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설명하면 - 엇갈린 주장
정부출연연구기관인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035년 기준 2만 7천여 명,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50년 기준 2만 2천여 명의 의사가 부족할 것이라고 추산했습니다. 매년 의대생을 1000명씩 10년간 더 뽑더라도 모자라게 되는 겁니다. 반면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은 추계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인구감소 추이 등을 고려하면 의사 부족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거라고 주장했습니다.

의사 수가 적절한지 가늠하려면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습니다. 지역별 병원 접근성, 진료과목별 인력 배분, 의사 1인당 업무량 등에 따라 국민들이 체감하는 수준이 다를 수 있습니다. 미래에 필요로 하는 의사 수를 추산하는 건 더 복잡합니다. 저출산, 고령화, 지역소멸 같은 복잡한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의대 정원 확대에 찬성하는 근거는 ▲ 우리나라 인구 1천 명당 활동 의사 수(한의사 포함 2.5명)가 OECD 평균(3.7명)에 한참 못 미치고, ▲ 의사 평균 임금소득(연 19만 5463달러, 약 2억 5천만 원)은 OECD 평균(10만 8482달러) 보다 훨씬 높다는 점 등입니다. 의사 인력 부족이 부문 간 불균형, 의사보조인력 활용에 따른 갈등, 의사 몸값 상승과 의료비 상승,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반대 근거로는 ▲ 2047년 우리나라 인구 1천 명당 의사 수(5.87명)가 OECD 국가 평균(5.82명)을 넘어서고, ▲ 의사 수를 늘리면 과잉진료와 의료비가 늘어날 것이며, ▲ 저출산과 AI 기술 발전으로 향후 의료 인력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점 등을 내세웁니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필수분야 인력난과 지역의료 붕괴를 해결하기 위해선, 의료수가 인상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합니다.

한 걸음 더 - 확산되는 혼란

논쟁이 계속되는 동안 2025년 입시를 치르는 고교 2학년을 포함해 교육현장에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의대 정원 확대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의대 쏠림이 더 심해질 거란 우려가 나옵니다. 이미 대학에 진학한 이공계 학생들의 중도 이탈도 커질 수 있습니다. 지난해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자연계열 중도이탈자 수는 1,388명으로 2018년 대비 크게 늘었는데, 의대 진학을 위한 걸로 추정됩니다.

교육부는 의대 정원 확대에 따른 후속 조치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늦어도 내년 초까지 증원 규모를 확정해 교육부에 통보해야 오는 4월 시행계획과 모집요강에 반영할 수 있습니다.

한편 여야는 정원 확대를 한 목소리로 찬성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안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민주당은 공공의대와 지역의대 설립, 지역 의사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는데, 국민의힘은 필요성에 크게 공감하지 못한다는 입장입니다. 그사이 민주당 전남 지역 의원들은 “전남권 의대를 신설해야 한다”며 삭발까지 단행했습니다.

당신이 알아야 할 것 - 대화 의지는 확인
정부와 의협은 사회적 혼란을 막기 위해 대화로 접점을 찾겠다는 의지를 밝힌 상태입니다. 특히 의협은 “데이터에 기반한 자료를 준비 중”이라며, '과학적 데이터'에 근거해 증원 규모에 접점을 찾자고 했습니다.

다음 달 2일로 예정된 15번째 의정 협의체 회의에서 양측이 의대 증원 규모에 합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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