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가 비만인 것 같다'고 말씀드리면 건강을 걱정하기보다는 귀여워하거나 유쾌하게 넘기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물론 함께 사는 가족의 눈에는 반려동물의 뱃살마저도 귀엽고 사랑스럽게 느껴질 수 있지만, 과도한 체중 증가는 반려견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줍니다.

반려동물 비만도는 신체충실지수 Body Condition Score; BCS)를 주로 활용해 평가합니다.

신체충실지수는 5단계 구분법과 9단계 구분법이 있습니다. 경험상 동물병원에선 9단계 스케일을 주로 활용하지만, 가정에서 활용하기엔 5단계가 좀 더 편리할 것 같아서 5단계의 신체충실지수 평가 방법을 소개해드리고자 합니다.

1단계 Very Thin
체중 미달 상태입니다. 살이 없어서 갈비뼈 부위를 만져보면 아주 쉽게 울퉁불퉁한 느낌으로 갈비뼈가 만져집니다. 그뿐만 아니라 척추의 허리뼈와 엉덩이뼈도 쉽게 만질 수 있습니다. 털이 짧은 강아지라면 겉으로도 갈비뼈, 허리뼈, 엉덩이뼈가 두드러지게 돌출되어 보일 수 있습니다. 위에서 관찰하면 허리가 매우 들어가 보입니다.

2단계 Under Weight
저체중에 해당하는 상태입니다. 살이 조금은 있는 상태입니다. 2단계 역시 돌출된 정도는 덜하지만 뼈가 쉽게 만져집니다. 털이 짧은 강아지라면 겉으로도 살짝 갈비뼈, 허리뼈, 엉덩이뼈의 돌출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봤을 때 허리 쪽이 다소 들어가 보입니다.

3단계 Ideal Weight
이상적인 체형에 해당합니다. 살이 느껴지지만 뼈가 잘 만져지긴 합니다. 위에서 봤을 때 허리가 부드럽게 살짝 잘록합니다.

4단계 Overweight
과체중에 해당하는 상태입니다. 살이 뼈를 많이 덮고 있는 상태입니다. 아주 세심하게 만지면 뼈가 만져지기는 하지만 잘 만져지지는 않습니다. 위에서 봤을 때 허리가 다소 일자로 관찰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5단계 Obese
비만에 해당하는 상태입니다. 살이 많아서 뼈가 잘 만져지지 않습니다. 위에서 봤을 때 허리가 잘 구분되지 않고, 옆에서 봤을 때 배가 불룩 나와있습니다.

이처럼 신체충실지수는 주로 시각과 촉각을 활용한 비만 평가 방법입니다. 강아지는 털에 가려져 있어서 평소의 신체 상태가 잘 체감되지 않는 편입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반려견의 비만이나 과체중을 모르고 지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따라서 주기적으로 반려견을 직접 만져보며 상태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체계적 체중 관리를 위한 '칼로리 계산'
체계적인 체중 관리를 위해선 하루에 필요한 칼로리 요구량과 섭취한 칼로리양을 계산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하루 동안 쓰는 칼로리 보다 섭취하는 칼로리가 적으면 점차 체중이 감소하게 되며, 섭취하는 칼로리가 더 많다면 점차 체중이 증가하게 됩니다. 과학적인 체중 관리를 위해서 반려견에게 필요한 적정 칼로리를 계산하는 방법을 알려 드리고자 합니다.

먼저 휴식 에너지 요구량(Resting Energy Requirement; RER)을 계산해야 합니다. RER은 공복 상태로 활동하지 않고 가만히 쉰다는 가정하에 하루 동안 쓰이는 칼로리에 해당합니다. RER을 계산하는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RER = 30 × (체중) + 70

RER은 아무 활동도 하지 않고 24시간 쉴 때 쓰이는 기초 칼로리양입니다. 하지만 가만히 공복 상태로 하루 종일 있는 강아지는 없겠죠? 따라서 RER을 기반으로 하루의 활동량을 고려한 일일 에너지 요구량(Daily Energy Requirement; DER)의 계산이 필요합니다. DER은 하루 동안 필요한 칼로리양으로 RER에 활동 지수를 곱해서 계산합니다.

DER = RER × 활동지수

활동지수는 표를 참고하여 반려견의 상황에 적절한 지수를 곱해주시면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계산한 값은 표준적인 값이므로 강아지의 개별 상태에 맞게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면 같은 몸무게이더라도 지방이 더 많은 경우엔 열량 소모가 적고, 근육이 많은 경우엔 열랑 소모가 더 많습니다. 몸무게를 기반으로 한 계산 값은 우리 강아지의 상태를 아주 정밀하게는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계산한 DER을 기준으로 칼로리를 맞춘 식단을 시작하면서 동시에 몸무게를 주기적으로 측정해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1~2주 정도를 간격으로 몸무게를 재면서 체중이 감소한다면 열량 섭취를 늘리고, 체중이 증가한다면 열량 섭취를 감소하는 식으로 맞춰나가다 보면 강아지에게 딱 맞는 칼로리양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반려견을 비만에 이르게 하는 큰 요인 중 하나가 따로 주는 간식입니다. 보호자 입장에서는 소량이라고 생각하고 주는 간식이 강아지에게는 많은 양일 수 있습니다. 보통 하루에 섭취하는 총 칼로리의 10% 이내로 간식을 주는 것이 적절합니다. 위의 공식을 참고하셔서 간식은 DER의 10% 이내로 주시는 습관을 기르다 보면 강아지와 건강하게 생활하는 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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