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설명하면
우선 눈에 띄는 건 둘째 자녀 기본 공제입니다. 지금까진 첫째나 둘째나 모두 인적 공제는 15만 원입니다. 인구 감소가 이렇게 심각한데 첫째와 둘째가 같았다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인데 내년부턴 둘째는 5만 원 더 올라갑니다. 첫째는 15만 원, 둘째는 20만 원입니다. 단, 셋째는 여전히 30만 원 그대로인데 이것도 더 올라가야 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여기에 지금까진 공제대상은 자녀까지만 포함됐는데 그게 손자녀까지 확대됩니다. 예를 들어, 자녀가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는데 그 자녀가 경제적 능력이 부족해 부모에게 얹혀살 경우 그 아이들, 즉 손자, 손녀까지도 할아버지, 할머니의 소득공제 대상에 포함될 수 있게 된 겁니다.

저출생 대책으로 나온 소득공제 혜택들은 더 있습니다. 그동안 산후조리원은 총급여액이 연 7천만 원을 넘어가면 그 비용을 세액공제받지 못했습니다. 그게 내년부터 소득제한 없이 200만 원 한도 안에서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연말정산은 아니지만, 자녀가 3명 이상인데도 같이 살지 않는다는 이유로 혜택을 받지 못했던 자동차 개별소비세도 내년부터 같이 사는 것과 상관없이 모두 면제받을 수 있습니다.

한 걸음 더
다시 연말정산으로 돌아오면, 최근 주택담보대출 갈아타기가 유행인데, 주택담보대출 이자소득공제 한도가 올랐습니다. 지금까지는 공시가격 5억 원 이하 주택에 한해서만 주담대 이자를 소득공제 해줬는데, 집값이 오른 걸 감안해 1억 원 더 올린 6억 원까지 주담대 이자를 소득공제받을 수 있게 했습니다.

또 대출 갈아타기를 할 때 일부 인터넷 은행이 수수료 부담 등을 줄이기 위해 은행이 직접 대환을 해주지 않고, 대출자가 대출을 받아서 직접 대환 하도록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그동안은 대출자가 갈아타기 한다고 대출한 다음에 다른 목적으로 쓸 우려가 있어서 소득공제를 해주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이 경우도 ‘즉시’ 대환 하면 갈아탄 주담대 이자도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단, 여기서 ‘즉시’란 정확히 얼마인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소득공제를 내년부터 받지 못하는 것도 있습니다. 그동안 비트코인 같은 가상자산을 거래할 때 거래 수수료를 신용카드로 결제한 사람들은 소득공제를 받았습니다. 가상자산 수수료 몫으로 쓴 신용카드 결제도 전체 신용카드 사용액으로 포함돼 소득공제를 받았던 겁니다. 큰돈을, 빈번하게 거래하지 않는다면 그 혜택이 크진 않았겠지만, 일반 주식 거래를 하는 사람들은 거래세를 내면서도 소득공제를 받지 못하는데, 코인 거래는 받는다는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 왔습니다. 그래서, 내년부터 코인거래 수수료로 쓴 신용카드 사용액은 소득공제를 적용받지 못합니다.

당신이 알아야 할 것
185쪽짜리 [2023년 세법개정 후속 시행령 개정안]에서 연말정산과 관련된 부분을 골라내 보니 이 정도입니다. 아직 내년 연말정산 시즌까지 1년이 남은 만큼 더 많은 변화가 있을 겁니다. 총선도 아직 남아있고, 이번 정부의 정책 기조도 ‘어쩌다’ 감세가 된 만큼 앞으로 더 챙겨봐야 할 게 있을 겁니다. 빠진 것은 없는지 꼼꼼히 잘 챙겨 보시고, 모두 흐뭇한 13월의 월급을 받으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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