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설명하면

오큘러스는 라틴어로 ‘눈’(eye)이라는 뜻입니다. 오큘러스 타워와 광저우 타워를 비교해 봤습니다. 가운데가 오목하게 들어간 모습의 전체적인 윤곽, 그리고 나선형으로 길게 뻗어 있는 타워의 외부 골격, 또 마름모 모양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타워의 외부 모습까지 실제로 닮아 있었습니다. 뉴스 리포트 영상편집을 하는데, 편집기자가 중간에 오큘러스 타워와 광저우 타워를 자꾸 헷갈릴 정도였습니다. 광저우 타워는 높이 600미터가 넘는 반면, 오큘러스 타워는 개항 140주년을 기념해 140미터로 예정돼 있습니다.

입장들 - 우연히 일치했다?
인천시는 “모방하거나 참고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타워 디자인을 처음 구상할 때 전 세계의 각종 타워 디자인을 검색한 적도 있다고 했습니다. 홍보영상 제작업체의 입장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광저우 타워를 모방하거나 참고하지 않았다는 주장입니다. 인천 팔미도 등대와 인천기상대를 토대로 타워의 최초 디자인은 등대 형태였다고 영상 제작업체는 설명했습니다.

영상 제작업체는 또 서울타워와 부산타워 같이 진부한 디자인은 배제했으며, 광저우 타워에는 오큘러스와 같은 전망 공간이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인천시와 홍보영상 제작업체, 양측의 주장에 따르면 광저우 타워를 참고한 적이 없지만 전체적인 윤곽과 나선형 골격, 반복되는 마름모 형태까지 우연히 일치한 셈입니다.

한 걸음 더 - 중국 자본 의식했나?
오큘러스 타워는 인천 개항 14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것입니다. 인천은 1883년에 최초 개항했습니다. 타워는 자유공원에 세워질 예정인데, 자유공원은 해발고도 70m의 야트막한 야산으로 타워가 세워지면 전망대에서 인천항을 내려다 볼 수 있습니다. 인천시는 타워의 ‘인천항 뷰’를 통해 관광 활성화를 노린다는 전략입니다. 지금은 벚꽃이 만개하는 4월을 제외하면 자유공원을 찾는 사람들이 많지 않습니다.

오큘러스 타워 전망대에서는 인천항과 함께 차이나타운 또한 조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차이나타운은 인천항과 자유공원 사이에 조성되어 있습니다. 취재진은 제물포 르네상스에 중국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홍보영상에 광저우 타워와 비슷한 영상이 들어간 것은 아닌지 궁금했습니다. 홍보영상 제작업체에 중국 자본 유치와 관련이 있는지 물어봤지만, 그런 목적은 없었다고 부인했습니다.

또 다른 논란 - 홍보영상에 등장한 ‘충칭’ 건물

오큘러스 타워 말고 논란은 또 있습니다. 홍보영상에는 글로벌 복합문화공간으로 개발 예정인 ‘큐브’(K-ube)’ 건물이 등장합니다. 그런데 이 영상이 중국 건물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인천시와 영상 제작업체는 해당 영상이 중국 충칭에 있는 ‘충칭 3788’ 건물이 맞다고 인정했습니다. 제물포의 ‘큐브’ 건물은 LED 또는 홀로그램을 활용한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예정인데, 건물의 기능적 측면을 시민들에게 쉽게 전달하기 위해 ‘충칭 3788’ 건물 영상을 썼다는 것입니다. 영상은 저작권을 구입해 적합하게 사용했다는 게 영상 제작업체의 입장입니다.

어떻게 될까 - 진짜 이대로 짓나?
중국 광저우 타워와 똑 닮은 모습. 광저우 거주 경험이 있는 제보자는 헛웃음을 지었습니다. 진짜 저렇게 지으면 “이민을 가고 싶다”는 농담까지 했습니다. “너무 대놓고 베꼈다”, “국제 망신”이라는 말도 했습니다. 하지만 인천시는 홍보영상 속 오큘러스 타워의 이미지는 조감도 수준의 기초 단계일 뿐이기 때문에 디자인 모방을 논의하기 어려운 단계라고 밝혔습니다.

또 타워 디자인은 향후 지역 사회와의 조화, 사회적 의미까지 고려해 추진하겠다며 실제 설계에서는 디자인이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인천시는 강조했습니다. 물론 가상의 건물이라고 해도 시민들이 광저우 타워의 ‘판박이’가 들어선다는 것을 우려하는 만큼 좀 더 독창적인 이미지를 선보였으면 더 좋았겠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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