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SBS 전영민 기자입니다.
프로구단 감독과 친분을 빌미로 선수 모친에게 돈을 받아 챙긴 독립 야구단 이사, 잘 짜여진 각본 혹은 치밀한 시나리오로 엮인 드라마에서나 나올 법한 일이 현실로 벌어졌습니다. 이 사이에 오간 금액이 6천500만 원. 대체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요. 무슨 상황인데? 먼저 독립야구단의 특성을 알면 왜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는지 이해하기 쉽습니다. 독립야구단은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구단은 선수들로부터 회비를 받고, 그렇게 모인 회비를 숙소, 식대, 이동 비용 등 운영비로 활용합니다. 매달 회비는 30~80만 원선, 비엘리트 선수 출신 선수는 한 달에 최대 100만 원까지 납부했습니다. 새 시즌을 준비하는 전지훈련 때는 선수 개개인이 적지 않은 추가금을 내기도 했습니다. 구단마다 편차는 존재해도 큰 틀에선 큰 차이가 없습니다. 그럼에도 선수들은, 아니 선수 부모들은 투자를 아끼지 않습니다. 고등학교 혹은 대학교 졸업 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되지 않은 선수, 프로에 입단했다가 방출된 선수 등 프로에 도전하려는 선수들이 기량을 갈고닦을 훈련 공간, 프로 구단 관계자들에게 퍼포먼스를 선보일 수 있는 기회의 장은 독립야구리그가 유일합니다. 그동안 독립야구단 출신 선수들이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되는 경우가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면서 선수들의 꿈도 더 커졌습니다. 정식 선수가 아닌 견습생 개념의 육성 선수로라도 기량을 검증받아 프로에 입단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 겁니다. 독립 야구단 이사 B 씨는 벼랑 끝에 몰린 선수들의 꿈을 짓밟았습니다. 돈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