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사회부 사공성근 기자입니다.
고등학교 후배의 사진으로 '딥페이크' 가짜 음란물을 만들어 온라인에 유포한 20대 남성 김 모 씨가 최근 구속됐습니다. 김 씨는 "나체 사진을 보내거나 노예가 되면 사진을 지워줄게"라며 익명의 SNS 계정으로 피해자에게 딥페이크 음란물을 보내면서 협박하기도 했습니다. 피해자는 합성물의 수위와 협박이 날이 갈수록 심해졌다고 말하는데요. 김 씨와 피해자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알던 사이였습니다. 무슨 상황인 건데? 경찰이 SNS 해외 본사에 협조 공문을 보내는 등 적극적으로 수사에 나섰지만, 구조적 한계가 있었습니다. 범행 공간이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텔레그램 등 SNS였던 것이 문제였습니다. 익명의 가면 뒤에 숨은 가해자를 잡아낸 이번 사례는, 어쩌면 운이 좋았던 걸 수도 있습니다. 피해자는 고통 속에서도 일부러 연락을 받아주며, 가해자의 IP 등 접속 정보를 포착할 기회를 기다렸습니다. 가해자는 최소 6개의 익명 계정으로 피해자에게 접근했는데, 우연히 하나의 접속 위치를 포착했습니다. 접속 정보를 바탕으로 가해자를 추궁한 결과, 9개월 만에 모습을 드러낸 범인은 피해자의 고등학교 선배였습니다. 정체가 드러난 김 씨는 "피해자가 협박당할 때, 영웅처럼 나타나 해결할 생각이었다"고 밝혔습니다. 자신이 아닌 척 나타나 도와주면서 호감을 사려고 했다는 건데요. 피해자의 연락처까지 알고 있었는데, 굳이 범죄까지 저질렀어야 했나 납득이 되지 않는 변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