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설명하면
인구이동이 많으면 좋은 거냐? 무조건 좋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50년 만에 최저치가 나오게 된 이유를 보면 더 반갑지 않습니다. 먼저 간단한 표 하나 보고 가겠습니다.

연령대별로 나눠서 이동률을 본 비교한 겁니다. 연령대가 올라갈수록 이동률은 확 줄어듭니다. 당연합니다. 노인들이 거주지를 옮길 일도 적고, 거주지를 옮기는 것도 힘들어서 잘 안 움직입니다. 대신 이동률을 끌어올리는 건 20대, 30대입니다.

대한민국 이동률이 줄어드는 경우는 딱 두 가지입니다. 첫째, 이동 안 하는 노인들이 많아지거나 둘째, 젊은 사람들이 이동을 덜 하거나… 그런데 대한민국은 그 두 가지 모두 해당합니다. 급격하게 고령사회로 진입한 대한민국은 노인 인구 비중이 크게 늘었습니다. 20대 인구가 해마다 빠르게 줄어들고 있고, 노인은 반대로 크게 늘고 있는데 인구이동률이 늘어나는 게 오히려 이상합니다. 더 큰 문제는 20대들의 이동률이 줄어들고 있다는 겁니다.

한 걸음 더
표 하나 더 보여드리겠습니다.

20대와 30대 인구 이동을 따로 비교한 겁니다. 22년과 23년 총 이동자수도 줄어들었을 뿐만 아니라 2,30대도 함께 줄었습니다. 이동률로 보면 21년부터 3년 연속 20대의 이동률이 줄어듭니다. 수치는 25세~29세 기준으로 보면 28.5%(21년), 25.4%(22년), 24.9%(23년)입니다. 21년이 가장 높은 건 부동산 시장이 불을 뿜으면서 20대까지도 ‘영끌 매수’ 대열에 합류해 새로 거주지를 옮긴 영향도 크다고 합니다. 그 역기저효과로 22년과 23년은 계속 20대 이동률이 줄어드는 영향도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 세대의 인구이동이 줄어들고 있다는 건 반가운 일이 아닙니다.

당신이 알아야 할 것
“인구이동률은 고령화와 부동산 경기와도 연관이 있지만, 경제 활성도와 연관도 있습니다.”

통계청의 말입니다. 경제가 역동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이머징 국가의 경우 인구이동률은 높게 나타납니다. 특히, 젊은 연령층의 이동률은 더 높게 나타납니다. 멀리 갈 필요 없이 우리나라도 지난 2003년과 2023년을 비교하면 20년 사이에 25~29세의 이동률이 31.9%이던 게 24.9%로 줄어듭니다. 20년 시간 동안 구직 시장에 나온 20대의 이동률이 크게 줄어든 겁니다. 직업 사유로 이동한 사례가 지난해 가장 많이 감소했기 때문입니다. 취직을 해서 주거지를 옮긴 20대가 많이 줄었단 뜻입니다.

인구 감소 속도는 세계 1위 수준이고, 반대로 고령화 속도도 세계 1위 수준인 대한민국이 이제는 젊은 사람들의 활력마저도 줄어들었습니다. 서서히 멈춰가고 있는 겁니다.

인구이동률이란 지표만으로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늙어가고, 줄어들고, 멈춰가고 있는... 결코 반갑지 않은 대한민국의 한 단면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는 건 부인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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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고' '줄어들다가' 이제는 '멈추고' 있는 대한민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