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설명하면
쟁점은 '증권성 여부'였습니다. 미국은 하위테스트(Howey Test)로 증권성 여부를 판단합니다.

1) 돈을 투자했는지
2) 수익을 얻을 거란 기대가 있었는지
3) 투자금이 공동 기업에 속해있는지
4) 타인의 노력으로 이익이 발생하는지

이를 충족하면 증권에 해당하는데, SEC는 '리플이 타인의 노력으로 수익이 날 걸 기대하게 해서 투자자를 모집했다(4번)'며 증권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반대로 리플랩스는 '리플 보유자에게 권리를 부여하지 않고, 리플 가격은 시장에 의해 결정된다'며 증권이 아니라고 반박했습니다.

양측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는 가운데, 법원은 리플 손을 들어줬습니다. 토레스 판사는 '거래소를 통해 리플을 구매한 개인투자자는 리플의 이익에 대한 합리적인 기대를 할 수 없었다'면서 '리플은 증권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또, '개인투자자들은 자신이 낸 돈이 발행사인 리플랩스로 가는지, 다른 판매자에게 가는지 알 수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한 걸음 더

이번 판결로 리플을 포함한 코인 업계는 부담을 덜게 됐습니다. 증권에 해당하면 발행사들은 자본 요건을 충족해야 하고, 기업 경영 등 상황이 바뀔 때마다 공시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데,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워진 겁니다.

약식 판결이긴 하지만, 코인 업계의 오랜 고민이었던 증권성 여부가 조금 해소된 거 아니냐는 기대에 가상자산 시장은 들썩였습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모두 가격이 상승했고, 코인베이스 등 가상자산 거래소 주가도 급등했습니다.

당신이 알아야 할 것
아직 모든 게 끝난 건 아닙니다. 법원이 기관에 판매한 리플에 대해선 증권성을 인정했고, SEC가 항소할 가능성도 남아있기 때문이죠. 또, 코인은 설계된 사업 모델과 판매 방식이 워낙 다르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각기 다른 판결이 나올 수 있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판결은 가상자산 증권성 논란에 하나의 기준점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금융당국도 가상자산 증권성을 가리는 기준 마련 작업을 진행하고 있죠. 이번 리플 판결 역시 기준 마련 작업에 영향을 끼칠 수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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