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염려증, 안전과민증 기자 모두의 건강과 안전에 관심이 많습니다.
10월의 가을밤을 화려하게 수놓는 축제, 서울 불꽃축제가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지난 2000년부터 시작해 팬데믹 때 잠깐 멈추었다가 지난해 다시 시작하면서 여전히 인기를 끌고 있죠. 축제날이면 엄청난 인파로 근처 지하철역은 입구를 나오기도 힘들고, 강변북로 등은 차로 꽉 막혀서 움직이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 돈을 좀 쓰더라도, 여유롭게 불꽃축제를 보고 싶다는 욕망이 스멀스멀 올라오는데요. 이번 취재는 “어느 호텔이 잘 보일까?”하는 단순한 궁금증에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화’가 난 건 비밀...) 일단 여의도와 용산 그리고 마포 호텔들을 중심으로 알아봤습니다. 우선 유명한 여의도 호텔 두 곳. 9월 초, 두 곳 모두 인터넷 예약이 막혀있어서 직접 찾아가 봤습니다. ☆☆호텔은 10월 7일 예약이 언제 풀릴지 알 수가 없다며 예약 부서를 통해서 물어보라고 했고, △△호텔은 유선 예약을 받고 있으니 전화 대기 예약을 하라고 말했습니다.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언제 불꽃축제를 할지 정확한 날짜가 알려지지 않았지만, 여의도 호텔들은 일단 해당 일자의 인터넷 예약은 막아둔 상태였습니다. △△호텔은 대기 예약을 할 수 있다고 하길래 전화로 예약을 걸어두었고, 그다음 주에 호텔에서 다시 전화가 왔습니다. 상담원은 호텔 층을 총 4개 구역으로 나뉘어서 예약을 받고 있는데, 잘 보이는 곳을 추천한다면서 99만 원짜리 방을 말해주었습니다. 그래서 “그곳에서는 확실히 불꽃을 잘 볼 수 있나?”라고 되물었더니... “불꽃놀이 축제 당일에 날씨라든지 바람 부는 방향에 따라서 가능 여부라든지 높이라든지 조금 상이하게 달라질 수 있어서 제가 100프로 조망을 개런티 해드리지는 못하고 있는데요.”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결론은, 평소보다 훨씬 비싼 방 값을 받고 있지만 불꽃축제가 보일 거라고 장담은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음은 마포 한강 뷰로 유명한 ◇◇호텔. 이 호텔은 평소 한강 뷰가 예쁘기로 유명한 호텔인데, 호텔에 가서 살펴보니 모든 객실이 한강의 밤섬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한강에서도 63빌딩이 있는 여의도 쪽을 바라보아야 하는데, 밤섬을 바라보고 있으니 객실에서는 아예 불꽃축제가 안 보이는 겁니다. 하지만, 이 호텔도 인터넷 예약을 막아놓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이번에도 직접 프런트 데스크에 물어보니, 조만간 패키지를 구성할 예정이라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객실에서 불꽃도 안 보이는데, 무슨 패키지일까?‘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예약부서에 전화해 봤습니다. 알고 보니 이 호텔의 수영장에서는 여의도 쪽이 보이는데, 이 불꽃을 볼 수 있는 수영장(주류와 음식포함)과 객실을 패키지로 묶는다는 거였습니다. 아니... 원래 객실 이용하면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는 건데 무슨 패키지?라는 의문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일단 여기도 유선 대기를 해놓고 한 주 넘게 호텔의 전화를 기다렸습니다. ◇◇호텔 역시 패키지 가격은 100만 원 안팎이었는데, “객실만 이용하면 수영장 이용이 안 되는 건가?”라고 상담원에게 물어보니 불꽃이 보이는 저녁시간대에는 패키지 이용객만 수영장을 쓸 수 있다고 합니다. 기존에 무료로 제공하던 서비스를 패키지 구성에 넣어서 이용을 막아버리다니... 그다음은 용산의 ㅁㅁ호텔 그룹. 여러 호텔이 모여 있는 이곳도 제가 찾아간 9월 초에는 모든 예약이 막혀있었습니다. 나중에 패키지를 구성할 테니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라는 답변만 돌아왔는데요. 9월 13일에 홈페이지를 보니 드디어 기다리던 패키지가 올라왔습니다. 객실과 레스토랑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패키지였는데, 여긴 가격보다도 제 눈을 사로잡은 한 문장이 있었습니다. 바로 “2023 객실패키지 상품은 취소 및 환불이 불가합니다.” 20일도 넘게 남은 날짜의 객실을 판매하면서 ‘취소와 환불’ 불가라고 명시해 두다니... 전자상거래법을 위반하는 소지가 다분한 문장이었습니다. 전자상거래법 17조에서는 7일 이내 소비자가 조건 없이 청약 철회를 취소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고, 21조에서는 ‘거짓 또는 과장된 사실을 알리거나 기만적 방법을 사용하여 소비자를 유인 또는 소비자와 거래하거나 청약철회 등 또는 계약의 해지를 방해하는 행위’를 할 수 없다고 못 박아 두었습니다. 왜 문제가 될 수 있는 문장을 명시한 채 패키지를 판매하냐고 해당 호텔 그룹에 물어봤더니, 돌아온 대답은 “동일인이 다수 객실을 예약한 뒤 이용일에 임박해 취소하는 등 규정을 악용할 우려가 있어서 그랬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부적절했다면서 패키지 판매 인터넷 페이지에서 ‘취소와 환불 불가’ 문구는 삭제했습니다. 8뉴스 보도가 나간 뒤, 한 통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용산 ㅁㅁ호텔 그룹의 한 호텔에서 9월 초 객실 판매 플랫폼을 통해 ‘리버뷰’ 객실을 83만 원에 판매하고 있어서 구입했는데, 3일 전에 한강을 바라보는 방은 배정이 어렵다는 문자를 받았다는 겁니다. 기존 장기 투숙객이 있어서 방을 배정해 주기 어렵다는 내용이었는데, 제게 메일을 보낸 분은 황당하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중개 플랫폼에는 버젓이 ‘리버뷰’ 객실을 판매했는데, 호텔 측은 플랫폼에서 착오가 있었다면서 대신 무료로 취소와 환불을 해주겠다고 말하고 있답니다. 미처 파악하지 못했거나 알려지지 않은 호텔들의 꼼수 장사, 얼마나 더 있을까요? 시민의 축제를 함께 즐길 수 있게 하자는 마음이 더 앞서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균 초혼 연령 남자 33.72세, 여자 31.26세. 이제 ‘만혼’이 대세가 되었습니다. 결혼이 늦어지는 만큼 임신과 출산도 자연스럽게 늦춰지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 때문일까요? 스스로의 가임력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들도 크게 늘었습니다. 14배나 증가한 난자 냉동 사례 14배 증가 이런 걱정은 최근 가시적인 수치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혼 여성의 난자 냉동이 급격하게 증가한 겁니다. 한 병원 통계를 보면 지난 2015년 72건이던 미혼여성의 난자 냉동 사례는 2021년으로 1194건으로 치솟았고, 지난해 조금 줄어 1004건을 기록했습니다. 불과 몇 년 사이 14배 가까이 늘어난 겁니다. 계속 새롭게 만들어지는 정자와 달리 난자는 엄마 뱃속에 있을 때부터 일정량이 정해져 태어나게 되고, 완경기 전까지 주어진 난자를 계속 쓰는 구조입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 장기들이 노화하듯 뱃속에 있는 세포인 난자들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스레 노화하게 됩니다. 한마디로 기능이 떨어진다는 말이죠. 난자의 급격한 노화가 시작되는 '만 35세' 문제는 이 노화가 우리 생각과 달리 더 빠르게 찾아온다는 겁니다. 만 35세가 되면 이미 난자의 노화는 급속도로 진행하기 시작합니다. 임신하고 출산할 수 있는 능력인 가임력이 가파르게 떨어지기 시작한다는 거죠. 100세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즘, 만 35세에 노화라니... 안타깝지만 현재 과학기술로는 이 노화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만난 이 나이대 미혼 여성들은 한 번쯤 난자 냉동에 대해 생각하는 것 같았습니다. 아직 하고 싶은 일은 많고, 결혼은 안 했지만 임신은 언젠가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분들의 최소한의 준비(?)처럼 느껴졌습니다. 실제 최근 난자를 냉동시키고 있는 미혼 여성인 30대 송진영 씨는 20대 후반부터 35세까지가 회사에서 자리 잡기 위해 제일 고군분투하는 시기인데, 임신이냐 커리어냐 결정을 하는 게 어려운 문제인 것 같아서 일단 결혼 전에 난자를 냉동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냉동’에도 타이밍이 중요하다 그럼 아무 때나 냉동을 했다가 해동해서 사용하면 되는 걸까요? 사실 그것도 아니랍니다. 언제 해야 제일 좋은 건지 전문가인 차의과대학교 신소연 교수에게 물어봤습니다. Q. 난자 냉동은 언제 하는 게 좋을까요? A. 사실 딱 정확하게 정해진 권고안이 있는 건 아니지만, 하려고 생각한다면 가급적 빨리 하는 게 좋기는 합니다. 빨리할수록 유리한 측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태어날 때 평생 배란과 월경을 통해서 사용할 난자를 다 가지고 태어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양과 질이 모두 감소하기 때문이죠. 데이터 상으로 보면, 만 35살에서 37살에 급격하게 난자의 질이 떨어지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질이 떨어지기 전에 하는 게 좋습니다. Q. 난자의 질이 왜 중요한 건가여? A. 난자의 질이 결국 출산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결정하기 때문이죠. 만 35세 전에 난자 동결을 약 20개 정도 하게 되면 80% 이상에서 아이 한 명을 분만할 수 있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만 35세가 넘어가면 난자를 20개 동결하더라도 약 50% 미만에서 아이 한 명을 분만할 수 있습니다. 만 40세가 넘어가면 난자를 20개 동결해도 아이 한 명을 분만할 수 있는 확률은 40%에 불과합니다. Q. 그럼 무조건 빨리 하는 게 좋은 거 아닌가요? A. 너무 이른 나이에 동결을 하게 되는 경우에는 그냥 결혼하고 자연 임신을 할 수 있는 확률도 충분히 있기 때문에 이런 비용 효과 측면을 고려하고 결정해서 동결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일단 30대가 되었는데, 아직 결혼할 계획이 없다면 한 번쯤 종합적인 검사를 받아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난소 속에 미성숙 난포가 얼마나 남아있는지 측정하는 AMH (항뮬러리안호르몬) 검사 등을 통해서 상황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다만, AMH 수치가 안 좋다고 해서 난자의 질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Q. 난자뿐만 아니라 자궁도 노화가 되는데, 이런 요소들은 임신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나요? A. 몇 세에 채취된 난자냐가 가장 중요하고, 사실 자궁의 상태는 아주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일부 차이는 조금은 있을 수 있지만 거의 대부분 통계학적으로 차이가 없는 정도의 착상률과 임신율을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성의 나이가 많아지면 나이에 따른 여러 질환이 생길 수 있어서 고령 임신에 나타날 수 있는 위험성을 무시할 수는 없겠죠. 난자 냉동이 ‘대세’라는데, 정자는? 난자 냉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만큼 정자도 냉동해야 하는 건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정자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꼭 냉동을 해야 하는 건 아닙니다. 정자는 끊임없이 새롭게 만들어지기 때문에 나이가 들더라도 가임력이 급격히 떨어지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나이가 들면서 전립선, 주요 생식기관들이 노화가 되면서 정자 운동성에 영향을 미칠 수는 있습니다. 꼭 해야 하는 건 검사! 정자도 항암 치료를 앞두고 있거나, 수가 많이 떨어져 있는 상황 등에서는 냉동이 필요하기도 합니다. 차의과대학교 비뇨의학과 송승훈 교수는 남자의 가임력을 높이기 위해서 해야 하는 것 중 가장 중요한 건 ‘검사’라고 했습니다. “남자는 가임력이 떨어져 있다 하더라도 외형적으로 잘 나타나지 않고, 대부분 다 성기능 등이 정상이라서 자신의 상태를 알기가 어렵습니다. 여성은 생리가 불규칙하다든지, 생리통이 심하다든지, 출혈이 많다든지 이렇게 좀 미리 의심이 되는 증상이 있을 수도 있는데 남자는 이상이 있다 하더라도 외형적으로 멀쩡하기 때문에 가능하면 이제 결혼 전에 꼭 검사를 해보는 게 좋죠.” -195℃ 냉동의 기적... 54세 출산 성공 사례도 있다 지난 2018년 덴마크 출신 배우인 브리짓 닐슨이 14년 전 얼린 난자로 임신에 성공해 54세에 출산하면서 세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배아만 건강하다면, 이제 언제든 임신과 출산에 도전해 볼 수 있다는 건데요. 결혼이 점점 늦어지고 있는 이 시대, 아이에 대한 생각이 있다면 가임력 검사 한 번 해보시는 게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