연구자로서는 불편하고 차라리 저는 그래서 연구비를 몇 년 전부터 신청도 안 하고 받지 않습니다. 혼자 정말 하고 싶어서 이거는 꼭 필요하다고 해서, 아직도 논문 쓰고 있고 그런 거죠. 그래서 독립적인, 민간 연구 독도 연구 기관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조용한 외교' 기조 아래 단호히 대응해야
독도는 우리 정부, 국회, 헌법재판소를 비롯한 국가기관이, 확고한 영토 주권에 근거해서 입법, 행정, 사법권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즉 실효적 지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의 도발에 자극받아서 그보다 더 강력한 조치를 취하거나, 현상을 바꾸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읍니다.

국내 여론을 자극해서 독도에 고위급 인사가 방문하는 등의 행태는 국내 정치적으로 인기를 얻는 데는 도움이 될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독도를 지키는 데는 도움이 되지 않는 만큼 일본에 빌미를 주지 않도록, '조용한 외교'의 기조를 계속 이어갈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그 기조 아래서도, 일본이 노리는 또 하나의 국제법 법리인 '묵인', 즉 묵시적 승인 효과가 발생하지 않도록, 일본에 항의할 때는 단호하고 명확하게 대응을 해야 합니다.

최근 국방부 군 교육 교재에 독도가 분쟁 지역으로 기술되는 일이 있었는데,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시스템을 점검하는 건 물론이고, 국제법적으로 일본이 도발할 수 있는 모든 경우를 살펴서 그에 맞는 법적 논리와 대응 방안을 강구해야 합니다.

최근 구글 바드 등 AI 챗봇을 보면 대부분 한국어로 검색하면 독도가 한국 땅으로 나오지만, 영어로 검색하면 분쟁 지역이라고 나오는 등 질문마다 다르게 답하는데, 이러한 AI 개발과 맞물려 발생되는 문제들도 선제적으로 찾아 해결하는 노력도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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