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월급의 90%를 기부한 대통령, 국민을 속이지 않은 대통령.

이런 수식어가 붙는 전직 대통령이 있습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우루과이의 호세 무히카 전 대통령입니다. 무히카가 암 투병 중이라고 스스로 밝히자 전 세계에서 쾌유를 기원하는 응원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무슨 상황인데?

"지난주 금요일 건강검진에서 식도암 진단을 받았습니다. 저는 20년 이상 자가면역 질환을 앓고 있어서, 몸 상태가 두 배로 복잡합니다."

"제 인생에서 저승사자가 전에도 한 번 이상 침대 주위를 서성거리며 걸어 다녔지만, 최근엔 저를 지속적으로 괴롭혔습니다. 제가 보기에 이번에는 명백히 낫이 준비된 상태에서 오는 것 같습니다."

호세 무히카(88) 우루과이 전 대통령은 이렇게 암 투병 사실을 알렸습니다. '저승사자가 낫을 들고 오는 것 같다'는 비유에서 그의 병세와 심경 등이 전해집니다. 무히카 전 대통령은 이전에도 특유의 비유법으로 각종 어록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병마와 싸우겠다는 의지도 밝혔습니다.

"나의 생각에 충실하게, 나의 채소와 닭들과 함께 계속 싸울 것입니다. 나는 항상 다리가 있고 땅을 사랑합니다."

좀 더 설명하면
우루과이 안팎에서 무히카 대통령의 쾌유를 바라는 응원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8) 브라질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과거 무히카 전 대통령의 폴크스바겐 비틀을 함께 탔던 사진을 게시하며 "당신은 더 나은 세상을 위한 투쟁의 등불"이라고 썼습니다.

욜란다 디아스(52) 스페인 부총리 겸 노동부 장관도 SNS에 "망연자실한 소식"이라는 글을 올렸고, 에보 모랄레스(64) 볼리비아 전 대통령은 "무히카가 질병이라는 새로운 싸움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응원했습니다.

한 걸음 더
'페페'라는 애칭으로도 불리는 무히카 전 대통령은 우루과이 좌파의 아이콘입니다. 게릴라 출신인 그는 중도좌파연합 후보로 대통령에 당선된 뒤 우루과이 경제 발전과 빈곤 감소 등에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특히 대통령 재임 기간(2010년~2015년)에 대통령 관저가 아닌 허름한 자택에서 지냈고, 출퇴근할 때는 1987년형 하늘색 폴크스바겐 비틀을 직접 몰았습니다. 월급 대부분을 사회단체 등에 기부했습니다.

그래서 무히카는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불렸습니다. 국내에서 그의 평전이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 무히카'라는 제목으로 출판되기도 했습니다.

검소할 뿐만 아니라 국민과 가깝고 정직한 대통령으로도 유명했습니다. 퇴임 후 상원의원으로 활동해왔지만 코로나 때 물러났습니다.

무히카 전 대통령은 특유의 언변으로 대중을 사로잡기도 했습니다.

"삶에는 가격 라벨이 붙어 있지 않으니 나는 가난하지 않다", "권력은 사람을 변화시키지 못하며, 단지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드러낼 뿐이다", "우리는 진짜 숲을 파괴하고 익명의 콘크리트 숲을 만들고 있다", "유일하게 건강한 중독은 사랑의 중독이다" 같은 말은 여전히 회자되고 있습니다.

당신이 알아야 할 것
무히카 전 대통령은 자신의 암 투병을 알리면서도 마지막에 희망의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인생은 아름답지만, 닳아 없어지고 넘어집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인생에서 성공하려면, 넘어질 때마다 다시 시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만약 분노가 있다면 그것을 희망으로 바꾸도록 하세요."

그의 수많은 어록이 감명을 주는 건, 말과 삶이 다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그의 삶은 서민들의 삶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우루과이 국민들은 그의 쾌유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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