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를 완성하는 건 '조명'

1인 가구로 살기 훨씬 전부터도 저는 혼자 극장, 카페, 식당에 잘 가는 사람이었는데요, 각각 좋아하는 자리가 있습니다. 식당에서는 시야가 넓게 확보되는 자리를 좋아합니다. 창밖을 보거나 가게를 슬슬 둘러보며 여유롭게 혼자 밥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죠.

반면 카페에서는 옆 사람의 소리가 잘 들리지 않으면서도 조명이 오른쪽에서 오지 않는 자리를 찾아갑니다. 일기를 비롯해서 뭔가 적는 걸 좋아하는데 조명이 왼쪽에 있어야 손 그림자가 거슬리지 않거든요. 친구를 만나 편한 분위기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는 따뜻한 분위기를 내는 노란 불빛 아래가 좋고요.

집에서도 작업 방은 푸른빛이 도는 흰색(주광색) 조명을 쓰고, 식탁 등과 장스탠드는 노란색(전구색) 조명을 씁니다. 잠자는 방은 불빛이 너무 세서 전구 하나를 아예 빼놓았어요. 36W(와트) FPL 형광램프 두 개가 꽂혀있네요. 작업 방은 형광등 상태가 어떤가 궁금해서 열어봤더니 대체형 LED 램프가 끼워져 있더라고요. 전에 살던 사람이 쓰던 건가 봐요. 생각해보니 침실 전구는 벌써 몇 번 갈아 끼웠는데 작업 방 전구는 한 번도 나간 적이 없었어요. 요즘은 등기구 전체를 LED로 교체하지 않아도 되는군요. 몰랐어요.

같은 공간이라도 불빛의 색이나 밝기, 조명기구의 디자인에 따라 분위기가 확 달라지니 1인 가구 인테리어에 조명이 많이 활용되는 것 같아요. 작업도 어렵지 않은 편이고, 교체한 등기구는 잘 보관했다가 이사갈 때 원상복구 할 수 있고요. 물론 전기를 다루는 일이니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차단기를 내리고 작업하는 건 필수고 사다리나 의자 위에서 천장을 바라보고 머리를 젖힌 상태로 해야 하니 고개도 아프고 중심 잡기가 어렵습니다. 경험이 있으면 혼자서 할 수 있지만 옆에서 같이 보조해주는 사람이 있으면 한결 수월하죠.

안 쉽고 위험할 수 있지만 그 마음은 소중해!

짧은 글 안에서 등기구 교체하는 법을 자세히 설명할 순 없습니다. 해보고 싶은 욕심이 난다면 자세하게 설명하는 영상이나 글을 참고하면서 천천히 도전해보세요. 기본은 천장의 특정 위치에 나와 있는 전선에 등기구의 전선을 연결한 뒤, 등기구를 천장에 고정하는 겁니다. 전선을 연결하는 일 자체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전선의 피복을 벗기지 않고 커넥터만 이용해 더 쉽고 안전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초보자는 기존 등기구의 해체 및 철거부터 조금 막막할 거예요. 새 걸 설치하려면 못을 박을 수 있는 위치도 새로 찾아야 합니다. 기존 제품이 설치되었던 곳 근처에 하면 되는데 나사못이 빠진 바로 그 자리에 다시 박을 수 없을 테니 전선이 닿는 범위에서 안전하고 단단한 위치에 브라켓(등기구를 달 수 있는 거치대)을 설치합니다. 거기에다가 등기구를 고정하는 겁니다. 그전에 전선 연결 작업을 하고요. 조금 어렵게 들리나요? 네, 이번에는 저도 쉽다고만은 말하지 못하겠습니다. 위험한 일이기도 하니까요. 처음 도전하고 싶은 분은 절대 혼자는 하지 마세요. 경험이 있는 사람과 함께 하거나 전문가를 부르는 게 좋겠어요.

저는 조명 디자인보다는 빛의 색깔, 밝기, 방향을 조절하는 게 더 중요한 사람이라 등기구 자체를 교체하기보단 장스탠드를 이용했습니다. 전등갓 방향을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는 자바라형 제품이라 책을 볼 땐 직접 조명으로 사용하고, 은은한 조명이 필요할 땐 위로 올려 천장을 비추면 분위기를 낼 수 있겠더라고요. 매일 사용하는 공간을 내가 원하는 분위기로 만들고 싶은 마음은 귀하고 소중하니까 등기구를 교체하든 추가 조명을 들이든 마음대로 하면 되고요. 안전만 유의하세요!

디자인 : 채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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