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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 업무 스트레스도 만만찮은데 '갑질'까지 당한다면 얼마나 갑갑할까요?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와 함께 여러분에게 진짜 도움이 될 만한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해드립니다. 필자가 직장 내 괴롭힘 예방 교육을 오전, 오후로 진행했던 날이었다. 점심시간이 되자 회사의 임원분과 함께 식사하게 되었다. 식사 자리에서 그는 워낙 직장 내 괴롭힘을 강조하니 갑질 같은 건 눈에 띄게 사라졌고, 요즘은 오히려 역차별이 더 문제이고, '을질'이 심한데 왜 상급자들이란 이유만으로 이런 교육을 들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식사 내내 이런 부류의 불만을 이야기하며 자신의 불편함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식사자리에 동석하게 된 직원이 수저를 놓고, 물잔을 따르고, 찌개를 끓이며 그 상사의 개인 접시에 음식을 덜어주고 있었다. 이러한 의전을 하기 위해 동행한 직원이었다. 직원이 쉴 새 없이 세팅을 하는 사이, 그 임원은 계속해서 갑질 교육은 더 이상 무용하다는 얘길 하면서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았고, 전혀 불편한 기색도 없었다. 갑질 문제가 조직 내에서 눈에 띄게 사라졌다는 그의 말을 전혀 신뢰할 수 없었다. 직장 내 괴롭힘 예방교육을 하면서 이런 태도와 시각 차이를 자주 접한다. 특히 의전문화가 남아있는 조직에서 이런 모습들은 너무 흔하게 교육의 짧은 시간 내에서도 확인된다. "에이, 저런 사람은 간혹 있는 거지"라고 넘겨버릴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면 점심 식사나 회식 자리에서 내 물컵에 직접 물을 따르고 내 수저를 놓는 빈도가 얼마나 되는지 한번 돌아봤으면 한다. 한 감사팀 팀장은 이 얘길 듣고 필자에게 "그건 그냥 선배에 대한 존중과 예의 차원 아닌가요?"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물론 자기 수저를 자기가 놓지 않는 것 자체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얘기는 아니다. 다만 이런 단편적인 모습이 조직이 위계적이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고, 그런 조직에서 갑질문제보다 역차별이나 소위 말하는 '을질' 문제가 더 심각하다는 진단은 매우 큰 가능성으로 틀린 것이다. 상급자의 수저와 물컵을 챙기는 것이 기본값인 조직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은 당연하지 않은가. 이것을 인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감사팀 팀장이 했던 말처럼 위계적 문화는 단순한 '예의나 존중의 문제'가 될 수 없다. 조직 내에서 특정 구성원(대부분 연차나 직책이 낮은 직원)에게 더 많은 희생이 자연스럽게 요구되는 구조를 만들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직장 내 괴롭힘은 단순한 언어폭력이나 부당한 업무 지시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사소해 보이는 권력의 구조 속에서 더욱 강화된다. 이런 환경에서 '상사가 갑질을 하지 않는다'는 것은 단순히 대놓고 폭언하거나 불합리한 업무를 강요하지 않는다는 의미에 불과하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조직 내에 존재하는 위계가 자연스럽게 부하직원에게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면, 그것은 여전히 부하직원들에게 '갑갑한' 조직의 고통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 수저와 물은 자기가 놓자. 내 가까이 작은 것부터 변화시켜 보자는 의미다. 이제는 물잔을 따르는 사람이 누구인지, 누가 먼저 식사를 시작하는지가 단순한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조직 내 권력 관계를 반영하는 요소임을 인식해야 한다. 단순한 식사 자리에서도 위계가 작용한다면, 업무 환경에서는 더욱 강력한 형태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결국, 조직이 진정한 변화를 원한다면 이러한 일상적인 문화부터 돌아보고,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것들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 직장 내 괴롭힘을 줄이기 위해서는 '갑질'을 없애는 것뿐만 아니라, '권력의 작용 방식'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권력은 대개 위에서 아래로 흐르지만, 이를 수평적으로 조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시대가 되었다. 직장 내 괴롭힘을 예방하려면 단순히 '나쁜 상사'를 색출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희생해야만 유지되는 관행 자체를 바꿔야 한다. 이러한 변화가 이루어질 때 조직은 보다 건강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직장 내 위계적인 관행이 바뀌지 않는다면, 어떠한 법적 조치나 교육만으로는 변화가 일어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괴롭힘은 시스템적으로 작동하며, 그 시스템이 유지되는 한 약자는 계속해서 존재할 수밖에 없다. 조직이 진정한 개선을 원한다면, 일상적인 관계 속에서 위계적인 요소를 제거하고 서로가 동등한 존중을 바탕으로 협력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필자는 직장 내 괴롭힘이 단순히 법적인 문제를 넘어 조직의 지속 가능성과도 깊은 연관이 있다고 본다. 권위적인 문화가 강한 조직은 변화와 혁신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구성원들이 눈치를 보며 행동하는 환경에서는 창의성이 자라나기 어렵고, 결국 기업의 성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괴롭힘이 없는 건강한 조직은 결국 모든 구성원에게 이로운 환경이라는 의미다. 단순한 정책이나 규정이 아니라 직장 문화 그 자체가 변화해야만 한다. 그리고 조직의 변화는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의 작은 행동 변화에서 시작될 것이다. 사진 : 게티이미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 업무 스트레스도 만만찮은데 '갑질'까지 당한다면 얼마나 갑갑할까요?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와 함께 여러분에게 진짜 도움이 될 만한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해드립니다. "직장 내 괴롭힘까지는 아니지 않아요?" 직장 내 괴롭힘 여부를 판단하는 자리에서 자주 등장하는 질문이다. 직장 내 괴롭힘에 이르지는 않는다는 말이기는 하나, 적절하지 못한 행위이기는 하다고 인정하는 말이기도 하다. 어떤 사업장에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기는 하나, 행위자에게 중한 징계를 내릴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되는 행위가 어떤 사업장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에까지 이르지는 않는다고 판단되기도 한다. 이를테면 애매한 업무 지시, 팀 내 소외, 부정적인 피드백, 과도한 업무 감시 등이 자주 그 대상 내용이 된다. 업무상 적정 범위를 넘어섰느냐는 판단에서 늘 엇갈린다. 아직 우리 사회에서 이러한 행위들이 '적정성'의 끄트머리에 포함된다고 여겨지는 경우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판단에서는 행위자의 징계 등으로 사안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보다 신중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사례를 하나씩 살펴보며, 정말 이러한 행위들이 우리 직장 내에서 유지되어도 괜찮은 행위들인지 생각해 보자. A 씨의 상사는 업무 지시를 모호하게 내리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네가 알아서 해", "네 연차가 얼만데", 상사의 업무 지시는 늘 이런 식이었다. 다만, 결과물에 대해서는 상사가 책임을 져야 하다 보니 "다시 해와" 식의 반려가 상당했다. 그 상사와 같은 팀이 되면 야근을 밥 먹듯이 해야 한다는 말들이 공공연히 회사에 돌기도 했다. A 씨는 늘 불안에 시달렸다. 분명히 공식적인 모욕이나 폭언이 없었지만,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업무 부담은 A 씨에게 큰 압박이 되었다. 상사의 모호한 업무 지시는 A로 하여금 과중한 책임을 느끼게 하고, 불안을 느끼게 하여 스트레스를 가중시킨 것이다. B 씨는 팀 내에서 소외감을 느끼고 있었다. 팀장이 의욕적이던 프로젝트에 대해 부정적인 발언을 한 뒤 B 씨는 팀장에게 소위 '찍혔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이후, 중요한 회의에서 그의 의견은 묵살되기 일쑤였고 팀원들은 자연스럽게 그를 배제했다. 직접적인 차별이나 폭언이 없었지만, 장기적으로 B 씨는 조직 내에서 무력감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러나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하기에는 어떠한 행위 하나를 꼬집어 말하기가 어려웠다. 이런 미묘한 소외는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판단을 받기 쉽지 않다 보니 고스란히 현장에서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피해자는 더욱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 C 씨는 상사로부터 자주 "넌 일은 잘하지만 디테일이 부족해"라는 말을 들었다. 처음에는 피드백으로 받아들였지만, 같은 말이 반복될수록 칭찬보다는 비난으로 다가왔다. 공식적인 모욕이나 불이익은 없었지만, 끊임없는 부정적 피드백은 그의 자존감을 갉아먹었다. C 씨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하였으나 인정되지 않았다. 적절한 발언은 아니었지만 업무상 적정 범위 내에서 이뤄진 상황이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직심리학에서 부정적 피드백의 반복은 개인의 자존감과 동기를 저하시켜 직무 수행 능력을 감소시킨다는 것을 여러 연구를 통해 밝히고 있다. 조직에 전혀 이로움을 주지 않는, 조직에서 반드시 개선되어야 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며, 개인에게는 커다란 스트레스와 무력감을 줄 수 있는 행위라는 의미이다. D 씨는 재택근무를 하면서 상사로부터 하루에도 수십 차례 연락을 받았다. 업무 진행 상황을 체크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지만, 잠시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에 5분 정도 연락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재택근무한다고 해놓고 그냥 쉬는 거 아니에요?"라는 쓴소리를 들어야 했다. 이처럼 과도한 간섭은 불필요하게 업무 긴장도를 높이고 심리적 압박을 가중시켰다. 지속적인 감시는 직원이 자신의 업무에 대한 자율성을 잃고 위축되게 만든다. 이러한 사례들의 공통점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의견이 다소 갈리더라도 당사자에게는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심리적 부담을 준다는 점이다. 명백한 괴롭힘이 아닐지라도 반복적인 불편한 상황은 피해자에게 우울증, 불안장애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직원이 불안감 속에서 일하면 집중력이 저하되고 업무 효율성도 떨어진다. 이러한 미묘한 괴롭힘이 방치되어선 안 되는 이유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다퉈지더라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되지 않는 경우들이 많다 보니 행위자들이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거나 문제를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업무 지시는 책임 회피의 수단이 될 수도 있으며, 지속적인 감시는 업무 효율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포장된다. 또한 동료를 무시하거나 배제하는 행위는 특정한 의도가 없다고 주장하며 오히려 피해자 개인의 문제로 치부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조직 차원의 변화가 필요하다. 명확한 업무 지침을 제공하고, 피드백을 공식적인 방식으로 전달해야 한다. 익명성을 보장하는 신고 창구를 마련하여 사소한 괴롭힘도 기록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 관리자는 무의식적으로 직원에게 압박을 줄 수 있음을 인식하고, 건설적인 피드백과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익혀야 한다. 개인 차원에서도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감정적으로 휘둘리지 않고, 불편한 상황에 대해 기록을 남기거나 상사에게 공식적으로 확인하는 절차를 밟는 것이 도움이 된다. 불편한 행동이 지속될 경우, 이를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정신건강 상담이나 노동법 전문가의 조언을 받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직장 내 괴롭힘이 설령 법적 기준에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될지라도 개인에게는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조직과 개인 모두가 적극적으로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선을 넘지 않았다고 평가되는 직장 내 괴롭힘이 아무 문제 없는 행위로 간과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예방이 이루어져야 한다. 사진 : 게티이미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 업무 스트레스도 만만찮은데 '갑질'까지 당한다면 얼마나 갑갑할까요?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와 함께 여러분에게 진짜 도움이 될 만한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해드립니다. 얼마 전 A 회사의 고충처리위원회에서 직장 내 괴롭힘 여부에 대한 심의가 이뤄졌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상 직장 내 괴롭힘은 세 가지 요건인 (1) 지위 및 관계의 우위성을 이용하였는지 여부, (2) 업무상 적정 범위 내의 행위인지 여부, (3)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따져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회의에 참여한 대부분의 위원들은 (1) 지위의 우위성이 성립되고 이를 이용하였다고 보았고, (2) 업무상 적정 범위 내라고 보기 어렵다고 보았다. 관건은 (3)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되었고, 표결 결과 (3)의 요건이 인정되지 않아서 결과적으로 심의 안건은 직장 내 괴롭힘이 아니라고 결정이 내려졌다. 행위의 경중을 따지자면 중한 행위에 대한 심의는 아니었으나, 다른 요건이 성립하는데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 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때문에 직장 내 괴롭힘이 성립되지 않는다는 판단은 당시에도, 지금에 와서도 섣부른 것이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타인의 고통을 넘겨짚어 판단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나온 판결들 중 신체적, 정신적 고통과 관련하여 법원은 '직장 내 괴롭힘의 결과라 할 수 있는 정신적 고통은 주관적인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것으로서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이라면 그 행위로 인해 고통을 느낄 수 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광주지방법원 2021. 2. 5. 선고 2020가합52585 판결)'고 판시하고 있다. 다만, 해당 판결의 사실관계를 확인해 보면 (1) 지위의 우위성을 '이용'하지 않았고 (2) 업무상 적정 범위 내라고 보면서 (3)에 대하여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한 것이었다. 즉, (1)과 (2)를 성립하지 못하는데 (3)을 성립하기는 어렵다는 의미였다는 것이다. 또한 해당 판결은 반대로 피해자가 정신적 고통을 입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정신과 치료를 받았는지, 정신과 상담은 청했는지, 회사 다니는 어려움을 호소했는지, 휴가를 신청하지는 않았는지 등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기도 하다. 피해자가 가해자와의 관계에서 피해자답지 않게 행동했다는 이유로 직장 내 괴롭힘이 부정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문제 행위가 상사나 사용자의 지위 우위를 '이용'한 행위로, 업무상의 '적정성'도 넘어서고 있다면 해당 행위는 신체적, 정신적 고통을 준 행위로 판단될 가능성이 매우 커지는 것이다. 직장 내 괴롭힘은 통상 상사와 부하 직원 사이에서 벌어진다. 행위자의 가해 행위 이후에도 피해자가 적극적인 신고 조치 등을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행위자와 피해자는 지속적으로 한 팀이나 한 업무 공간 내에서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가야 한다. 따라서 행위자가 지위의 우위를 이용하는 상황에서 적극적 저항을 애초에 하기가 어렵거나,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대처했더라도 향후 입게 될 불이익 등에 대한 우려 등으로 피해자가 정신적 고통을 받을 수 있다. 단순히 피해자가 힘들어하고 있는 '것 같은'가, 고통스러워하고 있는 '것 같은'가 살펴서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직장 내 성희롱을 판단할 때에도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성적 언동'에 대한 판단 기준으로 보고 있다. 즉, 성적 언동의 수준이 일정 수준에 이를 때 성희롱이 성립한다는 내용인 것이지 피해자가 피해자로서의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드러내고 있는가, 실제로 느끼고 있는 것이 맞는가를 가늠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직장갑질119에서 매년 실시하는 직장 내 괴롭힘 경험 설문조사에서 응답자들 중 60~70%가 매 조사마다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하더라도 참거나 모르는 척했다고 응답한다. 신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 약 70% 정도가 '대응을 해도 상황이 나아질 거 같지 않아서', 약 20% 정도가 '향후 인사 등에 불이익을 당할 것 같아서'라고 응답한다. 피해자의 고통이 눈에 보이지 않을 수 있고,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그 고통이 없다고 볼 순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직장 내 괴롭힘 사건들을 접하다 보면 주변 동료들이 상상하지 못할 만큼 피해 당사자가 큰 고통 속에 있는 경우들이 왕왕 있었다. 고성으로 몸을 들이밀며 삿대질을 했던 상사와 출퇴근 길에 마주칠까 봐 한 시간 일찍 출근하고 한 시간 일찍 퇴근하는 수고를 감내하는 피해자가 있었고, 상사가 귓속말로 하는 폭언을 감내하던 피해자는 귀를 계속 파고 상처를 내는 이상 행위를 하기에 이르면서 정신과 진료까지 받아야 했다. 직장 내 괴롭힘 문제는 여전히 직장 사회에서 이슈다. 누군가는 괜한 법의 도입으로 시빗거리, 분란거리가 늘어났다고 푸념하기도 한다. 하지만 설령 그런 마음이라 할지라도 쉬이 타인의 고통을 가늠하고 평가하는 건 말아야 한다. 눈에 보이는 피해자의 모습을 살펴보고 넘겨짚어서 판단해서는 안될 일이다. 피해자의 회사 내 지위, 구체적 상황, 가해자와의 관계 등에 따라 피해자의 고통이 드러나는 양태는 매우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 직장생활하는 우린 다 알고 있지 않은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 업무 스트레스도 만만찮은데 '갑질'까지 당한다면 얼마나 갑갑할까요?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와 함께 여러분에게 진짜 도움이 될 만한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해드립니다. 연말이다. 또한, 곧 연초가 돌아온다. 그간 애 많이 썼다며 동료들이 서로를 추켜세우고, 한 해를 함께 마무리하고 정리하면서 새로운 해에는 이러저러하게 또 애써보자며 서로를 응원하는 그런 시기이다. 물론 한 해를 결산하고 새해 사업 계획들을 세우느라 한껏 연말 분위기를 느끼기 어렵기도 하다. 그러다 보니 다 같이 모여 맛있는 밥 한 끼 나눠 먹으려는 자리들이 만들어진다. 연말 연초의 회식 자리가 그러하다. 문제는 회식 자리가 늘 좋은 일들만 생기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회식은 늘상 직장 내 괴롭힘 또는 성희롱이 발생하는 장소에서 근무 장소 다음으로 2위를 차지하는 불명예의 시공간이다. 한 해를 잘 갈무리하고 새해를 잘 시작해 볼 요량으로 만들어진 자리에서 불미스러운 일들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말이 누군가에게는 회식을 직장 내 괴롭힘 및 성희롱의 '잠재적 발생 장소'로 여기고 회식을 생략하거나 회식에서도 혹여나 실수를 하지 않을까 긴장하고 경계하고 있으라는 의미인지 불쾌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정신적 피해를 가하는 말과 행동들이 긴장하고 경계해야 비로소 삼가게 되는 것이라면, 응당 회식 자리에서 긴장하고 경계하며 조심히 행동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특히나 연말, 연초 회식 자리에서 우리가 기억해 두면 좋을 몇 가지의 말과 행동들을 이번 글을 통해 상기해 보도록 하자. "회식 자리는 업무 피드백을 하기에 매우 부적절한 장소이다" 한 해를 매듭짓거나 여는 회식 자리다 보니 한 해 소회나 새로운 해의 다짐들이 대화거리가 되는 경우들이 있다. 이런 대화들이 꼬리를 물다 보면 어떤 상사들은 이미 지나버린 일들까지 다시 들춰 질책하기도 한다. 지나간 일이라 할지라도 업무적인 필요가 있다면 다시 한번 짚어주는 것이 문제가 되지는 않을 일이다. 다만, 회사는 직원들의 사회적인 공간이기도 하다. 따라서 회사 동료들은 직원들의 사회적 관계들이다. 부정적인 피드백은 동료들이 없는 곳에서 이뤄지는 것이 좋다. 남들 앞에서 면박을 받으면 오기가 생겨서 더 잘할 거라는 구태한 말들은 이제 정말 구태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수치심을 주는 피드백이 배려 담긴 피드백보다 업무적으로 더 나은 결과로 이어진다는 연구는 전무하다. 오히려 바람직하고 효과적인 피드백 방법들로 부정적인 내용이라 할지라도 고쳐야 할 지점과 문제점을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전달하는 피드백, 감정을 담지 않고, 해당 업무에 대한 피드백이 그 업무를 수행한 사람 자체에 대한 평가가 되지 않도록 하는 피드백이 언급된다. 그렇다면 술이 들어가고 동료들이 모두 모여서 스몰 토크들을 주고받는 회식 장소는 감정적이게 되기 쉽고, 구체적인 피드백은 애시당초 불가능한 곳이다. 즉, 업무 피드백을 하기에 매우 부적절한 장소이다. "어디서든 하급자들이 상급자들에게 인격 모독을 당해서는 안 된다. 회식에서도 마찬가지다" 부정적인 업무 관련 발언들은 양반이 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무턱대고 "늘 넌 이게 문제야"라든가 "직장생활 몇 년째인데 아직도 이렇게 하니?" 식의 인신공격적 발언들이 나오는 상황에서 말이다. 실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되는 사건들은 이렇게 인신 공격적 발언이 나오는 경우이거나, 상사의 말에 수용적이지 않은 하급자에게 감정이 섞여서 부정적 발언을 하는 경우가 가장 빈번하다. 최근 한 고위직 관리자인 분이 "내가 술자리에서 너같이 눈치 없이 코 앞만 보며 일하는 애들이 위아래로 제일 욕을 먹는다"고 얘기했다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가 될 뻔했다며 한탄을 하셨다. "당장 앞에 닥친 일만 하다 보면 더러 아랫사람들의 업무 부하나 윗사람들의 업무 계획을 파악하는 데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들이 있다"고 얘기해 주셨으면 될 일이었다. 그럼에도 애써서 감정을 덜어내고 모욕감을 상대가 느끼지 않도록 '바꿔 말하기'에 아직 우리 사회는 너무 미숙하다. 특히 그 상대가 하급자라면 말할 것도 없다. 기억해야 한다. 아니면 외우기라도 해야 한다. 하급자라는 이유로 상급자로부터 인격적 모독을 당할 이유는 없다. 서로의 인격권을 침해할 수 없다. 사회 교과서적인 얘기 아닌가. "오히려 회식은 업무하면서 할 수 없었던 가능성의 얘기들을 할 수 있는 타이밍이다" 회식은 업무의 연장선에서 이뤄지기는 하나, 업무를 수행하는 시간은 아니다. 실제 업무 현장에서 할 수 없었던 대화들을 할 수 있는 기회다. 상사로부터 가장 듣고 싶은 말을 설문조사하면 늘 '괜찮아, 실수할 수 있지', '자네는 잘할 수 있을 것 같아' 식의 말들이 상위권을 차지한다. 상급자로부터 응원받고 싶은 마음이다. 그러나 실제로 일을 하면서 문제가 생겼을 때에는 무작정 괜찮다 얘기해 주는 것이 불가하거나 어려울 수 있다. 한 해를 갈무리하거나 새로운 해를 여는 자리에서 하급자의 가능성을 확인해 주는 얘기들, 가능성을 믿고 있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말들을 나눠보면 어떨까. 새해에는 똑같은 사무실, 똑같은 사람들과 또 열더라도 지난해보다 조금 더 나아진 모습으로 함께하는 것이 어떨까. 필자 역시 조금씩 바뀌어가다 보면 언젠가 회식 자리도 직장 내 인화 문제가 발생하는 불미스러운 장소라는 멍에를 좀 벗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로 새해를 맞이하려 한다. 부디 즐거운 송년 회식 또는 신년 회식 자리가 되시길 바란다. 사진 : 게티이미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 업무 스트레스도 만만찮은데 '갑질'까지 당한다면 얼마나 갑갑할까요?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와 함께 여러분에게 진짜 도움이 될 만한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해드립니다. A는 사내 중요 프로젝트를 담당하게 되었다. A가 프로젝트 담당자로 선임되는 것에 대해서도 마뜩잖게 생각하던 팀장은 A의 중간 프로젝트 보고 때 "이런 정도의 퀄리티를 낼 거면 프로젝트를 맡지 못하겠다고 하는 게 맞지 않냐"라고 하며, "나라면 창피해서라도 그냥 회사 그만둬버리겠다"는 식으로 퇴사를 종용하는 듯한 발언을 하였다. 그 이후에도 팀장은 A를 따로 불러서 "동생 같아서 하는 소리인데, 중요한 프로젝트를 망치면 그 조직에서의 미래는 이미 결정 나는 거다. 빨리 이직처를 찾아보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퇴사 압력을 계속해서 가했다. A가 몸이 좋지 않아서 야근하지 못하고 퇴근하겠다고 하니 팀장은 "이렇게 야근이 많은 회사가 아닌, 9 to 6(9시부터 6시까지 근무)의 규칙적인 출퇴근이 가능한 곳이 더 잘 맞겠다"라고 한마디를 덧붙였다. 팀장은 점심을 먹고 둘이 들어가는 길에도 "퇴사 생각은 해봤냐"라는 식으로 끊임없이 퇴사에 관한 얘기들을 A에게 하였다. 팀장의 지속적인 퇴사 압박에 A는 프로젝트에 대한 부담도 함께 가중되어 정신적으로 탈진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결국 A는 프로젝트 담당자 자리를 내려놓고 병가에 들어갔고, 팀장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하였다. 팀장은 A가 프로젝트 담당으로 적임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았고, 계속해서 담당자로서 자질을 의심케 하는 행동들을 해서 인생 선배로서 조언한 것뿐이라고 하며, 본인이 인사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아닌데 퇴사를 생각해 보라고 한 것이 A에게 무슨 부담이나 압박이 될 수 있냐고 반박했다. 실제로도 퇴사를 권하는 발언들을 한 상사가 해당 발언은 그저 본인의 개인적인 의견이었을 뿐, 직장 내 괴롭힘이 될 수 없다고 항변하는 경우들이 있다. 본인 생각을 자유롭게 발설할 자유가 있지 않냐는 맥락의 주장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 관련 규율들은 사회적인 담론으로나 이론적으로 '직장 내의 반복적인 부정적 커뮤니케이션, 의도적인 괴롭힘, 부당한 대우'가 '피해자에게 큰 정신적 고통을 가져올 수 있다'라는 내용들이 토대를 가지고, 지지를 받으면서 도입된 배경이 있다. 단순한 욕설과 고성 등의 행위가 아니라 할지라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그러한 행위들만을 규율하려는 취지가 아니라는 의미다. 해당 사례에서 보면, 팀장이 실질적인 인사권을 가진 자가 아니라 할지라도 A에게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평가와 언어적 공격을 하여 A가 하여금 정신적 탈진 상태에 이르게 한 팀장의 행위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 더욱이 팀장은 팀원인 A의 업무를 지원하고, A의 업무 과정에 필요한 피드백을 제공하면서 A의 업무 성과를 지지하여야 하는 위치에 있다. 그런 팀장이 A가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서 어떠한 노력을 어떻게 하고, 어떤 성과들을 내고 있는지 살펴보지 않고 부정적인 평가만 얘기하면서 퇴사를 종용하는 발언을 일삼는다면 A는 조직으로부터 필요한 지원을 받지 못한다고 느끼면서 정신적으로 소진되어 갈 수밖에 없지 않을까.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이러한 부적절하고 부정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제한하고 상급자가 하급자를 지원하고 존중하는 조직으로 나아가길 지향한다. 그 방향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럼 혹자는 대표는 회사의 소유주이거나 최고경영자이니 회사 운영 방침에 따른 사직 권유가 가능한 만큼 대표의 퇴사 압박은 가능하지 않냐고 물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권고사직은 사직을 권고한다는 의미일 뿐, 이에 직원이 응하지 않았을 시에 사직 권고를 받을 때까지 지속적으로 사직을 권하고 압박하는 것을 허용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실제로 대표의 지속적인 퇴사 압박에 대해서 노동청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한 사례는 숱하다. 대표라 하더라도 대표의 퇴사 압박이 적정 수준을 벗어나서 직원에게 정신적 고통을 주는 수준에 이른다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에 따른 적용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은 직장에서 받는 월급이 삶을 영위해 가는 데에 있어서 경제적 원천이 된다. 또한 직장은 하루의 가장 긴 시간을 보내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런 직장에서 나가라는 말은 그 자체로 폭력적이다. 서로에게 그 정도로 잔인해질 필요는 없다. 사진 : 게티이미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 업무 스트레스도 만만찮은데 '갑질'까지 당한다면 얼마나 갑갑할까요?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와 함께 여러분에게 진짜 도움이 될 만한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해드립니다. A 업체의 인사 담당자가 문의를 해왔다. 업무분장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서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고 했다. 업무분장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다는 것이 괴롭힘이 될 수 있냐는 문의였다. 내부 규정에 대한 문제 제기로 보이는데 신고인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를 하여서 어찌하면 좋을지 모르겠다고 했다. 신고 내용을 좀 더 살펴봐야 할 거 같았다. 일단은 만나서 자초지종을 들어보시라고 했다. 업무분장이 되어있지 않았다는 것은 첫 번째 문제일 것이고, 2차적으로 신고인에게 괴롭힘이라고 느낄 법한 상황들이 발생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씀드렸다. 피상적으로는 업무분장 문제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은 좀 어색하게 들릴지 모른다. 특히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문제 되는 몇몇 사람의 돌출 행동들로 인하여 발생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더욱 어색하게 보이는 연결이다. 하지만, 직장 내 괴롭힘 경험 확인 및 조직문화 진단 용역을 진행하다 보면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과제로 무엇을 우선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본 주관식 응답에 대하여 인사 제도, 업무분장에 대한 개선을 언급하는 응답자들이 많다. 실제 업무를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업무분장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서 발생하는 문제들이 직장생활을 갑갑하고 괴롭게 만들고 있기 때문일 테다. 물론, 업무분장 등이 정확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들이 직장인들을 괴롭게 만들 수는 있지만 모두 법적인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기는 어렵다. 업무분장이 정확히 되어있지 않다 보니 손이 빠르거나 성실하거나 일머리가 있는 사람들이 결국엔 가장 많은 업무를 부여받게 된다는 고충들이 많다. 하지만, 이는 처음 A 업체의 인사 담당자 고민처럼 인사 제도 및 내부 규정의 문제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상황들이지 직장 내 괴롭힘으로 포섭하기는 어렵다. 직급, 직책의 기본적인 롤과 업무에 따른 분장의 배분 원칙 등을 가이드라인으로 잡아두고, 내부에서 자잘하게 발생하는 추가적인 업무들에 대해서 어떠한 방식으로 부여할 것인지를 합의하도록 안내하는 등의 방식으로 보완해 나가야 할 문제다. 다만, 업무분장에 대한 규정이 부재하여 상급자에게 업무분장에 대한 모든 권한이 임의로 일임되어 있는 경우에는 여러 직장 내 괴롭힘 문제와 연결되는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다. 밉보인 직원들에게 연차에 맞지 않은 과중한 업무를 부여한다든가, 자잘한 업무들만 부여하여 딱히 개인적 성과가 남지 않도록 한다든가 하는 상황들이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업무 부여의 상황들은 이후 성과 평가 시점에서 개인 평가를 낮게 받게 하거나 이후 승진에 영향을 주는 등 지속적인 문제를 발생시키는 문제로 이어진다. 많은 조직에서 이런 유사한 문제들이 발생한다. 안타까운 점은 조직에서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발발하기 전까지는 이 문제를 묵과하는 경우들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영국 산업위생협회에서 발행하는 저널의 2021년 11월 발표된 연구논문에서도 '개인의 역할이 모호하고 회사의 업무 처리 방식이 체계화되어 있지 않을 경우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확인하고 있으며, '적정 인력을 배치하고 직원 개인의 역할을 분명히 하고 업무를 분장하는' 시스템이 중요하다는 것을 적시하고 있다. 해당 논문은 조직이 효율적으로 관리될 시 직장 내 괴롭힘 위험이 줄어들 수 있고, 정신건강 위협 문제를 감소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는 달리 말하자면 조직의 운영이 체계적이지 않다거나 R&R(Roles and Responsibilities, 역할 및 책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 이로 인한 문제들이 단순 조직 운영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구성원들의 정신건강을 위협하고, 직장 내 괴롭힘을 발생시킬 수 있는 위험 요소라는 것이다. 업무 부여가 명확하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들을 조직에서 당연히 겪어야 하는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면, 우린 한번 물음표를 붙여보고 조직에 문제 제기도 해볼 필요가 있다.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접수되지 않는 조직의 경우에도 내부 조직 운영이 체계적이고 구성원들의 업무를 지원하는 형식으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점검해 보는 것이 직장 내 괴롭힘 예방 활동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환기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사진 : 게티이미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 업무 스트레스도 만만찮은데 '갑질'까지 당한다면 얼마나 갑갑할까요?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와 함께 여러분에게 진짜 도움이 될 만한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해드립니다. A 업체에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들어왔다. 담당자가 필자에게 난감하다는 듯이 연락을 해왔다. 피해자가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신고한 행위가 발생한 시점이 4년 전이라는 것이다. 너무 시기가 지난 사건인데 이 사건을 접수'해주는 것'이 맞냐고 물었다. 과연 그러할까? 그에 대한 필자의 응답은 '발생 시점이 언제였냐는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한 근로기준법상의 내용을 살펴보면 '누구든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그 사실을 사용자에게 신고할 수 있다(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1항)고 규정하고 있고, 사용자는 '신고를 접수'하거나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당사자 등을 대상으로 그 사실 확인을 위하여 객관적인 조사를 실시하여야 한다(근로기준법 제76조의3 제2항)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조사 의무와 관련하여 시행령 등에 위임하는 사항도 없다. 발생 시점과 신고 시점 사이에 시간 차이가 크다 할지라도 신고를 할 수 없다거나 사용자의 조사 의무가 면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지자체 차원의 사건 처리 매뉴얼에서 '신고의 원인이 된 사실이 발생한 날부터 1년이 지나서 신고한 경우'를 조사 이전 각하 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경우도 있고, 이따금 사업장 내 취업규칙에서도 유사한 규정들을 두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이는 근로기준법상 내용을 임의로 축소한 것으로 해당 규정에 따라 조사를 행하지 않았을 시엔 근로기준법에서 정하고 있는 사용자의 조사 의무를 위반하는 것일 수 있다. 실제로도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발생한 시점으로부터 수년이 지난 뒤 신고되는 사례들이 심심치 않게 존재한다. 피해자가 가해자와 다른 부서로 떨어진 다음에야 신고한다거나, 피해자가 승진을 함으로써 위력을 상대적으로 덜 느끼게 되었을 때 신고를 한다거나, 가해자가 인사 담당자 또는 담당 부서라서 신고를 하기 어려워 가해자가 다른 부서로 발령 난 다음에야 신고를 한다거나 하는 등의 다양한 상황이 존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필자가 관여했던 사건들 중에도 가해자가 부서별 평가 점수가 낮다는 이유로 부서원들에게 폭언을 수개월간 반복했던 일이 있었음에도 부서장이었던 가해자의 조직 내 지위가 높아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가 5년 뒤, 가해자가 본사에서 지방으로 발령이 나고서야 직장 내 괴롭힘으로 신고한 사건이 있었으며, 해당 사건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이 되었었다. 직장 내 괴롭힘을 이유로 가해자에 대한 징계가 이뤄졌고, 가해자는 오래전 사건이라는 이유로 부당 징계 구제 신청을 접수하였으나 노동위원회는 사용자가 '인지'한 시점이 최근이었으며, 신고가 미뤄졌던 합당한 이유가 존재하고 있었다며 징계가 정당하다고 결정하였다. 심지어 사건의 발생 시점이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2019년 7월 16일 이전의 사건에 대해서도 직장 내 인화 문제를 발생시키고 직장 내 질서를 문란하게 한 행위로서 사실 조사를 통한 징계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현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규율을 받지 않을 뿐이다. 다시 생각해 보자.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왜 도입되었는지 말이다. 궁극적으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은 직장 내에서 발생한 비민주적이고 비인권적인 행위들을 조직이 자체적으로 조사하고 제한하고 개선해 나가도록 하는 것에 그 취지가 있다. 담당자의 입장에서는 수년 전에 있었던 사건들까지 조사하는 것이 과도한 업무 범위의 확장으로 여겨질 수 있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남용이라고 볼멘소리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수개월에서 수년의 시간이 지난 뒤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하는 것은 피해자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다. 그만큼 입증할 만한 증거의 정도와 진술의 구체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피해자에게 불리해지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뒤늦게 신고를 할 수밖에 없었던 피해자의 상황이나 피해자의 상태를 유심히 살펴보며 조직에서 지원해 줄 것들을 찾아보는 것이 오히려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법적 취지에 부합한다. 직장 내 괴롭힘이 도입된 지도 만 5년을 지나는 현 시점에서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의 반발로서 허위 신고, 법의 남용 등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신고하려는 사람들을 압박하는 담론들이 얘기되는 경우들이 많다. 그것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기 위한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 : 게티이미지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 업무 스트레스도 만만찮은데 '갑질'까지 당한다면 얼마나 갑갑할까요?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와 함께 여러분에게 진짜 도움이 될 만한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해드립니다. 무더운 여름이었다. 도무지 야외에선 어떤 무엇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날씨들이 이어졌고, 밤에도 폭염이 계속됐다. 이 더위 때문에 직장에서도 문제가 되는 상황들이 발생하고 있었다. 필자는 한창 더웠던 7월 말 즈음, 어느 동네 식당에 늦은 점심을 먹으러 들어갔다. 그곳에서 일하던 분들이 얼음팩으로 뒷목의 열을 식히고 있다가 들어오는 손님을 보더니 화색이 되어 반겼다. "아이고, 구세주 오셨네" 하며 에어컨을 가동했다. 필자는 식당에 들어서는 순간 바깥과 하등 다를 바 없는 내부 온도에 당황하여 잘못 들어왔다 싶었지만, 환대하는 종업원분들 반응에 당황하여 도로 나가지 못하고 자리를 잡았다. "왜 에어컨도 안 틀고 계셨어요?" 여쭤보니 "뭐, 사장님이 틀지 말라니까 못 트는 거지"라며 말끝을 흐리셨다. 아마도, 손님이 없을 땐 에어컨을 틀지 말라는 얘길 들었나 싶었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566조 제2호에서는 사업주는 노동자가 '고열, 한랭, 다습 작업을 하는 경우'나 '폭염에 노출되는 장소에서 작업하여 열사병 등의 질병이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적절하게 휴식하도록 하는 등 노동자 건강 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당시 매일 뉴스에서 체감온도 35도라는 얘기가 흘러나왔던 시기였다. 손님이 올 때에만 에어컨을 틀라는 사업주의 지시는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른 규정을 위반하고 있는 것이었다. 노동자들에게는 폭염에 노출되지 않을 권리, 더위로 인하여 건강 장해가 생길 정도의 환경에 처하지 않을 권리가 있고, 사업주에게는 이러한 권리를 보장해 줄 의무가 있다는 것을 우리 사회는 충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는 걸까. 필자가 다녀온 식당이 아주 악독하고 특이한 경우였을까. 직장갑질119에 들어오는 상담들을 살펴보면 전자에 더 무게가 실린다. 선풍기조차 못 틀게 하는 관리자, 현장 온도 38도에서 40도까지 올라가는 고열 작업이 이뤄지는 사업장인데 에어컨 설치조차 해주지 않는 사업주 때문에 괴롭다는 상담들이 연이어 들어왔다. 심지어 사기업도 아닌 공공분야에서도 비슷한 문제들이 생기고 있었다. 지자체 산하의 공연팀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는 공연연습실과 대기실에 냉난방 시스템이 설치되어 있지 않아 지자체에 설치 요청을 했지만 예산 문제로 설치가 어렵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설령, 지자체 입장에서 그 해에 예산 문제로 설치가 어렵다손 친다면, 내년 예산에 반영하되, 올해엔 임시로라도 냉난방 시스템이 갖춰진 공연연습실을 제공한다든가 하는 방식의 차선책이 제시되었어야 타당하지 않은가. '좀 더운 것'은 그냥 '좀 참으면 되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은 아닌가. 공기업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는 경영평가 때문에 실내 온도가 30도가 넘어가고 습도가 70%인데도 에어컨을 틀어주지 않는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하였다. 고용노동부에서 발표하는 온열질환 예방 가이드에서는 체감온도 31도부터 단계별 대응 요령을 제시하고 있다. 체감온도 31도부터는 사업주가 노동자들이 폭염에 따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지 관심을 기울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실내 작업장의 경우 작업장 내 냉방, 환기시설이 적절한지 점검하도록 하고 있다. 온도 30도, 습도 70%인 경우는 체감온도가 32도에 이른다. 당연히 노동자들을 위한 냉방시설이 가동되어야 하는 상태였던 것이다. 계속해서 일하던 사람들이 폭염에 의하여 열사병 등으로 사망하는 사고들이 보도되고 있다. 단순히 더위의 문제가 개인이 좀 참으면 되는 수준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사람이 사망에 이를 만큼의 더운 환경에서 일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제도적 장치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이번 여름이 제일 시원한 여름이 될 거라고 한다. 제도적 보호가 미흡한 상태에서 참으로 불안한 말이다. 관리자나 사업주에게는 일하는 사람들의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 않게끔 작업장의 온도를 관리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그것을 어기는 것은 갑질일 뿐 아니라 법을 위반하는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 사진 : 게티이미지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사진입니다.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 업무 스트레스도 만만찮은데 '갑질'까지 당한다면 얼마나 갑갑할까요? 시민단체 '직장갑질 119'와 함께 여러분에게 진짜 도움이 될 만한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해드립니다. 최근 상사인 A 씨가 팀원 B 씨의 성희롱 행위자로 신고되어 조사를 받았다. A 씨는 팀원 B 씨가 살이 쪘다며 만날 때마다 B 씨의 엉덩이살을 양손으로 잡는 행위를 했다. B 씨는 몸을 비틀어 빠져나오는 방식으로 상황을 모면했으나 A 씨의 행위가 몇 개월간 수시로 반복되면서 B 씨는 결국 직장 내 성희롱으로 신고하기에 이르렀다. 직장 내 성희롱 조사 과정에서 A 씨는 매우 황당해했다. A 씨와 B 씨 모두 남성이었는데 A 씨는 남자들끼리 그럴 수도 있지, 그게 왜 성희롱이냐고 반문했다.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 '직장 내 성희롱'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직장 내 성희롱"이란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직장 내의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와 관련하여 다른 근로자에게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거나 성적 언동 또는 그 밖의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근로 조건 및 고용에서 불이익을 주는 것을 말한다. 성립 요건에 행위자와 피해자의 성별에 대한 요소가 없다는 점을 말씀드리며, 동성이면 직장 내 성희롱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볼 이유가 없다는 것을 확인해 줬다. 그럼에도 A 씨는 우리 때엔 남자 동료들끼리 서로 같이 목욕탕도 가고 같이 운동하고선 씻기도 하고 했는데 귀여워서 했던 가벼운 스킨십이 어떻게 성희롱이냐고 납득하기 어려워했다. A 씨가 반복해서 말했던 것 중 하나는 '말하면 되지 않았냐'는 것이었다. 동성 간 편하게 할 수 있는 장난이라고 생각했다고, 싫다고 말했다면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이다. 하지만, B 씨는 몸을 비틀어 그 행위를 중단시킬 수 있는 소극적 방식의 방어를 했을 뿐더러, 설령 그러한 방어를 하지 못하였다 하더라도 '싫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직장 내 성희롱이 성립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없었다. 더욱이 동료들과 관계를 맺어가는 데에 있어서 각자가 싫어할 만한 행위들에 대해서는 조심하며, 관계가 가까워질수록 서로에게 허용할 수 있는 대화 수준, 스킨십의 정도가 있는 것인데, 누군가가 성적 불쾌심을 가질 수 있는 행위를 우선적으로 행하고, 싫은 사람은 싫다고 얘기하도록 하는 순서 자체가 어색한 것 아닌가. 동성 간의 문제라고 해서 달리 볼 이유도 역시 없는 것이었다. 법원에서도 동성 간의 성희롱이든 이성 간의 성희롱이든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실제 2017년 서울행정법원에서는 남성인 교감이 남성인 교사의 엉덩이를 반복적으로 만진 사건에서 "엉덩이는 성적으로 민감한 부위인데 가해자가 이를 대수롭지 않게 말하고 다녀 피해자의 성적 굴욕감과 혐오감을 더 크게 만들었다"라고 판단한 바 있다. 대법원은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동성 간의 성희롱이 설령 행위자에게 어떠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성적 불쾌감 등을 느꼈다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즉 '동성끼리 괜찮지 않냐', '싫다고 얘기해 줬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 것이다' 등의 말들은 행위자의 의도에 대한 참작 사유로 성희롱 성립 여부엔 영향을 미치지 않는 주장들이었다. 또한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이라는 것은 사회의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 최근 들어 동성 간의 직장 내 성희롱을 경험했다는 응답자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여성가족부 통계에 따르면 남성 간 성희롱 경험자 비율이 2015년 67.9%에서 2022년 74.2%로 증가했다. 여성 간 성희롱 경험자 비율 역시 2015년 3%에서 2022년 11%로 증가했다. 갑자기 동성 간 성희롱이 증가했다고 보기보다는, 동성 간의 행위에 대해서 이를 성희롱으로 인지하는 성인지적 감수성이 사회적으로 높아졌다고 보는 것이 더욱 타당할 것이다. A 씨의 행위는 명백한 직장 내 성희롱 행위였지만, A 씨는 B 씨에게 배신감을 느낀다고 했다. 비단 A 씨뿐만이 아니다. 필자가 성희롱 예방교육에서 동성 간 성희롱에 대한 얘기를 할 때마다 '동료들과 아무런 말이나 행위도 하지 말라는 거냐'는 다소 공격적인 질문들을 듣게 될 때가 있다. 그때마다 필자는 단연코 아니라고, 오히려 많이 얘기하길 바란다고 답한다. 일명 '미투운동'이 우리 사회를 들썩거리게 했던 시기가 있었다. 그 시기를 지나서 직장 내에서는 성희롱 문제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졌다. 서로의 생각이 다르더라도 각자의 생각들을 나누고 얘기했던 경험들이 뒷받침되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동성 간 성희롱 문제에 대해서도 대화를 해보시면 어떨까. 동료들과 대화를 해보고, 서로 성적 불쾌감이나 판단의 기준이 다르다면 왜 다르고 어떻게 다른지 물어보고, 다른 생각들을 수용하면서 서로를 배려하는 노력들이 뒤따를 때 우리 조직 사회도 좀 덜 갑갑한 오피스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 업무 스트레스도 만만찮은데 '갑질'까지 당한다면 얼마나 갑갑할까요? 시민단체 '직장갑질 119'와 함께 여러분에게 진짜 도움이 될 만한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해드립니다. IT 업계에서 직장 내 괴롭힘 신고가 들어왔다. 팀원인 A 씨는 팀장이 본인에게만 주요한 업무를 할 기회를 주지 않고 허드렛일만 맡긴다고 말했다. 팀장은 행위자 조사 과정에서 답답해했다. IT 업계는 팀에 맡겨지는 미션이 있고, 그 업무를 쳐내는 것도 버거운 와중에 한 사람이 자기 몫을 못 해낸다는 것은 팀에 큰 손해이고 다른 팀원들에게 업무 부담이 가중되는 것이라고 하며, 오죽하면 A에게 업무를 못 줬겠냐고 했다. 업무를 잘 하고 못 하고를 떠나서 기본적으로 업무에 대한 애착이나 성의가 없어서 말도 안 되는 실수가 잦았기에 주요 업무를 줄 수 없음은 물론이고, 2차 점검을 다른 사람이 맡게 되는 업무들만 줄 수 있다고 했다. 팀장 역시 과중한 업무 부담 속에서 힘겨워 보였다. IT 업계의 호황이 수년째 이어지면서 IT 업계 연봉이 꾸준히 상승하였고, 그에 따라 성과 중심적 사고 역시도 그들 사이에서 넓게 자리잡기 시작하였다. 이에 따라 일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 일이 미숙한 사람은 동료의 협조가 필요한 사람이라거나 조직의 교육 및 양성 등의 지원이 필요한 사람이라는 인식보다는 조직에 해를 끼치는 사람, 조직을 떠나야 하는 사람이라는 인식들이 한편에서 자리잡기도 하였다. 필자가 IT 업계에서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직장 내 괴롭힘 예방 교육을 하러 갔을 때였다. 성과 달성을 독촉하며 행해졌던 직장 내 괴롭힘 사례를 얘기하던 중, 듣고 계시던 한 분께서 '그러면 성과 독촉을 하지 않고 제가 그걸 다 해야 하는 건가요? 아니면 해야 할 업무들을 그냥 하지 않거나(FAIL) 지연시키는(DELAY) 게 맞는 건가요?'라고 물어보셨다. 공격적인 질문이 아닌, 진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난감해하시는 질문이었다. 밀려 내려오는 업무들에 대한 처리와 더불어 성과를 달성해야 할 1차적 의무를 지고 있는 팀장의 직위에서 의도치 않게 직장 내 괴롭힘의 가해자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답답한 토로처럼 느껴지기도 하였다. '우선 도저히 제 시간 내에 할 수 없는 업무라면 그렇게 업무가 떠밀려오는 회사 내 업무 부여에 대해서 일단 재고가 필요한 거 아닐까요?'라고 답변을 시작하였다. 업무가 초과근무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강도로 요구되는 것은 그 자체로 문제가 있다. 통상근로자들은 법정근로시간인 일일 8시간을 기준으로 근무하기로 근로계약을 체결한다. 그럼에도 업무가 초과근무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양으로 주어진다면 이건 엄밀하게 말하면 계약 위반이다. 일일 8시간 근무로 부족한 업무량을 맡기기 위해서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이를 '일하다 보면 이럴 수 있지', '일개 회사원인데 그냥 좀 억울해도 따라야지 별 수 있어?'하고 그저 참고 넘겨왔을 뿐, 계약과 맞지 않는 업무 부여 자체가 우선 문제가 되어야 한다. 어디에나 저성과자들이 있다. 그러나 저성과자들이 적절한 업무와 역할을 맡지 못해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인지, 속된 말로 '일머리'가 없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즉, 적절한 교육과 역할 부여, 동기 부여 같은 것들이 그들에게 필요한 상황일 수 있다는 것이다. 교육, 동기 부여, 배치의 문제, 그것이 소위 말하는 HR에서 구성원들을 관리하는 방안으로 제시되는 기본적인 내용들이다. 조직이 기본적인 HR 관리를 하지 않음으로써 저성과자들은 개별적으로 무능하고 민폐를 끼치는 동료가 되어 조직 내에서 소외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을 선발한 것은 다름 아닌 해당 조직이다. 조직이 저성과자들을 방치하고 집단 내에서 소외되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 성과를 내지 못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적절한 교육을 시행하고 적절한 동기 부여와 배치 방안을 모색하여야 한다. 조직이 이러한 노력을 기울이게끔 하는 것이 조직 내 구성원들의 역할이다. 이처럼 긴장도가 높은 업무나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들에 대처해야 하는 업무가 많은 업계에서 유독 성과 독촉 과정에서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하거나 저성과자들이 직장 내 괴롭힘의 피해자로 지목된다. 의료계, 언론계, IT업계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 특성상 긴장도를 낮출 수 없고, 단순한 실수에 대해서도 큰 문제가 야기될 수 있어서 그것이 그저 실수라 할지라도 쉽게 용인하지 못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해당 분야의 구성원들은 '업계 특성상' 불가피한 부분이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 업계는 이럴 수밖에 없다며 항변하는 순간, 변화의 가능성이 사라진다. 업계 내 부당하거나 적절하지 못한 관행들을 이에 적응하지 못한 개인의 탓으로 접근하면, 문제 되는 개인이 회사를 떠났을 때에 문제가 사라져야 하는데 모두가 알다시피 그렇지가 않다. 결국 업계의 특성을 불문하고 그 가운데에서도 적절하지 못한 관행들을 개선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구성원들이 관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 우리 업계는 그럴 수밖에 없다는 말은 결국 자신을 부당한 관행 속에 계속 갇혀있게 만드는 함정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디자인 : 고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