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는 사람을 포함한 동물, 더 넓게는 세포로 구성된 유기체의 숙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노화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여러 자극에 따른 손상이 누적되고, 그 손상에 대한 재생이 느려지거나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으며 일어납니다.

노화가 진행된 노령 동물의 숫자는 전 세계적으로 늘고 있으며, 한 통계(2021 KB경영연구소)에 따르면, 노령견(10살 이상)을 키우는 가구가 전체 반려견 가구의 19%를 차지했습니다. 미국의 조사 결과도 키우는 반려동물이 노령화되고 있음을 뒷받침합니다.

또한 반려동물의 기대수명 역시 계속 늘고 있습니다. 이전에 15살을 일반적인 소형견에서 장수한다고 했다면, 요즘은 20살은 되어야 소형견 강아지에서도 ‘우리 강아지가 장수한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노령 동물의 숫자가 늘고 기대수명이 늘어난 시점에서 오늘은 노령 동물에서 어떤 질환을 유심히 지켜봐야 하는지, 어떠한 영양학적 관리가 필요한지 알아보겠습니다.

몇 살부터가 노령일까요?

미국동물병원협회(AAHA)에서는 기대수명의 마지막 25% 시기를 노령으로 진입하는 시기로 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12살이 기대수명이면 마지막 25% 시기인 9살부터 노령견으로 볼 수 있는 것이죠.

일반적으로 대형견, 소형견, 고양이 모두 8살 이상이면 노령 동물이라 생각하고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정기적으로 위험질환에 대한 건강검진을 하고, 영양 관리를 해주는 편이 좋습니다.

다만 반려동물의 기대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사람을 중년기, 장년기, 노년기로 나누듯, 반려동물도 중년 시기(senior; 시니어)와 노령 시기(geriatric)로 세분화하기도 합니다. 대형견은 기대수명이 소형견에 비해 짧은 편이라 중년과 노령기를 나누기 애매하여 8살 이후로 통합하여 보지만, 소형견과 고양이는 8살 이후를 중년 시기(시니어), 12살 이후를 노령 시기로 볼 수 있습니다. 8살 이후의 중년 시기에는 기초대사량이 급격하게 줄어들며 살이 찔 가능성이 높아지는 반면, 12살령 이후의 노령 시기에는 식욕이 감소하며 살이 빠지고 저체중이 될 가능성이 급격하게 높아집니다.

‘노령견’은 어떤 질환을 조심하면 될까요?
▶ 인지장애증후군(강아지 치매)
노령견이 갑작스러운 행동 변화를 보이거나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면 인지장애증후군일 수 있습니다. 11살령-14살령의 강아지의 28%, 15살령-16살령의 강아지 68%가 인지장애증후군 증상을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그 비율이 높았습니다.

▶ 만성신장질환
만성신장질환이 있는 강아지의 비율은 전체 강아지의 0.3-1.5% 수준이었지만, 7살령 이상 강아지에서는 10-15%로 발생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신장은 한 번 손상된 이후에는 복구가 되지 않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 종양
종양은 5살령 이상 강아지 사망케이스의 20%를 차지하였으며, 10살령-16살령 강아지 사망케이스는 무려 40-50%를 차지할 정도로 비율이 높았습니다. 피부에 난 작은 덩어리라도 유심히 살펴보고 병원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 관절염
관절염은 1살령 이상의 성견 기준으로 20%가 증상을 보였으며, 8살령 이상 강아지를 기준으로 80%가 증상을 보였습니다. 대형견 품종일수록 관절염 증상이 더 일찍 나타나며, 비율도 높습니다. 또한 사람과 마찬가지로 비만한 반려견일수록 관절염에 대한 위험은 더 큽니다.

‘노령묘’는 어떤 질환을 조심하면 될까요?
▶ 인지장애증후군 (고양이 치매)
노령묘가 갑작스러운 행동 변화를 보이거나 대소변을 가리지 못한다면 인지장애증후군일 수 있습니다. 11살령-14살령의 고양이의 28%, 15살령 이상의 고양이 50%에서 인지장애증후군 증상을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그 비율이 높았습니다.

▶ 당뇨
전체 고양이의 0.5% 정도로 비율이 높은 편은 아니며 강아지보다 낮은 편입니다. 하지만 비만 고양이에서는 흔히 나타나는 편입니다. 다만 고양이 보호자들이 오해하는 것 중 하나가 건사료에 탄수화물이 많아 당뇨로 이어진다고 오해하는 것인데, 실제 여러 조사 결과에서 입증할 수 없었으며, 오히려 고지방식이로 인해 비만이 된 고양이의 당뇨가 흔하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다행히 치료 결과는 좋은 편이며 절반 이상의 당뇨가 있는 고양이에서 인슐린 없이도 정상 혈당을 유지하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 만성신부전
대다수의 고양이 보호자들이 이미 신장 질환과 요로계 질환에 대해 고민하고 예방을 위해 습식을 하루에 한 끼는 챙겨주는 편입니다. 실제 데이터를 살펴보면, 만성신부전이 있는 노령묘가 노령견보다 2배 많았습니다. 또한 6살령 이상의 고양이 67%에서 신장질환과 관련된 혈액 수치 변화가 있었고, 만성신부전은 5살령 이상 고양이의 사망원인 1위입니다. 신장은 한 번 손상된 이후에는 복구가 되지 않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 관절염
관절염은 모든 연령 고양이를 기준으로 40%가 증상을 보였으며, 12살령 이상 고양이를 기준으로 90%가 증상을 보일 정도로 아주 흔합니다. 또한 사람과 마찬가지로 비만한 반려견일수록 관절염에 대한 위험은 더 큽니다.

▶ 갑상선기능항진증
갑상선기능항진증은 10살령 이상의 고양이 10% 정도가 겪을 정도로 꽤 흔한 편입니다. 고양이가 나이가 들며 갑자기 살이 빠지는 증상을 보인다면 호르몬 검사를 추가적으로 해보는 편이 좋습니다. 일반적인 건강검진에는 호르몬 검사는 하지 않는 편이므로, 별도로 동물병원에 요청을 해야 합니다.

노령 동물을 위한 영양학적 관리
노령의 시기에는 갑작스러운 변화는 좋지 않습니다. 다른 질환이 없는지, 아이의 현재 체형이 비만한 지 혹은 말랐는지에 따라 상황이 다를 수 있으니 동물병원에서 상담한 후 급여량을 조절하는 편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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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백을 줄여야 하는 질환의 경우, 예시로 만성신부전 말기에 요독증이 있는 경우 단백질을 잘 소화할 수 없기 때문에 줄여야 합니다.

✅ 요약

- 노령 동물의 숫자가 늘고 기대수명이 늘어난 시점에서 노령 동물 관리법은 필수적으로 익혀야 할 사항입니다.

- 일반적으로 대형견은 8살 이상을 노령견, 소형견과 고양이는 8살 이상을 중년시기, 12살 이상을 노령 시기라고 생각하면 좋습니다.

- 노령 동물은 적어도 1년에 한 번은 정기적으로 위험질환에 대한 건강검진을 해야 합니다.

- 8살령 이후에는 비만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체중을 주기적(1주일에 1번)으로 재며 급여량을 줄이는 편이 좋으며, 12살령 이후에는 저체중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급여량을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 단백질은 특별한 질환이 있지 않는 이상 늘리거나 유지하는 편이 좋습니다.

- 미네랄 중 인은 미국사료협회 최소치에 가까이 줄이는 편이 좋습니다.

- 오메가 3 중 EPA, DHA와 항산화제는 영양제로 챙겨주면 노령 동물에게 좋습니다.

디자인 : 안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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