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정영태 베이징특파원입니다.
지난 4월 26일 중국 산시성의 고속도로에서 전기차 한 대가 앞에 있던 트럭을 들이받아 불이 났습니다. 탑승자 3명은 충돌 충격에 정신을 잃었고 주변에 있던 고속도로 관리원과 시민이 나서 구조를 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차 문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전기차 제조사들이 대부분 채택하고 있는 전동 매립식 손잡이가 밖으로 튀어나오지 않았던 겁니다. 결국 3명 모두 숨지면서 전기차 안전에 대해 논란이 일었는데 전기차 업체 해명이 논란을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무슨 상황인데? 불이 난 전기차 주위로 구조하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손잡이가 나오지 않아 문을 열 수 없으니 고속도로 관리원은 소화기로, 검정 옷의 시민은 손으로 차 뒷문 유리창을 깨고 수동으로 문을 열려고 시도했습니다. 하지만 불길은 순식간에 차량 전체로 옮겨붙었고 차에 탔던 일가족 3명이 모두 숨졌습니다. 해당 차량은 대기업 화웨이가 공동설계한 것으로 유명한 중국 전기차 브랜드 아이토의 신형 SUV M7이었고 구입한 지는 석 달밖에 안 된 거의 새 차였습니다. 이 사고 이후 전기차 안전 문제에 대한 거센 논란이 일기 시작했습니다. 좀 더 설명하면 아이토 M7의 전동 매립식 손잡이는 충돌 시에는 잠금장치가 자동 해제돼 밖에서도 문을 열 수 있다고 매뉴얼에 나와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고에선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또, 충돌 위험 시 자동 긴급제동 기능도 있다는데 역시 작동하지 않아 사고 차량은 시속 115km의 속도로 충돌했고 바로 큰 화재로 이어졌습니다. 작년에 공식 출시된 M7은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한 대당 5~6천만 원대 가격으로 올 3월에만 3만 대가 넘게 팔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전자-통신 대기업 화웨이의 최신 지능형 스마트운전 시스템이 적용돼 안전성이 보장된 스마트 전기차라는 점을 광고에서 강조해 왔습니다. 한 걸음 더 전기차 충돌 사고에 대비한 핵심 기능인 차문 잠금장치 자동 해제와 자동 긴급제동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를 놓고 차량 결함 아니냐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됐습니다. 결국 제조사인 아이토는 사고 발생 12일 만에 조사 결과를 담은 입장문과 함께 시뮬레이션 영상까지 내놨습니다. 충돌 당시 트럭 후미에 튀어나온 철제 구조물이 앞좌석까지 침범해 전력선이 순간 차단되면서 충돌 신호가 전달 안 된 게 문이 열리지 않은 원인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그동안 알려졌던 것과는 달리 시속 150km까지 자동 긴급제동이 가능한 화웨이의 지능형 시스템은 탑재 안 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사고 당시 속도가 시속 115km였는데, 사양이 낮은 해당 차량엔 시속 85km까지만 작동하는 다른 제품이 적용됐다는 겁니다. 당신이 알아야 할 것 제조사의 이런 해명은 오히려 논란에 불을 지폈습니다. 충돌 시 전력이 끊기면 즉각 잠금장치가 풀리게 애초에 설계가 됐거나 보조 전원장치 같은 걸 둬야 했다는 겁니다. 비상 잠금 해제 기능은 말 그대로 충돌 사고에 대비해 밖에서 문을 열 수 있도록 한 것인데, 충돌 충격에 전원이 끊겨 작동이 안 됐다면 처음부터 잘못된 것 아니냐는 겁니다. 또, 대기업 화웨이가 공동 설계했다는 그동안의 광고만 믿은 구매자들을 기만했단 비판도 잇따랐습니다. 전기차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보급되고 그에 따른 사고도 많아지고 있는 중국인 만큼 안전장치에 대한 보다 엄격하고 통일된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세계 경제의 1/4을 차지하는 중국 경제 위기론이 거셉니다. 인플레이션으로 고생하는 다른 주요 경제권과는 달리 유일하게 물가하락, 디플레이션 국면에 있고 부동산 분야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이 수면 위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부동산 침체에서 시작된 위기가 금융 위기로 이어질 거라는 전망이 쏟아지지만 중국 금융 시스템의 특수성상 여전히 통제 가능한 수준이라는 반론도 나옵니다. 왜 중요한데? 중국 국내 총생산 GDP에서 부동산 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25% 수준일 정도로 중요한데 최근 대형 부동산 개발 업체들의 채무불이행 위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2021년 말에 헝다가 이미 채무불이행 선언을 했고 최근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한 상태입니다. 미국 내 채권자나 소송으로부터 기업을 보호하는 조항의 적용을 받아 해외 채무부터 갚아 나가는 시간을 벌기 위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난해 기준 부동산 매출 1위인 비구이위안도 지난 7일 만기가 돌아온 채권의 이자 약 300억 원을 갚지 못했습니다. 위안양그룹, 완다 등 다른 부동산 업체들도 비슷한 위기에 놓여있습니다.
중국의 강화된 반간첩법이 7월 1일부터 시행됩니다. 간첩 행위의 적용 범위를 크게 확대해 우리 교민이나 기업뿐 아니라 여행객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왜 중요한데 중국은 반간첩법을 개정하면서 간첩행위 적용 대상을 기존 '국가 기밀 정보의 절취, 정탐, 매수'에서 '국가 안전 이익에 관한 문건'까지 확대했습니다. 문제는 어디까지가 '국가 안전과 이익에 관련된 문건'인지 명확한 규정이 없다는 겁니다. 국가 기밀은 당연하겠지만 중국과 관련된 통계 자료나 산업 관련 정보의 해외 유출도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한중 외교 당국이 두 달도 채 안 돼 다시 공개적으로 충돌했습니다. 지난 4월 첫 번째 충돌은 타이완 문제를 언급한 윤석열 대통령의 외신 인터뷰가 계기였는데, 이번엔 유튜브 생중계에서 초강경 발언을 내놓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언행이 문제가 됐습니다. 무슨 상황인데 '미국이 승리하고 중국이 패배하는데 베팅하면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는 싱 대사의 발언에 대해 우리 외교부는 '대사의 언행이 외교관례에 어긋나고 외교사절로서 도를 넘었다'며 싱 대사를 초치해 강력 항의했습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중국의 입장과 우려를 소개하는 것은 대사의 직무 범위"라고 반박했습니다. 싱 대사의 발언 내용이 개인적 생각이 아니라 중국 정부의 입장이라고 확인해 준 겁니다.
(23. 5. 27.) <앵커> 올해 칸 영화제에 한 중국 감독이 만든 영화가, 2편이나 초청을 받았습니다. 사상 처음 있는 일인데, 정작 대부분 중국 언론들은 조용합니다. 그 이유가 뭔지, 베이징 정영태 특파원이 전하겠습니다. <기자> 저예산 다큐 영화로는 이례적으로 칸 영화제 경쟁 부문 후보작 21편에 선정된 중국 왕빙 감독의 영화 '청춘'입니다. 윈난성 농촌 출신, 젊은이들이 고향을 떠나 멀리 공업지대 의류 공장 기숙사에서 살아가는 실제 모습을 6년에 걸쳐 기록했습니다. [너희들 일하기 싫어? 좋아 그럼 다른 사람 찾지 뭐.] 왕 감독의 또 다른 다큐 영화, '검은 옷의 사람'도 특별상영작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칸에 한 중국 감독의 영화가 2편이나 초청된 건 처음이고, 시사회에서 3분 넘게 기립 박수가 나왔지만 정작 중국 내 반응은 잠잠합니다. 주요 관영매체들은 왕 감독의 칸 영화제 첫 진출에 대해 거의 다루지 않고 있는데 사회성 짙은 영화 내용 때문으로 보입니다. 영화 '청춘'은 중국 청년세대의 고민과 사랑을 소재로 하루 15시간씩 일하는 열악한 노동환경과 저임금, 빈부격차 같은 사회 모순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왕빙/중국 영화 감독 : 사회에 가장 중요한 것은 공평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노동자가 불공평한 상황에서 끊임없이 일하는 건 너무나 무서운 일입니다.] '검은 옷의 사람'은 과거 문화 대혁명 기간 모진 박해와 고문을 겪은 중국 원로 서양음악 작곡가를 다루고 있습니다. [왕빙/중국 영화 감독 : 중국인에게 운명론이란 사람들이 강권, 즉 더 강한 세력에 굴복한다는 일종의 의미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중국 내 일부 인터넷 매체에서 왕 감독의 영화와 인터뷰를 소개하고 있는데, 중국 사회를 너무 부정적으로 묘사한 것 아니냐, 중국 내 개봉은 어려울 것 같다는 반응이 적지 않습니다.
청년 세대의 구직난과 치열한 경쟁환경, 사교육비와 주거비 부담 등은 우리나라도 심각하지만 중국도 같은 문제에 직면해 있습니다. 왜 중요한데? 중국의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습니다. 19.6%로 다섯 명에 한 명 꼴로 실업인데, 더 큰 문제는 지난해 중국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았던 고강도 방역정책을 올해 초 대폭 풀었는데도, 청년 실업률은 오히려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는 겁니다. '제로 코로나'로 상징되는 봉쇄형 방역 정책이 지속하던 지난해 7월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인 19.9%를 기록했는데 다시 이 수치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지난주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까지 덮친 황사에 중국이 발끈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일부 언론이 '중국발 황사'라는 표현을 썼다면서 이를 문제삼은 겁니다. 왜 중요한데?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매체들이 나섰습니다.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올해 온 황사 가운데 가장 강력한 두 번은 시작점이 몽골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환구시보는 "중국은 황사의 통과역"일 뿐이라면서 "한국 일부 언론이 중국발 황사라는 표현뿐 아니라 재난이나 지옥 같은 선동적인 용어를 사용했다"라고 비난했습니다. 특히 "한국이 기상 문제 책임을 중국에 떠넘긴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고까지 주장했습니다.
오늘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사상 첫 3연임을 확정했습니다. 2천9백여 명의 전인대 대표들 중에 단 하나의 반대표도 없이 만장일치였습니다. 왜 중요한데? 중국 공산당 체제의 특성상 권력의 정점은 당 총서기와 당 중앙군사위 주석입니다. 국가 주석은 형식상 당 조직이 아닌 국가 기구로, 대외적으로 중국을 대표하는 국가 원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 주석은 지난해 10월 이미 당 총서기와 당 군사위 주석 3연임에 성공했기 때문에 오늘 국가주석까지 3연임하면서 이제 명실상부한 당과 국가, 군의 최고 지도자 위치에 서게 됐습니다. 2012년부터 시작해 오는 2027년까지 15년 집권을 보장받게 된 겁니다.