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설명하면
두 번째는 '빌드업' 축구입니다. 우리 대표팀은 지금까지 월드컵에서 강팀을 만났을 때 항상 수비에 치중했습니다. 세계적인 스타 선수들이 즐비한 우루과이를 상대로 선수비, 후역습을 펼칠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지난 4년 동안 꾸준히 밀어붙인 ‘빌드업’ 축구를 과감하게 구사했습니다.

전반 휘슬이 울리자 우리 대표팀은 우루과이를 강하게 압박했습니다. 당황한 우루과이는 패스미스를 저질렀고, 대표팀은 공을 꾸준히 소유하며 호시탐탐 기회를 노렸습니다. 그리고 월드컵 출전 사상 최초로 전반전에 50%가 넘는 점유율을 기록했습니다. 전반전 압박의 효과는 후반까지 이어졌고, 대표팀은 승점 1점뿐만 아니라 자신감이라는 큰 수확도 얻었습니다.

한 걸음 더
세 번째는 이강인의 기용입니다. 0대 0으로 맞선 후반 29분, 벤투 감독은 3명의 교체 카드를 꺼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 중 한 명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이강인이었습니다. 스페인 리그에서 활약하는 이강인은 지금까지 벤투 감독에게 철저하게 외면 받았습니다. 수비 가담과 체력이 약점을 보여 벤투 감독의 ‘빌드업 전술’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극적으로 이번 월드컵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그라운드를 밟지 못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대표팀은 후반 중반 이후 우루과이의 강한 공세에 시달렸습니다. 그러자 벤투 감독은 전방 압박으로 체력이 떨어진 이재성 대신 손준호를 투입했고, 수비 라인을 전체적으로 내렸습니다. 선수비, 후역습 상황에서 역습에 최적화 된 카드가 바로 이강인이었습니다. 이강인은 중원에서 정확한 패스를 올려 조규성의 슈팅을 만들었고, 전매특허인 드리블까지 선보이며 데뷔 첫 월드컵 무대를 마음껏 누볐습니다.

벤투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벤투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을 칭찬했습니다. 그는 “전반전은 장악력이 더 좋았다. 우리가 한 팀으로서 조직적으로 잘 풀어갔고 서로를 잘 도왔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우리가 훈련한대로 한다면 전혀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고 자신감이 있었다. 이번 경기에서 그것을 보여줬고 앞으로도 보여줄 것이라 생각한다”며 다음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습니다.

그러면서 선수 개인보다 팀, 전술을 중시하는 자신의 ‘철학’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그는 “후반 교체 선수는 팀이 어떤 부분에서 필요한지를 보고 결정했다”며 “이강인은 치고 나가는 능력이 좋다. 팀이 압박을 받을 때마다 자신의 능력을 잘 보여줬다. 카타르에서 훈련을 하면서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에 교체선수로 선택했다. 한국에서는 팀에 대한 노력보다 개인 선수들을 좋아하는 것 같다. 나는 팀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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