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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중동의 시대일까?
탈화석연료 시대로 들어서면서 에너지 패권 지각변동이 일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중국 시진핑 주석, 미국 바이든 대통령까지 중동을 방문하기도 했는데요. 각국 대표들은 왜 중동을 주목하게 되었을까요? 이제 중동의 시대가 도래한 것일까요? 박상준 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 교수에게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박현도 ► 지금 중동을 중심으로 둘러싼 국제 관계는 미국의 중국 막기 작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봅니다. 중국을 막기 위해서 미국이 잠시 중동에서 발을 뺀다는 신호를 준 것입니다. 그래서 친미 아랍국가들은 흔들리고 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지도 어느덧 1년이 다 되어갑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의 중동에 대한 생각이 바뀌었을까요?

박현도 ► 미국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충격이 큽니다. 어떻게 해서든 빨리 끝내려고 노력을 하고 있지만, 미국이 현재 마음이 급한 것 같습니다. 미국은 중동에서 완전히 발을 빼겠다고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아시아로 그 중심을 옮기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반대로, 미국에 대한 중동 국가들의 입장은 어떨까요?

박현도 ► UAE는 미국이 없는 중동을 상정하고 있습니다. 자국에게 도움이 된다면 어떤 나라와도 손을 잡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도 이제는 우리말을 들어야 한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빈 살만 왕세자의 말에서 이와 같은 입장이 잘 드러납니다.

친러국가인 이란은 어떨까요? 또 미국은 왜 이란을 견제하게 되었을까요? 박현도 교수는 미국의 이란 핵합의(JCPOA) 탈퇴 이후 별다른 대안을 미국에서 제시하지 않았던 점을 꼬집었습니다.

박현도 ► 지금 이란의 움직임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업보입니다. 이란을 견제하려는 목적은 좋은데, 이란 핵합의(JCPOA)를 탈퇴한 이후에 다른 대안이 부재했습니다. 사실 이란이 러시아나 중국과 손을 잡을 필요가 없었는데, 트럼프의 이란 핵합의(JCPOA)의 탈퇴로 이란이 러시아와 중국에게 갔습니다. 전통적으로 중국과 러시아는 이란을 친서방국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중국과 러시아는 이란은 제재가 풀리게 된다면 다시 서방의 품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란이 러시아와 중국과 가까이하는 것을 진심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박 교수는 이란 개혁파의 해산이 이란에게 더 큰 문제라고 덧붙였는데요.

박현도 ► 더 큰 문제는 이란의 진보파(개혁파)가 몰락했다는 것입니다. 외부에서 이란을 밀어붙이면, 내부는 더 결속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이란 개혁의 목소리는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지난 2020년 선거에서 보수파가 완전히 장악하게 되었습니다. 국민들이 보수파에게 표를 준 것이 아니라, 국민들은 투표장에 가지 못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오랜 기간 동안 제재를 받은 나라인 이란, 아이러니하게도 이란이 국민 총생산액에 있어서 중동 내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요. 이란의 경제 상황은 어떨까요?

박현도 ► 이란의 석유 생산량은 예전보다 줄었지만, 여전히 석유를 생산하고 있는 나라입니다. 유가가 계속해서 안정적으로 지속될 수만 있다면 버틸 수 있는 국가입니다. 이란이 1인당 GDP로는 사우디아라비아에 뒤쳐지지만, 국민 총생산액으로는 높습니다.

출연 : 박현도 서강대학교 유로메나연구소 교수 글·편집 : 유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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