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크루그먼은 오피니언 칼럼니스트다. 피터 코이는 오피니언 뉴스레터 담당자다. 둘 사이의 대화 형태로 쓴 칼럼이라 경어체로 옮겼다.

피터 코이(이하 코이): 폴, 제 생각에는 경제가 2024년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가도에 큰 부담이 될 것 같아요. 대부분 경제 지표가 좋다고는 하지만, 유권자들이 현재 경제 상태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잇따라 나왔잖아요.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경제 상황은 아무래도 지금보다 더 나빠질 듯한데, 그럼 사람들이 바이든 행정부에 더 실망하게 되지 않을까요?

폴 크루그먼(이하 크루그먼): 경제가 정치에 정확히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잘 모르겠어요. 그 얘기는 조금 이따 해보기로 하고, 우선 지금 경제 지표가 얼마나 좋은지부터 살펴보는 건 어떨까요?

코이: 그러죠. 실업률은 1960년대 이래 최저 수준이고, 인플레이션도 잠잠해지고 있어요. 2023년 경제를 요약한다면 이 두 가지가 핵심이겠죠. 하지만 2024년은 또 전혀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해요. 두 가지에 주목하면 좋을 듯한데요, 우선 지금처럼 경제 지표가 계속 좋게 유지될지, 그리고 두 번째는 유권자들이 선거가 임박했을 때 경제 상황에 어떻게 반응할지겠죠.

크루그먼: 지난해 인플레이션에 관해 잔뜩 어두운 전망을 내놓던 이들을 포함해 요즘은 전문가 대부분이 이미 미국 경제가 (인플레이션) 연착륙에 진입했다고 말하고 있어요. 지난 6개월 동안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PCE deflator, personal consumption expenditures deflator)—너무 길지만, 연준이 실제로 참고하는 지표—는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1.9% 올랐어요. 연준의 목표치인 2%보다 오히려 살짝 낮았죠. 실업률도 3.7%로 여전히 낮고요. 미국 경제는 이미 연착륙했다고 봐도 무방해요.

코이: 과연 연착륙했다고 볼 수 있는지에 관해선 다소 의문이 들어요. 물론 지금 경제 지표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아 보이긴 하죠. 다들 생활 물가가 너무 올랐다고 하지만, 임금도 최근 들어 분명 올랐고요.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 고문인 라엘 브레이너드는 생산직, 비감독직 근로자의 임금이 인플레이션을 고려해 조정했을 때 코로나19 팬데믹 전보다 오히려 더 높다고 설명했어요.

그럼 왜 이렇게 좋은 상황을 유권자들은 느끼지 못하는 건지, 그 얘기를 해봐야겠죠? 바이든 대통령이 성과를 제대로 알리지 못해서 그런 걸까요?

크루그먼: 많은 사람이 이렇게 좋은 경제 지표와 너무 나쁜 체감 경기 사이의 괴리에 갸우뚱하며 우려하고 있어요. 사실 우리 경제에 이상한 조짐이 보인다는 경고를 가장 먼저 한 사람 중 한 명이 어쩌면 저인지도 몰라요. 2022년 1월에 그런 칼럼을 썼으니까요! 하지만 저는 우리가 실체가 뚜렷하지 않은 문제를 너무 부풀려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최근 제가 경제와 관련해 자주 참고하고 자료를 얻는 웹사이트가 백악관 참모 출신들이 운영하는 브리핑 북이라는 블로그인데요, 이 블로그에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경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 두 가지를 추적했어요.

하나는 정치적 성향이에요. 당파성, 즉 지지 정당에 따라 상황 인식이 갈렸는데, 특히 상대편 당 출신 대통령이 집권하고 있을 때 체감 경기가 대체로 더 나빴어요. 브리핑 북의 분석을 보면, 이런 당파성에 따른 편향은 공화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특히 강력하게 나타났어요. 그래서 어쩌면 지금 소비자 체감 경기가 이렇게 나쁜 이유는 공화당원들의 완고한 반응 때문일 수 있어요. 이 사람들은 민주당 대통령이 집권하는 한 실제 경기가 어떻든 간에 마치 경기 침체가 온 것처럼 삶이 힘들다고 말할 테니까요.

코이: 그건 정말 그래요. 그 당파성 효과라는 게 있다면 분명 요즘 더 크게 나타날 것 같기도 하고요. 아무래도 요즘 정치적 양극화가 더 심해졌으니까요.

크루그먼: 경제학자들과 소비자들이 물가를 평가하는 기준으로 삼는 시기가 서로 다른 점도 중요한 요인이에요. 경제학자들은 상대적으로 최근의 인플레이션과 물가 동향을 살피고 상황이 좋아졌다 혹은 나빠졌다는 평가를 하는데, 반대로 소비자들은 아무래도 좀 더 먼 옛날의 물가와 지금 물가를 비교해요. 더 싼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이 당연히 더 비싸 보일 테고, 살기 팍팍하다고 느낄 가능성이 크죠. 마찬가지로 브리핑 북의 분석을 보면, 소비자들이 낮은 인플레이션에 주머니 사정이 좀 낫다는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는 데 보통 2년 이상이 걸려요. 2년 넘게 인플레이션이 낮게 유지되어야 체감 경기가 좋아진다는 말이에요.

바로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생각하는 것보다 경제가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요. 아직 사람들이 느끼지 못하고 있을 뿐 만약 인플레이션이 정말로 꺾인 거라면, 지금부터 10개월 뒤인 선거 날의 체감 경기는 분명 다를 수 있어요. 경제의 펀더멘털이 지금보다 딱히 개선되지 않더라도 사람들은 지금보다 상황을 긍정적으로 느낄 수 있죠.

게다가 최근 들어 발표된 소비자 체감 경기 조사들을 보면 놀랄 만큼 좋아지고 있거든요. 물론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수준인 거시경제 지표만큼 체감 경기가 좋아지려면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그래도 경제 지표와 체감 경기 사이의 괴리는 좁아지고 있어요.

코이: 그렇겠네요. 지금부터 10개월 뒤에는 사람들이 드디어 수십 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이 주던 공포를 좀 극복할 수 있겠죠. 한편, 제가 경제학자는 아니라 조심스럽지만, 올해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는 전망도 있지 않았나요? 저는 그게 걱정인데요, 제조업은 여전히 위축돼 있고, 지난 2022년 3월부터 연준이 쉬지 않고 올린 기준 금리가 시차를 두고 경제를 움츠러들게 하고 있잖아요. 팬데믹을 거치며 좀 쌓였던 저축도 이미 고갈됐고요. 크리스마스 이튿날 세인트루이스 연준의 발표를 보면, 신용카드 빚과 자동차 대출 빚을 갚는 데 어려움을 겪는 미국인의 비율이 대침체를 겪은 2007~2009년 수준으로 돌아갔더라고요.

게다가 지난 11월 일자리 보고서를 보면 고용 지표도 기대에는 못 미치는 것 같고요. 예를 들어 임시직 고용이 줄어들었는데, 이건 보통 노동 수요가 줄어드는 징조니까요. 이런 가운데 경제를 향한 중소기업의 신뢰도도 여전히 낮습니다.

크루그먼: 마침 중소기업 신뢰도 이야기 잘해주셨어요. 지난달에 제가 그에 관한 칼럼을 쓰기도 했는데요, 중소기업들의 고용 계획 같은 확고한 지표(hard indicators)들은 탄탄해요. 반대로 중소기업들이 미래에 관한 전망 등 이른바 연성 지표(soft indicators)들은 최악이죠. 그러니까 중소기업들도 소비자들과 마찬가지로 말과 행동이 모순되는 셈인데, “사업은 그럭저럭 괜찮게 잘 굴러가서 확장할 계획도 있긴 한데, 내가 볼 때 경제 전반은 끔찍한 것 같아.”라고 말하는 거나 다름없어요.

연준이 언제 다시 이자율을 내리기 시작할지 모르겠지만, 영원히 지금처럼 높은 금리를 유지할 수는 없겠죠. 다만 시장은 이미 연준이 이자율을 내리는 상황을 가정하고 움직이고 있어요. 실물 경기에는 결국, 시장의 인식과 반응이 영향을 미치니 이 점이 중요하죠. 저희가 대담을 나누는 시점 기준으로 10년 만기 실질 금리는 1.69%로 6주 전 2.46%에 비해 많이 낮아졌어요. 팬데믹 때와 비교하면 아직 높지만, 금융 상황이 꽤 나아졌어요.

혹시 이미 경기가 침체기에 접어든 건 아닐까요? 그런 측면도 분명히 없지 않습니다. 하지만 저는 완전한 경기 침체가 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생각해요. 한 달 전의 저보다 확신이 더 커졌죠.

코이: 이자율이 한꺼번에 많이 내리는 건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겠죠. 우선 경제에 다시 돈이 돌아 활기를 띠며 경제가 성장하는 신호라는 긍정적인 해석이 가능할 테고요, 반대로 채권시장이 내년에 경기가 둔화할 거로 내다보고 그에 따라 이자율이 내릴 것으로 예측했다는 뜻도 되죠. 또한, 정치적인 고려 사항도 있는데요, 경기가 둔화해도 연준에서 이자율을 급격히 내리기를 꺼릴 수 있어요. 왜냐? 도널드 트럼프가 중앙은행이 선거를 앞두고 경기를 부양해서 바이든을 도우려 한다고 공격할 수도 있기 때문에 빌미를 주지 않으려 할 테니까요.

크루그먼: 글쎄요, 제 생각엔 연준이 금리를 결정할 때 그렇게까지 정치적인 상황을 고려하진 않을 것 같고요.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이자율은 항상 앞으로 연준이 어떤 정책을 펴느냐를 둘러싼 시장의 기대에 의해 좌우된다는 걸 잊어선 안 돼요. 연준이 아직 금리를 내리지 않았지만, (금리에 좌우되는) 모기지 금리는 이미 많이 내렸습니다.

코이: 그렇네요.

크루그먼: 네, 그럼 이제 선거 이야기를 해보죠. 가장 큰 미스터리는 역시 왜 각종 지표는 이토록 좋은데 사람들은 경제를 온통 부정적으로 바라보느냐일 텐데요, 앞서 말했듯이 그 가운데 일부는 사람들이 단기적인 인플레이션 지표를 보고 물가를 체감하는 게 아니라 좀 더 오래전에 치르던 값과 비교해 요즘 얼마를 더 내는지에 따라 판단한다는 점이 있고요. 물론 그렇다고 사람들이 한참 전과 요즘을 비교하는 건 아니지만요. 브리핑 북의 분석을 보면 지난해 물가상승률은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것의 절반 수준이에요. 실제 인플레이션을 계산할 때는 이미 오른 물가가 기준이 되는 데 반해 소비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시작되기 전의 물가를 생각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중요한 건 어쨌든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었다는 사실이고요. 물건값도 결국엔 더는 마구 오르지 않고, 점차 안정화될 거예요.

지난 2년간 평균 물가상승률은 5%예요. 매우 높지만, 연준은 향후 물가상승률이 2.4% 정도로 안정화될 거로 보고 있어요. 저는 그보다 더 낮을 거라고 보긴 하지만, 아무튼 연준의 계산에 따르면 올해 11월이 되면 지난 2년간 평균 물가상승률도 2.7%까지 내려오게 됩니다. 즉, 경제가 지금 상태를 유지해 가며 전망에 따라 움직인다면, 소비자들은 점차 인플레이션과 경제 전반을 좀 더 긍정적으로 보게 될 겁니다.

코이: 다만 정치적인 성향에 따른 필터를 거치면 인플레이션에 대한 관점이 좀 많이 달라질 수 있겠죠.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바이든 지지자들보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현재 식료품 물가나 기름값이 더 비싸다고 생각하잖아요. 이런 편향은 11개월 뒤라고 달라질 것 같지 않고요.

2008년에 오바마-바이든이 맥케인-페일린을 꺾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게 2007년 시작된 금융위기를 당시 공화당 부시 행정부가 초래했다 혹은 막지 못했다는 유권자들의 인식이었어요. 반대로 2012년에 오바마-바이든은 롬니-라이언에게 4년 전보다 아슬아슬하게 승리했는데, 경기 침체 이후 실업률이 좀처럼 낮아지지 않아서 그랬다는 분석이 많아요. 바이든 대통령이 경제가 잘되면 누구 공인지, 반대로 경제가 잘 안 돌아가면 누구 탓인지에 상당히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도 그래서겠죠.

참고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없었다면 아마 지금 대통령은 트럼프였을 가능성이 매우 커요. 팬데믹 때문에 2020년 4월에 갑자기 실업률이 14.7%로 급등하는 바람에 트럼프의 재선이 어그러졌지만, 그전까지 경제는 호황이었거든요. 공화당 지지자들이 트럼프 시기의 경제를 그리워하는 것도 당연해요. 물론 경제가 잘 굴러가는 데 대통령이 끼칠 수 있는 영향에는 큰 제약이 있긴 하지만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크루그먼: 맞아요. 대개 대통령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작아요. 오바마가 2009년에, 또 바이든이 2021년에 편 수준의 대대적인 경기부양책이라면 영향을 미치긴 할 텐데, 트럼프가 폈던 경제정책 가운데 코로나 지원금은 어느 당이었어도 했을 거니까 예외로 하면 그 정도로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만한 정책은 없었거든요. 2017년에 집권하자마자 공약한 대로 했던 감세 정책으로 투자가 촉진됐다는 근거는 거의 찾기 어렵고요. 관세를 올리며 무역 전쟁을 벌인 탓에 미국에선 오히려 일자리가 줄었다고 봐야 할 거예요. 다만 미국 정도로 큰 경제에서 개별 정책이 미치는 영향은 실제로도 눈에 띄지 않아요.

코이: 이건 그냥 제 추측이긴 한데, 사람들이 경제에 관한 한 바이든보다 트럼프를 신뢰한다고 말하잖아요. 근데 그 신뢰라는 게 통계를 열심히 들여다보고 분석해서 나오는 게 아니라 그냥 느낌상 그러는 거 아닐까 싶거든요. “자고로 미국 대통령이라면 강력한 사람이 있어야 하는 법이지!” 뭐 이런 식으로요.

크루그먼: 사람들이 통계를 진지하게 보지 않는 건 확실해요. 저 같은 한심한 괴짜들이나 보죠. 트럼프가 실제로 강력한 경제 지도자는 아니었지만, 적어도 TV에 비추는 모습만 놓고 보면 트럼프는 훌륭하게 강력한 지도자 연기를 했다고 봐요.

다만 사람들이 TV에 비친 트럼프의 모습에 반응하는 건지 아니면 몇십 년 만에 처음 겪는 인플레이션과 고금리로 인한 실제 충격에 반응하는지는 아직 정확히 모르겠어요. 어쨌든 바이든에게 최상의 시나리오는 인플레이션이 빠르게 안정되고 금리도 내려서 사람들이 경제적인 충격에서 벗어나고 정부 탓을 덜하게 되는 거겠죠.

아, 하나 더. 이자율이 내리면 채권 가격이 높아지고, 그러면 자연히 주식시장도 활발해져서 주가가 오르거든요. 실제로 요즘 주식시장이 그렇기도 하고요. 이것도 집권당에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죠.

코이: 맞아요. 하지만 주식이나 채권을 소유하지 않은 사람들에겐 별로 와닿지 않는 소식이죠. 혹은 주식이나 채권을 연기금을 통해 간접적으로 소유하고 있다 해도 자신이 자본가 계급이라고 여기지 않는 더 많은 사람에게도요. 그래서 바이든 행정부는 11월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자 중산층이나 노동자 계급에 어필할 수 있는 정책을 펴고 있습니다. 최근 백악관이 금융기관에서 부과하는 온갖 숨은 수수료를 철폐하도록 지시하고, 당뇨 환자들에게 없어선 안 될 약인 인슐린 가격이 갑자기 오르지 않도록 신경 쓰는 것도 다 그런 이유에서입니다.

크루그먼: 많은 사람이 자기가 보유한 주식이 없더라도 주식시장의 상태를 보고 경제가 좋은지 나쁜지를 판단하곤 합니다. 최근 들어 트럼프가 바이든 집권 후 주식시장의 호조는 거품이라고 깎아내리는 이유도 그 때문일 겁니다.

마지막으로 민주당 지지자들이 바이든 행정부의 경제에 대해 좀 더 좋게 느낀다는 몇 가지 징후가 있습니다. 미시간주 유권자를 지지 정당별로 나눠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지난 몇 달간 민주당 지지자들이 평가하는 경제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몇 달 전보다 조금 더 긍정적이었습니다.

코이: 폴, 그렇다면 다른 이슈와 비교해서 경제가 유권자들에게 얼마나 중요하다고 생각하세요? 즉 트럼프의 대통령 자격이나 자질 문제, 바이든의 나이와 건강, 임신중절권 등 다른 문제보다 경제가 선거에 중요하다면 얼마나 더 중요할까요? 만약 다른 이슈가 더 중요하다면 경제가 선거에 미칠 영향에 대해 이렇게 자세히 이야기를 나눌 필요도 없어 보이긴 해서요.

크루그먼: 글쎄요, 지지 정당과 관계없이 상황에 대한 인식이 비슷하던 시절에는 경제가 분명 지금보다 덜 중요했겠죠. 예를 들어 1980년이나 2008년엔 공화당을 지지하든 민주당을 지지하든 경제 상황이 나쁘다는 데 누구나 동의했을 겁니다. 지금은 그렇지 않죠. 민주당 지지자들은 대체로 경제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반면, 공화당 지지자들은 지금 경제가 나락에 떨어지기 직전이라는 주장을 믿고 있어요. 다만 모든 유권자가 극단적으로 나뉘어있는 건 아닐 테고, 예를 들어 민주당 쪽으로 좀 기울어 있는 중도층 같은 경우 상황이 나아진다고 느끼면 투표하러 나올 가능성이 커지겠죠.

코이: 민주당 전략가들은 결국 선거의 승패가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두 개 주에서 갈릴 거로 보고 있는 것 같아요. (다른 경합주 가운데) 미시간, 뉴햄프셔는 바이든이 이기고, 반대로 애리조나, 조지아는 트럼프에게 내줄 거라고 가정하는 거죠. 펜실베이니아나 위스콘신 유권자들에게 영향을 미칠 경제적인 이슈가 있을까요?

크루그먼: 두 주 공히 특별히 그 주에만 돋보이는 이슈는 없어 보여요. 사실 현재 경제 상황과 관련해 많은 사람이 간과하는 것 하나가 바로 경제 이슈가 어느 특정 지역이나 주에 국한되기보다는 전국적으로 공통 적용되는 현상이라는 점이죠. 2008년 금융위기 때는 주택 시장에 거품이 잔뜩 꼈던 소위 모래 주들이 다른 주보다 특히 많은 문제를 일으키며 경기의 악순환을 주도하는 면이 있었죠. 지금은 예를 들어 실업률이 전국적으로 다 낮아요.

물론 이러다 경기 침체가 온다면 제가 선거에 관해 한 모든 예상은 다 빗나갈 겁니다. 그러나 연착륙이 현실이 되면서 선거가 치러지는 시점인 올해 11월에 경제가 민주당의 발목을 잡을 일은 없을 거란 전망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습니다.

아, 그리고 제 주관적인 느낌을 하나 더 보태자면, 정확한 이유는 모르겠지만, 최근 들어 언론이 경기에 관해 쓰는 기사 톤이 확실히 긍정적으로 변했습니다. 실제로 경기가 나아졌으므로, 언론이 이를 읽어내지 못한다면 그 또한 문제가 되겠지만, 그래도 여전히 언론이 실제로 기사를 긍정적으로 쓰기 시작했다는 건 주목할 만합니다. 심지어 비교적 최근까지만 해도 언론은 여전히 부정적인 측면을 부각하는 기사를 습관적으로 써왔습니다. 제가 즐겨 보고 읽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일자리 지표가 희망적이지만, 여전히 바이든은 갈 길이 멀다”는 식의 농담이 나올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마침내 최근 들어 언론은 일자리도 계속 늘어나고 인플레이션은 잦아드는 기적 같은 현상을 다루고 분석하기 시작했습니다.

코이: 그렇다면 폴, 앞으로 몇 달 동안 선거와 관련해 여러 경제 지표 가운데서도 특히 어떤 숫자를 주목해서 지켜볼 생각인가요? 제게 먼저 떠오르는 건 좀 뻔하긴 하지만, 역시 인플레이션과 실업률일 것 같습니다만...

크루그먼: 물론 실업률을 예의주시해야겠죠. 인플레이션에 관해선 저는 장기적인 지표를 살펴볼 거예요. 즉 2~3년 평균 물가상승률이 내린다면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식료품처럼 눈에 잘 띄고 유권자들의 피부에 와닿는 품목의 물가도 중요해요. 예를 들어 추수감사절 상차림 비용은 2023년이 2022년보다 쌌어요. 과연 식료품 가격이 인플레이션에 관한 많은 불만을 잠재울 수 있을 만큼 낮아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입니다.

아, 소비자 정서도 눈여겨볼 겁니다. 물론 소비자 정서가 실제 경기와 발을 맞추지 않을 가능성도 크지만, 어쩌면 그래서 선거에는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까요.

코이: 감사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원문 : Will the Economy Help or Hurt Biden ’24? Krugman and Coy Dig Into Data.

(c) 2024 The New York Times Company

번역 : 뉴스페퍼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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