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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에 지식을 담다. 오디오로 보다 편하게 스프 콘텐츠를 만나보세요. "우리 회사엔 갑질 없어요"...그건 윗사람 생각일 뿐 이진아 공인노무사의 글입니다. 필자가 직장 내 괴롭힘 예방 교육을 오전, 오후로 진행했던 날이었다. 점심시간이 되자 회사의 임원분과 함께 식사하게 되었다. 식사 자리에서 그는 워낙 직장 내 괴롭힘을 강조하니 갑질 같은 건 눈에 띄게 사라졌고, 요즘은 오히려 역차별이 더 문제이고, '을질'이 심한데 왜 상급자들이란 이유만으로 이런 교육을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식사 내내 이런 부류의 불만을 이야기하며 자신의 불편함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식사자리에 동석하게 된 직원이 수저를 놓고, 물잔을 따르고, 찌개를 끓이며 그 상사의 개인 접시에 음식을 덜어주고 있었다. 이러한 의전을 하기 위해 동행한 직원이었다. 직원이 쉴 새 없이 세팅을 하는 사이, 그 임원은 계속해서 갑질 교육은 더 이상 무용하다는 얘길 하면서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았고, 전혀 불편한 기색도 없었다. 갑질 문제가 조직 내에서 눈에 띄게 사라졌다는 그의 말을 전혀 신뢰할 수 없었다. 직장 내 괴롭힘 예방교육을 하면서 이런 태도와 시각 차이를 자주 접한다. 특히 의전문화가 남아있는 조직에서 이런 모습들은 너무 흔하게 교육의 짧은 시간 내에서도 확인된다. "에이, 저런 사람은 간혹 있는 거지"라고 넘겨버릴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면 점심 식사나 회식 자리에서 내 물컵에 직접 물을 따르고 내 수저를 놓는 빈도가 얼마나 되는지 한번 돌아봤으면 한다. 한 감사팀 팀장은 이 얘길 듣고 필자에게 "그건 그냥 선배에 대한 존중과 예의 차원 아닌가요?"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물론 자기 수저를 자기가 놓지 않는 것 자체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이런 단편적인 모습이 조직이 위계적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고, 그런 조직에서 갑질문제보다 역차별이나 소위 말하는 '을질'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진단은 매우 큰 가능성으로 틀린 것이다. 상급자의 수저와 물컵을 챙기는 것이 기본값인 조직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이것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사팀 팀장이 했던 말처럼 위계적 문화는 단순한 '예의나 존중의 문제'가 될 수 없다. 조직 내에서 특정 구성원(대부분 연차나 직책이 낮은 직원)에게 더 많은 희생이 자연스럽게 요구되는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직장 내 괴롭힘은 단순한 언어폭력이나 부당한 업무 지시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사소해 보이는 권력의 구조 속에서 더욱 강화된다. 이런 환경에서 '상사가 갑질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단순히 대놓고 폭언하거나 불합리한 업무를 강요하지 않는다는 의미에 불과하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조직 내에 존재하는 위계가 자연스럽게 부하직원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면, 그것은 여전히 부하직원들에게 '갑갑한' 조직의 고통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 수저와 물은 자기가 놓자. 내 가까이 작은 것부터 변화시켜 보자는 의미다. 이제는 물잔을 따르는 사람이 누구인지, 누가 먼저 식사를 시작하는지가 단순한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조직 내 권력 관계를 반영하는 요소임을 인식해야 한다. 단순한 식사 자리에서도 위계가 작용한다면, 업무 환경에서는 더욱 강력한 형태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결국, 조직이 진정한 변화를 원한다면 이러한 일상적인 문화부터 돌아보고,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들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직장 내 괴롭힘을 줄이기 위해서는 '갑질'을 없애는 것뿐만 아니라, '권력의 작용 방식'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권력은 대개 위에서 아래로 흐르지만, 이를 수평적으로 조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직장 내 괴롭힘을 예방하려면 단순히 '나쁜 상사'를 색출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희생해야만 유지되는 관행 자체를 바꿔야 한다. 이러한 변화가 이루어질 때 조직은 보다 건강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직장 내 위계적인 관행이 바뀌지 않는다면, 어떠한 법적 조치나 교육만으로는 변화가 일어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괴롭힘은 시스템적으로 작동하며, 그 시스템이 유지되는 한 약자는 계속해서 존재할 수밖에 없다. 조직이 진정한 개선을 원한다면, 일상적인 관계 속에서 위계적인 요소를 제거하고 서로가 동등한 존중을 바탕으로 협력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필자는 직장 내 괴롭힘이 단순히 법적인 문제를 넘어 조직의 지속 가능성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고 본다. 권위적인 문화가 강한 조직은 변화와 혁신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구성원들이 눈치를 보며 행동하는 환경에서는 창의성이 자라나기 어렵고, 결국 기업의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괴롭힘이 없는 건강한 조직은 결국 모든 구성원에게 이로운 환경이라는 의미다. 단순한 정책이나 규정이 아니라 직장 문화 그 자체가 변화해야만 한다. 그리고 조직의 변화는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의 작은 행동 변화에서 시작될 것이다.
스프가 고른 <8뉴스> ▶ [현장] "김밥 상해도 알 수가 없어"…진화대원들, 목숨을 건 '처절한 사투' 산불이 무서운 건 불씨가 잡힌 거 같다가도 다시 살아나고, 그게 더 큰 불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때문에 현장에 투입된 산불 진화대원들도 점점 지쳐가고 있습니다. 힘든 몸을 이끌고 또다시 불을 향해 뛰어들고 있는 산림청 산불진화대원들을 밀착 취재했습니다. ▶ '제2 인생' 전국 귀촌인들 절망…"더이상은 안 돼" 전부 다 탔다 계속되는 산불은 사람들이 땀 흘려 일군 모든 걸 한순간에 앗아가고 있습니다 경북 의성에서는 새로운 삶을 꿈꾸며 귀촌한 사람들의 집이 잿더미가 됐고, 집을 잃은 뒤 대피소 생활을 하고 있는 이재민들은 지칠 대로 지쳐가고 있습니다. ▶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한다"…윤 대통령 탄핵 선고 '5:3 교착상태' 빠진 헌재? 이제 3월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헌법재판소는 27일도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날짜를 밝히지 않았습니다. 이 내용 더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 "생존 자체가 위태로울 수도"…수출 1위 품목 '직격탄' 위기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3일부터 모든 외국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완성차뿐 아니라 자동차 부품에도 관세를 매기겠다고 했습니다, 미국에 자동차 수출을 많이 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에 큰 타격이 예상됩니다.
오디오에 지식을 담다. 오디오로 보다 편하게 스프 콘텐츠를 만나보세요. '활동 잠정 중단' 눈물의 선언 이후...전문가들이 보는 뉴진스의 미래 강경윤 SBS 연예뉴스 기자의 글입니다. 지난 21일 법원은 어도어가 뉴진스 멤버들을 상대로 낸 기획사 지위 보전 및 광고 계약 체결 등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본안 소송이 남아있긴 하지만 뉴진스에 대한 어도어의 전속계약 효력을 확인한 판결이었기 때문에 뉴진스의 독자 활동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은 건 분명하다. 하지만 뉴진스는 어도어로 복귀가 아닌 민희진 전 대표를 택했다. 가처분 결정이 난 이후 뉴진스는 지난 23일 홍콩에서 진행된 공연에서 새로운 활동명 NJZ로 무대를 꾸민 직후 활동을 잠정 중단한다고 눈물을 흘리며 선언했다. 멤버들은 작성한 손편지를 읽었고 서로 부둥켜안았다. 팬들에게 "쉽지 않은 길이지만 반드시 다시 돌아오겠다."는 결심도 밝혔다. 어도어에게 뉴진스 소속사의 지위가 있다고 확인한 법원의 가처분 결과가 나온 만큼 뉴진스 멤버들이 더 이상 독자 활동을 강행할 순 없었다. 만약 그렇게 했다가는 어도어와의 본안 소송에서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배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뉴진스 멤버들이 새로운 결정을 내리지 않을까 하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어도어가 뉴진스 멤버들의 홍콩 공연 준비에 맞춰 급히 스태프를 현지에 파견해 멤버들을 지원하려고 했으나 공연 현장에서 양측의 만남은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연장 LED에 뉴진스 멤버들이 독자 활동을 위해서 만든 활동명 NJZ가 표출되고, 자체 굿즈도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다. 뉴진스와 어도어의 합의점은 가처분 결정 이후에도 계속 멀어지고 있다. 이런 경우 뉴진스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법조계에서는 뉴진스 멤버들이 가처분 결정에 항고하고 본안 소송에 돌입하는 것보다, 어도어와 이제라도 합의하고 활동을 이어 나가는 게 가장 '실용적인 선택'이라고 입을 모았다. 뉴진스 사태에 대해서 법조인으로서 공개적으로 의견을 피력해 왔던 고상록 변호사는 지난 22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뉴진스의 독자 활동 고수가 오히려 향후 법적인 판결에 있어서 '독'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 변호사는 "이 사건의 본질이 인권 침해라는 헛소리는 우리나라 국회에서 한 번 하고 말았어야 했다. 다름 아닌 자신들의 변호사가 법원에 유리하다고 제출한 증거에서 거짓말이 모두 드러난 마당에, 겨우 영어로 하는 외신과의 인터뷰라고 그걸 부여잡고 여전사 노릇을 한다고 해서 이 사안의 본질이 덮이지 않는다."면서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익명 커뮤니티에서 변호사 A씨 역시 '뉴진스와 어도어의 미래'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뉴진스 소송은 본안도 패소할 가능성이 너무나 높다. 문제는 항소, 상고까지 하면 확정까지 최소 3년 이상 소요가 예상되는데 그즈음이면 아이돌의 수명과 현재의 여론, 음악시장과 트렌드의 변화 속도 등을 생각해 볼 때 도대체 이 분쟁이 뉴진스에게 무슨 이익이 있는 건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며 뉴진스에게는 득보다 실이 많을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서도 뉴진스가 지금이라도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아이돌 그룹 제작 경험이 있는 한 제작자는 이 같은 갈등이 길어질 경우 뉴진스가 가진 이미지에 큰 오점이 될 것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특히 대형 엔터테인먼트들이 연이어 신인 걸그룹들을 데뷔시키는 K팝 시장에서, 법적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멤버들이 제대로 활동을 하지 못할 경우 인지도와 화제성 면에서 큰 타격을 입게 되고, 이는 결국 시장 내 지위에서 그 결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법조계와 업계에서는 뉴진스의 본격적인 법적 대응과 활동 중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반면 뉴진스 팬덤의 결속력은 더욱 단단해지는 모양새다. 뉴진스의 팬덤 팀 버니즈는 26일 팬들이 직접 법률 대리인을 선임, 멤버들에 대한 악성 댓글에 대한 고발을 진행하고 있다. 또 추가로 진행될 법적 대응에 대해서도 팬들이 합심해서 대처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본안 소송에 대해서도 멤버들의 부모님과 팀 버니즈가 가처분을 담당했던 법무법인과 접촉했고, 그 이후로 며칠간 대형 로펌 4곳, 전관 변호사 3명, 검사 출신 17년 차 현직 변호사, 판사 출신 변호사 등을 만나 오랜 시간 상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팀 버니즈는 "분명 힘든 상황이나 이미 충분한 논의를 마쳤으며, 앞으로의 향후 계획 역시 준비가 된 상황임을 알려드린다."며 어도어로의 복귀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이돌 그룹은 대중의 여론보다는 팬덤의 분위기에 훨씬 더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그렇기에 팀 버니즈만 굳건하다면 뉴진스의 향후 활동에는 큰 무리가 없다는 반응도 나온다. 대형 기획사에서 제작한 걸그룹이 팬덤과 직접 소통하면서 유대감을 키운다는 점에서 그간 K팝 시장에서 유례없던 케이스를 만드는 만큼 누구도 그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는 말도 나온다. 뉴진스의 미래는 재판부가 아닌 팬덤이 결정하는 것은 분명하다. 다만 시시각각 변화하는 환경, 뉴진스의 미래에 대한 긴 불확실성과 활동 공백은 크나큰 변수다. 문득, 뉴진스 데뷔 약 한 달 뒤였던 2022년 9월경 그들의 공연을 보고 느꼈던 신선한 충격이 다시금 떠오른다. 그들의 음악은 그간 K팝에서 존재하지 않았던 것이었고 그들의 매력은 대체될 수 없는 색깔이었다. 너무나 강렬했기에 여전히 그 잔상이 뚜렷하게 남았다. 2024년부터 레이블 하이브와 민 전 대표의 지루하고 자극적인 갈등이 벌어졌던 그 시기가 없었더라면 뉴진스는 지금 어땠을까. 역사에는 '가정'이 없다지만 그 부분이 두고두고 아쉽다.
스프가 고른 <8뉴스> ▶ 솟구친 불기둥, 타이어도 녹았다…순식간에 '폐허'로 변한 마을 밤하늘을 붉은색으로 바꿔 놓을 만큼 산불의 기세는 위협적이었습니다. 온 마을이 불에 탄 곳도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전기와 통신이 끊기기도 했습니다. ▶ 도로 한가운데 불탄 시신 발견…'괴물 산불' 피해 계속 커진다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강한 바람을 타고 곳곳에 역대 최악의 상처를 남기고 있습니다. 목숨을 잃은 분들 대부분 60대 이상으로 스스로 움직이기 불편한 분들이 많았습니다. ▶ '도깨비불·불기둥'…바람 타고 '대형 산불' 만들었다 경북 지역 산불 피해 상황을 한번 정리하고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 "골프 사진 조작됐다 볼 수 있어"…뒤집힌 쟁점, 그 이유는? 이재명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쟁점이 됐었던 부분들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이재명 대표가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과 함께 골프를 치지 않았다는 주장은 허위 사실에 해당한다고 봤습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그와 정반대로 이 대표가 거짓말한 거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지구 저편엔 또 무슨 일이 벌어졌나, 우리와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깊이 있고 생생한 글로벌 지식뉴스를 전해드립니다. 트럼프 구워삶은 셰인바움 대통령은 누구? Q.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날이 갈수록 세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조용히 이슈가 되는 인물이 있던데,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이 주목을 받는다고요? A. 트럼프 대통령 취임하고 나서 가장 먼저 공격한 나라 중에 하나가 멕시코, 캐나다. 아래위로 있는 이웃들부터 공격을 했는데 특히 멕시코 같은 경우가 굉장히 강한 공격을 받을 걸로 예상이 됐었거든요. 불법 이민자들이 올라오는 루트이기도 하고, 마약 문제가 가장 밀접하게 얽혀 있기도 하고. 캐나다보다도 무역 흑자를 훨씬 많이 내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이 집중될 걸로 예상 했습니다. 그런데 관세를 매기겠다고 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한 번 물렀고, 두 번째는 이미 부과를 했다가 이틀 뒤에 물렀죠. 멕시코 먼저 무르고 나서 한두 시간 있다가 캐나다 또 물러주는 거죠. 근데 두 번 다 무르는 과정에서 멕시코의 셰인바움 대통령하고 통화를 하고 난 다음에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히 훌륭한 대통령이다' 이렇게 칭찬을 하면서 물렀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거냐? 도대체 뭐라고 한 거냐? 또 한 가지 상당히 의미심장했던 장면이, 멕시코 대통령은 매일 아침 기자들하고 기자회견을 합니다. 지난주에 관세를 부과한 날 '(관세) 이제 어떻게 할 거냐?'라는 질문을 받았는데 셰인바움 대통령의 표정이 저도 보다가 '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상당히 놀라웠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시죠. 안정, 평온, 인내심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계획 A, B, C, D를 가지고 있습니다." 셰인바움 대통령이 웃어버립니다. 근데 웃는 느낌이 뭔가 대책이 있는 것 같은. 삼국지로 치면 제갈량 같은 표정으로 웃어서 제가 그날 뉴스를 쓰면서도 뭔가 멕시코와 캐나다는 톤을 좀 다르게 해서 '멕시코는 협상에 방점을 둔 것 같다'라고 쓰고 '캐나다는 이제 싸우려고 한다' 이렇게 썼는데 실제로도 이틀 뒤에 모든 일이 정지가 되면서 셰인바움 대통령이 지금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Q. 트럼프 대통령과 욕설 섞인 설전까지 주고받은 캐나다 트뤼도 총리와는 대비가 되는 모습인 것 같은데요? A. 트뤼도 총리 같은 경우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자마자 마러라고를 찾아와서 직접 만나기도 하고 접촉을 했습니다만 결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 트뤼도 총리를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1기 때부터 서로 결이 다르다는 걸 몇 번 확인을 하고 둘이 1 대 1로 만나는 자리라든가 공식적인 석상 혹은 다자회담이라든가 회의 석상에서도 싸우고, 끝나고 나서 기자회견에서도 싸우고. 서로 감정이 좋지 않아서 1기 때도 트럼프 대통령이 밑에 있는 각료들한테 "야, 트뤼도 공격해도 돼. 마음대로 공격해"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해서 벌떼같이 달려드는 상황이 있었는데 이번에도 역시나 결과적으로 트뤼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을 싫어하는 걸 알고 그래서 이런 압박을 하는 것도 알고 하다 보니까 굉장히 감정이 격해져서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자마자 "나도 보복할 거다" 이러면서 서로 싸우기도 하고 이런 상황이 발생하면서, 결국 이번에도 미국의 재무장관이 트뤼도 총리한테 멍청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서로 굉장히 감정이 격해지는 모습이어서 멕시코하고는 상당히 차별화되는 모습입니다. Q. 셰인바움 대통령, 어떤 인물입니까? A. 셰인바움 대통령은 과학자 출신입니다. 원래 교통, 에너지 쪽을 연구했던 과학자고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딴 경력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하고도 영어로 대화 한다고 알려져 있고요. 2000년대 정치인의 길에 들어섰고 멕시코시티 시장을 거쳐서 작년 11월 대통령 자리에 올랐는데, 대선 과정에서도 상대방 후보가 공격을 하는데도 아주 냉정하게 반응을 해서 상대방 후보가 얼음 여왕, 얼음 여인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는데 트럼프 대통령과 상대할 때도 그 전략을 우선적으로 활용한 걸로 파악됩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사실 좀 상극이에요. 과학자 출신이기도 하고, 굉장히 진보적인 정당에 몸을 담고 있습니다. 특히 이민자 문제에 있어서도 약간 트럼프 대통령과 생각이 다르고, 유대인인데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공격하는 것에 대해서 반대를 하고 있고 상당히 진보적인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하고 정치적으로는 맞지 않아요. 근데 트럼프 대통령이 재미있는 부분이 본인과 정치적인 성향이 맞고 안 맞고는 중요하지가 않습니다. 외국 정상들은 특히나. 예를 들면 트럼프 대통령이 (1기 때) 처음 대통령이 됐을 때 멕시코 대통령은 우파였는데 상당히 사이가 안 좋았어요. 서로 물고 뜯고 싸우고 트뤼도 총리처럼 그랬는데, 지금 셰인바움 대통령 전임자가 상당히 진보주의자예요. 그래서 신용카드도 안 갖고 있는 사람입니다. 근데 이 사람하고는 굉장히 잘 지냈어요. 왜냐하면 이 사람은 '멕시코의 트럼프'라고 본인이 부를 정도로 기존 정당에서 깨고 나와서 자기가 정당을 만들어가지고 대선에 승리한 기존 체제를 뒤집은 사람이기 때문에 '나는 당신과 똑같은 기존 체제를 전복하는 사람이다'라는 이미지를 심어줘서 트럼프 대통령이 굉장히 좋아했다. 말하는 건 다 받아줬다고 알려져 있거든요. 그런데 셰인바움 대통령이 그 대통령의 후임입니다. 그 대통령이 지명한 대통령이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지는 않았지만 감정적으로는 연이 있을 수 있다라는 건 생각을 해봐야 될 것 같습니다. '트럼프 조련사' 셰인바움의 비결은? Q. 그렇다고 해도, 트럼프 대통령을 사로잡은 특별한 비결 같은 게 있을 것 같은데요? A. 이게 영업 비밀일 거잖아요. '내가 어떻게 상대를 했다' 모든 걸 다 얘기하지는 않습니다만 지금 나오는 얘기들로는 셰인바움 대통령이 상당히 열심히 준비를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 연설을 다 읽어보고 트럼프 대통령과 상대했던 멕시코의 기업가들이나 정책 책임자들하고도 많은 토론을 하고, 한마디로 세계 챔피언전 준비하는 운동선수의 느낌처럼. 기사에 나오지 않았습니다만 트럼프 대역을 세워서 연습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철저하게 준비를 하고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한 걸로 파악이 되고요. 일단 셰인바움 대통령은 계속 얘기하는 게 침착함입니다. 아까 제가 웃었다고 말씀드렸지만 웃으면서 바로 붙여서 한 말이 "침착하게 대응해야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렇게 얘기를 많이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 말은 맞는지 다 확인을 해봐야 합니다. 그래서 차가운 머리를 유지하고, 맥락에서 벗어나는 말에는 빠져들지 않아야 한다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극하고 나서고 뭔가 틀린 얘기를 하고 할 때 일일이 반응하지 않고 침착하게 기다리고 기다리면서, 본인이 원하는 얘기가 나올 때까지 일단 기다렸다고 할 수 있고요. 두 번째로 셰인바움 대통령이 직접 얘기한 부분은 "트럼프의 언어로 말을 해야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흥분하고 화가 났을 때 어느 정도 가라앉히는 마법의 언어가 '당신 말에 동의한다'라는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뭔가 강하게 얘기를 할 때 거기에 대해서 '그 말 맞다, 나도 동의한다, 그 부분은 하겠다'라고 약속을 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일단 약간 가라앉는다는 거죠. 대표적으로 첫 관세를 매긴다, 안 매긴다로 지난달에 통화를 할 때 셰인바움 대통령이 밝힌 내용이 뭐냐면,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화를 냈다는 거죠. '관세를 매기겠다, 멕시코가 우리를 이용해 먹고 있다'고 얘기를 하길래 셰인바움 대통령이 거기에 대해서 '우리는 그동안 마약이 미국으로 넘어가는 걸 상당히 오랫동안 상당히 막아왔고 그게 당신네들 기관의 통계로 나와 있다고 해서 그 통계를 제시했다'라는 겁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그렇게 얘기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얘기하는 마약 문제에 대해서 일단 동의를 했다는 얘기를 내포하고 있는 거죠. '당신 말이 맞다. 마약을 우리 쪽에서 끊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대응을 하고 있고 효과 있었고 국경에 군대 만 명을 추가로 보내겠다'라고 하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약간 누그러졌다는 겁니다. 세 번째가 중요한 포인트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칭찬을 해줘야 됩니다. 스포트라이트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도록 해줘야 됩니다. 그런 점에서 셰인바움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이 나를 굉장히 대우해 줬고 그것은 멕시코 국민도 대우해 준 것이다"라고 하면 멕시코 국민들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감이 좀 사그라들 거잖아요. '우리 대통령을 대우해줬구나. 우리 멕시코가 존중을 받았구나' 거기다 셰인바움 대통령이 "모든 건 트럼프 대통령 공입니다"라는 얘기를 덧붙이니까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세 개가 다 되는 거죠. 일단 트럼프 대통령이 화가 나서 쏟아내는 말에 트뤼도 총리처럼 대꾸를 하지 않았고, 트럼프 대통령이 하는 말에 동의하고 대책을 내놨고, 끝나고 나서 트럼프 대통령을 칭찬하고. 이 과정을 셰인바움 대통령이 상당히 잘 지키고 있다, 이렇게 이해를 할 수 있겠습니다. Q. 침착-동의-칭찬. 이렇게 3단계로 볼 수 있는 거군요? '트럼프를 상대하는 법' 연구도 많이 한 것 같고요? A. '유럽에서도 셰인바움 대통령한테 연락이 온다'라는 기사가 있습니다. '도대체 어떻게 해서 트럼프 대통령을 저렇게 구워삶는 거냐?'라는 얘기도 나오고 언론 중 블룸버그 이런 데서는 '세계에서 제일 강력한 여성이다' 이런 표현도 쓰고 있습니다. 굉장히 연구를 많이 한 걸로 보이고요. 그만큼 본인도 자신감도 차 있고요. 작년 11월에 대통령이 됐는데 당시 지지율이 70%였는데 지금은 85%까지 올라갔고 멕시코의 상원 하원도 모두 장악을 하고 있습니다. 또 주지사 중에 3분의 2를 장악을 하고 있어요. 멕시코에서 최초의 여성 대통령인데 이렇게까지 정치적인 자산을 가지고, 심지어 6년 대통령입니다.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보다 더 길게 임기를 가져갈 수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함에 있어서 전략만 잘 세우면 국내적으로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더 당당하게. 또 한 가지 중요한 건 셰인바움 대통령이 국내적으로나 국외적으로나 '그렇다고 머리를 수그리지 않는다. 멕시코의 국익을 헤쳐가면서 양보하지는 않는다'라는 원칙을 분명히 밝히고 있거든요. 셰인바움 대통령이 그 점을 강조하면서 본인이 할 말은 다 하는데 설득의 과정을 잘 거치고 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북한 김정은 사례도 참고했다? Q. 우리나라와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했던 사례도 참고했단 얘기가 있던데요? A.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존 볼턴이 쓴 'THE ROOM WHERE IT HAPPENED', '그 일이 일어난 방'이라고 번역이 돼 있는 책에 트럼프 대통령을 어떻게 상대하면 좋은지에 대한 힌트들이 나와 있어요. 트럼프 대통령을 화나게 한 정상도 있고 트럼프 대통령을 속된 말로 구워삶은 외국 정상들도 많이 나오는데 구워삶은 쪽에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 얘기가 많이 나오거든요. 존 볼턴 당시 국가안보보좌관의 생각과는 굉장히 반대였기 때문에 이 책을 보면 재미있는 게 트럼프를 보면서 굉장히 안타까워하는 내용들이 나오는데 대표적으로 우리나라와 얘기를 할 때 상당히 인상적이었던 부분이 문재인 당시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통화를 하면서 북한과 어떻게 상대로 할 것이냐는 얘기를 하다가 뭔가 얘기가 잘 풀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마지막에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전 대통령한테 뭐라고 얘기를 했느냐? "이렇게 이루어진 모든 진전이 다 나의 덕이라고 이야기를 하라" 이렇게 얘기를 했다는 거죠. 그래서 당시 나온 기사들을 보면 진짜 청와대에서 그렇게 발언을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덕이다'. 한 발 더 나가서 '트럼프 대통령을 노벨 평화상에 추천하겠다'는 얘기까지 한단 말이죠. 이런 부분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말랑말랑하게 만드는 효과가 분명히 있는 거고요. 김정은 위원장 같은 경우에는 사실 트럼프 대통령하고 접점이 있기가 쉽지 않죠. 성향도 다르고 살아온 환경도 전혀 다르고. 그런데 이 내용을 보다 보면 특히 김정은 위원장이 쓴 편지에 대한 내용이 많이 나옵니다. 거기를 보면 문구 하나하나에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히 만족해 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을 했다. '아, 이렇게 나를 존중하고 이렇게 나한테 잘하고' 뭔가 이런 식의. 김정은 위원장이 잘 썼던 (트럼프의) 약점이 '이런 문제 해결은 지금까지 어떤 대통령도 할 수 없었다. 당신이니까 할 수 있는 거다. 당신이 유일한 사람이다.' 강조를 하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그렇게 좋아했다는 겁니다. '이거 나만 할 수 있다는 걸 인정하는 사람이 있구나.' 트럼프 대통령은 레이건 대통령을 넘어서 링컨 대통령도 능가한다고 내심 생각하는 인물이기 때문에 '그거를 당신만 할 수 있다'고 추켜세우는 순간 트럼프 대통령이 둥둥 뜨는 거죠. 그걸 보면서 존 볼턴 보좌관이 안타까워하는 내용들이 많이 등장하는데, 셰인바움 대통령 같은 경우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 연구를 했다고 하니까 이건 당연히 참고를 했을 걸로 예상이 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을 과연 그렇게 우쭈쭈 해줬을지 여부는 모르지만 상당히 차분하게 대하면서 필요한 포인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높여주는 전략을 충분히 사용했다. 이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Q. 그래도 셰인바움 대통령은 좌파 정당 출신이라, 트럼프 대통령의 노선에 쉽게 동의하기는 어려울 텐데요? A. 지금까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 공개적으로 칭찬을 하는 사람은 셰인바움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둘밖에 없습니다. 한 가지 우리가 좀 냉정하게 생각을 해봐야 될 문제가 셰인바움 대통령도 그런 표현을 종종 씁니다만 이게 개인적인 일이 아니잖아요. 결과적으로는 나라가 걸린 문제고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을 통해서 풀어야 할 문제라면 '비굴하다, 숙이고 들어갔다' 이런 문제가 아니라 상대방의 대화법을 파악을 해서 거기에 맞는 해법을 제시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국가 정상으로서는 분명히 해야 될 일이고. 특히 누구나 인정하겠습니다만 미국과 멕시코의 관계를 놓고 봤을 때 멕시코가 약자인 건 어쩔 수 없거든요. 멕시코의 전체 수출의 80%가 미국에 집중이 됩니다. 그래서 만약 미국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생겼을 경우 멕시코 경제 GDP의 거의 5%가 내려간다라는 수치가 나와 있을 정도로 멕시코 입장에서는 생존이 달린 문제인데, 이 문제를 개인의 감정에 휩싸이거나 다른 요소가 개입을 해서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아마 과학자로서, MBTI로 치면 슈퍼 T가 아닌가, 상당히 냉정하게 접근을 한 게 아닌가 파악됩니다. 셰인바움의 외교에서 우리가 배울 점은? Q. 그렇다면 셰인바움의 외교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는 뭘까요? A. 한국에서 나오는 기사나 반응 중에 그런 게 있죠. '대통령이 부재 상태이기 때문에 빨리 트럼프 대통령과 뭔가 협상을 하고 얘기를 해야 되는데 못하고 있다. 큰일이다. 대처가 안 된다' 미국에서 얘기하는 거는 오히려 정반대의 얘기가 나옵니다. '지금 한국이 오히려 유리한 거다, 잘 된 거다' 무슨 얘기냐면 트럼프 대통령이 상대 대통령, 총리를 윽박지르거나 협상해서 원하는 걸 뜯어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일단 그럴 상대가 없는 상태여서 먼저 멕시코, 캐나다, 유럽 등을 상대하다 보니까 우리나라가 오히려 약간 관심에서 멀어져 있다. 이럴 때 괜히 앞으로 나설 필요가 없다. 먼저 나서서 '우리도 봐주세요'라고 할 이유가 현재로서는 전혀 없다. 왜냐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독기가 잔뜩 오른 상태고 에너지도 넘치는 상태고 상당히 활발한 상태에 먼저 나서서 매를 맞을 필요는 없지 않으냐, 오히려 이걸 좀 유리하게 활용을 해야 된다는 얘기가 먼저 나오고요. 그런 점에서는 셰인바움 대통령처럼 철저하게 연구하고 준비하고 훈련해서, 아까 세계 챔피언전 나가는 마음으로 준비해야 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만 그만큼 스파링도 해가면서, 공격이 들어왔을 때 일단 견뎌내고 한번 동의를 하는 카운터 펀치를 한 다음에 마지막에 칭찬으로 끝나는 이 패턴을 어떻게 하면 잘 익혀서 대응을 할 수 있을 것이냐. 그런 시기가 왔을 때 셰인바움 대통령의 차분함, 냉정함, 준비, 상대방을 높일 수 있는 용기를 우리도 준비해서 트럼프 대통령을 맞상대할 사람이 정해졌을 때 우리가 원하는 쪽으로 얘기를 끌고 갈 수 있도록 고민을 해야 될 것 같습니다.
오디오에 지식을 담다. 오디오로 보다 편하게 스프 콘텐츠를 만나보세요. "조훈현 대 이창호"… 흘러간 '바둑 이야기'가 지금도 유효한 이유 영화 <승부>에 대한 홍수정 영화평론가의 글입니다. 영화 <승부>는 조금 지나간 이야기를 다룬다. 조훈현과 이창호. 한국의 전설적인 바둑 기사들의 대결. 위대한 스토리지만 실은 흘러간 이야기다. 단순히 과거의 사건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바둑이라는 소재의 특성 때문이다. 이제 바둑은 더 이상 성인들의 국민 스포츠, 아이들의 필수 교양이 아니다. 2016년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 이후 AI가 바둑을 제패했다는 인식이 생기며 그 신비감은 더욱 줄어들었다. 그로부터 9년이 더 흘렀다. 이런 때에 <승부>는 왜 하필, 바둑을 들고 우리를 찾아왔을까. 시각을 조금만 바꾸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승부>는 사실 바둑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니까. 바둑을 매개로 서사를 이끌어 가지만, 이 영화가 진짜로 전하고픈 메시지는 따로 있다. 그에 관해 말해보려 한다. 아래부터 <승부>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다. 영화는 두 남자로부터 시작한다. 조훈현(이병헌)과 이창호(유아인)다. 초반에 영화는 거대한 스승과 천재 제자에게 관심을 둔다. 재능이 충만한 아이와 엄격한 스승. 전형적인 신동의 성장스토리다. 하지만 이창호가 제법 컸을 때, 서사는 꿈틀대며 변모한다. 제자를 위하는 마음에 자기 방식을 다그치는 조훈현과, 조용히 대치하며 자기만의 기법을 완성하는 이창호. 스타일 혹은 정체성이 충돌한다. 결국 이창호는 스승으로부터 독립하며 자기만의 바둑을 손에 쥔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승부'의 막이 오른다. 이 영화는 바둑의 기보나 명승부를 복기하는 일에 관심이 없어 보인다. 그래서 바둑판에서 벌어지는 일을 설명하는 데 무심하다. 대신 영화가 주목하는 것은 판 주변에 둘러앉은 인간들이다. 이창호에게 조훈현과의 승부란 여태 자신을 가르친 스승, 그리고 그와 함께 한 시간과 대결하는 일이다. 조훈현에게 승부는 직접 길러낸 제자의 도전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이것이 쉬울 리 없다. 바로 이 순간 카메라는 홀연히 등장해 그들 사이를 파고든다. 이 둘의 대결은 이세돌이 알파고와 펼쳤던 경기와 비교해 보면 더 분명하게 와 닿는다. 알파고가 이세돌을 대상으로 했던 것은 수 싸움이다. 그것이 빛나는 기술의 퍼포먼스다. 하지만 조훈현과 이창호의 대결은 차라리 난타전에 가까우며, 땀이 뚝뚝 떨어지는 육체의 활동이다. 이들이 치르는 '경기'를 기억해 보자. 조훈현은 노래를 부르거나 다리를 떨고 담배 연기를 쉴 새 없이 내뿜는다. 거기에 이창호는 특유의 무덤덤한 얼굴로 고요히 응수한다. 아무리 뛰어나다 하여도 AI는 절대 제공할 수 없는 이런 경험이야말로 둘의 경기를 구성하는 핵심이다. 이들의 승부 또한 마찬가지다. 그것은 단순히 누가 이기고 지느냐의 문제를 넘어선다. 방금 맞붙었던 스승과 제자의 어색한 식사. 방 안에 흐르는 정적. 패배한 스승의 목소리에 묻어나는 떨림. 이기고도 웃지 못하는 제자의 굳은 표정. 지나가는 사람의 빈정거림. 결국 헤어지는 스승과 제자. 가족이나 다름없는 사람들 간의 이별. 이 모든 과정이 바로 조훈현과 이창호의 '승부'다. 그들은 한 판의 바둑을 넘어, 둘을 둘러싼 모든 시간과 관계를 내걸고 뜨겁게 맞붙고 있다. 여기에는 이세돌과 알파고의 차가운 대결에는 없는 끈적하고 뜨끈뜨끈한 숨결이 가득하다. 알파고가 걸어오는 싸움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날아오는 총알과 같다면, 조훈현과 이창호의 대결은 눈앞에서 상대의 일그러지는 표정과 피 냄새 섞인 입김까지 공유하며, 때로 끌어안으며 또 쓰러지며 이어가는 복싱이다. 이토록 덜컥대고 불편하며 눈물겨운 활동이 바로 이 영화가 포착하는 '승부'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보자. 왜 하필 지금, 바둑인가? 사실 이건 어리석은 질문이다. 바둑의 시대에서 출발해 오늘까지 이어지는 어떤 반짝임을 <승부>는 포착하니 말이다. 스승과 제자의 대결. 결코 마주하고 싶지 않으나 언젠가 필연적으로 맞게 되는 그 순간. 냉정을 유지하기 힘든 이 싸움에는 마치 보드라운 맨살처럼 예민하고 투명하게 드러나는 감정과 반응이 있다. 이 모든 순간을 끌어안은 것이야말로 바로 '승부'라고, AI의 시대에 개봉한 어느 영화는 우리에게 말한다. <승부>는 마주 앉은 두 사람의 이미지로 끝을 맺는다. 비록 멀리서 찍은 장면이지만 그들을 둘러싼 공기를 알 것만 같다. 이 순간의 긴장과 떨림. 부스럭대는 몸과 형형한 눈. 조용히 방 안을 가로지르는 바둑알. 거기에는 승패를 넘어 지독히도 인간적인 부딪힘이 있다. 이토록 촌스럽고 낭만적인 영화를 싫어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오디오에 지식을 담다. 오디오로 보다 편하게 스프 콘텐츠를 만나보세요. 최전방 가는 고등학교 졸업생들… 그들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북한 북한이 최근 들어 우리의 고등학교에 해당하는 고급중학교 졸업생들이 최전방 입대를 탄원하고 있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첫 신호탄을 올린 곳은 평양입니다. 평양에서는 지난달 26일 평양시 안의 고급중학교 졸업생 300여 명이 최전방 국경초소로 탄원한 것을 축하하는 모임이 열렸습니다. 평양시 청년공원 야외극장을 가득 채운 이날 모임에는 평양의 고급중학교 학생들과 당 간부 등이 참가했는데, "청춘의 자서전에 불멸할 군공을 제일 먼저 새겨갈 의지를 안고 조국보위 초소에 서겠다"는 결의가 표명됐습니다. 최전방 복무를 탄원한 한 북한 학생은 "평양의 아들딸들이 전국의 앞장에서 기치를 들고 제일 먼저 최전연(최전방)으로 달려나가자"며 수도 평양이 모범을 보일 것을 독려했습니다. 또 '공화국 영웅'이 졸업생 대표에게 "사랑하는 우리 조국을 대를 이어 굳건히 지켜주십시오"라며 북한 국기를 건네주고, 졸업생 대표가 이를 건네받는 의식도 진행됐습니다. 고급중학교 졸업생들의 전방 입대 행사를 떠들썩하게 진행한 것입니다. 평양이 신호탄을 올린 뒤 고급중학교 학생들의 최전방 입대 탄원 행사는 전국으로 확산됐습니다. 평안남도와 황해남도, 자강도 학생들의 전방 입대 탄원 행사가 지난 7일 조선중앙통신에 보도됐고, 황해북도 탄원 행사는 지난 11일, 함경남도 탄원 행사는 지난 12일 보도됐습니다. 이어 13일에는 평안북도, 15일에는 강원도, 16일 양강도에 이어 17일에는 함경북도에서 고급중학교 졸업생들의 최전방 입대 탄원 행사가 있었다는 보도가 이어졌습니다. 평양을 시작으로 북한 전역에서 학생들의 최전방 입대 탄원 행사가 열린 것입니다. 북한에서 청년들이 탄광이나 농촌 같은 '험지'로의 진출을 탄원했다는 보도는 주기적으로 나옵니다. 미래의 주역들이 조국의 힘든 곳에서 일생을 바치기 위해 자발적으로 험한 곳에서 일할 것을 자원했다는 취지입니다. 탈북민들을 통해 북한 내부 사정을 취재하는 대북매체들의 보도를 보면, 험지 탄원의 상당수는 '등 떠밀린 탄원'이라고 하지만 어쨌든 북한은 이런 식으로 청년들의 열의를 선전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대내 선전이 고급중학교 졸업생들의 최전방 입대 탄원에 집중되고 있는 것은 주목해볼 일입니다. 사실 북한에서는 고급중학교를 졸업하면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군대에 가기 때문에, 고급중학교 졸업생들의 군 입대가 특별한 것은 아닙니다. (군 입대에서 제외되는 사람들은 안전원, 과학기술 산업 필수요원, 부모가 고령인 독자, 성분 불량자, 대학생 등이라고 합니다. 북한에서는 고급중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가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북한 당국이 매체들을 동원해 고급중학교 졸업생들의 전방 자원 입대를 선전하고 있는 것은 나름의 정치적 이유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북한이 러시아 파병을 공식화하지 않고 있지만, 북한 내에서도 군인들이 러시아로 파병됐다는 소문은 어느 정도 확산된 상태입니다. 전사자가 발생했다는 소식도 퍼지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전문매체 '데일리NK'는 지난 1월 31일, "군에 나간 자식의 전사증을 받은 주민들이 하나둘 생겨나면서 불안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면서, "부모들이 자식을 군에 보내지 않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신병 모집을 담당하는 군사동원부 간부 집에 돈과 뇌물을 들고 찾아가고 있고, 급기야는 자식을 탄광에 자원시키는 방법까지 동원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김정은을 목숨으로 보위해야 할 군대에 입대하기를 꺼리는 현상이 북한 내에서 벌어지고 있다면, 북한 당국으로서는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무력으로 유지되는 정권의 가장 중요한 보루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입대를 기피하는 분위기를 불식시켜야 할 텐데, 이런 차원에서 고급중학교 졸업생들의 최전방 자원입대 탄원 행사가 전국적으로 조직됐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3월 한미연합훈련'을 놓고 한미에 대해 반발하고 있는 북한으로서는 최전방 입대 탄원 행사가 반미, 반남 의식을 고취시키는 교육의 장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행사를 통해 청년들의 사상을 다잡고 김정은에게 충성을 다짐하게 하겠다는 의도도 녹아있을 것입니다.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 심판 결과는 '기각'이었습니다. 대통령 권한대행 직무에 복귀한 한덕수 국무총리를 맞이한 최상목 경제부총리는 "드디어"라며 미소를 짓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헌재가 12.3 비상 계엄 내란 사태에 대한 위법성 판단을 내놓지 않았죠. 비상계엄에서 국무총리의 절차성 하자와 국회의 내란죄 철회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않으면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의 예고편이 될 것이란 관측이 빗나간 겁니다. SBS 유튜브 [정치컨설팅 스토브리그] 112회에서는 '정치 고수' 이철희 전 정무수석과 함께 이번 주가 탄핵 정국의 분수령이 될 수 있을지 전망해보겠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공직선거법 2심 선고에서 어떤 결과를 받아들게 될까요? 과연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 선고는 이번 주에 내려지게 될까요? 이철희 전 정무수석과 함께 이야기나눠보겠습니다. #이철희 #한덕수 #기각 #이재명 #항소심 #윤석열 #탄핵심판 #헌법재판소 #정치스토브리그 ※ 아래 배너를 눌러 여러분의 다양한 의견을 남겨주세요. 컨설팅 리포트에 대한 의견, 각 후보에 대한 나만의 평가, 컨설팅 후보 추천 모두 환영합니다.
스프가 고른 <8뉴스> ▶ 한덕수 탄핵안 기각…'비상계엄 선포 공모' 인정 안 돼 야당 주도로 국회를 통과했던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 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됐습니다. 헌법 재판관 8명 가운데, 기각 의견을 낸 사람이 다섯 명이었고 각하는 두 명 인용은 한 명이었습니다. 이로써 한덕수 총리는 87일 만에 대통령 권한대행 자리에 복귀했습니다. ▶ '보수 성향' 지목된 헌법재판관 3명…윤 대통령 사건 의견은? 한덕수 총리 탄핵안 기각에 대한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해보겠습니다. ▶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는다…직접 물 뿌려 마을 지킨 주민들 의성에선 불씨가 또 어디로 어떻게 튈지 몰라,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인데요. 소방대원은 물론 주민들까지 불길을 막기 위해 직접 나섰습니다. ▶ 의대생들에 날아간 '제적 통보서'…"두려워 복귀" VS "설마 하겠어?" 지난주 복학 신청을 마감한 연세대학교가 등록하지 않은 학생들을 제적 처리할 예정입니다. 이번 주에도 수십 개 대학들이 줄줄이 등록을 마무리하는데 교육부와 의대 총장들은 엄격한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오디오에 지식을 담다. 오디오로 보다 편하게 스프 콘텐츠를 만나보세요. "한강에 물이 동났다"...반도체가 부른 '물 부족' 한강에 물이 동났다. 경기연구원에서 상수원을 연구하는 조영무 박사의 말입니다. 여의도에만 나가봐도 한강에 물이 넘실대는데 무슨 말일까요? 오늘 지구력은 지난 3월 12일 환경부의 기후대응댐 후보지 확정을 계기로 한강 물 부족 얘기를 해봅니다. 한강 유역에 댐이 10개나 되지만 이 중 용수 공급 목적으로 쓰이는 댐은 충주댐과 소양강댐에 그칩니다. 이 두 곳이 보내주는 하루 1천만 톤의 물이 수도권의 식수원 및 농공 용수로 쓰입니다. 나머지 7개 댐은 주로 발전용 댐입니다. 발전댐의 물 역시 전기 생산과 동시에 하류로 방류되지만 용수로서의 역할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합니다. 왜일까요? 발전용 댐은 전기수급과 가격 수준에 따라 수력발전기를 가동하는 발전량이나 발전 시간이 들쭉날쭉합니다. 반면 하류에서 물을 공급받는 쪽에선 연간 단위의 안정적인 공급 계획이 이뤄지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이런 불규칙한 방류는 수자원으로서 의미가 없습니다. 문제는 충주댐, 소양강댐의 용수 공급 가능량이 이미 한계에 달했다는 겁니다. 용수 계약률이 소양강댐 96%, 충주댐 92%로 나타났습니다. 자칫 큰 가뭄으로 저수량이 줄면 수도권 물 수요를 충당하기 힘든 겁니다. 2022년 만들어진 국가수도기본계획에 따르면 2035년 한강 유역 3개 댐 수원의 일평균 공급능력은 1,096만 톤이며 수요량은 1,031만 톤으로 여유분은 고작 65만 톤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닙니다. 향후 수도권 물 부족의 가장 큰 원인은 경기도 용인에 들어서게 될 2개의 초대형 반도체 클러스터입니다.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 자리 잡게 될 SK하이닉스와 남사읍에 지어질 삼성전자의 세계 최대 규모 시스템 반도체 클러스터입니다. 반도체 업종의 특성상 각종 정밀부품의 세정 등에 막대한 양의 초순수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앞서 말씀드린 2022년 국가수도기본계획이 확정됐을 때는 SK하이닉스 클러스터의 잠재 용수 수요량만 반영됐을 뿐, 삼성전자가 들어설 남사읍 국가산단은 아직 발표도 안 됐던 때입니다. 두 클러스터의 물 사용량은 얼마나 될까요? 203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보면 SK하이닉스가 하루에 87만 톤, 삼성전자 80만 톤이라는 게 조 박사의 분석입니다. 합치면 167만 톤인데 현재 서울시 전체 하루 물 사용량 280만 톤의 60%에 달할 정도로 막대한 양입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지난 2023년부터 북한강 상류 화천댐이 동원됐습니다. 일제강점기 때인 1944년 발전용 댐으로 지어졌는데 완공 후 약 80년 만에 처음으로 용수공급 기능을 추가 도입한 겁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발전 댐의 경우 방류가 들쭉날쭉하기 마련입니다. 이 때문에 전기를 생산하면서도 고정적으로 방류가 가능한 최적 물량이 얼마나 될지 실증했더니 초당 22톤, 하루 100만 톤의 공급이 가능한 걸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 100만 톤이 용인 클러스터 2곳의 물 이용량 167만 톤에 곧바로 적용되진 않습니다. 여기에다 심각한 수준의 가뭄이 닥쳤을 때를 가정해 환경부가 계산한 바에 따르면 한강 유역의 물 부족량이 연간 3.76억 톤, 하루 103만 톤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지난 3월 12일 기후대응댐 후보지가 확정됐던 제1차 하천유역수자원관리계획 의결 과정에서 환경부가 계산한 분석치입니다. 환경부는 지자체 간 취정수장 공조와 화천댐 다목적화 등 기존 수자원 효율화를 통해 부족분 가운데 80%에 해당하는 2.82억 톤, 하루 77만 톤을 확보할 수 있지만 나머지 20%는 신규 댐을 건설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입니다. 가장 큰 규모의 댐이 강원도 양구 수입천댐, 연 0.52억 톤이고 그 밖에 단양 단양천댐, 0.12억 톤, 연천 아미천댐, 0.09억 톤, 삼척 산기천댐, 0.002억 톤 등이 그렇습니다. 하지만 이 4곳 중 가장 덩치가 큰 수입천댐과 단양천댐이 이번 기후대응댐 후보지 확정 과정에서 보류됐습니다. 수도권의 물 부족을 타개하기 위해 지방의 희생이 불가피한 신규 댐 건설을 추진한다는 게 쉽지 않다는 게 이번 기후대응댐 후보지 확정에서 드러난 겁니다. 당초 14곳 후보지 가운데 9곳만 확정됐는데 상당수는 홍수나 가뭄으로 지역민들의 피해가 가중돼 왔던 곳들입니다. 댐 건설이 현지 동의를 구하기 상대적으로 쉬운 반면 양구 수입천댐의 경우 반도체 클러스터 용수 공급용에 가깝다는 지적입니다. 주민 반발을 넘기 어려운 겁니다. 용수 공급용 댐 건설 논의에 앞서 기존 수도권 내 수자원 이용 효율화가 제대로 검토됐는지는 의문입니다. 환경부는 화천댐 등 기존 수자원 활용 18가지 방안과 하수 재이용 등 대체 수자원 확보 방안 25가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수 대책을 적용해 봤지만 가뭄 심각시 물 부족분을 채우긴 역부족이라는 설명입니다. 앞서 말씀드린 대로 팔당댐 의무 방류량 하루 1천만 톤 가운데 서울시가 가져다 쓰는 물이 280만 톤입니다. 그런데 실제 사용량 말고 시설 용량으로 치면, 서울시의 하루 취수 가능 시설 용량이 616만 톤이나 됩니다. 실제로 쓰는 물의 양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시설을 갖추고 있는 셈이죠. 물이란 게 워낙 도시 기능의 중추적 역할을 하다 보니 어떤 지자체든 일단 넉넉히 확보하려는 생리가 작동합니다. 서울시도 유사시를 대비해 가능한 충분한 용수 공급 시설을 갖춘 겁니다. 이처럼 한 번 설정된 시설용량은 국가수도기본계획상 상수원 배분량을 산정할 때 큰 영향을 미치는 기준이 된다는 게 조 박사의 설명입니다. 물 이용 효율화란 광역 단위 물 배분 시스템에서 남는 물 주고받기를 새로 짜야한다는 건데, 서울, 인천, 경기 3개 지자체마다 신경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문제입니다. 따라서 중앙 정부가 나서서 현재의 물 이용 실태를 바탕으로 조정이 이뤄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