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설명하면

합계출산율이 이렇게 급격하게 추락하고 있는 건 당연히 신생아 수에 그대로 반영돼서 나옵니다. 지난 3분기 출생아는 56,794명입니다. 1년 전보다 줄었습니다. 7,381명이 덜 태어난 건데 비율로는 11.5% 감소한 수치입니다. 2020년 4분기에 12%대 감소폭을 기록한 적이 있는데 그 후로 3년 만에 가장 큰 감소폭입니다. 역시 역대 최저치입니다.

2010년에도 3분기 출생아는 12만 명에 육박했습니다. 15년에도 10만 명이 넘었습니다. 지난해도 6만 명은 지켰는데 그 6만 명 선도 무너진 겁니다. 10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거의 출생아는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었습니다. 인구가 늘어날 리가 없습니다. 수명이 조금씩 늘어서 인구 감소 속도를 그나마 붙잡아주고 있지만, 인구 감소 방향을 돌리진 못합니다. 3년 11개월 연속 대한민국 인구는 자연 감소했습니다.

한 걸음 더
인구 감소, 이거 막아보겠다고 2006년부터 280조 원을 썼습니다. 많이 들어본 이야기입니다. 이번 정부도 저출산 정책 패러다임을 바꿔서 효과적인 저출산 대책을 만들겠다고 장담했지만, 결과는 현재 이렇습니다. 오히려 각이 아래로 더 예리하게 휘어서 떨어지고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정말 방향을 돌리기 어렵다는 다른 통계를 하나 보여드리겠습니다.

19세부터 34세까지 청년세대들의 연령별 미혼 비중을 조사한 결과입니다. 2000년부터 2020년까지 자료가 있는데 19세에서 24세까지는 지난 20년간 거의 변함없이 열에 아홉은 미혼입니다. 25세부터 29세까지는 어떨까요? 당연히 미혼이 높아졌죠. 54.2%에서 87.4%가 됐습니다. 60% 좀 넘게 미혼율이 높아졌습니다.

문제는 30세부터 34세까지입니다. 2000년에 이 나이대 미혼율은 18.7%, 20%가 넘지 않았습니다. 열에 여덟은 결혼 상태였습니다. 그런데 20년이 지나는 동안 미혼율은 56.3%가 됩니다. 결혼하지 않은 30대 초반 남녀는 세 배나 늘었습니다. 결혼이 곧 출산으로 이어지지 않는 상황이 있지만, 결혼이 이렇게 늦어지는데 출산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하는 건 거의 ‘신의 영역’에 가깝다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당신이 알아야 할 것
석 달쯤 뒤 4분기 인구동향 자료가 나올 때면 우리는 ‘역대 최저’, ‘인구 절벽’, ‘저출생 쇼크’란 말을 또 들어야 할 겁니다.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올 때쯤이라 얼마나 신경을 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지금 인구가 줄어드는 속도는 정말 아.찔.한 수준입니다.

EBS 다큐에 나왔던 조앤 윌리엄스 캘리포니아 법대 명예교수의 말처럼 이렇게 가면 “대한민국은 완전히 망했네요!”가 될 겁니다.

최신 콘텐츠

어디까지 추락할까, 합계출산율... 0.7로 ‘역대 최저’ 경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