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설명하면
최저임금은 고용노동부 장관이 최저임금위원회에 매년 3월 31일까지 심의를 요청하게 돼 있습니다. 위원회는 최저임금안을 90일 안에 의결해야 합니다. 그래서 3월 31일의 90일 뒤인 6월 29일이 법정 심의 시한입니다.

1988년 첫 도입 이래 30여 년 동안 법정시한을 지킨 건 작년을 포함해 9번뿐입니다.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는 노동자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 공익위원 9명 이렇게 27명으로 구성됩니다. 통상 노동계와 경영계가 각각의 안을 제시한 뒤 이를 바탕으로 공익위원들이 심의 촉진 구간을 설정하고 이후 논의를 통해 좁혀가는 식으로 진행됩니다. 양측의 입장 차가 커서 조정이 어려울 때가 많기에 공익위원들이 낸 조정안으로 결정될 때가 적지 않았습니다.

한 걸음 더
최근 최저임금위원회 회의는 파행을 빚고 있습니다. 오늘(29일) 9차 전원회의 직전인 27일 8차 전원회의는 '정부의 노동 탄압'을 문제 삼아 노동자위원 8명이 모두 퇴장했습니다.

노동자위원들이 '정부의 노동 탄압'을 주장하는 건 현재 8명뿐인 노동자위원 수와 직결됩니다. 원래 9명 정원인 노동자위원이 8명인 이유는, 직전 위원이었던 김준영 한국노총 금속노련 사무처장이 지난달 말 '망루 농성'을 벌이다 체포되면서 흉기를 휘두른 혐의로 구속됐기 때문입니다. 김 사무처장을 직권 해촉한 노동부는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을 노동자위원으로 위촉해 달라는 한국노총 요구를 거부했습니다. 노동자위원들은 김 위원장의 위원 선임을 회의 복귀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알아야 할 것
경영계가 최저임금 동결을 제시한 주요 근거는 OECD 통계입니다. 현재 한국의 최저임금은 중위임금 대비 60%를 초과해 이미 OECD 국가 30개국 중 8번째로 상위권에 속할 정도로 높다는 겁니다. 영세한 사업장이나 자영업자들의 부담이 갈수록 커진다는 점도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인상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경영계 측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노동계가 제시한 최저임금 시급 1만 2천210원은 적정 생계비에 근거했습니다. 인간답게 살려면 이 정도 돈은 받아야 한다는 적정 생계비입니다. 소비자물가 전망치로 환산한 내년도 적정 생계비가 1만 4천465원인데 노동자 가구의 경상소득 대비 노동소득의 평균 비율이 84.4%라면서 적정 생계비의 84.4%인 1만 2천210원을 노동계 안으로 냈습니다. 이렇게 생계비를 반영한 최저임금을 통해 임금 불평등을 해소하고 내수 소비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게 인상의 근거입니다. 또 산입 범위를 확대하면서 최저임금 노동자의 실질임금이 감소했다는 것도 인상 근거로 들고 있습니다.

앞서 중소기업중앙회는 편의점, 택시 운송업, 숙박음식점업 같은 인건비 부담이 큰 업종은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최저임금위원회는 22일 7차 전원회의에서 이를 부결시켰습니다.

내년 최저임금 시급, 1만 원을 넘어설 수 있을까요? 어떤 과정을 거쳐 언제쯤이나 결정될까요? 어느 쪽이든 국내 수많은 기업과 사업장, 노동자와 자영업자 등에게 큰 영향을 주는 중대 논의가 진행 중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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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2천210원 대 9천620원... 내년 최저임금은 얼마로, 언제 결정 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