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사회부 기자입니다)
창살로 꽁꽁 가려진 곳... 10대 투약자들의 24시간 치료 현장 직원이 허리춤에 달고 있던 키로 창살문을 열고 들어가니 계단 끝에 또 다른 창살문이 기다립니다. 창살 사이로 앳된 어린아이부터 중년 여성까지 환자복을 입고 줄지어 걸어갑니다. 국내 마약 투약자들, 특히 10대 20대 투약자들 사이에 가장 유명한 인천참사랑병원 '폐쇄병동'입니다. 개방병동, 폐쇄병동을 포함해 총 260개의 병상이 있는 이 병원엔 현재 약 40개의 마약 지정 병상이 있습니다. 국내 10대와 20대 마약 중독자들이 가장 많이 입원하는 병원이기도 합니다. 낡은 창살 넘어 치열한 치료가 이뤄지는 곳입니다. 내가 교도관인지 간호사인지..하루에도 수십 번씩 헷갈려요 “외출 나갔다 오셨죠, 잠시만요” 취재진이 직원을 인터뷰하던 이날 오후에도 옆에선 불시 소지품 검문이 이뤄졌습니다. 외출을 다녀온 마약 투약 환자가 혹시 마약을 숨겨 들어오지 않았을까 대비하기 위한 소지품 검사였습니다. 덩치 큰 남성 환자를 데리고 행정실로 들어가는 간호사의 모습은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닌 듯 노련해 보였습니다. 다른 정신병원과 달리 인천 참사랑병원의 간호사들은 ‘이것’을 할 줄 알아야 합니다. 첫 번째로, 소변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합니다. 보호관찰소 등에 보낼 환자들의 마약 감정 소변을 받기 위해, 그것도 ‘바꿔치기’ 방지를 위해 환자 바로 앞에서, 무기한 기다려야 합니다. 소변을 내놓기 싫다는 환자들을 몇 시간 동안 설득하는 일은 일도 아닙니다. 두 번째로, 창의력을 발휘해 숨겨진 마약을 찾아내야 합니다. 외출이나 외박을 다녀온 마약 투약 환자들 중엔 기상천외한 곳에 약물을 숨겨 들어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속옷부터 시작해 상상할 수 없는 곳에 ‘약’이 숨겨져 있습니다. 단순히 약을 찾는 일이 아닙니다. 인내를 갖고 마약을 끊은 환자들이 잠깐의 유혹으로 다시 ‘마약’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필사적 방어입니다. “00님 기력 없다고 수액 맞고 싶다 했대요. 00로 가고 싶다고도 했대요” 세 번째로, 마약 투약 환자들이 하는 말과 행동을 200% 기억해야 합니다. 다른 병원 간호사들이 바이탈 등 기본 수치 중심으로 인수인계를 할 때 이곳 간호사들은 투약 환자들이 어떤 말을 했고, 어떤 말에 어떻게 반응했는지 하나하나 기억해 인수인계합니다. 쉽게 돌변하는 마약 투약 환자들이 현재 어떤 상태인지 꼼꼼하게 체크하지 않으면 사고가 일어나기 십상입니다. 네 번째로, 혼자 야간 당직을 설 때 마약 투약 환자들의 돌발 행동에 놀라지 말아야 합니다. 이곳 의료진들의 팔은 긁힌 흔적들로 성하지 않습니다. 안경다리 부러짐 사고는 가장 흔한 일 중 하나입니다. 환자들끼리 싸움이 붙거나 ‘단약’을 하던 중 금단 증상이 왔을 때 가장 먼저 개입하고 중재할 수 있는 이들이 의료진이기 때문입니다. 마약병동 도전했다 물러나는 간호사들 “사실 다음 달에는 원장님한테 병동 하나를 닫아야 될 것 같다고 말씀드려야 될 지경이 됐거든요.” 국내 마약 치료 전문가나 의료진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곳에 오는 간호사 등 의료진들은 사명감이나 전문가가 되기 위한 의지를 갖고 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버틸 수 있는 기간은 생각보다 짧습니다. 최근 두 달간 15명이 일을 그만뒀습니다. 전체 간호사의 4분의 1 수준입니다. 한 병동을 책임질 수 있는 숫자이기도 합니다. 한 병동을 바로 없앨 수 없으니 현재는 2교대 근무로 겨우 병동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10대 마약 투약자에겐 ‘유일한 희망’ “여기에 바로 입원을 했어야 하는데..” 10대 마약 투약자 부모의 말입니다. 지난달 급하게 입원이 필요했던 10대 마약 투약자는 자리가 없어 인근 다른 병원에 입원해야 했습니다. 며칠이 지난 후 10대 투약자의 부모가 취재진에게 안타까운 목소리로 털어놨습니다. 이렇게 열악한 병원이 현재 우리 사회 10대, 20대 마약 투약자들에겐 거의 ‘유일한 희망’입니다. 매년 4천 명 이상 마약사범이 검거되는 서울에는 마약 치료 병상이 ‘0개’입니다. 정부가 마약 치료, 재활병원으로 지정한 곳은 21곳인데 실제 운영되는 곳은 인천 참사랑병원과 경남 창녕의 국립부곡병원 2곳뿐입니다. 대구 대동병원에서도 최근 치료를 시작했지만 수도권 병원은 여전히 턱없이 부족합니다. 간호사 등 의료진들은 병원의 시스템이나 인력이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실상 ‘신종 환자’들을 받고 있는 거라고 말합니다. 하루하루 마약 투약 환자들과 씨름하느라 사명감을 느낄 새가 없다고도 말합니다. 쉬는 날에도 샤워할 때 빼곤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못합니다. 사명감이라는 단어에 씁쓸하게 웃으며 그런 건 없다던 간호사들은 그래도 마지막에 취재진에게 작은 목소리로 “이럴 땐 조금 덜 힘들다”라고 털어놨습니다. 의료진의 몸과 마음을 괴롭히던 마약 투약 환자들이 조그만 변화를 보일 때, 조금이라도 단약을 이어갈 때 그렇다고 말했습니다. “저희한테는 얘기조차 하지 않으려던 환자들이 저희한테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하면, 그때 조금 덜 힘든 것 같아요. ‘아 이 환자가 안정을 찾아가는구나’ 저희도 그제야 안도해요..인력이, 인프라가 조금만 더 보완되면 좋겠어요.” 디자인 : 방명환
“사과맛, 상큼한 맛, 정품 인증” “지금 빨리 구매하세요” 10초 남짓한 짧은 영상이지만 히어로 영화 캐릭터와 화려한 그래픽, 배경음은 10대들의 눈길을 사로 잡기에 충분해 보입니다. 영화 시작 전 광고가 아닙니다. 마약 판매상이 만든 마약 판매 광고입니다. 한쪽에선 ‘한 번 호기심이 평생 고통’이라며 마약 중독의 폐해를 알리는데 다른 쪽에선 마약의 안전함을 강조하는 광고가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어린 ‘10대’들을 충성된 고객으로 만들기 위한 필사적인 노력입니다. 마약 판매상이 구독자 1천 명을 모으기까지 올해 초 취재진은 온라인상의 한 마약 판매상 계정을 발견했습니다. 당시 구독자가 1백 명도 채 안 되던 이 계정은 4개월 만에 구독자 1천 명을 돌파해 나름의 '네임드 판매상'이 되었습니다. 취재진은 이 판매상이 ‘충성 구독자’들을 모으는 과정을 지켜봤습니다. 그들의 전략은 이랬습니다. 먼저 아침, 낮, 밤, 시간을 가리지 않고 홍보 문구와 알림을 보냈습니다. ‘구독자 00명 이벤트’, ‘타임세일’ 등 홈쇼핑에서 쓸 법한 친근한 문구들을 사용했습니다. 이후 마약을 구매한 이들로부터 수시로 후기와 사진을 받아 공유했습니다. ‘나만 마약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많다’는 점을 강조한 겁니다. 세 번째, 적발되지 않음을 강조하는 ‘안전 거래 가이드’를 만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의료진이 만든 것 같은 ‘마약 투약 가이드'를 만들었습니다. 해외 학술지 등에서 사용하는 형식을 빌렸습니다. 직접 그래프를 그려 효과와 효능을 설명했고 어떤 반응이 나타나는지 상세하게 알렸습니다. 마약의 위험성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불량식품, 패스트푸드 정도의 수준으로 받아들이기 충분했습니다. 음원사이트, 쇼핑몰까지 침투한 판매상들 “요즘 마약에 관심 있는 10대들이 어디에 모여서 구하는지 알아냈어요” 취재진에게 알려온 한 10대의 제보. 해외 기반 음악 공유 사이트에서 마약 관련 콘텐츠들이 버젓이 노출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힙합 음악의 성지라고 불리는 이곳에서 ‘마약’과 관련된 키워드를 검색해 봤습니다. 아무런 제재 없이 관련 콘텐츠들이 버젓이 나옵니다. 수천 개의 댓글이 쌓인 곳에는 역시 마약 판매상들이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아이디 000 검색 ㄱ’ 온라인에 검색을 유도하는 판매상들, 실제로 따라가 보니 마약 판매글이 나오거나 과거에 판매했던 내역이 나왔습니다. 이들은 마약과 전혀 관련 없는 대규모 인터넷 쇼핑 사이트에도 버젓이 광고 댓글을 달았습니다. 사이트에 의해 삭제가 되어도 포털사이트에선 ‘연관 검색’ 알고리즘에 의해 노출됐습니다. 사이트를 불문하고 노출되는 덕분에 10대 학생들은 조그만 관심에도 마약을 찾을 수 있게 됐습니다. 대형 판매상의 코인 지갑 열어봤더니 이들이 꾸준히 활동할 수 있는 이유 중 또 하나는 ‘코인’을 이용해 거래하기 때문입니다. 경찰 등 단속을 피하기 가장 간편한 방법으로, 여러 개의 코인지갑을 돌려 사용합니다. 취재진은 대형 판매상들을 따라가 봤습니다. 지난해 마포 경찰서에서만 30건 이상 판매가 적발된 한 판매상. 이 판매상의 코인 지갑 주소를 확보해 열어봤습니다. 한 달간 100건 가까운 마약 거래 내역이 나왔습니다. 경찰이 확인한 마약 거래 시간과 코인 입출금 시간이 일치했습니다. 이들은 구매자로부터 받은 코인을 수시로 다른 지갑으로 입출금했습니다. 여러 개의 코인 지갑 주소를 사용하며 추적할 수 없게 ‘세탁’한 겁니다. 단속 기관이 이들을 빨리 찾아낼 수 없는 이유입니다. 그 사이 이들은 온라인상에서 10대들을 노리는 포식자가 됐습니다. 10대 여성은 더 취약하다 SBS 취재진이 국립과학수사원(이하 국과수)과 함께 전수 분석한 지난해 10대 마약 투약자에 대한 통계를 살펴보면 해외와 다른 추이가 하나 나옵니다. 해외 대부분 국가에선 10대 남성 투약자 비율이 여성 투약자 비율보다 높습니다. 국내 통계도 10대 전체를 놓고 보면 비슷한 결과입니다. 하지만 15세 미만으로 한정했을 땐 좀 달랐습니다. 만 15세 이하 연령대에선 여성이 남성들보다 마약을 약 2배 이상 많이 투약한 것으로 나왔습니다. 전문가들도 국내 10대 여성이 해외 10대 여성보다 마약에 취약하다고 말합니다. 식욕억제제, 수면제 등 의료용 마약을 손쉽게 구할 수 있고 채팅 어플 등 SNS에서 10대 여성들을 타깃으로 한 마약상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취재진이 한 채팅어플에서 10대 여학생이라고 하며 마약 판매상과 접촉해 봤습니다. 단 몇 번의 대화에 판매상은 ‘마약을 무료로 주겠다’라고 유혹해 왔습니다. 만나서 데이트를 하면 마약을 주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취재진이 있는 지역을 묻더니 목동이라고 답하자 “SBS 사옥 맞은편은 어떠냐”며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취재진이 당시 채팅을 하던 SBS 본사 앞 오피스텔에 마약을 숨겨놓겠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거래까지 이어지지 않았지만 채팅을 시작한 지 5분도 안 돼서 일어난 일입니다. “무료로 줄게”, “한 번 해볼래?” 지금 이 시간에도 판매상들은 끊임없이 10대들을 노리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마약에 빠진 이들은 20대, 30대가 되어서도 충성스러운 고객이 됩니다. 온라인상의 추적이 어렵다고 내버려 두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그동안 미래 세대는 더 다양하고 교묘하게 마약 중독의 유혹에 노출되고 있습니다. 디자인 : 방명환
12세, 13세 나이에 시작한 마약 투약 SBS 취재진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분석한 데이터에는 지난해 10대 마약 투약자들 사례가 있습니다. 가장 어린 마약 투약자는 초등학교 6학년, 만 12세였습니다. 이 학생이 투약한 마약류는 식욕억제제나 수면제 계통이 아닌, '하드 드러그'류 필로폰이었습니다. 단 한 명뿐인 게 아니었습니다. 지난해 12세, 13세 나이에 마약을 한 아이들은 더 있었습니다. '마약을 하기엔 너무 어리다'는 말은 더 이상 없었습니다. 실제로 만 13세에 마약을 시작해 중독에 빠진 16살 학생을 만나봤습니다. 가정 폭력을 피해 도망친 '막다른 곳' 만 13세, 김은비(가명) 양이 필로폰을 투약한 나이입니다. 은비 양 이야기를 들은 대부분이 "이제 초등학교를 졸업한 학생이?", "대체 왜? 어떻게?" 란 반응을 보입니다. 시작은 어렵지 않았습니다. 가정 폭력을 당했던 당시 중학교 1학년 은비 양은 극단적 선택까지 여러 번 생각했습니다. 결국 은비 양이 선택한 건 '마약'이었습니다. 은비 양은 "넷플릭스에 나오는 마약이라는 게 어쩌면 제 인생에도 드라마틱한 변화를 가져올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며 당시 심경을 솔직하게 털어놨습니다. 의지할 곳이 없던 은비 양은 호기심 반, 기대 반으로 인터넷에 '마약'을 검색하기 시작했습니다. 호기심으로 접근한 온라인에는 은비 양을 노리는 '공급자'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마약을 구한 지 몇 시간이 안 돼 연락이 쏟아졌습니다. 랜덤채팅에서 몇 마디 대화를 나눴을 뿐인데 마약을 무료로 주겠다는 남성이 나타났습니다. 이 남성이 은비 양에게 필로폰을 투약했습니다. '딱 한 번으로' 잃어버린 중학교 시절 찰나의 순간 '한 번'이 은비 양을 괴롭힌 건 2년 이상. 지금도 은비 양은 마약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은비 양은 처음 마약을 접한 뒤 6개월 간 머릿속에서 관련된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고 말합니다. 6개월 뒤 은비 양은 또다시 마약을 찾았습니다. 그다음은 일주일이 되었고, 닷새, 사흘, 이틀까지 줄었습니다. 투약하는 양도 늘었습니다. 내성이 생긴 겁니다. 중학생이던 은비 양의 신체에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피부 노화가 시작됐고 입안이 마르기 시작하면서 동전 만한 구내염이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각성 효과로 잠은 이틀에 한 번씩 4시간 정도밖에 자지 못했습니다. 결국 중학교 3학년이 스스로 '기억감퇴가 심각하다' 느낄 정도가 되어서야 멈출 수 있었습니다. "길을 가다가도 어디 가려고 했지?, 휴대폰을 하다가도 뭘 치려고 했지? 아무것도 기억이 안 나는 거예요. 그때 진짜 심각하다고 생각했어요." 결심 뒤에 '더 큰 고통' 찾아올 줄이야 일부 사람들은 마약을 끊는 '단약'의 행위를 단순히 의지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은비 양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신체적 고통이 찾아왔습니다. 손을 떨기 시작했고 각성 상태가 풀리면서 빈혈과 저혈당 증상으로 갑자기 쓰러지는 일도 늘어났습니다. 이틀에 4시간만 잘 정도로 약 기운에 취해있다가 약물 효과가 사라지니 몸이 반응한 겁니다. 정신적 고통은 더 심했습니다. 은비 양의 팔에는 고통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습니다. 결국 단약 6개월 만에 또 약을 찾았습니다. 가족과 스스로에게도 좌절이 됐습니다. 겨우 마음을 잘 추스르고 다시 단약을 시도해 두 달째 이겨내고 있습니다. 겨우 고등학교 1학년인 학생이 보내고 있는 시간입니다. '다른 선택지' 많다는 걸 알았으면.. 은비 양은 이제야 공부에 다시 흥미를 갖기 시작했습니다. 힘든 중, 고등학생 시절을 보내며 심리학과 상담학에도 관심이 생겼고 대학교 전공서적급의 책들을 사두고 스스로 읽고 있었습니다. 학교에도 다시 가게 됐습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을 때에도 '출석만큼은 하자'는 게 은비 양이 만든 약속입니다. 치료의 과정을 거쳐야 하지만 나중엔 중독자를 돕는 '중독 전문 임상 심리사'가 되는 게 꿈입니다. 본인이 먼저 잘 치유가 되어 "어디 가서도 당당할 수 있는, 사랑받을 수 있는 그런 삶을 살고 싶다"고도 말합니다. 마지막으로 본인과 같은 10대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습니다. 디자인: 방명환
2023년 3월 20일, 서울 구로구의 한 고시원 방 안에서 담배꽁초와 상한 빵 같은 쓰레기 사이에 있던 8살 아동이 긴급 구조됐습니다. 아이는 중국 국적이었습니다. 방 안은 오래된 음식물로 악취가 심했고, 벽에는 아이가 혼자 시간을 보내며 그린 그림이 남아있었습니다. 무슨 상황인데? - 학교에 있어야 할 아이가 고시원에 올해로 8살인 A군은 고시원에서 살았습니다. 침대 위에는 곰팡이 핀 음료와 쓰레기 등이 아이와 함께 있었고, 방 안에는 악취가 가득했습니다. 가정통신문 앞에는 딱딱하게 굳은 도시락 밥이 놓여 있었습니다. 아버지는 일을 나가 며칠에 한 번씩 돌아왔고, 어머니는 가끔 방문해 A군을 보고 돌아갔습니다. 아이는 하루 한 끼, 배달 앱으로 시켜주는 음식을 받아먹었습니다. "아이 눈에 초점이 없어, 큰일 나겠다 싶었어." 결국 고시원 주인과 어린이집 원장이 경찰에 신고해 아이는 방에서 나올 수 있었습니다. 복수의 목격자에 따르면 A군은 4개월 동안 대부분 혼자 있었습니다. 취재진이 구조 직전 이틀 치 CCTV를 살펴 보니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고, 나간 흔적도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