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설명하면
사실 1~2차 명단 발표 이후 올해 내 중국인 단체 관광 재개는 힘든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특히 코로나 이후 내수 침체 등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중국에서 소비 증가, 내수 진작을 위해 국내 관광을 독려하는 모습을 보이며 기대감은 더 떨어졌습니다.

3차를 사실상 마지막으로 중국이 해외여행의 문을 활짝 열게 된 것도 경제 활성화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코로나 이후 여행 수요는 증가하는데, 자국 내로만 제한하는 것보다 해외로도 열어놓으면 ‘파이’ 자체가 커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중국 내 항공편 국제노선은 코로나 이전보다 절반이 줄어든 상태로, 그 이전 수준을 회복하면 관련 업계로의 파급 효과도 무시할 수 없을 겁니다. 또, 다음 달 중국 내 가장 큰 명절인 중추절(9월 29일~10월 6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 큰 이벤트들을 앞두고 ‘출구 전략’도 필요했을 것으로도 보입니다.

한 걸음 더
이번 조치를 가장 반기는 곳은 당연히 여행 업계입니다. 중국 여행 업계에서는 이미 몇 주 전부터 중국 정부가 단체 관광 허용 국가를 확대할 것이라는 소문이 돌면서 들썩이기 시작했습니다. 중국판 카카오톡인 웨이신(微信)에 있는 여행사 단체 메시지방에는 이미 “8월 중 모든 국가로의 단체 관광이 허용될 것이니 관광 상품을 준비하라”는 공지가 떴습니다. 중국 항공사들도 앞다퉈 한국, 일본 운항 재개를 암시하는 게시물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중국 정부의 발표 직후 중국 내 반응은 폭발적입니다. 중국 내 최대 라이프 서비스 플랫폼인 메이투안과 따종디엔핑에 해외 숙박업소 조회수는 몇 시간 사이 한국은 15배, 일본은 12배 증가했습니다. 중국 여행사들도 기다렸다는 듯이 한국 단체 관광 상품을 내놨습니다. 중국 최대 국영 여행사인 중칭여우(中青游, 중국청년여행사)도 홈페이지에 서울, 제주로의 단체 관광 상품을 올리고 홍보에 나섰습니다.

한국 여행 업계도 기대에 부풀었습니다. 당장 한국관광공사 베이징지사에는 문의 전화가 빗발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단체 관광은 막혀 있었지만, 자유 여행길은 열려 있어 간간이 문의가 오긴 했지만 지난달부터는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습니다. 올 초까지만 해도 2만 5천여 건이었던 문의는 지난 4월 10만 건을 넘어섰고, 지난달에는 22만 건을 돌파했습니다. 한국 여행 수요가 늘고 있다는 증거인데, 최근 나온 여러 조사들도 중국인들의 한국 선호 현상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컨설팅업체 올리버 와이만(Oliver Wyman) 조사 결과 해외여행 경험이 없는 중국인들의 희망 여행 목적지는 한국, 홍콩, 싱가포르 순, 중국 최대 여행 플랫폼 씨트립의 보고서도 한국, 일본, 태국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중국인의 방한 비자 신청양도 지난 2월 우리 정부의 단기비자 발급 재개 이후 지속적으로 늘어나 6월에는 코로나 직전인 2019년 동기 수준으로 회복됐습니다. 지난달 수치는 아직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지만 코로나 이전 수준을 넘어섰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한국관광공사 베이징 지사 진종화 이사장은 “올 들어 한국을 찾은 중국인은 매달 20% 이상 증가하고 있다”며 “최근 개별 여행객 중심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단체 관광 재개에 따른 중국인의 방한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습니다. 관광공사는 다음 달 베이징, 상하이, 칭다오 등 대도시에서 ‘K-관광 로드쇼’를 열어 사드와 코로나 때문에 끊겼던 한중 여행 업계의 네트워크를 다시 구축하겠다는 계획입니다.

당신이 알아야 할 것
중국인 관광객을 일컫는 ‘유커(游客)’는 세계 관광 업계의 ‘큰 손’으로 통합니다. 올 4월 대한상공회의소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 관광객은 평균 1546달러를 소비해 미국(844달러), 일본(796달러) 보다 많았습니다. 올 하반기 단체 관광이 본격화하면 중국인 관광객은 올해 2백만 명 수준으로의 회복이 예상됩니다. 코로나 이전 6백만여 명 수준은 미치지 못하지만, 코로나 시기였던 지난해 20만 명의 10배나 되는 숫자입니다.

유커의 귀환이 코로나 이후 최대 적자를 낸 여행 수지 개선을 비롯해 고전하고 있는 우리 경제에 활력이 될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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