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설명하면

사건이 일어난 신림역 4번 출구 근처 골목은 그날 이후로 무겁게 가라앉아 있습니다. 사람들 발길도 눈에 띄게 줄었고, A 씨를 추모하기 위해 사건 현장을 찾는 사람들만, 그것도 아주 간간이 있을 뿐입니다. 여기에 신림역 일대에서 범행을 예고하는 글까지 잇따라 올라오면서 분위기는 더 흉흉해졌습니다.

지난 24일 오후 디시인사이드 남자 연예인 갤러리에 ‘26일 신림역에서 여성 20명을 죽이겠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온 데 이어, 25일 밤에도 같은 사이트에서 ‘신림역 일대에서 여성을 강간·살인하겠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처음 글을 올린 남성은 25일 경찰에 자수했고, 경찰은 이 남성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습니다. 다른 글 작성자도 경찰이 추적 중입니다.

경찰이 일대 순찰을 강화하고는 있지만, 시민들의 불안은 여전합니다. 이렇게 골목과 그 주변에 발길이 끊기다 보니 상인들은 불안한 것은 물론이고, 앞날도 걱정입니다.

한 걸음 더
이번 사건이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준 건, 누구나 당할 수 있고 딱히 조심할 방법도 없기 때문입니다. 밤늦은 시각이 아니라고 해도, 꼭 약자가 아니라도 해도 범행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우리를 더 불안하게 만듭니다.

‘내가 그런 상황에 닥치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나는 나 자신을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 이번 뉴스를 보고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되지요. 후추 스프레이며 호신용 삼단봉, 전기충격기 같은 호신 용품이 사건 발생 다음 날부터 많이 팔리는 것도 당연한 일일 겁니다.

“세상이 하도 험하고 예측할 수 없으니 개인용 호신장치와 긴급 연락장치가 필요할 듯하다. 더구나 방송인이니. 잠자기 전 갑자기 생각이 나 메시지 보낸다.”

끔찍한 사건사고도 그저 담담하게, 일로 받아들이며 살아온 필자도 아버지가 보낸 이 메시지를 받고 나니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정말 뭐라도 사야 하나, 생각이 듭니다.

당신이 알아야 할 것
전문가들은 흉기살해범 조선에게 반사회적 인격장애, 사이코패스 성향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아마도 사이코패스일 것이고, 법적인 자제력, 준법의식 이런 건 전혀 없어 보이고, 범행하는 것 외에는 관심이 없는 그런 사람으로 보여요.

-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 교수

한동훈 법무장관도 26일 국회에 나와 조선에 대해 “미국 등 선진국 총기난사 사건의 경우에서 많이 보이는 ‘외로운 늑대’ 같은 사례”라며 “굉장히 독특한 경우”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사회에서 정말 용납할 수 없는 괴물의 경우 영원히 격리하는 방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우리나라는 1997년 12월 이후 사형을 집행하지 않아 실질적인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가석방 없는 종신형 제도 도입 필요성을 한 의원이 거론하자 한 장관도 동의의 뜻을 나타낸 겁니다.

더 이상 소중한 생명이 이유 없이 희생되지 않도록, 무차별 범죄를 미리 막고, 동시에 발생한 범죄는 강력하게 대처하는 방안이 뒤따라야 할 걸로 보입니다. 다시 한번 희생자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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