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SBS 박세용 기자입니다.
알코올이 없는데 취하는 술이 있다? 알코올이 들어 있지 않은 술, 그래서 숙취가 없는 술이 있다고 합니다. 진짜일까요? 주변에 그런 술이 있다고 얘기하니, 그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 올해 들었던 얘기 중에 가장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이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사실입니다. 이 제품은 비록 알코올은 없지만 사람을 취하게 한다는 점에서 분명 술과 같은 효과를 노리고 있습니다. 바로 영국에서 만들어진 '센티아(SENTIA)'라는 제품입니다. 알코올이 아닌 대체 물질로 우리 뇌를 자극해 마치 취한 듯한 느낌을 줍니다. 센티아에는 두 가지 버전이 있습니다. 술의 빛깔에 따라 '블랙'과 '레드' 제품이 있습니다. 성분도 약간 다릅니다. 블랙 제품을 마신 사람은 진짜 술을 마신 것처럼 기분이 좋아지고, 다소 흥분하게 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사진으로 봤을 때 검은 빛깔을 띠고 있습니다. 반면 레드 제품은 탁한 자주색입니다. 블랙과 다르게 조용한 분위기의 자리에 좀 더 어울리는 술이라고 제조업체는 설명합니다. 영국의 한 주류 판매 사이트에서 찾아봤더니 블랙은 품절, 레드는 주문 가능했습니다. 3병을 주문했고, 나흘 만에 배송을 받았습니다. 취하긴 취했는데…음주운전일까 아닐까 취재진이 센티아를 주문하기 전, 벌써 정보 빠른 일부 유튜버들은 이 술을 소재로 콘텐츠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음주 단속에 걸리지 않는 술'이 나왔다는 내용의 쇼츠 영상도 있고, 술을 직구해 직접 마셔보는 영상도 볼 수 있었습니다. 영국에서도 이미 여러 소비자들이 센티아를 마시고 그 느낌을 얘기하는 영상을 유튜브에 다수 공개한 상태입니다. 취하긴 취한다고 하는데 정작 알코올은 없다는 술, 당장 음주운전에 대한 논란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이걸 마시고 운전대를 잡으면 음주운전일까요, 아닐까요? 처벌은 받게 될까요? 경찰 단속은 가능할까요? 만약 센티아를 마신 뒤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내면 가중 처벌은 받게 될까요? 술을 직구하는 것은 가능한 상태인데, 확실한 것이 없었습니다. 취재진이 센티아를 직접 구입해 팩트체크에 나선 이유입니다. 우선 향기와 맛을 확인해봤습니다. 뚜껑을 열고 잔에 따른 뒤 향을 맡아보니 허브 향기가 난다는 반응들이 많았습니다. 향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얼음에 섞어 맛을 봤습니다. 사람에 따라 달랐지만 먹을 만하다는 반응도 있었고, 한 모금과 동시에 얼굴을 잔뜩 찌푸리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한약을 먹는 것 같다', '약을 먹는 것처럼 쓰다', '정신이 몽롱해진다'는 얘기도 나왔습니다. 센티아를 반 컵 정도만 마셔도 10분에서 15분 만에 정신이 다소 몽롱해진다는 게 공통적인 반응이었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음주측정기를 불면 어떻게 될까요? 직접 테스트 해봤습니다. 음주 상태에서는 차량 시동이 걸리지 않는 장치를 개발한 '㈜디에이텍'에서 도움을 받았습니다. 먼저 소주 약간을 물에 희석해 마신 뒤 차량에 부착된 측정기를 후! 하고 불었습니다. 곧 경보음과 함께 음주 테스트에 통과하지 못했다는 안내 문구가 떴습니다. 차량 시동은 당연히 걸리지 않았습니다. 소주를 딱 한 뚜껑만 마신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장치는 정교하게 작동했습니다. 알코올 없는 술로 비교 테스트를 해봤습니다. 얼음컵에 센티아를 부어 마신 뒤 10분 정도 기다렸다가 차량 측정기에 후! 하고 불었습니다. "Test result approved", 음주 테스트에 통과했다는 안내 문구가 떴습니다. 차량 시동 버튼을 누르자 부릉! 하고 정상적인 시동이 가능했습니다. 차량에 부착된 측정기는 음주 검사에 대한 '합격/불합격'만 나올 뿐, 정확한 측정값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 장치는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하면 시동이 걸리기 때문에, 미량의 알코올 성분이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센티아를 마신 상태에서 정밀한 휴대용 측정기로 2차 측정에 들어갔습니다. 혈중알코올농도(BAC) 측정값은 0.000%로 나타났습니다. 알코올이 0%인 제품이므로 사실 당연한 일이지만, 해당 업체에서는 내심 수치가 좀 나오지 않을까 불안했던지, 0% 측정값을 보고 안심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결국 센티아를 마시면 정신이 몽롱해지고 운전대를 잡을 수 있지만, 경찰이 음주측정기로 이를 단속할 수 없고, 처벌도 할 수 없는 셈입니다. 사고를 내면 음주운전처럼 가중 처벌도 못합니다. 영국 경찰에도 센티아를 마신 운전자를 단속할 수 있는지 문의했지만 즉답을 피했습니다. 아마 우리 경찰과 마찬가지로 별다른 방법이 없을 것입니다. 논란의 그 술…무슨 성분이 들어간 걸까 센티아는 알코올이 없으므로 현행법상 엄밀히 말하면 술은 아니지만, 사람을 취하게 한다는 점에서 분명 술이기도 합니다. 알코올을 대체하는 성분은 과연 무엇일까요. 이걸 마셔본 사람들은 '한약' 냄새가 난다면서 맛이 쓰다는 반응들이 많았습니다. 데이비드 넛 영국 임페리얼컬리지런던 교수는 센티아를 개발하기 위해 여러 문헌들을 뒤져 식물 성분을 조합한 결과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취재진은 한의사와 함께 이 제품의 성분 표기를 자세히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김정국 한의사는 센티아의 성분 표기를 확인한 결과 네 가지의 한약재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후박(magnolia officinalis L), 감초(Glycyrrhiza glabra), 산사(Crataegus spp.), 그리고 진교(Gentiana lutea) 등 네 가지입니다. 이 네 가지는 우리나라 한의사들이 실제로 처방하는 약재들이라고 합니다. 이 밖에도 '피나무'와 '돌꽃'처럼 한약재로 쓰지 않는 식물 재료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제품에는 해당 재료명만 표기되어 있을 뿐, 그 함유량은 나와 있지 않습니다. 김정국 한의사는 이 가운데 '후박' 성분이 술을 마셨을 때와 유사한 느낌을 주는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음주 단속 안 걸리는 술', 앞으로도 구입할 수 있나 후박은 원래 소화 계통에 좋은 약재라고 합니다. 한의사들이 체한 사람한테 처방할 때 사용하는 유익한 약재입니다. 하지만 이 성분이 포함된 식품이나 약을 수입하면 오남용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식약처는 후박을 함유한 21개 제품의 국내 반입을 차단해왔습니다. 그런데 센티아는 21개 목록에서 빠져 있었습니다. 관세청이 수많은 직구 식품들을 성분표까지 일일이 봐가며 통관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겠지요. 결국 아무런 제약 없이 센티아가 수입되고 국내에서 '음주 단속 안 걸리는 술'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식약처는 SBS 취재와 동시에 센티아를 국내 반입 차단 제품 목록에 올렸습니다. 후박을 함유해 국내 반입이 차단된 제품은 이제 총 22개가 되었습니다. 관세청은 식약처로부터 센티아(제품명: Sentia Gaba Spirit)의 국내 반입을 차단해달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앞으로 이 제품을 직구로 들여올 경우 통관 단계에서 제품명으로 자동 검색돼 걸러지게 됩니다. 외국 여행자가 소량을 직접 가져올 때는 여행 통관을 담당하는 부서에서 철저히 검사해 차단하겠다고 관세청은 설명했습니다. 센티아가 확인되면 곧바로 반송 혹은 폐기될 전망입니다.
올해도 '귀가 아프다'는 분들 많습니다.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차량 선거 유세가 한창이어서 그렇습니다. 선거운동의 자유도 있지만, 국민의 쾌적한 생활도 중요합니다. 둘 사이에 적절한 균형이 이뤄져야겠지요. 소음에 대한 감수성이 저마다 다르다 보니 어떤 분은 '참아야죠 뭐…'라고 하시지만, 또 다른 분은 '못 살겠다'며 고통을 호소합니다. 전국 단위의 선거가 있을 때마다 매번 반복되는 일입니다. 무슨 상황인데? 차량 유세에는 소음 허용 기준치가 있습니다. 스피커로부터 1m 떨어진 곳을 기준으로 127데시벨(dB)입니다. 해당 기준치가 국회에서 어떻게 정해졌는지는 잠시 후 말씀 드리고, 우선 차량 유세 현장에 나갔던 얘기부터 해보겠습니다. 취재진이 최근 5일장이 열린 시장을 찾아갔습니다. 유권자들이 대거 한 곳에 모이는 5일장을 그 지역 후보가 놓칠 리가 없죠. 같은 장소에서 여야 후보가 시간을 나눠 차량 유세를 펼쳤습니다. 사실 유세 현장에서 소음을 측정하는 게 쉽지는 않습니다. 취재진이 소음측정기를 들고 돌아다니면 금세 소리를 줄여버리기 때문입니다. 소리 줄이는 데 3초도 안 걸립니다. 뭔가 이상한 낌새가 나타나면 바로 차량을 빼고, 명함 돌리는 유세로 작전을 바꿉니다. 다행히 차량 유세 현장 바로 맞은편에 있는 과일가게 사장님이 눈에 잘 띄지 않는 자리를 빌려주셨습니다. 취재진은 과일 박스 위에 소음측정기를 올려놓고 한참을 재봤습니다. 차량으로부터의 거리는 대략 15m였습니다. 측정치는 얼마나 나왔을까요? 한 후보 측은 최고 100데시벨을 찍었습니다. 유세 음악과 사회자의 고성이 뒤섞이면서 소음은 계속 100데시벨 안팎을 기록했습니다. 상인들은 표정을 찡그렸습니다. 귀를 때리는 소음에 고통스러워했습니다. 상인 한 분은 "손님과 대화가 안 된다"고 불만이었습니다. 지지를 호소하는 유세는 2시간 내내 이어졌습니다. 이제 끝났나 싶더니, 곧이어 다른 후보의 더 큰 유세 차량이 들어왔습니다. 이 후보 측의 스피커는 음량을 더 크게 올렸는지, 최고 105데시벨이 측정됐습니다.
기사 제목들이 좀 무섭습니다. “치사율이 30%”라고 하니까요. 일본에서 급속하게 퍼지고 있는 감염병 ‘연쇄상구균 독성 쇼크 증후군’으로, 약자로는 ‘STSS’라고 불립니다. 당장 일본 가도 되는 건가? 궁금합니다. 지난해 일본에 간 우리나라 관광객이 696만 명에 달합니다. 우리나라를 찾은 일본 관광객은 230만 명이 넘습니다. 여행사에도 일본 감염병과 관련한 문의전화가 걸려오고 있다고 합니다. 제2의 코로나 사태가 터지는 건 아닌지 우려하는 분이 많습니다. 무슨 상황인데? 일본 국립감염병연구소 통계에 따르면 일본 내 STSS는 지난해 총 941명으로 역대 최다였습니다. 2018년엔 894명이었고, 그 뒤로 해마다 600~700여 명의 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갑자기 900명을 돌파한 것입니다. 코로나19 당시 마스크 열심히 쓰고, 사회적 거리두기 등 방역 정책으로 인해 발생이 감소했다가 다시 갑자기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는 STSS 환자가 더 많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1월과 2월 단 두 달의 통계만 집계했는데, 지난해 환자의 절반에 육박하는 414건이 확인됐습니다. 증상도 무섭습니다. 일반적인 증상은 열이 나고 피부 발진이 생기는 것인데, 초기에 항생제로 잘 치료하지 못할 경우 전신에 염증을 일으키는 ‘독성 쇼크’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합니다. 고위험군에서는 고열과 발진, 저혈압, 심각한 근육통이 발생할 수 있고, 중증으로 진행되면 괴사성 근막염, 다발성 장기부전, 사구체신염 등으로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 질병관리청의 설명입니다. 이런 병을 가져오는 건 ‘연쇄상구균’이라는 세균입니다.
악용할 경우 위험천만한 화생방 가스 제품. 이걸 민간에 유통하지 않았다는 판매업체 주장과 달리 일부 제품은 이미 시중에 퍼졌다는 실태를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팔아도 법적으로 문제없는 걸까요? 무슨 상황인데? 지난 2011년 국회 본회의장에서 최루탄이 터졌습니다. 저도 그때 본회의장에 있었습니다. 의사 진행에 항의하던 한 의원이 일명 '사과탄'이라고 불리는 동그란 최루탄을 국회의장석 바로 밑에서 터뜨린 겁니다. 최루탄은 '펑!' 소리가 나면서 터졌고, 안에 들어 있던 화생방 분말은 순식간에 본회의장을 가득 채웠습니다. 의원은 바닥에 떨어진 분말을 집어 당시 국회부의장 얼굴에 뿌리기도 했습니다. 의원은 이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의원직을 상실했습니다. 의원은 처벌받는데, 화생방 가스 판매는 문제없는 것인지 경찰에 물어봤습니다. 경찰에는 '총포화약법'을 담당하는 부서가 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총포화약법상 제재할 수 있는 규정이 안 보인다고 답했습니다. 이근 씨가 홍보한 제품의 위법 여부를 경찰청에 문의했는데 문제없다는 취지로 회신을 받았다는 것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화생방 캡슐은 화약을 넣어 폭발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단순히 캔에 넣어 '가열'만 하는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최근 해군 대위 출신의 유튜버 이근 씨가 화생방 가스 제품(CS캡슐)을 판매한 적 있습니다.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화생방 가스 구입을 독려한 것입니다. 유튜브 콘텐츠에는 포털 사이트 쇼핑몰로 링크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영상을 보다 화생방 가스 제품을 구입하고 싶으면 한 번의 클릭으로 바로 쇼핑몰로 이동 가능합니다. 판매업체는 처음엔 화생방 가스를 내뿜는 캡슐 제품과 이 캡슐을 가열하는 키트, 그리고 방독면을 모두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무슨 상황인데? 화생방 가스 홍보 영상이 공개되자 우려의 목소리가 컸습니다. 인구 밀집 지역에서 ‘테러’에 악용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지하철 테러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화생방 가스를 들이마신다고 사람이 바로 숨지는 것은 아니지만, 호흡기를 강하게 자극하다 보니 당황한 사람들이 몰리면서 압사 사고가 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 화생방 캡슐을 굳이 캔에 넣어 가열하지 않더라도, 캡슐을 열어 사람들한테 하얀 가루를 뿌릴 수도 있습니다. 이건 절대로 먹으면 안 되는 물질입니다.
우리나라의 양육비 부담이 전 세계에서 압도적 1위라는 내용의 보도가 최근 많이 나왔습니다. '한국이 1등'이라고 하니 국내 언론은 당연히 보도했고, 미국 CNN과 영국 가디언 또한 이런 내용으로 보도했습니다. 국내외 언론이 한목소리로 보도한 내용이니 많은 사람들이 사실로 받아들였을 것 같습니다. 보도의 출처는 모두 중국 위와인구연구소가 낸 '2024년 중국 출산 비용 보고서'였습니다. 2024년 2월에 나온 보고서입니다. 중국에서 아이를 키우는 데 드는 양육비가 얼마인지가 주 내용입니다. 그런데 해당 보고서 22페이지에는 국가별 양육비 부담을 비교한 표가 하나 실려 있습니다. 이 표에 따르면 한국이 1등을 했다는 것입니다. 무슨 상황인데? 표 내용을 보니, 양육비의 절대 금액이 1위라는 것이 아니라, 1인당 GDP 대비 몇 배인지를 계산해 그 비율이 1등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이 1인당 GDP의 7.8배로 세계 1위, 그리고 중국은 1인당 GDP의 6.3배로 2위로 나타났습니다. 보고서의 이 표 하나가 한국이 전 세계에서 양육비 1위라는 보도의 근거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소재가 기사화된 셈입니다. 우리나라 양육비가, 정말 많이 들기는 합니다. 그래도 정말 세계 1위가 맞는지는 따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 보고서를 자세히 보니 우리나라 데이터의 출처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 양육비는 2013년 보건복지부 자료를 근거로 했다고 돼 있었습니다. 정확하게는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낸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 복지실태조사(2012)'에 나온 총 양육비였습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에서 아이를 21살까지, 즉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키우려면 총 3억 896만 원이 드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애를 키울 때 '대학까지는 챙겨준다'는 인식이 아직 많은 것 같습니다.
‘13월의 월급’으로 불리는 연말정산, 지난해 더 낸 세금이 있다면 돌려받고, 덜 낸 세금이 있다면 더 내는 절차입니다. 돌려받는 돈은 어차피 내가 더 낸 돈인데, 2월말이면 왠지 기대하게 되는 것이 직장인의 심리입니다. 그런데 올해 2월 급여명세서를 받아본 일부 납세자들이 당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요? 무슨 상황인데? ‘고향사랑기부제’라는 것이 있습니다. 아는 분들 사이에서는 ‘기부 안 하면 손해’라는 말까지 나오는 제도입니다. 지난해 처음 시작됐습니다. 자기 주소지가 아닌 지자체에 기부하면 10만 원까지는 전액 세액공제 해주고, 기부한 지자체로부터 3만 원 상당의 답례품도 받을 수 있습니다. 10만 원 넘는 기부금에 대해서는 전액 세액공제해주지 않고, 16.5%를 해줍니다. 개인은 최대 500만 원까지 기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2월 급여명세서를 받아 보니 고향사랑기부금 10만 원에 대해 세액공제 0원, 한 푼도 공제를 못 받은 납세자가 생긴 것입니다. 10만 원 세액공제는 당연히 받을 것으로 생각하고, 3만 원 답례품을 추가로 받을 수 있으니까 기부했는데, 정작 세액공제가 안 된 것이죠. 결국 세액공제 혜택 없이 10만 원 내고 3만 원 답례품만 받았으니, “7만 원짜리 비싼 사과 먹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또 가족들한테 ‘10만 원 내고 새우젓 산 사람’ 됐다는 온라인 댓글도 있었습니다. 고향사랑기부 고객센터에는 세액공제가 왜 되지 않았느냐고 문의하는 전화가 걸려오고 있습니다.
지난 설 연휴, 명절을 보내는 시민들의 표정을 스케치하기 위해 SBS 취재팀이 남산한옥마을을 찾았습니다. 취재진은 민속놀이를 즐기는 시민들을 촬영한 뒤 남산 꼭대기로 향했습니다. 당시 초미세먼지가 전국적으로 ‘나쁨’ 수준이었기 때문입니다. 무슨 상황인데? 서울과 수도권에는 그날 초미세먼지주의보도 발령됐습니다. 남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서울 도심은 희뿌옇기만 했습니다. 빌딩 스카이라인조차 명확하게 보이지 않았습니다. 시민들은 초미세먼지에 덮여 귀성길과 귀경길을 오갔습니다. 전국을 덮은 초미세먼지, 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요? 중국에는 우리의 설 연휴에 해당하는 춘제가 있습니다. 춘제 연휴는 지난 2월 10일부터였습니다. 춘제 때는 폭죽을 터트리면서 악귀를 물리치고 새해를 맞이하는 것이 중국의 풍습입니다. 하지만 폭죽놀이는 잦은 사고와 대기오염 때문에 1990년대부터 금지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중국 내 여론이 바뀌면서 매년 조금씩 터트리다, 지난해 말에는 춘제 폭죽을 전면 허용하는 쪽으로 방침이 바뀌었습니다. 올해 춘제 폭죽은 불꽃놀이 그 자체만 보면 장관이었습니다. 중국 도심 곳곳에서 터진 폭죽. 드론 영상을 보면, 폭죽의 화려한 불꽃이 도심을 알록달록하게 물들이고 있었습니다. 뿌연 먼지와 함께 말입니다. 그렇다면 중국이 올해 춘제 때 대량으로 터트린 폭죽 때문에 우리나라의 초미세먼지가 더 심해진 건 아닐까요? 의문이 듭니다.
“아니, 탕후루에 레시피가 있어?” 탕후루 소송전 기사에 달린 댓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내용입니다. 그냥 과일 잘라서, 나무 꼬챙이에 꽂은 다음, 설탕물 입히면 끝나는 거 아니냐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탕후루 레시피를 도용당했다고 주장하는 A업체 입장은 전혀 다릅니다. B업체를 고소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는 것입니다. 탕후루 설탕 코팅을 둘러싼 소송전의 내막을 전해 드립니다. 무슨 상황인데? - “비법 가루 있다”... 탕후루 업체의 고소 탕후루 레시피를 도용당했다는 A업체. 탕후루 업계에서 국내 최대 가맹점을 갖고 있는 프랜차이즈 회사입니다. 전국 가맹점이 500곳을 넘습니다. 과일을 감싸고 있는 얇은 설탕 코팅, 그 코팅을 깨물 때 느껴지는 바삭한 식감에 인기를 얻으면서 지난 몇 년간 가맹점은 폭발적으로 늘어났습니다. 탕후루 시장이 급속 성장하면서 레시피도 진화를 거듭해 왔습니다. 모두 같은 탕후루처럼 보여도 같은 탕후루가 아니라는 것이 A업체 주장입니다. 탕후루의 생명은 어떻게 하면 설탕 코팅을 최대한 얇게 입힐 것이냐, 또 그렇게 얇게 입힌 설탕을 어떻게 오래 유지할 것이냐, 또 어떻게 하면 이에 달라붙지 않도록 할 것이냐에 있다는 것입니다. A업체는 그런 이상적인 탕후루를 만들기 위해 지난 수년 간 레시피 개발에 시간과 자본을 투입했다는 입장입니다. 그런 노력의 결과, 최근에는 탕후루에 ‘비법 가루’를 넣고 있다고 합니다. 물과 설탕만으로는 고품질의 탕후루가 나오지 않으며, ‘비법 가루’를 한 포 넣고 설탕 코팅을 입혀야 소비자가 만족할 만한 탕후루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입니다.
제물포 르네상스 조감도 / 출처 : 인천시, 연합뉴스 인천시가 내항과 주변 중구, 동구 일대를 재개발하는 장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제물포 르네상스’ 사업입니다. 지난달 19일 인천시는 인천항 상상플랫폼에서 제물포 르네상스 대시민 보고회를 열었습니다. 제물포 자유공원에 세워지는 ‘오큘러스 타워’의 이미지가 그날 처음 공개 됐습니다. 인천시가 홍보 영상을 공개했고, 여러 언론이 해당 영상을 활용해 방송 리포트를 내보냈습니다. 인천시와 제물포의 랜드마크가 될 앵커(중심축) 시설이 될 것이라고 유정복 인천시장은 발표했습니다. 무슨 상황인데? 오큘러스 타워 ‘제물포 르네상스’ 방송 리포트가 나간 바로 그날, 한 시청자는 화들짝 놀랐습니다. 옆에 있던 딸아이가 인천시의 홍보 영상을 보고 ‘저거 광저우 타워 아니야?’라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가족은 과거 중국 광저우에서 거주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의 랜드마크인 광저우 타워와 너무나 닮은 건축물이 ‘오큘러스 타워’라는 이름으로 제물포 르네상스 홍보 영상에 등장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