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차 직장인이자 직장인들의 우울한 마음을 글로 공감하고 위로하고 힘을 주는 직장인 전문 상담심리 작가.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가톨릭대학교 상담심리대학원 조직상담학과 석사 학위를 받았다. 글 ‘오늘, 나 대신 출근 좀 해줄래?’ 브런치 추천 작품에 선정됐으며, 도서 ‘괜찮은 신입사원이 아니어도 괜찮아’, ‘회사에서는 일만 하고 싶다’, ‘오늘, 나 대신 회사 좀 가줄래?’ 등을 집필했다.
우리 회사 내 빌런 고발부터 직장 내 괴롭힘 상담까지! 직장생활의 모든 것, 대나무슾에 털어놔 봅시다! ※ 아래 사연은 실제의 고민 내용입니다. 비슷한 상황에 있거나 비슷한 고민을 갖고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Q. 기분 나쁘게 말을 하는 직장 동료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복사를 하려고 하면, "○○ 님, 복사하지 마시고 스캔을 하셔야죠", "○○ 님, 그건 이렇게 하는 거잖아요"라고 말하는 식입니다. 똑같은 말도 어쩜 그렇게 기분 나쁘게 할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한편으로는 '내가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 사람이 문제인 건가요? 아니면 제가 너무 예민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일까요? A. 사연자분께서 참 많이 신경 쓰이시겠네요. 회사에서 그런 식으로 말하는 동료가 있으면 무척 속상하죠. 말이라는 것이 참 중요한 건데 말이죠. 똑같은 말이라도 무례하고 기분 나쁘게 하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정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이렇게 우리 일상은 많은 대화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저는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우리의 생활은 많은 대화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상대의 말투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다는 것을요. 그러므로 사연자분이 예민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이죠. 사연자분이 말씀하셨던 상황으로 돌아가 보죠. "○○ 님, 그 문서를 복사하시면 안 돼요." 복사를 하면 안 된다니요? 복사는 틀린 것이고 스캔은 맞는 방법이라는 말인가요? 사연자분 방법은 틀리고 자기 방법은 맞다는 것인가요? 복사를 할 수도 있고 스캔을 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윗사람도 아닌 동료 직원으로부터 지시받았다는 느낌, 지적당했다는 느낌, 공격받았다는 느낌, 무시당했다는 느낌이 당연히 들 것 같습니다. 당장 달려가서 따지고 싶을 수도 있죠.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요? 상대의 말투를 당당히 지적할 수 있을까요? 상대의 말투가 기분 나쁘다고 상대에게 당당히 얘기할 수 있을까요?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말투는 주관적 영역에 속하기 때문이죠. 상대의 말투를 지적해도 상대는 나쁜 의도로 얘기한 것이 아니라고 하면 사연자분은 할 말이 없을 수도 있죠.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차라리 사연자분의 마음을 바꾸시는 것이 방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 사람의 말투를 바꿀 수 없다면 사연자분의 마음을 바꿔보자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죠. '저 사람은 원래 저래. 나한테만 그런 것이 아닐 거야.' '저런 식으로 말하고 다니면 내가 아니어도 누군가에게 쓴소리 한 번 들을 거야.' '저 사람과의 대화는 최소화하는 것이 상책이다. 저 사람 때문에 내 소중한 기분을 망치지 말자.' 이런 생각들이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그나마 덜 화가 나고 덜 억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한 가지 도움이 될 만한 태도가 있는데요, '그 사람이 반드시 나에게 말을 예쁘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생각해 보는 거죠. 따지고 보면 그 사람이 나에게 말을 친절하고 예쁘게 할 의무는 없지 않은가요? 그 사람이 나에게 말을 예쁘게 해주면 좋은 것이지 반드시 예쁘게 할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사연자분의 마음이 좀 더 편안해질 수도 있습니다. 사연자분의 마음은 충분히 공감이 갑니다. 분명 그 직장 동료도 말을 좀 더 예쁘고 상냥하면 좋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 부분을 상대에게 문제 제기하기 어렵다면 사연자분의 생각을 바꿔보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는 다음과 같은 말을 했습니다. "스트레스에 맞서는 가장 강력한 무기는 우리가 한 생각 대신 다른 생각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이다." 기분 나쁘게 하는 상대의 행동에 대해서 다른 생각을 해보죠. 그렇게 짜증 나고 답답한 상황을 슬기롭게 흘려보내시기를 바랍니다. 윌리엄 제임스, 출처 : Wikimedia Commons 사진 : 게티이미지
우리 회사 내 빌런 고발부터 직장 내 괴롭힘 상담까지! 직장생활의 모든 것, 대나무슾에 털어놔 봅시다! ※ 아래 사연은 실제의 고민 내용입니다. 비슷한 상황에 있거나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Q. 직장생활 3년 차 신입사원인데요. 한 가지 고민이 있어요. 사람들의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한다는 거예요. 예를 들어 "근무 스케줄을 좀 바꿔 달라, 회의실 변경을 좀 해주면 안 되냐, 이번 파견 근무를 좀 대신 가주면 안 되냐" 등등. 저는 성격 자체가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인 데다 회사에서 막내의 위치에 있다 보니 선배나 높으신 분들의 요청이나 부탁을 더 쉽게 거절 못 하는 것 같아요. 이러고 나중에 혼자서 후회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계속 이렇게 회사 생활을 할 수는 없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참 공감이 많이 가는 말씀입니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이런저런 부탁을 많이 받죠. "안 대리, 미안한데 메일 보낸 거 지금 바로 좀 확인해 줄 수 있을까? 출장비 정산을 오늘까지 해야 한다고 해서." "허 주임, 이번에 입찰 공고 떴지? 경쟁사는 이번 입찰에 어떻게 생각하는지 분위기 좀 살펴봐 줘." "신OO 씨, 엑셀 잘하시죠? 중복된 값들을 걸러내야 하는데 이것 좀 처리해 줄래요?" 이런 면에서 직장에서는 하루는 어쩌면 부탁(付託)을 받는 '부탁'의 하루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부탁을 잘 들어주는 편인가요? 주위에 보면 부탁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 꼭 한두 명씩 있죠. 물론 들어주고 싶어서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어쩔 수 없이 들어주는 사람도 있을 거예요. 이러한 행동의 심리적 이면에는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타인의 요청을 거절하면 관계가 손상될 것이라는 두려움과 죄책감이 주된 이유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심리적 특성을 거부 민감성(rejection sensitivity)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해 볼 수 있는데요. 거부 민감성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부정적인 평가나 비난에 과도하게 반응하는 성향을 말합니다. 이러한 성향은 요청을 거절했을 때 상대방이 나를 싫어하거나 관계가 나빠질 것이라는 불안을 생겨나게 할 수 있죠. 여러분은 어느 쪽인가요? 부탁을 잘 들어주는 편인가요? 잘 들어주는 편이라면 여러분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부탁을 들어주는 편인가요? 여러분이 감당할 수 없음에도 성격이 착해서, 팀에서 막내라서 어쩔 수 없이 들어주는 부탁도 많을 것 같은데요. 솔직히 말해보죠. 그렇게 계속 들어주기만 하다가는 여러분이 지칠 수 있습니다. 여러분이 상대방의 부탁을 들어주느라 자신의 일을 그르치거나 자신의 시간 계획이 다 틀어진다면? 그렇게 하다가는 여러분만 손해를 본다면? 여러분만 손해죠. 들어주기 싫은 부탁, 들어줄 수 없는 부탁을 받을 때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가 중요한 이유입니다. 상대의 기분이 나쁘지 않게 상대의 부탁을 예쁘게 거절할 수 있는 몇 가지 간단한 방법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첫 번째, 쿠션어를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쿠션어는 상대가 감정적으로 동요되는 것을 최소화해 줍니다. "정말 그걸 해드리고 싶습니다만..." "제게 부탁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만..." "저도 마침 해보고 싶었던 일입니다만..." 두 번째, 명확한 이유를 설명하는 단계입니다. 상대방이 납득하게 되어 반감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습니다. "정말 그걸 해드리고 싶습니다만 그건 제 담당 업무가 아니라서요." "제게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만 그 분야는 저도 해본 적이 없는 분야라서요." "저도 마침 해보고 싶었던 일입니다만 제가 다음 주에 출장을 가게 돼서요." 세 번째, 대안을 제시하며 마무리합니다. 상대방은 해결책까지 제시하는 여러분에게 호감을 느낄 가능성이 큽니다. "정말 그걸 해드리고 싶습니다만 그건 제 담당 업무가 아니라서요. 대신 그 업무를 담당하시는 분을 연결해 드려도 될까요?" "제게 부탁을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만 그 분야는 저도 해본 적이 없는 분야라서요. 대신 제가 해본 적이 있는 분야에 대해 도움을 드려도 될까요?" "저도 마침 해보고 싶었던 일입니다만 제가 다음 주에 출장을 가게 돼서요. 돌아와서 해드려도 될까요?" 부탁을 잘하는 것만큼 부탁을 잘 거절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부탁을 거절하는 것에 대해 너무 미안해하지 맙시다. 부탁을 거절하는 것은 부탁에 대해 거절하는 것이지 부탁하는 사람 자체를 거절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죠. 어차피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할 수는 없잖아요? 미국의 유명 코미디언 빌 코스비도 말했습니다. "나는 성공의 비결은 모른다. 하지만 실패의 비결은 안다. 그것은 모든 사람을 기쁘게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적당한 부탁과 적당한 거절을 하는 균형감 있는 하루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파이팅! 사진: 게티이미지
우리 회사 내 빌런 고발부터 직장 내 괴롭힘 상담까지! 직장생활의 모든 것, 대나무슾에 털어놔 봅시다! ※ 아래 사연은 실제의 고민 내용입니다. 비슷한 상황에 있거나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Q. 저는 마케팅팀에서 근무하는 입사 4년 차 사원입니다. 마케팅 업무이다 보니 팀 내에서 아이디어 회의, 기획안 회의 등 회의가 많은 편이에요. 회의가 많은 것은 그럭저럭 참을 만한데요. 문제는 팀장님입니다. 팀장님은 회의 때 분명 "A안이 좋다"고 얘기를 해놓고 나중에 A안을 발전시켜 가면 "왜 A안으로 했냐? 지금이라도 B안을 발전시켜서 와라"라고 말하는 식입니다. 한두 번이면 그냥 넘어가겠는데 이런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팀장님의 이런 일 처리 방식에 모두 불만을 가지고 있지만 회사에서 워낙 위치도 탄탄하고 인정도 받는 편이라 다들 쉬쉬하는 분위기입니다. (왜 이런 사람이 인정을 받는지도 이해가 안 됩니다.) 이런 식으로는 계속 일하기 힘들 것 같은데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네 정말 화가 나고 답답한 상황일 것 같습니다. 직장인이라면 한두 번쯤은 겪어 보았을 상황일 것 같은데요. 회사에서 이런 빌런들, 한두 명은 꼭 있죠. 분명 자기가 했던 말인데 하지 않았다고 잡아떼는 경우, 분명 자기가 하지도 않았던 말인데 그렇게 말했다고 우기는 경우, 이런 경우를 심심치 않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단지 팀장님뿐만 아니라 팀의 동료, 다른 부서 선후배 등 그런 사람은 우리 주위에 꼭 있습니다. 똑같은 상황을 두고도 다르게 기억하고 말하는 경우는 왜 생기는 걸까요? 심리학에는 심리학의 자기 강화 편향(Self-Enhancement Bias)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자신을 긍정적으로 인식하려는 심리적 경향을 말하는데요. 자신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기억을 재구성하는 행동입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심리학과 올리버 존(Oliver John) 교수와 리처드 로빈 교수(Richard Robin)는 이와 관련한 연구를 진행했는데요. 해당 연구에서 참가자들은 시간이 지나며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기억을 왜곡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큰 실수가 있었던 상황이라도 시간이 지나고 그 상황을 떠올렸을 때는 그것이 실수의 문제가 아니고 상황의 문제였다고 기억하는 식이죠. 이러한 기억의 왜곡을 통해 긍정적인 자기 이미지를 유지함으로써 심리적 안정감을 얻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아마 그 말을 바꾸는 팀장님도 심리적 안정감을 얻기 위해 의도적, 또는 비의도적으로 기억을 왜곡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이러한 사람을 만났을 때 대응 방법이 중요하겠지요... 툭하면 말을 바꾸는 팀장님, 동료가 있을 때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요? 첫 번째, 메모가 가능한 상황이라면 팀장님이 한 말을 바로 메모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팀장님께 보고한 자료를 팀장님으로부터 피드백을 받는 상황을 생각해 보죠. 팀장님이 말하는 내용을 그가 보는 앞에서 바로 메모하는 것입니다. 상사가 함께 지켜볼 수 있게 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보고서를 수정한 후 메모했던 내용과 함께 상사에게 가져가면 상사 처지에서는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이 됩니다. 다른 소리를 못 하는 것이죠. 부가적인 이점도 있습니다. 팀장님이 하는 말을 그 앞에서 바로 메모하는 모습을 보이면 팀장님은 '이 친구 꼼꼼하고 신중하군'이라는 생각도 할 수 있죠. 두 번째, 메모가 불가능한 상황이라면 팀장님이 한 말을 최대한 빨리 텍스트화(化) 하는 것인데요. 팀장님과의 식사 중 무심히 흘리듯 하는 업무 코멘트, 사무실 안에서 여러분 자리 옆을 지나가며 던지는 업무 코멘트, 팀원들과 티미팅을 하는 자리에서 가볍게 하는 업무 코멘트 등은 바로 메모할 수 없겠죠. 이런 상황에서는 팀장님이 내뱉은 말이 허공으로 사라지기 전 최대한 빨리 증거화(?) 해야 합니다. 카톡, 사내 메신저, 이메일 등을 활용하면 좋겠습니다. "팀장님께서 아까 점심 시간에 말씀하신 대로 이번 캠페인은 공모전 형식으로 준비하겠습니다. (개인 카톡 or 사내 메신저)" "팀장님께서 B안이 좋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다른 팀원 여러분들도 업무에 참고하시기를 바랍니다. (팀장님이 계신 단톡방)" 이렇게 해놓으면 팀장님은 나중에 딴 소리하기가 어렵습니다. 부가적 이점도 있죠. 팀장님 입장에서는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내가 한 말을 바로바로 업무에 적용하려고 하는군, 믿음직스러워.' 팀장님은 자신을 중심으로 팀이 일사불란(一絲不亂)하게 돌아가고 있으며 팀원들이 자신의 말을 중요시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죠. 부가적 효과인 셈이죠. 우리가 본래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말이죠. 사진 : 게티이미지
우리 회사 내 빌런 고발부터 직장 내 괴롭힘 상담까지! 직장생활의 모든 것, 대나무슾에 털어놔 봅시다! ※ 아래 사연은 어느 직장인과 실제로 상담했던 사례입니다. 비슷한 상황에 있거나 비슷한 고민을 갖고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박 주임, 요즘 다른 팀원들은 좀 어때요?" 김 팀장(가명)은 오늘도 박 주임을 아슬아슬한 줄에 올려 태운다. 사무실에 박 주임(가명)과 단둘이 있는 틈을 타(?) 접근했다. 최근 팀과 사무실의 분위기를 살피기 위해 팀의 막내에게 질문을 던진 것이다. 박 주임은 당황스럽다. '이건 또 무슨 말인가? 다른 팀원들은 어떠냐는 말이? 다른 팀원들이 없는 상태에서 그들에 대한 평이라도 해달라는 말인가?' 팀장은 난데없이 왜 이런 질문을 던진 것일까? 하버드대학 심리학과 조이스 베네슨(Joyce F. Benenson) 교수에 의하면 남성은 제압당하는 것을 두려워하고 여성은 따돌림을 당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한다. 이 주장에 따르면 김 팀장(여성)은 팀원들이 자신에 대해 얼마나 거리감을 느끼고 있는지 확인해 보고 싶은 욕구가 작용했을 수도 있다. 또는 팀의 분위기를 물어보며 박 주임이 자신에 대해 얼마나 솔직히 다가오는지 떠보는 질문일 수도 있다. 이 때문이었을까? 내가 실제로 모시고 근무했던 여성 팀장들은 내 편, 네 편을 확인하기 위한 질문들을 종종 하셨던 것 같다. "최 과장, 요즘 다른 팀원들은 어때요?" 이런 상황들을 겪으며 내가 나 나름대로 터득했던 대처법은 "물어보는 사람에 대한 신뢰에 따라 답변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물어보는 상사가 믿을 만한 사람이라면 솔직히 말해도 좋다. "서 차장님이 사람이 좋으신 것 같기는 한데요, 가끔 업무 공유를 제대로 해주시지 않습니다. 그래서 유관 부서 앞에서 난처할 때가 가끔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상사에게 솔직히 말하는 것의 긍정적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신뢰할 수 있는 팀장이기에 누구에게도 피해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업무적 조치를 취해주실 수 있기 때문이다. 추가로 "팀장님에 대해 이런 얘기까지 서슴없이 할 정도로 친근감을 느끼고 있다"라는 메시지도 전달할 수 있다. 슬쩍 떠보는 질문을 하는 팀장이 믿지 못할 사람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즉, 이야기를 함부로 전하거나 제2, 제3의 분란(?)을 조장할 기질이 다분한 사람이라면 대처 방법이 달라야 한다. 이런 경우에는 뒷담화하고 싶은 다른 팀원이 있어도, 그 팀장과 거리를 두고 싶어도 무난하게 대답해야 한다. "아 네 팀장님, 우리 팀원들 모두 다들 좋아요. 다들 서로 잘 지내고 계세요." 이것이 가장 무난하고 좋은 대답이다. 물론 팀장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이 모든 것들을 짧은 시간에 판단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럴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런 경우라면 "팀장님, 죄송한데 생각해 보고 나중에 말씀을 좀 드려도 될까요?"라고 양해를 구하는 것이 좋다. 일단 그 상황을 빠져나오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직장생활을 할 때는 상대방의 곤란한 질문에 적절히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팀장이 여러분에게 아무렇지 않게 던지는 질문에는 다른 뜻이 숨어 있을 수도 있음을 잊지 말자. 사진 : 게티이미지
※ 아래 사연은 실제의 고민 내용입니다. 비슷한 상황에 있거나 비슷한 고민을 갖고 계신 직장인분들께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Q. 입사 5년 차 직장인입니다. 후배들이 새로 입사하는 상황인데도 팀의 모든 잡무는 여전히 저에게 오고 있는 것 같아요. 제 성격이 또 할 말을 똑 부러지게 하는 스타일이 아니라서 그냥 하고 있어요. 이것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입사 이후 줄곧 당연하게 생각하며 해온 일들이지만, 후배 사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저에게만 계속 잡무를 시키는지 모르겠어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A. 후배들이 뻔히 있는데 잡무가 계속해서 고민자님에게 오는 것 같아 부당함(?)을 느끼고 계신 것 같네요. 한두 번도 아니고 그런 일이 반복되면 피해 심리로 이어질 수밖에 없죠. 사람은 누구나 공평한 대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 때, 맡은 역할과 업무에 더욱 최선을 다할 수 있기 마련인데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일단 이런 상황을 좋은 방향으로 생각해 볼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상사, 선배들이 질문자를 그만큼 신임하고 믿기 때문에 일을 맡기고 있는 것 아닐까요? 만일 그들이 질문자를 신임하지 못하고 미덥지 않아 한다면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쉽게 맡기지는 않겠죠. 일단 질문자를 믿고 있으니 그런 일도 계속해서 맡기는 걸로 생각합니다. 일단 그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어요. 어쨌든 문제는 질문자죠. 질문자의 입장도 중요하잖아요. 아무리 자신을 믿어서 일을 계속 맡기더라도 질문자가 힘들어하고 있고, 과한 수준이라고 생각하신다면 변화가 필요하죠. 언제까지 그분들의 편의에만 맞춰서 일을 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 생각에는 일단 질문자가 후배 신입사원들의 역량을 키워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지금도 격무에 시달리고 아주 바쁘시겠지요. 후배들이 그 일들을 이어받아 할 수 있게 역량과 능력을 키워주시기를 바랍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업무에 있어 작은 성공의 경험을 느끼게끔 해주시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심리학에는 승자 효과(Winner's effect)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영국 신경심리학자인 이안 로버트슨(Ian Robertson)이 <승자의 뇌>라는 책에서 소개한 개념인데요. 사람은 성공을 경험하면 테스토스테론이라는 호르몬 물질이 더 많이 분비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물질은 지배적 성향을 더 강하게 함으로써 성공을 열망하고 소유하려는 욕구를 더 많이 만들어 낸다고 하는데요. 이렇게 만들어진 자신감을 바탕으로 더 많은 성공을 해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내용입니다. 쉽게 말씀드리면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고기 맛을 더 잘 안다"는 말처럼 성공도 해본 사람이 다음번에도 좀 더 손쉽게 성공을 이루어 낼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초반의 작은 성공입니다. 시간이 걸려도 괜찮고 조금 실수해도 괜찮은 일들은 간단한 지도 후에 후배들에게 한번 맡겨보세요. 작은 성공을 경험하도록 도와주는 것이죠. 성공을 경험한 후배들은 업무에 대한 자신감이 생길 거예요. 그 자신감을 바탕으로 업무 능력을 키워 당신이 하는 일들을 하나씩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질문자의 상사나 선배들은 질문자의 후배 코칭 능력에도 좋은 점수를 줄 것입니다. 1타 2피 전략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당장은 이러한 과정이 힘들고 막막하게 느껴질지는 몰라도 이 방법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언제까지나 후배들이 할 법한 일들을 질문자가 대신해 줄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아직 미덥지 않은 후배들에게 그 모든 일이 갑자기 갈 리도 만무하고요. 그러니 조금만 더 힘을 내보시기를 바랍니다. 후배의 능력을 키워줌으로써 질문자의 업무 부담을 덜어내는 것을 목표로 합시다. 사진 : 게티이미지
"대왕고래의 대변은 붉은색입니다. 주식인 크릴이 붉은색이거든요. 고래의 대변은 바다 깊은 곳에 있는 영양분을 해수면으로 뽑아 올리는 일종의 펌프 역할을 합니다. 고래는 깊은 바다에서 먹이를 먹고 해수면으로 올라와 배설을 하는데 그 대변이 바로 식물성 플랑크톤의 영양분이 되거든요." 한때 화제였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대사 중 일부이다. 우영우는 고래 마니아다. 고래 얘기를 하고 싶지만 사람들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단 한 명, 사내 동료인 이준호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우영우는 이준호에게 호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사람은 누구나 말하고 싶은 본능이 있다. 자신의 얘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에게 끌리고 호감이 가는 이유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상대가 잘 들어주는데 그것만큼 편하고 기분 좋은 일이 또 있을까? 문제는 이런 이야기를 회사에서 시도 때도 없이 늘어놓을 때다. 필자가 실제로 상담했던 사례다. P 책임은 틈만 나면 L 주임의 자리로 왔다. L 주임의 책상 가림막에 기대 이 얘기 저 얘기를 늘어놨다. 김장 담근 얘기, 자식 자랑 얘기, 옆 부서 사람 흉보는 얘기, 시어머니와 싸운 얘기 등 정말 별별 얘기를 쏟아냈다. L 주임도 처음에는 잘 들어주었다. 상사이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요. 저 일해야 해요"라고 상사에게 얘기할 수 있겠는가? P 책임은 한 번 오면 20~30분은 기본이었다. 일을 할 수 없었다. 덕분에 야근도 잦아졌다. 그렇게 두세 달이 지났다. L 주임도 한계가 왔다. 물론 상사, 동료 직원과의 관계는 중요하다. 상사나 동료 직원과 불편하게 지내고 싶은 직장인이 어디 있겠는가? 관계 유지를 위해 상사와 수다를 떨어주는 정도의 노력과 배려(?) 필요하다. 문제는 정도(程度)다. 직장에서 주변 사람들과 대체 얼마나 많이 수다를 떨어줘야 할까? 상사나 직장 동료와 적당히 수다를 떨어주고, 적당한 수다 거리(distance)를 두는 방법을 소개한다. (feat. 필자의 실제 경험 & 상담 사례) 첫 번째, 사적(私的) 수다를 공적(公的) 수다로 바꾸어라. 수다 중 단도직입적으로 업무 이야기를 꺼내는 방법이다. 적당한 틈을 보아야 한다. 이때다 싶으면 화제를 전환하는 것이다. "아 맞다. 과장님 근데 제가 올려 드린 결제안(案) 보셨나요?" 대화의 소재를 사적인 영역에서 공적인 영역으로 순간 옮겨가는 기술이다. 부하 직원의 입장에서도 부담이 덜하다. 대화 자체를 끊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업무 얘기를 자연스럽게 꺼냄으로써 업무에 신경을 쓰고 있다는 인식도 줄 수 있다. 일석이조(一石二鳥)의 효과라 할 수 있다. 두 번째, 대화의 주제에 따라 공간을 분리하라. 쉽게 말하면 말이 과한 상사나 동료 직원에게 "사적인 대화를 하는 공간과 공적인 대화를 하는 공간은 다르다"라는 인식을 심어 주는 것이다. 심리학에는 고전적 조건 형성(classical conditioning)이라는 이론이 있다. 다시 말하면 새로운 자극과 새로운 반응을 새롭게 결합(結合) 또는 연합(聯合)시켜 주는 것이다. 말이 지나치게 많은 상사나 동료 직원의 머릿속에 다음과 새로운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목표이다. 기존의 인식: '부하 직원·동료 직원의 자리' = '사적인 얘기도 마음껏 늘어놓을 수 있는 공간' 새로운 인식: '부하 직원·동료 직원의 자리' = '업무 이야기를 주로 나누는 공간' 방법은 간단하다. 내 자리에서 상사나 동료 직원의 수다가 길어지겠다 싶은 순간 말을 꺼내는 것이다. "김 과장님, 잠깐 차 한 잔 하시겠어요?" "○○ 씨 지금은 좀 그런데 이따 점심 때 산책이나 같이 하시겠어요?" 누군가의 피하고 싶은 수다가 시작되는 순간 다른 공간으로 그 사람을 유인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반복함으로써 상대에게 '잡담하는 곳과 업무 얘기 하는 곳은 다른 곳'이라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이왕 수다를 떨 거면 다른 자리에서 떨자. 내 공간은 일하는 공간이다. 내가 자리에 앉아 있을 때는 건들지 마라'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내 자리에서는 수다에서 도망치고 싶어도 쉽지 않다. 다른 공간은 그나마 사정이 낫지 않은가? 이를테면 휴게공간, 야외, 빈 회의실 등 다른 공간에서는 수다 공격을 받아도 적당한 때에 적당한 핑계를 대고 일어서면 된다. 그러고 보면 뭐든 적당해야 좋다. 적당히 얘기하면 대화가 되고, 과하게 얘기하는 수다가 되는 불편한 진실. 적당한 공간에서 적당한 양(量)의 대화를 나눠보자. 디자인 : 고결
※ 아래 사연은 실제의 고민 내용입니다. 비슷한 상황에 있거나 비슷한 고민을 갖고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A. 이직하신 지 얼마 안 되셨나 보군요. 이직 직후 느끼는 낯선 경험 때문에 심적으로 많이 힘들어하고 계신 상황 같습니다. 저도 회사를 다닐 때 15년 동안 이직을 세 번 해봤어요.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횟수 일 것 같은데요. 이직을 하고 나면 보통 낯설고 새로운 것들이 훨씬 많죠. 회사 분위기, 시스템, 사람들, 사무 공간 등 모든 것이 새롭고 생소하기만 합니다. 신입이 아닌 경력으로 들어간 것이라 부담도 더 많이 느끼죠. 그만큼 빨리 자리를 잡고 뭔가를 보여주어야 할 것만 같기 때문이죠. 그렇게 부담을 더 느낄 수 있는 건데요. 그런데 우리가 가만히 생각을 해보면요. 들어가자마자 모든 적응을 바로 끝내고 바로 업무 성과를 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어쨌든 적응에 필요한 물리적 시간과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더욱이 처음에 오자마자 너무 잘해버리면, 오히려 기존에 있던 선후배들로부터 경계심과 시기심을 살 수도 있습니다. 만족스러운 인간관계 형성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면 시간과 경험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업무적인 부분에 있어 너무 서두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나는 신입사원이 아닌 경력사원이야, 그러니 신입사원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해. 빨리 적응해서 성과를 내는 모습을 보여주자'하는 생각이 드실 수 있을 것 같아요.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경력사원도 적응이 필요한 사람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기술과 경험을 갖춘 사람이라도 새로운 환경에서 바로 본래의 실력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은 법입니다. 5년, 10년의 경력을 갖춘 선배, 베테랑도 새로운 환경에서의 적응이 필요한데 직장생활 1년 6개월의 사연자님께서 회사를 옮겼다고 바로 성과를 낼 수 있을까요? 그것이 그렇게 쉬운 일일까요?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당장 무엇인가를 보여줘야겠다"는 부담감은 이해합니다. 하지만 반드시 그렇게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게 무리해서 적응하려 하고 빠른 성과에만 집착하다 보면 번아웃(burn-out)을 겪으실 수도 있고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실 수 있습니다. 그러한 상황이 지속되다 보면 다시 퇴직과 이직을 반복할 수도 있고요. 그럼 새로운 환경에서의 적응은 점점 더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그러니 너무 서두르려고 하지 마세요. 회사에서도 사연자님에게 바라는 것은 빠른 퇴직이 아닌 적절한 적응일 것입니다. 인간관계적인 부분도 마찬가지입니다. 인간관계는 나만 잘한다고 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사연자님께서는 빠른 속도로 친밀한 인간관계 형성을 위해 먼저 다가갈 수도 있고, 먼저 친근감을 표시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상대방이 그 즉시 사연자님에게 똑같이 마음을 열고, 똑같이 친근감을 느끼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누군가는 빨리 마음을 열어줄 수 있지만, 누군가는 좀 부담스러워하면서 거리를 둘 수도 있습니다. 모든 사람은 저마다의 마음, 스타일, 성격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사연자님은 사연자님이 할 수 있는 일에 그저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나머지는 환경과 다른 사람의 몫입니다. 좋은 관계 형성을 위해 사연자님이 우선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해 보세요 선후배를 가리지 않고 먼저 밝게 인사하기, 모르는 것 있을 땐 솔직하고 자신 있게 물어보기, 과제가 주어지면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주변에 조언을 구하며 정성껏 최선을 다 해보기 등 이 모든 것들이 사연자님이 새로운 조직에서 해볼 수 있는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마더 테레사(Mother Teresa) 수녀님이 하신 말씀이 생각나네요. "신은 우리가 성공할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노력하기를 요구할 뿐이다." 반드시 빠른 시간 내 회사 적응을 완벽히 마칠 필요는 없습니다. 일단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최선을 다해 봅시다. 시간의 신(神)은 결국 노력하는 당신의 편입니다.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되 너무 조바심은 내지 않도록 해요. 힘내시기 바랍니다. 파이팅! 디자인 : 고결
※ 아래 사연은 한 직장인의 실제 고민 내용입니다. 비슷한 상황에 있거나 비슷한 고민을 갖고 계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A. 한때 '프로일잘러'에 대한 콘텐츠가 넘쳐났었죠. 프로 일잘러가 되기 위한 책, 강연, 영상, 프로그램들을 쉽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프로일잘러'. 말 그대로 일을 '프로'처럼 잘하는 사람들인데요. 이런 말 자체가 '일을 잘하고 싶은' 직장인의 욕구를 대변해 주는 것 같습니다. 일을 잘하고 싶은 것은 어쩌면 직장인의 본능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일을 못하고 싶은 직장인은 없을 테니 말이죠. 근데 말이죠. 왜 일을 잘하고 싶을까요? 일을 잘해야 승진도 빨리하고 승진도 빨리 해야 돈도 많이 벌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돈뿐만이 아니죠. 일을 잘함으로써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느낌도 들고, 그래야 성공한 느낌도 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는 "인간 본성의 근본적 원리 중 가장 강력한 것은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다"라고 했습니다. 그의 말에 따른다면 일을 잘하고 싶은 욕구도 결국은 이 '인정' 받고자 하는 욕구에서 나온 것일 것입니다. 이유가 어찌 되었든 일을 잘한다는 말을 들어 나쁠 것은 없죠. 하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던가요? 뭐든지 지나쳐서는 안 되겠죠.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례에 나온 것처럼, 일을 너무 잘해 더 많은 일을 떠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처음에는 좋을 수 있죠. '회사에서 나의 능력을 알아보고 더 많은 일을 주네. 더 잘 해내야지, 더 많은 것들을 해내야지.' 그런데 만유인력의 법칙은 일에도 통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일은 일을 끌어당기는 법입니다. 일 잘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일이 갈 수밖에 없는 법이죠. 일을 시키는 사람 입장에서 그것이 더 편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수용 능력을 벗어났을 때입니다. 일을 쳐내지 않고 계속 받기만 한다면 스스로 감당할 수 없는 순간이 옵니다. 이때 찾아오는 대표적 증상이 번아웃 증후군(Burnout Syndrome)이죠. 에너지를 과하게 사용하여 마치 불이 나간 듯 정신이 나간듯한 현상입니다. 우울감, 불안감, 불면, 신체적 불편감 등 다양한 임상적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죠. 아무리 워커홀릭(Workaholic)이라도 일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선다면, 일에 휘둘리게 됩니다. 감당이 안 되는 것이죠. 그때부턴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에 파묻혀 사는 지경이 됩니다. 우리가 진정한 프로일잘러가 될 필요가 있는 이유입니다. 진정한 프로일잘러란 단순히 일만 잘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자신의 에너지를 조절해 가며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한때 '소울리스좌'라는 말이 유행이었는데요. 영혼이 없음을 뜻하는 '소울리스(Soulless)'라는 말과 통달한 자를 의미하는 '~좌'라는 말의 합성 신조어이죠. 주인공은 에버랜드 아마존 익스프레스의 아르바이트생이었던 김한나 씨였습니다. 그녀는 근무 중 무심한 듯 내뱉는 속사포 랩으로 놀이 기구 대기 고객과 이용 고객에게 즐거움을 줬죠. 그녀를 보면 '진정한 프로일잘러'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속사포 랩을 쏟아 내지만 무심한 표정, 출 춤은 다 추지만 최소한의 몸을 사용하는 듯한 간결함. 이런 그녀를 바라보면 일 때문에 힘들어하거나 번아웃을 겪을 것 같지는 않은데요. 그러한 면에서 그녀는 진정한 프로일잘러라고 생각합니다. 회사를 이렇게 다닐 필요가 있습니다. 일에 큰 에너지를 쏟는 것 같지는 않지만 업무에 공백은 초래하지 않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정시 퇴근을 생활화하지만 지각은 절대 하지 않는, 회의 시간에 상사가 기분 나빠할 만한 자신의 의견도 소신껏 내뱉지만 회의 후 다정하게 말을 거는 그런 직장인 말이죠. 정리를 해보면, 진정한 프로일잘러란 "1. 모든 에너지를 일에 업무에 쏟아붓지 않고 회복할 만큼의 에너지는 항상 남겨둔다. 2. 몰입은 하되 소진(燒盡)되지 않는다. 집중은 하되 '나'를 잃어버리지 않는다"일 것입니다. '일'보다 '내'가 우선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일'보다 내가 중요함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내'가 있어야 '일'이 있고 '내'가 있어야 '회사'도 있다는 생각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당신을 응원합니다. 디자인 : 고결
A. 사연자는 '이래서 일을 하는구나'라는 성취감이 들 정도로 신나게 일을 하고 있군요. 많은 직장인이 사연자를 부러워할 것 같기는 합니다. 그럴 정도로 신나게 일을 하는 직장인들은 많이 없을 것 같으니 말이죠. 그런데 마음은 많이 불편한가 보군요. 본의 아니게 선배 대리에게 피해를 주는 것 같아서 말이죠. 이런 사연자의 마음을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 또한 비슷한 경험이 있거든요. 제가 유통업 기획 업무만 하다가 현장 영업 관리 업무를 처음 시작하던 때였습니다. 대리 3년 차였지만 처음 하는 새로운 업무였기에 모르는 것투성이였죠. 그런데 한 선배가 있었습니다. 영업 쪽에서 그야말로 잔뼈가 굵은 분이셨는데요. 당시 그 선배는 제게 생소한 업무를 이것저것 많이 알려 줬습니다. 당시에 정말 큰 도움이 되었어요. 업무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도 따뜻하게 대해주셨죠. 참 고마운 선배였습니다. 그러다 팀장이 바뀌었어요. 기존 팀장과는 스타일이 많이 다른 분이었습니다. 많은 직원이 많이 힘들어했어요. 분위기가 너무 많이 달라졌거든요. 선배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선배도 많이 힘들어하더군요. 그런데 공교롭게도(?) 저는 새로운 팀장과 업무 스타일이 잘 맞았습니다. 운이 좋았지요. 상사와 스타일이 그렇게 잘 맞기가 쉽지는 않잖아요? 그렇게 저는 새로운 팀장에게 차츰 인정을 받아갔고, 그런 만큼 일을 하는데도 신이 났습니다. 결국 제가 선배보다 더 인정을 받기 시작했어요. 스스로에 대한 뿌듯함과 선배에 대한 미안함이 동시에 밀려왔습니다. 결국 그 선배는 퇴사를 했고요. 하지만 저와 그 선배는 마지막 그 순간까지도 관계가 그리 나쁘지는 않았어요. 저도 후회 없을 만큼 그 선배에게만큼은 개인적으로, 인간적으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저의 나름의 생각, 의견들도 그 선배와 서슴없이 공유도 했었습니다. '선배, 제가 보기엔 그 방법도 좋지만 이 방법도 팀장이 좋아할 것 같아요. 이렇게 해보는 건 어때요?' 이런 식으로 선배에 대한 애정을 지속해서 표현했죠. '내가 선배보다 팀장에게 인정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난 아직도 선배를 업무적으로 인간적으로 좋아한다'라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제공했던 거죠. 물론 선배 입장에서는 후배에게 조언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불편할 수도 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두 번, 세 번 반복해서 도움을 주려 애쓰는 저를 보고 선배 역시 제 마음을 알아줬을 거라 믿습니다. 사연자도 선배와 잘 지내보고 싶은 마음을 계속 표현해 보세요.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하잖아요. 마음의 문은 검은색 종이와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돋보기로 햇빛을 모아 가만히 기다리며 집중하면 어느 순간 종이에 결국 불이 붙죠. 사연자 역시 마찬가지로 끈기를 가지고 선배의 마음에 집중하여 마음을 지속적으로 표현해 보세요. 그럼 그분의 마음에서도 조금씩 마음의 연기가 피어날 것입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바로 마음의 타이밍입니다. 실이 많이 엉켰을 때 실을 풀기 위해선 우선 실마리부터 찾죠. 꼬인 실마리부터 하나씩 차분히 빼내야 합니다. 엉킨 채로 너무 오래 두면 실마리를 찾아도 소용이 없습니다. 중간이 너무 엉켜버려 실마리 자체가 중간에서 빠져나올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사연자가 그 선배와 계속 잘 지내보고 싶다면 한시라도 빨리 그에게 마음을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선배를 향한 따뜻한 마음은 변함없다는 사실을 제때 보여줘야 합니다. 너무 늦으면 안 됩니다. 안 그러면 그 사이가 너무 엉켜버릴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지금 당장 그와 티타임이라도 가져보세요. 그와 잘 지내보고 싶은 당신의 마음을 보여줘 보세요. 업무적인 당신의 생각과 의견도 계속 귀띔해 주시고요. 어느 순간 당신의 책상 위에 그가 남기고 간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이 사연자를 깜짝 놀라게 할지도 모릅니다. 디자인 : 고결
A. 정말 많이 속상하시겠습니다. 우리 주위에 보면 이런 사람 한두 명씩은 꼭 있죠. 잘 알지도 모르면서 누군가의 외모에 대해서 얘기를 꺼내기도 하고 비판(?)하기도 합니다. 자신이 상대에게 얼마나 무례하게 말하고 행동하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어쨌든 그런 사람을 만나면 정말 괘씸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런 사람들을 계속 상대해야 할 때면 정말 힘이 빠지죠. 때론 어마어마한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문제는 그런 사람들에게 ‘그런 식으로 말을 하지 말아 주세요’라고 분명히 의사표현하기 힘든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입니다. 그런 사람은 우리의 직장 동료가 될 수도, 상사가 될 수도 있고, 거래처의 직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일로 얽힌 사람에게 “기분 나쁘다”, “앞으로 그렇게 하지 말라”고 당당하게 말하기가 꺼려지죠. 굳이 싫은 소리를 함으로써 분위기를 안 좋게 만들고 싶지 않을 수도 있고요. 하지만 그렇다고 그런 말과 행동을 무조건 참는 것이 좋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의 감정은 숨기기만 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우리가 원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도록 우리의 감정을 적절한 방법으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상대방의 변화를 유도하는 감정표현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라는 심리학자가 있습니다. 이 사람은 우리의 모든 감정에는 목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느껴지는 감정을 그대로 표현하는 것보다 다른 더 좋은 방법이 있을 수도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바로 자기 자신을 위해서 말이죠. 예를 들어 줄을 서 있는데 누가 당신 앞에서 새치기를 했습니다. 순간 어이 없어지면서 화가 나지요. 일단 그러한 감정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반응입니다. 순간적으로 화를 낼 수도 있습니다. ‘아니 지금 뭐 하는 거요? 지금 이렇게 줄 서있는 사람들이 보이지 않아요?’ 그런데 여기서 당신이 화내는 목적을 가만히 생각해 보죠. ‘나는 당신의 행동 때문에 매우 불쾌하다’라는 것과 ‘그러니 어서 뒤로 가서 줄을 섰으면 좋겠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 것일 겁니다. 그런데 이런 메시지 전달이 목적이라면 굳이 화내며 말하지 않아도 됩니다. ‘저기요. 여기에는 아까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라고 담담히 얘기해주는 것이지요. 그렇게 말함으로써 자신이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충분히 전달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만약 새치기를 한 사람이 상식적인 사람이라면 ’아 제가 줄을 보지 못했네요‘하며 사과하며 뒤로 갈 것입니다. 사연자의 상황도 마찬가지일 것 같아요. 무례한 누군가에 의해 무시받은 느낌, 수치스러운 느낌, 불쾌한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우선 사연자가 느끼는 그 감정들을 느껴지는 그대로 인정해 주세요. 무조건 억누르려 하지 마시고요. 그리고 그런 감정들의 목적을 가만히 생각해 보세요. ‘나는 그런 말을 들으니 기분이 좋지 않다. 그러니 앞으로는 그가 이런 말과 행동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가 목적이 될 것입니다. 그런 목적을 전달하는 데 굳이 화내고 소리칠 필요가 없는 것이죠. 의도를 전달해 상대방 행동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사연자가 확실하게 의사 표현을 하는 것이죠. 차 한 잔 마시며 얘기나누어도 좋고 카톡 메시지를 보내도 좋습니다. 만약 이런 얘기를 꺼내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면 상대방의 잘못된 말과 행동을 무시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잘못을 하고 있는 그들의 언행과 나의 감정을 차단시키는 것이지요. 영화배우 모건 프리만(Morgan Freeman)이 독일 기자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기자가 모건 프리만에게 ‘니그로(흑인을 비하하는 말)라는 말을 던졌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물어보았습니다. 모건 프리만은 평온하게 대답했습니다. “당신이 나를 니그로라고 부르면 문제는 당신에게 있는 것이지 나에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잘못된 단어를 사용하고 있는 것은 당신이니까요. 나는 관심을 끊고 문제를 가지고 있는 당신을 내버려 둘 것입니다.” 직장에서의 무례한 말과 행동은 분명 잘못입니다. 만약 사연자의 생각을 명확히 전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잘못된 그들의 발언을 무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잘못은 그들이 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잘못된 그들의 행동 때문에 당신의 마음이 불편해지도록 내버려 두지 마시기 바랍니다. 디자인 : 고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