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경제부 정준호 기자입니다.
"태국에서 우리 국민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지난 12일 오전 외교부가 출입 기자단에 밝힌 내용입니다. 숱한 궁금증을 일으키는 짤막한 소식에 기자들이 바쁘게 움직였습니다. 그리고 태국 현지 보도를 통해 공개된 사건 경위는 많은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피해자 시신이 파타야의 한 저수지 속 드럼통에서 발견됐다는 내용 때문이었습니다. 한국인이 선호하는 여행지 태국에서 범죄영화에서나 볼 법한 사건이 발생한 것입니다. 무슨 상황인데? 사건 경위는 이렇습니다. 지난 7일 A씨의 어머니에게 "돈을 보내지 않으면 아들을 살해하겠다"는 협박 메시지가 담긴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바로 태국 주재 한국대사관에 신고가 이뤄졌고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A씨는 지난달 30일 태국에 관광 목적으로 입국했습니다. A씨의 행방을 쫓던 현지 경찰은 2일 밤 방콕의 클럽에서 A씨가 목격됐다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이후 CCTV 등을 토대로 동선을 추격하던 경찰은 지난 3일 새벽 2시쯤 한국인 2명이 A씨를 차에서 태운 뒤 파타야 방향으로 떠나는 모습을 확인했습니다. 이들은 픽업트럭으로 갈아탄 뒤 파타야의 한 저수지 인근 숙소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지난 4일 저녁 9시쯤 해당 트럭은 검은색 천이 덮인 채 숙소를 빠져나갔습니다. 태국 경찰은 이들이 검은색 플라스틱 드럼통과 밧줄을 산 뒤 저수지 인근에 차를 세워두고 숙소로 돌아간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지난 11일 경찰은 저수지 수심 3미터 지점에서 검은색 드럼통을 건져 올렸고 그 안에 A씨의 시신이 담겨 있었습니다. 좀 더 설명하면 A씨를 납치한 일당의 신원이 확인되면서 태국 경찰과 우리 경찰의 발걸음이 빨라졌습니다. 그들의 출입국 기록을 확인하고 미얀마, 베트남, 캄보디아 등 주변국 정보라인을 가동하면서 추격망을 좁혀갔습니다. 결국 지난 12일 오후 7시 46분쯤 경찰은 일당 중 20대 남성 B씨를 전북 정읍의 주거지에서 살인 혐의로 긴급체포했습니다. B씨는 지난 9일 태국을 떠나 귀국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이후 한국시간 지난 14일 새벽 0시쯤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또 다른 피의자 20대 남성 C씨가 검거됐습니다. 앞서 경찰은 C씨가 태국에서 캄보디아로 도망친 정황을 확인한 뒤 인터폴 적색수배를 발부받아 추격해 왔습니다. 이후 프놈펜에서 목격됐단 첩보를 토대로 한 숙박업소에서 C씨를 검거한 것입니다. 하지만 3명 중 마지막 남은 D씨의 행방은 묘연합니다. D씨가 태국에서 출국한 기록은 없지만 수사당국은 밀입국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주변국의 첩보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한 걸음 더 일당 중 2명이 검거됐지만 사건의 전말은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체포 이후 지난 15일 구속된 B씨는 "살인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B씨는 살인에 직접 가담하지 않은 채 현장의 방범 카메라를 돌려놓기만 했다는 취지로 살인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찰도 우선 이런 정황을 토대로 살인 방조 혐의로 B씨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현지 언론은 일당 중 1명이 살인을 자백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일당이 A씨에게 수면제를 먹였는데 A씨가 깼고 몸싸움을 벌이던 끝에 살해했다는 것입니다. A씨의 시신이 훼손된 것은 일당의 DNA를 감추기 위함이며 숙소를 미리 빌리는 등 계획범죄의 정황도 확인됐다는 내용도 보도에 포함됐습니다. 하지만 아직 직접적인 범행동기, A씨와 일당의 관계 등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당신이 알아야 할 것 검거된 피의자들의 진술은 온전히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잡히기 전까지는 한 팀이었을 이들이 검거된 뒤에는 저마다 형량을 줄이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내려면 이들의 엇갈린 진술을 검증하고 대조하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현지 경찰로부터 CCTV를 비롯한 각종 수사 자료를 충분히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캄보디아에서 검거된 C씨를 한국으로 송환하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이들에 대한 대질 조사가 이뤄져야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고 숨죽이고 언론 보도를 주시하고 있을 D씨를 빠져나가지 못하게 할 방법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국 경찰은 최대한 빨리 C씨를 한국으로 직접 송환하기 위해 현지 경찰에 협의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아직 잡히지 않은 D씨를 쫓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마약, 불법 도박과 관련된 범죄라는 확인되지 않은 주장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휴양지에서 벌어진 끔찍한 사건의 전말에 다가가기 위해 더 속도를 내야 할 때입니다.
1백만 명의 회원을 가진 라이브 커머스 업체 '보고플레이'가 회생 절차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누적 부채만 526억 원, 입점사에게 지급하지 못한 대금은 336억 원입니다. 1억 원 이상 대금을 받지 못한 업체는 77곳입니다. 왜 중요한데? 보고플레이에 입점한 업체들은 사실상 판매대금을 받지 못할 위기에 처했습니다. 보고플레이 측은 19일 서울 모처에서 입접업체를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서비스를 이어갈 방법을 찾고 있다며 입점사들 80%의 동의를 얻으면 이를 바탕으로 투자를 받거나 인수합병(M&A)를 시도하겠다는 해법을 내놨습니다. 그러면서 입점업체 측엔 가압류는 걸지 말아달란 말을 덧붙였습니다. 서비스를 살려서 돈을 지급할 테니 당장은 도와달란 읍소였습니다. 하지만 현장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대금 5억 원을 받지 못한 한 업체 관계자는 "간담회 개최 사실조차 전달이 잘 안 됐다"라고 비판했고 취재진과 만난 입점업체들은 "가압류하지 말란 말만 기억에 남는다"라며 이미 신뢰를 잃었다는 반응입니다. 소비자들 피해도 예상됩니다. 소비자들이 보고플레이에 쌓아 놓은 현금성 포인트는 12억 원가량입니다. 현재는 물건을 주문해도 자동 취소가 될 정도로 서비스가 마비된 상태라 이 포인트는 쓰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입점업체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소비자들의 신뢰도 회복해야 하는 상황. 헤쳐 나가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